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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381 건 검색)

‘더부살이’ 방송에서 지상파 최장수 토크쇼로···‘라스’의 19년
‘더부살이’ 방송에서 지상파 최장수 토크쇼로···‘라스’의 19년
2025. 01. 22 16:34문화
... 지나 살아남은 것은 <라스> 뿐이다. 비슷한 시기 국민 MC 유재석, 강호동이 각각 이끌던 지상파 토크쇼 KBS <해피투게더>, SBS <강심장>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김구라는 ...
디즈니플러스 ‘무빙’이 MBC에?···OTT·지상파 방송 이례적 협업
디즈니플러스 ‘무빙’이 MBC에?···OTT·지상파 방송 이례적 협업
2024. 12. 05 11:31문화
... 출연했다. 디즈니플러스의 최고 히트작이기도 하다. MBC의 <무빙> 방송은 글로벌 OTT와 국내 지상파 방송의 첫 협업 사례다. 지상파 드라마가 OTT를 통해 국내외 시청자를 만나는 기존 흐름과는...
미션 때문에 플라스틱 일회용기 수십개 사용?···일회용품 범벅된 지상파 예능
미션 때문에 플라스틱 일회용기 수십개 사용?···일회용품 범벅된 지상파 예능
2024. 09. 04 15:26과학·환경
... 나왔다. 그린피스는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윤호영 교수 연구진과 함께 국내 지상파 방송 3사(KBS, MBC, SBS) 예능 프로그램의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 용기 노출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틱톡서 인기 끌던 비비고 찐만두··· 미국 지상파 토크쇼도 진출영상
틱톡서 인기 끌던 비비고 찐만두··· 미국 지상파 토크쇼도 진출
2024. 06. 28 10:25경제
... steamed dumplings)가 지미 키멜 라이브의 제품 홍보 코너에 소개되며 미국 소셜미디어를 넘어 지상파 방송에까지 등장했다고 28일 밝혔다. 진행자 지미 키멜의 조수인 기예르모 로드리게즈가 만두를...

스포츠경향(총 813 건 검색)

지상파 주말극에 불륜? ‘독수리 5형제’ PD “그런 일 90% 없을 것”
지상파 주말극에 불륜? ‘독수리 5형제’ PD “그런 일 90% 없을 것”
2025. 01. 22 15:50 연예
배우 최대철과 박효주가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라마다서울신도림 호텔에서 열린 KBS 주말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22. 연합뉴스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 PD가 작품 속 최대철, 박효주의 러브라인은 ‘불륜’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라마다 호텔 신도림에서 KBS2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최상열PD와 함께 배우 엄지원, 안재욱, 최대철, 김동완, 윤박, 이석기, 박효주, 유인영이 참석했다. 드라마는 오랜 전통의 양조장 독수리술도가의 개성만점 5형제와 결혼 열흘 만에 갑작스럽게 남편이 사망해 졸지에 가장이 된 맏형수가 빚어내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작품에는 ‘독수리술도가’의 차남 오천수 역을 맡은 최대철과 문미순 역을 맡은 박효주의 러브라인이 눈길을 끈다. 극에서 기러기 아빠인 오천수는 억울한 일로 증권 회사에서 잘린 뒤, 아내와 딸 몰래 고시원 신세를 지던 중 동창 문미순을 만난다. 작품 속 두 사람의 관계가 불륜이 아니냐는 질문에 최상열PD는 “저도 사실 정확하게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다”며 “(드라마의) 호흡이 길다보니,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내용을 바꾸면서 가는 거라 정확하게는 말씀을 못드린다. 그러나 90%정도 불륜은 아니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최대철은 “많이 혼란스럽다”는 말과 함께 “저는 제 아내를 본 적이 없어서 그렇다. 제 아내의 얼굴을 보고 싶은데 그 전에 동창 미순이를 먼저 본다”며 “감독님 말씀 중에 불륜을 없을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KBS 주말드라마의 가장 큰 것은 가족과 따뜻함이니까 (불륜) 그런 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는 오는 2월 1일 오후 8시에 첫 방송된다.
‘지금 거신 전화는’ 최우진, 지상파 데뷔작 잭팟
‘지금 거신 전화는’ 최우진, 지상파 데뷔작 잭팟
2025. 01. 05 11:24 연예
최우진.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준비된 신예’ 최우진이 연기력, 화제성, 시청률 등 모든 부분에서 두각을 보이며, 지상파 데뷔작부터 ‘잭팟’을 터뜨렸다. 최우진은 지난 4일 종영된 MBC ‘지금 거신 전화는’(기획 권성창/ 연출 박상우, 위득규/ 극본 김지운/ 제작 본팩토리, 바람픽쳐스)에서 반전 정체를 숨긴 대통령 대변인실 별정직 행정관 박도재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극의 전반부에서 최우진은 백사언(유연석 분)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하는 우직한 인물로 눈길을 끌었다. 마치 비밀 요원처럼 지시받은 것은 완벽하게 처리하는 일당백 활약으로 ‘리틀 백사언’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어진 극 후반부에서 최우진은 복수를 위해 백사언에게 일부러 접근하였음이 밝혀져 충격 반전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최우진 최우진.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이 과정에서 최우진은 극의 흐름을 반전시키는 ‘키맨’으로서 박도재의 복잡미묘한 감정선을 나노 단위로 표현하며 몰입감을 최고로 이끌었다. 최우진은 정적인 면모부터 정체가 밝혀진 뒤 울분에 찬 오열 연기까지, 박도재의 서사를 입체적으로 그린 디테일한 눈빛과 표정으로 ‘뉴페이스’ 탄생을 알렸다. 기세를 몰아 최우진의 공식 SNS 팔로워는 첫 방송 이후 가파르게 증가한 가운데, 현재 기준 23만 명을 넘어서며 글로벌 인기몰이 중이다. 글로벌 팬들은 각 지역 언어로 댓글을 달며 드라마는 물론 최우진을 향한 팬심을 전하고 있다. 지상파 데뷔작을 통해 연기력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최우진은 “감독님과 작가님을 비롯해 훌륭한 선배님들과 좋은 작품으로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 ‘내가 이 인물을 오롯이 다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지금의 박도재가 탄생할 수 있었다”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최우진은 “‘지금 거신 전화는’이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행복하다. 모두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만큼 좋은 결과를 보게 된 것 같아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욱 노력해서 좋은 배우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새해에 임하는 당찬 각오를 덧붙였다.
‘지거전’ 최우진, 지상파 데뷔작부터 초대박
‘지거전’ 최우진, 지상파 데뷔작부터 초대박
2024. 12. 29 14:23 연예
최우진. MBC ‘지금 거신 전화는’ 방송화면 갈무리 ‘뉴페이스‘ 최우진이 첫 지상파 데뷔작에서 여러 얼굴을 보여주며 특급 반전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지난 27~28일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기획 권성창/ 연출 박상우, 위득규/ 극본 김지운/ 제작 본팩토리, 바람픽쳐스) 9·10회에서는 최우진이 맡은 박도재가 신일 애육원 실종 아동의 쌍둥이 동생임이 드러났다. 특히, 박도재는 자신의 형을 해친 백사언(유연석 분)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최측근이 됐으나, 납치범(박재윤 분)이 진짜 백사언임을 알게 된다. 박도재는 삼자대면 자리에서 납치범이 백사언에게 휘두르는 칼을 대신 맞으며 오해를 바로잡고 백사언에게 진심을 전한다. 이렇듯 최우진은 우직한 리틀 백사언의 면모부터 냉소적인 납치범 공범 역할을 아우르며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상해를 입고 정신을 잃어가면서도 감정을 쏟아내는가 하면, 형의 유해 사진을 마주한 채 눈물을 흘리며 호연을 펼쳤다. MBC ‘지금 거신 전화는’ 방송화면 갈무리 지상파 첫 데뷔작부터 명품 연기를 선보인 ‘준비된 신예’ 최우진의 등장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인 배우인데 감정, 톤, 딕션이 너무 좋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다”, “무조건 뜰 것 같다” 등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최우진의 공식 SNS 팔로워는 첫 방송 이후 빠른 증가세를 보이며 현재 14만 명을 돌파했다. 한편, 최우진이 출연하는 MBC ‘지금 거신 전화는’은 매주 금, 토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드라마 종영까지 단 2회만을 앞둔 가운데, ‘키맨’으로서 극의 반전을 쥔 최우진의 향후 활약에 이목이 쏠린다.
[스경연예연구소] 지상파 3사 연예대상, 또 돌고 돌아 ‘어대유’?
[스경연예연구소] 지상파 3사 연예대상, 또 돌고 돌아 ‘어대유’?
2024. 12. 18 13:00 연예
2014년 KBS ‘연예대상’(왼쪽부터), 2023년 MBC ‘방송연예대상’, 2022년 SBS ‘연예대상’에 참석한 방송인 유재석이 수상 또는 시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KBS, MBC, SBS ‘올해 연예대상도 어대유?’ 인기 있는 충청도 사투리가 아니다. 어찌 보면 다소 씁쓸할 수도 있는 지상파 예능계의 2024년 연말 자화상이다. 유독 매체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올해 지상파 예능, 이를 결산하자면 다시 한번 ‘어대유’ 키워드가 떠오른다. ‘어대유’는 ‘어차피 대상은 유재석’의 준말이다. 2010년 중반 이후 지상파 예능의 정체 현상이 계속되자 연말마다 유재석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상황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실제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연말 ‘연예대상’이나 ‘방송연예대상’을 준비 중인 지상파 3사 채널들은 모두 후보를 발표하고 있다. KBS는 최근 유재석, 전현무, 류수영, 이찬원, 김종민을 후보로 발표했고, MBC는 아직 후보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유재석, 전현무, 기안84, 김구라, 안정환 등이 후보로 꼽힌다. 방송인 유재석이 출연한 KBS2 예능 ‘싱크로유’ 포스터. 사진 KBS SBS 역시 후보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유재석, 탁재훈, 배성재, 서장훈, 김구라, 김종국 등이 후보 물망에 올랐다. 여기서 3사를 가리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바로 ‘유재석’이다. 지상파 3사 모두 올해를 결산했을 때 새로운 예능 형식이나 출연자를 발굴하는 데는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KBS는 기존 장수 라인업에 지난해 부활한 ‘개그콘서트’와 AI 음악쇼 ‘싱크로유’ 정도가 합류했고, MBC는 기존 라인업에 스핀오프 스타일의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 ‘시골마을 이장우’ 정도가 합류했다. SBS 역시 기존 라인업에 유재석의 새 예능 ‘틈만나면,’ 정도가 합류했다. 지상파가 이렇게 정체를 거듭한 사이 방송 예능의 주도권은 뉴미디어에게 넘어갔다. 올해 가장 화제가 된 프로그램으로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나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등이 꼽히고 있으며, 지상파의 단골 아이템이던 토크 프로그램은 모두 연예인들의 유튜브 채널에 잠식당했다. 방송인 유재석이 출연하는 SBS 예능 ‘틈만나면,’ 포스터. 사진 SBS 이런 와중에 유재석은 지상파 3사로 하여금, 그나마 연말에 대상을 주면 시상식 전체의 체면치레는 할 수 있는 안전한 보험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유재석은 올해에도 SBS ‘런닝맨’, MBC ‘놀면 뭐하니?’,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등 고정 예능들은 물론 SBS ‘틈만나면,’과 KBS2 ‘싱크로유’, tvN ‘아파트404’ 등의 새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뉴미디어에도 활발해 디즈니플러스의 ‘더 존:버텨야 산다’를 올해 시즌 3까지 끌고 왔으며, 유튜브 예능 ‘핑계고’와 ‘풍향고’를 히트시켰다. 특히 격의 없고 제한 없는 토크를 추구하는 ‘핑계고’는 스타들의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부상 중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상파 3사의 모든 연예대상이 다시 유재석만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새로운 부대나 새로운 술을 채우는데 소홀했던 지상파의 씁쓸한 현주소이기도 하다. 방송인 유재석이 출연한 웹 예능 ‘풍향고’ 포스터. 사진 뜬뜬 유재석은 1991년 KBS 대학개그제로 데뷔한 이후 2005년 ‘해피투게더 2’로 KBS 연예대상을 수상한 이후 거의 매년 단골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려왔다. 2005년 이후 KBS에서 총 두 차례, MBC에서 공동수상을 합쳐 총 6차례, SBS에서 공동수상을 합쳐 총 6차례 도합 14개의 대상을 탔다. 그의 대상이 지상파에서 한 차례도 없었던 시기를 따져도 2013, 2017, 2018, 2023년 등으로 극히 드물다. 지난해 모두 유재석을 한차례 쉬었던 지상파가 이제 다시 유재석을 쳐다보는 일은 그래서 필수 불가결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1972년생인 유재석은 내년이면 만으로 벌써 53세. 50대 중반으로 나아가는 데뷔 34년 차 예능인에게 모두 명운을 걸 정도로 대한민국 방송가의 예능 프로그램 기반은 취약해졌다. 그래서 이번 연말 다시 부는 시상식 ‘어대유’ 바람은 한편으로는 한국 예능계의 자성을 촉구하는 ‘블랙유머’일 수도 있다. 방송인 유재석이 출연한 tvN 예능 ‘아파트404’ 포스터. 사진 tvN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유재석이 3사 모두에서 대상 후보로 언급되는 상황은 그만큼 유재석이 활약을 해서인 것도 있겠지만, 달리 말하면 ‘유재석 외에는’ 줄 사람이 없다는 말”이라며 “올해에만 해도 모든 예능의 중심을 OTT나 유튜브 예능 등에 빼앗겼다. 그 사이 지상파 예능은 하던 포맷, 출연하던 사람만이 등장하고 말았다”고 짚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바꾸지 않고 시상식을 계속하는 것은, 결국 지상파 예능 시상식의 권위를 스스로 줄이는 결과밖에 낳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간경향(총 19 건 검색)

[톡톡TV]‘표절의 힘’ 지상파도 접수한 카피추(2020. 01. 17 18:23)
2020. 01. 17 18:23 문화/과학
예능의 카피(copy) 전쟁 속에서도 방송인 카피추의 ‘영리한 변화구’가 통했다. 복제 캐릭터가 표절을 추구하는 유튜브 콘텐츠로 심상치 않은 인기몰이에 성공하더니, 이제는 지상파까지 점령했다. 카피추의 시작은 유튜브 ‘유병재’ 채널이다. 지난해 10월 ‘창조의 밤-표절제로’란 영상을 선보이며 대중의 눈과 귀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해당 영상에서 카피추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일생을 산에서만 살아온 ‘자연인’ 콘셉트로 등장, 유명곡들과 어딘가 모르게 닮은 자작곡을 천연덕스럽게 발표하며 웃음을 선사한다. 추대엽 인스타그램 첫 영상 공개부터 화제였다. 기존 영상들이 100만 이하 조회수를 기록한 데 비해 ‘창조의 밤-표절제로’ 1부 영상은 553만이 넘는 조회수(15일 기준)를 기록했고, 2부(417만)와 3부(349만) 역시 히트하며 신드롬에 불을 댕겼다. 인기의 가장 큰 요인은 참신한 콘텐츠 기획이었다. 야금야금 표절하고 의혹이 일어도 늘 ‘모르쇠’로 일관한 방송가와 달리 대놓고 ‘표절’하는 뻔뻔한 기획이 ‘병맛’ 감성을 건드린 것. 2002년부터 방송 활동을 이어온 개그맨 추대엽은 신분을 철저히 부정한 채 복제 캐릭터 ‘카피추’를 능청스럽게 연기한다. 여기에 재밌는 개사와 멜로디 리메이크로 탄생시킨 표절곡을 ‘영감 받아 직접 만든 노래’라고 우기는 그만의 B급 유머가 어우러진다. 예능계와 가요계에서 끊이지 않았던 표절 논란과 묘하게 겹쳐지며 웃음을 참을 수 없는 ‘아이러니’를 선사한다. 자연스러운 블랙코미디다. 이뿐만 아니라 유병재와 카피추의 ‘티키타카’까지 곁들여지며 콩트의 재미를 배가한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택한 것도 신의 한 수였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볼 수 있어, 단시간 내 입소문이 났다. URL 링크도 가능해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채널 구독자수 유입도 어렵지 않았다. ‘B급 코드’에 열광하며 하루종일 휴대전화를 끼고 사는 1030세대가 카피추의 ‘단단한 팬덤층’을 형성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카피추의 본체 추대엽에겐 ‘전성기’가 열렸다. 자신의 이름을 딴 ‘카피추’ 채널을 인기리에 오픈하는가 하면, 다수 라디오 프로그램과 MBC <전지적 참견 시점>도 접수했다. 또한 최근 유병재의 소속사인 샌드박스네트워크와 전속계약도 체결했고, 여러 편의 광고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표절’이란 소재로 데뷔 18년 만에 ‘꽃길’을 연 셈이다. 2~3년 전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이 사라지면서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던 그는 인생 제2막에 황홀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1월 11일 방송된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유튜브 파급력이 이 정도인지 상상도 못 했다. 사라질 뻔했던 개그를 유병재가 살려줬다”며 “코미디를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발버둥치던 차에 유병재가 연락해왔고,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줄 몰랐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카피추는 점점 더 진화하고 있다. 표절곡 콘텐츠뿐 아니라 또 다른 대세 캐릭터 ‘펭수’와 동일인물이란 온라인커뮤니티 루머까지 개그로 십분 활용하며 반경을 넓히고 있다. 그의 다음 발걸음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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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V]미운 우리 지상파 광고 편법(2019. 04. 08 15:21)
2019. 04. 08 15:21 문화/과학
합법화를 위해서는 편법을 사용해도 괜찮을까? 지상파 채널 SBS가 자사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를 3부로 편성하는 안을 확정했다. 기존 120분짜리 프로그램을 쪼개 유사 중간광고(PCM·Premium Commercial Messgae)를 한 차례 추가하겠다는 의미다. SBS <미운 우리 새끼>는 지상파 채널의 위기 속 시청률 20%를 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SBS는 물론 지상파 3사와 케이블채널을 통틀어 예능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결정은 프로그램을 3부로 쪼개도 시청률에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의 발로로 분석된다. 지상파 채널은 이미 2년 전부터 유사 중간광고라는 꼼수를 행해왔다.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1·2부로 나눠 마치 한 회가 끝나고 다음 회차가 방송되는 것처럼 눈속임을 한 것이다. 물론 지상파 채널의 입장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경제악화로 미디어 광고시장이 갈수록 축소되고 케이블채널 및 종합편성채널의 약진으로 ‘지상파 프리미엄’이 사라져 가는 시대의 자구책이라는 변명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연말, 올 상반기께 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가 청와대의 반대로 무산된 것도 지상파 채널로서는 아쉬운 부분일 수 있다. 문제는 편법이다. 사정은 이해하겠지만 편법이 정당화돼서는 안 될 노릇이다. 지상파 채널은 공공재다. 공익성·공공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이는 상업방송인 SBS에도 해당되는 얘기다. 지상파 채널들은 지난 2년 동안 프로그램 중간 시청자들에게 유사광고를 보라고 강요해왔다. 드라마 한편을 반 토막 낸 뒤 VOD도 2편 가격을 받는다. 16부작 드라마는 미니시리즈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32부작으로 늘어났다. 차라리 밤 10시 프라임 타임에 30분짜리 드라마 한 편만 내보내고 말지, 2편씩 꼬박꼬박 방송했다가 방송사고까지 냈다. 화면에 스크립트와 편집 요구사항을 그대로 노출한 어처구니없는 방송사고를 내고 엎어진 김에 쉬어가자며 결방까지 선언한 드라마는 공교롭게도 SBS <빅이슈>다. SBS는 편성 변화에 대해 “<미운 우리 새끼>가 기존 다른 예능보다 편성시간이 긴 편인데 모바일 이용 증가 등 시청 패턴이 변화하는 추세라, 시청자들은 호흡이 짧은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그래서 우리도 다양한 시도를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법 테두리 안에서 편성 변경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당함을 넘어 뻔뻔스럽기까지 한 해명은 지상파 채널이 아닌 상업방송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미안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 SBS에 필요한 것은 프로그램을 3부로 나눠 유사광고 횟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시청자 눈높이에 맞는 짧은 호흡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도전정신과 창의성이다. 당장의 인기에 편승해 매번 사골처럼 우려먹다 폐기하는 예능 프로그램 시청자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도 함께 가지고 말이다.
톡톡TV
[톡톡TV]지상파 연말 시상식 납득하십니까?(2019. 01. 07 15:15)
2019. 01. 07 15:15 문화/과학
방송가의 연말은 지상파 3사의 시상식으로 마무리된다. 지난해도 방송사별로 <연예대상>과 <연기대상>을 개최했다. 지상파 3사의 영향력이 대폭 감소했어도 연말 시상식은 여전히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효자 프로그램이다. 좀처럼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스타들을 한 화면에 불러 모으고 다채로운 특집 무대를 마련하며 재미를 안기기 때문이다. MBC 시상식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이영자의 대상 수상 여부였다. MBC <전지적 참견시점>을 통해 ‘먹선생’의 경지에 올라선 이영자가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데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이영자와 함께 강력한 대상 후보로 지목된 박나래의 수상 여부다. 올 한 해 MBC <나 혼자 산다>의 인기를 견인한 박나래는 ‘올해의 예능인상’만 수상했을 뿐 최우수상조차 받지 못했다. 평소 ‘공동대상’을 남발한 방송사들이 이상할 만큼 상에 인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BS <연예대상>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SBS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린 프로그램은 외식사업가 백종원씨가 이끈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다. 매회 화제를 모은 이 프로그램은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라디오스타>의 아성마저 무너뜨리며 최고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정작 대상은 <집사부일체>의 이승기에게 돌아갔고 백종원씨는 아무런 상을 받지 못했다. 논란이 커지자 백종원씨가 대상을 거절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는 결국 대상 후보에게 수상 여부를 미리 타진했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SBS의 자충수라는 뒷말이 무성하다. SBS <연기대상>도 낯 뜨거운 모습이 연출됐다. 지상파 드라마가 워낙 인기가 없었던 탓에 상 줄 사람이 마땅치 않았고 여기에 몇몇 논란까지 겹치면서 상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SBS <연기대상>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 연초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리턴>의 주인공 고현정이 제작진과 불화로 중도하차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SBS는 고육지책으로 <키스 먼저 할까요>의 두 주인공 감우성, 김선아에게 대상 트로피를 안겼다. 소지섭, 유동근, 김명민이 대상을 수상한 MBC와 KBS의 경우 받을 만한 사람이 받았다는 반응이지만 최우수상 등에서 공동수상을 남발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오죽하면 배우 장미희가 “KBS는 단독상보다 공동수상이 많으니까, 다 같이 상 받는 게 어떻겠느냐”는 촌철살인까지 남겼을까. 지상파 방송사의 영향력이 막대했던 2010년 이전만 해도 방송사 내부에서 수상자를 선택하는 것에 불만은 있어도 반발은 없었다. 지금은 시청자가 문자투표를 통해 아이돌 그룹 멤버를 정하는 시대다.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등은 Mnet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시청자 투표로만 구성됐다. 물론 지상파 방송사의 시상식은 인기투표가 아닌 만큼 방송사의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 반영될 수밖에 없다. ‘공정함’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시상이 이어진다면 결국 시청자들도 시상식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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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TV]지상파 3사 월드컵 대전 ‘킥 오프’(2018. 06. 04 15:43)
2018. 06. 04 15:43 문화/과학
올해는 유독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가 많습니다. 지난 2월 강원도 평창에선 ‘평창 동계올림픽’과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열렸고, 오는 8월에는 ‘아시안게임’이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방송가에서 올림픽 같은 종합 스포츠대회보다 더욱 기대하는 대회가 있으니 바로 10여일 뒤 러시아에서 열릴 월드컵입니다. 브라질에서 열린 지난 대회 당시 전세계 시청인구는 32억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축제가 월드컵임을 증명하는 수치입니다. 광고주와 방송사들이 저마다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분주하게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KBS 국내 지상파 방송 3사는 일찌감치 중계진을 짜놓고 대회의 개막을 기다립니다. 방송사가 월드컵 특수에 동참하려면 재미있는 중계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비장의 무기가 필요합니다. 다름아닌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중계진이지요. 보이는 방송 화면이야 큰 차이가 없을테니 자연히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얼마나 재미있게, 정확하고 풍성한 설명으로 경기를 보는 즐거움을 더해주느냐는 것입니다. 특히 올해 방송 3사가 앞다퉈 섭외한 해설진들은 별들의 전쟁을 방불케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에 맞서게 되는 해설진들이 모두 2002년 한·일월드컵의 주역이었다는 점입니다. KBS와 MBC는 이영표와 안정환을, SBS는 박지성을 내세웠으니까요. SBS 우선 박지성 해설위원의 무게감이 가장 돋보입니다. 그는 2002년 월드컵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네덜란드, 잉글랜드 등 유럽 무대의 중심에서 활약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일원으로 뛰기도 했지요. 2002년부터 연달아 세 차례의 월드컵에서 모두 득점한 기록도 갖고 있습니다. 선수로서 정상을 지켜온 그의 해설능력이 어떨지 많은 시청자들은 궁금해합니다. 전임 차범근 해설위원이 쌓아온 명성을 어떻게 이어갈지, 어떤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기다려집니다. KBS의 이영표 해설위원, MBC의 안정환 해설위원은 해설자로서 내공을 제법 쌓아 왔습니다. 이 위원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유명했던 ‘점쟁이 문어’의 예지력과 비슷하다고 해 ‘문어영표’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판세를 냉정히 판단하고 조리있게 설명하는 능력이 돋보입니다. 반면 안정환 위원에겐 마치 아는 형이나 오빠가 곁에서 설명해주는 것 같은 친근함이 있습니다. 잘못하고 있거나 문제가 있을 때 사정없이 질타를 가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이번 월드컵은 예전 같은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대표팀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낮기도 하지만 지방선거, 남북관계 등 국내외에 굵직한 이슈가 산적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방송사들은 중계를 통해 흥을 돋우고 열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비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것이 수익과 직결되니까요. 아무튼 예상외로 많이 가라앉은 월드컵의 열기를 어떤 중계진이 ‘띄울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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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BL드라마 ‘겨울 지나 벚꽃’ 일본 지상파에서 방송
국내 BL드라마 ‘겨울 지나 벚꽃’ 일본 지상파에서 방송
2022. 11. 07 10:34 문화/생활
BL드라마 ‘겨울 지나 벚꽃’이 테레비도쿄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더블유스토리 제공 BL 웹드라마 ‘겨울 지나 벚꽃’이 한국 BL 드라마 최초로 일본 지상파에 진출했다. 지난 2월 전세계에 동시 공개된 BL 웹드라마 ‘겨울 지나 벚꽃’이 지난 2일 일본 지상파 ‘테레비도쿄(TV도쿄)’를 통해 첫 방송됐다. ‘겨울 지나 벚꽃’은 동명의 인기 웹툰 원작으로 두 청춘이 우정과 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내용을 그린 청춘 로맨스 드라마로, 배우 옥진욱과 강희가 출연해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앞서 ‘겨울 지나 벚꽃’은 온라인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 실시간 1위, 일본 ‘라쿠텐 티비’에서 2022년 상반기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또한 태국 ‘위티비’에서도 올해 상반기 인기작으로 자리했고, 대만 ‘라인 티비’에서 데일리 1위를 유지하면서 드라마에 대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더불어 유럽, 미주, 오세아니아와 인도에서 서비스하는 ‘비키’에서도 높은 평점을 받아 막강한 글로벌 인기를 증명했다. ‘겨울 지나 벚꽃’이 방송되는 테레비도쿄는 해외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얻었던 ‘30살에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다’, ‘어제 뭘 먹었니?’를 비롯한 BL 드라마 히트작을 제작했다. 국내에서도 고정 팬층이 있는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를 방송한 곳이기도 하다. 한국 BL 드라마 최초로 일본 공중파에 방송되는 기염을 토한 ‘겨울 지나 벚꽃’의 행보가 국내 BL 드라마 장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작사 더블유스토리는 “2019년도부터 한국에서 처음으로 BL 드라마를 제작하며 한국 BL 드라마 시장을 국내외로 확장시키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번 일본 지상파 방송 진출은 국내에서도 BL 드라마를 하나의 장르로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걸음마 단계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너와나의 소녀시대]‘지상파 첫 등장’ 일본 걸그룹 ‘소녀대’를 아시나요?
[너와나의 소녀시대]‘지상파 첫 등장’ 일본 걸그룹 ‘소녀대’를 아시나요?
2022. 06. 06 08:08 문화/생활
국내 지상파에 첫 출연했던 일본 걸그룹 ‘소녀대.’ 올림픽 분위기에 한껏 고취된 한국에 ‘코리아’라는 적재적소의 노래를 들고 진출해 큰 화제를 모았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1980년대 일본 문화는 친근하면서도 이질적이었다. 국어순화운동이 한창 진행 중이던 시절로 ‘요우지(이쑤시개),’ ‘쓰메키리(손톱깎이)’는 물론이고 젊은 여성에게 쓰는 호칭 ‘○○양’도 되도록이면 사용하지 말자고 교육했던 시절이다. 반면 거리로 나가면 일본문화는 어디에든 있었다. TV에선 매일 저녁 일본 애니메이션을 방영했고, 비디오 가게에 가면 일본 영화가 있었고, 음악상에선 해적판 일본 인기 가요들을 녹음해 판매했다. 여고생들은 어디선가 손에 넣은 ‘논노’ 같은 잡지들을 읽었고, ‘드래곤볼’이 연재되던 한국의 만화잡지가 인기를 끌었으며, 닌텐도의 게임기 또한 각 가정마다 한 대씩 장만하던 시절이었다. 일색이 짙지 않거나 일본어가 고스란히 흘러나오지만 않는다면, 즉 정부가 허가한 선에서 일본문화는 널리 퍼져 있었다. 그러나 일본 배우나 가수가 한국을 찾아오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일본어로 방송이 불가하니 당연한 일이다. 그러던 중 이변이 벌어졌다. 10대 소녀 3명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 한국을 찾아온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전체가 들떴던 그 시절, 한국의 위상이 높아가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던 그 시절, 일본 소녀 미호, 도모, 레이코가 한국 프로그램에 등장해 ‘코리아’라는 노래를 영어로 상큼하게 불렀다. 처음 보는 일본 여성이었고 아이돌이었다. 천연색의 화려한 의상, 날씬한 몸매, 귀여운 얼굴… 우리가 처음 접한 이들은 일제시절 악독한 순사가 아니라 순진하고 청순하며 발랄했다. 이럴 수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가창력은 그렇다 쳐도 패션, 외모, 퍼포먼스, 음악성 어느 것 하나 뒤지는 게 없었다. 당연하다. 요즘 유행하는 시티팝들도 그 시절의 노래들이 많다. 이른바 J-POP 전성기였다. 일본은 전세계 경제력 2위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고 거품 경제로 정신 없이 뛰어들고 있었고 엔터테인먼트 산업도 점점 확대되어 갔다. 워크맨을 만들어낸 나라에서 건너온 신비로운 여성들은 금세 안방극장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녀들이 방송에 나타난 다음날, 학교에 온 아이들은 모두 “소녀대 봤냐?”고 물었다. 금세 ‘코리아’를 흥얼거렸다. 소녀대는 ‘AKB’를 만든 아키모토 야스시의 작품이었다. 경향신문 사진자료 1980년대 우리에게는 가수 혜은이, 정수라, 나미, 이은하 등이 있었지만, 그들은 이미 성인이었고 가창력이 대단했다. 소녀대는 가창력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그녀들의 등장은 새 시대를 열겠다는 88년도의 그 ‘고양감’과도 딱 맞아 떨어졌다. 게다가 노래가 ‘코리아’가 아닌가! 30년이 넘게 한국을 식민지 삼고, 저만 혼자 아시아의 용이 되겠다며 경제력을 차곡차곡 쌓아오던 일본에서 온 여성 아이돌이 한국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는 것 자체로 당시엔 높은 점수를 매기고, 두 손 들고 환영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눈부신 햇살 어둠을 차고 온 세상 가득 밝아온다/ (중간 생략) 오, 꿈의 나라 코리아, 해가 지지 않는 코리아/ 꿈의 나라 코리아, 내일로 가는/ 꿈의 나라 코리아, 해가 지지 않는 코리아/ 하늘 높이 날아라, 환상의 코리아.” 누군가는 이 노래를 듣고 눈물지었을 것이다. 1945년 이후에도 수많은 고난이 한국을 덮쳤다. 1950년 한국전쟁이 그러했고, 군사정권을 겪었고, 민주화를 이뤘으며, 올림픽까지 치르게 되었다는 그 감동이 이 노래에 가득 담겨 있다. 이 곡의 원곡은 독일 팝그룹 ‘징기스칸’의 곡이다. 소녀대가 어떤 연유로 한국에 와서 귀여운 율동과 함께 ‘코리아’를 열창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선곡까지 완벽했다. 4월에 ‘코리아’ 음반이 한국에서 출반되고, 서울올림픽 30일 전 축제 무대에도 오르는 등 당시 그녀들의 주무대는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었다. 일본 걸그룹 소녀대의 활동 당시 방송 출연 장면. MBC 제공 소녀대는 1988년 2월 첫 한국 방송 출연이었던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에서 ‘별빛의 추억’을 불렀고, 금지되었던 일본어로 인터뷰까지 했다. 그런데 반응이 좋자, ‘코리아’로도 활동하게 된 것이다. 당시 경향신문 기사를 보면 “소녀대의 내한 공연은 일본 후지티비가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프로를 일본 전역에 소개하고 있는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이뤄졌다”고 적고 있다. 즉 일본의 한 프로그램 코너를 위해 내한한 것으로 보인다. 소녀대는 1984년 일본에서 데뷔한 삼인조 여성 그룹이다. ‘포에버 킹엄체크 스토리’라는 곡으로 데뷔했고, 1989년까지 딱 5년 밖에 활동하지 않았다. 초창기에는 방송 출연을 꺼리는 신비로운 이미지를 구사했으나, 그 전력으로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했다. 데뷔 1년 후 지금의 ‘AKB’ 그룹을 만든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와 손을 잡으며 인기 가두에 오른다. 이들은 아키모토 야스시를 만난 후 가요 순위 프로그램 상위권에 오르게 되고, 요요기 체육관과 오사카성 홀에서 열린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아시아권 마케팅에 힘을 기울인다. 이미 마쓰다 세이코 같은 여성 가수가 알음알음 한국과 대만 등에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소녀대는 1986년 동남아시아 투어에서 성공을 거둔 뒤 홍콩, 태국, 싱가포르까지 진출했으며, 이 열기를 바탕으로 ‘코리아’를 앞세워 한국에 진출한 것이다. 소녀대의 인기를 의식하고 등장한 한국 삼인조 걸그룹 세또래. 경향신문 사진자료소녀대의 열기는 한국 여성 삼인조 아이돌 ‘세또래’를 탄생시켰다. 한국에도 물론 걸그룹이 있었다. 은방울 자매, 서울 시스터즈, 희자매 등을 걸그룹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음악의 장르나 타깃으로 삼은 연령대가 전혀 다르다. 소녀대와 세또래의 주요 타깃은 자신들과 비슷한 10대 청소년들이었고, 부수적으로 자신을 오빠 또는 삼촌이라 지칭하는 20대 이후 남성팬들도 확보하게 된다. 1989년 5월에는 ‘자니윤 쇼’에 소녀대와 세또래가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소녀대의 활발한 활동에 반대하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과거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한겨레신문은 “속된 말로 구렁이 담 넘어 오듯이 어느 틈엔가 일본 가요계가 우리들 코 앞에 다가와 있는 것”이라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문화교류를 방해하는 요소는 과연 어디에 있는가를 이해하지 못하면 조직과 금력에서 훨씬 앞선 일본의 상업주의 가요계 앞에서 한국의 대중음악은 모든 것을 내어 주어야 할지도 모른다”라며 비판의식을 담아냈다. 이후 30년이 흘렀다. 당시 언론의 우려는 기우가 됐다. BTS 말이다. BTS가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해 APPI(아시아·태평양계) 인종차별에 관한 견해를 전했다. J팝 전성기를 뚫고 우리만의 색을 만들어낸 K팝 장르는 글로벌 문화 장악 뿐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로 목소리를 낼 정도로 큰 존재감으로 성장했다. ·김민정 작가는… 재일작가. 게이오대학 종합정책학부 졸업, 도쿄외대 종합국제학 석박사 수료. 도쿄에 거주하며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에세이를 발표하고 있다. 관심사는 ‘한일 여성사’와 ‘80, 90년대 한일 사회.’ 저서로는 ‘엄마의 도쿄’ ‘떡볶이가 뭐라고’, 공저 ‘소설도쿄’ ‘SF김승옥’, 한국어 번역서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시부야 구석의 채식식당’ ‘애매한 사이’ ‘가나에 아줌마’ ‘바다를 안고 달에 잠들다’, 일본어 번역서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가 있다. 육아하는 여성이 글을 쓸 곳이 마땅하지 않아 메일 매거진 발행을 시작했다. 더 많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일상을 편하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격일 메일 매거진 ‘김민정은 김민정이다’(월 구독료 8800원)에서는 소설 ‘남편을 버렸습니다’, 만화 ‘달링은 넷우익’, 80-90년대 한일현대사, 일상다반사 등을 선보이고 있다. ‘김민정은 김민정이다’ 구독 문의 writeforhappy@hanmail.net
언니가 간다! 송은이&김숙 지상파 라디오 진출기
언니가 간다! 송은이&김숙 지상파 라디오 진출기
2015. 12. 01 10:32 연예
심상치 않은 기류는 일찌감치 느끼고 있었다. 팟캐스트 ‘비밀보장’으로 5,000만 결정 장애 국민들의 고민을 해결해오던 송은이와 김숙이 SBS 러브 FM ‘언니네 라디오’를 통해 저녁 퇴근길을 책임진다. 팟캐스트에서 보여준 두 사람의 위력, 지상파에서도 통할까? 웃음사(死)에 대비해 산소호흡기까지 준비했다고 하니 다들 배꼽 단단히 붙잡고 귀를 기울여보자. 세상엔 별의별 고민이 많다. 그리고 그중엔 차마 남들에게 말 못할 고민도 많다. “치질인데 남자친구에게 알려야 할까요?”, “술집 사장인데 지인 서비스 어디까지 해줘야 할까요?” 혼자 앓기엔 답답하고 알리자니 괜스레 입이 떨어지지 않는 고민들을 위해 두 사람이 나섰다. 연예계 대표 절친 송은이(42)와 김숙(40)이 신설된 라디오 프로그램 ‘송은이, 김숙의 언니네 라디오’로 매일 오후 6시 5분부터 8시까지 청취자를 찾아간다. “요즘 저마다 크고 작은 고민들이 많은데 정작 그걸 풀어주는 곳은 별로 없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말 못할 고민들을 속 시원히 풀어주는 프로그램이에요. 저녁 시간대이다 보니 활기찬 퇴근길을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이 커요. 퇴근 시간에 퇴근 안 시켜주는 사장님들께 직접 전화해서 퇴근시켜달라고 말할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사실 두 사람은 팟캐스트 좀 듣는다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핫한 스타다.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팟캐스트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은 두 사람의 거칠 것 없는 입담으로 팟캐스트 랭킹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중. 상상을 초월한 다양한 고민들과 그에 대한 진지하면서도 섬세한 카운슬링은 마니아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빠른 속도로 입소문을 탔다. 한 번도 듣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듣는 사람은 없을 정도라고 하니, 지상파 라디오 진출은 이미 예견됐던 것일지도. “지방 소도시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로 유학 가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웃음) 성공해서 입신양명하는 느낌도 들고요. 한편으론 팟캐스트에 익숙한 패턴과 습관, 생각들이 과연 지상파에 적합할까, 하는 고민도 있어요. 내용적인 면에서도 제작진과 조율하고 있는 중이에요. ‘언니네 라디오’는 팟캐스트와는 다른 색깔과 패턴으로 청취자들과 만날 생각입니다.” (송은이) 19금 상담을 비롯해 팟캐스트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수위를 넘나들었던 입담이 지상파 라디오에선 어느 정도 필터링될지도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지상파에서도 두 사람의 시원한 고민 상담을 들을 수 있을까? “자연스럽게 나눠지는 것 같아요. ‘언니네 라디오’는 지상파이기 때문에 팟캐스트에서 하지 못했던 좀 더 깊이 있는 고민 상담이 가능할 것 같아요. 전문가들과 함께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요. 또 반대로 지상파에서 수위가 적절치 않아 팟캐스트로 가져갈 수도 있는 부분이 있고요. 자매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오히려 두 프로그램 모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송은이) 첫 방송 시작하는 날 담당 PD에게 (징계위원회용) 넥타이를 선물했다고 하니 혹시 지상파로 자리를 옮긴 두 사람이 지극히 ‘순화된’ 입담을 선보일까 걱정된다면 안심해도 될 듯하다. 21년 차 커플의 무한 시너지 우려와 관심 속에 지난 11월 2일 첫 전파를 탄 ‘언니네 라디오’는 청취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순항 중이다. 믿을 건 호흡뿐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던 두 사람은 가장 큰 걱정 요소로 서로를 꼽으며 남다른 우애를 과시했다. “사실 처음엔 얼떨떨했어요. 과연 지상파에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예전에 임백천 선배님과 저녁 라디오를 진행했던 적이 있는데 그 시간대가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퇴근 시간대라 활기찬 에너지도 필요하고요.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또 호흡을 생각하면 이 언니만큼 잘 맞는 사람이 없거든요. 그 호흡을 믿고 ‘아, 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송은이씨가 걱정이에요. 너무 지상파스럽게, 할까 봐. 요즘은 지상파도 많이 바뀌었는데 1990년대 스타일로 할까 봐요.” (김숙) “저도 마찬가지예요. 숙이가 사고 치지 않을까, 그게 제일 걱정이에요. 김숙씨 실수는 김숙씨 실수고, 저에게 덤터기 씌우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리고 있습니다(웃음). 우리 두 사람이 팟캐스트에서 호흡을 맞춰오다 보니 기대를 많이 하고 계시더라고요. 큰 기대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그냥 편안하게 얘기를 던질 수 있는 언니네 집, 언니네 방으로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옆에 산소호흡기 준비하고 기록을 달성할 그날까지 되도록 많은 분들의 사연을 소개해드릴 생각이니 망설이지 말고 마음껏 문을 두드려주세요.” (송은이) “쇼윈도 커플처럼 지내고 있다”라며 농을 던질 정도로 두 사람은 연예계 웬만한 남녀 커플을 능가하는 대표 커플로 활약하고 있다. 21년 동안의 인연은 두 사람의 방송 경력과도 일치하니 연예계 데뷔 이후 줄곧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사람이 제주도에 공동명의의 집까지 마련했다는 것 역시 이미 알려진 사실. 함께 일하는 동료로, 친구로, 또 가족 같은 자매로 앞으로도 송은이와 김숙이 빚어낼 무한한 시너지를 기대한다. “라디오 진행 소식이 전해지며 팟캐스트 청취자분들 중에 우리만의 DJ를 뺏기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저희는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웃음). 둘 다 열심히 할 생각이니 마음 편하게 즐겨주세요.” (송은이)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제공 / SBS>
지상파TV 퀴즈대회 4관왕 박춘록의 인생 비법
2009. 10. 14 16:48 화제
ㆍ“공부하는 즐거움 다시 찾아준 퀴즈, 이제 ‘할 수 없다’라고 말 못하죠”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40대 주부 박춘록씨. 언뜻 평범해 보이는 그녀는 지난 2년간 국내 지상파 퀴즈대회의 우승을 휩쓴 퀴즈의 달인이다. 2007년 KBS-TV ‘우리말 겨루기’와 ‘우리말 겨루기 왕중왕전’, SBS-TV ‘우주인 서포터스 선발 퀴즈쇼’에 이어 2008년 KBS-TV ‘퀴즈 대한민국’ 우승까지, 깨어 있는 삶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퀴즈 달인 박춘록의 행복한 인생 비법을 들어봤다. 주부 1년 차, 퀴즈에 눈뜨다 지난해 12월, 전국의 내로라하는 퀴즈 고수들이 모인 ‘퀴즈 대한민국’ 결승전에서 4천9백만원 상금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2007년 KBS-TV의 ‘우리말 겨루기’를 시작으로 2008년 ‘퀴즈 대한민국’까지, 40대 주부 박춘록씨(41)가 퀴즈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문제가 유치진의 희곡을 묻는 질문이었어요. ‘한국 근대 연극…’으로 시작되는 질문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는데 왠지 내가 아는 문제라는 확신이 들었죠.” 아는 듯 모르는 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던 그녀의 입에서 “토막(土幕)입니다”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정답이었다. 퀴즈 고수들은 ‘행운’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때만큼은 “‘누가 나 몰래 내 영혼을 악마와 거래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행운이 믿기지 않았다”라는 것이 당시를 회상하는 그녀의 심정이다. 그렇게 고졸 학력의 평범한 40대 주부 박춘록씨는 대한민국 퀴즈 영웅으로 등극했다. 그녀의 첫 도전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주부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던 ‘알뜰살림 장만 퀴즈’가 대전에서 지역 예심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이 기회에 살림 장만 좀 해볼까?’ 하는 가벼운 생각으로 예심에 참가했다. 매일 아침 연속극보듯 즐겨보던 퀴즈 프로그램이었다. “갑갑하고 무료한 일상이 계속되던 결혼 1년 차였어요. 퀴즈를 보면서 아직 내 머리가 쓸 만하구나 느끼곤 했는데 가까운 곳에서 예심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참가했죠. 운 좋게 예심을 통과하고 본선까지 진출해서 4명 중 3등을 했어요. 어찌나 긴장을 했던지 모니터에 뜨는 제시어도 보지 못한 채 방망이를 휘둘렀으니 정답을 맞힐 수 있었겠어요? 같이 갔던 남편한테도 엄청 면박을 받고 저 역시도 너무 창피해서 한동안 두문불출했을 정도예요.” 일생일대의 ‘망신’이 될 뻔한 경험이었지만 그때 받았던 장식장이며 냉장고 등 굵직굵직한 살림들은 지금까지 그녀의 주방을 지키고 있다. 볼 때마다 그때 생각이 나서 조금은 부끄럽지만 뿌듯한 훈장들이다. “어려운 문제에도 척척 정답을 내놓는 참가자들을 보면 ‘혹시 PD랑 아는 사람 아냐?’라고 생각했을 정도였어요.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서 나온 다른 참가자들에 비하면 정말 무모한 도전이었죠. 그래도 그때 그 경험이 제가 퀴즈 프로그램에 계속 도전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어요. 다음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문제를 다 듣고 답을 말하자는 것 하나는 확실하게 깨달았죠(웃음).” 일주일에 100권의 책 읽으며 공부 삼매경, 퀴즈 타고 모스크바로 첫 방송 출연은 그렇게 실패로 끝났지만 그 후로 퀴즈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져갔다. 첫 도전 이후 스스로 방송 부적격이라는 판정을 내리고 다시는 퀴즈 프로그램에 나가서 망신당하지 말자고 마음먹었지만 그럼에도 매주 퀴즈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시간이 되면 남편과 채널 선택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2006년 ‘우리말 겨루기’가 청주로 지역 예심을 왔을 때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따로 공부할 생각을 못했어요. 평소에 책을 좋아하니까 그냥 평소 실력대로 봐야겠다라는 생각이었는데 다른 분들을 보니 공부한 노트가 기본 5권씩 되더라고요. 예심을 통과하고 나서 작가님한테 ‘저 공부를 전혀 못했는데 공부 좀 하게 되도록 늦게 불러주세요’라고 부탁까지 했어요.” 그 부탁이 통했는지 그녀는 두 달 후 치러진 본선에서 우승, 연말 왕중왕전에 나가 또 한 번 우승을 차지하며 10년 전 ‘굴욕’을 깨끗이 씻게 된다. 이제까지 여러 퀴즈 프로그램에 나갔지만 우리말 겨루기에서 달인이 된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제가 9대 달인이었는데 우승은 쉬워도 달인이 되기는 쉽지 않거든요. 무대에서 내려오며 스스로도 믿기지가 않았어요. 그 전까지 퀴즈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않았던 남편도 제가 우승을 하고 오니 슬그머니 저에게 리모컨을 넘기더라고요(웃음).” 우리말 겨루기 우승은 또 다른 퀴즈 프로그램 출연으로 이어졌다. 우리말 겨루기 왕중왕전에서 만나 친구가 된 다른 참가자와 함께 2인 1조로 ‘우주인 서포터스 선발 퀴즈쇼’에 나가게 된 것. 산업체 고등학교를 나와 우주에 대해 아는 거라곤 빅뱅과 태양계 아홉 개 행성(명왕성은 얼마 전에 행성의 지위를 박탈당했다고 덧붙인다)밖에 없었던 그녀에게는 우리말 겨루기와는 또 다른 차원의 도전이었다. “‘우리말 겨루기’는 평소 책을 많이 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었지만 상식을 다루는 다른 퀴즈는 방대한 지식을 요하기 때문에 생각조차 할 수 없었어요. 준비 기간도 너무 짧았고 자신이 없었는데 ‘우리말 겨루기’를 통해 얻은 자신감이 한몫했죠.” 예심 접수를 하고 일주일 정도 남은 준비 기간 동안 도서관과 인터넷, TV를 통해 공부를 시작했다. 아이들 학교에 들러 우주에 관한 책도 빌려다 읽고 아이들이 보는 잡지에서 공부거리를 찾으며 닥치는 대로 파고들었다. 어림잡아 일주일간 100권 가까운 책과 잡지를 읽은 것 같다. 여기저기에서 모은 자료들만 A4용지 40장이었다. 설거지하는 시간조차 아까워 냉장고와 싱크대에 단어들을 적어놓은 포스트잇을 빽빽이 붙여놓고 틈나는 대로 눈을 맞췄다. 막막하긴 했지만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퀴즈의 묘미에 빠져들게 된 계기였다. “처음 보는 단어를 익히는 기분은 그야말로 감동이었어요. ‘오르트구름’, ‘카이퍼밸트’, ‘헤일로’ 등 퀴즈가 아니었으면 내가 평생 몰랐을 것들을 배워가며 설레고 뿌듯한 기분을 느꼈죠. 사람들이 왜 공부를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그렇게 우주 공부에 빠져든 그녀는 결국 항공우주연구팀, 멘사팀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모스크바행 티켓을 거머쥔다.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우주로 향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보는 경험과 그 후 ‘퀴즈 대한민국’ 우승까지, 퀴즈는 그녀에게 일생일대의 경험을 선물했다. 공부보다 일을 택해야 했던 가정형편, 중장비 자격증만 5개 사실 학창 시절 그녀는 공부에 큰 관심이 없었다. 오랜 시간 자리 잡고 앉아 공부하지 않아도 중학교 때까지 성적은 상위권이었을 정도로 공부는 곧잘 했지만 형편이 어려웠던 집에서는 그녀의 성적을 반기지 않았다. “몸이 편찮으셨던 아버지 대신 엄마가 식당일, 막일 가리지 않고 하시며 3남매를 키우셨어요. 중학교 때 엄마가 팔을 다쳐서 수업료를 못 냈는데 공부를 계속하면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래도 공부를 포기할 수 없어서 집에 말도 안 하고 돈도 벌고 공부도 할 수 있는 산업체 고등학교에 지원했어요. 돈을 벌어서 대학에 가자는 포부였죠.” 고등학교 때에도 성적은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입시쯤에 몸이 아파 학력고사 점수가 기대 이하로 떨어졌다. 대전전문대에 합격했지만 당시 등록금은 50만원, 고등학교 내내 꼬박꼬박 어머니에게 월급을 드렸던 그녀에게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댈 여유는 없었다. 대학등록금을 위해 적금을 들던 친구들처럼 야무지지 못했던 게 후회가 되지만 그때는 그저 어머니의 웃은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대학 대신 속기학원에서 6개월간 공부하다 고향인 충남 부여로 내려간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게 ‘고압가스화학기능사’ 자격증이었다. “그때는 남자와 여자의 보수 차이가 많이 났어요. 고압가스화학기능사 자격증을 따서 남자와 동등한 조건으로 일을 해보자 했는데 막상 따고 나니 여자는 현장에 투입이 안 되더라고요. 사무실에 앉아 경리일을 하다가 직업훈련원에서 중장비 훈련생 모집하는 공고를 보고는 원서를 넣어 합격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선머슴 같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는데 적성에 맞았는지 5년 가까이 전국을 돌며 중장비 일을 했어요.” 롤러운전기능사, 굴삭기운전기능사 등 그녀가 가진 중장비 자격증만 5개다. 남편을 만나 2년 연애 끝에 자취방에서 아무것도 없이 결혼생활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 다 성실하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었기에 두렵지 않았다. 일을 그만둔 건 결혼하고 1년쯤 돼 첫째를 가지면서부터다. “어렸을 때 엄마가 일하느라 항상 집에 안 계셨거든요. 집에 혼자 있기가 무서워서 마당에서 엄마를 기다렸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아이들한테는 내가 집에서 문을 열어주자라는 생각이었죠. 첫째를 가지며 일을 그만두고 살림을 시작했어요.”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선천성 거대결장을 앓았던 큰아이는 입원과 수술을 반복할 정도로 몸이 약했고 아이를 낳은 후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동안 몸의 균형을 잃은 그녀는 무력감과 우울증에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설상가상으로 큰아이의 돌이 채 지나지도 않았을 무렵 허리를 다쳐 1년 정도 누워서 지내야만 했다. 직장생활은 엄두도 못 냈다. “저를 둘러싼 고통스러운 상황에 지쳐갈 때쯤 근심을 잠시나마 잊게 해준 것이 바로 퀴즈 프로그램이었어요. 저 역시 퀴즈 프로그램에는 특별한 사람들만 나간다고 생각했는데 작은 용기로 한 번 두 번 도전하다 보니 자신감을 얻었고 퀴즈 영웅이라는 칭호까지 얻었네요. 도전하기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에요.” 퀴즈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후 많은 사람들이 상금을 어떻게 썼는지 궁금해한단다. 2천만원 남짓 됐던 우리말 겨루기 상금은 프로그램에서 밝힌 대로 친정 어머니 집을 사드리는 데 썼다. “자식들 키우느라 고생하신 엄마에겐 항상 죄송한 마음이 있었어요. 산꼭대기 집이라, 몸이 불편한 엄마가 다니기에는 많이 위험했거든요. 언젠가 꼭 아랫동네로 이사를 해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굳은 의지로 ‘우리말 겨루기’에 출연한 거예요. 아무리 공부가 재미있어도 두꺼운 사전을 볼 때마다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꼭 상금 타서 엄마 집 사드려야겠다는 생각에 꾹 참았죠.” 그리 풍족한 형편이 아니었음에도 흔쾌히 “그러자”고 해준 남편에게는 지금도 고마운 마음이다. 허리가 아파 매일 누워 있어야 했던 시절, 집으로 엄마를 찾는 전화가 걸려오면 “엄마 주무세요”라고 대답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엄마 공부하세요”라고 대답한다. 여간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니다. “퀴즈를 만나기 전에는 그동안 살아온 인생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산업체 고등학교를 선택했던 것이나 대학을 포기했던 것에 대해 ‘내가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좀 더 나은 삶을 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고 도전하고 싶은 것도 많아졌고요. 이제는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하기에 남은 시간이 너무 짧다는 생각마저 들어요.” 무작정 공부가 하고 싶어서 남들이 공순이라고 놀리던 산업체 고등학교를 지원했던 그때처럼, 좋아서 하는 공부를 하니 인생이 더 행복해졌다. 몰랐던 걸 알아가는 기쁨, 어쩌면 나만 알고 있을 것 같은 은밀한 즐거움, 퀴즈는 무료했던 그녀의 인생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무엇보다 자신감은 그녀가 퀴즈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선물은 자신감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나’라는 존재가 희미해지더라고요. 아이들 공부 잘하는 것, 좋은 대학 가는 것은 아이들의 꿈이지 엄마의 꿈이 아니잖아요.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아닌 자신의 목표를 가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것이 퀴즈든, 다른 것이든 열정을 가지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함께 퀴즈를 공부하는 사람들 중에는 60, 70세가 넘은 분들도 많다며 나이와 열정은 반비례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이 못할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도전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도전할 꿈이 있어 행복한 그녀는 오늘도 하루가 즐겁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원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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