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76 건 검색)
- 거리 곳곳 중앙아시아 고려인 삶·역사 조명···공공미술로 재단장한 광주고려인마을
- 2025. 01. 29 18:18지역
- ... 재현한 것이다. 이 밖에도 고려인문화관 외벽에는 스탈린의 명령으로 고려인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하는데 이용됐던 강제이주열차 조형물이 설치됐다. 모형은 막 터널을 빠져나오는 기차의...
- 일본 기시다 총리, 중앙아시아 순방 취소···전날 지진 여파
- 2024. 08. 09 14:07국제
- .... 기시다 총리는 당초 이날부터 12일까지 4일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몽골을 잇달아 방문해 중앙아시아 5개국 등과 정상회의를 할 예정이었으나, 지진 발생에 따라 순방을 재검토 중이었다. 기시다...
- [현장에서]“리뾰시카, 샤슬릭 드셔보셨나요?”···중앙아시아 문화 체험으로 재조명받는 고려인마을
- 2024. 07. 10 15:30지역
- ... 잊지않기 위해 학생들이 고려인마을에서 가장 먼저 찾는 곳이라는 게 마을해설사들의 전언이다. 중앙아시아 전통음식을 맛보거나 사진을 찍으러 온 개별 관광객도 많았다. 고려인마을 종합지원센터를...
- 현장에서
- 광주고려인마을, 국내 첫 ‘중앙아시아 의상대여점’ 운영···음식점 할인 혜택도
- 2024. 06. 20 14:14지역
- ... 구하지 못한 노인 2명에게 당분간 운영을 맡기기로 했다. 이곳에는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등 중앙아시아 7개 국가의 전통의상과 장신구, 모자, 신발 등 300여점이 마련돼 있다. 의상 등은 마을에...
스포츠경향(총 12 건 검색)
- ‘The Roundtable’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의미?
- 2024. 06. 12 03:29 연예
- 아리랑TV 11일 아리랑TV ‘The Roundtable’ 36회는 봉영식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진행으로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의미와 성과에 대해 최현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경석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가 함께 알아본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부터 오는 15일까지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의 공식 초청을 받아 중앙아시아 3개국을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자원 부국인 중앙아시아 국가와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K-실크로드’ 구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K-실크로드는 윤석열 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 ‘한-아세안 연대 구상’에 이어 세 번째로 발표한 지역 전략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중앙아시아 지역과의 협력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청사진을 담고 있다. 중앙아시아 3개국은 우리나라와 1992년 수교한 이래 우호 관계를 지속해 왔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 4위 천연가스 보유국으로 에너지와 플랜트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진출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현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 기업과 투르크메니스탄과는 각종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있다.” 며 “조선업을 비롯하여 첨단산업 분야로 협력 분야가 확대되고 있으며, 아르카닥 신도시 프로젝트 등 투르크메니스탄의 중점 사업에 한국 기업의 투자와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고 전했다. 이어 국빈 방문할 카자흐스탄은 2009년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어 오늘에 이르며, 한국은 2010년을 카자흐의 해로, 카자흐는 2011년을 한국의 해로 선포하는 등 양국 관계는 시간이 지나며 더욱 돈독해지는 중이다. 특히 일명 고려인으로 불리는 카자흐 한인은 양국 국민을 잇는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카자흐에 거주하는 한인은 약 10만 8,000명으로, 카자흐 구성 민족 중에서 아홉 번째로 큰 규모를 지닌다. 또 카자흐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의 핵심 교역국으로, 한국의 대(對)중앙아시아 수출 중 카자흐가 차지하는 비중은 51%에 달한다. 이경석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과 카자흐스탄은 지난 30년 이상에 걸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카자흐스탄은 한국과 문화적 유사성과 밀접성이 있는 나라이다.” 고 설명했다. 최교수는 카자흐스탄에 대해 “우리 기업도 자원 개발, 건설, 플랜트 분야뿐 아니라 의료협력, 금융 등에서 카자흐스탄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으며 카자흐스탄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한국의 선진 기술과 숙련된 인력이 시너지 효과 나타나 두 나라의 동반 성장이 기대 된다.”고 덧붙였다. 인구 3600만명의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최대 인구 보유국이다. 인구 증가율도 2%대로 매년 100만 명 가까이 태어나고 있다. 평균 연령이 29.1세로 인구 절반이 30세 이하다. 젊고 발전 가능성이 큰 매력적인 시장이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에는 우라늄, 금, 아연 등 다양한 광물자원이 매장돼 있고 몰리브덴, 텅스텐 등 희소금속도 풍부하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과 남다른 인연을 쌓아왔다. 옛 소련 지역 전체에서 가장 많은 약 17만 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고려인들은 사회 요소요소에 깊숙이 자리 잡고 우리나라의 든든한 인적 그물망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한류가 확산 되면서 우즈베키스탄 내 한국의 이미지가 한층 더 좋아지고 있다. 이 교수는 “우즈베키스탄은 천연가스에서 광물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천연자원을 갖고 있다.” 며 “핵심 광물 확보는 한국 안보와 경제와 연결되어 있는만큼 우즈베키스탄과의 협력은 중요하다” 고 분석했다.
- ‘중앙아시아의 알프스’ 카자흐스탄 톈산산맥···빙하 호수를 숨긴 비경 (영상앨범 산)
- 2024. 04. 20 15:38 연예
- KBS 21일 오전 7시 10분 KBS2에서 방송하는 ‘영상앨범 산’ 932회는 중앙아시아의 비경을 소개한다. ‘자유인의 땅’이라는 뜻을 가진 카자흐스탄. 유라시아의 심장부에 자리하여 끝없이 펼쳐진 대지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청정자연의 풍광을 품고 있는 곳이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풍경들이 곳곳에 자리한 카자흐스탄에는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에 걸쳐 있는 톈산산맥이 그 장대한 한 자락을 들여놨다. 길이 2,500km, 최고 해발 7,439m에 이르는 톈산산맥은 카자흐스탄 어디서든 올려다볼 수 있는 만년설을 펼쳐놓는다. ‘중앙아시아의 알프스’라 불리는 카자흐스탄의 톈산산맥. 그 낯선 미지의 땅으로 산림교육전문가 이상은 씨가 떠난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시작된 트레킹은 끝없이 펼쳐진 초원지대를 따라 콜사이 호수 국립공원(Kolsai Lake National park)으로 향한다. 해발 1,818m에서 2,850m까지 3개의 호수가 층층이 자리하고 있는 콜사이 호수 국립공원은 카자흐스탄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특히 톈산산맥의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 흘러내린 물로 형성된 호수는 신비로운 물빛을 자랑한다. 카자흐어로 ‘협곡의 호수’를 뜻하는 콜사이(Kolsai) 호수. 그 이름처럼 깊은 계곡 숲길을 따라 첫 번째 호수로 향하다 보면 청정한 자연의 풍광에 압도되어 저절로 순수한 감탄이 터져 나온다. 호숫가에서 보트 타기와 캠핑, 낚시를 즐기며 유유자적한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 ‘파란 목걸이’라는 별칭답게 투명한 호수에 비친 여유와 풍요가 일행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전나무와 소나무들이 주변을 둘러 서 있고 뒤편으로는 만년설을 뒤덮은 톈산산맥 봉우리가 굽어보는 그림 같은 풍경이다. 길이는 약 2km에 이르는 첫 번째 호수는 콜사이 3개 호수 중 가장 길고 크며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은 80m에 달한다. 다시금 걸음을 옮겨 원시림이 빼곡한 숲속 길을 따라 고도를 높여본다.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는 일행. 톈산은 그 아름다운 호수의 비경을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 호수와 호수 사이 흐르는 작은 강줄기가 졸졸졸 노래를 부르며 일행과 함께 걷는다. 맑고 깨끗한 물에 손도 적시고, 목도 축이는 일행. 깊은 산 속 커다란 나무와 폭포가 이색적인 대자연의 풍경을 그린다. 마침내 시야가 트이고 해발 2,252m에 달하는 두 번째 호수, 밍질키(Mynzhylky)에 닿는다. 카자흐어로 ‘말 천 마리’라는 뜻을 가진 밍질키.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을 그린 듯한 비경을 펼쳐놓는 호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메마른 삶과 영혼에 단비가 내리듯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KBS 톈산산맥이 굽어보는 국경 지역, 케겐으로 이동한다. 키르기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가로지르는 칼카라강이 자연스레 국경이 되어 두 나라를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는 마음에는 경계가 없는 곳. 칼카라 베이스캠프를 기점으로 카자흐스탄의 최고봉인 칸텡그리산이 그려놓은 초원과 협곡을 따라 톈산산맥의 거대한 품 안에 더 가까이 들어선다. 카자흐스탄이 품은 대자연의 넓고 광막한 풍경을 향해 영상앨범 산과 함께 떠나본다. ( 출연자 : 이상은 / 산악사진가, 이동 코스 : 알마티 – 케겐 – 콜사이 호수 국립공원/ 자동차로 약 5시간 소요, 콜사이 제1 호수 – 제2 호수(해발 2,252m) 왕복 6시간 소요, 콜사이 호수 국립공원 – 케겐 – 칼카라 베이스캠프/자동차로 약 2시간 소요)
- CU, 중앙아시아 최초 K-편의점 카자흐스탄 1호점
- 2024. 03. 07 11:13 생활
-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 6일 카자흐스탄 첫 편의점인 CU 아스타나스퀘어점을 현지 최대 도시인 알마티(Almaty)에 오픈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카자흐스탄 현지 기업인 ‘Shin-Line(이하 신라인)’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 ‘CU Central Asia’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Master Franchise, MFC)을 맺고 카자흐스탄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은 프랜차이저인 BGF리테일이 현지 파트너사에 브랜드 사용 권한 및 매장 개설, 사업 운영권 등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수취하는 방식의 계약이다. 신라인은 중앙아시아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최대 아이스크림 제조사로 현재는 라면, 유제품 등 편의점과 밀접한 상품 제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안드레이 신 신라인 대표는 고려인 3세이자 알마티 고려인협회장으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BGF리테일은 신라인에게 물류센터, 식품 제조센터 등의 유통 인프라와 관련 노하우를 약 6개월동안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특히 BGF리테일은 카자흐스탄 최초로 유통사 전용 물류센터를 설립함으로써 모든 유통 채널이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납품 받는 구조인 현지 유통 업계의 물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GF리테일은 코트라와 함께 국내 중소협력사의 수출 교두보 역할을 중앙아시아 시장까지 대폭 확대할 수 있었다. 카자흐스탄은 구매력 평가 지수를 나타내는 1인당 PPP가 2022년 몽골의 2.3배 수준인 3만 불을 돌파하며 중앙아시아 5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중산층이 두텁고 30세 미만의 청년층이 전체 인구의 53%를 차지해 편의점 산업의 성장 잠재력도 매우 크다. CU 아스타나스퀘어점은 알마티의 메인 거리인 톨레비(Tole be)에 오픈했다. 톨레비는 대학가, 관공서, 오피스 등이 밀집해 있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또한 점포 맞은 편에는 계절별 색다른 축제를 즐기는 대형 아스타나 광장도 위치해 있어 시즌별 전용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우선 CU는 라면, 스낵, 델라페 등 총 800여 종의 K-푸드 상품뿐만 아니라 한국 대표 음식인 떡볶이, 닭강정 등의 즉석 조리 상품으로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특히 ‘한강 라면’에 대한 외국인 고객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즉석 라면 조리기도 설치해 현지 유통 업체들과 차별성을 뒀다. 한국 대표 음식인 콘도그(길거리 핫도그)와 중앙아시아 대표 음식인 쌈사(Samsa)도 자체 식품 제조센터에서 직접 만들어 점포로 공급한다. CU는 현지의 소형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는 볼 수 없었던 넓은 휴게 공간과 깨끗한 화장실도 마련해 고객이 CU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즐기며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도 함께 제공하는 만남의 장소로 점포를 구성한다. BGF리테일은 이달 내로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2개 점포를 추가로 오픈한다. 카자흐스탄 2호점은 CU 코나예바43점으로 쇼핑몰, 상점 등이 밀집한 알마티의 또 다른 핵심상권에 위치한다. 3호점은 CU 아바이스트릿10점으로 대학교와 상점가가 밀집해 있고 지하철역과 가까운 곳에 그 문을 연다. 이처럼 BGF리테일은 올해까지 카자흐스탄에 50개 점포, 5년간 총 500개 이상의 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다. 이후 인접 국가까지 추가로 진출해 글로벌 K-편의점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 케이팝모터스, 중앙아시아 및 러시아, 몽골 시장 개척 나선다
- 2023. 06. 02 15:22 생활
- 전기자동차 전시판매장 약 550개 설치 케이팝모터스(총괄회장 황요섭)가 중앙아시아 전 지역과 러시아, 몽골 시장을 대상으로 2027년 말까지 4개의 현지 전기차 조립공장(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타지키스탄)을 설치하는 해외직접투자(FDI)를 진행하고, 각국 정부와 협력해 인구 100만 명당 전기자동차 전시판매장 약 550 개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2일 밝혔다. 케이팝모터스가 중앙아시아 전 지역과 러시아, 몽골 시장을 대상으로 2027년 말까지 4개의 현지 전기차 조립공장을 설치하는 해외직접투자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은 케이팝모터스가 10여일간 중앙아시아 4개 국가(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타지키스탄 등)를 방문해 진행한 중앙아시아 지역의 전기자동차 판매시장에 대한 수요 및 공급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립됐다. 황요섭 회장은 우리 선조들의 서방 무역 루트로 사용된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현장 방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러시아와 몽골까지 전기차 판매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케이팝모터스의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이 사막화된 중앙아시아의 친환경 조성에 상당히 효과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 회장은 “토요타가 카자흐스탄의 국민차로 자리잡고 있고 GM 쉐보레가 우주베키스탄의 국민차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며 케이팝모터스가 내년부터 제조·판매할 발전기 충전시스템(Generating For Charging System)을 활용한 전기자동차가 광활한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몽골 지역에 국민차로 보급되는 경우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경유와 휘발유를 주요 연료로 사용하는 방식이 아닌, 케이팝모터스의 신기술로 친환경적인 순수한 전기생산을 통한 차량이 운행되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탄소배출권 거래까지 확장되는 결과를 가져와 일거양득의 매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간경향(총 3 건 검색)
- 러시아 가스프롬, 중앙아시아에 학교 건설 속내는(2019. 09. 06 15:32)
- 2019. 09. 06 15:32 국제
- 유라시아넷은 “크렘린이 가스프롬을 통해 교육을 무기로 이용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가난한 동맹국들을 윽박질러 에너지 개발권을 얻어내면서 학교를 지어주고, 러시아의 소프트파워를 확대하는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비슈케크의 가스프롬 학교 개교기념식에 참석한 아이들이 키르기스스탄 국기와 러시아 국기를 손에 들고 있다. /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실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 9월 2일 중학교가 문을 열었다. 잘 꾸며진 교실 33개에 컴퓨터실, 멀티미디어 도서관과 실험실과 강당, 350명이 앉을 수 있는 카페테리아, 체육관 2개와 실내수영장 2개를 갖췄다. 학교 부지가 3.5㏊에 이르고, 아스팔트 진입로가 깔렸다. 중앙아시아의 최빈국인 키르기스에서 보기 힘든 호화로운 학교다. 개교식에는 수론바이 진베코프 대통령과 아지즈 수라크마토프 시장도 참석했다. 하지만 이 학교가 눈길을 끄는 것은 현대식 시설이어서가 아니다. 학교를 지어준 것이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가스프롬이기 때문이다. 학교 이름도 ‘가스프롬 학교’다. 2017년 8월 착공식 때에는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최고경영자가 직접 참석했다. 그때 밀러는 “세계적인 수준의 학교를 지어 키르기스 젊은 세대들의 발전을 위한 동력이 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착공식에는 알마즈베크 아탐바예프 당시 대통령도 와서 밀러와 함께 타임캡슐을 묻었다. 비싼 교육비, 부유층·특권층 학교 우려 마침내 학교는 완공됐지만 적잖은 갈등이 있었다. 학교 운영비는 연간 1억700만 솜, 약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가스프롬은 자신들이 돈을 댄 ‘가스프롬 재단’에 학교를 넘겨 운영하자고 했고, 시 당국은 자신들이 건네받길 원했다. 막판까지 밀고당기다가 양도식이 열린 7월 31일 당일에야 재단에 학교를 기증한다는 협정문을 마무리했다고 현지 언론 <24.kg>은 보도했다. 학교가 지어진 과정을 알려면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해 가스프롬은 키르기스 최대 천연가스 회사인 키르기스가스를 매입했다. 지분 100%를 사들이는 데에 가스프롬이 들인 돈은 단돈 1달러였다. 가스프롬은 ‘상징적인 액수’만 내고 사실상 공짜로 키르기스가스를 갖는 대신에 5년 동안 이 나라의 천연가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현대화하는 일을 맡기로 했다. 또 체육시설과 학교 등 사회적 기여가 될 수 있는 시설도 지어주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지어진 게 비슈케크의 가스프롬 학교다. 논란이 불거진 것은 완공 이후다. <24.kg> 등에 따르면 모든 아이들이 ‘무료로 공부할 수 있게’ 해주겠다던 가스프롬의 약속은 사라지고, 연간 학비로 학생 1인당 2만2000 솜이 책정됐다는 것이다. 중국과 카자흐스탄 사이에 있는 키르기스스탄은 사방이 육지로 에워싸인 내륙국가다. 면적은 약 20만㎢로 한반도보다 조금 작지만 인구는 585만명에 불과하다. 1년 등록금 2만2000 솜은 한국 돈으로 38만원. 그러나 구매력 기준 연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700달러 수준인 키르기스에서 아이 하나를 가르치기 위해 이 돈을 낼 수 있는 가정은 많지 않다. 지난해 이 나라 사람들의 월 평균 소득은 1만6400 솜에 그쳤다. 학교 운영비를 가스프롬 재단이 낸다고 해놓고는 비싼 학비를 걷는 것도 모자라, 회사 측은 비슈케크 시당국에도 분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시 측이 얼마를 낼지는 알려진 게 없다. 학교가 지어진다는 소식에 환호했던 주변 주민들은 “결국 부유층과 특권층 학교가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가난한 시당국이 운영비를 내기는 힘들 것이므로 결국 학비로 운영될 게 뻔하다는 것이다. 인권단체 활동가인 아나라 다우탈리예바는 중앙아시아뉴스닷컴에 “애당초 가스프롬이 영리 목적으로 학교를 지은 게 아닌가 싶다”며 “지역사회에 대한 사기극”이라고 비난했다. 가스프롬은 학생 정원 950명 중 25%를 장애아들과 빈곤층 아이들로 채워 무료로 다니게 하겠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의 배신감은 가시지 않는다. 비슈케크에 지어진 가스프롬 학교 전경. /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실 똑같은 일이 아르메니아에서도 일어났다. 가스프롬은 2016년 이 나라 수도 예레반에 학교와 체육시설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학비와 이용료는 무료라고 했다. 학교는 지난 9월 1일 문을 열었지만 약속과 달리 연간 학비가 150만 드람(약 380만원)이나 됐다. 성난 예레반 주민들은 밀러 사장에게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학교를 지은 게 맞느냐”는 항의서한을 보냈으나 가스프롬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애초 무료 약속 어기고 비싼 학비 책정 가스프롬이 두 나라에서 한 일을 놓고 더 큰 ‘음모론’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가스프롬은 러시아 최대 에너지 기업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돈지갑’이다. 빅토르 주브코프 이사회장은 푸틴 밑에서 제1부총리를 지낸 측근이고, 2001년부터 이사회 부회장 겸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는 밀러 역시 푸틴의 이너서클 멤버다. 미국 투자가 조지 소로스가 낸 돈으로 운영되는 중앙아시아 전문매체 유라시아넷은 9월 3일 “크렘린이 가스프롬을 통해 교육을 무기로 이용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가난한 동맹국들을 윽박질러 에너지 개발권을 얻어내면서 학교를 지어주고, 러시아의 소프트파워를 확대하는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옛소련에서 독립한 지 30년 가까이 지나면서 아르메니아와 키르기스는 러시아와의 역사적·언어적 공통기반이 많이 사라졌다. 러시아는 이 나라들에 가스를 팔고 기술자들을 훈련시켜주는 한편, 공동 군사훈련을 하고 이주노동자들을 받아주면서 영향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한때 러시아 대학들을 채우던 카프카스와 중앙아시아의 유학생들은 갈수록 줄고 있다. 자체 교육기반이 늘어난 까닭도 있지만, 영어를 가르치는 미국식 사립대학들의 인기가 커진 탓도 크다. 터키와 미국 사이에서 외교 쟁점이 되기도 했던 터키 출신 미국 망명자 펫훌라흐 귈렌도 영향을 미쳤다. 아제르바이잔과 타지키스탄의 중산층 사이에서는 터키 무슬림 자선단체들이 귈렌의 교육방식을 채택해 세운 교육기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러시아가 극도로 경계하는 이슬람 교육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가스프롬의 학교들은 이런 배경 속에서 문을 열었다. 유라시아넷이 제기한 ‘의혹’에는 근거가 없지 않다. 푸틴은 올 3월 키르기스를 방문했을 때 7개 대학들과 러시아 대학들의 ‘전략적 제휴’ 협정을 주선했다. 러시아 정부는 2017년부터 타지키스탄에 교사들을 파견하고 있다. 이들의 월급은 90%를 러시아가 지급한다. 그러나 공짜는 없다. 자체적으로 석유와 가스를 채굴하려던 타지키스탄의 의욕은 러시아의 압박에 좌절됐다. 크렘린은 가스프롬이라는 무기를 다방면으로 활용해, 중앙아시아를 속국으로 남겨두고 싶어한다. 비슈케크와 예레반의 값비싼 학교를 둘러싼 소동은 그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일 뿐이다.
- [골목 내시경]광희동 중앙아시아 거리(2019. 03. 18 14:11)
- 2019. 03. 18 14:11 문화/과학
- ㆍ중앙아시아에서 온 이방인들의 터전 중앙아시아의 평원에서 살 만한 곳을 찾아 멀리 대륙의 마지막 땅까지 온 이들이 광희동에서 장마당을 열고 있다. 그들을 따라서 초원의 음식과 문화도 자연히 흘러들어왔다. 사마르칸트의 뒷골목과 흡사한 광희동 중앙아시아 거리 골목. 을지로6가. 지하철 2호선과 지하철 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사이의 골목길, 이곳을 동대문 러시아·몽골 타운으로 부른다. 지자체에서 붙인 공식 명칭은 광희동 중앙아시아 거리지만 러시아 골목, 러시아·몽골 골목, 동대문 실크로드 등 부르는 사람마다 명칭은 다양하다. 한글 간판보다 러시아 키릴문자가 더 눈에 띄고 거리에서 들리는 대화는 러시아말이 흔하다. 그래도 골목에서 마주친 우즈베키스탄 사람은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란 인사를 자연스럽게 건넨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쟁반 가득 러시아빵을 담아 골목을 오가는 우즈베키스탄 여인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식품점에는 보드카가 빼곡하고 호밀빵과 둥근 밀가루 빵인 이뾰시카, 양고기를 채워 넣은 사모, 러시아식 바게트와 수제 치즈가 손님을 맞는다. 빵 한 덩어리와 정어리 절임을 골라 장을 보는 이들이 줄을 선다. 가게 한편에서 러시아 소시지빵과 홍차 한 주전자로 점심을 먹는 손님도 보였다. 오가는 이들의 인종이나 외모가 다양한 점이 광희동 중앙아시아 골목의 독특한 면모다. 오직 공통점은 러시아어를 쓴다는 점이다. 광희동에 구소련 지역 출신의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몽골, 부리야트인들이 몰리기 시작한 것은 대략 1980년대 전후라고 한다. 러시아 쪽 보따리상과 원단 중개무역상들이 동대문시장으로 몰려왔고, 이들이 묵던 숙박시설과 환전소 등이 러시아·몽골 거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무역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밀집해 있어 골목 곳곳에 물류업체들이 몽골이나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가는 짐을 취급하고 있다. 러시아 빵과 식품 전문점도 광희동 중앙아시아 거리의 주인이다. 러시아 골목, 러시아몽골 골목 이름도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절실한 것이 먹거리라 이 지역에도 몽골과 중앙아시아 음식점이 밀집해 있다. 인근에만 20여개의 식당이 있는데 그 중 7개 식당의 이름이 ‘사마리칸트’였다. 골목 하나가 통째로 우즈베키스탄 음식거리로 불리고, 그들을 대표하는 고도 사마르칸트는 이역에서도 마음의 고향이자 풍요의 상징이며, 문화의 대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었다. 화덕 안에 빵 반죽을 붙이던 사마리칸트1의 사장은 “왜 이리 사마리칸트가 많으냐?”는 질문에 “우리가 진짜이고, 옆골목 2층에 있는 집도 우리집”이라고 했다. 그 건너 건너 가게의 여주인은 “사마리칸트는 우리집이 진짜”라고 자연스럽게 호객을 했다. 대부분의 식당들은 식당 밖에 중앙아시아식 화덕을 놓고 빵을 구웠다. 직접 반죽하고 속을 채워 화덕에 넣고 구워낸 빵은 한눈에도 신선하고 맛있어 보인다. 구운 빵은 식당에서 쓰고, 찾아오는 사람에게 팔기도 하며, 근처 식품점에도 내다 팔고 있었다. 가게에서는 호밀빵 한 덩어리에 3000원, 고기를 채워 넣어 한 끼 요기는 충분히 될 만한 고기빵은 2000원을 받았다. 수제 요거트와 소시지도 식당 가족들이 직접 만들어 내는 상품이다. 광희동 일대의 우즈베키스탄식 양꼬치와 양갈비 구이, 만두와 수프는 호사가들 사이에도 소문이 났다. 중국식 양꼬치와 달리 살점이 큼지막하여 씹는 맛이 일품이라는 평이 있다. 맨 처음 문을 연 우즈베키스탄 식당의 이름이 사마리칸트였고 사람들이 몰리자 같은 이름의 간판을 내걸면서 광희동 골목은 사마리칸트 식당 일색이 되고 말았다. 이를테면 모두 ‘진짜 원조집’을 주장하는 셈이다. 이 골목의 우즈베키스탄 식당 대부분은 인척지간이라 했다. 한 사람이 자리를 잡으면 그 친척이 또 들어와서 가게를 열고, 가족이 들어오고 하는 식으로 늘어난 것이 사마리칸트 1에서 7까지 늘어난 사연이라는 것이다. 한국에 온 지 1년이 됐다는 한 사마리칸트 식당의 사장은 유창한 한국말로 “진짜 우즈베키스탄을 맛보고 싶다면 들어오라”며 웃었다. 중앙아시아식 화덕에서 빵을 굽는 광희동의 우즈베키스탄 식당. 은근히 소문난 우즈베키스탄 식당 골목 안에 있는 식자재 가게 러시안 마트의 주인 안나는 카레이스키, 고려인 4세다. 2007년에 서울로 와서 벌써 10년 넘게 가게를 열고 있었다. 아직도 정정하다는 그녀의 어머니와 할머니는 카자흐스탄을 오가며 물건을 받아오거나 가져가고 있다. 안나의 아들은 인근의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살기가 어떠냐는 질문에 “어디나 사람 사는 것은 다 같다”며 웃어 넘겼다. 가게 일을 돕던 조카는 공부를 더 한다고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리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녀의 가게 한편에는 러시아 책들이 빼곡히 진열돼 있었다. 무슨 책이냐고 묻자 “소설”이라고 답했다. 그의 식품점은 광희동 유일의 러시아 중고서점도 겸하고 있었다. 연애소설이 제일 잘 나간다며 객지에서도 책은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건물에 40개 이상의 몽골 사업체가 몰려 있는 몽골타운. 광희동에는 안나의 가게 말고도 고려인이 하는 또 다른 식품점이 있고, 중앙아시아 물건을 파는 가게가 두어 곳 더 있었다. 동네 구멍가게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러시아 식품을 팔거나 그들의 기호에 맞는 물건을 취급하고 있다. “야채는 토마토나 감자, 즉석면은 도시락 라면, 과자는 초코파이를 많이 찾는다. 급할 때는 몽골 돈이나 러시아 돈도 받는다”는 것이 가게 주인의 이야기다. 인근 노래방에는 몽골 노래와 우즈베키스탄 가요가 당연히 있었다. 카페에서는 보드카는 기본이고 러시아 맥주를 판다. 바이칼이라는 이름의 카페는 술과 음식만 파는 것이 아니라 중앙아시아 사람들의 교류 장소라고 강조했다. 인근 한식당 주인은 “러시아 사람들이 뼈다귀 해장국하고 감자탕을 아주 좋아한다. 소주를 물처럼 마신다”고 전했다. 목청은 큰데 술 취해서 시비 걸며 싸우는 일은 오히려 적다는 것이 그의 경험담이다. 이곳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가게는 화장품 판매점. 좁은 골목 안에 얼핏 세어 봐도 15개 이상의 화장품가게가 문을 열고 있다. 화장품가게 주인은 “요즘 가장 많이 찾는 것이 한국화장품이다. 수분크림과 비비크림이 많이 팔리고 마스크 팩도 인기가 높다. 여기는 대부분 수출도매상인데, 한국에 온 러시아 사람들도 소문을 듣고 많이 사간다”고 이야기한다. 고가의 화장품보다는 현지 사정에 맞게 단가를 낮춘 수출용 상품들을 주로 취급한다고 했다. 한류의 영향일까 궁금했지만 그보다는 “한국 화장품 좋아요”란 직설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광희동에는 중앙아시아와 몽골인을 위한 상점과 식당이 줄지어 있다. 몽골사람들 밀집한 몽골타운 골목 안에서 그 다음으로 많은 곳은 잡화점이다.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에서 “최고 인기는 한국 양말이고 전기장판과 담요도 많이 수출된다”고 한다. 초창기의 보따리상들은 주로 옷을 많이 사갔지만 이제는 화장품과 잡화가 강세이고, 한국까지 직접 오지 않아도 전화나 메일로 주문을 하면 특송으로 바로 보내준다고 했다. 옷은 부피도 크고 그쪽 상인들이 더 싼 중국 쪽으로 발길을 돌려서 취급하는 업체가 몇 군데 남지 않았다고 했다. 광희동 골목 안에서 소매뿐 아니라 도매시장의 스케일도 국제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러시아빵집 주인은 광희동에서 진짜 돈을 많이 번 사람은 따로 있다고 귀띔했다. 자동차 중고부품 가게를 가리키며 “중앙아시아에 한국 중고차들이 많이 수출됐다. 요즘은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환경규제가 심해졌지만 예전에는 거의 폐차급 차량들도 가져가기만 하면 돈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폐차장에서 일하면서 컨테이너로 중고 부품을 수출하던 이가 있었는데, 이제는 만나볼 수도 없는 부자가 됐다”고 전한다. 아직도 중고 자동차부품은 돈이 되는 수출사업이고 그렇게 돈을 번 이들은 광희동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더 이상 구할 수 없는 오래된 자동차부품들은 거꾸로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수소문해서 들여오고 있다고 했다. 특히 예전 대우자동차의 초창기 차량들은 그쪽 나라에서 아직도 굴러다니고 부품도 넉넉해서 수입상들이 재미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아시아인들의 가게와 업체가 광희동 골목 곳곳에 있다면 몽골사람들은 한 곳에 밀집해 있다. 몽골타운이라 부르는 오피스텔 건물은 1층부터 10층까지 거의 대부분이 몽골인들 혹은 몽골인을 대상으로 한 업체들로 가득 찼다. 건물 밖 간판부터 건물 안 게시판, 계단의 안내판까지 몽골말밖에 보이지 않는다. 환전소, 송금업체, 식료품점, 번역업체, 여행사, 전화카드 판매점, 화장품가게, 물류대리점, 휴대폰 판매소, 음식점에서 병원까지 무려 40개 이상의 업체가 한 건물에 몰려 있다. 인근 가게 주인은 “요즘엔 조금 한가해진 편이다. 예전에는 정말 몽골사람들이 발디딜 틈 없이 몰려왔다. 여기 오면 무조건 고향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 시간이 나면 다른 데 가지 않고 몽골타운으로 왔다. 여기서 안부도 듣고 몽골에 돈과 짐도 부치고 음식도 먹고 그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과거 불법체류자 단속이 심할 때는 단속반이 몽골타운으로 가는 골목 앞뒤를 막고 무더기로 잡아가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불시단속은 없는 편이라 그런 살벌한 모습은 사라졌다. 몽골타운에서 만난 몽골 여인은 일자리를 찾는다고 했다. 그는 “힘들거나 어려운 일도 가리지 않는다.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주노동자들 중에 몽골은 유일하게 자녀를 동반할 수 있어서 그녀도 아이들을 한국에서 학교에 보내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일이 필요한데 요즘엔 일자리가 줄었다고 아쉬워했다. 사람은 움직인다. 중앙아시아의 평원에서 살 만한 곳을 찾아 멀리 대륙의 마지막 땅까지 온 이들이 광희동에서 장마당을 열고 있다. 그들을 따라서 초원의 음식과 문화도 자연히 흘러들어왔다. 서로 다른 말을 쓰고 생소한 음식으로 손님을 맞아도 웃는 얼굴로 인사말을 건넨다. 아주 낯익은 서울의 골목을 낯선 이방인으로 걸을 수 있는 곳이 광희동 중앙아시아 거리이다. 광희동 식당 사마리칸트에 앉아 양고기빵과 러시아 맥주를 마시면서 실크로드의 나그네가 돼보는 것도 제 땅에서 유랑하는 깊은 맛이 있다.
- 골목 내시경
- 중앙아시아는 왜 테러의 수출기지가 됐나(2017. 11. 07 10:24)
- 2017. 11. 07 10:24 국제
- 소련 시절부터 독립 후 권위주의 정권 통치에 이르기까지 우즈벡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지역의 90년에 걸친 이슬람 탄압은 극단주의 경도와 테러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소련의 이슬람 탄압은 집요했다. 인구 90%가 무슬림이었지만 당국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1912년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이슬람 사원(모스크)은 2만6000개에 달했다. 30년이 지난 1941년 그 수는 1000개로 줄었다. 사이포프가 테러에 이용한 소형 트럭이 1일 뉴욕 사건 현장에 그대로 세워진 가운데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뉴욕|EPA연합뉴스 테러의 ‘인큐베이터’ 된 이슬람 탄압 그러나 소련의 이슬람 탄압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무슬림들은 지하로 숨었고 과격해졌다. 시간이 갈수록 소련의 영향력은 줄었고, 이슬람은 힘을 회복했다. 마침내 소련이 붕괴하자 극단주의자들은 신생 독립 정부를 장악하려 했다. 1991년 소련 붕괴 직후 한 무장단체는 우즈베키스탄의 옛 공산당 건물을 점거하고,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기반한 법과 질서를 수립하고 이슬람을 국교로 삼을 것을 요구했다. ‘테러와의 전쟁’ 이후 테러가 오히려 더 확산된 것처럼 소련의 이슬람 탄압은 극단주의를 부추기는 역효과를 낳았다. 독립 후 우즈벡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각국도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1991년 독립과 함께 우즈벡 대통령 자리에 오른 이슬람 카리모프는 지난해 사망하기 전까지 26년 집권 기간 내내 이슬람을 억압했다. 이슬람 정당을 불법화했고, 이슬람 학교에는 경찰을 잠입시켰다. 메카 순례에는 정부 요원을 붙였다. 식당에서 할랄 음식(이슬람 율법이 허용하는 음식) 파는 것을 금지했고,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드 알피트르 축제까지 막았다.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였다.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성직자들의 설교 내용을 사전 검열했다. 지난해 타지키스스탄은 무슬림 남성 1만3000명의 턱수염을 강제로 밀었고, 전통 이슬람 복장을 파는 상점 160여개를 폐쇄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간) 트럭 테러로 8명을 숨지게 한 사이풀로 사이포프. 2010년 우즈베키스탄에서 넘어온 그는 미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들었다./AP연합뉴스 일자리 찾아 중앙아시아 떠난 무슬림 카리모프나 다른 중앙아시아 권력자들은 이슬람 극단주의가 정권에 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미국 시사지 은 “카리모프의 가혹한 정책은 극단주의를 제어하지 못했고, 오히려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만성적인 부패와 빈곤까지 겹치면서 무슬림들의 분노는 커져만 갔다. 2010년 키르기스스탄에서는 누적된 불만이 폭발해 유혈사태를 동반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대통령의 실각으로 이어졌다. 2015년 타지키스탄에서는 미국에서 대테러 훈련까지 받은 굴무로드 하리모프라는 이름의 전직 경찰 고위간부가 이슬람국가(IS) 조직원으로 합류했다. 그는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이슬람을 억압하는 타지키스탄 정부를 개에 비유하며 미국과 러시아에서 지하드(성전)를 벌이겠다고 다짐했다. 수많은 중앙아시아 무슬림들이 억압과 빈곤을 피해 나라를 떠났다. 칼리모프처럼 IS에 합류한 이들이 많았다. 세계 분쟁을 다루는 비영리조직 국제위기감시기구(ICG)는 2015년 중앙아시아 전역에서 최대 4000명이 IS에 가담했다고 보고했다. 일자리를 찾아 떠난 이주민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들고 테러에 손을 뻗는 경우도 적잖았다.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트럭 테러로 8명을 숨지게 한 우즈벡 출신 이민자 사이풀로 사이포프(29)도 그런 경우였다. 는 그가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생활이 어려워질수록 분노는 커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제안보대학(CISA)의 중앙아시아 전문가 에리카 마랏 박사는 에 “우즈벡 젊은이들은 독재를 피해 서구로 떠나오지만, 그들은 현지 사회에 어울리며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그들은 소속감을 원한다. 그들에게 극단주의 서사는 더없이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IS는 사이포프 같은 중앙아시아 출신 젊은이들의 좌절과 고립을 파고든다. 인터넷에는 러시아어로 된 IS 선전 영상이 넘쳐난다. 지난해 사망한 이슬람 카리모프 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26년 통치 기간 내내 가혹한 이슬람 탄압정책을 펼쳤지만 이슬람 극단주의는 오히려 더 커졌다./크렘린 우즈벡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지역은 테러의 수출기지가 됐다. 맨해튼 사건뿐만이 아니다. 올해 벌어진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자살폭탄 테러, 스웨덴 스톡홀름 도심 트럭 테러 모두 용의자는 우즈벡 출신이었다. 지난해 6월 사망자 45명이 나온 이스탄불 공항 테러 용의자는 우즈벡과 키르기스, 다게스탄공화국 출신 남성 3명이었다. 소련 시절부터 독립 후 권위주의 정권 통치에 이르기까지 90년에 걸친 이슬람 탄압은 극단주의 경도와 테러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앙아시아 출신의 테러가 급증하면서 세계는 대테러 전략을 다시 짤 수밖에 없게 됐다. 아리엘 코언 대서양위원회 선임연구원은 NBC방송 기고에서 “테러는 더 이상 중동의 전유물이 아니다. 극단주의자는 유라시아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에서도 올 수 있다”고 적었다. 강경책 예고한 트럼프, 효과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강경한 대테러 정책을 예고했다. 그는 테러 다음날인 지난 1일 트위터에 “우리는 더 엄해져야 하며, 정치적 올바름을 덜 따져야 한다”고 적었다. 사이포프를 ‘동물’에 비유하며,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엄격한 심사 없이 추첨으로 영주권을 허용하는 ‘비자 추첨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우즈벡을 입국 금지국가 목록에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는 두 차례 반이민 행정명령을 통해 이슬람 국가와 북한, 베네수엘라 등 8개국을 입국 금지국가로 지정한 바 있다. 강경 일변도 정책은 실효를 거둘 수 있을까. 중앙아시아의 이슬람 탄압은 실패로 돌아갔다. 코언은 지금이야말로 미국이 우즈벡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관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러 정보 공유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사법·안보당국이 이슬람 종교와 역사, 지리, 정치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심도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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