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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70 건 검색)

제주 어선 실종자 1명은 어디에…수색에 해녀도 동참
제주 어선 실종자 1명은 어디에…수색에 해녀도 동참
2025. 02. 03 16:46지역
... 1명인 30대 인도네시아 선원을 발견해 인양했다. 당시 해당 선원은 실종자 수색에 함께 나선 하도리 해녀가 발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녀들은 해경 대원들과 조를 이뤄 수중 수색을 실시 중이다. 해녀들은...
어선실종자수색좌초선원제주하도토끼섬
거제 앞바다서 물질하던 20대 해녀 숨져
거제 앞바다서 물질하던 20대 해녀 숨져
2025. 01. 14 19:44사회
... 해녀를 구조하고 있다. 창원해경 제공 경남 거제 앞바다에서 20대 해녀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창원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4일 오후 2시 4분쯤 거제시 능포동 한 방파제 인근 바다에서 ‘해녀가 물에...
소멸 위기에…“제주 해녀 하실 분?”
소멸 위기에…“제주 해녀 하실 분?”
2025. 01. 03 06:00지역
... 경험과 기술 부족 등으로 소득이 적을 수밖에 없다. 제주도가 이를 보전하기 위해 어촌계에 가입 후 해녀증을 발급받은 신규 해녀를 대상으로 3년 동안 월 50만원을 지원한다. 제주도 관계자는 “신규 해녀...
“제주해녀 해보실래요?” 신규해녀 정착지원금 대상 40→45세로 확대
“제주해녀 해보실래요?” 신규해녀 정착지원금 대상 40→45세로 확대
2025. 01. 02 11:49지역
... 경험과 기술 부족 등으로 소득이 적을 수밖에 없다. 제주도가 이를 보전하기 위해 어촌계에 가입 후 해녀증을 발급받은 신규 해녀를 대상으로 3년 동안 월 50만원을 지원한다. 제주도 관계자는 “신규 해녀...
해녀제주도신규해녀공공심야약국산후조리비제주고령화정착지원금

스포츠경향(총 53 건 검색)

‘인간극장’ 맨도롱 또?f한 해남이우다···해녀들의 청일점! 6년 차 ‘해남’ 기석씨
‘인간극장’ 맨도롱 또?f한 해남이우다···해녀들의 청일점! 6년 차 ‘해남’ 기석씨
2025. 01. 19 23:53 연예
KBS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오전 7시 50분에 KBS1 ‘인간극장’에서는 ‘맨도롱 또?f한 해남이우다···해녀들의 청일점! 6년 차 해남 금성마을 기석씨’를 방송한다. 눈 덮인 한라산이 굽어보는 제주의 겨울 바다. 그 바다를 삶의 텃밭으로 삼은 이들이 있으니 바로 해녀들이다. 해남이 된 지 올해로 6년째. 투박한 모습 속에 누구보다 맨도롱 또?f한 마음을 품고 있는 남자, 금성마을 해남, 기석 씨를 만나보자.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주 바다는 소라 철이다. 제주도 서쪽, 애월읍에 속해있는 금성마을. 물 때가 되자 바닷가 앞 작업장으로 해녀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고령의 해녀 삼춘들이 대부분인 다른 마을과 달리 금성마을은 특이하게도 7명의 해녀들 모두 40대 안팎의 젊은 해녀들이다. 그들을 이끄는 수장은 어촌계장 문기석(48) 씨. 그 역시 직접 물질을 하는 6년 차 해남이다. 수십 년 물질해 온 삼춘들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먼 초보 해남이지만 금성리 어촌계 젊은 해녀들 사이엔 에이스 중 에이스다. 물에만 들었다 하면 망사리 가득 소라를 잡아 오는 것은 물론 문어도 네댓 마리씩 잡아 오곤 한다. 해남이 되기 전 기석 씨의 직업은 20여 년 경력의 베테랑 목수. 물질하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그가 해남이 된 건 오로지 나고 자란 고향마을, 그 바다를 지키려는 마음 때문이었다. KBS 어촌마을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는 ‘어촌계’. 특히 제주의 어촌계는 해녀들에게 누구보다 큰 힘이 되는 조직인데 애월읍 곽지리와 한림읍 귀덕리 사이에 자리한 금성마을엔 2020년까지도 어촌계가 없었다. 70년대 정부 정책에 의해 통합됐다가 지난 97년 다시 각 마을 단위로 분리됐지만, 애월 어촌계로 흡수됐던 금성마을은 규모도 작고 해녀 수도 크게 줄어 부활하지 못했다. 당시 마을 청년회장으로 활동하던 기석 씨는 어촌계가 활성화된 다른 마을을 보고 ‘우리도 바다가 있는데 왜 어촌계가 없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됐고, 하나둘 은퇴하는 해녀 삼춘들을 보며 이러다 마을에서 영영 해녀의 명맥마저 끊어져 버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어촌계를 재건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어촌계를 되살리려면 규정상 계원이 최소 10명 이상은 돼야 하는 상황. 그래서 기석 씨는 스스로 물질을 배워 해남이 되기로 했다. 동생 못지않게 마을을 사랑하는 형 문기준(52) 씨도 함께 해녀학교에 입학했고, 뒤이어 아내 김주희(45) 씨도 해녀가 됐다. 덕분에 5년 전 어촌계가 부활했고 기석 씨는 어촌계장으로, 형 기준 씨는 마을 이장으로 선출돼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금성마을에 새집을 지은 기석 씨. 학교 때문에 제주 시내에서 지내는 딸 나영이(15)와는 주말에만 보게 됐지만, 계속 물질을 하자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기석 씨가 이리 뛰고 저리 뛴 덕분에 해녀들의 복지는 한결 좋아졌다. 변변한 작업장이 없어 물질 후 젖은 잠수복을 입고 집까지 가야 했던 해녀들은 가건물이나마 옷을 갈아입고 어구를 보관할 작업장을 갖게 됐고, 올해 은퇴하는 해녀 삼춘들은 도지사 표창장까지 받게 됐다. KBS 요즘 기석 씨의 가장 큰 고민은 바다 날씨와 수확량. 올겨울 유난히 북풍의 기세가 매서워 물때가 와도 물에 들어가지 못하는 날이 많다. 가뜩이나 기후 변화로 수온이 높아지면서 바다 환경이 척박해져 수확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물질까지 못 하니 애가 탈 노릇이다. 게다가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면 파도를 타고 오는 해양 쓰레기도 골칫거리다. 그래도 바다가 좋고 물질이 좋아서, 생계를 위해 목수 일을 계속하면서도 기석 씨는 해남을 1순위로 두고 언제든 바다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해녀 삼춘들의 명맥을 잇고 마을 앞바다를 지키기 위해 해남이 된 기석 씨, 그를 따라 제주의 시린 겨울 바닷속으로 들어가 본다. KBS
송지효, 해녀 된다···‘딥 다이브 코리아’ 출연
송지효, 해녀 된다···‘딥 다이브 코리아’ 출연
2024. 10. 23 14:39 연예
송지효. 넥서스이엔엠. 배우 송지효가 ‘딥 다이브 코리아: 송지효의 해녀 모험’을 통해 해녀에 도전한다. 다큐멘터리 ‘딥 다이브 코리아: 송지효의 해녀 모험’은 BBC 스튜디오와 JTBC의 첫 오리지널 공동제작 프로젝트로, 송지효가 해녀가 되기 위해 인생 최대의 도전에 나서는 모습을 그린다. 송지효는 ‘딥 다이브 코리아: 송지효의 해녀 모험’에서 해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고강도 훈련에 도전, 전설적인 해녀들과 함께 프리다이빙을 비롯해 실제 물질부터 다양한 일상을 함께하며 그들의 세계로 들어간다. 수영 선수였던 어머니와 해녀였던 이모 덕분에 해양 활동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송지효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해녀가 되기 위한 훈련 과정을 압축해서 단기간 안에 소화할 예정이다. 또한 신체적 훈련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준비도 요구되는 이 특별한 도전 속에서 그만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세계 7대 자연 경관 중 하나로 선정된 제주도의 경이로운 풍경까지 소개할 것을 예고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의 해녀 문화는 그 독특한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된 바. 이에 송지효가 해녀들의 지혜와 문화, 놀라운 재능을 어떻게 담아낼지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송지효가 아시아 콘텐츠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후문까지 더해져 더욱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송지효는 소속사 넥서스이엔엠을 통해 “한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세계 무대에 알리는 통로로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다. 저의 도전을 통해 조금이나마 더 많은 분들이 한국의 해녀 문화와 K-콘텐츠에 대해 알고 관심 가져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동참하게 됐다. 단순한 해녀 체험을 넘어서 해녀들의 진짜 삶을 배우고, 그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매 작품 자신만의 색채를 지닌 캐릭터를 구축하며 폭넓은 세대에게 사랑받아온 송지효. 그가 드라마와 영화, 예능을 넘어 K-문화를 알리는 다큐멘터리에 출연하며 진정성 가득한 행보를 펼쳐내고 있어 앞으로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딥 다이브 코리아: 송지효의 해녀 모험’은 2025년 초 JTBC와 BBC Earth 채널을 통해 아시아 전역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황정민, ‘개소리’ 특별출연…해녀 포장마차 주인 변신
황정민, ‘개소리’ 특별출연…해녀 포장마차 주인 변신
2024. 10. 08 08:59 연예
KBS2 제공 배우 황정민이 ‘개소리’에 특별출연해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한다. KBS 2TV 수목드라마 ‘개소리’는 활약 만점 시니어들과 경찰견 출신 ‘소피’가 그리는 유쾌하고 발칙한 노년 성장기를 담은 시츄에이션 코미디 드라마다. 극 중 황정민은 동네에서 해녀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양원희로 분한다. 자식들과 재산 관련 문제로 고민하던 그는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극의 긴장감을 높일 예정이다. 배우 황정민은 최근 SBS ‘굿파트너’에서 전은호(표지훈)의 다정한 엄마로 등장해 활약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가족x멜로’, ‘D.P. 시즌2’, ‘무빙’ 등에서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드는 안정적인 연기로 보는 이들을 사로잡았다. 다양한 작품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황정민. 장를 불문하고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사랑받고 있는 황정민 배우가 앞으로 선보일 새로운 변신에 기대가 모인다. 한편, 황정민이 특별 출연하는 KBS2 ‘개소리’는 9일 9시 50분에 방송된다.
이가령, 제주 해녀들 위한 집짓기 기부 행사 참석
이가령, 제주 해녀들 위한 집짓기 기부 행사 참석
2024. 06. 27 10:14 연예
배우 이가령. 배우 이가령이 은퇴 해녀들을 위한 기부 행사에 참석했다. 이가령은 최근 그랜드워커힐 비스타홀에서 진행된 ‘2024 해피타트 여성들의 집짓기’ 기부행사에 참석, 자리를 빛냈다. 올해 17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비영리단체인 한국해비타트에서 개최한 것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제주 해녀들과 편히 쉴곳없는 은퇴 해녀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참석한 이가령은 안락한 보금자리가 필요한 주거취약 이웃에게 희망과 빛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재능기부를 하게 됐다. 사전 판매된 패션쇼 수익금전액은 제주 해녀 주거환경 개선과 건축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한편 이가령은 OTT플랫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탄금’ 촬영을 마치고 차기작을 검토 중이다.

주간경향(총 7 건 검색)

[취재 후] 나도 해녀가 될 수 있을까
[취재 후] 나도 해녀가 될 수 있을까(2024. 10. 16 06:00)
2024. 10. 16 06:00 사회
나도 해녀가 될 수 있을까. 제주 해녀 문화가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뒤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해녀 수는 점점 줄어 소멸위기인 상황을 취재하면서 한번 상상해봤다. 잠수복을 입어야 하고, 숨을 오래 참아야 하고, 수 미터 깊이의 바닷속에 들어가야 하고, 수영을 잘해야 하고, 해산물을 찾아야 하고…. 제주엔 해녀학교가 있어 외지인도 해녀가 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하니 그곳에서 배우면 될 것이다. 쉽진 않겠지만 여차저차 공부하고 익숙해지면 가능할 것도 같다. 그런데 취재를 하면 할수록 해녀가 되기 어려운 이유는 ‘기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 어려운 것은 해녀들 사이에 녹아 있는 ‘공동체 문화’였다. 해녀들은 바다에 들어가기 전후 불턱(해녀들의 쉼터)에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 안부를 묻고, 마을에 무슨 일이 있으면 일종의 의사결정도 이 불턱에서 한다. 실력이 좋든 안 좋든, 나이가 많든 적든 채취한 해산물을 함께 나누는 문화도 있다. 젊은 해녀가 낳은 아이를 마을의 해녀 할머니들이 함께 키운다고 할 정도로 끈끈하게 연결돼 있다. 이런 공동체 문화는 무한경쟁, 각자도생, 이기주의 시대를 사는 청년이 보기에 다소 어색하다. 지금 청년들은 협동해 무언가를 성취하고 함께 나누는 것보다는 나 혼자 먹고살기 바쁜 세대다. 관계는 단절돼 있고 일상의 희로애락을 나눌 대상도 찾기 힘든, 그런 세대다. 해녀들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와 바다 오염도 어찌 보면 공동체 문화의 상실 때문이다. 올해 지독하게 덥고 긴 여름을 날 때 우리 집은 에어컨을 뻥뻥 틀어 시원함을 유지하면서도 집 바깥의 지구온난화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매일 쓰레기를 만들고 버리면서도 어디에 묻히는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 결과를 온몸으로 느끼는 건 해녀들이었다. 한 청년 해녀는 “매일 바다에 나가고, 매일 바다가 이상해진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40년 가까운 경력의 다른 해녀는 “우리 집을 가꾸듯이 바다를 사랑한다면 바다 환경은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계승해야 할 해녀 문화란 어떤 것인지, 무엇이 소멸하고 있는지 제대로 곱씹어 봐야겠다.
취재 후
“싸우면 바당은 살아날 것”…미래 지키려는 월정리 해녀들
“싸우면 바당은 살아날 것”…미래 지키려는 월정리 해녀(2024. 10. 07 06:00)
2024. 10. 07 06:00 사회
하수처리장 증설에 맞서 고령의 해녀들 2018년부터 투쟁 해녀들 환경권 인정…1심에서 의미 있는 승소로 공사 중지 2023년 5월 19일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의 동부하수처리장 앞에서 해녀들과 시민들이 “이건 미래를 위한 싸움이야”, “우리가 바다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를 열고 있다. 김순애 제주녹색당 운영위원장 제공 제주도 동쪽, 제주시 구좌읍엔 맑고 예쁜 에메랄드 색깔 바닷물로 유명한 월정리 해수욕장이 있다. 지난 9월 26일 찾은 월정리 해수욕장에선 아름다운 해변을 걷거나 파도를 타며 서핑을 즐기는 관광객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2㎞가량 떨어진 곳엔 제주시의 오·폐수를 처리하는 하수처리장이 있다. 월정리 해녀들은 하수처리장 증설에 반대하며 2018년부터 맞서 싸웠다. 해녀가 소멸하는 시대, 60~80대 고령 해녀들은 “바다를 지키는 게 우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나섰다. 바다 살릴 수 있다는 희망으로 월정리의 동부하수처리장이 가동된 것은 2007년이다. 2014년 처리용량을 한 차례 증설한 제주도는 2017년 하루 1만2000㎥에서 2만4000㎥로 또다시 처리용량을 증설하기로 하고 고시했다. 관광인구가 증가하고 주택건축 급증으로 하수발생량이 많이 늘어 증설이 필요하다는 게 이유였다. 월정리엔 국가지정 문화재인 용천동굴과 당처물동굴이 있고, 해녀들은 하수처리장 인근에서 ‘물질’(해녀가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일)로 생계를 이어간다. 신도시 개발로 생긴 폐기물을 월정리가 떠맡게 된 불평등 문제도 끼어 있다. 월정리 한 카페에서 만난 해녀 김은아씨(49)는 “월정리 바다는 유독 한해 한해 달라지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바로 옆 마을에는 소라도, 해초류도 많이 난대요. 6~7년 전 처음 이곳에 왔을 때도 우뭇가사리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최근 3~4년은 물질이 없어요. 바다에 물건이 없으니까 수확을 아예 못 해요. 성게 조업일수도 월정리가 제일 적죠. 성게가 줄기도 했지만, 오염된 바다에선 성게의 질이 나빠져요. 번식은 많이 하고 먹잇감이 없으니까 성게알만 있지 내용이 빈 거예요.” 김씨는 또 “바다에 들어가서 이제는 할 게 없다”라며 “해녀를 그만둘까 생각할 정도”라고 했다. 그는 “출산장려로 돈을 얼마 준다고 해서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는 것처럼, 해녀가 없어지는 것은 근본적으로 바다 환경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결국 해녀들이 ‘바다 지키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기자회견이나 집회를 열어본 적 없던 해녀들은 “제주도지사가 해녀들과 대화하라”고 요구하며 제주도청, 하수처리장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었다. 지난해 5월 30일 해녀들이 연 기자회견 제목은 “월정 해녀들의 말 좀 들어줍써”였다. 해녀들은 제주도청에 찾아가 노숙 농성도 했다. 고령의 해녀들이 쌀쌀한 날씨에 찬 바닥에 이불을 깔고 밤을 새웠다. 공사장 앞 컨테이너엔 순번을 정해 보초를 섰다. 시민사회단체들도 해녀들의 투쟁에 합류했다. 제주도와 공사업체 측은 공사 방해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해녀들을 압박하기도 했다. 김씨는 월정리 해녀들의 투쟁이 단순히 혐오시설을 반대하는 님비현상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하수처리장 바로 앞이 우리가 조업하는 바다예요. 방류관이 있는 곳이 해녀들이 물질하는 곳이죠. 바다에 들어가면 역겨운 냄새가 나요. 물질을 들어가면 물을 2ℓ는 마시게 되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불안감이 항상 있어요. 처음 하수처리장을 만들 때 2차 증설 계획까지 있었다는데, 아무도 월정리 바다가 이렇게 변하리라 생각을 못 했던 거죠. 해녀들의 싸움에는 미래의 후손들, 내 손자들에게 좋은 바다를 물려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미가 있어요. ‘더는 바다를 빼앗길 수 없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고요. 그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래도 바당(바다)은 살아난다’고요. 바다를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어요.” 2023년 5월 30일 김은아씨(오른쪽 첫 번째)를 비롯한 월정리 해녀들이 제주시 제주참여환경연대 자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수처리장 증설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김순애 제주녹색당 운영위원장 제공 법원은 해녀들의 환경권 인정 해녀는 오랫동안 하나의 직업으로 존중받지 못했지만, 제주 해녀들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 때 주체적으로 대규모 항쟁에 나선 역사를 갖고 있다. 해녀조합이 해녀들이 캐낸 감태와 전복의 가격을 싸게 매기려고 하자 해녀들이 강력히 항의하면서 투쟁에 나섰다. 해녀들은 호미와 빗창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일제의 식민지 수탈 정책에 저항한 항일 운동으로 평가된다. 월정리 투쟁에서도 이런 해녀들의 주체성이 드러난다. 여전히 농·어촌의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것은 남성 가부장이지만, 해녀사회에서의 의사결정자는 해녀이고, ‘바다 지키기’에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해녀였다. 김씨는 “모든 농사활동은 남성이 결정하지만 해녀들은 바다에 들어가야 할 조업 날짜를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이 번 돈으로 자식들을 키우며 자부심을 느낀다”며 “해녀는 여성에게 주체성 있는 삶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라고 했다. 투쟁이 장기화하면서 주민들 사이에 의견은 엇갈렸다. 제주도는 지난해 6월 “5년 8개월 만에 갈등을 해소했다”며 주민들과 하수처리장 증설을 정상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법적 싸움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해녀 4명을 포함한 월정리 주민들이 제주도를 상대로 낸 ‘공공하수도 설치변경 고시 무효확인 소송’ 1심에서 제주지법 재판부가 지난 1월 30일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비자림로 확장 공사 등 제주도에서 발생한 여러 개발사업과 환경파괴를 두고 벌인 법적 다툼에서 주민들은 번번이 패소했다. 그러니 이번 월정리 판결은 이례적이고 의미 있는 것이다. 제주지법 재판부는 월정리 하수처리장 증설 절차가 위법하게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법이 개발사업을 진행할 때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하도록 규정한 것은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는 것뿐 아니라 직접적이고 중대한 환경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주민들의 개별적 이익까지도 보호하려는 취지라고 봤다. 이에 따라 월정리 건에서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했지만, 제주도가 제대로 하지 않아 문제라고 했다. 법원은 주민들이 낸 고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인용했다. 공사는 중지됐다. 본안 1심 판결에 제주도가 항소해 2심 판단이 남아 있다. 제주 해녀문화는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지만 해녀 수는 점점 줄고 있다. 해녀 소멸을 막겠다며 여러 지원정책을 내놓는 제주도는 다른 한편으론 하수처리장 건으로 해녀들과 대치하고 있다. 김씨가 말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돈, 수당이 아니고 지속할 수 있는 바다 환경을 만드는 것인데 오히려 공동체는 깨지고 있고 바다 환경은 파괴되고 있어요. 무슨 정책을 어떻게 내놓을 것인가요? 해녀는 제주도의 관광 콘텐츠밖에 안 되는 수준이에요. 물론 해녀들은 내 삶의 터전인 바다를 지켜야 하지만, 죽어가는 바다를 조금이라도 빨리 회복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투쟁을 시작한 것이었어요. 싸웠기 때문에 법원 판결도 나왔고, 다른 대안을 찾아낼 수 있죠. 시민들이 한 번쯤 같이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기후위기에 사막이 된 바다…해녀는 생존할 수 있을까
기후위기에 사막이 된 바다…해녀는 생존할 수 있을까(2024. 10. 07 06:00)
2024. 10. 07 06:00 사회
해녀 소멸, 고령화 대응 위해 전국해녀협회 출범 “진정한 해녀문화 의미와 가치 고민해야” 제언도 2018년 3월 제주도 서쪽의 협재 해안에서 해녀들이 물질을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숨을 참고 바닷물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사람, ‘해녀’가 사라지고 있다. 제주도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제주도에서 활동한 해녀 수는 2839명이다. 1970년(1만4143명)에 비해 5분의 1로 줄었다. 최근 5년간 매년 약 200명씩 해녀가 줄고 있다. 지난해 활동한 제주 해녀의 90.3%(2565명)는 60세 이상이다. 50대가 6.1%(175명), 40대가 2.3%(66명)다. 30대는 0.9%(27명), 20대는 0.2%(6명)뿐이다. ‘제주 해녀 문화’는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해녀’는 2017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지난해엔 ‘제주 해녀 어업’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어업유산으로 등재됐다. 해녀를 소재로 한 드라마와 상업영화, 해녀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방송, 유튜브 등 ‘해녀 콘텐츠’는 쏟아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해녀의 전당’ 건립을 공약으로 냈고, 김건희 여사는 지난해 제주도를 방문해 “정부가 해녀의 가치와 소중함을 지키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녀에 대한 외부의 관심과 달리 해녀들 사이에선 ‘조만간 없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최근 전국해녀협회가 출범했다. 전국 단위에서 해녀들의 단체가 만들어진 것은 처음이다. 과연 해녀의 소멸을 막을 수 있을까. 그 대책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 기자가 만난 해녀들, 해녀 문화를 고민해온 연구자들은 해녀의 소멸이 해녀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기후위기와 환경파괴로 인해 바다는 죽어가고, 진정한 해녀 문화를 계승하기 위한 논의는 부족하다고 했다. 현직 해녀 입에선 “그만둬야 하나 고민 중”이라는 말이 나왔다. 거친 물살을 뒤로한 채 힘겨운 작업을 하는 제주도 성산포 해녀의 모습 / 정지윤 선임기자 제주 바다에 ‘물건’이 없다 해녀들 사이에선 ‘바다가 없으면 해녀도 없다’는 말이 있다. 바다가 건강해야 해녀도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 제주 바다는 “마치 사막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척박해졌다고 한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위기로 수온이 높아지고 생물은 사라졌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올해 여름엔 제주 바다 수온도 30도를 넘겼다. 이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체감하는 건 해녀들이다. 생물이 없으니 생계에도 직격탄이다. “오늘 소라하러 갔다왔는데 10㎏ 하기 힘들어요. 오늘은 9㎏ 했어요. 9㎏면 5만원도 안 되거든요. 미치겠어요. 지금 바다가 그래요.” 지난 9월 25일 제주시에서 만난 40대 해녀 A씨가 말했다. A씨는 바다에 ‘물건(해산물)’이 없다고 했다. “농사는 (땅에서 하니까) 잘 되는지 안 되는지 눈에 보이잖아요. 바다는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좋은지, 나쁜지를 모르죠. 그런데 우리는 매일 바다에 나가고, 매일 바다가 이상해진다는 것을 느껴요. 오늘은 바다에 나가서 독성게, 필리핀성게에 손가락을 찔렸어요. 우리 동네는 열대어도 엄청 많고 필리핀성게도 많거든요. 해녀들은 눈으로 보면서 그걸 느끼는데 바다가 안 좋은 상황을 알릴 길이 없는 거예요.” 40대 해녀 B씨는 “우리 동네는 소라가 전멸했다”며 “바다가 살아야 해녀가 사는데, 하루에 돈 1만~2만원도 못 버는 상황에서 해녀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B씨의 말이다. “원래 소라가 수입원의 90%인데 올해는 소라가 전멸했어요. 소라는 감태를 먹고사는데 감태밭 자체가 아예 없어졌어요. 소라가 있어도 빈껍데기만 있어요. 언젠가부터 보말(고둥)밖에 안 나와서 그걸 주 수입원으로 하는 거죠.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나 싶을 정도로 바다는 심각해요.” B씨는 바다에 ‘상어 주의보’가 내려졌다고 했다. “제주 해역에는 원래 상어가 출몰을 잘 안 했었어요. 그런데 우리 동네에 올해 상어가 나온 거예요. 원래는 남방큰돌고래가 제주 해역을 돌면서 한치 같은 것을 먹고 영역을 지키는데 남방큰돌고래가 죽고 있잖아요. 수온이 높아지면 한치도 없고요. 먹을 게 없으니 남방큰돌고래가 다른 지역으로 가고 상어가 들어올 수 있는 범위가 생긴 거죠. 돌고래는 오히려 해녀들에게 친숙해요. (해녀들이) ‘배알로~배알로~’라고 말을 해요. ‘내 배 아래로 지나가라’는 거예요. 그러면 (돌고래들이) 다 같이 합창을 해요. 오랜 세월 같이 살았기 때문에 알아듣는 거예요. 해녀들을 해코지하지 않고 장난도 쳐요. 돌고래가 공존해야 해녀들도 조금 더 안전하게 조업할 수 있는데 그런 게 바뀌니 힘들죠.” 최근 제주환경운동연합과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자료를 보면 제주지역의 남방큰돌고래 1년생 새끼 사망률이 47%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돌고래 폐사 원인으로는 어업 활동 중 잡혀 죽는 혼획, 바다 쓰레기 등이 지목된다. 해녀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의 한 장면 / tvN 제공 A씨는 “10명 중 8명은 1년 소득이 1000만원이 안 된다”며 “1000만원을 벌던 사람도 올해 성게가 없어서 성게로도 돈을 못 벌었다”고 했다. “‘물질(해녀가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일)’이 늘면 소득도 늘어야 하잖아요. 물질하고 3년 차 됐을 때부터 성게나 소라, 이런 걸 잘했거든요. 실력은 처음 할 때랑 비교하면 ‘대상군(실력이 아주 좋은 해녀)’이 됐는데 소득은 더 못해요. 소라 수확량도 그렇고 성게 수확량도 그렇고…. 바다가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계속 해녀를 하고 싶은데, 수온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잖아요. 바다에 냉각기를 틀어놓을 수도 없고.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 않을 것 같은데, 계속 악화하겠죠.” 지난해 기준 해녀 1명당 연소득은 683만원가량으로 집계된다. ‘물질’만 해선 먹고살기 힘든 실정에서 청년들에게 막무가내로 해녀가 되라고 하기도 어려운 노릇이다. 양식장이 바다를 망쳤다는 말도 많다. 양식장이 사료 찌꺼기가 섞인 물을 정화하지 않고 배출해 해초류 새싹이 자라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다. 남획, 무분별한 해루질도 바다를 황폐화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해녀들이 바위를 닦는 ‘갯닦기’나 바다쓰레기를 수집하는 ‘플로깅’ 등 청소를 하지만 바다의 오염을 멈추기엔 역부족이다. ‘물질로 자식 키웠다’는 옛말 바다 환경이 안 좋아지다 보니 상당수 해녀는 밭농사를 함께 해 생계비를 충당한다. 물질은 바다 높이나 물살에 따라 한 달 작업 일수가 15~18일 정도 된다. 서귀포시 성산리의 1년 차 해녀 박지은씨(33)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해녀 일 외에 아르바이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했다. 그는 “바닷속에 물건이 많지 않을 뿐더러 새내기라 어디에 물건이 많은지 잘 모르고, 숨도 그리 길지 않아 들어가는 날 수에 비해 아직 실력이 부족해 소득이 높지 않다”며 “토박이가 아니기 때문에 집 월세 등 의식주를 충당하기 위해 물질이 끝난 후 아르바이트를 병행한다. 낮에는 물질을 하고 저녁엔 식당이나 배달일 등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고 있다”고 했다. 예전 해녀들이 “물질로 자식들 키웠다”고 했지만 이젠 통용되지 않는다. 여러 해녀가 제주 바다엔 물건이 없어 제주도 외의 다른 바다로 ‘육지 원정 물질’을 다닌다고 한다. 해녀 경력 53년, 서귀포시 동일리 어촌계장이자 제주해녀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계숙씨(71)는 지난 9월 24일 기자와 만나 “바다에 들어가면 (생물이 없는 게) 눈으로 확실히 느껴진다”며 “신규 해녀를 데려오고 싶어도 바다에 물건이 없으니까 미안해서 못 데려온다”고 했다. 김씨는 “주변 양어장 같은 데서 폐수를 많이 방출하기 때문에 바다가 오염되고 백화현상(수온 상승으로 산호가 하얗게 변하는 현상)도 일어난다”며 “올해는 체감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가는데 그 햇빛이 다 바다에 내려가니 소라가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다 썩었다. 이런 해를 보지를 못했다”고 했다. 그가 덧붙였다. “못 먹고 어려웠던 시절에 언니가 하는 말이 ‘물질 배워놔 두면 땅 물려받아서 농사지어 먹는 것보다 돈 버는 데 효과적이다’라는 거였어. 돈 나오는 데도 없고 물질하면은 용돈 벌어 쓰고. 그러니까 열여덟 살 때부터 했지. (…) 그때 그 시절엔 (해녀 일해서) 아기 잘 키웠지요. 그런데 지금 벌면서는 아기 못 키워.” 제주 해녀들이 물질을 시작하러 바다로 이동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해녀가 되려면 어촌계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다소 폐쇄적인 어촌계 관행, 1년에 120만원, 1년에 60일 이상 작업 등의 조건을 채워야 한다는 점은 신규 해녀 유입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일부 어촌계에선 가입비를 받는다. 어촌계로선 해녀가 위험을 담보로 물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결속력과 공동체 문화가 강할 수밖에 없고, 아무나 받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한다. 제주도에 연고가 없는 ‘외지인’이 제주도에 정착해 해녀가 되는 사례가 나오고는 있다. 하지만 해녀 일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가 폐쇄적인 문화에 대한 적응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포기하는 때도 더러 있다고 한다. 어촌계장 대부분이 남성인 것은 어촌계의 가부장적 분위기를 드러낸다. 그나마 제주에는 여성 어촌계장이 많은 축이다. 2021년 기준 전체 어촌계 103개 중 여성 어촌계장이 22명(21.6%)이다. 신규 해녀를 양성하는 법환해녀학교 교감을 맡은 이원택씨는 “해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어촌계에 찾아갔을 때 잘 안 받아주는 경우가 있다”며 “해녀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어촌계가 여러 대화를 하면서 인턴으로라도 잘 받아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전국해녀협회 출범, 변화 있을까 지난 9월 20일엔 전국해녀협회가 창립 기념식을 열었다. 2017년 제주해녀협회, 지난해 경북해녀협회가 출범한 데 이어 이번엔 전국 단위 단체가 만들어졌다. 제주도는 제주를 비롯해 강원, 경남, 경북, 부산, 울산, 전남, 충남 등 8개 지역의 해녀 100여명이 행사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협회 출범과 동시에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녀어업유산 보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은 해녀 수 감소와 고령화에 대비해 국가가 해녀들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자는 취지다. 해양수산부 장관이 5년마다 해녀어업 보전과 지원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해 시·도지사가 시행하고, 해녀수당과 신규 해녀 정착지원금 등을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제주도는 해녀 지원 시스템이 구축돼있다. 제주도는 지난 4월 신규 해녀 양성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추진에 나섰다. 민관 협업시스템 구축, 해녀학교 교육과정 체계화, 기존 해녀와 인턴 해녀 간 1대1 멘토링, 신규 해녀 가입 우수 어촌계에 인센티브 확대 등이 계획에 포함됐다. 다른 지역은 통일된 체계가 없다. 제주도와 전국해녀협회 창립 준비위원회가 지난 9월 20일 오후 제주시 연동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전국해녀협회 창립총회 및 기념식을 개최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경북 포항 구룡포리에서 활동하는 39년 경력 해녀로 여성 어촌계장, 경북해녀협회장을 맡은 성정희씨(72)는 2022년 처음 제주 해녀들과 교류하면서 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느꼈다. 성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녀들이 불이익을 당할 때가 있어 ‘우리는 왜 노조가 없나’ 했는데 해녀는 개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노조가 안 된다고 하더라”라며 “제주에 해녀협회가 있는 것을 보고 경북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구룡포리도 ‘해녀 소멸위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구룡포리 해녀 30여명 대부분은 70~80대다. 30대 2명, 40대와 50대 각 1명, 60대 5명이다. 성씨는 “해녀를 시작한 39년 전만 해도 구룡포리에 해녀가 100명이 넘었는데 이후로 자꾸 줄기만 했다”며 “인적 자원이 고갈되는 게 제일 큰 위기”라고 했다. 경북지역은 6개월 이상 해당 지역 거주, 작업 일수 60일 이상이 어촌계 가입 조건이다. 성씨는 “물에 들어갈 수 있는 허가를 내줘야 작업을 할 수 있는데 어디에 가서 60일 작업을 하겠느냐”며 “나도 60일 작업 일수를 따려고 강원도와 부산 등 타지를 돌아다녔는데 그 조건이 지금도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10년이면 해녀가 사라질 텐데 이 문화를 전승하려면 대책이 시급하다”며 “소중한 바다를 지키는 새로운 해녀들이 들어올 수 있게 선배들이 지원도 해주고 따뜻하게 맞아줘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파편화돼 있던 논의를 한데 모으고 해녀들이 주체로 나선다는 점에서 이런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이중구 안동대 대학원 민속학과 교수는 논문에서 “구룡포 지역의 해녀 사회에서는 자신들을 둘러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다”며 “여성 어촌계장 선출, 어획물 직거래 등 수익 창출 다변화를 통한 해녀들의 안정적인 생계 도모, 폐쇄적인 사회에서 열린 사회로의 전환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런 양상은 인력과 자원이 동시에 감소하는 상황에서 해녀 스스로가 권익을 지키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주체적 대응”이라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변화의 바람과 위기에 체념하며 보수성을 유지하려는 속성이 공존하는 가운데 어떤 반응을 유도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라고 했다. 실제 삶과 다른 ‘해녀 상품화’ 진정한 해녀 문화 계승을 위한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화유산 등재 이후 해녀가 각종 행사에 호출되고 관광상품처럼 전시된 반면 해녀 문화와 그 위기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토론하는 분위기는 별로 없었다는 비판이다. 또 전국해녀협회 설립을 제주도 측이 주도한 탓인지 기자가 접한 해녀들은 “해녀협회가 생긴지 몰랐다”, “내가 회원인지 아닌지, 어떻게 가입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 9월 25일 제주시에서 만난 강경숙 젠더플러스연구소 대표는 “제주 해녀 문화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해녀의 지위가 높아지리라 생각했지만 제주도의 어머니이자 여성으로서의 해녀의 삶은 삭제되고 지역의 상품화·자원화가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사회적으로 제주살이 열풍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주는 여전히 변방이거나 ‘힐링의 섬’, ‘관광의 섬’처럼 이상화·타자화된 곳”이라며 “여기에 해녀도 맞물려 있다”고 했다. 그는 “실제 해녀의 (고단한) 삶과, 해녀의 가치를 보존하고자 하는 생각이 단절돼 있고 위계화돼 있다”며 “국가가 주도해 해녀를 이야기하면서 해녀를 대상화하는 정책을 내놓을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 제주 해녀들이 물질하러 바다에 들어가기 전 모습. 제주도 제공 조철기 경북대 사범대학 교수 등 4명은 지난해 논문에서 “제주 해녀의 상징 가치가 상승함으로써 나타나는 지나친 대상화는 경계해야 한다”며 “관광자원, 국가적 상징자원의 차원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몰두해 해녀를 접근하다 보면, 정작 해녀들 자신의 입장과 생각은 무시한 채 활용책만 남발되는 일종의 도구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짚었다. 해녀 소멸을 해녀 개인의 복지 문제로 축소하고, 당장 해녀 수를 늘리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공동체를 중시하는 해녀 문화의 가치를 진지하게 곱씹고 확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해녀 문화는 ‘자연과의 공존’을 중요시하고, ‘아기바당(아기바다)’, ‘할망바당(할머니바다)’ 등 실력이 좋지 않은 해녀들도 해산물을 나누는 공동체와 나눔의 전통, 약자를 배척하지 않는 전통이 있다. 조남용 제주해녀문화연구원 대표는 “단순히 젊은 해녀가 없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를 소외시키거나 강제하지 않고 모두가 조금씩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내는 해녀 문화가 사라지는 게 안타까운 것”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해녀 문화를 내 삶과 일상생활에서도 응용할 수 있고 제주엔 쓰레기, 공항 건설, 환경, 약자 등 여러 이슈가 있지만 인간이 자연을 함부로 대하고 개발을 하는 상황 속에서 바다는 난리가 났다”며 “해녀 문화의 위기라면 자본주의 속 지나친 개인의 욕구 충족과 사유화 때문에 공동체가 무너졌다는 측면에서의 위기”라고 했다. 기후위기와 환경오염 문제는 해녀들만의 문제도 아닌 전 국민, 전 세계적인 문제다. 40대 해녀 C씨가 말했다. “어느 때 물질한 것은 n분의 1로 나눈다는 게 있어요. 공동작업이죠. 전복 씨를 뿌린 바다는 건들지 못하고 쉬는 바다가 되는 거예요. 시간을 정해놓고 들어가서 채취한 다음 그 결과물은 나이가 많든 적든, 물질을 잘하든 못하든 무조건 n분의 1을 해요. 어떻게 보면 (외지인의 시선에서) 해녀의 공동체 문화에 적응을 못 할 수도 있어요. ‘내가 잘해서 내가 많이 잡았는데 왜 나눠야 돼?’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게 해녀 문화예요.” 해녀 B씨의 말이다. “처음엔 아기 보면서도 돈 벌 수 있으니까,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니까 시작했어요. 그런데 삼춘(웃어른)들이 ‘아기가 아파도 바당(바다)에 가야 하는 게 해녀’라고 하더라고요. 옛날에는 동네에서 아이를 같이 키운다고 했잖아요. 우리 아이들을 엄마뻘 되는 동네 분들이 키워주셨어요. 가장 힘든 시기 양육을 같이 해주셨고, 모든 것을 받아준 건 바다였어요. 그런 문화를 계승하고 싶어요. 다만 젊은 해녀들은 해녀 문화를 계승하면서 먹고살 수 있을 정도가 되고 싶은 거예요. 이 문화를 계속 이어갈 세대이기 때문에 더 뒤가 걱정되는 거죠. 다른 것을 떠나 현장의 젊은 해녀들 목소리를 조금 더 귀담아 들어주면 좋겠어요.”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34)경남 거제도-해녀의 숨비소리(2023. 08. 04 11:21)
2023. 08. 04 11:21 문화/과학
해녀의 숨비소리 공기 공급 장치 없이 수중에서 어로채집 활동을 하는 여성을 해녀라고 한다. 내륙지방에서 바다를 찾는 사람들은 해녀를 통해 바다를 추억하겠지만, 해녀들의 삶은 거친 바다만큼 치열하기만 하다. 해녀는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분포돼 있다. 2만명 정도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해녀는 각 해안과 여러 섬에 흩어져 있지만, 대부분 제주도에 있다. 다른 지역 해녀들도 제주 출신이 많다. 해녀들은 무자맥질로 보통 수심 5m에서 30초쯤 작업하다가 물 위에 뜨곤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수심 20m까지 들어가고 2분 이상 물속에서 작업하기도 한다. 물 위에 솟을 때마다 “호오이” 하면서 한꺼번에 막혔던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이색적이다. 이를 ‘숨비소리’, ‘숨비질소리’ 또는 ‘솜비소리’, ‘솜비질소리’라 한다. 오랜 세월 고립된 제주의 풍습을 혁신적으로 바꿨던 제주목사 기건(1443년 세종 25년 부임)은 해녀들이 한겨울에도 거의 벌거벗은 몸으로 조업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평생 해녀들이 잡은 해산물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 해녀의 장비로는 ①망사리(채취한 해산물을 담는 주머니처럼 짠 그물이다. 아가리가 좁고 그물테에는 테왁이 달려 있어 그물이 가라앉지 않도록 해준다) ②테왁(부력을 이용해 가슴에 안고 헤엄치며 아래에 망사리를 달 수 있다) ③빗창(30㎝가량의 단단한 무쇠칼로 주로 전복을 따는 데 사용한다) ④호미(제주에서는 낫을 호미라고 한다) ⑤갈갱이(호미) ⑥갈쿠리 ⑦소살(1m 정도의 작살) ⑧물수건(해녀들의 머리가 흩어지지 않도록 동여매는 수건) ⑨눈(수경으로 ‘통눈’과 ‘쌍눈’의 두 가지가 있다) ⑩ 물옷(과거 무명 잠수복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보온 효과와 부력이 있는 고무 재질의 잠수복을 주로 사용한다) 등이 있다.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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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공사, 웰니스 프로그램 ‘해녀와 고요한 바다’ 선보여
제주관광공사, 웰니스 프로그램 ‘해녀와 고요한 바다’ 선보여
2024. 10. 28 17:30 레저/여행
제주관광공사는 지난 26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해변에서 웰니스 관광 파일럿 프로그램 ‘해녀와 고요한 바다’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제주관광공사는 지난 26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해변에서 웰니스 관광 파일럿 프로그램 ‘해녀와 고요한 바다’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세화마을 양군모 PD의 안내에 따라 시작된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자 20여 명과 함께 세화마을 산책, 해녀박물관, 해녀잠수복 작업실, 해녀탈의장 등 해녀 문화 체험 등으로 이어졌다. 이후 ‘불턱(해녀가 옷을 갈아입기 위해 쌓은 제주돌담)’에서 진행된 점심 식사에서는 김진경 배지근연구소 소장이 제주에서 채집한 해산물과 로컬 식자재로 차린 바당 식탁을 선보였다. 이는 해녀들이 주로 먹던 음식이다. 식사와 함께 열린 토크콘서트에는 세화마을에 3명 남은 이복녀, 김순금, 오순례 해녀도 함께했다. 이들은 직접 제주 음식들을 만들어 제공하며 해녀들의 삶을 전했다. 오후에는 명상 지도사 제주901 김성하 대표와 함께 세화 바다에서 머리와 마음을 비우는 캄비치 명상 시간을 가진 후 해변을 걷는 비치어싱을 이어갔다. 참가자 남예란 씨는 “해녀들이 직접 만들어 주신 제주 콩국과 다양한 제주 음식들을 맛볼 수 있어 좋았다. 또한 해녀박물관과 해녀잠수복을 만드는 작업실을 방문해 새로운 제주 해녀 문화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 웰니스 관광은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총 4개 분야 12개 업체를 선정해 2024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관광 프로그램이다. 제주관광공사는 이번 ‘해녀와 고요한 바다’에 이어 제주 웰니스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속해서 다양한 로컬형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물질 체험 가보자"···제주해녀축제, 4년 만에 재개
"물질 체험 가보자"···제주해녀축제, 4년 만에 재개
2022. 09. 12 11:31 레저/여행
제주도 제공 국내 유일의 여성 중심 해양 축제 ‘제주 해녀 축제’가 4년 만에 열린다. 제주도는 오는 24∼25일 구좌읍 제주해녀박물관 및 인근 해안변 일원에서 ‘인류의 유산, 세계인의 가슴속에’를 주제로 제주 해녀 축제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제주 해녀 축제는 2007년부터 매년 개최됐으나, 지난 2019년에는 태풍 타파로, 2020·2021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못했다. 축제 첫 날인 24일에는 축제의 주인공 해녀 관련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제5회 해녀의 날 기념식을 시작으로 1930년대 제주해녀항일운동을 소재로 한 ‘좀녀풀이’ 마당극 공연, 해녀 명랑 운동회, 천하장사대회, 해녀물질대회, 해녀와 가족 가요제 등이 메인 무대를 장식한다. 해녀박물관 및 잔디광장에서는 해녀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미니 다큐 상영 및 디지털 화보 전시 등이 열린다. 25일에는 도민 및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이 대거 포진했다. 보말 까기, 수산물 무게 맞추기, 수산물 자선 경매, 고등어 맨손 잡기, 어린이 사생대회 등이 체험행사가 마련됐다. 행사장 밖에서는 향토 음식점과 수협 홍보관, 플리마켓 등도 운영된다. 북촌어촌계와 놀이패 한라산이 함께하는 마당극 ‘뒷개할망 춤추다’와 음악그룹 사우스카니발의 축하공연도 축제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제주해녀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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