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565 건 검색)
- [정동칼럼]군사쿠데타 체제부터 넘어서야
- 2025. 01. 23 21:25오피니언
- ... 문제는 87년이 아니라, 훨씬 더 이전, 1961년으로 돌아가야 만날 수 있다. 1961년은 박정희가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해다. 그는 12·3 내란과 1·19 폭동을 꼭 닮은 범죄를 저질렀다. 박정희는 ‘형법’의...
- 정동칼럼오창익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12·3 쿠데타, 윤석열 ‘개인’ 망상이 아니라 거대한 극우 ‘세력’의 부상”
- 2025. 01. 22 06:00인물
- ... 줄은 정말 상상하지 못했다. 지금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2·3 쿠데타는 윤석열 개인의 망상이 아니라 그를 정점으로 한 거대한 극우 ‘세력’의 부상을 뜻하는...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윤석열 탄핵 정국
- 윤은 입 닫고…변호인 측 “이것이 쿠데타” 여론전 이어갈 듯
- 2025. 01. 15 21:11사회
- ... 체포적부심 청구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체포되자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불법 수사’ ‘쿠데타’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윤 대통령 측은 체포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사를...
- 윤석열 구속
- [신주백의 사연 史淵]친위 쿠데타 진압으로 민주공화를 재단장하자
- 2025. 01. 13 21:16오피니언
- ...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자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 주제에 관해 다시 쓸 줄 몰랐다. 12·3 친위 쿠데타의 잔불이 꺼지지 않고 있어서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자, 다들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처벌하는...
- 신주백의 사연史淵신주백
스포츠경향(총 62 건 검색)
- “정신나간 대통령이 갑자기 쿠데타”···‘서울의 봄’ 김성수, 작심비판
- 2024. 12. 18 08:27 연예
- 영화 ‘서울의 봄’ 스틸 사진. 경향신문 자료사진 영화 ‘서울의 봄’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발생시킨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 감독은 17일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진행된 제11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시상식에서 ‘서울의 봄’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시상 소감으로 김 감독은 “내가 늘 항상 말하고 감사한 분들은 ‘서울의 봄’ 관객들”이라며 “영화를 준비하고 개봉하려고 할 때까지만 해도 이 영화를 관객들이 많이 봐줄까 하는 불안감과 걱정이 너무 많았다. 팬데믹 때 예산이 꽤 들어간 영화라 손익분기점을 넘길까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개봉하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져서 너무 많은 사람이 봐서 큰 행복감을 느꼈다”며 “한편으로는 왜 이렇게 많이 볼까, 왜 특히 젊은 사람들이 극장이 찾아줄까 하는 약간의 의구심이 있었다”고 했다. ‘서울의 봄’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 경향신문 자료사진 그러면서 “개봉 후 1년이 지나고 나서 12월 3일에 정신 나간 대통령이 갑자기 어처구니없는 친위 쿠데타를 벌이고 그날 시민들이 뛰쳐나가 국회로 달려가 탄핵이 부결되고 탄핵을 찬성시키려고 여의도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젊은 사람들이 뛰쳐나와서 탄핵을 찬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요즘 관객들이 어떤 사람인지, 왜 우리 영화를 많이 봐줬는지 깨달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정의에 대한 올바른 신념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편으로는 요즘 생각하는 것은 영화 감독으로서 어떻게 보면 위대한 감독들을 맞이해 이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나, 이전과 다른 어떤 방식으로 말을 걸고 어떤 이야기를 전달해야 할지에 대해 걱정이 앞섰다”고 했다. 이날 작품상 또한 ‘서울의 봄’이 가져갔다. ‘서울의 봄’은 작품상, 감독상을 포함해 촬영상(이모개), 조명상(이성환), 음악상(이재진)까지 더해 5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사태를 다룬 ‘서울의 봄’은 지난해 11월 개봉해 131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배우 황정민, 정우성 등이 출연했다.
-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이란·볼리비아 개혁의 폭풍···‘민주주의 쿠데타’와 ‘개혁파 득세’ 여파는?
- 2024. 07. 06 06:49 연예
- KBS 6일 오후 9시 40분 KBS1에서 방송이 될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363회는 이란 대선에서 개혁파 후보 ‘득표율 1위’ 돌풍과 볼리비아 쿠데타 시도 배후 세력에 대해 알아본다. 지난 5월 이란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헬기 추락으로 사망하면서 후임 선출을 위한 보궐선거가 지난 28일(현지시간) 치러졌다. 개표 결과 무명에 가까운 인지도의 유일한 개혁파 후보 마수드 페제시키안이 득표율 42.5%로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탄생했다. 그러나 과반을 넘기지 못해 강경 보수파 2위 사이드 잘릴리 후보와 오는 6일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 페제시키안은 서방과의 대화를 통한 경제제재 상황 개선, 히잡 착용 단속 완화 등을 꾸준히 언급하며 서구화 공약을 내세웠다. 이로써 청년 및 개혁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과 경제난에 지친 민심이 그를 향했고, 이와 함께 아제르바이잔계 아버지와 쿠르드계 어머니를 둔 출신배경이 알려지며 이란 내 소수민족 지지 또한 가세한 것으로 분석된다. 예상을 뒤엎고 유력후보가 된 페제시키안이 만약 당선까지 성공할 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개혁파 전 대통령 하산 로하니 또한 서방 제재 해제를 시도했으나, 트럼프의 제재로 인해 가로막힌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수 강경파 하메네이가 여전히 최고지도자로 자리하는 이상 큰 결정권을 갖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KBS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은 급작스레 진행된 이란 보궐선거에 주목하며 보수파 개혁파 간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지는 현장을 현지 통신원의 취재를 통해 생생히 전달한다. 남미 볼리비아에서 지난 달 26일(현지시간) 일부 군세력이 쿠데타를 시도했다가 3시간 만에 탄압되어 실패로 돌아갔다. 쿠데타 주동자는 전임 후안 호세 수니가 육군 총사령관. 지난 25일 해임된 그는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새로운 내각을 설립하겠다”며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대통령궁에 무력 진입했다. 대낮에 벌어진 쿠데타는 시민들의 혼란과 공포를 야기했다. 시민들은 광장에 모여 시위를 통해 군을 비판하였고, UN과 EU 등 국제사회의 규탄도 이어졌다. 그러나 볼리비아 현 정부의 조속한 대처로 쿠데타는 조기 탄압되었고 국민들의 환호를 얻었다. KBS 하지만 석연찮은 파장이 이를 뒤따르고 있다. 검찰에게 체포된 수니가 장군이 이러한 사태를 지시한 것은 아르세 대통령이었다고 폭로한 것. 그는 아르세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의식하여 하락하는 지지세를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를 계획했다고 주장했지만, 아르세는 쿠데타 음모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은 이번 쿠데타의 배경과 자작극 의혹을 살펴보고, 파장을 불러일으킨 볼리비아 전·현직 대통령 간의 대립구도까지 들여다본다.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은 윤수영 아나운서, 김재천 교수(서강대학교), 박현도 교수(서강대학교), 고영경 교수(고려대학교), 김명주 기자(KBS 국제부)가 출연하며 6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생방송 예정이다. KBS
- ‘삼식이 삼촌’ 김율호, 쿠데타 핵심세력+배신자였다!···“새로운 모습 인사드릴 때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종영소감
- 2024. 06. 20 17:44 연예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김율호가 ‘삼식이 삼촌’ 마지막회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극에 강렬함을 더했다. OTT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극본/연출 신연식)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지난 19일 공개된 ‘삼식이 삼촌’에서는 최한림 장군(류태호 분)을 배신하고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인물이 육군본부 정보과 백현석 대령(김율호 분)이라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엄청난 긴장감으로 극의 후반부가 소용돌이 쳤다. 드라마 현재 시점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진범이 누구일지 김산(변요한 분)과 정한민(서현우 분),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 등 주요 인물의 엇갈린 진술 속에서 시청자들의 궁금증과 흥미가 폭발하 가운데, 지난 마지막 방송분에서 쿠데타 혁명군의 핵심 인물 중 백현석 대령이 있었음이 밝혀져 안방극장에 충격을 더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김산의 심리를 이용하며 취조를 이끌던 백현석 대령이 배신자였다는 반전이 드러나며 극의 클라이맥스를 장식, 백현석으로 분한 김율호 배우의 열연 또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6회에서는 최한림 장군이 쿠데타 군부에게 출동 명령을 내리지 않고 명분을 찾기 위해 심사숙고했고 이에 백현석 대령은 군인으로서 그토록 존경하고 따르던 이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백현석은 최한림 장군을 배신하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내면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했다. 백현석 역의 김율호 배우는 “최한림 장군을 왜 배신했나”라는 김산의 물음에 “최한림 장군이 나에게 했던 말, 목숨을 걸지 않으면 군인이 아니다”라는 답변과 함께 스스로 믿어버린 사명감에 사로잡힌 캐릭터의 면면을 강렬하게 표현해냈다. 또한 시대 속 앨리트 군장교의 모습을 이질감 없이 담아낸 연기로 보는이의 감탄을 자아냈다. 안방극장에 강렬함을 더한 김율호는 이번 작품에서의 변신을 위해 수개월간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8kg 체중감량은 물론, 피부톤을 어둡게 만들고, 말투, 행동 등 거칠고 날카로운 군장교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며 전작과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김율호는 “황금 같은 기회를 만나 너무나 기뻤고, 시대극인만큼 캐릭터를 보다 실감나게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드라마를 보시는 시청자분들이 실존 인물처럼 느껴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매 회 등장하는 백현석이라는 인물에 몰입하며 최선을 다해 지낸 몇 달이었다. 열심히 한 만큼 성장도 있었고, 무엇보다 좋은 작품에서 좋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또 드라마를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새로운 모습으로 인사드릴 때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며 감사의 인사와 종영소감을 전했다. ‘삼식이 삼촌’의 핵심적인 인물로 활약한 김율호는 차기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도 실무관’(연출 김주환)을 통해 괄목할 만한 배우로의 행보를 또 한번 이어갈 예정이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뉴진스 이용하지 말라” 팬덤도 뿔났다…‘민희진 쿠데타’ 일파만파
- 2024. 04. 24 16:41 연예
- ‘만물 민희진설’에 팬덤 반기 그룹 뉴진스. 어도어 제공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쿠데타’에 뉴진스 팬들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뉴진스 일부 팬덤은 24일 오전부터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서 트럭 시위를 펼치고 있다. 이들은 ‘민희진은 더 이상 뉴진스와 가족을 이용하지 말라’ ‘버니즈(뉴진스 팬덤 명칭)는 하이브 소속 뉴진스 지지한다’ ‘민희진은 타 아티스트 비방을 즉시 멈춰라’ 등의 문구로 민희진 대표가 제기한 분쟁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앞서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를 비롯한 어도어 경영진의 경영권 탈취 정황을 발견했다며 민희진 대표에 대한 감사와 함께 대표이사 사임을 요구한 상태다. 반면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 내 레이블 소속 그룹인 아일릿을 거론하며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프로듀싱한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해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고 반박했다.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서 펼쳐진 민희진 비판 트럭 시위. 독자 제공 뉴진스 팬덤은 물론 여론은 민희진 대표에게 싸늘한 상태다. 민희진 대표의 주장 달리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이 하이브에서 독립하려는 정황이 연이어 발견되고 있고 민희진 대표가 아일릿은 물론 방탄소년단, 투어스 등 타 기획사 그룹까지 언급하며 이들이 자신을 표절했다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일각에서는 ‘만물 뉴진스설’ ‘만물 민희진설’이란 비아냥까지 나오며 민희진 대표의 지나친 과의식이 이번 사태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에 동의했다. 이에 대한 반응이 이어지자 뉴진스 팬덤은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가 하이브의 플랫폼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뉴진스가 성장한 사실을 인정하고 뉴진스와 어도어의 독립을 우려하는 시선이 잇따르면서 이번 트럭 시위까지 이어진 것이다. 뉴진스는 현재 앨범 작업 준비에 몰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뉴진스의 스케줄에도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촉각이 곤두선 상태다. 뉴진스는 오는 5월과 6월 싱글 앨범을 연이어 발매하고 한일 양국에서 공식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주간경향(총 18 건 검색)
- “12·3 계엄, 처단받지 않은 전두환 쿠데타의 후과”(2025. 01. 06 06:00)
- 2025. 01. 06 06:00 사회
- ‘전두환’ 파헤친 고 정아은 작가가 본 윤석열의 비상계엄 ※ ‘12·3 비상계엄 사태’를 지켜본 많은 이들이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를 떠올렸습니다. ‘전두환’과 ‘전두환이 우리 사회에 남긴 것’을 분석한 책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은 2023년에 출간됐지만, 지금도 한국사회에 숙제를 던집니다. 주간경향은 지난해 12월 17일 이 책의 저자인 정아은 작가를 만났습니다. 정 작가는 인터뷰를 마친 그날 저녁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가족의 동의를 받아 정 작가의 마지막 목소리를 독자들에게 전합니다.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을 쓴 정아은 작가가 지난해 12월 17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전두환을 우상화하는 것은 가벼운 후과라고 봤어요. 그가 퇴임 후 남은 생을 감옥에서 보냈으면 윤 대통령이 계엄을 했을까요? 윤 대통령의 경우엔 제대로 사법적 단죄가 이뤄져야 하죠.”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12·3 비상계엄 사태’는 ‘전두환의 그림자’를 현현하게 했다.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 벌인 1979년 12·12 군사반란, 1980년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 그리고 시민에 총을 겨눈 군인의 모습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윤 대통령의 계엄 모의 과정과 계엄 포고령, 군병력 투입 이유·과정 등을 볼 때, 그가 전씨의 쿠데타를 모방 혹은 답습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아은 작가가 쓴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사이드웨이, 2023. 5)은 문헌 자료와 관련 인물 인터뷰 등을 통해 12·12 쿠데타의 실행 과정과 그 이후 전씨가 대통령직에 오르는 과정, 국정운영 방식, 퇴임 후 여생을 어떻게 보냈는지 등을 파헤친다. 이를 통해 ‘전두환씨가 왜 군사반란과 민간인 학살에 대해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는지’란 질문에 답을 찾는다. 정 작가는 우리 사회가 그를 단죄하지 않아서 그의 파편이 사회 구석구석에 남아 있다고 본다. 지난해 12월 17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정 작가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처단받지 않은 쿠데타의 후과”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적 단죄는 물론 ‘내란’의 재현을 막기 위해 우리 사회가 이 사건에 대한 사회·정치적 담론을 만들고 이를 학교 등에서 교육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2·3 비상계엄 사태를 지켜보면서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너무 비현실적이라 대부분 사람이 현실이라고 체감하기까지 오래 걸렸을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 믿기지 않았지만 ‘윤석열’이라는 캐릭터(‘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를 생각하면 ‘진짜이겠다’ 생각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25년 동안 검찰이라는 최강의 권력 집단에서 일했습니다. 검찰의 힘은 ‘수사’가 아니라 오히려 ‘수사하지 않는 것’에서 나온다고 보는데 검찰은 내부의 범죄를 향해서는 관대합니다. 모든 검사가 그렇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런 기소 권력을 휘둘러온 검사의 법의식은 시민들의 법의식과 굉장한 괴리가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누군가를 단죄하는 일로 명성을 쌓았지만, 자신과 주변인에게는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불투명한 검사의 세계에서 투명한 대통령의 세계로 넘어왔는데, 그걸 깨닫지 못한 것 같습니다. 윤 대통령은 어떤 정치적 낭떠러지 상황에 내몰리자, 저는 ‘명태균씨의 핵심 증거폰’이라고 보는데, 자기가 휘두를 수 있는 극단적인 조치를 한 것이죠.”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에서 역사적 사실로서 12·12 쿠데타의 배경과 진행 과정을 분석했습니다. 윤 대통령도 계엄을 오래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패했습니다. “일단 국내외 환경을 보면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쿠데타였다고 봅니다. 먼저 국제 정서에 대한 이해나 관심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북·미 상황이 완전히 달라요. 1979년은 한국전쟁이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고 북한의 사회경제적 여건이 지금보다 나았어요. 북한이 정말 쳐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었죠. 또 미국은 지금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는 걸 바라지 않을 거예요. 비상계엄을 하려면 미국에 사전 통보를 하게 마련인데, 그런 절차도 없었어요. 지금 미국이 상당히 화가 난 상황인 걸로 보입니다. 국내 사회·문화적 환경도 많이 바뀌었죠. 1979년에는 유선전화 보급률이 9.2%밖에 안 됐어요. 1980년 5월에는 군부가 언론 통제부터 나서면서 광주가 고립되고 많은 피를 흘리는 일도 벌어졌죠. 지금은 1인 1미디어 시대예요. 이런 투명한 사회에서 쿠데타는 성공할 수가 없어요. 군인 출신인 전씨가 군의 생리를 알았다면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은 자기 명령에 대해 군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정 작가는 “결국 실패했겠지만 다만 우려했던 건 우발적인 인명 피해 상황이었다”며 “현장에 투입된 군인들의 세련된 감각과 거리로 나온 시민들의 저력으로써 계엄을 막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1979년과 달리 이번엔 계엄 선포 이후 시민들이 그 상황을 생중계로 지켜보고, 곧바로 국회로 모여서 군의 진입을 막아섰습니다. “계엄을 막은 것도,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것도 시민들의 힘이죠. 비상계엄으로 국가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고 대외 이미지가 망가져 버렸죠. 미국 CNN 방송에서 군인이 국회의사당에 들어가는 장면이 송출될 때, 시민들이 이룬 경제·사회·문화적 성과들을 일순간에 무너뜨렸다는 것에 화가 났어요. 그런데 최근에 CNN에서 ‘탄핵봉’(응원봉)을 들고 시민들이 집회를 여는 영상이 나와요. 거기에 있었던 시민들, 특히 젊은 세대에게 희망이 있는 거죠.” -전씨는 12·12 쿠데타가 나라를 위한 일, 광주에서의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선 ‘용공 세력’을 언급하며 자기 행위에 대한 합리화를 합니다. 윤 대통령이 계엄의 명분으로 ‘반국가 세력 척결’, ‘야당의 폭주에 대한 경고’, ‘부정선거 의혹’ 등을 이유로 대는 모습과 겹칩니다. “윤 대통령의 담화문 어디에서도 합법적인 항목은 없어요. 혹여 부정선거가 의심되더라도 다른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야지요. 그가 얼마나 법에 대한 의식이 없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시이죠. 제가 전씨의 쿠데타 관련 책을 쓴 걸 아는 지인들은 전씨와 윤 대통령이 똑같지 않으냐는 질문을 종종 합니다. 내면 깊게 들어가 사유하지 않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닮았습니다. 그러니까 자기가 믿고 싶지 않은 건 안 믿고 끝까지 ‘정신승리’를 하는 것이죠.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발포할 때보다 그 이후 담화 때 혈색이 더 나아요. ‘희망 회로’에 올라 타 버린 거예요. 책에서는 전씨의 이 같은 특징을 ‘특별한 가벼움’이라고 했는데, 윤 대통령도 그 부분이 비슷하죠.” -책에서는 전씨와 그 이후 대통령들의 기질, 성격, 국정운영 방식, 정치철학, 국내외 상황 등을 비교 분석한 내용이 있습니다. 윤 대통령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전씨는 선거를 통해 선출된 권력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통성에 대한 콤플렉스가 굉장히 컸어요. 또 군인 출신이라서 자기가 모른다고 판단한 경제와 법 등의 영역에서는 인재를 등용했어요. 반대로 윤 대통령은 국민에 의해 선출됐고 법조인 출신이라서 그런 부분을 조심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야당 대표를 한 번도 안 만난다든지 미국을 신경 쓰지 않는다든지 그런 걸 보면 ‘내가 말하는 건 법이야’의 태도로서, 자신은 뭘 해도 된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이전 대통령들과 윤 대통령의 가장 큰 차이는 공적 이익에 대한 관심인 것 같습니다. 정치인들은 대개 사적 이익을 우선하긴 해도 어느 정도는 공적 이익에 관심을 둡니다. 윤 대통령은 공적 이익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고 사적 이익만을 추구한 캐릭터였다고 봐요. 그래서 아무 거짓말이나, 아무 일이나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아은 작가가 지난해 12월 17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전과 윤은 내면 깊게 들어가 사유하지 않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닮았습니다. 그러니까 자기가 믿고 싶지 않은 건 안 믿고 끝까지 ‘정신승리’를 하는 것이죠.” -책에서는 12·12 쿠데타가 가능했던 건 당시 최규하 대통령, 노재현 국방부 장관 등이 자신의 직무에 합당한 일을 다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공동의 선(線)’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와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나의 이익 또는 가까운 사람의 이익만 보죠. 그런데 더 발전한 사회라면 그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사회의 모든 사람의 이익에 맞는다고 설정된 규약대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죠. 2020년 미국에서 흑인 인권 시위가 한창일 때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폭동’ 진압을 위해 연방군 동원을 검토하겠다고 했을 때,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했습니다. 나의 임명권자에 반기를 들어도 공동체 대다수가 나를 지지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사회가 공동의 선이 있는 사회죠. 한국사회가 그런 선을 지키는 사회였다면, 자신은 아무것도 몰랐다고 하거나 대통령이 시켜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애초에 항명했어야 맞죠.” -12·3 비상계엄 사태의 단죄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요.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은 전씨가 왜 무릎 꿇지 않았는가, 우리가 왜 그를 단죄하지 못했는가 질문에서 시작했어요. 그를 우상화하는 것은 가벼운 후과라고 봤어요. 그가 퇴임 후 남은 생을 감옥에서 보냈으면 윤 대통령이 계엄을 했을까요? 그의 유령이, 잔상이 남은 거예요. 그의 후과가 가장 세게 나타난 게 이번 계엄이라고 봐요. 윤 대통령의 경우엔 제대로 사법적 단죄가 이뤄져야 하죠. 그후에 흐지부지 사면하면서 일종의 ‘후렴구’ 같은 게 그대로 울려 퍼지는 게 제일 안 좋죠. 정치적 반대파들을 잡아들이고 복수하고 그다음 또 복수하면, 코너에 몰린 누군가 이상한 일을 또 벌일지도 모르니 그런 상황도 안 좋죠.” -그다음,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번에 깨달은 건 ‘폭력’이라는 것이 굉장히 가까이에 있구나라는 점이었어요. 폭력이 항상 도사리고 있고, 이 폭력의 유혹을 우리가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누르고 있었다고 생각했어요. 윤 대통령이 자기 마음대로 하려다가 안 되니까, 폭력으로 가버린 거잖아요. 어떤 식으로 법을 만들어 폭력의 유혹을 막아낼지 토론해 나가야 하고, 전씨와 윤 대통령의 사례를 엮어서도 담론을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 현대사 교육에서도 많이 다뤄서 토론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IT 칼럼] 정치를 배운 빅테크의 쿠데타(2024. 10. 18 16:00)
- 2024. 10. 18 16:00 경제
-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기술 쿠데타’, 도발적인 말이다. 유럽의회 의원 출신 마리에트예 스하커가 꺼내든 화두다.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기술 기업들이 규제를 성공적으로 회피하며 정부로부터 권력을 빼앗아가는 현실을 폭로한 그의 책 제목이기도 하다. 빅테크로 불리는 기술 기업과 실리콘밸리 거부들이 민주주의와 시민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담겨 있다. 그는 미국 워싱턴의 정책 입안자를 대상으로 한 로비만으로 쿠데타가 현실이 되는 건 아니라고 설파한다. 학계와 미국 내 싱크탱크를 후원하고 공개된 콘퍼런스나 포럼, 토론회에서 기술에 대한 긍정적인 편향을 갖도록 지원하는 작업도 포함돼 있다. 물리적인 폭력만 동원하지 않을 뿐, 민주적으로 선출된 권력의 대표성과 힘을 앗아간다는 점에서 쿠데타와 진배없다고 강조한다. 기술을 정부나 정치인이 이해하는 건 버겁기 때문에 기술 기업들이 침투할 기회가 반복적으로 열린다는 메시지도 전한다. 쿠데타의 종착점은 기술 리더들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고 당선되는 정경이다. 막대한 자본과 로비력을 갖춘 기술 집단이 그러지 않을 이유가 더는 없어졌다는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벤처캐피털리스트 마크 앤드리슨은 “대부분의 기술 업계는 지금까지 정치와 무관하게 운영됐다. 하지만 앞으로 기술에 반대하는 후보들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오픈AI는 지난 8월 빌 클린턴 정부 때 백악관에서 일한 베테랑 로비스트 크리스 르헤인을 글로벌 정책 부사장직에 앉혔다. 그는 미국 내에서 ‘정치 암흑술의 대가’라 불린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뉴요커’의 보도를 보면 그는 ‘에어비앤비’ 재직시절 단기 주택 임대를 제한하는 주민투표 발의안을 돈으로 무력화시켰다. 2023년 코인베이스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많은 정치인에게 암호화폐 지지 메시지를 내도록 압력을 넣었다. 그가 기획한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성공으로 귀결됐고, 실리콘밸리 기술 리더들이 추앙하는 인물로 우뚝 서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그가 구사하는 정치적 압력 과정은 해당 IT 서비스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지지자를 동원하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로비를 한 뒤 그럴듯한 유화 제스처로 정치인들의 행동을 유발하는 순서로 구성된다. 특히 기술 반대론자를 악으로 구분하고, 중국에 대항하는 미국의 미래 경쟁력을 갉아먹는 집단으로 프레이밍 한다. 그의 프레이밍 전략은 여당, 야당 모두를 친기술 집단으로 돌려세우기 위한 정교한 기법이다. 미국 의회의 특성상 양당의 지원이 없이는 관련 법안 통과가 어려워서다. 자신들의 로비와 압력이 당파성을 띠게 되면 그들이 꿈꾸는 ‘기술 쿠데타’는 일어날 수 없어서이기도 하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기술 기업들은 정치를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다. 그저 돈으로 로비만 하던 세력에서 지지세를 규합하고 규제를 무력화하며 필요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적극적 개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축적된 마케팅 노하우는 합법적 쿠데타의 무기체계가 됐다. 반면 미국이나 한국 할 것 없이 정치인들은 여전히 기술에 무지하고, 고성에만 익숙하다. 정치인들의 게으름과 함께 민주주의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중이다.
- IT칼럼
- [오늘을 생각한다]쿠데타에 관대한 나라(2023. 12. 19 07:00)
- 2023. 12. 19 07:00 오피니언
- 영화 <서울의 봄>이 연일 화제다. 12·12 군사반란의 면면에서 신군부에 맞서 스러져 간 희생자들의 이야기가 관객의 마음에 울림을 준다. 전두환과 신군부가 군인의 본분을 잊고 쿠데타를 일으키고, 집권하고, 권력의 아귀다툼을 벌이던 암울한 시대의 뒤편엔 자기 몫을 다하기 위해 불행한 삶을 감내한 이들의 눈물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피눈물을 기억하는 이는 드물고, 전두환과 노태우는 명을 다해 세상을 떠났다. 따르던 이들도 여전히 떵떵거리며 산다. 영화에 나오는 전두광 역의 대사 중에 12·12 군사반란의 결과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말이 있다. “혁명의 밤은 짧지만 영광의 밤은 오래 갈 겁니다.” 전두환과 노태우는 연이어 12년을 권좌에 앉아 있었다. 민주화가 이루어진 뒤에도 검찰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반란수괴들을 기소유예 처분했다. 특별법이 제정돼 재수사가 이뤄져 각기 구속 수감됐지만 2년여 만에 사면됐다. 전직 대통령 예우가 취소되긴 했으나 여전히 이들은 무궁화대훈장 수훈자로 남아 있다.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 지칭하는 이들이 서울 한복판에서 전두환을 위한 추모식을 열고, 합천에는 그의 호를 딴 일해공원이 버젓이 남아 있다. 어두운 영광의 밤이 이토록 길고 오랜 건 이 나라가 쿠데타에 관대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탄핵 촛불 당시 12·12 군사반란과 비슷한 일을 꾸미던 이들이 있었다.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을 위시한 계엄령 문건 관련자들이다. 이들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2017년 2월 기무사에 TF를 구성하고 계엄령 선포를 전제로 한 수십 페이지의 작전 계획 문건을 작성했다. 문건 작성 과정에서 12·12 군사반란 당시에 쓰였던 계엄선포문 등의 자료를 갖다 놓고 참고하기도 했다고 한다. 다행히 실행에 옮겨지진 않았지만, 국회와 통신·언론을 장악하고 수사·사법 권한을 손에 넣는 등 40여 년 전 전두환이 세웠던 계획을 쏙 빼닮은 문건은 그 자체로 전 국민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문건 작성의 주범인 조현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미국으로 도주했다. 수사기관이 소환하자 아예 잠적해 버렸다. 그렇게 장장 5년을 도주하며 지명수배범이 됐다. 그사이 계엄문건 작성에 관여한 부하들만 형사처벌을 받았다. 그러던 조현천이 지난 3월, 돌연 귀국했다. 검찰은 그를 구속 수감하고 중지돼 있던 계엄문건 수사를 이어갔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별건 수사로 알게 된 정치개입 혐의로만 기소했을 뿐이다. 내란음모, 군사반란음모죄 혐의는 계속 뭉개고 있다. 그사이 법원은 구속돼 있던 지명수배범 조현천의 보석 신청을 인용해 자유의 몸으로 풀어줬다. 탱크로 시민들을 밀어버리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법원과 검찰 눈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이는 모양이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던 검찰이니 실패한 쿠데타는 당연히 처벌하지 않으려는 걸까. 예나 지금이나 대한민국은 쿠데타에 관대하다. 죗값을 치러야 할 이들이 빠져나간 틈으로 누군가에겐 영광으로 수 놓일, 그러나 누군가에겐 끝없이 어두울 밤이 다시 스며들지도 모른다.
- 오늘을 생각한다
- 불발 쿠데타도 많았다(2021. 12. 17 13:23)
- 2021. 12. 17 13:23 국제
- ㆍ키르기스스탄·아이티 등서 실패… 내년에도 여러 국가 발생 가능성 커 쿠데타를 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1월 25일 키르기스스탄에서 쿠데타 음모에 가담했던 15명이 체포됐다. 키르기스스탄 보안국에 따르면 체포된 이들은 일부 국회의원과 전직 관리들이었다. 원래 이들이 체포된 그 주말에 키르기스스탄 선거가 예정돼 있었다. 체포된 이들은 투표 결과에 반대하는 공격적인 성향의 청년 1000명을 모집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키르기스스탄은 2005년 2월 27일부터 4월 11일까지 발생한 일명 ‘튤립 혁명’으로 중앙아시아에서 민주화가 제일 먼저 이뤄진 나라다. 이번 쿠데타 음모는 튤립 혁명 이후의 키르기스스탄의 혼란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지난해 10월 총선에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당이 승리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정부가 선거에 행정력을 동원하고 유권자들을 매수했다며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여기에는 10여개 야당 지지자들이 참여했고 경찰은 물대포, 최루탄을 쏘며 격렬한 진압에 나섰다. 당시 대통령 반대 세력은 이번에도 부정선거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하에 사전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무장 괴한에게 암살당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의 자택 주위에서 경찰이 순찰을 돌고 있다. / AP연합뉴스 중남미 섬나라 아이티에서도 대통령의 임기만료를 앞둔 지난 2월 쿠데타 모의세력이 적발됐다. 록펠러 빈센트 법무장관은 “쿠데타 시도가 있었다”면서 현직 대법관과 경찰 고위간부 등을 포함해 2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아이티는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2018년부터 격렬하게 일어났다. 이 사태의 촉발점은 ‘대통령 임기’였다. 아이티의 전임 대통령인 조슬레름 프리베르는 지난 2016년 2월 7일 임기가 만료됐다. 그뒤 모이즈 대통령은 대선 부정 시비 속에서 재선거를 거쳐 간신히 2017년 2월 7일 취임했다. 부정선거 시시비비 가리는데 꼬박 1년이 걸렸고, 그사이 대통령직은 공석이었다. 야당에서는 전임자 퇴임부터 시시비비 가리던 1년을 더한 대통령 임기 2021년 2월 7일까지가 대통령 임기 종료라고 주장했다. 반면 모이즈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 시부터 5년 뒤인 2022년 2월 7일까지가 임기라고 반박했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자 이 문제는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당시 아이티 사법위원회는 모이즈 대통령의 임기가 2021년 2월 7일 끝났다는 해석을 내놓으며 야당의 손을 들어줬다. 논란이 정리되나 싶었는데 미국 정부가 모이즈의 임기는 2022년까지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 같은 상황에서 헌법재판관을 포함 야당 인사들이 쿠데타 혐의로 집에서 체포된 것이다. 아이티 정국은 그야말로 혼란의 도가니에 빠졌다. 그러던 와중에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우크라이나에서도 쿠데타 모의세력 적발이 있었다. 지난 11월 30일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러시아가 현재 ‘친서방’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쿠데타를 모의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대중 봉기와 쿠데타를 일으키기 위해 정치적 반대파에 영향을 미치려는 ‘외부세력’의 활동을 포착하고, 특별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러시아는 늘 위험한 존재며 이번 쿠데타 시도도 러시아가 뒤에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올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니제르에서도 쿠데타 시도가 있었다. 이처럼 올해 유독 쿠데타 시도가 많았던 것을 두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쿠데타가 바로 감염병”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악화된 경제 상태와 진정되지 않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여러 국가에서 쿠데타 가능성이 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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