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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9,874 건 검색)

‘정신질환’ 초점 맞춰 발의되는 ‘하늘이법’…교육 현장선 “부작용 우려”
2025. 02. 16 20:49사회
... 직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교원의 휴·면직 등을 심의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학교 현장에선 정신질환에만 맞춰 대책을 마련하면 교사가 정신건강 치료를 꺼리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하늘이법정신질환교사교육부학교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조국혁신당
[사설]시민 학살한 5·18 현장에서 ‘윤석열 내란’ 옹호하다니
[사설]시민 학살한 5·18 현장에서 ‘윤석열 내란’ 옹호하다니
2025. 02. 16 18:54오피니언
... 집회하는 것과 다름 없다”며 반대 측 집회를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현장인 광주 금남로에서 지난 15일 ‘내란 수괴’ 윤석열의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열렸다. 5·18 당시...
대학가 탄핵 찬반 대자보의 자리싸움 [현장 화보]
대학가 탄핵 찬반 대자보의 자리싸움 [현장 화보]
2025. 02. 16 17:05사회
16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내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반대(왼쪽)와 찬성 대자보가 붙어 있다. 문재원 기자 내란 수괴 혐으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반 대립이 대학가에도...
현장 화보윤석열대통령탄핵서울대학교극우내란죄
추위 풀리자 어김없이 나타난 미세먼지 [현장 화보]
추위 풀리자 어김없이 나타난 미세먼지 [현장 화보]
2025. 02. 16 11:43사회
전국 곳곳이 미세먼지 나쁨을 보인 16일 오후 서울 북악스카이웨이에서 바라본 시내가 미세먼지에 갇혀 있다. 2025.2.16. 정지윤 선임기자 추위가 물러나고 포근한 날씨를 보이자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스포츠경향(총 11,786 건 검색)

[스경X현장]“18살 그때 모습만 기억하시나요?”…우리은행 김단비, FA 대거 이탈 딛고 정규리그 우승 이끌며 ‘진짜 에이스’ 우뚝
[스경X현장]“18살 그때 모습만 기억하시나요?”…우리은행 김단비, FA 대거 이탈 딛고 정규리그 우승 이끌며 ‘진짜 에이스’ 우뚝
2025. 02. 16 18:57 스포츠종합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김단비가 16일 청주 KB와의 정규리그 6라운드 원정 경기 승리로 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WKBL 제공 “감독님한테는 제가 아직도 18살 때 첫 모습일 거예요. 감독님은 38살, 39살쯤이셨죠. 그때 그 첫인상을 잊지 못하시는 것 같아요.” 16일 청주체육관.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46-44로 승리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아산 우리은행의 에이스 김단비(35)는 위성우 감독(54)과의 오래된 인연을 이렇게 떠올렸다. 정규리그 한 경기를 남기고 이뤄낸 조기 우승. 그러나 시즌 초만 해도 이는 ‘불가능한 꿈’처럼 보였다. 박지현이 뉴질랜드 리그로 떠났고, 최이샘(신한은행), 나윤정(KB), 박혜진(BNK) 등 주축 선수들이 FA 시장에서 대거 이탈했다. 위성우 감독은 “선수단 보드에 김단비만 탁 보이고 아무도 없어서 어떻게 5대5를 뛰어야 하나 고민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단비도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다. “시즌 전에는 ‘재미있을 것 같다’, ‘한번 보여드리겠다’고 말했지만, 훈련이 끝나고 집에 가면 ‘어떡하지, 연습 게임 한 번 끝나면 어떡하지, 1패하면 어떡하지’라며 혼자 속앓이를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최고참 주장으로서 부담감은 어느 때보다 컸다. “이 선수들을 이끌어서 시즌을 잘 치를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고 무서웠다”며 “1승하면 다행이다 싶고, 1패하면 뭔가 바닥을 찍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우리은행은 승승장구했다. BNK와 함께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을 형성했고, 6라운드에서는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김단비는 경기당 평균 36분 51초를 뛰며 22.2점, 11.1리바운드, 3.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모두 프로 데뷔 이후 최고 기록이다. 위성우 감독은 “모든 팀이 김단비를 집중적으로 마크하는 상황에서 득점 1위를 달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예전의 김단비는 농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시즌에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고 극찬했다. 이에 김단비는 “시즌 동안 한 번도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겸손해했다. “어제(15일)까지도 우승을 생각 못했다”면서 “우리가 KB를 이긴다는 보장도 없고, 하나은행을 이긴다는 보장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우승으로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우승 횟수를 15회로 늘렸다. 이는 2위 용인 삼성생명(6회)의 2.5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기록이다. 김단비는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된다”면서도 “정말 여태까지 잘해왔고,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체라는 평가를 뒤엎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은 이제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한다.
[스경X현장]에이스 김단비 맹활약, 루키 이민지 성장 우리은행 정규리그 조기 우승 확정…위성우 감독 ‘마법’ 통했다
[스경X현장]에이스 김단비 맹활약, 루키 이민지 성장 우리은행 정규리그 조기 우승 확정…위성우 감독 ‘마법’ 통했다
2025. 02. 16 18:06 스포츠종합
우리은행 김단비가 16일 청주 KB와의 2024~2025시즌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슛을 쏘고 있다. WKBL 제공 “김단비만 탁 보이고 아무도 없는 선수단 보드를 보며 어떻게 뛰어야 하나 고민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이 느꼈던 절망감이다. 하지만 16일 청주체육관에서 펼쳐진 KB와의 경기에서 46-44로 승리하며 우리은행은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정규리그 종료를 한 경기 앞두고 이뤄낸 조기 우승이자, 구단 역사상 15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다. 시즌 전 우리은행의 전망은 암울했다. 뉴질랜드 리그로 진출한 박지현을 필두로 최이샘(신한은행), 나윤정(KB), 박혜진(BNK)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 FA 시장에서 핵심 전력의 대부분을 잃은 우리은행은 시즌 전 대부분의 전문가들로부터 약체 평가를 받았다. 믿을 건 에이스 김단비와 리그에서 손꼽히는 명장 위성우 감독의 지략뿐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BNK와 함께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을 형성했고, 4라운드까지는 BNK에 2경기 뒤진 2위를 유지했다. 6라운드에 들어서며 BNK가 주춤한 사이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마침내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이번 우승으로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우승 횟수를 15회로 늘렸다. 이는 2위 용인 삼성생명(6회)의 2.5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기록이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우승(12회)과 통합우승(10회) 기록도 다시 한번 경신할 기회를 얻었다. 우승의 중심에는 에이스 김단비가 있었다. 이번 시즌 그는 경기당 평균 36분 51초를 뛰며 22.2점, 11.1리바운드, 3.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프로 데뷔 이후 최다 출전시간, 최다 득점, 최다 리바운드라는 커리어 하이를 동시에 달성했다. 위성우 감독은 “모든 팀이 김단비를 집중 마크하는 상황에서 득점 1위를 달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김단비가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예전의 김단비는 농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이번 시즌에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고 극찬했다. 루키 이민지의 깜짝 활약도 우승의 큰 동력이 됐다. 위성우 감독은 당초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10분 정도 기용하자”는 계획이었으나, 이민지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최근 8경기에서 7차례나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팀의 공격 옵션을 다변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우리은행 이민지가 16일 청주 KB와의 원정 경기에서 골 밑 돌파를 시도하려 하고 있다. WKBL 제공 이날 경기 전 “김단비를 제외한 선수들은 ‘쓰리 앤 디(디펜스·수비)’로 가겠다”고 밝혔다. 과감한 3점슛과 리바운드, 수비에 집중하는 전략이었다. 위 감독은 “수비는 연습으로 변형시킬 수 있지만 공격은 타고나야 하는 부분”이라며 현실적인 접근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략은 KB와의 이날 경기에서 빛을 발했다. 1쿼터에서 이명관과 스나가와 나츠키의 연속 3점슛으로 14-2까지 달아났다. 2쿼터 들어 KB의 거센 추격으로 21-23까지 쫓겼으나, 김단비의 골밑 득점으로 전반을 25-21로 마쳤다. 3쿼터 초반 KB 허예은의 3점슛으로 26-25 역전을 허용했으나, 곧바로 김단비가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스나가와와 박혜미의 3점슛이 이어지며 다시 리드를 가져왔고, 루키 이민지는 자유투 3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38-32로 쿼터를 마쳤다. 4쿼터는 더욱 치열했다. KB는 허예은의 3점슛과 골밑 돌파로 38-37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허예은이 자유투를 놓친 직후 이명관이 연속 3점슛을 성공시키며 44-39로 달아났다. KB는 다시 43-44까지 따라붙었지만, 김단비의 스틸과 속공 득점이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경기 종료 49초를 남기고 44-46으로 쫓긴 상황에서 김단비의 2점슛과 KB 허예은의 마지막 공격이 모두 실패하며 경기는 우리은행의 승리로 끝났다. 위성우 감독은 “BNK나 삼성생명이 부상으로 흔들리면서 우리에게 운이 따랐다”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우승은 분명 치밀한 준비와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성장도 좋지만 성적도 함께 가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이번 시즌 완벽하게 실현됐다. 주축 선수들의 공백 속에서도 김단비의 성장과 이민지의 발견으로 또 한 번의 우승 신화를 써내려갔다. 위 감독은 “이번 시즌을 통해 진정한 지도자의 의미를 깨달았다”며 “한국 여자농구가 아시아에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도 보았다”고 이번 시즌을 돌아봤다. 약체라는 평가에서 시작해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기적을 이뤄낸 우리은행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제 챔피언결정전에서의 우승으로 진정한 ‘통합우승’을 노린다.
[스경X현장] “‘착각’을 현실로” 韓·日 다 잡은 미세스 그린애플의 상큼한 매력
[스경X현장] “‘착각’을 현실로” 韓·日 다 잡은 미세스 그린애플의 상큼한 매력
2025. 02. 16 15:19 연예
일본 밴드 미세스 그린애플의 후지사와 료카(왼쪽부터), 오모리 모토키, 와카이 히로토. 유니버셜 뮤직 재팬 일본 미세스 그린애플이 한국 팬심 공략에 나섰다. 미세스 그린애플의 내한 공연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가 16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진행됐다. 미세스 그린애플은 오모리 모토키(보컬, 기타), 와카이 히로토(기타), 후지사와 료카(키보드)로 2013년 결성된 3인조 밴드다. ‘댄스 홀’(Dance Hall), ‘인페르노’(Inferno), ‘푸름과 여름’(Ao To Natsu) 등 다수의 히트곡으로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인기 밴드다. 지난해 열린 제66회 일본 레코드대상에서 대상을 받으며 시상식 66년 역사상 최초로 밴드 부분 2연패를 달성하는 등 일본 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 중이다. 이어 지난 15일과 16일 한국에서의 첫 콘서트인 ‘MGA 라이브 인 서울 코리아 2025’를 개최하며 활동 반경을 넓힌다. 동시에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도 입점했으며, 오는 19일까지 국내 첫 팝업 스토어도 진행하며 팬들과의 감격스러운 만남은 물론 한국 대중에도 눈도장을 찍을 전망이다. 일본 밴드 미세스 그린애플의 오모리 모토키. 유니버셜 뮤직 재팬 공연을 위해 지난 14일 입국한 미세스 그린애플은 이날 냉면과 닭한마리를 맛있게 먹은 이야기를 전하며, 한국 방문에 설렘을 드러냈다. 앞서 3년간 한국어 공부를 해오고 있음을 밝힌 멤버 와카이 히로토는 초반의 답변을 모두 한국어로 진행해 유창한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또 이들은 지난 15일 공연을 통해 만난 한국 ‘잼스’(팬더명)의 환대에 감사함을 표했다. 오모리 모토키는 “어제 공연을 하면서 많은 한국 잼스 분들이 기다렸다는 걸 알게 됐다. 많은 한국 분이 와서 정말 놀랐고 감사했다”며 “콘서트가 끝나고 너무 즐거웠다. 큰 목소리가 인상적이었고, 박력이 느껴져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일본 밴드 미세스 그린애플의 후지사와 료카. 유니버셜 뮤직 재팬 후지사와 료카는 “많은 분의 성원으로 정말 놀랐다. 라이브로 많은 분의 에너지를 받을 수 있어 너무 감사했다”며, “일본어를 외워서 함께 불러주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번 콘서트는 영상 촬영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일본 잼스 분들도 공연을 보고 한국의 열기를 같이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와카이 히로토는 한국어로 “한국에서 하는 첫 라이브라 ‘처음 뵙겠습니다’ 하고 인사를 전하는 라이브(공연)라고 생각한다. 세트리스트도 특별하니까 즐겨주면 좋겠다”고 특별한 당부를 전했다. 이날 진행될 마지막 공연에 대해서도 오모리 모토키는 “한국 공연에 오시게 되면 원래 기대했던 부분도 만날 수 있고, 한국에서는 댄스 코너가 인기 있다고 생각해서 세트리스트에 넣었다. 첫 라이브라 많은 분이 기대했을 거라 생각한다. 처음이니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며 “오늘 라이브도 많은 기대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일본 밴드 미세스 그린애플의 와카이 히로토. 유니버셜 뮤직 재팬 미세스 그린애플은 K팝에도 관심을 표하며 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꼽았다. 오모리 모토키는 “K팝은 트렌드를 파악하는 속도가 정말 빠르다고 생각한다”며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만나본 적은 있지만 협업해본 적은 없어서, 기회가 된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 밴드 중에는 지난해 3월 컬래버를 한 적 있는 드래곤포니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일본과 한국을 넘나드는 인기 비결을 묻자 “오히려 알려주시면 좋겠다”고 겸손하게 웃으며 “작곡이나 여러 부분에서 신경을 쓰고 있어서, 좋아해 준다는 것이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가 빛나고 재밌게 즐길 수 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든 곡들이라 작곡 작업에 부담감은 없는 편”이라며 “우리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시대에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밴드는 현실적으로만 생각하면 어려운 것들도, 조금은 ‘할 수 있다’고 착각해서 이루고 싶은 꿈을 이미지화해가고 있다”며 자신들만의 매력 포인트를 어필해 시선을 모았다.
“20대 대회를 만들어주세요” 배구를 즐기는 젊은이들 이구동성…경기도 20대 리그 배구대회 현장
“20대 대회를 만들어주세요” 배구를 즐기는 젊은이들 이구동성…경기도 20대 리그 배구대회 현장
2025. 02. 16 06:20 스포츠종합
동패고OB가 15일 부곡고 OB를 상대로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김세훈 기자 토요일인 지난 15일. 경기도 광주시민체육관은 아침부터 20세 전후 젊은이들의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제2회 경기도 20대 리그 배구대회에 참가한 현역 고등학생, 졸업한지 얼마 안 되는 선배들이었다. 이들은 비슷한 나이대 젊은이들과 배구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선후배간 다정한 정도 나눴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20대들이 출전할 수 있는 배구 대회가 많이 열리기를 바란다.” 작전타임 중인 부곡고 OB. 김세훈 기자 경기 하남, 광주, 고양, 파주, 용인, 안산, 안양, 가평 등에서 배구를 즐기는 20세 전후 젊은이들은 팀을 꾸려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모두 8개 팀이 출전했고 예선 2경기, 본선 1경기 등을 치렀다. 고양이는야옹(고양), 부곡고 OB(안산), 동패고 OB(파주), 가평연합(가평), 버터비(용인), 하남(하남), 안양·안산연합 등이다. 이들은 팀당 출전비 15만원씩을 냈다. 이찬호 경기광주시배구협회장과 조형준 체육교사(광주 신현중) 20대 동호인들이 출전할 수 있는 배구 대회는 거의 없다. 대부분 배구대회가 30대부터 진행된다. ‘30대 이하’ 부문이라서 20대도 출전할 수 있지만 현실은 거의 모두 30대로 구성된다. 이찬호 경기광주시배구협회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20대 팀이 존재할 수 있도록 애를 쓰는 체육교사들에게 감사한다”며 “젊은 팀들이 많이 생겨야 배구가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곡고등학교 이달 초 졸업한 주장 송예찬씨(19)는 “재학생 5명, 졸업생 6명이 팀을 꾸렸다”며 “지난 몇 달 동안 주 3회 선후배들이 학교에 모여 운동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선후배들이 하나로 뭉쳐 훈련도 하고 경기도 하니 재밌다”며 웃었다. 광주 중앙고 출신 장보민씨(19)는 여자 선수로 드물게 대회에 나섰다. 장씨는 “배구는 한번 빠져보면 빠져나갈 수 없는 매력이 있다”며 “여자들도 배구를 배울 기회가 많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혁수씨(23)는 대회를 주최한 경기도 20대리그 연합회 회장이다. 장씨는 “고등학교 시절 배구 동아리에서 활동했고 졸업 후에도 지역 동호회에서 배구를 계속하고 있다”며 “졸업 후에도 배구를 즐기려면 20대가 나설 수 있는 배구대회가 많이 생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회는 9인제로 열렸다. 학교스포츠클럽과 아마추어 배구는 대부분 9인제로 진행된다. 9인제는 자리를 이동하지 않기 때문에 고정된 포지션에서 주어진 입무만 수행하면 된다. 리시브, 토스 등 기본적으로 볼만 조금 다룰 줄 알면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게 9인제의 장점이다. 제2회 경기도 20대 리그 배구대회 개막에 앞서 출전한 8개팀과 대회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세훈 기자 안양·안산 연합이 3전전승으로 우승했고 부곡고OB가 2승1패로 준우승했다. 이번 대회는 배구 열혈 교사로 유명한 조형준 체육교사(광주 신현중)가 제자들과 함께 만들었다. 지난해 7개팀이 출전해 초대 대회를 치렀다. 오는 8월에는 12개팀이 나서는 제3회 대회 개최도 계획하고 있다. 조 교사는 “동호인 대회를 나가보면 고령층 동호인이 대부분”이라며 “고교졸업 후에도 배구를 계속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배구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사는 이어 “배구를 하고 싶은 젊은이들이 많은데 팀도 없고, 대회도 없다”며 “지방자치단체 등이 지원해준다면 조금 더 큰 대회를 자주 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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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의 국방 B컷](5) 북 GP 파괴 현장검증, 카이샷으로 생중계했다
[박성진의 국방 B컷](5) 북 GP 파괴 현장검증, 카이샷으로 생중계했다(2024. 04. 19 16:00)
2024. 04. 19 16:00 정치
2018년 12월 12일 강원 철원 중부전선에서 남북 시범 철수 GP 상호검증에 나선 남측 검증단이 북측 GP를 검증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진실의 문이 열릴 것.”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 1월 16일 KBS 라디오 <뉴스레터K>에 출연해서 한 발언이다. 신 장관은 “북한의 GP(최전방 감시초소) 복원 동향과 속도를 볼 때 지하시설은 그대로 존속할 가능성이 대단히 큰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머지않아 진실의 문은 열릴 것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장관이 언급한 진실의 문은 남북 GP 철거 이후에 북측의 지하갱도 등 파괴 여부를 철저히 확인했다고 한 국방부 발표 내용이 사실인지, 아니면 거짓인지다. 이와 관련해 GP ‘진실의 문’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군사장비가 있다. 바로 ‘카이샷’이다. 카이샷은 헬멧 장착형 무선 영상송수신 장비다. 청해부대 소속 해군 특수전여단(UDT) 대원들이 2009년 2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작전(아덴만 여명작전)을 하면서 착용해 널리 알려졌다. 당시 카이샷 영상은 최영함에 있던 청해부대원과 서울 합동참모본부,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계룡대 해군본부, 진해 특수전여단 등으로 실시간 전송됐다. 이들 부대 지휘관들은 카이샷이 전송하는 화면을 손에 땀을 쥐며 지켜봤다. 이후 카이샷은 군 특수작전부대와 경찰 대테러부대 등이 주요 작전 시 사용하는 장비가 됐다. 도청이나 감청을 막기 위해 카이샷용 주파수는 군사 Ⅲ급 비밀로 지정되기도 했다. 일부서 “부실 검증 후 거짓 발표” 주장 군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른 북 GP 파괴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카이샷을 동원했다. 남북은 비무장지대(DMZ) 내 GP 각각 10개씩을 파괴하고, 1개씩은 원형을 보존하면서 병력과 장비를 철수시킨 뒤 2018년 12월 12일 상호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남북이 철수시킨 DMZ 안 상호 GP 거리는 580~1060m로 직사화기 사정권이어서 언제든지 우발적 군사충돌이 일어날 수 있었다. 당시 남측 지휘부는 검증단의 북측 GP 파괴현장에 대한 조사과정을 지켜보고자 했다. 그러나 휴대전화는 DMZ 북측 지역으로 가면 불통이 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등장한 장비가 카이샷이다. 남북 간 협상 과정에서도 현장 협상 실무팀이 각각 상부와 실시간으로 연락을 취하는 게 통상적 관례다. 군 당국은 북 GP 파괴 검증 현장에 카이샷을 투입했다. 청와대와 합동참모본부 등 상부 유관부서 관계자들은 검증단이 카이샷으로 보내온 영상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검증단은 파괴된 GP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입수하려 했다. 군 당국은 북한군 GP 1개당 7명씩 총 77명으로 검증단을 구성해 현장조사를 했고, “북 GP가 감시초소의 임무 수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북 GP 지상시설인 전투시설과 병영막사, 유류고, 탄약고 등 지원시설은 폭파방식 등을 통해 완전히 파괴한 후 흙으로 복토되거나 건물 흔적을 제거하고 정리된 상태였다”라면서 “지하시설은 출입구 부분과 감시소, 총안구(화점) 연결 부위가 폭파되거나 매몰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와 합참은 11개 검증반의 GP별 현장검증 결과를 토대로 통합 평가 분석회의와 전문가 토의 등을 한 뒤 그 결과를 발표했다. 정권이 바뀐 뒤 검증팀이 부실한 검증을 해놓고도 북 GP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거짓 발표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이 ‘9·19 군사합의’ 파기 이후 지난해 11월 기존에 파괴했던 GP 상단에 목재로 된 감시소(경계초소)를 만드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 계기가 됐다. 보수층 일각에서는 북한이 빠른 속도로 파괴 GP 복원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지하시설이 파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 장관도 올해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북한은 위에 보이는 감시소만 파괴하고 나머지 지하시설은 손을 안 댄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리하면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정밀 검증 한계…감사원 조사 끝난 듯 전직 군 장성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은 지난 1월 문재인 정부가 북 GP의 지하 갱도 시설이 불능화되지 않았음에도 ‘북 GP는 완전히 파괴됐으며 군사시설로 활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왜곡된 내용을 발표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후 감사원은 지난 3월 18일 특별조사국을 내세워 국방부를 포함한 관련 부서를 대상으로 북한 GP 파괴 부실검증 의혹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원 특별조사국은 주로 전 정권 관련한 의혹 감사에 투입됐던 부서다. 당시 검증과정에서는 파괴된 북 GP가 국방정보본부가 파악하고 있던 정보와는 달리 완전히 지하요새화된 시설이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북한군 유류고는 물론 숙소와 취사장까지 포함한 대부분 시설이 감시탑 수 미터 아래 지하에 있는 것처럼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지상에 위치했다. 군 정보당국의 일부 과장되거나 잘못된 정보 파악 능력은 논란이 됐다. 심지어 일부 위치 정보에서도 오류가 있었다는 말이 새 나왔다. 북한군은 ‘민경초소’라고 부르는 GP를 남측의 철책을 지키는 GOP(일반전초)와 유사하게 운용하고 있다. 남측 GP가 DMZ 안의 섬처럼 운용된다면, 북측 GP는 고도가 높은 산악지대 일부를 제외하고는 북측 철책선을 잇는 초소 역할을 한다. 남측 감시와 함께 주민들의 탈북 감시가 주요 임무다. 초소 뒤편에서는 병사들이 영농작업을 하는 모습도 관측된다. 모자라는 식량을 자급자족하기 위해서다. 북한군이 일부 GP는 지하 요새화해 운용할 수 있겠지만, 모든 GP를 지하 요새로 만들지는 않았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정밀 검증의 한계였다. 북 GP 파괴 현장 검증 당시 잔해를 일일이 파헤쳐가면서 확인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 이와 관련해 검증단이 가지고 갔던 지표 투과 레이더(GPR)나 내시경 장비 등의 관측 장비로 지하시설 파괴 여부를 확인했는지도 감사원의 감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증단은 또 파괴된 GP 5곳에서 100~200m 떨어진 지점의 총안구를 식별했는데 북측은 이것이 지뢰지대 안의 사용하지 않는 총안구나 인접 GP의 총안구 등이라고 주장했다. 북 GP 파괴 검증과 관련해서 분석 문건은 물론 카이샷 영상 자료까지 보존된 만큼 감사원의 당시 상황 파악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검증단원들은 군내 최고 에이스 요원들과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됐던 만큼 검증 보고서 내용은 정확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검증단 보고서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공식 발표에 어느 수준으로 반영됐는지가 주목된다. 철근 콘크리트로 완전 요새화된 남측 GP와 달리 북측이 파괴한 GP는 애초부터 남측보다 원상복구가 그리 어렵지 않은 구조라는 점도 변수다. 또 북측이 감시탑 등 지상시설로만 먼저 GP를 재가동했을 개연성도 있다. 감사원은 검증단의 보고서를 처리한 국방부와 합참, GP 철수 및 검증 상황에 대한 평가·점검을 총괄했던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을 대상으로 실체적 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박성진의 국방 B컷
[현장답사기]‘아리랑’ 김산의 마지막을 찾아서(2023. 10. 27 11:20)
2023. 10. 27 11:20 문화/과학
의 주인공 김산 등의 지방을 태워 하늘로 뿌리고 있는 필자 / 원희복 제공 1960~1980년대 젊은이에게 큰 영향을 미친 책 중의 하나가 바로 님 웨일즈가 쓴 <아리랑>일 것이다. 님 웨일즈는 미국 AP통신 기자인 남편 에드거 스노를 따라 1937년 중국 옌안(延安)에 들어갔다. 당시 중국공산당 지도자 마오쩌둥(毛澤東)은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과 대결 혹은 합작을 거듭하면서 후퇴하는 장정을 수행 중이었다. 중국공산당의 무장조직인 홍군(팔로군)은 장정의 막바지에 이르러 옌안에 주둔하고 있었다. 님 웨일즈는 남편 에드거 스노가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周恩來) 등을 만나 취재할 때 한 조선인 남자를 만나 인터뷰했다. 그 조선인 청년은 고향(평북 용천)에서 3·1운동에 가담하고 일본 도쿄로 유학했다가 다시 중국으로 간 청년이었다. 그는 16세에 광활한 대륙 중국에서 조선독립군이 세운 신흥무관학교를 찾아가 입학한 것을 시작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중국공산당에 입당해 팔로군과 함께 옌안에 들어온 그 조선인 청년은 님 웨일즈를 만나 자신의 파란만장한 삶을 얘기했다. 님 웨일즈는 미국으로 돌아와 당시(1941년) 인터뷰 내용을 <아리랑 (Song of Ariran)>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다. 님 웨일즈는 그 조선인 청년을 ‘김산(金山)’이라고 했다. 물론 가명이었다. ‘중국혁명에서 한 공산주의자의 생애’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미국인에게 별로 흥미를 끌지 못했다. 책도 안 팔렸고, 출판사는 큰 손실을 봤다고 한다. 사실 님 웨일즈의 <아리랑>은 한국에서 먼저 본격적으로 소개됐다. 해방 후 잡지 ‘신천지’는 1946년 10월호부터 1948년 1월호까지 <아리랑>을 번역해 소개했다. 신재돈이 번역한 <아리랑>은 ‘아리랑- 조선인 반항자의 일대기’라는 제목으로 16회 연재됐다. 이 연재물은 그러나 큰 관심을 일으키지 못하고 조용히 묻히고 말았다. 험준한 마자거우 계곡 한쪽에서 찾은 산간닝비엔취의 야전병원터 / 원희복 제공 궁금증 불러모았던 김산의 정체 대신 님 웨일즈의 <아리랑>은 미국에서 공부하던 한국 유학생들에게 조용히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컬럼비아대학에서 유학(국제정치학) 중이던 백선기(서울대 강사)는 “컬럼비아대학 브로드웨이 거리에 있는 한국 유학생 단골집 형제주점에서 <아리랑>에 대한 한 동문의 독후감을 감명 깊게 경청했다”면서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이 실제 인물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오랫동안 가슴에 묻어두었다”고 말했다(백선기·<미완의 해방노래- 비운의 혁명가 김산의 생애와 아리랑> 서문). 이 <아리랑>을 들고 귀국한 사람은 기자 리영희였다. 고 리영희 교수는 1959년 가을 합동통신 외신부 기자로 미국 6개월 연수를 다녀오다 도쿄의 한 서점에서 만난 일본어판(1953년 조일서방판)에서 자신과 <아리랑>의 인연이 비롯됐다고 생전에 밝혔다(<아리랑> 동녘·1984·추천의 글). 그는 “어느 조선인 혁명가 김산의 생애에 관한 기록을 처음 읽으면서 받은 감동은 그 후 나의 삶의 방향과 내용에 지울 수 없는 크고 깊은 흔적을 남겼다”면서 “지난 30년의 지적·사상적 암흑 속에서 가끔 <아리랑>을 펼치는 것은 나에게는 큰 위안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리영희는 주변 친구들과 ‘김산이 누구인가?’라는 수수께끼 풀기에 매달렸다고 한다. 그는 “김책 아닐까, 최용건 아닐까, 김두봉이 제일 가까운데 등 그럴싸한 여러 인물이 거론됐지만 조선공산주의혁명, 광복 운동에 상당한 지식을 가진 이들도 그 정체를 알 수 없었다”라고 회고했다. 한국에서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1961년 님 웨일즈는 김산의 본명이 ‘Chiang Chi-rak’이라고 공개했다. 하지만 누구인지 논란은 그치지 않았다. 님 웨일즈 역시 김산의 정확한 한자 이름을 몰랐던 것이다. 님 웨일즈가 밝힌 ‘Chiang Chi-rak’이 조선인 ‘장지락(張志樂)’임을 밝힌 것은 1972년 서대숙 하와이대 교수가 쓴 <한국공산주의 운동사>를 통해서였다. 그리고 서대숙 교수는 <아리랑>에서 장지락의 활동이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서대숙 교수의 논평은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평가하는 등 장지락에 대한 논쟁이 일기도 했다. 1941년 미국에서 발행된 초판본 / 원희복 제공 1984년 동녘출판사에서 <아리랑>을 번역해 출간했다. 이 책은 출판과 동시에 금서로 지목됐다. 이 책은 그러나 대학가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무려 15만 부가 판매되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1986년 학민사 출판사에서 장지락의 한국에 관한 사실을 보충한 <아리랑 2>를 펴냈다. 이후 본격적으로 일본과 한국의 진보적 지식인을 중심으로 장지락의 행적을 추적(답사)하기 시작했다. 재미 의사 노광욱은 님 웨일즈를 만나 취재노트를 찾는 등 김산의 마지막 행적을 취재했다. 앞서 언급한 백선기는 한국·중국·일본을 돌아다니며 김산의 행적을 모아 1993년 <미완의 해방노래- 비운의 혁명가 김산의 생애와 ‘아리랑’>이라는 책을 냈다. 장지락의 행적을 추적한 이들 미즈노 나오키(水野直樹) 일본 교토대 교수도 김산의 족적을 찾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재일교포 이회성·김찬정은 김산의 마지막을 추적해 1987년 11월 잡지 ‘민도(民濤)’ 창간호에 “김산은 1938년 ‘일본 특무’라는 죄명으로 옌안에서 처형됐다. 1983년 가족의 소청에 의해 재심한 결과 무죄가 판명되어 명예가 회복됐다”고 구체적 사실을 보도했다. 이는 1986년 중국에서 발간된 <조선혁명열사전>을 인용한 것이다. 1989년 일본 아사히신문은 보충 취재를 거쳐 김산이 1938년 처형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써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은 장지락이며, 그는 자신의 책이 나오기 전에 이미 옌안에서 처형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안싸이현 마자거우 주민이 총성이 들린 계곡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원희복 제공 그러나 장지락이 옌안에서 처형된 것만 확인했을 뿐, 어떤 과정으로 처형돼 어디에 묻혔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었다. 여전히 많은 진보적 지식인과 언론이 장지락의 마지막 장면을 복원하려고 노력했다. 장지락에 대한 조그만 단서가 나오기라도 하면 ‘특종’이라는 이름을 달고 보도됐다. 베이징에 있던 중국공산중앙당교의 최용수 교수는 조선족으로 중국혁명과정에 기여한 많은 조선인을 발굴한 사람이다. 그는 중앙공산당 내부 자료를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조선인 학자이기도 했다. 2005년 5월 23일 그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김산(장지락) 처형에 관계된 사람이 아직 생존해 있어 처형되는 과정과 처형된 장소, 묻힌 곳을 찾는 것이 남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아리랑>과 장지락에 관해 남아 있던 마지막 의문이었던 셈이다. 최 교수는 그러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아리랑>과 김산에 대한 관심은 뚝 끊어졌다. 김산 그리고 김찬과 도개손의 처형 2005년 경향신문은 앞서 최용수 교수를 통해 1939년 옌안에서 죽은 조선인 남자 김찬(金燦)과 중국인 여성 도개손(陶凯孙·타오카이순)의 국경을 넘는 사랑과 항일투쟁 그리고 옌안에서 나란히 죽는 역사적 사실을 보도했다(‘70년 만에 햇빛 본 부부 항일투쟁’ 경향신문 2005년 5월 30일자). 이후 김찬의 활동상과 처형 그리고 복권 과정을 보완해 2015년 <사랑할 때와 죽을 때- 한·중 항일혁명가 부부 김찬·도개손 평전>이 나왔다. 이 책에는 김찬과 도개손 집안이 복권을 위해 중국공산당 핵심부를 통해 확인한 옌안에서의 이들 처형 절차를 자세히 기록했다. 책에 따르면 1938년 1월 산간닝비엔취((陜甘宁边区·산시성, 간쑤성, 닝샤성 3곳을 합친 곳) 정부의 사회부장 캉성(康生)은 중국공산당 기관지 에 ‘트로츠키 비적을 제거하자’는 글을 기고하며 연안파(중국공산당 지도부가 있던 옌안을 중심으로 항일투쟁을 하던 조선의용군 출신의 정치집단) 대숙청을 예고했다. 옌안에서 비밀스럽게 진행된 피의 숙청 절차는 산간닝비엔취 보안처 소속 탄정웬(潭政文)의 고문에 의한 수사, 보안처장 저우싱(周興)의 결재(동의), 산간닝비엔취 정부 서기 겸 보안사령부 책임자 가오강(高岗)) 최종 결재를 통해 완성됐다. 그리고 산간닝비엔취 부주석 가오쯔리(高自力)의 사형집행 결재 이후 옌안 북서쪽 안싸이현(安寨县) 쩐우동(眞武洞) 마자거우(馬家沟) 계곡에서 김찬과 도개손을 비롯한 연안파가 대규모로 총살돼 인근에 묻힌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이 모든 절차의 총책임자는 캉성이었다. 그가 기획하고 주도했다. 왼쪽부터 (님 웨일즈·김산 지음), (백선기 지음), (원희복 지음) 표지 / 원희복 제공 <조선혁명열사전>과 필자의 보충 취재 및 저서 내용, 그리고 김찬 아들의 증언 등을 종합하면 1938년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장지락)과 김찬-도개손 부부는 거의 같은 시기 보안처에 연행된 것으로 보인다. 김산은 1938년 즉시 처형됐지만, 김찬은 중국공산당 고위층과 끈이 있던 부인 도개손 집안의 끈질긴 구명작업으로 사형집행이 1년여 늦춰졌다. 중국인 여성 도개손은 조선인 남편 김찬을 부정하면 살려 주겠다는 제안을 뿌리치고 같이 최후를 맞았다. 따라서 김산과 김찬-도개손 부부 등 연안파들은 옌안에서 같은 절차와 방법으로 마지막 순간을 맞이했을 개연성이 높다. 10월 초 필자를 비롯한 재중화북항일역사기념사업회원이 이들 연안파의 마지막 행적으로 추정되는 옌안 안싸이현 쩐우동 마자거우 답사에 나선 배경이다. 여기는 장제스의 국민당 군으로부터 옌안을 방어하던 팔로군 야전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홍성림 재중화북항일역사기념사업회 회장이 중국 블로거를 검색해 이곳에 중국공산당 보안처가 구치소를 짓고 2~3년 동안 주둔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답사단은 마자거우 계곡에 사는 한 주민으로부터 “보안처가 있던 곳은 아파트가 들어서고, 가끔 동쪽 산속에서 총성이 들렸다는 얘기를 할아버지로부터 들었다”는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는 김찬-도개손 평전 <사랑할 때와 죽을 때>에 나오는 기록과도 일치한다. 그들의 ‘마지막 현장’에서 제사를 지내다 마자거우 계곡은 그러나 많고도 깊었다. 전시 야전사령부의 주둔지답게 험준한 산세에 천혜의 요새였다. 깊은 계곡에 띄엄띄엄 농가가 나타났다. 과거 팔로군이 사용하던 군 막사를 후에 농민이 개조해 사는 것처럼 보였다. 자동차로 계곡을 헤매길 서너 시간, 산속에서 만난 한 농민이 옛 팔로군 병영이 남아 있는 곳을 알려줬다. 답사단은 아슬아슬한 계곡 한쪽에서 산간닝비엔취의 야전병원터를 찾을 수 있었다. 답사단이 마자거우 계곡에서 팔로군의 흔적을 마침내 찾은 순간이었다. 험준하지만 나름 안전하니 야전병원을 설치했을 것이다. 야전병원이 있는 행정구역의 정식 명칭은 황과탑(黃瓜塌)이다. 현지 안내판에는 그러나 황과탑(塔)으로 돼 있어 한참을 혼동했다. 한자로 탑(塌)은 움푹 들어갔다는 의미로 우리말로 치면 ‘골’쯤 된다. 그러니까 험준한 산속에서도 깊은 골짜기란 뜻이다. 답사단은 GPS로 정확한 위치를 확인했다. 위의 노란 점은 야전병원터, 아래 노란 점은 제사를 지낸 곳이다. / 신춘호 영상아카이브 연구중심 제공 답사단은 <아리랑>의 팔로군 야전병원 앞에서 험준한 마자거우 계곡을 향해 술을 한 잔 따르고 절을 했다. 아울러 <사랑할 때와 죽을 때>의 주인공 김찬과 도개손에 대한 제사도 지냈다. 아마도 84년, 85년 만에 그들의 ‘마지막’ 현장에서 치러지는 첫 제사였으리라 생각한다. 김산의 경우 지방(紙榜)에 ‘항일혁명가 김산 신위’를, 김찬과 도개손은 ‘항일투사’로 썼다. 그리고 불타는 지방을 하늘로 뿌렸다. 지방은 재로 변해 하늘로 날아올라갔다. 답사단은 젊은 영혼들이 더 이상 마자거우 계곡에서 방황하지 말고, 하늘로 올라 평안을 찾으라고 기원했다. 답사단에 동행했던 연행노정(중국과 사신 교류) 아카이브 전문가인 신춘호 박사(영상아카이브연구중심 대표)가 팔로군 야전병원과 제사를 지낸 장소를 정확한 GPS 좌표로 기록했다. 이번 발굴이 수십 년간 진보적 지식인 사회에서 의문과 토론 그리고 현장 답사의 대상이 됐던 <아리랑> 주인공 장지락의 마지막 행적이 정리되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한다. 학계의 활발한 토론을 기대한다.
‘교권 보호책’ 현장선 시끌(2023. 09. 01 10:56)
2023. 09. 01 10:56 사회
ㆍ교사들 “생활지도 고시 보완 필요” ㆍ청소년들 “학생인권 침해 우려돼” ㆍ종합방안 관련 법 개정도 진통 예상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월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교권 회복 및 보호 종합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조태형 기자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제기된 ‘교권 보호’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모두 공개됐다. 정부는 지난 8월 23일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을 발표했고, 앞선 8월 17일에는 ‘교원 학생생활지도 고시’를 마련해 9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생활지도 고시는 통상 한 달가량인 입법예고 기간을 열흘로 대폭 단축한 끝에 전격 시행됐다. 종합방안 역시 8월 14일 공청회를 한차례 가진 뒤 발표까지 채 열흘이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사안이 시급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부랴부랴 마련된 고시와 종합방안이지만 교육현장에 정착되기까진 난관이 예상된다. 고시에 대해 교사단체에선 “부족하다”며 보완을, 청소년인권단체 등은 “학생인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종합방안은 향후 아동복지법부터 시작해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원지위법 등 법 개정 사안이 수두룩하다. 종합방안에선 특히 교권 행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동학대 논란을 줄이기 위해 교사에게 일정 부분 ‘면책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논란이 될 전망이다. 교권침해 행위 학생에 대한 생활기록부 기재 문제와 학생인권조례 개정 문제도 교사·학생·학부모 등 ‘교육 주체’ 간 견해가 엇갈리고 있어 법 개정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생활지도 고시 놓고 “보완”, “폐지” 요구 맞서 생활지도 고시는 지속적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행동을 하는 학생을 교사가 물리적으로 제지하거나 학급으로부터 분리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필요 시 휴대전화를 압수하거나 학생에 대한 징계 요청, 학부모에게 상담·치료 등을 권고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전반적으로 “무기력하다”고 지적돼온 교사의 권한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정부 차원에서 교사의 생활지도에 대한 고시를 마련한 건 처음이다. 교사단체들은 뒤늦게나마 고시가 마련된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다만 교권 행사 시 불거질 수 있는 아동학대 논란이나 학부모와의 갈등 문제를 고시만으로 온전히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보완을 요구하는 중이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물리적 제지와 분리 상황에서 아동학대 고소와 교육활동 침해 사안이 다수 발생할 수 있다”며 “제지와 분리 과정에서 상황별로 구체적인 생활지도 매뉴얼을 제시해 교사의 훈육이 아동학대로 오해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소지품(휴대전화) 분리보관, 훈육 시 교실 밖 분리 방법, 담임교사의 학급 생활규정 등 구체적인 현장 안내 사항을 담은 고시 해설서를 9월 중 학교현장으로 배포한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구체적인 해설서가 나올 때까지는 일선 학급에서 교사가 당장 생활지도 고시를 들어 물리적 제지 등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학부모에게 문제 학생에 대한 검사·상담·치료를 권고하도록 하는 권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사의 권한이 말 그대로 ‘권고’일 뿐이라 학부모가 따르지 않아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일선 교육청의 한 장학사는 “실제로 교사가 학부모에게 상담이나 치료를 권유할 경우 이를 불쾌하게 여기거나 역으로 아동학대 문제를 제기하는 사례가 있다”며 “학부모가 교사의 권고를 이행하도록 일정 부분 강제성을 두는 한편 형편이 안 돼 권고를 이행하기 어려운 가정을 위해 정부가 일정 부분 비용을 지원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학생인권단체 등은 교사의 물리적 제지가 가능하도록 허용한 고시 자체가 학생인권을 침해하고, 당사자 간 갈등만 더 부추길 수 있다며 고시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서연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는 “생활지도 고시는 학생인권조례에 역행하는 내용이 많아 학생인권 침해를 가져올 것”이라며 “휴대전화 압수의 경우도 이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권침해로 결론 내린 사안인데, 정부가 이 결론에 반하는 반인권 고시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조영선 전국학생인권교사연대(준) 활동가는 “결국 교사에게 학생을 제압하고 통제하는 등 인권침해를 하라는 고시나 다름없다”며 “이 과정에서 학생과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교사는 압박과 과중한 책임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당한 교권 행사’와 ‘아동학대’ 구분 어떻게?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을 놓고도 교육 주체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법 개정 등을 통해 실행에 옮겨지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최대 관건은 교사의 학생지도를 어떻게 아동학대와 구분짓는가의 문제다. 교사와 학부모의 주장이 사안에 따라 첨예하게 엇갈릴 수 있어서다. 정부는 일단 교사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계획이다.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법령과 학칙에 따른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범죄와 구분되도록’ 조항을 신설할 방침이다.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돼 조사나 수사가 진행될 때는 교육청으로부터 해당 사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도록 의무화하게 된다. 경찰청도 수사지침을 개정해 교사에 의한 아동학대 수사 시 학교 현장의 특수성과 교원의 직무 특성을 반영할 계획이다. 수사 개시 등을 이유로 교사를 섣불리 직위 해제하는 등의 불합리한 관행도 고치기로 했다. 지난 7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은 추모객들이 고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들을 읽어보고 있다. / 연합뉴스 경기교사노조가 지난 6월 전국시도교육청을 통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교사를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 고소·고발 중 실제 수사가 개시된 건수는 모두 1252건이다. 이중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혐의없음 등으로 사건이 종결된 사례가 절반이 넘는 676건(53.9%)이었다. 일반인 대상 아동학대 고소·고발의 불기소 처분 등의 비율이 10% 남짓임을 감안하면 교사 대상 아동학대 고소·고발이 남발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수사가 진행돼 ‘혐의없음’ 결론이 나더라도 이미 수사 과정에서 교사의 삶은 파괴되고 피폐해진다”며 “법적인 보호가 절실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적은 사례라 해도 실제 교사에 의한 아동학대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우려를 제기한다. 특수학급 장애아동에 대한 교사의 아동학대 문제는 종종 사회적 문제로 크게 비화하기도 한다. 초등학생 두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정당한 교권 행사를 이유로 교사에게 아동학대에 대한 ‘면책권’이 주어지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된다”며 “애초에 아동학대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일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2019년에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는 숙제를 안 해온 2학년 학생의 관자놀이를 눌렀다가 신체적 학대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 교사는 해당 학생이 수업 불량 태도를 보이자 “부모님께 찍어보내겠다”며 얼굴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자녀를 뒀거나, 학부모인 배심원이 포함된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렸다. 결과는 두 혐의 모두 ‘유죄’였다. 200만원의 벌금이 선고됐다. 하지만 2심과 대법원은 교사에 대해 “정당한 교육적 활동”이라며 두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교사의 아동학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 다르다. 학생인권조례 개정, 생기부 기재 문제 ‘난항’ 정부는 종합방안을 통해 각 지자체가 불합리한 학생인권조례를 개선하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실시한 ‘2022년 교육여론조사’에서 교권침해 사안의 발생 이유로 ‘학생인권의 지나친 강조’(48.1%)가 가장 많이 뽑혔다는 이유에서다. 윤석열 대통령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학생인권조례 개정을 지시한 바 있다. 현재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7개 지자체 중 4곳에서 조례의 폐지 내지는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인데, 이를 정부가 더 독려하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개정 방향의 예시로 학생인권조례에 ‘다른 학생의 인권 및 학습권을 존중하고 교원의 정당한 교육 활동 및 생활지도를 따라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교원의 생활지도 권한과 학생인권조례가 상충하지 않도록 관련 조항도 고치도록 했다. 서울시의 경우 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학생인권조례를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의 조례 개정 지원 방침에 따라 이 같은 폐지 움직임에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학생인권조례 개정·폐지가 본격화되면 인권단체 및 청소년단체 등이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인권조례 폐지는 보수성향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를 제외한 주요 교사단체들도 반대하는 사안이다. 일부 보수단체들은 ‘동성애 조장’ 등을 이유로 인권조례 폐지 등을 요구 중이어서 자칫 진보와 보수 간 갈등으로까지 사안이 번질 수 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대한 교권침해 관련 조치사항에 대해선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추진하는 방안도 논란이 되고 있다. 생기부 기재가 상위권 일부 학생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교권침해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반면 생기부 기재를 취소하기 위한 목적의 행정소송은 늘어나는 등 또 다른 갈등이 양산될 수 있어 교사단체나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온열환자? 압사 위기도! 잼버리 현장, 통제가 전무했다”(2023. 08. 18 10:48)
2023. 08. 18 10:48 사회
태풍 카눈의 북상에 따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의 퇴영이 시작된 지난 8월 8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지 대집회장에 의자만 남아 있다. / 부안 | 조태형 기자 “‘여기서 지낼 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섰다.” 스카우트 대장 A씨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첫날인 지난 8월 1일 야영지에 들어설 때부터 대회 ‘파행’을 예감했다고 한다. 야영지 입구 곳곳에서 물웅덩이가 눈에 띄었고, 웅덩이 주변 바닥은 진흙탕으로 변해 있었다. 이날 전북 부안지역 낮 최고기온은 34.5도. 폭염 위기경보 수준은 4년 만에 가장 높은 ‘심각’ 단계였다. 한낮 폭염에 습기를 머금은 야영지 체감온도는 이보다 훨씬 높았다. A대장은 “7월 말까지 부안에 폭우가 쏟아졌는데, 그 영향으로 야영지 안에 물웅덩이가 꽤 있었다”고 했다. A대장은 2015년 일본 야마구치 잼버리, 2019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잼버리에도 참여한 ‘잼버리 베테랑’이다. 그런 그가 봤을 때 부안 잼버리 야영지 환경은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많았다. 야영지 내에 나무가 보이지 않았고, 땡볕을 가려줄 그늘도 거의 없었다. 덩굴터널에서 분사되는 물은 뜨뜻미지근했다. A대장은 “어느 정도 힘들 것이란 예상은 했지만, 실제 와서 보니 너무 준비가 안 돼 있는 느낌이었다. 어린 대원들은 더 힘들어했다. 그나마 우리 야영지 상태는 나은 편이었다. 텐트는 칠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첫날 오후 늦게까지 텐트도 못 치고 대기하고 있던 외국 대원도 많았다. 영국 대표단이 그랬다”고 했다. 첫날부터 온열환자가 속출했다. 병원 앞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50개 남짓 병상은 온열환자들을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한증막으로 변한 화장실과 샤워장은 이용하기 힘들 정도로 더럽고 악취가 심했다. 그마저도 개수가 부족해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A대장은 “화장실은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았고 벌레도 엄청 많았다. 샤워장은 물과 섞인 갯벌 흙이 굳어버린 채로 배수구를 막아 바닥에 쓰레기와 머리카락, 흙탕물이 흥건했다”고 했다. 어린 대원들이 마실 물도 부족했다. 인솔자들이 야영지 밖에서 생수를 사와 대원들에게 나눠줬다. 생숫값만 100만원 넘게 들었다고 한다. 황당한 건 조직위의 대응이었다. 마실 물이 부족하다고 하니까 조직위에서 ‘대원들이 씻는 물은 먹어도 안전하니 그걸 먹어도 된다’고 했다. 다만 음식은 알려진 것과 달리 충분히 제공됐다고 한다. A대장은 “일부 (곰팡이 핀 달걀 등) 문제가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야영지 내 음식은 부족했던 게 아니라 오히려 넘쳐났다”고 했다. 개영식(개막식)이 열린 대회 이틀째 140명에 가까운 온열환자가 발생했다. 대규모 온열환자보다 힘들고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A대장은 “(개영식에 참석한) 대통령 경호 문제로 대원들 소지품 검사를 했는데, 2~3시간을 줄 서서 대기해야 해서 어린 친구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전체적인 프로그램도 꼬였다. 조직위가 당초 마련한 프로그램 순서가 바뀌거나 빠지면서 무대에 오르기로 한 대원들이 오르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문제는 행사가 끝난 다음이었다. 대통령이 행사장을 빠져나간 후 군중을 통제하는 주체가 없었다. 대원들이 한꺼번에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상황인데, 누구 하나 제대로 통제하고 안내하는 사람이 없었다. 압사 사고 안 난 게 다행일 정도로 당시엔 아찔했던 순간이었다”고 했다. 조기 퇴영, 태풍, 역차별…거듭된 파행 이후에도 파행은 거듭됐다. 이번 대회에 가장 많은 4400여명의 청소년과 지도자를 파견한 영국을 비롯해 미국과 싱가포르 등 대표단이 열악한 환경을 이유로 조기 퇴영을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나서 총력 지원을 지시하고 전 부처가 수습에 나섰지만, 현장의 문제점들은 단기간에 개선되지 않았다. A대장은 “현장에서는 바로 체감하기 어려웠다. 외부에서 들여온 얼음물은 야영지 외곽 길가에 그대로 쌓인 상태로 방치됐고, 이후엔 미지근한 상태로 대원들에게 지급됐다. 하루 이틀 후엔 따지도 않은 물병들이 땅바닥에 굴러다닐 정도로 넘쳐났다. 다른 지급품도 제대로 전달이 안 됐다. 폭우 대비용으로 지급된 우산은 (대원들이) 구경도 못 하고 (영지를) 나왔다. 기왕 지원하기로 했으면 제때 필요한 만큼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막일인 지난 8월 1일 전북 부안군 야영지 일부가 물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A대장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8월 4일 변기에 묻은 오물을 직접 휴지로 닦고 있는 사진이 화제가 된 것을 두고 “언론 홍보용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정치인들이나 고위관료들이 오면 현장은 혼선만 커진다. 조직위가 이런저런 눈치 보느라 준비한 일정이나 프로그램도 제대로 못 하는 느낌을 받았다. 전문가들에게 현장을 일임하고 필요한 게 뭔지 물어 제때 적절하게 지원해주면 된다”고 했다. 태풍 ‘카눈’을 피해 잼버리 참가자 전원이 야영지에서 철수한 8월 8일 이후에도 조직위 운영은 부실했다. 대회 개최 전 자신했던 ‘폭우 시 사전 지정된 8개 시·군의 342개 실내 구호소로 대피’ 대책은 정작 태풍 앞에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8월 8일 ‘왜 대피소를 활용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342개 구호소는 일시적으로 수용하고, 다시 영지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전제하에 운영하는 것”이라며 “이번 태풍은 전국적인 재난이기 때문에 그럴 경우 여기서 (참가자들을) 소거(퇴영)하는 매뉴얼이 있다. 그에 따르는 것”이라고 했다. 기본적인 인원 점검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입국도 안 한 예멘·시리아 대원들을 대학 기숙사와 연수원에 배정했고, 남학생이 사용하는 대학 기숙사에 스위스 여자 잼버리 대원들을 배치했다가 다시 호텔로 옮기는 일도 있었다. 공무원·공공기관 강제 동원 논란도 일었다. 8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폐영식과 K팝 콘서트 지원인력으로 공공기관 직원 약 1000명이 동원됐고, 아이돌 차출 논란이 일면서 권위주의적 행태라는 지적까지 받았다. A대장은 “탁상행정의 극치였다”고 했다. 그는 “조직위의 부실한 준비와 허술한 대응이 이번 대회 파행의 가장 큰 원인이다. 현장과 조직위 간에 소통이 전혀 안 됐다.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난리가 나니까 현장과 동떨어진 지침이 나올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사태를 더 키우게 된 것”이라고 했다. 폭염이나 위생 문제로 어린 대원들을 챙기는 일도 버거웠지만 정작 A대장을 화나게 한 건 국내 대원들에 대한 역차별이었다고 한다. 국내 대원과 해외 대원 간 역차별 문제는 대회 기간 내내 제기돼왔다. 숙소 배정 과정에서 외국 대원들은 호텔이나 연수원 같은 곳에 배정된 반면 국내 대원들은 교회 강당 바닥에서 별다른 침구 없이 얇은 매트를 깔고 잠을 잔 일이 그렇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 2일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스카우트 최고의 예우를 표하는 장문례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A대장은 개영식 때부터 역차별을 당했다고 했다. 그는 “맥가이버 칼(다목적 스위스 군용 칼)을 소지한 대원이 많았다. 개영식 때 소지품 검사를 하는데 국내 대원들은 수거하면서 해외 대원들이 가지고 온 맥가이버 칼은 수거하지 않았다. 햄버거와 같은 음식도 국내 대원들은 반입을 막고 해외 대원들은 막지 않았다”고 했다. 역차별 사례는 또 있다. A대장은 “대회 내내 온열환자가 많이 발생했는데 외국 대표단의 경우 그때마다 대표단 차량이 영내를 수시로 들어와 대원들을 점검하고 했다. 반면 우리 대표단은 영내 차량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외국 대표단 영지에서 수도꼭지가 고장났을 땐 수리 요구 후 30분도 안 돼 시설 정비팀이 와서 고쳐주고 갔지만, 우리 대표단이 요구했을 땐 듣는 시늉도 안 했다”고 했다. 8월 11일 열린 퇴영식 때도 마찬가지였다. A대장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폐영식과 K팝 콘서트에서 외국 대원들은 순찰차로 경호하고 숙소까지 공무원이 안내한 반면 국내 대원들은 좌석 배치, 간식, 경호 등 지원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스카우트 대장들이 모여 있는 단톡방엔 조직위 등을 성토하는 글이 넘쳐났다. A대장은 “자국에서 벌어진 대회에서 차별을 당해야 했던 어린 대원들한테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국내 스카우트 대장들은 집단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A대장은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정부와 한국스카우트연맹에 공식 항의하기 위해 9월 2일 국내 스카우트 대장 150여명이 모처에 모여 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이 지난 8월 4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야영장 내 덩굴터널에서 휴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잇단 경고음에도…결국 국제 망신 대회 차질 우려는 수년 전부터 제기됐다. 2016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새만금 잼버리 타당성 조사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2023년 8월 1~12일 2023 세계잼버리 기간 한반도에 폭염이 가장 심하고 태풍과 폭우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지역 정치인들과 시민사회단체의 경고 목소리도 수차례 있었다.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8월 18일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김제·부안)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여가위) 전체회의에서 주무부처 장관인 김현숙 여가부 장관에게 “빨리 (잼버리) 현장에 가보셨으면 좋겠다. 거기 배수시설이라든가 상하수도, 대집회장, 샤워장, 화장실 등이 전체적으로 늦어지고 있다. 잘못하면 준비 상태가 상당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여성가족부 폐지 논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폭염이나 폭우 대책, 비산 먼지 대책, 해충 방역과 감염 대책을 정말 점검해야 한다.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대회가 어려운 역경에 처할 수 있다. 과연 주무부처(여성가족부)가 사라진 조건에서 잼버리가 제대로 될 수 있겠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저희가 태풍, 폭염에 대한 대책도 다 세워 놓아서 보고드리겠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이후부터 잼버리가 임박한 4월 말까지 단 한 번도 현장에 가지 않았다. 김 장관은 대회 내내 말실수 논란을 일으켰다. 8월 6일 잼버리 영내 성범죄 의혹에 대해서는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했고, 8월 8일 잼버리 조기 철수 사태와 관련해선 “한국의 위기대응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시점”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프레잼버리가 열리지 않은 것에 대한 우려도 컸다. 잼버리 주최국은 본 행사 개최 전에 프레잼버리를 열어 시설과 운영 등을 점검한다. 그러나 조직위는 코로나19 재유행을 이유로 지난해 8월 개최 예정이던 프레잼버리를 2주 전에 돌연 취소했다. 지난해 11월 여가위 수석전문위원이 작성한 ‘2023년도 여성가족부 소관 예산안 및 기금 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는 “행사 개최가 1년도 남지 않은 2022년 9월 말 현재까지도 기반시설 설치가 계속 지연되는 상황이다. 잼버리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문제점을 사전에 발굴 및 보완할 수 있는 프레잼버리 없이 2023년에 본 행사를 개최하게 되고, 보조금 이월로 인해 사업 추진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여가부와 전라북도는 행사 준비를 더욱 철저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고음을 무시한 대가는 처참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세계 158개국에서 4만3000여명의 스카우트 대원과 지도자가 참가한 새만금 잼버리는 잼버리 역사상 가장 큰 오점을 남겼다. 아마드 알헨다위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은 8월 7일 트위터에 “스카우트 잼버리는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했다”고 표현했다. 외신의 평가는 냉정했다. 대회 초반부터 온열환자 속출과 같은 영내 피해 상황을 보도해온 영국 BBC방송은 8월 8일(현지시간) 새만금 잼버리에 참가한 대원의 학부모를 인용해 “끔찍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월 4일부터 홈페이지 상단에 “한국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대한 당신의 경험을 말해달라”는 제목으로 별도 제보 코너를 만들어 운영했다. 외신의 눈에 비친 K팝 콘서트는 ‘전체주의적 사고’의 상징이었다. AFP통신은 8월 12일 ‘K팝이 구출? 한국, 스카우트 잼버리 폐막 콘서트에 올인’ 기사에서 “정부가 재앙이 된 행사를 수습하기 위해 수백만달러의 비상 자금을 투입했지만, K팝 팬들부터 공공부문 직원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부의 접근 방식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에서 열린 폭염, 비위생적 환경에 대한 문제 제기, 대피로 얼룩진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K팝 콘서트와 사과로 끝났다”고 전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원들을 태운 버스가 지난 8월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야영장을 떠나고 있다. / 부안|한수빈 기자 낯뜨거운 책임 공방과 향후 쟁점 대회 파행은 ‘기본’을 갖추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영국 대원들이 조기 퇴영 이유로 내걸었던 위생, 음식, 폭염, 의료 등 문제만 봐도 그렇다. 화장실과 샤워장 위생을 철저히 했다면, 덩굴터널을 늘렸다면, 시원한 생수를 충분히 공급했다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으리란 뜻이다. 의지만 있었다면 한두 달 안에 대비가 가능했던 문제들이다. 이런 기본적인 요소들이 구비되지 않은 가장 큰 원인은 명확한 컨트롤타워가 없었기 때문이다.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은 김현숙 여가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윤덕 국회의원(전주갑),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등 모두 5명이다. 조직위 아래 집행위원장은 김관영 전북도지사다. 공동조직위원장 중 3명이 현 정부 국무위원이다. 조직위 주무부처는 여가부로 돼 있지만, 정부 부처 장관 3명이 조직위원장을 맡다 보니 어느 한 곳도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동시에 누구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않았다. 컨트롤타워의 부재는 2018년 12월 말 새만금 잼버리에 대한 국가의 행정·재정적 지원을 규정한 세계잼버리 지원 특별법 제정 후 주체별로 분담 과제가 주어졌음에도 제대로 굴러가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으로 폐지하겠다던 여가부를 총괄로 둔 것 또한 첫 단추가 잘못 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회 종료 후 벌어지고 있는 정치권의 책임 공방은 낯뜨거운 수준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잼버리 파행 사태를 ‘뻘밭 대참사’로 규정했다. 여당이 타깃으로 정한 책임 주체는 문재인 정부, 여가부, 전북도 등이다. 김기현 대표는 8월 13일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권과 전북도는 매립과 기반시설 확충, 편의시설 등 대회 준비를 위해 제대로 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문재인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우리는) 국격을 잃었고, 긍지를 잃었다”고 적은 데 대해 “그렇게 5년 허송세월 보내놓고 죄책감도 없이, 뒤집어씌우기만 하면 능사인가”라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사퇴,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8월 16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잼버리 파행에 대한 국조(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 표류하는 국정을 바로잡고 정부 여당이 더는 국민을 무시하고 퇴행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잼버리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8월 14일 기자회견에서 “전북이 맡은 일에 관해서 문제가 생겼다면 전북이 책임을 지고, 조직위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조직위 담당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화장실과 샤워장 등 시설 준비 미흡 지적에 대해서는 “화장실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청결 문제였는데, 조직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전북도가 맡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감사와 조사를 예고했다. 잼버리 개최지로 새만금이 선정된 2017년 8월부터 지난 6년간 준비·추진 상황 등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잼버리에 투입된 총예산 1171억원 중 74%를 차지하는 870억원이 조직위 운영비와 사업비로 잡힌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조직위에 따르면 조직위 예산 외에 상하수도와 하수처리시설, 덩굴터널 등 기반시설 조성에 205억원, 화장실과 샤워장, 급수대 등 편의시설 설치에 130억원이 각각 배정됐다. 아울러 여가부와 전북도 공무원 등의 외유성 출장 수십 건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는 총괄의 주체가 명확지 않고, 민간이 주도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구조도 아니었다. 대회 이전엔 현장의 얘기를 귀담아듣지 않다가 문제가 터지니까 정부가 모든 자원을 동원해 총력 지원하고 나섰는데, 이 또한 국가주의에 매몰된 방식일 뿐이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 주최기관은 세계스카우트연맹과 한국스카우트연맹이다. 민간이 주최하는 국제행사는 현장 전문가 그룹인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되, 이런 틀에 맞춰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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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악어? 영주시, 악어 출몰 신고에 현장 수색 중
이번엔 악어? 영주시, 악어 출몰 신고에 현장 수색 중
2023. 06. 15 11:13 화제
경북 영주시에서 악어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경북 영주시에서 악어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포획에 나섰다. 15일 영주시는 “지난 13일 저녁 7시께 필리핀 계절 근로자 4명이 문수면 무섬교 부근에서 크기 1m 정도의 악어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영주시는 발견 당일 경상북도와 대구 지방환경청에 상황을 보고, 공무원 6명을 파견해 현장 수색을 펼쳤으나 수중으로 사라진 악어를 발견하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신고자들이 악어의 사진을 촬영하지 못해 악어의 존재 여부 및 종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는 악어 발견 시 전문가를 통한 포획 후 경북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등 기타 보호소에 인계할 예정이다. 또한 출몰 원인 파악 후 행정 조치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악어 발견 시 가급적 접촉 및 자극하는 행위를 피하고 관련 기관에 신고하기를 권한다. 한편 국내에서는 2019년 외래종인 악어거북이 광주 무등산 인근에서 발견된 바 있다.
SNS로 보는 생생한 패션위크 현장 - Touch! Hash Tag
2015. 11. 04 18:13 패션
뉴욕을 시작으로 런던, 밀라노에 이어 피날레인 파리까지, 2016 S/S 패션위크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동안 패션 피플과 셀러브리티들의 SNS에는 패션위크의 생생한 현장이 쉴 새 없이 업데이트되며 보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SNS를 통해 패션위크의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던 현장의 기운을 느껴보자. #코리안파워 #코리안셀렙 #패션위크 #KoreanModel #KoreanCeleb 패션위크 현장에서 국내 셀럽과 모델의 활약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시즌에는 어느 때보다 반가운 얼굴이 많이 포착됐다. 해외 패션 피플이 대부분인 쇼장에서 자랑스러운 코리안 파워를 뽐낸 그녀들. 1 토리버치 컬렉션에 초대돼 뉴욕에 다녀온 설리. 히피 스타일의 원피스를 입고 디자이너 토리버치와 함께 찍은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2 디자이너의 초청을 받아 루이비통 쇼에 참석한 배두나. 세계적인 배우들 사이에서도 뒤지지 않는 그녀만의 오묘한 포스와 매력을 발산 중. 3 모델 박지혜와 김성희는 에르메스와 하우스오브헤레라, 스텔라 매카트니 등 굵직한 패션 브랜드의 런웨이에 오르며 코리안 모델의 파워를 보여줬다. 4 파리에서 스트리트 포토그래퍼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모델 아이린. 이날 파리에 모인 패션 피플은 아쿠아 빛깔 헤어를 한 그녀의 신비로운 매력에 사로잡혔을 듯. 5 밀라노와 런던을 누비며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피플로 주목받은 김나영. 루이비통 쇼장에서 패션 칼럼니스트 미로슬라바 듀마와도 한 컷! 6 제시카는 DVF의 섹시한 레드 레이스 드레스를 입고 여인의 향기를 풍기며 뉴욕 패션위크에 참석했다. #패션위크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FashionWeek #pfss16 #Streetstyle 패션쇼 현장보다 재미있는 순간은 쇼장 앞에서 포착된다. 마치 패션 각축전을 벌이듯 너도나도 멋스럽고 화려한 룩으로 포토그래퍼의 플래시 세례를 받은 전 세계 패션 피플의 스타일 엿보기. 1 곱게 빛나는 은발 머리가 트레이드마크인 패션 블로거 겸 스타일링 컨설턴트 린다 톨. 사랑스러운 핑크 베스트를 입고 마르니 쇼장으로 향하는 길에 찰칵! 2 패션위크 현장에 얼굴을 가장 많이 비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패션 블로거 키아라 페라그니. 여성스러운 드레스에 페도라로 중성적인 매력을 더했다. 3 뉴욕, 밀라노 등 패션위크 내내 개성 넘치는 트윈 룩으로 전 세계 SNS와 잡지를 장식한 패션 스타일리스트 겸 블로거 시어 마리와 뮤지션 캐롤라인 브릴랜드. 4 그녀를 빼놓고 패션위크 스타일을 논할 수 없다! 에펠탑 앞에서 포착된 세계적인 패셔니스타 안나 델로 루소는 이날 역시 화려하게 액세서리를 매치해 뛰어난 패션 감각을 드러냈다. 5 심플한 룩도 적당한 포인트로 스타일리시하게 매치하는 스타일의 고수 페르닐레 테이스백. 스타일리스트이자 모델인 그녀의 룩을 보고 있으면 옷장이 궁금해질 정도다. 6 스위스 출신인 유명 패션 블로거 크리스티나 바잔은 강렬한 머스터드 컬러의 포근한 코트를 입고 파리 패션위크 현장에 나타나 포토그래퍼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패션위크 #패션쇼 #런웨이 #백스테이지 #Runway #BackStage #NewItem 전 세계 패션 피플이 모여든 각 브랜드의 패션쇼는 실제 어떻게 진행됐을까? 패션 피플이 포착한 런웨이와 백스테이지 현장을 비롯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컬렉션 속 아이템들. 1 샤넬 패션쇼에 참석해 칼 라거펠트와 함께한 프랑스 배우 바네사 파라디와 그녀의 딸 릴리 로즈 뎁. 릴리 로즈 뎁은 아빠 조니 뎁과 엄마의 피를 물려받아서인지 16세의 어린 나이임에도 예사롭지 않은 모델 포스가 풍긴다. 2 안나 델로 루소의 카메라에 포착된 지미추 백. 스터드와 주얼 장식을 가미해 화려한 멋이 돋보인다. 3 샤넬 슈트를 입고 패션쇼 현장에 도착한 안나 델로 루소. 언제나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샤넬이 이번에는 공항을 컨셉트로 한 ‘샤넬 에어라인’을 연출한 모습을 그녀의 인스타그램 속에서 엿볼 수 있었다. 4 크리스찬 디올 컬렉션은 하늘하늘한 드레스와 레이스로 무장한 로맨틱 여전사들이 런웨이를 장식했다. 5 소녀들의 로망인 카르벤 컬렉션에서는 정갈하면서 세련된 디자인의 셔츠를 선보여 폭넓은 연령대의 여심까지 저격할 예정. 6 모델 아이린이 이번 컬렉션에서 탐낸 아이템은 바로 펜디 백. 한 손에 들어오는 앙증맞은 사이즈와 컬러 블로킹 감각이 근사하다. 7 모델 지지 하디드를 필두로 섹시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발망의 여전사들. 이번 발망 컬렉션의 키 룩은 반짝이는 소재의 글래머러스 룩이다. 8 도도한 표정으로 런웨이를 걷는 모델들이 백스테이지에서 천진난만하게 어울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소녀! 그중 한국 모델 김성희를 보니 더욱 반갑다. 9 살짝살짝 속이 보이는 시스루 드레스와 파스텔 레이스 드레스로 사랑스러운 의상을 선보인 브랜드는 바로 클래식 룩의 대명사 버버리! <■진행 / 장인화 기자 ■사진 / 각 인스타그램>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RE:BOOT]’ 연습 현장을 엿보다
2015. 11. 04 11:41 연예
“하늘엔 별이 있고, 내게는 네가 있어.” 대학로를 지나는 버스 안, 노래 한 소절이 들려온다. 광고이긴 하지만 나긋한 목소리에 부드러운 선율이 귓가에 계속 맴돈다. 오는 11월 7일 막이 오르는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RE:BOOT]’의 연습실에서 목소리의 주인공을 직접 만났다. 1 다른 배우들의 시연을 지켜보고 있는 손동운과 다나. 2 주인공 삼인방. 3 왼쪽부터 정동화, 손동운, 강기둥. 페르수 역의 선우.지난 10월 초, 성북구의 한 연습실. 배우들은 바닥에 테이프로 구역 표시를 해놓고 이를 간이 무대 삼아 공연 연습에 한창이었다. 한 달을 연습했고 앞으로 공연까지 한 달이 더 남은 상황. 모두 완성도 높은 ‘위대한 캣츠비 [RE:BOOT]’ 무대를 위해 땀 흘리고 있었다. 이는 2004년 포털 사이트 다음에 연재된 강도하 작가의 웹툰 ‘위대한 캣츠비’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친구 하운드의 자취방에 얹혀사는 취업 준비생 캣츠비는 6년간 사귄 여자친구 페르수로부터 난데없이 청첩장을 받는다. 연인과의 예상치 못한 이별에 괴로워하던 그는 마법처럼 엉뚱하지만 맑고 순수한 선을 만난다. 선과의 사랑에 행복해하던 캣츠비 앞에 갑자기 페르수가 나타나 엄청난 사실을 알리면서 20대 청춘들의 순정이 드러난다. 연습실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많았다. 버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의 주인공인 배우 정동화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그는 3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비스트의 멤버 손동운, 강기둥과 함께 캣츠비를 연기한다. 요즘 좀처럼 방송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의 멤버 다나도 보였다. 그녀는 순수함의 상징인 선 역할을 맡았다. KBS-2TV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하모니 편’에 출연해 노래 실력을 뽐냈던 선우는 매혹적인 페르수로 변해 있었다. 수많은 작품에서 감초 연기를 선보인 이병준은 페르수의 남편 부르독 역으로 출연한다. 분장도, 의상도, 소품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고 배경음악이라곤 피아노 반주뿐이었다. 하지만 배우들은 좁은 연습실을 마치 드넓은 무대처럼 휘저으며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잠시 연습을 멈추고 있던 배우들도 의자에 앉은 채로 뮤지컬 넘버를 흥얼거렸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한 나머지 그들끼리 웃음이 터지기도 여러 번. 그러나 조촐하게 마련된 무대 위의 시연자만큼은 그 분위기에 동요되지 않고 연기를 이어나갔다. 연출자 변정주도 손으로 무릎을 쳐가며 박자를 맞추면서 배우들의 연기를 유심히 지켜봤다. 트리플 캐스팅된 3명의 캣츠비들을 한자리에서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베테랑 뮤지컬 배우답게 정동화는 노련했고, 강기둥은 딱 순수한 청년 같았으며, 손동운은 이 둘을 조금씩 섞어놓은 느낌이었다. 실제 공연에서는 라이브 밴드가 함께한다고 하니 무대 위에서 얼마나 더 큰 에너지가 나올까, 잠시 상상해보기도 했다. 대사가 거의 없고 노래로만 이뤄지는 송스루(Song Through) 뮤지컬이기 때문에 멜로디뿐만 아니라 가사에도 귀를 기울이게 된다. 재개발과 취업난을 이야기하고 연인끼리 모텔 방에서 자장면을 먹는 장면은 무척이나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캣츠비, 하운두, 페르수, 선 4명의 주인공이 보여줄 사랑 이야기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이며,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뜨거웠던 시간을 되살려줄 것이다.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RE:BOOT] 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기간 2015년 11월 7일~2016년 1월 31일 관람료 VIP석 7만7,000원, R석 6만6,000원, S석 5만5,000원 문의 문화아이콘(1666-5795) <■글 / 노도현 기자 ■사진 / 원준희>
[Stylish Mom’s Life] 조리원 모임현장/ SNS 소통
[Stylish Mom’s Life] 조리원 모임현장/ SNS 소통
2015. 09. 07 14:00 육아/교육
Part 1 조리원 동기 모임 현장을 찾다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한 모임을 가지며 서로 소통하는 엄마들. 친구뿐만 아니라 아이가 태어나면서 같은 동네나 어린이집, 조리원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된 이들과 만남을 이어가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요즘에는 조리원 동기 모임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 오랜 친구처럼 친밀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청마’ 조리원 동기들의 모임 현장을 방문했다. 조리원 동기끼리 1년 3개월째 이어오고 있는 ‘청마’ 모임. 한 달에 서너 번은 만날 정도로 활발한 모임을 갖고 있는데, 아이들이 모두 14개월 또래라 통하는 점이 많다.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는 모임 푹푹 찌는 무더위를 잠시 식혀줄 단비가 내린 어느 여름날, 1년 3개월째 조리원 동기 모임을 활발하게 유지하는 스타일리시한 엄마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 자리한 키즈 카페 ‘쁘띠5’를 찾아갔다. 모두 패셔너블한 옷차림에 아이들을 데리고 즐거운 수다 삼매경에 빠진 엄마들은 강남구 학동로의 한 조리원에서 만난 ‘청마’ 모임 멤버들. 아이를 낳은 청마해에서 이름을 딴 이 모임은 안주희(36), 김은선(35), 이수정(33), 백승진(32), 조현진(32), 김민애씨(31)까지 총 6명으로 구성됐는데, 비슷한 또래라 통하는 점이 많아 금세 친해졌다. 각기 사는 지역은 다르지만 보통 일주일에 한 번 만날 정도로 모임을 자주 가지는 편. 모임 초창기에는 아이들이 어려 브런치 카페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갔지만, 요즘에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도록 키즈 카페에서 만나기 시작했다. 아이들 연령이 모두 14개월이다 보니 놀이 공간에서 어울리다가 친구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 장소를 선택할 때는 인테리어나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점은 역시 위생적인 부분이다. 수유실이나 화장실, 장난감과 소품 등의 청결 상태가 좋은지 확인한 뒤에 만날 장소를 결정한다고. 연령이 같은 아이들이라 발달 과정이 비슷한 덕에 이야깃거리가 많고 이유식, 학습, 발달 등 서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 이외에도 육아나 부부 생활의 힘든 점을 나누며 서로에게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고 있다. 아이가 입은 카디건과 팬츠는 봉쁘앙. 데님 원피스는 VOV, 아이가 입은 티셔츠와 팬츠는 ZARA KIDS. 니트 카디건과 티셔츠는 VOV, 아이가 입은 티셔츠는 봉쁘앙, 팬츠는 ZARA KIDS. 1 키즈 카페를 열심히 뛰어다니는 개구쟁이 서진이와 엄마 백승진씨. 첫째 딸에 이어 둘째 서진이를 키우고 있어 모임 멤버들에게 육아 관련 조언을 많이 해준다. 2 차분한 성격의 엄마 이수정씨와 꼭 닮은 아들 승민이. 승민이가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친구 사귀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멤버의 아이들이 있어 든든하다. 3 맏언니 안주희씨를 따라 모임 멤버들을 살뜰히 챙기며 둘째 언니 역할을 톡톡히 하는 김은선씨. 아들 유진이와 멤버들 자녀와 함께 신체 활동 같은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아이가 아플 때 특히 조리원 동기 모임이 큰 도움이 되는데, 서로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어떻게 보살피고 해결해야 하는지 정보를 공유해요. 힘들 때 서로 의지가 되고 공감하면서 큰 힘이 돼주는 게 모임의 가장 큰 장점이죠.” 매번 모일 때마다 이야깃거리가 풍성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덧붙이는 조현진씨. 다른 엄마들은 모두 첫째를 키우는 반면, 둘째 아이를 키우는 중인 조현진씨와 백승진씨는 이미 육아 경험이 있다 보니 누구보다 먼저 솔선수범해 멤버들에게 도움을 주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편이다. 청마 모임 멤버들은 육아 외에도 맛집이나 쇼핑 등 관심사가 비슷해 한 번 만나면 이야기꽃이 그칠 줄 모른다. 삶의 활력소를 찾다 “요즘에는 친구들보다 모임 멤버들과 더 자주 만나요. 아이들과 함께 만나기 좋을 뿐만 아니라 성격도 잘 맞고 옷이나 육아용품 등 선호하는 취향이 비슷해 쇼핑도 즐겨 다니죠.” 안주희씨의 말처럼 실제 서로 똑같은 육아용품이나 옷을 갖고 있는 게 많을 정도로 비슷한 안목을 지닌 청마 모임 멤버들. 시간이 날 때는 문화센터를 같이 다니며 요리나 꽃꽂이를 배우고 운동도 한다. 아이들 교육 활동에도 함께 참여하는데, 신체 활동이나 음율 활동 수업을 들으며 엄마들은 물론 아이들까지 친해져 만날 때마다 즐거움이 배가된다고. 육아를 하면 힘든 점이 무척 많지만 청마 모임 멤버들은 서로를 만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의 새로운 활력소를 얻고 있다. 서로의 생일이 다가오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챙겨주며 가족처럼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때때로 기분 전환을 할 겸 좋은 곳으로 나들이를 가기도 하는데, 아이들이 어려 아직 여행을 가지 못한 점이 아쉬워 좀 더 크면 모임 멤버들끼리 꼭 한 번 여행을 가보고 싶다며 부푼 기대를 내비쳤다. 겨우 1년 조금 지났지만 마치 10년 넘도록 관계를 맺어온 친구처럼 돈독한 모습과 찰떡궁합의 호흡을 자랑하는 청마 모임 멤버들. 아름다운 미모만큼이나 예쁜 미소로 서로 정답게 어울리는 이들을 보니 앞으로 오랫동안 더 많은 추억과 우정이 쌓일 것이라 기대된다. 아이가 입은 그레이 카디건과 팬츠는 봉쁘앙, 신발은 레온슈즈. 그레이 니트는 스테파넬, 스커트는 CC Collect, 슈즈는 수콤마보니, 아이가 입은 원피스는 봉쁘앙. 아이가 쓴 니트 모자는 ZARA KIDS, 인형은 젤리캣. 1 김민애씨는 이날 모임에 가장 먼저 도착해 아들 시현이와 놀아주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모임에서 막내인 김민애씨는 약속이 정해지면 누구보다 빠르게 분위기 좋고 음식이 맛있는 장소를 알아본다. 2 청마 모임에서 맏언니 역할을 하고 있는 안주희씨. 최근 아들 성준이가 아파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모임 멤버들이 곁에서 큰 힘이 돼줬다. 3 조현진씨와 사랑스러운 딸 문경이. 문경이는 청마 모임 멤버들의 자녀 중 유일하게 여자아이로 멤버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Research 모임으로 소통하는 엄마들 요즘 엄마들은 동네 이웃이나 조리원 동기들과 모임을 가지면서 육아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며 서로에게 활력소가 돼주고 있다. 「레이디경향」과 맘스홀릭 베이비, 맘스클럽이 설문조사한 결과 친구 중 또래 아이가 있는 친구나 조리원 동기들과 모임을 갖는 엄마들이 많았는데, 모임의 목적은 육아 정보 교류를 비롯해 아이의 친구를 만들어주거나 또래 엄마들과 육아 스트레스 해소를 하기 위해서였다. 엄마들은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도 집이나 카페, 레스토랑 등에서 만나며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 위 설문조사는 지난 8월 6~13일 네이버 No.1 임신, 출산, 육아 커뮤니티 맘스홀릭 베이비와 맘스클럽에서 진행된 것입니다. “아이가 아플 때 특히 조리원 동기 모임이 많은 도움이 되는데, 서로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어떻게 보살피고 해결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줘요. 힘들 때 서로 의지가 되고 공감하면서 큰 힘이 돼주는 게 모임의 가장 큰 장점이죠.” Part 2 SNS로 소통하다 요즘 엄마들이 가장 활발한 소통을 이루는 곳은 역시 SNS다. 트렌디한 엄마들은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패션은 물론 육아용품, 리빙 소품 등의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활발히 소통하는 중. 인스타그램에서 스타일리시한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엄마들의 일상을 훔쳐봤다. # 모녀 룩 anotheryoula 심플하거나 잔잔한 패턴이 들어간 원피스 스타일의 모녀 룩을 자주 선보인다. 엄마와 아이 둘이 나란히 같은 패턴의 원피스를 입은 모습이 사랑스럽다. 배경으로 보이는 감각적인 인테리어의 집도 눈여겨볼 것. blackqueen_nunu 딸과 스타일리시한 원피스 룩을 연출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계정. 가족끼리 저녁 외식을 가는 길에도 화이트 컬러 원피스에 파나마 햇, 라피아 소재 백, 화이트 라운드 프레임 선글라스로 시원하면서 멋스러운 커플 룩을 완성했다. # 키즈 패션 machjain 어른 못지않은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꼬마 패션 피플로, 지난 서울패션위크에 등장해 뜨거운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도트 패턴 시폰 원피스에 보머 점퍼를 걸치고 초커로 마무리한 트렌디한 룩은 어른들도 따라 입고 싶을 정도로 멋스럽다. styleholic7 스타일리스트 서정은씨의 쌍둥이 자매 해인이와 재인이의 감각적인 패션을 엿볼 수 있다. 어느 날은 같은 디자인의 의상을, 또 다른 날에는 비슷한 듯 다르게 입는 자매의 스타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kaone815 아기자기한 육아 일상을 올리는 파워 인스타그래머로, 얼마 전 엄마와 아이의 커플 운동화 구매 인증샷을 남겼다. rari.bb 심플한 블랙 톱과 화이트 와이드 팬츠에 선글라스로 마무리한 스타일이 범상치 않다. 이미 인스타그램에서 5만5천명의 팬을 보유한 이 계정은 독특한 남자아이 스타일을 참고하기에 좋다. # 트렌디 육아용품 chic_de 같은 브랜드의 유모차여도 디자인과 컬러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레이 컬러의 스토케 유모차가 블랙 점프 슈트를 입은 엄마와 함께하니 더욱 시크해 보인다. genvely_house 사랑스러운 자매에게 어울리는 핑크 육아용품 인증샷. 첫째는 마이크로 미니 킥보드로, 둘째는 스토케 유모차로 외출에 나섰다. h.joomin 아기자기한 프린트가 가미된 스와비넥스 젖병은 우유를 먹이는 엄마도 기분이 좋아질 만큼 예쁜 디자인이 돋보인다. 트렌디한 엄마답게 아이 우유 인증샷도 멋진 세팅과 함께했다. # 엄마 일상 hoyatoya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변정수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상 사진을 자주 올리는데, 최근에는 둘째 딸과 강아지 집을 직접 꾸미는 모습을 공개했다. 요즘 엄마들은 변정수처럼 자녀와의 소소한 일상을 SNS를 통해 기록한다. sujung8107 감각적인 엄마표 간식 테이블이 돋보이는 사진. 요즘 엄마들은 음식의 영양뿐 아니라 세팅에도 세심하게 신경 쓴다. 이 계정의 주인공도 아이를 위한 감각적인 상차림을 자주 선보인다. # 아이 방 꾸미기 북유럽 패턴으로 꾸민 아기자기한 아이 방. 셀프 인테리어로 꾸몄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감각적이다. Research 정보 교류와 쇼핑은 온라인으로 요즘 엄마들은 정보 교류와 쇼핑을 주로 온라인으로 하는 편. 정기적인 모임이 없는 엄마들은 수시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SNS나 블로그, 카페 등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다. 맘스홀릭 베이비가 설문조사한 결과 실제 엄마들은 SNS를 통해 개인적인 친목 도모를 하거나 육아 정보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온라인 쇼핑은 할인이나 쿠폰 서비스가 다양하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자주 이용한다. 특히 저렴하고 물건의 종류가 다양한 소셜 커머스를 가장 애용한다. * 위 설문 조사는 지난 2014년 4월과 8월 3~17일 네이버 No.1 임신, 출산, 육아 커뮤니티 맘스홀릭 베이비에서 진행된 것입니다. <■진행 / 장인화·김자혜 기자 ■사진 / 송미성·장태규(프리랜서) ■사진 제공 / 각 인스타그램 ■제품 협찬 / 다홍(www.dahong.co.kr), 딘트·레온슈즈·알프레도·젤리캣(02-3442-0220), 루키버드(02 546-7764), 바바라·스테파넬·CC Collect(02-514-9006), 봉쁘앙(02-3442-3012), 쁘띠엘린(www.petitelin.com), 수콤마보니·VOV(02-3446-7725), 아가방앤컴퍼니(02-527-1430), 아가타파리(02-774-2013), 자카디(02-6905-3969), 키엘(1899-3322), 할리샵(1544-9556), ZARA·ZARA KIDS(02-512-0728) ■장소 협찬 / 쁘띠5(02-794-7765) ■헤어&메이크업 / 김수인·김세미(황현 커팅스테이션, 02-336-6333), 보화·민희(순수 도산본점, 02-515-5575), 준성·주영 (순수 이야기점, 02-518-5704), 엔젤라·민이·정민·김은지(에이컨셉, 02-514-4425), 채아·수미(오블리쥬, 02-518-8532) ■패션 스타일리스트 / 유민희, 이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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