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옵션
닫기
범위
전체
제목
본문
기자명
연재명
이슈명
태그
기간
전체
최근 1일
최근 1주
최근 1개월
최근 1년
직접입력
~
정렬
정확도순
최신순
오래된순

경향신문(총 2,265 건 검색)

트럼프, 가상통화 실무그룹 신설 명령···규제 완화 시동
트럼프, 가상통화 실무그룹 신설 명령···규제 완화 시동
2025. 01. 24 08:03국제
... 담은 보고서를 향후 약 6개월 안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하게 된다. 행정명령은 이와 함께 가상통화 업체들을 위한 은행 서비스가 보호받도록 하고, 중앙은행의 디지털통화 창설을 금지하는 내용도...
트럼프 2기
한·미 외교장관, 트럼프 취임 이후 첫 통화…대면 회담 조율
한·미 외교장관, 트럼프 취임 이후 첫 통화…대면 회담 조율
2025. 01. 23 11:18정치
... 통화를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미 외교장관이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통화를 했다. 두 장관은 대면 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일정을 조율키로 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트럼프 2기
최상목 “이른 시일 내 트럼프와 통화 추진”
2025. 01. 21 21:22정치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대외경제현안간담회에서 “이른 시일 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추진하고, 외교·산업부 장관 등 양국 간 고위급 소통도 본격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트럼프관세미국마가최상목
[사설] 윤석열·김건희 통화한 ‘명태균 폰’, 검사가 폐기하라 했다니
[사설] 윤석열·김건희 통화한 ‘명태균 폰’, 검사가 폐기하라 했다니
2025. 01. 21 18:15오피니언
‘공천거래 의혹사건’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검사로부터 휴대전화 폐기를 권유받았다고 법정에서 폭로했다.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야 할 검사가 범죄 피의자에게 증거를 없애라고 시켰다는 것이다....

스포츠경향(총 625 건 검색)

김태원 딸, 국제결혼 한다…영상통화로 사위 첫 대면 (조선의 사랑꾼)
김태원 딸, 국제결혼 한다…영상통화로 사위 첫 대면 (조선의 사랑꾼)
2024. 12. 26 14:59 연예
TV CHOSUN 제공 부활의 기타리스트 김태원이 딸 김서현, 사위 데빈과 함께 새로운 가족 사랑꾼으로 출격한다. 26일 공개된 TV CHOSUN 인기 예능 프로그램 ‘조선의 사랑꾼’ 티저 영상에서 ‘사랑꾼즈’ 강수지, 최성국, 황보라, 김지민은 새 ‘사랑꾼’에 대한 추측을 쏟아냈다. 이에 김국진은 “우리나라에서 사랑에 대한 감성은 이 친구가 다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궁금증을 한층 끌어올렸고, 마침내 공개된 ‘찐 사랑꾼’의 정체는 전설의 기타리스트 김태원이었다. TV CHOSUN 제공 일부 공개된 VCR 영상에서 오랜만에 절친 김태원과 만난 김국진은 “너 살아있었구나”라고 감격하면서 근황 토크를 이어갔다. 이후 김태원은 딸 김서현에게 국제결혼 통보(?)를 받았다고 털어놨는데, 실제로 김태원과 미국인 사위 데빈은 아직까지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영상통화로나마 첫 대면을 앞둔 상황, 김국진은 서툰 영어가 걱정인 김태원을 위해 도움을 자처했다. 김국진이 스케치북에 써준 영어 문장을 김태원이 읽었고, 아빠의 뜻밖의 영어 실력에 딸 김서현, 데빈은 깜짝 놀랐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김태원은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는 건 어떨까? 네 손잡고 들어가서 데빈한테 손을 넘겨주고 싶어”라며 조심스럽게 진심을 꺼냈고, 이에 딸 김서현은 눈시울이 붉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가족 사랑꾼’ 김태원과 미국인 사위의 첫 만남이 과연 어떻게 성사될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대목이다. 한편 TV CHOSUN ‘조선의 사랑꾼’은 오는 2025년 1월 6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전현무, ‘13살 연하’ 장예원과 핑크빛 기류? “1시간 반 통화하기도 해” (전현무계획2)
전현무, ‘13살 연하’ 장예원과 핑크빛 기류? “1시간 반 통화하기도 해” (전현무계획2)
2024. 12. 19 15:48 연예
유튜브 ‘전현무계획’. MBN·채널S 제공. ‘전현무계획2’ 전현무와 장예원이 환상의 토크 케미를 선보인다. 20일(금) 오후 9시 10분 방송하는 예능 프로그램 ‘전현무계획2’ 10회에서는 ‘13년 지기·13세 연하’ 장예원 아나운서와 ‘고추장 추어탕’ 먹방 회동을 한 전현무의 ‘먹트립’ 현장이 펼쳐진다. 전현무는 ‘짝꿍’ 곽튜브 없이 홀로 ‘겨울의 맛’ 특집을 열면서, 김포의 공장지대로 향한다. 공장지대의 ‘고추장 추어탕’ 식당에서 오랜만에 장예원을 만난 전현무는 회포를 풀던 중 “갑자기 왜 존댓말을 써~ 하던 대로 해”라며 분위기를 풀었다. 그러던 중 장예원은 ‘추어탕 트라우마’를 고백한다. 이에 전현무마저 “나랑 똑같네”라고 반응해 험난할 것 같은 ‘대환장 먹방’을 예고했다. 미꾸라지가 곱게 갈린 ‘고추장 추어탕’과 냄비 밥이 나오고, 두 사람은 조심스레 먹방에 돌입한다. 식사 중 장예원은 “전현무 씨가 생각보다 고민 상담을 잘해주는 스타일”이라고 훈훈한 칭찬을 건넸다. 장예원은 “전현무 씨와 통화를 하고 끊으면 1시간 반이 지나있다. 오빠의 진짜 좋은 점은…”이라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후 미꾸라지가 통으로 들어간 대망의 ‘통추어탕’이 나오고, 미꾸라지 한 마리를 숟가락으로 뜬 전현무는 “점이 달마시안 급”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한다. 두 사람의 대환장 먹방과 티키타카는 오는 20일(금) 오후 9시 10분 방송하는 MBN·채널S ‘전현무계획’ 10회에서 만날 수 있다.
LGU+ “AI 통화비서 ‘익시오’, 열흘만에 다운로드 10만건 넘어”
LGU+ “AI 통화비서 ‘익시오’, 열흘만에 다운로드 10만건 넘어”
2024. 11. 24 12:45 생활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AI) 통화 비서 ‘익시오’(ixi-O)가 출시 열흘만에 다운로드 10만 건(16일 기준)을 넘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7일 출시된 익시오는 아이폰 14 이상 단말기에서 보이는 전화, 전화 대신 받기,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통화 녹음 및 요약 기능 등 서비스를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제공하는 AI 기반 서비스다. LG유플러스는 익시오가 하루 평균 5000여 건씩 다운로드 되고 있다며 올해 안에 다운로드 30만 건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유플러스는 이르면 올해 안에 아이폰 14 이전 모델에도 익시오를 적용하고, 내년 중 안드로이드 단말기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고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익시오 기능은 아이폰 통화 녹음 및 요약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음성 통화 내용을 AI가 텍스트로 변환하는 ‘보이는 전화’로 고객 10명 중 3명이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익시오가 출시 2주 동안 6000여 건의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감지, 알림 메시지를 통해 피해 방지에 기여했다고 LG유플러스는 전했다.
‘지금 거신 전화는’ 유연석, 쥐락펴락 통화 중
‘지금 거신 전화는’ 유연석, 쥐락펴락 통화
2024. 11. 23 17:56 연예
MBC 새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유연석이 ‘지금 거신 전화는’의 포문을 강렬하게 열었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MBC 새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기획 권성창/ 연출 박상우, 위득규/ 극본 김지운/ 제작 본팩토리, 바람픽쳐스)에서 유연석은 최연소 대통령실 대변인이자 홍희주(채수빈 분)와 쇼윈도 부부인 ‘백사언’ 역으로 분했다. 그는 속도감 있는 전개 속에서 캐릭터의 이성적인 면모부터 요동치는 감정까지 극적으로 변모시켜 단 1회 만에 안방극장을 완전히 매료시켰다. 유연석은 말끔한 비주얼에 뛰어난 능력을 탑재, 모든 이들이 선망하는 ‘백사언’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턱시도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극 중 파티장에 나타나자마자 일제히 주목을 받은 사언처럼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긴급 브리핑 장면에서 유연석은 때로는 명확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때로는 회유하듯 여유로운 태도로 좌중을 쥐락펴락했고, 결점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대통령실 대변인으로서의 매력을 발산했다. 유연석의 냉철한 카리스마는 전화 통화만으로 세워진 대립각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는 예상치 못한 협박 전화에 냉소 섞인 말투로 상황을 주도하면서도 얼굴에 살짝 스치는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담아냈다. 특히, 희주를 죽이겠다는 협박범의 말에 “시체가 나오거든 그때 연락해”라고 답하는 유연석의 차가운 목소리는 서늘한 분위기마저 자아내기도. 반면, 그는 협박 전화에 대한 조사와 희주의 경호를 지시하는 등 남몰래 철두철미한 모습을 보여 사언의 본심을 궁금하게 했다. 유연석은 사언의 휘몰아치는 감정선을 탁월하게 빚어냈다. 그는 협박범이 자신과 같은 장소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사언이 느끼는 불안감과 혼란스러움을 동요하는 눈동자에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어 유연석은 협박범이 희주와 얽힌 내밀한 관계까지 언급하자 “원하는 걸 말하라고 했습니다”라고 분노를 꾹 눌러 담은 채 대사를 내뱉는가 하면, “넌 반드시 내 손으로 잡는다”라며 매서운 눈빛으로 돌변해 주변 공기마저 얼어붙게 했다. 이처럼 유연석은 상황에 따라 점차 고조되는 캐릭터의 감정을 빈틈없이 쌓아 올렸다. 겉으로 보기에 흔들림 없어 보이는 인물을 무게감 있게 그려냈고, 이후 전쟁을 선포하듯 급변하는 표정으로 긴장감을 순식간에 끌어올렸다. 이에 내공 있는 완급 조절로 극강의 몰입감을 선사한 유연석이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 펼칠 다음 이야기에 기대가 모인다. 한편, 유연석이 출연하는 MBC 새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2회는 오늘(23일, 토)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주간경향(총 16 건 검색)

[주간 舌전] “통화를 이상한 시각으로 보면 곤란”
[주간 舌전] “통화를 이상한 시각으로 보면 곤란”(2024. 06. 03 06:00)
2024. 06. 03 06:00 정치
통화를 이상한 시각으로 보면 곤란하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연합뉴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지난해 8월 2일 낮 12시 7분, 12시 43분, 12시 57분 세 차례에 걸쳐 통화한 사실이 공개되자 지난 5월 29일 변호인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통령실로부터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문자를 받거나 e메일을 받은 게 없냐”는 질의에 “문자나 전화를 받은 것이 전혀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해당 주장과 다른 사실이 밝혀지자 이날 이 전 장관 측은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은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8월 2일 대통령과 장관의 통화 기록은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항명죄 수사 지시나 인사 조치 검토 지시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발언은 “대통령과의 통화한 사실 자체가 없다”는 취지가 아닌 “혐의자에서 사단장을 제외하라는 통화가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쯤 되면 조직적인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이라며 “일반 국민이라면 당장 수사하고 압수수색”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 농단 사건 때 태블릿PC는 ‘박근혜 탄핵’의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자 트리거(방아쇠)였고, 박 전 대통령은 결국 탄핵당했다”며 “대통령의 세 차례 통화, 이 사실이 과연 제2의 태블릿이 될 것인가”라며 탄핵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주간 舌전
[양다솔의 기지개 켜기](20)태양에 대한 통화기록(2023. 03. 24 12:50)
2023. 03. 24 12:50 사회
울적함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밀려오는 순간에 나는 때로 엄마에게 전화한다. 그것은 일요일 오후 4시쯤에 일어나는 일이다. 정점에 달한 오후의 햇살 안에서, 나는 더 이상 나에게 우울함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청소를 마친 집 안은 깨끗했고, 방금 요리한 음식들로 배가 불렀다. 포만감과 온기로 내 몸은 흐드러지고 있었다. 이제는 덩어리들만 남아 있었다. 내가 해야만 하고, 할 수밖에 없는 유일한 일들. 생각하는 것만으로 어깨가 뻐근해지는 덩어리들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파도에 덮쳐 숨을 쉴 수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것을 똑바로 바라볼 수조차 없었다. 그렇다고 멀리 도망갈 수도 없었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엄마는 묻는다. “잘 지내고 있니?” 나는 대답하지 못한다. 그냥 의례적으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면 될 것을 그러지 못했다. 정적 끝에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마치 숨을 내쉬는 김에 하는 것처럼 말한다. “무척, 절망스러워.” 나는 엄마가 전화를 끊고서도 그 말을 얼마나 곱씹을지를 알고 있다. 그 단어는 그의 가슴에 박혀서 시간이 갈수록 더욱 증폭될 것이다. 내 딸이 저 멀리서 혼자 절망하고 있어, 내 딸이 절망하고 있어. 그렇지만 나는 그저 그 외의 다른 대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 엄마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요컨대 친구라든가. 친구들은 절망스럽다는 내 말을 별로 대수로이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전화를 끊은 뒤에 곱씹는 일 따위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내가 보통 자주 절망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말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아무도 떠오르지 않았다. 어떤 얼굴도 기억나지 않았다. 마치 세상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그러나 아무도 없을 때도, 거기엔 엄마가 있었다. 엄마는 때로 내 세상의 유일한 수신자가 되었다. “절망.” 엄마는 나를 따라 말했다. 마치 그 외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는 듯이. “거기는 정신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으로 나뉘어.” 엄마는 요즘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국가에서 지원하는 교육을 받고 있다. ‘조금만 더 늦었으면 큰일 났을 뻔했어.’ 교육을 들으러 다녀온 첫날에 엄마는 말했다. 자신이 돌보게 될 노인들과 자신의 나이가 정말이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엄마와 함께 교육받는 교육생들 전부가 이미 늙은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어딘가에는 그보다 더 늙은 사람들이 있었다. 아직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 이제는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을 돌보려 하고 있었다. 엄마는 이제 이론 교육을 마치고 현장 실습에 나가고 있었다. “정신이 없는 사람은 그냥 침대에 누워만 있고, 그나마 정신이 있는 사람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나는 묻는다. “문?” “응. 누군가 들어오면 문이 열린 틈을 타 밖으로 나가려고. 거기 서 있기도 하고 의자를 가져다 두기도 하고 하여튼 거기서 하루종일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려. 그러다 내가 들어가서 문이 열리잖아, 근데 문이 닫힐 때까지 거기에 닿지를 못 해.” 엄마는 웃는다. 수백 번 달려나갔을 마음과 한없이 더디기만 한 몸, 순식간에 벌어졌다가 사라지는 문의 틈새 같은 것이 눈앞에 떠올랐다 사라진다. “하루종일 문이 열리길 기다린 사람이 그걸 놓쳤을 때 그 눈빛이란, 도저히 쳐다볼 수가 없어.” 그 말을 하는 엄마의 목소리가 꼭 그 눈을 앞에 둔 것처럼 다시 무너진다. 나는 그 눈빛을 상상한다. 상상 속 사람은 거울을 보고 있다. “하루는 어떤 아저씨가 나한테 이리 좀 와 보래. 그러더니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먹을 걸 꺼내 줘. 그러면서 그냥 이 종이에다가 저 문의 비밀번호만 적어주면 된대.” 엄마는 그 말을 하는 동안 웃는다. 아마 그 말을 들었던 순간에도 웃는 것 말고는 별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엄마가 데리고 나가주면 안 돼?” “그럼 내가 그 사람의 안전에 대한 전적인 책임자가 돼. 밖에 나가면 무슨 일이 날지 모르는데 말이지.” 나는 노인이 혼자 밖에 나가서 낼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본다. 넘어질까. 뛰어내릴까. 부술까. 전력으로 질주할까. 누군가를 찾아갈까. 헤맬까. 엄마는 또 무언가 생각난 듯이 말한다. “어떤 사람은 지금 집에 세 살짜리 애가 혼자 있다고, 자기가 얼른 가서 봐줘야 한다고. 막 다급해. 빨리 가야 하니까 어서 문 열어달라고.” 엄마는 뜸을 들인다. “그 애가 세 살이었던 때의 기억만 머릿속에 살아 있는 거지.” 엄마는 조금 더 천천히 말한다. 우리는 생각에 잠긴 듯 잠시 말이 없다. 나는 기억이 어떤 것은 살고, 어떤 것은 죽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아, 그런데 매일 문 앞에서 기다리던 그 아저씨가 이제는 침대에 누워만 있어.” 침대 위에 수평으로 포개어진 한 늙은 남자의 몸을 떠올린다. 그것은 절망의 모양과 비슷할까. 그것을 방안에 앉아 있는 내 모습과 나란히 두어본다. 아저씨가 그토록 원하는 밖으로 나가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밖이 있다는 확인일까. 밖으로 갈 수 있다는 확인일까. 나는 묻는다. “엄마는 어떤 기억이 살아남을 것 같아?” 가끔 노인과 대화를 하다 보면 깨닫는 사실이 있다. 이 이야기를 열 번 정도 더 들은 적이 있다는 것. 그러나 여전히 노인의 얼굴은 생생하기만 하다. 영화처럼, 돌림노래처럼 정해진 레퍼토리와 멜로디가 반복되는 동안, 나는 훗날 내가 어떤 이야기를 돌려 부르게 될까 상상해보고는 했다.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과거는 지나가는 것일 뿐이고, 어떤 것이 특별히 크거나 작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어떤 시기를 그토록 강렬하게 느끼게 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그러게. 내가 할 말이 있으려나.” “난 알아.” “뭔데?” “엄마는 말할 거야. 어릴 적에 이모가 얼마나 못되게 굴었고, 나가서 어떤 비행을 일삼았고, 툭하면 집에 와서 모아둔 돈을 빼앗아 갔고, 아빠는 어떤 여자를 만났고, 엄마는 빚을 갚느라 전전했고….” 돌고 돌아서, 살고 살아서 엄마의 머릿속에 남아 있을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졌다. 한도 많고 어려움도 많은 삶이었다. 한 마디 한 마디 이어질 때마다 엄마가 놀라거나 웃는 소리가 들린다. 마치 죽어 있던 기억을 깨우기라도 한 것처럼. “네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그럴 것 같네. 생각지도 못했다.” 엄마는 어디서부터 잊어버리기 시작한 걸까. 내가 엄마가 무슨 말을 하게 될지 아는 것처럼 엄마도 내가 무슨 말을 하게 될지 알까. 어쩌면 나는 엄마에 대해 말하게 될까. 아니면 절망에 대해 말하고 있을까. 침대와 문 중에 나는 어떤 곳에 더 가깝게 서 있게 될까. 무얼 기다리게 될까. 그 순간 엄마가 말했다. “절망하지 마.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나는 그만 웃어버리고 말았다.
양다솔의 기지개 켜기
[취재 후]가상통화의 ‘빛바랜 미래’(2022. 12. 30 14:54)
2022. 12. 30 14:54 경제
2009년 비트코인 출시 이후 가상통화 시장은 ‘혁신’, ‘탈중앙화’, ‘투명성’, ‘미래 먹거리’ 등의 가치를 내세우며 빠르게 외형을 키워왔다. 13년이 지난 지금 누군가는 여전히 가상통화의 ‘미래 가능성’에 방점을 찍고 누군가는 가상통화가 아무 실체가 없다고 비판한다. 비트코인 출시 이후 가상통화는 탈중앙화된 대안화폐로의 가능성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화폐의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축소되고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자산으로서의 성격이 강조됐다. 하지만 2022년 한 해 동안 일어난 사태는 가상통화가 과연 ‘디지털 자산’으로서도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의 질문을 남겼다. 박송이 기자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위믹스 상장폐지 등 대형 사고가 줄줄이 터졌다. 단순히 유동성 위기에서 비롯된 사고가 아니었다. 고객의 자산과 회사의 자산을 분리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예고된 사고였다. 유동성 거품이 꺼지고 대형 악재들이 가상통화 시장의 취약한 생태계를 드러내면서 가상통화가 내세웠던 가치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가상통화가 내세운 ‘혁신’의 가치가 전혀 구현되고 있지 않으며 미래에도 그 가능성은 적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는다. 2010년대에 ‘인공지능’과 함께 가상통화의 기반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이 각광을 받았다. 인공지능은 실생활에 여러 편리를 가져다줄 만큼 발전했다. 반면 ‘블록체인’은 사회적으로 어떤 효용을 남겼는지 여전히 회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기존의 기술로도 충분히 구현 가능한 기능들을 ‘블록체인’으로 대체해 포장만 하는 무의미한 ‘기술세탁’도 만연해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국회에서는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가상통화 기본법 제정 논의가 진행 중이다. 가상통화는 실체가 없기 때문에 규제도 육성도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가상통화의 미래 가능성을 위해서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블록체인 산업, 미래 가능성, 혁신 가능성 등 가상통화 규제를 증권보다 완화해 줘야 할 이유를 충분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취재 후
유동성 축소·파산 릴레이···가상통화 ‘봄이 오긴 할까’(2022. 12. 23 11:37)
2022. 12. 23 11:37 경제
미 연준 기준금리 인상 지속···'위험자산' 직격탄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등에 생태계 붕괴 위기 2022년 가상통화 시장은 혹독한 빙하기였다. 지난 3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3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연준이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금리는 1년새 4.25%포인트 오른 4.25~4.5%까지 치솟았다. 고강도 긴축 정책으로 전 세계적으로 풀려 있던 돈을 다시 거둬들이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변동성이 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통화 시장은 유동성 축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11월 14일 세계 3대 가상통화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으로 비트코인 등의 가상통화 가격이 급락세를 보였다.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가상통화 시세가 표시돼 있다. / 연합뉴스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위믹스 상장폐지 등 대형 사고도 줄줄이 터졌다. 지난 5월 세계 1위 가상통화거래소 바이낸스 기준 시가총액 9위,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 기준 시가총액 4위였던 한국산 가상통화 루나와 테라가 하루아침에 휴지 조각이 됐다. 피해자는 28만명, 피해액만 77조원으로 추산됐다. 그 여파로 암호화폐 대출회사 셀시우스 네트워크(Celsius Network), 대출·중개 업체 보이저 디지털(Voyager Digital), 가상통화 헤지펀드 스리애로캐피털(3AC) 등이 파산을 신청했다. 지난 11월에는 세계 3대 가상통화거래였던 FTX가 파산했다. 미국 가상통화 전문매체 코인데스크가 FTX 자회사 알라메다리서치의 재무건전성을 지적하면서다. 보도 후, 바이낸스가 보유하고 있던 FTT(FTX 자체 발행 가상통화)를 전량 매각하겠다고 밝혔고, 투자자들이 뒤따라 코인을 매도하는 ‘코인런’ 사태가 발생했다. FTT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폭락하면서 FTX는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FTX와 연관돼 있던 가상통화 대출업체 블록파이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국내에서도 악재는 이어졌다. 지난 11월 국내 게임업계 7위 업체인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가 국내 4대 거래소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서 거래지원이 종료(상장폐지)됐다. 위믹스는 한때 시가총액이 3조1170억원까지 올랐던 국내 주요 코인 중 하나였다. 거래소에 제출된 위믹스의 유통량이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됐다. 잇따른 대형 악재로 가상통화에 대한 불안이 증폭되면서 가상통화 시장은 급격히 축소됐다. 2021년 말 8000만원까지 치솟았던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1월에 500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악재가 거듭되면서 이달(12월) 들어선 2200만원까지 떨어졌다. 가상통화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3조달러(약 3900조원)에 달했으나 현재는 3분의 1 수준인 8000억달러(약 1040조원)로 쪼그라들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2021년 신규 상장한 가상자산 8000여개 중 41%인 3322개가 올해 상장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2조8538억원) 대비 62.7% 감소한 1조569억원을 기록했다. 가상통화 가격이 급락하고 가상통화 시장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는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2018년에도 1년여 동안 가상통화 버블이 붕괴되는 ‘크립토 윈터’가 지속된 바 있다. 2022년의 가상통화 혹한기는 2018년과는 다른 양상이라는 분석이다. 김병권 전 정의정책연구소장은 “가상통화의 독자적인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지금까지 커져왔는데 그 생태계의 사슬이 끊어지고 붕괴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FTX가 파산하면서 연달아 가상통화 대부업체들도 파산하는 등 2018년과는 달리 생태계 자체가 깨지는 상황이라 복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뢰도도 추락 중이다. 지난 12월 7일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인 800명을 대상으로 한 경제 설문조사에서 가상통화를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자가 8%인 반면, 부정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43%에 달했다. 내년 전망도 어둡다.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는 12월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 1만7000달러 선인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에는 5000달러까지 추가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라진 가치, 취약한 생태계 2009년 비트코인 출시 이후 지난 13년간 가상통화 시장은 ‘혁신’, ‘탈중앙화’, ‘투명성’, ‘미래 먹거리’ 등의 가치를 내세우며 빠르게 외형을 키워왔다. 코로나19 이후 확대된 유동성이 대거 유입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점을 찍는 등 가상통화 시장도 호황을 누렸다. 유동성 거품이 꺼지고 대형 악재들이 가상통화 시장의 취약한 생태계를 드러내면서 가상통화가 내세웠던 가치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김병권 전 소장은 가상통화와 블록체인이 내세웠던 ‘혁신’에 대한 성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소장은 “지난 13년간 비트코인을 포함해 가상통화가 사회에 어떤 이익을 줬을까. 2010년대에 전 세계적으로 두 가지 기술이 주목을 받았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가상통화와 인공지능이었다”라며 “인공지능은 사회적으로 어떤 이익을 줬는지 명확하게 드러났다. 번역을 하고 사람이 하는 말도 잘 알아듣고 이제는 기사도 쓴다. 가상통화는 그로 인해 이익을 보고 손해를 본 개인들은 있지만 사회적으로 어떤 이익이 있었는지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11월 24일 국내 최대 가상통화거래소 업비트는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위믹스(WEMIX)의 거래지원 종료가 결정됐다고 공지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 연합뉴스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블록체인과 가상통화에 대한 발상, 또 그 발상을 실제로 구현했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혁신인 것은 맞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을 통해 인류가 혜택을 누렸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라며 “예를 들면 특허 하나하나는 다 혁신이지만, 실제로 이 특허가 상업화되고 실생활에 쓰이는 건 1%도 안 될 것이다. 물론 가상통화에 대해 충분히 실험할 필요는 있지만,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블록체인과 가상통화가 한국사회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마지막 남은 수단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과대하게 주목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좀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상통화가 강조한 ‘투명성’의 가치도 구현되지 않았다. 오히려 테라·루나 사태에서 뚜렷이 드러났듯 가상통화 시장에서는 ‘정보 비대칭성’이 고질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테라·루나 사태는 1테라가 1달러에 고정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과 1테라를 1달러어치의 루나와 교환할 수 있도록 한 설계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2019년 4월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테라 백서는 1테라의 가격이 0.9달러면 1테라를 1달러 가치의 루나와 교환해 0.1달러만큼의 차익을 얻을 수 있고, 반대로 1테라의 가치가 1.1달러일 때는 1달러만큼의 루나를 1테라와 교환해 0.1달러만큼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테라의 잠재적인 응용 분야는 엄청나다. 테라는 온라인 결제의 매개체로 사용돼 사람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라며 “(테라의) 투명하고 민주적인 분배 메커니즘”을 강조했다. 백서는 증권으로 치면 증권신고서와 같다. 증권신고서에는 증권의 종류, 만기, 발행가액, 투자위험요소, 회사의 재무사항 등을 기재해야 한다. 증권신고서와 달리 백서에는 가상통화의 주요 내용에 대한 의무 공시가 제도화돼 있지 않다. 테라 백서는 투자자들이 테라를 대량으로 매도하면서 테라와 루나가 같이 폭락할 수 있는 위험 등 설계에 잠재된 위험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5월 테라의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디페깅(depegging) 현상이 지속되면서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테라를 대량 매도했다. 테라·루나는 함께 폭락하면서 휴지 조각이 됐다. 가상통화 발행자와 투자자 사이에 발생하는 ‘정보 비대칭성’은 오랫동안 업계의 큰 문제로 지적돼왔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가상통화 발행자, 거래소, 투자자가 갖고 있는 정보가 다 다르다. 투자자가 갖고 있는 정보가 제일 적다. 백서에 가상통화에 대한 정보가 기재돼 있어도 백서를 읽어보고 투자하는 투자자가 별로 없고, 백서의 내용이 부실한 경우도 상당히 많다. 백서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가상통화가 내세운 ‘탈중앙화’ 운영 방식 또한 가상통화 시장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탈중앙화’된 민주적인 운영이 아니라 CEO의 독단적인 판단이 중심이 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권도형 대표, 샘 뱅크만 프리드 FTX 대표 등 이른바 ‘젊은 천재’로 불린 이들의 경영방식은 탈중앙화와 거리가 멀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는 “주먹구구식으로 가상통화 업계가 돌아가고 있다”라며 “대부분이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이라는 말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결국은 소기업이라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한꺼번에 큰 돈이 주어졌을 때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에 대한 답이 부족하다. 아마추어들”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문제는 이들이 스스로를 ‘천재’라고 지칭하는데, 이는 오만한 것을 넘어 자신들이 뭘 모르는지조차 모른다는 얘기”라며 “지금의 위기는 가상자산 업계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역량이 안 되는 사람들이 자의식 과잉으로 업계를 망쳐놓은 부분도 있다”라고 말했다. 2021년 4월 권도형 대표가 트위터를 통해 홍보한 ‘앵커 프로토콜’과 관련해서는 안팎으로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다. 권 대표는 투자자가 테라를 예치하면 루나로 바꿔주고 최대 20% 이자를 주겠다고 나섰다. 이 ‘앵커 프로토콜’을 두고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 수법)와 유사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6월 24일 경향신문이 보도한 ‘탈중앙 외친 테라 일당, 실상은 ‘중앙집권적 조직범죄’…미국 살펴보니’ 기사를 보면, ‘앵커 프로토콜’을 두고 투자자 및 개발자 등의 문제 제기가 있었으나 폐쇄적인 중앙집권적 의사결정 구조로 이를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경제학자 프랜시스 코폴라가 트위터에서 ‘앵커 프로토콜’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권 대표는 “나는 가난한 사람과 토론하지 않는다”고 답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탈중앙화 시스템은 중앙에 관리자가 없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과반수 이상이 동의해야만 업데이트를 하거나 규정을 바꿀 수 있다. 실제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테라·루나의 경우 ‘앵커 프로토콜’을 비롯해 여러 규정안이 올라왔을 때 실제로 일반 투자자들은 거의 의견을 내지 않았다. 권도형 대표와 개발자들만 의견을 올리고 자기들끼리 투표를 했다. 뭔가 잘못 돌아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반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탈중앙화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다. 블록체인 비즈니스 모델은 협동조합과 가깝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잘 봐야 한다. 그럴수록 잘되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가상통화 시장 규제 필요 가상통화가 내세운 ‘혁신’, ‘탈중앙화’, ‘투명성’ 등의 가치는 가상통화 시장을 자율규제로 둬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됐다. 하지만 가상통화 시장의 현실은 내세운 가치와 달랐다. 김병권 전 소장은 “가상통화가 공개적으로 표방하고 있는 대의명분과 실제 설계구조, 그리고 그 설계구조가 현실에서 구현되는 것이 각각 다르다. 문제는 이들이 마치 자신들이 표방하는 대로 실제 일이 돌아가는 것처럼 일반인들에게 이야기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12월 21일 FTX 설립자 샘 뱅크만 프리드가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 AP 연합뉴스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자율규제보다는 가상통화 시장에 대한 규제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천창민 교수는 “가상통화업은 긴 호흡으로 보면 증권업과 굉장히 유사하다. 증권업 규제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다. 100년 동안 실패를 반복했고 실패의 교훈들을 규범으로 반영한 결과물이 지금의 증권법”이라며 “가상통화는 지금까지 ‘혁신’이라는 기능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그에 따른 위험들은 무시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 정무위에는 윤창현·백혜련 의원의 디지털자산기본법이 계류 중이며 병합심사를 앞두고 있다. 백혜련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각각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규제 등에 관한 법률안’, ‘디지털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안심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두 법안 모두 내부자거래, 시세조종, 부당거래 등 불공정행위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소비자보호연구센터장은 “최근에 문제가 된 사건들은 중앙집중화된 권력의 남용으로 발생했다. 형법 또는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죄를 적용해야 하는데 디지털자산 불공정거래규제에 관한 근거법이 없어 구성요건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한편 가상통화의 증권성을 무리하게 확장해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조항을 적용하려고도 한다”라며 “가상자산에 대한 근거법이 있으면 존재만으로도 매우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고 이 근거법을 1단계로 이후 단계적으로 입법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새 법의 제정이 소급 불가의 근거가 돼 기존의 잘못에 대한 면죄부가 돼서는 안 된다는 비판도 있다. 홍기훈 교수는 “새 법을 만들기보다 지금 있는 공정거래법과 소비자보호법으로 지금까지 가상통화 업계가 잘못해온 점들을 처벌해야 한다. 근거법이 없어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면 지금까지 문제가 됐던 일들은 소급에 해당하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라며 “지금 권도형 대표를 처벌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새 법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있는 법으로 시시비비를 따지고 처벌해야 한다. 그런 시도조차 적극적으로 안 하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가상통화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EU의 MiCA 규제안은 기존의 증권규제체계의 규제 원칙을 적용해 공시규제, 불공정거래규제, 사업자규제를 단일 입법으로 체계화했다. 국내에서는 국회가 근거법에 대한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지만, 이후 규제를 체계화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바가 없다. 김승주 교수는 “네거티브 규제(법률이나 정책에서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규제 방식)의 정신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 포지티브 규제(법률이나 정책에 허용되는 사항을 나열하고 그 밖의 것을 허용하지 않는 방식)로 규제를 만들면 과거 공인인증서에서 발생했던 것과 똑같은 문제가 생긴다”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네거티브 규제는 일일이 국가가 나서는 게 아니라 시장의 선택에 맡기자는 것이고 정부가 할 일은 시장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보가 많이 유통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보 공시를 투명하게 하도록 하고 허위로 기재했을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검토하는 등의 규제다. 그런 큰 틀을 만들어놓고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천창민 교수는 “가상통화 시장 규제는 순수한 금융법적 관점에서 보면 이미 결론이 나 있다. 직접금융시장이기 때문에 증권업을 대상으로 한 자본시장법에 준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문제는 산업정책적 측면이다. 가상자산업을 활발하게 했을 때 블록체인 산업이 더 크게 활성화되고 이것이 우리 산업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한 측량을 아직 못했다. 블록체인 산업, 미래 가능성, 혁신 가능성 등 가산통화 규제를 증권보다 완화해 줘야 할 충분한 이유가 선명하게 이야기가 돼야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라며 “업계가 나서서 산업의 육성이 유익하다는 점을 충분히 보여줘야 하는데 아직 역량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이렇게 가다 보면 규제 정도에 대해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레이디경향(총 1 건 검색)

‘과외앱 토막살인’ 정유정 실제 통화 음성 공개된다
‘과외앱 토막살인’ 정유정 실제 통화 음성 공개된다
2023. 09. 20 11:39 화제
<악인취재기>는 ‘20대 또래 여성 살인자’ 정유정의 실제 통화 음성을 공개한다. 웨이브 제공 웨이브(Wavve) 오리지널 <악인취재기>가 ‘20대 또래 여성 살인자’ 정유정의 실제 통화 음성을 공개한다. <악인취재기>는 온갖 의혹과 음모로 악취나는 사건 현장을 추적해 어둠 속에 가려져 있던 악인들의 실체를 드러내는 다큐멘터리다. 20일 공개된 1차 티저영상에서는 ‘과외앱 토막살인 사건’ 정유정이 체포 당시 아버지와 통화한 실제 음성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충격을 안긴다. 그는 “내가 죽이진 않았고…”, “내가 자르진 않았지”라고 침착하고 덤덤하게 아버지와 대화를 이어갔다. <악인취재기>는 ‘과외앱 토막살인 사건’ 정유정을 시작으로, 사이비 교주, 두 얼굴의 키다리 목사, 불법 개 번식장 브로커, 필리핀 마약왕 등 강력 사건과 이에 얽힌 악인의 추악한 실체를 추적하는 리얼한 취재 과정을 전할 예정이다. 웨이브는 <악인취재기>를 통해 올해 초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최초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교양 부문 노미네이터 등으로 주목받았던 ‘국가수사본부’의 화제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웨이브 오리지널 다큐 ‘악인취재기’는 9월 29일(금) 첫 공개된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