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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75 건 검색)

간절한 ‘일터 복귀’ 소망, 한파도 못 꺾었다
간절한 ‘일터 복귀’ 소망, 한파도 못 꺾었다
2025. 01. 06 21:33사회
... 옥상 올라 회사 측 물 공급 끊자 전국서 생수 후원…“이겨서 내려올 것” “올해 소망요? 똑같죠. 일터로 돌아가는 거…” 경북 구미시 구미4공단에 있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옵티칼) 공장에서 만난 해고...
한국옵티칼하이테크구미경북니토덴코일본노조
“탄핵보다 중요한 건 ‘광장 민주주의’를 ‘일터 민주주의’로 만드는 것”[신년기획, 더 나은 민주주의로]④
“탄핵보다 중요한 건 ‘광장 민주주의’를 ‘일터 민주주의’로 만드는 것”[신년기획, 더 나은 민주주의로]④
2025. 01. 05 14:09사회
... 할 때”라고 말했다. 변씨에게 윤 대통령 탄핵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광장의 민주주의’를 ‘일터의 민주주의’로 이어가는 것이다.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더라도 광장의 에너지가 흩어져버리지 않도록...
2025 신년기획
배달라이더 “14일 여의도 이동 지원”…직장갑질119 “집회 참가 방해 일터 신고를”
2024. 12. 12 21:04사회
... 회사 정보와 피해 상황을 담아 e메일(gabjil119@gmail.com)로 제보할 수 있다. 직장갑질119는 “일터에서 직장인들의 촛불집회 참여를 제한하려는 다양한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직장갑질119도...
탄핵, 국내외 영향
“다친 노동자들 건강하게 일터 돌아오게…연대와 치유 지향”
“다친 노동자들 건강하게 일터 돌아오게…연대와 치유 지향”
2024. 10. 22 17:39문화
... 확장하자는 거지요. 단순히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라는 개념을 넘어 다시 건강한 몸으로 회복해 일터에 나갈 수 있도록 돕는 병원 말입니다. 일하다 다쳐도 치료받고 생계를 유지해야하는 것은 모두...

스포츠경향(총 20 건 검색)

[SNS는 지금] 박하선♥류수영 부부, 일터에서 “함께”
[SNS는 지금] 박하선♥류수영 부부, 일터에서 “함께”
2024. 07. 12 17:07 연예
류수영 SNS 배우 박하선, 류수영 부부가 라디오를 통해 함께했다. 12일 류수영은 “박하선 님과 함께”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류수영은 박하선이 진행을 맡은 SBS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 스튜디오에서 아내 박하선과 함께 달달한 케미를 보이고 있는 모습. 이날 류수영은 ‘씨네타운’ 게스트로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두 부부의 비주얼 합이 감탄을 자아낸다. 한편, 박하선과 류수영 부부는 지난 2017년 결혼해 슬하에 딸을 두고 있다.
SNS는 지금
다시 일터로 화물연대, 15일만에 파업 철회…조합원 62% ‘찬성’
다시 일터로 화물연대, 15일만에 파업 철회…조합원 62% ‘찬성’
2022. 12. 09 16:24 생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9일 총파업을 철회했다.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지난달 24일 총파업을 시작한 지 15일 만이다.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이날 조합원들을 상대로 파업 종료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61.84%(2천211표), 반대 37.55%(1천343표)로 파업 종료의 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무효표는 21표(0.58%)였다. 이날 투표는 오전 9시부터 전국 16개 지역본부별로 조합원들이 직접투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화물연대 조합원 2만6천144명 중 3천575명이 참여해 투표율은 13.67%였다. 16일째 이어진 파업에 지친 일부 조합원들이 현장을 이탈하고, 파업 참여 열기가 낮아지면서 투표율이 저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투표 결과에 따라 화물연대 각 지역본부는 본부별로 해단식을 진행한 뒤 바로 현장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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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 안심일터 조성 위한 노력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 안심일터 조성 위한 노력
2021. 01. 21 15:14 생활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가 올해도 사업장 내 산업재해예방 활동을 통한 안심일터 조성에 힘쓴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 경마공원 정문먼저 오는 28일 2021년 제1차 상생협력 안전·보건 협의회가 개최된다. 부산경남본부장 및 고객지원처장, 경마처장을 비롯한 11명의 부경본부 관계자와 6명의 자회사 관리자가 참석한다. 협의회에서는 매월 발생하는 안전이슈를 공유하고 지적사항에 대해 조치한다. 또한 협의회 내 합동점검반 운영을 통해 안전점검의 날을 실시하여 도급사업장내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한다. 상생협력 안전·보건 협의회는 매월 말 개최된다. 그밖에도 부경본부는 화기작업, 전기작업 등 고위험 작업 대해 외부 공사업체와 내부협력업체 모두에 허가제를 적용하는 안전작업허가제와, 작업현장을 매주 순회점검하는 안전보안관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정기위험성평가 및 가상현실(VR)을 활용한 특별안전 교육을 실시하는 등 안전 및 재해예방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는 지난 19년 4월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 18001) 인증을 취득하여 위험관리를 더욱 체계화하고 재해예방 및 산업안전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마
엔씨소프트서비스, ‘올해의 편한 일터’ 고용노동부 장관상 수상
엔씨소프트서비스, ‘올해의 편한 일터’ 고용노동부 장관상 수상
2020. 12. 30 10:47 생활
엔씨소프트의 고객상담 업무 담당 자회사 엔씨소프트서비스가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선정한 ‘올해의 편한 일터’ 최우수상(고용노동부장관상)을 받았다. ‘올해의 편한 일터 상’은 장애인에게 필요한 편의 시설을 적극적으로 설치해 장애인 고용에 선도적인 역할을 한 기업에 주는 상이다. 엔씨소프트서비스는 엔씨가 서비스 중인 게임의 고객 상담 업무를 수행하는 자회사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장애인 직원을 위한 휠체어 리프트, 장애인 화장실, 편의 및 안전시설 등을 다수 운영하고 있다. 또 상담직뿐 아니라 사무직, 헬스키퍼 등 전 직종에 장애인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엔씨는 올해 7월에는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한 ‘2020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주간경향(총 11 건 검색)

[우정 이야기] 우정 종사원 건강 챙겨 행복한 일터로
[우정 이야기] 우정 종사원 건강 챙겨 행복한 일터(2024. 04. 03 10:53)
2024. 04. 03 10:53 경제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왼쪽)과 이상호 KMI한국의학연구소 이사장이 지난 3월 6일 서울 다동 KMI한국의학연구소 재단본부에서 우정 종사원의 뇌심혈관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제공 우정사업본부(우본)는 지난 3월 6일 KMI한국의학연구소와 뇌심혈관질환(뇌경색·뇌출혈·심근경색·협심증 등) 예방과 관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뇌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교육 및 홍보, 우정 종사원의 조기발견 및 치료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앞으로 집배원 등 우정 종사원 약 4만여명과 가족은 KMI한국의학연구소가 운영하는 전국 검진센터 8곳에서 뇌심혈관질환 정밀검진, 출장 건강진단 우대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우본은 2022년에도 직원들이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운영하는 의료기관에서 일반 건강진단, 정밀검진,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직원들은 직무 스트레스와 관련한 뇌심혈관질환 발병 위험도 평가, 뇌 자기공명영영상(MRA), 관상동맥 단층 촬영검사(CT) 등을 최대 60% 할인받았다. 지난해에는 뇌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큰 직원 306명에게 정밀검진 비용을 지원했는데 75명에게서 질병이 조기 발견됐다. 우본은 올해 안전보건 경영 비전을 ‘함께하는 안전보건! 거듭나는 우정일터!’로 정하고, 우정사업 특성에 맞는 위험성 평가제도 개선에 나섰다. 15대 작업안전수칙(안전골든룰)을 제정했고, 안전사고 사례 연구, 직원 심리상담프로그램 운영 등 사고 저감 대책을 마련했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이번 협약이 우정 종사원의 건강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건강하고 안전한 우체국 조성을 위해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우체국 노조는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집배원 51명이 사망했고, 대부분 뇌심혈관질환 때문이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집배 분야에서 686명이 안전사고로 피해를 본 만큼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해결하고 겸배 제도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겸배 제도는 병가·연가 등 결원이 생겼을 때 동료가 해당 물량을 대신 배달하는 제도다. 우본은 뇌심혈관질환이 과로사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집배원의 노동조건도 우편물이 급감하고 인원은 늘면서 개선됐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우본 우편물량은 28억9600만 통으로 2017년(39억6200만 통)보다 26.9% 감소했고, 배달인력은 2017년 1만9149명(집배원 1만6697명·위탁배달원 2452명)에서 2만2099명(집배원 1만8451명·위탁배달원 3648명)으로 15.4% 늘었다. 집배원 1인당 하루 배달물량은 943통에서 655통으로 30.5% 감소했다. 평균 노동시간은 주당 47.8시간(하루 9.1시간)에서 36.9시간(하루 7.4시간)으로 줄었다. 2022년 기준 국내 노동자의 주 평균 노동시간(38.3시간) 아래다. 주 평균 초과근무시간도 11.6시간에서 2.0시간으로 줄었다. 우본 관계자는 “겸배 제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가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정이야기
[천현우의 쇳밥일지](10)“나라 곳간만 꽉 차면 뭐하노, 일터 돌아가는 꼬라지가 이 모양인데”(2021. 10. 29 14:27)
2021. 10. 29 14:27 사회
모니터 한가득 구직사이트 창을 띄워놓다 보면 머리엔 안개가 끼고 가슴엔 가뭄이 온다. 그대로 몇시간 지나면 억울함의 파도가 몰려온다. 내가 무슨 대기업만 노리는 것도 아닌데, 알짜배기 중견기업 찾느라 눈알 굴리는 것도 아닌데, 그저 다달이 200만원 월급에 8시간 일하면 충분한데, 그조차 왜 이리도 힘겨울까. 하루 취업농사를 말아먹고 침대에 누워보면 또 한 번 한숨이 나왔다. 남들이 꺼리는 직종의 경력직인 나조차 이리 악전고투하는 마당에 다른 친구들은 어떤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걸까.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끝끝내 구원의 동아줄을 던져준 곳은 워크넷도, 사람인도 잡코리아도 아니었다. SnT 시절 날 좋게 봐줬던 파트장님의 문자였다. 원래 하던 일이라 적응 잘할 테니 면접 한번 보라고 했다. 경남 창원시 팔용동에 있는 직원 열여덟 남짓의 작은 정밀공업회사였다. 현장엔 중공업에서 퇴직한 40대 후반부터 60세까지의 ‘형님’들과 2030 외국인 노동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면접관이었던 이사님은 ‘요즘 젊은것들’을 대단히 불신하는 분이셨다. 중소기업답지 않게 질의응답부터 기량 테스트까지 꼼꼼하게 받고 일주일 기다려서야 합격 전화를 받았다. 2018년 8월. 입사 첫날부터 거하게 뒤통수를 맞았다. 로템 하청에서 한달 일한 내역 때문에 내일채움공제에 가입이 되지 않았다. 목돈 만들 기회가 처음부터 날아간 셈이었다. 그날 점심시간 내도록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빚진 것도 서러운데 허무하게 목돈 만들 기회까지 날아가다니! 이 허술한 제도는 2019년 와서 ‘3개월 이하 고용보험 가입 이력은 최종 상실일에서 제외’하기로 개정됐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뒤였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꽃밭 석연찮은 시작과는 달리 회사생활은 의외로 순탄했다. 가끔 생기는 잔업은 이주노동자들이 도맡았고, 월급도 세후 200만원은 꼬박꼬박 들어왔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묵묵히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중소기업답게 한 공정만 잡고 일할 순 없었지만, 주 업무가 2년 동안 줄곧 해왔던 용접이라 일 못 한다고 욕먹을 일이 없었다. 오히려 너무 빨리 때우는 바람에 앞뒤 공정에서 한소리 들을 정도였다. 대부분 SnT 퇴직자 출신인 형님들은 느긋했다. 이미 똘똘한 집 한채 있고, 자식들은 대학 다 보내놨겠다, 일하기 싫으면 언제든 용접기 던지고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하나같이 ‘빠꼼’이들이라 실수도 거의 없다 보니 2년 내내 싫은 소리 주고받는 일이 없었다. 이주노동자들은 국적이 전부 달랐는데, 인상 깊이 보았던 2명은 몽골에서 온 샤크나와 베트남 출신 펑이었다. 마흔이 얼마 남지 않았던 샤크나는 한국이 마음에 들어 아예 자리 잡은 경우였다. 점심으로 나오는 비빔밥에 된장까지 먹는가 하면, 삼겹살 불판에 김치와 콩나물 없으면 제일 먼저 “이모!”를 외치곤 했다. 일도 잘하고 입만 열면 웃겨서 누구에게나 사랑받았다. 당시 서른두 살인 펑은 샤크나와 정반대였다. 가족을 만나기 위해 휴가 때도 비행깃값 다 털어 베트남으로 가곤 했다. 입이 짧아 자주 밥을 거르고, 말수 또한 적었지만 성실함 하나로 사회에 적응했다. 잔업특근 1순위에 온갖 궂은일도 군소리 한마디 없이 해냈다. 이사님은 늘 펑이 귀국할까 노심초사하곤 했다. 그럭저럭 다닐 만한 직장을 잡고 나니 일상이 제대로 정립됐다. 곰처럼 하루종일 용접만 할 땐 이어폰 끼고 팟캐스트를 들었다. 연휴는 카페에서 독서를 하고 생각을 정리해 글로 옮겼다. 가장 큰 변화는 제대로 운동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내 바로 앞 라인의 이집트 노동자 미나는 팔 둘레가 내 두 배인 헬스 중독자였다. 한 번은 벤치에서 팔굽혀펴기하는 내 모습을 보더니, 그날부터 만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자고 졸라 시작하게 됐는데 의외로 체질에 맞았다. 하루하루 들어 올리는 무게가 늘어나는 재미에 푹 빠져 스?R 하는 날만 기다리곤 했다. 반년 동안 만족스럽진 않아도 꽤 평화로운 시기를 보냈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꽃밭이어서,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다 보면 막연하게 행복을 거머쥘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누가 이런 현실을 알아줄까 현실을 깨닫는 첫걸음은 늘 비일상에서 시작하게 마련이다. 아직 한기가 남은 봄바람이 부는 날, 쉬는 시간을 맞아 커피믹스를 탄 종이컵을 들고 벤치로 향하고 있었다. 넓게 트인 공장문 맞은바라기에 크레인 리모컨을 든 과장님이 보였다. 원룸 크기만 한 거대한 철판을 크레인으로 옮기면 플라스마 절단기가 자동으로 절단해주는 공정이었다. 쉬는 시간 동안 기계가 움직이도록 세팅해놓을 생각이셨다. “과장님 쉬었다가 하시죠”, “어, 이거만 마저 하고 간다” 짧은 대화와 함께 고개를 들자, 심상찮은 풍경이 보였다. 일직선이어야 할 철판이 대각선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아뿔싸, 저대로 가면 큰일 나겠다 싶었던 순간, 사고는 벌어지고 있었다. 철판을 지탱하던 훅이 빠져나가면서 그대로 지면으로 낙하했다. 찰나 동안 과장님은 용케 몸을 피했지만, 철판의 면적이 너무 넓었다. 10t짜리 중량이 뒷다리를 덮쳤고 사방에 피가 튀었다. 비명이 공장 전체에 메아리쳤다. 온몸이 순간 저릿하더니 힘이 풀려선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그 와중에도 이사님은 침착하게 철판을 크레인으로 끌어올렸고, 부장님은 119에 연락하고선 얼음주머니를 날랐다. 곧 도착한 사장님은 줄담배를 피우며 어딘가 분주하게 통화를 했다. 그 풍경은 마치 찰리 채플린 영화처럼 무성과 흑백으로 기억 속에 남았다. 이내 임원들이 모두 구급차를 타고 떠나고 현장 직원만 남아 둥그렇게 모여 앉았다. 나는 횡설수설 상황을 설명했고, 모두가 착잡한 표정으로 대답을 갈음했다. 현장에 있던 형님 한 분은 걸진 욕설과 함께 혀를 차더니, “나라 곳간만 꽉 차면 뭐하노? 일터 돌아가는 꼬라지가 이 모양인데.” 모두가 가만히 고개만 끄덕였다. 직원들 대다수가 점심시간에 조퇴를 신청했다. 끝까지 남아서 일했던 나는 저녁 내내 환청이 달팽이관을 두들겨 한숨도 잘 수 없었다. 얼마 못 가 또 옆 공정의 형님이 하우징을 조이다가 손가락이 부러졌다. 형님은 조용히 유급 휴가를 갔고, 순식간에 2명이 빠져나간 현장엔 휘휘함이 감돌았다. 그때부터 나 또한 언제든 다칠 수 있단 생각이 들었고, 온갖 나쁜 미래상이 그려졌다. 일상이 무너진 현실을 상상하는 동안 무기력감에 몸부림쳤다. 누가 중소기업의 이런 현실을 알아줄까? 기자? 정치가? 금속노조? 진보 지식인? 아니다. 당사자의 목소리가 없는 공론은 허상일 뿐이다. 그날부터 현장의 모습을 촘촘하게 기록하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천현우의 쇳밥일지
[신간]열여덟, 일터로 나가다 外(2019. 11. 29 15:31)
2019. 11. 29 15:31 문화/과학
ㆍ직업계 고3 착취하는 현장실습 <열여덟, 일터로 나가다> 허환주 지음·후마니타스·1만5000원 고3이라면 모두가 입시생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에서 드러나지 않는 또 다른 고3들이 있다. 열여덟이 되면 일터로 나가는 직업계 고등학생들이다. 현장실습이라는 명목으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 채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다 산재로 숨지거나 자살하기도 한다. 6년간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산재사고를 추적해 <현대조선 잔혹사>를 쓴 저자는 한 통신사 콜센터 하청업체에서 해지방어 업무를 하다 자살한 ‘은주’의 사건을 접한 후 현장실습생들이 죽음으로 내몰린 이유, 현장실습이 ‘실습’이 아닌 ‘노동’이 된 이유를 찾는다. 기업은 갓 사회에 나온 아이들을 함부로 쓰고 버렸다. 학교와 정부가 이를 부추겼다. 한 선생님은 “회사에 배우러 가서는 왜 돈을 내놓으라고 하는 거야. 사회에 대한 예의가 없어도 너무 없네”라고 말했다. 학교는 취업률을 지상목표로 삼는 인력파견업체가 됐다. 그 위에는 취업률로 직업계고를 줄 세워 예산을 차등지원한 정부가 있다. 산업이 아닌 교육의 관점에서 현장실습을 고민해야 한다는 한 실습생의 말이 정답이다.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 | 낸시 매클린 지음·김승진 옮김·세종서적·1만9000원 미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 위스콘신주에서는 공공부문 단체협상권을 대부분 박탈한 법안이 통과됐다. 41개 주에서는 저소득층의 투표를 제약할 가능성이 큰 법안이 발의됐다. 공화당이 다수인 몇몇 주에서는 사립학교 보조금을 늘리고 공립학교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역사학자인 저자는 이것이 지난 60년간 진행된 극우파의 은밀한 운동의 일부였다고 본다. “자본주의를 민주주의로부터 구하자”고 말한 경제학자 제임스 뷰캐넌이 설계하고 억만장자 코크가 자금을 댄 ‘반혁명’의 역사를 방대한 자료로 보여준다. ▲이러다 지구에 플라스틱만 남겠어 | 강신호 지음·북센스·1만6000원 미세 플라스틱은 합성섬유를 세탁할 때 나오고 치약·섬유유연제 같은 생활용품에도 포함되어 있다. 플라스틱이 가득한 일상 때문에 매주 섭취하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이 거의 신용카드 한 장 무게다. 지구를 위협하는 플라스틱의 정체와 대처법을 정리했다. ▲한국이 낯설어질 때 서점에 갑니다 | 김주성 지음·어크로스·1만3800원 일본에서 출생해 북송선을 타며 북한 인민이 됐다가 탈북한 소설가가 남한에서 쓴 독서일기다. 문학을 선전 선동의 수단으로 삼은 ‘윗동네’의 작가 놀음도 힘들지만 밥벌이에 쫓기는 ‘아랫동네’에서의 작가로서의 삶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초연결사회와 보통사람의 시대 | 이정전 지음·여문책·1만8000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기술진보의 결과 대량실업의 시대를 앞두고 있다고 보고 교육과 노동에 관한 고정관념을 바꾸자고 제안한다. 실업을 재앙이 아닌 노동에서 해방되는 축복이 되도록 하는 제도와 의식의 공론화를 요구했다.
신간
[그래, 나는 일을 못한다]더 이상 ‘보람찬 평생 일터’는 없다(2016. 08. 22 17:18)
2016. 08. 22 17:18 사회
일만 하고도 해고를 고개 숙이고 곧잘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해고당하는 데에 익숙하고, 금방 다른 곳을 찾아 나선다. ‘내일의 노래’라는 노래가 있다. 데모할 때 많이 불렀다. 좋아하기도 했다. 가끔 부르다 보면 울컥했다. “어제의 모든 괴로움 떨어버릴 오늘은/ 기름밥 먼지밥 또 삼켜도 어제와 같지 않으리/ 우린 평생을 일만 하고도 헌신짝처럼 버려질 때/ 그 누가 눈물 삼키며 고개 숙이고 받아들일까/ 우리의 바람은 보람찬 평생 일터…” 지금 생각해 보면 당혹스러운 노래다. ‘우리의 바람은 보람찬 평생 일터’라는 가사 때문이다. 나는 더 이상 ‘보람찬 평생 일터’를 꿈꾸지 않고, 내 주변에 있는 누구도 그런 것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일종의 유니콘이다. 세상 어딘가에 있다는 소문은 무성하지만 내 주변의 누구도 그것을 만나본 적이 없다. 물론 실제로 한 번만이라도 만나보고는 싶다. ‘보람찬 평생 일터’라는 유니콘과 함께 사는 삶은 무척 행복할 것이다. 얼마 전 회사가 어렵다며 ‘구조조정’을 감행했다.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정리해고를 당했다. 나와 가장 가깝게 일하던 동료도 회사를 나가게 됐다. 마지막 회식을 하던 날 팀장은 자신이 못난 팀장이라 이런 일이 생긴 거라며, 그 동료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회사에 입사하기 전부터 친구이기도 했던 그 동료에게 한동안 실업급여 받으면서 좀 쉬라고 했다. 하지만 동료는 곧바로 다른 곳에 취직을 했다. 동료는 떠났고 나는 남아서 무지막지한 일거리에 짓눌리고 있다. 사람은 떠났지만 일은 줄어들지 않는다. 애초에 사람을 ‘정리’하는 이유는 그 사람에게 나가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다. 비용이 줄어든다고 일을 적게 해서야 ‘이윤’이 나지 않는다. 여럿이서 함께하던 일을 혼자 감당하려니 매일같이 야근을 한다. 사무실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안쓰러워하지만, 정리해고 끝에 사무실에 남은 사람들은 다들 비슷한 처지라는 걸 알고 있다. 세상은 언제나 그렇듯이 ‘나만 힘든 게 아니’다. 마힌드라에 쌍용차가 무너졌을 때 쌍용차 노동자들의 구호는 “해고는 살인이다”였다. 나는 그 노동자들과 함께 많은 거리에서 그 구호를 외쳤다. 20여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사람들은 그것을 해고라는 이름의 ‘사회적 살인’이라고 명명했다. 그들에게 있어서 명백하게 해고는 살인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다른 회사에 취직한 동료와 나에게 있어서 해고는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이게 살인이라면 아주 느린 시간 동안 천천히 말려 죽이는 종류에 가까울 것이다. 해고라는 직접적 형태가 아니라, 일을 받아들이는 시스템을 바꾼 셈이다. 왜냐면 우리는 저 노래와 달리 일만 하고도 그런 해고를 고개 숙이고 곧잘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해고당하는 데에 익숙하고, 금방 다른 곳을 찾아 나선다. 일이 늘어나는 것에도 익숙하다. 일이 빡빡하게 많아지면, ‘어차피 사람을 더 뽑지는 않을 테니까 언제까지만 일하고 사표를 내자’라고도 쉽게 생각한다. 주변의 아주 많은 사람이 언제 사직서를 낼까를 능숙하게 잰다. 우리는 땅에 붙이고 살 발을 잃었다. 야근을 하면서 친구들에게 종종 카톡 등으로 투정을 부리곤 한다. “일을 최대한 덜 하려는 방향으로만 창의성을 발휘하며 평생 살아왔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일의 양은 늘어났지만, 막상 일을 하면서도 뿌리 없이 둥실둥실 떠 있다는 느낌이다. 인간은 채집을 하면서 살다가 한자리에 발을 붙이고 농경을 하면서 생산력이 발전하고, 발을 붙인 사람들이 확대되면서 공장을 짓고 산업혁명을 일으키면서 또 생산력이 발전했다고 배웠다. 사람의 생산력이 발전할수록 사람은 발을 붙이고 자신이 있는 공간을 확장했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생산력은 어마무지한 수준인데, 나는 내가 어느 공간에 있는지 알 수 없다니. 좋아하는 무협지인 김용의 <사조영웅전>에서 유목민족이었던 곽정은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며 중원으로 들어와 세상에 ‘안착’한다. 야근을 하면서 언제 어디로 떠밀려갈지 모르겠다고 걱정하다 보면, 이 불안정한 세상에 유목민족답게 활 쏘는 법이라도 배워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발이 없는 자에게 땅에 대한 애정이란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 <이서영 일 못하는 사람 유니온 회원>
그래, 나는 일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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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겸 설치 미술가 이헌정의 쉼터이자 일터
2006. 08. 01 리빙
경기도 양평에 청계천의 명물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 도자벽화’ 작업에 참여한 도예가가 집을 짓고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갔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그의 삶에서는 흙 냄새가 났다. 1 살림을 사는 집 바로 옆에 따로 건물을 지어 사용하고 있는 작업실 내부. 흙냄새와 땀냄새가 들큰하게 어우러진 가마가 있는 1층을 지나서 만난 2층 사무실은 마치 작은 미술관에 선 느낌. 2 지난 초여름 강하 미술관에서 열렸던 설치 미술전을 위해 작업했던 스케치들. 3 사무실 겸 전시실로 쓰고 있는 작은 공간의 한쪽. 벽면과 바닥 가득 그의 작품들이 빼곡하다. 어쩌면 흙으로 지은 집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며 어렵사리 찾아간 그 곳에는 마치 하나의 조각 작품처럼 서있는 노출 콘크리트 집이 보였다. 감각적인 예술가의 집을 기대하긴 했지만 지나치게 세련된 겉모습에 조금은 서운했던 것도 사실. 그러나 집안에 머무르는 동안 집이 자연과 하나가 된 듯한 착각에 빠져 이내 마음이 변덕을 부리고 말았다. ‘여기서 계속 살고 싶다’는 말을 내 뱉음과 동시에. 이헌정 작가(40세)가 집을 지을 때 가장 염두 해 두었던 부분은 물질이 갖고 있는 본래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자 한 점. 나무는 나무대로, 콘크리트는 콘크리트대로, 철은 철대로, 벽돌은 벽돌대로 다듬어지지 않은 질감을 살렸고 그 자체가 이 집을 구성한다. 일례로 나무에 무늬목을 입히거나 색을 칠하는 등의 마감재를 사용하지 않고 본래의 나무모양을 살린 것. 벌써 3년째 살고 있는 이 집이 완성되기까지 설계만 1년, 짓는데 꼬박 1년이 걸렸다. 예산을 세우고 계획적으로 집을 지었다기 보다는 천천히 생각하고 서두르지 않은 탓에 더 오래 걸렸다. 본래 한국에서는 도자기를 전공하고 미국에서 조각을 전공한 그는 설계는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집을 짓는 작업을 하는 동안 새로운 분야를 직접 체험하며 배울 수 있어 좋았고, 하나부터 열까지 손이 가지 않은 곳이 없어 더욱 애착이 간다. 얼마 전 오랫동안 방치된 노출 콘크리트 미술관에서 설치전을 통해 14번째 전시회를 가졌던 그는 도예가이자 설치 미술가이다. 도예가 명상에 가깝다면 설치 미술은 분석을 통한 논리에 가깝다. 얼핏 동떨어지게 느껴지는 이 두 가지를 적절히 표현해내는 그에게서 균형과 조화를 중시하는 삶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그의 집 또한 그렇다. 울창한 나무숲에 둘러싸인 사각 콘크리트 건물이 자연을 파괴했다는 느낌을 들지 않게 하는 것은, 자연과 어우러지고 싶은 그의 마음이 담겨있어서 일 것이다. 1 생활용품은 모두 수납공간 속으로 숨겨지고 남은 것은 최소한의 가구들 뿐. 그래서인지 2층 침실에서 내려다 본 거실은 심플한 느낌이다. 화려한 것은 커다란 통 창으로 쏟아지는 햇살 뿐. 2 자연스러운 나뭇결이 살아있어 더욱 앤티크한 책상과 의자. 철로 된 창틀과 문이 대조적이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져있다. 3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면에 보이는 커다란 수납장. 중후하면서도 은은한 빛깔이 돋보이는 이 수납장은 친한 디자이너의 작품을 선물 받은 것. 4 TV 맞은편 소파가 놓인 심플한 휴식 공간. 군더더기 없는 깨끗함에 돌과 나무가 어우러져 잘 다듬어진 자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1 윗 층 침실에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나무 계단의 모습. 복층 구조로 되어있는 이 집은 좁기도 혹은 넓기도 하다. 보이지 않는 곳에 숨바꼭질 하듯 만들어 놓은 수납공간 덕에 물건을 늘어놓을 일이 없어 넓어 보이고, 그 수납공간만큼의 면적이 줄어들기도 했다. 2 보이는 수납과 보이지 않는 수납을 적절히 잘 이용한 멋스러운 주방. 캐주얼한 스타일의 Bar형 의자와 나무로 제작한 아일랜드 식탁이 세련되게 믹스매치 되었다. 전체적인 집의 컨셉과 잘 맞아 떨어지게 이 곳 주방도 나무와 돌, 철이 사이좋게 어우러졌다. 3 복층으로 된 구조이지만 처음부터 윗 층의 천장을 낮게 설계하지 않았기 때문에 답답한 느낌은 없다. 난간 대신 책꽂이를 만든 것도 공간을 활용한 아이디어. 4 시골에 살게 된지 3년 째, 한 여름 기승을 부리는 벌레들과도 이제는 한 가족이 되었다고 말하는 이헌정 작가. 자연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그에게서 자연처럼 편안한 웃음이 보인다. 5 산을 등지고 선 집이 바라보고 있는 것은 멀리 산 아래 닿은 이웃 마을과 푸른 하늘. 진행 / 강주일 기자 사진 / 김이석(BURI Studio, 02-541-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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