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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37 건 검색)

대만 ‘제3지대’ 돌풍 커원저, 정치자금 분식회계 혐의로 고발돼
대만 ‘제3지대’ 돌풍 커원저, 정치자금 분식회계 혐의로 고발돼
2024. 08. 12 16:31국제
... 부실 신고 파문에 휩싸였다. 사진 커원저 인스타그램 지난 1월 대만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제3지대’ 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 주석이 정치자금 부실 신고 파문에 휩싸였다. 12일...
정치자금커원저대만민중당
보이지 않는 제3지대 정당, 결국 ‘찻잔 속 태풍?’
보이지 않는 제3지대 정당, 결국 ‘찻잔 속 태풍?’
2024. 07. 21 09:00정치
... 밀어붙이고 있는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에 밀려 아직 대기 중이다. 이처럼 제3지대의 목소리가 낮아진 양상은 정당 지지율 추이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갤럽 정기 여론조사에 의하면...
[4·10총선 돌아보기]③ 또 실패한 제3지대 실험…조국혁신당은 제3정당일까, 위성정당일까
[4·10총선 돌아보기]③ 또 실패한 제3지대 실험…조국혁신당은 제3정당일까, 위성정당일까
2024. 04. 25 14:18정치
... 드는 두 사람은 각각 당내 당권과 대권싸움에서 밀려난 뒤 새 정당을 출범했다. 지속가능한 제3지대를 추구하기보다는 총선이 끝나면 각각 원 정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으로 돌아가려 할 수도 있다는...
4·10총선 돌아보기빅텐트녹색정의당민주노동당이낙연새로운미래이준석개혁신당조국국민의힘 당대표 한동훈
1석으로 끝난 ‘제3지대’ 단꿈, 새미래의 ‘불안한 미래’
1석으로 끝난 ‘제3지대’ 단꿈, 새미래의 ‘불안한 미래’
2024. 04. 11 21:21정치
... 선명성 경쟁에서 밀린 점, 신생정당이라 유권자들에게 친숙하지 않았던 점, 거센 정권심판론으로 제3지대 영역이 축소된 점을 패인으로 꼽았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론조사에서 시종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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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총 7 건 검색)

반기문 ‘빅텐트’ ‘제3지대’ 구상 실체 밝힐까?
반기문 ‘빅텐트’ ‘제3지대’ 구상 실체 밝힐까?
2017. 01. 25 10:50 생활
차기대선을 앞두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중심으로 한 ‘빅텐트’,‘제3지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있다. 반기문 전 총장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새누리당 소속 심재철 국회부의장 주최로 열리는 ‘왜 정치교체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될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어 반 전 총장은 오후 2시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다. 이날 일정 자신과 관련된 ‘빅텐트’나 ‘제3지대’ 논의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전 총장은 앞서 지난 24일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비패권지대 사람 중에 나라 걱정하는 좋은 분들이 있으면 뜻을 합쳐야한다”고 답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23일 새누리당 소속인 박덕흠·권석창·민경욱 의원 등 초·재선 의원 10명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당 가입은 없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대로 되지 않겠느냐”며 자신의 의중을 드러내 빅텐트나 제3지대에 대한 의중을 드러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새누리당 초선의원 9명과 회동을 가졌다. 반 전 총장이 참석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반 전 총장은 지난 22일에도 국민주권개혁회의 발족식에서 손학규 의장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고 이어 바른정당 정병국 초대 당 대표에게 전화로 축하를 전하는 등 외연 확대를 위한 시도를 이어가도 있다. 반 전 총장 행보는 개헌을 명분으로 범여권 비박, 야권 비문세력을 아우르는 빅텐트나 제3지대를 성사시키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이는 반 전 총장이 ‘정치교체’를 자신의 테마로 들고 나왔지만 여론조사 등에서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개헌 이슈로 판을 흔든 후 정계개편을 통해 대권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런 정치공학적 동기에서 출발한 반기문 전 총장 중심의 빅텐트는 친박을 제외한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에 보수성향 야권 인사 일부를 모으는 ‘보수 리빌딩’이 될 가능성도 있다. 빅텐트 성립 자체가 보여줄 역설은 반기문 전 총장이 대선에 참여할 독자적 정치세력이 될 능력이 없을 증명한다는 점이다.
반기문빅텐트제3지대
문재인 “빅텐트·제3지대·개헌연대, 새누리당 정권 연장일 뿐”
문재인 “빅텐트·제3지대·개헌연대, 새누리당 정권 연장일 뿐”
2017. 01. 23 23:59 생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3일 “빅텐트나 제3지대, 개헌연대 등 어떻게 포장하더라도 그것은 정권교체가 아니라 새누리당 정권의 연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광주전남언론포럼 초청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반기문 총장의 당선은 정권의 연장이고 이명박 정권의 부활”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어 “호남의 일부 정치인들이 거기에 가담해서 지분 나눠받기라도 바란다면 그것은 호남 민심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호남이 염원하는 것은 이번에야말로 실패하지 말고 정권교체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문 전 대표는 “헌재의 다른 결정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헌재의 결정은 탄핵을 인용하는 결정밖에는 없다”며 “탄핵 결정 시기는 늦어도 2월말 또는 3월 초면 충분히 결정할 것이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또 집권시 ‘비선’에 대한 우려에 “비선은 제 아내 말고는 없다”고 조크를 던진 후 “아직 캠프를 구성하지 않았지만 그간 친문이라고 할 분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게될 것이다. 경선과정에서도 친문에 갇힌 세력이 아님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두 번의 실패는 없다. 자식 잘되라고 회초리를 든 광주전남은 더불어민주당의 어머니”라며 “저는 변화과 개혁에 대한 절박한 의지가 있고, 검증이 끝난 후보다. 광주전남이 다시 한번 저의 손을 잡아주시면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정권교체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빅텐트
국민의당 대표 박지원 ‘빅텐트·제3지대’ 속뜻은?
국민의당 대표 박지원 ‘빅텐트·제3지대’ 속뜻은?
2017. 01. 16 10:49 생활
국민의당 신임 당 대표에 박지원 의원(75)이 선출됐다. 박지원 의원은 15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서 61.6%(1인 2표, 200% 만점)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박 의원은 정당활동을 하며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3번씩 지냈지만 당 대표로 뽑힌 것은 생애 처음이다. 박지원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선 자강, 후 연대론’을 내 세웠다. 그는 “국민의당이 빅텐트·제3지대가 되고 합리적 개혁세력을 총집결하겠다”고 했다. 또 “우리 당을 튼튼히 하고 우리 당 후보를 키우고, 문을 개방해 우리 당의 정체성을 인정하는 분들은 들어오게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당 대표|강윤중 기자 박 대표는 “당을 키우고 우리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라는 준엄한 그 명령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국민의당에 합리적 개혁세력이 총집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개헌을 미루는 것은 수구 패권주의”라며 “개헌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안철수 전 대표도 이날 전대 격려사에서 “새싹이 움트는 봄에 우리의 색깔인 녹색 물결이 한반도를 뒤덮는 상상을 해보라”며 “두려움 없이 싸우자. 정권교체의 큰 길에서 기필코 승리하자”고 말했다. 박지원 대표는 당선 후 “조기 대선이 목전에 와 있는 만큼 당을 대선 체제로 전환해 대선후보 중심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대표는 또 박근혜 대통령 탄핵 마무리, 선거연령 18세 하향조정,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추진하고, 개헌 논의도 주도할 뜻을 나타냈다. 국민의당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15일 안철수·천정배 전 공동대표가 후보들의 정견을 듣고 있다. |강윤중 기자 박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조기대선 정치적 행보로 예상되는 것은 국민의당이 새누리당·바른정당 등과 연대해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고립시키는 ‘신3당 합당’이다. 한 중견 언론인은 박지원 대표가 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지역에서 이들 정당과 ‘반문재인 연대’를 관철시킬 수 있을 지 여부에 따라 대선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관측했다. 일각에서는 ‘선 자강, 후 연대론’을 통해 당의 영향력을 확대한 후 대선 직전 민주당과의 연대를 모색할 것으로 보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안철수박지원
안희정 “제3지대 정계개편 반대, 문재인 밉다고 고립구도 만드는 것”
안희정 “제3지대 정계개편 반대, 문재인 밉다고 고립구도 만드는 것”
2016. 12. 28 23:59 생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8일 “1990년 3당야합을 거부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저는 오늘 일부 호남정치인과 국민의당 분들이 얘기하는 제3지대 정계개편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지역을 방문중인 안희정 지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광주선언’에서 이같이 말하고 “그것은 문재인이 밉다고 1990년 3당야합 같은 또 다른 친노 고립구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강조했던 통합의 정신을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지사는 “3당야합은 김대중 밉다고 김영삼, 김종필, 노태우가 손잡은 짓이다. 그로 인해 김대중과 우리당은 호남에 고립되었다”며 “그 지역주의 정치의 벽을 뚫겠다고 노무현은 부산에서 떨어지고 또 떨어지는 도전을 했다”고 말했다. 안희정 지사는 “우리가 힘을 모을 때라야만 정권교체도 가능하다. 안 그러면 이렇게 싸우다가 87년처럼 국민들에게 또 엄청난 패배감만 안기는 역사의 죄를 짓게 될 것”이라며 “반기문 총장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도, 비박계와 합쳐서 뭘 해보자 하는 것도, 그것이 호남의 정신과 무슨 관련이 있는 정치인가. 유일한 핑계는 단 하나뿐이니다. 친노에 문재인이 밉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호남정치가 이렇게 가면 호남의 정신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후 “민주당-김대중과 노무현의 역사를 통합으로 이끄는 일, 그것이 민주화운동의 성지-호남의 정신이 가야할 길”이라고 말했다. 안희정 지사는 또 “저는 김대중과 노무현의 역사에서 고스란히 모든 당원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역사를 하나로 통합시켜낼 정통성과 삶의 이력이 있다. 제가 나설 테니 한 번 단결합시다. 저는 이 얘기를 드리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경향(총 16 건 검색)

차이만 드러낸 통합…제3지대 웃음거리로 만든 이준석·이낙연
차이만 드러낸 통합…제3지대 웃음거리로 만든 이준석·이낙연(2024. 02. 23 15:30)
2024. 02. 23 15:30 정치
반국민의힘·반민주당만 합창하다 한계 드러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왼쪽)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연합뉴스 11일. 만남부터 결별까지 걸린 시간이다. 막장 드라마 속 연인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의 정치개혁을 이끌겠다고 나선 이준석, 이낙연 두 정치인이 함께 만든 현실이다. 정치에서 ‘신뢰’를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지만 이들은 ‘구태정치 타파’를 명분으로 모였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과거 제3지대의 행태를 답습하며 자신들이 혐오한 정치를 그대로 재현했다. 명분, 능력 측면 모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제3지대 ‘빅텐트’가 초기에 찢어지며 정치적 계산은 복잡해졌다. 국민의힘, 민주당의 대안으로 개혁신당이 떠올랐지만 다시 선택지는 넓어졌다. 제3지대 통합이 만들 파급력을 기대한 입장에선 악재일 수밖에 없다. 특히 여전히 이준석 대표를 중심으로 모여 있는 개혁신당은 확장성의 한계만 드러냈다.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등이 대표하는 세력과는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이준석 대표 주요 지지층이 요구하는 바와도 일치한다. 문제는 추후 이준석 개인 지지세력과 개혁신당에 합류한 나머지 세력 간 의견이 엇갈릴 경우다. 결별 사태가 재현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총선까지 함께 가더라도 늘 불안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의미다. 한계를 드러낸 것은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개혁신당에 들어갔다 나오며 확장력은 더욱 쪼그라들었다. 실제로 같은 민주당 출신인 ‘원칙과상식’에서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만 이낙연 대표를 따라나섰다. 이원욱, 조응천 의원은 이낙연 대표와 다른 길을 선택했다. 동시에 이낙연 대표가 추구하는 정치도 더욱 불분명해졌다. 그는 개혁신당과의 결별을 발표하며 “진짜 ‘민주당’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표 출신인 이준석 대표와 손잡은 지 11일 만이다. 혼란한 정체성은 기회주의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지향점이 분명치 않다면 정책 공약이라도 선점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제3지대에 모인 이들이 각자 당선 외에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다. 반국민의힘, 반민주당이 이들을 연결하는 사실상 유일한 고리다. 이마저도 당권을 놓고 양보와 타협이 불가능한 모습을 보이며 이들의 연대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였다. 한국 정치를 개혁한다며 요란하게 시작했지만 제3지대는 시작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이들은 왜 만났고, 왜 헤어졌나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께 사과드린다.” 지난 2월 20일 결별을 두고 각각 이낙연, 이준석 대표가 남긴 말이다. 개혁신당은 크게 4개의 정치세력(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이 모여 구성했다. 이들은 기존에 몸담았던 정당이 다르고 정치적 지향에서 완전한 합의를 이룬 적도 없다. 이는 이낙연 대표의 “신당 통합은 정치개혁의 기반으로 필요했다. 그래서 크게 양보하며 통합을 서둘렀다”는 설명을 통해 추론해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화학적 결합보다 총선을 겨냥한 물리적 결합에 가까웠다는 의미다. 제3지대의 이러한 통합을 두고 평론가들은 ‘묻지마 통합’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그 원인으로 세 가지 동기를 지적했다. 첫 번째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발견되는 독특성이다. 제3지대에 관한 지지와 제3지대를 표방한 세력에 대한 지지가 일치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여론조사에서 제3지대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20% 가까이 나왔지만 제3지대를 표방한 정당에 대한 지지율은 1~3%에 그치는 식이다. 이러한 결과가 이들이 서둘러 묻지마 통합을 하게 한 첫 번째 동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두 거대 정당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이다. 제3지대는 이들 정당의 공천 잡음을 배경으로 통합을 시작하려 했지만 각 정당의 ‘컷오프’ 통보가 예상보다 늦어졌다. 결국 현역 의원 영입 등의 정치적 선전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우선 통합부터 시행했다는 의미다. 마지막 세 번째는 시점이다.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설 명절 앞에 통합을 발표하려다 보니 ‘대화와 설득’ 보다 일단 ‘양보’를 전제로 통합을 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를 종합해 “많은 것을 덮어둔 생존권 차원의 통합”이라고 비판했다. 의도야 어떻든 유례를 찾기 어려운 보수·진보의 통합인 만큼 이들이 만들 시너지에 대한 기대는 컸다. 묻지마 졸속 통합이라고 해도 총선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굳이 합의를 깨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결별을 선택했다. 왜 깨질 수밖에 없었느냐 역시 분석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앞서 주간경향은 1566호에서도 제3지대 통합 문제를 다뤘다. 당시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물, 전문가를 두루 만났는데 그중 유일하게 이준한 인천대 교수만 “개혁신당이 몇 주 사이에 깨질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예측했다. 그에게 다시 왜 그렇게 확신했는지 물었다. 이 교수는 “깨진 것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합당한 것이 놀랍지 않냐”며 “자꾸 결별 사유로 배복주니, 류호정이니 노선이 다르니 하는 거창한 말들을 하는데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좋겠다.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통합하기 전과 후의 결괏값이 달랐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의 예측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다. 첫 번째는 이준석, 이낙연 두 대표 모두 당의 전권을 노리는 인물이다. 어느 한쪽이 완전히 굴복하지 않는 이상 애초에 공존할 수 없다고 봤다. 두 번째는 이들을 제외하더라도 개혁신당에는 유독 한국 정치에서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는 이들이 기존 정당에서 탈당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이해하기 쉽다. 마지막 세 번째는 이들의 이해관계를 초월할 정치적·이념적 지향점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오히려 최대한 빨리 정리된 것이 이들로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빨리 깨진 것이 다행’이란 분석을 내놓은 것은 이 교수뿐만이 아니다. 새로운미래 측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낙연 대표 쪽은 자신들이 연배도 높고, 정치 생활을 더 오래 했으니 예우를 할 것이란 순진한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며 “차라리 지금 나오는 것이 민주당 쪽 문제의 반사이익을 거둘 확률이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치는 사라지고, 정치공학만 남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2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양정숙 의원 입당식에서 당 지도부와 함께 손뼉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결별사태로 인한 관심은 이제 ‘제3지대의 존재감이 사라지느냐’, ‘총선의 핵심 변수로 다시 떠오르느냐’에 맞춰진다. ‘통합’을 화두로 삼았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이제 정치적·이념적 ‘차이’를 강조하며 재기를 도모하려 한다. 개혁신당은 합당 파기 바로 뒷날인 지난 2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전원이 당 상징색인 주황색 옷을 맞춰 입고 나왔다.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에서 우리의 지향점은 ‘진짜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목적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새로운미래와의 합당에 반발해 탈당한 당원들의 복당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광범위한 통합에서 기존 지지층을 지키는 전략으로의 선회했다. 이는 비례선거와 같은 전국단위 투표에서 안정적인 득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조치가 이준석 대표 개인의 정치적 기반을 결집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도로 ‘이준석 당’이란 의미다.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당대표일 때 상근부대변인을 맡았던 신인규 변호사는 “냉정하게 말해 지금 개혁신당에 남은 사람들은 제3지대 같은 대의보다 본인 선거에 필요한 이준석 영향력을 기대하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보면 윤석열, 이재명이라는 두 지도자가 당을 사유한 상황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욱 심각한 것은 애초에 이준석 대표는 문제를 관리하고 조정할 능력이 없음을 보여왔음에도 누구도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라며 “이번 결별은 이준석 대표가 선거에서 벌어질 몇몇 전투는 승리할지 몰라도 결국 전쟁에서는 질 것이란 점을 예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 역시 “이제 개혁신당은 제3지대 통합정당이라기보다 이준석 당이라고 봐야 한다”며 “과연 선거가 끝날 때까지 이 결합이 유지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지난 2월 22일 국회에서 인재영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미래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민주당 정체성을 언급하며 통합과는 멀어지는 중이다. 그런데 이는 민주당 내 공천 관련 잡음과 맞물리며 묘한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에서는 이른바 ‘이재명표 혁신 공천’을 두고 ‘비이재명(비명) 학살 불공정 공천’이란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탈당하는 현역 의원도 나왔다.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20%를 받은 김영주 의원이 대표적이다. 통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추가 이탈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불만이 커질수록 부각되는 것은 그와 대척점에 선 이낙연 대표다. 김 대표는 “이제 새로운미래가 살길은 민주당 공천 내분이 어디까지 확대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낙연 대표가 정통 민주당을 언급한 만큼 앉아서 죽느니 나가겠다는 사람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확장력이다. 민주당에서 컷오프된 현역 의원 몇몇의 합류로 독자적으로 존립 가능한 정당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경쟁력 있는 지역구 출마자를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탈자를 받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교수는 “민주당에서 컷오프된 사람들은 탈당해도 선거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 고민일 것”이라며 “차라리 당 내부에 머물며 선거가 끝난 뒤 이재명 책임론을 주장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가 개혁신당과 결국 다시 손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쪽 모두 지역구 출마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없는 만큼 비례선거는 각자 치르되, 지역구는 선거연대를 할 것이란 주장이다. 이준석 대표 역시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미래와 열린 입장을 가져갈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한 내부관계자는 “결별 과정에서 국민의힘, 민주당이 아닌 선택지를 요구하는 민심이 큰 만큼 지역구는 단일 후보, 비례는 각자 가는 방향으로 정리하자는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아직 총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제3지대는 통합, 개혁 등을 외치며 시작했지만 이들의 미래는 정치공학, 선거전략에 달린 상황으로 변해 가고 있다.
[윤형중의 정책과 딜레마](30)제3지대 정치의 성공 요건
[윤형중의 정책과 딜레마](30)제3지대 정치의 성공 요건(2024. 01. 29 05:30)
2024. 01. 29 05:30 정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 김종민·조응천·정태근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 등 제3지대 인사들이 지난 1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를 표방하는 정치세력들의 이합집산이 활발하다. 양당에서 탈당해 만들어진 신당만 해도 개혁신당(이준석), 한국의희망(양향자), 새로운선택(금태섭·조성주), 새로운미래(이낙연), 미래대연합(김종민) 등이 있을 뿐 아니라(이후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은 합당했다), 기존 양당 밖의 세력이었던 정의당과 녹색당도 선거연합정당을 추진 중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현 정치가 실패하는 핵심 원인으로 ‘양당 정치의 적대적 공존’을 꼽고 있으며 제3지대 정치가 성공해야 한국 정치가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제3지대가 나름의 성과를 거둬 양당 정치에 균열을 내주기를 기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우리 정치가 실패한 이유가 정말 양당 중심의 정치 때문일까. 양당이 상대방을 조롱하고 악마화하며 ‘반사이익’을 노렸던 것은 맞다. 상대를 싫어하게 하면 이기는 게임이었다. 그로 인해 국민 대다수에게 효능감을 주지 못했고, 때론 넌덜머리가 나며 정치 전체를 혐오하게도 했다. 하지만 양당이 상대를 극단으로 몰지 않으며 미적지근한 대립을 이어가거나, 혹은 사적인 자리에선 오히려 끈끈한 사이를 유지하는 그런 정치를 한다고 해서, 정치가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국민은 이미 체험해 알고 있다. 과거보다 양당 간의 대립이 심해졌지만, 지금뿐 아니라 과거에도 정치로 인해 우리 삶이 나아졌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가 근본적으로 실패한 이유는 ‘정책의 비주류화’에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다. 정치가 국민 삶을 개선하기 위한 수단은 오로지 정책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정치하지 않는 정당들이 계속 실패하는 것은 예견된 일이다. 심지어 선거가 다가오면 정치인들은 정책을 더욱 액세서리 취급을 한다. 실제로 실행할 생각도 없으면서 표에 도움이 되면 아무렇게나 던지는 취급을 받는 게 정책이다. 문제는 제3지대를 표방한 정치 세력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제3지대 대다수가 양당에 대한 비판과 ‘빅텐트 구성’ 등의 이합집산에만 열중할 뿐, 차별화된 의제와 잘 준비한 정책을 내세우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 이래서는 제3지대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양대 정당보다 정책을 다루는 실무자조차 부족하기 때문에 선거와 같은 정치적 이벤트가 끝나면 더욱 지리멸렬해질 가능성이 높다. 개혁신당, 노인 무임승차 폐지 내세웠지만… 제3지대가 정책을 전혀 발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많은 이들에게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1월 18일 발표한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가 떠오를 것이다. 개혁신당은 이 외에도 1호 공약 방송법 개정, 2호 공약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 3호 공약인 자본시장 개혁 등의 정책도 발표했다. 이준석 대표가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를 발표한 뒤로 여러 반응이 뒤따랐지만, 대체로 ‘필요한 문제 제기’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임승차를 처음 도입한 1984년과 비교해 고령층이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격히 달라졌고, 지하철을 운영하는 공기업들의 적자 폭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가 강조했듯이 ‘비수도권, 비역세권 노인들과 형평성이 어긋나는 문제’도 있다. 개혁신당은 무임승차를 폐지하는 대신에 월 1만원의 교통카드 지급이라는 대안을 내세웠다. 하지만 개혁신당의 발표를 정책적으로 평가하면 실격에 가깝다. 노인 무임승차라는 정책을 둘러싼 환경이 달라졌고, 그 정책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해서 “폐지하자”고 하는 것은 단편적인 접근이자, 이준석 대표가 그동안 해온 정치 행위와 매우 유사할 뿐이다. 방향을 기존 제도의 폐지로 잡았기 때문에 단편적인 대안이 나오기 쉽다. 이 연재에서 수차례 강조했듯 정책은 단건이기보단 조합(policy mix)이어야 한다. 또 노인들의 이동권을 증진하기 위해 기존 정책의 수정을 포함한 여러 정책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문제를 제대로 다루려면 해당 정책 폐지를 넘어서 그 정책이 ‘본래 해결하려고 했던 문제’와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역할’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가 선행돼야 한다. 지하철 무임승차는 노인들의 이동권을 현격하게 향상했고, 건강과 사회적 관계의 증진에도 기여했다. 노인빈곤율이 높은 한국사회에서 저소득층 노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이동권을 현저히 향상하는 역할도 했다. 기후재앙 시대에는 저탄소 정책의 의미도 더해지고 있다. 반면 비수도권, 비역세권에 거주하는 노인들에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단점도 있었다. 만일 개혁신당의 대안대로 월 1만원의 교통카드를 지급한다고 해도 비수도권에선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 대중교통 수단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정의당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월 23일 국회에서 녹색당 김찬휘 대표(왼쪽 두 번째) 등과 함께 녹색당과의 선거연합정당 추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히려 제3지대를 표방하는 또 다른 신당인 새로운선택의 노인 교통 공약은 개혁신당의 무임승차 폐지와 대조를 이룬다. 새로운선택이 지난 1월 23일 발표한 ‘노인 교통’ 공약을 보면 “노인 교통 문제는 사실 지방 교통 문제와 다르지 않”다며 “우선, 지방의 교통 인프라 붕괴 상황부터 해결하겠”다는 목표부터 밝힌다. 의미 있는 사례도 제시한다. 충북 괴산군의 면적이 경기도 수원시의 8배에 가까운데도 택시 수는 94분의 1, 버스 수는 40분의 1에 불과하다. 두 지자체의 인구 차이가 크긴 하지만, 노인인구의 비중은 괴산군이 압도적으로 높다. 괴산 같은 지역에서 촘촘한 버스와 철도 대중교통 체계를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선택은 수요응답형 교통수단인 ‘지역우버와 콜버스 1만대 도입’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역우버는 자가용으로 동네 노인의 이동을 돕는 부업을 허용하는 교통수단이고, 콜버스는 충북지역에 이미 도입된 수용응답형 버스로, 전화나 스마트폰으로 배차를 요청하면 소형버스가 이동하는 형태다. 새로운선택은 이 공약을 도입하기 위해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을 개정해 수도권과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에서 지역우버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새로운 수단들이 기존 교통량의 얼마만큼을 대체할지, 지역별로 몇 대나 배치할지 등의 구체안까지 담았다면 더욱 좋았겠으나, 이 정도로도 다른 정당보다 훨씬 준비된 형태의 공약이다. 새로운선택은 무임승차가 가능한 노인의 연령을 점진적으로 70세로 조정하겠다고 하면서 무임승차에 사용되는 예산만큼 지역 교통체계 구축에 재정을 쓰겠다고도 밝혔다. 개혁신당이 발표한 다른 정책 대다수도 분석 자체가 민망한 수준이다. 예를 들어 개혁신당이 발표한 2호 공약의 핵심 내용은 기숙형 중고등학교인 ‘책임교육학교’ 도입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은 “각 도의 거점도시부터 책임교육학교를 확충해 지방 교육의 질을 높이고 사교육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정책의 효용을 설명했지만, 이 학교의 핵심 특징이 ‘기숙형’이라는 점 외엔 아무런 설명이 없다. 게다가 기존 교육 분야의 여러 시도인 혁신학교, 마이스터고, 자율형 사립고, 특목고 등과 이 학교가 어떻게 다른지, 또 이 학교의 대상 인원과 예산 규모가 어느 정도라서 전체 교육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아주 기본적인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정책인 셈이다. 반면 새로운선택이 발표한 정책인 ‘연금개혁안’, ‘중부담 중복지 사회 이행을 위한 조세제도 전면 개편’ 등을 보면 논쟁의 여지가 상당히 있지만,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고, 어떤 조합의 정책을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등의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한쪽의 주장만이 아닌, 정책적 타협책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연금개혁안에선 연금액의 수준을 높이지 말자(소득대체율 인상 반대)는 대신에 실업과 출산, 군복무 등의 기간을 연금 가입기간으로 산입하는 ‘크레딧 제도’, 중위소득 50% 이하 노인들에 부가급여를 지급하는 등의 대안을 함께 담았다. 조세정책에서도 소득세 각종 공제항목 정비와 금기시되는 부가가치세 인상까지도 내건 반면에 상속증여세의 최고 세율을 낮춰 계층 간 타협을 하자는 제안을 담았다. 정책의 수용성을 고려한 세심한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선택의 공약이 극찬할 만한 수준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개혁신당과 비교하자면 한 마디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주목도 면에선 새로운선택에 비해 개혁신당이 압도적이다. 처참한 수준의 제3지대 정책들 개혁신당과 새로운선택을 제외하면 다른 제3지대 정당들은 아예 정책이 보이지 않는 수준이다. 물론 아직 신당의 전열을 정비하지 않은 시기지만, 그걸 감안해도 각 정치 세력이 어떤 지향을 가지고 있는지, 서로 뭉치고 합당하는 선택을 한다면 어떤 가치와 의제를 공유하는지조차 뚜렷하지 않다. 그나마 ‘기후’와 ‘노동’이란 뚜렷한 가치 지향을 유권자들에게 일관되게 알려온 녹색당과 정의당의 선거연합정당만이 어떤 지향을 가지는지를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뿐이다. 녹색당과 정의당도 연합정당을 통해 어떤 정책 연대를 할 것인지, 이번 총선에서 어떤 의제와 정책으로 우리 사회를 전환하고자 하는지를 보다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제3지대 정당이 정치권에서 지속가능하려면 의제와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 바라건대, 전향적인 대중교통 정책인 49유로 티켓을 만들어낸 독일 녹색당과 같은 역할을 제3지대 정당들에 기대한다. 독일 녹색당은 2022년 독일에서 유가 급등으로 유류세 인하 논의가 시작되자, 대안으로 9유로(약 1만3000원)로 한 달간 대부분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9유로 티켓을 제시했다. 결국 3개월 한시적으로 이 정책이 도입됐다.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이 정책은 상시적인 정책인 49유로 티켓으로 재탄생했다. 이처럼 한국의 제3지대 정당들이 시민들에게 효능감 있는 정책,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꿀 대담한 대안을 제시해주길 바란다.
윤형중의 정책과 딜레마
이준석·이낙연 제3지대 빅텐트 실현될까
이준석·이낙연 제3지대 빅텐트 실현될까(2024. 01. 05 13:00)
2024. 01. 05 13:00 정치
연말·연초 여론조사 두 신당 합쳐 20% 내외 지지…‘양당체제 파열구’ 결과로 이어질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가칭 ‘개혁신당’ 지도부가 지난 1월 1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참배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새해 첫 업무일인 1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를 찾았다.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대부분의 정당은 국회도서관 건너편 블록에 모여 있다. 이날 오전 부산 가덕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사건이 벌어진 탓인지 거리는 한산해 보였다. 신년을 맞아 플래카드가 내걸린 곳도 없었다. 이날 국회 앞 여의도를 찾은 것은 신당들의 움직임을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이 계약한 것으로 알려진 한양빌딩은 아직 공실로 남아 있었다. 과거 오랫동안 한나라당·새누리당사가 있던 곳이다(이곳을 떠난 국민의힘은 2020년 켄싱턴호텔 맞은편 남중빌딩을 매입해 현재까지 입주해 있다).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던 새정치국민회의 당사가, 2004년에는 당시 돌풍을 일으키며 10명의 당선자를 배출한 민주노동당이 이곳에 입주해 있기도 했다. 기자와 통화한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신당 당사 계약은 10층으로 한 것으로 안다”며 “이제 막 계약만 했을 뿐 아직 집기를 들이거나 하진 않아 올라가봤자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발생한 ‘이재명 피습’ 사건이 신당 추진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겠냐는 관측에 대해 그는 “며칠 정도 일정이 딜레이되는 것은 있겠지만, 큰 방향에서 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원칙과 상식 등 민주당 내 비명계 인사들의 합류도 당장은 어렵겠지만, 1월 말 정도 시점이 되면 어느 정도 입장이 정리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강서구 당사’서 시작하는 이준석 신당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가 추진 중인 (가칭)개혁신당의 당사는 특이하게도 국회 앞 여의도에 마련돼 있지 않다. 이 전 대표가 탈당 선언을 한 2023년 12월 27일 창당준비위원회를 신고한 것으로 돼 있는 이 당의 소재지는 ‘강서구 공항대로 396 귀뚜라미빌딩 3층’으로 돼 있다. 대표자도 당대표실 부실장을 지낸 조용환으로 돼 있다. 선관위에 신고된 활동기간 만료일은 2024년 6월 27일. 창준위 체제로 시작한 창당작업에 주어지는 시간은 6개월로 돼 있기 때문에 설정된 기간이다. 지난 1월 3일 기자와 통화한 조용환 부실장은 “창당 절차가 그렇게 간소하지 않아 임시로 창준위원장을 맡았다”며 “1월 4일이나 5일 중으로 천하람·이기인·허은아 전 의원 세 사람이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변경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1월 4일 중앙선관위 대표자 정보는 위 세명이 맡는 거로 변경됐다.) 조 부실장의 말이다. “현재 당사로 등록한 곳은 업무 편의상 임시방편으로 서울시당과 겸한 것이다. 중앙당사 사무실은 새로 알아보는 중이다. 여러 곳을 알아보고 있는데 조만간 계약할 것이다. 기존 정당들이 여의도에 중앙당사를 둬야 하는 것처럼 돼 있는데 꼭 여의도에 중앙당이 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는 것 아닌가.” 그는 ‘여의도 생활 20년’ 해본 경험으로 미뤄 특히 주차 문제 등에서 여의도 당사의 불편한 점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에서 너무 멀면 또 언론 접근성 등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 여러 상황을 고려해 당사를 선정하려 한다.” 1월 초 신당 관련 가장 큰 이슈는 현재 각각 추진 중인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의 연대 가능성이다. 1월 2일 오전과 오후 C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각각 출연한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는 연대 가능성에 대해 열어놓는 발언을 했다. “양당 정치의 최악 폐해를 끝내자는 뜻에 동의한다면 누구와도 협력해야 한다.”(이낙연, <김현정의 뉴스쇼>), “이낙연 전 총리의 뜻이 정치 개혁에 있다면 저는 그 방향성에 대해 충분히 서로 얘기해 볼 계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이준석, <박재홍의 한판승부>) 양측이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경로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만남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천하람·이기인 등과 함께 진행하는 유튜브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을 통해 잠재적인 연대 상대인 다른 신당 측 인사들과 대담형식의 토론 영상 공개 방식을 ‘실황중계’ 중인 반면, 이낙연 전 대표 측의 움직임은 거의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명낙회동’의 경우도 라디오에 출연한 이낙연 전 대표가 밝힌 바에 따르면 자신이 인터뷰하는 와중에 이재명 전 대표로부터 전화와 문자가 와서 기자들에게 이야기를 들으니 “(자신을 만나러 이재명 대표가) 사무실로 오거나 집으로 찾아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해 ‘무리할 필요가 있느냐, 내일이라도 시간을 정해서 만나자’라고 해 이뤄진 자리”였다(위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낙연의 발언). 이낙연 대표 측의 행보가 전형적인 기존 정치권 문법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면, 이준석 전 대표의 움직임은 지역구 갈빗집 탈당 선언부터 기존 정치문법을 깨는 형태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여론조사서 존재감 드러낸 ‘제3신당들’ 연말·연초 진행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낙연·이준석 신당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음에도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리서치뷰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벌인 정기여론조사에서 신당이 출현할 경우 민주당은 35%, 국민의힘은 31%, 정의당 3% 그리고 이낙연 신당은 8%, 이준석 신당은 11%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당을 제외하고 조사했을 때는 민주당이 44%, 국민의힘이 39%, 정의당이 2%였다. (전국 18세 이상 1000명 대상 RDD무선 100%, 응답률 3.7%,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아직 두 신당 추진 세력의 실체도 불분명한데 두 당을 합쳐 20% 안팎으로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기성정당에 대한 염증·불만족이 크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다. 신당 추진세력이 앞으로 구체화되고 뭔가 비전을 내놓고 인물들의 윤곽이 드러나면 2016년 안철수 국민의당 등장 때보다 파괴력이 더 클 수도 있다.” 위 조사를 진행한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의 말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에서 ‘원심력’이 작동할 변수가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상황 변화에 따라 신당에 몰리는 구심력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안 대표의 말이다. “지금 국민의힘은 영남물갈이론이 대두되면서 현역 의원들이 보좌진을 데리고 지역구에 내려가 올인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국민의힘에서 기득권으로 찍힌 의원들은 좌불안석인 상황이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수박으로 낙인찍힌 수십명의 의원 지역구에 이른바 ‘친명자객’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여러 지역 여론조사를 보면 지금 비명 현역 중 그나마 버티고 있는 사람은 홍영표 정도뿐이다. ‘원칙과 상식’에 참여하고 있는 네 의원(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모두 회생불가로 나오고 있다. 친명 후보가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 예컨대 강력한 ‘친명 스피커’로 거론되고 있는 김어준 유튜브 방송의 구독자가 140만명인데, 평균 조회 수가 1콘텐츠당 100만 회다. 단순 계산하면 한 지역구당 4000명씩 있는 셈인데, 과거 권리당원 ARS투표가 40~50% 정도 나온다. 민주당 강성 친명 지지층이 한 지역구의 4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ARS조사 특성상 비명 현역은 이길 수 없다. 여기에 현역한테 하위 20% 감점이 주어지는 반면 친명 신인의 경우 신인 가산점이 주어진다. 따라서 비명·반명은 십중팔구 날아간다고 봐야 한다. 결국 위기감을 느끼는 의원들은 경선이 시작되기 전 거취를 심사숙고할 것이고, 그런 것이 민주당에 남아 있는 악재라고 봐야 한다.” ‘이재명 피습’의 나비효과: 여당기조 변화 반면, 연초에 벌어진 이재명 피습이라는 악재가 당내 비명의 행보를 제약하게 되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희준 시사평론가는 “이재명 지지층은 이전부터 결속될 대로 결속된 반면 정치라는 것은 어떤 속도를 얻었을 때 가속이 붙어야 움직일 수 있는데 한번 주춤하면 동력이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적어도 언론에 이름을 올린 비명계 정치인은 이재명 피습으로 당을 나가기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미치는 파장이 당내 비명계뿐 아니라 정부·여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체제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여당이다. 한동훈 비대위까지 정부·여당에는 ‘이재명 때리기’ 이외의 플랜B가 없었다. 오로지 이재명을 사법처리하면 선거에서 이긴다는 미신 혹은 착각·환상에 빠져 있었다. 결국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이재명 때리기’에서 ‘운동권 카르텔 때리기’로 앵글을 바꾸기만 했는데 문제는 이것이다. 역대 어느 집권세력도 야당 때리기만으로 선거에서 이긴 적이 없다. 2020년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었고,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의 총선임에도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야당, 즉 미래통합당을 잘 때려서가 아니라 사실상 선대위원장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코로나19 위기관리의 대내외적 성공 덕분인데, 지금 정부·여당이 윤석열판 정은경을 발탁할 수 있겠나. 정은경이 있어야 할 자리에 한동훈이 있는 것 아닌가.” 그는 이재명 피습사건으로 이낙연 대표의 신당 행보가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제3신당의 추진 주체는 양·금·석(양향자·금태섭·이준석) 트리오가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주간경향이 접촉한 선거전문가·정치평론가들은 4월 총선에서 제3신당이 의미 있는 자리를 가지기 위한 현실적 목표로 기호 3번을 달고 나올 수 있느냐가 1차 관문이 되리라는 의견에 대체적으로 동의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주간경향과 인터뷰에서 탈당 이후 자신이 만들 신당의 경로에 대해 “적어도 원내교섭단체 규모의 21대 현역 의원들과 같이해야 선거토론 등에서 3분의 1 지분이 생긴다”며 자신과 뜻을 같이할 현역 의원이 여야에서 상당한 규모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1월 4일 현재 현역 의원의 추가 탈당 선언은 그러나 비례 허은아 의원(1월 3일)이 유일하다. 비례의원의 경우 탈당과 동시에 의원직은 상실하게 되고 비례명단의 후순위 의원에게 승계된다. 현재 추진되는 신당 중 현역 의원이 있는 경우는 양향자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한국의희망이 유일하다.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와 양향자 의원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한국의희망은 현재 추진 중인 신당 중에서 가장 먼저 창당 선언을 하고 활동하는 정당이다. 김진수 한국의희망 대변인은 “양향자 대표는 이준석 전 대표와 개인적으로 연락하는지 여부는 알 길이 없으나 이미 유튜브 채널을 통해 토론 영상을 찍은 적이 있고, 이낙연 전 대표는 대표 시절 최고위원으로 두루두루 관계를 형성하고 소통을 계속하는 편”이라며 “전체적으로 우선해야 할 과제를 제시한 것에 따라 공통분모가 있다면 어느 순간에 만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희망은 지난 총선에서 조정훈이나 용혜인 등 민주당의 위성정당에 참여하는 형식의 신당 창당은 선거공학에 따른 것이지 국민 지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창당기조였다”라면서도 “다만 앞으로 총선 일정이 구체화된다면 상황에 따라 예컨대 양당 기득권 정치 청산 요구가 나온다면 얼마든지 제3신당 빅텐트 논의 주체와 대화 및 협력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3년 12월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이재명 대표와 회동을 마친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3지대 빅텐트’ 1월 말 윤곽나온다 “4월 총선에서 적어도 3지대는 ‘하나의 빅텐트’로 모이지 않는다면 어느 당이나 당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시 여의도. 극동VIP빌딩 8층에 마련된 새로운선택 당사에서 한지원 정책실장을 만났다. “3지대 빅텐트에 대한 기본문제의식은 공유하고 있다. 다만 다들 누군가 상을 차려주기만 기다리고 있다. 상이 멋지다 싶으면 숟가락을 얹으려고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나서서 물밑작업을 하려 하고 있다. 우리 당 정도면 딱히 고수할 기득권도 없고 어느 쪽이든 부담스러워할 것이 없기 때문에 우리 당이 중재 역할을 하기에는 딱 적당한 사이즈가 된다고 본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측이 나서서 “각자 지지층에 명분이 약하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이낙연·이준석 신당 측의 물밑 공동대응을 중재하겠다는 뜻이다. 이낙연·이준석·금태섭·양향자, 정의당 세번째권력 등 현 제3신당 추진세력이 모두 함께하는 ‘제3지대 빅텐트’는 과연 만들어질 수 있을까.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준석의 경우 과거 정치권 신당이 의존했던 지역주의가 아니라 세대 콘셉트로 가는데 열린우리당 등이 나왔던 20~30년 전에는 2030세대 유권자들이 57%를 차지한 반면 지금은 그 규모가 31%밖에 안 된다는 점이 불리한 부분”이라면서도 “당장 이번 총선만 목표로 삼지 않고 세월을 자신들 편으로 보면서 장기전으로 나간다면 승산이 없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낙연의 경우도 ‘이재명은 아니다’라는 관점에서 결국 ‘답은 이낙연·이재명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라는 게임을 하고 있는 셈인데 이재명의 성공 내지 실패 여부에 따라 결과는 정반대일 수밖에 없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며 “당장 90여 일밖에 남지 않은 총선 국면에서 두 세력이 합당까지는 어렵더라도 예를 들어 서울 종로는 A당, 중구는 B당이 출마하는 식의 상호지원·선거연대는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분명한 사실은 이번 총선과 2026년 지방선거를 통해 보수·수구 기득권 세력이 독점하고 있는 양당체제가 깨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4월 총선은 말하자면 이후 새로운 정치지형 변화의 교두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1월 중순 정치분석서 <이기는 정치학: 현실주의자의 진보집권론>을 낼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의미 있는 제3신당’이라는 말은 상당히 넓은 결과를 포괄하는 말”이라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를테면 4월 총선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모두 과반을 못 하는 경우의 수도 있는데 만약 제3신당이 그런 결과를 만들어낸다면 그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여론조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이준석 신당의 지지율이 예컨대 10% 지지율이 나온다고 할 때 이걸 의석으로 환원하면 4.7석이다. 이준석이 목표로 설정한 원내교섭단체에는 못 이른다고 하더라도 의미 있는 결과다. 최대로 의미를 설정한다면 교섭단체(원내 20석) 이상을 얻는 것인데, 나는 이준석이나 이낙연 쪽 모두 교섭단체 이상 당선자를 내긴 어려우리라고 본다. 관전포인트는 2016년 안철수 국민의당이 얻은 38석이라는 성적표다. 당시 국민의당이 호남 전체 28석 중 20석 이상 석권했는데 이번에 만들어질 신당 중 그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가능성이 있을지 여부다. 거의 없다고 본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중심으로 4월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여전히 높고, 제3신당이 교섭단체 이상의 지지를 받기는 어렵겠지만 설혹 한 자릿수라도 국회 진출에 성공하면 나름의 의미는 있으리라는 진단이다. 김성순 시사평론가는 “정치인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이 메시지만 내면 국민이 박수 치고 따라오리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예컨대 코로나19 시기 백신에 대한 루머가 돌 때 문재인 대통령이 팔 걷고 백신을 맞는 것도 하나의 메시지이고 국민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일이었다. 지금 신당을 추진하는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현장에서 국민과 함께 동고동락하지 않고, 자기들끼리의 여의도 문법에 따른 이합집산뿐”이라고 말했다. 정치공학적 표 계산에 따른 ‘제3지대 빅텐트’는 만들어질 가능성도 낮고 설혹 만들어져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낙연 측 남평오 연대와공생 부이사장은 “(이낙연 측과) 이준석 신당의 연대 여부는 결국 시대나 국민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각자 신당을 만들더라도 양당 기득권 청산이라는 대의에 따른 국민적 요구로 인해 결국 하나의 길에서 함께하게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과연 그렇게 될까. 남 부이사장이 내다보는 이낙연·이준석 연대 시점은 설날(2월 10일) 전후다.
“제3지대의 문은 거대 양당이 연다”
제3지대의 문은 거대 양당이 연다”(2023. 11. 17 16:10)
2023. 11. 17 16:10 정치
‘2024 총선 전, 신당 창당 가능성 전망’ 좌담회 지난 11월 12일 열린 ‘신당’ 관련 좌담회. 왼쪽부터 김경율 회계사, 한지원 새로운선택 정책위원장,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권도현 기자 한국 정치에서 제3지대에 대한 열망은 신기루와 같다. 손에 잡힐 것처럼 가까이 다가왔다가 어느새 실체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선거 때만 되면 ‘새로운 대안’을 자처하는 정당이 우후죽순 생기지만, 이들도 끝내 사라지고 말 것임을 유권자들은 경험적으로 안다. 결국 남는 것은 이름만 바꿔가며 존속하는 보수, 진보를 대표하는 그 거대 정당들뿐이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정당을 지지하느니 ‘미워도 다시 한 번’, ‘울며 겨자 먹기’ 심정으로 양대 정당 중 하나를 찍는 것이 정치 무력감을 줄여주는 그나마 나은 선택이다. 문제는 이러한 수레바퀴가 선거를 앞둔 ‘정치의 계절’이 찾아오면 고장도 없이 어김없이 돌아간다는 점이다. 늘 그렇듯 없던 선택지가 생기며 계절의 시작을 알린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신당’ 바람이 불고 있다. 역시나 기존 정당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이 주역이다. 결과가 보이지만 그렇다고 지켜보지 않을 수도 없다. 유권자들이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제3의 선택지에 관심을 갖는 것은 정치를 몰라서가 아니다. 이마저도 외면한다면 기존 정치권에 ‘경고’를 보낼 수단이 딱히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좋든, 싫든 국회의원 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정치권에 어떤 움직임이 있는지, 누가 스스로 대안을 자처하는지 등을 한번쯤 정리해볼 때다. 주간경향은 정치권의 동향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는 이들을 수소문했다. 그 결과 지난 11월 12일 김경율 회계사,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한지원 새로운선택 정책위원장 등이 모였다. 이들을 서울 경향신문 본사에서 만나 좌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또다시 제3지대를 불러낸 기존 정치권, 책임은 지지 않고 일단 신당만 외치고 보는 기성 정치인들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한지원 “누구나 신당을 하나씩 만들겠다고 나서는 상황이다. 신당이 많아지는 것은 좋다. 그런데 신당을 만들겠다고 나선 인물들이 충분한 성찰과 모색을 거친 뒤 결정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진보 진영만 봐도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반윤석열 세력과 다음 대권을 노리는 세력이 진보의 재구성을 내걸고 신당을 추진하고 있다. 중도 좌파, 우파 하는데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모여서 신당을 만들겠다는 것인지도 모호하다.” 최병천 “신당 추진은 잘 안 될 거라고 생각한다. 본질적으로 지금 논의되고 있는 신당들은 대부분 ‘여집합’ 신당이다. 가장 큰 특징은 우리 사회에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고, 원인은 이것인데, 어떻게 고쳐보겠다는 생각이 없다는 점이다. 그저 정치라는 산업이 존재하고, 이 산업계에서 먹고사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신당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적어도 비전, 세력, 인물 이 세 가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지금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준석 신당에는 인물, 그리고 이준석을 지지하는 2030 남성이라는 지지 세력은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도 비전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이 전 대표가 ‘탈냉전 스마트 세력’의 세대론적 열망을 대표하는 정도다. 나머지 신당은 이것마저 없다. 단순히 윤석열이 싫다, 이재명이 싫다 정도가 전부다.” 한지원 새로운선택 정책위원장이 지난 11월 12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좌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중도연합이든, 양당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모인 여집합이든 반드시 고민해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신냉전 시대의 경제와 안보 문제다. 두 번째는 저성장 고령화 시대에 대한 고민이다. 세 번째는 대통령제 개혁 문제다.” -한지원 새로운선택 정책위원장 한지원 “지금은 비전보다 여집합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쉽게 말해 신당은 여집합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저 사람이 싫어서 연합한다’는 것이 그 자체로 세력을 형성하고 사람들의 기대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세력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전 이야기해 봐야 듣는 사람이 없다. 그나마 반응이 오는 것이 비윤, 비명을 외치는 반대 세력들 아닌가. 다만 중도연합이든 양당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모인 것이든 반드시 고민해야 할 세 가지 문제는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신냉전 시대의 경제, 안보 문제다. 한·미·일 동맹을 단순한 애국 차원이 아닌 현대적 실익 차원으로 꾸려나갈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두 번째는 저성장 고령화 시대에 대한 고민이다. 이미 저부담, 고복지는 불가능해졌다. 중부담, 중복지로 이행할 때 자신들이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느냐다. 마지막 세 번째는 대통령제 개혁 문제다. 내각제로의 이행이 필요한데 사람들이 국회를 더 싫어하는 상황이다. 국회가 어떻게 정치적 신뢰를 회복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준석 신당도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준석은 페미니즘, 장애인 문제 등을 갈라치기하며 성장했다. 신당은 ‘제3지대에서 다 모이자’는 흐름으로 가야 하는데 이를 위해 자신의 태도를 버릴 수 있어야 한다. 기존 태도를 고수한다면 모두가 함께 모이는 신당이 가능할지부터 의문스럽다. 설사 모이더라도 곧 크게 부딪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이 지난 11월 12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좌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논의되고 있는 신당들 대부분 ‘여집합’ 신당이다. 우리 사회에 이런 문제가 있으니, 어떻게 고쳐보자는 생각이 없다. 단순히 비윤, 비명만 외친다. 신당 추진이 제대로 되려면 비전, 세력, 인물 세 가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 최병천 “신당으로 모이는 사람들에게 페미니즘, 장애인 문제 등에 대한 인식 차이가 고민거리가 될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총선에서 흥행하기 위해 이준석이 필요로 하는 사람, 이준석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냐는 것이다. 정치에서 갈라치기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동안에도 경제성장이냐, 빈부격차냐. 외세냐, 민족해방이냐 하는 식으로 갈라져서 대립하지 않았나. 다만, 어떤 내용으로 갈라치느냐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더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으로 갈라쳐야 한다. 이렇게 정책을 매개로 갈라치는 것은 정치의 ‘꽃’과 같은 것이다. 이준석의 안티 페미니즘도 새로운 우파의 특징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 역시 2030 남성들 일부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이준석은 이러한 흐름에 올라타서 결합했다고 봐야 한다.” 김경율 “이준석이라는 브랜드 하면 떠오르는 것이 안티 페미니즘 정도밖에 없지 않나.”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이 지난 11월 12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좌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준석의 특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복수의 정치, 또 다른 하나는 자기 잘난 정치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뛰어난 리더들은 인재를 구하기 위해 자기 뜻을 꺾어가며 정치를 했다. 이준석의 정치에서 그런 것을 느끼기는 어렵다.” -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한석호 “이준석의 안티 페미니즘과 보수 우파를 동일선에서 이야기하는데 이건 보수,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페미니즘은 전 세계적 현상이다. 과거처럼 노동, 인권, 평화를 주장하면 진보이고 자본, 전쟁을 말하면 보수라고 하는 시대가 아니다. 대표적 사례가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 펜이 페미니즘을 말한다. 또 해마다 열리는 퀴어 축제에 미국 공화당·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주한 미국대사가 지지를 보낸다. 그만큼 보편적인 이야기라는 뜻이다. 이 전 대표가 보편적 권리문제를 두고 갈라치기로 악용했을 뿐이다. 확장성을 가지려면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나 금태섭 전 의원과 이런 부분에서 차이를 줄이고 의견을 수렴할 수 있어야 한다. ‘너희가 태도를 바꾸라’는 식으로 하는 것은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것도 아니고, 역사를 100년 정도 후퇴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지원 “페미니즘 문제는 미래와도 관련이 있다. 역사를 시계열적으로 보면,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쟁점은 계급 문제였다. 진보와 보수가 계급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를 두고 갈라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결과 혁명이 발생했다. 그런데 20세기 중반으로 오면서 새롭게 여성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인구 문제가 생겼다. 지금 대부분의 나라가 저출생 문제를 고민하는데 그 해결 방식은 여성이 남성과 같은 권리를 갖도록 보장하고, 더 나아가 남성이 가사 양육에서 기존 여성의 역할을 함께하는 방향에서 찾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이 북유럽 등의 선진국이고, 못하고 있는 쪽이 남유럽 및 동아시아 그리고 한국이다. 이준석과 지지층을 새로운 스마트 우파라고 하는데 오히려 좀 순진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문제를 미래 지향적으로 풀어나가기보다 뭉개고 가는 느낌이다. 신당이 이 문제를 뭉개면서 모이더라도 한 번 논쟁이 시작되면 싹 갈라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김경율 “말씀을 듣다 보니 노벨 경제학상을 탄 아마르티아 센이 말한 ‘역량’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이준석이 가장 빛났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대구에서 당대표 출마 연설을 했을 때다. 개인적으로 보수정당 대표 후보가 저런 연설을 할 수 있나 싶어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난다. 또 하나는 북한 방송을 개방하자고 주장했던 것이다. 보수가 추구해온 자유라는 가치를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가치문제가 아닌 말 한마디로 평가받으려는 것 같다. 최근 이준석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로 말하는 모습을 보며, 개인적으로 깊은 회의감이 들었다. 이제는 이준석이 정치인보다 정치 아이돌이 되고 싶나 보다 했다. 여전히 조국, 윤미향 문제에 얽매이는 민주당, 정의당도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기는 매한가지다. 국민이 마주한 생활 현안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데 단순히 ‘말의 인플레’를 만들며 평가받으려는 듯하다.” 김경율 회계사가 지난 11월 12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주간경향 좌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준석이 보수가 추구해온 가치를 잘 보여주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말 한마디로 평가받는 ‘정치 아이돌’이 되고 싶은 것 같다. 민주당·정의당도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각 당이 극단화·화석화될수록 신당 가능성은 커진다.” - 김경율 회계사 최병천 “이준석은 진보의 미션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다른 궤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현대사를 복귀해보면 네 가지 성과가 있었다. 나라 만들기, 압축 산업화, 압축 민주화, 압축 복지국가다. 자본주의를 할 것이냐, 사회주의를 할 것이냐를 의미하는 나라 만들기, 산업화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달성할 것이냐는 보수 우파가 승기를 가져갔다. 반면 민주화, 복지국가를 만드는 것은 진보 좌파가 주도했다. 이 네 가지 성공을 합치면 ‘선진국’ 세 글자로 줄일 수 있다.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각자의 성과를 상대로부터 인정받기 원한다. 이준석, 천하람을 필두로 한 세력은 민주화, 복지국가의 공을 인정하며 대안우파가 됐다. 이는 ‘탈냉전 스마트 좌·우파’의 생각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2030 남성 세대에게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을 물어보면 ‘박정희, 노무현’이라고 답한다. 이승만, 박정희의 잘못을 비판하면서도 잘한 것을 인정하는 세대다. 구닥다리 좌·우파 입장에서는 이러한 행위가 자신들의 존립기반인 ‘과거’를 부정하는 짓이다 보니 인정할 수가 없다. 이런 측면에서 이준석과 과거를 쟁점화시켜 먹고사는 정치인들을 한데 묶기는 어렵다고 본다.” 한석호 “보수가 진보의 이야기를 수용하는 것이 이준석만의 특징이라고 보진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마찬가지로 기존의 한국 보수와 진보로는 잘 해석이 안 되는 인물들이다. 한 장관은 강연에서 농지개혁을 언급하며 이승만과 조봉암을 함께 말하지 않았나.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풀지 못했던 인혁당 문제를 풀어내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기존 보수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오히려 이준석만의 특징을 꼽자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복수의 정치를 한다는 점이다. 또 다른 하나는 자기 잘난 정치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뛰어난 리더들은 인재를 구하기 위해 자기 뜻을 꺾어가며 정치를 했다. 이준석의 정치에서는 그런 것을 느끼기가 어렵다. 함께해서 당장의 성과는 좀더 크게 낼 수 있을지 몰라도 선거가 끝나고 나면 난장판이 되는 식이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상황이 신당에서도 똑같이 벌어질 수 있다. 당장의 정치적 성과를 위해 자기 정체성 없이 단순히 반윤, 반명 해서 모이는 것은 지속성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진보 진영에서는 이러한 인물, 사건조차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김경율 : “진보 진영을 보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퇴진 운동을 시작하지 않았나. 스스로 민주, 진보를 자임하는 현역 의원이 윤석열 퇴진 집회에 나갔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선출된 것 아닌가. 집권 한 달도 안 돼 불법적인 것이 발견되지조차 않았는데 퇴진을 외쳤다. 민주당이 한동훈 장관이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을 탄핵하려고 하는 것 역시 진보적 가치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윤석열 정부가 괜찮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의 우경화도 매우 심각하다. 극우적 발언을 쏟아내고 과거 MB 정부 인사들이 돌아오고 하는 것은 우려할 만하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이용해 민주당도 공생하고 있다는 점 역시 분명하다. 진보의 역할을 정말 고민한다면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 비판할 지점을 좀 제대로 찾아서 비판해야 한다.” 한석호 “민주당, 정의당 등 진보의 대표주자를 자임하는 세력이 시대적 문제에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 주택, 인구 문제, 기후 문제, 정치개혁 문제 등이다. 특히 주택 문제 같은 경우 자기들이 심화시키기까지 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도 마찬가지다. 노동조합 안에 있는 이들이 수혜자가 되는 역설적 상황에서 진보 진영이 이들의 눈치를 보면서 해결책을 못 내놓았다. 진보세력이라고 하려면 지향점을 갖고 실질적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진보라고 하면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정당이 됐고, 정의당은 불평등에 무기력한 정당이 돼버렸다. 우리나라 민주당이 유럽의 보수당보다 더 보수적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아닌가. 단순히 ‘윤석열 정부는 검찰독재다. 민주 대연합 빅텐트를 쳐서 선거를 이기자’는 주장밖에 안 보인다.” 최병천 “유럽 사민당과 노총은 오랫동안 집권 파트너로서 함께 있었다. 그래서 노총도 집권당 마인드로 정책을 설계하는 편이다. 그런데 우리 현실을 보면 민주당은 야당 생활에 익숙하고, 노총은 반체제 운동 집단에 가깝다. 정당과 노총 모두 규탄대회 중심의 형태에 익숙하다. 이렇게 되면 정책을 고민할 이유가 없다. 모여서 ‘네가 해결해’라고 외치기만 하면 그만이다. 심지어 문제의 원인 분석 자체도 엉터리다. 원인 진단을 꼼꼼하게 해서 우리 사회에 문제점이 있으면 지적도 하고 대안도 찾아야 하는데 이런 것을 못 한다. ‘최저임금을 2만원, 3만원으로 올리면서 아무런 부작용도 없게 하라’는 식이다. 한국 진보의 정책 생태계 자체가 엉망진창이다. 보수가 주류이고 해결도 너희가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는 것이다. 역사를 생각해보면 진보 진영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입법부와 행정부를 동시에 장악했을 때다. 이러면 항상 정권을 뺏겼다. 권력은 잡았는데 만들고 싶은 세상이 없으니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그냥 규탄대회 진보다.” 한지원 “정치가 양극화하면 중도정치에 기회가 생긴다. 신당이 고민해야 하는 것 중에 하나도 주구장창 싸우는 진보와 보수의 전선이 형성된 와중에 어떻게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고 적합한 대안을 제시하느냐에 있다. 한국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어떻게 유권자에게 설득할 것이냐의 문제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진 중도 진영의 능력 있는 사람들을 모으는 일이다.” 최병천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것이 제3 정당의 기반을 키운다. 민주당 안에서 왼쪽에 있는 사람, 국민의힘 안에서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이 정치 양극화를 이끈다. 상대를 악마화하는 세력을 싫어하는 유권자도 분명히 있다. 현재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제3지대 지지기반을 키워주고 있는 셈이다. 유권자들을 하나의 시장으로 본다면, 상대를 악마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유권자, 싫어하는 유권자, 이도 저도 아닌 유권자들로 그 규모가 유지되고 있다.” 김경율 “결국 신당 가능성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지금처럼 각 당이 극단화되고 화석화된 모습을 보인다면 앞으로도 신당 가능성은 대단히 커질 수 있다. 이 부분을 치고 들어가는 세력이 나올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쉽게 변할 것 같지 않다.” 한석호 “신당은 나올 것 같다. 이준석도 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대구나 안정적으로 당선 가능한 곳에 공천을 준다면 몰라도 지금 그런 상황도 아니지 않나. 서울 노원이나 강서처럼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곳의 공천 약속으로는 남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민주당은 늘 해왔듯이 민주진영 대연합, 선거연합으로 갈 공산이 크다고 생각한다.” 최병천 “신당 관련해서 유의미하게 지켜볼 것은 이준석 정도고 나머지는 이준석 신당에 참여해야 의미가 있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대통령,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신당 규모나 파급력이 결정될 것이다. 예를 들어 윤 대통령이나 이 대표가 중도 확장을 하느냐 여부다. 개인적으로 여전히 70% 정도 확률로 이준석 신당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이준석 신당론’은 이준석에게 유리하고, ‘이준석 신당’은 불리한 구조다. 이준석의 목표는 다음 대선에서 유의미한 후보가 되는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총선은 과도기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복당이 어렵지 않지만, 새로운 세력을 만들어나가면 복당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운신의 폭도 좁아진다. 결국 이준석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개인적으로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나가는 것, 이를 두고 누구는 노원 탈출 전략이라고 한다. 두 번째는 개인 당을 만들어서 복당도 용이하게 두는 것이다. 마지막은 가능성이 제일 낮다고 보는데 정말 새로운 세력들과 함께 신당을 만드는 일이다. 정치는 도전과 응전의 과정 아닌가. 이준석 신당의 규모가 커질수록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중도 확장을 시도하면서 성공 가능성을 낮추려고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주변 상황, 인물들을 활용해 신당 연기만 피우지 않을까 싶다.”
표지 이야기좌담회신당제3지대2024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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