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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655 건 검색)

김건희, 총선 직전 명태균에 “김상민 검사 국회의원 되게 도와달라”
김건희, 총선 직전 명태균에 “김상민 검사 국회의원 되게 도와달라”
2025. 02. 17 20:51정치
... 공개 김 여사 ‘윤한홍도 추천’ 언급 윤 의원 “그런 적 없다” 반박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총선 직전인 2월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핵심 관계자인 명태균씨에게 “김상민 검사가 조국 수사 때...
“김건희, 총선 직전 ‘김상민 검사 국회의원 되게 도와달라’ 청탁”···명태균 측 녹취 공개
“김건희, 총선 직전 ‘김상민 검사 국회의원 되게 도와달라’ 청탁”···명태균 측 녹취 공개
2025. 02. 17 14:00정치
... 함께 ‘생명의 전화’를 살펴보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총선 직전인 2월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핵심 관계자인 명태균씨에게 “김상민 검사가 조국 수사 때...
신동아건설, 법정관리 신청 직전 ‘HUG 분양보증심사’ 사실상 ‘만점’ 받았다
신동아건설, 법정관리 신청 직전 ‘HUG 분양보증심사’ 사실상 ‘만점’ 받았다
2025. 02. 05 20:58경제
... 부실 위험 파악 못해…심사 기준·정보 등 강화 필요성 제기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심사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보증기관인...
신동아건설법정관리HUG보증
한덕수 “신원식, 계엄 직전 김용현이 무리했다 말해”
2025. 01. 30 20:31사회
... 해외서도 문제 심각” ‘계엄 결정 잘못’ 취지 언급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무리했다”고 말하며...
윤석열 탄핵 정국

스포츠경향(총 392 건 검색)

김대호, 퇴사 직전 제주 임장 “항상 사직서 들고 다녀” (홈즈)
김대호, 퇴사 직전 제주 임장 “항상 사직서 들고 다녀” (홈즈)
2025. 02. 18 11:21 연예
MBC ‘구해줘! 홈즈’ 김대호 전 MBC 아나운서가 퇴사 직전 속마음을 전한다. 20일 방송하는 MBC ‘구해줘! 홈즈’(이하 ‘홈즈’)에서는 ‘가성비 제주도 빈집 특집’으로 김대호와 주우재 그리고 양세찬이 제주도로 임장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진다. 김숙은 이번 특집을 준비하게 된 이유에 대해 “최근 제주도는 빈집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으로, 제주살이를 하다가 남기고 간 빈집도 많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2019년 800채였던 빈집이 2024년에는 약 1,150채로 증가했다고 밝힌다. 이에 ‘홈즈’에서 제주도의 다양한 가성비 빈집을 임장한다고 설명한다. 2025년 새해 계획이 잘 지켜지고 있냐는 질문에 김대호가 말을 버벅거리자, 홈즈 코디들은 “프리 선언?”이라고 놀린다. 이에 김대호는 뜬금없이 화면을 보며 “대호야! 괜찮지?”라고 영상 편지를 남겨 눈길을 끈다. 김대호는 퇴사 직전 촬영한 제주도 임장 오프닝에서 한껏 들뜬 표정을 짓는다. 그는 “직장인 대부분이 회사에서 잘리거나 일에 치여 지치고 힘들 때, 다 제쳐두고 제주살이나 해볼까? 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본다”고 밝힌다. 이에 양세찬이 “형은 늘 (퇴사) 생각을 해요?”라고 묻자, 김대호는 “직장인들은 항상 가슴 한켠에 사직서를 들고 다녀요”라고 전한다. 실제로 김대호는 MBC에 퇴직서를 제출했으며, 퇴직 사유에 대해 ‘내 인생에 변화가 찾아온 시기’라고 작성했다. 빈집 임장 삼형제는 첫 번째 제주도 빈집 임장을 하기 위해 애월읍으로 향한다. 곽지해수욕장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곳으로 삼거리 코너에 위치한다고 한다. 김대호는 빈집 임장 전 주우재, 양세찬에게 임장 필수템으로 손전등을 나눠주며,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캄캄하다고 주의를 준다. 오랫동안 비어있는 빈집의 마당에는 무성하게 자란 잡초들이 가득했으며,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서까래는 당장이라도 주저앉을 것처럼 보인다. 주우재와 양세찬이 “나는 무서워서 못 들어가겠다”고 말하자, 김대호는 “벌써 힐링되지 않아? 안에 고가구들이 많다”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또 김대호가 “이 정도 집이면 살 수 있다”고 말하자, 화면을 지켜보던 박나래는 “저렇게 (퇴사) 예언이 계속 있었네”라고 소감을 밝힌다. 빈집 주방으로 들어간 김대호는 의문의 항아리를 발견한다. 주우재와 양세찬이 “절대 열지 마!”라고 간절히 외쳤지만, 김대호는 결국 봉인을 해제하고 말았다고. 과연 항아리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었을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오는 20일 오후 10시 방송.
[종합] 무직에 육아·살림도 뒷전인 남편…파산 직전인데 지인 휴대폰비 대납 (이혼숙려)
[종합] 무직에 육아·살림도 뒷전인 남편…파산 직전인데 지인 휴대폰비 대납 (이혼숙려)
2025. 02. 14 09:27 연예
JTBC ‘이혼숙려캠프’ 파산 직전인 상황에서도 지인 전화 요금을 대납해주는 남편과 독박육아로 지친 아내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3일(목) 방송된 JTBC ‘이혼숙려캠프’에서는 8기 마지막 부부인 ‘탁구 부부’의 가사조사와 솔루션 과정, 그리고 ‘걱정 부부’의 변호사 상담이 공개됐다. ‘탁구 부부’는 집안일과 육아, 가족보다 탁구에 푹 빠진 남편 때문에 지쳐가던 아내의 신청으로 캠프에 입소했다. 남편은 탁구는 물론 가족보다 주변 지인을 챙길 뿐만 아니라, 지인의 휴대전화 요금까지 대신 내줘 모두를 당황스럽게 했다. 이에 서장훈은 “여유 있는 나도 저러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가족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JTBC ‘이혼숙려캠프’ 특히 아내는 17세에 갑상선 수술을 한 후 현재도 약을 복용하고 있어 체력적으로 버거운 상황이지만, 남편은 육아에 큰 도움을 주지 않는 모습이었다. 또한, 남편은 돌도 안 된 자녀와 탁구 선수 출신인 아내를 대동해 주말마다 탁구 경기에 참석하는 등 가정보다 탁구를 우선시했다. 이후 남편 측에서 제출한 영상도 공개됐는데, 이 영상은 아내의 문제점이 전혀 없이 남편의 생활 속 애교만을 담아낸 ‘3분 컷’ 장점 어필 영상이었다. 캠프 최초로 아내의 문제행동이 담긴 영상이 사실상 없다시피 한 이례적인 상황에 아내 측 가사조사관 박하선도 결국 웃음을 참지 못했다. 부부는 첫 솔루션으로 이호선 상담가와 부부 상담을 진행했다. 이호선은 남편이 기본적으로 마음이 선한 사람이고 인정 욕구도 강한 사람이라고 칭찬하면서도, 가족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라고 충고했다. 이호선은 남편에게 현재 아내의 우울감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고, 남편은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내의 모습에 자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어지는 심리극 솔루션에서 아내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모와 다르게 살겠다는 의지 하나로 가정을 버리지 않고 버티고 있는 아내를 본 남편은 아내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변화를 약속했다. 한편, 최종 조정을 앞두고 쌍둥이 자녀의 유전병에 대한 걱정의 크기가 달라 갈등을 겪었던 ‘걱정 부부’의 변호사 상담도 진행됐다. 부부는 변호사를 통해 실제 이혼 유책 사유에 대한 법률적 조언을 꼼꼼히 들으며, 최종 조정이 그동안 생각했던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갈 수 있음을 알게 됐다. 부부들의 최종 조정 결과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8기 부부들의 최종 결말은 20일(목) 오후 10시 10분 JTBC ‘이혼숙려캠프’에서 공개된다.
21점 차 승리 앞둔 종료 직전에 덩크를···CLE 톰슨, NBA 불문율 깬 슈팅에 시끌벅쩍
21점 차 승리 앞둔 종료 직전에 덩크를···CLE 톰슨, NBA 불문율 깬 슈팅에 시끌벅쩍
2025. 02. 13 18:24 스포츠종합
클리블랜드 트리스탄 톰슨. Getty Images코리아 클리블랜드 베테랑 센터 트리스탄 톰슨(34)이 21점 차로 앞선 경기 종료 직전, 상대가 수비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덩크슛을 터뜨려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미국프로농구(NBA)의 불문율을 깨트렸다는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13일 캐나다 토론토 스코샤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4-25 NBA 토론토와 원정경기에서 131-108로 완승을 거두고 4연승을 달렸다. 시즌 44승째(10패)를 쌓은 클리블랜드는 동부 콘퍼런스 선두를 질주했다. 1쿼터에 이미 41-17로 크게 앞서며 일찌감치 승부의 추를 기울인 클리블랜드는 막판까지 토론토에 여유있게 앞서며 연승을 이어갔다. 그런데 경기 종료 직전 큰 논란거리 상황이 나왔다. 클리블랜드가 129-108로 앞선 마지막 공격. 종료 10여 초를 남기고 있어 경기는 그대로 끝날 것으로 보였다. 이미 승패가 결정된 상황이어서 클리블랜드가 굳이 공격할 필요도 없었고, 토론토도 패배를 인정하고 수비를 하지 않으며 경기를 그대로 끝내려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클리블랜드 베테랑 톰슨이 동료에게 볼을 달라고 해서 패스를 받더니 갑자기 골대를 향해 드리블 하더니 덩크슛을 터뜨렸다. 클리블랜드 트리스탄 톰슨이 지난해 10월 토론토전에서 드리블 하고 있다. Getty Images코리아 골을 넣은 장면을 본 클리블랜드 동료 벤치 선수들도 ‘아뿔싸’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농구에서 승부가 결정된 경기 막판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베테랑 선수가 깬 것에 모두 놀라워했다. 토론토 선수들이 종료 버저 후 톰슨에게 달려가 따지며 마찰이 빚어졌다. 토론토 관중도 톰슨을 향해 일제히 야유를 퍼부었다. 경기 후 토론토 다르코 라야코비치 감독은 “톰슨이 한 일은 품위 없는 무례한 행위였다.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기 종료 때 그의 행위는 우리팀 뿐만 아니라 농구와 스포츠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클리블랜드 케니 앳킨스 감독은 “그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당혹스러워하며 “악의가 없었고 단지 득점하려고만 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유감이다”고 말했다. NBA에서 13시즌째 활약 중인 베테랑 톰슨은 올시즌 데뷔 후 가장 적은 출전 시간에 평균 1.7점으로 커리어 최저 성적을 내고 있다. 이날도 3분30초 출전에 그쳤고 4점·1리바운드·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무관심 덩크슛이 없었다면 2점만 기록할 상황이었다. 톰슨은 올 시즌 기회가 많이 줄어들어 1초라도 기록을 쌓고 싶은 욕심에 불문율을 잊고 골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난투극 3명 퇴장’ 머지사이드 역시 뜨거웠다···리버풀, 종료직전 골 허용 에버턴과 2-2 무승부
‘경기 후 난투극 3명 퇴장’ 머지사이드 역시 뜨거웠다···리버풀, 종료직전 골 허용 에버턴과 2-2 무승부
2025. 02. 13 08:18 축구
에버턴 압둘라예 두쿠레와 리버풀 커티스 존스가 13일 경기 종료 후 몸싸움을 벌이자 에버턴 선수들이 말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245번째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리버풀이 98분 극장골을 실점하며 에버턴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종료 후 양팀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 등 3명이 퇴장당하는 등 라이벌전은 마지막까지 치열했다. 리버풀은 13일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4-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에버턴과 2-2로 비겼다. 3연승 행진을 마감하며 승점 1점 추가에 그친 리버풀(승점 57)은 2위 아스널과 승점 7점 차가 됐다. 에버턴 역시 3연승을 마감했으며 승점 27점으로 토트넘과 같아졌으나 골득실에서 밀려 15위에 자리했다. 선제골을 터트린 쪽은 홈팀 에버턴이었다. 전반 11분 먼거리 프리킥 상황에서 재러드 브랜스웨이트가 기습적으로 뒷공간으로 찔러줬고, 베투가 순간적으로 오프사이드 라인을 무너트리는 움직임을 가져간 뒤 일대일 상황에서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에버턴 선수들이 선제골을 넣은 뒤 함께 기뻐하며 세리머니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16분 에버턴의 역습을 끊어낸 리버풀이 곧바로 공격을 전개했고, 오른쪽에서 모하메드 살라가 연결한 크로스를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가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동점골을 터트렸다. 리버풀이 빠르게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양 팀의 전반은 한 골씩을 주고받으면서 1-1로 종료됐다. 후반 8분 에버턴이 좋은 기회를 놓쳤다. 순간적으로 아드리사 게예가 오른쪽을 파고들며 크로스를 연결했고, 두쿠레가 자유로운 상황에서 헤더를 시도했으나 골대 옆으로 향하며 마무리 짓지 못했다. 후반 22분 에버턴이 골망을 흔들었으나 부심의 깃발이 올라갔다. 코너킥 상황에서 제이크 오브라이언이 떨어트려 준 공을 브랜스웨이트가 밀어 넣었으나 오브라이언의 위치가 오프사이드로 선언되면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리버풀 살라가 13일 에버턴전에서 역전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후반 28분 리버풀의 역전골이 터졌다. 크로스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커티스 존스가 슈팅으로 마무리했으나 브랜스웨이트가 머리로 걷어냈다. 흘러나온 공을 살라가 오른발로 마무리하면서 역전골을 터트렸다. 리버풀이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8분 혼전 상황에서 제임스 타코우스키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다. 결국 리버풀이 다잡은 승리를 놓치면서 2-2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됐다. 종료 후 에버턴 두쿠레가 리버풀 원정석 팬 앞으로 달려가 세리머니를 하면서 양팀의 충돌이 벌어졌다. 존스가 달려가 두쿠레를 잡고 몸싸움을 벌였고 양팀 선수들이 모두 몰려와 이들을 제지했다. 한동안 이어진 양팀의 충돌에 마이클 올리버 주심은 두쿠레와 존스에게 레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들은 경기 중 이미 옐로카드를 받은 상태였다. 여기에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도 올리버 주심에 항의를 하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마이클 올리버 주심이 13일 리버풀 ?티스 존스에게 레드카드를 꺼내고 있다. AP연합뉴스 치열했던 승부와 막판 극장골, 경기 직후 충돌과 3장의 퇴장 카드까지. 잉글랜드 최고의 더비는 한겨울 추위를 녹일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뜨거웠다.

주간경향(총 8 건 검색)

‘전직’ 대신 ‘직전’ 대통령이면 괜찮을까(2023. 08. 18 10:47)
2023. 08. 18 10:47 정치
ㆍ여당 의원, 대안 제시…집회 금지구역 ‘꼼수’ 공방 지난해 5월 1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 전경(사진 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 경호원이 지난해 8월 21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마을로 진입하는 차를 통과시키고 있다. 대통령 경호처는 이날 문 전 대통령 자택 경호 구역을 울타리부터 최장 300m까지 확장, 재지정했다. / 청와대사진기자단·연합뉴스 “세상에 이런 사고를 하는 게 우리 국회에서도 가능한지 정말 납득할 수가 없다. 그냥 폐기해 버리는 게 맞다.” 지난 2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당시 야당 간사인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이다. 기 의원이 “폐기”해야 한다고 지적한 대상은 안건으로 상정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이다. 집회를 원천 금지하는 장소에 ‘대통령 집무실’과 ‘전직 대통령 사저’ 주변을 새로 추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통과시킨 뒤 체계·자구 심사를 위해 법사위로 이송됐다. 집회 금지 장소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행안위 논의 단계에서부터 논란이 됐다. 대통령 집무실도 문제이지만 특히 헌법적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전직 대통령의 사저 부분은 위헌 소지가 훨씬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사위는 이 집시법 개정안을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법안심사소위원회에 부쳤다. 그런데 지난 6월 개최된 법안심사소위에서 뜻밖의 대안이 거론됐다. ‘전직’ 대통령 사저 대신 범위를 좁혀 ‘직전’ 대통령 사저로 한정하는 방안이다. 이 제안은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 의원이 내놓았다. 시민사회에서는 “국회에서 이런 논의가 이뤄지는 게 어이없다”는 반응과 함께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직 대통령 사저’ 본격 논의되나 국회 행안위는 지난해 12월 1일 여야 합의로 집시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대통령 집무실’과 ‘전직 대통령 사저’의 주변 100m 이내에서 아무런 예외 없이 집회를 금지토록 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집회의 자유를 후퇴시키는 개악”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집회 금지 장소가 점차 축소돼온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법안이라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입법 거래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집시법 개정안은 국회 법사위로 이송됐고, 지난 2월 16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당시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냉소적인 태도를 보였다. 기 의원은 “행안위가 무슨 생각으로 이 법안을 여야가 합의해 이쪽으로 올려놨는지 모르겠다”라며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세상에 이런 사고를 하는 게 우리 국회에서도 가능한지 정말 납득할 수 없다”라며 “더 이상 토론하고 싶지 않다. 그냥 폐기해 버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법사위는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서 이 법안을 보다 심도 있게 논의키로 했다. 이에 법안심사소위는 지난 6월 15일 집시법 개정안을 다뤘다. 소관 부처인 경찰청의 조지호 차장은 ‘대통령 집무실’ 부분에는 찬성 의견을 냈다. 다만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할 우려가 없는 경우’ 등 집회가 가능한 예외 사유를 추가해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앞서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대통령 관저와 국회의장 공관의 주변 100m 이내에서 무조건 집회를 금지하는 조항을 두고 잇따라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점을 고려한 것이다. 반면 조 차장은 전직 대통령 사저 부분은 기존처럼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전직 대통령은 헌법적 기능 등을 수행하지 않기 때문에 집시법을 통해 보호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견해는 앞서 행안위의 검토보고서에도 담긴 바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 3월 15일 국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 박민규 선임기자 그러자 소위원장인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대안을 제시했다. 바로 ‘전직 대통령 사저’를 ‘직전 대통령 사저’로 대체하는 것이다. 정 의원은 “(전직 대통령의) 사저와 관련한 부분은 행안위에서 여야가 합의해 통과시킨 것”이라며 “혹시 직전 대통령 정도로 수정하는 건 어떤지 위원님들께서 고려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어느 정부든 대통령 퇴임 직후에 사저 주변에서 집회가 있을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라며 “직전 대통령이 아니면 국민의 관심에서 조금씩 멀어지기 때문에 모든 전직 대통령 사저를 다 포괄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정점식) 위원장이 제안한 것처럼 직전 대통령(은) 논의 가능하다고 본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의원은 다만 전직 대통령에게는 헌법적 기능이 없기 때문에 그 사저와 현직 대통령 집무실을 별개로 다뤄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전직 대통령, 특히 직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여러 가지 사회 통합적 기능이나 정치적 기능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그런 측면에서 그 공공성을 가벼이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소위는 추후 ‘직전 대통령 사저’ 방안을 다시 논의키로 했다. 정점식 의원은 위원들에게 다음 회의 전까지 전문위원실에 의견을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법사위 전문위원실 관계자는 “아직 의견이 온 건 없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직전 대통령 사저’ 수정안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정무적으로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견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했다. “특별한 계급 부여하는 것” ‘전직’을 ‘직전’으로 변경하는 수정안이 국회에서 등장한 것을 두고 시민사회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기본적으로 전직 대통령 사저 주변을 집회 금지구역으로 설정하는 건 대통령 집무실보다 위헌성이 짙은 데다, 여기서 직전 대통령으로 좁히는 건 특정인에게만 특혜를 주는 꼴이라는 비판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직전 대통령으로 한정하는 건 단 한 사람을 위한 것”이라며 “전직 대통령들은 대통령경호법에 따라 경호를 받으면 되는 것이지, 집회를 통한 시민들의 비판에서까지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는 “일반인인 전직 대통령의 사저 주변 집회를 금지하는 건 그에게 특별한 계급을 부여하는 것과 같다”라며 “사저 주변의 특별한 사례를 일반화해 집시법 자체를 뜯어고치겠다는 것은 민의를 대변하고 기본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해야 하는 국회에서 추진할 방안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제안을 한 국민의힘 의원도 문제이고, 특히 판사 출신에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민주당 의원이 여기에 맞장구를 쳤다는 게 더 황당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대통령 집무실 앞을 집회 금지구역에 포함하는 조치를 관철하기 위해 민주당에 이런 대안을 제시했다는 해석도 있다. 랑희 공권력감시대응팀 활동가는 “국민의힘이 바라는 대통령 집무실 주변의 집회 금지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찬성할 수 있는 직전 대통령 사저도 함께 끼워 넣으려는 것”이라며 “여야가 각자의 대통령을 위해서 ‘주고받기’를 하는 것이다. 의원들이 자기 이익만을 챙기는 나쁜 거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5월 10일 공권력감시대응팀 소속 활동가들이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개최하겠다고 신청한 집회가 불허되자 삼각지역 인근에서 집회의 자유를 촉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문 전 대통령 퇴임 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주변에서는 극우단체의 집회·시위가 지속됐다. 특히 밤새 소음에 시달린 이곳 주민들이 상당한 피해를 호소했다. 그럼에도 사저 주변의 평온을 유지하기 위한 다른 방법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점도 반대 논거로 언급된다. 현행 집시법으로도 심각한 소음 피해를 주면 제재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경호법에 근거해 사저 주변의 경호 범위를 확대할 수도 있다. 실제 대통령 경호처는 지난해 8월 문 전 대통령 사저 인근의 경호구역을 넓혀 사저 주변 300m 이내에서 집회가 금지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조지호 경찰청 차장은 지난 6월 15일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 참석한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의 사저 주변 상황을 두고 “경호구역으로 설정을 하고 경호구역 내에서는 직접적인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라며 “경호구역으로 설정되기 전과 후의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현재는 비교적 안정돼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대통령 집무실 주변을 집회 금지구역으로 두는 것 또한 비판 대상이다. 이지은 선임간사는 “시민의 뜻을 충분히 받들어서 정책에 반영하고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대통령 집무실 주변도 시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열려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 5월 대통령실이 용산에 들어선 이후부터 ‘대통령의 관저=집무실’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대통령 집무실 주변 100m 이내 집회에 금지를 통고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건의 가처분 신청 사건과 지난 1월 본안 소송에서 법원은 대통령의 관저와 집무실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는 부당하다는 것이다. 경찰은 항소했고, 대통령 집무실 주변 집회 금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청은 또한 집시법상 주요도로에 대통령 집무실 앞을 지나는 ‘이태원로’를 추가하는 내용의 집시법 시행령 개정도 추진 중이다. 집시법은 차량 소통을 이유로 주요도로에서의 집회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다. 이태원로가 주요도로에 포함되면 경찰이 교통 혼잡을 핑계로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를 원천 금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를 막기 위해 국회의 입법권과 정부의 행정권이 총동원되는 양상이다. 그나마 사법부만 이를 견제하는 모습이다.
[표지 이야기]“지금 홍콩은 침몰 직전 타이태닉호와 같다”(2020. 06. 05 16:48)
2020. 06. 05 16:48 국제
5월 22일 에이미는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중국 전인대에 ‘홍콩 국가보안법 결의안 초안’이 제출됐기 때문이다. 몇 시간째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게시물을 확인했다. 그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사람들은 시위에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에이미는 홍콩에서 나고 자랐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그는 현재 독일 방송사와 일한다. 홍콩 국가보안법이 통과되면 중국 정부가 직접 홍콩에 기구를 설치해 법을 집행할 수 있다. 홍콩인이 중국 본토 법원에 넘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이 법은 ‘외국 세력이 어떤 방식으로든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는데, ‘개입’은 매우 자의적이어서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 국가보안법이라니, 이런 일이 ‘다시’ 이렇게 빨리 일어날 줄 몰랐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한 직후, 홍콩 정부는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열일곱 살이었던 에이미는 친구들과 함께 거리로 나갔다. 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국가보안법 제정을 반대했다. 결국 입법은 보류됐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내일부터 사람들은 거리로 나올 것이다. 에이미는 다가오는 주말에 일어날 일을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와 장비를 챙겼다. “이번 발표는 사실상 중국 정부가 ‘일국양제(하나의 국가, 두 개 체제)’에 종말을 고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자유 역시 종말이다.” 중국은 1997년 홍콩 반환을 위해 ‘일국양제’를 내세웠다. 150년 동안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에 갑자기 사회주의를 도입하기는 어려웠다. 중국이 50년간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은 갖되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해 자본주의와 기존 생활방식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이제 23년이 지났다. 하지만 많은 홍콩 시민은 이 ‘고도의 자치권’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2003년 홍콩 정부가 추진하려 했던 국가보안법과 지난해 추진했던 범죄인인도개정법안(송환법)이 그 증거다. 송환법 추진 당시 700만 홍콩 인구 중 200만 명이 거리로 나왔고, 90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체포됐다. 이 규모는 중국으로 송환돼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홍콩 시민에게 얼마나 큰 공포였는지를 드러낸다. 홍콩 정부는 송환법을 철회했다. 실제 2015년 중국 지도부를 비판적으로 다룬 책을 판매하던 퉁뤄완 서점 관계자 5명이 차례로 실종됐다. 이듬해 3월에야 홍콩에 돌아온 서점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당국에 연행돼 5개월 동안 독방에 감금됐다고 말했다. 이후 해당 서점은 대만으로 ‘이주’했다. 5월 24일 전인대 발표 이후 처음으로 맞는 일요일이다. 에이미의 예상대로 코즈웨이 베이에서 오후 1시에 집회를 연다는 공지가 떴다. 코즈웨이 베이는 홍콩 최대의 쇼핑가다. 에이미는 촬영 장비를 들고 일찍 집을 나섰다. MTR(지하철) 플랫폼과 시내 곳곳에서 10명가량의 경찰이 집단으로 다니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멈춰 세우고 검문을 하고 있었다. 12시 40분, 골목 곳곳에서 사람들이 나왔다. 골목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 “하나도 빠지지 않고 다섯 가지 요구(Five demands, not one less)”라고 외치자 모든 사람이 따라 외쳤다. 놀라운 순간이었다. 다섯 가지 요구는 송환법 철폐,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이중 송환법 철폐만 이뤄졌다. 그렇게 시위가 시작됐다. 동시에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했다. 첫 번째 최루탄이 에이미 바로 옆에서 터졌다. 너무나 익숙한, 하지만 전혀 그립지 않았던 냄새가 났다. 최루탄을 피해 사람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에이미도 뛰었다. 경찰 서너 명이 한 남성을 낚아채 제압한 다음 바닥에 눕혔다. 남성은 에이미와 비슷한 또래거나 더 어려 보였다. 홍콩 경찰은 이날 120여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5월 25일 이날에는 ‘NOT MADE in China(중국산 아님)’라고 적힌 마스크를 판매하는 24세 남성이 체포됐다. 세관은 해당 마스크가 홍콩이나 대만에서 만들어졌을 경우 ‘중국산 아님’ 라벨을 붙일 수 없다고 했다. 체포된 남성은 조슈아웡이 비서장으로 있는 ‘데모시스토당’ 회원이다. 데모시스토당은 정부가 반정부 세력을 억압하기 위해 세관법을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어이가 없다. 타오바오나 SF익스프레스에서 대만과 홍콩은 국내(중국)가 아니다. 항상 해외 배송에 대한 추가 비용을 낸다. 이런 논리라면 대만 상품을 파는 슈퍼마켓 주인들도 모두 체포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정부는 반항적인 청년들을 체포할 구실이 필요할 뿐이니까. 우리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으니까.” 유독 청년들이 시위에 적극적인 데는 정치적 이유만 있는 게 아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세계 최고 수준의 집값, 치솟는 생활비, 중국 본토인과의 취업 경쟁 등 불평등 문제가 특히 젊은이들을 시위로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홍콩의 빈부격차는 20년 넘게 세계 최악 수준이다. 홍콩 통계청에 따르면 분배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1976년 0.429였다. 반환 직전인 1996년 0.518이었던 지니계수는 2016년에는 0.539까지 치솟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니계수가 0.5를 넘으면 ‘폭동이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불평등하다고 본다. 그런데 홍콩의 지니계수는 24년 동안 0.5 이상이었다. 한국의 지니계수는 2018년 기준 0.3485다. 부동산도 불평등의 한 축이다. 미국 컨설팅기업이 세계 92개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홍콩은 10년 연속 집값이 가장 비싼 곳으로 꼽혔다. 이 조사에 따르면 홍콩에서 일반적인 주택을 사려면 20년 9개월 동안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 홍콩의 평균 집값은 123만5220달러(약 14억원)인데, 시간당 최저임금은 4.82달러(약 6000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의 청년들은 미래를 그리기 쉽지 않다. 5월 27일 거리 곳곳에 ‘527 파업(527 Strike)’이라는 그라피티가 쓰이고 스티커가 붙었다. 5월 27일은 전인대 하루 전날. 에이미는 오전 6시에 일어나 입법회와 정부청사가 있는 도심으로 갔다. 이미 경찰이 주변 도로를 봉쇄하고 대형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상태였다. 정부는 병력 3000명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시위가 일어날 수 있을까….” 점심시간이 되자 양복 차림에 넥타이를 맨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다. 한 손에 도시락을 든 채 “시대 혁명, 광복 홍콩” 등의 구호를 외쳤다. 도심에 있는 기업에서 일하는 이른바 엘리트들이었다. 경찰은 최루탄과 후추탄을 발사했으나 이전처럼 심하진 않았다. 대신 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396명이 체포됐다. 경찰이 전략을 바꾼 것 같았다. 경찰서 앞은 친구와 가족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에이미는 16시간 동안 현장을 기록했다. 녹초가 됐지만, 페이스북에 접속하지 않을 수 없었다. 페이스북은 많은 정보가 오가는 공간이다. 많은 사람이 ‘fighting with you, I am so grateful(너와 함께 싸울 수 있어서 감사해)’이라고 쓴 그라피티 사진을 공유하고 있었다. “우리는 작년에 송환법을 중단시켰지만, 사실 나는 이번에 국가보안법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희망이 별로 없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바쁜 상황에서 중국 남부의 작은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에 누가 관심을 가질까? 그럼에도 우리가 함께 싸우고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5월 28일 결국 전인대는 5월 28일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다. 찬성 2878표, 반대 1표, 불참 6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 입법회에서 단기간에 국가안보 수호 관련 입법을 마무리하기 어려운 것을 고려할 때 전인대가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킨 것은 필요하고 긴박했다”며 “홍콩에 대한 국가의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캐리 람 장관은 대표적인 ‘친중파’다. 그는 정무장관 시절,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혁명’(2014년)을 진압하는 데 앞장서 중국 중앙정부의 눈에 들었다. 지난해에는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로 시진핑 국가주석을 꼽았는데, 당시는 송환법을 반대하는 시위가 한창일 때였다. 하지만 캐리 람의 발언과 달리 홍콩 시민은 패닉에 휩싸였다. 이날 각종 홍콩사이트 검색어 1위는 ‘해외 계좌 개설하는 법’, ‘쉬운 해외 이민 방법’, ‘해외 이민 요건’ 등이었다. 에이미는 알아보지도 않았는데 유럽 시민권을 얻는 방법을 알게 됐을 정도로 해외에 있는 친구들로부터 홍콩의 미래를 걱정하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탈홍콩’은 홍콩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등장했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 4만 2000여 명이 홍콩을 떠났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두고도 중산층 계급에서 이민이 잇따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6월 3일(현지시간)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강행할 경우 영국 이민법을 개정해 수백만 명의 홍콩인에게 시민의 길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에이미는 아이가 있는 친구들에게 ‘얼른 홍콩을 떠나라’고 권한다. 그 역시 이민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홍콩과 같은 도시는 홍콩 말고는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제 내게 홍콩을 떠나는 건 선택지가 아니다. 이 도시가 함락되면 나는 차라리 같이 함락되는 편을 택하겠다.” 6월 4일 6월 4일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 31주기다.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는 1990년부터 해마다 톈안먼 시위 희생자 추모 집회가 열렸다. 이는 중국 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추모 집회다. 지난해 추모 집회에는 18만 명이 모였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집회가 불허됐다. 3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홍콩 정부는 3000명이 넘는 경찰을 배치했다. 이런 소식을 듣고 또 직접 마주하면서도 에이미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실감 나지 않는다. 그는 지금 홍콩의 상황이 마치 ‘타이태닉호’ 같다고 표현했다. “우리는 이 배가 가라앉을 걸 안다. 하지만 모든 게 평소와 다름없어 보이고 오케스트라는 계속 연주를 하고 있다.” 그래서 이 모든 게 헛수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자신이 촬영한 영상 중 어떤 것도 방송에 사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지겹고 지겨운 홍콩의 시위 이야기’ 중 하나일 테니. “하지만 항의하는 거 말고 우리가 할 수 있을 게 뭘까. 나도 기록을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 에이미는 촬영 장비를 챙겨 빅토리아 공원으로 향했다. 5월 24일(현지시간) 홍콩 국가보안법에 반대하기 위해 시내 중심가에 모인 사람들 / wikimedia 홍콩에 거주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에이미가 촬영 장비를 들고 웃고 있다. / 에이미 제공 홍콩 도심 거리에 스프레이로 ‘일국양제 명존실망?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하나의 국가, 두개의 체제는 이름만 존재하고 실제로는 없다는 의미다. / 에이미 제공
표지 이야기
[·환경보건시민센터 공동 기획 가습기 살균제 참사 기록 ‘엄마, 숨이 안 쉬어져’](4) 3단계 판정자들은 ‘깨지기 직전 유리그릇’
[·환경보건시민센터 공동 기획 가습기 살균제 참사 기록 ‘엄마, 숨이 안 쉬어져’](4) 3단계 판정자들은 ‘깨지기 직전 유리그릇’(2016. 09. 27 15:22)
2016. 09. 27 15:22 사회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3단계 판정자들과 그 가족들은 많다. 3단계 피해 판정자들은 현재 피해판정을 받은 695명 피해신고자 가운데 110명으로, 정부의 피해구제 대상에 들어 있지 않다. 지난 9월 7일 박영숙·김태종씨 부부는 뜻밖의 손님들을 맞아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가습기 살균제 국회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우원식 위원장 등 더민주 일행이었다. 박씨는 언제 죽음을 맞이할지 모르는 중증 폐손상 질환자다. 벌써 8년째 병마와 싸우고 있는 박씨는 투병과 생활고에 지쳐 제1야당 대표가 아니라 대통령이 찾아와도 자신들의 억울함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산소통에 의지해 겨우 숨은 쉬고 있지만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은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 그들이 가고 난 뒤 일주일 뒤 맞은 추석 명절 때도 여느 사람들이 쇠는 추석다운 추석을 맞이하지 못했다. 박씨의 남편 김태종씨는 자녀들만 데리고 큰 형님네로 추석을 쇠러 갔다. 김씨는 기독교인이라 차례는 지내지 않지만 그래도 명절인지라 형제와 친척들이 모이는 곳에 간 것이다. 형제들도 박씨 건강문제를 늘 걱정하지만 2014년 정부 1차 조사·판정 때 3단계 등급을 받았기에 1단계와 2단계 피해 판정자들이 받는 생활급여나 의료요양비, 간병비 등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서울시내 가정을 추천해달라고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요청해와 박씨 가정을 추천하면서 2013년 여름 서울 강서구에 있던 박씨 빌라를 방문해 안타까운 사연을 들으며 조사하는 내내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던 나로서도 이들 부부와 아이들을 만났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어려서부터 기관지확장증을 앓았던 박씨는 숨을 쉬면 쌕쌕거리고 환절기 때만 되면 호흡기가 좋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씨는 아내를 위해 가습기를 많이 사용했다. 가습기에 세균이 문제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던 차에 마트에서 우연히 애경 가습기메이트를 보고 좋아하며 이를 사다가 사용했다. 그것이 불행의 씨앗이었다고 김씨는 굳게 믿고 있다. 박씨는 교회 성가대에서 소프라노 파트를 맡고 있었다. 2008년 7월 27일 일요일 성가대 활동을 하러 교회에 가는 도중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느껴 가다말고 동네 병원에 갔다. 의사는 엑스레이를 찍어보더니 “이런 폐로는 어디에 가든 죽습니다”라며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큰아들은 놀라 울먹거렸다. 이튿날 신촌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갔다. 그곳에서 죽음 일보 직전 전기충격기로 간신히 살아났다. 임종을 준비하라는 말을 가족은 들었다. 155㎝ 정도로 키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몸무게가 한때 35㎏까지 내려갔다. 그때부터 박씨 가정에서는 평온함이 사라졌다. 지난 7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3단계 피해 판정을 받은 박영숙씨의 집을 방문해 위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 지원 단 한 푼도 받지 못해 오랫동안 고등학교 온라인 학습을 위한 e러닝 프로그래밍과 데이터 입력 일을 해왔던 부부는 더는 그 일을 할 수 없었다. 자녀들을 고등학교, 대학교에 보내기 위한 학비에다 막대한 의료비에 벌어놓은 돈과 집 담보대출로 빌린 돈을 쏟아붓다 부부는 모두 신용회복과 개인회생 대상자로 전락했다. 지금은 개인화물 배송 일을 하는 김씨는 번 돈 가운데 55만원을 다달이 개인회생 자구비로 갚고 있다. 박씨의 건강은 좋아지지 않았다. 2008년 이후 2014년까지 무려 아홉 차례나 세브란스병원과 집에서 가까운 편인 홍익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김씨는 생활이 워낙 어렵다 보니 아내의 몸이 약간만 좋아지면 일반병실로 보내달라고 의사를 조른다. 박씨는 중환자실에 함께 있던 동료환자가 죽어나가는 것을 볼 때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주는 정신적 충격을 호소했다고 한다. 이런 것들이 중환자실을 어떻게 해서라도 떠나겠다는 조급증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그러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의료진과 마찰을 빚기도 하고 서로 감정의 골이 파이기도 했다. 그들의 가정형편을 속속들이 알 수 없는 의사는 의료적인 관점에서만 환자를 바라보게 마련이다.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 제도로 박씨를 보듬어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김씨는 화물을 배송하러 멀리 지방으로 자주 내려가기 때문에, 그리고 자녀들은 모두 대학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박씨를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은 큰 걱정거리 하나를 덜어주는 일이었다. 2014년부터 장애등급 판정을 받아 한 달에 48시간 식사·청소 등 보조서비스를 받고 있다. 박씨에게는 폐 이식 외에는 달리 건강을 회복할 방도가 없다고 의사들은 말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에게 폐 이식은 언감생심이다. 폐 이식에는 1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삼시세끼 챙겨 먹기도 힘든 판에 신용회복 대상자로서는 꿈도 꾸지 못할 그림의 떡과 같다. 설혹 무슨 수를 써서 이식수술 비용을 마련한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수술을 받을 수 있을 만한 건강수준이 못 된다. 대수술을 받으려면 어느 정도 몸이 받쳐줘야 하는데, 40㎏ 안팎인 몸 상태로서는 어렵다는 게 의사들의 설명이다. 돈과 건강 모두 해결돼야만 이식수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폐 이식수술은 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박씨는 정말 힘든 나날을 보냈다. 문을 꼭 닫아놓고 에어컨을 틀면 혹 폐렴이나 냉방병에 걸릴까봐 그러지를 못하고 문을 열어 놓은 채 에어컨 앞에서 하루 종일 보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얼굴은 늘 퉁퉁 부어 있는 부종 상태였다. 2013년 8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추모대회에서 최주완씨가 국화를 헌화하고 있는 모습. / 환경보건시민센터 기저질환자, 인과관계 가능성 낮게 판정 김씨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3단계 판정을 받은 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기저질환, 즉 이미 질환을 지니고 있던 사람이 증상이 악화한 사례라고 알고 있었다. 가습기 살균제가 몸이 건강한 사람에게도 치명적 악영향을 끼쳤는데, 호흡기 등 기존 질환자에게는 당연히 더 심하게, 더 쉽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판정기준과 판정위원들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는 비단 박·김씨 부부만의 사연은 아니다. 자신들은 분명 피해자라고 여기지만 전문가와 정부는 증상 또는 질환과 가습기 살균제 사용의 인과관계 가능성이 낮다고 보아 3단계 판정을 받은 사람과 그 가족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불만이자 고통이다. 9월 21일 저녁 김씨와 다시 전화 인터뷰를 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한마디가 3단계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몸과 마음의 상처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아내의 건강과 가정형편을 한마디로 표현해달라고 하자 “깨지기 직전의 유리그릇과 같다”고 말했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후벼 파는 짧은 울림이었다.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3단계 판정자들과 그 가족들은 많다. 최주완씨도 이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2008년 원인미상 간질성 폐질환으로 아내를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먼 곳으로 떠나보냈다. 아내 김영금씨(당시 51세)도 박씨처럼 갑자기 간질성 폐질환이 오기 전에 이미 2005년 대학병원에서 자궁근종 제거수술을 받은 병력이 있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김씨는 수술 뒤 몸이 그럭저럭 회복되자 힘든 식당일이었지만 손사래를 칠 수가 없었다. 최씨는 택시기사로 일했다. 교대근무를 해가며 새벽에 집에 들어오기도 하고, 낮을 밤으로 삼아 집에서 수면을 취하는 등 불규칙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물혹 제거수술 이후 건강에 부쩍 신경을 썼던 아내는 가습기 살균제를 사다가 밤에 잘 적에 가습기에 사용하고 있었다. 아내는 2007년부터 자주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기침을 하면 대개 감기라고 보통 사람들이 여기듯이 최씨도 감기려니 생각했다. 아내는 그해 6월 처음에는 동네 내과를 갔다. 나중에는 호흡이 가빠졌다. 덜컥 겁이 났다. 2008년 2월 증상이 심해져 고대구로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며칠 만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의사들도 급성 간질성 폐렴은 나을 수도 있고 못 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의료지식이 없던 그는 이게 어떤 병인지 알지 못했다. 아내가 그동안 호흡기 쪽으로는 문제가 없었기에 웬 날벼락인가 생각했다. 약도 잘 듣지 않았다.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까지 받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아내는 중환자실에서 한 달 조금 넘게 버티다 생명줄을 놓았다. 최씨는 아내의 허망한 죽음에 망연자실하며 지낼 수도 없었다. 아직 제 밥벌이를 할 나이가 아닌 아들과 딸이 있기 때문이었다. 택시를 몰기 때문에 그는 라디오를 자주 들었다. 2011년 9월 라디오에서는 가습기 살균제가 많은 어린이와 여성들의 목숨을 앗아간 원인이며,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 중단·회수한다는 뉴스가 자주 흘러나왔다. 최씨는 순간 아내가 사용했던 옥시싹싹 가습기 살균제 병을 방에서 본 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자신의 아내도 그 피해자일 수 있겠다고 여겼다. 그 뒤 최씨는 환경보건시민센터가 기획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배상 및 옥시 사과 요구 1인 시위에 2012년부터 근무시간 틈틈이 자주 얼굴을 보였다. 피해자와 가족 모임에도 거의 빠지지 않고 가장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활동가로 널리 알려졌다. 그래서 한때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나는 그때부터 그를 몇 차례 보았다. 그리고 내가 방문할 가습기 살균제 피해신고자 노출환경조사 대상 가정에 최씨가 포함됐다. 2013년 7월 서울 목동에 있던 18평짜리 최씨의 임대아파트에 찾아가면서 살균제를 사용하게 된 경위와 아내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비극적 사연과 함께 그의 삶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내가 조사자로 간다고 하니 최씨는 일부러 저녁시간을 비워두었다. 집 부근에서 삼겹살에 소주를 한 잔 곁들였다. 아내가 숨진 뒤 아들이 비뚤어져 속을 썩이는 일 등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쉽지 않은 속내를 털어놓았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당한 가정이 겪고 있는, 차마 말할 수 없는 또 하나의 고통이다. 지난 3월 서울지검 앞에서 옥시레킷벤키저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최주완씨(왼쪽)와 필자. / JTBC 방송 화면 정부의 판정결과통보서 받고 충격 최씨 또한 다른 3단계 판정을 받은 가정처럼 정부가 보내온 판정결과통보서를 받아들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충격 탓인지, 판정에 대한 분노 탓인지 어느 날부터 그는 길게 수염을 기르고 시위나 기자회견 현장에 나왔다. 텁수룩한 하얀 수염을 길게 한 그의 모습은 언론사 사진기자의 스포트라이트를 자주 받기도 했다. 그의 모습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의 상징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 생체리듬이 깨지기 일쑤고, 고된 택시운전 일을 하려니 몸과 마음이 잘 따라주지 않았다. 2년 전부터 몸이 정상이 아니었다. 한동안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올 들어 다시 그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런 대로 건강을 회복해 피해자 활동에 다시 적극 참여하고 있다. 최씨는 자신의 가정 사연도 사연이지만 자신보다 더 지켜보기 고통스런 사연을 지녔거나 삶을 살고 있는 3단계 혹은 4단계 피해 판정자 가정을 볼 때마다 안타까워하곤 한다. 아내 사례가 피해구제를 받지 못하더라도 그들만이라도 해결해 줄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하고 바라는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 특히 아이를 잃었거나 젊은 나이에 아내를 잃고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는 피해자 가족을 보노라면 자신의 사례를 결코 앞에 내세울 수 없다고 한다. 이들처럼 3단계 피해 판정자들은 현재 피해판정을 받은 695명 피해신고자 가운데 110명으로, 정부의 피해구제 대상에 들어 있지 않다. 이들은 건강피해와 가습기 살균제 사용의 관련성이 없다고 판정을 받은 것은 아니다. 만약 정부가 가해기업들을 상대로 구상권 행사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피해구제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집단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그럴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환경부는 폐 이외 질환에 대한 판정기준도 새로이 마련하겠다며 내년 2월까지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하지만 그 결과가 나오고 이를 토대로 비염이나 천식 등에 대한 판정기준을 새로 마련한다 하더라도 3단계 판정자는 다수 나오게 마련이다. 폐 이외 질환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대상 질환을 확대하더라도 3단계 판정자는 과연 피해자냐 아니냐의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 그렇다면 3단계 피해 판정자에 대해서는 1단계와 2단계 피해 판정자에게 주는 피해구제 지원의 일정 비율로 보살펴주는 것도 깊이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뛰어난 과학자나 의학자라 할지라도 단계를 완벽하게 구분 짓는 일을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3단계 피해자를 껴안는 것이야말로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길로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엄마, 숨이 안 쉬어져’
총선 직전 선거구 획정 ‘고질병’ 언제 고치나(2015. 08. 24 16:20)
2015. 08. 24 16:20 정치
ㆍ16대부터 총선 때마다 반복… 인구비례에 맞지 않는 선거 계속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국민들의 투표와 실제 국회의원 의석수가 일치하지 않는 대표적인 나라다. 정치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지난 7월 참여연대의 설문조사에서 대다수는 시급한 정치개혁의 과제로 비례대표 확대와 의원수 증가를 꼽았다. 하지만 국회의원 의석수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지역구에서도 민의가 제대로 대변되지 못하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한국의 지역구는 수도권이 과소 대표되고, 농어촌지역이 과대 대표되는 양상을 보여 왔다. 이정섭 전북대 쌀삶문명연구원 전임연구원의 2012년 연구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도농 격차가 커진 최근에 불거진 문제가 아니라 수십년간 지속된 문제다. 이 연구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이후 실시된 1963년 제6대 총선부터 지역간 불균형 현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한다. 야당이 강세를 보인 수도권에는 적은 의석수를 배치하고, 여당인 공화당이 압도적 지지를 받는 영남권에 많은 의석수를 배치하는 식으로 선거구가 획정됐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지역간의 불균형은 1995년까지 계속된다. 이촌향도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선거구 획정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1973년 9대 총선부터 1992년 14대 총선까지 인구가 가장 많은 선거구와 적은 선거구의 편차는 4.6~5.8대 1에 이르렀다. 7월 27일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공직선거법 심사소위에서 의사봉으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 권호욱 기자 산적한 현안 50일 이내 처리 쉽지 않아 1996년 15대 총선을 1년여 앞두고 구성된 선거구획정위는 “평등선거의 원칙과 의원들의 국민 대표성을 보장하겠다”며 선거구 최소 인구 7만명, 최대 인구 30만명의 기준을 제시했다. 과거보다 아주 조금 나아진 수준이다. 1995년 12월 헌법재판소는 이 획정안을 위헌으로 결정하고, 인구수 편차를 4대 1 이내로 조정할 것을 주문했다. 결국 최종적인 15대 총선 선거구 획정은 총선을 3개월도 채 남기지 않은 1996년 1월 24일에 확정됐다. 이후 매번 총선 때마다 선거 직전에 선거구 획정이 확정되는 일이 반복됐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구획정위는 매년 총선 1년 전까지(20대 총선은 예외적으로 6개월 전까지)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후 국회에서의 토론을 거쳐 획정안이 확정된다. 그러나 위헌 판결을 받기 전 15대 총선 선거구획정위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이런 원칙을 지킨 적이 없었다. 16~18대 총선 때는 획정안 자체가 총선을 두 달여 남기고 국회 본회의에 넘어왔다. 19대 총선 때는 선거 5개월 전인 2011년 11월 선거구 획정안이 제출됐으나, 축소 대상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로 선거를 한 달여 앞둔 2012년 2월 27일에 수정된 획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현재 선거구를 획정하는 법적인 잣대는 공직선거법 제25조다. 해당 조항은 다섯 가지 기준(인구, 행정구역, 지세, 교통, 기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법적인 기준이 추상적인 데다가 선거구 획정위가 그동안 국회 산하에 있어 국회의원들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선거구 획정위가 안을 만들어 와도 국회에서 자기 입맛대로 고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시간이 더욱 지체됐다. 18대, 19대 국회에서 선거구획정위원을 지낸 손혁재 수원시정연구원장은 국회가 획정위의 결론을 무시한 사례를 이야기했다. 손 원장은 “2011년에 인구가 상한선을 초과한 8곳은 분구하고, 하한선에 미달한 5곳은 통합하는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국회에서 무시됐다. 획정위가 통합 대상으로 했던 5곳은 단 1곳도 통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의원 정수를 늘리지 않기 위해 꼼수를 쓴 정황도 있었다. 손 원장은 “경기도 수원시와 충남 천안시는 인구 상한선을 넘었지만 선거법을 바꿔 분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은 같은 구·시·군에 속한 행정단위는 가급적 선거구를 나누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2011년 국회는 ‘구’라는 규정을 ‘자치구’로 바꾸고 경기도 수원시, 충남 천안시의 선거구를 기묘하게 획정했다. 2012년 1월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개특의 회의장 앞에서 일부 지역주민들이 선거구 분구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의원 정수 문제 전향적으로 검토 필요” 현재 수원시 병 선거구는 인구수를 맞추기 위해 수원시 팔달구에 권선구 일부를 갖다 붙였다. 광역단체인 서울특별시에 속한 강남구는 자치구지만, 기초단체인 경기도 수원시에 속한 권선구는 자치구가 아니다. 원칙대로라면 인구 35만명에 달하는 수원시 권선구는 2개의 선거구로 나눠야 한다. 하지만 국회의원 정원을 맞추기 위해 일부 동을 팔달구에 붙인 것이다. 이 외에도 평등선거에 어긋나는 선거구 획정 예시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대전광역시의 인구는 약 155만명이며, 울산광역시는 약 117만명이다. 하지만 배정된 의석수는 똑같은 6석이다. 광주광역시의 인구는 약 149만명이지만 8석이 배정돼 있다. 기초단체이기는 하나 경기도 수원시는 울산광역시와 인구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의석수는 4석에 불과하다. 반면 경기도 안산시는 올해 7월 기준으로 인구수가 70만여명이지만 선거구 수는 수원시와 같은 4곳이다. 지난해 헌재 결정으로 손봐야 할 지역구도 한두 군데가 아니다. 최대·최소 인구 선거구의 격차를 2대 1로 했을 경우 경기도 16곳, 인천광역시 4곳, 서울특별시 3곳의 선거구가 상한 인구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에는 하한 인구수를 미달한 선거구가 많았다. 경상북도 6곳, 전라북도 4곳, 전라남도 3곳, 부산광역시 2곳의 선거구를 조정해야 한다.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은 오는 10월 13일이다. 하지만 위에 언급된 산적한 현안을 50일 이내에 다 처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정치가 민의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헌재는 세 차례에 걸쳐 인구 편차를 조정하라고 결정했다. 1995년에는 4대 1, 2001년에는 3대 1, 지난해에는 2대 1의 기준을 제시했다. 박대규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에 따르면 헌재의 지속적인 선거구 획정 기준 결정은 헌법 41조 1항에 따른 것이다. 헌법 41조 1항은 국회의원 선거의 4대 원칙(보통, 평등, 직접, 비밀)을 서술한 것이다. 물론 일부 헌법재판관들은 지역 대표성 등을 감안해 도시 선거구와 농어촌 선거구를 분리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이는 늘 소수의견에 그쳤다. 지난해 10월 30일 발표된 헌법재판소의 공직선거법 위헌 확인 결정문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를 구성함에 있어 국회의원의 지역 대표성이 고려돼야 한다고 할지라도 이것이 국민 주권주의의 출발점인 투표가치의 평등보다 우선시될 수는 없다. 특히, 현재는 지방자치제도가 정착되어 지역 대표성을 이유로 헌법상 원칙인 투표가치의 평등을 현저히 완화할 필요성이 예전에 비해 크지 아니하다.” 손혁재 원장은 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고정한 상태에서 지역구를 맞추다 보니 필연적으로 잡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손 원장은 “인구비례로 선거구를 획정하면 도시 선거구는 계속 늘어나고 농촌 선거구는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 표의 등가성을 중시하다 보면 지역 대표성을 확보하는 문제가 어려워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원 정수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정개특위 여태 뭐하고 있었나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는 현행 최대 1대 3으로 돼 있는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 편차를 1대 2로 조정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헌재 결정에 따라 선거구 재획정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불합리한 한국의 선거제도를 전반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여론의 목소리도 거세지면서 국회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설치했다. 올해 3월 18일 문을 연 정개특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선거구 획정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정치개혁의 성과를 내자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선거구 획정 문제는 생각보다 빨리 결정될 것처럼 보였다. 정개특위가 설치되기 이전인 올해 1월 여야 원내지도부는 국회 산하에 있던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국회 외부의 독립기구로 설치할 것에 합의했다. 정개특위에서도 이미 2차 회의 때 선관위 산하에 선거구획정위를 두자는 논의가 있었고, 선거구획정위에서 안을 결정하면 국회에서 그대로 수용하자는 방향으로 토론이 진행됐다. 6월 19일 공직선거법 개정이 통과되면서 선거구획정위의 독립이 법적 근거를 갖추게 됐다.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구 획정위원을 추천해야 했다. 여야의 합의로 7월 13일 선거구획정위원 9명이 확정됐다. 20대 총선의 경우 오는 10월 13일까지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해야 한다. 선거구획정위는 실무적인 기간을 감안하면 늦어도 8월 13일까지는 국회에서 선거구 획정 기준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방식은 현행 공직선거법 25조에 규정돼 있다. 현행법은 “인구·행정구역·지세·교통 기타 조건을 고려”한다는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개특위 공직선거법 심사 소위원회는 좀 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선거구획정위에 제시할 예정이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헌재 결정 대신 농어촌의 특수성을 이해해달라는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 7월 17일 소위 회의에서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은 “지자체 수나 면적에 따른 인구 하한 편차에 예외규정을 두자, 농어촌지역 의원들이 여러 발의를 했는데, 헌재 결정에 논의 대상이 안 된다고 단정하고 넘어가는 게 옳은지”라고 발언했다. 같은 당의 여상규 의원도 같은 자리에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여 의원은 아예 전남, 경남의 농촌지역 도시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여 의원은 “역사성이나 지세, 교통이나 생활권이나 이런 것하고는 동떨어진 그야말로 게리맨더링”이라고 주장했다. 동료 의원들이 “구체적인 지역구는 선거구획정위에서 조정한다”고 제지했지만 여 의원의 발언은 그치지 않았다. 결국 정개특위는 선거구획정위가 제시한 8월 13일까지 의원 정수와 선거구 획정기준을 결정하지 못했다. 선거구획정위는 자체적으로 일단 획정작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물론 정개특위의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국회가 아닌 선관위 내에 선거구획정위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법적으로 국회가 선거구획정위의 안을 수정 없이 표결에 부치도록 했다. 재·보궐선거를 연 1회로 바꾼 것이나,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확인제를 폐지한 것, 지역감정 조장 발언을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하지만 정치개혁의 핵심 과제에 대해 정개특위는 답을 내놓지 못했다. 한국은 주요 선진국 중 국민의 투표와 당선자의 불일치가 가장 심한 나라에 속한다. 그리고 학계에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의원 정수 확대, 비례대표 확대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았다. 일부 야당 의원들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지만 대다수의 정개특위 위원들은 ‘국민정서’를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지어 8월 20일 정개특위는 현행 300명의 의원 정수를 유지하려고 시도했다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결국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만나 8월 말로 예정된 정개특위 활동시한을 11월 15일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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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만료 직전 집주인이 바뀌었다…내 전세금은?
계약 만료 직전 집주인이 바뀌었다…내 전세금은?
2024. 08. 15 09:00 재테크
계약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집주인이 바뀌었다. 내 전세금은? 픽셀이미지 “계약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집주인이 바뀌었습니다. 현재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새 집주인이 이를 책임질 의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전세 계약 종료 후 전세금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을까요?” 주택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후 세입자에게 가장 큰 걱정은 전세금을 안전하게 돌려받는 일이다. 특히, 계약 종료 시점에서 집주인이 바뀐다면 그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세입자가 알아야 할 법적 권리와 절차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14일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유튜브 채널 ‘법도TV’를 통해 “주택 매매로 인해 집주인이 바뀌더라도 새로운 집주인은 이전 집주인의 임대차 관련 권리와 의무를 승계받기 때문에 전세금을 돌려줄 의무도 함께 승계된다”며 “세입자는 기존 계약 조건과 동일하게 새로운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회수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세입자는 집주인 변경 시 계약 승계를 거부하고 기존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반환받을 권리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택 임대차보호법 제3조 4항에 따르면 ‘임차주택의 양수인(새 집주인)은 임대인(기존 집주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 즉 주택 매매로 인해 집주인이 변경되면, 새로운 집주인은 이전 집주인의 임대차 관련 권리와 의무를 승계받는다는 의미다. 따라서 세입자는 계약 만료 시 새로운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엄 변호사는 “세입자는 집주인의 주택 매매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계약이 승계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며 “쉽게 말해 세입자는 새로운 집주인과 임대차 계약이 유지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하고, 기존 집주인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례[98마100]에 따르면, 주택이 양도된 경우 임차인이 임대차의 승계를 원하지 않는다면 이의를 제기하여 기존 집주인과의 임대차 관계를 해지할 수 있다. 이 경우 세입자는 기존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반환받을 권리가 있다. 또한 계약 해지 후에도 세입자는 기존 집주인이 전세금을 반환해줄 때까지 대항력 행사를 통해 기존 주택에 거주할 수 있다. 계약 승계를 거부하려면, 세입자는 새로운 집주인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서면 통지를 보내야 한다. 이 통지에는 계약 해지 의사와 전세금 반환 요구가 명확히 기재되어야 한다. 이후 기존 집주인과의 협의를 통해 전세금 반환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한편 세입자가 새로운 집주인으로의 승계를 거부하지 않고 그대로 해당 주택에 거주하기를 원한다면, 새 집주인은 집주인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받기 때문에 세입자의 갱신요구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엄 변호사는 “주택 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세입자는 임대차 기간이 종료되기 전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며 “집주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기에 새로운 집주인도 이러한 법적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세입자의 갱신 요구는 집주인이 실거주 사유가 있다면 거절할 수 있다. 새로운 집주인 또한 실거주를 사유로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세입자는 새로운 집주인이 만료로부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실거주 사유로 갱신 요구를 거절한다면 계약은 더 이상 연장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반환받고 이사를 나가야 한다[대법원 2021다266631].
[주말&] 장마 직전 휴일의 나들이 제안, 실내냐 vs 야외냐
[주말&] 장마 직전 휴일의 나들이 제안, 실내냐 vs 야외냐
2023. 06. 23 17:32 레저/여행
‘달리 : 끝없는 수수께끼(Dali : The Endless Enigma)’ 전시 전경. (C) Salvador Dali, Fundacion Gala-Salvador Dali, c/o SACK 2023 (C)TMONET 더위와 장마가 공존하는 주말. 드라이브 겸 다녀올 도심 속 나들이 코스는 없을까. ‘달리: 끝없는 수수께끼(Dali : The Endless Enigma)’전이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 위치한 복합문화예술공간 빛의 시어터에서 진행 중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천재 예술가 살바도르 달리의 독창적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는 ‘기억의 지속(The Persistence of Memory, 1931)’, ‘구체의 갈라테이아(Galatea of the Spheres, 1952)’, ‘레다 아토미크(Leda Atomic, 1947-1949)’ 등 현실과 의식, 환상, 기억의 신비를 혼합해 그림에 세심하게 적용한 카탈루냐 거장의 60여 년의 창작 활동을 소개한다. 전시의 배경이 되는 음악 또한 세심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가득하다. 기술적인 실험을 통해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영국 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사운드트랙은 이성적인 메커니즘을 거부하고 끊임없는 실험을 거듭한 달리의 작품과 초현실주의적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한 환상적인 상상력을 공유한다. 지안프랑코 이안누치 아트디렉터는 20세기 예술과 음악의 상징적인 두 아이콘을 한데 모아 이들의 초현실주의적인 접점을 표현하고자 했다. 또한 빛의 시어터는 스페인의 상징적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가우디: 상상의 건축가(Gaudí : The Architect of the Imaginary)’를 기획 전시로 선보인다. 기획 전시는 가우디의 특별한 작품들을 따라 관람객들을 꿈 같은 여행으로 초대하며 가우디의 건축물에 내리쬐는 햇빛의 궤적을 따라 가우디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작력의 세계로 안내한다. 가우디 건축물의 쌍곡선 아치, 비스듬한 기둥, 물결형의 외벽이 눈앞에 나타나며 유기적인 패턴으로 이루어진 세라믹 모자이크가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이외에도 컨템포러리 아트 작품인 ‘또 다른 정원’ 등 다양하고 폭넓은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서울랜드가 여름을 맞아 ‘2023 썸머 워터워즈’로 물량 공세를 펼친다. 서울랜드는 때 이른 폭염특보 발령 등 무더위가 예보된 가운데 여름 대표 콘텐츠인 ‘2023 썸머 워터워즈’를 8월 27일까지 진행한다. 서울랜드 워터워즈는 관람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해 온 여름 대표 축제로, 시원하게 터지는 물대포와 신나는 음악을 함께 즐기는 워터쇼와 가족 뮤지컬 등 다양한 실내외 공연으로 구성됐다. 특히 하루 100t의 물폭탄을 쏟아내는 ‘물(水)’양 공세가 펼쳐지는 ‘워터팝’은 서울랜드 여름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워터팝은 음악과 워터시스템이 인터랙티브하게 펼쳐지는 대규모 워터쇼로, 관람객들에게 이색적인 물놀이 체험을 선사한다. 관람객들은 신나는 음악과 쏟아지는 물 폭탄 속에서 워터파크보다 시원함을 느끼며 여름 무더위를 피할 수 있다. ‘썸머 워터워즈‘ 워터팝을 좀 더 신나게 즐기고 싶다면 물총 싸움에 참여하면 된다. 서울랜드의 물총 싸움은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어린이 관람객의 경우 워터워즈를 즐기기 위해 처음부터 래시가드와 슬리퍼나 워터슈즈를 착용하고 오는 경우도 많다. 물총 싸움용 물총은 소정의 이용료를 지불하고 공원에서 대여할 수 있으며, 개인 물총을 사용해도 된다. ‘썸머 워터워즈‘를 알차게 즐겼다면 여름밤을 화려하게 수놓는 빛과 불꽃놀이의 피날레가 어우러진 ‘루나, 빛의 전설’을 관람할 차례다. ‘루나, 빛의 전설’은 개장 35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SF 블록버스터 야간 공연으로, 지난 4월부터 공연되며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대형 멀티 LED화면을 활용한 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로 구현된 인터랙티브한 액션 장면은 공연의 백미다. 특히 피날레에는 대형 미러볼과 불꽃놀이가 더해져 더욱 화려한 서울랜드의 여름밤을 선사할 예정이다. 불꽃놀이는 매주 주말 및 공휴일 진행된다.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실내 즐길 거리도 마련되어 있다. 지난 5월 새롭게 선보인 신상 어트랙션인 ‘앨리스 원더하우스’와 뮤지컬 ‘애니멀킹덤’이다. 앨리스 원더하우스는 명작 아동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테마로 만들어진 틸트하우스로, 다양한 착시 공간과 미디어아트, 포토존으로 이루어져 소설 속 이상한 나라 속으로 직접 들어간 것과 같은 실감 나는 체험을 제공한다. 또한 ‘애니멀킹덤’은 신비한 정글을 그대로 옮겨낸 화려한 무대와 10여 종 이상의 동물을 표현해낸 스펙터클한 특수효과, 가슴을 울리는 음악과 감동적인 스토리를 담은 가족 뮤지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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