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088 건 검색)
- 김단비 15득점·이명관 17득점…우리은행, 먼저 웃었다
- 2025. 03. 02 20:31스포츠
- ..., 실제로 송윤하(10점)를 전반까지 1점으로 꽁꽁 묶었다. 덕분에 전반을 31-18로 앞선 채 마친 우리은행은 3쿼터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우리은행은 스나가와 나츠키의 3점슛과 김단비의 골밑 공략을...
- ‘부당대출 논란’ 우리은행, 내부통제 3중체계 만든다
- 2025. 02. 27 16:00경제
- ... 100여 명이 참석한 ‘내부통제 현장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에 ‘내부통제관리역-내부통제전문역-내부통제지점장’으로 구성된 3중 관리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이...
- ‘최다 출전·득점·리바운드’ 단비 활약…우리은행 “통합우승까지”
- 2025. 02. 16 21:20스포츠
- .... 믿을 것은 에이스 김단비와 명장 위 감독의 지략뿐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의외였다. 우리은행은 BNK와 함께 초반부터 선두 경쟁을 주도했다. 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보이더니 BNK를 2위로 줄곧...
- 공정위, ‘은행 LTV 담합’ 재조사 착수…신한·우리은행 현장조사
- 2025. 02. 12 09:46경제
- ... 공정위는 이날 신한은행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지난 10일부터 우리은행 본사도 현장조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조만간 현장조사를 벌일 것으로...
- 공정위재조사현장조사LTV담합4대은행
스포츠경향(총 737 건 검색)
- 우리은행 끝장 승부에서 웃었다…KB 꺾고 챔프전 진출
- 2025. 03. 10 21:01 스포츠종합
- 김단비(뒤)와 박혜미 | WKBL 제공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이 천신만고 끝에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손에 넣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10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청주 KB를 53-45로 눌렀다. 이날 승리로 우리은행은 5전3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첫 5차전 끝장 승부의 승자가 됐다. 챔프전에 선착한 우리은행은 11일 열리는 부산 BNK와 용인 삼성생명의 또 다른 플레이오프 5차전 승자와 봄 농구의 정상을 다투게 됐다. 정규리그 챔피언인 우리은행이 챔프전에서도 우승한다면 통합 우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챔프전만 따진다면 3년 연속 우승이다. 우리은행은 김단비(15점 12리바운드)가 ‘더블-더블’로 골밑을 지배한 가운데 박혜미(14점)와 심성영(13점)이 공격에서 힘을 보탰다. 우리은행은 9-13으로 끌려간 채 시작한 2쿼터 심성영의 3점슛 2개가 폭발하면서 흐름을 뒤집었다. 박혜미까지 내·외곽을 오가며 6점을 보탠 뒤 심성명이 다시 한 번 3점슛을 림에 꽂으면서 30-25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선 스나가와 나츠키와 김단비가 힘을 냈다. 나츠키가 32-30으로 쫓기던 3쿼터 초반 연달아 3점슛을 성공시킨 데 이어 김단비까지 첫 3점슛을 터뜨려 43-35로 점수를 벌렸다. 양 팀 모두 득점이 저조했던 4쿼터에선 박혜미가 53-43으로 사실상 승리를 결정짓는 3점슛으로 KB의 추격을 따돌렸다. KB는 강이슬이 양 팀을 합쳐 가장 많은 20점으로 기록했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믿었던 송윤하가 3점에 묶인 것이 아쉬웠다.
- 2차전에 이어 4차전도 ‘모에 엔딩’···KB, 우리은행 꺾고 4강 PO 2승2패 원점으로, 5차전 ‘끝장 승부’ 성사!
- 2025. 03. 08 21:27 스포츠종합
- WKBL 제공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는 역대급 명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치고 간신히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청주 KB가 정규리그 우승팀 아산 우리은행을 꺾고 플레이오프 승부를 최종 5차전으로 끌고 갔다. KB는 8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차전 홈경기에서 우리은행에 62-61, 1점차 신승을 거뒀다. 1·3차전을 내줘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던 KB는 이날 승리로 승부를 2승2패 원점으로 돌리고 마지막 5차전에서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친 KB는 2021~2022시즌 이후 3년 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에서 우승했으나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은행에 져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KB와 우리은행은 10일 오후 7시 아산이순신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겨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3쿼터까지는 KB가 우세했다. 강이슬의 3점슛을 앞세워 성큼성큼 달아났다. 2쿼터부터 두 자릿수 격차를 만들었고 이를 4쿼터 중반까지 유지했다. 우리은행은 1쿼터 1점에 그친 김단비가 영점을 맞추면서 추격의 고삐를 죄었으나 흐름을 돌리기엔 역부족으로 보였다. 그런데 4쿼터 7분여에 강이슬이 왼쪽 발목을 잡고 쓰러지는 변수가 발생했다. 이에 김완수 KB 감독이 강이슬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이윤미를 투입했다. WKBL 제공 그러면서 흐름이 우리은행으로 넘어갔다. 우리은행은 김단비의 골밑 득점으로 49-58, 9점차를 만들었다. 강이슬이 코트로 돌아왔지만 흐름은 이미 넘어간 뒤였고 우리은행은 김예진의 연속 3점으로 55-58, 3점차까지 따라붙었다. 이후 종료 2분40여초를 남기고 심성영이 왼쪽에서 3점을 꽂아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나가타 모에의 2득점으로 다시 58-60으로 리드를 내줬으나 스나가와 나츠키의 3점슛으로 61-60 역전에 성공했다. 긴박한 상황에서 해결사로 나선 것은 모에였다. 2차전에서 결승 버저비터를 터뜨렸던 모에는 경기 종료 4.1초를 남기고 회심의 골밑 득점을 성공시켜 KB에 62-61 리드를 안겼다. 곧바로 작전타임을 부른 우리은행은 김단비가 마지막 골밑슛을 시도했으나 무위로 돌아가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날 모에는 12점·10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작성했고 강이슬도 양팀 최다 17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우리은행은 김단비가 13점에 자신의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리바운드인 16개를 잡아내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WKBL 제공
- 3차전 더블더블 김단비, 2차전 치욕패 수모 씻었다···코앞으로 다가온 우리은행 챔결
- 2025. 03. 06 21:12 스포츠종합
- 아산 우리은행 김단비. WKBL 제공 아산 우리은행이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9부 능선을 넘었다. 우리은행은 6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와의 2024~2025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51-49로 이겼다. 경기 종료를 9초 앞두고 이채은이 3점 슛과 앤드원 자유투를 모두 성공해 1점 차이로 따라붙었으나 스나가와 나츠키가 파울 자유투 1구를 넣으며 가까스로 승리를 지켜냈다. 1·3차전을 이긴 우리은행은 이제 한 경기만 더 이기면 5선 3선승제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승전고를 울린다. KB가 챔피언결정전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오는 8일 홈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 장기전이 된 플레이오프에서 바닥난 체력을 안배하는 게 양 팀 모두의 숙제다. 2차전에서 4쿼터 막바지 턴오버로 통한의 패배를 당해 승리를 빼앗겼던 김단비는 이날 20득점 14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직전 경기의 수모를 씻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부족한 탓에 우리은행은 힘든 싸움을 해야 했다. 우리은행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는 김단비가 유일했다. 청주 KB 송윤하. WKBL제공 KB에서는 이채은이 3점 슛 3개 포함 11득점을 기록하며 에이스 슈터로 활약했다. 송윤하는 3점 슛 2개 포함 8득점 7리바운드로 신인답지 않은 파괴력을 보여줬다. 허예은이 10득점 7리바운드, 강이슬이 11득점 3리바운드로 활약했다. KB는 정확한 외곽 슛과 끈질긴 리바운드를 앞세워 2쿼터까지 32-23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후반전 체력 소진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가 KB의 발목을 잡았다. 이날 KB는 7명으로 로테이션을 돌렸다. 허예은이 40분 풀 타임을, 송윤하가 38분을 뛰었고 강이슬과 나가타 모에도 30분 이상을 소화했다. 결국 KB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턴오버가 잦아지며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역대 여자프로농구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 기록을 봤을 때 1승 1패로 치른 3차전에서 이긴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확률은 100%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에도 1차전을 지고 시작한 4강 플레이오프에서 2·3·4차전을 내리 이기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반대로 1승 1패 시 3차전 패배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은 0%다. KB는 이제 다음 홈 경기에서 0%를 뚫는 기적을 보여줘야 한다.
- 우리은행 순탄한 챔프전 3연패? ‘봄 농구’ 첫 판서 KB에 승리
- 2025. 03. 02 16:51 스포츠종합
- 우리은행 김단비(가운데)가 2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WKBL 제공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이 챔피언결정전 3연패를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2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청주 KB를 58-52로 눌렀다. 봄 농구(농구 포스트시즌 애칭)의 첫 승부에서 웃은 우리은행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역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의 챔프전 진출 확률은 82.7%에 달한다. 반대로 정규리그에서 우리은행과 맞대결에서 1승5패로 열세였던 KB는 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2차전을 앞두고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양 팀의 사령탑이 경기 전 “오늘 승부는 한 끝 차이”라며 입을 모았던 것처럼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이었다.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 김단비(15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중심으로 외곽까지 터졌다면, KB는 후반 들어 뒤늦게 터진 허예은(19점 스틸 6개)으로 맞섰다. 먼저 흐름을 잡은 쪽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의 강점인 수비와 리바운드가 안정감을 되찾은 영향이었다.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포워드 한엄지가 골밑의 큰 힘이 됐다. 어깨 인대와 연골 부위를 다쳤던 한엄지는 20분 31초를 뛰면서 4점 5리바운드를 기록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위 감독은 “(박)혜미와 번갈아가면서 기용해야 한다. 혜미 혼자서 송윤하를 막을 수 없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는데, 실제로 송윤하(10점)를 전반까지 1점으로 꽁꽁 묶었다. 덕분에 전반을 31-18로 앞선 채 마친 우리은행은 3쿼터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우리은행은 스나가와 나츠키의 3점슛과 김단비의 골밑 공략을 묶어 3쿼터 3분18초경 이날 최다 점수차인 38-20으로 앞서갔다. 포워드 이명관(17점)이 2쿼터 초반 파울 트러블에 빠진 것은 변수가 아니었다. 우리은행의 낙승이 기대됐던 흐름은 허예은의 수비가 헐거워지면서 바뀌었다. 내·외곽을 오가는 허예은을 막지 못하면서 송윤하까지 살아났다. 우리은행은 4쿼터 중반 허예은의 스틸에 이은 송윤하의 3점슛에 두 자릿수 리드를 잃고 7점차로 쫓겼다. 우리은행은 경기 종료 38.9초를 남기고 허예은에게 자유투 3개를 헌납해 54-50으로 점수차가 더욱 좁혀졌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이명관이 상대의 반칙 작전을 절묘한 자유투로 풀어내면서 웃었다. 이명관은 마지막 자유투 4개 중 4개를 모두 꽂으면서 왜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자신의 감독상 상금을 양보한 애제자였는지 입증했다. 위 감독은 “(김)단비가 혼자 버거울 수 있는 상황에서 이명관이 잘 해냈다”면서 “2차전에서도 승리해 2승으로 (플레이오프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 우리은행 ‘로열 로드’의 끝과 새로운 시작(2019. 03. 25 15:29)
- 2019. 03. 25 15:29 스포츠
- 영원할 것만 같았던 ‘우리은행 천하’가 마침내 막을 내렸다. 아산 우리은행은 지난 3월 18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3전2선승) 3차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에 68-75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2012~2013시즌부터 내리 6시즌 연속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성공하며 ‘통합 6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우리은행이었기에 이번 플레이오프 탈락은 그 충격이 크다. 여자농구 우리은행 박혜진(가운데)이 2018년 11월 3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승리한 뒤 박수를 치며 팀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 WKBL 제공 하지만 우리은행은 지난 6년간 역대 여자프로농구 그 어떤 팀도 해내지 못할 만큼 엄청나고 화려한 업적을 쌓았다. 6년 동안 우리은행이 걸어온 ‘로열 로드’를 다시 짚어본다. 프롤로그: 위기의 제국 통합 6연패 이전에도 우리은행은 ‘명가’에 속하는 팀이었다. 여자프로농구(WKBL)가 출범한 1998년 이후, 우리은행은 4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위용을 떨쳤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그 시기, 우리은행은 ‘특급 외국인 선수’ 타미카 캐칭에 김은혜, 이종애, 홍현희 같은 쟁쟁한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면서 2000년대 중반을 호령했다. 잘나가던 우리은행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2007년. 당시 우리은행의 사령탑이었던 박명수 감독의 성추행 사건이 터지면서 우리은행은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거기에 2011년 김광은 감독의 선수 폭행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우리은행은 끝을 알 수 없는 암흑의 터널로 추락했다. 통합 시즌 시대가 시작된 2007~2008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우리은행은 5-6-6-6-6이라는 최악의 순위를 찍었다. #1 어둠 속에 비치는 서광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은 큰 결단을 내렸다. 당시 ‘레알 신한’이라 불리며 WKBL의 무적함대로 군림했던 안산 신한은행(현 인천 신한은행)의 위성우 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임명한 것이다. 위 감독과 함께 역시 신한은행 코치였던 전주원마저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당시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 밑에서 코치 수업을 했던 위 감독이었지만, 감독으로서는 초보자였다. 그런 그에게 4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고 일련의 사건으로 분위기마저 최악이었던 우리은행 감독직은 분명 큰 모험이자 도전이었다. 위 감독은 비시즌에 친분도 없던 전창진 전 부산 KT 감독까지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등 여러모로 공부하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하나의 답, ‘독한 훈련’을 찾았다. “선수들의 패배의식을 지워버리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강한 훈련뿐이었다”는 게 당시 위 감독이 내린 결론이었다. 2012년 7월 전님 여수 전지훈련은 그 서막이었다. 계속 반복되는 러닝과 체력 훈련에 선수들은 파김치가 됐다. 전지훈련을 마치고 서울 장위동 숙소로 돌아와서도 강훈련은 계속됐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위 감독은 오후 9시 넘어서까지 훈련을 하며 선수들을 몰아붙였다. 선수들이 훈련 후 숙소에 들어가 위 감독 뒷담화를 한다든가, 퇴근시간이 늦어진 식당 아주머니들이 불만을 터뜨렸다는 등의 기사가 쏟아져 나왔지만 위 감독은 훈련에서만큼은 한 치의 타협도 허락지 않았다. 상상을 초월하는 훈련으로 쌓인 선수들의 불만은 전 코치가 어루만지고 달랬다. 강훈련은 선수들을 독하게 만들었다. 이를 악물고 훈련을 하면서 선수들의 머릿속에 자리잡았던 패배의식은 조금씩 사라져갔다. 그 대신 ‘성실한 훈련과 땀은 절대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자리잡아가기 시작했다. 철도 두들기면 강해지듯 그렇게 우리은행은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2 왕조의 시작 2012~2013시즌을 맞는 우리은행을 바라보는 다른 팀들의 시선은 이전에 그랬듯 ‘승점 자판기’였다. 겉으로 드러난 스타 선수들도 없고, 심지어 감독은 코치 경험만 있는 초짜였다. 당시 우리은행의 연고지는 강원도 춘천이었는데, “춘천 가면 닭갈비나 먹자”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정도로 우리은행을 상대로도 여기지 않았다. 2012년 10월 12일 우리은행과 구리 KDB생명(현 OK저축은행)의 개막전. 이경은, 신정자, 한채진 등이 버티고 있는 KDB생명은 당시만 하더라도 신한은행을 견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팀으로 꼽힐 만큼 전력이 탄탄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그런 KDB생명에 65-56으로 승리,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첫 8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6승2패.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초반에 잠깐이겠지’라는 생각을 거두지 않았다. 이런 사람들의 생각이 확실하게 바뀐 것은 11월 10일 신한은행전이었다. 첫 대결에서 18점 차 완패(48-66)를 당했던 우리은행이었기에 신한은행을 넘어설 수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우리은행은 그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 경기에서 74-52, 22점 차 대승을 거두면서 신한은행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미풍은 돌풍이 됐고, 결국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신한은행을 꺾고 올라온 삼성생명을 3경기 만에 돌려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이야기는 우리가 본 그대로다. 우리은행은 2017~2018시즌까지 통합 6연패를 달성하며 왕조를 구축했다. 2016~2017시즌에는 경쟁 팀들의 전력 약화와 맞물려 33승2패, 승률 0.943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위 감독이 부임할 때만 하더라도 별 볼일 없었던 박혜진과 임영희는 국가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원으로 성장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후 펼치는 ‘감독 밟기 세리머니’는 우리은행 고유의 문화가 됐다. #3왕조 구축 어떻게 했나 기자는 우리은행의 5~6번째 통합우승 현장을 함께했다. 당시 뒤풀이 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으며 우리은행이라는 팀이 왜 강한지 스스로 생각해봤다. 로마제국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 우리은행도 그저 때를 잘 만나서 왕조를 구축한 것이 아니다. 위 감독도 좋은 지도자이고, 박혜진과 임영희 같은 선수들도 기본 기량이 있었던 선수들이었기에 지금의 위치까지 성장할 수 있었지만 단순히 평가하기엔 그들이 흘려왔던 땀과 눈물은 간단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우리은행이 왕조를 구축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팀 구성원들 사이에 굳건한 ‘신뢰’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을 컴퓨터에 비유하자면, 위 감독과 전 코치가 부임한 뒤 우리은행은 ‘하드웨어’를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어떤 극한상황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그 체력과 정신력으로 무장한 뛰어난 선수들은 우리은행 왕조를 만든 핵심 ‘부품’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하드웨어가 뛰어나도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특히 성능이 뛰어난 컴퓨터를 단숨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백신’은 현대 컴퓨터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할 소프트웨어다. 스포츠 구단의 바이러스란 선수들이 가질 수 있는 불만, 시기, 그리고 동기부여 같은 심리적인 것들이다. 그런데 우리은행은 이를 슬기롭게 잘 헤쳐왔다.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해왔던 선수들은 물론 새로 가세한 선수들까지 심리적으로는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최고참 임영희가 중심이 된 선수들은 ‘신뢰’라는 단어 아래 똘똘 뭉쳐 온갖 위기를 헤쳐나갔다. 그 과정에서 신뢰는 더욱 단단해졌고 그 어떤 위기도 우리은행을 흔들지 못했다. 이적 첫 시즌(2017~2018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던 김정은이 “선수로 가치가 절정에 달했을 때 다른 팀에서 우승을 했다면 이렇게 감격스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정말 좋은 팀을 만나서 더 값진 것 같다”고 말한 것에는 다 이런 이유가 있다. 에필로그: 우리은행 시대, 끝이 아니다 역사 속의 그 어떤 왕조도 영원하지 못했다. 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뉴욕 양키스 같은 명문 구단도 암흑기가 있었고, 시카고 불스 또한 마이클 조던 시대의 영광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통합 6연패에서 여정을 마친 우리은행의 시대도 끝난 것일까. 냉정하게 따져보면, 우리은행이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은 당분간 희박하다. 13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창단 첫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청주 KB는 박지수를 중심으로 새로운 왕조를 만들 준비를 마쳤다. 임영희까지 은퇴를 선언한 지금, 우리은행의 전력으로 KB를 넘어서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승은 어렵더라도 정상권 전력은 충분히 가능하다. 박혜진, 김정은이 건재하며 최은실이 중심이 되는 식스맨의 전력도 나쁘지 않다. 여기에 올해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뽑은 박지현은 잘 가다듬으면 미래 우리은행의 새 구심점이 될 선수다. 어차피 해는 뜨면 지고, 또 뜨기를 반복한다. 이번에는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했더라도, 우리은행의 미래는 절대 비관적이지 않다.
-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잰걸음’(2018. 05. 28 14:03)
- 2018. 05. 28 14:03 경제
- ㆍ6월 이사회서 결의 예정… 금융권 ‘리딩뱅크 경쟁’ 지각변동 예고 “우리은행은 (지주사 체제가 아니어서) 다른 은행에 비해 시장에서 경쟁하기에 불리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5월 21일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국내 대형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비금융지주 체제이다보니 비은행 부문과 글로벌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제약을 받아왔다는 의미다. 최 위원장의 발언은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그러면서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지분(18.43%)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매각하겠다”고도 했다. 지주사 전환 승인권자인 금융당국 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우리은행의 오랜 숙원과제인 지주사 전환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5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정부의 우리은행 지분 매각 계획'을 묻는 질문에 "지주사 전환이 지난 다음에 최대한 조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종구 “지주사 전환 후 정부 지분 매각” 우리은행은 6월 열릴 예정인 이사회에서 지주사 전환을 결의한다. 이후 금융위원회에 지주사 전환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하고, 금융위의 심사와 본인가 승인, 주주총회 승인 등을 거쳐 내년 1월 지주회사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2014년 역사 속으로 사라진 우리금융지주는 4년 만에 다시 출범해 금융그룹의 위상을 찾게 된다. 지난 연말 취임한 손태승 우리은행장도 취임사에서 3대 경영방침 중 하나로 ‘종합금융그룹 완성’을 제시한 데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는 “내실과 신뢰를 기반으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자”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 잔여지분 매각까지 끝나면 2001년 이후 18년 만에 완전 민영화도 이루게 된다.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선언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6년 일부 민영화에 성공한 후 지주사 재전환을 추진했으나, 채용비리와 그에 따른 이광구 전 행장 사임 등 내홍을 겪으며 이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후엔 은행권 채용비리와 한국지엠 사태, STX·성동조선 등 기업 구조조정 이슈에 묻혔다. 최근에는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등 금융당국이 처리해야 할 대형 이슈들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문제는 후순위로 밀렸다. 그러다 지난해 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지주사 전환 시 지주사에 부과되는 징벌적 과세에 대한 부담이 해소됐다. ‘선 지주사 전환, 후 잔여지분 매각’이 가능해진 것이다.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에 대한 금융권 안팎의 분위기도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당국과도 이 문제에 대한 교감이 형성되면서 지주사 전환 추진은 탄력을 받았고, 지난 14일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 논의를 거쳐 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이 나오게 됐다. 우리금융지주(가칭)가 출범하면 금융권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해진다. 신한, KB, 하나, NH농협에 이어 우리금융까지 5개 금융지주가 본격적인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게 된다. 우리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 시 가장 큰 기대효과는 계열사 확대와 사업영역의 다변화다. 우리은행은 우선 자산운용사, 신탁사, 캐피털 등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주회사로 전환 시 자회사에 대한 출자여력이 대폭 확대돼 공격적인 인수·합병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은행은 은행법상 자기자본의 20%를 초과해 출자할 수 없다. 우리은행의 출자한도는 4조원이지만 기존의 타 법인 출자금을 제외하면 현재 출자여력은 7000억원에 그친다. 하지만 지주사로 전환되면 은행법이 아닌 금융지주회사법을 적용받는다. 출자여력이 자기자본의 130%까지 늘어난다. 단순 계산으로 현 7000억원을 합해 출자여력이 최대 7조원가량 될 것으로 우리은행은 예상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 체제에서는 은행법상 출자한도가 자기자본의 20%를 넘을 수 없는 구조인데, 지주가 되면 이런 출자제한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며 “금융지주가 출범하게 되면 규모 있는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캐피털 등 수익성 높은 사업에 진출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지주 체제 내에선 은행과 자회사 간에 고객정보 공유가 가능해지는 등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최대주주인 과점주주 협력 여부 관건 증권사를 가지고 있지 않은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전환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당국 승인이 있어야 하는 데다 국내 유일한 종합금융회사를 포기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우리종금을 그대로 둔다는 전제로 대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KB금융이 현대증권과 LIG손보를 인수한 후 비은행부문 수익성이 개선된 것처럼, 우리금융지주도 넉넉해진 ‘실탄’을 기반으로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보장된 곳들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올해 예상 순이익은 1조6800여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사 출범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우리은행 최대주주이자 비은행 금융사로 구성된 과점주주들의 협력 여부다. 우리은행 지분은 지난 3월 말 기준 IMM프리이빗에쿼티, 동양생명, 키움증권, 한화생명,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등 7개 과점주주가 전체의 27.22%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증권·보험·자산운용사 등을 자회사로 두게 되면 향후 주주들과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져 결과적으로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과점주주 중 향후 경쟁관계에 놓일 수 있는 보험사가 2곳, 증권사가 2곳인데, 이들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자산운용사와 캐피털 등을 우선순위에 두고 인수·합병에 나설 방침”이라며 “무엇보다 지주가 출범하면 주주 입장에선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수익성이 확대되기 때문에 (지주사 전환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우리은행 파벌 싸움 언제까지(2017. 11. 14 17:16)
- 2017. 11. 14 17:16 경제
- ㆍ19년 전 1대 1 대등하게 합병… 지금까지 고위직 차지 다툼 치열 “파벌 조성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만일 파벌싸움의 행위가 발생하면 금감위가 행정력을 동원해 직접 개입, 당사자를 조직에서 몰아내버리겠다.” 1998년 12월 21일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이 ‘한빛은행 합병추진위원회’ 사무실을 방문해서 남긴 말이다. 1998년 7월 한국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1대 1 대등하게 합병을 하고 나서 두 은행 출신 임직원들이 파벌을 형성, 고위직을 차지하려는 다툼이 치열하다는 소문이 무성하자 금융당국 수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논란에 지난 11월 2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연합뉴스 상업과 한일은행 출신 파벌싸움 여전 금융당국 수장의 서슬퍼런 발언에도 정확히 19년이 지난 2017년 11월 지금까지도 이 은행에서는 여전히 파벌싸움이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 이야기다. 이광구 우리은행 전 행장은 지난 2일 전격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긴급 이사회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신입행원 채용 논란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전 행장이 사임하게 된 직접적 계기는 채용비리 의혹 때문이다. 지난 10월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우리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때 금융감독원, 국가정보원, 은행의 주요 고객 자녀와 친인척 등 16명을 특혜채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심 의원은 우리은행의 추천인 명단 문서를 공개했다. 우리은행은 단순히 참고만 했을 뿐 채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했지만 명단에 오른 16명은 모두 최종 합격했다. 명단에 오른 16명은 당시 채용인원 150명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채용비리 의혹은 당장 은행장에게까지 보고가 됐는지 여부가 가장 논란이 될테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채용비리 엄단을 선포한 마당에 검찰의 압수수색은 코앞에 닥친 상황이었다. 이광구 당시 행장으로서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채용비리다. 그러나 이면을 들춰보면 우리은행 내부의 계파갈등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이번 채용비리는 은행장 등 핵심 주요 보직을 상업은행 출신이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 불만을 품은 한일은행 출신 전직 임원이 이를 의원실에 폭로하면서 불거졌다는 게 정설이다. 실제로 이 일로 직위해제된 인사들은 모두 상업은행 출신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은행 채용비리 사건은 내부 계파갈등 때문에 터져나온 것”이라며 “합병된 지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까지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계파갈등은 외부에 공히 알려질 만큼 문제가 끊이질 않았다. 인사철마다 양측을 서로 비방하는 투서들이 곳곳에서 날아드는 건 이미 흔한 일이 됐다. 심지어 언론사로 ‘제보’가 종종 들어온다. 일례로 2011년 3월 은행장 면접 진행과정에서 한 우리은행 현직 지점장은 언론사로 한일은행 출신 회장(이팔성)과 은행장(이종휘) 때문에 생긴 내부 문제점과 한일은행 출신 유력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내부 알력 다툼은 결국 외부 연줄 싸움으로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과점주주가 생기기 전까지 정부 영향력이 절대적인 은행이었기 때문에 정치권 줄대기가 극심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에서 고위직을 맡은 사람 치고 뒷배경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은행도 성과평가 시스템 마련해야 우리은행은 1998년 설립 초기부터 거대 은행이 작은 은행을 삼킨 흡수합병이 아니라 비슷한 은행끼리 대등합병을 했기 때문에 태생부터 파벌싸움의 ‘불씨’를 갖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설립 초기부터 이헌재 금감위원장이 나서서 ‘파벌 엄단’이라는 발언까지 한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은행장을 상업·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 가며 맡아 왔고, 2011년 이후에는 행장을 상업 출신이 맡으면 수석부행장은 한일 출신이 맡는 등의 암묵적 관행도 생겨났다. 그러다 최근 이순우 전 행장에 이어 이광구 전 행장까지 상업은행 출신이 연달아 행장에 오르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광구 행장이 취임할 때 한일 대 상업 출신 절반씩 인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숫자는 맞췄지만 좋은 자리에는 상업 출신을 보냈고 한직이라고 할만한 곳은 한일을 보냈다는 뒷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내부 불협화음이 엄청 심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임원 구성을 할 때 한일과 상업 출신 비율을 똑같이 지키는 ‘관행’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개개인의 능력을 평가해서 하는 인사가 아닌 인위적 배분에 그친다는 것이다. 사실 국내 다른 은행에서도 계파갈등을 찾아볼 수 없는 건 아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2015년 하나·외환은행 통합 후 임원 인사에서 예전 외환은행 출신 인사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EB하나은행의 전무 이상 임원 20명 가운데 외환 출신은 5명에 불과하다. 부행장 가운데서는 1명뿐이다. 기존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직원 간 인사체계도 다르다. 2010년 신한금융지주는 라응찬 전 회장 계열과 신상훈 전 사장 계파가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벌인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장기신용은행이 합병한 곳으로 인사문제가 여전하다. 최근 KB금융지주가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면서 국민은행장에 그동안 인사에서 소외됐던 장기신용은행 출신의 허인 은행장을 택한 이유도 계파갈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계파갈등이 그렇지 않아도 ‘전당포식 영업’ 등의 비판을 듣고 있는 은행업의 경쟁력 제고를 가로막는다는 데 있다. 계파갈등에 함몰될수록 스스로 문제를 풀기보다 외부의 힘에 기대게 되고, 결국 은행의 역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통상적으로 합병으로 생기는 파벌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은행의 경우 더욱 논란이 되는 이유는 은행이 성과와 무관한 보상체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며 “성과 보상체계를 능력 평가와 어떻게 연동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제]대기업 본사건물에 우리은행이 많은 까닭은(2013. 06. 17 17:16)
- 2013. 06. 17 17:16 경제
- ㆍ20대 기업 중 9곳에 지점 입주… 도매금융 위주의 영업 특징 때문 2008년 이건희 삼성 회장 비자금 사건, 2013년 이재현 CJ 회장 비자금 사건에서 볼 수 있는 공통 단어가 있다. 우리은행과 차명계좌다. 2008년 삼성 비자금 사건을 검찰이 조사한 결과 당시 서울 태평로 삼성 본사에 입주해 있던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에서 1만여 차명계좌를 개설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CJ 본사 사옥에 입점해 있는 우리은행 남산출장소에서도 차명계좌를 만들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이 대기업 비자금 사건에 연루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대기업 본사 사옥(표 참조·LS용산타워의 경우 LS 본사 대신 계열사가 입주해 있다)에 입주한 은행 지점 중 우리은행이 가장 많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2013년 4월 기준) 순위 20위 기업을 살펴봤다. 이들 기업의 본사 사옥에 입주한 은행 지점을 조사한 결과 우리은행이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시중은행에 대해 갑의 위치에 있는 대기업 요구를 지점이 거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매금융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는 우리은행 지점이 대기업 본사 사옥에 많이 입주해있다. | 경향신문 삼성과 CJ처럼 대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사옥에는 대부분 은행 지점이 입주해 있다. 기업 입장에서 시중은행이 사옥에 입주하면 임직원과 고객에게 편리한 점이 있고, 시중은행은 수천명의 임직원을 잠재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시중은행이 대기업 사옥에 진출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한은행 점포전략실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한국의 대기업 사옥에 진출하는 것을 선호한다. 대기업 사옥에 진출하면 수천명의 직원뿐 아니라 대기업과 거래하는 협력사 임직원까지 잠재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면서 “대기업 사옥에 들어선 은행 지점은 기업고객, 협력사고객, 리테일고객(개인고객)까지 거래할 수 있다. 3박자를 모두 갖춘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홍보실 관계자도 “대기업 사옥에 지점이 진출하게 되면 영업점 운영에 큰 도움을 받는다. 수천명의 임직원 예금 거래나 대출 상담을 할 수 있다”면서 “대기업 임직원의 급여만 관리해도 상당하다. 카드 영업 기회도 많다.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비자금 차명계좌 개설로 구설수에 전국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2013년 3월 말 기준으로 시중은행의 지점과 출장소를 모두 합하면 KB국민은행이 1192곳으로 가장 많다. 그 뒤를 이어 농협이 1180개, 우리은행 994개, 신한은행이 935개, 하나은행 648개 순이다. 하지만 대기업 사옥에 입주한 시중은행 지점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 지점은 별로 없다. 2013년 4월 기준 순위 20위까지의 대기업 본사 사옥에 입주한 은행은 우리은행이 가장 많았다. 우리은행 지점이 입주해 있는 대기업 본사 사옥은 삼성 서초사옥, 여의도 LG트윈타워, 삼성동 포스코센터, 역삼동 GS타워, 남대문로 한진빌딩, 중구 한화빌딩, 동대문 두산타워 등이다. 20개 사옥 중 9개 사옥에 우리은행 지점이 입주해 있다. 그 뒤를 잇는 곳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다. KB국민은행과 농협은 지점 수에 비해 대기업 사옥에 입주한 경우가 별로 없다. 은행의 특징 때문이다. 은행의 영업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개인고객 위주의 소매금융(리테일 뱅킹)과 기업고객 위주의 도매금융으로 구분된다. KB국민은행은 리테일 뱅킹을 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주택은행과 합병한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이나 개인의 예금·적금 위주의 영업을 펼치고 있다. 우리은행은 도매금융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 한일은행 등은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기업대출, 무역금융 등의 거래를 많이 했다. 시중은행은 요즘 지점을 많이 늘리지 않는다. 경영 상태가 좋지 않은 지점은 통폐합을 하는 경우도 많다. 집값 하락과 경제 불황이 겹쳐지면서 리테일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요즘은 지점을 확대하는 추세가 아니다. 은행이 지점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2~3년 전만 해도 시중은행은 리테일 위주의 지점을 많이 열었다.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 등에 은행 지점이 많이 진출했지만, 요즘은 지점을 열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모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 은행 지점을 많이 열었는데, 지금은 영업이 안 되니까 닫는 분위기”라며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는 빈 사무실이 많고, 이런 곳은 대부분 맞벌이 부부가 많아서 낮에 영업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요즘에는 대형빌딩이나 대기업 사옥에 지점을 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천명의 직원과 협력사까지 잠재 고객 시중은행이 대기업 사옥에 눈길을 돌리지만, 대기업 사옥에 신규로 입주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대기업은 자신들의 사옥에 예전부터 거래해오던 은행 지점을 입주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기업 사옥에 두세 곳의 은행 지점이 입주한 예가 많은 것은 대기업이 거래하는 은행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다음으로 대기업 본사 사옥에 많이 입주해 있는 (위로부터)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본점 모습. | 경향신문 “입주한 은행은 기업의 눈치 볼 수밖에 없다” 요즘 대기업은 여러 은행과 거래를 하기 때문에 ‘주거래은행’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대기업을 상대로 은행의 영업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이다. 모 은행 관계자는 “대기업과 은행의 관계는 갑과 을이다. 이제는 대출을 해주려고 해도 기업을 찾아다녀야 할 정도”라며 “대기업 사옥에 입주한 은행은 기업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차명계좌 개설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금융실명제를 위반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은행장이 요구를 해도 차명계좌를 만들지 못한다”는 말까지 할 정도다. 모 시중은행 관계자는 “차명계좌를 만든 것을 보면 대기업의 요구를 은행 지점이 거부하기 힘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대기업 스스로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생기면서 은행이 을이 됐다. 대기업이 갑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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