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3,500 건 검색)
- ‘공무원 급여 일부 지역화폐로’ ‘민생지원금 확대’…전남도의회 ‘경기 회복’ 요구 분출
- 2025. 02. 13 13:58사회
- ... 10~50만원의 민생지원금을 지급한다. 영광군 홈페이지 캡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전남도의회에서 일부 시·군이 지급하는 민생지원금을 모든 도민에게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 칼자루 든 트럼프·머스크 폭주에…“의회 권력에 도전” 비판
- 2025. 02. 04 12:06국제
- ... 보건정책연구소 소장은 “삼권분립을 명시한 미국 헌법 제1·2조는 기관을 설립하고 폐지하는 것이 의회의 권한이라고 명시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정부 기관을 폐지하는 건 명백히...
- 미 ‘전쟁 영웅’ 한국계 고 김영옥 대령…의회 황금훈장 재추진
- 2025. 02. 02 20:53국제
- ... 의원 등은 이 같은 내용의 법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앞서 한국계 연방 하원의원들은 지난 의회 회기에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의회 황금훈장(Congressional Gold...
- ‘제천 화재참사 지원조례’ 끝내 무산…충북도의회 표결서 부결
- 2025. 01. 24 17:38사회
- ....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사망자 유족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조례 제정이 결국 무산됐다. 충북도의회는 24일 열린 제423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제천시 하소동 화재사고 사망자 지원 조례안’을 전체
- 의원제천충북부결조례
스포츠경향(총 115 건 검색)
- 인천 부평구의회, 지역 청년들과 함께 만든 ‘청년친화도시 조성’ 조례 제정 임박
- 2024. 08. 25 17:49 생활
- 인천 부평구의회 인천시 부평구의회와 지역 청년들이 2년 동안 함께 준비해 온 ‘부평구 청년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안’이 곧 발의가 될 예정이다. 부평구의회 의원연구단체인 ‘부평구 청년친화도시 조례 제정을 위한 연구회(대표의원 정예지)’는 지난 22일 복합문화공간 ‘청년공간 유유기지 부평’에서 개최 된 ‘부평구 청년친화도시 조례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청년친화도시 조성과 관련해 지역 청년 및 청년정책 전문가 제언을 듣고 이를 반영한 조례를 이달 내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안애경 부평구의회 의장 격려사와 함께 시작한 이날 토론회는 해당 연구단체 소속 의원 3인(정예지, 윤태웅, 정한솔)을 비롯해 관련 부서 공무원과 부평 청년 약 20명이 참석했다. 토론회는 청년정책 전문가 조은주 리워크연구소 소장이 ‘청년친화도시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발제한 이후 청년공간 매니저, 청년활동가, 미술작가, 청년창업가로 활동 중인 청년들의 조례 관련 지정토론이 있었으며, 이후 질의응답 및 토의를 통해 청년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정책 분석과 조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 하이키 ‘2024 K-엑스포’ 서울시의회 의장상 수상
- 2024. 08. 23 07:47 연예
- 그룹 하이키가 22일 ‘2024 K-엑스포’에서 서울시의회 의장상을 수상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GLG 제공 그룹 하이키가 ‘2024 K-엑스포’에서 서울시의회 의장상을 수상했다. 하이키(H1-KEY, 서이·리이나·휘서·옐)는 지난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그레이트홀에서 열린 ‘제6회 뉴시스 한류엑스포(2024 K-엑스포)’에서 서울시의회 의장상을 받았다. 하이키는 “이렇게 뜻깊은 상을 수상하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저희의 ‘SEOUL(서울)’이라는 곡 가사처럼 이 아름다운 도시 서울에서 지치지 않고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K팝 문화를 널리 알리는 하이키가 되도록 하겠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하이키는 “언제나 옆에서 응원해 주시는 우리 마이키(팬덤명)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고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덧붙였다. 이날 하이키는 지난해 역주행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와 ‘SEOUL’ 무대를 선보였다. 하이키는 완벽한 라이브와 퍼포먼스로 현장을 뜨겁게 물들였다. 앞서 하이키는 지난해 1월 발표한 미니 1집 타이틀곡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로 히트하며 믿고 듣는 아티스트 대열에 합류했다. 같은 해 8월 발매한 미니 2집 타이틀곡 ‘SEOUL’로 데뷔 후 첫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는 등 커리어 하이도 달성하며 입지를 견고히 다지고 있다. 또한 하이키는 지난 6월 미니 3집 ‘LOVE or HATE(러브 오어 헤이트)’를 발매, 활발한 국내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음악 및 팝 문화를 선도하는 매체 NME의 디지털 커버를 장식하며 글로벌한 영향력을 입증했다. 한편 하이키는 다양한 무대와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통해 전 세계 K팝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 산책하다 넘어진 어르신 완치를 도와준 체육공단 직원, 광명시의회 표창수상
- 2024. 02. 27 18:17 생활
- 지난 21일 광명시의회 안성환 의장(왼쪽)과 체육공단 장희영 대리가 표창장 수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조현재) 경륜경정총괄본부는 광명스피돔 산책로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 소속 직원(사업지원팀 장희영 대리)이 지난 21일 광명시의회(의장 안성환)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광명스피돔 산책로에서 70대 어르신이 넘어지며 얼굴 안면과 무릎 등에 타박상을 입게 되었고, 이에 경륜경정총괄본부 담당 직원은 보험처리를 통해 치료비 전액을 보상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 특히나 해당 어르신을 직접 찾아가 치료 상황을 확인하는 등 완치까지 성심성의껏 돕는 한편, 재발방지를 위해 사고 유발요인을 제거하는 등 후속조치까지 완료하였다. 이를 알게 된 광명시의회 이재한 의원은 세심하게 신경써준 해당 직원에게 보답하고자 시의회에 표창을 추천하였고, 광명시의회 안성환 의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게 되었다. 표창을 받은 장희영 대리는 “맡은 바 업무를 수행했을 뿐인데 표창까지 추천해주신 이재한 시의원과 표창을 수여한 안성환 시의회 의장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 필리핀 하원의회에서도 선플운동에 참여한다
- 2023. 12. 13 16:16 생활
- 민병철 선플재단 이사장이 필리핀의원들이 서명한 선플운동 서약서를 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상승만 총영사 (주 필리핀 한국대사관), Marissa ‘Del Mar’ Magsino하원의원, 민병철 이사장, Romulo Victor ISRAEL, JR 주한필리핀대사관 총영사, 이형세 경찰청 국장 선플재단(이사장 민병철 중앙대 석좌교수)은 12월 6일, 필리핀 하원의회를 방문하고, 하원의원 47명 으로부터 선플인터넷 평화운동 동참 서약서에 서명을 받아 필리핀 하원의회에서 선플운동을 이끌고 있는 마리사 맥시노(Marissa Magsino) 하원의원에게 전달하였다.이 서명지는 패니난드 로물란데스 (Ferdinand Romualdez) 하원의장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필리핀 하원의원에서의 선플운동 서약서 서명은, 2019년 민병철 이사장의 제안으로 Florida Robes 하원의원이 제18대 필리핀 하원의회에 선플결의안을 상정하였고, 당시 하원의원들이 선플서약서에 서명을 한 것으부터 시작되었다. 2023년 12월 6일, Marissa 필리핀 하원의원의 주도로 42명의 하원의원이 선플서약서에 서명하였으며, 이를 계기로 Marisa 의원은 ‘아동 대상 사이버 괴롭힘 방지법안’ (Anti-Cyberbullying Against Children Act) 을 의회에 상정했다. 마리사의원은, “선플운동은 청소년들의 언어 순화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필리핀의회에서 좋은 언어사용을 통한 아름다운 정치를 펼쳐 나가는데 꼭 필요한 운동이다. 선플재단팀이 필리핀을 떠난 이후에도 필리핀 상.하원의원들의 서명을 지속적으로 받을 예정이다.” 라고 말했다. 필리핀 의회 선플서명은 선플재단과 국회 선플위원회 (공동위원장: 이채익.홍익표의원) 공동으로 이루어 졌다. 이채익의원은 “필리핀 하원의회를 시작으로 선플운동이 필리핀 전역에 확산되어, 아름다운 인터넷 언어문화가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했고, 홍익표 의원은 “75년간 긴밀한 우호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필리핀과 대한민국이 선플운동을 통해 더욱 우의가 증진되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또한 이상화 주 필리핀 한국대사는 상승만 총영사가 대독한 축사에서 “필리핀에서도 선플운동을 통해 인터넷 역기능해소와 한-필리핀 양국의 친선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필리핀한국경제협의회 (PHILKOREC)와 선플클럽대표단 마리아 테레사 주한 필리핀대사는 “평화와 존중에 대한 공통된 가치인 선플운동을 필리핀의회에 전달하게 되어 큰 영광이다.”고 말했다. Maria Theresa 대사는 선플인터넷평화운동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2023년 12월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다. 김영배 선플클럽회장은 “한국과 필리핀의 경제인으로 구성된 한.필클럽이 마닐라에서 정식으로 발족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향후 양국의 선플경제인들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상호 사업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고 말했다. 민병철 이사장은 “선플 운동이 필리핀의회에서도 이루어 지게 되어 선플운동이 K-리스팩트 한류로 지구촌에 널리 알려지기를 희망한다” 며, “온오프상에서 사이버폭력 및 인권침해에 맞서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고 말했다. 한편 2007년, 인터넷상의 악플과 혐오표현을 추방하기 위해 민병철 교수가 한국에서 최초로 시작한 선플운동에는2022년 9월, 대한민국 국회의원 100% 전원이 서명하였으며, 전국 7천여 개 학교 및 단체, 80여 만명의 네티즌들이 동참하고 있다. 왼쪽에서 3번째: 김영배 (선플클럽 회장), 민준기 (덴톤스리 파트너 변호사), 민병철이사장, Ferdinand Martin Romualdez (필리핀 하원의장), 이형세국장) Ethan S. Kwon(필리핀선플운동 공동부위원장), 오른쪽에서 2번째: Romulo Victor ISRAEL, JR. (주한필리핀대사관 총영사)
주간경향(총 20 건 검색)
- “지속가능한 경제 위해 의회 더 많이 진출해야”(2023. 06. 23 11:18)
- 2023. 06. 23 11:18 정치
- ㆍ녹색당 정치인 위테브로이크·밀느가 본 녹색당의 과제 에블린 위테브로이크 / 서성일 선임기자 1972년 호주에서 ‘태즈메이니아 연합모임(United Tasmania Group)’이라는 이름으로 첫 녹색당이 탄생했다. 이후 전 세계 곳곳에 들불처럼 녹색당이 등장해 지금은 100개가 넘는 녹색당이 활동 중이다. 기업 활동의 자유와 재산권 보호를 중시하는 보수당이나 노동자 운동에서 탄생한 좌파 정당은 모두 계급정당을 표방한다. 계급의 이해가 아닌, 인류 전체의 생존 그리고 더 나아가 지구에 몸담고 모든 생명을 염두에 둔 녹색당은 이들과 출발선부터 다르다. 이들의 생명정치, 녹색정치는 기후위기 시대에 더 각별한 중요성을 갖게 됐다. 독일을 비롯해 유럽 7개 국가에서 녹색당이 정부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흔히 오해하듯 녹색당은 ‘나무만 껴안는 사람’이 모인 곳이 아니다. 민주주의와 인권, 사회정의와 평화를 지향하는 정당, 다양성을 존중하고 자원순환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다. 그리고 이 철학을 공유하는 전 세계 녹색당의 모임이 글로벌그린즈이다. 지난 6월 8~11일 인천에서 글로벌그린즈 총회가 열렸다. 녹색당이 시민들에게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기 위해 어떤 노력과 전략이 필요한지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여기에 여러 전·현직 녹색당 정치인들이 참여했다. 유럽녹색당 공동대표를 지내고 현재 브뤼셀 지방의원으로 일하는 에블린 위테브로이크와 태즈메이니아주 상원의원을 거쳐 글로벌그린즈 앰버서더로 활동하는 크리스틴 밀느도 그 일원이다. 지난 6월 9일 총회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녹색정치가 의회에 진출하기 위한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화석연료 산업에 포획된 의회에 녹색당이 더 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서 에코사이드(생태학살)가 주요하게 논의됐다. 에블린 “에코사이드 법제화 운동은 약 5년 전부터 시작했다. 먼저 정의를 명확히 하는 작업을 했다. 정의는 간명하다. 생태계에 심각하고 광범위한 장기적 악영향을 주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왜 지금 이게 필요한가. 향후 몇 년간이 매우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 다양성이 훼손되고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홍수나 가뭄 같은 재난을 겪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이다. 생명다양성을 공격하는 국가와 기업체에 속한 개인의 행위를 처벌할 필요가 있다. 현재 녹색당을 중심으로 각국 의회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유럽의회에서도 지난 3월 에코사이드 정의를 채택하고, 기존 형법 체계에 집어넣기로 합의하는 성과가 있었다. 벨기에 의회도 논의를 시작했다.” 크리스틴 “호주 토레스 해협의 섬 원주민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그들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섬이 침수되고 있다면서 호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정부와 기업에 책임을 묻기 위해 법원을 이용할 것이다.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법을 강화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화석연료 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의회에 진출해 정치인들이 화석연료 산업에 얼마나 포획돼 있는지를 폭로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호주 정부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리를 취하는 가스업계를 대상으로 새로운 조치를 부과하겠다고 했는데, 그 수준을 정하는 협상 장소에 가스업계 인사들이 함께 있었다. 업계가 준비한 수준에서 세금을 결정하는 식이다. 자원 기반 산업에 의한 국가 포획의 대표적 사례다.” -경제 성장을 포기할 수 있을까. 에블린 “도넛과 같은 순환경제로 전환해야 한다. 기업이 생산방식을 바꾸고 재사용·재활용을 늘린다고 하지만 그린워싱은 아닌지 주시해야 한다. 순환경제로도 충분히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벨기에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분야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다. 자원순환과 지속가능한 식품, 수자원 관리에서도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지속가능한 경제가 가능함을 입증하는 건 녹색당의 도전과제다. 처벌이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적으로도 득이 되는 활동임을 입증하는 일이 중요하다.” 크리스틴 “유한한 행성에서 무한히 경제 성장을 할 수는 없다. 사용량을 줄이고, 사용한 것을 재활용해야 한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바꾸고, 그 전기차를 재생에너지로 구동해야 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나 배터리 모두 광물을 비롯한 자원이 필요하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수요를 줄여야 한다. 전기차를 장려하되 소형차를 권장하고, 도시를 재설계해 자동차 대신 자전거 이용을 확대해야 한다. 석기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소비를 줄여도 편안하고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다. 사용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효율적으로 사용하자는 말이다. 더 민감하고, 더 현명해져야 한다.” -이탈리아를 비롯해 극우 세력이 부상 중이다. 에블린 “유럽의 문제는 북유럽을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극우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환경의식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그곳에서도 많은 사람이 극우와 보수당에 투표한다. 난민 문제와 함께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경기침체가 겹쳤기 때문이다. 우려스러운 건 알다시피 우파는 기후 문제에 있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들을 지지자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에블린 “그게 불가능하다면 내가 정치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해답은 지역에 집중하는 것이다.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해법을 갖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이상이 아니라 현실적 대안을 제안해야 한다. 시민들을 찾아가 그들과 말해야 한다.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시민들에게 우파가 해답이 아니라고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극우를 지지할 수 있냐며 비난해선 안 된다. 사람들을 죄인으로 만들어서도 안 된다. 설명하고, 답을 줘야 한다. 그 답은 국제적인 답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일상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답이어야 한다.” -녹색당의 지향점은. 에블린 “많은 정치인이 기후 문제가 단지 환경 문제만이 아니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적 문제이자 사회적 문제이고, 절대적으로 글로벌 관점에서 봐야 하는 문제다. 녹색운동이 바라보는 관점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은 녹색당이 나무만 심길 원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한다. 사실이 아니다. 내가 정치를 시작했던 때는 벨기에 녹색당이 창당한 1982년이다. 창당했을 때 숲을 구하자는 운동이었다기보다 평등과 연대와 같은 사회적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 내게 녹색당원(to be a green)이 되는 건 단순히 나무나 곤충을 구하는 의미가 아니다. 한 살 된 손자와 같은 다음 세대를 위한 싸움이었다. 또한 언제나 글로벌한 싸움이었다. 난 비정부기구 활동가가 아니라 정치인이다. 따라서 내게 투표할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들은 오직 환경만 생각하는 사람을 뽑지는 않는다. 글로벌 문제와 경제적·사회적 삶의 질과 같은 모든 문제의 정책적 대안을 갖고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이런 걸 보여주는 데 때로 녹색당이 어려움을 겪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들은 우파와 좌파, 리버럴엔 익숙해도 녹색은 뭐냐고 묻는다. 계급적 정당 투표에 익숙한 유권자들을 상대로 녹색당의 정체성을 설명하기가 쉽진 않다.” -호주 정부의 기후정책을 평가한다면. 크리스틴 “호주는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43%까지 배출량을 감축하겠다는 목표(한국은 2030년까지 2018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40% 감축 목표 밝힘. 시점이 과거일수록 감축 부담이 커짐)를 밝혔다. 하지만 1.5℃ 내 억제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43%가 아니라 76%가 돼야 한다. 지금 목표도 새로운 석탄과 가스 채굴을 계속 승인하고 있어서 실현이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호주 총선 결과 자유당에서 노동당으로 정부가 바뀌었고, 새 정부는 국제사회에 ‘호주가 돌아왔다. 호주가 세계시민으로 돌아왔다’고 말했지만, 이전 정부와 새 정부 사이에는 말과 표현 방식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가 없다. 최근 미국 ‘기후무결성센터(Center for Climate integrity)’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세계에서 가장 큰 오염을 일으킨 20개 기업 중 호주의 BHP(세계 최대 광산업체)가 20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만이 아니라 많은 호주 광산회사들이 중앙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서 광산을 개발하면서 생명다양성을 파괴하고 있다. 호주는 2025년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를 유치할 계획인데 새로운 광산과 석유, 가스 채굴을 허가하는 한 태평양 국가들에 호주를 지지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크리스틴 밀느 / 서성일 선임기자 -최근 호주에서 산불이 큰 문제가 됐다. 크리스틴 “2019년 산불로 호주 전역에 걸쳐 광범위한 숲이 잿더미가 됐고 수많은 동식물이 사라졌다. 끔찍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겪었던 큰 홍수로 사람들은 지구온난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가속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원인은 날씨 때문이지 기후가 아니라고 말했던 기후 부인론자들은 적어도 호주에선 사라졌다. 하지만 새로운 논리가 등장했다. 지금 당장은 어렵다. 너무 빨리해선 안 된다는 지연의 논리다. ‘지연’은 호주에서 효과적인 새로운 기후부인론이 됐다.” -태즈메이니아를 비롯해 호주 원시림 보호에 힘썼다. 크리스틴 “벌목한 숲보다 원시림이 화재에 대한 탄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구온난화로 더 크고 빈번하게 산불의 위험을 직면한 지금 숲을 온전한 형태로 남겨두는 일이 중요하다. 50년 동안 캠페인을 벌여왔는데 이제 원시림 벌목을 끝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았다. 서호주에서는 원시림 벌목이 금지됐고, 불과 몇 주 전 빅토리아주에서도 더 이상 원시림 벌목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호주의 환경 단체들과 협력해 뉴사우스웨일스와 태즈메이니아에서도 벌목업계의 로비를 종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바이오매스를 확보하기 위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경향도 있다. 크리스틴 “유럽의 많은 녹색당은 석탄과 가스 대신 바이오매스(산림부산물)를 태우는 것을 재생에너지로 용인하고 있다. 그 나무가 어디에서 왔는지 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았다. 사탕수수와 같은 농업 폐기물에서 얻은 것은 괜찮지만 유럽에서 바이오매스를 위한 목재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대규모 삼림 벌채가 진행되고 있다. 바이오매스 연소는 생물다양성 손실을 가속화하는 또 다른 방법일 뿐 아니라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숲을 제거하면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한다.” -녹색당 안에서 의견이 갈리는가. 크리스틴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기보다는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해서이다. 제대로 된 정보를 얻는다면 의견이 바뀌리라고 본다. 문제는 회계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상의 회계규칙에 따라 숲이 태워지는 곳(유럽)이 아니라 숲이 잘린 곳에서 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계산된다. 그래서 유럽에서 서류상 배출량을 줄이기를 원한다면 바이오매스가 좋은 해결책이 되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그러나 해결책이 아니다.” -녹색당이 대안이어야 하는 이유는. 크리스틴 “녹색당이 전 세계의 권력을 장악하고 그 힘을 인류와 지구의 생존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시간이 부족하다. 국가 주권에 사로잡혀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지구온난화, 생물다양성 손실, 핵전쟁 같은 원하지 않는 선택지가 다가오고 있다. 미래가 불안하다고 생각한다면 녹색이 답이다. 전 세계에서 가능한 한 빨리 녹색정치가 정부에 들어가야 한다.” -총회 연설에서 민주주의 강화를 강조했다. 크리스틴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 비폭력 평화 시위에 대한 권리는 모든 환경 문제 해결에 매우 중요하다. 민주주의를 강화하지 않으면 전 세계 생물다양성 손실과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일례로 선거제도를 들 수 있다. 많은 정부가 우리에겐 민주적 시스템이 있고, 누구나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규정이 엄격해 자동으로 배제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에서는 출마 비용(기탁금의 경우 국회의원 1500만원, 시도의원 300만원, 구시군의원 200만원)이 많이 든다고 들었다. 특권층이 아닌 일반 시민이 다수인 정당이 차별을 받는다. 따라서 한국 사회에서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할 일은 선거제도 개방이다. 선거 시스템에 대한 접근성 문제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돈 때문에 배제돼선 안 된다. 기득권 세력의 의도적인 정책을 경계해야 한다.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녹색당이 당선될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선거제도 때문이다. 유럽의 녹색당이 한국의 녹색당보다 똑똑해서가 아니다. 비례대표제에 기반을 둔 선거제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10%를 득표하든 5%를 득표하든 그 비율만큼의 의석을 얻는다. 물론 호주와 영국에서도 하원의원에 당선되려면 과반을 얻어야 해서 신인이 선출되기는 매우 어렵다. 유럽에서 보듯, 비용을 낮추고 더 공정한 비례대표제로 가는 선거제도만이 이 모든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정치에서 얻은 경험은. 크리스틴 “가장 중요한 끈기를 배웠다. 옳은 일임을 알고 끈질기게 노력하면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고 승리할 수 있는 시점이 온다. 문제는 지구온난화와 생물다양성 손실로 인해 지금 우리에게 시간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혁신은 향후 10년 안에 이뤄져야 한다. 한국의 녹색당이 정부에 진출해야 하는 까닭이다. 호주도, 전 세계도 마찬가지다.” 에블린 “글로벌 그린즈는 글로벌 문제와 지역 문제 사이에서 연결점을 만들고자 한다. 인구 6만명의 그렇게 크지 않은 도시의 의회와 정부에서 일했다. 거기서 한 일이 때론 유럽 레벨의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언제나 둘 사이에서 연결점을 찾으려고 했다. 유럽의회는 내가 사는 브뤼셀에 있다. 이곳의 주민들은 ‘그래 가까이 있지만 난 너희들이 거기서 뭘 하는지 몰라’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늘 두 층위 사이의 연결점을 만들길 원했다. 지역 레벨에서 하는 행동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내년 6월 6~9일 유럽의회 선거가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 유럽에서 우파와 포퓰리스트,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세를 얻어가고 있다. 이런 우파의 파고에 함께 맞서기 위해 전 유럽의 녹색당은 매우 긴밀히 협업해야 한다.”
- 표지 이야기
- “기초의회부터 공략, 영향력을 증명하라”(2023. 06. 23 11:18)
- 2023. 06. 23 11:18 정치
- ㆍ‘첫 지방의회 다수당’ 영국 녹색당, 한국에 ‘바닥부터 접촉’ 조언 2024년 열릴 예정인 런던 시의회 선거에 출마할 런던 녹색당의 예비 후보자들의 모습이 찍힌 홍보물 / Pete Elliott 페이스북 영국은 한국과 비슷하게 오랫동안 양당제와 소선거구제 중심의 선거제도를 유지해온 나라다. 기득권 양당(보수당과 노동당)이 새로운 정치세력의 진입을 제도적으로 막은 결과 잉글랜드웨일스 녹색당은 2019년 총선에서 650석 중 1석밖에 얻지 못했다. 올해 양상은 달랐다. 지난 5월 실시된 영국 지방의회 선거에서 크게 선전하면서 무려 241석을 늘린 481명의 지방의원을 당선시켰다. 특히 전통적으로 보수당이 강세이던 미드 서퍽(Mid Suffolk) 지역에서는 34석 중 24석을 차지해 영국 역사상 최초로 의회 다수당이 됐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택해 10년 대계를 세운 후 밑바닥부터 유권자들과 접촉을 늘린 결과다. 세계녹색당총회 기간이던 지난 6월 9일 김찬휘 대표를 비롯한 한국 녹색당 지도부는 영국 녹색당 대표단을 만나 선거 승리 비결을 청취했다. 런던 남부 램버스 지역의 피터 엘리엇 의원과 선거전략 담당인 세스 파이퍼, 캐서린 도킨스가 참여했다. 이들은 목표를 정해 승리 전략을 짠다는 ‘타깃 투 윈’ 개념을 소개했다. 노르웨이를 비롯해 유럽 각국의 녹색당 선거 캠페인에서 활약한 세스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공략 대상으로 정하고, 거기에 당력을 쏟아부어 한명이라도 당선을 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명이라도 당선을 시켜야 그 사람과 녹색당이 끼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강력하고 긍정적일 수 있는지 지역사회에서 가늠해볼 수 있어서다. 기업(보수당)과 노동조합(노동당)의 지원을 받지 않는 녹색당은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매우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당선에 필요한 득표수가 1만 표 이상인 런던 같은 대도시보다 100~200표면 충분한 ‘하이퍼로컬’(아주 작은 동네 생활권)을 주로 노렸다. 피터 의원은 “작은 선거구에선 충분히 양당 구도를 깰 수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에서부터 전략을 실행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선출된 후에는 일을 망치지 않고, 잘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다음 선거에서 득표율을 높일 수 있다. 사람들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자리도 열심히 만들어야 한다. 피터 의원은 선거가 있기 수년 전부터 지역사회에 얼굴을 알리고, 이미 선출된 것처럼 활동했다고 한다. 피터 의원은 풀뿌리 활동을 강조했다. “일종의 이벤트 조직을 권합니다. 인공지능을 비롯해 현재 이슈가 되는 주제에 대해 재미있고 유익한 행사를 열어 사람들을 초대하고, 그들을 녹색당원과 자원봉사자로 등록하도록 유도하면 다음 단계로 그들이 자연스럽게 친구,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입니다.” 지역민들이 이용하는 앱을 활용해 지역의 의제를 확인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개인정보를 얻기 어렵다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캠페인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초등학교 앞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청원을 받으면서 자연스레 연락처를 확보하는 식이다. 피터 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조언을 더 했다. “지구를 위해 녹색당이 필요하니 크게 생각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세요. 당선자를 낼지, 득표율을 높일지 전략을 세우고 우리가 가야 할 곳에 어떻게 하면 도달할 수 있을지 알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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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 舌전]“이상민 탄핵소추는 의회주의 포기”(2023. 02. 10 11:36)
- 2023. 02. 10 11:36 정치
- “의회주의 포기다. 의정사에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 대통령실 상징체계 / 대통령실 제공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2월 8일 국회에서 가결되자 대통령실에서 내놓은 입장이다. 이날 국회는 출석 의원 293명 중 179명 찬성으로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탄핵소추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과반수(150석)로 이를 훌쩍 넘겼다. 국무위원 탄핵소추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59명의 무고한 목숨을 잃은 ‘이태원 참사’를 놓고 이 장관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물러났으면 됐을 일이나, 윤석열 정권은 끝내 답을 내놓지 않았다”면서 “이에 법에 따라 가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가 국가의 안전은 정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에서 현명하게 판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탄핵 요건에 전혀 해당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정치적 쇼를 하는 민주당에서 국민의 안전, 헌법 질서 이런 건 더 이상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입장문을 내고 “탄핵소추안 의결로 인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주간 舌전
- ‘박희영 구청장 지킴이’ 된 용산구의회(2022. 12. 09 11:26)
- 2022. 12. 09 11:26 정치
- ㆍ“구청장도 가족” 핼러윈 참사 조사특위 재차 부결 ㆍ체육센터에 ‘박희영 마녀사냥 구명운동’ 탄원서도 국민의힘 소속 서울 용산구의회 의원들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진상조사 요구안을 부결시키면서 박희영 용산구청장 지킴이로 나섰다. 진상조사 요구안 부결은 이번이 두 번째다.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들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진상조사를 위한 행정사무감사 요구를 하자 “누가 누구에게 잘잘못을 따지고 조사할 수 있나”, “구청장도 공무원도 다 우리의 가족”이라며 진상조사에 반대하고 나섰다. 의회에 출석한 박희영 구청장은 “다시는 불행한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사고 수습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고 비상연락망 및 보고체계도 전면 개편하는 등 구정 시스템을 혁신하겠다”라면서 “구민들이 간절히 원하셨던 공약사업들을 잘 챙기도록 하겠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가장 큰 의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셈이다. 지난 11월 7일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에 출석했다. / 박민규 선임기자 공약 사업 챙기겠다는 구청장 지난 11월 21일 용산구의회 본회의에서는 백준석 민주당 구의원의 대표발의로 ‘10.29 참사 진상조사 및 대책 마련을 위한 행정사무조사요구의 건’이 안건으로 올라왔다. 신속한 사고 수습과 참사 원인 규명, 향후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을 위해 의회가 ‘10.29참사 진상조사 및 대책 마련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특위)’를 구성해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모두의 책임’이라며 특위 구성을 반대하고 나섰다. 김성철 의원은 참사에 대한 구의회 책임을 거론하며 “구의회 차원에서 핼러윈 데이 사전 안전대책과 관리계획 등에 대해 관심을 가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반성한다”라면서 “구의회가 자기반성은 뒤로하고 마치 집행부의 전적인 잘못인 양 참사 나흘 만에 집행부를 향해 날을 세우고 특위를 열어 조사와 소환을 하겠다고 한다. 용산구 의원의 올바른 자세는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 “누가 누구에게 잘잘못을 따지고 조사할 수 있나. 1300명의 직원과 13명의 구의원 모두 짐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특위 구성에 반대했다. 김송환 국민의힘 의원도 “먼저 사과하지 않고 상대의 반성과 성찰을 기대하는 것은 이기적인 생각이라 했다. 여러 상황을 핑계로 좀더 면밀하게 접근하지 못한 부분 죄송스럽고 부끄럽게 생각한다”라며 사과를 앞세워 특위 구성을 반대했다. 그러면서 “구청장도 공무원도 다 우리의 가족”이라며 “(특위 구성은) 공무원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주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자리에 출석한 박희영 구청장은 “사고 수습과 재발방지책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구민들이 간절히 원하셨던 공약 사업들도 잘 챙기도록 하겠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가장 큰 의무라고 믿는다. 의회에서도 적극 협력해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희영 구청장은 병원 진료를 이유로 질의를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의회는 주민을 대표해 지역의 정책 결정자, 지역의 대표자 및 갈등 조정자, 행정 감시자로서 조례의 제·개정, 폐지 및 예산의 심의, 확정 결산 승인의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집행부에 대하여 행정사무 감사 및 조사를 한다. 구의회가 구청을 조사하는 특위를 구성하는 것은 행정 감시자로서 구의회의 당연한 의무다. 이를 문제 삼고 “잘잘못을 따질 수 없다”, “구의회는 구청장과 공무원과 한 가족”이라며 특위 구성에 반대한 것을 두고 ‘박희영 구청장 지키기’로 변질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장정호 민주당 의원은 “구청장을 지키려는 호위무사로 소탐대실의 행태를 보여주는 국민의힘 구의원들에게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라며 “위원회를 구성해도 12월 17일 이후부터 활동이 시작되므로 공무원들의 업무에 과중이 걸린다는 건 잘못된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날 특위 구성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 6명이 반대하고 1명이 기권하면서 부결됐다. 용산구의회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7명으로 민주당(6명)보다 한 명 더 많다. 조사보고서 채택해 기록 남겨야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한 민주당의 특위 구성 요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1월 14일 열린 임시회에서도 ‘이태원 참사 조사 대책 마련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이 상정됐으나 부결됐다. 당시 임시회 소집을 앞두고 11월 11일 열린 운영위에서는 특위 구성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지만, 사흘 후 열린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이 운영위 합의를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백준석 의원은 “첫 번째 특위 구성 요구는 국민의힘과 사전에 합의해 일반 특위로 안건을 올렸다. 일반 특위에서는 구청장을 증인으로 부를 수가 없다. 구청장을 증인으로 안 부르는 조건으로 운영위에서 특위 구성에 합의했는데, 이를 본회의에서 무산시켰다”라고 말했다. 운영위가 국민의힘 의원 3명, 민주당 의원 2명으로 구성된 만큼 국민의힘 동의 없이는 안건을 가결하기 어렵다. 당시 운영위 합의를 뒤집은 것과 관련해 운영위원회 소속 김송환 의원은 “오천진 구의장이나 김성철 원내대표에게 내용을 듣는 게 논란이 없을 것”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운영위 합의 번복을 두고 운영위에서 본회의가 열리는 사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다른 지시가 내려온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지난 11월 15일에는 용산구 관내 체육시설 등에 ‘국민의힘’을 명시한 ‘박희영 구청장 구명운동’ 탄원서가 비치돼 논란이 됐다. 탄원서의 내용에는 “용산구 국민의힘 당원들과 지역 주민들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언론의 마녀사냥식 보도 등으로 박 구청장이 희생당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리며 안타까운 심정으로 자발적 구명운동에 동참해 탄원서를 제출한다”고 적혀 있다. 탄원서를 주도한 김성철 의원은 “박희영 구청장이 당선된 지 4개월이 좀 넘었고 지지율이 60%가 넘었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보면 맹목적이라 할 수 있는 지지층이 있다. 교회, 목사님 등을 중심으로 그런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하게 됐다”라며 “당과는 상관없고 주민들의 뜻을 모아서 내가 주도했다”라고 말했다. 시민사회에서는 재난 대비 및 대응에 구청이 제 역할을 못 해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구청을 감시하고 조사해야 하는 구의회가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11월 15일 용산시민연대는 논평을 내고 “의회의 역할이 구청장의 방패막이가 아닐진대, 매우 실망스럽다”라며 “용산에서 발생한 엄청난 참사의 원인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용산구의회의 책무이므로 이른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라고 지적했다. 백준석 의원은 “우리 구에서 일어난 참사에 대해 구의회가 책무를 다하려면 특위를 구성해 조사보고서까지 채택해야 한다. 기록으로 남겨야 할 사안”이라며 “예결위 업무가 마무리되는 대로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다시 한 번 공식적인 논의를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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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젤렌스카 여사, 외국 대통령 부인 최초 美의회 연설…사망 어린이 사진 공개 지원 호소
- 2022. 07. 21 13:32 화제
-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젤렌스카 여사가 20일(현지 시간) 미국 의회 연설을 통해 자국 지원을 호소했다. 야후 뉴스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미국 국회의사당 단상에 섰다. 그는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숨진 아이들과 여성들의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며 서방 국가를 향해 공무기 시스템 지원을 호소했다. 미국 야후 뉴스에 따르면 젤렌스카 여사는 “나는 미 의회에서 연설하는 첫 외국 대통령 아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는 나와 내 나라에 중요한 일이며 오늘 나는 정치인과 당 대표뿐만 아니라 어머니와 아버지, 할머니와 할아버지, 딸과 아들로서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우크라이나어로 연설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젤렌스카 여사가 20일(현지 시간) 미 의회에서 러시아 공격에 쓰러진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야후 뉴스 캡처 젤렌스카 여사는 자신이 지난 크리스마스에 만난 4살 여아 리사의 쓰러진 유모차 사진을 포함해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어린 소녀와 소년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나는 리사가 쾌활하고 장난기 넘치는 아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는 더이상 우리와 함께 있지 않다. 지난 7월 14일 리사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사는 러시아군에 의해 폭격당한 우크라이나 쇼핑몰에서 발견된 직원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그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쇼핑몰은 더이상 없다. 러시아의 로켓이 모두를 죽였다”라고 밝혔다. 젤렌스카 여사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는 3천여개의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쟁으로 사망한 우크라이나 아이는 몇 명일까?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가정이 파괴될 수 있을까?”라고 강한 어조로 반문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사망한 우크라이나 민간인의 사진을 공개하며 지원을 호소했다. 야후 뉴스 캡처 최근 유엔 발표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300명 이상의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 5천 명 이상이 사망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아내의 발언은 평화적인 문제, 교육, 인권, 평등에 그친다. 그리고 어쩌면 여러분들은 내가 그런 주제로 말하길 기대했을 거라고 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침략과 테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어떻게 그런 이야기에만 머물 수 있을까. 러시아는 우리 국민들을 파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러시아는 평화로운 우크라이나와 사람들을 상대로 ‘헝거게임’을 하고 있다. 그들은 결코 자신들의 뉴스를 방송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연설을 마쳤다. 젤렌스카 여사가 연설을 끝내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미치 맥코넬 상원의원을 포함한 여러 의원들이 그에게 오랜 기립박수를 보냈다. 젤렌스카 여사는 향후 워싱턴 D.C.에 도착해 바이든 대통령, 영부인 질 바이든, 안토니 블링켄 국무장관 등 다양한 미국 관리들과 만난다. 그녀의 의회 연설은 미국 국방부 대변인 존 커비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추가로 합병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경고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 [엄마와 함께 출근하는 날]시의원 엄마 김혜련과 딸 정지민양의 의회 견문록
- 2014. 08. 05 16:54 육아/교육
- 지민이는 의사봉이 생각보다 무겁다고 했다. TV에선 언제나 의사봉을 두드리면서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거나, 의사봉을 서로 뺏기지 않으려 몸싸움을 해 가벼운 줄 알았다나. 이 말을 들은 시의원 엄마는 얼굴을 조금 붉히며, 의사봉을 든 딸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무거운 의사봉의 무게를 견디며 서로 양보할 수 없는 많은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이른바 ‘의원님’ 소리 좀 듣는다는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검은 양복이나 그보다 더 검은 고급 승용차 그리고 어디서나 반짝이는 금배지 같은 것들이 생각난다. 무엇 하나 친근한 게 없다. 정치인 이미지라는 건 남녀노소,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대동소이하다는 데 크게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짙은 색안경을 끼고 만난 김혜련 고양시의회 의원(37, 정의당, 고양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 그런데 웬걸! 어설픈 거들먹거림은 애초부터 없었던 것 같고, 하하호호 호탕하게 웃으며 누구와도 격의 없이 인사했다. 엄마와 함께 의회로 온 초등학교 2학년 딸 정지민양(9)에게 “벌써 이렇게 컸니?” 하고 알은체하며 인사를 건네는 주민과 의회 직원들이 많았다. “만 25세에 시의원에 당선됐어요. 전국 최연소 당선이었죠. 시의원이 된 뒤 결혼했고, 시의원 활동하면서 임신해 둘째 아들도 낳았고요(웃음). 제아무리 직업 정치인이라 해도 저만 한 성골 직업 정치인은 없을걸요?”(웃음) 김 의원이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우리나라가 꼭 북유럽의 어느 국가 같았다. 미혼의 열혈 처녀가 시의원 선거에도 나가고, 시의원 하면서 결혼도 하고, 임신부의 몸으로 시의회 활동도 하고, 또 아이도 낳았으니 말이다. 일신상의 문제로 잠깐 쉬어도(?) 될 법한데 쉼 없이 정치 활동을 했다는 게 놀라웠다. 주변에서 말리는 사람 없었냐고 묻고 싶었다. 그러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녀의 에너지를 보니 굳이 질문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정치인들은 스스로를 일꾼이라 일컫는다. 김 의원이야말로 일꾼이란 단어가 적합한 사람이었다. “정치인은 연예인과 비슷해요. 항상 컴백을 노리고, 사람들에게 잊히면 안 되기도 하고요(웃음). 전 세상을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이 정치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정외과에 진학했죠. 처음 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당선 여부보단 그 과정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즐겼어요.” 결혼이나 출산, 육아 등도 정치인 김혜련의 발목을 잡을 이유는 되지 못했다고 했다. 여자로서 겪어내는 모든 과정이 바로 정치와 맞닿아 있는 부분들이기 때문이라면서 말이다. 도움이 됐으면 됐지, 방해가 될 일은 결코 아니라고 했다. 엄마, 의사봉이 이렇게 무거워? 초등학교 2학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민이는 엄마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비록 구체적인 내용까진 모르지만 그건 자신이 2학년이라 아직 사회를 배우지 않아 그런 거라며 할 말은 다 하고 쑥스러운 듯 웃었다. “선거 때요, 엄마 사진이 큰 건물에 여기저기 걸려 있고 집으로 엄마 사진과 엄마에 대한 글이 쓰여 있는 종이들이 배달되잖아요. 우리 반 아이들이 ‘이거 너네 엄마지?’ 하고 묻기도 하고요. 이번 선거 때는 엄마랑 사진도 찍었어요. 그러니 잘 알죠.” 김 의원은 지민이의 말이 재밌는지 연신 “진짜 엄마가 무슨 일 하는지 알아?” 하고 묻고 또 묻는다. 시의회 의사당에 딸과 함께 온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민이는 낯설어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촬영 내내 긴장하지 않고 잘 웃는 사람은 되레 지민이였을 정도다. 엄마가 시의원이어서 좋은 점을 물었더니 “학교 행사에 온 엄마를 교장선생님이 소개할 때”라고 답했다. “시의원 일은 지역 주민들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거든요. 우리 동네에 무슨 일이 있다 하면 거기엔 언제나 시의원들이 있죠. 잘 모르는 분들은 허울 좋게 인사나 하고 다닌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정작 주민들은 안 그러세요. 아, 저 사람이 우리 일에 관심을 갖는구나, 하고 여기시거든요. 학교 행사에도 종종 초대받아요.” 김 의원은 주민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거의 간다. 그중에는 딸 지민이가 다니는 학교도 포함된다. 학교에 행사가 있으면 김 의원은 지민이 엄마가 아닌, 내빈으로 참석한다. 식순에 의해 소개도 받는다. 지민이는 그런 엄마를 신기하게 여긴다고 했다. 아직 사춘기 전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면서 딸을 지그시 바라본다. 그 눈에는 기특함이 가득하다. 지민이는 무엇보다 의사봉에 큰 관심을 보였다. 뉴스에서 늘 보던 거라 제일 궁금했다고 한다. 의사당 중심에 있는 의회장석으로 갔다. 그리고 의사봉을 들어보던 지민이가 눈이 휘둥그레진다. 무척 무겁다는 것이다. “뉴스에서 보면 언제나 이 의사봉을 여러 번 꽝꽝 내려치기도 하고, 의사봉을 한 손으로 들고 뺏고 뺏기는 싸움도 하잖아요. 그래서 굉장히 가벼운 줄 알았어요.” 의사봉이 원래 이렇게 무겁냐는 지민이의 물음에 김 의원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그럼 엄마가 도와줄까?” 하고 딸과 함께 의사봉을 몇 번 두드려본다. 김 의원은 엄마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알려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며 자신이 속해 있는 상임위원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시의원은 풀뿌리 민주주의 전도사 김 의원은 현재 고양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민이는 상임위원회장에서 엄마의 이름 석 자가 새겨진 명패가 있는 자리를 금세 찾아냈다. 김 의원은 딸에게 시장이나 구청장들이 작성한 예산안을 심의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낸 소중한 세금이 낭비되거나 불필요하게 사용되는 것을 막고 감시하는 일을 한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고지서에 보낸 사람이 구청장이나 시장으로 돼 있으면 그건 지방세야. 시의회에서 감시하는 부분이지!”라고 김 의원은 지민이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지민이는 제법 열심히 메모를 하면서 그래도 어렵단다. “사회를 아직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에요”라는 말도 잊지 않았던 지민이가 문득 엄마에게 “시의원이 돼 좋았던 것은 뭐예요?” 하고 묻는다. 마침 그 질문을 하려던 참이어서 지민이 질문에 슬쩍 묻어갔다. “고양시는 신도시와 농촌이 혼재돼 있는 곳이에요. 사실 이 지역 분들은 어느 지역보다 보수적이시고요. 여기 어르신들이 보시기엔 당도 이상하고, 여자고, 제 존재 자체가 참 낯선 거예요. 부탁할 일이 있어도 처음엔 저를 잘 안 불러주셨어요. 한번은 어떤 경로잔치에 참석한 이후 저에게 전화를 주신 적이 있어요.” 주민들의 전화를 받자마자 김 의원은 해당 마을을 바로 찾아갔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만들어진 마을이었다. 길도 좁았고, 주차 공간도 없었다. 주민들은 차 한 대 오가기도 힘든 농로길 좀 넓혀달라 부탁하셨다. 그 길로 김 의원은 사업의 타당성을 타진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등 안팎으로 뛰었다. 김 의원의 노력으로 40년 만에 마을길이 넓혀졌다. 자동차와 경운기가 양방향으로 오갈 수 있는 너른 길이 생긴 것이다. 마을 주민들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되레 김 의원이 당황할 정도였다고 한다. 김 의원은 사실 군소 정당 소속이다. 연령이 높은 시골 어른들에겐 낯섦을 넘어 거부감마저 드는 게 사실이다. “제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사람은 맘에 드는데 당이 걸린다는 거예요(웃음). 그런데 감동적인 건 이번 선거에서 그 동네 분들이 몰표다 싶게 저를 찍어주셨다는 거예요. 시의원으로서 정말 보람 있었어요. 당의 후광이 아닌 발로 뛰고 김혜련이란 이름 하나로 얻어낸 결과잖아요.” 김 의원에게 기쁜 일은 또 있다. 처음 시의회에 입성해 발의했던 어린이박물관이 12년 만에 착공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건설교통위원장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여성 정치인의 장점은 많다고 했다. 무엇보다 각종 비리가 줄어든다고. 특히 잡음이 많은 건설교통위원회 같은 경우 여성이 위원장이면 아예 청탁 자체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옆에서 지민이가 엄마를 자랑스럽게 바라본다. 초등학교 2학년에게 조금 어려운 내용일지 몰라도 자신감이 넘치는 엄마 모습은 충분히 멋지기 때문일 것이다. 동네 정치, 그게 바로 내 꿈! 김 의원은 지금까지 세 번의 선거를 치렀다. 전국 최연소 당선이라는 영예의 타이틀을 안은 첫 선거, 결혼 후 첫아이 출산과 육아 그리고 남편의 직장 문제로 잠시 공백기를 가진 후 재도전해 2선, 그리고 3선의 영광을 얻게 된 이번 선거다. 낙선 경험이 없다. 대단하다고 진심으로 축하를 건네니 그런 소리 말라며 손사래를 친다. “감사하죠. 정말 감사해요. 하지만 다선 의원이 됐다고 일이 더 쉽다거나, 다음 선거에 더 자신이 생기는 건 아니에요. 더 어려워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선거가 제일 힘들었어요. 세월호 참사로 민심을 전혀 읽을 수 없었던데다 3선 출마여서 지난 임기 동안의 평가를 받는 의미도 있었거든요.” 초선이면 출마자 자신조차 공약 실현 여부의 감이 잘 안 오기 때문에 겁 없이 공약도 내세우고 선거를 치른다고 한다. 하지만 다선 의원들은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을 잘 알기 때문에 선거라는 싸움의 승패와 정치인의 양심 사이에서 무척 고민하게 된다고. ‘주민들이 원하는 일은 대개 안 되는 일’일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공약 만들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매일매일 보는 동네 주민들이다. 그들을 속이는 일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다. 비록 낙선을 하더라도 말이다. 엄마 말을 듣던 지민이가 “엄마, 나도 이번 선거 도왔잖아!”라며 반 친구 이야기를 꺼낸다. “선거 홍보물이 집집마다 배달되잖아요. 지민이 반 아이들이 그걸 보고 부모님들에게 ‘우리 반 지민이 엄마’ 찍어달라고 했나 봐요(웃음). 지민이 반 친구 한 명은 부산에 계신 할아버지에게 전화해 찍어달라며 선거운동을 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정치인의 일이란 게 사람들에게 욕먹는 것이다. 좋은 날보다 힘든 날이 더 많을 것 같다. 최연소 여성 시의원으로 의회에 입성해 이제 두 아이의 엄마이자 3선의 중견 시의원이 됐다. 지역구에서 얼마나 많은 산전수전을 겪었을까. 하지만 김 의원은 ‘내가 왜 시의원을 했을까, 그만두자’라는 마음을 먹었던 때가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아니, 있었다고 해도 질문을 받은 지금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원체 스트레스에 강한 성격이에요. 잘 털어버리고, 또 3선쯤 되니 이제 욕먹는 일에는 어느 정도 초월했어요. 비록 그것이 갈등이라도 전 주민들과의 관계가 무척 좋아요. 재미있어요. 그 속에 섞여 있어야 살아 있는 것 같아요. 정치가 별게 아니에요. 가치 충돌이에요. 싸움, 욕, 이런 건 자연스러운 거예요. 해답을 찾기 위한 길인걸요!” 여성 정치인이라고 하면 정당 공천보다 ‘남편 공천’이 더 받기 힘들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시민운동 단체에서 일하다 미혼 때부터 시의원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시의원 딸, 아내, 며느리, 엄마’라는 타이틀이 가족에겐 자연스럽다. 특히 시민운동을 하고 있는 남편 정욱식(43)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김 의원의 가장 좋은 조언자이자 동반자다. 선거운동에 발 벗고 같이 뛰어주었고, 출근 준비하는 아내를 대신해 아이들을 돌봐준다. “오늘만 해도 새벽에 지역 어르신들 관광 가시는 데 가서 배웅해드렸어요. 그리고 집에 들러서 뭐라도 만들어 먹여서 지민이 학교 보내야죠. 의회로 출근하면서 둘째를 직장 어린이집에 맡겨야죠. 만나자는 사람들 확인하고, 경로잔치에도 가보고, 마을 회관들에서 민원이 들어오면 무슨 일이지 찾아가봐야 하고요. 어제는 마을 회관 앞에 납골당이 생기는 문제로 바빴고요.” 하루 일과를 듣기만 해도 숨이 턱 막혀왔다. 하지만 김 의원은 지역 이야기를 할 때 더 눈이 반짝였다. 옆에서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지민이도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의 일이라 그런지 낯설어 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자신이 꾸는 꿈이 결코 거창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치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하면 할수록 그렇단다. ‘좋은 동네 정치’ 라는 말은 촌스럽지만 그게 자신이 꾸는 꿈이라고 했다. 옆에 있던 지민이가 엄마를 보며 엄지를 치켜든다. 사회 과목을 아직 배우지 않았지만 엄마가 하는 말이라 다 이해했나 보다. 엄마 김혜련 시의원이 알려주는 우리 동네 ‘민주주의’ 공부 1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구별할 수 있나요? 특별시인 서울을 비롯한 부산·대전·대구광역시에는 구의원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있는 고양시 덕양구는 시임에도 구의원이 없답니다. 왜일까요? 각자 자기 집 주소를 생각해보세요.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이렇게 적게 되죠? 주소 맨 앞에 있는 지역이 광역자치단체고요. 그다음이 종로구, 고양시 등 기초자치단체입니다. 일부 기초자치단체에 있는 ‘구’는 기초자치단체의 ‘구’가 아니라 일반 행정 단위로서의 ‘구’입니다. 그래서 구의원 선거는 하지 않아요. 일반 행정 단위의 구는 구청장도 시장이 임명하는 행정공무원이에요. 2 선기 기간에 발송된 선거 홍보물을 읽어본 적 있나요? 선거 홍보물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아세요? 후보자의 경력과 공약만이 기재된 게 아니랍니다. 후보자의 재산 현황, 세금 납부 현황, 범죄 경력에 대한 내용이나 병역 기록까지 다 나와 있어요. 물론 홍보물만 보고 좋은 후보자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하지만 법적으로 후보자가 어떤 내용들을 공개해야 하는지 목록을 살펴보고 후보자들마다 비교해보세요. 분명 다른 점과 흥미로운 점, 의문이 가는 점 등등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3 우편으로 의정보고서가 오는지 확인해볼까요? 의정보고서를 제작하는 국회의원은 많지만 지방의원은 많지 않아요. 하지만 우편으로 의정보고서가 오는지, 그냥 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꼭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의정보고서를 읽어보세요. 정치가 얼마나 우리 생활과 밀접한지 알 수 있을 거예요. 또 읽어보다가 궁금한 점이 있다면 해당 의원에게 연락해보세요. 친절하게 받아줄 거예요. 정치는, 깐깐한 유권자가 발전시키는 거예요! 그리고 이건 살짝 귀띔해드리는 건데요. 평소 성실하게 의정보고서를 만드는 의원이 일도 잘하는 건 당연한 거겠죠? 4 지방의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나요? 지방의회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 생활과 밀접한 것들을 얼마나 많이 결정하는지 아세요? 종량제 쓰레기봉투 가격, 수도요금과 감면 대상, 보건소와 사회복지관, 도서관 운영에 관한 것도 모두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로 정하게 돼요. 지방의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자치법규’를 찾아보세요. 우리 생활과 밀접한 많은 것들이 자치법규(조례)로 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참고로 저는 고양시의 각급 학교에서 사용하는 수도요금에 대해서는 누진제 적용을 제외하는 조례 제정을 주도했어요. 누진제가 폐지되고 나니 학교에서 납부하는 수도요금이 실질적으로 줄어들게 되고 줄어든 만큼 그 예산을 아이들의 공교육에 쓸 수 있게 됐답니다. 5 기초의원 혹은 광역의원을 만나볼까요? 평소에 동네에서 생활하면서 불편한 점이 무엇이었는지 아이들과 함께 논의해보고 지역의 지방의원을 만나서 상의해보세요. 아이들에게는 학교 다니면서 불편한 점, 학교에 필요한 시설들, 통학로에 개선할 점 등을 고민해오라고 하세요. 부모님도 마을의 불편한 점을 기록해보시고요. 의원을 만나서 건의하고 상의해보고 개선될 수 있도록 해보세요. 아이들에게는 큰 성취감을 주고 정치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거예요. 견학이나 의회 본회의 참관 등도 의회에 문의해보시고요. 정지민양의 일일 의회 체험 후기 “지난번에 선거하는데, 엄마 사진이 여기저기 걸려 있어서 기분 좋았어요. 제가 방학 때나 학교 재량휴업일 때 엄마랑 같이 다닌 적이 있었는데요. 만나는 사람들마다 엄마 칭찬해주고 고맙다고 하는 얘기 들으면 기분 좋아요. 그리고 사람들 많이 모인 곳에서 엄마가 앞에 나가서 얘기하는 게 멋져 보여요. 하지만 저는 발레리나가 될 거예요. 엄마는 동네 주민들 만나는 게 좋다지만 저는 예쁜 옷을 입고 사뿐사뿐 춤추는 게 좋거든요!” Profile 김혜련 의원은… 고양시의회 시의원. 정의당 소속의 3선 의원으로 현재 건설교통위원장을 맡고 있다. 단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환경운동연합 간사로 활동하다 2002년 고양시 화정2동 시의원으로 출마해 전국 최연소로 당선됐다. 2선 의원으로 활동하던 당시 임기 중에 둘째 아이를 출산하면서도 의정 활동 개선 분야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열혈 주부 시의원으로 이름을 높였다. 현재 초등학교 2학년 딸 지민양과 10개월 된 아들 지우군 그리고 시민운동 단체에서 일하는 남편 정욱식씨와 함께 시의원 아내이자 엄마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고이란 ■취재 협조 / 고양시의회>
- 엄마와 함께 출근하는 날
- 나누고 돌보는 아름다운 동행 서울시의회 김명수 의장·송윤미 여사
- 2013. 05. 02 17:58 화제
- 제8대 서울시의회 의장으로 서울시와 함께 1천만 서울 시민의 살림살이를 돌보고 있는 김명수 의장은 서울시정에 관한 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제5대 시의원을 지냈고 의장으로 선출되기 전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으로 굵직굵직한 현안들을 처리해왔다. 뚜렷한 소신과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고 있는 그에게는 그를 전적으로 믿고 지원해주는 가족 그리고 같은 곳을 바라보는 부인 송윤미 여사의 한결같은 내조가 있었다. 인왕산이 봄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어느 봄날, 닮은 마음을 가진 두 부부를 만났다. 사람과 복지를 생각하는, 시민들의 시의회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54)과 송윤미 여사(52)와의 인터뷰가 있던 날은 제246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개회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 서울시정과 교육행정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논의를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던 중 잠시 시간을 내 마련된 인터뷰. 인터뷰 장소인 부암동 서울미술관에 도착한 부부는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봄꽃들에서 쉬 눈을 떼지 못했다. 2010년 출범한 제8대 서울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와 운영위원장을 거쳐 지난해 서울시의회 의장에 선출된 김명수 의장은 9개월째 의회를 이끌어오고 있다. ‘작은 대한민국’이라 불리는 서울시의 시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그간 계절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들이었다. “과거 당 원내대표와 운영위원장 시절에는 예리한 전략을 세워 시정 운영 과정을 감시하는 게 주요 업무였다면 의장이 되고 나서는 그러한 과정을 거쳐 성과와 열매를 맺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요. 서울시 공무원들을 비롯한 수만 명의 근무자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도 있고요. 의장이 된 뒤로는 하루가 어떻게 저무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빨리 흘러가네요. 서울시와의 협조와 견제 하에 최선을 다해 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밀려드는 민원과 결제 건들을 처리하고 정책 방향 토론과 회의, 각종 행사에 참여하며 부지런히 움직이다 보면 시곗바늘은 어느덧 자정을 향하기 일쑤다. 최근 부쩍 살이 빠진 남편을 바라보는 송 여사의 마음은 여느 아내들과 다르지 않다. “남편이 두 달 만에 8kg이나 빠졌어요. 체력 하나는 자신 있어 하던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살이 빠지니 걱정도 되고 안쓰럽죠. 식사는 꼬박꼬박 챙기도록 하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아요. 아침엔 간단한 선식이라도 준비해서 빈속으로 출근하는 일은 없도록 하는 편이에요.” 3년 동안 의회 일을 해오면서 쌓였던 피로에 최근 긴장까지 더해지며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 같다는 것이 김 의장의 자가진단.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성격의 그는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어렵고 힘든 점이 많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다닌 결과 서울시의회는 최근 비약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친환경무상급식 정책이다. 제8대 의회 운영위원장 시절 추진했던 무상급식 정책은 당시의 토건 중심 시정을 누르고 서울 시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그 결과 현재 대다수의 서울시 학생들이 무상급식 지원을 받고 있다. 김 의장의 시정 운영 능력은 시민과 복지 중심 정책에서도 빛을 발했다. 소득과 주거, 돌봄, 건강, 교육 등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복지 정책을 담은 5대 복지 공약이 순조롭게 집행 과정에 있고 노인 일자리 마련, 지역 소상공인 육성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 역시 계속해서 펼쳐 나가고 있다. ‘현장 속으로, 시민 곁으로’라는 슬로건처럼 서울 시민들의 삶이 녹아 있는 현장 속에서 함께 호흡하며 차근차근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는 중이다. “사실 예전에는 서울시의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서울 시민들도 잘 모르셨어요. 지방 선거 때에도 시장이나 구청장보다 관심이 적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제8대 서울시의회가 출범한 이후로는 확실히 달라진 것을 느낀다는 시민들이 많아지셨어요. 그런 분들을 만날 때마다 사람과 복지 중심의 행정이 빛을 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습니다.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몸 힘든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두 번째 만남에 프러포즈, 석 달 만에 웨딩마치 전남 화순이 고향인 김 의장은 젊은 시절 사회교육사업으로 성공한 뒤 아태평화재단 자문위원으로 후원 활동을 해오다 1998년 서울시의원에 선출돼 정치에 발을 들이게 된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송 여사를 만난 건 이제 막 서른을 넘긴 그가 사업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던 시기였다. “젊은 시절 교육사업가로 성공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했어요. 일에만 매달리다 보니 서른 살이 될 때까지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했죠. 이제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으니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학부모님들께 중매를 부탁드렸어요. 당시 꽤 많은 여성분들을 소개받았는데, 그중 딱 한 명 제 마음에 들어온 사람이 집사람이에요.” 그는 맨 처음 아내를 만났던 당시를 생생히 기억한다. 약속 장소에 그녀가 나타나자 다른 것은 보이지 않았단다. 흔히 말하는 ‘첫눈에 반한’ 순간이자 일생의 동반자를 만난 순간이었다. 게다가 다방에서 차를 마신 후 그녀가 2차를 사겠다는 제안까지 했으니 그녀도 자신에게 마음이 있음을 확신했다. 결정적으로 정이 많고 진지한 자신과 달리 활달하고 밝은 아내의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이 사람과 살면 돈이 없어도 우리 두 사람이 평생 부족함이 없겠구나’라는 심정이었다고. 결국 두 번째 만난 날 프러포즈를 하고 석 달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사실 아내는 그런 마음이 아니었다는 건 나중에야 들은 얘기다. “그 당시 저는 남편을 다시 볼 생각이 없었어요. 얻어먹고 끝내는 건 미안하니 제가 2차를 사고 깨끗이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남편은 정반대의 의미로 받아들였더군요(웃음). 결국 그 오해가 부부의 인연을 맺어준 계기가 됐지요.” 그녀가 기억하는 김 의장의 첫인상은 ‘사투리 쓰는 전라도 청년’이었다. 발목 위로 껑충 올라오는 양복바지에 말끝마다 진한 사투리가 묻어나오던 그 청년이 평생 배필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단다. “그때나 지금이나 남편의 추진력은 대단했어요. 불쑥 저희 집에 찾아와 아버지께 결혼 승낙을 받는데 말을 무척 조리 있게 잘하는 거예요.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두 사람이 결혼하기로 되어 있던 것처럼 말이에요.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흔들렸죠. 결국 부모님의 허락이 떨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식을 올리게 됐어요.” 하루빨리 부부가 되고 싶었던 마음에 김 의장이 잡아온 결혼식 날짜가 6월 6일이었다. 송 여사는 순국선열을 추도하는 현충일에 기쁜 마음으로 결혼식을 올릴 수 없다며 반대했지만 남편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부부의 연을 맺은 지 어느덧 27년의 세월이 흘렀다. 가끔, 어쩌다 현충일에 결혼을 하시게 됐느냐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김 의장은 ‘허허’ 웃으며 이렇게 대답한단다. “부부가 국가관이 남달라서요”라고 말이다.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은퇴 없는 삶’ 사실 김 의장이 맨 처음 정치에 마음을 두었을 때 송 여사는 반대의 목소리를 냈었다. 결혼 후 1남 1녀를 두고 평범하고 소박한 행복을 맛보던 그녀에게 정치인의 길은 가시밭길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 힘든 길을 왜 가려고 하는지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었고요. 솔직히 남편이 정치를 시작하고 나서 원망도 많이 했는데, 처음 시의원 선거를 치를 때 선거운동으로 밤새 끙끙 앓던 사람이 시민들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아, 이게 이 사람이 정말 원하는 삶이구나’라는 걸 알게 됐어요. 정치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남편이 원하는 삶을 살게 하는 것이 곧 저의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남편이 행복하면 저도 우리 가족도 다 괜찮을 거라고 믿었고 남편 역시 그 믿음을 져버리지 않았어요.” 성실함과 추진력, 송 여사가 아내로서 정치인 남편의 장점으로 꼽는 것이다. 김 의장의 업무는 귀가 후에도 끝나지 않는다. 전화벨이 울리는 한 남편의 업무는 계속된다는 것이 송 여사의 말이다. “집에 있을 때도 지역 주민분들께서 전화로 민원을 요청해오면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바로 그 자리에서 해당 부서나 담당자를 연결해 해결책을 마련하는 스타일이에요. 일을 추진하고 밀어붙이는 힘이 굉장히 강해요. 이런 부분을 주민분들께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공무원은 고도로 발달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김 의장의 생각이다. 민원이 워낙 많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 결국 미뤄지고 사장되게 된다는 것.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해 신속하고 명확하게 해결점을 찾아내는 것이 시민의 혈세로 살아가는 공무원의 책임이자 의무다. “시민이 설령 불법을 저질렀다고 해도 공무원은 그 불법 사실만을 봐서는 안 됩니다. 왜 그 사람이 불법을 저지르게 됐는지, 그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살피고 찾아서 알려줘야 해요. 그것이 그 사람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정보거든요. 시민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정말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역시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성공회대에서 사회복지학과 석사학위를 받고 오랜 시간 사회복지가로 활동해온 김 의장은 여러 복지사업 중 특히 노인 복지에 각별하다. 송 여사 역시 남편의 뜻에 따라 몇 해 전부터 요양보호사로 독거노인들을 돌보고 있는 중이다. 재가복지센터를 운영하며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요양보호사도 양성하고 있다. 고된 일을 마다하지 않고 뜻을 따라준 아내에게 김 의장은 고마운 마음이다. “‘나이를 먹어서도 함께할 사람이 있는 삶을 산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 삶이 저에게는 가족 그리고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삶입니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다시 개인의 입장이 되면 더 큰 정치를 하기 위해 저와 가족을 혹사시키지 않을 생각이에요.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한 제 사전에 ‘은퇴’란 없습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요양사업을 통해 봉사하고,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우리 부부의 노년은 행복할 거라 생각해요. 그때까지 서울시와 가족을 돌보며 제 할 일을 열심히 해나갈 계획입니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이성원(프리랜서) ■장소 협찬 / 서울시립미술관 석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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