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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88 건 검색)

“1년 넘게 암 투병하다 여행가셨는데…” 울음바다 된 무안공항
“1년 넘게 암 투병하다 여행가셨는데…” 울음바다 된 무안공항
2024. 12. 29 16:32사회
... 채 공항에서 사고 소식이 흘러나오는 TV를 줄곧 응시했다. 공항 청사 1층은 유가족들의 절규와 울음소리로 가득했고, 청사 앞 주차장에는 벌써부터 운구차들이 하나둘 들어섰다. 남매는 이날 둘이...
여행아들소식남매부부사고공항투병
울음 터트린 지지자, 덩실덩실 춤춘 반대자···이재명 재판 법원 앞 두 풍경
울음 터트린 지지자, 덩실덩실 춤춘 반대자···이재명 재판 법원 앞 두 풍경
2024. 11. 15 17:17사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재판 선고가 열린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이 대표 지지 집회에 참석한 지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강한들 기자 “주문....
이재명지지자이재명 사법리스크
이스라엘 무차별 폭격…가자 고아원·레바논 의료센터 ‘피울음’
이스라엘 무차별 폭격…가자 고아원·레바논 의료센터 ‘피울음
2024. 10. 03 20:55국제
수용된 전쟁고아 최소 9명 사망…의료 인력 14명 숨져 레바논 남부 지상전 치열…이스라엘군 전사자도 다수 베이루트 주민, 잔해 속에서 “항전” 헤즈볼라 지지자가 2일(현지시간) 지난달 말 헤즈볼라 지도자...
가자전쟁 1년
옛 대한방직 터에 맹꽁이 울음소리 돌아왔다···환경단체 “서식지 원형 보전해야”
옛 대한방직 터에 맹꽁이 울음소리 돌아왔다···환경단체 “서식지 원형 보전해야”
2024. 07. 02 11:01과학·환경
... 맹꽁이 서식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김창효 선임기자 전북 전주의 옛 대한방직 터에 맹꽁이 울음소리가 돌아왔다. 2일 전북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비가 내린 지난달 30일 저녁부터 이틀간 대한방직 터...
맹꽁이서식지자광대한방직

스포츠경향(총 80 건 검색)

‘신데렐라 게임’ 오상희 작가 “단순 막장극?! NO! 웃음과 울음 포인트가 명확”
‘신데렐라 게임’ 오상희 작가 “단순 막장극?! NO! 웃음과 울음 포인트가 명확”
2024. 11. 26 18:08 연예
KBS KBS2 새 일일드라마 ‘신데렐라 게임’의 이현경 감독, 오상희 작가가 직접 작품의 매력 포인트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오는 12월 2일 첫 방송 예정인 KBS2 새 일일드라마 ‘신데렐라 게임’(연출 이현경 / 극본 오상희 / 제작 미라클케이스토리, 지담미디어)은 원수에 의해 가짜 딸로 이용당해 복수의 화신이 된 여자가 진정한 복수의 의미를 깨달으며 성장, 치유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따뜻한 휴먼 멜로 복수극을 예고한 ‘신데렐라 게임’의 이현경 감독과 오상희 작가가 예비 시청자들을 위해 드라마 관전 포인트를 공개했다. 다음 주 첫 방송을 앞둔 가운데, 이현경 감독은 “‘신데렐라 게임’은 어느 날 갑자기 신데렐라처럼 고아에서 한 집안의 상속녀가 된 여자가, 모든 것이 원수에 의해 꾸며졌음을 깨닫고 복수의 화신이 되는 이야기”라며 “일반적인 복수극 같지만, 그 안에 ‘피가 섞이지 않은 이들이 어떻게 가족이 되어가는가’라는 중요한 질문과 캐릭터마다 각기 다른 답을 품고 있는 가족 드라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드라마 스페셜 2023’을 통해 데뷔한 이 감독은 “가족을 지키거나 되찾으려는 노력이 처절하면서도 따뜻하게 느껴져 놀랐다”라며 “등장인물들의 선악을 따로 구분 지을 수 없어 흥미로웠고 이런 요소를 잘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연출 포인트를 소개했다. 오상희 작가는 ‘신데렐라 게임’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일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을 때 진정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중견부터 신인까지 다채로운 배우들을 캐스팅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 감독은 “나영희, 김혜옥, 지수원, 최종환 배우님은 역할을 맡아주시는 것만으로도 캐릭터의 아우라를 만든다. 한그루, 최상 배우는 통통 튀는 연기력을 바탕으로 시청자들에게 반가움과 신선함을 선물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박리원, 권도형은 신인답지 않은 매력과 연기력으로 다양한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배우들을 향한 신뢰와 애정을 드러내기도. 또, 오 작가는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일일극에서 복수극이라면 단순한 막장극을 떠올리겠지만, ‘신데렐라 게임’은 웃음과 울음 포인트가 정확하다. 가볍게 웃다가 뭉클해지고, 편안한 일상극을 즐기다가 쫄깃한 긴장과 짜릿한 도파민이 분출되는 경험을 할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 감독 역시 “각 캐릭터의 층위가 입체적이고 다양하다. 누군가에겐 선한 인물이 다른 이에겐 악이기도 하다. 어떤 각도와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흥미롭게 즐기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현경 감독과 오상희 작가는 “올겨울 ‘신데렐라 게임’ 때문에 참 즐거웠다”고 기억될 수 있는 드라마면 좋겠다. 가까이에 있는 가족을 돌아보고 그 소중함을 한 번 더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신데렐라 게임’을 보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많은 시청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본방 사수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KBS2 새 일일드라마 ‘신데렐라 게임’은 ‘스캔들’ 후속으로 오는 12월 2일 월요일 저녁 7시 50분 첫 방송 된다.
울음이 터진다, ‘연소일기’
울음이 터진다, ‘연소일기’
2024. 11. 02 08:37 연예
아시아 주요 영화제 8개 부문 수상 및 2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아시아 전역을 휩쓸고 있는 화제작 ‘연소일기’(감독 탁역겸)가 감성 가득한 형제 스틸을 1일 공개했다. ‘연소일기’는 한 고등학교 교사가 교실의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주인 모를 유서를 보며 기억 속에 묻어버린 어린 시절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공개된 스틸은 정 선생이 오랜 시간 묻어 두었던 어린 시절 기억 속, 형 요우제와 동생 요우쥔의 행복한 한때를 포착했다. 요우제는 엄격한 부모 밑에서 똑똑하고 재주 많은 동생과 비교당하며 자신의 존재 가치와 쓸모를 인정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어린 동생 요우쥔은 부모에게 순응하며 형을 향한 폭력의 또 다른 피해자이자 방관자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스틸에는 서로에게 무관심해 보였던 형제가 처음으로 함께 소소한 일탈의 시간을 보내는 순간이 포착되었다. 요우제는 자신이 찾은 장소에 동생을 데려가 흐르는 물에 종이를 흘려보내는 놀이를 하는 등 또래 아이들처럼 자유롭게 뛰어놀며 잠깐의 해방감을 느낀다. 환하게 웃는 두 사람의 표정은 훈훈함을 전하는 동시에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러나 즐거웠던 순간도 잠시, 두 번째 스틸에서는 요우제가 요우쥔을 끌어안고 울고 있어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한밤중에 요우제가 잠에 취해 눈도 뜨지 못하고 있는 요우쥔을 안고 울게 만든 일이 무엇인지, 그에게 어떠한 심경의 변화가 일어난 것인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요우제를 연기한 황재락의 몰입이 돋보여 영화 속 맹활약에 기대감을 북돋운다. 어떤 상황에서도 늘 씩씩하게 용기를 내려던 요우제의 마음이 어떤 이유로 무너져 내렸는지 궁금증을 더하는 스틸은 한 장면만으로도 예비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개봉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킨다. 형제 감성 스틸을 공개하며 스토리와 감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영화 ‘연소일기’는 오는 13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
“넌 내 마음 모르잖아” 바다 빠진 정소민, 울음보 (엄마친구아들)
“넌 내 마음 모르잖아” 바다 빠진 정소민, 울음보 (엄마친구아들)
2024. 09. 15 14:44 연예
tvN ‘엄마친구아들’ tvN ‘엄마친구아들’ 정소민이 마음 깊숙이 감춰온 감정을 꺼내 보인다. tvN 토일드라마 ‘엄마친구아들’(연출 유제원, 극본 신하은, 제작 스튜디오드래곤∙더모도리) 측은 10회 방송을 앞둔 15일, 믿을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마주한 최승효(정해인 분)와 배석류(정소민 분)의 바닷가 만남이 담긴 스틸컷을 공개했다. 지난 방송에는 베일에 가려져 있던 배석류의 과거 사연이 그려졌다. 암 선고 이후 수술과 치료를 받았지만 우울증까지 겪게 되며, 퇴사와 파혼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이야기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아직 다 아물지 않은 과거의 상처와 아픔으로 인해 최승효의 고백도, 송현준(한준우 분)의 청혼도 거절한 배석류. 하지만 우연히 병원 진단서를 본 최승효가 배석류의 암 투병 사실을 알게 되며 두 사람의 관계는 또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는 학창 시절 어느 날처럼, 나홀로 바다로 떠난 배석류와 그를 찾으러 온 듯한 최승효가 포착됐다. 무엇보다 바다에 빠져 물에 젖은 채로 서로를 향해 원망과 울분을 터뜨리는 두 사람의 모습에 이목이 집중된다. 최승효가 비밀을 알게 된 후에도 애써 미소 짓던 배석류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하다. 앞선 예고편에서 “넌 아무것도 모르잖아, 내 마음 모르잖아!”라고 꾹 눌러 담았던 말들을 토해내던 배석류의 그 ‘마음’이란 과연 무엇일까. 오늘(15일) 방송되는 10회에서는 배석류의 비밀을 알게 된 혜릉동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미치도록 차가운 칼바람이 부는 시베리아처럼 괴로운 시간을 혼자 외롭게 견뎠을 배석류에 대한 애틋함과 미안함을 고백하며 각자의 방식대로 슬픔을 삼킨다. 하지만 또다시 ‘함께’ 따뜻한 위로를 나누며 뭉클한 감동을 선사할 전망. ‘엄마친구아들’ 제작진은 “배석류의 비밀이 밝혀지며 또 한 차례의 변화를 맞는다”라며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용기 내지 못한 최승효, 배석류의 엇갈린 타이밍도 그려진다. 전하지 못했던 그때의 진심을 이제 다시 전할 수 있을지, 두 사람의 관계 향방을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tvN 토일드라마 ‘엄마친구아들’ 10회는 오늘(15일) 밤 9시 20분에 방송된다.
‘테디 걸그룹’ 미야오 “팀명은 고양이 울음소리…시크+사랑스러운 양면성”
‘테디 걸그룹’ 미야오 “팀명은 고양이 울음소리…시크+사랑스러운 양면성”
2024. 09. 06 16:21 연예
더블랙레이블 제공 그룹 미야오가 그룹명 탄생 비화에 대해 밝혔다. 6일 오후 미야오(MEOVV) 데뷔 기념 글로벌 온라인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미야오 멤버(수인, 가원, 안나, 나린, 엘라)들과 MC 신아영이 참석했다. 미야오는 프로듀서 테디(TEDDY)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의 첫 번째 걸그룹이다. 테디는 과거 빅뱅, 블랙핑크, 투애니원 등 최정상 아티스트들을 프로듀싱했다. 그간 테디가 빚어낸 성공적인 결과가 있기에 그가 선보일 미야오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미야오는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뜻하는 그룹명으로 시선을 끌었다. 안나는 그룹 이름 탄생 비화에 대해 “저희 팀은 멋지고 파워풀한 음악을 보여드리지만 한편으로는 귀엽고 순한 매력도 있다. 이 양면성을 보여주기 위해 시크하지만 어떨 때는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팀 이름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엘라는 “미술적인 재미를 추가하기 위해 ‘MEOW’의 W를 VV로 표현했다. 이렇게 하고 나니까 멤버들 하나하나를 대표하는 것 같아 오히려 좋더라. 팀명은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다”고 덧붙였다. 미야오의 첫 번째 디지털 싱글 ‘MEOW’는 오늘(6일) 오후 6시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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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찬의 실용재정](40) 저출생대응기획부로 아기 울음소리 늘어날까
[김유찬의 실용재정](40) 저출생대응기획부로 아기 울음소리 늘어날까(2024. 05. 31 16:00)
2024. 05. 31 16:00 경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저출생·고령화에 대비하는 기획 부처인 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국의 저출생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치인 0.72명을 기록했고, 올해는 0.68명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2021년 기준 1.58명이다. 1명에도 못 미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2만9970명으로 역대 최저인데, 2013년의 43만6455명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반으로 줄었다. 윤석열 정부는 심각한 저출생 극복을 위해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겠다고 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정책심의 권한만 갖고 있고 독자적으로 정책을 의결하고 집행하는 기능은 없다. 정부는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겸직하고, 교육·노동·복지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정책을 만들겠다고 한다. 저출생대응기획부로 출산율 반등은 가능할까. 저출생이 어떤 사회 구조적 특성과 맞물려 유발됐는지, 사회·경제적 메커니즘부터 살펴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추구해야 할 출산율 수준을 어디에 둬야 할지에 대한 고려가 가능해진다. 한국의 저출생은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누적된 결과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지역 간 격차 심화 등 사회 구조적 개선이 함께 수반돼야 한다. ■ 출산율, 살 만한 국가인지 보여주는 성적표 우선 저출생은 삶에 대한 태도 변화에 기인한다. 개인주의적이고 다원주의적인 사회발전과 함께 자녀를 키우면서 누리는 삶의 기쁨보다 자신의 삶에 대한 상대적인 가치부여 비중이 자연스럽게 커졌다. 특히 여성들의 삶에 대한 태도 변화가 뚜렷하다. 가정과 배우자와 자녀보다 개인으로서 그리고 직업인으로서의 삶에 대해 큰 가치를 부여한다. 결혼 자체를 기피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 관점에서는 국가나 사회를 중심으로 어느 수준의 출산율이 경제성장과 규모의 경제를 가능하게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지양해야 한다. 어떤 개인도 국가 차원에서 생각하지 않고 국가를 위해 살지 않는다. 사회의 요구가 반영되고 들어설 공간이 없다. 이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사회는 이를 수용하면서 제도를 맞춰 나가야 한다. 한국만의 특수한 상황도 있다.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초저출산율은 과거와 현재, 한국인 자신과 국가에 대한 미래관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이 경험하는 초저출산율은 사회 양극화 및 사회적 압력이 결혼과 자녀 출산에 대한 의욕을 심각하게 저하시킨 결과이기도 하다. 과연 이 나라는 살 만한 나라인가. 아이들을 낳는다면 그들의 삶은 어떠할까? 불평등과 기후위기, 교육환경, 지역 불균형을 포함한 사회 문제들과 정치·사회적 분위기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저출생은 그 나라가 살 만한 나라인지에 대한 종합 성적표인 셈이다. 개인이 아이를 낳을 것인가를 결정할 때는 거의 모든 것을 고려한다. 어떤 한 분야에도 문제가 있으면 출산을 피하게 된다. OECD에서 출산율이 최저라는 것은 한국에서의 현재와 미래 삶의 질에 대한 평가가 최악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결국 저출생 대응 정책은 사람들이 살 만한 나라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하고, 이것을 긴 기간 동안 일관성 있게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의 의무이기도 하다. 국민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국가의 의무인데, 그렇다고 ‘자유평등부’라는 정부 부처를 만들지는 않는다. 국가의 모든 부서가 이를 위해 기능을 분담하고 있어서다. 결국 저출생은 국민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지 못해 발생하는 것이다. 저출생대응부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할 일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저출생 대책이라는 이름의 전시적 행정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는 정부와 사회, 사람들이 나서서 좀더 살 만한 나라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출생대응부를 만들겠다는 생각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심사숙고해 제안한 제도적 개선안을 행정부처 장관들과 협의하면서 대통령이 하나하나 실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제도적 개선 사항은 일 가정 양립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보육의 어려움과 양육 등이 승진누락의 사유가 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들이 그런 것이다. 일하는 모든 이에게 직장과 가까운 곳에 보육 시설이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사회에 제공하는 사회 인프라로서 보육시설을 가장 우선순위에 둬야 할 것이다. ■ 대기업 위주 정책 저출생의 주요 원인 직장의 배려도 필요하다. 기업은 장시간 근로 관행을 정부와 협의하면서 제도적으로 고쳐나가야 한다. 초과근무도 매우 예외적으로만 허용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 일 가정 양립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정부는 기업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안도 필요한 경우 받아들이고 기업이 수용하도록 법제화해야 한다. 기업의 이해와 근로자, 시민들의 이해가 조화를 이루는 나라에서도 기업 활동은 충분히 가능하고 성공적일 수 있다. 주거 여건 개선도 풀어야 할 숙제다. 아이 낳기를 주저하는 이들에게 아이와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주거공간의 마련은 경제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다.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는 일자리와 문화, 의료 등 생활 여건이 좋지 않다. 수도권에서 경제적으로 감당 가능한 주거지가 부족한 현실은 지역 균형 발전 없이는 저출생 문제의 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설명해준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그칠 것이 아니라 대기업의 지방 이전이 필요하다. 전기와 물 공급 문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수도권 유치가 어려움에도 용인에 반도체 단지를 실현시키고 싶어하는 정부의 대기업 위주 정책이 바로 저출생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대안적이고 장기적인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을 통해 지방에 청년층이 원하는 정주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저출생이 초래할 사회적 여파에 대비도 해야 한다. 노동시장에서의 노동인구 감소 문제는 인공지능(AI) 시대 도래와 함께 대응이 상대적으로 무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 분야에서 학령인구 감소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적 자원 수요에 맞춰 교육체계 구조에 큰 변화가 요구될 것이다. 국방영역에서도 인력 감소에 따른 군 체계의 질적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김유찬의 실용재정
[김정수의 시톡](11)이 땅에 홀로 살아남은 티라노의 속울음(2022. 07. 01 14:51)
2022. 07. 01 14:51 문화/과학
ㆍ기혁 시인의 신간시집 눈으로 보고 겪은 것은 다 추억이 됩니다. 슬며시 눈을 감으면 아련히 풍경이 펼쳐집니다. 같이 뛰놀던 골목을 떠올리면, 금방 동네 조무래기들의 웃음으로 가득 찹니다. 추억은 과거의 기억을 소환해 눈앞에 펼쳐놓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괜히 친근한 것이 있습니다. 지구상에 존재했지만 책에서, 영화에서 본 공룡입니다. 공룡은 인간이 존재하기 전에 살았습니다. 돌 속에 남아 있는 공룡의 뼈를 통해 공룡의 형태를 알 수 있습니다. 용암에 다 타버린 살과 털은 그저 상상할 뿐이지요. 상상은 현실을 재현하거나 왜곡할 수도 있지만, 꿈을 꿀 수 있게 해줍니다. 평생 그 꿈을 품고 살아가지요. 기혁 시인(왼쪽)과 표지 / 리메로북스 시인의 길은 순수로 기억되는 마음 장마 초입에 신박(신기하면서도 참신)한 시집 한권을 받았습니다. 무서우면서도 우스운 티라노사우루스 그림이 표지 중앙에 떡하니 그려져 있는데, 꼭 들어가야 할 제목이나 저자도 없었습니다. 위쪽에는 로고가 들어가 있습니다. 시집이라는 선입견 없이 보면 그림엽서 같습니다. 시집을 슬쩍 뒤집었더니, 거기 저자와 제목이 있었습니다. 순간 앞표지와 뒤표지가 바뀐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지만, 아니었습니다. 책을 펼치면 기존 시집의 체계와 다르지 않았으니까요. 이 시집은 리메로북스가 출판한 첫 번째 책입니다. 스페인어로 라임장수를 뜻하는 리메로(limero), 장르적 규약을 뛰어넘는 다양한 기획출판을 통해 라임(lime)처럼 상큼한 책과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의미라는군요. 표지 그림은 시인의 아들이 다섯 살 때 그린 것이라 하네요. 굳이 아이가 그린 공룡 그림을 선택한 이유는 이미 멸종했지만, 어린아이의 마음속에서 전혀 다른 색과 형태로 기억되고 재생되는 모습이 문학의 순수성과 닮았기 때문이랍니다. 순수하게 기억되는 마음을 담은 것이 아들이 그린 티라노사우루스 그림이고, 출판사가 추구하는 방향이고, 시인이 갈 길이라네요. 기혁 시인(1979~ )은 2010년 ‘시인세계’를 통해 시로 등단한 이후, 201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했습니다. 2014년 첫 시집 <모스크바예술극장의 기립 박수>로 김수영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2018년 두 번째 시집 <소피아 로렌의 시간> 이후 4년 만에 낸 세 번째 시집입니다. 약력을 보면 “라임처럼 상큼한 책을 파는 1인 출판사 리메로북스에서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다면서 “LP 음반과 진공관 앰프를 좋아하고, 스토리 가공과 신상 막걸리에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1인 출판사의 노조위원장이라니, 참 재미있는 발상입니다. 신상 막걸리도 좋아한다니, 이와 관련된 책도 언젠가 나오지 않을까요. 속수무책으로 날아오는 차고 시린 슬픔 시집에는 “잉크 대신 피를 넣은 만년필”(‘개나리 벽지’)로 쓴 모두 55편의 시가 수록돼 있습니다. “밟아도 죽지 않는 고독”(이하 ‘노루잠’)과 “매일 밤 자신을 닮은 덫”을 놓는 심정으로 쓴 시에는 “겨울이 가면 절필”(‘개나리 벽지’)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1인 출판사를 차리고 ‘티라노 독서 시리즈’를 시작한 심정도 이와 다르지 않겠지요. 연재물의 첫 시집 ‘티라노 처음 독서’에는 공룡 관련 시가 ‘티라노 눈사람의 사랑’ 딱 한편 실려 있습니다. 티라노 눈사람은 “눈도 사람도 공룡도 아닌” 어중간한 존재입니다. 쌓인 눈을 뭉쳐 만든 티라노 눈사람은 “공룡인데/ 이토록 가벼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소한 식욕 하나가/ 자연사를 바꿀 수도 있”다네요. 시인은 짝을 찾지 못한 채 티라노 눈사람의 “차고 오래된 고독”에서 “청춘의 한 방식”을 떠올리면서 “나도 공룡”임을 고백합니다. “생면부지의 얼굴을 붙들고 멸종된 인연을 수소문하던 지난날에도 가슴 속 담벼락엔 타인의 이름 대신 공룡을 그렸”다고 털어놓습니다. 공룡 그림을 그린 건 아들이지만, 시인의 마음속에는 이미 공룡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화석 기록에 의하면 공룡은 약 6500만년 전에 사라졌습니다. 갑작스러운 공룡의 멸종 원인은 백악기 말에 일어난 조산운동(대규모의 습곡산맥을 형성하는 지각변동),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 등을 꼽습니다. 공룡처럼 인류도 화산활동도 없이 땅이 솟아오르거나 소행성 충돌로 멸망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삶은 참으로 허무할 것입니다. 시인이 우주에 관심을 두는 이유입니다. 시인은 “처음엔 우주라는 말을 썼”(‘손에 묻은 사인펜 자국을 지우며’)고, “돌의 내부에 우주가 있고/ 그 어디쯤 신의 거처가 있다”(‘탑신에 내리는 눈’)고 믿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멸망할지 모르는데 삶은 과연 내 것이 맞을까요. 하여 시인은 “삶으로부터 가장 먼 위치”(이하 ‘태양극장’)에서 “무성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한없이 유연”하게 삶을 관조합니다. 현재의 삶을 무대에 올리거나, 내가 아닌 타인의 삶을 추구하거나 “사람들 사이에/ 선을 그으며 살아왔”(‘팬터마임’)습니다. “마음이 아플 땐 돌멩이를 던”(‘노련한 강물과 오늘의 슬픔’)지거나 “속수무책으로 날아오는 차고 시린 슬픔”(이하 ‘눈사람 신파극’)을 견뎌야 했겠지요. 그런 상황에서 사랑은 신파 같지 않을까요. “움직이는 눈사람을 신파라고 여긴다면 사람의 폐허엔/ 겨울만이 발”을 디디면서 말입니다. 조강석 문학평론가 겸 연세대 국문과 교수는 추천사에서 “이 시집에서 독자는 사유-이미지로 분주한 쓸쓸함을 읽는다. 틀림없이 이 시집의 배음은 어떤 쓸쓸함”이라고 했습니다. 또 “기혁의 이미지는 집중된 사유가 낳는 적요와 놀고 있”는데, “외로이 높은 노래”라 했습니다. 이 땅에 홀로 살아남아 사람들 틈에 사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속울음 같은. 시인의 말 ▲빛들의 수다 | 설태수 지음·예술가·1만5000원 시(詩), 고맙고 과분하다. 또 다른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 ▲검은 앵무새를 찾습니다 | 임경묵 지음·시인의일요일·1만원 당신은 검은 앵무새입니까? ▲그 여름의 서쪽 해변 | 고미경 지음·현대시학·1만원 가만히 뒤돌아보니 내 마음이 혼자서 걸었던 길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있다. ▲은유의 강 | 수피아 지음·천년의시작·1만원 구름의 어려운 시절을 따라가 보면 어느덧 시 한 편이 펼쳐지는 들판에 다다른다. ▲네가 오는 시간은 연시 | 임지나 지음·상상인·1만원 하염없는 더 하염없는 자, 늘 부족하고 가슴속만 만월이다. ▲그 벽을 껴안았다 | 김이담 지음·애지·1만원 아픔을 딛고 이 땅을 살아가는 꽃들에 나의 토막말들이 눈물을 닦아주는 손수건이 될 수 있다면.
김정수의 시톡
[김정수의 시톡](2)김용만 시인의 첫 시집 (2021. 08. 30 11:04)
2021. 08. 30 11:04 문화/과학
ㆍ‘태어나’와 ‘산다’ 사이에 존재하는 ‘첫’ 삶은 ‘첫’입니다. ‘첫’은 설렘과 호기심, 흥분의 감정이 들어 있습니다. ‘첫’이 지나면 그 자리에 권태와 무료, 무관심이 차지합니다. 어제처럼 반복되는 지루한 삶이지요. 하지만 매순간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진폭이 크지 않아 느끼지 못할 뿐입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날들은 늘 ‘첫’입니다. 첫사랑, 첫걸음, 첫 출근, 첫눈 그리고 첫 시집. 1987년 ‘실천문학’ 등단 이후 34년 만에 첫 시집 <새들은 날기 위해 울음마저 버린다>(삶창)를 낸 김용만 시인(1956~ )의 이름 앞에는 ‘노동자 시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문학의 ‘첫’을 구로노동자문학회에서 시작하고, 일과시 동인으로 오래 활동했기 때문입니다. 온통 녹색인 시집을 펼치면 “임실에서 태어나 완주에서 산다” 딱 한줄의 약력이 보입니다. 쓸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안 쓴 것이겠지요. ‘태어나’와 ‘산다’ 사이에 많은 ‘첫’의 삶이 존재하지만, 시인에겐 다 부질없는 일일 겁니다. 현재의 ‘첫’이 중요하니까요. 김용만 시인과 김용만 시인의 첫 시집 / 삶창 할머니는 산에 눕고 나는 집에 와 눕고 시인이 전북 완주에 둥지를 튼 것은 5년 전입니다. 한데 작은 회사 “용접사로 삼십여 년”(‘귀향’) 산 시인이 “평생 그리던 시골집 하나 사놓고/ 덜컥 아팠”습니다. 위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연락을 받은 날이 하필 퇴직을 하루 앞둔 크리스마스이브였습니다. 무사히 수술을 받고 정착한 곳이 완주 위봉산 자락의 그 시골집입니다. 시인은 시 ‘메리 크리스마스’에서 “우리 마을엔/ 십자가도 없고/ 마트도 없고/ 치킨집도 없”지만 밝은 달과 높은 산, 나무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밤마다 하늘 가득 별이 빛나고 “눈도 많이” 온다고요. 하지만 “만나는 사람이 없어/ 산 보고/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외친답니다. 크리스마스만 되면 그때의 일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사람 구경하기 힘들긴 하지만 “아내와 아내 지인들이/ 이박 삼일 놀다”(‘여자들은 좋겠다’) 가기도 하고, 대처에 사는 딸이 “밤 열차”(‘고라니’) 타고 오기도 합니다. 하필 “딸 마중 나가다” 고라니를 치지만, 서행하다 급브레이크를 밟아 괜찮았다며 안도합니다. 하루는 “우리 집 두꺼비”(‘두꺼비’)가 도로를 건너다가 차에 치여 죽어 많이 속상해하고, 아침 산책길에 만난 달팽이를 “얼른 집어 건너편에 건네”(‘달팽이’)주기도 합니다. 산중마을에도 이웃이 삽니다. 가장 가까이 “또랑 건너 오두막”(‘산중 풍경’)에 사는 노부부는 “수박 하나 드렸더니/ 들기름 한 병”을 주고, “마을 초입 작은할아버지”(‘메아리’)는 장작을 팹니다. 흙벽 처마 밑 가지런한 장작은 풍경이 됐다가 구들을 덥히겠지요. 산책길에 만난 “학동마을 구 이장님”(‘하느님도 혼나야지’)은 “논 가상이에 자전차”를 세우고 물꼬를 봅니다. 마을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안타까운 일도 생깁니다. “사람들이 모여/ 동네 울력하듯/ 뒷산 양지쪽에/ 다둑다둑 묻”어드렸지요. “할머니는 산에 눕고/ 나는 집에 와 누웠다// 고샅길 하나/ 또, 지워지겠다”는 문장에 한참 눈길이 머뭅니다. 어쩌면 산중마을에 들어와 치른 ‘첫’ 장례일지도 모릅니다. 시인이 꿈꾸는 혁명은 시집을 묶을 때, 여는 시는 중요합니다. 독자와 만나는 ‘첫’ 시인지라 눈길을 사로잡아야 하지요. 대표작은 아니지만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시집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시여야 합니다. 시인은 ‘호박고지 마르는 동안’을 첫 시로 배치했습니다. “마당에 가득”한 “초가실 맑은 햇살”을 “몇 삽 담아/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에게 가야겠답니다. “귀가 어두운 어머니”를 모시고 나와 “해 지는 강물을 오래 바라봐야겠다”는군요. 시인은 늙고 아픈 어머니가 많이 신경 쓰이나 봅니다. ‘봄꽃’, ‘눈사람’, ‘장마’, ‘그리고 어머니는’, ‘첫눈’ 등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에 관한 시가 꽤 많습니다. 어머니에겐 2명의 시인이 있습니다. 김용만 시인의 형이 바로 ‘섬진강 시인’ 김용택입니다. 김용택 시인의 시와 산문에도 어머니가 자주 등장합니다. 베어낸 나무에 새끼줄을 걸어 생명을 건네주고, 마당에 뜨거운 물을 뿌릴 때 땅속 벌레들 눈이 멀까봐 눈 감으라 속삭이는 어머니입니다. 어머니가 시인이지요. “시인에게 “어머니는 이 세상 사리”(‘어머니와 호미’)이고, 어머니에게 “첫눈은 자식”(‘첫눈’)입니다. 여는 시에 비해 닫는 시는 귀향 같은 편안함과 울림, 여운을 줍니다. “언제나 지게를 지고 있었기 때문”에 “난 아버지가 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풀씨’)네요. 시집을, 어머니로 열고 아버지로 닫았습니다. 한데 무언가 이상합니다. 제목 자리에 손글씨가 들어가 있습니다. 인쇄 사고가 난 것이지요. 첫 시집이라 더 안타까웠을 것입니다. 나무 한그루도 소중히 여기는 시인이 폐기처분 위기에 놓인 시집을 가져와 일일이 손으로 썼을 것입니다. 시집을 떠난 풀씨도 어딘가에 정착했겠지요. 시인은 한때 혁명을 꿈꾸었습니다. 지금도 그 꿈을 포기한 건 아닙니다. 세상을 마주하는 시각과 생각이 조금 달라졌을 뿐입니다. 자연에 든 시인에게 혁명은 직접 일군 텃밭과 하늘에 감사할 줄 아는 새, 고개 숙인 벼를 따라 “나도 따라 고개를 숙”(‘벼’)이는 겸허입니다. “저 가지런한 가난”(‘시인의 말’)이 지금 시인이 꿈꾸는 ‘혁명’이면서 ‘시’일 것입니다. 시 한편 산 김용만 안개가 산을 감추는 것은 산도 울고 싶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시인의 말 ▲재의 얼굴로 지나가다 | 오정국 지음·민음사·1만원 아직도 외진 땅을 떠도는 것 같다. 나를 불러내는 목소리와 나를 걷게 하는 발걸음을 찾아내는 게 힘겨웠다. 밧줄이 치워지지 않는다. ▲그 눈들을 밤의 창이라 부른다 | 손진은 지음·걷는사람·1만원 오래 갇혀 있었던 말들을 내보낸다. 이 시들은 과묵했던 문학소년을 길러낸 고향의 정경과 일상의 자잘한 사건들을 내 ‘몫’의 말들로 풀어낸 무늬들이다. ▲맹물은 뜨겁다 | 나영순 지음·한국문연·1만원 천변 미루나무 숲 우듬지 그늘에 앉아 까치둥지를 쳐다보았어요. 십 년 만에 새로 짓는 이소의 거처는 즐거웠어요. 그 자리에 생성과 소멸로 소급될 기억이 무성한 이유겠지요. ▲전화번호를 세탁소에 맡기다 | 임후남 지음·북인·9000원 꽃 피울 준비를 하는 것들은 오늘 춥다고 내일 모레도 계속 추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무리 겨울이 버텨도 봄이 오면 물러나야 할 것임을 말해주는 듯했다. 그리고 봄이 왔다. ▲포도에서 만납시다 | 진혜진 지음·상상인·1만원 나는 빗방울에 갇혀 있고 너라는 불완전한 언저리를 건드린다 우리는 어쩔 수 없는 하나 이후의 하나 ▲두 번째 농담 | 문정영 지음·시산맥사·1만원 4차 5차 산업혁명에 우리는 AI와 어떻게 공존해야 할까? 그때에 사랑, 이별, 고통은 어떻게 변할까? 다음 여행은 지구의 기후와 환경에 대한 것들이다.
김정수의 시톡
[우리는 스타트업이다]아기 울음소리 딥러닝 분석하는 ‘디플리’(2021. 04. 05 15:30)
2021. 04. 05 15:30 경제
밤에 아기가 조금만 울어도 부모는 금방 잠에서 깬다. 지쳐 곯아떨어져도 아기 울음소리를 놓치는 법이 거의 없다. 아기 울음소리엔 우리가 모르는 비밀스러운 힘이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기 울음소리는 잘 들릴 수밖에 없는 주파수대역을 갖고 있다고 한다. 2000~4000㎐에 주로 분포하는데 사람의 귀가 가장 민감한 대역대와 일치해 부모에게 효율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수지 디플리 대표(아래 가운데)가 3월 30일 서울 동작구 사무실 인근에서 직원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이준헌 기자 아기 울음소리도 통역이 되나요 아이가 잠을 깼지만 왜 우는지는 알기 어렵다. 배고파서일 수도, 기저귀를 갈아달라는 요구일 수도 있다. 아기 울음을 설명하는 가설로 ‘던스턴 아기 언어’가 있다. 호주의 성악가인 프리실라 던스턴이 창안한 가설인데 아기가 5가지 뜻을 조금씩 다른 방식의 울음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배고플 때, 졸릴 때, 트림할 때, 똥을 쌀 때, 신체적으로 불편함을 느낄 때이다. 그에 따르면 배고프면 크고 강하게 울고, 기저귀를 갈아줄 필요가 있을 땐 간헐적이고 작게 우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던스턴 가설과는 별개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하면 아기 울음소리를 비교적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다. 2017년 7월 창업한 음성 분석 인공지능 전문기업 ‘디플리(DEEPLY)’는 이를 특화기술로 내세운다. 지난 3월 30일 서울 동작구 소재 여성창업공간 ‘스페이스 살림’에서 만난 이수지 대표(32)는 “숙련된 베이비시터라면 울음소리로 아기의 상태를 알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초보 부모는 학습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이들이 아기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디플리는 인공지능 학습 방법의 하나인 ‘딥러닝’을 이용해 아기 울음소리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먼저 학습 데이터를 확보했다. 디플리는 1600여명의 가정을 방문해 5만시간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젖을 주니 울음을 그쳤다와 같이 ‘울음’과 ‘대처방안’을 알 수 있는 데이터이다. 울음소리 분석이 필요한 경우는 대개 만 한 살 이하의 신생아다. 대부분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일일이 가정과 병원, 산후조리원을 찾아다니면서 울음소리를 녹음했다. 이 대표는 “아기가 어떤 순간에 우는지, 어떻게 대처했더니 울음을 그쳤는지를 연결짓는 과정”이라면서 “나중에는 스스로 아기 울음소리 데이터를 제공하려는 사람들에게서 크라우드 소싱 방법을 사용해 모았다”고 말했다. 디플리의 인공지능은 학습 과정에서 아기 울음소리와 고양이 울음소리를 가장 헷갈려 했다. 높은 톤의 여성의 웃음소리와도 혼동했다. 하지만 데이터 학습량을 늘리면서 정확도가 높아졌다. 지금은 업체 자체 평가로 90% 수준의 정확도를 보인다. 숙련된 전문가의 직관을 인공지능으로 구현한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이용해도 아기 울음이 상황에 따라 어떤 특성을 띠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이 대표는 “원인과 결과는 알 수 있지만, 그 사이에서 굉장히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해 결과에 이르는 과정을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은 블랙박스와 같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디플리는 이 인공지능을 이용한 앱 ‘바뱌(BABBA)’와 ‘와(WAAH)’를 서비스하고 있다. 바뱌는 아기 울음소리를 현장에서 분석해주는 것이고, 와는 아기와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아기 상황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주력하는 서비스는 바뱌다. 아기가 울 때 바뱌 앱을 켜고 5초간 울음소리를 녹음하면 아기가 왜 우는지 알려준다. 매일 3번 무료 분석을 해주고, 그 이상은 유료 결제를 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다. 이 서비스는 특히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 부모에게 도움이 된다. 이 대표는 “여러 소음 속에서 아기 소리를 구분해내는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면서 “청각장애인 부모가 혼자 집에서 설거지하거나 청소를 하는 중에 아기가 울면 알아차리기 굉장히 어려운데 이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기 울음소리는 전 세계 공통어라고 할 수 있다. 생후 5개월이 지나 부모의 언어를 학습하고 옹알거리며 따라하기 전까지는 전 세계 아이들이 인종과 국적 구별 없이 똑같이 운다. 디플리의 바뱌가 영어권에서도 서비스할 수 있는 이유다. 이 대표는 “현재의 정확도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데이터를 모아 정확도를 높이는 피드백 과정을 거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도 서비스하고 있는데 혼자 아이를 키우는 분들이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지 디플리 대표 / 이준헌 기자 비명소리 등 위험 감지, 감정도 인식 “세상 모든 소리에 의미를 더하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해석하는 AI.” 디플리가 개발하는 인공지능을 한마디로 설명하는 말이다. 그 뜻대로 디플리는 아기 울음소리 외에도 다양한 소리에 담긴 의미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한다. 공장의 기계 소리를 분석해 고장 여부를 파악하고, 비명소리를 인식해 위험 상황을 알릴 수도 있다. 지난해 디플리는 여성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자동으로 잡아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코이카와 협력해 이 알고리즘을 탑재한 위험 감지 시스템을 지난해부터 인도 방갈로르와 뉴델리 지역을 중심으로 보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려대 의대 병원, 각 지역 지자체와 협업한 환경음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기침소리나 신음소리를 파악해 위험 상황을 감지하면 의료진이나 담당 공무원에게 알려주는 사업이다. 향후 웨어러블 센서를 결합해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능을 더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최근에는 다양한 화자와 사람들의 목소리를 분류하는 일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나 치매, 뇌졸중이 있는 사람의 경우 말이 어눌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 상태를 분석하면 의료 부분에서 의미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플리의 음성 인공지능은 화자의 말소리에서 감정을 파악할 수도 있다. LG CNS와 협업해 개발한 기술로 대화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5초 이내에 검출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콜센터에 적용하면 고객이 상담에 만족했는지, 화가 나진 않았는지 알 수 있다. 자연어처리(NLP) 엔진이나 음성인식(STT)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면, 감정 인식 기술과 연동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이 대표는 “사람의 귀는 굉장히 민감해 상대방이 즐거운지 슬픈지를 눈을 감고 소리만 들어도 잘 알 수 있다”면서 “여러 개발자가 인간의 감정을 분류하는 알고리즘을 서로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공개하고 있지만, 아직 인공지능은 인간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디플리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핵심 기술은 ‘화자 분리’ 기술이다. 여러명이 대화할 때 특정인의 목소리를 구분해내는 능력이다. 사람들은 각자 목소리의 특색이 있는데 그 사람이 가진 목소리의 특색을 처음 10초 정도 학습시켜주면 그 이후 여러 사람이 섞여 대화해도 누가 말하는지 분리할 수 있다. 여기에 말을 자동으로 글자로 써주는 기술을 더하면 자동으로 회의록을 만들 수도 있다. 새로운 시작에 재미 느낀다면 창업 도전 이수지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전기·전자 학사, 서울대에서 뇌파 생체신호 분석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후 3년 동안 우울증 치료 기기로 유명한 ‘와이브레인’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창업을 결심한 이유를 묻자 “자기가 만든 기술이 직접 현장에서 쓰이는 걸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어릴 때부터 만드는 걸 좋아했던 그는 회사를 창업하고 나서도 여러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중에는 ‘웃음소리 감지기(디텍터)’도 있다. 그는 “사무실에서 얼마나 사람들이 웃으면서 일하는지를 알고 싶어 만들었다. 웃음소리가 얼마나 컸는지, 얼마나 계속 감지가 되는지를 월별로 나타내주는 장치다. 그런데 우리가 우울한 걸 정말 잘 반영했다”며 웃었다. 그렇게 재미로 몇가지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정말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뭘까 고민하던 끝에 나온 것이 아기 울음소리 분석 서비스였다. 그는 스타트업 창업 환경은 좋아지고 있지만 규제 분야의 회색 존을 줄이는 노력을 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령 아기 우는 소리를 부모의 허가만 있으면 모을 수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아 여러 변호사의 자문을 거쳤다. 최근 인공지능을 이용한 서비스의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커지는 것에 대해서는 아기 울음소리만 수집하고 나머진 모두 잘라내 저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보안장치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성 분석 인공지능은 이미지 분석 인공지능보다 구현하기가 어렵다. 영상이나 이미지와 달리 소리는 어떤 공간에 있는지, 얼마나 거리를 두고 있는지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공지능만이 아니라 오디오와 관련한 전문 지식도 필요하다. 산 하나를 넘으면 또 다른 산이 보이는 여러 난관이 있지만 그래도 이 일이 너무나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것에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창업에 나서면 좋겠다. 당연히 어렵고 너무 힘들지만, 창업하면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더 뚜렷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는 스타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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