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8 건 검색)
- ‘도둑맞은 표지?’···쌤앤파커스, 어크로스 책 표지 ‘표절’ 비판 이어져
- 2024. 01. 10 11:17문화
- ... 작년 4월 펴낸 ‘도둑맞은 집중력’과 닮아 두 책 저자, 영국 저널리스트 요한 하리 “협의 없이... 출간 예정작 <벌거벗은 정신력> 표지다. 이 책 표지가 어크로스가 지난해 4월 낸 <도둑맞은...
- 어크로스쌤앤파커스표지요한하리도둑맞은집중력벌거벗은집중력
- “책 표지만 봐도 ‘다 죽었어’라는 느낌이 나왔으면 했죠”
- 2023. 05. 28 08:30문화
- ... 영화 포스터 같은, 단박에 눈길을 끄는 책 표지다. 지난 5월 3일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 한다. 기자들의 글이 딱딱한 경우가 많다. 그 책은 재미있게 잘 접근했다고 생각한다.”...
- [책과 삶]책 제목·표지 등 동화 속 숨은 이야기
- 2017. 08. 11 21:33문화
- ... <빨간 머리 앤>의 책 표지에는 대개 빨간 머리를 양갈래로 땋아 내리고 얼굴에... 보냈다. ‘예쁜 책’이길 원한 몽고메리의 바람이 책 표지에 투영됐던 것이다. 부산대 사범대 교수이자 고서...
- 책
- 고양이 전문·책 표지 보수·시 처방…별난 동네 책방 다 모였네
- 2017. 06. 15 21:04문화
- .... ‘이상한나라의 헌책방’ 제본 공방에선 책 보수(補修) 등을 주로 한다. 오래된 책의 겉을 단단하고 예쁜 표지로 덧대 다시 엮거나 누렇게 떠서 바스라진 종이 모서리를 한지, 밀가루 등으로 메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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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총 3 건 검색)
- ‘전참시’ 차주영 “책 표지 항상 가려, 들키기 싫다”
- 2023. 04. 08 15:54 연예
- MBCentertainment 영상 갈무리 배우 차주영의 일상이 공개된다. 8일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배우 차주영의 애착 인형 모찌 & 미미와 함께하는 반전 일상! (feat. What‘s in My Bag)’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차주영은 차 안에 배치된 수많은 카메라에 놀라며 “어머, 이거 어떡해!”라고 탄성을 지르는 한편 “떨린다"라며 수줍어했다. 이어 차주영은 “나 모찌를 챙겨왔다”라며 애착인형을 공개했다. 차주영의 매니저는 “(차주영)누나가 심신의 안정을 찾을 때, 너무 불안하고 떨려할 때 항상 품고 다니는 애착인형이다"라며 모찌에 대해 소개한다. 차주영 역시 카메라에 인형을 보여주며 "제가 가지고 다니는 모찌와 미미다"라고 말한다. MBCentertainment 영상 갈무리 스튜디오에서 양세형이 차주영에게 “저 인형을 잊어버린 적 있냐”라고 묻자 차주영은 “그렇다. 다시 바로 사러 갔다”라고 답했다. 전현무가 “늘 바로 대체가 되는구나”라고 말하자 차주영은 “두어번 바뀌었다”라고 말하며 녹화 현장을 웃음케했다. 이날 차주영은 짐들로 가득한 자신의 가방을 공개하기도 한다. 가방 속에는 양말, 책, 대본, 모자 등이 있었다. 책의 표지가 종이로 싸여있는 것을 확인한 송은이가 “표지를 왜 쌌어요?”라고 묻자 차주영은 “제가 무슨 책을 읽는지 들키고 싶지 않아서”라고 답한다. 한편 차주영이 출연하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은 오늘(8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
- 책 표지가 락이야! ‘골든 슬럼버 특별판’
- 2018. 03. 02 21:48 생활
- ‘일본서점대상’을 차지한 책은 재미와 주제면에서 비교적 한국 독자들에게도 민족감을 준다. 10년 전 이상을 수상한 스릴러 추리소설 한권이 국내에서 인기를 얻었고 일본에서는 영화화 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후 국내에도 상영된 영화도 비교적 호평을 받았다. 2018년 개봉한 강동원과 한효주 주연의 영화 <골든 슬럼버> 개봉에 맞춰 ‘골든 슬럼버 특별판>(이사카 고타지로·김소영 옮김·웅진지식하우스)은 스릴러 스토리 속에 다양한 재미를 더했다. 어느 날 갑자 암살범으로 누명을 쓴 주인공 아오야마 마사히루는 내각 총리대신 암살범으로 몰려 3일 동안 평생 해야 할 분량의 모험과 질주를 경험한다. 이야기 전개에 따라 앞 부분에 흩어지듯 뿌려진 이야기와 캐릭터가 복선이 된 후 끝으로 이어지는 추진력이 되는 탄탄한 구성이 인상적이다. 일본 소도시를 배경으로 거대한 세력에 맞서는 주인공을 돕는 다양한 사람들의 등장은 ‘스릴러 군상극’이라고 할 만 하다. 특히 인상적인 캐릭터는 “이건 락이야” ”와 “이건 락이 아니야”라는 멋진 말로 세상을 구분하는 이와와사키 선배다. 이번 특별판은 공포영화에서 신부복까지 ‘강동원핏’으로 재생(?)시킨 배우 강동원이 표지를 장식한다. ‘골든 슬럼버 특별판’은 표지가 락이다.
- 윤상현, NHK 한글 강좌 책 표지모델로 발탁!
- 2010. 12. 09 15:48 연예
- 윤상현이 일본에서 오는 18일 발간되는 일본 NHK 교육TV 한글 강좌 책의 표지모델로 발탁됐다. NHK에서 방송하고 있는 한글강좌는 한국의 언어나 문화 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어학강좌로 한류 팬을 중심으로 NHK어학 강좌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이미 윤상현뿐만 아니라 한류스타 및 일본 인기 연예인들이 출연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알려주며 한국과 일본, 양국 간의 문화 교류에도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일본 관계자에 따르면 “윤상현 덕분에 한글강좌 스킷 드라마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인기코너가 됐다”라며 발간되는 책의 표지 모델로 발탁된 이유를 밝혔다. 이 방송은 일본 전역으로 방송되는 것으로 올해 3월 윤상현이 데뷔를 하자마자 인지도를 올리게 됐다. 이번 표지 모델 발탁으로 국내뿐 아니라 일본 내에서도 그의 인기를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최근 SBS 주말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톱 한류 가수 오스카 역을 맡아 물오른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받고 있는 윤상현은 극중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한류스타로의 인기를 제대로 입증한 것이기도 하다. 한편, 윤상현은 올해 초 NHK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초청받아 한국 전도사로서 인터뷰 진행 및 NHK 에듀케이셔널이 주최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테마로 한 이벤트에메인 게스트로서 참석한 바 있다.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 [시네프리뷰]책 종이 가위 - 책 표지 장인의 자기 세계 구축법(2023. 09. 08 11:24)
- 2023. 09. 08 11:24 연예
- 일본의 장서디자인 전문가 기쿠치 노부요시. 영화는 모리스 블랑쇼의 <끝없는 대화> 표지 디자인을 맡은 그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연필, 종이, 자, 칼…. 철저하게 아날로그 방식이다. 제목 책 종이 가위(Book-Paper-Scissors) 제작연도 2019 제작국 일본 상영시간 93분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히로세 나나코 출연 기쿠치 노부요시, 이사오 미토베, 후루이 요시키치 개봉 2023년 9월 13일 등급 전체 관람가 기획/제작 분복(分福·고레에다 히로카즈 제작사) 수입 ㈜디오시네마, 게이트식스 배급 ㈜디오시네마 공동 배급 게이트식스 ㈜디오시네마 책 표지 디자인에 관한 한, 필자는 문외한이다. 가끔 SNS에서 친구를 맺고 있는 출판업계 지인들이 올리는 글, ‘이런저런 신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만 다음 중 어떤 표지가 제일 어울리는 것 같습니까?’ 같은 질문과 함께 제시하는 책 표지 예시 중 정답-이 경우, 가장 많은 ‘페친’이 선택한 표지-를 맞춘 적이 거의 없다.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책 표지 장인 기쿠치 노부요시(菊地信義)는 일본의 대표적인 장서디자인 전문가다. 영화에서 회고에 따르면 1만 권이 넘는 단행본이나 전집 표지가 그의 손을 거쳤다. 영화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히로세 나나코 감독이 약 3년에 걸쳐 어떻게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지 그의 작업과정과 일상, 철학을 담고 있다. 놀랍게도 그가 표지 장정을 만드는 방식은 거의 철저하게 아날로그 방식이다. 연필로 그리고 종이, 자, 칼을 사용해 자르며 접고 붙이는. 영화의 원제는 <쯔?S데, 히라이테(つつんで、ひらいて)>, 그러니까 ‘싸매고 풀어주고’ 정도의 뜻인데 개봉 제목 <책 종이 가위>는 아마도 부산국제영화제에 이 영화가 소개되면서 의역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 출판 관련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모종의 노스텔지어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밥벌이로 이쪽-출판 관련 일을 시작했을 때는 이미 자취를 감췄지만, 대학교 저학년 때는 아직 개인용 컴퓨터(PC)의 개념조차 없을 때라 유인물이나 회지나 문집 같은 것을 만들 때 철심으로 동판을 긁어 잉크 롤러로 미는 작업 같은 걸 하곤 했다. 대학 고학년이 되면서 컴퓨터 사용이 보편화했을 때도 여전히 ‘아날로그’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시 컴퓨터 문서편집기는 ‘단’을 구현할 수 없어 모눈종이에 프린터로 출력한 문단들을 가위로 오려 잘라 붙여 기획사에 넘기는 식의 작업이었다. 물론 영화에서 묘사하는 기쿠치 노부요시의 작업이 그런 식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그가 구상해 내놓는 프로토타입을 바탕으로 30년 넘게 그와 손발을 맞춘 여성 작업자가 옆방에서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구현해주고 있다. 표지 장정 디자인 작업은 예술에 가깝다. 영화에서 그는 모리스 블랑쇼의 책 <문학의 공간>과의 만남이 북디자인이라는 길에 들어선 계기라고 밝히고 있다. 영화는 50년 후 다시 일본에서 출판된 모리스 블랑쇼의 책 <끝없는 대화> 표지 디자인을 그가 맡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책이 담고 있는 내용과 별개의 예술작업이라고 하지만, 기쿠치 노부요시 같은 장인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은 작품에 대한 이해를 자신의 작업에 녹인다. 예컨대 왜 <끝없는 대화>의 일본어판 겉표지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하얀색 수제 화지(和紙·자막 번역은 편의상 한지로 돼 있는데 일본에서는 자기들 고유의 전통물건이라고 주장하는 물건에 화(和)를 붙여 사용한다)를 사용했을까. 출판사 측과의 회동에서 기쿠치 노부요시는 이렇게 언급한다. 모리스 블랑쇼가 마그리트 뒤라스(우리에게는 장 자크 아노의 영화 <연인>(1992)의 원작자이자 <히로시마 내 사랑>(1959)의 각본으로 알려진)를 만났을 때 그의 나이가 50세였고 뒤라스의 나이가 41세였다. 책 표지는 뒤라스의 피부이고, 타이포그래피에 사용된 와인빛의 선택은 뒤라스의 란제리를 표현한 것이라고. 어느 정도는 반농담에 가까운 말이지만 책으로 주고받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주변부 지식이라도 가지고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뜻풀이다. 최고의 경지에 오른 장인의 회고 1만 권 넘게 책 표지를 만들면서 그가 내놓은 회고가 “성취감 같은 것은 없고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건 뜻밖이다. 마르크스가 내놓은 포이어바흐에 대한 테제의 여섯 번째는 “인간적 본질은 개개인에 내재하는 추상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들의 총체”라는 것이었다. 그가 점점 자신이 텅 비어져 간다는 것을 느낀다고 고백할 때, 자아는 육체적 경계를 넘어 자신이 만들어낸 책표지들로 확장됐기 때문은 아닐까. 영화는 2019년 제작됐다. 한국에서는 4년 늦게 개봉하는 셈이다. 기쿠치 노부요시의 근황이 궁금해 일본 쪽 자료를 찾아보니 지난해 3월 심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짤막한 보도만 나온다. 일본의 장인문화, 초밥 장인 오노 지로의 경우 언젠가 일본의 유명 장서인 한 디자인전문가의 책을 읽은 기억이 있다. 영화를 보면서 그 기억이 누누이 떠올랐다. 꽤 화려한 총천연색 책이었다. 묵직한 질감이 기억의 편린으로 남아 있다. 할 수 없이 몇 가지 단서로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그 책의 주인공은 기쿠치 노부요시가 아니었다. 스기우라 고헤이(杉浦康平). 책 제목은 <스기우라 고헤이의 북디자인 반세기>였다. 경향자료 일본의 장인문화는 유명하다. 예컨대 지금도 넷플릭스에 공개되어 있는 <지로의 꿈>(2011·포스터)의 주인공 오노 지로는 초밥 장인이다. 그는 일곱 살 때부터 식당업계에 뛰어들어 1969년 긴자에 자신의 초밥집을 열었다. 1925년생이니 영화가 공개됐을 때는 이미 86세의 노인인데도 여전히 그는 매일매일 초밥 만들기에 정진 중이다. 미각을 잃지 않기 위해 커피도 마시지 않는다거나, 초밥을 쥐는 손을 보호하기 위해 외출 때 반드시 장갑을 낀다는 등의 일화가 알려져 있다. 오바마가 일본에 방문했을 때 지난해 고인이 된 아베 신조와 초밥을 먹은 가게로도 유명하다.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미 2007년부터 ‘미쉐린 가이드’의 최고 등급인 별 3개를 받았는데도 가게는 초라하게도 긴자 지하철역 지하에 조그맣게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었다. 영화에서 역시 셰프인 아들이 가게 밖에 숯불을 내놓고 김을 굽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기 가게 위치가 지하이니 저러면 환기가 안 될 텐데…’라고 생각했다. 나이가 있으니 영화를 찍고 얼마 안 돼 돌아가신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리뷰를 쓰면서 다시 확인해보니 부고 소식은 없다. 올해로 97세다. 그는 지금도 긴자역 지하 가게에서 초밥을 쥐고 있을까. 스키야바시 지로 음식점 인터넷 홈페이지가 있어 들어가 보니 “2월, 3월은 만석이 되어 예약을 받을 수 없다”는 올해 2월 8일자 공지가 최신 글이다.
- 시네프리뷰
- [김홍민의 문화의 발견]모름지기 책 표지는 이목을 끌어야 한다?(2014. 06. 10 17:02)
- 2014. 06. 10 17:02 문화/과학
- 책 표지가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 크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 출판사의 상당수 편집자들은 “표지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으리라. 표지가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책을 구입한 경험이 있으신지. 나는 있다. 어제도 광화문 교보문고에 진열된 책들을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신간의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무슨 내용인지 확인도 않고 덜컥 구입했다. 굳이 따지자면 그건 독자의 입장이었다기보다 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나도 이런 멋진 표지를 구현해 보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인지 아버지인지 그런 말도 있으니까. 하지만 독자로서 내가 전혀 관심도 없던 책을 표지가 마음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구입한 적은, 한두 번쯤 있었을지 모르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어차피 사려던 책의 표지가 예쁘면 금상첨화겠고 표지에 끌려서 ‘대관절 이게 무슨 책이지’ 하고 유심히 들여다본 적은 있지만 아무런 맥락 없이 표지만으로 구입을 결정한 적은 거의 없다. 책을 만들어 먹고사는 장사꾼으로서의 나는 표지가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믿는다. 해외의 어느 출판단체에서 했던 조사에서도 그런 결과가 나온 걸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책을 만들 때는 표지에 공을 많이 들이는 편이다. 표지가 판매에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는 자세로 만든다. 부연할 필요도 없는 얘기지만 내가 독자로서 책을 살 때 이왕이면 다홍치마인 쪽을 선호하는 데다 장기적으로 출판사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다양한 책 표지들 펭귄 문고본 디자인에 가장 중점 1935년 7월 30일에 첫 책을 펴낸 출판사 펭귄이 저가의 문고본 책으로 인기를 끌었을 때 가장 중점을 둔 대목은 디자인이었다. 초창기 펭귄의 북디자인은 ‘단순+명쾌’가 콘셉트였다. 북디자인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도 펭귄의 표지는 한눈에 알아보리라 생각한다. 펭귄은 앞표지를 세 부분으로 나누고 서체와 로고만으로 채웠다. 표지 자체가 광고의 역할을 수행했다. 지금 봐도 세련돼 보인다. 그 시절에 나오던 여타 출판사의 책 표지는 호화로운 장식과 일러스트로 꽉 차 있었고, 펭귄 표지의 ‘단순+명쾌’는 그에 대한 반발로서 구현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지금 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 의 저자는 “서점에 진열된 펭귄 책들은 현대적이면서도 대담한 구성으로 굉장한 반향을 일으켰다. 펭귄의 표지는 책 판매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이후 등장한 출판사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적고 있다. 그와 같은 전통을 이어나가기 위해 펭귄은 늘 감각 있는 디자이너를 채용했다. 펭귄에서 추리소설과 과학소설의 표지를 총괄하던 디자이너 올드리지는 “표지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런 믿음을 바탕으로 그는 표지에 만화를 싣거나 팝아트적 요소들을 사용하는 등 파격적인 실험을 거듭했다. 나를 포함하여 우리나라 출판사의 상당수 편집자들 역시 “표지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으리라. 때문에 같은 책을 읽고 있노라면 ‘표지가 책 판매에 영향을 끼치는지 안 끼치는지 장담할 순 없지만 일단은 예쁘게 만들고 볼 일이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북디자인에 관여하는 대다수 인원들이 그렇게 사고하다 보니, 이 출판사에서 나온 표지도 ‘예쁘고 멋지게’가 콘셉트이고 저 출판사에서 나온 표지도 ‘예쁘고 멋지게’가 콘셉트인, 말하자면 변별력이 없는 표지가 되어 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매력적인 비주얼에 더해 펭귄처럼 척 보기만 해도 ‘저건 그 출판사의 책이구나’ 하고 알 수 있을 만큼의 정체성을 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게 되는 대목이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 지하철에서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있다. 러시아워였는데도 다행히 자리가 나서, 나는 느긋한 기분으로 책을 펼쳐 읽는 중이었다. 내 오른쪽 옆자리에는 나보다 서너 살쯤 어려 보이는 여자분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앉으려던 순간에 힐끔 봤는데 ‘상당히 미인이구나’ 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때까지는 그분이 미인이라는 사실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게 언제부터 중요했느냐면 어느 순간 내 오른쪽 어깨에 툭 하고 그분의 머리가 얹혔을 때부터다. 완전히 잠이 든 모양인데 그와 동시에 내 머릿속에서도 무언가가 툭 터지며 책의 활자들이 가물거리기 시작했다. 아아 곤란하다, 그것도 상당히. 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잠깐 잠이 든 것뿐인데 곤란하긴 뭐가 곤란하냐며 곤란해 하지 않아 할 사람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곤란했다.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저 자식, 은근히 즐기는 거 아니야’ 하면서 말이다. 변별력이 떨어지는 ‘예쁘고 멋지게’ 나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슬쩍 어깨를 빼고 다른 칸으로 도망쳐 버렸다……라는 건 거짓말이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정면을 응시했다. 만약 내가 어깨를 치우면 여자분의 머리가 좌석을 향해 곤두박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건 그것대로 욕을 먹을 것 같아 내키지 않았다. 그렇게 난감해하며 멍하니 입을 벌린 채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책장을 넘기는 사이, 아뿔싸 하고 뇌리를 때리는 게 있었다. 그때 내가 들고 있던 책의 제목이 이었던 것이다. 물론 이 책은 최고 수준의 과학소설이 엄선된 단편집이다. 하지만 과학소설을 꾸준히 읽어온 팬이 아니라면 알기가 힘들 뿐더러, 더욱 곤란한 문제는 책 표지에 ‘PLAY BOY’라는 글자와 그 상징인 ‘토끼 로고’가 어느 각도에서 봐도 선명하게 잘 보인다는 점이었다. 빨간색으로 아로새겨진 제목과 황금 빛깔로 찬연히 빛나는 토끼, 이 책에 대한 정보가 없는 사람이라면 묘한 걸 연상하지 않을까. 잘못(불가항력이니까 이런 것까지 잘못이라고 한다면 여자분도 억울하겠지만)은 옆에 앉은 여자분이 했는데 왜 내가 곤란해 해야 한단 말인가. 이런 곤란이 몸에 좋을 리 없다는 걸 알았지만 딱히 뾰족한 수도 없었다. 결국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한 채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지하철은 여섯 개의 정거장을 지나며 사람들을 내리고 태웠다. 그런데 일곱 번째 정거장에 도착하기 직전, 그야말로 공포영화에서 오로지 관객을 놀래 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부활하는 시체처럼, 여자분이 벌떡 일어나더니 문이 열림과 동시에 후다닥 뛰어내리는 게 아닌가. 정말 깜짝 놀랐다. 나도 그 다음 역에 내릴 수 있어서 가슴을 쓸어내리긴 했지만. 어쨌든 그리하여 위의 경험으로부터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 책 표지를 만들 때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어야 한다”는 자세도 좋지만 자칫 잘못하면 독자가 곤란에 처할 수도 있으니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다. 그건 그렇고 은 훌륭한 책이니까 꼭 한 번 읽어보시길.
- 김홍민의 문화의 발견
- [표지이야기| 책으로 보는 2013년]힐링서적 강세 속 소설 약진(2013. 12. 24 14:56)
- 2013. 12. 24 14:56 사회
- ㆍ 2년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에 2012년의 독자들은 ‘힐링’에 목말라 있었다. 교보문고 2012년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 10위 중 5권이 힐링 서적이었다. 지난 12월 17일 발표된 교보문고의 2013년 종합 베스트셀러에서도 이 기조는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한국식 ‘위로 힐링’의 대표주자인 혜민스님의 이 2년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그 외에도 스타 강사 김미경씨의 등 자기계발·힐링 에세이 계열 서적들이 올해도 강세를 나타냈다. 위로를 찾았던 독자들 중 진보성향의 유권자라고 할 수 있는 계층은 위로를 얻지 못했다. 그 때문인지 힐링 열풍 역시 상반기를 넘기지 못했다. 대신 지난 몇 년간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소설이 많이 팔렸다. 정치·사회 관련 책보다 ‘이야기’ 찾아 서점 베스트셀러 담당자들에 따르면, 힐링 열풍이 본격화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부동산·주식투자 등 실용적 측면을 강조한 자기계발 서적이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개인적 노력만으로는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다는 자각이 일어나면서 실용서적은 퇴조세를 보였다. 실용서적의 자리를 메운 것이 힐링 에세이나 꿈과 도전을 강조하는 김미경식 ‘독설 힐링’이었다. 지난 6월 서울도서관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고 있는 모습. | 정지윤 기자 소설이 힐링 서적을 대체했다는 것은 매체에 등장하는 유명인들의 조언을 통해 위안을 받기보다 스스로 성찰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근본적으로 힐링 서적도 실용 서적 성격을 갖는다”고 전제한 뒤 소설을 읽는 것은 “자기를 돌아보고 서사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힐링 멘토 김미경씨가 논문 표절의혹 등으로 출연하던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사건 역시 힐링 열풍이 주춤하는 데 기여했다. 반면 한 서점 베스트셀러 담당자는 한국인들의 어려움이 힐링 서적으로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담당자는 “작년이면 몰라도 올해 키워드를 ‘힐링’으로 꼽을 순 없다”며 “올해 하반기에 문학이 많이 팔린 것은 책을 통해 위로를 얻기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현실 도피를 하려는 독자가 많이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IMF 외환위기 이후 긴 시간 동안 경제위기를 감내해온 대중들이 힐링 서적 대신 ‘이야기’에서 위로를 얻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소장은 12월 16일 언론 기고글에서 조정래의 의 주독자층은 40대 남성이었다며 “‘담대한 희망’은 접어두고 ‘사소한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기 시작한 것”이라고 썼다. 또한 한 소장은 특정 주제에 천착한 에세이가 많이 팔리는 것 역시 ‘이야기의 힘’을 보여준다고 봤다. 종합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지난해 대선 이후 현실정치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사가 크게 줄어들었음이 확인된다. 2011년과 2012년 연속으로 베스트셀러의 한 자리를 차지했던 정치·사회 관련 도서들이 올해는 거의 전멸했다. 2011년의 경우 ‘나꼼수 열풍’의 주역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의 가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8위를 기록했다. 분류상으로 ‘정치·사회’는 아니지만 시대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역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2012년에도 안철수 의원의 이나 주진우, 정봉주 등 나꼼수 멤버들의 책이 꾸준히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현실정치와 관련된 책 중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른 것은 20위에 랭크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뿐이다. 이 역시 유 전 장관이 현실정치를 은퇴하면서 쓴 에세이로서의 성격이 강한 책이다.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자인 브랜드관리팀 김현정씨는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진보적 성향 독자들의 실망감 때문인지 정치·사회분야 독자들의 구매의지가 많이 하락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기존 스테디셀러들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올해 정치·사회분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2007년 출간된 장 지글러의 다. 구호활동가 한비야씨가 2009년에 추천도서로 소개한 이후 오랫동안 정치·사회분야의 스테디셀러에 오른 이 책은 올 3월부터 6월까지 여러 차례 주간 정치·사회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서점 베스트셀러 담당자들은 “이 책의 판매량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며 2013년 이 책이 특별히 많이 팔릴 만한 이슈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박하영 알라딘 도서1팀장은 “정치·사회 분야의 ‘퇴조’라기보다는 지난 몇년간의 바람이 지나고 다소 소강상태에 이르렀다고 본다”고 말했다. 도 베스트셀러에 2011년에 출간된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이나 스테판 에셀의 역시 신간이 아닌데도 올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은 미국의 자기계발 열풍의 이면에 금욕과 근면을 추구하는 청교도 윤리에 대한 반발이 담겨 있다고 분석한 책이다. 오랫동안 계속된 한국의 힐링 열풍에 대한 반성의 분위기에 따라 자기계발을 비판하는 이 많이 팔린 것으로 보인다. 는 사회 부정의에 적극적으로 분노하고 나아가 사회문제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긴 책이다. ‘마지막 레지스탕스’로 알려진 저자 스테판 에셀은 올해 2월 세상을 떠났다. 저자의 사망과 지난 대선 이후 ‘레미제라블’ 관련한 콘텐츠들이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은 것과 맞물려 도 정치·사회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전체적인 정치·사회분야의 판매량은 줄어들었지만, 올해도 역시 사회 이슈와 맞물린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대선 직후인 올해 1월에는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의 가 5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정치·사회분야 1위를 기록했다. 올해 5월 초 민주당은 을지로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남양유업 사태 이후 한동안 시들해졌던 갑을관계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다시 촉발됐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5월 25일 출간한 는 6월 정치·사회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노무현 전 대통령 NLL 포기발언 논란’이 계속되면서 관련 도서들이 지금까지 인기를 모으고 있다. 9월에는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의 , 10·11월에는 유시민 전 장관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해설서인 이 인기를 끌었다. 12월에는 문재인 전 의원의 대선 평가서 와 넬슨 만델라의 마지막 자서전 가 정치·사회 베스트 1·2위를 달리고 있다. 특정 사건과 직결된 것은 아니지만 제목만으로도 올 한해 시대상을 보여주는 책들도 눈길을 끌었다. 서점 베스트셀러 담당자들은 , , , 등을 꼽았다.
- [표지이야기]안철수에 관한 책, 지난 열달 사이 23권 나왔다(2012. 08. 01 14:48)
- 2012. 08. 01 14:48 정치
- “안철수 원장이 낸 책은 다 갖고 있습니다. 안 원장이 출연한 힐링캠프는 세 번 돌려봤네요.” 이경희씨(43)의 말이다. 그는 지난 7월 라는 제목의 책을 펴낸 저자다. “일부에서 ‘안철수는 우유부단하다, 간만 본다’는 식으로 평하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어요. 안철수는 사업가였습니다. 우유부단과는 거리가 멀어요.” 안철수(이하 존칭 생략)를 다룬 책은 많다. 심지어 중학교 국어교과서에도 그의 백신 개발 일화가 실려 있다. 안철수 자신이 쓴 책을 포함해 발간된 서적은 총 75종(인터넷서점 예스24 집계 결과).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나온 리더십 책을 제외하고 안철수가 서울시장 출마계획을 밝힌 지난해 9월 2일 이후 안철수에 대해 나온 책은 총 23권이다.(아래 표 참조) 이씨가 지은 는 안철수의 심리분석서다. 이씨는 성격유형론인 ‘에니어그램’을 통하면 안철수가 특정한 국면에서 왜 그런 행동을 취했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에니어그램은 그 사람이 가진 기질입니다. 안철수는 9번 유형에 속해요. 다른 어떤 유형보다 스스로와 다른 사람들을 위해 평화를 추구하려고 애쓰며, 특히 마음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유형입니다.” 이씨의 책에 따르면 이 9번 유형은 평화주의자다. 세종대왕이나 링컨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씨의 주장에 따르면 정치가 중 9번 유형의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예를 들어 노무현 대통령은 1번, 개혁가 유형이다. 안철수, 알고 보니 게으름뱅이? 이씨가 분석하는 안철수의 성격 중에는 특이한 성격이 있다. ‘열정적인 게으름뱅이’다. 평화주의자 중에는 그런 사람이 많다. 그런데 안철수는 그것을 극복했다는 것이 이씨의 주장. 그 방법은 스스로 마감을 설정하는 식이다. “안철수의 인터뷰를 보면 바이러스를 잡는 최신 기술을 공부하기 위해 잡지에 기고를 신청하는 식으로 스스로를 강제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자신이 타고난 성격유형의 약점을 그런 식으로 극복한 겁니다.” 책 집필에는 10개월이 걸렸다. 안철수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있다. 특정한 입장 발표, 선택에서의 절묘한 타이밍이다. 여론의 주목을 받는 결정적인 순간에서 요즘 유행하는 말로 ‘신의 한 수’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건 안철수가 모든 조건을 면밀히 계산해 전략적인 선택을 했기 때문일까. “철저한 계산으로 보는 시각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르게 봐요. 안철수는 항상 원칙을 되짚어 본인의 삶의 철학에 비추어 진정성 있게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고 그 결정이 절묘하게 최선의 상태를 만들어내는 형태로 갑니다. 다만 안철수도 인간이기 때문에 오판은 합니다. 지난 4월 총선 때 ‘야권이 승리할 줄 알았다’고 말하잖아요.” 작가 이경식씨가 쓴 은 오늘날 안철수의 생각을 형성하는 데 작용했던 그의 젊은 시절, 즉 1980년대와 1990년대 그의 삶을 관통했던 시대적 배경에 집중한다. 그것은 가톨릭학생회에서의 의료봉사활동 경험이다. 안철수는 여기서 학교 후배였던 부인 김미경씨를 만났고, ‘교과서가 가르쳐주지 않던 현실’을 깨달았다. 이번에 펴낸 과 힐링캠프에서 언급한 ‘류마티즘에 걸린 할머니와 신문배달 소녀’를 경험한 게 이 활동을 통해서다. 책의 장점은 디테일이 강하다는 것이다. 지난 5월 30일 부산대 강연에서 있었던 일들을 마치 현장에서 스토킹한 듯 자세히 썼다. “그날 기자들이 많이 갔잖아요. 자료들을 쭉 늘어놓고 책 집필에 참고했습니다.” 1980년대의 의료봉사 경험은 그가 왜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졌는지를 푸는 열쇠라고 이씨는 가정한다. “안철수가 봉사한 곳이 구로입니다. 아마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소문은 들었을 거예요. ‘마음의 빚’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저 사람만큼 직접 운동에 뛰어들지는 못하지만, 전문적인 영역을 통해 기여하겠다는.” 이씨는 책에서 대담한 가정을 한다. 안철수는 지금으로부터 훨씬 전 노동운동가의 길이냐, 아니면 의사의 길이냐를 놓고 갈등을 했을 것이라고. 실제 그런 고민을 했는지는 안철수 자신만 알 일이다. 비영리단체 대표인 윤순홍씨의 책 은 2015년 봄에 열린 촛불시위로부터 시작한다. 3년 3개월 동안 대통령직에 있은 안철수의 퇴임을 반대하는 촛불시위다. 아직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이른바 팩션 소설이다. “사실 팩션 형식으로 쓴 것은 안철수의 등장으로 25년간의 87년 체제가 끝나고, 새로운 체제가 어떻게 등장하게 될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윤씨가 보기에 1987년 헌법으로 만들어진 체제의 가장 큰 폐해는 ‘제왕적 대통령’에다 ‘실패한 정권’이 될 수밖에 없는 불행이다. 백낙청 교수의 ‘2013년 체제론’에서 얻은 착상이다. 다른 저자의 책들이 놓치고 있는 대목이다. “저는 그걸 2016년으로 봤습니다. 즉 19대 국회에서 논의를 통해 소선거구제 폐지,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 등 헌법개정을 이루고, 안철수는 그 과도기를 이끈다는 설정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안철수는 아직까지 2013년 체제 내지는 정치공학적인 주장을 하지 않는다. 설령 그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과도기를 이끌어갈 비전이나 리더십은 아직까지 안철수의 고민 대상이 아니다. 책에서는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영·호남 화합을 진정성 있게 고민하는 ‘A 의원’이 출마한다고 되어 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사실 특정 의원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인데, 그 의원은 대통령 경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죠. 책을 낸 시점과 달라진 부분은 앞으로 내게 될 팩션 2, 3의 후속장에 담아볼 계획입니다.” “‘안 vs. 박 구도’ 되면 안철수가 이긴다” 안철수를 다룬 대부분의 책들은 안철수의 등장을 새로운 시대의 등장으로 보고 있다. 과거 ‘안티조선’ 등의 대표논객인 강준만 교수는 새로 낸 에서 ‘증오의 정치’를 끝낼 인물로 안철수를 지지하며 공개지지를 선언했다. 반면 김광모 부산 해운대구 의원이 지난 4월 낸 책 는 ‘안철수 현상’을 정당정치의 부재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은 통합진보당 당원이다. 즉 ‘진보’ ‘정당’의 관점에서 안철수를 보고 있다. 그가 책에서 밝힌 안철수의 한계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안철수는 청년세대의 도전의식, 창업을 강조하지만 비정규직 임금차별이라는 사회구조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둘째, 안철수는 ‘긍정’,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 등을 강조하는데 그것은 또 하나의 ‘자기계발 이데올로기’가 될 위험이 크다. 셋째, 안철수의 경제해법엔 ‘노동’이 없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된 을 보면 안철수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제도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에 낸 책을 보면 나름대로 종전 입장보다 제시하는 대안이 훨씬 더 구체화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안철수가 근본적으로 ‘착한 CEO’라는 기업가 중심의 접근법에서 오는 한계는 분명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좌파적 관점에서 어떤 사람은 안철수의 이번 책이 내용이 없다, 실망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지만 안철수는 대중을 대상으로 풀어쓴 것이지, 일부 학자들의 이론적 논의에 뛰어들려고 책을 쓴 게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짚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책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안철수와 박근혜가 양자구도를 만들었을 때 반드시 안철수가 이긴다는 주장이다. “박근혜는 보수층과 영남권의 지지를 넘어서 확장하는 데는 한계를 보이겠지만, 안철수는 IT세대와 미래지향적 포지션, 그리고 지역과 계층을 넘어선 2040세대의 지원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선국면이 본격화되면 이런 종류의 분석서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안철수 측의 반응은 어떨까. 안철수 자신은 이런 책들을 읽었다는 표시를 드러내고 있지 않다. 안철수의 대변인 격인 유민영 전 춘추관장은 “책들을 재미있게 읽었다”면서도 “책 내용은 ‘안철수 현상’에 대한 그분들 나름대로의 해석인데, 그것까지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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