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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714 건 검색)

윤상현 “월담 청년들 곧 훈방, 애국시민께 감사”···법원 습격 부추겼나
윤상현 “월담 청년들 곧 훈방, 애국시민께 감사”···법원 습격 부추겼나
2025. 01. 19 11:33정치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출석한 가운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으려 시도하고 있다....
넌 혼자가 아니야…홀로서는 청년들의 디딤돌이 되다
넌 혼자가 아니야…홀로서는 청년들의 디딤돌이 되다
2024. 12. 30 20:03 보도자료
... 양성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최적의 교육 환경을 제공한다. 삼성은 교육 과정에 참여하는 청년들이 온전히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 인재개발원(경기 용인)과 삼성중공업...
삼성전자
대전시, 청년들에게 결혼장려금 첫 지급…전세대출 이자도 지원
대전시, 청년들에게 결혼장려금 첫 지급…전세대출 이자도 지원
2024. 12. 25 10:59지역
... 전경. 대전시 제공 대전시가 청년들에게 결혼장려금을 지급한다. 올해 결혼한 청년들은 부부당 최대 500만원을 받게 된다. 대전시는 26일 청년부부 결혼장려금을 첫 지급한다고 25일 밝혔다....
“촛불 청년들에게 고맙고 미안해”…민주화 원로들도 야외 농성 시작
“촛불 청년들에게 고맙고 미안해”…민주화 원로들도 야외 농성 시작
2024. 12. 11 16:28사회
... 메우는 인파를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했다. 특히 지난 7일부터 집회에 나온 청소년과 청년들을 보며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 장임원 전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의장은 “우리가 여생이 길지...
탄핵, 국내외 영향

스포츠경향(총 57 건 검색)

배우 유선, 다큐 ‘마이홈그라운드’ 내레이터 참여로 청년세대 응원 “청년들에 의한, 청년들을 위한 다큐”
배우 유선, 다큐 ‘마이홈그라운드’ 내레이터 참여로 청년세대 응원 “청년들에 의한, 청년들을 위한 다큐”
2024. 12. 19 21:56 연예
KBS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 기회의 땅이라 불리던 서울은 청년인구가 초 밀집해 어느덧 생존의 땅이 되었다. 지역개발을 연구 중인 마강래 중앙대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에 따르면, “높은 집값, 치열한 일자리 경쟁 등으로 서울 지역 사람들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감, 행복감은 높지 않다”고 한다. 또한 “지역소멸지표와 행복지표를 놓고 보면 반비례한다. 청년들은 행복한 지역에서 불행한 지역으로 대 인구 이동을 하는 것”이라는데. 그렇다면 청년들은 왜 ‘서울살이’를 택할까. 그러나 자신이 나고 자란 지역, 홈그라운드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청년들이 있다. 그들은 “왜 꼭 서울로 가야 하죠?”라 반문한다. 지역에서 미래를 일구어가는 청년들의 도전과 그 성공스토리, ‘지역살이’를 선택한 청년들을 만나본다. 서울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고향 제주도로 돌아온 최진실(35) 씨. 외할머니 때부터 동네 장사를 해오던 밥집의 간장게장을 온라인 판매해 대박을 터뜨렸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라며 고민했던 것들이 무색해졌다. 설거지 한번 안 하고 자라 식당 일하려니 처음 1년은 정말 힘들었다고. 게장 판매가 성공하자, 주변 농가에서 진실 씨에게 지역 농산물을 온라인으로 팔아달라는 요청도 쇄도했다. 본격적으로 라이브 커머스(쇼호스트 역할) 운영을 시작했고, KBS제주방송국에서 제주의 역사를 알리는 MC로도 활동한다. 진실 씨는 3남매 중 동생에게 밥집을 맡기고, 요즘은 금귤 농사도 알아보는 중이다. 제주 금귤의 명맥을 잇고 싶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오전엔 택배 보내고 점심에 식당 일에, 간장게장 담는다. 또, 농산물 온라인 판매하는 쇼호스트로 활동하거나 어떤 날은 방송국으로 향한다. 너른 제주도 땅을 매일 같이 횡단하며 누구보다 바쁜 ‘N잡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평균나이 60세가 넘고 대중교통도 없는 문경시 산양면 작은 산골 마을에 젊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모두 한옥카페 ‘화수헌’ 때문이다. SNS를 통해 문경 핫플레이스로 알려진 이곳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폐가로 방치되었던 고택이었다. 버려진 유휴공간을 재생하는 공간기획자 도원우(33세) 씨는 그 밖에도 오래된 양조장을 베이커리 카페로, 적산가옥을 사진 스튜디오로 탈바꿈시켰다. 지방소멸 고위험 지역 문경을 관광지로 만든 청년 도원우에게 사람이 떠나는 마을은 기회의 공간이었다. 그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산양면장은 “아이들 웃음소리 들을 일 없던 마을을 살린, 문경의 보배”라 말한다. 대형 산불로 잿더미로 뒤덮인 강원도 강릉의 한 산골. 하늘에서 이끼가 뿌려진다. 드론이 비행하며 살포하는 이끼 포자는 황폐해진 땅을 나무가 자랄 수 있는 토양으로 복원시킨다. 덕분에 1년 6개월 여만에 강릉의 민둥산은 풀이 자라는 산이 되었다. 이를 가능케 한 청년이 바로 박재홍(29) 씨다. 고3 때 돌연 귀농을 결심했던 그는 친척이 마련해 준 시골집 지붕에서 이끼를 만났다. 이끼 배양을 통한 토양복원 키트 ‘모스비’를 개발, 몇 년 전 제주 도너리오름과 충남 태안 간척지를 복원해낸 바 있다. 현재는 미국기업과 달 토양에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하는 중이다. 그는 영화 <마션>의 한 장면처럼 달에 감자를 키울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 믿고있다. 양산에 회사를 차린 지 불과 3년 만에 이룩한 성과였다. 창업의 메카라 불리는 서울 강남이 그의 선택지가 된 적은 없었다. “서울, 굳이? 제주 지사 내려고 준비 중입니다” 2023년 포보스 아시아 30세 이하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 30인으로 선정된 강동우(29) 씨도 서울행을 꿈꿔본 적 없다. 서울이 아닌 자신이 나고 자란 대전을 터전 삼아 세간의 주목을 받는 기업을 키웠다. 녹조 제거 로봇, 배수 탐사 로봇을 개발한 그는, 올해에는 농작물 수확 로봇을 개발해 시판 중이다. 20대에 4차 산업 차세대 유망주로 등극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 그 출발점은 대학교 ‘링크3.0’을 만나면서부터였다. 산학연 협력을 통해 대전의 대학을 다니는 인재가 대전에 뿌리를 내리면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지원받을 수 있다. 전국 일반대(75개교), 전문대(59개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링크3.0 프로젝트’로 동우 씨는 모교 대학에서 접하고 창업의 꿈을 키울 수 있었다. 지역 청년들이 대학생이라는 꼬리표를 떼면 현실적인 고민의 기로에 서게 된다. 서울이냐, 고향이냐. 청년들에게 물었다. 그들이 생각하는 ‘보통의 삶’이란 무엇이냐고. 그들이 생각하는 보통의 삶은 “취업하고 결혼하고 안정적인 삶”을 꾸려가는 것이었다. 지금도 밤잠을 설쳐가며 고민하고 있을 청년들에게 이들은 자신 있게 말한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이용하라”고. 지방소멸 위기론이 대두된 지 벌써 20여 년이 흘렀다. 지금 그들의 선택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마련해 왔던 정책들에 대한 성적표이자, 앞으로의 이정표다. 홈그라운드에서 실현하는 ‘보통의 삶’. 과연 희망을 걸어도 괜찮은 걸까? 배우 유선은 바쁜 연말 일정에도 “청년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왔다”며 내레이터로 나섰다. 다큐 속 젊은이들을 보며 “지역의 한계가 느껴지지 않았다. 서울의 젊은이들만 치열한 게 아니었다. 모든 청년의 삶을 응원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보는 내내 가슴이 뜨겁더라, 시청자분들도 청년들처럼 활기찬 기운으로 내년을 맞으시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지역소멸 위기 속에, 태어나 자란 홈그라운드에서 꿈을 이뤄가는 청년들의 도전, 성공 스토리를 담은 ‘My Home Ground – 청년, 꿈을 심다’는 2024년 12월 21일 저녁 8시 10분 KBS1에서 방송된다.
국가보훈부, BTS RM 기부에 감사편지 “많은 청년들의 귀감”
국가보훈부, BTS RM 기부에 감사편지 “많은 청년들의 귀감”
2024. 10. 24 14:17 연예
방탄소년단 멤버 RM.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군 복무 중인 방탄소년단(BTS) 멤버 RM에게 감사를 표했다. RM이 지난 9월 보훈기금 1억원을 기부한 것에 대한 화답이다. 보훈부는 24일 강 장관이 RM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강 장관은 편지에서 “RM의 진심을 담은 이번 나눔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일상을 지켜주고 있는 제복근무자분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RM이 군복을 입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모습은 많은 청년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며 “국가와 사회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뜻깊은 배려에 깊은 감동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보훈부도 RM이 선사한 감사의 씨앗이 제복근부자들을 존경하는 보훈 문화로 활짝 피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남은 군 복무도 건강하고 소중한 기억으로 가득 채우시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앞서 RM은 지난달 12일 자신의 생일을 맞아 보훈기금 1억원을 기부했다. 당시 RM은 “요즘 현장에서 수많은 분의 위국헌신을 몸소 느끼고 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계시는 모든 영웅분에게 또한 그간 평화를 위해 해써주신 많은 분께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RM이 보훈부에 전달한 기부금은 보훈기금에 납입돼 독립운동가, 참전용사, 제복근무자 등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에 대한 예우·복지증진에 사용된다. 제복근무자(MIU)는 군인, 경찰, 소방관을 뜻한다. RM은 지난해 12월 현역 입대해 현재 군악대에서 복무 중이다. 내년 6월 전역한다.
인천 부평구의회, 지역 청년들과 함께 만든 ‘청년친화도시 조성’ 조례 제정 임박
인천 부평구의회, 지역 청년들과 함께 만든 ‘청년친화도시 조성’ 조례 제정 임박
2024. 08. 25 17:49 생활
인천 부평구의회 인천시 부평구의회와 지역 청년들이 2년 동안 함께 준비해 온 ‘부평구 청년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안’이 곧 발의가 될 예정이다. 부평구의회 의원연구단체인 ‘부평구 청년친화도시 조례 제정을 위한 연구회(대표의원 정예지)’는 지난 22일 복합문화공간 ‘청년공간 유유기지 부평’에서 개최 된 ‘부평구 청년친화도시 조례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청년친화도시 조성과 관련해 지역 청년 및 청년정책 전문가 제언을 듣고 이를 반영한 조례를 이달 내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안애경 부평구의회 의장 격려사와 함께 시작한 이날 토론회는 해당 연구단체 소속 의원 3인(정예지, 윤태웅, 정한솔)을 비롯해 관련 부서 공무원과 부평 청년 약 20명이 참석했다. 토론회는 청년정책 전문가 조은주 리워크연구소 소장이 ‘청년친화도시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발제한 이후 청년공간 매니저, 청년활동가, 미술작가, 청년창업가로 활동 중인 청년들의 조례 관련 지정토론이 있었으며, 이후 질의응답 및 토의를 통해 청년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정책 분석과 조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한국이 싫어서’ 장건재, “한국 청년들과 이야기하고 싶다”
‘한국이 싫어서’ 장건재, “한국 청년들과 이야기하고 싶다”
2024. 08. 06 15:51 연예
‘한국이 싫어서’ 메인 포스터. ㈜디스테이션 장건재 감독의 신작, ‘한국이 싫어서’가 개봉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오는 28일에 개봉하는 장건재 감독의 신작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이다. 장건재 감독은 일상의 사소한 순간을 포착해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특유의 장점을 ‘한국이 싫어서’에서도 발휘해, 보편적인 고민이라는 현실감 있는 이야기 안에 곱씹어볼 수 있는 화두를 던진다. 정교하게 설계된 디테일이 모여 신선한 장면을 만들고, 관객의 시선을 잡아 끌어 스크린으로 서서히 끌어당겨 몰입하게 한다. 영화의 원작인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이 출판된 해인 2015년, 책을 읽은 감독은 “20대 후반의 계나의 시선과 선택이 30대 후반인 본인에게도 어떤 공명을 일으켰다”며 영화화의 이유를 밝혔다. 장건재 감독은 “당시 소설이 변화의 외침 속에서 들린 한 목소리였다면, 지금의 영화는 더 평온한 온도에서 ‘그럼 당신의 삶은 어떤가요?’라는 질문을 던진다”며 “시대가 달라도 영화의 대상은 한국 청년이고, 그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영화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장건재 감독은 2009년 장편 데뷔작 ‘회오리 바람’으로 벤쿠버국제영화제 용호상, 페사로국제영화제 뉴시네마 대상 등을 수상하며 여러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다. 2012년 ‘잠 못 드는 밤’은 에든버러국제영화제, 낭트3대륙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했다. 2014년 ‘한여름의 판타지아’는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무주산골영화제 뉴비전상과 전북영화비평포럼상, 아시아티카 영화제 최우수작품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부산영화평론가협회 각본상, 들꽃영화상 촬영상을 휩쓸고, 올해의 독립영화상을 수상했다. 남대만영화제 개막작, LA, 보고타, 취리히, 마르델플라타 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 영화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로 또 한 번 올해의 독립영화상을 수상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를 연출해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장건재 감독의 또 하나의 대표작이 될 ‘한국이 싫어서’는 8월 28일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주간경향(총 30 건 검색)

빚더미 청년들 ‘전세지옥’…전세사기, 안 막나 못 막나
빚더미 청년들 ‘전세지옥’…전세사기, 안 막나 못 막나(2024. 10. 14 06:00)
2024. 10. 14 06:00 경제
지난 6월 서울 신촌 대학가 일대에서 열린 ‘신촌·구로·병점 100억원대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인 스무 살 청년이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신촌 대학가 일대 주택가에는 빌라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겉으로 보면 불법 개조한 건축물인지 아닌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비탈에 지어진 한 빌라에는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은 2030 청년들이 살고 있다. 보증금을 받지 못해 당장 갈 곳이 없는 이들은 경매를 유예시켰고, 돈을 모아 수도·전기료 등을 내며 산다. 2021년 지어진 신축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건물 안팎으로 물이 새 곰팡이가 피고 복도 외벽도 떨어지거나 곳곳에 금이 가 있다. 지난 10월 4일 침대와 싱크대, 옷장만으로 꽉 차는 5평 원룸에서 대학원생 A씨(26)를 만났다. 해외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 3년 전 신촌의 한 대학원에 입학했다. 기숙사가 없어 월세를 찾았다. 평균 시세는 월 80만원. 관리비·공과금 등을 더하면 100만원에 달했다. 월세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 더 싼 집을 찾기 위해 S부동산에 들른 게 화근이 됐다. S부동산은 임대인이 소유한 건물에 사는 피해자 중 73%를 중개했다. 신촌에 5건물, 구로·화성시에 각 1건물에서 임차인들의 피해가 확인됐다. 저렴한 월세를 요청한 A씨에게 공인중개사는 난데없이 1억2500만원에 달하는 전세를 권유했다. 국가가 청년을 위해 전세대출을 지원하고 은행이 심사를 거쳐 대출해 주는, 정부와 은행이 보증한 안전한 집이라고 했다. 당시 잡혀 있는 근저당 24억원이 신경쓰였다. 공인중개사는 “신촌 건물 평균가로 2∼3개월 내 인근 건물에 임차인들이 새로 입주해 해결되고, 설사 문제가 생겨도 시세가 60억원에 달해 보증금을 모두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대출 확대, 사기 통로로 악용 A씨는 혹시나 하면서도 중개사가 추천한 전세대출을 받기 위해 카카오뱅크 앱을 깔고 집 주소를 넣었다. 별도의 심사 과정 없이 5분 만에 1억원 대출이 진행됐다. 금리는 1.8%였다. 2500만원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다. 실제로 2021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전세대출 확대를 지시했고, 은행 등은 한도를 공격적으로 늘리며 문턱을 낮췄다. 그 결과 역대 정부 중 전세대출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신촌·구로·병점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조사 결과를 보면 대출 이용자 중 49%는 중소기업취업청년대출·청년전용버팀목 등의 정부 대출로 보증금을 마련했다. 19%는 카카오뱅크에서 전세대출을 받았다. 2021년 9월 계약 당시 등본상으로는 근저당 외에 하자가 없는 물건이었다. 서울의 한 부동산에 세대주택 전세·월세 등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신촌의 공인중개사 B씨는 “그 당시에는 싼 이자와 100%에 달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율 등으로 전세대출을 안 받으면 오히려 손해였다”며 “문제는 전세대출이 각종 규제에서 제외돼 세입자 보증금으로 무자본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가 대거 늘었고 전세사기의 통로로 악용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서민을 위한 전세대출이 건축업자와 부동산을 부양하는 데 쓰이면서 전세가와 매매가를 끌어올리며 시장을 교란했다. 그 과정에서 2030 청년이 (투기꾼들에게) 가장 만만한 먹잇감이 됐다”고 말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집값 불안 등의 문제를 인지하고 전세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하지 못했다. HUG는 높은 보증율이 전세사기에 악용되자 2020년부터 16번에 걸쳐 국토부에 보증한도 하향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토부는 2023년 5월에서야 이를 수용해 보증한도를 100%에서 90%로 낮췄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업무 계획에서 전세대출에 DSR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무기한 연기됐다. 투기꾼 먹잇감 된 2030 세대 안전한 신축에 입주했다는 A씨의 설렘은 오래가지 않았다. 해당 빌라는 부실시공으로 종종 물이 새고 벽에 금이 가는 사고가 반복됐다. 다른 방 곳곳에서 수리가 진행돼 공사 소음은 일상이 됐다. 작년 9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경매 개시 통지서를 받았고, 자신과 같은 상황에 몰린 이들이 90명이 넘는다는 것을 알았다. 이들의 피해 금액은 102억원에 달한다. 피해자의 평균 연령은 26세다. A씨는 놀란 마음을 달랠 틈도 없었다. 2년 새 대출금리는 4%로 뛰었다. 대환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 6곳을 전전한 끝에 금리를 1.2%로 낮췄다. 은행이 대환대출을 거절하는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의 집이 다중주택을 불법 개조한 건축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계약서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고시원, 하숙집 등이 대표적인 다중주택인데 호실별 취사시설 설치가 불가능하다. 통상 대학가에서는 임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불법으로 개조한 건축이 많다. 전세자금대출 현황 공인중개사 B씨는 “소득이 있는 직장인이거나 부모의 지원을 받는 부유한 학생이 아닌, 평범한 학생들은 100만원에 달하는 대학가 월세를 감당하지 못한다”며 “평범한 학생들이 불법건축물인지 잘 모른 채 전세로 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불법건축물은 지자체 인력이 없어 관리가 안 되고, 벌금보다 임대수익으로 버는 돈이 커 단속의 실효성도 없다”며 “가난한 학생일수록 사기에 더 노출되고 (불법건축물이라) 피해 구제에 더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했다. 경매 통보로 확인된 감정가는 29억원인데 근저당 액수는 24억원, 세입자들이 임차권 등기를 설정한 금액은 10억원이 넘는다. 그나마 임대인의 밀린 국세와 임차권 등기 설정을 안 한 세입자의 보증금은 뺀 액수다. 빌라가 팔려도 A씨가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A씨는 공황장애를 앓았고 방은 곰팡이가 번지면서 폐허가 됐다. A씨는 대항력을 유지한 채 친구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국가가 대출을 권하고 은행이 심사를 통해 대출을 허가하고 국가가 승인한 공인중개사는 계약서에 처음부터 끝까지 허위 사실을 적시했어요.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건 임대인인데, (피해자 상담을 할 때마다) 기관은 저에게 책임을 물었어요.” 그는 한국에 돌아오기로 한 선택을, 정부를 믿은 자신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언제 받을지 모르는 보증금도 문제지만, 본 적도 없는 전세대출 1억원을 생각하면 앞이 까마득해진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4월 임대인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기 가담 혐의를 받는 S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됐다가 피해자들이 이의신청을 해 최근 검찰로 송치됐다. 해당 공인중개사는 현재 신촌에서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그는 “(사기 가담 혐의에 대해)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임차인 권리 막은 정부가 사기 공범 또 다른 피해자 C씨(33)는 서울 신촌 인근 다가구 빌라에 산다. C씨는 시스템 부재로 피해를 당한 만큼 국가를 향해 손배 청구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그는 2022년 4년간의 직장생활 끝에 1억1000만원을 모았다. 경제적 독립을 위해 퇴근 후 부동산 공부를 했고, 전세계약 시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도 배웠다. 다가구 빌라의 위험성도 알고 있었다. 개별 등기가 가능한 다세대 빌라와 달리 다가구 주택은 1개 건물로 취급되기 때문에 집주인만 등기 설정을 할 수 있다. 세입자는 집주인이 알려주지 않으면 다가구 방(호실)마다 설정된 보증금 전체 규모를 알 수 없다. C씨는 선순위 임차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공인중개사에게 전입세대 열람내역서와 확정일자 부여현황 등을 서류로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기 전이라 계약 전 임차인은 확인할 수가 없었다. 중개사가 확인해 준 데이터를 분석해 계산한 결과, 선순위 임대차 보증금이 집값의 50~60%에 들어와 안전한 집이라고 판단했다. 그 외 건축물대장과 임대인 납세증명서 등 임차인이 계약 전 볼 수 있는 모든 서류를 다 확인하고 들어갔다. 하지만 지난 4월 경매 개시 통지서가 왔고, 공인중개사가 확인해준 선순위 내역과 액수가 달랐다. 공인중개사는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유로 (중개사도) 정확히 확인할 권한이 없어 임대인이 말해주는 대로 알려줬다”고 뒤늦게 실토했다. 이어 “다가구는 제도적 맹점으로 사고를 막을 수 없다. 앞으로 다시는 다가구 매물은 중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집주인에게 물어보니 “세입자가 너무 많아 기억이 안 난다. (선순위를 알려주는 과정에서) 실수를 한 것 같다”는 답변을 했다고 C씨는 전했다. 이른바 ‘선순위 기망형’으로 수십 년째 반복되고 있는 전세사기 유형이다. 그는 “정부가 법으로 임차인의 권리를 막아 정보 비대칭을 만들어 놓고 ‘사인 간 거래’라는 말을 하면 안 된다”며 “선순위 보증금이 적다는 임대인의 거짓말 한마디에 임차인의 전 재산이 날아가도록 만들어 놓은 제도를 정부가 방치한 것”이라고 답답해했다. 애초에 사기를 안 당하도록, 임차인이 계약 전 스스로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제도를 정부가 보완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C씨는 지난 8월 148억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인천 미추홀구 건축업자가 2심 재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것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 1심에서 받은 징역 15년이 절반 이상 줄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 등 공범 9명에게도 징역 4∼13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가 나왔다. 그는 “사전에 임차인이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검증할 수 있는 체계도 없는데, 사후 제재조차 가벼워 정부가 인천 미추홀구 2심 판결을 통해 전세사기에 면허를 준 것 같았다”며 “전세사기 판을 키우고 있는 건 국가”라고 했다. 지난 8월 29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가 긴급 기자회견 열고 전세사기 ‘건축왕’의 징역 7년으로 감형한 2심 선고 대한 검찰의 상고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은 항상 늦는다. 빌라가 모여 있는 대전 등의 전국 다가구 주택에서 유사한 사기가 대규모로 발생하자, 정부는 2023년 4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선순위 보증금 등에 대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정보를 제공토록 의무를 부과했다. 단, 임대인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또 지난 7월 10일부터는 공인중개사들이 선순위 보증금 규모와 임대인 체납 현황, 확정일자 현황, 전입세대 확인서 등을 의무적으로 설명하도록 공인중개사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전세가율 규제 등 제도 보완해야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전문가들은 전세제도를 보완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전세권 등기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세권 등기는 누구든 등기부를 통해 해당 주택의 과거 전세 이력과 내용 등을 확인하고 신청일 즉시 임차인에게 대항력이 생긴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도 별도의 반환 청구 소송을 거쳐야 하는 확정일자와 달리 바로 임의경매가 가능하다. 무제한 무자본 갭투자를 제한하기 위해 전세가율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 집주인이 일정 금액 이상 자기자본을 갖고 있으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임차인들의 피해 복구도 더 수월해진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 교수는 “현행법으로는 전세를 보호하지 못하는 맹점이 있어 전세권 등기 의무화가 필요하다”며 “자기 돈 없이 보증금으로만 주택을 매입하는 무자본 갭투기를 막기 위해 전세 보증금이 시세의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전세가율을 일정 수준(70~50%)으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전세 보증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2017년 전세보증의 담보인정비율이 100%로 확대돼 무자본 갭투기를 부추기는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조정흔 감정평가사(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는 “현행 담보인정비율 90%에서 60%로 낮춰야 한다”며 “보증한도를 초과하는 것에 대해선 임대인이 전세를 유지하거나 월세로 전환할 것인지 시장원리에 맡기면 된다”며 “임차인과 임대인의 전·월세 선택을 존중하면서 60%까지는 보증을 해주고 나머지는 본인 책임으로 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지 이야기
한국 청년들은 왜 ‘불안’할까
한국 청년들은 왜 ‘불안’할까(2024. 07. 29 06:00)
2024. 07. 29 06:00 사회
영화 <인사이드 아웃 2>의 ‘불안이’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 영화 <인사이드 아웃 2>의 감정 캐릭터 ‘불안이’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 기사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 2>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시열씨(27)는 지난 6월 말 공인회계사시험을 마친 후 영화 <인사이드 아웃 2>를 봤다. 영화를 보며 ‘나는 불안이 생각보다 높은 편이었구나’라고 생각한 그는 “‘불안이’가 미래를 준비하는 캐릭터로 나오는데 수험생 입장에선 시험장까지 가는 실력을 꾸준히 키우는 건 불안이가 맞겠다. 그런데 불안이는 실수를 하기도 하므로 정작 실력 발휘를 해주는 건 ‘기쁨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수험생들은 비슷한 생각을 할 것 같아요. 마지막에는 기쁨이가 (감정 본부의) 컨트롤러(제어판)를 잡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대, 30대가 되어 점점 책임감이 커지면서 불안이가 기쁨이를 잡아먹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난 6월 12일 개봉한 미국 픽사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가 지난 7월 25일 기준 관객 813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전편 <인사이드 아웃>은 11세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본부를 지키는 다섯 감정(기쁨·슬픔·버럭·까칠·소심)을 의인화했는데 속편에선 13세 사춘기를 맞은 라일리의 감정 본부에 ‘불안’, ‘당황’, ‘따분’, ‘부럽’ 등 새로운 감정들이 찾아와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다. 라일리가 친구관계나 하키 경기 결과에 골몰하면서 감정 본부의 제어판을 통제하는 감정이 ‘기쁨이’에서 ‘불안이’로 넘어간다. 라일리는 낯선 감정들의 영향을 받아 낯선 행동을 한다. 그 행동의 결과가 다시 라일리 감정 본부의 소동을 키운다. 하지현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편에 나오는 감정 4가지는 사춘기 이후에 등장하면서 조금 더 고차원적인 감정들이라 10대 때의 이야기들, 그리고 성인이라도 지금 본인이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투사할 수 있어서 관객들이 영화에 감정이입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하 교수는 “영화가 좋았던 점은 불안을 ‘빌런(악당)’으로 보지 않았다는 점, 결국 나쁜 감정이라는 건 없고 각 감정이 나름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뤘다는 점”이라며 “살면서 불안을 느끼고 힘들어하지만 완전히 없애려 하기보다 적절한 수준으로 반응하고 작동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걸 이해했다면 상당한 위안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 ■청년세대, 미래 준비 ‘불안’에 공감 사춘기를 겪는 10대부터 청년, 중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불안을 안고 산다. <인사이드 아웃 2>를 상영하는 극장 CGV의 연령별 예매율을 보면 40대(28.6%)가 가장 높고 20대(26.9%), 30대(26.1%), 50대(10.2%), 10대(8.3%) 등의 순이다. 물론 20대와 30대는 상대적으로 ‘영화를 자주 보는 세대’일 수 있겠으나, 이 영화의 예매율 기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청년세대는 ‘불안이’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회사원 정경원씨(29)는 “불안이라는 감정이 청소년기에 겪는 감정으로 나오는데, 오히려 그 감정이 어쩌면 사회초년생이 더 겪을 만한 감정일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했다. “제 성격이 그런 면도 있지만, 불안이는 눈앞에 나타나지 않은 상황들을 대비하느라 늘 분주하잖아요. 특히 일하면서 ‘잘못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들이 있고, 계속 대비책들을 마련해 놓으려 하다 보니 내가 나를 점점 번아웃(소진)으로 몰아넣은 경험을 했던 것 같아요.” 소방관으로 일하는 김현석씨(27)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기쁨이가 오히려 약간 세상 물정을 모르는 느낌이고, 불안이한테 감정이입이 되더라고요. 제가 약간 쓸데없는 것에 괜히 걱정하고 잘하려고 하고 ‘걱정을 사서 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일을 하다 보니까 굳이 안 그래도 된다고 느꼈거든요.” 송민경씨(25)는 ‘사춘기 시절의 자신’을 많이 생각했다고 했다. “불안이도 라일리가 잘되게 하려고 생긴 감정이고, 미래를 예측해 대비할 수 있게 해주잖아요. 그런데 저는 사춘기 때부터 불안을 느끼면서 한 번도 잘된 적이 없고, 항상 불안해한 것에 비해 실패했고요. 그래서 불필요한 감정 같다, 이런 걸 느꼈어요.” 최근에 취업했다는 송씨는 이런 말을 했다. “사실 저는 요즘 너무 행복한데요. 행복이 깨질까봐 많이 두려워요. 혹시나 나중에 제가 이직을 할 수도 있잖아요. 취업준비생의 불안을 또 느껴야 하잖아요. 친구들과 비교도 많이 하게 되고 면접 결과를 기다리고, 그 결과를 부모와 친구들에게 어떻게 알릴까 고민하고…. 많이 불안했죠.” 송씨의 말은 안주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지난 7월 24일자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 ‘불안과 격변’의 내용과 겹친다. 안 전문의는 “불안한 것이 오히려 덜 불안”하고 “불안하지 않은 것이 어색”하다고 말한 한 출판사 편집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젊은 세대의 만성적인 수행 불안의 괴로움이 생생하게 와닿았”다고 썼다. 지금의 청년세대가, 한국 사람들이 더 불안하다고 생각할까. 이시열씨는 “아무래도 우리 세대가 더 불안한 게 맞는 것 같다”며 “예를 들어 직업을 가지면 그 직업에 대해 가치 판단을 하는 잣대도 다양해지고 눈치 볼 것도 많아지고 집이나 결혼 문제라든가 한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선택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씨는 “우리는 직장생활이나 인간관계나 남한테 좀 잘 보여야 하고 못 하면 괜히 욕먹을 것 같고 눈치를 많이 보는 분위기가 있어서 불안을 더 느끼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정씨는 “한국사회는 좀더 성과 중심, 결과가 되게 중요하고 속도도 빨라야 하는 압박감이 상대적으로 좀 있어서, 불안을 더 느낄 만한 부분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 청년, 경쟁·불평등·공정 불안 높아 한국사회 안에서 보면 ‘누가 더 불안한가’는 사실 의미가 큰 질문은 아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보건복지포럼’ 올해 7월호에서 ‘한국의 사회불안 인식과 사회보장의 과제’를 다뤘다. 청년·중년·노년세대별로 사회불안을 분석한 4개의 보고서가 실렸다. 그중 ‘청년의 사회불안과 공정성 불안 인식’ 보고서를 보면 한국 청년의 사회적 불안 수준은 ‘보통 이상’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16일 서울 시내 한 대형서점에 취업 서적들이 진열돼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이 졸업 후 첫 취업까지의 기간이 평균 11.5개월로,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가장 긴 기간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이 보고서는 2020년 보사연이 수행한 ‘한국의 사회적 불안과 사회보장의 과제-청·중년의 사회적 불안’ 연구 보고서 자료에서 만 19~34세 청년 1793명의 응답만 따로 분석했다. 5점 척도에서 전체 청년의 불안 수준은 3.68점이었다. 사회적 불안 요인 5개 영역으로 보면 경쟁·불평등 불안(4.14점), 공정성 불안(3.92점), 정부 신뢰 불안(3.54점), 안전 불안(3.48점), 적응·도태 불안(3.33점) 순으로 높았다. 경쟁·불평등, 공정 불안은 청년 전기에서 중기, 중기에서 후기로 넘어갈수록 더 높아졌다. 이 보고서는 제목에 나왔듯 ‘공정 불안’에 주목했다. 공정성 불안 수준에 따른 차이를 살펴봤더니, 공정성 불안이 높은 집단은 부·재산 불평등과 소득 불평등이 우리 사회에서 심각하다고 봤다. 그런데 공정성 불안이 낮은 집단에서도 부·재산 불평등과 소득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응답이 적지 않았다. 공정성 불안이 높은 집단은 세대 내, 세대 간 사회이동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사회이동성에 대한 인식은 “기회의 평등 여부”에 관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곽윤경 보사연 빈곤불평등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지난 7월 24일 전화 인터뷰에서 “철학서나 대학 교양강의에서 나오던 ‘공정’이라는 개념이 이제는 누구나 쓰는 용어가 됐고 청년들과 공정을 연관 짓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며 “청년들이 공정에 민감한 것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불평등이 심화하면서 계층이동 사다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청년들이 이제 의지하고 믿을 것은 대학 입시나 공무원 시험과 같은 제도로, 이를 마지막 희망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 부연구위원이 참여한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Ⅹ)-공정성과 갈등 인식’ 연구(보사연·2023. 12)에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청년세대는 ‘대학 입시가 공정하다’고 인식한 비율이 77.09%로, 중장년(69.98%)·노년(74.66%)세대보다 높았다. “청년들 입장에서는 초·중·고 시절부터 취업, 그리고 직장에서도 무수한 시험을 통한 경쟁에 익숙하고, 이러한 경쟁을 통해 능력 있고 실력 있는 사람이 더 많은 사회적 기회와 보상을 갖는 것은 자연스럽죠. 만약 이런 보상과 자원이 다른 방식으로 배분된다면, 이는 과연 공정한가라는 질문을 다들 던지게 되는 거죠.” ‘사회적 불안’은 개인적이면서 사회적이라 할 수 있다. 보사연의 2020년 연구는 5년 장기 과제로, 최종적으로 지난해 말 ‘한국의 사회적 불안과 사회보장의 과제 -한국인의 사회적 불안 분석 종합과 정책적 함의’란 보고서가 나왔다. 이 연구를 토대로 정리한 보사연 ‘보건복지포럼’ 7월호의 또 다른 보고서 ‘사회 불안과 인식의 코호트 간 비교’ 보고서는 ‘사회불안’을 “사회 구조와 변화 그리고 이에 의미와 해석을 부여하는 개인의 서사가 결합된 구성물”로 풀이했다. 다만 곽 부연구위원은 이 연구가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수행됐다는 점에서 연구 결과 해석에 대한 주의와 더불어 일상회복 후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청년세대의 불안을 낮추기 위해 정부와 사회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사회 불안과 인식의 코호트 간 보고서’는 ‘1986~2001년생’ 연령층은 취업 불황이나 연줄사회에 대한 불안이 높기 때문에 취업 지원과 함께 공정한 고용 규칙이 적용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정부 정책이 일관성이 있게 추진되고 있는지, 정책의 결정에서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했는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사회적 공유와 참여가 확보됐는지 따져봐야 한다. 곽 부연구위원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낮추고 격차의 축소를 위한 노력의 하나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정책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35세가 됐다고 34세 때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청소년 정책부터 중장년 정책까지 생애주기를 고려해 정책을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같은 세대 안에서도 성별이나 소득 수준, 거주지에 따라서도 불안 수준이 다르다. 청년집단 내부의 불안 요인이 되는 특성을 공유하는 각 집단을 대상으로 세분된 정책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취재 후] 윤 대통령의 ‘청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
[취재 후] 윤 대통령의 ‘청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2024. 06. 19 06:00)
2024. 06. 19 06:00 사회
채 상병 사건을 ‘안전’ 관점에서 생각하게 된 것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경향신문에 보낸 입장문을 읽어보면서였다. 임 전 사단장은 300쪽 넘는 입장문 내내 채 상병 사망과 관련해 자신에게 안전조치를 할 책임과 의무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법률적으로 임 전 사단장 주장이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경북경찰청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하고 있으니 무엇이든 결론이 날 것이다. 그러나 사단장만 혐의를 벗으면 그만인 것인가. 그러면 제2, 제3의 채 상병 사건은 발생하지 않는가. 우리에겐 무엇이 달라지는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산업현장에선 노동자가 1명이라도 죽으면 현장소장은 물론 원청기업의 경영책임자, 중앙행정기관의 장까지 처벌 대상이 된다.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작업도 진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운 것이다. 매년 안전사고로 20명 안팎이 죽는 군에선 중대재해법으로 수사하거나 처벌됐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마저도 현역병 사망은 예외라고 하니 채 상병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군기훈련 중 훈련병 사망, 수류탄 폭발로 훈련병 사망. 군 안전 전문가들은 “부실한 안전체계의 고름이 터졌다”라고 우려하지만 군은 사실상 안전을 방치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저는 늘 군이나 경찰, 소방관들에게 어떠한 공무수행 중에도 먼저 자신들 안전을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채 상병 사망이 안타깝다면서 한 말이다. 그런데 군인, 경찰관, 소방관 개인들이 자신의 안전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사고가 발생할까. 그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국가의 철학과 시스템의 부재가 사고를 만드는 것 아닌가.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중대재해 현장에서 “간단한 실수 하나가 비참한 사고를 초래했다”고 말해 ‘노동자 탓한다’라는 비판을 받았다. 채 상병 사망 1년이 돼가는데도 정부는 군 사망사고를 막는 안전대책은 별달리 발표한 게 없다. 이혜리 기자 앞서 윤 대통령은 2021년 6월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는 청년을 호명했다. ‘천안함 청년 전준영’, ‘K-9 청년 이찬호’를 거론하며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말하는 나라는 무엇인가. 선거 때만 부르짖는 청년 말고, 책임 회피를 위한 격노 말고, 군 사망사고를 막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폈는지 윤 대통령은 답해야 한다.
취재 후
“불평등 속 양극화 겪는 청년들…그 해법 고민해야 청년정치”
“불평등 속 양극화 겪는 청년들…그 해법 고민해야 청년정치”(2023. 12. 08 17:00)
2023. 12. 08 17:00 정치
‘청년정치에 미래는 있는가’ 좌담회 참석자 우석훈 경제학 박사·<88만원 세대> 공저자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김온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신민준 더불의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 집행위원장 ‘청년정치의 미래 좌담회’가 지난 12월 4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우석훈 경제학자,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김온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신민준 더불어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 집행위원장 /서성일 선임기자 청년정치의 발화점은 우석훈 교수가 2007년 펴낸 <88만원 세대>였다. 이후 수많은 세대론과 이에 기댄 논의가 터져나왔다. 삼포세대, N포세대, 흙수저 담론, 헬조선 등. 주간경향도 2015년 우석훈 교수의 문제의식에 인구위기와 지방소멸 문제를 더한 ‘장기 386시대’의 도래를 전망한 기획을 내놓았다. 당시 한국사회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의 의사결정권 단계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던 386세대가 각 분야의 정점에 올라서면 특유의 인적 연결망과 자원을 동원해 그 자리를 지키는 경향이 상당히 오래 지속되리라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환갑을 넘은’ 86세대들의 이른바 제론토크라시(gerontocracy), 즉 노인지배가 중앙과 지방권력에서 오랫동안 관철되리라는 꽤 ‘절망적인’ 시나리오였던 셈이다. 이는 학술적 논의로도 뒷받침됐다. 이철승 서강대 교수는 저서 <불평등의 세대>(2019)에서 86들의 ‘과두지배’는 정치 영역뿐 아니라 한국사회 대기업들 임원과 노조에도 관철되고 있음을 실증했다. 세대착취론에 대한 반박도 없지는 않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의 <그런 세대는 없다>(2022)가 대표적이다. 그는 이 책에서 더 본질적인 것은 세대 간 착취가 아니라 세대 내 불평등이라고 짚었다. <88만원세대>가 출간된 지 어느덧 16년이 지났다. 전망대로만 흘러가진 않았다. 2018년 우석훈 교수는 주간경향과 인터뷰에서 <88만원 세대>를 통해 당시 20대 청년들에게 건넨 “토익책을 덮고 바리케이드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는 당부가 “바리케이드는 자기 마음에 쳤고 짱돌은 386들에게 던지는” 식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정치적 무능에서 벗어나 스스로 조직화하여 정치적 발언권을 행사하라는 뜻의 주문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는 평가다. <88만원 세대> 이후 반값등록금 운동과 함께 시작된 세대정치, 청년정치의 역사도 어느덧 10년을 넘겼다. 세대 문제의 당사자들이 정치적 진출을 도모해야 한다는 내용을 근간으로 했던 청년정치는 이후 어떤 성과를 남겼을까. 여야 정당에서 청년정치를 주창하는 인사는 많지만, 그중 1970년대 초 40대 기수론을 들고나왔던 DJ·YS처럼 성장할 정치인은 있을까. 오히려 세대착취론의 수혜는 청년정치 바깥에서 혐오에 기반한 갈라치기 정치를 한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고난극복 서사’를 쓰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얻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러 궁금증을 풀기 위해 좌담회를 열었다. 12월 4일 경향신문에서 진행한 좌담회에 참석한 우석훈 교수는 “포지션 싸움에 능숙한 이준석은 누구와 정치할 거냐는 충분히 보여줬지만 어떤 정치를 할 거냐에 대해서는 이야기한 적이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대선에서는 한동훈을 잡을 사람은 이준석밖에 없기 때문에 이준석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는 주장을 내놨다. 왜 그렇게 보는 걸까. - 3주 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신당을 만들 거냐, 안 만들 거냐 설왕설래했는데 지금은 거의 상수가 된 듯합니다. 당시 기획회의를 하면서 나왔던 여러 이야기 중 하나가, 오늘 좌담에 참석한 우석훈 교수가 펴낸 <88만원 세대> 이후 ‘청년세대가 자기 목소리를 내자’는 운동이 벌어졌고, 그에 따른 정치적 결과들이 있었습니다. 민주당·국민의힘 양당 이외에 정의당에서도 청년정치 실험이 있었고, 그 결과 민주당에서도 청년인 전용기·장경태 의원이 배출됐고, 국민의힘 쪽도 좌담 참석 중인 김온수 부대변인한테 들으니 현 최고위원의 절반 이상이 청년이라고 합니다. 성과라면 성과겠지만 그럼에도 국민이 바라보는 ‘청년정치’에 대한 시선이 마냥 긍정적인 것 같진 않습니다. 신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이 30대라는 이유만으로 그에게 청년정치의 상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게 타당한가라는 지적부터 <88만원 세대>를 관통한 ‘세대착취론’ 논의가 시효를 다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정의당의 류호정·장혜영 의원이 비례 앞순위를 받았던 것 가지고도 논란이 많았죠. 같은 맥락에서 민주당의 박성민 전 최고위원이나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인선을 두고서도 비판이 일었고요. 지금 상황은 역설적으로 청년정치인인지도 애매한 이준석과 천아용인을 제외하면 독자적인 비전이나 자기 세력 형성에 성공한 청년정치인들이 잘 안 보인다는 점에서 회의적 시각이 있는 듯합니다. 오늘 좌담회에는 여야 두 당뿐 아니라 시민사회 쪽에서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도 와있는데, 시민사회적 관점에서 청년정치란 제도권 정치 진출만 염두에 두는 건 아니겠지요. 영향력의 정치, 청년의 목소리를 제도권 내에 얼마나 반영해낼 것인가의 넓은 과제도 포함될 듯싶습니다. 먼저, 돌아가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석훈 경제학자/서성일 선임기자 “이준석은 ‘누구랑 정치할 거냐’는 충분히 보여줬는데 ‘어떤 정치를 할 거냐, 자신이 만들고 싶은 세상이 뭐냐’에 대해서는 제대로 밝힌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찍어주고 싶게 만드는’ 개인적인 매력이 있는 겁니다.”- 우석훈 박사- - 우석훈 박사 우석훈 경제학박사·<88만원 세대> 공저자(이하 우석훈) “한국에서 청년정치라면 일종의 여의도 문법 같은 이야기이고, 일반 국민은 그런 생각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88만원 세대>를 쓸 때와 비교하면 당시엔 아예 그런 이야기가 없었는데 그나마 좀 생긴 것 자체가 변화라고 볼 수는 있겠네요. 사실 제가 그 문제의식을 가졌던 것은 영국에서 데이비드 캐머런이 정치권에 등장하는 과정을 보면서였습니다. 그때가 40대 초반이었을 텐데 보수당 대표도 하고 내부정치를 정리하고 총리를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제일 오래된 나라라고 하는 영국도 저렇게 바뀌는데 한국은 왜 저게 안 될까’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젊은 사람끼리 뭉쳐서 뭘 하는 것보다는 전체를 끌고 갈 리더로 젊은 사람이 등장할 가능성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후 프랑스도 마크롱이 등장했고 캐나다도 40대인 저스틴 트뤼도 총리가 등장했죠. 그런데 나이순, 연장자 우선순위로 가는 것은 한국, 동북아의 한·중·일뿐입니다. 이 세 나라는 왜 나이를 먹어야만 할 수 있을까, 여전한 의문입니다. 젊은 사람이라고 꼭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온다고 보진 않지만, 당사자라는 관점으로 청년세대가 가지는 여러 경제적 어려움을 그래도 조금 더 느낄 수 있지 않나 싶거든요. 제일 실감했던 게 박근혜 정부 초반에 정년 나이를 연장하는 일이 있었죠. 그건 금방 국회까지 다 통과해버리더군요. 그런데 청년과 관련해선 툭 하면 격론이 붙어요. 국회 입법은커녕 발의까지도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 시절에 청년기본법인가요? 그건 계속 국회에 계류 중인데 노인 관련 법은 후딱 통과되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청년은 아직도 정치현장에서 과소대표되고 있고, 여의도라도 많이 가고 국회에 있어야지 사회적으로 좀 균형이 잡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흐름이 더 빨라지지 않겠나 싶습니다.”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이하 지수) “우 교수께서 청년세대가 가지고 있는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당사자 청년의 정치’를 언급해 주셨는데 이 부분에 지금 청년정치가 마주하고 있는 모순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청년세대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사회경제적 어려움이라는 게 대체 뭔가’라는 질문에서 청년세대가 마주한 불평등과 차별이 외면받는 문제 말입니다. 이준석만 하더라도, 지금 이 사회가 개인들이 각자도생하면서 겪는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답 혹은 당신이 이 문제를 겪게 된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화살을 끊임없이 약자를 향해 돌리고, 더 큰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사실 이준석은 청년정치인이라는 이름표를 붙이기에 앞서서 혐오를 앞세운 사실상 정말 위험한 정치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으로 분류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한테 청년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이 그냥 연령대를 표현하는 것 말고는 아무 의미가 없는 상황과 다름없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청년정치란 지금 청년세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를 문제 제기하고 기존 사회질서 그리고 기존 정치 문법이 아닌 새로운 것을 제시하는 정치입니다. 기존 사회가 굴러오던 방식대로는 계속해서 불평등이 심화되니 이것이 아닌 새로운 질서를 제시하는 세력들이 우리에게 필요하고, 저는 거기서 길을 잃지 않는 정치와 사회운동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온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하 김온수) “개인적으로 ‘청년’이라는 단어는 일종의 콘텐츠라고 봅니다. 이건 잠깐 동안만 적용되는 명칭일 뿐, 실제 제가 추구하는 정치적 길이나 활동은 나이와 무관하게 지속되지 않을까요.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절반은 1980년대에 태어났고 저도 1980년생이지만, 그들의 행동이나 역할을 보면 실질적인 혁신이나 변화는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중앙당에서 상근부대변인으로 처음 일하게 됐을 때 경험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주차증’이었어요. 사실 국회출입증이 있으면 둔치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 이 사실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 첫 사흘 동안 매일 1만6000원씩 주차비를 물었습니다. 식권도 어떻게 사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흔히 정치권에서 쓰는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이런 사소한 것에서도 크게 다가왔습니다. 실전에서 마주한 정치는 마치 아무것도 없는 무대에서 공연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캄캄한 곳에서 조명도 제가 설치하고 대본도 직접 써야 했습니다. 청년정치인으로서 제가 배운 것은 배움의 과정이 아니라 이미 준비된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겁니다. 아무나 알려주거나 협조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상황일수록 더 큰 기회를 잡으려면 무대를 만들 수 있는 실력과 능력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거죠.” 신민준 더불어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 집행위원장 /서성일 선임기자 “정당 안에서 정치 신인을 키워내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청년정치인이 양적으로 늘어난 건 맞아요. 하지만 활동 무대가 지역기초의원이나 부대변인 같은 주변부죠. 국회의원 등 중요 의사결정 단위에 청년 수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 신민준 집행위원장 신민준 더불어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 집행위원장(이하 신민준) “사실 민주당의 역할로 간담회에 초대받았지만, 당에서 활동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고, 시민사회 활동가로 일한 경력이 더 많아요. 일단 오늘 이 자리에서 딱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게 있다면 ‘정치 신인을 키워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민주당이든 다른 정당이든 청년정치인이 양적으로 늘어난 건 맞아요. 하지만 내용을 보면 청년정치인들이 활동하는 무대가 주요 의사결정 단위가 아니라 지역기초의원이나 부대변인 같은 주변부거든요. 여성정치의 목표가 과반이라면 청년정치의 목표는 보통 15%로 이야기돼요. 그 15%가 주변부 인원으로는 채워지고 있지만, 국회의원이라든지 최고위원 같은 정당의 중요 의사결정 단위에 청년의 수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제는 양적인 변화보다 질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그 방안으로 좋은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초의원으로 정치적 역량을 쌓고 다양한 상설 의제 위원회에 참여해 지역과 중앙을 오가며 정책·입법 역량을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정치학교 등이 운영되면서 정당 안에서 사람이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합니다. 지금 대부분의 정당에서 이런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고 있어요. 저는 민주당의 문화예술특별위원회에서 문화예술인들이 일상적인 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집행위원장을 자임하고 나섰습니다. 함께하는 분들도 같이 공유하는 목표입니다. 그런데 제안을 받고 막상 와보니 일종의 개점 휴업 상태더군요. 당비를 월 5만원씩 납부하는데 아무것도 안 하는 걸 보면서 화가 났습니다. 선배들한테 당이 아무것도 안 한다고 불평과 불만을 털어놓았는데 ‘네가 활동가 출신이라면 부딪쳐서 어떻게 바꿀까를 생각해야지 불만만 말하고 있어서 될 일이냐’는 타박을 받았습니다. 다소 꼰대 같을 수도 있는 이야기인데 과거에는 문제와 맞닥뜨리면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했는데 막상 당과 관련해서는 소극적으로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는 깨달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제대로 해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행위원장이라는 없는 자리를 만들어냈고, 함께 일했던 동료들도 불러들여 일할 사람으로 집행부도 다시 꾸렸습니다. 3가지 목표를 세우고 지금까지 달려왔는데, 그중 80%는 해낸 것 같아요. 혼자선 할 수 없었을 텐데 많은 사람이 도와줘 가능했던 듯합니다.” -제도정치권에 있는 분들의 의견이 다 ‘없는 시스템을 새로 만들어야 했던’ 각자도생 체험에서 시작하네요. 우석훈 교수께서는 지금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할 말씀이 많을 듯 한데요. 우석훈 “형식적인 변화에 대한 새로운 조건을 보면요. 인구 구성 변화가 앞으로 굉장히 클 겁니다. 그러니까 1970년대엔 연간 한 100만명 조금 넘게 태어났는데 2000년대 들어서면서 그게 64만명 정도로, 30년 동안 3분의 1이 줄어들었어요. 그 뒤에 다시 20만명 정도 줄어들거든요. 지금 중2와 중3 정도면 한 40만명 정도 태어나요. 그러니까 그전에는 어느 정도 규모가 유지되다가 그 밑은 20만명대로 바뀌어 버립니다. 지금의 20대 청년을 중심으로 보면 매년 한 40만~45만명 정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거의 마지막 연령층입니다. 이것을 386, 그러니까 586과 비교해보면 그 사람들은 1년에 100만명씩 태어나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일종의 거대한 흐름 같은 걸 만들어내던 세대인데, 지금은 이제 이 청년들이 주목할 만한 움직임을 만들어낼 공간 자체가 없는 셈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위로는 한쪽에 586이 있고, 그 위로 또 박정희와 같이 살았던 유신세대처럼 강력한 세대가 있어서 거기서 어떻게 하면 발언권을 얻을 거냐와 같은 시대적 소명이 있었어요. 지금 청년들은 10대까지 포괄해도 어떻게 하면 이 사회가 젊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저변이 쪼그라들어버린 것이죠. 얼마 전부터 진짜 고민하는 문제가 있어요. 시민단체에서 20~30대 활동가들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마저도 이들이 너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어요. 정치 쪽으로 가신 분들은 그래도 정당보조금도 있고, 양당의 경우 최근 당원도 늘고 해서 그나마 낫습니다. 시민단체들은 회원도 줄고 돈도 없어요. 그렇다고 사업비가 있냐 하면 한국은 선진국인데도 이상하게 외국 펀드가 많이 들어옵니다. 우리나라 문제를 가지고 논의해야 하는데 수익구조가 이렇다 보니 요즘은 환경영역이나 이런 데를 보면 마치 외국인 하청노동자 같습니다. 가난해도 자긍심을 가지고 움직이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결기 같은 게 있었는데 활동도 위축되고 자존감도 낮아지고…. 그렇다고 위에 있는 50대 사무총장이나 대표급들이 이런 사정을 이해하느냐 하면 또 그렇지도 않습니다. 이준석만 그런 게 아니고 장혜영도 사방에서 욕을 먹습니다. 어쨌든 스타가 된 셈인데 이들을 향해 워낙 가차 없이 비판을 쏟아내니 청년정치를 주제로 논의를 끌고 나갈 동력 자체를 얻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서성일 선임기자 “사실 이준석은 혐오를 앞세운 위험한 정치를 주도하는 사람으로 분류해야 하지 않을까요. 청년정치란 지금 청년세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의 시작점을 찾고, 기존 사회질서와 정치 문법이 아닌 새로운 것을 제시하는 정치라 생각합니다.”- - 지수 위원장 -민달팽이유니온의 경우 2011년 만들어졌으니 10년이 넘은 단체인데요, 위원장을 맡은 지수씨도 정치권과 관계설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 단체의 전망은 후배활동가들과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 등 고민 지점이 많을 듯합니다. 지수 “민달팽이유니온은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때, 원가족의 거처로부터 벗어나 자기만의 방으로 거처를 이행할 때 겪게 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에 대해 사회가 어떤 지원을 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청년 개개인들이 배제돼 빈곤·불평등 문제를 겪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게 특정 청년세대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거든요. 주휴수당을 안 주는 직장에 다니는 청년들, 그리고 불안정 비정규 노동을 하던 청년들, 그리고 ‘지옥고’(편집자 주: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에서 한 글자씩 따서 만들어진 조어)에서 살게 되고 주거위기를 홀로 감당해야 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하는 그런 활동을 해왔어요. 민달팽이유니온은 단지 세대만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세대 안의 불평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어떤 30대 청년이 서울에 12억원 하는 아파트를 사려고 대출받고 부모에게 상속증여를 받고 다른 집에 세입자 보증금 끌어오고 자기신용이나 직장인 대출을 받으면 그걸로 내 집은 마련할 수 있죠. 보수언론지가 ‘이것이 청년세대의 주거 불안이다’라고 이름을 붙일 때 진보언론은 뭐 하고 있었냐, 사실 똑같이 ‘영끌세대’ 이야기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시기에 벌어졌던 것은 전체 인구구성에서 유일하게 청년 1인 가구라는 인구집단이 수치상 늘어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진보언론조차 여기에 주목하지 않았어요. ‘영끌해서 주거사다리에 올라타고 싶다’에 모두가 휩쓸릴 때 그나마 ‘지옥고’ 이야기가 나와도 이내 한물간 청년주거 이슈 취급을 받았죠. 그 이상한 현상을 저는 잊지 못하거든요. 그리고 그게 진짜 문제라고 봅니다. 청년세대는 유행이 아니라 언제나 존재했던 연령대이고 청년이라는 연령대를 앞세워 정치에 자기 자리를 확보한 사람들이 청년운동이 제시하는 사회변화를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냐 하면, 아니었습니다. 청년정치 아닌 이들이 많이 섞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끌 담론에 휩쓸려 이 시대의 불평등과 차별을 직시하지 못하고 바로 압도되고 말았을 때, 혐오의 언어를 적극 활용하는 이준석과 같은 정치인들에게 흔들렸을 때, 그때 자기 목소리를 잃지 않고 버텼던 사람이 없진 않았어요. 그 사람들이 이 사회의 진정한 변화를 말할 수 있고 미래 전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석훈 “젠더를 혐오로 쓰는 것은 한국에서만 발견되는 현상이에요. 다른 나라에 그걸 안한 것은 그 요소가 없어서가 아니라 계산해보면 이게 오히려 욕만 먹고 더 마이너스일 수도 있어서입니다. 이준석이 그걸 쓸 수 있었던 것도 메이저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거꾸로 페미니즘 정치만 가져오는 사람들도 마이너 내에서는 정파와 상관없이 젠더를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메이저가 되는 순간에는…. 이준석은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서 본인이 인정했던 안했던 매우 강렬한 젠더정치를 한 겁니다. 그 수혜를 받았던 셈인데 이걸 계속한다면 이준석은 영원히 메이저 정치는 못할 거에요.” -논의의 흐름을 깨는 발언일 수도 있지만 주간경향이 3주 전에 이준석을 인터뷰했습니다. 이준석 본인은 ‘내가 정말 혐오발언을 했으면, 그 구체적 증거를 가져와 봐라. 나를 혐오정치, 갈라치기 정치인으로 규정하는데 내 구체적인 워딩을 놓고 그렇게 말한다면 인정하겠다’고 주장하더군요. 예컨대 여성임금이 남성임금의 65%다, 그렇다면 이걸 개선하는 정책변화를 주장하는 것이라면 OK지만 예컨대 강남역 살인사건 때 ‘여자라서 죽었다’, 이런 식의 이념이 들어가면 같이 토론할 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자기가 배격하는 게 음모론과 특정 이념에 기반해 사실을 왜곡하는 거라면서요. 우석훈 “장애인단체에 대해 한 말이 있는데 그 정도 혐오를 혐오가 아니라고 말한다면 치매죠. 이준석이 포지션 싸움은 잘해요.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준석은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이준석이 누구랑 정치할 거냐는 충분히 보여줬는데 어떤 정치를 할 거냐에 대해서는 이야기한 바가 없다는 겁니다. 이 사람이 만들고 싶은 세상이 뭐냐, 거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제대로 밝힌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매력이 있습니다. 예전에 독일 녹색당에 페트라 켈리라는 여성정치인이 있었어요. 나중에 불행하게 죽는데 등장할 때 본인만 정치인으로 커진 것이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녹색당이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커졌습니다. 매력으로 보면 진짜로 찍어주고 싶은 거예요. 양국의 정치가 달라도 그런 게 있습니다. 좀 냉정하게 말하면 정의당이나 민주당에서 나온 청년정치를 표방했던 분들이 덜 매력적이라는 겁니다. 남성·여성 그런 문제가 아니고 ‘나는 쟤랑 같이 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렇게 파토스(감성)가 안 움직인 겁니다. 이준석은 방법은 어떻든 사람들의 파토스를 움직였어요. 정치라는 게 로고스(논리)만 작동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누가 또 다음 세대의 파토스를 움직여나갈 것인가, 이것은 개인 매력에 달려 있기 때문에 진보·보수 하는 이런 문제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교롭게도 이준석이라는 사람이 보수 쪽에서 나온 것이고, 그런 사람이 또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는 아무도 모르죠.” -1973년생 한동훈은 어떻게 봅니까. 기사를 몇 번 썼는데 댓글 달린 것 보면 진짜 댓글조작단이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팬층을 몰고 다닙니다. 출마할지 안 할지 모르지만 출마하면 상당한 영향력이 예상되긴 합니다만. 우석훈 “한동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한동훈이 나오면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이준석밖에 없다고 봐요.” -그게 아이러니인 거죠. 청년정치가 아닌 쪽으로 청년세대의 지지가 쏠린다는 사실이…. 우석훈 “개인적으로 다음 대통령은 이준석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람직하다는 뜻은 아니고요.” 지수 “글쎄요. 민주당에서 이준석을 이길 사람이 그 연령대에서 아무도 없다, 라는 그 감각을 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다면, 그 이유는 민주당이 자기들이 제시할 수 있는 세상이 어떤 식으로 국민의힘과 다른지, 자신들은 어떤 이야기로 누구를 대변할지가 분명하지 않으니 그런 상황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찾아야죠.” 신민준 “저는 소위 이대남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정치적 효능감을 많이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은 잊을 만하면 여성가족부 폐지를 꺼내 들고 있고, 게임회사에 트럭을 보내거나 집단시위를 하면 게임회사나 정치권이 반응을 해주잖아요. 반면 20대 여성들이 정치적 효능감을 느낄 때는 언제였을까 생각합니다. 총선과 대선과 같은 정치적 국면의 필요성에 따라 동원만 당해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준석이 새로운 세상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우석훈 박사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준석이 다음 대통령에 가장 가깝다는 말씀, 사실 제 주변 선배활동가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때마다 저는 정말로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냐고 그에게 묻고 싶어요. 저는 이준석이 스스로 부정하는 것처럼 그가 하는 게 청년정치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청년정치라는 건 사회적 불평등에 놓여 있는 청년들을 위한 세상을 어떻게 새롭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투신하는 거라고 봅니다. 역사적으로 그게 청년정치였고요.” 김온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서성일 선임기자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절반은 1980년대에 태어났지만, 실질적 혁신이나 변화는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실전 정치는 아무것도 없는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청년정치인도 이미 준비된 상태에서 시작해야 하는 거죠.”- - 김온수 부대변인 김온수 “박사님 말씀을 듣고 머리에 망치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준석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아마 가장 빨리 탄핵을 당하는 대통령 아닐까요. 정당생활을 하면서 둘 중의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한동훈 장관을 선택하겠습니다. 저는 국민이 왜 이준석 대표가 대통령이 될 수 없을지를 보여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리더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과 태도 변화를 가져야 하고, 이준석 대표도 과거 혐오정치에 대한 자기반성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정치인들도 이준석 전 대표가 설정한 프레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색깔과 정치이념을 발전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석훈 “한국 자본주의는 여러모로 기형적입니다. 우리나라 정치도 좀 이상하고 사회적 불균형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역별 혐오를 거쳐 이젠 젠더까지 온 건데…. 이걸 선거를 통해 우리가 계속 극복해왔어요. 투표를 하면 누군가가 좋아서 찍은 적이 거의 없어요. 그래도 선거를 통해 우리가 계속 뭔가를 반영시켜나가며 문제를 풀어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그래도 미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선거를 통해야 문제가 풀리지 그냥 저 사람이 이길 것 같다, 그런 이야기만 해서는 아무런 문제도 안 풀립니다. 새로운 사람이 나오는 공간도 그런 에너지 속에서 탄생할 거라고 봅니다. 어쨌든 다음 총선에서는 더 많은 사람이 새로 나와 새로운 흐름이 생기면, 단번에 바꾸진 못하더라도 몇 년 지나면서 새로운 변화가 만들어지리라 믿습니다. 그러면 청년들이 생각하는 주거 문제가 다음 대선에선 진짜 1호 공약이 되어 불평등을 줄이는 세상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누가 되든 세상은 조금씩 좋아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청년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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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혜의 SNS 톡톡] 비수교국 청년들이 K콘텐츠에 빠져드는 이유는?
[백인혜의 SNS 톡톡] 비수교국 청년들이 K콘텐츠에 빠져드는 이유는?
2023. 06. 30 06:46 화제
K팝 아티스드들의 앨범. 경향신문 자료사진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으로 ‘한류’가 떠오르고 있다. 한류열풍은 비수교국에도 예외는 아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한류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사회주의국가 쿠바에서도 한류에 열광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아르코’(ArtCor)와 ‘쿠바아모코레아’(CUBAamoCorea) 등 여러 한류 팬클럽이 활동하고 있다. 가족중심적이며 예절과 예의를 중시하는 문화, 음식에 대한 열정, 축제와 기념일을 통해 문화의 연대를 느끼고 공동체 정신을 강화하는 부분, 예술과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쿠바와 한국의 닮은 점이다. 그래서일까? <K-컬처 in 쿠바>에서 저자 홍지영은 쿠바에 ‘KCT’라는 K컬처 클럽이 형성돼 있음을 전하고 있다. 이 클럽은 ‘카마구에이’라는 지역에서 젊은이들 사이에 동양문화가 퍼지면서 생겨났는데, 쿠바의 부모들은 ‘동양=중국’이라는 인식과 함께 자녀들이 한국문화에 빠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착실히 공부해서 대학 졸업 후 안정적인 직업을 가져야 할 자녀들이 K팝에 몰입하는 모습은 보수적인 성향의 부모님 세대에게는 걱정거리가 될 만하다. 그러한 마음을 이해하는 쿠바 청년들은 본분인 학업에 충실하면서 여가에 한류를 즐긴다. 2017년 결성된 후 평균 300명에 많으면 600명까지 모이는 거대 컬처클럽을 이룬 이들의 목적은 ‘한국 사회의 문화와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지역사회에 전달하기’다. ‘카마구에이’에는 여러 나라 컬처클럽이 쿠바 정부나 해당 문화 국가의 지원을 받아 존재하고 있다. 일본 컬처클럽도 일본대사관의 지원과 협조 속에 운영 중이다. 하지만 한국은 대사관이 없고 지원도 없다. 그럼에도 한국문화에 진심인 청년들은 K팝뿐 아니라 드라마와 음식 등에 빠져들고, 한국의 높은 자살률을 걱정하기도 한다. 저자가 KCT 회원들을 인터뷰한 내용에는 ‘왜 한류에 빠져들게 됐는가?’에 대한 부분이 있다. 그들은 “전반적으로 상부상조하는 한국 사회 모습이 훌륭했다” “노인을 공경하고 서로 돕는 모습이 좋았다” “한국의 역사가 너무 멋졌다” “정을 기본으로 하는 인간관계” “신의를 지키는 것” “쿠바와는 다른 문화의 차이점과 직업 윤리” 등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 외에 많은 대답을 내놓았다. 처음에는 K팝과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접했지만, 점점 한국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그것을 공부하면서 생활습관까지 바뀌었다고도 했다. 동전의 양면성처럼 긍정적인 반대편에는 부정적 인식도 있었다. 드라마를 통해 본 한국과 달리 실제 한국에서 나타나는 ‘심한 경쟁 사회에서 야기되는 자살’을 비롯해 외모지상주의, 사회계층 차이로 사람을 평가하는 닫힌 사회 등 부정적 모습을 지적했다. 그런 지적이 따끔하기도 하고, 제한된 상황에서 스스로 문화교류를 만들어 가는 그들이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한류 붐 속에는 다른 국가들도 문화 콘텐츠를 키우는 일에 열심이다. 따라서 한류가 계속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한국만의 독특한 매력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여야 한다. 이를 통해 비수교국과의 문화교류가 더욱 깊어지고, 한류를 통해 그들과 마음이 더 가까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백인혜 SNS 마케터
청년재단, 청년들이 불안을 느끼는 이유 설문조사 발표
2022. 09. 19 12:14 화제
재단법인 청년재단(이사장 장예찬, 이하 재단)이 청년세대의 현실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진행된 ‘2030 청년들의 불안과 우울감, 번아웃’ 지수를 확인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본 설문조사 결과에는 ‘귀하는 최근 1년간 불안감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5425명 중 91.5%(4963명)가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귀하가 불안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서 ▲ 1위 불확실한 미래(취업, 결혼 등) 58.5% ▲ 2위 경제적 문제 21.4% ▲ 3위 과도한 직장업무 11.7% ▲ 그 외 대인관계의 어려움, 학업 스트레스, 건강, 주거 문제 등으로 답해, 2030 청년들에게 여전히 고용시장에서의 장벽과 결혼에 대한 부담감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불안을 느낄 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50.6%(1위)가 불안감을 느낄 때 우울감이 함께 나타난다고 답했다. 이러한 청년들의 응답결과를 통해 재단은 최근 청년세대를 둘러싼 사회구조적 문제들이 대부분의 청년들에게 불안과 우울을 강요하고 있으며, 이는 청년 개인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므로 우리사회가 공동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설문조사와 함께 시행된 번아웃 테스트(1~5점 체크)에서는 많은 청년들이 높은 번아웃 지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응답자 5425명 중 40점 이하 낮은 번아웃 지수로 응답한 비율은 17.7%(960명)에 불과했으며 ▲ 55~64점 31.1(1687명)% ▲ 45~54점 25.4%(1,377명) ▲ 65점 이상도 24.8%(1345명)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응답을 받은 결과로 ▲ 쉽게 피로를 느낀다(4점/43.3%) ▲ 하루가 끝나면 녹초가 된다(4점/36.8%) ▲ 점점 냉소적으로 변하고 있다(4점/38.1%) ▲ 짜증이 늘었다(4점/37.2%) ▲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5점/36.5%) 등이다. 이처럼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은 높은 우울감과 번아웃 지수로 연결되어 청년삶의 질 만족도의 하락을 불러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청년재단 장예찬 이사장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주역인 2030 청년들 대다수가 결혼과 취업, 생계로 인해 불안감과 번아웃 증후군을 겪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위기이며, 청년세대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정부가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고 제도적 지원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부터 청년재단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재단청년들이 불안을 느끼는 이유 설문조사 발표
국내 최초 데이트 코스 쇼핑몰 ‘오늘에 바람’의 다섯 청년들
국내 최초 데이트 코스 쇼핑몰 ‘오늘에 바람’의 다섯 청년들
2010. 12. 03 16:53 화제
‘오늘은 어디 가서 뭘 하지?’ 아마 모든 커플들의 고민이 아닐까 싶다. 늘 가던 레스토랑, 늘 갔던 카페, 데이트할 때 빠지지 않는 영화관…. 반복되는 데이트 코스에 만남마저 지루해질 무렵, 이색 데이트 코스를 파는 쇼핑몰이 생겼다는 소식에 귀가 쫑긋해졌다. 대한민국 모든 연인들의 큐피드를 자처한 다섯 명의 청년을 만나 연애 시절을 추억하는 부부들을 위한 데이트 코스 제안도 함께 들어봤다. 매일 똑같은 곳은 이제 그만, 이색 데이트 코스 즐겨보자 영화 ‘귀여운 여인’의 마지막 장면. 하얀 리무진을 타고 나타난 리처드 기어가 입에 꽃을 물고 줄리아 로버츠를 향해 팔을 벌린다. 역사상 가장 로맨틱한 프러포즈 장면 중 하나인 이 장면을 현실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까? ‘오늘에 바람’의 대답은 ‘Yes’다. 유재호(27), 전윤애(27), 고여진(26), 송오영(26), 정찬영(26) 다섯 명의 청년이 의기투합해 만든 이색 데이트 코스 쇼핑몰 ‘오늘에 바람’은 영화 속 리무진 데이트, 패러글라이딩 데이트 등 틀에 박힌 데이트를 거부하는 연인들을 위한 색다른 데이트 코스를 발굴해 제안한다. “데이트 코스를 판다니, 처음에는 다들 어리둥절해 하셨어요. 단순히 데이트하기에 좋은 곳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데이트 특색에 맞는 식사와 공연, 이벤트 등을 패키지로 묶어봤어요. 데이트라는 것이 장소만 정해서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거기서 뭘 먹고 뭘 할지 고민하게 되는데 그런 걱정을 한 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해봤죠. 남들과는 다른,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연인들에게 잊지 못할 하루 동안의 추억을 만들어주는 게 저희 목표예요.” 그런 목표 아래 만들어진 ‘오늘에 바람’의 첫 번째 상품이 바로 리무진 데이트다. 영화나 드라마에 마술처럼 등장하지만 현실에서는 가격 때문에 엄두도 못 내는 리무진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안한다. 기념일을 맞은 연인과 부부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데이트가 없을까 고민하다 생각해낸 아이디어다. “연인들마다 가지고 있는 판타지가 있잖아요.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엄두가 안 나는 그런 데이트를 우리 상품을 통해 실현시켜드리고 싶어요. 특히 결혼기념일이나 생일 등 기념일을 맞은 커플들은 뭔가 특별한 이벤트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굉장히 고민하시잖아요. 리무진 데이트는 그런 케이스에 맞게 고안된 데이트예요.” 데이트 코스를 상품화할 아이디어는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을까? 맨 처음 아이디어는 전윤애 대표에게서 시작됐다. “동생이랑 예전에 남자친구랑 남산에서 데이트를 했던 이야기를 하게 됐어요. 남산 타워에 올라가서 자물쇠 채우고 돈가스를 먹었는데 동생도 똑같이 자물쇠를 채우고 똑같은 돈가스 집에서 돈가스를 먹었다는 거예요. 연인들마다 스타일이 다 다른데 만날 같은 코스만 간다는 게 웃겼어요. 갔던 데 말고 이제 좀 새로운 곳을 가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다가 이런 생각을 아마도 모두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인터넷에 ‘남산 데이트’를 검색하니 같은 내용이 쭉 뜨더란다. “우리 오늘 어디가?” 묻는 여자친구의 질문에 고뇌하던 수많은 남자들이 찾아봤을 내용이다. “처음엔 쇼핑몰 이름을 ‘어디 가지?’라고 하려고 했어요(웃음). 즐겁고 합리적으로 데이트를 하려면 장소뿐만 아니라 식사라든가 이벤트라든가 그러한 예산을 다 알아봐야 하는데 대부분 남자들이 무엇무엇을 할지 일일이 준비하진 않잖아요. 그런 무심함에 여자들은 서운해하고 그게 점점 쌓이다가 급기야 헤어지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새로운 데이트 코스를 개발하되 그 안에 일정들을 한 번에 준비할 수 있도록 코스를 만들어 상품으로 내놓으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죠.” 젊음과 패기로 뭉친 다섯 청년 전 대표의 이러한 아이디어는 같은 중앙대 경영학과 동기인 유재호 대표를 만나며 뼈대를 이루게 됐다. 스스로를 ‘오늘에 바람의 영업사원’이라고 소개한 유 대표는 각 데이트 코스에 들어갈 업체들을 만나고 실질적인 협상을 하는 일을 맡고 있다. 인터뷰가 있던 날에도 ‘밸런타인데이 데이트 코스’에 들어갈 홍대 수제 초콜릿 카페와 미팅을 끝내고 오는 길이었다. “연인들이 함께 초콜릿을 만들며 밸런타인데이를 즐길 수 있는 데이트 코스를 기획 중이에요. 카페 사장님께서도 커플들이 오기만 하면 입이 귀에 걸려 나가게 해주시겠다고 약속하셨어요. 재미있는 코스가 될 것 같아요.” 상품 개발은 통계학과 출신 고여진씨가 맡았다. 작년에 학교를 졸업한 고여진씨는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합류한 열혈파. 수많은 연인들의 고민 상담으로 다져진 탄탄한 이론으로 각종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커플들이 유난히 절 원하더라고요(웃음). 예전부터 주변 커플들이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저를 통해서 많이 하곤 했어요. 그러다 보니 커플들이 공감할 만한 사례를 많이 알게 됐고 그런 사례를 상품 개발에 적극 응용하고 있죠.” ‘오늘에 바람’의 특징 중 하나는 상품보다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여느 쇼핑몰처럼 단순히 상품의 내용과 가격만을 나열한 쇼핑몰에서 탈피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커플 스토리’로 상품을 디스플레이한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이야기로 꾸민 홈페이지는 ‘오늘에 바람’을 한눈에 보여주는 대문 같은 곳. 홈페이지 디자인을 맡은 송오영씨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졸업을 앞두고 유 대표님으로부터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평소 디자인 쪽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스카우트됐는데 시작해보니 만만치 않아요. 모델 섭외부터 대본, 콘티, 촬영까지 저희가 다 섭외하고 진행하거든요. 그래도 아이디어가 신선하다며 많은 분들이 도와주세요. 꼭 상품을 보러 오는 분들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구경하러 오는 분들이 많아서 보람을 느끼죠.” 여기에 홍보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정찬영씨까지, 대한민국 모든 커플들을 위해 의기투합한 다섯 청년은 큐피드가 되어 동분서주하고 있다. 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스케줄에 이들 모두 솔로라고. “남녀가 만나서 사랑하는 게 인생을 살아가는 데 정말 큰 행복이잖아요. ‘오늘에 바람’을 통해 많은 커플들이 더 즐겁고 더 행복하게 연애하고 결혼에 골인했으면 좋겠어요. 권태기를 맞은 부부들도 저희를 통해 연애할 때 추억을 떠올려보셨으면 해요. 연인들뿐 아니라 모두의 풍요로운 삶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시들해진 부부를 위한 이색 데이트 코스 7 1 패러글라이딩 타고 가을 하늘 가르기 2 둘만의 아늑한 스파&유럽풍 레스토랑 3 말과 함께 자연을 달린다. 1박 2일 승마 패키지 4 한강의 야경, 그리고 낭만적인 음악과 저녁식사 5 요트를 타고 항해하며 즐기는 바비큐 파티 6 태국식 커플 마사지 데이트&특별한 저녁식사 7 경주 열기구 체험 데이트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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