검색 옵션
닫기
범위
전체
제목
본문
기자명
연재명
이슈명
태그
기간
전체
최근 1일
최근 1주
최근 1개월
최근 1년
직접입력
~
정렬
정확도순
최신순
오래된순

경향신문(총 408 건 검색)

[한입 우리말]칠칠맞은 ‘칠 가이’
2025. 02. 16 21:24오피니언
처음 집에 온 날, 청바지 차림은 아니지만 예쁜 갈색 강아지였다. 첫 미용을 한 날 흰 강아지가 되었다. 그사이 털갈이를 한 모양이다. 그로부터 19년이 흘렀다. 여전히 ‘그’는 건강하게 내 곁을 지키고...
한입 우리말
[한입 우리말]‘추파’와 ‘플러팅’
2025. 02. 09 20:50오피니언
... 있어야 하나 보다. ‘플러팅, 킥, 이븐하게…’ 외래어 신조어 천지다. 방송을 보며 스치듯 떠오른 우리말, 추파. 가을의 잔잔하고 아름다운 물결을 일컫는다. 가을 물결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시인...
한입 우리말
[한입 우리말]마음에 남기는 흔적, ‘보람’
2025. 02. 02 20:57오피니언
‘보람’을 찾았다. 언젠가 아내에게 선물받은 보람이다. 황금빛이 나는 말 모양 보람은 예쁘기는 하지만 사용하기에는 불편해 책장 한쪽 귀퉁이에 두고 잊고 지냈다. 황금빛 보람? 보람에도 색깔이 있을까....
한입 우리말보람
[우리말 산책]‘영물’과 ‘요물’, 뱀의 두 얼굴
2025. 01. 26 20:30오피니언
오는 29일 설날이면 육십갑자 중 마흔두 번째 해인 뱀의 해 을사년(乙巳年)이 시작된다. 우리 민속에서 뱀이 지닌 상징성은 둘로 엇갈린다. 하나는 복을 가져다주는 ‘영물’이다. 뱀은 성장할 때 허물을 벗고...
을사년

스포츠경향(총 305 건 검색)

네이버 한글한글 아름답게, ‘우리말’ 캠페인 공개
네이버 한글한글 아름답게, ‘우리말’ 캠페인 공개
2024. 09. 30 10:33 생활
네이버 한글한글 아름답게는 ‘578돌 한글날’을 맞아 우리 문화와 생각이 담긴 ‘우리말’에 주목한 한글 캠페인을 공개한다고 25일 밝혔다. 올해 네이버 한글캠페인은 생소하지만 지금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면 좋을 ‘숨은 우리말’ 20개와 시대가 변하면서 등장한 외국어, 한자어 등을 우리 문화와 생각에 맞춰 ‘다듬은 우리말’ 20개를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공개했다. 숨은 우리말은 한국문예창작학회, 한글문화연대, 한글학회에서 추천받고 국립국어원의 자문을 받아 함께 선정했다. 숨은 우리말로는 ‘오달지다’(긍정적인 경험을 소중히 여기는 한국인의 감정 표현으로 마음이 흡족하게 흐뭇하다), ‘옴살’(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매우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 ‘발밤발밤’(어감이 재미있는 움직이는 모양에 관한 표현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걷는 모양), ‘사부자기’(노동을 중시하면서도 여유로운 삶의 태도를 잃지 않으려는 문화적 특징을 반영하여 별로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등을 담았다. 생소하지만 오늘날 일상생활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숨은 우리말 20개를 찾았다. 다듬은 우리말은 매일 익숙하게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어원을 알고 보면 우리말을 지키려는 노력이 담겨 있는 우리말을 국립국어원과 함께 선정했다. ‘바탕화면’(영어 데스크톱의 번역어로 처음에는 ‘책상정리’였으며 1995년 윈도 95가 나오면서 다듬은 말), ‘내려받기’(영어 다운로드를 다듬은 말), ‘도시락’(해방 직후인 1947년 1월 국어정화위원회의 언어 순화 결과물 중 벤또는 사어(死語)였던 도시락을 찾아내 다듬은 말), 비대면(코로나 시기의 신조어 언택트를 우리말로 다듬은 말로 현재까지도 널리 사용되는 빈도를 반영해 올해 <표준국어대사전>에 표제어로 등록) 등을 선정했다. 그밖에 다양한 우리말은 네이버 한글한글 아름답게 누리집(hangeul.naver.com)에서 재미나게 경험할 수 있다. 우리말에 진심인 장소원 국립국어원장, 나민애 서울대 교수, 가수 윤하와 대한외국인 파비앙이 생각하는 소중한 우리말도 소개했다. 장소원 국립국어원장은 “우리말에는 우리 민족이 느끼고 생각하며 살아온 우리 문화가 담겨 있기에 요즘 우리말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함께 짚어 보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파비앙은 “한국어는 맥락이 중요한 언어라 문화와 역사를 담고 있어 말할 때마다 새로운 나를 발견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한글 캠페인에서는 이용자의 의미, 생각, 추억을 간직하고 싶은 우리말도 함께 담는다. 10월 9일(수) 24시까지 참여하기 페이지에서 작성한 우리말 단어는 국립국어원의 검토 과정을 거쳐 10월 중 한글 캠페인 페이지에 공개한다. 더불어 ‘우리말 소원 인형 만들기’ 이벤트를 통해 우리말 지키기에 참여할 수 있다. 네이버 한글 캠페인 관계자는 “한글 단체에서 제안하고 국립국어원과 선정, 감수한 이번 ‘우리말 모음’은 우리 문화와 정서, 생각과 감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우리말을 이번 캠페인을 통해 한글 기록하고 우리말의 소중함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2008년부터 매년 색다른 ‘한글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네이버에는 한글로 기록된 생각, 감성, 지식, 정보들이 담겨 있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한글의 우수성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2008년부터 16년간 나눔 글꼴, 마루 부리 글꼴, 클로바 나눔손글씨 등 총 160여 종의 글꼴을 무료 배포해왔고 한글과 한국어 발전에 필요한 의미 있는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종합] 이승윤 “♥아내 덕에 ‘우리말 겨루기’ 4번 우승해” (돌싱포맨)
[종합] 이승윤 “♥아내 덕에 ‘우리말 겨루기’ 4번 우승해” (돌싱포맨)
2024. 07. 24 09:56 연예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 개그맨 이승윤이 아내 덕에 맞춤법 달인이 됐다고 밝혔다. 23일 방송된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는 류수영 이승윤 초아가 출연했다. 이날 MC 이상민은 초아에게 “마리텔 당시 인기가 어마어마했지 않나”라고 운을 뗐다. 초아는 AOA 활동 당시 MBC ‘마이리틀 텔레비전’에 고정 출연해 엉뚱 발랄한 매력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상민은 “당시 동료 연예인들에게 대시 많이 받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초아는 “그때(마리텔)가 가장 주목받던 시기다. 그땐 술도 안 먹고 재미없게 살았던 거 같다. 일만 했다. 그래서 인기를 느껴보거나 잘 되고 있다는 걸 체감한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래서 요새 못 먹은 술 다 먹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 주량을 묻자, 초아는 “한 병만 먹는 것 같다. 술은 소주 좋아한다. 여자 연예인이니까 제로슈가로 먹는다. 살이 너무 많이 찌면 안 되니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를 듣던 류수영은 “오해는 게 있다. 소주는 원해 제로 슈가였다. 원래 설탕이 들어간 적이 없는데 마케팅으로 제로 슈가라고 강조하는 거다. 그걸 보고 우리가 소비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초아는 “근데 칼로리가 좀 더 낮다”고 반박해 류수영을 당황케 했다. 이 밖에도 초아는 이상형 조건이 까다로워 솔로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초아는 “예전에 한창 눈 탁 찢어지고 예민미있는 사람이 좋았다. 날카롭고 철벽같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선 누구”라는 김준호의 질문에 초아는 “여기엔 전혀 없다”고 솔직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 한편, 이승윤은 “아내가 책 출간하는 일을 한다. 헬스보이 시절 운동 관련 책을 준비하며 만났다”고 말했다. 아내의 지적인 모습에 반했지만, 이때문에 개그에 브레이크가 걸리기도 한다고. 이승윤은 “아내에게 직업병같은 게 있다. 책을 만드니까 교정을 보는 일을 한다. 맞춤범에 되게 민감하다”며 “예를 들어 ‘내가 개그맨으로써’라고 보내면 로써→로서라고 수정해서, 자격이나 지위를 나타날 땐 ‘로서’ 수단을 나타날 땐 ‘로써’(라고 쓴다). 이런 식으로 보낸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일화로 “개그맨들은 대본을 직접 쓰지 않나. 가대본이면 은어, 속어를 다 쓴다. (대사 중에) ‘너무 빡센 거 아냐?’라고 쓰면, ‘오빠 빡세다를 매우 힘들다로 바꿨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아내에게) 얘기하거나 뭘 보낼때 맞춤법을 생각하면서 쓰다보니 한 번 더 생각 하게 돼 개그 템포가 안산다. 감이 떨어진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장점도 있다며 “(아내 덕분에) ‘우리말 겨루기’에 나가서 우리말 달인을 4번이나 했다. 1등 두 번, 달인 두 번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 또 류수영은 아내 박하선과 드라마 ‘트윅스’에서 인연이 돼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드라마 촬영 종료 뒤 1년이 지나 썸을 탔다고. 그는 박하선에 대해 “좋았던 점이기도 한데 모르는 남자한테 오빠라고 안 부른다. 오라버니라고 한다. 벽을 딱 친다. 나도 오라버니라고 불렸다”며 “(박하선은) 그냥 열심히 하는 예쁜 후배였다. 드라마 끝나고 되게 오랜만에 (드라마팀) 모임이 성사됐다가 취소가 된 거다. (박하선에게) 차나 한 잔 하자고 했다. 숏컷하고 양복을 어깨에 걸친 모습에서 빛이 쫙 나는 거다”라며 설렘을 보였다. 이어 “심장이 막 뛰더라. 가끔 통화를 하는데 통화가 1시간도 되고, 1시간 반도 되더라. 그냥 보자고 하기엔 좀 밋밋해서 산에 가자고 했다. 우리 집 뒤에 산이 예쁜데 밤에 올라가면 서울 시내가 보이고 별이 보이는데 그게 참 좋더라고 몇 번 이야기를 해놨다. 마침 촬영이 없었는지 산에 올라갔다. 별 보고 내려오는데 전날 비가 왔다. 길이 좀 미끄럽지 않나. 제가 손을 내밀었더니 탁 잡아주더라. 내려와서 가는데 하선 씨도 손을 안 놓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 류수영은 결혼 결심 계기에 대해 “등산하고 좀 시간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안전한 오빠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교회 오빠 같은 느낌은 처음에만 좋지 별로 좋지 않다. 썸만 타는 사이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어느 날 놀이터에서 만났다. 그네를 타서 뒤에서 밀어줬다. 밀어주는 것까지는 뭐라고 안 하더라. 살짝 민 다음에 앞으로 가서 무릎을 딱 꿇었다. 나한테 올 때 심장이 떨리겠지 싶었다. 딱 오더니 이마를 탁 치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어 “창피해서 혼자 누워서 웃었다. 결론은 이 여자랑 결혼하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창피한데 묘하게 그런 이중적인 마음이 들더라”고 고백했다. 한편,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은 매주 화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채널예약] 시인 정호승, 마음을 어루만지는 ‘우리말 책갈피’ 출제 구절은? (우리말겨루기 999회
[채널예약] 시인 정호승, 마음을 어루만지는 ‘우리말 책갈피’ 출제 구절은? (우리말겨루기 999회
2024. 04. 19 16:06 연예
KBS 오는 22일 오후 7시 40분 KBS1 ‘우리말겨루기’ 999회에서는 한국 서정시의 거장 정호승을 만난다. ‘슬픔이 기쁨에게’, ‘봄길’ 등 주옥,같은 시들이 교과서에 대거 수록되며 대중에게 친숙한 시인, 정호승. 그동안 따스한 언어로 많은 이의 마음을 치유해 왔다. 오로지 ‘시인’의 길만 걸어 온 그는 올해로 등단 52년 차를 맞이했다. 독자 사랑에 보답하고자 정호승 시인은 지난 1월 ‘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를 펴냈다. 그간 발표한 68편의 시와 시에 얽힌 인간 정호승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인은 산문집을 통해 사랑과 고통은 한 몸이며, 누구의 삶이든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다고 전한다. KBS 정호승 시인은 ‘우리말 책갈피’를 통해 시인으로서 우리말을 향한 한없는 감사와 소망을 밝혔다. 이어서 ‘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속 한 구절을 낭독 후 문제를 출제해 주었다. 정호승 시인이 출연한 ‘우리말겨루기’는 오는 22일 저녁 7시 40분에 안방극장에 배달된다. KBS
[채널예약]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 저자 김홍신, ‘우리말 책갈피’ 문제 출제 (우리말 나들이)
[채널예약]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 저자 김홍신, ‘우리말 책갈피’ 문제 출제 (우리말 나들이)
2024. 02. 23 21:24 연예
KBS 오는 26일 오후 7시 40분 KBS1 ‘우리말겨루기’에서는 한국 최초 밀리언셀러 작가 김홍신을 만난다. 김홍신 작가는 1만여 권 책들이 빼곡하게 벽을 채운 서초동 자택에서 제작진을 맞이했다. 시민운동가이자 정치인이기도 했던 그의 여러 직함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은 1980년대 전반 부패한 권력과 사회를 풍자한 소설 ‘인간시장’의 작가다. ‘인간시장’은 총 560만부가 팔려나간 우리나라 최초의 밀리언셀러다. 올해로 등단 48년 차를 맞이한 김홍신 작가는 지난해 6년 만에 장편 소설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를 펴냈다. 이념 갈등 속에서의 비극적인 삶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주인공의 유고로 그의 삶을 추적하는 일대기이자, 시대의 아픔을 겪었던 모두의 연대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끊임없이 화해와 용서의 가치를 강조한다. KBS 김홍신 작가는 ‘우리말 책갈피’를 통해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우리말에 대한 찬사, 그리고 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는 인간과 삶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 작가는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속 한 구절을 낭독 후 문제를 출제한다. 김홍신 작가가 출연한 ‘우리말겨루기’ 26일 저녁 7시 40분에 방송된다. KBS

주간경향(총 10 건 검색)

[우정 이야기]햇귀·봄기·윤슬·웃비…‘우리말’ 우표
[우정 이야기]햇귀·봄기·윤슬·웃비…‘우리말’ 우표(2023. 11. 15 07:00)
2023. 11. 15 07:00 사회
우정사업본부는 햇귀, 봄기, 윤슬, 웃비 등 ‘아름다운 우리말’ 4종을 주제로 한 기념우표 62만4000장을 오는 11월 17일 발행한다. | 우정사업본부 햇귀, 봄기, 윤슬, 웃비…. 자연과 관련된 우리말은 저마다 특유의 어감이 있다. 생동감이 넘치고 실감이 난다. 발음과 뜻을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어떤 풍경이 절로 머릿속에 떠오르기도 한다. 표음문자가 가진 특성상 어감 자체가 풍성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아쉬운 건 외래어를 흔히 쓰는 요즘에는 우리말 자체를 접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우본)가 오는 11월 17일 ‘아름다운 우리말 4종’을 주제로 기념우표 62만4000장을 발행한다. 4가지 단어 햇귀, 봄기, 윤슬, 웃비가 주인공이다. ‘햇귀’는 해가 처음 솟을 때 비치는 빛을 뜻한다. 아침에 해가 솟아오를 때의 햇볕을 가리키는 ‘돋을볕’과도 비슷하다. 시간상 동틀 무렵을 의미하기 때문에 한낮의 태양과 혼용할 수는 없다. 문학작품에서는 주로 ‘희망’을 상징한다. ‘봄기’는 봄을 느끼게 해주는 기운 또는 그 느낌을 의미한다. 3~4월이 되면 뉴스나 날씨 안내에서 자주 들려오는 ‘봄기운’과 같은 뜻이기도 하다.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한다. 화창한 대낮, 밝은 달이 뜬 밤, 해가 뜨거나 지는 어스름에 만날 수 있고 물결이 잔잔하면 더 잘 보인다. ‘반짝이는 윤슬 위 돛단배처럼’, ‘윤슬이 흐르는 저녁 강물’ 등처럼 쓰인다. ‘웃비’는 한창 내리다가 그친 비를 뜻한다. 장마철 장대비가 내리다가 잠시 멈추면 비는 내리지 않아도 사방에 비의 기운이 느껴질 때 어울리는 단어다. 기념우표는 자연과 우리말이 함께 어우러진 삽화로 각 단어를 표현해 동화처럼 구성했다. 우본은 최근 우리말을 훼손하는 줄임말이나 비속어, 외래어 오남용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아름다운 우리말’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기념우표를 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념우표는 가까운 우체국을 방문하거나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한편 우본 산하 우체국쇼핑은 오는 11월 30일까지 ‘코리아세일페스타’에서 인기 농수축산물·중소기업 우수 공산품을 최대 50% 할인한다. 고기, 과일 등 주요 인기 품목을 요일별 7가지 테마로 기획한 ‘요일 특가전’, 추울 때 맛보는 겨울 간식 등 인기 키워드로 준비한 ‘5가지 테마전’을 통해 취향에 맞는 상품을 고를 수 있다. 선착순 4만명을 대상으로 11% 장바구니 할인쿠폰, 앱 수신동의 고객 대상 주차별 쿠폰도 지급한다. 상품 구매 후에는 상품평 작성 건수에 따른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SNS 구매인증 이벤트 참여 시 추첨을 통한 우체국쇼핑 온라인상품권 2만원을 지급한다. 우본은 오는 12월 3일까지 우체국 모바일 앱을 이용하면 해당 고객 명의로 기부되는 ‘에코 챔피언 챌린지’도 진행한다. 우체국뱅킹과 우체국페이, 우체국쇼핑 등 우체국 모바일 앱에서 친환경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부 포인트를 지급한다. 적립된 기부 포인트는 12월 중 열리는 ‘사랑의열매 그린열매 나눔캠페인’에서 고객 명의로 기부될 예정이다. 우본은 친환경 서비스 이용 고객 100명을 추첨해 친환경 제품(3만원 상당)도 증정할 계획이다.
우정이야기
[이 한권의 책]도사리와 말모이, 우리말의 모든것
[이 한권의 책]도사리와 말모이, 우리말의 모든것(2021. 02. 05 14:52)
2021. 02. 05 14:52 문화/과학
ㆍ무심코 쓰는 말, 어원과 의미를 찾아서 무심코 넘기지만 정색하고 물어보면 잘 모르는 우리말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어처구니 혹은 어이다. 영화 <베테랑>으로 유행어에 오른 ‘어이가 없네’는 뜻밖의 일을 당해 기가 막힐 때 쓰는 표현이다. 맷돌을 돌리려고 하는데 손잡이, 즉 어이가 없으면 얼마나 황당한가. 그런데 우리말글을 지키는 작가 장승욱에 따르면 악역의 대사는 그른 듯하다. 오히려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는 성석제 소설에 담긴 의미가 사전적 설명에 잘 들어맞는다. 국어사전은 맷돌 손잡이가 아니라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로 정의하고 있다. 지붕에 얹어진 동물상이라는 어원설도 제기되지만, 대부분의 낱말이 그렇듯이 확실하고 명백한 부모는 알아내기 힘든 듯하다. 오히려 ‘어이’와 같이 유래와 기원이 다양한 토박이말일수록 생명력이 끈질길지 모르겠다. 장승욱 지음·하늘연못 순우리말의 어원과 의미를 살피면서 풍부하게 활용하는 일은 ‘우리의 것은 소중한 것이여’의 차원을 넘는다. 존재를 담고 현상을 꿰는 언어에 정통하면, 특히 모국어를 갈고닦는 것은 바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는 작업과도 같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도사리와 말모이, 우리말의 모든 것>은 광산이다. 처음 접하거나 사라져 가거나 되살려 쓸 낱말들이 노다지처럼 쏟아진다. 제목에 나오는 도사리는 익는 도중에 나무에서 떨어진 열매이고 말모이는 사전의 순우리말이다. 도사리를 줍듯이 뜻도 모르고 흥얼거리는 노랫말의 속살을 들여다보자.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의 아낙네가 안방과 안뜰을 함께 이르는 아낙에서 나왔다는 유래는 자연스럽게 아내, 안사람으로 이어진다. 홍콩 영화 <영웅본색>에 삽입되고 동남아 각국에서 번안되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가요 ‘희나리’는 책을 읽기 전까지 개나리와 비슷한 꽃인 줄 알았다. 덜 말라 생나무로 있는 장작에 붙이는 이름치고는 참으로 예쁘지 않은가. “기다릴 수밖에 없는 나의 마음은/ 퇴색하기 싫어하는 희나리 같소”라는 가사는 사랑의 종말을 거부하는 절절한 심정이다. 불에 탄 통나무는 회색의 재나 검은 숯덩이로 변하기 때문이란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란 직설적 토로보다 어른스럽고 깊은 연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상앗대의 준말인 삿대도 입에 익지만 따져보면 답하기 힘들다.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라는 동요나 “에 헤야 데 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라는 트로트로 입에 착착 붙지만 말이다. 삿대는 물가에서 배를 떼거나 미는 데 쓰는 장대다. 배를 나아가게 하는 기구가 아니다. 잘못 사용했다고 ‘삿대질’까지 할 필요는 없겠다. 낱말 하나를 놓고 미주알고주알 캐는 것도 옹졸하지 않은가. 참고로 미주알은 똥구멍을 이루는 창자의 끝부분을 뜻한다. 일상에서 입에 담기 불편한 말을 미주알로 바꿔 부르면 쓰는 사람의 품격도 한층 올라간다. 흔히 욕설의 대명사로 통용되는 수캐의 생식기도 토박이말로는 ‘엘레지’다. 후손들의 교양 있는 언어생활을 배려한 조상의 지혜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 한권의 책
[문화프리뷰]「사랑과 영혼」 우리말 앙코르 버전
[문화프리뷰]「사랑과 영혼」 우리말 앙코르 버전(2021. 01. 04 15:34)
2021. 01. 04 15:34 문화/과학
자신감 넘치는 젊은 은행가 샘이 봉변을 당했다. 도예가였던 애인 몰리와 함께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괴한의 습격을 받은 것이다. 더욱 놀라운 일은 자기 죽음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서부터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죽음 뒤에는 놀라운 음모와 비밀까지 숨겨져 있다. 과연 영혼이 된 샘은 현세의 연인 몰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영화가 아니다. 무대용 콘텐츠로 막을 올린 뮤지컬 <고스트>의 줄거리다. 올해 말 우리말로 꾸며진 앙코르 버전이 다시 공연가에 막을 올렸다. 신시컴퍼니 제공 유명 원작에 기댄 어설픈 무대는 아닐까 생각했다면, 일단 선입견은 피하길 권한다. 무대로 재구성된 이야기는 단순히 영화의 재연 수준에 머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무비컬(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 그렇듯 익숙하면서도 다시 새로운 해체와 재구성의 묘미가 적극 투영돼 있다. 예를 들면, 도자기를 만드는 남녀 배우의 장면이 대표적이다. 영화의 대명사처럼 통하는 상징적인 명장면이지만 무대에서는 그리 인상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그보다 통기타를 메고 나온 샘이 마치 엘비스 프레슬리 같은 창법으로 사랑의 장난을 연인 몰리에게 건네는 장면이 더 멋지게 구현된다. 원작에서의 솜사탕 같은 정서를 기대했던 관객에게는 아쉬움이 있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식상하지 않아 좋은, 무대로 승화된 간접적인 이야기의 재구성이 꽤 만족스러운 관극 체험을 선사한다. 물론 멜로디가 워낙 익숙한 탓에 관객들은 그저 선율 하나만으로도 만족한 미소를 띠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무대는 라이브로 연주와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므로 뮤지컬을 통해 새삼 음악의 힘을 깨닫게 되는 멋진 체험을 하는 것도 이 작품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가상의 입체영상 체험을 하듯 비주얼 효과나 다양한 볼거리들도 인상적이지만, 특히 스타급 배우들의 출연은 꽤 만족스러운 무대 체험을 완성해낸다. 탤런트 주원이 김우형, 김진욱과 함께 인간에서 영혼까지 연기해내는 남자주인공 샘으로, 가수 출신인 아이비와 사랑스러운 뮤지컬 배우 박지연이 영혼과의 사랑을 경험하는 여자주인공 몰리로, 그리고 영매인 오다 메 브라운으론 관록의 최정원과 박준면이 번갈아 등장한다. 골수팬들 사이에서는 제목인 ‘고스트’ 대신 ‘오다메 쇼’로 통할 만큼 두 여배우의 무대를 쥐락펴락하는 완급이 남다른 재미와 폭소를 자아낸다. 사실 이번에 다시 앙코르 무대가 꾸며지는 뮤지컬 <고스트>는 2013년 초연 이래 7년여 만에 시도되는 감격스러운 도전이다. 비록 코로나19의 엄중한 팬데믹 상황에서 잠시 공연이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과연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가 관계자들 사이에선 초미의 관심사다.
문화프리뷰
[문화프리뷰]뮤지컬 우리말 20주년 무대(2020. 06. 12 12:58)
2020. 06. 12 12:58 문화/과학
뮤지컬 세상에선 남의 것을 새롭게 만드는 경우가 흔하다. 크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장르를 넘나들며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조해내는 경우다. 반가운 화제작 <렌트>도 바로 그런 경우다. <토스카>·<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3대 오페라로 불리는 <라 보엠>이 원작이다. 19세기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을 배경으로 가난과 추위, 결핵으로 괴로워하는 청춘 군상의 이야기를 담았다. 첫 공연 때 평단에선 가난한 연인 이야기를 누가 오페라로 보겠느냐도 악평도 나왔지만, 막이 내리고도 30여 분이나 극장이 떠나갈 정도로 환호하는 박수 세례로도 전설을 만들어냈다.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렌트>가 오페라 <라 보엠>에서 비롯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오페라를 록 음악으로 재연하는 수준에만 머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렌트>는 이야기의 시·공간을 현대 뉴욕으로 바꿔 새롭게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노력을 더했다. 덕분에 등장인물의 직업도 시인이나 화가에서 로커, 영화연출가, 스플릿 퍼포머나 클럽에서 춤추는 무희로 바뀌었다. <라 보엠>의 청춘들을 괴롭혔던 질병인 결핵도 <렌트>에서는 에이즈로 대체됐다. 옛날얘기가 아닌 오늘을 사는 우리의 이야기로 변화시켜 생동감을 극대화한 셈이다.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진 적도 있다. 2005년의 일이다. 무대 버전의 뮤지컬이 처음 등장한 것이 1996년이었으니 꼭 10년 만에 시도된 실험이다. 영화의 연출은 <나 홀로 집에>·<판타스틱 4> 등으로 유명한 크리스 콜럼버스가 맡았는데, 그는 대부분의 뮤지컬 초연 배우들을 스크린에서도 다시 기용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공연에서 오리지널이라는 용어는 오리지널 캐스트(초연배우)가 나오는 무대를 일컫는 게 일반적인데,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영화는 말 그대로 ‘오리지널’ 뮤지컬 캐스트를 그대로 발탁해 영상화를 시도한 경우라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두 명의 주요 배역인 미미와 조앤은 초연 배우 대신 젊은 여배우로 교체됐다. 10여 년 세월 탓에 작품에 어울리는 젊은 모습을 더 이상 보여주기 힘들다는 프로듀서의 판단 때문이라는 뒷이야기가 있다. 우리말 공연이 올려진 것은 꼭 20년 전의 일이다. 아직 뮤지컬 붐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이전, 상당히 도전적인 시도로 받아들여졌던 일대 사건이었다. 남경주·이건명·최정원 등 지금은 한국 뮤지컬의 간판급 스타가 된 배우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당시만 해도 신인이었던 박준면의 소울 넘치는 가창력이나 황현정의 도발적인 매력은 꽤나 회자가 됐던 이 작품의 명장면으로 남았다. 길거리 음악가 엔젤로 나왔던 김호영은 이번 20주년 무대에서도 여전히 같은 배역으로 나올 예정이라 미소짓게 한다. 가장 큰 관심사는 <렌트> 정신의 구현이다. 제작자인 조너선 라슨은 이 작품을 통해 고통받는 젊은 예술가들을 응원하고자 노력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오페라와 달리 미미를 되살려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야 하는 우리 예술가들의 뜨거운 항변 같아 더 감동스럽다.
문화프리뷰

레이디경향(총 1 건 검색)

연극 무대에 선 ‘우리말 지킴이’ 정재환
2009. 12. 03 15:39 연예
ㆍ“‘엣지 있다?’ 흘러갈 유행어지만 영어 오용 문제, 심각합니다” 개그맨, 방송인 출신에서 우리말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정재환. 그는 우리말 바로 쓰기에 앞장서기 위한 단체, 한글문화연대를 만들어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그는 왕년의 ‘개그계의 신사’답게 여전히 말쑥하고 단정했다. 도전하는 인생, 정재환 인기 개그맨이자 방송인으로 활동하던 정재환은 2000년 돌연 대학에 입학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그저 일부 연예인들처럼 방송 관련 학과에 진학해 학위를 취득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성균관대 사학과에 입학, 인문 계열 수석으로 졸업했다. 그리고 다시 동 대학원에 진학해 현재 박사 논문을 집필 중이다. 그는 만학의 길을 걸으며 ‘한글문화연대’란 단체를 만들어 ‘우리말 바로 쓰기’ 활동을 펼쳐왔다. 최근 방송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그를 공식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가 연극 ‘굿 닥터’를 통해 오랜만에 연기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연극은 미국의 극작가 닐 사이먼의 작품으로 작가 특유의 재치 있고 해학적인 대사가 돋보인다. 1973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으며 우리나라에는 1983년 건너왔다. 정재환은 2막 동안 8개의 에피소드를 선보이는 작품에서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작가 역을 맡았다. 그는 간만에 무대에 서는 터라 매우 긴장된다고 말한다. “떨리고 무섭지는 않지만 긴장은 돼요. 그래도 긴장을 푸는 방법 중 제일 좋은 것이 바로 연습입니다. 연습을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생기고 그 과정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점을 발견하지요.” 그는 연극에서 꽤 상당한 분량을 소화해야 한다. 대부분 그의 주도하에 2시간 남짓의 연극을 이끌어가고 어떤 에피소드에서는 주인공이 되어 극에 참여해야 한다. 서울 공연 이후에는 지방에도 내려갈 계획이 있다. “극단 대표님께서 처음에 희곡을 보여주며 청소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연극을 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그 말이 가슴에 와 닿았어요.” 몇 차례 무대에 선 후로는 이제 관객도 눈에 보이고 익숙해질 법하겠다고 물었다. 아쉽게도 그는 시력이 좋지 않다고 한다. “친구가 연극 전에 인사를 하고 앉아 있어도 공연 중에는 어디 있는지 몰라요. 시력이 좋지 않아서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요. 저에게는 장점인 듯합니다. 지인이 오면 아무래도 신경 쓰이고 더 긴장이 되거든요. 오히려 무대 쪽에 집중하기가 훨씬 좋아요.” ‘공부도 다 때가 있다’는 말처럼 그의 만학을 향한 길은 험난하다. 시력 감퇴와 허리 디스크를 앓으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방송을 포기하면서까지 선택한 학업, 그것은 정재환에게 어떤 의미일까? 방송 활동을 미뤄두고 학업에 전념 “연예 활동하면서 책은 계속 봐왔어요. 연예인들은 방송 녹화 대기 시간이 4~5시간이 되기도 하니까 자투리 시간이 많거든요. 제일 좋은 게 독서지요. 그래서 늘 책을 갖고 다녔어요. 그렇게 책을 읽다 보니 막상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두렵지가 않더라고요.” 물론 특정 분야의 전문 서적은 어렵겠지만 차근차근 읽다보면 이해 못할 것도 없을 듯했다. 그는 실제로 평소 독서가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학업에 열중할수록 방송은 멀리하게 되게 마련이었다. “드라마는 종종 했는데 모두 방학 중에 촬영했어요. 학기 중에는 드라마에 출연할 수 없잖아요. 물론 졸업 후 공부를 딱 멈추고 방송에 복귀하려면 촬영을 강행하는 것이 맞지요. 그런데 공부 쪽에도 세워둔 계획이 있으니까요. 서너 개 드라마 제의를 고사하고 나니 자연스레 무게중심이 학교 쪽에 실리더군요. 뭘 하든 한 곳에 전념해야 성과가 나오지 않나요?” 정재환은 잘나가는 연예인이었다. 아무런 미련도 없이 방송을 과감히 포기하고 오직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그를 보며 점점 궁금해지는 것이 바로 그의 아내이다. 마흔을 넘은 가장이 생업을 미루고 다시 대학에 입학을 했다. 가족의 지원과 이해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학교 다니는 것이 집사람을 귀찮게 하는 일은 아니지만 뭐 반길 일도 아니겠죠(웃음). 집사람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반대하지 않아요. 일하지 않고 놀아도 잔소리하는 법이 없는 사람입니다.” 남편에 대한 믿음과 확신, 무엇보다 큰 내조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한편으로 방송이나 일을 하지 않는 것이 불안할 때도 있다고 고백한다. “공부라는 것은 살아가는 데도 힘이 되고 물론 방송에도 힘이 되는 일이라 믿습니다. 그러나 제가 아주 근심거리 없이 조선시대 선비처럼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세간에는 제가 방송 쪽에는 관심이 없고 공부만 하는 사람으로 비쳐질 수 있을 겁니다. 한 우물만 파다 보니 그렇게 됐죠.” 자신의 성실함이 오히려 마이너스일 때도 있을 거라 말한다. 그러나 그는 언젠가는 그동안 쌓은 지식이 어떤 형태로든 방송에 반영되고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 논문을 쓰고 한글운동도 계속할 것입니다. 그리고 직업이 방송인이니 방송도 해야죠. 예를 들어 제 연구 과제인 ‘동포들의 민족교육’에 대해 기회가 된다면 방송을 통해 알리고 싶은 소망도 있습니다.” 우리말 바로 쓰기, 한글 지킴이로 나서다 정재환은 민족의식에 대한 공부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글 사랑으로 이어졌다고 밝힌다. 그동안 다양한 관련 사회활동을 해왔으며 상도 여러 차례 수상했다. “KBS에서 주는 ‘바른 언어상’,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주는 ‘푸른 미디어 좋은 언어상’, 교육방송에서 주는 ‘올해의 좋은 프로그램상(TV 진행자 부문)’, 그리고 대학 졸업 때는 대통령상인 ‘21세기를 이끌 우수 인재상’을 받았어요. 백범 김구 선생의 뜻을 잇는 사람에게 주는 ‘백범정신 실천상’도 받았고요.” 그는 우리말의 소중함과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은 한글이며 문화 강국으로 발전해야 할 우리의 바탕에는 한글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어느 글자와 비교해도 매우 우수하단다. 그는 우리 실생활에서 명분 없이 쓰고 있는 외국어의 사례를 찾아 직접 촬영한 자료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그의 블로그를 보고 있으니 우리가 모르고 쓰는 외국어 오용의 심각성을 새삼 깨닫는다. “한글 문제에 대해 사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우리는 우리글과 말을 존중하며 살아야 한다고 봅니다. 한글이 좋다고만 무작정 얘기하지 말고 잘 쓰고 대접해야지요. 광고 디자인이나 표어들을 아무 생각 없이 영어로 써요. 영어를 사용하면 뭔가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죠. 예를 들어 대한적십자협회가 ‘I’m a Blood Donor’라는 표어를 쓰더군요. 이런 어려운 영어 표현을 왜 쓰는 거죠? 한글로 쓰면 디자인이 촌스럽다? 디자인의 문제라면 한글 글꼴을 개발하면 됩니다.” 그는 한글은 의사소통의 수단이나 도구 차원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가 살아온 역사와 사고방식, 문화와 관습이 녹아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만의 개성이다. 문화 강국을 꿈꾸는 우리가 우리 개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냐며 반문한다. “요즘 ‘엣지 있다’라는 말이 유행이더라고요. 실상 영어에서는 쓰지 않는 표현법이거든요. 맥락을 봐서 ‘마치 각(Edge)을 세운 듯 분명하다’라는 말인 것 같은데요. 잠깐의 유행어로 끝날 거라고 보고 있지만 자꾸 그런 식으로 언어생활이 흘러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영어는 영어로서 필요하지만 ‘엣지’라는 불분명한 의미의 단어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직 사회에서도 영어가 만용되고 있다. 그는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인 공직자들이 가장 먼저 언어 문제를 자각해야 한다고 비판한다. “공직에 계신 분들은 마치 한영사전을 옆에 놓고 일하시는 것 같아요. ‘스쿨존’, ‘스쿨폴리스’, ‘에코 프렌즈’, ‘그랜드 바겐’ 등 정책 이름에 외래어를 쓰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아요. 여긴 대한민국인데 말이죠. 공직자 윤리 강령에 ‘한글 보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구절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 어려운 자리니 언어생활도 바람직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의 경우, 외래어가 들어오면 발음에 맞게 한문으로 표기법을 바꾸는 작업을 먼저 한다. 그만큼 자국어를 우선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다. 더구나 한글은 세계에서 점점 그 우수성을 인정받게 되고 한글 서체만 봐도 예쁜 기호를 보듯 호기심을 느끼는 외국인들이 많다. 정재환은 더 이상 영어 숭배사상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외국어 하면 무조건 영어는 꼭 해야 한다는 풍토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능력과 소질에 따라 러시아어를 배우고 싶은 아이도 있고, 아랍어를 배우고 싶은 아이도 있을 겁니다. 무조건 제1 외국어는 영어라고 정해놓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좀 더 자유롭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모든 것이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는 것이 바로 선진국이니까요. 시야를 좀 더 넓게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우물을 계속 깊게만 파는 것이 수직적 사고라면 동시에 여러 개의 우물을 파는 것은 수평적 사고다. 정재환은 그런 방식이 오히려 물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도 현재 목표를 향해 우물을 파고 있는 과정인 것이다. 정말 맛있는 물을 찾아 우리 곁에 멋지게 돌아올 그날을 기다려본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