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8,362 건 검색)
- 캐나다 신임 총리 “트럼프, 무례한 발언 멈춰야 대화 시작”
- 2025. 03. 18 08:26국제
- ... 존중을 보여줄 때까지 우리의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드러낸 바 있다. 다만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미국에 ‘맞불 관세’로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의지를...
- 카니 캐나다 새 총리, 첫 해외순방 영·프부터···트럼프 대응방안 모색
- 2025. 03. 17 15:22국제
- ... 취임한 후 진행하는 첫 해외 순방으로, 지난 14일 취임한 지 이틀 만에 이뤄진다. 총리실은 카니 총리와 새 정부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과 새로운 무역 관계를 구축하고, 캐나다를 더욱 안전하게...
- 네타냐후 총리, 이번엔 ‘눈엣가시’ 신베트 수장 해임 추진
- 2025. 03. 17 13:51국제
- ... 왔고, 이는 결국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어졌으나 이를 제대로 막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보고서에 격하게 반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전쟁으로 이어진 하마스의 공격을 막지 못한...
- 트럼프 ‘가자구상’ 파문
- 초선 의원들에 상품권 돌린 이시바 총리···야당 “퇴임 불가피” 공세
- 2025. 03. 14 15:05국제
- ... 3일 초선 중의원 의원 15명에게 1인당 10만엔(약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줬다. 이에 대해 이시바 총리는 기념품을 대신해 사비로 상품권을 준비했다고 인정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관저에서...
스포츠경향(총 556 건 검색)
- “잘못된 판정으로 메달 놓쳤다” 루마니아 총리 올림픽 폐막식 불참 통보
- 2024. 08. 08 09:55 스포츠종합
- 아나 바르보수가 지난 5일 파리올림픽 체조 부문에서 연기하고 있다. afp 루마니아 총리가 체조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파리올림픽 폐막식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CNN은 7일 “루마니아 마르첼 촐라쿠 총리는 파리 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지난 5일 여자 체조 결승에서 루마니아 선수들이 심판의 결정으로 인해 메달을 놓친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라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조던 차일스(미국)가 점수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 후 루마니아 선수들이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발생했다. 아나 바르보수는 원래 동메달을 딴 것으로 보였으나 차일스의 점수가 0.1점이 추가돼 13.766점으로 올라가면서 4위(13.700점)로 밀렸다. 이에 대해 촐라쿠 총리는 페이스북에 “코치들이나 최고 기술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항의로 정직하게 얻은 메달을 박탈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적었다. 그는 “나는 그가 흘리는 눈물을 보고 그러한 일을 평온하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루마니아 마르첼 촐라쿠 총리가 페이스북에 올린 아나 바르보수 사진 같은 루마니아 선수인 사브리나 보이네아는 매트 밖으로 나갔다며 0.1점 페널티를 받았지만, 실제로는 매트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보이네아 점수는 13.700점이다. 만일 0.1점 페널티를 받지 않았다면 13.800점으로 3위에 오를 수 있다. 루마니아체조연맹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분석과 설명을 국제 체조 연맹에 요청했다. CNN은 “마루 운동 중 매트 밖으로 나갔다며 페널티를 받았지만, 실제로 매트 밖으로 나가는 장면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 ‘The Roundtable’ 한국 회장님 만난 베트남 총리···한국-베트남 관계는?
- 2024. 07. 09 21:17 연예
- 아리랑TV 9일 아리랑TV ‘The Roundtable’는 베트남 팜 민 찐 총리 방한과 관련, 봉영식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진행으로 김해나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와 최수진 경희대학교 미디어학과 교수가 우리나라와 베트남 관계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달 30일부터 나흘간, 팜 민 찐 베트남 총리가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찐 총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미래 사업과 투자를 포함한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한국 기업들의 핵심 생산기지다. 삼성전자는 1989년 베트남 하노이에 삼성물산 무역사무소를 꾸리면서 베트남에 진출했다. 삼성전자는 누적 224억 달러를 투자해 호찌민·박닌·타이응우옌 등지에 공장을 지어 현재 베트남에서 스마트폰·TV·디스플레이·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찐 총리는 이재용 회장과 개별 면담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사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찐 총리는 효성 조현준 회장을 만나 베트남에서 투자를 진행 중인 바이오 BDO, 탄소섬유 등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물류센터·데이터센터·신재생 에너지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아리랑TV 김해나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베트남은 한국의 3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으로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작년 베트남 수출액은 534억 8천만 달러로 무역 흑자가 275억 4만 달러를 기록했다.”라며 “베트남은 한국 기업들의 주요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투자 및 생산 허브”라고 말했다. 과거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중국, 러시아, 북한 등과 역사적, 정치적으로 더 가까운 관계였다. 그러나 지난 30년 동안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경제 협력은 빠르게 성장했다. 2022년에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한·베트남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은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2001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2009년)에 이어 양국 관계에서 또 다른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최수진 경희대학교 미디어학과 교수는 “베트남과 한국은 경제 교류뿐만 아니라 인적 교류도 활발히 이뤄졌으며 외국인 중 베트남 공동체는 중국 다음으로 가장 커 두 나라는 서로를 사돈의 나라로 지칭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경제 협력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문화,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또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한류 열기가 뜨거운 국가 중 하나다. 한국 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단연 높다. 특히 베트남에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박항서 감독의 인기는 한국과 베트남의 친밀감을 발전시켜 온 큰 역할을 했다. 최 교수는 “박항서 감독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으며 베트남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하며 관광과 무역을 간접적으로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며 “박항서 감독의 스포츠 외교는 양국의 상호 존중을 높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한류와 한국 문화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어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 국립대에서 가장 합격선이 높은 학과는 한국어학과이고, 그다음이 의대라고 한다. 김 교수는 “현재 53개의 베트남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더 많은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경제적 기회를 확대하는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이날 ‘The Roundtable’에서는 경제 협력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국과 베트남! 국제사회에서 베트남의 전략적 중요성과 한-베트남 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
- 테일러 스위프트 효과?···태국 총리 “관광산업 진흥, 해외 유명 연예인 데려와야”
- 2024. 02. 23 21:55 연예
- AP연합 태국 정부가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해외 유명 가수와 배우를 불러 공연 등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관광 산업 진흥을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날 밝혔다. 그는 이런 방안에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태국에 오도록 하는 인센티브도 포함됐다고 말하면서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을 유치한 싱가포르 사례를 들었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우리도 A급 내지는 월드 클래스 인사를 태국에 데리고 올 수 있으며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타 총리는 또 여행객 비자 면제, 공연장 내 음주 규정과 유흥업소 영업시간 변경 등의 추가 대책도 거론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며 다음 달 초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6차례 공연한다. 관객 약 30만명이 싱가포르 공연장을 찾을 예정인데 주변국에서도 팬들이 몰려 숙박, 관광 등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싱가포르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앞서 세타 총리는 지난 16일 열린 비즈니스 포럼 행사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이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것은 정부 지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연을 여는 엔터테인먼트사 AEG와의 대화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됐다며 태국도 세계적인 슈퍼스타 콘서트를 유치하기 위해 재정 지원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도 지난 20일에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 유치를 위해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시인했다.
- 박시은♥진태현, 국무총리상 받았다 “위로와 격려의 상”
- 2023. 11. 23 14:50 연예
- 유튜브 채널 ‘박시은 진태현 작은 테레비’ 캡처 배우 박시은-진태현 부부가 꾸준한 선행 끝에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23일 유튜브 채널 ‘박시은 진태현 작은 테레비’에는 ‘표창장 받는 유공자 부부’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박시은은 “저희가 나라 분들에게 상을 받았다. 대한민국 국민나눔대상이라는 상이다”고 운을 뗐다. 진태현은 “기부와 나눔과 이웃 사랑에 대한 카테고리다. 저희가 국무총리상을 받게 됐다”며 “사랑과 나눔의 아이콘으로 살아가라고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시은은 “사실 그 자리에 저희가 있어도 되나 생각이 들었다”며 “선한 일을 해온 분이 참 많구나,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나눔을 이렇게 많은 분이 하고 계시는구나 정말 많이 느낀 자리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다른 수상자들의 소감이 동기부여가 됐다며 “이제까지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고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상이라고 생각하고 받았다”고 전했다. 유튜브 채널 ‘박시은 진태현 작은 테레비’ 캡처 진태현은 “상을 왜 주셨는지 생각해보니 저희는 일회성이 아니었다. 시은 씨는 컴패션 활동도 계속하고 있고, 저는 결혼하면서 함께 밀알복지재단 홍보대사가 됐다. 그래서 저희도 후원을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이에 박시은은 “제가 후원을 하면서 여러분에게 후원해달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았다. 저는 안 하면서 그렇게 얘기하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진태현은 “박시은 씨는 바자회를 열어 장애아동들 수술도 시켜줬다. 저는 결혼과 동시에 사이클을 탔다. 그걸로 기부 라이딩을 했다. 지금까지 꾸준히 해왔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주간경향(총 61 건 검색)
- ‘소수파’ 이시바 일 총리 4전5기 통했는데···한·일관계도 통할까(2024. 10. 07 06:00)
- 2024. 10. 07 06:00 국제
- 실리주의자로 역사 문제 등에 이전 총리들보다 온건한 목소리 내년 한·일 정상화 60주년 앞두고 갈등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 지난 9월 27일 이시바 시게루가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직후 자민당 도쿄 당사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0월 1일 일본에서 3년간 집권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물러나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자유민주당 신임 총재(67)가 제102대 총리로 취임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9월 27일 자민당 총재 결선투표에서 215표를 받아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194표)을 제쳤다. 당내 소수파로 그간 총재 선거에서 4번(2008·2012·2018·2020)이나 고배를 마신 끝에 거둔 승리다. 이시바 총리는 취임과 동시에 새 내각을 정식 발족했다. 이시바 내각 역시 집권 자민당 소속으로 전반적인 국정 운영 틀은 기시다 내각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간 이시바 총리가 안보·역사관 등과 관련해 당내에서 비주류의 목소리를 내온 만큼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내년에 이시바 내각이 한국과의 외교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갈지도 주목된다. 양국은 강제동원·위안부 피해자,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소수파’가 총리 자리에 오르기까지 이시바 총리는 정계에 41년간 몸 담아온 ‘정치 베테랑’이다. 그의 아버지 이시바 지로 역시 정치인으로 돗토리현 지사와 참의원 의원을 지냈다. 이시바 총리는 게이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은행원으로 일했다. 아버지가 사망한 뒤 아버지 친구인 다나카 가쿠에이 전 일본 총리에게 정계 입문을 권유받아 1983년부터 다나카 전 총리를 보좌했다. 29세였던 1986년에는 당시 기준 전국 최연소 중의원(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이후 방위청 장관, 방위상,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 등을 역임했다. 자민당 간사장 등 당내 요직을 맡기도 했다. 지난 10월 1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신임 총리(맨 아래 가운데)가 도쿄 총리 관저에서 새 내각 구성원과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는 정치적 견해와 개인 성향 때문에 자민당에서는 줄곧 소수파였다. 아베 신조 전 총리를 필두로 뭉친 ‘아베파’가 맹위를 떨치던 2012년, 그는 계파가 없는 의원 중심의 ‘무파벌 연락회’를 주도했다. 2015년 아베 전 총리가 다시 총재로 선출되자 그는 19명의 정치인과 함께 ‘수월회’를 공식 결성했다. 2018년 ‘반아베 노선’을 내세우며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2년 후 아베 전 총리가 건강 악화로 사임하면서 열린 총재 선거에서도 아베 전 총리가 후계자로 낙점한 스가 요시히데 당시 관방장관에게 밀렸다. 지난해 터진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은 이시바 총리에게 기회였다. 자민당 현역 의원 85명이 정치자금 모금 행사 입장권을 팔아 얻은 이익을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아 비판받았고, 기시다 전 총리는 사임 압박을 받았다. 일본 언론은 이번에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원들이 ‘덜 나쁜 사람’을 선택했기 때문에 당선됐다고 분석했다. 경쟁자였던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공언하는 등 강경보수 쪽에 치우친 행보를 해 당원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퍼졌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기시다 정권에서 개선된 한·일관계가 훼손돼 한·미·일 연계에 금이 가면 러시아, 중국, 북한의 불온한 움직임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다카이치를 열심히 지지한 세력에게 브레이크가 됐다”고 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은 겉으로는 ‘세대교체’와 ‘당 개혁’을 주창하면서도 아베파와 아소파 전·현직 지도부를 만나는 등 ‘언행 불일치’를 보인 것이 마이너스가 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당내 기반이 취약한 이시바 총리는 당내 결집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새 내각의 각료 20명 중 4명을 자신과 같은 방위상 출신 인사로 구성했다. 그가 기용한 무파벌 각료는 12명에 달한다. 또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곧 다가오는 중의원 선거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내정했다. 당 부총재 자리엔 무파벌 의원들에게 영향력이 큰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앉힐 방침이다. 또 다른 출마자였던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유임하는 안을 조율 중이다. 강성 보수세력과의 통합은 미진하다. 이시바 총리는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에게 당 총무회장직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총리는 중의원을 조기 해산하고, 오는 10월 27일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실리주의자’ 이시바···향후 한·일관계는 이시바 총리는 이전 자민당 총리들과 비교하면 한·일 역사 문제 등에서 온건한 목소리를 내왔다고 평가된다. 인도적·윤리적인 이유보다는 원만한 외교관계를 위해 주변국을 자극해선 안 된다고 보는 실리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부유선광장의 모습/ 연합뉴스 그는 한·일관계가 극도로 악화한 2019년,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를 검토하자 “우리나라(일본)가 패전 후 전쟁 책임을 정면에서 직시하지 않았던 것이 많은 문제의 근원에 있다”며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2017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선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재 선거 과정에서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다만 방위상 출신인 이시바 총리는 자위대의 기동력을 높이고, 해병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평화헌법 개정과 관련해선 태도를 뚜렷하게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특히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데 힘을 쓸 계획이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9월 27일 기자회견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발 안보 위협을 거론하며 “일본을 지키는 것을 제대로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게시된 미국 보수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기고에서는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창설하고, 이 틀 내에서 미국의 핵무기를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나 핵 반입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도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민당 영토특위 위원장이던 2011년 ‘다케시마(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명칭)의 날’ 제정을 추진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10월 1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 미국과의 관계 방향성을 묻는 말에 “미국과 양국 관계는 중요하고 한국과도 그러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다르면 국익도 다르다”면서 “각각이 국익을 바탕으로 얼마나 진지하게 논의해 어떤 성과를 얻을까(가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같은 자리에서 이시바 총리는 기시다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납북 피해자 송환을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납북 피해자 문제는 우리 내각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강한 결의로 해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우재의 플라이룸](12)메르켈 총리와 한국의 과학자사회(2021. 08. 30 11:04)
- 2021. 08. 30 11:04 경제
- 16년간 세계에서 가장 견고한 정치·경제적 기반을 지닌 국가, 독일을 이끌었다. 2005년 51세의 나이에 역대 최연소 총리가 된 동독 출신의 정치인은 취임 당시 11%가 넘던 실업률을 5.6%로 낮췄고, 연방정부 재정수지를 흑자로 전환했다. 중도우파 정당의 수장임에도 불구하고 2015년 유럽 난민 위기 당시 시리아 난민 100만명을 수용했다. 그는 트럼프가 자유세계의 질서를 위협할 때 실질적인 자유세계의 수호자로 불렸으며 변덕스러운 남성 정치인들이 세계를 위협하는 한가운데서 합리적이고 확고한 리더십으로 유럽은 물론 전 세계를 이끌었다. 그는 사생활과 정치를 완벽하게 분리했고, 그 어떤 비리에도 연루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미디어에 등장하기 위해 애쓰는 한국 정치인들과는 반대로 정치의 본질에 충실했다. 그의 이름은 앙겔라 메르켈이다. 지난 1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코로나19에 대한 화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치적 관점에서 그를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잘 알려진 것처럼 그는 총리가 되기 전 과학자로 훈련받았다. 라이프치히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1986년 베를린과학아카데미에서 물리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 남편은 양자화학자였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즐기고 여행을 좋아하던 메르켈은 과학자이지만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그는 동베를린에서 자유독일청년단의 젊은 동료들과 과학 이외의 정치 사회 및 국제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하고 논쟁했다고 한다. 그는 독일통일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고, 1990년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메르켈 총리는 과학자처럼 일한다” 유럽이 코로나19로 혼돈에 휩싸였을 때, 독일은 메르켈의 진두지휘하에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했다. 마침 유럽연합을 탈퇴한 영국과 국민의 절반이 백신음모론에 빠진 프랑스 사이에서, 독일의 메르켈 리더십은 그나마 유럽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견딜 수 있는 희망이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인터뷰에서 “메르켈 총리는 과학자처럼 일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가 많이 읽고 사실을 평가하며 선입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메르켈이 무려 16년 장기집권 이후 75%의 지지율 속에 퇴임하는 배경에는 과학자로 훈련받은 그의 정체성이 녹아 있을지 모른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아틀란틱’지에 ‘독일 코로나19 방역 성공의 비밀: 앙겔라 메르켈은 과학자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기사는 독일의 과학자들과 의학전문가들의 의견을 신중하게 경청하고 이들과 열린 자세로 토론했으며, 증거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을 내렸다는 아주 당연한 상식, 바로 그 점이 메르켈과 방역에 실패한 정치지도자들을 가르는 핵심이라고 말한다. 기사는 비록 메르켈이 현장과학자로서의 경력을 그만두었지만 실제로 그는 과학을 떠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정치인으로 매일매일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그는 과학자로 훈련받은 규범을 실천해왔기 때문이다. 메르켈이 팬데믹 상황에서 보여준 가장 놀라운 태도 중 하나는 전문가들과 상의하고 나서도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사실에 대해 국민에게 솔직하게 모른다고 말한 것이다. 코로나19는 인류가 처음 만난 예측 불가능성의 최극단에 속한 감염체였고, 과학자들 또한 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측에서 번번이 틀릴 수밖에 없었다. 메르켈은 기초감염재생산수에 대해 자세히 국민에게 설명하고 왜 현재의 조치가 필요한지 설득해나갔다. 최대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뒀지만, 정치적 결정이 필요할 때는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국민에게 불필요한 절망을 안기지도, 불가능한 희망을 주지도 않았다. 독일의 작가 캐롤린 엠케는 메르켈의 연설은 꿈과 비전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바로 이런 특징 때문에 건조하다는 평가도 들었지만, 메르켈은 가능한 것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것에 집중해왔다. 그리고 이런 성향은 대부분의 실험실 과학자들이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규범이기도 하다. “나 자신이 기초과학자 출신이었기에 항상 말한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고, 그러기에 여지를 두어야 한다”는 메르켈의 말 속에는 과학자가 자연을 마주할 때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신중함의 규범이 녹아 있다. 조선은 중인계층이 과학기술계 진출 훔볼트대학의 정치학 교수 헤어프리트 뮌클러가 메르켈을 개인 과외하며 경험했던 에피소드는 정치인 메르켈에게 물리학자로 훈련받았던 경험이 여전히 얼마나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보여준다. 강의가 끝나자 메르켈은 강의의 내용을 전기회로도 같은 도식으로 스스로 정리했다고 한다. 뮌클러는 바로 이런 자연과학적 사고방식이 메르켈 리더십의 근간이라고 말한다. 과학자로 훈련받은 규범 덕분에 메르켈은 유럽연합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단순하지만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었다. 과학적 근거에 대한 신뢰, 열린 토론, 신중함,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 등 메르켈의 성공을 상징하는 단어들과 과학자사회의 규범을 연결시키는 건 어렵지 않다. 그리고 이런 과학자로서의 규범에 더해 규율과 도덕성을 중요시하는 동독 개신교 목사 가정에서 성장한 그의 경험이야말로 우리가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정치인을 선택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만 하는 규준일 것이다. 과학사가 김근배는 ‘한국 과학기술자의 형성연구’라는 보고서에서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을 끄집어낸다. 식민지 시기 국가가 주권을 잃으면서 과학기술인력을 진흥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고, 이공계로의 진학은 대부분 중하층의 신분으로 국한될 수밖에 없었다. 상류층이 적극적으로 과학기술계로 진출한 일본이나 중국과는 달리, 식민지 조선에서 과학기술은 양반이 아닌 중인계층이 고스란히 물려받게 됐다. 그나마 사회적으로 각성했던 과학기술자들은 국대안 파동으로 월북했고, 남한의 개인주의적이고 출세지향적인 과학기술자들은 이후 박정희 시대에 독재정권의 충실한 노예가 됐다. 한국 과학자사회에서 메르켈 같은 정치인이 나온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검사, 변호사, 판사 출신이 대부분인 한국의 정치지형도에서 메르켈과 같은 과학적 리더십을 바라는 건 시대를 지나치게 앞서가는 바람이다. 그나마 과학적 사고방식에 대한 존중과 과학기술을 통한 국가 비전의 설계라고 보여야 할 텐데, 현재 한국 대선은 정치포르노 그 자체다. 게다가 박정희 시대 이래로 정치에 종속돼 버린 한국의 과학기술계 리더십은 이번 대선에서도 어느 쪽에 줄을 서야 하는지만 눈치나 보고 있을 뿐이다. 정치인에겐 과학적 규범이 녹아들 여지가 없고, 과학자사회는 사회의 주인이기보다는 노예에 만족하는 상황, 메르켈을 바라보는 마음이 부럽고 무겁다.
- 김우재의 플라이룸
- [취재 후]당대표로 총리공관을 방문할 이낙연의 소회는(2020. 09. 11 14:31)
- 2020. 09. 11 14:31 정치
-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주최한 만찬 같은 자리에 빠지지 않는 반주가 있습니다. 막걸리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지평막걸리 같은 특정 브랜드가 아니라 전국 팔도에서 올라온 막걸리를 두루두루 마십니다. 막걸리뿐 아니라 소주나 전통술에 대한 지식도 해박합니다. 기자도 총리 시절 총리공관에서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그와 대작한 적이 있는데, 구수한 언변과 함께 좌중을 휘어잡는 화술은 상당합니다. 그러면서도 민감한 이슈, 이를테면 기자 같은 사람들이 당시 관심을 가졌던 “총리 이후 대선에 도전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에 대해서는 실없는 농담조로 받아칩니다. 한마디로 ‘선수’입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기자가 만난 한 학계 인사의 회고도 그랬습니다. 그도 정치인 출신 장관들과 함께 총리공관에서 술자리를 가질 기회가 있었다고 합니다. 재작년의 일입니다. “그래도 수십 년 정치 바닥에서 구른 사람들인데, 그 장관들도 함부로 대적하기 힘든 이 대표의 만만치 않은 내공에 놀랐다”는 것이 그의 평입니다. 술자리가 끝나고 돌아갈 즈음엔 총리공관의 구석구석을 직접 안내합니다. 현판이나 나무에 얽힌 사연 같은 것 말이지요. 이 학계 인사는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39년 전, 저는 저 건너편 2층에 있었습니다.” 무슨 이야기일까요. ‘건너편’이란 삼청동 총리공관 맞은편의 한옥 기와집을 말합니다. 지금은 카페로 사용되고 있는데, 당시는 여관이었던 모양입니다. 1979년 신입기자 시절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총리공관 출입인사를 체크해 보고하는 일이었습니다. 그해 12월 어느 날, 특이사항이 발생합니다. 군인들이 지프를 타고 나타나 우르르 총리공관에 들어간 것이지요. 이 대표가 인근 가게의 전화를 빌려 신문사에 보고하니, 이미 신문사에도 군인들이 난입했다는 것입니다. 이 학계 인사가 들은 이낙연 당시 총리의 배웅사입니다. “12·12사태인 거지요. 여기 횡단보도를 건너 여기까지 오는 데 39년이 걸렸습니다. 안녕히들 가십시오.” 그 후 공관의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가 된 41년 전의 ‘신입기자’는 여당 대표의 자격으로 총리공관에서 열리는 당·정·청 회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어떤 소회를 밝힐까요. 기자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 취재 후
- 일본 총리 교체 속도 빠른데 변화는 안 보여(2020. 09. 11 14:31)
- 2020. 09. 11 14:31 국제
-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달 말 건강 문제를 들며 사임하겠다고 발표한 뒤 일본 정국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차기 총리 선출을 위한 과정이 초고속으로 진행되는 양상이다. 그런데 속도만 빠를 뿐 정작 일본의 ‘얼굴’이 바뀐다 해도 내용적으로는 달라질 게 많지 않아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가운데)이 9월 8일 도쿄 시내 자민당 당사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오른쪽),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왼쪽)과 주먹을 맞대고 14일 치러질 총재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신화연합뉴스 자민당은 지난 9월 1일 총무회를 열어 총리 선출방식과 일정을 확정했다. 14일 투표로 새 총재를 뽑고. 16일 총리를 선출하기 위한 임시국회를 열기로 했다. 당 지도부가 정한 새 총재 선출방식은 다소 논란이 됐다. 젊은층 사이에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을 비롯한 젊은 의원들은 당원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당 지도부는 중·참의원 양원 총회만으로 새 총재를 뽑기로 했다. 정식 투표에서는 의원 수와 당원 수를 동수로 해서 뽑지만, 이번에는 약식 선거여서 중·참의원 의장을 뺀 의원 394명에 지역별 당원 대표 총 141명만 투표권을 갖는다. 의원들을 붙잡으면 총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스가 장관에게 유리한 선출 방식 당 장악력이 높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스가는 최대 파벌 호소다파를 비롯해 8개 파벌 중 5개, 의원 70% 이상의 표를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이 4번째 당권 도전에 나서고 있지만 ‘대세론’이 여론의 흐름도 바꾸고 있다. 그동안 차기 총리 선호도를 묻는 조사에서 줄곧 이시바가 1위였는데 요미우리신문의 4~6일 조사에서는 스가가 46%로 이시바(33%)를 밀어냈다. 스가와 이시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이 8일 총재선거 출마 신청을 하고 공식 선거전에 들어갔지만 결과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파벌 구조는 자민당의 일당 지배를 중심으로 한 일본 ‘1955년 체제’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요시다 시게루(吉田茂)의 자유당과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郞)의 일본민주당이 합쳐져 거대정당 자민당이 탄생했다. 자유당 계열은 ‘보수 본류’, 민주당 계열은 ‘보수 방류’가 된 것이 파벌의 시초다. 현재 8개 파벌 중 제일 큰 것은 의원 98명의 호소다파다. 전범으로 갇혔던 기시 노부스케(岸信介)가 풀려나면서 끌어모은 정치인들이 모태가 됐다. 훗날 총리가 된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가 1962년 ‘세이와정책연구회’라는 이름으로 이 파벌을 공식 출범시켰다. 후쿠다에 이어 회장을 맡은 사람이 아베의 아버지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였다. 호소다파 다음으로는 시코카이(志公會·아소파) 56명, 평화연구회(다케시타파) 54명, 고치카이(宏池會·기시다파)와 시스이카이(志帥會·니카이파) 각각 47명 순이다. 아소파의 수장은 망언 제조기로 유명한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다. 현재 중의원·참의원 의장을 모두 아소파가 맡고 있다. 다케시타파는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 전 총리가 만들었고, 지금은 동생인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가 이끌고 있다. 줄줄이 언급되는 이름에서 보이듯이 파벌정치는 족벌·세습정치와도 이어져 있다. 스가가 총리가 된다면 보기 드문 ‘무파벌·비세습’ 총리가 된다. 근 30년간 자민당 총재는 의원 2~3세가 맡아왔다. 고질적인 파벌 구조 덕에 총리로 가는 길을 닦았지만 정작 스가 본인은 특정 파벌에 소속돼 있지 않다. 아베가 특정 파벌의 지도자가 되는 대신에 ‘창생 일본’이라는 파벌 연합을 이끌었던 것과 비슷하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한때 다케시타파와 기시다파 등에 소속돼 있었으나 2009년 이탈한 이후로 무파벌을 고수해왔다. 반면 기시다는 회원 47명의 기시다파를 이끌고 있고, 이시바도 2012년부터 스이게츠카이(水月會)라는 이름으로 18명을 거느리고 있다. 그럼에도 스가가 다수의 지지를 얻어낸 것은 무파벌 의원들을 비롯해 여러 중견·신진 의원 그룹과 자주 접촉하며 좋은 평판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지지는 전했다. 정식 파벌은 아니지만 약 30명의 의원이 사실상의 ‘스가파’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도호쿠 지방 출신의 ‘흙수저’ 스가와 자민당 유력 정치인들 사이에는 또 하나의 뚜렷한 차이가 있다. 정계의 ‘흙수저’라는 것이다. 아베는 기시 전 총리의 외손자다. 기시의 동생이자 아베의 외종조부인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도 총리를 지냈다. 아베의 아버지는 의원이었다. 아베를 비롯해 1991년 집권한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총리 이후의 모든 자민당 총재가 이런 세습 정치인이었다. 스가와 경쟁하는 이시바의 아버지는 의원과 각료를 지냈고, 이시바는 아버지 친구인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총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기시다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의원이었으며 미야자와 기이치 전 총리, 미야자와 요이치(宮澤洋一) 경제산업상과 인척 관계다. 빈농 집안에서 태어난 스가는 의원 비서로 시작해 요코하마 시의원을 거쳐 1996년 48세에 중의원에 진출했다. 게다가 고향은 아키타(秋田)현이다. 역사적으로 무시당하고 배척받아온 도호쿠(東北) 지방 출신이다. 도호쿠에서 나온 총리는 지금까지 1980년대 초반의 스즈키 젠코(鈴木善幸) 외에는 없다. 스가의 당선이 이런 면에서는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가 총리가 된 이후 이끌어갈 변화에 대해서는 뚜렷한 관측이 없다. 스가는 아베가 첫 번째로 집권한 2006년 총무상에 발탁된 이후 2인자로 군림하며 정치적 운명을 함께해왔다. 2012년 말 아베 2차 집권 뒤로는 7년 8개월 동안 줄곧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을 맡았다. 2일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아베 정권을 확실히 계승하겠다”고 했다. 국내 정책에서나 한일관계에서나 큰 변화를 부를 것 같지는 않다. 다만 관건은 ‘얼마나 압도적으로 승리하느냐’다. 스가가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다면 중의원을 해산하고 내년 10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당길 수 있다. 연내 혹은 내년 초 조기 총선을 치러 승리로 이끈다면 아베의 남은 임기를 채우는 ‘과도기형 총리’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리더십을 구축하려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가 캠프가 니카이파를 중용하면서 벌써 파벌 간 갈등 조짐이 일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보도했다. 아베의 측근이었기 때문에 아베 주변의 부패 의혹 등이 부메랑으로 그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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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연소·성소수자 프랑스 총리 가브리엘 아탈은 누구?
- 2024. 01. 11 17:42 화제
-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 시각) 교육부 장관 가브리엘 아탈 교육부 장관을 새 총리로 임명했다. SNS 캡처 파리 로이터에 따르면 9일(현지 시각)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주간 내각 회의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가브리엘 아탈 교육부 장관을 새 총리로 임명했다. 가브리엘 아탈은 1989년생 올해 34세로 프랑스 전후(5공화국 출범 이래) 최연소 총리(1984년 프랑수아 미테랑 전 총리가 37세로 최연소 기록을 갖고 있었다)로 기록됐으며 또 프랑스 최초의 성소수자 총리이기도 하다. 그는 2018년 마크롱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에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되었을 때 옛 학교 동료로 인해 아웃팅(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을 통해 성소수자임이 알려지는 것)을 당했다. 당시 그는 마크롱의 전 정치 고문인 스테판 세주르네와 연애 중이었다. 17세에 사회당에 입당한 아탈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정부 대변인으로 임명되면서 프랑스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재무부 차관, 2023년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일명 ‘마크롱 키즈’로 불리며 그의 유능한 각료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았다. 가브리엘 아탈은 1989년생 올해 34세로 최연소 총리로 국민의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SNS 캡처 지난해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된 후 아탈이 취한 첫 번째 조치는 정교 분리 원칙을 바탕으로 공립학교 교내에서 이슬람권 여성의 전통 복장(아바야) 착용을 금지한 것이다. 이런 조치는 그가 좌파 출신 정치인임에도 보수 유권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는 바탕이 됐다. 또한 프랑스 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학력 증진 강화를 주도했다.
- 아베 전 총리 총격 용의자는 ‘해상 자위대원 출신’
- 2022. 07. 08 13:59 화제
- 후지TV FNN뉴스는 속보로 아베 전 일본 총리에게 총격을 가한 용의자가 전 해상자위대원이라고 보도했다.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가 총격을 가한 용의자는 전 해상자위대원 출신 남성이었다. 후지TV 뉴스 보도는 복수의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아베 전 총리를 총격한 야마가미 데쓰야(41) 용의자는 전 해상자위대원”이라 보도했다. 현지 경찰 당국에 따르면 오전 11시 반경 나라 시내에서 거리연설을 하던 아베 전 총리가 배후에서 총격을 당했고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가 살인미수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아베 전 총리는 심장 마사지를 받고 헬리콥터로 구급 이송되었지만 심폐 정지로 매우 위험한 상태에 있다고 알려졌다.
- 아베 전 日총리 총격…용의자는 42세 일본인 남성
- 2022. 07. 08 13:10 화제
- NHK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유세 중 총에 맞아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로 응급 이송됐다. 교도통신 제공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거리 선거 유세 중 등 뒤에서 총격을 당해 쓰러졌다. NHK는 8일 아베 전 총리가 이날 오전 11시경 일본 나라시 긴테쓰 야마토 니시이지 역 앞에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유세하던 중, 두 발의 총성과 같은 소리가 들렸다고 보도했다. 소리가 난 후 아베 전 총리는 쓰러졌다. 교도통신은 자민당 관계자의 말을 빌어 용의자가 아베의 배후에서 왼쪽 가슴을 향해 총을 쐈다고 보도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총격 소식과 용의자 야마가미 테츠야 검거 소식을 전하고 있는 일본 방송. 나라시 소방국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응급 이송됐으며 심폐정지 상태라고 알려졌다. 아직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는 상태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용의자는 나라시에 거주하는 42세 일본인 야마가미 테츠야(山上徹也)로 살인 미수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 대처 리더십과 엄마 리더십 맞대결! 박근혜 전 대표와 한명숙 전 총리
- 2007. 04. 17 화제
- 각계에서 ‘여풍당당’이 두드러지지만 올해 대권 경쟁에서도 여풍이 강하게 분다. 최근 미국의 「타임지」가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의 대결구도를 올해 세계 정치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로 선정할 만큼 주목받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해 열린우리당이 대권주자로 은근히 띄우는 한명숙 전 총리, 그리고 최근 대권 도전을 선언한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물론 강금실 전 장관까지 거론되어 정계에서는 ‘언니들의 전쟁’이란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이 가운데 최고의 라이벌은 박근혜 전 대표와 한명숙 전 총리. 박근혜 대표는 최근 측근인 이혜훈 의원이 개최한 대처리즘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철의 여인 대처’를 벤치마킹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총리에서 물러나 열린우리당에 복귀하자마자 열렬한 환영을 받은 한명숙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 의원들로부터 ‘(분열된 가족을 아우르는) 통합과 소통의 엄마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라며 대권 선언 요구를 받기도 했다. 강력한 대처 리더십과 온화한 엄마 리더십을 내세우는 두 여성 정치인. 이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이고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대통령이 나올 수 있을까. 그리고 여성 유권자들은 여성 후보를 지지할까. 너무나 닮고 너무나 다른 두 사람 박근혜 대표와 한명숙 전 총리는 소속 정당은 물론 과거사(?)나 성향, 그리고 환경도 판이하게 다르다. 박정희 대통령의 딸로 22세부터 돌아가신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던 박근혜 대표는 ‘수첩 공주’란 별명처럼 공주의 삶을 누렸다. 물론 부모님이 모두 흉탄에 돌아가시는 등 불행을 겪었으나 초등학교 때부터 청와대에서 생활한 그는 항상 주목받는 삶이었다. 반면 한명숙 전 총리는 이화여대 재학 시절부터 박정희 대통령 독재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을 하며 투옥되기도 했다. 결혼하고도 남편이 13년간 감옥 생활을 해서 아들도 늦둥이를 낳았다. 여성계의 대모로 불리며 과거에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남성우월주의와 싸워 가족법 개정, 호주제 폐지 등에도 앞장섰다. 항상 숨어서 토론하고 투쟁하는 삶이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또 놀랄 만큼 비슷하다. ‘진흙탕의 개싸움’으로 표현될 만큼 살벌한 정치판에 몸담았으면서도 여성성을 잃지 않고 또 그 어떤 고난의 순간에도 침착한 태도를 보이며 항상 우아한 미소를 짓는다. 젊은 시절, 감옥에 들어가면서 마치 극장에 가듯 온화한 웃음을 지어 보이던 한명숙 전 총리의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고 지난해 테러를 당해 얼굴에 상처를 입고도 전혀 흥분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하도 악수를 많이 해 손목에 보호붕대를 하고도 늘 생글생글 웃는 박근혜 전 대표의 모습은 여성의 힘을 보여 줬다. 말 그대로 ‘외유내강’이란 말을 가장 온몸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이들이 두 여성 리더다. 그렇다면 이들이 정말 대한민국호를 책임질 수 있을까. 여성의 시대라는 21세기에 걸맞은 진정한 리더일까. 우선 이들이 주장하는 각자의 리더십을 알아보자. 지난 3월 12일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위기의 대한민국! 대처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의 주제는 ‘대처리즘’이지만 그러나 이날의 주인공은 박 전 대표였다. 토론회를 주관한 이혜훈 의원은 물론이고 이날 참석자들은 “박근혜의 정책과 대처리즘은 일맥상통한다”는 일명 ‘근혜이즘’ 전파에 목소리를 높였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은 “대처라는 위대한 리더십이 제2의 영국 번영을 가능하게 했듯이, 제2의 지도자 제2의 리더십을 모색하는 자리가 바로 이 자리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옳은 것은 끝까지 옳다고 말하고 어떤 위협이나 도전에도 굴하지 않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필요하다”며 “그런 사람이 누구이겠냐”고 반문하자 좌중에선 “박근혜요!”라는 답이 터졌다. 이혜훈 의원은 토론회를 주관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경제학을 전공한 적도 없고 CEO 실무경험도 없었던 대처가 영국기업의 CEO도 고치지 못했던 영국경제의 중병을 고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규명해보고 싶다. 연약하다고 인식되고 있는 여성이, 그것도 군대를 간 적도 없는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이 포클랜드 전쟁을 불과 3주 만에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지 규명하고 싶다.”대처수상과 선덕여왕의 리더십 겸비 박근혜 전 대표는 전부터 ‘한국의 대처가 되겠다’고 천명했다. 지난 1월 3일 새해 인사회에서 “영국의 대처 총리가 영국병을 치유해 새 도약을 했듯이 나도 대한민국이 앓고 있는 중병을 고치겠다”며 “2004년 ‘탄핵 역풍’에서 당을 살린 그 각오로 위기의 나라를 구해내겠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도 다시 한번 대처 리더십을 강조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대처 총리가 등장했던 영국의 상황과 비슷하다. 대처의 원칙은 작은 정부와 감세였다. 그리고 법치와 엄정한 공권력의 확립이었다. 대처리즘의 핵심은 바로 그것이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을 다시 살리려면 그런 리더십이 필요하다. 공공 부분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고 작은 정부 큰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감세와 규제 철폐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법질서와 국가 기강을 무너뜨리는 집단 이기주의에 대해서 어떤 타협도 없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박근혜 대표를 영국의 수상 대처가 아니라 우리나라 여왕에 비교하는 이들도 있다. 역사학자 가운데 몇몇은 박 전 대표가 우리나라 역사에서 여성의 신분으로 지존의 자리에 올라 ‘신뢰’와 ‘원칙’의 용인술을 구사한 인물로 신라시대 중기의 선덕여왕과 매우 흡사하다고 주장한다. 고전연구가 신동준씨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은 재위 16년 동안 안팎으로 커다란 위기에 처한 신라를 구해내 마침내 삼국통일의 기초를 닦아놓았다는 점에서 학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신라의 전 역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는 김춘추와 김유신 등이 모두 그녀의 치세하에서 입신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선덕여왕이 김춘추와 김유신을 중용한 기본철학이 바로 ‘신뢰’와 ‘원칙’ 이었다. 선덕여왕의 리더십을 두고 「삼국사기」는 ‘관인명민(寬仁明敏)’으로 규정해놓았다. 이는 너그럽고 인자하면서도 현명하다는 뜻이다. 선덕여왕의 ‘관인명민’한 리더십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소위 ‘지기삼사(知幾三事)’의 고사에 잘 나타나 있다. 이는 선덕여왕이 재위 당시 당나라에서 보낸 족자를 보고 이내 3가지 기미(機微)를 알아차린 것을 말한다. 모란꽃에 벌과 나비가 없는 것을 보고 꽃에 향기가 없다는 것을 알았고, 옥문지(玉門池)에 개구리가 울자 백제 군사가 여근곡(女根谷)에 쳐들어온 것을 알았고, 임종 전에 본인이 언제 죽을지를 미리 알고 도리천에 묻어달라고 당부한 것 등이 그것이다. 이는 물론 설화이기는 하나 그녀의 ‘관인명민’에 대해 당시 사람들이 크게 공감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박 전 대표 역시 주변 사람들로부터 ‘관인명민’하다는 칭송을 받고 있다. 원래 ‘관인명민’은 무사무욕(無私無欲)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사욕(私欲)이 앞서는 사람은 인색한 까닭에 결코 관인(寬仁)할 수 없다. ‘관인’하지 못한 사람은 작은 이익에 집착하는 까닭에 암우(暗愚)할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표의 ‘무사무욕’한 행보는 그의 에세이집인 「결국 한 줌, 결국 한 줌」의 다음 구절에 잘 나타나 있다. ‘세상은 결코 영원히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 나그네로 하여금 모든 것을 초연하게 바라보게 한다. 모든 만남은 이별로서 끝이 나고 모든 소유는 상실로서 끝이 난다. 이승은 영혼을 닦는 유일한 도장이라고나 할까….” 물론 대처 리더십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김상조 한성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처가 집권했던 당시 영국의 국민들과 달리 우리 국민들은 현실에 대한 불만과 변화 욕구가 끓어 넘치고 있다”며 “지금 우리에게는 대처 전 수상처럼 위에서 국민을 이끄는 지도자가 아니라 아래로부터 끓어오르는 욕구를 조정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또 “정부와 관료가 정보를 독점했던 과거 박정희 시대처럼 지도자가 국민을 이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소통과 통합의 엄마 리더십 요즘 퇴임식은 유난히 쓸쓸하다. 조용히 치르거나 주인공도 소리없이 빨리 사라지는 게 예의다. 하지만 한명숙 전 총리의 퇴임식과 열린우리당의 복귀는 떠들썩한 금의환향 분위기였다. 지난 10개월 간 총리직을 수행하고 당에 돌아오는 한의원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당사 마당에 연단을 마련하고 그 주위에 꽃과 폭죽을 든 당직자들이 모여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의원을 기다렸다. 이들의 머리 위에는 ‘새로운 시작, 해피韓 당 복귀! 한명숙 총리님 사랑합니다’라는 당직자 일동 명의의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었다. 이날 당사는 축제 무드에 휩싸인 듯 보였다. 한 당직자는 혼잣말로 “전임 총리 때와 사뭇 다르다”고 중얼거렸다. 한 전 총리가 탄 차량이 당사에 들어서자마자 박수를 치며 환영했고 3선 중진인 이미경 의원은 “미국에는 힐러리, 프랑스에는 루아얄, 그리고 한국에는 한명숙의 시대가 열리기를 바란다”면서 “그동안 여성 후보는 박근혜 후보밖에 없었는데 우리 한명숙 후보는 어떤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영춘 최고위원도 “한총리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총리가 일을 열심히 하고 국민에게 위안과 희망이 되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며 “너무 겸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 더 자신의 역할을 크게 설정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는 “앞으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 깊게 열심히 고민하고 (주변에 있는 여러 사람과 함께) 협의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정치인의 자리로 돌아가는 만큼 이제부터는 열심히 그런 행보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 전 총리의 지지율은 매우 낮아 대략 1~3% 수준에 머물고 있음에도 당 일각에서는 한의원을 차기 대선전에 출전시키려 하고 있다. 그의 정치적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본 까닭이다. 한의원의 트레이드마크는 소통의 리더십, 그리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다. 그는 이것을 무기로 해 총리 시절 각종 국정현안을 원만히 풀어왔다는 평을 들었다. 당정, 당청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오기도 했다. 대립의 정치에 지친 국민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것. 그는 또 주어진 업무와 관련해 ‘일을 잘한다’는 평가도 얻고 있다. 작년 한의원이 총리로 발탁됐을 때 총리실 주변에는 “과연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소리가 있었다. 그리고 한동안 이런 우려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이런 한의원이 대선가도에 진입할 경우 범여권 내 대선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열린우리당의 판단이다. 당은 한의원의 등장으로 범여권의 대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동시에, 이에 힘입어 한나라당에 크게 못 미치는 흥행성적이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1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한명숙 총리를 주목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총리가 가진 화합과 통합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한총리는 현재의 대선 판에서 어떤 후보도 갖고 있지 않은 장점과 덕목을 갖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민의원은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차기 대통령은 계층통합, 지역통합, 세대통합 등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굉장히 많다”며 “거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한명숙 총리를 국민들이 연상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당원들의 열렬한 환영에 고무되어 3월 11일엔 동교동 사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했다. 오전 11시에 시작된 면담은 당초 정오 전에 끝날 계획이었으나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이 예정에 없던 오찬을 함께하자고 제안해서다. 한 전 총리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범여권의 흩어진 힘을 어떻게 모을지에 관심이 있다”면서 “당분간 구상을 하면서 역할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박근혜 전 대표와 맞상대로서 한명숙 후보 띄우기에 여념이 없다. 의원들은 기자들과 만나서 “개혁과 통합의 이미지를 두루 갖춘 분으로 ‘킹 메이커’보다는 대권 후보로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칭찬을 늘어놓고 한 전 총리의 측근은 “한 전 총리는 이미 대선 후보 경쟁에 뛰어들 마음의 준비를 끝낸 상태”라고 전하면서 “대권 캠프도 곧 조직하고 오케스트라의 지휘자형, 때로는 단호한 어머니상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들 여성 후보들이 과연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현실은 핑크빛만이 아니다. 한국여성 유권자연맹이 지난 3월 14일 개최한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와 유권자들의 의식변화를 위한 대토론회’에서는 “여성 유권자라고 해서 여성 정치인을 뽑지도 않을뿐더러 미디어가 여성 정치인의 능력보다는 여성성을 부각시켜 여성 정치인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김형준 교수는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하는 것은 20세기적 발상”이라고 주장했고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도 “특히 박 전 대표의 경우 여성 정치인이 아니라 스타 정치인으로 신세대들은 생각하므로 여성의 틀에 묶이지 말고 참신하고 유능한 정치지도자의 이미지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기도 전에 이들이 넘어야 할 산은 더욱더 크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경선은 물론 박정희 전대통령의 유신 망령을 극복해야 하고, 한명숙 전 총리는 산산조각 난 열린우리당이나 통합신당과의 조율, 그리고 콘텐츠나 개성이 없다는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건국 사상 최초, 아니 단군 이래로 가장 많고 유능한 여성 후보들이 대권 도전에 뛰어든 것은 막강한 한국 여성들의 파워를 보여주는 게 아닐까. ■유인경 기자 ■사진 / 민영주·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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