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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17 건 검색)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으로 불린 페미니스트의 자서전 ‘레드 엠마’ [플랫]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으로 불린 페미니스트의 자서전 ‘레드 엠마’ [플랫]
2024. 07. 08 17:02문화
... 아나키즘과 페미니즘 운동에 영감을 주었던 러시아 출신 미국 활동가 엠마 골드만(1869~1940)의 자서전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간됐다. 엠마 골드만. 위키피디아 <레드 엠마 1·2>(북튜브)는 1931년...
플랫
어르신들 인생 이야기 ‘영상자서전·웹툰’으로 남겨요
어르신들 인생 이야기 ‘영상자서전·웹툰’으로 남겨요
2024. 05. 22 10:16지역
...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사업은 청년들이 참여해 어르신의 인생 경험과 지혜를 담은 영상자서전과 웹툰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업이다. 도시재생형 문화콘텐츠사업으로 인구 소멸, 노령화, 청년인구...
“내가 살아온 인생, 직접 들려줄게요”…충북도민 누구나 ‘영상자서전’ 가능
2024. 05. 15 21:28지역
... 1호 촬영자인 안병권 6·25참전유공자회 충북지부장의 빈소에는 고인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자서전이 상영되기도 했다. 영상자서전 제작에는 지금까지 도민 7296명이 참여했다. 6593건이 완성된 후...
영상자서전영상충북제작
영상으로 돌아보는 삶…영상자서전 활성화 나선 충북도
영상으로 돌아보는 삶…영상자서전 활성화 나선 충북도
2024. 05. 15 11:23사회
... 있는데 영상은 유튜브 등으로 공유할 수도 있고, 비공개로 자신만 소장할 수도 있다. 지난 2월 영상자서전 1호 촬영자인 고(故) 안병권 6·25참전유공자회 충북지부장의 빈소에는 고인의 생전 모습을...
영상자서전영상충북제작

스포츠경향(총 79 건 검색)

“당신의 삶을 기록합니다” 성동구, 어르신 자서전 출판
“당신의 삶을 기록합니다” 성동구, 어르신 자서전 출판
2024. 11. 27 23:53 생활
서울 성동구 서울 성동구(구청장 정원오)는 지난 25일 ESG 실천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어르신 자서전을 출판하고 기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성동구는 지난 2022년부터 ESG에 대한 인식확산과 지속가능한 도시 조성을 위해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등 분야별 ESG 실천 사업을 지원하는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혁신기업(소셜벤처), 비영리 민간단체 및 법인, 대학교, (사회적)협동조합 등을 지원 대상으로 하며, 올해는 한강 수중환경 보전 활동, 여성 농구대회 개최 및 스포츠 인권 워크숍, 어린이 ESG 위원회 으쓱단 운영 등 총 20개 사업이 선정됐다. 그중 ‘어르신 자서전 제작’ 사업이 마무리되며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어르신 자서전 제작’은 어르신들이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회고하고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품위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서울 성동구 관내 거주 어르신 15명을 대상으로, 6월부터 8주간 자서전 쓰기 교육을 운영했다. 자서전을 쓰는 이유와 방법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었으며, 이를 토대로 어르신들이 직접 자서전을 집필했다. 최종적으로 총 9명의 어르신 자서전을 출판하였으며,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어르신을 배려해 구술 방식의 영상 자서전도 함께 제작했다. 어르신들의 자서전 제작을 기념해 25일 성동구청 창의교육실에서는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자서전을 집필한 어르신들과 이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지인 등 약 30명이 함께했다. 자서전 소개는 물론 각자의 인생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하는 뜻깊은 시간이 마련됐다. 자서전을 출판한 어르신들은 ‘인생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다’, ‘죽을 만큼 힘든 일이 있어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헤쳐갈 수 있다’, ‘나 자신을 용서하고 이해하고 사랑하라’는 각자의 인생에서 얻은 귀한 메시지를 전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아프리카 격언에 ‘어르신 한 분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어르신들의 지식과 경험, 삶의 지혜가 자서전을 매개로 후대에 오래 이어지길 바란다”라며, “어르신이 존중받고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더욱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성동구
70년대 여자육상 간판 김경숙 한체대 명예교수 ‘체육인생 50년’ 담은 자서전 발간… 18일 출판 기념회
70년대 여자육상 간판 김경숙 한체대 명예교수 ‘체육인생 50년’ 담은 자서전 발간… 18일 출판 기념회
2024. 10. 08 16:00 스포츠종합
김경숙 한체대 명예교수가 체육인 50년 스토리를 담은 자서전 ‘국가대표가 나의 장래를 보장해주지 않았다’를 출간하고 오는 18일 출판기념회를 연다. |송현서가 제공 육상 국가대표 선수출신 김경숙 명예교수(67·한국체육대학교)가 체육인으로 살아온 50년 인생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간했다. 김 교수는 오는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파크텔에서 자서전 ‘국가대표가 나의 장래를 보장해 주지 않았다’ 출판기념회를 연다. 김경숙 교수는 1970년대 중반 아시아 육상계를 석권하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 간판스타였다. 여자 육상 400m와 800m 한국기록 보유자로 1975년 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등 불모지였던 한국 육상스포츠 분야에서 당대 최고 여자선수로 활동했다. 책의 전반부는 그의 성장과정과 선수로 활약했던 시절의 생생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중반부에는 선수에서 은퇴하고 교육자로 변모하는 과정과 특수체육과 교수로 재직하며 제자들을 양성하는 과정의 에피소드가 실렸으며, 후반부에는 대표선수들의 현역 은퇴후 장래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담고 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임원으로 참가한 김경숙 교수. |송현서가 제공 김 교수는 16세 때 태극마크를 처음 달고 국가대표로 8년간 활약했다. 은퇴후 선수시절 보다 더한 노력으로 학업에 매진해 34세에 한체대 교수가 됐다. 고려대에서 특수체육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한체대에 특수체육과를 개설했고, 그간 길러낸 많은 제자들이 여러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책에는 김 교수의 대표선수 후배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배어있다. 스스로 겪은 당혹스러운 트라우마 때문에 후배들에게는 늘 잔소리를 하게 된다고 한다. 그는 “운동할 때, 힘들지만 본인의 장래를 위한 설계를 같이 하라. 그리고 운동할 때만큼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한다. 사회생활에 필요한 대인관계, 사회성, 자기관리를 비롯해 은퇴 후를 대비하는 일에 각고의 노력을 하기를 강조하고 있다. 김교수는 2023년 한체대에서 교직생활을 마감하면서 40년 이상 공직생활자에게 주어지는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현재 한체대 명예교수로 일하고 있다.
스마트 자서전 서비스 ‘플로션’ 1주년 기념 이벤트···150만원에 전자출판 자서전에 인쇄 자서전 10권 추가 제공
스마트 자서전 서비스 ‘플로션’ 1주년 기념 이벤트···150만원에 전자출판 자서전에 인쇄 자서전 10권 추가 제공
2024. 07. 18 04:37 생활
스마트 자서전 서비스 플랫폼 플로션 홈페이지 스마트 자서전 서비스 플랫폼 ‘플로션(대표 김태은)’’이 서비스 오픈 1주년을 맞아서 인쇄 자서전 1권을 추가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자서전 기본형의 경우 150만원에 전자출판 자서전에 인쇄 자서전 10권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스마트 자서전 서비스 플랫폼 플로션 홈페이지 플로션은 스마트 기반으로 자서전 제작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초의 플랫폼으로 저렴한 가격과 스마트 기반의 높은 접근성 등에 힘입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플로션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백만원 대의 저렴한 비용이다. 기존에는 자서 출간에 위해서는 보통 천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부담해야 했던 것에 비하면 가격 접근성이 매우 높다. 가장 대중성 있는 상품으로는 ‘자서전 기본형’으로 대면 인터뷰를 기반으로 50페이지 내외 분량의 자서전를 제작하는데, 가격은 150만원이다. 현재 일반인들의 문의가 가장 많은 인기 서비스. 상위 상품으로는 ‘자서전 확장형’이 있다. 가격은 275만원으로 약 100페이지 내외의 분량으로 제작된다. 이외에 고객 요청에 맞춰서 제작하는 주문형 서비스도 있다. 플로션을 통해서 제작된 모든 자서전 전자출판물은 플로션 서버에 저장된다. PC나 스마트폰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고, 또 원클릭으로 카톡이나 메일을 통해서 간편하게 공유할 수 있다. 또 플로션에 등록된 본인의 자서전에 대해서 열람 권한, 댓글 허용 어부 등을 본인이 어드민을 통해서 간편하게 설정할 수 있다. 플로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컨텐츠 팩토리’ 김태은 대표는 “국내 최초로 오픈한 스마트 기반의 자서전 서비스 ‘플로션’이 많은 분들의 격려 덕분에 무사히 첫돌을 맞이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을 통해서 보다 사랑받는 자서전 대표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 자서전 플랫폼  ‘플로션(Plotion)’, 가정의 달 5월 자서전 할인 이벤트
스마트 자서전 플랫폼 ‘플로션(Plotion)’, 가정의 달 5월 자서전 할인 이벤트
2024. 05. 03 18:28 생활
‘플로션(Plotion)’ 국내 최초의 스마트 자서전 서비스 플랫폼 ‘플로션(plotion)’이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서 5월 한달 동아 10%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플로션’은 백만원 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전문작가와 디자이너의 손을 빌려 개인의 인생을 기록하는 스마트 자서전 토털 서비스 플랫폼이다. 기록한 자서전은 서버에 영구적이고 안전하게 보관되며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열람할 수 있다. 또 카카오톡이나 이메일 등으로 쉽게 공유할 수 있는 게 특장점으로 꼽힌다. 인쇄를 희망할 경우 희망하는 수량만큼만 소량 주문 인쇄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저장된 이용자의 자서전은 이용자 본인이 열람이나 댓글의 허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누구나에게 공개할 수도 있고, 가족이나 동호회 회원 등으로 한정하거나 본인만 볼 수 있도록 제한할 수 있다. 플로션의 상품은 총 3가지로 구성된다. 우선 가장 저렴한 ‘자서전 기본형’은 총 30페이지 분량으로 제공하고, ‘자서전 확장형’은 100페이지 분량으로 제작된다. 이외 구매자의 개별 요구에 맞춰 제작도 해준다. 플로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컨텐츠팩토리’ 김태은 대표는 “최근 일반인들의 자서전 제작과 관련한 문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플로션은 부담 없는 가격과 고품질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간경향(총 12 건 검색)

[이 한권의 책]찰리 채플린 나의 자서전
[이 한권의 책]찰리 채플린 나의 자서전(2020. 12. 28 11:33)
2020. 12. 28 11:33 문화/과학
ㆍ세상 절망의 탈출구는 철학이나 유머 찰리 채플린 지음·류현 옮김·김영사 책은 세 번 읽어야 한다고 들었다. 먼저 텍스트를 읽고, 다음에 지은이를 읽고, 끝으로 스스로를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모든 독서는 자기를 알아가고 자신을 규명하는 행위다. 한발짝 더 들어가면 자서전을 읽고 쓰는 것이야말로 개인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형성하는 적극적 작업이 될 것이다. 각각의 ‘내’가 펼쳐온 인생 역정이 ‘우리’의 공동체로 모여들 때 개인사는 삶의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다. 비범한 인물들을 수발한 자서전 중에서 으뜸은 찰리 채플린의 몫이다. 예전 영어 장문 독해에도 단골로 나올 만큼 어법과 표현이 최상급인데다 파란만장한 체험과 경험에서 길어 올린 통찰과 지혜는 시대의 현인으로 손색이 없다. 그가 태어난 1889년은 해가 지지 않는다던 영국의 ‘빅 벤’이 정오를 가리키던 때였다. 빅토리아 여왕의 치세는 태평했다지만 아버지와 헤어진 모자 가정의 생활은 비참했다. 대영제국의 전성기에 빈부격차는 악화일로였다. 노래를 부르다 목소리가 갈라진 어머니를 대신해 첫 무대에 섰던 당시 채플린은 다섯 살이었다. 어두운 지하 단칸방조차 감당할 수 없었던 가난은 가족을 빈민구호소로 떠밀었다. 뿔뿔이 헤어진 식구가 합쳤다가 다시 구호소로 돌아가는 생활이 반복됐다. 와중에 어머니는 현실을 감당하지 못해 정신병원에 들어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꼬마 적부터 온갖 허드렛일을 다하던 채플린은 마침내 배우의 꿈을 이뤘다. 14세에 연극의 배역을 맡고 주급을 받게 되면서 인생의 한 문턱을 넘어선 것이다. 괜찮은 연기자에서 세기의 톱스타로 행로가 바뀐 것은 미국의 영화사에 스카우트되면서다. 여기서 그만의 캐릭터가 탄생했다. 헐렁한 바지, 꽉 끼는 상의, 커다란 구두에 작은 모자, 그리고 짧은 콧수염으로 형상화한 ‘떠돌이 찰리’가 창조됐다. 보자마자 포복절도할 정도로 웃기지만 시나브로 관객의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인물형이다. 어느 봄날 오후, 도망치는 양을 쫓는 광경에 깔깔 웃다가 잡힌 양이 도살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엉엉 울었던 어린 채플린은 삶에 담긴 복합적 진실을 일찌감치 깨닫지 않았을까.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그의 말에 육중한 질량감이 느껴지는 까닭이다.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 같았던 채플린의 커리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불어 닥친 반공주의와 매카시즘의 소용돌이에 빨려들었다. 영화 <위대한 독재자>로 연합국의 승리에 기여한 공적은 묻히고 미국 언론과 국민의 적대감을 사는 배우가 됐다. 할리우드가 채플린의 공로를 인정하고 특별상을 수여하기까지는 20여년이 흘러야 했다. 성과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그래서 팬터마임으로 세계인과 소통하려 했던 그가 말년에 정리한 인생관은 특별하지 않다. 변덕스러운 것이 운명이고 인간이기에 어떤 구상이나 철학보다는 늘 일어나는 문제에 맞서는 싸움이 인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스터 채플린! 너무 힘겨운 생의 짐은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요? “실망과 근심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절망에 빠지지 않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가능한 탈출구는 철학이나 유머에 의지하는 것이다.”
이 한권의 책
[이 한 권의 책]
[이 한 권의 책](2020. 10. 16 15:47)
2020. 10. 16 15:47 문화/과학
ㆍ행동하는 사상가 안중근의 고뇌와 투쟁 한국 현대사에서 ‘10월 26일’은 총소리로 기억된다.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명분으로 육군 중장 출신의 중앙정보부장이 대통령을 쏘았고, 그보다 꼭 70년 전에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은 일본제국주의의 설계자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다. 흔히 화약 냄새가 나는 사건들에는 정치적 상대주의가 작동한다. 한쪽의 영웅이 다른 쪽에서 역적으로 폄하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 총리 스가는 장관 시절에 “안중근은 범죄자이고 테러리스트”라는 자국중심주의적 발언을 거리낌 없이 내뱉었다. 안중근 지음·범우사 그렇지 않다. 당시 국제법에 따르면 일반인도 의용군, 즉 군인이 될 수 있고 거듭된 강제조약이나 고종의 퇴위는 침략 행위로 인정된다. 무엇보다 대한제국의 주권자인 고종은 물러나면서 수수방관하는 국민이 되지 말라는 조칙까지 발표했다. 따라서 하얼빈역에서 울린 총성은 정당한 교전 행위의 일환이며 의거가 아니라 대첩으로 정정되어야 한다. 안중근 의사가 아니라 안중근 장군이 좀 더 그의 역사적 행위에 어울리는 작명인 것이다. 무엇보다 뤼순의 감옥에서 다듬은 ‘동양평화론’은 안중근이 민족주의자의 한계를 넘어 세계평화를 고민하는 사상가였다는 재발견의 희열까지 던져준다. 사격에 재능이 있어 사냥을 즐기던 평범한 젊은이가 어떻게 민족과 인류를 위한 역사적 기폭제로까지 진화할 수 있었을까. 영어의 몸으로 집필한 <안응칠 역사> (<안중근 의사 자서전> 원제)라는 자서전이 실마리다. 1879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을 때 그의 집안은 부유했고, 과거에 급제한 부친은 관리의 경력을 시작하려 했다. 그러나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됐던 부친이 갑신정변의 회오리에 휘말려 꿈은 좌절되고 가문의 경제력도 줄어들었다. 곤경에 휩싸인 부친은 천주교의 도움을 받아 어려움을 벗어났고, 집안이 통째로 귀의했다. 안중근은 세례를 준 홍요셉 신부와 전도 활동을 다니면서 사랑과 평등의 윤리를 내면에서 발효시켰다. 동양의 ‘살신성인’과 서양의 ‘사해동포’라는 두 가지 밑거름이 어우러져 행동하는 사상가 안중근을 맺은 것이다. 국운이 몰락하면서 그의 고뇌는 깊어지고 동아시아 각국을 돌아다니며 계몽운동과 무장투쟁 등 다양한 해결책을 추구했다. 연해주 지방에서 300명의 대원을 이끌고 일본군과 전투를 치르면서 붙잡은 포로를 만국공법에 따라 풀어주고 심지어 총기까지 돌려줬다. 물정 모르는 몽상가라는 비난 속에서도 원칙을 어길 수 없다는 것이 선비정신이요, 휴머니스트로서의 진면목이다. 숱한 패배와 좌절 속에서도 그는 생애 최고의 승리를 하얼빈에서 거두었다. 말과 행동이 일치된 고매한 인격은 법정과 감옥에서 광채를 발했고, 취조하던 검찰관과 옥리들까지 감화될 정도였다. 적까지 경의를 표하게 만든 언행의 원천은 무엇보다 할머니 조마리아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조카이자 김구의 맏며느리인 안미생은 증언한다.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지 말라고 했던 어머니가 지어 보낸 수의를 입고 아들은 교수대에 올랐다. 지상에서 영원으로 향하는 그 순간, 안중근의 표정은 고요한 물이었다. 그 어머니가 그 아들을 만든 것이다.
이 한권의 책
[정윤수의 ‘서문이라도 읽자’]마일스 데이비스의 자서전
[정윤수의 ‘서문이라도 읽자’]마일스 데이비스의 자서전 (2018. 09. 17 14:22)
2018. 09. 17 14:22 문화/과학
ㆍ소파에 누워 읽다 정신 번쩍 들게 만드는 책 표지 책의 상당 부분은 욕설과 비난과 신경질이 툭툭 튀어나오는데, 진짜 마일스 데이비스가 내 앞에서 ‘뭐가 또 궁금한데?’ 하는 표정으로 ‘정 그렇다면 몇 마디 안 할 수 없지’ 하고는 시종 자기 멋대로 중얼거리는 듯 생생하다. “우리는 부시 대통령과 그의 아내를 만났는데, 그녀의 손에는 키스하지 않았다. 시슬리가 나에게 왜 바버라 부시의 손에는 키스하지 않았냐고 묻기에 나는 조지의 어머니인 줄 알았다고 그랬다. (중략) 빌어먹을, 여기 이 사람들은 레이 찰스에게 평생공로상을 주고 있는데 그들 중 대부분은 그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자서전 <마일스 데이비스>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1987년 워싱턴의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레이 찰스의 평생공로상 수상식장의 에피소드다. 마일스는 “레이는 오랫동안 친구였고 나는 그의 음악이 좋았다. 내가 간 이유는 바로 그것뿐이었다. 또 그런 정치적인 일을 결코 좋아한 적이 없는” 편이다. 그래서 현직 대통령과 그 영부인과의 만남에서도 마일스는 ‘이 양반들은 도대체 왜 이런 자리에 나타난 것일까?’ 하는 특유의 냉소로 그날을 기억하는 중이다. 나는 지금 이 흥미진진한 자서전 중에서도 비교적 점잖은 대목을 인용하고 있다. 마일스 데이비스가 구술을 하고 시인이자 저널리스트인 퀸시 트루프가 정리한 자서전이기에 책의 상당 부분은 욕설과 비난과 신경질이 툭툭 튀어나오는데, 물론 그 말투가 사실은 마일스다운, 진짜 마일스 데이비스가 내 앞에서 ‘뭐가 또 궁금한데?’ 하는 표정으로 ‘정 그렇다면 몇 마디 안할 수 없지’ 하고는 시종 자기 멋대로 중얼거리는 듯 생생하다. 번역을 시인이자 인디록밴드 리더인 성기완이 했는데, 아주 잘했다. 나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다큐멘터리를 꽤 많이 봤다. 그런 영상에서는 종종 마일스가 인터뷰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쇠를 갈아 먹고 있는 듯 거친 목소리에 이런 소리 빨리 걷어치우고 술이나 한잔하자는 식의 ‘무매너’를 익히 본 터라, 이 자서전의 문장들은 날것 그대로의 말투를 즉시 옮긴 듯 흥미롭게 읽힌다. 이런 전제로, 다음을 한 번 읽어보자. 이 책의 서문, 첫 문장이다. “들어봐라. 여지껏 내가 세상에 태어나(옷 입은 상태에서) 경험한 가장 멋진 느낌은 세인트루이스의 미주리에 디즈(디지 길레스피의 애칭)와 버드(찰리 파커의 애칭)가 왔을 때 그들의 연주를 들은 것이다. 때는 194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략) 디즈와 버드가 B의 밴드에서 연주를 하는데 ‘어랍쇼? 이게 뭐지?’ 하는 말이 입에서 절로 터져 나왔다. 나 원, 그 연주들이 어찌나 대단했던지 무서울 지경이었다.” 마일스가 구술하고 퀸시 트루프가 정리 이렇게, 구술이든 저술이든 어찌되었거나 단행본인데 그 ‘서문’이 갑작스럽게 시작한다. 이 책의 실질적인 저술가 퀸시 트루프의 서사 전략일 수도 있다. 멋지고 근사하고 우아한 서문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마일스 데이비스의 육성이 지면 위로 툭 튀어나오는 것이다. 다시 마일스 데이비스가 회고하는 전설의 트럼페터 디지 길레스피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자. 역시, 서문의 일부다. “디지는 생방송으로 쇼가 진행되는 중에 창문으로 기어 올라가 쇼에 등장하는 침팬지를 빤히 바라보며 혀를 내밀곤 했다. 침팬지는 그에게 골탕을 먹고 소리를 치며 미쳐 날뛰었다. 그러면 쇼에 등장한 사람들이 침팬지한테 뭔 좆같은 일이 벌어졌나 의아해했다. 침팬지는 디지를 볼 때마다 빡이 돌아버리는 것 같았다.” 나는 지금 성기완의 번역문을 그대로 인용했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캐릭터’를 강화하기 위해 저속한 용어를 일부러 섞은 게 아니다. 아무튼 이 책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생애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 재즈의 길을 걸었던 수많은 전설과 위인과 광인과 마약쟁이와 난봉꾼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왜 그런가 하면, 현대 재즈의 역사가 마일스의 개인역사이고 그의 생애가 스윙에서 비밥으로, 다시 록재즈와 퓨전을 거쳐 힙합재즈로까지 이어지는 장르 역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는 1945년부터 본격적으로 찰리 파커 밴드에서 활동을 개시한다. 1949년 길 에반스의 편곡과 존 루이스, 제리 멀리건을 비롯한 9중주의 역사적 앨범 <Birth Of The Cool>을 발표하여 50년대 쿨재즈를 개척했다. 1955년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에 화려하게 복귀하여 이후 존 콜트레인과 더불어 <Kind Of Blue>를 만들어냈다. 1964년부터 허비 행콕, 웨인 쇼터, 토니 윌리엄스 등 젊은 뮤지션으로 퀸텟을 구성하여 <Nefertiti>, <Dorcerer> 등 명작을 발표했으며 1969년에는 칙 코리아, 잭 디조냇, 존 매크러플린 등과 함께 희대의 실험작 <Bitches Brew>를 발표하여 퓨전 재즈의 문을 열었다. 지금은 전설이요 원로요 거장 소리를 듣는 키스 자렛이나 마커스 밀러도 처음 재즈에 들어설 때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가방을 들었다. 1991년 폐렴으로 사망할 때까지도 마일스 데이비스는 손자뻘 되는 뮤지션들과 함께 테크노뮤직과 힙합을 재즈와 결합했다. 마일스 데이비스 등장인물들 면면이 재즈 역사 그 자체 이 정도만 썼는데도 벌써 등장하는 사람들 면면이 재즈 역사 그 자체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생애사이면서도 동시에 그가 바라본, 그리고 무엇보다 직접 겪은(그는 최소한 자기가 직접 본 것을 중심으로 말한다) 거장들의 면모가 펼쳐져 있다. 그 중 한 사례, 버드 파웰 얘기를 들어보자. 버드 파웰은 1924년에 태어났다. 7살에 베토벤, 드뷔시, 리스트, 쇼팽 등을 연주하였고 10살 때부터 재즈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1943년 쿠티 윌리암스의 밴드에서 활동하였으며 이 무렵에 그는 아트 테이텀과 테디 윌슨의 영향을 받아 끝없이 건반 바깥으로 이탈하려는 충동의 타건(打鍵)을 선보였다. 디지 길레스피, 덱스터 고든, 소니 스팃, 케니 클락 등과 한 시대를 풍미했는데 특히 1953년에 찰스 밍거스, 맥스 로치, 디지 길레스피, 찰리 파커 등과 함께한 메시홀 라이브는 절대적 명연으로 꼽힌다. 그랬던 그가 정신질환 때문에 무대에 서지 못하여 저 멀리 파리로 훌쩍 떠나버렸다. 1956년에 마일스가 파리로 연주를 하러 가서 버드 파웰을 보게 된다. 멋지고 유명한 생제르맹 클럽, 마일스를 포함하여 뉴욕의 빅스타들이 몰려들었는데, 거의 행려병자에 가까운 버드 파웰이 나타나 피아노를 연주한다. 한때 밤의 재즈 무대를 함께 누볐던 동료들은 버드 파웰의 연주를 오랜만에 다시 보았고, 잠시 후 모두가 충격에 빠져버렸다. 그 연주는 자신의 영혼을 통제하지 못하는 자의 비틀거리는 울부짖음이었다. 마일스는 버드를 끌어안고 소리친다. “버드, 그렇게 술 마시고 나서 연주해서는 안 된다는 걸 이제 알겠지? 이제 알 거야? 그렇지 않아?” 그 무렵, 마일스는 마약에 취한 존 콜트레인을 정신 차리라고 두들겨 패기도 했다. 다시, 마일스는 회고한다. “버드가 그렇게 연주하는 것을 보고 듣다니, 정말 슬픈 광경이었다. 살아있는 한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이 책은 마일스를 관통하여 재즈사 전체를 살펴보게 한다. 아, 물론 편년체로 그 옛날에 그런 일이 있었느니 하는 회고영탄조가 아니다. 한숨, 눈물, 신경질, 욕설, 사랑, 분노 등이 뒤엉킨다. 다시 서문으로 돌아가보자. 1944년, 디지 길레스피와 찰리 파커의 연주를 들었던 그날을 회상하면서 이 자서전은 시작하는데, 서문에서 마일스는 그날을 다음처럼 기억한다. “나는 처음 디즈와 버드의 연주를 들었던 1944년 그날 밤의 느낌에 좀 더 다가가려 해왔지만, 그 느낌에는 결코 이를 수가 없다. 비슷하게는 갔지만 바로 거기에는 이를 수 없다. 언제나 그 느낌을 찾고 듣고 느끼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연주할 때마다 내 음악 안에서 그 느낌을 잡으려 노력한다. 애송이였던 내가, 젖내도 마르지 않는 내가 지금까지도 나의 우상인 위대한 음악가들과 어울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씨팔,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정윤수의 ‘서문이라도 읽자’
[한동원의 에브리컬처]블루스 음악가 비비 킹 자서전의 매력(2015. 07. 13 15:53)
2015. 07. 13 15:53 문화/과학
비비 킹의 자서전에는 목화농장의 어린 노동자로 시작하여 세계적인 뮤지션이 되기까지 그가 겪었던 실로 파란만장한 인생담이 그의 음악처럼 술술 자연스런 필치로 실려 있다. 얼마 전 지인들과 맥주 한 잔 하고 있는데, 그 중 한 명이 ‘본인이 직접 겪은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씩 하자는 대단히 납량특집스럽고도 시류편승적이고도 식상하기 짝이 없는 제안을 불쑥 꺼냈다. 근데 대체 이른바 ‘무서운 이야기’ 치고 본인이 직접 겪거나 듣지 않았다고 하는 얘기가 있던가? 그리고 그런 얘기치고 어디서 한 번쯤 들어본 것 같은 얘기 아닌 것이 또 있었던가? 라는 나의 찬물 끼얹는 발언에도 불구하고, 좌중은 금세 열에 들떠서 이 ‘무서운 경험담’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무서운 이야기’ 중에 생각난 부고 소식 맞다. 실은 나는 그런 경험담을 거의 보유한 것이 없다. 귀신을 본 적도, 가위에 눌린 적도, UFO를 본 적도 없다. 숟가락도 못 구부린다. 얼마 전에는 심지어 전신에 소름이 쭉 돋을 정도로 신통력 강한 점술자를 목격하겠다는 일념 하에 마흔 군데도 넘는 점집들을 돌아다니면서 점집 답사기를 쓰기까지 했지만, 그런 점술자는 한 명도 만나보지 못했다. 만일 스티븐 킹 소설에 나 같은 인물이 등장하면 유령이나 악령들이 일제히 보이콧 할 것 같다. 저 인간은 내가 코앞에 나타났는데도 전혀 알아먹지를 못해. 대체 어쩌란 거야. 이래 갖고야 도무지 흥이 안 나잖아. 투덜투덜하면서. 그런데 나의 지인이라는 사람들이 야심차게 내놓은 ‘무서운 실화’라는 것을 들어보니 그 또한 실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오랫동안 못 찾아뵈었던 친척분이 난데없이 꿈에 나타나서 연락을 드려봤더니 그 날 바로 돌아가셨더라, 하는, 정말이지 몸서리쳐지게 흔해 빠진 얘기가 태연히도 난무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흔해 빠진 얘기가 좌중의 격렬한 호응을 불러일으켜서, 심지어는 “얼마 전 ‘OO동 이모님 보쌈’집에 갔었는데, 그 바로 다음 날 이모님의 부고를 들어서 소스라치는 전율을 느꼈다”라는 천인공노할 만큼 조잡스런 얘기까지 무서운 얘기랍시며 등장했는데도 누구 하나 비난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이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언젠가 동물원에 갔는데, 유독 그 날만은 원숭이에게만 먹이를 주고 싶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놀랍게도 그 시간에 잔나비 띠이신 삼촌께서 돌아가셨다더라”라든가 하는, 차마 맨 정신엔 못 들어줄 이야기들까지 맥주 김빠지는 것도 잊은 채 난무 또 난무하였던 것이다. 아아…. 그런데 기껏 이 정도라면, 그래, 내게도 내놓을 게 하나 있다 싶었다. 다행히도(랄까) 주위 친지 분 얘기는 아니고, 블루스 싱어 겸 기타리스트 비비 킹(B. B. King)의 부고를 들었을 때의 일이었다. 뭐냐면, 정말이지 오랜 시간 동안 별러왔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자꾸만 미뤄오던 비비 킹의 자서전(가 그 제목이다)을 얼마 전 아무런 맥락도 없이 ‘이번에야말로!’라고 결심하며 주문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바로 다음 날 아침 뉴스에서 놀랍게도 그 양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던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를 꺼내놓자마자 지인들로부터 찬물 끼얹길 일삼는 인간으로 다시 한 번 확실하게 낙인찍혀버리고 말았지만…. (왜! 이 얘기가 어때서!) 아무튼. 1990년, 그러니까 내가 한창 돈 없고 정보에 어둡던 학생 시절에 단 한 번 내한한 뒤로, 내 기억이 맞는다면 한 번도 한국 공연을 하지 않았던 비비 킹. 그리하여 매년 초 ‘돌아가시기 전에 올해에만큼은 기필코’를 되뇌며 인터넷에 뜬 세계 공연 일정을 뒤적거리기를 15년 넘도록 해오던 비비 킹. 그의 부고 덕분에 그닥 길지도 않은 ‘내 인생에서 기필코 한 번은 꼭’ 리스트의 한 줄이 허망하게 사라져버렸다. 하긴, 에릭 클랩튼부터 존 메이어까지 각종 친구들 및 추종자들이 모여 팔순 기념 앨범(이 그 제목이다)을 내놓은 것이 벌써 10년 전의 일이니 탓할 것이라고는 오로지 나의 게으름뿐이다. 그런 사연으로 현재 마지막 남은 오징어 다리 한 짝 씹듯 천천히 아껴 읽고 있는 비비 킹의 자서전에는, 목화농장의 어린 노동자로 시작해 세계적인 뮤지션이 되기까지 그가 겪었던 실로 파란만장한 인생담이 그의 음악처럼 술술 자연스런 필치로 실려 있다. 그 중에는 음악 이론가들과 비평가들에 대한 그의 거침없는 비판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그의 요점은 결국 ‘이론가나 비평가들이란 거의 음악판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과는 거의 상관없는, 이론을 위한 이론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의 인생을 지배한 도박, 섹스, 역마살 나도 일단은 ‘비평가’니 ‘평론가’니 하는 호칭으로 불리고 있는 인간이다만, 그의 발언에는 동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른바 ‘델타 블루스’니, ‘시카고 블루스’니, ‘어번 블루스’니 하는 용어들을 고안해서 본래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경계선을 그어놓은 뒤, 음악들을 이리저리 분류해 상하고저를 멋대로 정하는 그런 일은 비단 블루스판 안에서만 존재하는 일은 아니니 말이다. 그 왜, 쿨재즈와 비밥재즈 사이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난 몰라. 모두들 제멋대로 내게 쿨이라는 말을 갖다 붙였을 뿐이야”라고 일갈했던 마일스 데이비스의 그 유명한 인터뷰도 있지 않은가. 결국 음악에 있어 최종적인 ‘분류 기준’이란 그저 좋은 음악과 덜 좋은 음악 정도가 가능할 뿐이다. 영화에서도. 소설에서도. 그리고 어디에서든. 하지만 이 책의 진짜 매력은 그런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훨씬 소소하고 개인적인 부분에 있다. 거장이니 전설이니 하는 호칭에 걸맞지 않게 ‘도박, 섹스, 역마살(road)’이 자신의 전 인생을 지배한 키워드라고 거리낌 없이 얘기하는 솔직함도 그렇거니와, 왕년에 과속을 하다가 치어서 죽음에 이르게 했던 강아지를 떠올리며 아직까지도 가슴 아파하는 모습도 입가에 웃음을 떠올리게 한다. 강아지 말고 당나귀를 친 적도 있었지만, 다행히도 당나귀는 벌떡 일어서더니 달아났다고. 그 일을 회상하며 ‘당나귀는 농장 일을 할 때 항상 나를 든든하게 도와주던 동물이었기 때문에’ 특히나 흐뭇해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그의 모습은 정말이지 귀엽다. 기타는 물론 소형 키보드도 족히 얹어놓을 수 있을 만큼 풍성했던 그의 뱃살만큼이나. 그런데 대체 무슨 얘기를 하다가 여기까지 왔지? 아무튼 이 두서없는 이야기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뭐든 확실히 좋은 공연이 있다면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반드시 봐두자.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고, 예술가의 인생 또한 짧으므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꼭 번역해보고 싶은 비비 킹 자서전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뒤늦게나마 그의 명복을 빈다. “몇몇 호전적인 사람들이 나를 ‘톰 아저씨’라고 비하했을 때, 나는 메드가(메드가 에버스, 1963년에 암살당한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와 마틴(마틴 루터 킹)을 마음속에 새기고 있었다. 나는 상처받았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 나는 음악을 통해서 사람들을 화해시키는 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나는 용기에 대한 확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은 스타일이나 완력이나 멋들어진 정치적 구호와는 관계없는 것이었다. (중략) 메드가 에버스와 마틴 루터 킹은 두려움 없이 일했기에 우리의 존경을 받는다. 그것이 그분들이 죽은 이유다. 그리고 계속해서 살아있는 이유다.”
한동원의 에브리컬처

레이디경향(총 4 건 검색)

[주말&] 왕실 폭로 자서전 논란의 속사정이 궁금하다면, <해리와 메건>
[주말&] 왕실 폭로 자서전 논란의 속사정이 궁금하다면, <해리와 메건>
2023. 01. 14 06:48 문화/생활
최근 미국, 영국을 비롯 유럽 여러 나라까지 이 커플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사상 최초로 영국 왕실을 폭로한 왕실 사람으로 기록될 해리 윈저 전 왕자와 전 왕자비 메건 마클이다. 세계적인 파란을 몰고 온 두 사람은 해리의 자서전 <스페어(Spare)> 출간 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어떤 이야기를 펼쳐놓았을까. 다큐멘터리 <해리와 메건> 넷플릭스 제공 요즘 난리예요 <해리와 메건> 역사상 가장 큰 화제를 일으킨 커플의 진짜 이야기가 공개된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해리와 메건>은 세기의 결혼 후 왕실의 직위에서 물러나 세간의 이목을 끈 서식스 공작 부부의 목소리를 통해 그들의 보이는 것 이면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국 해리 왕자와 미국인 배우 메건 마클의 연애 시절부터 약혼과 결혼, 왕실에서 독립하기까지 다사다난한 여정을 총 6개의 에피소드로 다룬다. 행보마다 각종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두 사람이 직접 털어놓는 속사정을 중심으로 지금껏 공개된 적 없는 측근들의 증언, 영국 왕실과 언론의 관계를 바라보는 사학자들의 견해를 함께 전함으로써 한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넘어 우리가 사는 세상과 서로를 대하는 방식까지 폭넓게 조명한다. 두 차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고 에미상을 받은 리즈 가버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다큐멘터리, 미국, 2023) 드라마 <일타 스캔들>. 넷플릭스 제공 전도연 드라마 출격 <일타 스캔들> <일타 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다. 가족을 위해 핸드볼 국가대표 커리어를 포기한 남행선은 요리 솜씨를 살려 사교육의 메카 녹은로 학원가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한다. 딸을 위해 늦게나마 사교육 뒷바라지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남행선은 입시 전쟁에 뛰어들며 교육적으로 얽히고 싶었던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엮이게 된다. 씩씩하고 밝은 에너지를 가진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 역에 전도연이, 천재적인 실력과 독보적 유명세를 지닌 수학 강사 최치열 역에 정경호가 분해 달콤 살벌한 커플 ‘케미’를 발산할 예정이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로코 치트키’ 조합으로 떠오른 유제원 감독과 양희승 작가가 또 한 번 의기투합해 믿고 보는 드림팀을 완성했다.(1월 14일 공개, 로맨스, 한국, 2023)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 넷플릭스 제공 다채로운 볼거리로 무장한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인생은 아름다워>는 자신의 생일 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과 마지못해 그녀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이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로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는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세연은 불치병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무심한 남편 진봉에게 마지막 생일 선물로 어릴 적 첫사랑을 함께 찾아 달라고 한다. 고집스런 부탁에 오직 이름과 나이만 갖고 방방곡곡을 누비게 된 부부는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들을 마주하게 된다.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 영화 <장르만 로맨스>, <극한직업>의 류승룡이 진봉 역을, 영화 <외계+인 1부>, <완벽한 타인>, 드라마 <SKY 캐슬>의 염정아가 세연 역을 맡았고, 청춘스타 박세완과 옹성우가 합세했다. 신중현, 최백호, 이문세, 이승철 등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대한민국이 사랑한 음악 레퍼토리와 흥겨운 안무로 구성된 <인생은 아름다워>는 보는 내내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하며 모두를 울고 웃게 하는 삶의 메시지를 전한다. (뮤지컬, 한국, 2022) 영화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 영화 <브로커>, <어느 가족>을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은 견습 게이샤인 ‘마이코’가 되겠다는 꿈을 좇아 함께 교토에 온 두 친구 키요와 스미레가 한 지붕 아래 살면서 겪는 일상을 그린 이야기다. 고향 아오모리를 떠나 교토로 온 열여섯 살 소녀 키요와 스미레. 빠르게 성장하는 스미레와 달리 키요는 마이코로서 재능이 없다는 말을 듣고 상심한다. 고향으로 돌아가려다 요리에 재능을 발견하게 된 키요는 모두의 칭찬을 받으며 마이코 숙소의 식사 담당 마카나이로 일하게 된다.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은 180만 부 이상 판매된 만화를 각색한 작품으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에큐메니컬상을 수상한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아름다운 교토의 게이샤 거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유쾌하고 따뜻한 일상이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1월 12일 공개, 드라마, 일본, 2023) 영화 <우리집 개를 찾습니다> 훈훈한 실화 이야기 <우리집 개를 찾습니다> <우리집 개를 찾습니다>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에서 반려견 공커를 잃어버린 청년 필딩이 절친이자 사랑하는 반려견을 찾기 위해 부모님과 함께 수색 작업을 펼치며 벌어지는 놀라운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다. 주사약을 제때 맞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한 공커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 필딩과 그의 아버지는 그동안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도 찾아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사연을 듣고 반려견을 향한 사랑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도움의 손길을 뻗기 시작하고 ‘공커 찾기’는 모두의 희망으로 퍼져 나간다. <우리집 개를 찾습니다>는 훈훈한 실화를 바탕으로 평범한 영웅들의 활약과 따뜻한 인간애를 전한다. 넷플릭스 영화 <저승까지 파티피플!>, 영화 <101마리 달마시안>의 스티븐 헤렉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에미상 후보에 오른 배우 롭 로가 조니 버치톨드, 킴벌리 윌리엄스 페이즐리와 함께 출연한다. (1월 13일 공개, 가족, 미국, 2023) MUST-SEE 또 다른 신작들 바이킹스: 발할라 시즌2(1월 12일 공개, 액션·어드벤처, 미국, 2023), 오늘의 게스트, 데이비드 레터맨 쇼: 블로디미르 젤렌스키(1월 13일 공개, 토크쇼, 미국, 2023), 콰이어트 플레이스 2(1월 15일 공개, 호러, 미국, 2021)
주말&
김현희 자서전 대필한 노수민 작가 이제는 말할 수 있다
2009. 02. 13 화제
얼마 전 소설가 노수민씨가 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의 범인인 김현희의 자서전을 대필한 사실을 공개해 화제다. 소설가 노수민씨를 만나 김현희와 함께한 시간들에 대한 뒷이야기와 최근 발표한 장편소설 「울엄마교」 출간 소감을 들었다. 김현희는 확실히 북한 사람이 맞다 우리는 1987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폭파범이 예쁘장한 얼굴의 북파 공작원 김현희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폭파범으로 체포된 김현희는 1988년 사형 선고를 받았으나, 이듬해 특사로 풀려났다. 이후「이제 여자가 되고 싶어요」(1991년)와 「사랑을 느낄 때면 눈물을 흘립니다」(1992년)라는 자서전을 출간했고, 1997년 전 국정원 직원과 결혼해 2명의 아이를 낳고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살고 있다. 그런 그녀가 최근 모 매체에 공개된 편지를 통해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시민단체를 내세워 KAL기 사건의 의혹을 부풀리고 재조사를 거듭해 가족과 함께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정부가 김정일이 지령한 적이 없다는 진술을 강요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노수민 작가(59)가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급기야 입을 열었다. 자신이 1990년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의 주선으로 약 2년 동안 김현희와 함께 생활하면서 자서전을 집필했다고 밝힌 것. 잠실에 위치한 자택에서 만난 노수민 작가는 최근 불거진 김현희의 편지에 대해 흥분을 쉽게 가라앉히지 못했다. “인터넷을 통해 김현희의 편지를 보고, 아직도 고통을 받고 있다는 소식에 가슴이 아팠어요. 저는 김현희가 북한과 남한, 양쪽 정치권력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해요. 불쌍하죠. 그래도 한때 같이 일도 했던 사람이고, 그 사람이 가짜가 아니라 진짜라는 것을 내가 알고 있잖아요. 진실을 알고 있는 작가가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김현희 남편은 고집이 센 경상도 남자 노 작가는 대필 당시, 김현희 자서전 대필에 대한 비밀을 지키기로 국가안전기획부와 약속했다. 그러나 2년이라는 세월 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지낸 김현희가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현실을 모른 척할 수 없었다고 한다. 자신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인터뷰를 결심했다는 것. “사실 작가 생활에서 남의 글을 대필했다는 사실은 알려져봤자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안기부와 한 약속도 지키고 싶었고요.” 노 작가는 과거 2년 동안 자신과 함께 지낸 김현희는 확실히 북한 사람이 맞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KAL기 사건 조작설’에 대해 “김현희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100%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성격이다. 너무도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니까 오히려 조작됐다는 이야기가 나온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일상생활의 세세한 부분까지는 조작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김현희는 진짜 북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우선, 김현희는 북한에서는 보지 못했던 예쁜 쇼핑백을 굉장히 좋아했다. 물건을 사고 담아온 쇼핑백을 모아놓고 아까워서 쓸 줄도 몰랐다. 쌓아놓은 쇼핑백 중 하나만 달라고 하면, 수십 장 쌓아놓은 것 중에서 가장 예쁘지 않은 것을 주기 위해 한참 망설이기도 했다. 또 1박 2일로 강연을 갔을 때 임직원 목욕탕에 갔는데, 몸을 씻고 탕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더니 화들짝 놀랐다. 그때 김현희는 “탕 속에 들어가도 되는 거냐”고 말하며 “이렇게 큰 목욕탕은 처음 봤다”며 깜짝 놀랐다. 노래방에 갔다가 나오면서는 포장마차에 들렀는데, 우동만 파는 줄 알았던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파는 것을 보고 신기해했다. “무슨 임무를 수행하거나 크고 굵직한 일들은 조작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일상생활의 작고 소소한 일들은 조작이나 교육으로는 만들어지기 힘들잖아요. 특히 북한 이야기만 하면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가족 이야기만 하면 바로 눈물을 흘렸어요. 얼마나 핏줄에 연연해하던 사람인데요. 제가 2년 동안 같이 밥을 먹고, 강연 다니면서 느낀 김현희는 확실한 북한 사람이었어요.” 김현희가 사람들 앞에 나타나길 바란다 최근에 김현희는 편지 공개에 이어 결혼 이후 처음으로 일본 NHK-TV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김현희는 이날 인터뷰에서 “1978년에 실종됐던 일본인 다구치 아에코씨(당시 22세)가 자신에게 일본어를 가르쳤던 ‘이은혜’가 맞다”며 “죽었다고 말하는 북한의 주장과는 달리 살아 있다”고 밝혔다. 노수민 작가는 “김현희는 조신하고, 시키는 대로 하는 스타일인 반면, 이은혜는 하지 말라는 행동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며 “이은혜는 몰래 술도 마시고 울면서 주방 아줌마한테 신세 한탄을 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김현희한테 들었다”고 전했다. 노 작가에게 마지막으로 김현희를 본 게 언제냐고 물었다. 지난 1993년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양평에 집필실을 짓고 집들이를 할 때까지는 만났어요. 그때가 1993년 가을이니까 그때까지 직접 얼굴을 본 것 같네요. 그 뒤에는 직접 만나지는 못하고, 수사관들을 통해서 안부를 물었죠.” 노 작가는 이어 그 당시 김현희 남편도 집필실을 자주 왔다 갔다 했다고 한다. 전 국정원 직원이던 김현희 남편은 융통성이 없고, 고집이 센 토종 경상도 남자라고. “수사관 시절부터 얼굴을 보기 시작했으니까 두 사람은 거의 10년 정도 봤죠. 테러리스트와 수사관의 입장으로. 처음에는 결혼을 하려고 했는데, 그게 성사가 잘 안 됐어요. 그래서 그 사람이 퇴직을 한 후 다시 만나서 1997년에 결혼을 하게 된 거죠.” 노 작가는 김현희에게 “숨어서 지내면 오히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에, 나타나서 속 시원하게 밝히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며 “늘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면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다”고 안타까워했다. 나를 위해 희생하는 엄마를 갖고 싶었다 노수민 작가는 1994년, 김일성이 죽는다는 내용의 가상소설 「불바다」를 쓰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실제 김일성이 죽은 날은 7월 8일 새벽 2시,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그런데 5월에 출간된 그녀의 소설 「불바다」에서 김일성이 7월 10일 새벽 2시에 심장마비로 사망할 것이라고 밝힌 것.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노 작가에 대해 ‘예언을 할 줄 안다’, ‘신기가 있다’는 등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문득 그 당시의 일이 궁금해서 물었다. 어떻게 알았느냐고. “제가 예언가는 아니고요. 김현희 일을 할 때 북한 관련 자료집을 우연히 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거기에 김일성이 심장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있었거든요. 날짜와 시간은 우연히 맞은 거예요. 특히 저희 남편도 새벽 2시에 돌아갔기 때문에 새벽 2시라고 소설에 쓴 거죠.” 노 작가는 「불바다」가 히트를 친 후, 「정인숙 사건」이라는 소설도 연달아 히트시켰다. 그 후 연애 소설과 휴먼 스토리 소설을 20여 편 썼는데, 정치 소설만 쓰는 사람처럼 기억되는 게 달갑지 않다는 심정을 밝혔다. 이에 최근 노 작가는 「울엄마교」라는 25번째 장편소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10명의 다양한 엄마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들의 ‘어머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울엄마교」는 국밥집으로 재산을 모은 욕쟁이 할머니의 장례식에 10명의 상조회 사람들이 모이면서 시작된다. 이들은 모두 할머니의 유언장을 받아들고, 할머니의 깊은 배려에 감동을 받아 자신들의 가슴속 한으로 응어리져 있던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한다. 상조회에 모인 열 명의 엄마는 모두 각양각색의 사랑을 보여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10명의 엄마는 하나같이 자식 앞에서는 ‘목숨’도 아깝지 않은 사랑을 보여준다. 노 작가는 이 책을 쓴 이유에 대해 “그런 엄마를 갖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저는 불행히도 소설에 나오는 엄마들처럼 나를 위해서 희생해주고 나를 다독여주는 엄마를 두지 못했어요. 사실은 그런 엄마를 갖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죠.” 계모와의 갈등으로 괴로워 자살 시도 노 작가의 엄마는 그녀가 중학교 3학년 때 5남매를 두고 집을 나갔다. 아버지와 재혼한 계모는 노 작가의 꿈을 짓밟으려 들었고, 동생들을 모질게 학대했다. 4명의 동생을 데리고 계모와 함께 살던 노 작가는 삶이 너무 고달파서 대학교 3학년 때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바로 자살을 시도했던 것. “삶이 너무 괴롭고 힘드니까, 내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우이동 골짜기 깊은 곳에 들어가서 쥐약과 수면제 10알을 먹고 누웠어요. 신문지를 깔고 누우니까 비가 오더라고요. 죽는 날마저 이렇게 날 괴롭히는구나 싶었죠. 그렇게 눈물을 흘리면서 스르르 잠이 들었죠.” 하지만 그녀가 눈을 떠보니 병원에 누워 있었다. 게다가 자살을 시도한 날로부터 약 한 달이나 지나 있었다. 우이동 골짜기 근처의 술집에 들른 운전기사가 그녀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긴 것. 그러나 약 기운 때문에 한 달여 동안을 의식불명으로 병원에 누워 있어야 했다. “요즘 TV를 보면 경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 자살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저같이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해요. 제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엄마가 날 버리지 않고 따뜻하게 감싸주었다면 자살 시도를 했을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이 책을 통해 ‘엄마’를 생각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나가라고 말하고 싶어요.” 노 작가는 4명의 동생들을 버리고 떠난 생모가 미워서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조차 거부했었다. 현재 노 작가는 영화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는 아들 유세문씨(37)를 두었다. 그렇다면, 아들에게 자신은 어떤 엄마였을까. 노 작가는 “대학교 4학년 때 아들을 낳았기 때문에 제대로 돌봐주기 힘들었다”면서 “희생적인 엄마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대신 노 작가가 엄마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은 아들과 솔직하게 툭 터놓고 대화를 하는 ‘친구 같은 엄마’라는 사실이다. 환갑을 바라보며, 로맨스 그레이를 꿈꾼다! 지금 아들은 대학교 때 만난 문단의 선배 고(故) 류청오씨 사이에서 낳았다. 아홉 살 차이가 나던 남편은 TBC 방송 작가였는데, 그녀가 한창 김현희를 만날 때인 1991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 뒤 2000년, 노 작가는 9년 연하의 배 타는 선장을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결혼을 했다. 하지만 그 남편은 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라 외국에서 살아야 할 날들이 너무 많았다. 결국 일본에 가서 살자는 남편의 제안에 지난해 이혼을 결정하고 서로의 행복을 빌어줬다. 앞으로 그녀는 작품 활동에만 전념할 예정이라고 한다. 올해 안에 또 한 권의 소설이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에는 여고 동창생 3명의 연애 이야기로 구성된 연애소설이다. 그녀에게 무작정 글에만 매달리지 말고,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다. 이에 노 작가는 “로맨스 그레이, 좋지! 기회가 되면. 그런데 지금까지 결혼도 두 번이나 해보고 할 건 다했으니까 이제부터는 글만 쓰고 싶어”라고 한다. 노 작가의 꿈은 박경리 작가의 「토지」처럼 노수민 하면, 떠오르는 문학사에 영원히 남을 대표작을 남겨놓고 세상을 떠나는 것이다. “중년의 사랑을 하면서 그걸 소재로 한 문학사에 길이 남을 책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라고 하자, “그것도 좋지!”라며 웃는다. 근사한 로맨스 그레이를 상상하며 노 작가의 집을 나섰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성원
“평범하기에 기억을 남겨야” 내 인생의 자서전 쓰는 법
“평범하기에 기억을 남겨야” 내 인생의 자서전 쓰는 법
2008. 04. 18 문화/생활
자서전이란,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서전’이란 유명인의 전유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내 인생의 자서전 쓰는 법」(린다 스펜스 저)은 평범한 사람도 자서전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연, 일반인들도 쉽게 자서전을 쓸 수 있을까.흔히 사람들은 ‘내가 자서전을 어떻게 쓰나’, ‘누가 내 인생에 관심을 둔단 말인가. 괜히 비웃음만 사지 않을까?’, ‘내가 잘 쓸 수 있을까. 그렇게 잘 쓸 것 같지 않은데’, ‘그냥 묻어 두는 게 낫지 않을까’ 등의 이유로 감히 자서전을 쓸 생각도 못한다. 「내 인생의 자서전 쓰는 법」의 저자는 “용기를 내서 자신의 자서전을 직접 써보라”고 권유한다. 글을 쓰면서 과거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 이 책을 추천한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씨 역시 “위대한 사람만 자서전을 쓰는 것이 아니”라며 “평범한 사람은 평범하기 때문에 자신의 기억을 남겨야 한다”고 자서전을 써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한번 지나가면 잊혀질 시간들을 나만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면, 이제부터 ‘나를 위한 자서전’을 써보도록 노력하자. 하지만 어렵게 ‘자서전을 한번 써볼까?’라고 결심해도 ‘글을 전혀 쓸 줄 모르는데 어떻게 써야 하나’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고맙게도 필자는 독자들의 이런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4백80가지의 구체적인 질문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지나온 삶의 기억을 하나씩 일깨우며 자연스럽게 ‘자서전’을 완성해나갈 수 있도록 했다. 4백80가지 질문 중 연령대별로 세 가지 질문을 간략하게 추렸다. 나의 출생과 어린 시절 -부모님과 조상에 대한 모든 것, 내가 태어난 곳들을 기록하라. -가장 어릴 때 기억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어떤 집에서 살았는가. -가족 전체가 함께한 행사나 일을 기억해보라. 어른들과 아이들은 무엇을 했나.청소년기 - 데이트, 키스, 섹스, 술, 흡연 등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았고, 언제 처음 경험해보았나. - 운전은 언제 처음 배웠고, 동아리 등 공동체에 처음 가입한 시기와 이유는 무엇인가. - 아버지, 어머니와 관계는 어떻게 변했는가. 부모님과 함께 보낸 기억은?20대와 30대, 어른이 되어 - 성인으로서 삶을 대학에서 시작했다면, 왜, 어떤 기준으로 선택했나. 장점과 단점은? - 첫 직업은 무엇이며, 직장에서 인간관계는 어떻게 형성됐는가? - 사랑에 대해 말해보라. 품었던 환상과 실제에 대해, 그리고 그 시작에 대해? 결혼생활 - 결혼하기까지 과정과 결혼식 중 가장 기억나는 것이 무엇인가. 그 이유는? - 결혼 초기에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며, 그 생활을 어떻게 묘사할 수 있는가? - 아이가 태어나면서 배우자와 관계는 어떻게 변했는가. 부부관계는 어떻게 변했는가. 부모가 되어 - 아이가 태어난 날에 대해 설명해보라. 첫아이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 가족이 함께했던 일이 무엇인가. 무슨 일이든 함께했던 일을 기억해보라. - 아이의 성장기 중 자주 즐겨 떠올리는 일은 무엇이며, 부모로서 가장 기뻤던 일은?중년으로 접어들어 - 40대의 어느 날, 평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설명해보라. 당시 하고 있던 모든 일. - 압박과 스트레스를 느낄 때 무엇으로 풀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되새겨보라. - 자신의 힘으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가장 두려워하고 걱정한 일은 무엇인가.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 태어난 손자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과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보라. - 자식과 손자들과의 관계는 어떠했는가. 조부모로서 자신의 모습을 묘사해본다면? - 조부모가 됐을 때 자식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했는가.노년을 보내며 - 지금의 자신을 묘사해보라.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으며, 수입원은 무엇인가. - 젊은 시절 꿈과 비교해 지금 만족스러운 것과 불만족스러운 것이 있다면. - 이 순간 가장 걱정하는 것, 가장 화나게 하는 것, 가장 기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배인순 vs 최원석 ‘자서전 파문 3라운드’
2004. 01. 01 연예
음모론, 영화화 등에서 ‘외도’로 번진 맞불 전쟁 “누가 먼저 외도를 했느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배인순씨의 자서전 「30년 만에 부르는 커피 한잔」을 둘러싼 배씨와 최원석 전 동아건설 회장간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최 회장 측이 최근 법원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동시에 배인순씨의 외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과거 재벌 총수로서 화려한 삶을 살던 이 부부간의 사생활이 싸움으로 번진 사건의 내막을 취재했다. 「30년 만에 부르는 커피 한잔」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최근 최원석씨가 배인순씨의 자서전을 상대로 ‘개인의 성에 대한 부분을 공표해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법원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또 최 회장 측은 사건의 추이를 살펴본 뒤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 회장의 측근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절차에 따라서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라고 전했다. 반면, 배씨 측에서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진 않을 것입니다”라며 강경 대응을 내비치기도 했다. 최원석씨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배인순씨가 언론에 나와 자서전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소설’이란 표현으로 이를 정당화하려는 행동에 대해 참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최씨는 맞대응하면 할수록 일이 커질 것을 우려해 조심스럽게 사태 추이를 지켜보았다고. 또한 최씨는 “배인순씨의 자서전에 나온 이야기는 대부분 사실과 다릅니다. 배인순씨의 외도 때문에 이혼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라며 모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최씨의 측근에 따르면 “최 회장은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소강상태로 접어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책이 베스트셀러 상위에 랭크되고 인터넷엔 소설 내용에 등장한 연예인 이니셜을 찾기 위해 온통 난리인 것을 보고 ‘더 이상 참아선 안 되겠다. 무엇보다도 자신과 연예인간에 둘러싼 오해를 풀고 싶었다’며 “같이 살고 있는 아내에게도 미안한 일”이라고 전했다. 1976년 10월 화제를 불러모으며 결혼을 했던 이 부부는 배인순씨가 97년 기업인 K씨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가다 신호위반으로 사고를 낸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곤혹을 치룬 적이 있었다. 이 사건 이후 10월경 이들은 협의이혼을 결정했었다. 당시 두 사람의 이혼 배경을 놓고 소문이 무성했지만 단 한 번도 그 이유가 언론에 노출된 적은 없었다. 최 회장의 측근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인해 사생활이 노출된 것에 대해 불쾌함 감정이 역력했다면서 “최 회장은 자서전 출간 불과 며칠 전에 아들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자서전적 소설을 쓴다는데 그걸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책 출간 이후 이렇게 큰 파장을 몰고 올지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며 “출판물에 멈추지 않고 영화화하겠다는 소식을 전해듣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눈치였습니다”고 전했다. 배인순씨 측의 이런 움직임 앞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영화화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그 원천 자료가 되는 자서전의 판매를 금지해야 했다. “누가 먼저 외도를 했느냐가 관건 아닌가요” 그러나 영화화와 관련, 현재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은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모 스포츠지에서는 배인순씨가 ‘영화화 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구체적으로 한 증거로 그녀가 아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배씨가 ‘너 내 신경 건드릴려고 작정한 것 같은데,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나 영화화할거야’라는 내용이 그것이다. 하지만 배씨 측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아들인 최군이 소설을 영화화한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계속해서 말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화할 계획이 전혀 없던 배씨로서는 그런 일 없을 거라면서 나무랐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군이 “영화화 하지 말아달라”며 강력하게 이야기하자 이에 화를 내며 “그냥 내버려두지 않으면 진짜 영화를 만들겠다”는 협박성 어조로 문자를 날렸다고. 한편 사건이 확대되면서 자서전의 출간을 둘러싸고 음모설이 나돌기도 했다. 최 회장의 한 측근에 따르면 “배후세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동아건설은 재기를 꿈꾸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되면 최 회장이 복귀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도덕성과 인격에 치명타를 입고 있는 것입니다. 동아건설 복귀를 막으려는 배후가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고 강력하게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음모론에 대해서도 배씨 측은 ‘터무니없는 추측’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배씨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 관계자에 따르면 “음모설 등 배후세력이 있다는 이야기는 말할 가치가 없습니다. 소설책 한 권에 음모가 있다는 이야기 들어봤습니까. 음모설을 꾸민 사람에 대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며, 소송을 준비중입니다. 의도적으로 도덕성에 해를 입히기 위한 책이 아닙니다. 이니셜로 표기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단 하나의 문제도 없는 책입니다”며 “이 책의 판권은 출판사에 있습니다. 영화화 하려면 출판사와 상의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책이 출간된 이후 영화사로부터 단 한 건의 전화도 받아본 사실이 없습니다. 영화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습니다. 영화화는 오히려 상대방의 음모이며 핑계입니다. 영화화를 막기 위해서 원천자료가 되는 소설을 판매 금지한다는 말로 소설을 못 팔게 막으려는 겁니다. 대응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합니다. 최근 배씨의 외도에 대해 문제를 삼으려는 것 같더군요. 지금 시점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누가 먼저 일을 저질렀냐는 것입니다. 그건 세상이 다 아는 이야기 아닙니까”라며 딱 잘라 말했다. 글 / 강수정(객원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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