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옵션
닫기
범위
전체
제목
본문
기자명
연재명
이슈명
태그
기간
전체
최근 1일
최근 1주
최근 1개월
최근 1년
직접입력
~
정렬
정확도순
최신순
오래된순

경향신문(총 7,232 건 검색)

1년4개월 만에 손잡은 한중일 외교장관 “한반도 평화는 공동 이익이자 공동 책임”
1년4개월 만에 손잡은 한중일 외교장관 “한반도 평화는 공동 이익이자 공동 책임
2025. 03. 22 15:34정치
... 있다. 연합뉴스 한중일 외교 수장들이 22일 일본 도쿄에서 모여 한반도 평화 유지에 3국이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안철수, ‘대선시 철수 안 하나’ 질문에 “경선 최선 다할 것···윤석열 단일화에 무한책임 느껴”
안철수, ‘대선시 철수 안 하나’ 질문에 “경선 최선 다할 것···윤석열 단일화에 무한책임 느껴”
2025. 03. 19 08:12정치
...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단일화를 한 것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그땐) 더 나은 선택이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MBC...
홍준표 “계엄, 해선 안 될 짓···검사정치 윤석열·못 살게 군 야당 쌍방 책임”
홍준표 “계엄, 해선 안 될 짓···검사정치 윤석열·못 살게 군 야당 쌍방 책임
2025. 03. 19 07:37정치
... 둘 다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쌍방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탄핵 되면 국가기능이 마비돼버린다. 야당의 정치적...
윤석열 탄핵 심판
광주 찾은 이재명 “친위 쿠데타 책임 묻는 일, 죽을힘 다할 것”
광주 찾은 이재명 “친위 쿠데타 책임 묻는 일, 죽을힘 다할 것”
2025. 03. 18 20:43정치
... 대표는 “전두환이 국민이 맡긴 총과 칼로 국민을 찌르고 쏴 많은 사람이 죽었다. (그때) 엄정하게 책임을 묻지 못해서 군사 쿠데타를 기도하는 자가 (다시) 생겼다”며 “헌법재판소는 헌법 수호의 최고...
윤석열 탄핵 심판

스포츠경향(총 1,499 건 검색)

“양민혁, 토트넘의 원더 키드!” 베리발·그레이·무어와 어깨 나란히···토트넘 미래 책임질 재능 5인 선정 “매우 좋은 재능”
“양민혁, 토트넘의 원더 키드!” 베리발·그레이·무어와 어깨 나란히···토트넘 미래 책임질 재능 5인 선정 “매우 좋은 재능”
2025. 03. 22 05:16 축구
양민혁. QPR SNS 양민혁이 토트넘 홋스퍼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유망주 5인에 포함되며 여전히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국 ‘풋볼 런던’은 21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이미 세계 축구 최고의 원더 키드 5명을 보유하면서 그들의 미래를 위한 팀을 꾸리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풋볼 런던’이 언급한 토트넘의 유망주 5명에는 이미 1군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루카스 베리발과 아치 그레이를 포함해 토트넘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초신성 마이키 무어, 그다음으로 양민혁과 루카 부슈코비치가 거론됐다. QPR SNS 양민혁은 당당히 한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풋볼 런던’은 “무어가 토트넘의 주전 선수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앞으로 몇 년 안에 윙어 자리를 놓고 양민혁과 경쟁을 펼쳐야 할 수도 있다”라며 “지난 1월, 한국의 강원 FC에서 토트넘으로 합류한 양민혁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를 떠난 뒤 활약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18세의 양민혁은 QPR 베스트11에 들락날락하고 있으나, 경기장에선 자신이 매우 재능 있는 좋은 선수라는 점을 유감없이 선보였다”라며 양민혁을 평가했다. QPR SNS 양민혁은 지난 1월, QPR로 임대를 떠난 뒤 잉글랜드 무대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있다. 이적 후 곧바로 첫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첫 선발 경기에서 첫 도움까지 기록하는 등 자신의 재능을 QPR 팬들 앞에서 발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위기를 겪고 있다. 연속 선발 출전 기회까지 잡으며 주전으로 도약하던 중 실점 상황에서 빌미를 제공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전반 45분 뛰고 교체 아웃되기도 했고, 처음으로 결장하는 경기까지 생겼다. 하지만 이것 또한 양민혁이 이겨내야 하는 당연한 수순이다. ‘골닷컴’ 그런 가운데 최근 세계 최고 유망주 50인에 포함되며 세계적으로도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골닷컴’이 매년 선정하는 ‘NXGN 50 2025’에서 양민혁은 43위에 오르며 세계 최고 재능 중 한 명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시즌이 끝난 뒤, 거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지에선 토트넘 1군에 합류해 경쟁할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한 시즌 더 임대를 떠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아직은 불확실한 상태다. 그럼에도 토트넘에서 주목해야 하는 최고의 재능으로 꼽히고 있다는 것은 분명 양민혁에겐 매우 긍정적이다. QPR SNS
배우 임철형, ‘언더커버 하이스쿨’ 속 유쾌함 책임지는 맹활약
배우 임철형, ‘언더커버 하이스쿨’ 속 유쾌함 책임지는 맹활약
2025. 03. 21 22:49 연예
방송화면 캡처 배우 임철형이 스크린관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임철형은 영화 ‘1987’, ‘30일’, ‘서울의 봄’, ‘행복의 나라’, 드라마 ‘마이 데몬’, ‘닥터 로이어’, ‘두뇌 공조’, ‘나의 해리에게’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 다채로운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으로 소화해내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임철형은 1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에 훈풍을 불러온 작품 영화 ‘서울의 봄’에서 대통령 경호실장 역 맡아 눈길을 끌었다. 특유의 절제된 카리스마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 극적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었다는 호평을 얻었다. 해리성 정체성 장애 소재를 다루며 안방극장에 짙은 울림과 힐링을 선사한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에서는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인물 윤국장으로 특별 출연해 보는 이들의 분노를 유발하며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임철형의 활약은 현재 진행형이다. 인기리에 방송 중인 M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에서 국정원 국내 1팀 팀장 공 팀장 역을 맡아 국내 4팀 팀장 안석호(전배수 분), 에이스 요원 정해성(서강준 분)과 앙숙 케미를 선사하고 있는 것. 그는 안석호(전배수 분)가 국보급 문화재 반가상유상을 훼손한 채로 가지고 오자 “국내 4팀이 원체 무능하긴 해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겁니다”라고 말하는 등 티격태격 케미를 선보여 극에 웃음을 더하기도. 이렇듯 임철형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어떤 캐릭터든 작품 속 인물로,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인물처럼 생생하게 그려내며 보는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이에 임철형이 앞으로 또 어떤 역할로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건넬지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스경X인터뷰]외인 1명 보유한 키움 선발진, 더 커지는 안방의 책임…키움 김건희 “강민호-양의지 선배처럼 되고 싶어요”
[스경X인터뷰]외인 1명 보유한 키움 선발진, 더 커지는 안방의 책임…키움 김건희 “강민호-양의지 선배처럼 되고 싶어요”
2025. 03. 13 13:44 야구
지난 11일 수원구장에서 인터뷰한 키움 김건희. 수원 | 김하진 기자 키움은 올시즌 선발진에 대한 물음표가 많은 팀이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투수 1명으로만 선발 투수로 기용한다. 나머지 4자리는 국내 선발들로 채운다. 2014년 입단한 하영민 외에는 대부분 3년 이내 연차인 투수들이 대부분이다. 자연스럽게 포수의 책임이 커졌다. 투수가 흔들리지 않게 이끌어야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가야한다는 의무를 짊어지고 있다. 키움 김건희도 책임감을 짊어지고 있는 포수 자원 중 하나다. 원주고를 졸업한 뒤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키움의 유니폼을 입은 김건희는 투타에서 모두 재능을 뽐냈다. 데뷔 첫 해에는 1군에서 투수로 3경기, 타자로는 9경기를 뛰었다. 그러다 지난해 타자 전업을 결심하면서 포수 마스크를 썼고, 83경기의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올시즌부터는 완전히 포수로 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건희가 지난해 포수로서 적응은 잘 했지만 그래도 2년차에는 굉장히 힘들 것”이라며 “포수는 수비가 가장 중요하니까 감정 조절을 잘 해야겠다고 말해줬다. 수비 쪽에 신경을 많이 써야된다는 부분에서 같이 동감했다”라고 전했다. 김건희도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박도현 배터리 코치님이 ‘지난해 부족했던 부분을 너가 알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해주시길래 내가 부족한 부분을 더 짚어달라고 했다”라며 “블로킹이나 송구라던가 지난해에는 모두 다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 위주로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고민 끝에 포수의 길을 걸어가기로 했지만 아쉬운 마음도 조금 남아 있다. 김건희는 “처음에 구단에서는 투수를 제안했는데 내가 잘 못했고, 팀에 보탬이 못 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컸다”라며 “내가 하고 싶었던 포수를 다시 해야되나라는 고민도 했는데 내가 이야기하기 전에 구단에서 제안을 먼저 해줬다. 신인 때와는 다르게 책임감이 더 커졌다”라고 돌이켜봤다. 가장 중요한 건 투수들과의 호흡이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케니 로젠버그와 함께 배터리를 이뤄봤던 김건희는 “로젠버그와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로젠버그가 ‘영상을 다시 돌려봤으면 좋겠다’라는 말도 해준다. 나는 포수로서 묵묵하게 잘 해주는게 임무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키움 김건희. 키움 히어로즈 제공 국내 선발진은 하영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후배 투수들이다. 그래서 벌써 ‘선배’로서의 책임감이 커진다. 김건희는 “투수가 안타를 맞으면 내가 잘못 사인낸 것 같아서 아쉬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전체 1순위’ 정현우를 향해서는 벌써부터 ‘키우고 싶다’라는 욕심이 든다. 김건희는 “처음에는 내가 별 말을 안 해줘도 될 투수인 줄 알았다. 그런데 현우도 프로가 처음이라 그런지 경기할 때 당황을 하더라. 그런 순간에 내가 이야기를 해줬더니 고맙다고 이야기하더라. 뿌듯함도 생기고 막강한 책임감이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현우와 가장 호흡을 많이 맞췄기 때문에 ‘더 노력을 해야되겠구나’ 라던가 ‘내가 좀 더 열심히 해서 키워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커야하지만 그래도 투수가 잘 해야 주목받는게 포수이지 않나”라며 어른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이렇게 성장하면서 삼성 강민호, 두산 양의지 같은 선배들의 뒤를 잇는게 목표다. 김건희는 “두 선배의 영상을 가장 많이 보고 있다. 왜 이 상황에서 이걸 던지셨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라며 “내가 타석에 들어갔을 때 두 선배님들이 사인을 왜 이 타이밍에 내는지를 잘 모르겠더라. 내가 싱각하면 절대 그런 볼배합이 안 나온다. 그래서 확실히 베테랑이라는 걸 깨닫곤 했다”라고 설명했다. 강민호와는 교류도 하는 사이다. 김건희는 “강민호 선배님에게는 많이 물어보기도 하고 방망이도 선물 받았었다”라고 했다. 이번 시즌에는 양의지에게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김건희는 “기회가 된다면 꼭 선배님들과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모든게 나에게 다 피가 되고 살이 되기 때문”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이번 시즌 목표는 100경기 이상 출장이다. 김건희는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경험을 쌓고 싶다. 내가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팀이 잘 되어야한다. 그러려면 투수들이 잘 던져줘야한다. 포수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한계가 있다”라고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바라봤다. 그래서 김건희는 투수들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그는 “선배 투수들에게도 먼저 다가가고 장난 치려고 한다. 김재현 선배를 보면 모두와 친하게 지내더라. 나도 그런 분위기 메이커가 되고 싶다. 내가 먼저 장난 치더라도 오해를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이렇게 경험을 쌓으면서 팀이 가을야구로 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김건희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가서 내가 가을야구의 주축인 포수라는 이미지를 심어드리고 싶다. 그래야 강민호, 양의지 선배님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인터뷰&] 무엇이 신진서를 1인자로 만들었나-“나를 키운 건 기재 이상의 책임감이었다”
[인터뷰&] 무엇이 신진서를 1인자로 만들었나-“나를 키운 건 기재 이상의 책임감이었다”
2025. 03. 12 13:28 스포츠종합
한국 바둑 최강자 신진서 9단이 1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본지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63개월. 5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한국 바둑 1인자의 위치는 단 한 사람, 신진서 9단(24)이 지키고 있다. 오랜기간 1인자의 위치를 지켜오면서 그의 위상은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가 인정하는 ‘최강’의 위치로 올라섰다. 바둑에 관해 자존심이 강한 중국 기사들도 신진서는 인정한다. 故 조남철 대국수를 시작으로 김인,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박정환으로 이어졌던 한국 바둑 1인자의 계보를 훌륭하게 이어받았다. 지난 1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만난 신진서는 지난해를 돌이켜보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신진서는 “자잘하게 아쉬운 부분이 많았어도 어느 하나 콕 집어서 가장 아쉽다라고 할만한 건 없었다. 아픈 패배도 있었지만, 나 스스로에게 용납이 안되는 패배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며 “세계대회에서도 다소 아쉬웠는데, 그래도 결승에서 지는 것보다 중간에 빨리 떨어지는게 오히려 낫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최종국까지 간 대국은 다 이겼다”며 미소를 지었다. 늘 그랬듯, 신진서의 2025년 역시 시작이 화려하다. 우선 지난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와 2연승으로 한국의 대회 5연패를 확정지었고, 숨돌릴틈없이 싱가포르에서 곧바로 진행된 제1회 난양배에서는 중국의 신흥 강자 왕싱하오 9단을 2-0으로 누르고 통산 8번째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에 성공했다. 메이저 세계대회 기준으로, 신진서보다 더 많은 우승을 차지한 기사는 이창호(17회), 이세돌(14회), 조훈현(9회) 3명 뿐이다. 11일 열린 박정환과의 제26기 맥심커피배 8강전 승리까지 더해 올해 치른 15번의 대국을 모두 이겼다. 지난해 12월 전적까지 더하면 현재 19연승 중이다. 자신을 포함해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최초의 연간 승률 90%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페이스다. 신진서는 “확실히 신경을 많이 쓴 것은 맞다. 그리고 그만큼 결과가 나와서 좋다”면서도 “출발은 지난해가 더 좋았다. 그런데 이후가 좀 아쉬웠다. 그래서 올해는 지난해처럼 되지 않게 더 신경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바둑 최강자 신진서 9단이 1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현재 세계바둑은 신진서로 인해 한국 바둑이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가 못하다. 냉정하게 평가해 신진서를 포함해 톱레벨에 있는 몇 명의 기사들을 제외하고는 중국 기사들을 상대로 확실한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기사가 없다. 신진서는 현 중국 바둑의 상황을 두고 한국 양궁, 중국 탁구와 비교했다. 다시 말해 내부 경쟁이 세계대회 경쟁보다 더 치열하다는 뜻이다. 신진서는 “어떤 중국 기사들은 한국에 온다면 못해도 3위까지 할 것 같은데 중국에서는 10위권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며 “물론 그들이 운이 좋지 않아 한국의 톱레벨 기사들하고만 맞붙는다면 모르겠다. 그래도 중국 바둑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왕싱하오나 투샤오위 9단이 아마 한국에서 활동했으면 날아다녔을 것”이라고 했다. 반대로 말하면 이런 중국 기사들을 상대로 계속해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신진서가 대단한 것이다.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중에는 ‘뭔가를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라는 것이 있다. 어떤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오르려면 노력을 넘어 좋아하고 즐길 줄 아는 단계까지 가야한다는 뜻이다. 모두가 인정하는 1인자인 신진서도 이제는 바둑을 즐기는 경지에 이르렀을까. 그런데 신진서는 그와는 완전히 다른 답변을 내놨다. 신진서는 자신을 1인자로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은 기재도, 노력도, 즐기는 것도 아닌 ‘책임감’이라고 했다. 다만, 그 책임감의 의미가 약간은 씁쓸하다. 마치 명량해전을 앞둔 이순신 장군의 심정처럼 ‘내가 무너지면 한국 바둑이 무너진다’라는 의미의 책임감이다. 신진서는 “메이저 세계대회를 8번 우승한 지금은 내가 최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도 나 역시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릴적 중국 기사들과 대국할 때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내가 어릴 때 온라인에서 판팅위 9단을 만나면 나랑 대국해주는 것 자체로 고마워해야 할 정도로 수준 차이가 났다. 미위팅 9단이나 양딩신 9단도 온라인 대국을 하면 어려운 상대들이었다. 중국 기사들과 숱하게 대국하면서 천재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기사들이 너무 많았다”고 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이제 저들 중 신진서보다 커리어가 나은 기사는 한 명도 없다. 이를 두고 신진서는 “어느 순간부터 ‘한국 바둑은 너 아니면 안돼’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생각이 들때쯤, 반대로 중국 기사들은 ‘내가 없어도 중국 바둑이 최강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이어 “중국 바둑의 내부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거기서 좀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또 세계대회 우승을 한 번 하면 생활 환경 자체가 달라진다고도 들었다”며 “반대로 나는 저 중국 기사들의 벽을 무조건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향후에도 계속 중국 기사들을 이기고, 한국 바둑도 버틸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이런 책임감 측면에서 차이가 많이 난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국 바둑 최강자 신진서 9단이 1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그러면서 자신보다 7살 많은 ‘전대 1인자’ 박정환을 언급했다. 신진서에게 랭킹 1위를 내주고 ‘2인자’의 위치가 된 박정환은 하향세가 시작될 30대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정상권에서 한국, 중국의 후배 기사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는 6월에 열리는 메이저 세계대회인 춘란배 결승에도 올라가 있는 상태다. 신진서는 “박정환 사범님도 계속해서 세계대회 우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나이가 든) 중국 기사들은 이제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결국 마음가짐의 차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직 20대, 그것도 막 중반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현역 1인자’의 위치에 올라선 신진서는 조용하지만 빠른 속도로 ‘바둑계의 고트(GOAT·Greatest of All Time)’ 이창호를 추격하고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다다를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이창호의 메이저 세계대회 최다우승 기록에도 어느덧 절반 정도까지 따라왔다. 이창호가 활약하던 시대에 비해 지금은 메이저 세계대회 숫자가 더 늘어났고, 신진서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기회도 많아졌다. 물론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신진서 스스로도 자신이 기록적인 측면에서 많이 따라붙었다는 것은 알고 있다. 다만, 이창호의 기록을 최종 목표로 두지는 않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신진서는 “이세돌 사범님을 넘겠다, 이창호 사범님을 넘겠다는 식의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다. 그런 것을 목표로 하면 내 성격상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 것 같다”며 껄껄 웃은 뒤 “한 때 1인자의 위치를 포기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힘들 때도 있었다. 그 때랑 비교하면 지금 난 많이 성장했다고 본다. 그리고 이룰 것도 많이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날 스스로 제한하지는 않겠다. 그냥 넓게 보고 크게 가겠다. 그러면 언젠가는 (이창호 사범님이 있는) 그 위치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자신의 시대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자신감이 묻어나는 당찬 ‘선전포고’다. 한국 바둑 최강자 신진서 9단이 1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인터뷰&인터뷰&

주간경향(총 163 건 검색)

혹독한 ‘공모주 한파’…뻥튀기 상장은 누가 책임지나
혹독한 ‘공모주 한파’…뻥튀기 상장은 누가 책임지나(2025. 02. 17 06:00)
2025. 02. 17 06:00 경제
거시경제 흐름과는 아무런 관계 없이 하락…‘공모주 투자는 필패’ 공식 금감원의 ‘공모가 뻥튀기’ 대책 통할지 미지수…‘폭탄 돌리기’ 주의보 올해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들. 상장 당일 LG CNS는 9.85%, 미트박스는 25.26%, 데이원컴퍼니는 40%, 아이지넷은 37.79% 각각 하락했다./연합뉴스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A씨는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공모주 투자만 한다. 2023년 공모주의 상장 당일 가격 변동폭이 400%로 확대되며 주가 변동성을 노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 초반 매수세가 몰릴 때, 주식을 팔면 안정적으로 ‘치킨값’ 정도를 버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올해 A씨의 국내 투자실적은 온통 손실이다. 지난 2월 11일 만난 A씨는 “LG CNS까지 손실이 날 줄은 몰랐다. 이제 치킨값 버는 것도 끝난 것 같다”며 “공모주로 수익을 냈던 것이 지난해 더본코리아 상장 때가 마지막이었다. 그마저도 당일 팔지 않았다면 손실을 볼 뻔했다”고 말했다. 예측하기 어려운 주식시장에서 올해 공식이 하나 쓰이고 있다. ‘공모주 투자는 필패’라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12일 기준, 올해 총 9개 기업(코스닥 8개·코스피 1개)이 신규 상장했다. 이중 상장 당일 종가가 공모가를 웃돈 경우는 단 두 차례였다. 나머지 7개 기업은 모두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당일 거래를 마감했다. 일반적으로 공모주 투자는 상장 당일 매매를 기본으로 한다. 즉 올해 공모주에 투자했다면 약 80% 확률로 손실을 봤다는 것이다. LG CNS를 청약한 A씨의 계좌. 2월 13일 기준 공모가 대비 10% 넘게 하락했다./A씨 제공 시장과 상관없이 하락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절차 진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이라는 대내외 변수 속에서도 올해 한국 주식시장은 우상향했다. 지난 1월 2일, 2400.87포인트로 출발한 코스피는 2월 12일 기준, 2548.39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코스닥 역시 상승했다. 678.98포인트로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동일 기간 745.18포인트로 올랐다. 주가지수가 우상향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하락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등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일부 종목이었다. 철강, 2차전지 관련 기업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거시경제 흐름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이 하락한 종목도 있다. 공모주다. 9개 종목 중 상장 당일 가장 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은 교육기관 업종으로 상장한 데이원컴퍼니다. 공모가 1만3000원짜리 주식의 상장 당일 종가는 7800원이었다. 40% 하락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업체 와이즈넛 역시 공모가 1만7000원이었던 주식이 상장 당일 1만800원을 종가로 마감했다. 36.47% 하락이었다. 해당 기업들은 사실상 상장하자마자 하한가를 맞았다. 반면 두 기업이 상장한 1월 24일 코스닥 시장은 0.65% 상승했다. 시장 흐름과 관계없이 개별 기업 주가만 하락했다는 의미다. 나머지 공모주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스테라시스, 아이에스티이를 제외하면 상장 당일 전 종목이 하락했다. 특히 시장에 충격을 준 것은 대기업인 LG 이름을 달고 지난 2월 5일 코스피에 상장한 LG CNS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을 하는 LG CNS는 올해 상반기 공모주 중 최대어로 불렸다. 국내외 기관 수요 예측에서도 2059건이 참여해 경쟁률은 114.38:1을 기록했다. 그 결과, LG CNS의 공모가는 공모밴드 상단인 6만1900원으로 확정됐다. 공모가대로면 시가총액만 5조9900억원에 달했다. 지난 1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일반 청약이 진행됐고, 증거금으로 약 21조원이 모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LG CNS는 상장 첫날 9.85% 폭락했다. 공모가인 6만1900원이 그대로 이 회사의 52주 최고가가 됐다. 올해 상장한 공모주가 일시적 하락세를 겪고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2월 12일 기준, 5개 종목이 여전히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추세와 관계없이 상장과 함께 하락하고, 시간이 지나도 공모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공모가 책정 자체가 ‘뻥튀기’ 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12일 LG CNS의 장중 주가변동 모습. 공모가인 6만1900원이 LG CNS의 최고가가 됐다./네이버 주식 갈무리 공모가 ‘뻥튀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일반적으로 공모가는 기업실사와 수요예측을 기반으로 주관사인 증권사와 발행회사인 기업이 협의해 결정한다. 기업실사는 해당 기업의 ‘펀더멘탈’이라 부르는 매출, 영업이익 등에 대한 검토다. 동일 업종 상장 기업들(피어그룹)과 비교해 성장 가능성도 반영한다. 이후 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심사 등을 거친 뒤 희망 공모가의 하단과 상단이 결정된다. 이를 ‘희망 공모가 밴드’라고 한다. 다음으로 수요예측은 시장평가를 의미하는데 기관투자자가 희망 공모가 밴드에서 어느 정도 가격대에 참여할지를 조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관사와 발행회사는 ‘최종 공모가’를 결정한다. 일반 시장 투자자들이 공모주에 참여하는 것은 ‘최종 공모가’가 결정된 뒤부터다. 즉 회사의 가치가 최종 공모가에 적절히 반영됐느냐 여부는 일반 투자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모주와 관련해서는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인 30%(상한가)까지 주가가 상승하는 이른바 ‘따상’(260% 상승)이 빈번했던 시절엔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공모주에 참여한 모두가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반대의 경우다. 공모주가 상장과 함께 폭락하는 경우, 제대로 된 공모가 산정이 이뤄졌느냐를 따지게 된다. 우선, 수요예측 단계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의 경우 최종 공모가가 높게 형성되는 것을 선호한다. 최종 공모가가 높을수록 상장 시 가격변동(최대 400%)으로 얻을 수 있는 차익도 커진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2024년 있었던 기업공개(IPO) 77건 중 49건(약 64%)의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 90% 이상이 공모가 밴드 상단초과 가격을 제시했다. 이렇게 높은 공모가를 만들어 두고, 단기차익을 노린다는 것은 올해 사례로 확인해볼 수 있다. LG CNS가 상장한 2월 5일 매매동향을 보면, 개인투자자만 316만주를 순매수했고, 기관은 264만주, 외국인은 50만주를 각각 순매도했다. 상장 당일 주가가 상승한 사례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스테라시스는 상장 당일인 1월 24일 44.35% 상승했지만 이날도 개인투자자만 158만주를 매수했고 기관은 79만주, 외국인은 8만주를 순매도했다. 금감원 역시 이를 알고 있다. 2023년 6월, 단기차익을 노린 가격 왜곡을 막겠다며 상장일 가격 변동폭을 63~260%→60~400%로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주가 상승폭을 확대해 ‘따상’을 노린 ‘묻지마 투자’를 막고, 가격도 안정시킨다는 발상이다. 문제는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4년 7월에 나온 ‘IPO 건전성 제고방안 시행 이후 공모주 주가행태’라는 논문은 2022년 10월 30일부터 2024년 2월 17일까지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93개를 분석했다. 이중 37개는 IPO 건전성 제고 방안 시행 이전에 상장했고, 56개는 시행 이후에 상장됐다. 이를 통해 얻은 결과는 ‘제도변경 후 최종 공모가가 더 높게 형성됐고’, ‘상장일로부터 21거래일 동안의 변동성이 제도 변경 후 오히려 증가했으며’, ‘상장 한 달 후 주가가 공모가보다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즉 대책 시행 후 가격왜곡 위험이 오히려 커졌다는 의미다. 금감원 대책 이번에는 통할까 개선된 제도하에서 상장한 LG CNS도 수요예측 단계부터 ‘고평가’ 논란에 휩싸여 있었다. 실제로 LG CNS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의 약 88%가 공모밴드 최상단인 6만1900원 이상을 써냈다. IPO에 나선 기업,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 단기차익을 노리는 기관투자자 등 최종 공모가를 결정하는 주체 중 공모가를 높여서 손해 보는 곳은 없는 만큼 당연한 결과였다. 상장 직후 10% 넘게 폭락했지만, 이들 중 누구도 수요예측 실패에 책임을 지지 않았다. LG씨엔에스의 기관수요예측. 신청수량 기준 약 88%가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6만1900원 이상을 써냈다./다트 전자공시시스템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금감원은 지난 1월 21일 또다시 대책을 내놨다. 공모가 결정방식 자체보단 기관투자자를 장기투자자로 변모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크게 세 가지 대책이 나왔는데 두 가지는 ‘기관투자자의 공모주 의무보유 확약을 유도’하고,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의 참여자격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기존 제도를 단순히 강화한 것에 가깝다. 그나마 주목할 만한 것은 “법 개정을 통한 제도 도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힌 세 번째 대책이다. 목표를 “주관사가 IPO 흥행, 높은 공모가가 아닌 합리적 공모가 산정, 안정적 중·장기 투자자 확보에 두도록 한다”고 명시했다. 이를 위해 제시된 것이 ‘코너스톤투자자’ 제도 도입이다. 일정 기간 보호예수를 조건으로 증권신고서 제출 전에 특정 기관투자자에 대한 공모주 사전 배정을 허용하는 것이다. 이미 홍콩, 싱가포르, 유럽 등에서는 활용하고 있다. 보호예수 기간을 얼마나 걸 것인가가 핵심인데 제도가 활성화된 홍콩에서는 6개월 이상을 부여하고 있다. 단기차익 실현이 아닌 중·장기 보유를 유도하는 것이다. 문제는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한데 2018년 한국거래소가 처음 제도 도입을 언급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현실화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합리적 공모가를 산정하도록 어떻게 유도하느냐’ 문제는 주관사가 상장 전 사전취득한 물량에 대한 의무보유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공모가에서 주관사가 사전취득한 물량의 취득가를 뺀 괴리율이 30% 이상일 경우 의무보유 기간을 6개월 부여하고, 30% 미만일 경우에는 3개월 부여한다는 것이다(기존은 괴리율 50% 이상일 때 6개월 의무보유, 50% 미만일 때 1개월 의무보유). 이 경우 공모가를 고평가하면 괴리율 문제로 주관사가 6개월간 의무보유를 해야 할 수 있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괴리율 30%까지는 여전히 공모가 뻥튀기가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공모주 투자는 상장 당일 누가 고평가된 주식을 빠르게 떠넘기느냐의 싸움이 되고 있다”며 “사실상 폭탄 돌리기 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가 단기수익을 노리고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특집
‘담배의 진실’ 2심선 밝혀…담배회사 책임 물을까
‘담배의 진실’ 2심선 밝혀…담배회사 책임 물을까(2025. 02. 17 06:00)
2025. 02. 17 06:00 사회
지난 1월 15일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이사장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른바 ‘담배소송’ 항소심 11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원고인 건보공단의 수장이자, 40년 경력의 호흡기내과 전문의로서 담배의 유해성에 관해 직접 변론했다. 그는 재판부에 “흡연은 명백한 폐암 발병의 원인이며 담배는 핵심적 발암물질”이라며 “담배가 일으킨 중독과 질병에 대해 담배회사에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은 사회 전체의 건강권을 부정하는 중대한 오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한다는 믿음을 달라”고도 했다. 건보공단의 담배소송은 어느새 11년 차를 맞았다. 공단은 2014년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민사)을 제기했으나 2020년 1심 판결에서 패소했다. 건보공단이 항소해 4년여 시간이 흘렀고 항소심은 이제 막바지 일정을 향하고 있다. 10년 넘게 진행되는 담배소송은 무엇을 두고 다투는 것일까. 건보공단은 “국민 건강에 유해한 성분을 포함한 담배를 제조·수입·판매하는 담배회사의 책임을 입증하겠다”고 했다. 국내에서 ‘담배소송’이라 불리는, 담배회사를 피고로 한 소송 중에 원고가 승소한 사례는 없다. 건보공단은 승소할 수 있을까. 이 담배소송의 의미, 쟁점, 전망 등을 정리했다. ■담배소송은 어떻게 진행됐나 건보공단은 2014년 4월 14일 국내 주요 담배회사인 KT&G(옛 한국담배인삼공사)·한국필립모리스·BAT코리아(현 BAT로스만스, 제조사 포함) 등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상위 3사 및 제조사 1곳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갑년(‘갑년’은 하루에 피우는 담배의 숫자 ‘갑’과 흡연한 기간 ‘연’을 곱한 값) 이상의 흡연경력으로, 30년 이상 흡연한 사람 중에서 폐암의 편평세포암·소세포암, 후두암의 편평세포암을 진단받은 환자 3465명에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건보공단이 지급한 급여비 약 533억원을 담배회사들이 배상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바로 며칠 전인 2014년 4월 10일 대법원의 담배소송 판결이 있었다. 1999년 12월 장기 흡연 경험 이후 폐암 또는 후두암 판정을 받거나 이러한 암으로 사망한 이들의 유가족들이 국가와 KT&G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 15년간 법정 다툼을 벌였다. 결과는 원고 패소 판결. 국내 첫 담배소송은 1999년 9월 폐암 환자와 그 가족들이 제기했다. 이 소송을 포함해 유사한 담배소송 몇 건이 진행됐으나 모두 원고 패소했다. 건보공단이 제기한 담배소송은 대법원판결 직후에, 개인이 아닌 국가기관이 원고로 나섰다는 점에서 사회적 관심을 받았다. 건보공단에서 담배소송을 처음부터 담당해온 임현정 법무지원실장은 지난 2월 7일 서울 영등포구 건보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 회의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담배소송에 관해 “국민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한 국가기관 당사자로서 흡연 폐해에 대한 담배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묻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제기한 소송”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건보공단에 따르면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연간 6만명(2019년 기준)에 달하고,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액은 연간 3조원(2023년 기준 3조2591억원)을 웃돈다. 대법원판결 직후라 건보공단의 담배소송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건보공단도 오랜 준비 끝에 제기한 소송이었다고 임 실장은 말했다. “국가기관으로서 개인 소송보다는 훨씬 더 방대한 자료와 인력,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확보해 소송에 임했다”고 했다. 임현정 국민건강보험공단 법무지원실장이 지난 2월 7일 서울 영등포구 건보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 회의실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2020년 11월 20일 1심 판결에서 건보공단이 패소했다. 재판부는 담배회사의 유해 제조물 제조에 관한 책임은 물론 흡연과 해당 질병 간 발병에서의 인과관계도 인정하지 않았다. 건보공단이 항소한 까닭에 대해 임현정 실장은 “담배소송이 사회적으로 갖는 의미에 변함이 없고, 1심 재판에서 쟁점별로 증거나 논리를 충분히 다투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담배소송의 쟁점은 무엇인가 1심과 마찬가지로 2심 재판의 쟁점은 다섯 가지다. ①흡연과 해당 질병 발병 간의 인과관계 성립 여부 ②담배회사 제조물의 결함 유무 ③담배회사의 불법행위 책임 유무 ④건보공단의 직접 손해배상 청구 가능 여부 ⑤공단의 손해액 범위 등이다. 1심 재판부는 다섯 가지에 대한 원고의 주장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건보공단과 의료계, 금연운동단체들은 1심 판결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①번, 흡연과 질병 발병 간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꼽는다. 2014년 나온 대법원판결에서 원고가 패소하긴 했지만, 이 사건의 2심에서 고등법원은 폐암의 ‘선암’(의학적·역학적으로 흡연과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낮음)이 아닌 폐암의 편평세포암·소세포암, 후두암의 편평세포암에 대해선 인과성을 인정했다. 임현정 실장은 “공단은 법원이 인과성을 인정한 3개 질환만 한정 지어 사건 대상자를 특정해 소를 제기했음에도 1심 재판부가 폐암의 선암을 기준으로 판단한 선행 사건 대법원 판례를 그대로 반영한 부분이 아쉽다”고 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대학원장(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은 지난 2월 10일 통화에서 “전 세계적으로 연간 800만명, 우리나라에서는 약 6만명이 흡연으로 인해 사망한다”며 “외국 연구를 보면 흡연자는 폐암 발병률이 비흡연자보다 10배 이상 높고, 국내 연구에서는 5배 이상 높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 담배는 모든 암 발병·사망 원인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등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비흡연자보다 흡연자의 수명은 10년 이상 짧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졌다”고 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담배를 발암성이 확인된 물질 그룹(4그룹 중 1그룹)으로 분류한다”며 “역학적·의학적으로는 흡연과 질병 발병 간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가 없다”고 했다. 1심 재판부는 사건 대상 질환이 역학적으로 발생 원인·기전이 복잡다기한 비특이성 질환이라 전제하고 “비특이성 질환의 경우에는 특정 위험인자(흡연)와 비특이성 질환 사이에 역학적 상관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어느 개인이 그 위험인자에 노출됐다는 사실과 그 비특이성 질환에 걸렸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만으로 양자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개연성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원고가 “(소송 대상자) 개인이 위험인자에 노출된 시기와 노출 정도, 발병 시기, 그 위험인자에 노출되기 전의 건강상태, 생활습관, 질병상태의 변화, 가족력 등을 추가로 증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즉 흡연과 3개 질병 간 상관관계가 인정되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소송 대상자들이 흡연 외 다른 원인에 의해 해당 질병이 발병했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원고 측이 입증해야 한다는 의미다. ②번 쟁점을 다시 설명하면, 건보공단은 담배회사가 담배의 유해성분인 ‘타르’와 중독성을 가진 ‘니코틴’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담배를 생산할 수 있음에도 그렇지 않았으며 첨가제 등을 사용해 흡연자가 쉽게 중독되게 했고(설계상 결함), 담배의 유해성·중독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아(표시상 결함) 제조물 책임법상의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③번 쟁점의 경우, 건보공단은 담배회사가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축소·은폐하고 ‘저타르’나 ‘저니코틴’과 같은 광고 문구로 담배가 덜 유해하다는 식으로 소비자를 기망했다고 주장한다. 1심 재판부는 담뱃잎을 태워 그 연기를 흡입하는 것은 담배의 본질적 특성이며, 담뱃잎에도 첨가제에 쓰이는 성분들이 포함돼 있고,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담뱃갑에 경고문구 등을 기재했다는 점에서 담배회사의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1950년대부터 담배의 건강피해의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경고문구 등을 통해 흡연자들이 “흡연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흡연 개시 여부 또는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개인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이라는 점을 주요 판단 근거로 삼았다. 담배사업법에 따라 담배 제조·수입·판매가 한국에서는 합법한 행위다. 국내외 담배소송에서 담배회사들은 “담배가 유해하다는 것과 담배를 끊기 어렵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흡연에 따른 불이익도 개인의 책임”이라는 점을 일관되게 주장한다. 담배회사들은 담배가 중독성이 아닌 의존성이 강한 제품이라고 설명한다. 명승권 교수는 “의사들은 담배가 단순히 의존성이 강한 게 아니라 명백히 중독성이 강한 제조물로 마약과 동일 선상에서 관리돼야 한다고 본다”며 “금연을 위한 약물이나 상담 등의 치료지원이 없을 때 금연 성공률은 5% 미만으로 매우 낮다. 담배 끊기가 어렵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그게 어느 정도로 어려운지까지 알지 못한다. 실제 표시상 결함이 없어지려면 ‘95%는 스스로 담배를 끊지 못한다’는 정도로 구체적인 위험성을 표시해야 한다”고 했다. 건보공단이 직접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지(④번 쟁점)와 관련해 재판부는 건보공단이 흡연 피해들자에 급여를 지출한 것은 담배회사들의 불법행위로 발생한 손해라기보다는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한 보험자로서 계약상 의무에 해당하므로, 급여 지출로 인한 재정 손실은 감수해야 한다고 봤다. 건보공단이 ‘직접 피해자’로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이에 건보공단은 건강보험법상 지출 비용에 한해 제3자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소송 대상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살피기 위해 위 세 가지 쟁점에 대해 판단, 건보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소송가액(⑤번 쟁점) 또한 따질 필요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항소심에선 담배회사 책임 물을 수 있을까 건보공단은 2심에서는 흡연과 해당 질병 발병 간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공단은 소송 대상자 중 흡연 외 암 발생의 위험요인이 전혀 없는 1467명을 분류해 관련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소송 대상자 개별 인과관계를 증명하겠다는 취지다. 11차 변론기일 당시 담배회사 측 소송대리인들은 이 자료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의무기록이 없는 환자가 있고 문진표 항목이 서로 불일치하거나, 흡연 기간을 제대로 알 수 없는 등 자료에 정확성·일관성이 없다는 취지로 맞섰다. 담배회사의 제조물책임을 따지는 쟁점과 관련해 건보공단은 1심 판단 이후 2022년 5월부터 2023년 1월까지 ‘고도 흡연자 흡연 경험 심층분석 연구’라는 질적 연구를 외부 전문가 집단에 의뢰했다. 연구진은 3465명 중 생존자 30명에 대해 면접조사를 수행, 이들이 흡연을 시작한 계기와 당시 흡연에 대한 사회적 인식, 금연 시도 결과 등을 수집했다. 면접 대상자들은 대부분 1960~1970년대에 흡연을 시작, 흡연 기간은 짧게는 35년 길게는 55년에 달했다. 면접 대상자인 1944년생 A씨(2003년 후두암 진단)는 군대 훈련소에서 ‘화랑’ 담배를 배급받은 것을 계기로 흡연을 시작했다. 공무원 생활을 오래 하면서 흡연을 지속했는데 성인 남성의 70~80%가 흡연하던 시절이었다고 기억했다. 정부가 금연을 권장하긴 했지만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1946년생인 B씨(2008년 폐암 진단)도 군대에서 흡연을 시작했는데 중독성 때문에 폐암 수술 직전까지도 담배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김관욱 덕성여대 인류학과 교수는 지난 2월 11일 통화에서 “담뱃갑에 경고문구가 처음 들어간 것은 1976년, 경고문구에 폐암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은 1989년, 중독성을 표기한 것은 2009년에야 이뤄졌다”며 소송 대상자들이 흡연을 시작·지속할 시기에 담배회사들은 그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담배 제품의 표시상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실제 면접 대상자들은 금연광고나 경고문구 등에 대해 기억나는 게 없다면서, 그나마 2002년 폐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난 코미디언 고 이주일씨의 금연 캠페인을 주로 떠올렸다”고 말했다. 임현정 실장은 “담배회사의 제품 제조 방식이나 과정은 담배회사만이 알 수 있는 부분이고 기존에 영업비밀을 주장하면서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했기 때문에 제품의 결함, 불법행위 입증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2심에서는 담배회사 측의 문서 15건을 공개하도록 결정이 나왔고, 그 자료가 역시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일정 부분 가림처리돼 있지만 이 자료를 토대로 보건환경분석가의 의견서 등을 확보해 쟁점 입증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했다. 기자는 KT&G·필립모리스·BAT로스만스 측에 각각 2심 재판 쟁점 등에 관한 의견을 질의했으나 3사 모두로부터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는, 동일한 답변을 들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담배소송에서 담배회사의 책임을 물은 사례가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이슈와 논점’ 제845호(2014. 05) ‘담배소송 관련 해외 사례 시사점’ 자료를 보면 미국에선 1950년대부터 담배소송이 진행됐다. 1960년대까지 흡연과 질병 간 과학적 증거 부족, 담배회사의 로비 등으로 승소한 사례가 없었다. 1964년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 책임자인 의무총감이 기존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흡연이 폐암 등을 유발해 심각한 건강문제를 초래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표하면서 흡연의 건강 피해는 널리 인정됐다. 이와 더불어 1970년대 이후 담배회사의 제조물 책임 관련 법이 개정돼 담배소송이 제기됐다. 담배회사들은 질병의 원인이 흡연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담배회사가 위험성을 알렸음에도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이므로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지난해 12월 23일 서울시내 한 편의점의 담배 판매대 / 연합뉴스 그러다 1994년 담배회사 브라운&윌리엄슨의 연구원인 제프리 위건드 박사가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담배회사 내부 문건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1994년 46개 미 주정부가 주요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진료비 손해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 1998년 ‘MSA(Master Settlement Agreemen)’라는 합의를 이뤘다. 판결은 아니지만 담배회사들이 주정부들에 2060억달러를 배상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담배회사들의 수백만 페이지의 내부문건을 대중에 공개한 계기가 됐다. 1999년엔 미 연방정부가 주요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담배회사들이 조직적으로 흡연의 유해성을 숨기는 등 대중을 기만했다는 이유로 조직범죄법 위반 소송을 제기해 2006년 최종 승소했다. 이 판결에서 담배회사들은 ‘흡연 위험을 속여왔으며 소비자가 더 중독되도록 의도적으로 제품을 설계했다’는 정정진술물을 언론에 공개하도록 명령을 받았다. 캐나다에서는 1997년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담배손해배상법’을 제정했다. 위헌 논란 끝에 법 개정을 통해 관련 법을 정착시켰는데,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책임을 완화하고 담배회사가 담배로 인해 흡연자들이 해를 입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국내에서도 2021년 담배 제조상 결함 정의를 명확히 하고 피해사실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내용의 ‘담배 책임법안’이 발의됐지만, 21대 국회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한편 캐나다 퀘벡주에서는 1998년 흡연자 약 110만명이 집단으로 3개 담배회사를 상대로 약 156억캐나다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재판부는 흡연자들의 피해가 인정된다면서 2015년 1심, 2019년 항소심에서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임현정 실장은 “민사소송에서는 원칙적으로 원고가 주장 내용에 대한 전적인 증명 책임을 부담하는데, 공단이 1심에서 입수할 수 있는 모든 자료(소송대상자의 의무기록을 포함한 증거자료 350여 건)를 확보해 제출했으나 재판부는 결과적으로 입증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전부 승소가 목표지만 일부라 하더라도 판결을 통해 대중을 상대로 판매되는 ‘제품’으로서의 담배의 위험성과 그 제조자로서 담배회사의 책임, 피해자들이 고통받은 폐암의 원인이 담배에 있다는 점을 인정받고 확인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양측은 오는 4월 23일 열리는 12차 변론기일에서 공방을 이어갈 예정이다. 건보공단 측은 2심에서 패소 시 상고 여부에 대해 “판결 선고가 나고 쟁점별 판시사항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공단 자체적으로 결정하기보다는 국내 전문가들과의 협의·회의체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 예정”이라고 밝혔다.
표지 이야기
일상 덮친 딥페이크, 빅테크 책임 어디까지?
일상 덮친 딥페이크, 빅테크 책임 어디까지?(2024. 09. 09 06:00)
2024. 09. 09 06:00 사회
“표현의 자유와 범죄 방조는 달라, 빅테크 사회적 책임져야” “기술만으로 n번방 못 막아, 성착취 범죄 등 핀셋 규제 시급” n번방 사태가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만나 더 악랄하게 돌아왔다. 딥페이크(AI 기반 이미지 합성) 성범죄가 기업과 군대 등의 일터를 넘어 전국 초·중·고등학교까지 확산했다. 가디언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몰카를 근절하려 분투한 한국이 이제는 딥페이크와 전투를 벌이고 있다”며 “한국이 세계적 (딥페이크 성착취물) 문제의 진앙”이라고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AI 발전으로 딥페이크를 악용한 부작용 사태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세계 각국은 작년 선거철을 맞아 딥페이크를 악용한 가짜뉴스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한국도 지난해 12월 선거를 앞두고 딥페이크를 악용한 사례가 늘자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선거운동 목적의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편집·유포·상영·게시할 수 없게 했다. 정부와 국회의 관심은 선거에서 끝났다. AI를 악용한 딥페이크 성범죄가 발생해도 느슨한 제재와 처벌로 방치했다. IT(정보기술) 전문가들은 기술적인 접근만으로는 딥페이크 성범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없는 만큼 교육을 비롯한 제도적 보완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동 성범죄로 한정된 디지털 위장 수사 범위를 성인까지 확대하는 등의 실효성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딥페이크 불법 생성물 탐지 기술은 사후 조치로 사전에 범죄를 예방하지 못하는 데다, 탐지 기술을 우회하는 신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어서다. ■ 단속 비웃는 텔레그램 흥행 신기록, 수사 응할까 지난 9월 5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성착취물 유포의 온상이 된 메신저 텔레그램의 국내 이용자가 지난 8월 역대 최대 규모로 급증했다. 8월 텔레그램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347만1421명으로 전월 대비 31만1130명 늘었다. 2021년 앱 마켓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노이즈 마케팅과 호기심으로 이용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증가폭의 30%인 10만명이 10대 이하로 집계돼 딥페이크 범죄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보안이 철저한 텔레그램 특성상 경찰 단속에 잡히지 않는다”, “한국 정치인들이 가장 많이 쓰고 있어 수사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 “잠깐 시끄럽다가 끝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경찰은 수사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 텔레그램의 성범죄 방조 혐의를 두고 내사에 착수했다. 텔레그램이 수사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IT 업계 관계자는 “경찰의 집중단속에도 텔레그램 이용자가 급증하는 것을 보면, 수사에 응하지 않아도 한국서 사업을 하는데 불이익을 받을 게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강력한 제재가 없는 한 ‘보안’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텔레그램이 전략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것과 범죄를 방조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면서 “안전이 보장된 서비스가 한국에서 지속가능성을 갖고 안착할 수 있다는 신호를 공적 규제로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국회에서는 텔레그램 같은 빅테크 기업에 불법 콘텐츠 삭제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다. 딥페이크 성착취물 제작을 사전에 막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유통 진원지인 빅테크 기업에 범죄를 방조하지 않도록 사회적 책임을 지우자는 것이다. IT 업계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폐쇄형 이미지 생성 AI는 프롬프트 입력 단계에서 부적절한 단어 차단 등으로 사전 필터링을 하거나, 생성 단계에서 불법 콘텐츠를 일부 차단할 수 있다. 반면 오픈소스(개방형) 방식을 채택한 딥페이크 생성과 합성은 막을 방법이 아직 없다. 오픈소스 AI 모델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누구나 쉽게 몇번의 클릭으로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만들 수 있게 했다. 기술의 고도화로 딥페이크는 얼굴과 목소리까지 위조해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조차 쉽지 않다. 누구나 자신의 피해 사실조차 모른 채 다양한 딥페이크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어 심각성이 크다. 딥페이크 성착취물 생성 방지와 출처 확인을 위해 AI 생성물에 워터마크(표식) 부착을 의무화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워터마크를 지우는 AI 기술도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또 범죄자가 작정하고 만들어 유포하는 악의적인 생성물엔 워터마크가 들어갈 수 없는 한계가 있다. IT 보안업계 관계자는 “AI로 만든 불법 콘텐츠를 사전에 검사해 걸러내는 것도 AI로, AI와 딥페이크 모두 가치 중립적인 기술”이라며 “디지털 공간이라는 특성상 사람이 악의적으로 만든 불법 콘텐츠를 사전에 막는 건 불가능해 기술이 범죄에 쓰이지 않게 제도를 정비하고 유통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8월 30일 대구 수성구 시지중학교에서 학교전담경찰관(SPO)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착취물 범죄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탐지 AI 있지만 한계, 빅테크 법적 개입 근거 필요 미국과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은 빅테크에 대한 법적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성착취물 방치로 사람들을 끌어모으며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불법 콘텐츠 유통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다. 미국에서는 빅테크 기업의 본고장인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27개 주 정부에서 딥페이크를 규제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영국은 빅테크 기업에 아동 안전을 위협하는 콘텐츠가 게재된 사실을 알고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경영진 개인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온라인 안전법을 지난해 제정했다. 유럽연합(EU)과 프랑스 등은 이미 법을 제정해 플랫폼에 불법·유해 콘텐츠에 대한 삭제, 감시, 감독 의무를 부과했다. 프랑스가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를 지난 8월 체포한 것도 법적 근거가 있어서 가능했다. 프랑스 검찰은 미성년자 성착취물과 관련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텔레그램에 용의자 신원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텔레그램이 응답하지 않자 지난 3월 두로프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한국은 앞선 국가들처럼 해외 빅테크 사업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그간 한국은 미국과 외교 분쟁 우려 등으로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법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또 텔레그램처럼 국내에 대리인이나 사무소가 없는 국외 사업자에게는 콘텐츠 삭제를 요청할 수 없다. 다만 공직선거법에 한해 선거일 9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딥페이크 영상 등을 제작, 편집, 유포, 상영 또는 게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을 뿐이다. 딥페이크 성착취물의 유통을 제한하거나 플랫폼이 의무적으로 자체 삭제하도록 하는 법은 없다. 김명주 서울여자대학교 정보보호학부 교수(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회장)는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범죄를 방조하고 그에 따른 막대한 광고 수입 등으로 돈을 버는 영리행위를 하는 만큼 불법 콘텐츠 유통에 책임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국내 플랫폼의 경우 자율 규제로 사전에 불법 콘텐츠가 걸러져 국내 기업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딥페이크 성범죄 문제가 심각한 만큼 국회와 업계 전문가들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최소한의 ‘원포인트 입법’ 부터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임종인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명예교수(대통령실 사이버 특별보좌관)는 “방심위가 불법 콘텐츠 삭제를 요청하려 해도 법적 근거가 있어야 빅테크 기업이 협력을 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아동성착취와 리딩방 사기 등 모두가 인정하는 사회적 범죄에 대한 영상을 규제하는 원포인트 법을 만들고 향후 보완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시장 규모가 작아 텔레그램 접속 금지 등의 제재를 해도 실효성이 없다. 아동 성범죄로 한정된 디지털 위장 수사 범위를 성인까지 확대하는 등의 실효적인 대책도 필요하다”며 “한국에 대리인을 둬 접촉 창구를 만들도록 강제하고 국제 사회와 공동 대응하는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AI 기술 발전을 막을 수 없는 만큼 이용자의 의식 전환 교육이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명주 교수는 “국회는 입법을 미뤘고 법원은 집행유예 등의 느슨한 처벌로 딥페이크 성범죄의 위험성을 방치했다. 어른과 국가의 직무 유기 속 피해자인 10대들이 아무 교육 없이 AI에 노출돼 딥페이크 참사가 빚어졌다”며 “아이들은 물론 기술을 모르는 학부모 등의 성인도 함께 디지털 윤리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피해가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집
“한 아이가 6번 전학 간 것은 국가책임”
“한 아이가 6번 전학 간 것은 국가책임(2024. 06. 17 06:00)
2024. 06. 17 06:00 사회
캐나다에서 위기학생 치료하는 김은정·윤지명씨 인터뷰 캐나다 캘거리의 한 초등학교에서 행동지원사로 근무하는 김은정씨. 행동지원사는 정서적·감정적 위기학생의 교육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위기상황이 벌어질 때 교실에서 분리해 학생이 안정을 되찾도록 돕는 일을 한다(사진왼쪽). / 김은정씨 제공, 캐나다에서 뇌신경 음악치료사로 일하는 윤지명씨. 윤씨는 10여 년 전부터 일반학교와 특수학교에서 학생들을 치료해왔다. /윤지명씨 제공 위기학생의 교육이라는 과제는 한국의 학교에만 부여된 일이 아니다. 선진국 대부분의 학교 현장도 쉽지만은 않은 이 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바꿔말하면 한국의 교권이 약화하거나 학생인권이 신장해서 혹은 교사에게 엄격한 아동학대의 잣대를 들이대는 아동보호법으로 한국의 학교가 유독 어려움에 처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오히려 우리 교실의 어려움은 위기학생에 대응할 역량과 제도가 부족한 데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학교만의 과제로 방치한 정부와 사회의 책임이 무겁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캐나다의 학교는 한국의 학교와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위기학생에 대응할 전문인력이 있고, 학생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면 매뉴얼에 따라 이들이 중재에 나선다.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학생이 안정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지만, 다른 사람의 안전이 침해될 우려가 있을 때는 학생의 행동을 물리적으로 제지할 수도 있다. 학생들이 다치지 않는 선에서 제지하는 법을 배운 전문가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학생의 행동에 대응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행동전략가, 심리학자, 경찰관, 사회복지사 등이 팀을 이뤄 주기적으로 학생을 방문한다. 교사 혼자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일은 없고, 위기학생의 학습권도 지속해서 보장된다. 캐나다에서 위기학생들을 중재하거나 치료하는 일을 해온 교포 2명을 전화로 각각 인터뷰했다. 김은정씨는 캐나다 캘거리에서 위기학생들의 교육을 지원하는 행동지원가(BSW)로 6년째 일하고 있다. 윤지명씨는 뇌신경 음악치료사로 통합학교와 특수학교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현재도 학교의 학생 치료 과정에 협업하고 있다. 두 사람과 각각 나눈 대화를 하나의 인터뷰로 엮었다. -최근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이 교감에게 욕을 하고 여러 차례 뺨을 때리는 영상이 언론을 통해 급격히 확산했다. 이 영상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윤지명(이하 윤) “캐나다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동은 무조건 보호받아야 하는 절대적 약자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어른들에 의해 조리돌림, 마녀사냥을 당했다. 선생님들도 프로토콜(규정)이 없으니 어찌할 바를 몰라 벌어진 일로 보인다. 어찌 보면 선생님들도 가엽다.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잘못으로 보인다.” 김은정 행동지원사 “캐나다 학교에서는 팀으로 대응한다. 교사, 행동지원사, 교장·교감 이외에 학교 밖의 심리학자, 행동전략가, 사회복지사 등 5~6명이 팀이 된다. 교사 혼자 책임지지 않는다.” 김은정(이하 김) “영상을 보고 교감 선생님도 대응법을 훈련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기 상태에 놓여 있을 때는 아이의 갑작스러운 신체적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신체 접촉을 피할 수 있는 안전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시스템이 없는 듯 보였다. 캐나다도 외부에서 볼 때는 시스템이 완비된 듯하지만 현장에서는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한국은 이 정도 지원도 안 이뤄지는 것 같다. 한 아이가 6번이나 전학을 다니는 건 국가책임으로 봐야 한다.” -한국사회에는 무엇이 부족한 것으로 보였나. 윤 “캐나다는 위기학생도 보호하고 학교 구성원도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몇 중의 안전장치가 있다. 첫째 안전장치는 교직원들이 교육을 통해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을 쌓는다는 점이다. 학교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재교육이 이뤄지고 역량이 유지된다. 둘째는 상황별 대응 방안이 담긴 프로토콜이다. 이는 학생을 보호할 뿐 아니라 교사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셋째로 위기상황을 중재하는 전담 인력인 게이트키퍼나 행동지원사가 존재한다. 넷째로 교장과 교감이 책임을 지고 일선 교사를 보호한다.” -한국에선 주로 담임 교사 홀로 대응하다 보니 ‘독박 교실’이라는 자조 섞인 얘기도 나온다. 윤 “캐나다 학교에서는 교장의 권한이 강하다. 그만큼 책임도 강하다. 조치를 하고 책임을 진다. 교사는 수업을 진행하고, 게이트키퍼나 행동지원사가 위기상황에 중재하는 역할을 맡는다. 역할이 나눠져 있다.” 김 “캐나다 학교에서는 팀으로 대응한다. 교사, 행동지원사, 교장·교감 이외에 학교 밖의 심리학자, 행동전략가, 사회복지사 등 5~6명이 팀이 된다. 교사 혼자 책임지지 않는다.” 윤지명 음악치료사 “캐나다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동은 무조건 보호받아야 하는 절대적 약자다. 어찌 보면 선생님들도 가엽다.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잘못으로 보인다.” -일을 하면서 폭력 행동을 경험한 적 있나. 윤 “치료일을 하는 초반엔 맞은 경험도 있다. 장애로 인한 행동인만큼 폭력 행동이 아닌 ‘어려운 행동’으로 불러야 한다. 그런 행동은 처벌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치료의 대상이다. 이와는 별개로 수업이 진행 중인 교실에 치료 협업차 참석한 일이 있다. 갑자기 학생 한 명이 어려운 행동을 보였다. 게이트키퍼가 아이가 다치지 않게끔 교실에서 분리했고, 수업은 계속 진행됐다. 분리된 아이도 벽을 보고 서 있거나 벌을 받지는 않는다. 특수교사에게 데려가 행동치료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행동지원사는 어떤 역할을 하나. 김 “평상시에는 위기학생의 공부를 돕는다. 학생이 수업을 방해하면 학생을 데리고 나온다. 학생이 욕설하며 버티는 때도 있는데, 이럴 때는 교사가 학생들을 데리고 다른 교실로 이동하는 식으로 분리한다. 분리 후에는 평정심을 찾도록 대화하거나 놀아주고, 안정을 찾으면 다시 교사가 있는 교실로 돌아간다. 행동지원사는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일자리다. 과거에는 주로 중고등학교에만 드물게 있었는데 최근 몇 년간 초등학교에서도 행동지원사가 배치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중재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김 “위기학생마다 개별적인 지원 계획이 있다. 학생들이 보이는 행동의 단계별로 어떻게 대처할지를 담은 계획이다. 예컨대 사람을 때리고 창문을 부수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표출할 때는 학생의 안전을 위해 훈련 받은 전문가가 신체적으로 제지하고, 지정된 안전한 장소에서 학생이 평정심을 되찾을 때까지 보호하겠다는 계획을 작성한다. 이 계획에 학생과 보호자, 행동지원사와 교장·교감 등이 모두 서명을 한다. 학생도 어떤 행동을 하면 어떤 조치가 이뤄질지 알고 있다. 부모 동의가 없다면 계획은 실행할 수 없다. 캐나다도 부모의 동의가 없을 때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행동지원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요건이 필요한가. 김 “위기학생의 수업을 도와야 하기에 2년제 이상의 학위가 필요하다. 또 위기학생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치료적 위기 중재(TCI)’라는 자격증을 필수적으로 취득해야 한다. 교직원의 교육 비용은 지역교육청에서 지원한다. 주로 감정을 가라앉히는 대화술을 배우지만, 다른 사람에게 위해가 되거나 학생 본인의 안전을 해치는 경우 신체적 제지가 허용된다. 신체적 제지는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 외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허용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아동학대 요건의 완화를 위한 아동복지법 개정 등이 논의된다. 윤 “인권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학생들의 권리를 약화시킬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고 생각한다. 필요한 건 확실한 권한이 있는 프로토콜과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보호 장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교육이다.”
특집

레이디경향(총 26 건 검색)

페트병 뚜껑 5개로도 가능…‘나도 책임 지구 있어’ 캠페인 인기
페트병 뚜껑 5개로도 가능…‘나도 책임 지구 있어’ 캠페인 인기
2024. 04. 16 14:09 육아/교육
라이프스타일 기업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가 다가오는 지구의 날을 맞이해 ‘나도 책임 지구 있어’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작은 실천이 미래를 바꾼다. 라이프스타일 기업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가 다가오는 지구의 날을 맞이해 ‘나도 책임 지구 있어’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 ‘나도 책임 지구 있어’는 소비자와 함께 ESG를 실천하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캠페인 기간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친환경 소재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업사이클링 방식으로 만든 바다거북 키링이 제공되는 이벤트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매장 내 비치된 ‘지구 저금통’에 페트병 뚜껑 5개를 저금하는 것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더네이쳐홀딩스 측은 “지난 11일 시작 이후로 나흘 만에 전체 키링의 30%가 소진됐다”라면서 “그중 300개는 고객이 직접 매장에 방문해 페트병 뚜껑을 저금하고 교환해 간 수량”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버려지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소재인 리젠과 서울 리젠, 쿨맥스 에코메이드,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하여 만든 소로나를 비롯해 리프리브, 에코앤, 뱀부셀 등의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요요 없는 다이어트’ 책임지는 세 가지 ‘고단백 식품’
‘요요 없는 다이어트’ 책임지는 세 가지 ‘고단백 식품’
2023. 04. 16 11:05 건강
균형 잡힌 식단은 다이어트 식단의 기본이다. 특히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포만감을 높이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고단백 섭취가 중요하다. 다이어트의 기본은 균형 잡힌 식단이다. 특히 포만감을 높여 과식을 방지하고 원활한 지방 연소를 위해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단백질 식품을 지나쳐선 안 된다. 영양가 높은 고단백 자연식품은 무엇이 있을까? 라이프 헬스 매체 쉬파인즈(SheFinds)가 제안하는 체중 감량을 위해 매일 섭취해야 하는 3가지 고단백 식품을 알아본다. 아침 식단에 그릭 요거트 넣기 단백질은 탄수화물과 함께 먹으면 혈당 상승을 늦출 수 있고 운동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활력을 준다. 게다가 단백질은 지방이나 탄수화물보다 소화하는 데 두 배 이상 열량을 태우기 때문에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영양학자들은 건강한 고단백 식품으로 그릭 요거트를 꼽는다. 계란 한 알에는 6g의 단백질이 있지만 그릭 요거트 3/4컵에는 15g의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다. 아침 식단으로 그릭 요거트에 과일과 견과류, 씨앗류를 추가하면 건강한 한 끼가 된다. 내장 지방에는 저지방 살코기 저지방 단백질 식품은 내장 지방을 빼고 싶은 사람에게 좋다. 연어와 닭고기, 오리고기 같은 저지방 살코기는 저녁 식사로 든든하게 먹기 좋은 고단백 식품이다. 1인분 닭고기 반찬(100g)에는 약 25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연어는 염증을 줄이고 좋은 콜레스테롤로 심혈관계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건강상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완두콩은 대표적인 고단백 식물성 식품이다. 다이어트 중 간식이 당길 때, 단백질과 섬유질의 환상 조합 완두콩 식단에 더 많은 단백질과 섬유질을 추가하고 싶다면 완두콩은 어떨까? 완두콩은 한 컵당 단백질 17g, 섬유질 8g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영양 함량이 높다. 다이어트 중 스낵이나 간식이 당긴다면 짭짤하게 구운 완두콩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완두콩의 단백질과 섬유질은 배고픔 호르몬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유지해 더없이 좋은 간식이다. 건강하고 요요 없는 체중 감량을 위해서라도 단백질은 끼니당 최소 20~30g을 섭취해야 한다. 그래야 혈당과 포만감을 안정시키기 때문. 영양 전문가는 다이어트가 아니라도 그릭 요거트와 저지방 살코기, 완두콩은 전반적으로 건강한 식품이라 매일 먹어도 좋다고 덧붙인다.
‘세균 3700배’ 日 온천 업주 극단적 선택 “도덕적 책임감 느낀다”
‘세균 3700배’ 日 온천 업주 극단적 선택 “도덕적 책임감 느낀다”
2023. 03. 14 14:40 화제
일본 후쿠오카현 지쿠시노(筑紫野)시 소재 온천 여관 ‘다이마루 별장’의 야마다 마코토 사장이 지난달 28일 후쿠오카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년에 두 차례만 온천수를 교체한 사실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균 수치가 기준 한도의 3700배를 넘는 온천탕으로 논란이 된 일본 후쿠오카현 지쿠시노 소재 ‘다이마루 별장 여관’을 운영했던 야마다 마코토 사장이 12일 사망했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추정되고 있다. 복수의 일본 언론에 따르면 12일 오전 7시경 야마다 사장이 지쿠시노 산길에서 행인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공중목욕탕법 위반 혐의로 해당 여관을 압수수색한 지 이틀 후다. 보도에 따르면 시신 근처 주차된 차 안에서 “정말 죄송하다. 나는 모든 것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느낀다. 나머지는 알아서 해주길 바란다”라며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의 자필 메모가 발견됐다. 야마다 사장은 지난달 28일 1년에 두 차례 온천수를 교체한 사실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고 위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여관 운영자 직을 사임했다. 1865년 설립된 다이마루 별장 여관은 히로히토 일왕을 비롯 정부 고위 관리들이 애용하는 유명 온천 여관으로 한국인 등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았던 곳이라 더욱 충격을 줬다. 일본 후쿠오카현 조례에 따르면 일주일에 1회 이상 탕 내 모든 온수를 교체해야 하지만, 해당 별장은 온수 교체를 1년간 단 2회만 했으며 소독용 염소 주입 역시 소홀히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별장의 온천탕에서는 지난해 8월 보건소 검사에서 기준치의 2배가 넘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다. 당시 업주 측은 온천수 교체와 염소 주입을 제대로 했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재검사에서 기준치의 최대 3700배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되면서 거짓임이 드러났고 국내외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업주 사망에 대해 “매우 죄송하고 괴롭다”라며 “경찰의 대응에는 문제가 없으며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영서의 창업 백서] 경영의 책임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임영서의 창업 백서] 경영의 책임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2022. 08. 09 15:43 재테크
신약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다. 예수께서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다. 예수는 제자들과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감람산으로 가다가 제자들 가운데 베드로와 야고보, 요한만을 따로 데리고 겟세마네라는 작은 동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예수 자신이 피 흘려 죽음으로써 사람들을 영원히 구원하겠다는 사명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시점이다. 젊은 청년 예수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야 한다는 사명과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그 상황에 놀라고 슬퍼하며, 제자들에게 말하기를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서 머물러 깨어 있으라”고 한다. 그리고 홀로 40m쯤 떨어진 곳으로 가서 땅에 엎드려 “하나님 아버지,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라면서 “다만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한다. 필자는 최근 이 시점의 예수를 생각해 봤다.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성인 중 한 사람인 예수조차 자신이 감당해야 할 사명이 자신 앞에서 지나가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예수가 인간들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못 박히고 심판받기를 원했다. 경영자는 때때로 자신이 감당해야 할 일을 직원에게 넘기곤 한다. 그것을 결코 직원들에게 넘겨서는 안 될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필자는 어려서 영화배우를 꿈꿨다. 대학졸업 때까지 학교 연극동아리와 일반 극단에서 연기활동을 했다. 하지만 가난이 싫었던 필자는 배고픈 광대로 살 수 없어 연기를 포기하고 프랜차이즈 경영 공부를 하기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한국에 돌아와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후 고속성장의 행운을 안있다. 그러던 중 지난 2015년에 우연히 대학 때 함께 연기활동을 했던 후배의 권유로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이후 주변에서 “왜 재능을 썩히냐?”며 “연기를 다시 하면 대성할 것이다”라고 했다. 필자는 사업이 잘 됐고, 사회적 명성도 얻었기에 교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내가 연기를 하면 곧 스타가 될 거야’라는 착각에 빠졌다. 필자는 회사를 창업 초기부터 함께했던 직원들의 업무 스킬과 경영관리 능력도 믿을 만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필자는 회사 경영을 직원들에게 맡기고 밖으로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기를 다시 시작하고 회사 밖으로 5년간 외도한 후 회사 경영상황이 ‘위기’라고 판단하고 경영 일선으로 복귀해야 했다. 그 사이 회사 경영은 참으로 말할 수 없을 만큼 엉망이었다. 2019년 말 연기를 포기하고 다시 경영자 본연의 위치로 돌아와서 회사 체계를 잡으려고 애를 썼지만 그 후유증이 3년이 지난 지금도 끝나지 않고 있다. 회사 조직체계가 무너졌고, 인재가 떠났으며, 하청업체와 제휴업체 관리소홀은 가맹점 피해로 연결됐다. 또한 잘못된 계약 체결과 상품 재고관리 부실로 크나큰 금전적 손해를 봐야 했다. 필자가 경영 관리를 맡긴 직원 중에는 막역한 친구와 믿는 선후배 그리고 일가친척도 있었다. 이쯤 되니 예수가 자신의 십자가를 제자든 그 누구에게도 넘기지 않고 스스로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한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누구도 경영자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 ■임영서 대표는 누구? 임영서 대표는 중학교 때부터 장사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성장했다. 대학을 마치고 체계적인 장사를 배우고 싶어서 일본유학을 경험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지난 25년간 1세대 창업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서경대학교 프랜차이즈학과 겸임교수, 연세대 상남경영대학원 프랜차이즈 과정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기업과 500명 이상의 자영업자 창업 컨설팅, 1000회 이상 창업 강의, TV·라디오방송과 신문·잡지 등의 창업 칼럼니스트 활동 외에 다수의 창업 저서를 출간했다. 현재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죽이야기와 식품제조기업 ㈜대호가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창업백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