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4,097 건 검색)
- 의·정갈등 공개토론회 무산··· 의협 “교육부·복지부·국민의힘 무책임한 행태 유감”
- 2024. 12. 23 18:27사회
- ... 준비해 왔다”며 “그런데 오늘 돌연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모두발언 외에 비공개로 하자며 공개 토론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내년 초 의협 새 지도부가 선출된 후에 여야의정...
- 민주당, 상법 개정 토론회…이재명 “합리적인 방안 마련”
- 2024. 12. 19 15:28정치
- ... 추진했지만, 이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남발될 수 있다는 재계 반대가 거세지자 이재명 대표가 직접 토론회 좌장을 맡아 이견 조율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대한민국 자본시장,...
- 민주당, 민생경제회복단 구성···상법 개정안 토론회 등 입법 드라이브도
- 2024. 12. 17 15:21정치
- ... ‘민생경제회복단’을 꾸려 2025년도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논의에 나선다. 상법 개정안 토론회를 여는 등 입법 드라이브도 거는 모양새다. 회복단 단장을 맡은 허영 민주당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 민생더불어민주당예산추경한덕수권한대행대통령윤석열비상계엄상법거부권
- 탄핵소추 가결로 상법 개정 논의 불붙나···이재명 참석, 경제단체 토론회 19일 추진
- 2024. 12. 16 15:40경제
- ...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들은 이르면 19일 상법 개정 토론회를 연다. 앞서 이 토론회는 지난 4일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로 취소된 바 있다. 토론회는 민주당...
스포츠경향(총 1,140 건 검색)
- ‘백투백 일정’도 문제되지 않는다···클리블랜드, 토론토 꺾고 파죽의 ‘12연승’ 질주
- 2025. 01. 10 17:38 스포츠종합
- 클리블랜드 | AP연합뉴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파죽의 12연승을 질주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클리블랜드는 10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로킷 모기지 필드하우스에서 열린 2024~2025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토론토 랩터스를 132-126으로 눌렀다. 바로 전날 서부콘퍼런스 선두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를 이겼던 클리블랜드는 그 기세를 몰아 백투백 일정으로 펼쳐진 이날 경기마저 승리하며 12연승을 이어갔다. 또 33승4패로 2위 보스턴 셀틱스(27승6패)와 격차를 6경기로 벌리며 동부콘퍼런스 선두도 독주했다. 반면 동부콘퍼런스 14위 토론토는 4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8승30패가 됐다. 토론토는 최근 16경기에서 1승15패라는 처참한 부진에 빠져 있다. 3쿼터까지만 하더라도 백투백 일정의 여파인듯 98-103으로 끌려간 클리블랜드는 4쿼터에서 토론토와 치고받는 공방전을 벌이다 경기 종료 5분21초를 남기고 맥스 스트러스의 3점슛이 림을 가르며 119-117로 경기를 뒤집은 뒤 이어진 다리우스 갈랜드의 레이업 득점으로 121-117까지 달아났다. 이후 126-124로 간발의 리드를 이어가던 종료 39초 전 갈랜드의 3점슛으로 5점차로 달아났고, 이후 종료 19초를 남기고 갈랜드가 자유투 2개를 모두 집어넣으며 쐐기를 박았다. 갈랜드는 이날 3점슛 4개를 포함해 40점·9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여기에 에반 모블리가 21점·11리바운드·6어시스트, 재럿 앨런이 18점·15리바운드로 동반 더블더블을 하며 뒤를 받쳤다. 토론토에서는 스코티 반스가 24점·10리바운드·8어시스트로 분투했다. 클리블랜드 | AP연합뉴스
- ‘예비 FA 최대어’ 블게주, 토론토와 416억원에 2025시즌 연봉 협상 완료
- 2025. 01. 10 11:29 야구
-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게티이미지코리아 ‘괴수의 아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결국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연봉 협상을 완료했다. MLB닷컴은 10일 토론토가 게레로 주니어와 2850만 달러(약 416억원)에 2025년 연봉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990만 달러(약 290억원)에서 860만 달러가 올랐다. 게레로 주니어의 연봉은 FA 자격을 얻기전으로 한정하면 지난해 뉴욕 양키스에서 3150만 달러(약 459억원)를 받았던 후안 소토(뉴욕 메츠), 2023년 LA 에인절스에서 3000만 달러(약 438억원)를 수령했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에 이은 메이저리그(MLB)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 초반까지를 풍미했던 강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아들인 게레로 주니어는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123경기에서 타율 0.272 15홈런 69타점의 준수한 성적으로 데뷔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에는 60경기에서 타율 0.262 9홈런 33타점을 기록한 게레로 주니어는 2021년 161경기에서 타율 0.311 48홈런 1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02라는 엄청난 성적을 기록했다. ‘투타겸업’의 오타니가 아니었다면 당연히 아메리칸리그 MVP를 받고도 남을 성적이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이후 2년간 게레로 주니어의 성적은 떨어졌다. 2022년에는 골드글러브를 수상했으나 타율 0.274 32홈런 97타점에 그쳤고, 2023년에는 타율 0,264 26홈런 94타점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타율 0.323 30홈런 103타점 OPS 0.940을 기록하며 다시 살아났다. 게레로 주니어는 2025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소토가 그랬듯, 2025시즌 후 열릴 FA 시장의 명실상부한 ‘최대어’다. 소토만큼은 아니지만, 벌써부터 몸값이 최대 6억 달러(약 8752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토론토가 연장 계약을 애타게 바라고 있지만, 게레로 주니어는 거들떠보지 않고 있다. 토론토가 2024시즌 후 게레로 주니어에게 총액 3억4000만 달러(약 4959억원)에 달하는 규모의 계약을 제시했으나 게레로 주니어가 거절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게티이미지코리아
- [대한체육회장 후보자 정책 토론회] 후보 6명, 핵심 발언 정리
- 2025. 01. 04 16:41 스포츠종합
- 대한체육회장 후보자 정책 토론회에 앞서 후보들이 함께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오주영, 유승민, 강신욱, 이기흥, 김용주, 강태선 후보. 대한체육회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후보자 정책 토론회가 4일 열렸다. 후보 6명은 체육계 현실에 상황 인식, 주요 공약 등에 대해 발언했다.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강태선 현 서울시체육회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등 6명이 모두 참석했다. 발언은 기호 순으로 정리했다. 이기흥 후보. ■“국가스포츠위원회 설립” 이기흥 : 온전한 자치를 이루려면 12개 부처 등에 산재된 정책을 국가스포츠위원회를 설립해 원시스템으로 시행해야 한다. 2016년 대한체육회 예산이 2000억원이었는데 지금은 5000억원에 육박한다. 2800명 계약직 지도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쳬육회 예산이 늘어도 현장이 어려운 것은 정부 간섭 때문이다. 지금도 정부가 지방자치단체로 기금을 직접 교부하려하지만 정산문제로 다시 체육회로 돌아올 것이다. 독립(Independence), 최적화(Optimization), 협력(Collaboration)을 국가스포츠위원회를 통해 이끌어내겠다. 김용주 후보 ■“체육청 설립, 체육청 설립” 김용주 : 체육인공제회, 보조금법 개정, 지방체육회 예산 안정적 확보, 회장 업무 추진비 확보, 체육단체 직원 확충, 교육세를 체육 예산으로 환원 등은 체육청 설립을 통해야만 할 수 있다. 체육청 설립이 관치를 강화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행정과 재정은 체육청이 하고 실무는 체육회가 하면 된다. 지금은 구조적 문제, 행정적 한계를 넘을 때다. 체육계 혁신에 앞장서겠다. 유승민 후보 ■“체육회 예산 증대에 올인” 유승민 : 공약 7개를 이루려면 예산 확보가 절실하다. K스포츠 콘텐츠로 수익 모델을 만들겠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으로 돈을 벌듯 체육회도 전국체전 등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 선수촌 등 체육회 자산을 활용해 수익 사업을 확대하겠다. 내가 탁구협회장 시절 100억원이 넘는 후원사를 유치했다 모든 탁구인들이 함께 한 것이다. 에이전트가 후원사를 유치하면 수수료를 15~20%를 줘야 한다. 협회 임원에게 후원 욕구를 독려한 게 문제가 된다면 내가 책임지겠다. 나는 체육에 빚진 게 많다. 빚을 갚을 때다. 35년 동안 경험한 걸을 모두 쏟아내겠다. 강태선 후보 ■“경영인이 체육회장을 맡을 때” 강태선 : 체육인공제회를 설립하는 데 집중하겠다. 서울시 관내 구체육회 중에도 지도자 임금제를 호봉제로 전환한 곳이 있다. 새해 25개 구 모두 호봉제로 바뀌도록 노력하겠다. 일은 직원이 하는 것이다. 회장이 일하면 독선이 된다. 회장은 전략을 짜고 뒷받침하면 된다. 경영인으로서 체육회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데 노력하겠다. 권력 대신 리더십, 사욕 대신 봉사 정신이 필요한 때다. 4년을 8년처럼 일하고, 체육회 두 배로 키우겠다. 조직을 운영해 성공해본 경험을 앞세워 체육회를 최고 서비스 조직으로 만들겠다. 오주영 후보 ■“지도자, 선수 투표권 확대가 체육 개혁 첫걸음” 오주영 : 견제받지 않은 권력은 괴물이 된다.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 거수 표결,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에 미치는 회장 영향력부터 사라져야 한다. 대한체육회 적폐 청산이 최고 공약이다. 지도자 처우 개선과 생계 보장은 선거권을 확대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내가 회장이 되면 현재 2300명인 대한체육회 선거인단을 2만3000명으로 늘리고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에 투표소를 설치하겠다. 나는 체육인도 아니고 체육을 업으로 하지 않는다. 체육에 빚진 게 없어 위기에서 체육을 구할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진짜 개혁을 하겠다. 강신욱 후보 ■“학교체육활동, 대입 가산점 반영” 강신욱 : 국민체육진흥법을 고쳐 지방체육회가 지자체로부터 예산을 독립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정치적으로 독립되도록 하겠다. 열악한 학교 운동부 지원, 상장 기업 운동부 창단 의무화, 학교체육 활성화 등도 모두 학교체육활동을 대입에 반영하면 해결된다. 최저학력제, 운동부 출석 인정 일수 축소 등 이슈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장 목소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준비가 덜 돼 고통스럽다면 폐지돼야 맞다. 사람은 고쳐서 못쓴다. 살아온 길이 앞으로 살아갈 길이다. 체육회의 모든 회의록, 공모사업 결과 등을 공개함으로써 회장 전횡이 없어지도록 하겠다.
- 허정무 “신문선과 단일화 열려있어…정책 토론회도 즉시 응할 것”
- 2025. 01. 03 13:54 축구
-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준비한 발표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이 신문선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정책 토론회 개최를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허 전 감독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문선 후보는 해설가로서 상당히 훌륭한 분”이라며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방향이 같다면 충분히 단일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 전 감독은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 간 정책 토론회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언론사를 통해 토론회 제안이 있었고 저희는 환영한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정몽규 후보 측의 답변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선거일이 1월 8일로 닷새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단 한 번의 토론회도 열리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명했다. 허 전 감독은 후보자 간 정책 토론회 문제도 강하게 비판했다. 선거운영위원회는 “위원회가 직접 나서서 토론회를 개최할 수는 없고, 후보 측에서 토론회 개최를 요청해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허 전 감독 측은 “축구협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토론회 제안을 했음에도 선거운영위원회가 이를 이어받아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여러 차례 질의와 제안을 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허 전 감독은 “선거일이 5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서너 번의 토론회를 통해 각 후보의 정책과 비전을 비교할 기회가 만들어졌어야 했는데, 단 한 번의 기회도 없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한편 허 전 감독은 현 축구 행정의 다른 문제점들도 짚었다. 그는 유소년 축구에서 8인제 경기가 1심제로 진행되고, 선수들이 하루 만에 팀을 옮겨 출전하는 등 기초 시스템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프로 2부리그 심판들의 열악한 처우(연봉 1600만원 이하)를 언급하며 공정한 판정을 위한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허 전 감독은 “월드컵 8강과 세계 10위권 진입이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지만, 이런 부실한 기초 위에서는 실현하기 어렵다”며 “기초부터 차근차근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주간경향(총 27 건 검색)
- [주간 舌전]“이런 사람과 토론을 해야 하나”(2022. 01. 03 13:33)
- 2022. 01. 03 13:33 정치
- “이런 사람하고 토론해야겠느냐. 어이가 없다. 너무 같잖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해 12월 29일 경북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열린 경북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윤 후보는 “기본소득을 주장하다가 여론이 안 좋으니 말을 바꾸고 국토보유세 한다고 했다가 안 한다고 한다”며 이 후보와 토론하지 않는 이유를 ‘말 바꾸기 행태’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 후보는 여러차례 “윤 후보가 토론회를 회피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28일에는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다고 하면 마땅히 국민에게 판단의 기회를 드려야 한다”며 “하다못해 신발 한짝을 사더라도 비교할 기회를 주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낱 말싸움으로 치부하며 토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자칫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이해되기 쉽다”며 “정치인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리인인 만큼 더더욱 토론을 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 믿음이다”라고 윤 후보를 겨냥했다. 이 후보의 토론 요청에 윤 후보가 거부하는 모양새가 반복되자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0일 “주제를 확실히 잡고 토론할 가치가 있다면 할 수 있다”며 “무조건 거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 주간 舌전
- 윤석열의 3대 과제 ‘선대위·가족·토론회 기피’(2021. 12. 24 15:25)
- 2021. 12. 24 15:25 정치
- 한국 대통령선거에서 승부를 가르는 쟁점은 상대와의 차이가 아닌 후보를 둘러싼 문제에서 촉발된다. 정책적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 대선에서 후보 간 역량 차이를 검증할 시간도 수단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누가 당 내부, 지지자 집단을 끝까지 결집하며 중도확장을 달성할 수 있느냐가 승부처다. 이는 선거기간 동안 유권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는 의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21년 12월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직면한 과제도 대선의 기존 문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과 지지자를 결집시키고,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윤 후보는 해당 부분에서 모두 문제를 떠안고 있다. 자중지란 선거대책위원회 선거를 돕는 조력 집단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관계자) 세력 간의 마찰이다. 지난해 11월 말, 이 대표의 잠행으로 정점에 치달았던 갈등은 20여일 만에 되풀이됐다. 결국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21일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비롯한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의 모든 보직에서 사퇴했다. 비슷한 구도의 갈등이 한 달도 안 돼 반복된 상황은 국민의 실망감을 키운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이번 갈등은 불가피한 구조적 문제라기보다 인물 간 문제라는 점에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민이 볼 때는 굉장히 황당하고 피로감만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대위가 무너지고 있는 원인을 원칙 없는 인재영입에서 찾는 해석도 있다. 이 대표의 정치적 기반은 페미니즘 비판, 쟁점 사안에 대한 직설적 표현을 지지하는 2030 남성층이다. 이들은 곧 국민의힘의 정치적 기반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대표와 젠더 이슈로 각을 세워 온 신지예씨, 이수정 교수 등이 선대위에 영입됐다. 게임 셧다운제를 추진했던 신의진, 손인춘 전 의원 등도 합류했다. 공존이 어려운 인물들이 선거를 앞두고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해당 영입은 이 대표의 사퇴뿐만 아니라 기존 지지세력의 이탈까지 만들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후보가 선대위를 꾸리기 위해 대선에 나선 것인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대선에 나선 것인지 모르겠다”며 “윤 후보의 인재영입은 상징성이나 필요성 모든 부문에서 의구심을 만든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꾸린 선대위는 ‘잡탕’이라는 원색적 비판과 함께 중요 조타수를 잃고 표류 중이다. 그런데 이번 갈등의 진짜 원인은 윤 후보의 또 다른 과제가 촉발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로 가족 문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대선후보가 2021년 12월 3일 오후 울산시에 있는 한 식당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불어나는 가족 의혹 이 대표가 사퇴하기 직전 마찰을 빚은 것은 조수진 전 선대위 공보단장이다. 이들의 갈등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경력위조 의혹에서 시작됐다. 김씨 의혹에 대한 대응전략 수립을 지시한 이 대표에게 조 전 공보단장은 후보의 뜻이라며 논의하지 말라고 했다. 또 윤 후보가 당내 의원들의 소극적 대처에 서운해한다는 의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에게 제기된 의혹은 2001년부터 13년간 5개 대학의 시간강사·겸임교원 채용 과정에서 경력을 부풀린 이력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이력서에 담긴 수상 경력도 실제 수상자 명단에서 확인되지 않거나 수상작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증언 등이 나오고 있다. 제기된 의혹은 두가지 가능성을 내포한다. 하나는 사법적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다. 이는 김씨가 경력을 증빙할 문서를 위조하거나 허위 작성해 제출한 경우다. 하지만 논란이 된 수원여대 교수 초빙 지원서는 2007년 작성됐다. 김씨가 마지막 지원서를 낸 2014년까지 경력을 허위로 부풀렸다고 해도 사문서 위조, 업무방해 등의 혐의는 공소시효가 7년이다. 더욱 최근의 경력위조가 발견되지 않는 한 사법처리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대선에서 중요한 것은 미래의 처벌 가능성보다 현재의 도덕성 문제다. 윤 후보 측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결혼 전 문제’, ‘야권의 기획 공세’, ‘모든 의혹이 사실인 것은 아니다’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김씨는 윤 후보와 결혼한 2012년 이후에도 안양대와 국민대 두 곳에 이력서를 제출한 바 있다. 최 교수는 “영부인의 활동에는 크든 작든 세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검증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윤 후보의 대응 전략은 방향 설정부터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윤 후보는 ‘김씨의 정치활동 최소화’, ‘영부인제 폐지’ 의사를 밝혔다. 윤 후보 가족에 대한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장모 최씨는 요양병원 불법 운영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미 지난해 7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12월 21일 진행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올 1월 25일 이뤄지는 선고결과에 따라 가족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토론 망설이는 후보자 선대위, 가족 논란이 모두 외부에서 발생한 문제라면 윤 후보 본인이 만드는 문제도 있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 때부터 끊임없이 제기된 ‘역량’ 문제다. 대통령은 정치, 외교, 경제, 국방 등의 모든 영역을 다뤄야 한다. 이 때문에 각각의 사안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필요하다. 대선 과정에서 이를 검증해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은 ‘토론’이다. 하지만 윤 후보는 토론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윤 후보에게 여러차례 ‘1 대 1 토론’을 제안했다. 하지만 윤 후보는 “때가 되면 토론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며 확답을 피하는 모양새다. 만약 윤 후보가 법정 토론에만 나선다면 대선후보 토론회는 올 2월 15일부터 3월 8일 사이 세차례 정도만 볼 수 있게 된다. 대선이 3월 9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권자가 각 후보의 역량을 점검해볼 기회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해 12월 17~18일 전국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7.7%가 “알권리를 위해 토론회가 많을수록 좋다”라고 답했다. 이강윤 KSOI 소장은 “윤 후보는 이미 경선토론회에서 정책 설명 능력 등에 약점을 노출한 만큼 토론회를 줄이고 싶을 것”이라며 “대선후보에 대해 충분히 알권리가 있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토론에 나서지 않는 것이 좋게 보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실언 후 해명하는 행태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전북대를 방문한 윤 후보는 “가난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무엇인지 모르고, 왜 필요한지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지원을 더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커지고 있다. 청년 토론회 때마다 반복되는 지각 논쟁도 윤 후보에게는 좋게 작용하지 않고 있다.
- 표지 이야기
- 토론토 선발투수진, 승부구는 ‘느린 공’(2020. 02. 21 16:00)
- 2020. 02. 21 16:00 스포츠
- 지난 2월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바비매틱트레이닝센터는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미국 현지 취재진은 물론 한국·일본 취재진이 대거 몰려들었다. 바비매틱트레이닝센터는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스프링캠프 훈련 센터다. 주경기장 TD볼파크에서 버스로 10분 거리인 이곳에 한·미·일 취재진 60여 명이 찾아 취재 경쟁을 벌였다. 여러 선수가 있었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류현진이었다. 미국 취재진이 말했다. “LA 다저스에서는 (클레이턴) 커쇼가 있었지만 여기서는 당신이 에이스다.” 2월 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류현진이 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류현진이 토론토 에이스로서의 첫 훈련을 시작했다. 백업포수 리즈 맥과이어를 상대로 가볍게 불펜 피칭을 했다. 가지고 있는 여러 구종을 테스트하는 자리다. 류현진이 던지는 공 하나하나에 관심이 쏠렸다. 류현진은 “에이스라는 생각보다는 젊은 선수들과 친해지면서 경기를 재밌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발투수 대부분 변화구 구사율 높아 류현진은 짐짓 가벼운 마음인 척했지만 토론토 구단이 류현진을 바라보는 시선은 사뭇 다르다.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이 계약했을 때부터 기뻤다. 굉장히 흥분된다”며 “우리는 에이스를 얻었다. 그는 에이스다. 그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우리가 이길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이고, 바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토의 기대감은 계약에서 나타난다. 류현진과 맺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은 토론토 사상 최대 자유계약선수(FA) 계약 신기록이다. 돈을 쓴 이유가 있다. 토론토 선발진은 엉망진창에 가까웠다. 2019시즌 토론토 투수 중 한 차례 이상 선발 투수로 나선 투수는 모두 21명이나 된다. 5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었다는 뜻이다. 토론토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5.25나 됐다. 메이저리그 평균자책 1위를 차지한 류현진의 2.32의 두 배에 조금 못 미친다. 선발투수들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WAR) 기록은 조금 더 심각하다. 선발투수들을 다 합해 7.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겨울 투수 FA 최대어였던 게릿 콜(현 뉴욕 양키스)이 혼자 기록한 WAR 7.4에도 못 미친다. 21명의 투수가 용을 썼어도 게릿 콜 한 명보다 못했다는 얘기다. 토론토는 겨우내 선발 투수진 보강에 애를 썼다. 류현진과 FA 계약을 한 것은 물론 태너 로아크·체이스 앤더슨을 데려왔다. 포스팅에 나선 요미우리 출신의 야마구치 슌도 영입했다. 에이스 류현진을 시작으로 로아크·맷 슈메이커·앤더슨까지 4선발을 구성한 뒤 유망주인 라이언 보루키·트렌트 손튼 등이 5선발 자리를 다툴 예정이다. 이번 로테이션 구성에는 특별한 전략이 숨어 있다. 이른바 ‘느린 공 전략’이다. 무시무시한 강속구 투수는 어차피 비싸다 치더라도, 평균 구속이 떨어지는 투수들을 끌어모았다. 여기에 느린 변화구(오프스피드) 구사율이 높은 투수들이 대부분이다. 파워와 스피드를 강조하는 시대에 거꾸로 느린 공을 잘 던지는 투수들을 끌어모았다. 단지 ‘가성비’를 통한 ‘머니볼’을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류현진과 앤더슨, 슈메이커는 모두 느린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은 투수들이다. 2019시즌 기준 느린 변화구 구사율에서 류현진은 27.5%, 앤더슨은 24.8%, 슈메이커는 33.3%나 됐다. 5선발 후보인 보루키 역시 체인지업 구사 비율이 23.1%나 된다. 일본에서 온 야마구치도 포크볼을 주무기로 삼는 투수다. 느린 공은 나름의 장점을 갖는다. 삼진을 잡아내기는 어렵지만 정확히 때리기 어려운 공인 만큼 강한 타구를 덜 허용한다. 타구 속도를 억제할 수 있다면 장타 허용을 줄인다. 류현진이 가진 장점이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허용 타구 평균 속도가 82.5마일에 그쳤다. 2018시즌에는 79.9마일로 더 낮았다. 강한 타구의 기준이 90마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류현진은 빗맞은 타구를 많이 만들어냈고, 이를 통해 장타 허용을 줄였다. 체이스 앤더슨 역시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허용 타구 평균 속도가 82.4마일밖에 되지 않았다. 체인지업은 삼진을 잡기 어렵지만 타구 속도를 떨어뜨리는 효과적인 구종이다. 같은 손 타자에 더 강한 ‘역 스플릿’ 투수들 토론토의 홈구장 로저스센터는 메이저리그 대표적인 타자 친화 구장이다. 구장 크기가 비교적 작기 때문에 장타 허용이 많다. 류현진이 빨리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류현진의 장점이기도 하다. 맞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덜 강하게’ 맞으면 된다. 토론토가 ‘느린 공 전략’을 세운 것은 홈구장의 특성을 고려한 결과다. 류현진을 비롯한 선발투수진이 같은 손 타자에게 더 강한 ‘역 스플릿’ 투수라는 것도 토론토가 노리는 ‘느린 공 전략’의 또 하나의 장점이다.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하는 류현진과 앤더슨은 각각 우타자, 좌타자 상대로 더 강했다. 우완 로아크는 좌타자에게 약했지만 슈메이커와 손튼은 좌우 타자 상대 성적이 비슷한 수준이다. 메이저리그는 좌투수에게 우타자를, 우투수에게 좌타자를 배치하는 플래툰 전략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다저스 시절에도 류현진을 상대하는 팀들은 우타자 위주의 라인업을 구성했다. 류현진은 오히려 우타자들을 잘 잡아냈다. 체인지업 등 느린 변화구를 주무기로 삼으면서 상대의 플래툰 전략이 좀처럼 통하지 않는 투수들은 효율이 높아지는 리그 환경이다. 느린 공 투수가 가진 또 다른 장점은 부상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리틀야구 선수들에게 커브를 금지시켰다.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구종이 어린 선수에게 부상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투수의 부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구종은 ‘강속구’라는 점이 드러났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일수록 부상 위험성이 높아진다. 체인지업은 부상과 가장 거리가 먼 구종이다. 팔꿈치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구속에 따른 과부하도 걸리지 않는다. 토론토 선발진을 구성하는 류현진과 슈메이커, 보루키 모두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이다. 부상 전력이 있지만 강속구 투수들이 아니고, 이는 거꾸로 체력 관리와 함께 부상 가능성을 낮추는 증명서로 기능한다. 토론토 구단이 선발 로테이션 재구성에 있어 ‘느린 공 투수’ 전략을 세운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타자 친화적 구장에서 타구 속도를 줄이고, 상대 플래툰 전략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면서 부상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 다만 토론토의 ‘느린 공 전략’에도 마지막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선발진의 삼진 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인플레이 타구가 많이 발생한다. 페어 그라운드를 향하는 타구를 수비진이 얼마나 잘 처리하느냐가 숙제다. 2019시즌 수비 능력을 측정하는 UZR 지수에서 토론토 수비진은 뒤에서 다섯 번째였다. 신인급으로 채워진 내야진이 수비력을 얼마나 성장시키느냐가 토론토 느린 공 전략 성공 여부를 가르는 열쇠가 될 가능성이 높다.
- 류현진 도우미 ‘토론토 내야 특별한 DNA’(2020. 01. 10 16:38)
- 2020. 01. 10 16:38 스포츠
- 또 한 번의 ‘10년의 시대’가 저물어가던 2019년 12월 28일, 류현진은 어색하고 긴장된 표정으로 마이크 앞에 섰다. 월드시리즈 마운드에서도, 올스타전 선발 투수로 나섰을 때도 표정에 흔들림이 없던 류현진의 얼굴에 긴장감이 가득했다. 흰 바탕에 팀 마스코트인 붉고 푸른색 어치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었다. 등에는 자신의 오랜 번호 ‘99번’이 새겨졌다. 떨리는 목소리로, 준비한 인사를 했다. 영어로 “헬로 캐나다”라고 인사한 뒤, 프랑스어로 “봉주르”라고 덧붙였다. 차근차근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라는 팀을 자랑스럽게 만들겠다”고 당차게 밝혔다. 메이저리그 토론토에 4년간 8000만 달러(930억원)에 계약한 류현진이 2019년 12월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석우 기자 류현진은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라는 거액에 계약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에서 아메리칸리그 동부로 옮겨 새 시즌을 맞는다. 이제 토론토의 에이스 역할을 한다. 토론토 공식 트위터는 이날 내년 3월 27일 개막전을 알리면서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지는 류현진의 사진을 함께 실었다. 류현진은 이미 개막전 선발로 확정된 모양새다. 소속 리그 야구장들은 타자 친화적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디비전이다. 전통의 강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버티고 있는데다 최지만이 뛰고 있는 신흥 강호 탬파베이가 있다. 볼티모어의 성적이 최근 수년간 좋지 않지만, 역시 만만치 않은 팀이다. 지명타자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라는 점도 투수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보통 9번 타순에 들어서는 투수를 비교적 쉽게 잡아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2019시즌 내셔널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은 4.71이었지만 아메리칸리그는 4.95였다. 무엇보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야구장 대부분이 타자 친화적 구장이란 점이 류현진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류현진이 가장 많이 뛰게 될 토론토의 홈구장 로저스 센터 역시 투수에게 불리한 구장이다. ESPN의 파크팩터(야구장의 특성·1을 기준으로 그보다 높을 경우 타자에게, 낮을 경우 투수에게 유리하다)에 따르면 로저스 센터의 2019시즌 홈런 관련 파크팩터는 1.317로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가장 높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유명한 쿠어스필드의 1.266(3위)보다 높다. 파크팩터는 해마다 조금씩 바뀌지만, 로저스 센터는 2019시즌 ‘홈런 공장’이었다는 뜻이다. 양키스타디움은 2018시즌 홈런 파크팩터에서 1.166으로 6위에 올랐다. 볼티모어 홈구장 오리올스 파크는 매년 파크팩터에서 타자 유리한 쪽으로 상위권에 오르는 대표적인 타자 친화 구장이다. 보스턴의 홈구장 펜웨이 파크는 좌투수에게 더 불리하다. 펜웨이 파크 왼쪽 외야 담장은 거리가 짧은 대신 그린 몬스터라는 커다란 벽이 있다. 다른 구장이면 잡힐 타구가 담장 맞고 2루타가 되는 경우가 많다. 류현진은 이중고, 삼중고가 쌓인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거꾸로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가 제격인지도 모른다. 류현진의 ‘특별한 능력’ 덕분이다. 류현진은 자신의 가장 강한 무기 체인지업을 통해 우타자를 효과적으로 제압한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통산 우타자 상대 타율이 0.243으로 좌타자 상대 타율 0.263보다 더 낮았다. 물론 류현진은 2019시즌 좌타자 상대 타율을 0.199로 떨어뜨리면서 리그 최고 투수로 이름을 알렸다. 우타자를 확실하게 잡아낼 수 있다는 것 외에도, 류현진이 타자 친화적 구장들이 즐비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오히려 맹활약할 수 있는 근거는 류현진 특유의 장타 억지력에 있다. 류현진은 강속구 투수가 아니지만, 탁월한 제구력으로 상대 타자들의 타구 속도를 억제했다. 류현진의 피타구속도는 평균 83.5마일로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500타자 이상 상대한 투수 가운데 상위 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타구속도가 곧 비거리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류현진의 탁월한 타구속도 억지력은 그만큼 장타를 덜 맞는다는 뜻이다. 류현진은 9이닝당 홈런 0.8개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9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한다. 류현진 살아남기 성공 열쇠는 ‘땅볼’ 유도 류현진이 홈런을 덜 맞는 이유는 타구 속도를 떨어뜨려서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땅볼 유도에 능하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스트라이크 존 가장자리에 던지는 비율이 44.2%로 리그 평균 39%를 훌쩍 넘긴다. 탁월한 제구력과 비슷한 코스에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는 능력 때문에 타자들이 공을 정확히 때리기 어렵다. 제대로 안 맞으면 땅볼이 나온다. 류현진은 2019시즌 땅볼/뜬공 비율이 1.06이었다. 메이저리그 전체 8위다. 땅볼 유도 전문 구종인 싱커 비율이 겨우 10%를 넘는 데 불과하지만, 각도 큰 커브와 움직임 좋은 체인지업으로 땅볼을 끄집어낸다. 2019시즌 최고 홈런 공장이었던 로저스 센터에서 류현진이 살아남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 역시 바로 ‘땅볼’이다. LA 다저스에서도 류현진은 ‘땅볼 마왕’이었다. 주자가 나가 있을 때 더욱 집중력을 높였고, 땅볼을 이끌어냄으로써 실점을 막았다. 2019시즌 류현진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0.186밖에 되지 않는다. 다저스 수비진이 류현진의 땅볼 처리를 도와준 덕분이기도 하다. 다저스는 과감한 시프트를 이용해 땅볼 타구를 처리했다. 2019시즌 다저스는 총 2975차례 시프트를 사용해 시프트 비율 50.6%로 30개 구단 중 전체 1위였다. 특히 다저스는 우타자 상대 시프트도 전체 우타자 타석의 42.2%나 사용하는 등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았다. 토론토 역시 데이터를 중시하는 구단이고, 시프트를 사용하지만 토론토의 시프트 사용 비율은 28.5%로 메이저리그 구단 중 중간쯤에 해당하는 12위다. 대신 토론토 내야진에는 류현진의 땅볼을 처리해줄 특별한 무기가 있다. 바로 DNA다. 토론토 내야진은 1루수 트래비스 쇼, 2루수 캐번 비지오, 유격수 보 비셰트, 3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로 이뤄진다. 트래비스 쇼를 빼면 3명은 모두 지난해 데뷔한 신인들이다. 젊은 선수들이라는 점 외에 또 다른 특별한 공통점이 있다. 이들 4명이 모두 걸출한 메이저리그 스타 아버지를 둔, ‘2세’ 야구선수라는 점이다. 3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아버지 블라디미르 게레로는 몬트리올과 에인절스 등에서 뛴 걸출한 강타자다. 2루수 캐번 비지오의 아버지 크레이그 비지오 또한 휴스턴의 전성기를 이끈 ‘킬러 B’ 중 한 명이었다. 게레로와 비지오 모두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보 비셰트의 아버지 단테 비셰트도 올스타에 4차례나 뽑힌 스타 출신이다. 쇼의 아버지 제프 쇼는 LA 다저스에서 박찬호의 승리를 지켜주던 마무리 투수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토론토 내야진은 아직 어린 만큼 조금 약한 편이다. 하지만 탁월한 아버지를 둔 2세 선수의 DNA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2018년 30개 구단 중 꼴찌였던 토론토 수비는 2019시즌 24위로 조금 나아졌다. 2020시즌에는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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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재·정우성 '감독'으로 나란히 토론토국제영화제 진출
- 2022. 07. 29 11:06 문화/생활
- 영화 ‘헌트’ 스틸 컷.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영화계 대표 절친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의 연출 데뷔작 ‘헌트’와 ‘보호자’로 나란히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는다. 토론토 국제영화제는 북미 지역 최대 영화제로 칸, 베를린, 베니스 국제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4대 영화제로 알려져 있다. 두 영화의 배급사에 따르면 오는 9월 9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47회 토론토영화제에서 이정재의 ‘헌트’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 정우성의 ‘보호자’는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각각 초청됐다. 영화 ‘헌트’와 ‘보호자’의 공식 포스터. 두 배우는 8월 10일 개봉하는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에 서로를 조직 내 스파이로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로 분했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헌트’는 영화 관계자들의 높은 평점으로 흥행예감이라는 입소문이 난 상태다.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자신을 쫓는 과거로부터 벗어나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수혁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라는 정보만 알려진 상태다. 정우성, 김남길, 박성웅이 출연하며 국내 개봉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토론과 글쓰기에 강한 아이 만들기
- 2011. 03. 04 15:55 육아/교육
- 3월, 새 학기가 시작됐다. 이런저런 학업 준비로 바쁜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봄을 맞아 열리는 각종 토론과 글쓰기 대회다. 대회를 통해 아이의 수준을 가늠해보고 동시에 입상까지 하고 싶은 것이 당연한 마음. 하지만 토론과 글쓰기는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능력이 아니기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비단 대회 대비용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의 전반적인 학습 능력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토론과 글쓰기는 평소에 꾸준히 연습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에 꾸준히, 생활 속에서 글쓰기 감각 익히기 Practice 1 책, 영화 내용 창의적으로 표현해보기 평소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자신의 생각을 요약하거나 정리하는 습관을 기르자. 육하원칙에 따라 사건을 다시 배열한다거나 만화, 기사, 광고문 등 다양한 형태의 글로 표현해보도록 하자. 아이의 어휘력,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은 물론 글의 맥락을 쓸 때 올바른 순서와 강약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Practice 2 글감은 생활 속에서, 충분한 토론 후 글쓰기 글쓰기 대회는 보통 한 가지 주제를 주기도 하지만 서너 가지 주제 중 한 가지를 선택하도록 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아이가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주제를 글감으로 정해 편안하게 글쓰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때문에 경제, 사회, 철학 등 어려운 이슈보다는 학교생활, 친구, 가족, 연예인, TV 프로그램 등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주제로 삼는 것이 효과적이다. 글감을 선택했다면 책이나 영화, 드라마 등에 나온 주요 이슈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한 다음에 본격적인 글쓰기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토론 과정을 통해 글쓰기에 앞서 중심 내용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Practice 3 신문 다양하게 활용하기 대부분의 신문 기사는 논리적 완결성을 갖춰 아이의 글쓰기 실력을 직·간접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제목 짓기나 표현법을 활용하고 싶다면 헤드라인을 훑어보고 아이가 좋아하는 관심 기사를 정독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신문사의 입장을 표명하는 사설보다는 사회 저명인사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사회 이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적은 칼럼, 오피니언의 기고, 시론과 같은 글이 아이의 글쓰기 실력을 키우고 논설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사회 이슈가 되는 칼럼이나 글을 읽어보고 관련 기사를 스크랩해 내용을 요약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보도록 하자. Practice 4 바른 글씨체 연습하기 글씨체가 엉망이라면 글의 내용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채점자로부터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다. 때문에 성의 없게 글씨를 쓰거나 날려 쓰지 않도록 연습을 시켜둘 필요가 있다. 자음과 모음의 길이를 같게 맞추고 글자와 글자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붙여 쓰며 받침은 작게 쓰는 것이 심사자들에게 안정감 있는 인상을 준다. 평소에 글씨를 쓸 때 한 글자 한 글자 의식하면서 또박또박, 정해진 시간 안에 정자로 쓰는 연습을 꾸준히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제 잃지 말고 기승전결에 맞게, 실전 글쓰기 노하우 Step 1 평범한 제목은 금물, 호기심 줄 수 있는 감성적인 제목 짓기 수많은 작품 중 심사위원들이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바로 제목이다. 따라서 제목만 보고도 심사위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너무 평범하게 쓰거나 주어진 주제를 그대로 쓰기보다는 자신이 느낀 점을 솔직하게 함축하는 문장을 만들어 다른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Step 2 서론|주제와 동기 밝히고 참신하게 이야기 전개하기 서론은 글쓴이가 쓰고자 하는 글의 방향을 제시함과 동시에 글의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주제에 걸맞은 의성어, 의태어, 혹은 속담이나 격언 등으로 시작하면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 이때 빼놓지 말아야 하는 것은 왜 이 글을, 왜 이 주제로 쓰게 되었는지 동기를 쓰는 것이다. 독후감이라면 책 내용이나 특징을 요약해서 소개하거나 지은이, 주인공의 소개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 읽고 난 후 느낀 인상적인 장면이나 기억에 남는 특정 구절을 인용해 작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논술대회 또한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된 이슈, 누구나 알 수 있는 주제 속 인상 깊은 장면이나 명언 등을 소개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Step 3 본론|단순한 나열 피하고 강약 조절하는 읽기 포인트 주기 글의 핵심 내용이 드러나는 본론 부분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책의 줄거리, 느낌 등을 단순하게 나열하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단순 나열보다는 글의 흐름에 강약을 주는 ‘읽기 포인트’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독후감이라면 주인공이 결정적 상황에서 한 특정 행동이나 중요한 선택을 나 자신과 비교해본다거나, 주인공의 행동이 다 옳다고 넘기지 말고 자신의 주관적인 의견을 통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이 필수다. 논술의 경우에도 감동적인 부분을 보다 강조할 수 있는 단어로 강한 표현과 부드러운 표현을 적절히 섞어가며 쓰는 것이 좋다. Step 4 결론|자신의 생각 담아 인상적으로 마무리 결론 부분은 생각을 매듭짓고 글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부분이다. 시간에 쫓겨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 결론 부분에서는 글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을 적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깨달은 점, 본받을 점 등을 자신의 느낌이나 다짐으로 연결시켜 인상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활발한 대화 통해 토론 능력 키우기 Practice 1 일주일에 한 번 가족 토론 시간 갖기 우선 집 안의 눈에 띄는 곳에 게시판을 만들자. 신문과 잡지 등에서 좋은 글이 있으면 수시로 오려 붙여두고 그 내용을 소재로 삼아 토론을 하다 보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주제를 정해 이야기하는 데 익숙해질 수 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온 가족이 모여 토론 시간을 갖도록 하자. 아이와 토론을 할 때는 아이의 의견에 맞장구치며 질문을 던져야 쉽게 의견을 끌어낼 수 있다. 토론 주제는 개인 신상에 관한 화제를 시작으로 시사 문제나 국제적 흐름으로 점점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좋다. Practice 2 흥미있는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 해보기 아이와 함께 도서관이나 서점을 방문해 책을 읽고 아이가 관심 있어 하거나 감동받은 책을 바탕으로 생각과 의견을 설명하게 하자. 아이의 흥미를 자극하고 표현력까지 기를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객관적으로 말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좋은데 ‘내 생각에는’이라든가 ‘내가’로 시작되는 주관적인 말하기부터 시작해 발전시켜 나간다. 아이가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고 줄거리를 말하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반드시 원인과 결과를 정확하게 갖추어서 말하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동화책의 이야기를 바꾸어 이야기해보는 것도 아이의 상상력과 사고력, 순발력과 재치 있는 말하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Practice 3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는 스피치 대회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스피치 연습은 다른 사람 앞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도록 도와준다. 가족과 친구들 등 편안한 사람들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스피치의 기본이 되는 ‘3분 스피치’는 말하기의 효율성을 높이는 훈련이다. 말하기의 내용보다 구성과 조직이 중요하므로 말할 내용을 원고에 적지 않고 최대한 머릿속에서 정리해 3분간 말하게 하자. ‘5분 스피치’는 먼저 5분 동안 특정 전문 분야에 대한 발표를 한 뒤에 옆에 사람이 다시 재정리해 요약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복잡한 주제를 자신의 말로 풀어 남을 이해시키는 작업을 통해 말하기의 설명력을 높일 수 있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도움말 / 오서경(한우리독서토론논술 책임연구원)>
- 박영진 vs 김영희&김기열의 무대 밖 ‘세 분 토론’
- 2011. 02. 07 12:12 연예
- ㆍ독하게 맞붙고 지겹게 말린다 처음에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개그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정치인 풍자가 아닐까 의심했다. 남녀가 서로 으르렁대며 공격하는 모습은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대중은 이들의 연기에 서서히 빠져들기 시작했다. 독할수록 더 웃음이 터졌다. “예의 없다”고 핀잔을 늘어놓던 시청자들도 어느새 박수를 치며 깔깔댔다. 되돌아보니 그들이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저마다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대한민국 남녀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매주 일요일 저녁에 방송되는 KBS-2TV ‘개그콘서트-두분토론’은 지난해 말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아이디어상을 수상한 인기 코너다. ‘두분토론’은 21세기임에도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고 주장하는 ‘남하당(남자는 하늘이다)’ 대표 박영진과 이에 맞서 여자들의 인권을 주장하는 ‘여당당(여자가 당당해야 나라가 산다)’ 대표 김영희가 서로 다른 남녀의 생각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큰 웃음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출연자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거침없는 말투와 특유의 코믹한 억양으로 각자의 캐릭터를 설정한 박영진과 김영희는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서로를 공격한다. 이에 중재자로 나선 김기열은 오히려 두 사람에게 호되게 당하며 매번 울상 짓는다. 전체적인 컨셉트뿐만 아니라 유행어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여자가 어디서 건방지게~”, “그럼 소는 누가 키울 건데~?”,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죠 잉~?”, “뭐라고요? 안 들리거든요~” 등은 2010 베스트 유행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쯤 되니 실제 이들의 사이가 궁금했다. 혹시 무대 밖에서도 ‘톰과 제리’ 같은 앙숙 관계가 아닐지 직접 확인하고 싶어 세 주인공을 직접 만나봤다. 그리고 깨달았다. 코미디는 코미디일 뿐이라고. 오해받을 정도로 실감나는 연기를 펼치는 그들은 역시 타고난 개그맨이었다고 말이다. 오랜 무명 끝&데뷔 7개월 만에 얻은 인기 LADY 요즘 세 분 인기가 대단합니다. 이제는 코너가 완벽하게 자리를 잡고 유행어도 웬만큼 다 알려졌는데요. 인기와 관심을 체감하실 것 같아요 박영진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실감해요. 일단 눈으로 보이는 부분에 있어서는 벌어들이는 수입 자체가 달라졌으니까요. ‘내가 좀 많이 팔리고 있구나’, ‘인기가 있구나’라고 생각하죠. 예전보다 많이 알아봐주시기도 하고요. 그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저를 잘 못 알아봤거든요. LADY 박영진씨의 무명 생활이 꽤 길었다는 것은 이미 방송을 통해 들었는데요. 그래서 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어떠세요? 박영진 저는 인기에 전혀 연연하지 않아요. 인기라는 것은 순간이거든요. 특히 개그맨들에게는 더 그래요. 계속 웃음을 줘야 하니까요. 가수나 배우들은 히트를 친 후 다음 작품이나 앨범을 준비할 때까지 공백 기간이 있어도 컴백할 때 굉장히 멋있거든요. 그런데 저희들은 그렇지 못해요. 다시 돌아오면 제로예요. 화려한 컴백이 없어요. LADY 왠지 모르게 씁쓸하네요. 그래도 인기 개그맨으로 계속 활동하는 분들도 있지 않나요? 박영진 물론 있죠. 그렇게 되려면 쉬지 않고 계속 활동을 해야 해요. 선배님 중 한 분이 얘기해주셨는데요.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연예인들은 하나의 활동이 끝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지만 저희는 그 시간에 쉬면 오히려 방전이 돼요(웃음). 그렇다고 해서 이 삶이 고달프지는 않아요. 좋아서 하니까요. 인기에 연연하는 순간 돈을 좇게 되고 그러면 금방 무너질 거라고 생각할 뿐이에요. LADY 그렇다면 박영진씨보다 더 늦게 빛을 본 김기열씨는 어떤가요? 김기열 저는 아직 ‘두분토론’을 통해서도 별로 빛을 못 봤죠. 저보다 영진이랑 영희가 더 떴으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요즘 들어서는 인기를 좀 느껴요. 팬들이 저를 알아보고 다가오면 신기하기도 하고요. 아직 적응이 잘 안 돼요. 박영진 그런데 그렇게 신기할 이유가 없는 게 개그맨이 되고자 했던 이유 중 하나는 인기를 얻으려고 했던 거잖아요. 그동안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겠죠. 김기열씨는 늘 밤새는 친구예요(웃음). 김기열 하하하…. 인기가 더 있어야 하는데 아직 많이 부족하죠. 하지만 인기를 좇아가는 건 아닙니다. 인기를 좇았으면 다른 활동들을 더 했겠죠. 사실 저는 돈을 좇아가요(웃음). 최근에 저희 셋이서 함께 광고에도 출연했어요. 그런데 메이저급은 아직 섭외 요청이 안 들어와요. 그게 좀 아쉬워요. 케이블에서라도 불러주면 좋을 텐데 인터넷 광고나 라디오 광고만 했어요. 광고주들이 왜 우리 같은 개그맨들을 지상파에 잘 안 써주는지 모르겠어요(웃음). 박영진 광고주는 우리와 반대로 생각하겠지~(웃음). LADY 조만간 지상파 광고로 뵙겠습니다(웃음). 그렇다면 ‘두분토론’이 이토록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박영진 글쎄요. 비결이라고까지는…. 그냥 뭐, 저희는 오히려 관객과 시청자에게 묻고 싶어요. 물론 웃기려고 만든 코너인 건 맞는데요. 저희가 처음에 기획을 하며 생각한 것과는 좀 달랐던 것 같아요. 오히려 욕을 많이 먹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웃어주시더라고요. 좀 놀랐죠. 굳이 그 비결을 찾으라고 한다면 아마 신인 개그우먼인 김영희의 공이 큰 것 같아요. 사람들은 계속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가 있는데 이 친구가 그 부분을 많이 충족시켜줬다고 보거든요. 김영희 저는 잘 모르겠어요. 음…. 개그우먼이 되기 전부터 ‘개그콘서트’를 계속 봤는데요. ‘두분토론’은 뭔가 좀 달랐어요. 사실 저도 이런 개그가 사람들을 웃길 수 있을까, 개그 소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많이 가졌거든요. 그런데 저랑 박영진 선배가 시청자들이 마음에 담고 있어도 차마 드러내지 못했던 그런 부분을, 남자와 여자가 앞에서는 차마 말하지 못했던 서로에 대한 불만과 지적을 대신 시원하게 개그로 풀어드렸기 때문에 좋아해주시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남녀비하 논란은 잠시, 독한 개그 즐기는 시청자 LADY 그런데 이 코너를 처음 기획했던 분이 김기열씨라면서요? 기획 의도가 궁금합니다. 김기열 굉장히 조심스러운 코너였어요. 아름답고 밝은 개그를 지향하는 프로그램 속에서 유난히 저희만 너무 독해서 튀어 보일 것 같기도 했고요. 사실 이게 말이 안 되잖아요.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감히 여자 앞에서 ‘하늘 같은 남자’라는 표현을 하고 툭하면 여자를 가리키며 건방지다고 손가락질을 하겠어요. 개그를 하는 저희도 신기한데 보는 분들 입장에서는 더 신기하겠죠. 그래서 웃어주시는 것 같아요. LADY 평소 남자와 여자의 생각 차이나 그런 사소한 부분들에 대해 관심이 많으셨나요? 개그 소재로 등장하는 내용들을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것 같은 이야기들이더라고요. 김기열 원래는 남녀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지방선거 운동을 보며 패러디를 하고자 했죠. 정치 풍자, 정치인 패러디로 웃길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지금의 포맷을 잡게 되었어요. 지금 상황에서 보면 차라리 잘된 거죠. LADY 반면 코미디조차 굉장히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일부 시청자들은 이 코너가 처음 나왔을 때 남녀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어요. 당시 남녀비하 논란에 휩싸였을 때는 어떻게 받아들이셨나요? 박영진 저는 시작할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요. 욕을 많이 먹을 수 있을 테니까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고요. 예상했던 반응이었죠. 나쁜 남자 캐릭터인 제가 비난의 화살을 다 맞고 영희가 크게 웃겨버리면 될 것이라 믿었기에 그냥 밀어붙였어요. 2, 3주 정도 계속 욕을 먹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인터넷 게시판에도 안 들어갔고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다 보니 사람들이 이것을 개그로 받아들이고 웃어주더라고요. 오히려 영희에게 더 독하게 공격하면 사람들이 더 많이 웃던데요?(웃음) 시청자들이 더 고수예요. LADY 김영희씨는 어떠셨나요? 김영희 제 캐릭터는 박영진 선배에게 맞서 여자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욕을 덜 먹을 거라고 안심했어요. 그냥 시원시원하게 할 말만 다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하면 할수록 어렵더라고요. 쇼핑이나 연애처럼 여자들에게 유리한 소재가 있는가 하면 군대, 축구 이야기는 제가 좀 불리하니까요. 그럴 때는 지나치게 남자들을 비하하거나 자극적으로 양극화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김기열 저랑 영진이는 제작진이 시키는 것을 참 잘 소화해요. 독한 말도 서슴지 않죠. “어디 건방지게 여자가 황도를 먹으러 술집에 와?”라는 대사나 ‘개족보’라는 단어는 사실 온 가족이 보는 주말 저녁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사용하기에 매우 강한 개그거든요. 그래도 제작진이 시키기에 했죠. 영진이도 처음에는 걱정하다가 막상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면 잘하더라구요. 나중에는 점점 더 독한 멘트들을 찾아야겠다고 느끼기도 했어요. 그런데 영진이가 굉장히 몸을 사리는 편이에요. 제가 인터넷 게시판을 보고 영진이에게 “사람들이 너 욕하더라”고 얘기해주면 멈칫 하던데요.(웃음) 박영진 하하하…. 몸을 사린다기보다는 사람들이 저를 너무 그 캐릭터로만 받아들일까봐 그랬죠. 제가 건방지게 얘기하면 진짜 건방지고 나쁜 남자일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분명 있을 테니까요. 그런 생각 때문에 약간은 몸을 사리기도 했어요. 일상에서 우러나온 캐릭터, 비슷하거나 같거나 LADY 박영진씨와 김영희씨는 평상시에도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하시는데요. 코너 속에서는 그 말투와 억양을 좀 더 독특하게 표현하는 것 같아요. 각자의 캐릭터를 만들어낸 과정과 이유가 궁금합니다. 박영진 저희 둘 다 경상도 사람이에요. 김영희는 대구, 저는 김천이거든요. 딱히 캐릭터를 작정하고 설정하지는 않았어요. 제 캐릭터는 김대성이라는 동료 개그맨이 만들어줬어요. 머리에 왁스를 발라 2:8로 가르마를 나누고 약간 고지식한 느낌을 연출하자기에 그렇게 했어요. 말투는 원래 표준어로 하려고 했는데 연기를 하며 흥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상도 사투리가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잘 들어보시면 완벽한 경상도 사투리는 아니에요. 서울말을 약간 따라 하고자 하는 애매한 단계의 사투리예요. LADY 전 처음에 박영진씨를 보고 혹시 특정 정치인을 패러디한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박영진 그건 절대 아니에요. 어떤 특정 정치인을 모델로 삼고 캐릭터를 잡은 것은 전혀 아닙니다. 저는 평소에 정치와 관련된 뉴스는 잘 보지도 않거든요. 제가 누군가의 흉내를 잘 내는 개그맨도 아니고요. ‘남하당’ 대표 캐릭터는 그냥 뭐, 우리 주변의 나이 드신 할아버지나 아직도 옛날 사고방식을 갖고 계신 아버지들의 모습을 보고 비슷하게 흉내 낸 것뿐이에요. LADY 그렇군요. 반면 김영희씨는 아직 20대인데 아줌마 캐릭터를 정말 완벽하게 소화하세요. 스타일도 잘 잡으셨고요. 김영희 저는 개그맨 공채 시험을 볼 때도 이 말투로 했어요. 거기에 제 어머니의 평소 캐릭터가 좀 들어갔고요. ‘여당당’ 김영희 대표의 스타일은 저희 어머니에게서 비롯됐다고 보시면 돼요. 어릴 적부터 늘 들어왔던 말투이기 때문에 따라 하는 데 어렵지 않았어요. 다만 PD님이 처음에는 이 캐릭터를 살짝 부드럽게 표현해주기를 바랐는데요. 박영진 선배에게 맞서 연기를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더 흥분하고 세진 것 같아요. 김기열 영희 외모가 그래서 그래요(웃음). 김영희 하하하….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제가 개그맨 활동을 한 지 얼마 안 된데다가 아직 다른 역할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동안 계속 할머니나 아줌마 캐릭터만 맡았거든요. 자꾸 그쪽으로만 제 캐릭터가 잡히는 것 같아 조금 걱정이기는 하지만 시청자분들이 보기에 잘 어울린다면 받아들여야겠죠?(웃음) 박영진 김영희씨~자신을 좀 알아야죠. LADY 그래도 실제로 뵈니까 방송에서보다 더 귀엽고 예쁘신 것 같아요. 김기열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얘는 못생겼다는 얘기를 200번 듣고, 예쁘다는 말을 1번 들으면 자신이 예쁘다고 받아들여요. 아무리 못생겼다고 말해줘도 그건 다 잊고 예쁘다는 얘기 하나만 기억해요(웃음). 김영희 왜 이러세요~ 아니거든요! LADY 박영진씨는 코너 속 이미지 때문인지 실제로도 여자한테 굉장히 무뚝뚝하고 나쁜 남자일 것 같아요. 어쩌죠? 박영진 실제로도 무뚝뚝한 면이 없지 않아요. 낯을 좀 가리기도 하고 고지식하기도 하고요. 7년째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가 있는데요. 이제는 거의 가족 같은 존재죠. 여자친구 앞에서는 자상해지기도 해요. 제가 여자친구를 만나는 모습을 지켜본 사람이 없기 때문에 다들 또 다른 제 모습을 상상하지 못하겠지만 당사자인 여자친구는 알 거예요. 제가 어떤 남자친구인지…(웃음). 다른 여자들 앞에서까지 자상하게 행동하면 좀 가벼워 보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그렇지 생각하시는 것만큼 무거운 남자는 아니에요. 저도 필 받으면 잘 놀아요. LADY ‘남하당’ 대표 캐릭터를 보고 여자친구가 뭐라고 하던가요? 박영진 저랑 비슷한 점도 약간은 있다고 하고, 더 재미있게 하라고 할 때도 있어요. 그런데 제 개그에 대해서는 잘 얘기 안 해요. 괜히 자기 생각을 다 얘기했다가 제가 상처받을까봐 배려해서 그러는 것 같아요. LADY 여자친구가 굉장히 현명한 분이신 것 같아요. 박영진 7년이면 이제 뭐…. 하하하! 사이좋은 선후배, 두 남자 휘어잡은 당돌한 막내 LADY 김영희씨는 약속시간에 가장 먼저 와주셨어요. 아직 점심시간이 한참 남았는데 집에서 바로 오신 건가요? 김영희 아뇨. 10시 30분까지 방송국에 출근해 도장 찍고 오는 길이에요. LADY 모든 개그맨들이 다 그렇게 하나요? 김영희 그건 아니죠. 저는 공채 개그맨이 된 지 1년도 안 된 막내거든요. 그래서 아침에 일찍 출근해요. 다른 선배님들은 11시쯤 나오는 분도 계시고, 각자의 스케줄에 맞춰 알아서 나오세요. LADY 어머나, 막내인 줄 몰랐어요. 연차가 좀 쌓인 분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김영희 제가 주로 맡는 캐릭터가 아줌마, 할머니이다 보니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어요. 2011년 6월이면 KBS 공채 개그맨으로 활동한 지 1년이 돼요. 7개월 정도 만에 뜬 거죠. 하지만 개그맨 생활이 처음은 아니에요. OBS에서 1년, MBC에서 1년 활동했어요. 그러다가 다시 시험을 봐서 지난해 KBS에 입사했어요. LADY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아까 김영희씨가 박영진씨에게 ‘선배님’이라는 깍듯한 호칭과 함께 90도로 인사하는 모습을 봤는데요. 박영진씨는 평소 많이 무서운 선배인가 봐요. 박영진 제가 군기 반장이거든요(웃음). LADY 김기열씨는 그럼 위치가 어떻게 되나요? 전체적인 서열이 궁금합니다. 김기열 저는 2006년 21기 공채 개그맨이고요. 영진이는 저보다 한 기수 아래예요. 하지만 동갑이라서 그냥 친구처럼 지내요. 영희가 가장 막내죠. LADY 김영희씨 입장에서는 하늘 같은 두 선배와 코너 속에서 제대로 맞먹는 역할을 맡았는데 부담되지 않으세요? 세 분 실제 사이는 어떤가요? 김영희 무대 위에서만큼은 아무 생각 없어요. 몇몇 분들은 제가 박영진 선배와 사이가 나쁜 거 아니냐고 물어보세요. 실제로 ‘네이버 지식인’에 저희 사이를 묻는 질문도 올라와 있더라고요. 절대 사이 나쁘지 않습니다. 박영진, 김기열 선배님 모두 좋은 분들이세요. 물론 두 분이 매우 솔직한 면은 있으세요. 사실 제가 보기보다 속이 좀 여린데요.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기도 했죠. 그런데 점차 겪다 보니 아니면 아닌 것, 맞으면 맞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하시는 선배들의 스타일이 참 좋더라고요. 무뚝뚝한 모습에서조차 배우는 게 많아요. LADY 혹시 선배들에게 혼난 후 남몰래 울었던 적은 없나요? 김영희 개그우먼이라고 해서 매번 웃길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제가 기획한 아이템이나 개그 소재가 안 웃기면 정말 많이 속상해요. 그럴 때는 선배들이 오셔서 어깨 한 번 꾹 눌러주세요. 그런 게 말보다 더 큰 위로가 돼요. 제가 단순하기도 하고요. 아, 김기열 선배는 처음에 다가가기 좀 어려웠어요. 이미지는 부드럽지만 말하는 게 워낙 솔직하시거든요. 그래서 대하기 어려워서 주춤했어요. 지금은 장난도 쳐주고 해서 좋아요. 가르쳐줄 부분은 똑 부러지게 잡아주시고요. 조언해주시는 대로 하면 개그가 더 잘돼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희는 절대로 사이가 나쁘거나 서먹하지 않습니다. 박영진 영희는 능력도 있고 끼도 많은 후배예요. 개그우먼들이 개그맨에 비해 개그에 부딪히며 겪는 힘든 부분이 더 많은데요. 영희는 굉장히 당차게 실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상당히 기대되는 친구예요. 괜찮은 친구고요. 남들은 이 친구가 얼굴로 웃겨 승부하는 개그우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웃음), 알고 보면 아이디어로 승부하고 욕심 많은 친구예요. 뭐든 도전해보려고 하죠. 오히려 욕심을 좀 삭일 필요가 있을 정도예요. 욕심이 지나치다 보면 마이너스가 될 수 있으니까요. LADY 김기열씨가 볼 때는 어떠세요? 김기열 영희는 선배를 잘 따르는 후배예요. 개그맨이 된 지 1년도 안 돼서 잘된 친구는 박휘순 이후로 처음 봤어요. 방송국에 들어오자마자 잘되는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지난해 영희가 신인상도 탔는데 이제부터 더 잘해야겠죠. 조심해야 하고요. 신인상 탄 다음에 오히려 잘 안 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두분토론’을 좀 더 잘해나가야 하는데 요즘 이 친구가 자꾸만 새 코너를 짜려고 해요. 새 코너를 두 개나 생각해놨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글쎄요, 그건 우리는 버리고 다른 코너로 옮겨가겠다는 건지…. 김영희 절대 그런 거 아니에요(웃음). 박영진 에헴~ 회사가 잘되니까 문어발 경영을 하려고 하는 모습이죠. 패기와 열정이 너무 넘쳐요. 물론 아직 신인이니까 한창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올 때이긴 하죠. 그래도 좀 적당히 해, 영희야! 대한민국에서 개그맨으로 산다는 것에 대하여 LADY 요즘 방송계를 보면 개그맨들이 설 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것 같아요. MBC ‘하땅사’,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모두 폐지되고 이제 지상파에 남아 있는 개그 프로그램이라고는 KBS ‘개그콘서트’와 ‘개그스타’뿐인데요. 개그맨으로 산다는 일이 점점 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어떠신가요? 박영진 개그맨으로 산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운 좋은 일이고요. 그냥 사는 것도 행복한 일인데 개그맨으로 살 수 있다는 건 행복한 거예요. 김기열 갑자기 왜 그렇게 진지해지고 그래. 아이고, 웃겨서 못 살겠네~(웃음). 박영진 가만있어봐. 다시 얘기하자면 개그맨으로 산다는 건 행복한 일이고, 개그맨으로 살아가야 될 사람이 그렇게 못 살 때가 정말 힘든 거죠.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방관 아저씨가 경찰서에 가 있으면 어색하잖아요. 주위 개그맨들을 보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친구들도 많아요. 시청률이나 인기로만 평가받지 않고 개그맨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좀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물론 개그맨들도 불평, 불만만 늘어놓기보다는 시청자들에게 더 재밌는 웃음거리들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요. 그래도 생활전선에 놓인 개그맨 동료들을 보면 많이 안타깝고 아쉬워요. 김기열 개그맨으로 산다는 건 좋은 일이죠. 잘만 되면 높은 수익도 얻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생활을 누릴 수도 있고요. 하지만 잘 안 됐을 때는 힘들죠. LADY 반면에 김영희씨는 아직 막내니까 현실적인 아쉬움보다는 아직 재밌고 신나는 기분이 더 클 것 같아요. 김영희 그렇죠. 저는 데뷔한 지 1년도 안 된 신인이잖아요. 아직까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어서 재밌고 즐거운 마음이 더 커요. 지금의 패기와 열정이 앞으로도 계속됐으면 좋겠어요. 돈과 인기를 얻고 잃느냐를 떠나서요. LADY 꿈 많은 후배인 만큼 개그우먼 선배들을 보며 롤모델로 삼는 분들도 있겠네요. 김영희 네, 있어요. 신봉선 선배와 조혜련 선배요. 조혜련 선배는 제가 MBC 공채 개그맨으로 활동할 때 ‘하땅사’에 함께 출연했는데요. 당시 선배가 허리디스크 수술을 해서 거동이 굉장히 불편하셨는데 절대 다른 사람에게 떠맡기지 않고 그 아픈 몸으로 몸 개그를 직접 소화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뒤에 와서는 괜찮다고 하셨고요. 그런데 그 다음날 결국 다시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좀 충격이었어요. 다른 선배들이 한 번쯤 대신 자리를 채워주실 수도 있었을 텐데 그 경력과 나이에도 식지 않는 열정이 부러웠어요. 그리고 신봉선 선배는 제가 개그우먼이 되기 전터 굉장히 좋아하던 분이에요. 그 선배의 연기와 코너 모두 제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이고요. 늘 얘기하지만 제 눈에는 신봉선 선배가 정말 예쁜 얼굴이에요. 다른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기도 하지만요(웃음). LADY 지난해 ‘두분토론’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은 만큼 2011년 계획도 남다를 것 같아요. 박영진 개인적으로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고, 직업적으로는 더 발전된 개그맨이 되고 싶어요. 저는 이제 알겠거든요. 딱 느낌이 있어요. ‘두분토론’의 인기를 뛰어넘으려면 그보다 더 재미있는 코너를 갖고 나타나야 하는데 그게 정말 힘들어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융통성 있게 더 노력해야겠죠. 김영희 저는 앞으로의 활동이 좀 부담스러워요. 신인상을 탔을 때도 그날만 좋았고 다음날부터는 부담이 한 가득이었어요. 상 받은 것 이상의 값어치를 하고 싶거든요.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엄마와 서울에서 둘이 살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엄마가 건강해지셨으면 좋겠어요. 당뇨를 앓고 계셔서 몸이 편찮으시거든요. 먹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시는 분인데 풀 종류 반찬만 드셔야 하니까 마음이 아파요. 제 일도 잘되고 엄마도 건강해지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아참, 저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제 동기들 모두 잘됐으면 좋겠어요. 김기열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제가 더 잘되는 게 새해 소망입니다. 박영진 맞아요. 현실적으로 모두 잘될 수는 없어요. 김기열 그래서 저는 다 잘되라고 안 합니다. 망하는 사람도 있어야 잘되는 사람도 있죠(웃음). 박영진 그렇죠. 자본주의 시장은 경쟁 사회입니다. 다 잘되자고 하면 안 돼요. 김기열 영진이하고 지금 3년째 아이디어를 짜고 코너를 만들고 있는데요. 최근에 같이 시작하려고 생각해둔 아이템이 있어요. 하지만 제가 더 잘되어야 하니까 주인공은 접니다. 박영진 사실 제가 어떤 코너에 들어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을 때 ‘두분토론’을 기획하고 제게 손을 내밀어준 게 기열이에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참 고맙죠. 사실 이 코너가 잘 안 될 줄 알고 그냥 시큰둥하게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잘돼서 다행이고, 시청자분들께도 고맙습니다. 무엇보다 영희에게 가장 고맙죠. 이 친구는 ‘두분토론’에 출연하기 전까지만 해도 늘 선배들 뒤에서 박수 쳐주던 친구였는데, 지금은 ‘두분토론’을 살려준 고마운 후배죠. 저는 이 모든 만남이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김기열 그러니까 새 코너도 함께하자, 영진아. 박영진 저는 계속 잘될 것 같은데요. 같이 코너를 하느냐 마느냐는 과연 기열이가 얼마만큼 가느냐가 관건이죠. 제가 볼 때 기열이는 개그에 목숨 바칠 사람이 아니거든요. 사업적 마인드가 있기 때문에 언제 개그계를 떠날지 몰라요(웃음). 연기와 노래, 외모가 아닌 오직 아이디어만으로 무대 위에서 승부하는 개그맨들의 인생은 쉼 없는 마라톤이다. 잠시 찾아온 인기에 안주할 틈도 없이 계속해서 웃음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감을 잃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고, 대중을 웃길 수 없는 일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다는 것이 개그맨의 세계다. 김기열, 박영진, 김영희의 멈추지 않는 열정에서 대한민국 개그계의 밝은 미래가 보인다. <■글 / 윤현진 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 오스트랄 국제영어토론대회 우승 쾌거 이룬 고려대 영어토론동아리
- 2010. 09. 10 16:03 육아/교육
- ㆍ강지수·김민영·윤준빈의 세계무대 제패 공부법 ㆍ“실제 토론 연습을 통해 팀워크를 다지고 다양한 ㆍ방면의 배경지식을 쌓는 데 주력했어요” 찾아보면 유창하게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많다. 자신의 생각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토론을 잘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영어로 토론을 한다면 어떨까. 단순히 영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한다거나 토론 경험이 많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더욱 철저한 준비와 꾸준한 연습이 필요했다. 우리나라대학생들이 세계적인 국제영어토론대회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지난 7월 12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오스트랄 국제영어토론대회’의 결승전. 세계 42개 대학 101개 팀의 열띤 경쟁 끝에 한국의 고려대 영어토론동아리(KUDC) 팀과 말레이시아의 멀티미디어 대학 팀이 결승전에 진출한 상황이었다. ‘이민을 가게 될 경우, 국가에 이민세를 내는 것이 옳은가’라는 주제로 첨예한 접전이 이어진 가운데 결국 ‘사회 취약층의 선택에 따른 권리’를 근거로 반대 입장을 밝힌 고려대 영어토론동아리 팀이 5:2의 심판 판정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강지수 물론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또 그러한 각오로 대회에 참가하긴 했지만 솔직히 예상한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고 돌아올 수 있게 돼서 무척 기뻐요. 특히, 이번에 한국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다른 나라 팀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가 높아지게 된 것 같아 더욱 기분이 좋았어요.” 김민영 대회 진행 일정에 맞추다 보니 하필이면 학교 기말고사 기간이 끝나자마자 출국하게 됐어요. 세 명이 팀으로 충분한 준비와 연습을 하기에는 좀 힘든 상황이었죠. 그래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 거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국제영어토론대회인 ‘오스트랄 국제영어토론대회’는 올해로 35년째 이어지고 있는 대회로, 대회 진행은 ‘오스트랄 형태 디베이트’라 하여 양 팀이 3:3 토론을 이어나가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의회식 토론(Parliamentary Debate)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각 팀들은 주어진 주제를 놓고 찬반으로 나뉘어 토론에 임했다. 특히, 고려대 영어토론동아리 팀의 우승은 동북아시아 국가 출신 최초라는 점에서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지수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동남아시아나 오세아니아에 비해 영어토론을 접하게 된 기간 자체가 매우 짧아요. 그렇기 때문에 경험이 있는 선배들이나 지도해 줄 선생님들이 많지 않고, 또 아직 출전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인지도도 부족한 편이에요. 김민영 세계영어토론대회에 한국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았어요. 또, 우리나라 교육방식이 토론을 중점으로 두는 편이 아니라 다른 국가의 참여 학생들에 비하면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요. 윤준빈 사실 동북아시아 국가 학생들은 이번 대회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제 의회식 영어토론대회에서 썩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편이에요. 모든 교육의 초점이 입시에 맞춰져 있는 터라 평등한 위치에서 상호 토론을 통해 사고력을 기르는 방식의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죠. 대부분은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문제 풀이 요령이나 지식을 전달하는 편이잖아요. 영국이나 호주 학생들을 보면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토론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인지 월등한 실력을 보여주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게다가 유교 영향권은 예의범절과 침묵을 미덕으로 삼아 중시하다 보니, 지금은 비록 많이 약화되었다고 해도 사회 전체적으로 권위적인 위계질서가 확립되어 있죠. 따라서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기가 쉽지 않아요. 자신의 의견을 남에게 적극적으로 피력하지도 않고요.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논리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능력 또한 뒤처질 수밖에 없겠죠. 이처럼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고려대 영어토론동아리 팀이 우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세 사람은 ‘실전 같은 꾸준한 연습’을 통해 ‘탄탄한 팀워크’를 다진 것이 가장 유효했다고 말한다. 물론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세 사람이 한 팀을 구성하고 토론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만큼, 실제 토론 현장과 같은 상황에서의 연습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윤준빈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우선 실제처럼 토론 연습을 하는 것이었어요. 개인의 영어·토론 실력도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야 하겠지만 세 사람의 호흡이 무엇보다 잘 맞아야 하거든요. 발언 순서에 따라 발언인의 역할도 약간씩 달라져야 하고 세 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상호보완도 적절히 이뤄져야 해요. 그래서 실제처럼 상황을 설정해 연습하며 서로의 특성을 파악하고 장점은 극대화하면서도 단점은 보완해줄 수 있도록 했어요. 강지수 대회 준비 일정이 촉박했기 때문에 셋이 함께 모이기조차 쉽지는 않았어요. 대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른 팀들과 연습 토론을 했어요. 모이지 못하는 날에는 각자 신문기사나 책을 읽어가며 공부를 했고요. 의회식 토론대회는 정치, 사회, 국제, 경제, 문화, 과학, 예술 등 정말 다양한 방면에서 주제가 제시되므로 어느 한 분야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해요. 김민영 결승전에서 말레이시아 팀을 꺾을 수 있었던 것도 우리 세 명이 통일된 의견으로 상대방 정책의 실효성과 정당성을 공격해 나갔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다른 나라에 비해 학교나 관련 기관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고 경험자들도 적어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았는데도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폭발적인 집중력으로 좋은 성과를 일궈낸 강지수·김민영·윤준빈씨. 그들은 이번 대회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한다. 윤준빈 이번 대회를 통해서 다른 사람과 의견을 조율해 생산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서로 다른 세 사람이지만 결국 한 팀이 된 거잖아요. 따라서 한 쟁점을 바라보는 팀의 전체적인 관점을 올바로 잡고 일관성 있게 주장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본 대회 전 예비 대회 예선전 마지막 라운드 때는 주제를 받은 뒤 주어진 시간 30분 동안 전체 틀을 논의하는 데만 20분가량을 쏟아 부어 관점 도출을 해냈어요. 덕분에 일본 팀을 이기고 예비 대회 우승도 할 수 있었어요. 강지수 세계 대회에서 잘하는 친구들과 경쟁하면서 경험을 쌓고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대회 참여의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새로운 관점, 새로운 생각들을 많이 접하게 되고, 혼자서는 결코 알 수 없었을 많은 것을 배우게 돼요. 김민영 이러한 국제대회에 참여할 때마다 느끼는 건, 세상이 참 넓고 제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는 거예요. 요즘 대학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고 있는데 결국 ‘어떻게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강지수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연습해서 꾸준히 대회에 도전할 거예요. 더 많이 경험하고 더 많이 배워와야죠. 윤준빈 저도 국내든 국제든 좋은 대회에 계속 참가해보고 싶어요. 이 경험들이 녹아서 실력이 되는 것 같거든요. 요즘 제가 중학생들에게 영어 토론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번에 얻은 노하우도 최대한 많이 전달해주고 싶어요. Know-how 윤준빈 토론대회 참가로 동기 부여 저는 외국에서 공부해본 경험이 없어요. 원래 영어 공부를 많이 하진 않았고 고등학교 때부터 영어토론대회에 참가하며 점점 열심히 하게 됐어요. 사실 정규 교육과정으로 10년씩 영어 공부를 해도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학생들이 많잖아요. 저는 영어 토론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공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대입 시험이나 토익에서 점수를 잘 받아도 제대로 영어로 대화를 이어나가지 못하는 것은 평소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환경을 접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요? 의회식 영어토론대회에서는 한 번 발언 때마다 발언자에게 7~8분 정도의 스피치를 요구해요. 이 연습을 계속하다 보니 의견을 논리적으로 개진하기 위해 생각을 정리하는 능력이 키워지고 영어 실력 자체도 눈에 띄게 향상됐어요. 또 뛰어난 참가자들의 논리 전개력, 어휘 구사력 등을 직접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고요. 김민영 에세이 작성으로 논리력 향상 고등학교 진학 전에 외고를 희망했기 때문에 에세이를 준비하면서 꾸준히 영어 공부를 했어요. 에세이를 자주 써보니까 논리력, 구성력 등이 향상되고 어휘의 폭이나 문장력도 무척 좋아졌어요. 에세이의 글감이 될 만한 것들을 찾다 보니 책도 많이 읽게 되었고 그런 부분이 풍부한 배경지식으로 남기도 했고요. 결과적으로는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입시 공부를 하느라 한동안은 수능 대비 영어 공부만 한 적도 있어요. 그러던 중 고등학교 2학년 즈음에 영자신문을 접해 읽는 습관을 들였어요. 그때 국제관계에 기초적 관심이 생겼고 국제학부 진학을 꿈꾸며 더욱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강지수 수준에 맞는 영어책 읽기 다섯 살 때부터 3년 동안 외국에 거주한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그 뒤로 계속 한국에 있었기 때문에 꾸준히 공부하지 않았다면 거의 잊어버렸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께서 집에 외국 뉴스나 영어로 된 비디오 등을 자주 틀어 놓으셨어요. 꼭 집중해서 보지 않더라도 귀로 내용을 꾸준히 접하면서 편하게 영어를 익힐 수 있었어요. 연령대에 맞는 영어책을 구해 읽은 것도 큰 도움이 됐어요.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제공 / KU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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