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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840 건 검색)

[트럼프발 관세전쟁]제조업 공급망 ‘대혼란’…신차 가격 3000달러 이상 오를 듯
[트럼프발 관세전쟁]제조업 공급망 ‘대혼란’…신차 가격 3000달러 이상 오를 듯
2025. 02. 03 21:21국제
... 새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멕시코와 캐나다 정부는 대미 보복 조치를 연달아 발표했다. 자동차 제조업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행정명령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트럼프발 관세전쟁
울산 플랜트 제조업체서 60대 노동자 숨져…경찰 조사
울산 플랜트 제조업체서 60대 노동자 숨져…경찰 조사
2025. 01. 24 14:45지역
119 구급대 이미지. 경향신문DB 울산 남구 GS엔텍 공장에서 끼임 사고가 발생해 60대 노동자가 숨졌다. 24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5분쯤 GS엔텍 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60대 노동자...
울산끼임
1분기 제조업 경기 전망···비상계엄 사태 후 추가 하락
1분기 제조업 경기 전망···비상계엄 사태 후 추가 하락
2025. 01. 23 14:38경제
...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악화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국회의 발 빠른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 추이> ...
석유·제조업·관세로 ‘미국 황금기’ 이끌겠다는 트럼프 2기 출범
석유·제조업·관세로 ‘미국 황금기’ 이끌겠다는 트럼프 2기 출범
2025. 01. 21 15:54경제
... 대통령의 일성은 “미국의 황금기는 지금 시작한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유전 개발, 제조업 육성, 관세 부과 등을 통해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 첫날부터 ‘미국 우선...

스포츠경향(총 32 건 검색)

‘2024 중견만리’ 한국 제조업의 심장, 산업 기계의 강자들···DN솔루션즈·피엔티
‘2024 중견만리’ 한국 제조업의 심장, 산업 기계의 강자들···DN솔루션즈·피엔티
2024. 10. 13 09:43 연예
KBS 13일 오후 1시 30분 KBS1은 ‘KBS 2024 중견만리 – 글로벌 시장의 승부사들’ 첫 방송에서 참신한 기술력으로 세계로 도약하는 중견기업의 우수성을 알린다. 방송 대상 기업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 및 우수성, 일자리 및 사회적 가치, CEO 경영철학 및 글로벌 경쟁력 등 엄격한 선정 기준을 거쳐, 대한민국 기술 발전에 중추 역할을 한 총 16개의 중견기업을 선정했다. 13일 ‘중견만리 2024’에서는 ‘글로벌 코리아, 산업 기계의 메카를 꿈꾸다’편이 방송된다. 첫 번째 이야기의 주제는 대한민국 제조산업의 산실이라 불리는 ‘산업 기계’ 제품이다. 특정 완제품이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제품’인 산업 기계. 산업 기계는 제품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공장이 될 수 있는 만큼 제조업의 기틀이 되는 주요 산업이다. 자동차 산업, 전기차, 반도체, 우주, 항공 등 광범위한 산업군에 연계되어 쓰이기 때문에 관련 시장도 무궁무진하다. 최근 급속도로 성장한 대한민국 기계 산업은 월등한 기술력으로 이미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급변하는 세계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이끌어가는 초일류의 두 중견기업을 소개하며 ‘KBS 2024 중견만리 – 글로벌 시장의 승부사들’ 8부작의 포문을 연다. KBS DN솔루션즈는 기계들의 어머니, 마더 머신이라 불리는 ‘공작기계’ 분야에서 국내 1위이자 글로벌 3위인 중견기업으로 대한민국 공작기계 산업의 살아있는 역사다. 공작기계 산업으로 일상 생활용품부터 자동차, 의료, 우주항공 등과 같은 최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를 망라하는 DN솔루션즈는 세계 66개국 155개 딜러망을 갖추고 있으며 해마다 2~3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다. DN솔루션즈의 지난 2022년 매출액은 2조 천억을 돌파 대한민국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또한 산업 현장의 제조 장비를 혁신하고 근본적인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공작기계박람회에서 DN솔루션즈는 신제품을 공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면 DN솔루션즈의 경쟁력 비결은 뭘까? 공작기계 불모지에서 시작해 세계 최고의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DN솔루션즈. DN솔루션즈가 공작기계 선진국 독일,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겨룰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대한민국 제조 산업의 모태가 되어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DN솔루션즈의 성공 비결과 경쟁력을 알아본다. “전방위 모든 산업에서 핵심 가공이나 초정밀 가공이 필요한 산업에는 다 우리 기계를 쓰고 있습니다. 산업별로 보면 자동차 산업, 전기차도 당연히 포함되고요. 반도체, 우주, 항공, 의료, 가스 등 실제로 제조업이 필요한 전방위 산업은 모두 다 공작기계가 필요한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DN솔루션즈 김원종 CEO 인터뷰 중) KBS 두 번째 기업은, 30년간 롤 하나로 세계를 제패한 중견기업 ‘피엔티’다. 롤투롤 장비는 이차전지 제조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장비다. 피엔티는 지난 2003년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오로지 롤투롤 기계 하나로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롤투롤 공정 (Roll-to-roll processing)은 모재를 회전 롤에 감으면서 특정 물질을 도포해 새로운 기능을 부가하는 공법으로 연속적인 생산 과정으로 높은 효율성을 가지기 때문에 섬유, 종이 등 일상 생활용품부터 광학 디스플레이나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 소재까지 다양한 생산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쓰인다. 피엔티는 2009년, 일본 기업들이 장악했던 롤투롤 장비 국산화에 성공하며 현재 대한민국 2차 전지 장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2차전지 장비 업체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 피엔티는 그 중심에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지난 2016년부터 본격적인 이차전지 소재 가공 설비 제작에 나선 피엔티, 현재는 이차전지 사업 분야가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2차전지 비중이 크다. 피엔티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롤투롤 전문기업이 2차전지 전극공정장비를 제조해 세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롤투롤 기술 하나로 세계를 제패한 대한민국 이차전지 장비 산업의 일등 공신 피엔티의 기술력을 확인해 본다. “사람이 최고죠. 사람이 기술을 만드니까요. 엔지니어의 마인드가 있는 사람이 첫 번째지 똑똑하고, 좋은 학교 나왔다는 것을, 첫 번째로 두지는 않습니다” (피엔티 김준섭 대표 인터뷰 중) KBS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고, 시대적 변화의 기류 속, 국내 중견기업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 ‘KBS 2024 중견만리 – 글로벌 시장의 승부사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10월 13일 일요일 낮 1시 30분에 만날 수 있다. ‘2024 중견만리’는 KBS World를 통해 10월 29일 오후 5시 전세계 155개국에 방송 예정이다.
헥사곤, 지속 가능한 제조업 발전 위한 미래지향적 ESG 혁신 사례 발표
헥사곤, 지속 가능한 제조업 발전 위한 미래지향적 ESG 혁신 사례 발표
2024. 09. 13 06:20 생활
헥사곤 매뉴팩처링 인텔리전스의 엔지니어링 리얼리티(Engineering Reality) 매거진 표지 센서, 소프트웨어, 자율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 리얼리티 솔루션 분야의 글로벌 리더, 헥사곤 매뉴팩처링 인텔리전스(Hexagon Manufacturing Intelligence)는 제조 기업의 데이터, 협업 및 자동화 전략을 담은 자사의 분기 매거진 ‘엔지니어링 리얼리티(Engineering Reality)’에서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설계, 생산, 품질관리 등 전체 제조 과정의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글로벌 ESG 혁신 사례를 공유했다고 오늘 발표했다. 헥사곤은 세계 각지에 위치한 헥사곤 스마트팩토리에 자사 솔루션 및 장비를 적용해 지속 가능한 제조 환경을 구축했다. 독일 베츨라어(Wetzlar)에 위치한 헥사곤의 스마트팩토리는 태양광 패널 설치와 배터리 저장 시스템을 도입해 연간 탄소 배출량을 60-70% 줄이고 외부 에너지 의존 없이 운영한다. 또한 중국 칭다오에 위치한 홍다오(Hongdao) 공장은 2020년에 탄소 중립을 인증받아 전체 에너지 요구량의 80%를 현지 패널을 통해 충당하고, 빗물 재활용 시스템을 도입해 물자원의 순환 이용을 촉진했다. 미국의 헌츠빌(Huntsville) 공장은 지난 한 해간 전기 소비량의 100%를 재생 에너지 크레딧으로 충당한 바 있으며, 태양광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헥사곤 매뉴팩처링 인텔리전스의 모회사인 헥사곤AB의 자회사 ‘알에볼루션(R-evolution)’은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재생 에너지원 도입, 자연 서식지 보호, 생물다양성 보전 및 폐기물 제거 등 다양한 지속가능성 과제를 해결하는 그린테크 사업을 성장시키고 있다. 알에볼루션은 최근 태양광 정수기 데솔레네이터(Desolenator)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태양열 담수화 기술을 개발하고,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와의 협업을 통해 스페인 태양광 발전소의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재생 에너지 생산을 효율화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등 지속 가능한 변화를 위한 혁신적인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조쉬 와이즈(Josh Weiss) 헥사곤 매뉴팩처링 인텔리전스 글로벌 총괄 사장은 “지속가능성은 설계부터 생산, 품질 관리, 보고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통합되어야 한다”며 “헥사곤은 제조기업이 미래지향적인 친환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 단계에서부터 수명 주기 영향을 시각화해 자원 사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헥사곤은 글로벌 제조기업들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제조 프로세스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제품 개발, 규제 준수, 공급망 관리 등에 LCA(전과정평가, Life Cycle Assessment) 방법을 채택했다. LCA는 제품의 환경적 영향을 정량화하고 이를 통해 설계, 생산, 품질 관리 등의 모든 단계에서 지속가능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글로벌 ESG 혁신 사례를 살펴볼 수 있는 엔지니어링 리얼리티 매거진은 헥사곤 국내 웹사이트에서 열람 가능하다.
서울 성동구, 제조업체 작업환경 개선···업체당 최대 500만 원 지원
서울 성동구, 제조업체 작업환경 개선···업체당 최대 500만 원 지원
2024. 06. 24 20:32 생활
서울 성동구 제공 서울 성동구(구청장 정원오)는 관내 제조업체의 작업환경을 개선해 생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업체당 최대 500만 원을 지원한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성동구는 행당동, 도선동 권역을 중심으로 의류봉제산업이 활성화되어 있고 성수권역에는 수제화·인쇄 등 제조업이 직접지를 형성하여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반이 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제조업 작업장이 높은 임대료, 넓은 공간이 필요한 작업 특성상 어둡고 환기가 어려운 지하에 위치해 있고, 작업자들은 자재에서 떨어져 나온 먼지, 분진 등에 쉽게 노출되는 등 근무 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많다. 노후 설비, 방치된 적치물로 인해 화재 발생 위험 또한 높다. 이에 성동구는 올해 3월부터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도시제조업체 작업환경개선 공모사업’에 참여할 제조업체(의류 봉제, 기계 금속, 인쇄, 주얼리, 수제화)를 모집해 지난 6월 50개 업체를 선정했다. 구는 선정된 업체에 작업장에 필요한 설비를 갖출 수 있도록 총 2억 3천만 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지원 항목은 소화기, 화재감지기 등 필수 구비 품목과 정리용 선반, 엘이디(LED) 조명 등으로 이를 통해 화재 위험을 낮추고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그 외에도 작업 능률과 생산성을 높이는 재단테이블 등 총 34가지 품목을 신청할 수 있다. 구는 오는 7월 중 대상 업체를 추가 선정해 더 많은 제조업체가 작업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제조업의 제품력 및 생산성 향상을 이끌 예정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역 산업의 명맥을 유지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제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기술개발, 판로개척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하여 기업하기 좋은 성동을 구현하겠다”라고 전했다.
김동연, 일본 아이치현 의원들과 제조업·청년교류 논의
김동연, 일본 아이치현 의원들과 제조업·청년교류 논의
2024. 01. 30 21:02 생활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0일 도청 집무실에서 일본 아이치현의회 의원단을 만나 경기도와 아이치현 간 우호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 지사는 “오늘을 계기로 경기도와 아이치현의 협력 관계가 강화되기를 희망한다”며 “아이치현과 제조업이라든지 산업 면에서 협력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치현과 청년 교류를 해봤으면 한다. 현에 적절한 파트너를 정해주시면 도 실무책임자들과 서로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이치현 의회 의원단 다카쿠와 도시나오 의원은 “아이치현은 도요타 본사가 있는 일본의 제조업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이 IT산업에서 한국에 배울 점이 많은 만큼 지원을 부탁드린다”며 “청년교류는 마침 요청을 드리려고 했던 부분인데 경기도와 청년교류를 촉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아이치현 의회 의원단은 자민당 의원 6명으로 구성이 됐으며, 양 지역 우호 관계를 돈독히 하자는 내용의 오무라 히데아키 지사 서한을 김동연 지사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경기도는 2015년 아이치현과 우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청소년, 경제,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매년 11월 아이치현에서 개최되는 ‘한국페스티벌 IN 나고야’에 경기도 예술단을 파견하고 있다.

주간경향(총 3 건 검색)

쉽게 뽑고 쉽게 자르다, ‘병든 제조업’
쉽게 뽑고 쉽게 자르다, ‘병든 제조업(2024. 07. 08 06:00)
2024. 07. 08 06:00 사회
중소 제조업에 불법파견 만연 원인과 이주노동자에게 전가되는 위험 지난 2022년 4월 충북 음성군의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이주노동자들이 통근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저도 제 아들이 그런 데 간다고 하면 안 보내죠.” 일손이 필요한 곳에 이주노동자를 보내는 일을 하는 A씨는 그와 거래하는 사업장들을 이같이 평가했다. “가서 보면 대부분이 다 위험해요. 그런 데니까 외국인 쓰지. 아유, 한국 사람들이 위험하고 더럽고 어려운 3D에서 일 안 해요. 거의 안전시설 같은 것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봐야 합니다. 많이 어렵죠.” A씨에게 이 일은 “용돈벌이” 부업이다. 정식으로 직업소개소 간판을 내건 사무실을 운영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보통 페이스북 등 인터넷에 글을 올리거나, 한국에 들어온 이주민들이 출신 국가별로 만든 네트워크를 통해 구인·구직 광고를 한다. 정보가 빠르게 전달되기 때문에 연락이 많이 온다. 그를 취재하게 된 것도 페이스북 구직 광고 글을 보고 나서였다. 그는 “○○(국가명) 여자 5명 있어요. 청소 일 구해요”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게시했다. 그는 “저는 가급적이면 불법 안 해요”라고 했지만, 음지의 취업 알선이 완전히 합법으로만 이뤄지긴 어렵다. 체류 기간이 끝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도, 취업할 수 없는 유학생들도 구직을 바라고 연락해온다. 공장이든 농장이든 사업주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저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 이 매칭이 성사되는 순간부터 불법이 된다. 합법 경로로는 일을 구할 수 없는 이 신분상의 불안정함은 줄줄이 불법을 낳는다. 법대로라면 사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기숙사비·식대를 노동자가 내고, 4대 보험 가입이 안 되거나 퇴직금을 받지 못하기 일쑤다. A씨는 “우리나라에 불법 없으면 공장 못 돌려요. 외국인들, 불법 노동자 없으면 공장 문 닫아야 합니다”라고 했다. 수두룩한 불법 속에는 ‘불법파견’도 꼭 들어가 있다. 제조업체는 원칙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일을 자신이 직접 고용한 노동자에게 맡겨야 한다. 인력업체가 보낸 노동자에게 이 일을 맡기면 일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불법이다. 파견법에 이런 조항을 만들면서 국회가 고려했던 건 제조업 경쟁력이었다. 기간산업인 제조업에서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고 합당한 임금을 줘야, 기술을 축적하고 사고를 예방해 제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리라 봤다. 달리 말해 제조업에 파견이 만연해지면 당장은 저렴하게 노동력을 쓸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제조업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불행히도 우려가 현실이 됐다. 대부분의 중소 제조업체는 값싸게 언제든 자를 수 있는 노동력을 인력업체로부터 공급받는다. A씨 같은 인력파견업자는 ‘사람 장사’로 10% 안팎의 수수료를 챙기고, 일부 이주노동자는 불법파견을 통해 열악한 일자리나마 생계를 이어갈 수단을 얻게 된다. 이 불법 상태에 모두가 만족하는 듯 보이지만, 위험부담을 모두가 공평하게 지는 건 아니다. 약한 고리인 이주노동자는 거의 모든 걸 걸어야 한다. 때로는 그 대가가 이주노동자의 목숨일 때도 있다.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에서 보듯 사망자 23명 중 20명은 불법파견 가능성이 매우 큰 인력파견업체 소속이었다. 불법파견은 이 고용시장에서 대수롭지 않은 불법으로 여겨지지만, 중소 제조업체가 작업환경을 개선하지 않는 원인이자 노동자의 일하는 환경을 더욱 열악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기능한다. 이주노동자와 내국인이 함께 일하는 곳도 적지 않은 만큼 그 해악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중소 제조업 고용시장에 불법파견이 만연해진 원인과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위험을 짚어봤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국가의 적극적인 관리·감독과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 잡으면 소는 누가 키워?” 단속 비웃는 인력업체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B씨는 4년 전쯤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됐다. 고용허가제는 일할 사업장이 입국 단계부터 정해지고, 이를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 B씨는 일이 험해 다른 일자리를 구하고 싶었지만 사업주가 동의해주지 않았다. 결국 그는 사업장을 이탈했고, 일반적인 경로로는 일자리를 잡을 수 없는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됐다. 이후 그는 “중간사람”, “브로커”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인력파견업체다. B씨는 “중간사람 사무실이 따로 있어요. 물어보면 일자리가 있다, 없다 얘기를 해요”라고 했다. 일자리만 있으면 방문 당일에도 일할 수 있다. 다만 근로계약서를 안 쓰고, 월급에서 다달이 일정 액수를 공제한다. 많게는 10%까지 떼인 적이 있다. 1년 이상 일해도 퇴직금을 안 주거나, 마지막으로 일한 달 월급을 떼먹는 때도 있다. 꼬박꼬박 가져가는 수수료만큼 노동자에게 책임을 다하는 건 또 아니다. B씨는 “만약에 일하다 다치거나 문제가 있으면 회사도 잘 안 해주고, 브로커도 잘 안 해줘요”라고 했다. 이 경로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통상 회사는 두 곳이다. 일하는 곳이 따로 있고, 명목상으로라도 고용을 해서 월급을 주는 인력업체가 따로 있다. 사업장이 제조업이라면 대개 불법파견일 가능성이 크다. 파견법상 제조업체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에만 다른 회사에서 보낸 노동자에게 일을 맡길 수 있다. 예컨대 기존 노동자의 출산·질병·부상으로 일시적인 빈 자리가 생겼을 때 최장 6개월 이내로 다른 회사의 노동자를 파견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적법한 사유에 따라 이뤄지는 파견은 극소수에 그친다. 고용노동부의 지난해 상반기 파견사업 현황을 보면, 제조업·화물업 등에 일시적으로 파견된 노동자는 7400여명에 그쳤다. 제조업 파견노동자로만 한정한다면 수는 더 적을 수 있다. 실제 파견이 적어서가 아니라 대부분 불법이라 통계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당국에 신고도 하지 않고 상시·지속 파견을 받는 경우가 많다. 파견업체에 하청을 준 것처럼 속임수를 쓰기도 한다. 제조업에서 다른 회사의 노동력을 쓸 수 있는 또 다른 예외적인 경우는 여러 작업 중 일부를 통째로 다른 회사(이른바 ‘하청업체’)에 맡긴 경우다. 일을 완성하면 대가가 지급되는 도급계약으로, 하청업체는 자신들이 고용한 인력을 활용해 독자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면 된다. 그런데 하청업체의 노동자들이 제조업체의 지시·감독을 지속해서 받는다면, 이는 겉으로는 도급계약을 맺었지만 실제로는 노동자를 파견 받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른바 위장도급으로 불법파견에 해당한다. 아리셀에서 일하다 참사를 당한 노동자들은 이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 아리셀 공장에서 일했던 C씨는 지난 6월 29일 화성시청에 마련된 추모 분향소를 찾아 취재진에 “우리는 용역업체 메이셀을 통해서 아리셀에 투입됐고, 작업 지시 같은 건 아리셀 관계자들이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역 인근 거리에 인력을 모집하는 구인 광고가 붙어 있다. 이준헌 기자 공단 지역 인근에서는 도급을 가장한 제조업 불법파견이 일상이 됐다. 반월·시화 공단 등이 밀집해 있는 안산시의 인력파견업체에서 일하며 몇몇 공장으로 인력을 공급하고 15%가량 수수료를 챙기는 D씨에게 ‘파견업체가 업무 지시를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파견업체에서 진두지휘하겠어요? 도급이 되려면 일 자체를 떼어줘야 하는데 제조업 현장에서 일 떼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잖아요. 차를 만든다고 할 때 ‘이번 주 500대 만든다’고 원청에서 지시하면 우리는 물량이나 맞추는 거지, 우리가 뭘 안다고 결정을 하고 지시를 해요”라고 했다. 이어 “안산시나 노동부도 그걸 모르겠어요? 아는데 왜 단속을 안 하겠어요? 다 잡아 버리면 소는 누가 키워요? 언젠가는 강원도 지자체에서도 사람 좀 보내 달라고 연락이 왔어요. ‘불법 외국인한테 물어도 갈까 말까인 것 같다’라고 했더니 불법은 자기들이 어떻게든 해결해볼 테니까 일단 보내달래요. 오죽 급하면 공무원이 안산까지 전화해서 그러겠어요”라고 했다. 비정상이 정상이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얘기다. 불법파견에 병든 제조업 불법파견은 단기 이득이 보장되는 방식이다. 중소 제조업체는 불법파견을 통해 싼값에 사람을 쓸 수 있다. 정식으로 이주노동자를 고용하자면 고용허가제를 통해야 하는데 요건도 까다롭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불법파견을 받으면 인력파견업체에 수수료를 줘야 하지만 인력관리비용도 덜 수 있으니 별 손해가 아니다. 핵심은 필요할 때만 사람을 쓰고 쉽게 자를 수 있다는 점이다. 노동자들도 취업제한과 무관하게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별 노동자들이 이 구조에서 취하는 장점은 각각 다른데, 이는 불법파견을 이용하는 노동자들의 배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크게 내국인도 있고 이주노동자도 있다. 이주노동자 안에서도 비자에 따른 차이, 언어능력에 따른 차이가 존재한다. 예컨대 정규직을 원하지 않는 재외동포 여성, 결혼이민자 등은 여유가 생길 때마다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일용직 일자리를 얻고 용돈 벌이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대로 취업할 수 없는 유학생은 이 음성적 경로를 통해서 돈벌이를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불법파견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고착화하고, 산업의 경쟁력마저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경기도 이주노동자 파견노동 실태조사(2020년 12월)’에 참여한 박재철 안산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장은 이렇게 말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은 아예 대놓고 불법파견을 쓴다. 불법파견이 제조업에 접근하는 가장 쉬운 채용 구조가 됐다. 여기에 주로 노동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이주노동자, 내국인 중 나이가 많거나 경력이 단절된 분들이 들어간다. 이주노동자 중에서 언어가 안 되는 사람, 내국인 중 나이가 더 많은 사람은 이보다 더 마이너리그로 떨어진다. 이런 제조업체들은 사람 구하기가 어려우니 불법파견을 쓴다고 하는데, 원인과 결과가 거꾸로 돼 있다. 작업환경이 안전하고 급여를 제대로 보상해준다면 사람이 안 오겠나. 그런데 불법파견으로 마이너리그를 형성하고 약자를 끌어들여 노동하는데, 언어도 잘 안 통하고 신분이 취약한 약자들이다 보니 발언권이 없다. 사업체는 인권과 안전에 점점 더 둔감해진다.” 불법파견은 산업재해를 키우는 원인이기도 하다. 산업재해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예방할 수 있다. 하나는 사업장에 안전설비를 충분히 설치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소 제조업체에 있어 불법파견으로 언제든 충원할 수 있는 노동력의 존재는 열악한 작업환경을 개선하지 않고 방치하는 유인이 된다. 또 다른 예방법은 노동자들에게 작업장의 위험요소를 충분히 알리는 것이다. 그러나 쉽게 고용하고, 쉽게 해고하는 불법파견은 이마저 어렵게 한다. ‘경기도 이주노동자 파견노동 실태조사’에서 이주노동자 304명에게 파견업체를 통해 일한 기간을 물었을 때 1년 미만이라는 응답이 46.4%로 가장 많았다. 3개월 미만 초단기 근무에 그쳤다는 응답은 14.5%였다. 짧은 근속기간은 산재 발생의 주된 원인이다. 고용노동부의 ‘2022년 산업재해 현황분석’을 보면 업무상 사고로 사망한 874명 중 근속기간이 6개월 미만인 사람이 528명으로 60%를 넘었다. 유성규 성공회대 겸임교수(노무사)는 “노동자들이 짧게 짧게 바뀌니까 제대로 안전교육을 받기가 어렵다. 사업주 입장에서 오늘 하루 일 시킬 건데 3시간 안전교육을 하겠나. 교육을 받는 처지에서도 1주일 일하러 왔는데 교육을 한들 제대로 듣겠나. 이번 아리셀 사고도 불법파견이라 사고가 났다고 말하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불법파견이기에 피해가 커진 건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문제를 오래 지켜봐 온 사람들은 불법파견을 바로잡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한다. 방법은 이미 정해져 있다. 노동부의 철저한 감독, 처벌의 강화다. 문제는 이 요구가 10여년간 이어졌지만 당국은 좀처럼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불법파견으로 기업이 처벌받는 사례 자체가 드물다. 형사처벌을 받아도 형량은 가볍다. 대기업이 수천개의 공정에 걸쳐 불법파견을 벌인 사례에서도 수천만원 벌금형이 대부분이다. 유성규 겸임교수는 “위반 건수도 많은 대기업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걸 보면서 중소기업 대표들이 어떤 생각을 하겠나. 처벌은 사회적 메시지로 기능하는데 노동부나 검찰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과거 불법파견 사건에 강한 처벌이 이뤄졌다면 노동시장 상황이 지금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불법파견을 사용하지 않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어기는 기업에 강력한 페널티를 주는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표지 이야기
[주목! 이 사람]반봉식 반스 컨설팅 아카데미 대표 “제조업이 잘 돼야 나라가 발전”
[주목! 이 사람]반봉식 반스 컨설팅 아카데미 대표 “제조업이 잘 돼야 나라가 발전”(2017. 11. 01 09:47)
2017. 11. 01 09:47 사회
“컨설턴트는 Business Doctor(기업 의사)라고도 불립니다.” 반봉식 반스 컨설팅 아카데미 대표(68)는 자신의 직업을 의사에 비유했다. 컨설턴트는 의사처럼 기업이 가진 병을 진단하고 처방전을 만든다. 약도 지어준다. 반 대표는 27년차 컨설턴트다. 그는 한국과 중국에 있는 생산현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제조업 컨설팅을 주로 해왔다. 그는 한국 제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사농공상 문화라고 짚었다. 반 대표는 “관리자가 작업자를 무시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노동환경 개선에 인색한 사장도 많았다”고 말했다. 지난 9월 17일 출간된 에는 반 대표가 27년간 한국과 중국에 있는 산업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쌓아온 경험과 철학이 담겨져 있다. 반 대표는 대학에서 일본어를 주전공으로, 무역을 부전공했다. 1975년 6월 섬유제조회사인 한일합섬에서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무역업에 10여년간 몸을 담았다가 컨설턴트 업계의 문을 열었다. 그는 1994년 대우전자 협력업체인 흥진정공을 컨설팅한 이후로 지금까지 제조업체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당시 흥진정공은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100여종 만들어 대우전자에 20년 동안 납품해 왔던 회사였다. 하지만 이 곳은 몇 년간 협력업체 평가에서 최하위권 점수를 받아 적자운영에 시달렸다. 반 대표는 “대우전자 비서실에서 흥진정공에 나를 소방수로 보냈다. 사장을 포함한 전 직원을 불렀다. 사장에게 사원들 앞에서 사과하라고 했다. 공장 환경을 청결하게 만들었다. 관리자와 작업자의 벽을 허무는 제도를 도입했다. 작업자를 지식근로자로 만들기 위해 교육했다. 인력이 성장하면 비용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반 대표의 컨설팅을 받은 흥진정공은 2년차에 흑자기업이 됐다. 납품불량률 제로를 달성해 무(無)검사로 모기업에 납품하는 회사로 탈바꿈됐다. 반 대표가 컨설턴트로 일을 시작했던 90년대에는 한국 제조업이 호황기였다. 하지만 IMF사태 이후 한국 제조업은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기 시작했다. 여기에 글로벌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구조조정을 겪은 조선업, 전기장비제조업, 기타기계·장비제조업 등 3개 업종 15개사는 2016년 종업원 수가 전년 대비 13.2% 준 1만2564명이 됐다. 반 대표는 “대기업은 구조조정으로 인력을 줄이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사람이 없다. 정부가 중소기업을 3년 이상 경험한 자에게 대기업이나 공기업으로 이직하는 데 가산점을 주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이렇게 돼야 유능한 청년들도 중소기업에서 일할 생각을 한다. 제조업이 기반이 돼야 나라가 발전한다. 미국은 제조업 강국이기에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이대로 가면 제조업이 망한다”고 말했다.
주목! 이 사람
[IT 칼럼]제조업만을 위한 IT강국(2013. 12. 02 16:41)
2013. 12. 02 16:41 문화/과학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2163시간으로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다. 전체 OECD 가입국가 중 연간 평균 노동시간이 2000시간을 넘는 나라는 한국, 멕시코, 그리고 그리스밖에 없다. 근면성실하기로 이름난 독일은 1393시간, 유럽 혁신경제의 대표 주자로 알려진 핀란드는 1479시간, 이웃 일본도 1745시간으로 역시 한국보다는 현저하게 덜 일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왜 이렇게 다른 선진국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낮은 것일까? 달리 말해, 한국인들은 왜 열심히 일하고도 잘 못사는 것일까?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로 고용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의 낮은 생산성을 들 수 있다. 한국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은 제조업 대비 53%, OECD 평균의 87%밖에 안 된다. 자본과 고급인력은 제조업에 편향돼 공급되는데, 진입장벽이 낮은 서비스업에는 노동력이 과잉공급되면서 인력 단가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낮은 노동생산성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모순과도 무관하지 않다. 수익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일부 제조업 분야의 대기업에서 남기고 고용은 자영업을 포함한 서비스업에서 나오는 가운데, 산업간의 생산성 격차가 소득격차와 분배 문제로 확대되는 것이다. 지난 4월 청와대는 트위터를 통해 창조경제 개념도를 공개했지만 원론적인 내용만 나열해 창조경제의 구체적인 개념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 청와대 트위터 이와 같은 현실의 명암과 그 원인을 여실히 보여주는 산업이 한국의 IT산업이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201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반도체 DRAM 메모리칩 분야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66%가 넘는다.  핸드폰 단말기 시장에서도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한국 IT제조업체들의 선전에 비해서 IT서비스·소프트웨어 분야의 성적은 초라하다. 한국 IT서비스·소프트웨어 산업의 노동생산성은 EU 평균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IT산업 안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의 생산성 격차가 벌어진 것은 정부 정책이 의도적으로 자원 배분을 왜곡해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0년 동안 ‘IT강국’을 외쳐왔지만 그것은 제조업만의, 제조업만을 위한 것이었다. 통신사 및 일부 제조사의 이해관계 보전이 정책의 핵심이었고, IT서비스·소프트웨어산업 성장의 핵심이자 근간인 개발자와 이용자의 권리에 대해선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그 가운데 개발자의 열악한 근무환경,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불공정 거래, 이용자 권리에 대한 괄시는 일종의 관행으로 뿌리내렸다. IT개발자 양산정책은 고용시장을 왜곡해 개발자의 가치를 저하시켰다. 미국에선 고연봉을 받는 최고 인기 직종 중 하나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한국에선 박봉의 3D업종으로 취급된 지 오래다. 한국 IT산업의 고질적 병폐가 드러난 2010년의 아이폰 쇼크 이후, 많은 국민들이 한국이 과연 IT 강국인지, 그리고 서비스업의 개선 없이 제조업의 독주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하게 됐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들의 부상을 보면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및 산업구조의 재편성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IT산업의 새로운 진로에 대한 모색과 논의의 결과 박근혜 정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되고 ‘창조경제’가 국가 정책의 주요 어젠다로 설정됐다. 그렇다면 창조경제는 한국 IT산업을 구하고 있는가? 정책 결정의 방향성은 맞다. 그러나 문제는 디테일이다. 미국, 이스라엘, 핀란드, 혹은 다른 그 어느 국가의 정책을 모방한다고 해서 창조경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일명 선진 창조경제가 가진 제도적 특성의 일부를 모방한다고 해서 한국이 그들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보 전진을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성찰이다. 한국의 경제와 IT산업이 오늘날과 같은 구조적 모순을 갖게 된 것은 달콤한 꿈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철저히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그 불가피한 과정이 결여됐기 때문이다. 경영 구루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가장 중요한 일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김재연
IT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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