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77 건 검색)
- 해인사·직지사 불화, 국보 됐다···일본 환수 고려 나전상자는 보물로
- 2024. 12. 26 16:40문화
- ... 제공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 국가유산청 제공 국가유산청은 조선 후기 불화인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와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를 각각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했다고 26일 밝혔다....
- ‘해인사 팔만대장경’, 내년부터 웹 서비스된다
- 2024. 03. 18 15:17문화
- ... 해인사 대장경판’의 각 경판은 극히 세밀한 돋을새김으로 만들어졌다. 문화재청 제공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은 고려 고종때인 1236~1251년 사이에 제작됐다. 대장경판은 부처님의 힘을 빌려 몽골의...
- 팔만대장경해인사디지털자료문화재청
- 해인사·송광사·쌍계사 등의 일주문…‘보물’ 된다
- 2023. 08. 25 11:18문화
- ... 기둥 위는 물론 기둥들 사이에도 여럿 설치한 다포 양식이어서다. 보물로 지정이 예고될 ‘합천 해인사 홍하문’은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다. 다만 1457년(세조 3)에 처음 수리(중수)한 이래...
- 일주문보물해인사쌍계사송광사문화재청
- [반세기, 기록의 기억] (73) 해인사 팔만대장경
- 2023. 05. 26 03:00오피니언
- ... 무려 8만1258장. 이리하여 ‘팔만대장경’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강화도에 있던 대장경은 1398년 해인사로 옮겨져 오늘에 이른다. 팔만대장경이 최우 정권에 의해 시작됐고, 최씨 집안의 재정적 지원에...
- 반세기, 기록의 기억해인사 팔만대장경해인사대장경
스포츠경향(총 3 건 검색)
- ‘팔만대장경 지킴이’ 해인사 성안스님, 88고속도로 사고로 입적
- 2014. 04. 28 15:52 생활
- 해인사 팔만대장경 보존국장 성안스님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27일 오후 7시23분 경 경남 거창군 남하면 88고속도로 광주기점 126km 지점에서 거창방면으로 가던 25t 덤프트럭이 폭스바겐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거창지원장과 합천 해인사 대장경보존국장 성안스님 등 2명이 현장에서 숨졌으며 운전자 김모씨도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성안스님은 그동안 해인사에서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 등 대장경을 지켜왔다. 2010년 해인사 팔만대장경 보존국장을 맡았다. 또한 장경판전을 수시로 출입해 팔만대장경을 살필 수 있는 사람은 해인사 성안스님이 유일하다고 알려졌다. 성안스님의 영결식과 다비식은 5월1일 해인사 연화대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 [프로기사 이세돌과 떠나는 별별 여행]합천 해인사
- 2013. 02. 06 20:58 생활
- ㆍ천년 숲길, 그 끝에서 삶의 ‘묘수’를 찾다 “합천과 인연을 맺은 것은 불과 한 달 남짓 전이다. 이창호·최철한 프로기사를 비롯해 신예 신진서·신민서·변상일, 한국기원 관계자들과 함께 방문했다. 합천군에서 마련한 ‘2013 새로운 물결 영재vs정상 바둑대결’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합천은 ‘국수(國手)의 고장’이다. 예부터 바둑에 관심이 높고, 제4대 국수를 지낸 하찬석 9단의 고향이기도 하다. 하 9단은 2010년 ‘삶의 돌’을 내려놓기 전까지 ‘합천거사’ ‘가야산 도사’ 등으로 불리며 바둑 보급에 힘썼다. 합천에 머무르는 동안 해인사 장경판전에 보관된 팔만대장경을 직접 본 것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다.” (프로기사 이세돌) 소백산맥에 놓인 가야산(해발 1430m)은 경남 합천군 가야면을 중심으로 성주군과 거창군에 걸쳐 있다. 예부터 ‘조선 8경’ ‘12대 명산’에 꼽힐 만큼 산세가 수려하다. 선사시대 이래 산악신앙의 대상으로서 선인들의 유람과 수도처로도 이름을 떨쳐왔다. 장경판전 상왕봉을 주봉으로 둔 가야산은 두리봉, 남산, 비계산, 북두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산봉도 여럿 거느리고 있다. 그 연봉 복판에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인 해인사가 들어앉았다. 가야산은 해인사를 끌어안아 명산과 영산의 이름이 더욱 빛나고, 해인사는 가야산 품에 안겨 거찰로 대접받고 있다. 이세돌은 “이번 대회가 합천에서 열린 것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다. 당시 대장경 테마파크 2층 대장경 보존과학실에서 변상일과 대결을 벌였는데, 해인사를 코앞에 두고 바둑을 두는 기분이 묘했다. 오는 9월에 열리는 ‘2013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의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돼 앞으로도 인연의 끈을 이어가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야산국립공원 입구에서 계곡을 따라 해인사 일주문으로 든다. 4㎞에 이르는 이 계곡이 그 유명한 홍류동(紅流洞)계곡이다. 홍류동은 가을에 단풍이 붉어 물이 붉게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기암절벽 밑 골짜기에 백옥 같은 계류가 기암을 타고 휘돌아가는 풍광이 그림 같다. 해탈문에서 바라본 일주문 계곡에는 신라 말 대학자 고운 최치원의 발자취가 곳곳에 남아 있다. 최치원은 신라 조정의 권세 다툼에 실망해 유유자적 돌아다니다 가야산에 터를 잡은 후 갓과 신발만 남긴 채 홀연히 사라졌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그가 신선이 됐다고 전한다. ‘어릴 때부터 산에 들어가서 사는 게 꿈이었다’는 내용이 그의 저서 에 나온다. 야천리에서 해인사 일주문까지 홍류동 계곡을 따라가는 6㎞ 거리에 최근 ‘해인사 소리길’이 개통됐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세월 가는 소리를 벗 삼아 사색에 빠져 걷는 천년 숲길이다. 가야산국립공원관리소를 지나자 ‘고운최치원둔세지(孤雲崔致遠遯世地)’라는 비석이 우뚝 서 있다. 이곳에 최치원의 ‘농산시’를 새긴 제시석이 있고, 송림과 어우러진 농산정이 그림처럼 앉아 있다. 최치원이 바둑을 뒀다는 농산정은 홍류동계곡 제일의 비경. 계곡 건너 길가에는 최치원의 영정을 모신 학사당이 오롯이 남아 있다. 최치원은 정녕 가야산 신선이 됐을까. 그의 흔적을 쫓는 사이, 어느새 일주문이다. 일주문을 지나 불국토에 이르는 길에는 하늘로 치솟은 거대한 고목이 우뚝우뚝 듬성듬성 뿌리박고 있다. 벼락을 맞은 1200년생 고사목도 검은색 밑동이 꿋꿋하다. 속세의 모든 번뇌를 벗어버리고 팔만대장경을 대하란 뜻일까. 일주문에서 대장경을 보관한 장경판전까지는 108계단을 올라야 한다. 이세돌은 “해인사는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은 사찰이다. 게다가 사찰에 이르는 동안 홍류동계곡은 물론 가야산 자락 곳곳에 숨어 있는 암자의 풍광이 아름다워 한참을 바라보게 만든다”고 말했다. 양산 통도사·순천 송광사와 함께 삼보(三寶, 불·법·승)사찰 중 하나인 해인사는 법보(法寶)사찰이다. 신라 애장왕 3년(802년) 순응과 이정이 창건했다. 호국불교의 성지로 알려진 해인사가 법보종찰로 역할하게 된 것은 조선 태조 때다. 당시 강화도에 보관하던 대장경을 지금의 서울시청 부근에 있던 지천사로 옮겼다 다시 해인사로 옮기면서부터다. 대적광전 앞 삼층석탑과 석등봉황문과 해탈문을 거쳐 앞마당으로 든다. 해탈문을 지나 마당으로 들자 정면에 구광루와 왼쪽 범종루, 오른쪽 보경당과 만월당의 자태가 반듯하다. 구광루를 지나면 큰 마당 정면으로 대적광전과 마주한다. 화엄종 주불인 비로자나불을 모신 대적광전에는 6개의 주련이 있다. 오른쪽 2개는 고종이, 왼쪽 4개는 흥선대원군의 친필이라는 게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이다. 대적광전과 법보전에는 쌍둥이 비로자나 불상이 있다. 국내 최고(最古) 목조불이다. 이세돌은 “가야산을 병풍처럼 두른 해인사는 그동안 도심에서 바쁘게 보내온 일상을 잠시나마 ‘느림의 미학’에 빠지게 만든다. 천년고찰의 명소답게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면서, 뭔가 기분 좋은 정기를 전해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대적광전 뒤편에 해인사의 핵심인 장경판전이 있다. 이곳에 팔만대장경을 모셨다. 팔만대장경은 원나라의 침입을 받은 고려가 불력으로 물리칠 수 있기를 기원하기 위해 만든 대장경이다. 수다라전과 법보전에 보관된 팔만대장경은 목판 8만1258개, 5200만자, 경전 1514종, 6800권으로 이뤄졌다. 장경판전 출입구는 하지와 동지 때 연꽃 문양이 나타나 신비함을 전해준다. 장경판전은 모두 4개 동으로 꾸며졌다. 북쪽 건물은 법보전, 남쪽 건물은 수다라전, 동서는 사간전이다. 가로로 길게 누운 건물은 모두 국보다. 팔만대장경은 기록문화유산이고 장경판전은 세계문화유산이다. 장경판전이 800년 가까이 대장경판을 원형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데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우선 수다라전의 창은 아래 창이 위 창보다 3배 크다. 법보전의 창은 그 반대다. 이는 가야산에서 내려오는 바람과 홍류동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순환과 통풍을 고려한 것이다. 바닥에도 비밀이 숨어 있다. 소금과 숯, 횟가루, 황토가 습도를 유지해 경판의 변형을 줄이고 해충을 막아 준다. 또 건물 전체가 서남향으로 놓인 것은 해가 떠 있는 동안 모든 경판에 한 번씩 햇빛이 비치도록 하기 위해서다. 선인들의 지혜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세돌은 “당시 해인사를 방문했을 때 장경판전에 들어가 팔만대장경을 직접 만져본 것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감동이다. 그 감동 때문에 팔만대장경 보존회원으로 가입했다. 우리나라의 자랑이자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을 지킨다는 사실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팔만대장경은 그러나 지금은 볼 수 없다. 대장경 보호를 위해 2016년까지 출입을 불허(수다라전 서편 제외)했기 때문이다. 해인사는 거느린 암자도 많다. 14개의 암자가 가야산 자락 곳곳에 박혀 있다. 그중 백련암은 필수 코스. 일주문에서 동쪽으로 1㎞ 지점, 산내 암자 중 가장 높은 곳에 터를 잡고 있다. 가파른 산길을 굽이굽이 오른다. 단풍이 곱기로 유명한 암자는 시야가 훤하다. 좌우로 용각대와 절상대, 환적대, 강선대 등의 기암을 병사처럼 거느리고 있다. 뜰에 박힌 거암은 부처의 얼굴을 닮아 불면석(佛面石)이라 부른다. 백련암을 찾는 이유는 비단 풍경 때문만은 아니다. 성철 스님의 흔적 때문이다. 성철 스님은 해인사 방장으로 주석하면서 열반에 들 때까지 이곳에서 참선수행을 했다. 당시 신도들이 3000배를 하지 않으면 만나주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일제강점기에는 서정주와 김동리가 이곳에 머물며 불교사상을 공부했고 문학에 매진했다. 승부사의 길은 고단하다. 빡빡한 일정에 바둑 공부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맘 편히 여행을 나서기가 쉽지 않다. 이세돌은 “어느 정도 승부의 얽매임에서 벗어나면 여행을 많이 다닐 생각이다. 멀리 가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다. 가까운 곳이라도 뭔가 새로움을 찾는다면 그곳이 여행지다. 우리가 살아가는 나날, 사는 곳이 여행이고 여행지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이세돌은 삼성화재배 우승, 명인전 우승 등의 쾌거를 이뤘다. 올해 역시 중국과 치열한 힘겨루기를 해야 한다는 그는 “한국이 바둑 세계 최강국의 자리를 지키는 데 첨병이자 최후의 보루가 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대장경과 조우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대적광전 앞마당에 선다. 멀리 안개구름이 느슨하게 비스듬히 걸린 매화산이 아련하게 다가온다. ‘득도한 후 청정한 마음’을 뜻하는 ‘해인(海印)’의 땅에 발을 붙인 까닭일까. 잠시나마 범부의 마음이 연꽃처럼 맑아진다. ◆귀띔…1박2일 템플스테이 암자순례 이색체험 ■찾아가는 길: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김천분기점을 지나 중부내륙고속도로 성주IC로 나온다. 33번 국도를 따라 좌회전한 뒤 수륜면 소재지 삼거리에서 해인사쪽으로 우회전 ■주변 볼거리:성보박물관, 황매산, 오도산, 함벽루, 황계폭포, 영암사지 쌍사자석등&삼층석탑, 월광사지 삼층석탑, 백암리석등, 옥전고분, 합천호, 합천영상테마파크 등 ■맛집:해인사 상가단지(055-930-4041)에서는 산채한정식과 한정식, 해인사 전통사찰음식을 맛볼 수 있다. 또 백운식당(055-932-7393)과 해인식당(055-933-1117)에서는 도토리비빔밥과 채식나물밥상, 대장경 한정식으로 구성된 대장경밥상을 내놓는다. ■템플스테이:해인사(055-934-3110)에서는 1박2일 일정의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사찰예절과 차담 및 자유정진, 법고의식, 참배 및 참선, 암자순례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숙박:해인사호텔(055-933-2000), 오도산자연휴양림(055-930-3733), 합천레이크뷰펜션(055-931-3306), 여울펜션(055-931-8166), 합천호 동호속펜션(055-931-1080) 등 ■문의:합천군청 관광개발사업단 (055)930-3755
- 별별 여행
- 여운계, 25일 발인 경기 고양 해인사 미타원 안치
- 2009. 05. 25 17:53 연예
- 폐암으로 유명을 달리한 탤런트 여운계의 장례식이 25일 거행됐다. 빈소가 마련됐던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오전 8시30분 진행된 발인은 유족과 아나운서 출신 이계진 의원, 탤런트 김미숙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졌다. 고인의 시신은 발인 후 운구차에 실려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KBS를 찾았다. KBS는 고인이 처음 연기생활을 시작해 마지막까지 열정을 불태웠던 곳으로 이날 유족은 영정과 위패를 들고 스튜디오 등을 돌며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이후 고인의 시신은 오전 11시 벽제 승화원에서 화장된 뒤 오후 1시께 경기도 고양시 해인사 미타원에 안치됐다. 1962년 데뷔한 그는 ‘사랑이 뭐길래’ ‘대장금’ ‘내사랑 누굴까’ ‘마파도’ 등의 작품을 통해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7년 9월 신장암 증세로 당시 출연하고 있던 SBS 드라마 ‘왕과 나’에서 하차했던 여운계는 KBS2 ‘며느리 전성시대’에 캐스팅돼 두 달여 치료 후 복귀한 바 있다. 하지만 상태가 다시 나빠져 KBS 아침드라마 ‘장화홍련’에 캐스팅되고도 초반에 하차해 한 달여간 투병하다 지난 22일 저녁 8시7분 끝내 숨졌다. 4일장으로 치러진 장례에는 최불암, 전원주, 박근형, 고두심, 주현, 김혜자, 강부자, 전인화, 장미희, 반효정, 김용림, 김창숙, 백윤식, 이영애, 문근영, 하희라, 최수종, 김선아, 유지인, 이재룡, 유호정, 노주현 등 연예계 선후배들이 찾아 조문했다.
주간경향(총 1 건 검색)
- [길에서 만난 사람]기운이 모인 터, 가야산 해인사(2013. 09. 10 17:48)
- 2013. 09. 10 17:48 문화/과학
- 합천 해인사를 찾아간다. 합천은 가야산, 황매산 등 높은 산으로 빙 둘러싸여 있다. 이 땅은 계곡을 흐르는 작은 물길들이 하나로 합일하는 기운을 지닌다. 우리 땅의 우여곡절과 재난이 범접치 못한 터라 불리는 가야산. 그 중심에 자리한 천년고찰 해인사를 돌아가야산 소리길을 따라 황매산까지 오를 참이다. 천년고찰을 품은 합천 제1경, 가야산 “택리지에서 이중환 선생은 가야산은 태백과 소백을 떠나 있으면서도, 높고 수려해 삼재(三災)가 들지 않는 영험함을 지닌 명산이라 일컬었습니다. 또 경상도에는 돌산이 없는데, 오직 가야산만이 뾰족한 돌이 줄을 잇달아서 불꽃같이 힘차고, 공중에 따로 솟은 듯이 극히 높고 빼어나다고 말하였습니다. 단단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가야산의 웅장한 기운을 예찬한 것이지요.” 가야산 국립공원 매표소에서 해설사가 안내를 거든다. 큰 국난을 모두 비켜갔음과 삼재를 면한 가야산의 복된 기운은 이 터에 수십년을 살아온 토박이들의 오랜 자랑거리이다. 해인사를 나오면 바로 홍류동 계곡의 가야산 소리길로 등산객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높이 1430m의 가야산은 합천 제1경으로 가야국 시대부터 가야의 가장 으뜸 산으로 불리었다. ‘우뚝 솟은 상왕봉이 소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우두산(牛頭山)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봉인 상왕봉을 비롯해 매화산 등 1000m 내외의 연봉과 능선이 빙 둘러 큰 세를 이루는데, 그 산굽이 깊숙한 복판에 해인사가 들어앉은 품이다. 한국 화엄종의 근본 도량, ‘팔만대장경’을 봉안한 해인사 때문에 가야산은 민족의 역사와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명산이자 영산(靈山)으로 일컬어지며 후대의 발길을 불러 모은다. 해인사 일주문을 지나자 봉황문·해탈문이 이어지고, 대덕광전 앞마당에 정중삼층석탑과 석등이 비켜서 있다. 해인사는 통일신라 화엄 10찰의 하나로 한국을 대표하는 사찰이다. 창건된 지 천년을 넘어선 이 절은 2007년 6월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팔만대장경’과 199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장경판전’을 봉안하고 있어 법보종찰로 불린다. 1398년(조선 태조 7년)에 강화도 선원사에 있던 팔만대장경과 경판전이 지천사로 옮겨졌다가 이듬해 이곳 해인사로 옮겨져 왔다. 해인사는 창건 이후 일곱 차례의 대화재를 겪으며 몇 번씩 중창됐으며, 현재 건물들은 대개 조선 말엽에 중건됐다. 신기한 일은 일곱 차례의 대화재를 겪으면서도 팔만대장경과 장격각만은 그대로 보존되어 왔다는 것이다. 고려대장경을 보관 중인 장경판전. 천년의 고찰은 깊은 산 중 가운데에 앉아 국난을 극복할 수 있는 정신과 기운을 북돋우던 성지였다. 온갖 환란 가운데에서도 중심을 지키며 민심을 아우르는 터의 기운으로 지금도 수많은 불자들의 기도가 이어지는 까닭이다. 고려대장경을 보관 중인 장경판전으로 오른다. 스물세 단 돌 계단을 올라서면 일각문 상단에 조선 말기의 문신이며 서예가인 해산 박기돈이 쓴 ‘팔만대장경’ 현판이 붙어 있다. 일각문을 넘어서면 넓게 두른 담장 안에 네 채의 건물이 긴 네모꼴 평면을 이루며 자리잡고 있다. 대장경을 봉안하고 있는 장경판전은 수다라전, 법보전 동·서, 사간전 등 모두 네 동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공간으로 들어서니 군데군데 절대엄금, 사진촬영 금지라는 주의 표지판이 관람객들의 호들갑을 경계하고 있다. 장경판전은 대장경의 부식을 방지하고 온전한 보관을 위해 15세기께 지어진 건축물로 자연의 역학과 과학의 원리가 합쳐진 친환경 자연과학의 총아라 불린다. 탑돌이를 하고 있는 불자들. “고려대장경은 세계 최고(最古)의 목판대장경입니다. 고려 왕조 존속 기간 472년의 절반에 가까운 240년에 걸친 대역사입니다. 경판을 쌓아 올리면 높이가 3250m로 해발 2744m에 이른다는 백두산보다도 높습니다. 모두 1538종의 경전과 8만1258장의 경판이라는 방대한 양입니다. 경판 원형을 유지한 장경판전의 보전방식 등도 과학기술적인 가치를 평가받고 있지요. 장경판전과 대장경이 동시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러니 후세까지 잘 보존해야겠지요.” 특히 합천군은 9월 27일부터 11월 10까지 45일 동안 긴 장정으로 2013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을 준비하고 있다. 때문에 장경판전 주위는 더욱 엄하고 고요하다. 가야산 소리길을 따라 황대산의 가을까지 경내를 둘러보고 홍류동 계곡으로 걸음을 옮기며 길물음을 하니, 합천에서 평생을 살아왔다는 하원경 어르신(74)의 고향 자랑이 한창이다. “하무요. 임진왜란 때에도 왜군이 들지 않았고, 임진왜란 후에 큰불이 많이 나서 건물들이 몽땅 다 타버렸는데도 불가사의하게도 고려대장경하고 이 장경판전만은 한 번도 화를 입지 않고 옛날 그대로라 안 합니까? 6·25 때도 여는 아무 일도 없었다 안 캅니까? 합천이 경치도 좋고 터가 참 좋은 기라요. 팔만대장경이 묻혀 있는 터이니, 보통 좋은 기운이 있는 게 아니라 캅니더. 합천에는 가야산 말고도 황매산, 오도산 등 좋은 산이 참 많다 안 합니까. 거도 함 올라보소.” 하씨 어르신은 해인사가 고려팔만대장경판을 600년 가까이 보전하는 이유는 삼재불입(三災不入)의 영기가 서린 가야산 속에서 자리를 잡아서라고 덧붙인다. 천년도 지난 절터의 영험함으로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은 온전한 삶 가운데에서 오래도록 평안하였음을 감사하는 것이다. 합천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하원경 어르신의 고향 자랑이 한창이다. 해인사를 나오면 바로 홍류동 계곡의 가야산 소리길로 이어진다. 이 계곡은 가을에는 단풍에 물이 붉게 변한 듯 보인다 하여 ‘홍류동’이라고 불리고, 여름에는 금강산의 옥류천을 닮았다 해서 ‘옥류동’으로도 불린다. 최근 날씨가 선선해진 탓에 많은 이들이 가야산을 찾아 이 길을 걷는다. ‘소리길’이란 이름은 계곡을 따라 걸으면 계곡의 물소리, 숲의 바람소리, 지저귀는 새소리 등 자연의 소리가 끊임없이 들린다고 해서 붙여졌다. 가야산 소리길은 홍류동 계곡을 따라 걷는 6.3㎞의 평탄한 숲길로 깊은 숲길과 계곡이 이어져 청량한 가을의 청취를 만끽할 수 있다. 합천은 가히 산의 고장이라 불릴 만큼 유명한 산도 많이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촬영한 황매산은 합천 제8경이라 불린다. 해발 1108m로 소백산맥에 속하는 고봉이다. 700~900m의 고위평탄면과 함께 드넓은 목초지가 펼쳐져 있다. 1983년 합천군 황매산군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무학대사가 수도를 한 산으로도 알려졌으며 모산재(767m)와 황매평원으로 유명하다. 모산재는 황매산 자락의 하나로, 돌산으로 이뤄져 있다. 마을 주민들은 하늘 높이 솟아 있는 화강암의 바위봉을 오르는 데도 지치지 않고, 오히려 기운이 차오르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전한다. 황매평원은 봄이면 철쭉이 무리지어 붉게 물들고, 가을이면 황금빛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의 물결은 마치 황금빛 바다처럼 일렁인다. ‘2013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은 가야산 일대에서 개최된다.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적인 기록문화유산으로 간행 1000년이 넘은 팔만대장경의 가치와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개최하는 국제적인 문화행사다. 합천 해인사와 대장경 기록문화테마파크, 가야산 줄기의 소리길 등 세 곳을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축제를 둘러보고 황매산의 이른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한 여행이다. 글·사진|이강 leeghang@tistory.com
- 길에서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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