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111 건 검색)
- 폭력·혐오 부추기는 극우의 ‘중국 경찰 음모론’
- 2025. 03. 20 21:00사회
- ... “중국인, 빨갱이는 죽여도 된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극단적 혐오 발언을 일삼는 극우 세력에 대해 정치권이 선 긋기를 하지 않은 탓에 자신들과 직접 대치하는 경찰을
- 거친 눈보라 뚫고 태어난 백설공주, 혐오까지 뚫을까…화려하고, 웅장하도다
- 2025. 03. 19 16:14문화
- 고전 애니메이션 재해석한 디즈니 실사 영화 이름에 새 해석 더하고 인물 구성 다양성 추구 ‘라라랜드’ 등으로 입증된 환상적 선율 선보여 영화 <백설공주>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 집회서 난무하는 ‘혐오 표현’…“인권위 조사·차별금지법 제정 필요” 목소리
- 2025. 03. 13 16:15사회
- ... 규정해 인권위가 이에 관한 조사 및 구제·권고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염 센터장은 “인권위가 혐오 표현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 공공기관·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업자와 협력해 온라인 혐오 표현...
- 윤석열 탄핵 심판
- [책과 삶] 인류 최후의 2인, 혐오하는 사이입니다
- 2025. 03. 06 20:11문화
- ... 볕이 드는 땅 위에 실존하게 됐다. 그런데 단 두 사람밖에 남지 않은 세상에서, 하필이면 서로를 혐오하게 된 것이다. 인류 최후의 순간에도 혐오라는 감정은 끈질기게 살아남은 셈이다. 태초에 사람이 둘...
- 책과 삶
스포츠경향(총 150 건 검색)
- 잉글랜드 축구계, 차별과 혐오 ‘위기 상황’…대책 마련 시급
- 2025. 02. 12 07:59 축구
- 2018년 4월 토트넘 델레 알리가 런던에서 첼시를 상대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자신을 비난하는 첼시 팬들을 향해 세리머니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잉글랜드 축구계에서 심각한 수준으로 차별과 혐오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반차별 단체 킥잇아웃(Kick It Out·KIO)사무총장 사무엘 오카포르는 12일 BBC와 인터뷰에서 “현재 잉글랜드 축구 내 혐오와 차별의 수준이 위기 상황에 도달했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맨체스터시티 공격수 카드자 버니 쇼는 경기 이후 온라인에서 인종차별과 성차별적 메시지에 시달렸다. 그는 결국 정신 건강을 이유로 리그컵 준결승 출전을 포기했다. 구단은 “버디 쇼가 끔찍한 대우를 받았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오카포르 사무총장은 “이는 단순한 개별 사례가 아니다. 온라인과 경기장에서 매주 수많은 차별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최근 미드필더 조 윌록이 인스타그램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은 사건 이후 소셜미디어 기업의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오카포르는 올해가 축구계 차별 철폐 등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되리라 전망했다. 그는 “온라인 안전법(Online Safety Act)의 새로운 규정이 도입되면서 SNS 플랫폼들이 불법 콘텐츠를 제거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된다”며 “이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해당 법안은 오는 3월까지 플랫폼들이 이를 준수하도록 강제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메타(Meta)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독립적 팩트체킹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혐오 발언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카포르는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며, 혐오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규제 기관들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축구협회(FA)는 2020년 자발적 다이버시티(Diversity) 코드 도입을 통해 인종차별 해소를 추진했다. 그런데 겨우 53개 구단만이 데이터 제공에 동참했으며, 세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이에 FA는 올해부터 모든 프로 구단이 직원의 연령, 성별, 성 정체성, 인종, 장애 여부, 성적 지향 등을 포함한 인력 다양성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오카포르는 “이는 축구계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며, 다른 산업에서는 이미 일반적인 절차”라고 강조하며 “데이터 공개 이후가 더 중요하다. 지역 사회를 반영하지 못하는 구단이라면 이를 개선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잉글랜드 축구계에서는 흑인 지도자와 남아시아 출신 축구인들이 극도로 부족한 상황이며, 심판과 이사회에서도 다양성이 결여돼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편, KIO는 2023-24 시즌 동안 사상 최다 차별 신고 건수인 1332건을 접수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32% 증가한 수치다. 인종차별은 47% 증가하며 여전히 가장 많은 신고 유형을 차지했다. 또한 여성 축구 팬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 25%가 경기장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으며, 52%가 성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해 여전히 성평등 실현까지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카포르는 “지금이야말로 변화의 기회”라며 “축구를 더욱 포용적이고 모두가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스경X현장] 강풀 또 하나의 사랑 이야기 ‘마녀’ “‘마녀사냥’ ‘혐오’ 등 사회적 함의도 풀어낼 것”
- 2025. 02. 11 12:36 연예
- 채널A 새 주말극 ‘마녀’ 포스터. 사진 채널A 웹툰 작가 강풀은 2025년 초 대한민국의 콘텐츠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야기꾼’이다. 굳이 디즈니플러스 ‘무빙’이나 ‘조명가게’의 흥행성공을 미뤄 단언하는 것이 아니다. 보편적인 감정을 다루지만 뭔가 특이한 부분이 분명한 이야기, 하나하나의 실마리를 풀어내면 드러나는 의외의 결말 등 여러 부분이 지금의 시리즈물 시대에 적당하다. 그러한 강풀 작가의 작품이 하나 더 선보인다. 그가 직접 한 구분에 따르면 호러나 스릴러 장르를 다룬 ‘미스테리 심리 썰렁물’이나 ‘무빙’ 등 활극을 다룬 ‘강풀 액션만화’와 다른 ‘순정만화’ 종류다. 다채로운 인간상을 그리지만, 반드시 사람 사이의 로맨스가 기반한 카테고리다. 이중 지난 2013년 공개된 ‘마녀’가 실사화됐다. 채널A에서 국내 방송되고 A+E Networks를 통해 글로벌 배급된다. 또 한 편의 강풀 작품 실사화 결과물이라 당연히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리고 그 현장에서는 강풀 ‘이야기’의 원형질에 대한 찬사들이 오갔다. 채널A 새 주말극 ‘마녀’의 김태균 감독이 11일 오전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 웨딩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채널A 11일 오전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 웨딩홀에서 열린 ‘마녀’의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을 맡은 김태균 감독과 출연배우 박진영, 노정의, 임재혁, 장희령이 참석했다. 김태균 감독은 영화 ‘봄, 눈’ ‘반짝반짝 두근두근’ ‘암수살인’ 등으로 연출력을 선보였으며 드라마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태균 감독과 주역들은 모두 강풀의 세계관 안에 들어온 사실을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김 감독은 “누적 조회수 1억3000만건을 기록한 동명웹툰이 원작이다. 강풀 작가의 팬이었고, 대중과 항상 접점을 가지는 분”이라고 강풀 작가를 평가하며 “그분이 보는 시점이나 세계관이 제가 추구하는 결과물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랑 이야기를 뛰어넘는, 사회적인 함의가 있는 작품을 다룬다. 보편적인 주제지만 ‘데이터 마이닝’이라는 기법을 통해 사랑 이야기를 펼치는 일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채널A 새 주말극 ‘마녀’의 출연배우 박진영과 노정의가 11일 오전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 웨딩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채널A ‘마녀’는 타고난 매력으로 남자들이 주변에 많이 접근하지만, 반드시 어떠한 이유로 다치거나 죽는 사고가 이어져 세간으로부터 ‘마녀’라는 호칭을 받은 박미정(노정의)과 그의 동창으로 그를 구원하기 위해 특기인 ‘데이터 마이닝’을 활용하는 이동진(박진영)의 사랑 이야기다. 김 감독은 작품의 사회적 함의를 위해 “세상의 편견과 오해가 만든 ‘사회적 마녀사냥’ ‘혐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10년 전의 이야기지만 오늘날도 여전히 진행 중이지 않나 싶다”며 “개인적으로는 ‘암수살인’ 때도 그랬지만 숨겨진 진실을 좇는 줄거리를 좋아한다. 전작에서 진실을 좇는 형사의 집요한 만큼 이번 작품에서도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동진의 진심이 같은 이야기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채널A 새 주말극 ‘마녀’의 출연배우 박진영(왼쪽부터), 노정의, 장희령, 임재혁이 11일 오전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 웨딩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채널A ‘데이터 마이너’인 주연 이동진 역의 박진영은 전역 후 첫 작품으로 ‘마녀’가 공개됐다. 그는 “강풀 작가님 팬으로서 그 이야기의 힘을 알기에 세계관에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영광이었다”고 말했고, 박미정 역 노정의 역시 “작가님의 웹툰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영광이었다. 부담보다는 설렘이 크다”고 말했다. 어떤 장르든 실마리와 사건 사이의 인과를 꼼꼼히 숨겨놓고 하나씩 풀어내는 강풀 작가의 스타일은 오늘날 시리즈물에 최적화된 결과물로 연일 성과를 내고 있다. 또 한 편의 사랑 이야기 ‘마녀’로 그의 명성은 이어질 것인지. ‘마녀’는 오는 15일부터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10분 채널A에서 방송된다.
- 스경X현장
- 최상엽, 비상계엄 여파 와중에 논란 터졌다…여성 혐오 표현 썼다가
- 2024. 12. 04 16:01 연예
- 루시 최상엽. 미스틱스토리 밴드 루시 멤버 최상엽이 ‘종이싸개’라는 표현을 썼다가 사과했다. 최상엽은 4일 팬 소통 플랫폼 버블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제가 버블로 보낸 단어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을 드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며 “신중하지 못한 단어 선택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고 전했다. 혐오 표현을 썼다는 논란에 대해서 “제가 사용한 단어는 절대 다른 의미나 의도를 내포하고 있지 않다”라며 “그러나 부주의 했던 부분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조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앞으로는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도록 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앞서 최상엽은 버블에서 폴라로이드 카메라 이름을 지어달라는 팬의 요청에 ‘종.이.싸.개’라는 이름을 붙이며 “폴라로이드 찍으면 종이 나오잖아”라는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두고 팬들은 최상엽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성 혐오 표현으로 자주 사용되는 접미사 ‘싸개’를 사용한 점을 지적한다. 설령 해당 혐오 표현을 모르고 이 접미사를 썼다고 하더라도 ‘종이’에 ‘싸개’를 붙여 ‘종이싸개’라고 변형한 최상엽의 접근이 저급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 임신 사실 알린 동성 연인 축구선수, 혐오댓글 쏟아져
- 2024. 11. 20 07:48 축구
- 샘 커, 크리스티 뮤이스가 A매치 맞대결을 치른 뒤 인사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잉글랜드 첼시 여자축구팀 공격수 샘 커(31·호주)와 웨스트햄 미드필더 크리스티 뮤이스(33·미국)가 임신 소식을 공개한 뒤 소셜 미디어에서 동성애 혐오적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20일 BBC에 따르면 이들이 내년 아이를 출산한다는 소식을 최근 전한 뒤 온라인 공간에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첼시 소니아 봄파스토르 감독은 “2024년에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첼시와 잉글랜드 수비수 밀리 브라이트는 커와 뮤이스의 행복을 기원하며 “소셜 미디어가 사랑과 기쁨을 나누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난 글을 올린 사람들에 대해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며 “나도 엄마다. 여성이 엄마가 될 기회를 얻는 것은 삶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 소식”이라고 덧붙였다. 첼시 구단도 성명서를 내고 “용납할 수 없고 혐오스러운 동성애 혐오적 댓글”이라며 “사회에서 어떤 형태의 차별도 있을 수 없으며, 우리는 선수, 스태프 또는 팬들에게 향하는 모든 학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단은 “우리는 모든 문화, 커뮤니티, 정체성을 축하하고 환영하는 다양하고 포괄적인 클럽”이라고 설명했다. 첼시 프라이드와 같은 LGBTQ+ 지지 단체 역시 이러한 혐오 발언에 실망을 표하며 사랑과 단결의 가치를 강조했다. BBC 라디오에 출연한 전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 스코틀랜드 수비수 젠 비티는 “여성 축구는 얼마나 진보적이고, 남성 축구 쪽이 그렇지 않은 지를 알지만 이런 상황이 여전히 슬프다”며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그러한 혐오 발언을 선수들에게 퍼부을 수 있도록 방치하는 것은 정말로 답답하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에 대해 질문을 받은 잉글랜드 여자대표팀 사리나 비에흐만 감독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그들이 정말 행복해 보이고, 모든 일이 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 메타(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소유 기업)는 “우리는 괴롭힘과 학대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문제를 계속 다루기 위해 새로운 자원과 도구를 만들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책을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간경향(총 63 건 검색)
- [신간] 불평등, 혐오, 극우…예견된 ‘한국 내란’(2025. 01. 29 06:00)
- 2025. 01. 29 06:00 문화/과학
-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바버라 F. 월터 지음·유강은 옮김·열린책들·2만2000원 2020년 10월 미국 미시간주에서 극우단체 회원들이 그레첸 휘트머 주지사의 코로나19 방역에 불만을 품고 주지사 납치 계획을 세운 사실이 드러났다. 그해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하자, 이듬해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은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했다. 이 사건들은 ‘해프닝’이 아니었다. 내전 분야 전문가인 저자는 이 사건들에서 ‘내전’의 징후를 읽어낸다. 저자는 독재도 민주주의도 아닌 중간 상태, ‘아노크라시(anocracy)’ 상태의 사회에서 내전 발발 위험이 커진다고 본다. 저자는 민주주의를 달성한 나라에서 민주주의 쇠퇴와 함께 일어나는 사회·경제·정치적 변화를 주목한다. 인구 구성 형태가 바뀌고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한다. 각종 제도는 약해지고, 소셜미디어가 파벌화 현상을 부추긴다. 극단주의(극우) 세력이 등장한다. 지난 1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벌인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가 떠오른다. 한국 독자들도 이 책의 메시지에 주목할 만하다. 내전 징후가 무엇이며 내전 발발을 막을 방법을 제안한다. 도덕적인 AI 월터 시넛 암스트롱 외 지음·박초월 옮김·김영사·2만2000원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AI)이 ‘도덕’을 함양할 수 있을까. 일단, AI가 인간 활동을 대신해 어떤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윤리적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 책은 AI 윤리 분야에서 손꼽히는 철학자, 신경과학자, 컴퓨터과학자가 함께 썼다. 이들은 AI를 쓸지 말지를 논쟁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으며, AI 기술과 맞물린 도덕적 가치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지혜를 모색할 때라고 본다. 딥페이크, 자율주행차, 자율무기, 의료로봇 등 AI 기술의 최신 연구를 소개하는 한편 알고리즘의 편향, 프라이버시 침해, 사고 책임 문제 등 AI와 엮인 윤리적 문제들을 다룬다. 인식적 부정의 미란다 프리커 지음·유기훈, 정선도 옮김·오월의봄·2만3000원 영국 출신 철학자 미란다 프리커는 사회적 소수자가 말할 때 낮은 신뢰성을 부여받음으로써, 혹은 자신의 사회적 경험을 해석할 틀이 부재함으로써 겪는 부당함을 지적한다. 이런 ‘인식적 부정의’에 깃든 편견과 앎의 윤리에 대해 성찰한다. 우리가 처음 사피엔스였을 때 김상태 지음·사계절·1만6800원 고고학자 김상태 국립나주박물관 관장이 현생 인류의 직접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만들어낸 예술과 기술의 기원을 추적했다. 돌과 뼛조각, 동굴 벽화, 악기, 장신구 등의 유물에서 수만 년 전 인류의 모습을 퍼즐 맞추듯 풀어낸다. 근대의 기억, 산업유산 박진한 외 지음·역사비평사·1만8000원 문을 닫은 기차역과 폐광, 폐공장….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있는 산업시설을 유산으로 인식해 보존·활용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산업유산의 무엇을 보존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관광지’나 ‘재생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산업유산의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를 모색한다.
- 신간
- 윤석열과 국힘이 부추긴 ‘중국 혐오’ 위험 수위(2025. 01. 27 06:00)
- 2025. 01. 27 06:00 정치
- 윤, 중 언급하며 극우 이데올로기로 확산…국힘은 집회 개입설 근거 없는 혐오로 중국동포 등 피해 우려…“매우 위험한 상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피청구인석에 앉아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대 여성 A씨는 최근 X(엑스·구 트위터)에 “용기 내서 적어본다. 중국인 혼혈인데 한국은 이전부터 중국 관련해서 인종차별 범죄가 심했다”는 글을 올렸다가 다수의 욕설 메시지를 받았다. A씨는 해당 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같은 정치 사안을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 국적이지만 중국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받는 혐오와 차별이 많다며 “중국이 죄가 많은 것은 맞지만 일반인들은 죄가 없다. 그냥 태어나니 혼혈이었다”고 썼을 뿐이다. 하지만 A씨에겐 “내로남불 짱깨”, “썩 꺼져라, 빨갱이” 등의 말이 꽂혔다. 지난 1월 22일 기자와 만난 A씨는 “(공격한 계정들은) 공통적으로 태극기와 성조기 사진을 달고, 우파라고 적어놓은 것들이었다”고 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계엄 국면에서 확산한 ‘중국 혐오(혐중)’ 정서가 위험 수위에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부정선거, 탄핵 촉구 집회에 대한 중국 개입설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면서 혐중 정서가 무분별하게 사회 전체로 퍼지고 있다. 극우보수 세력은 혐중으로 결집하는데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대부분이다. 혐중을 부추기는 최고권력자(대통령)의 발언에 더해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까지 터지면서 중국과 관련된 사람에게 폭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혼란한 정국 속 혐중 정서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며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공개법정서 음모론 제기한 윤석열 측 윤 대통령이 뜬금없이 중국 이야기를 꺼낸 것은 2024년 12월 12일 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담화에서였다. 윤 대통령은 계엄 배경을 설명하면서 중국인들의 군사시설 촬영을 언급하고, “(야당이 나라를 지배하면) 중국산 태양광 시설들이 전국의 삼림을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헌재 탄핵 심판 사건에선 중국의 부정선거 개입설을 주장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인 배진한 변호사는 지난 1월 16일 변론에서 “저희는 이 불법선거가 사실 중국과 크게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군이 선거연수원에 있는 중국인 해커 99명을 체포했다’는 스카이데일리 보도를 거론했다. 배 변호사는 “우리 원전을 전 정권이 마비시키고 중국 태양광을 수입했다. 한전은 엄청난 적자를 겪고 중국이 돈 벌게 만드는 이상한 시책”이라고 했다. 지난 1월 21일 변론에서도 대리인단은 중국을 여러 번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 1월 16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정효진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중국의 탄핵 촉구 집회 개입설에 불을 붙였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월 2일 집회에서 “가는 곳마다 중국인들이 탄핵소추에 찬성한다고 나선 바로 이것이 탄핵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유상범 의원은 페이스북에 “탄핵 찬성 집회에 중국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고 올렸다. 이런 내용은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중국인 해커 99명 체포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선거연수원에서 선관위 공무원 119명이 교육을 받았을 뿐 계엄군은 연수원 내로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했다. 주한미군사령부도 “전적으로 거짓”이라며 “국민 신뢰를 해칠 수 있는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책임 있는 보도와 사실 확인을 촉구한다”고 입장을 냈다. 중국이 조직적으로 중국인들을 탄핵 촉구 집회에 개입시켰다는 증거도 없다. 오히려 주한 중국대사관은 지난 1월 5일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에게 한국 내 정치 활동에 참여하지 말 것을 공지했다고 밝혔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여러 차례 한국의 내정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중국 개입설에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외신기자들과 한 간담회를 ‘친중 매체를 포함한 비밀회동’이라고 주장했는데 외신기자들이 “기초적인 사실확인도 하지 않은 음모론”이라고 반박했다. 계엄 국면에서 ‘정치권의 중국 관련 의혹 제기→거짓으로 판명’이 반복되고 있다. 종북 대신 혐중으로 극우 결집 노려 한국사회 기저에 반중 정서가 있다는 분석은 수년 전부터 나왔다. 2022년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 조사 결과 한국은 80%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사·미세먼지, 코로나19,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동북공정 등 역사 문제, 중국의 패권주의적 태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부상하면서 기술개발 등에서 한국과 경쟁하게 된 측면도 있었다. 특히 중장년보다 청년세대의 반중 정서가 더 강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계엄 국면에서는 반중 정서가 한국 극우보수 세력을 결집하는 이데올로기로 작동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최고권력자인 대통령과 같은 공적 인물들이 공적 발언을 통해 연쇄적으로 중국을 언급하면서 혐중 정서를 강화하고 이는 지지 세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표현이나 행동의 강도는 ‘반중’에서 ‘혐중’으로 강해졌고, ‘사실인지 아닌지’보다 ‘믿음’의 영역으로 진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희교 광운대 동북아문화산업학부 교수는 “보수진영이 합리적으로 정책을 끌고 나갈 수 없을 때마다 북한 때문에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댔는데 북한의 효력이 다 떨어져 버렸다”며 “빨갱이, 종북주의자 논리가 더 이상 먹히지 않았고 보수가 위기에 닥치면서 결국 그 대안으로 중국을 등장시킨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지금의 선거라는 게 중국이 개입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고 중국이 개입해서 선거 결과를 바꿀 능력도, 이유도 없지 않으냐”며 “(보수진영이) 중국에 대한 정서를 이용해서 진영 정치를 하려는 것이고, 지금 그나마 쓸 수 있는 카드가 그것밖에 안 남은 것”이라고 했다. 지난 1월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자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침입해 난동을 부려 법원 청사가 심하게 파손됐다. 이준헌 기자 김태현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은 “기존의 반중 정서가 이제는 정치적 진영논리로 넘어갔다”며 “사실 민주당 쪽도 반중 정서가 많지만 정치적 진영논리 속에서 민주당은 친중으로 규정됐고, 어떤 내용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혐오가 갈라치기로 활용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보수진영이 계엄에 대해 설명할 명분이 없으니까 부정선거와 탄핵에 중국이 개입했다는 식으로 자신들의 정당성을 채워가는 형태로 보인다”며 “과거 완바오산 사건도 지금으로 따지면 가짜뉴스였는데 누군가가 정치적 목적에 의해 거짓 담론을 퍼트려서 명분을 만들어가는 것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완바오산 사건은 1931년 중국 완바오산 근처에서 조선인 농민들이 중국 관헌에 살상됐다는 조선일보 특파원의 오보 때문에 성난 조선인들이 화교들을 습격한 사건이다. 앞서 이정희 인천대 중국학술원 교수는 이 사건에서 우리 안의 뿌리 깊은 혐오가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이욱연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교수는 이번 계엄 국면에서 드러난 혐중이 미국 ‘트럼피즘(트럼프주의)’과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PC(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비판, 평등과 공정에 대한 불만 등 트럼프가 주장하는 논리가 한국에 수입된 현상 중 하나”라며 “중국 공산당의 침략으로 세계가 망해가는데 한국과 미국이 막아야 한다는, 실제적 위협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혐중이) 어떤 세력의 정치적 기반, 신념이 돼버렸기 때문에 탄핵이 되든 안 되든 이 양상은 계속 갈 것”이라며 “하나하나가 얼마나 허무맹랑하고 근거 없는 것인가를 밝혀가는 작업이 필요하고 정치가 변화하는 수밖에 없다. 다시 공적인 영역에서 밑으로 내려가게 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1월 19일 새벽의 서부지법 폭동 사태는 혐중 정서를 더 이상 일부 극단주의자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다는 근거다. 당시 집회에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취재진과 시민들을 향해 “어느 나라 사람이냐, 중국인이냐”고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지법 사태 전후로 온라인상에선 중국어나 한자를 사용하는 모습을 들어 중국인으로 단정하고, 쫓아가거나 폭언하는 영상도 공유되고 있다. 구체적인 이유도 없이 ‘중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공격 대상이 되고, 물리적 폭력의 위험성까지 현실화한 것이다. 한국에 있는 중국동포, 중국계 한국인, 중국인 등 혐오 대상으로 지목된 이들은 언제든지 폭력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일부 극우들이 온라인에서 혐오를 발산하는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의 사회적 약자 범위에 중국이 들어가 있는 형태였다면 이번 국면에서는 중국이 만악의 근원,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까지 확산한 것이 강하게 드러났다”며 “중국동포나 중국계 한국인, 중국인 유학생들이 인종차별과 안전에 있어 큰 위협을 느끼고 있고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 1월 19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구속에 반발하며 난동을 부린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바닥에 깨진 유리 조각과 함께 태극기가 떨어져 있다. 문재원 기자 조문영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도 “냉전 시대의 매카시즘과 비슷하지만 지금은 글로벌한 세상이라는 게 다르다”며 “다양한 중국 기업, 사람들, 유학생들이 한국에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중국을 코드화시켜 사냥하기 시작했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조 교수는 “소수의 키보드 워리어가 있다는 차원을 넘어 (혐중 정서가) 서부지법 폭동까지 이끌게 되고, 일상에 본격적으로 침투해간다고 했을 때 분명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라는 점에서 혐중이 국익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대중 수출 규모는 1330억달러로 1위였다. 2위인 대미 수출 규모는 1278억달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미·중 갈등이 심화할 수 있기 때문에 한·중관계에 대한 진지한 전략과 대책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욱연 교수는 “(혐중이) 지지층 확보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증거가 없는 주장은 국익에 해가 될 수 있다”며 “외교와 국익 차원에서 통상국가인 한국의 지도자들은 신중하게 발언해야 한다”고 했다. 하남석 교수는 “중국의 인권 탄압과 같은 문제는 비판해야 하지만, 한편으로 중국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협력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며 “정치인들이 정치적 이득을 위해 하는 포퓰리즘적(대중영합주의적) 행위는 한국의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혐중을 거부하는 모두의 민주주의” 중국에 뿌리를 둔 한국 청년 당사자들은 최근 상황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혹시 문제가 생길까 싶어 바깥에선 출신을 숨기고 중국어도 사용하지 않는 등 조심하는 분위기다. A씨는 중국동포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 국적을 갖고 있지만 지속적인 혐오와 차별을 겪었다. 그는 “어릴 때는 그래도 시비 거는 사람은 있어도 (직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사람은 없었는데 (최근 상황을 보면) 196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라며 “중국인 중에서도 인종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며 건전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은데 싸잡아서 문제 삼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30대 여성 B씨는 최근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STOP THE STEAL’(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구호) 피켓과 태극기·성조기를 든 중년 남성들이 중국동포로 보이는 가족에게 “짱깨 새끼”,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소리치는 장면을 목격했다. 어린아이도 혐오 발언을 듣고 있는 것을 보고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B씨가 나서 말렸다고 한다. B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극우보수 세력이 원하는 대로) 만약 중국인을 한국에서 다 몰아내면 그다음 순서는 누가 될 것이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음 2등 시민을 찾아내서 또 혐오의 대상으로 몰아갈 것 아닌가”라고 했다. B씨는 “산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혐오가 눈덩이처럼 쌓여 언젠가는 한국사회가 반드시 져야 할 빚으로 돌아오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주민도 계엄 사태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취지의 피켓 이미지 /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 제공 20대 여성 C씨는 이른바 ‘남태령 대첩’ 때 무대에 올라 발언을 했다가 극우성향 누리꾼들의 표적이 됐다. 그는 ‘중국인 부모 아래서 태어났고, 현재는 한국 국적을 가진 한국인’이라고 발언했는데 중국인 부모 부분만 짜깁기돼 중국 개입설의 근거처럼 온라인에 퍼졌다. C씨가 X에서 자신이 발언자라고 밝히자 극우성향 누리꾼들은 ‘CIA에 신고하겠다’, ‘너는 간첩’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C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예나 지금이나 중국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은 것을 알고 있고, 여러 번 공격을 받았다”며 “그동안엔 내가 소수일 뿐이라 차라리 숨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해 아무 말도 안 하고 살았지만 이제는 광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도 여기에 있다’, ‘우리도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발언했다”고 말했다. C씨는 “정치권이 중국을 언급함으로써 (극우 세력이) 더 당당하게 핍박하고 배척할 수 있는 빌미를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주 배경 2세들이 나와서 말을 해도 누군가가 공격하지 않고, 설령 공격하더라도 대신 싸워줄 사람들이 확실히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했다. 이주인권단체들은 이주민 혐오를 중단하고, 이주민의 목소리 내기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는 ‘광장에는 국경이 없다’, ‘계엄이 파괴하는 일상은 국적을 구분하지 않는다’, ‘혐중을 거부하는 모두의 민주주의’라고 적힌 피켓 이미지를 배포하며 캠페인을 했다. 박동찬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 소장은 “탄핵 국면 이전부터 이주민 당사자들은 이주노동이라는 체류 목적과 외국인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다”며 “가짜뉴스를 팩트체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광장에 이주민들이 나가면 무엇이 어떠냐’고 말하는 게 캠페인 취지”라고 했다. 박 소장은 “소수인종을 대상으로 한 테러범죄가 먼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졌지만, 이번 서부지법 사태를 보면서 얼마든지 한국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주민도 한국사회의 구성원이자 시민으로서 정치적 발언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했다. 김희교 교수는 “(혐중은) 뿌리가 깊고 미국과 일본, 한국 극우 세력의 전략이 숨어 있다”며 “극우 집단의 헛소리로 치부하지 말고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꽤 많은 대응 전략과 판단이 제공되지만, 중국에 관해서는 없다”며 “진보진영이나 한국의 언론, 시민사회가 노력해 중국 정부에 항의할 것은 항의하고, 잘 지낼 것은 잘 지내는 접근을 하면서 막연한 혐중 정서를 해체해야 한다”고 했다.
- 성소수자 차별·혐오가 종교의 자유인가(2024. 08. 26 06:00)
- 2024. 08. 26 06:00 사회
- 법원 2곳, ‘축복 목사’에 엇갈린 판결…감리교단은 목사들 줄줄이 고발 지난 8월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이동환 목사가 정직 2년 징계의 무효를 확인해 달라며 낸 소송이 각하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이 목사가 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 축복식을 집례했다는 이유로 정직 2년에 이어 출교 처분을 했다. 정지윤 선임기자 목사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반대하며 기도를 한 것이 과연 중범죄인가. 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식을 집례했다는 이유로 교회에서 징계를 당하고 출교된 이동환 영광제일교회 목사(43)와 관련해 지난달과 이달 연달아 2건의 법원 판단이 나왔다. 그가 축복식을 집례한 지 5년 만이다. 이 목사 측은 헌법이 ‘평등권’을 모든 국민의 기본적 권리로 인정하는데 교회가 ‘동성애 찬성·동조 행위를 범죄로 처벌한다’는 내부 규정을 근거로 이 목사를 징계한 게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법원 판단은 엇갈렸다. 지난 7월 18일 수원지법 안양지원 재판부가 ‘시대와 사회의 변화’를 언급하며 징계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반면, 지난 8월 21일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종교 교리 해석의 영역’이라며 법원이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목사를 지지해온 이들은 한 달새 나온 엇갈린 법원 판단에 희망과 분노를 교차해 표출하고 있다. 문제는 성소수자 축복을 이유로 한 교회의 징계가 이 목사 1명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 측은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목사 6명에 대한 추가 고발을 접수하고 조사와 재판 절차에 돌입했다. 이 목사 지지 성명에 서명한 목회자 137명도 조사에 나섰다. 고발 대상이 된 한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간은 모두 죄인이고, 그 죄인을 위해서 기도하는 사람이 목사”라며 “목사가 성소수자를 위해서 기도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말했다. 성소수자 축복했다는 이유로 교회서 퇴출 이 목사는 2019년 8월 31일 인천 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식을 집례했다. “이 땅의 모든 성소수자들과 사회적 소수자들을 향한 낙인과 혐오, 차별과 배제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축복이자 선물입니다. 그대와 나는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존중받아야 하며, 나와 그대는 서로의 독특함을 존중해야 합니다.” 당시 축복식에서 종교인들이 읽은 내용이다. 그런데 감리교는 이 목사가 ‘교리와 장정(교회법)’을 어겼다며 재판에 회부했다. 감리교 교리와 장정 제3조 제8항은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했을 때”를 범죄(범과)로 규정한다. 감리교는 2022년 10월 이 목사에게 정직 2년 징계를 확정했다. 지난 3월엔 이 목사가 반성 없이 동성애 지지 활동을 계속했다는 이유로 출교를 확정했다. 출교는 목사뿐 아니라 교인의 지위까지 박탈해 교회에서 내쫓는 최고 수위의 형벌이다. 이 목사는 징계가 위법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제25회 서울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지난 6월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참여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재판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①법원이 종교단체 내부 결정에 개입할 수 있는지 ②성소수자 축복식 집례를 이유로 정직 2년과 출교 징계를 한 게 정당한지다. 출교 건을 심리한 수원지법 안양지원 재판부는 두 쟁점에서 모두 이 목사 측 주장을 수용해 출교의 효력을 정지했다. 대법원은 종교단체 내부 징계는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 영역이므로 원칙적으로는 그 당부(옳고 그름)를 법원이 판단할 수 없지만, 구체적 분쟁이 존재하고 종교 교리 해석이 아니라면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 안양지원 재판부는 이 목사 건을 법원이 판단할 수 있다고 봤다. 동성애 찬성·동조 처벌 조항이 교리와 일부 관련 있기는 하지만 이 목사의 재판청구권도 보장해야 하고, 정의 관념상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까지 종교단체 내부 징계라는 이유로 법원이 판단을 안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안양지원 재판부는 출교에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는지를 본안소송에서 다툴 만하고, 징계 재량권이 일탈·남용됐을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평등의 원칙’을 선언한 헌법 제11조 제1항을 거론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조항이다. 또 국가인권위원회법이 합리적 이유 없이 성적 지향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점도 짚었다. 특히 안양지원 재판부는 “동성애의 규범적 평가는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왔다”고 했다. 대법원도 2022년 동성 간 성행위를 무조건 군형법상 추행죄로 처벌해선 안 된다고 판결하면서 “동성애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도덕 관념에 반하는 행위라는 평가는 이 시대 보편타당한 규범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직 2년 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정직 기간이 지나 이 목사의 권리가 제한되고 있지 않다는 등의 형식적인 이유로 소송을 각하했다. 그러면서 징계에 절차적·실체적 하자도 없다고 했다. 동성애 찬성·동조 처벌 조항이 이 목사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지, 종교의 자유로 보장돼야 하는지는 ‘교리 해석의 영역’이라 법원이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기존 전통적인 개신교 사회에서는 창세기, 레위기 등 성경의 특정 구절을 동성애를 금하는 의미로 해석해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피고(감리교) 내부의 민주적 합의를 거쳐 제정된 처벌 규정이 유독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차별·배제를 재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또 법원이 동성애 찬성·동조 처벌 조항이 위법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되레 교단의 고유한 특성을 도외시하고 교인들이 신봉하는 종교적 믿음에 개입해 교단의 존립 목적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며 “정교분리의 원칙을 선언한 헌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감리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제25회 서울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지난 6월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한 참여자가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고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성소수자도 인간, 목사의 축복은 당연하다” 이 목사는 서울중앙지법 판결에 항소해 2심에서 계속 다툴 예정이다. 징계 관련 다른 재판도 진행 중이다. 감리교 측은 다른 목회자들도 압박하고 있다. 지난 6월 1일 서울 퀴어문화축제에서 열린 축복식에 참여해 동성애 찬성·동조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목사 6명이 고발을 당했다. 6명 중 일부는 각 연회의 재판 절차에 들어갔고, 일부는 ‘잘못을 저질렀으니 뉘우치고 회개하라’는 취지의 권면서를 받았다. 이들은 30년 이상 목사직을 수행하면서 차별 금지, 노동, 교육, 인권, 교회 개혁 등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왔다. 은퇴를 앞둔 시점에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교회 재판에 끌려가게 됐다. 동성애대책위원회는 이 목사 지지 성명에 서명한 137명도 조사를 요구했다. 여러 목회자는 이런 교회 태도에 “매카시즘 광풍(1950년대 미국의 공산주의자 척결)이나 다름없다”고 반응했다. 권면서를 받은 박경양 목사(서울 평화의교회)는 지난 8월 20일 기자와 통화에서 “이 목사가 출교당하는 것을 보면서 ‘중세기 마녀재판과 무엇이 다르냐, 목사들이 침묵하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퀴어문화축제 참여를) 제안한 것”이라며 “예복을 입고 축복문을 낭독한 뒤 꽃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했을 뿐인데 고발을 당해 황당하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미국 감리교에서 성소수자 문제로 교단이 갈라지기도 하지만 한국 교회처럼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노골적으로 하는 교단은 전 세계에 없다”며 “세계의 복음주의자들이 모인 2010년 로잔대회에서도 동성애의 원인이 뭔지 토론하고 연구한다는 내용에 더불어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단호히 반대한다는 문서를 채택했다”고 했다. 그는 “차별과 혐오는 성소수자의 인권 침해임은 물론 한국 교회의 선교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교단이) 성소수자를 죄인 취급하는 상황에서 교회 내에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감리교 신자는 한때 150만명을 넘었다가 최근 110만명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환 목사와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7월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출교 효력 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책위 제공 고발당해 지난 8월 19일 심사위원회에 출석한 윤여군 목사(인천 강화 남산교회)는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성소수자들 역시 내가 믿는 하나님의 은총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그 사람들을 축복하는 것은 목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윤 목사가 말했다. “과거 ‘흑인에게도 영혼이 있는가’라는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죠. 보수적인 교회에서는 여전히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주지 않습니다. 여성이 지도하거나 어떤 모임을 대표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전근대적인 집단들도 있어요. (징계 논란은)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를 확대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봅니다. 다만 이 어려운 문제를 (출교 같은) 폭력적 방식이 아니라 내부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우리보다 앞서 겪은 사회의 경험을 참조하면서 해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재영 목사(대전 빈들공동체교회)는 지난 7월 대전 퀴어문화축제에서 부스를 운영하면서 전도지를 나눠주고 축복식을 진행했다가 고발당했다. 지난 8월 13일 화해조정위원회가 열렸다. 남 목사가 이달 말까지 ‘동성애를 찬성·동조한 범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정식으로 교회재판에 넘겨질 수 있다. 남 목사는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인데 혐오와 차별의 언어가 난무하고 있다”며 “기후위기나 성착취 등 교회가 목소리를 높일 만한 일이 너무 많은데 동성애 문제를 갖고 한국 교회가 이렇게 하는 것은 자신을 죽이는 행위”라고 했다. 남 목사는 성소수자를 포용하는 교회를 애써 찾아다녀야 하는 성소수자들의 현실을 이야기했다. 그의 말이다. “먼 지역에서 우리 교회로 오는 성소수자가 있어요. 왜 그렇게 멀리에서 오냐면 교회에 가야 하는데 공포감이 있는 거예요. 내가 이 교회 안에 들어갔을 때 교회가 나를 안전하게 보듬어줄 수 있는지 모르잖아요. 다섯 번은 교회 앞까지 왔다가 갔다고 하더라고요. 용기를 내서 교회에 오는 거죠. 많은 성소수자가 교회에서 상처를 받아서 교회를 나가고, 신앙생활을 하고 싶은데 교회를 찾지 못하고 있어요. 사정을 좀 아는 사람들도 교회에서 동성애 문제로 하도 난리가 나니까 모난 돌이 정 맞을까 싶어 침묵하고 있죠. 하지만 인간의 존엄성은 동성애자도 가진 것이잖아요. ‘하나님 안에서 너희도 존엄한 존재다’라고 알려줘야죠. 그들도 영혼을 가진 사람인데 당연히 목사가 돌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교회가 계속 이렇게 가면 사회로부터 버림받을 것을 우리는 걱정합니다.” 지난 6월 1일 제25회 서울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한 참여자가 ‘함께라니, 완전 럭키비키자낭’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정효진 기자 조금씩 생기는 균열, 교회는 바뀔 수 있을까 한국 교회가 왜 동성애에 포비아(공포증)적으로 대응하는지는 여러 분석이 있다. 성경이 쓰인 역사적 맥락과 배경, 오늘날의 새로운 사회적 흐름을 삭제한 채 성경의 문구에만 집착해 편향 해석을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여기에 항문 성교 등에 대한 왜곡된 정보가 합쳐진다. ‘반동성애’가 교회 기득권층의 정치 이데올로기로 활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독교 단체들은 2010년대 들어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반대하기 시작했고, 최근엔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다. 이 목사 처벌 근거인 동성애 찬성·동조 처벌 조항이 만들어진 것은 2015년으로 10년도 되지 않았다. 한 종교 전문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국 교회 안에서 ‘내가 다음 표적이 될지 모른다’는 성소수자 포비아가 작동한다는 사실은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고, 교회가 전체주의화 돼가는 것”이라고 했다. ‘차별과 혐오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의 정경일 박사는 지난 8월 19일 서울 마포구 강북노동자복지관에서 열린 ‘사랑은 계속 이긴다’ 토론회에서 “한국 기독교는 ‘반공’, ‘반동성애’, ‘반무슬림’을 내세우는데 계속 새로운 적을 찾고 공격하면서 교회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성향이 있다”며 “동성애가 교회에 위기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위기가 이미 있었고, 교회가 그 위기를 넘기 위해 반동성애 운동을 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 박사는 징계 사태에 대해 “법과 신앙, 사회와 교회와의 관계에서 굉장히 징후적인 사건”이라고 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은 항상 법 너머를 상상했고 악법을 깨뜨리면서 싸워왔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교회 윤리가 법과 사회의 기준보다 아래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법 감정, 사회적 상식의 변화에 대해서 교회가 신학적·신앙적 응답을 찾아야 할 때”라고 했다. 제25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지난 6월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참여자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정효진 기자 강고해 보이던 한국 교회의 ‘반동성애’ 분위기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이 목사가 있고, 추가 고발된 6명의 목사가 있고, 이 목사를 지지한 137명의 목회자가 있다. 최근엔 교회 내의 성소수자 당사자, 여성 페미니스트에서 나아가 남성 페미니스트의 존재를 확인한 연구논문도 나왔다. 이민지 서강대 인권·성평등센터 연구원은 교회 내의 30대 남성 페미니스트 5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성소수자 혐오 정서가 강한 교회 내에서 성서 해석에 대한 열린 태도를 바탕으로 개신교인으로 해야 할 역할을 성찰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입장을 재정립하는 청년 남성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회 안 남성 페미니스트의 존재를 확인한 것은 남성 중심적인 교회 집단 속에서 (젠더·성소수자 등 문제가) 여성뿐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이 다 같이 논의할 수 있는 의제가 됐다는 의미가 있다”며 “교회 안에 페미니즘에 동의하는 다양한 남성이 있고, 지금의 청년그룹이 중장년이 돼 의사결정할 수 있는 위치가 되면 교회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호림 ‘모두의 결혼’ 대표는 토론회에서 “종교인들은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부정적일 것이라는 편견, 동성애 법제화에 반대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종교인들의 목소리가 있다”며 “이는 성소수자만이 아니라 이 사회 모든 시민에게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굉장히 큰 희망의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감리교 본부와 동성애대책위원회 측은 이번 사안에 모두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기자에게 밝혔다.
- 혐오와 차별에 무감각해지지 않게(2024. 07. 01 06:00)
- 2024. 07. 01 06:00 문화/과학
- ‘나란 나란 읽는 시대’ 전시…다양성 주제로 각자의 생각 공유 지향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있는 갤러리 ‘팩토리2(factory2)’에서 지난 6월 24일 ‘나란 나란 읽는 시대’ 전시 관람객이 책을 읽고 있다. 팩토리2 제공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있는 예술공간 ‘팩토리2(factory2)’에서 지난 6월 19일부터 열리고 있는 무료 전시 ‘나란 나란 읽는 시대’는, 말하자면 ‘다양성 책방’을 표방한다. 어떤 책을 알리고 팔기 위한 책방이 아닌 책 읽는 행위 자체를, 그 주변에서 번지는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는 것에 의미를 뒀다. 시각예술, 사진, 출판, 건축, 교육, 공연 등 문화예술 분야 작가, 활동가 20명이 ‘다양성’이라는 주제로 꼽은 책 20권을 ‘전시’했다. 20권의 책이 천장에서 내려온, 회색 천으로 만든 간이 책꽂이에 꽂혀 있다. 손을 넣어 꺼내 들어야만 책 표지를 볼 수 있다. 김다은 팩토리2 기획자는 “혐오와 차별, 무관심과 적대감은 강렬하고 쉽게 가시화되지만 사랑과 희망, 환대와 연대는 연약하고 여전히 부족한 사회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며 “결코 쉽게 얻을 수 없고, 시간과 품을 들여야 자리 잡을 수 있는 이러한 가치와 태도가 전시가 끝나더라도 지속해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간과 품을 들여야 하는 여러 권의 책을 놓았다”고 했다. 최태윤 작가가 지난 6월 20일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있는 예술공간 ‘팩토리2’에서 열린 ‘나란 나란 읽는 시대’ 전시 모임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팩토리2 제공 오로민경 다원예술 작가는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2021)를 통해 “과거와 현재, 학살과 난민의 서사”를 읽고 그 속에서 ‘타인의 고통’을 기억하는 일을 이야기하자고 제안한다. 강소영 출판편집자는 김영옥의 <늙어감을 사랑하게 된 사람들>(2023) 책에 담긴 요양보호사·반빈곤운동 활동가 등의 말을 빌려 ‘늙어감’에 관한 다른 생각을 전달한다. 어린이들의 놀이 환경을 연구하는 ‘플레이 워커’ 오은비 팝업플레이서울 대표는 박새한의 <아빠풍선>(2022)이란 책을 통해 어린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할 수 있게 하는, ‘허용’하는 태도에 관해 질문한다. 읽기뿐만 아니라 듣기, 말하기의 경험도 할 수 있다. 황예지 사진작가의 연작 ‘거기 있는 이들’(2022)이 전시공간 벽면을 채운다. 관계와 투쟁, 애도의 순간들이 펼쳐진다. 전시장 전체에 김다움 시각예술 작가가 다양한 울림을 중첩해 만든 전자음이 흘러나오고, 전시장 한쪽엔 책 20권에서 뽑아낸 말소리로 구성한 소리를 홀로 듣는 공간도 있다. 전시기간 팩토리2에서 11번의 오프라인 모임이 열린다.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있는 갤러리 ‘팩토리2(factory2)’에서 열리는 ‘나란 나란 읽는 시대’ 전시장/ 팩토리2 제공 지난 6월 20일 첫 모임. 작가이자 교육자인 최태윤 작가가 ‘상호의존’이라는 주제로 관람객들과 만났다. 최 작가는 앞서 ‘불확실한 학교’(2016) 전시 등에서 장애인 예술가들과 자주 협업하며 미디어 아트 및 드로잉 작업을 펼쳐왔다. 최 작가가 추천한 책은 영화감독 애스트라 테일러의 <불온한 산책자>(2012)다. 그는 “책에서 화가이며 휠체어 이용자인 수나우라 테일러와 페미니스트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가 대화하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상호의존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정상성에 대한 신념을 깨뜨리자는 제안이 나오는데, 요즘 제 연구·활동의 관심사”라고 했다. 최 작가는 이날 모임에서 “장애인 예술가와 그 옆에 있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특히 장애인 예술가의 가족이 또 한 명의 예술가로서 역할을 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모임 참석자들과 최근 한국에서 ‘장애인 예술가’에 대한 사회적 주목도가 올라간 것에 대한 배경, 반면에 현실적으로 나아지지 않은 장애인의 삶에 관한 이야기도 주고받았다. 한 참석자는 비장애인인 자신이 장애인 이동권 운동에 동참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로 “누구도 외롭지 않았으면 해서”라고 했다. “‘팩토리2’가 있는 서울 서촌 일대에는 다양한 사람이 지나다니는데 ‘뭐 하는 곳이지?’ 하며 들어왔다가 자신도 모르게 예술과 책이라는 매개체에, 그리고 그것이 향하고자 하는 다양성이라는 주제에 은은하게 다가가는 시간을 경험하길 바랍니다. 이 전시를 통해 자신의 다양성과 소수성을 인지하고, 이곳에서 얻은 자기 주변과 세상을 향한 신선한 감각이 자신의 일과 삶에서 불쑥불쑥 끼어들기를 바랍니다.”(김다은 기획자) 전시는 오는 7월 7일(월요일 휴관)까지, 모임 신청은 링크(https://linktr.ee/factory2)에서. 관람비·모임 참가비 무료.
레이디경향(총 2 건 검색)
- 일상 스며든 ‘뚱뚱 혐오증’…외국인들이 지적했다
- 2023. 11. 10 11:10 화제
- 한 콘텐츠 제작자가 국내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앞에 표시된 과체중 남성 실루엣 스티커를 두고 한국의 ‘과체중포비아’를 지적하고 있다. 틱톡 캡처 “Korea is so mean(한국 정말 못됐다).” 국내 지하철 역사 안 에스컬레이터 앞에 붙어 있는 과체중 남성의 실루엣으로 보이는 스티커가 담긴 영상을 두고 ‘과체중 포비아(혐오증)’라며 해외 누리꾼들 사이에 논쟁이 일었다. 여행 콘텐츠 크리에이터 코레알로(@Dailydoseofkorean)는 최근 서울 상봉역 바닥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영상에 담았다. 계단으로 가는 방향에는 마른 남성의 스티커를, 에스컬레이터로 가는 방향에는 뚱뚱한 남성 스티커를 붙여놓은 영상은 입소문이 타면서 틱톡에서만 2300만 회 이상(10일 기준) 조회 수를 기록했다. 해당 크리에이터는 해당 영상을 찍으며 한국어로 “괜찮아, 괜찮아요”라고 말하며 에스컬레이터를 향한다. 영상이 유행되면서 누리꾼들에게 ‘괜찮아(gwenchana)’ 밈이 생기고 있다. @Dailydoseofkorean 캡처. 한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이것이 바로 한국 일상에 스며든 ‘뚱뚱 혐오증’”이라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은 “다리가 아픈 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다고 해서 게으르거나 뚱뚱하고 여기는 것은 정말 엉뚱한 메시지”라고 전했다. 해당 스티커는 시민들의 비만과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생활 속 걷기를 실천하도록 유도하는 목적으로 설치됐다. 일부 한국 누리꾼들은 “못된 것(mean)이 아니라 사람들이 더 많이 걸을 수 있도록 한 동기부여를 위한 스티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해외 누리꾼들은 “어떠한 메시지를 담더라도 특정인들에 대한 ‘포비아’는 용서할 수 없다”고 대응했다. 한국 일상에 스며든 ‘비만 혐오증’에 대한 비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3년에도 미국 대형 커뮤니티에서는 ‘체중감량을 위한 계단’을 표시한 한국의 다양한 설치 게시판을 두고 ‘팻 포비아’라는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다.
- [박세희·우제원의 독서연애] 은밀한 차별·혐오는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 2020. 12. 10 11:03 문화/생활
- intro 청년 제원은 똑똑한 세희와 사랑에 빠졌다. 세희는 재원에게 단 하나의 연애 조건을 요구한다. ‘존중할 것!’ 처음엔 이 조건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밑도 끝도 보이지 않는 조건이었다. ‘알 수 없으면 읽으면 되지!’ 세희와 제원은 연애를 위한 독서를 함께 해 보기로 한다. ‘박세희·우제원의 독서연애’는 99년생 페미니스트 대학생 세희와 기독교학을 전공한 93년생 제원의 연애독서일기다. 세희와 제원이 함께 읽은 스물두 번째 책은 ‘당신이 아름답지 않다는 거짓말’(조이한 지음 / 한겨레출판사)이다. 이번엔 세희가 쓴다. ▶세희와 제원의 대화 세희:오빠, 오빠는 전공이 기독교학이잖아. 혹시 릴리트 알아? 제원:가나안 신화의 여신이지. 하체는 뱀이고 상체는 여성으로 묘사되는 괴물이잖아. 세희: 흥미롭게도 아담의 첫째 부인이 이브가 아니라 릴리트라는 이야기가 있어. 릴리트는 낙원을 제 발로 박차고 나간 인류 최초의 여성이래. 제원:에덴을 자발적으로 버린 그녀의 선택은 어리석은 것일까? 탁월한 선택이었을까? 왠지 릴리트가 낙원을 거부한 이유가 남자 때문일 거라는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군. ▶릴리트, 인류 최초의 여성 성경은 태초에 하나님이 인간을 흙으로 빚었다고 말한다. 정확히는 아담을 먼저 창조했다. 이브는 아담이 잠든 사이 그의 갈비뼈에서 나왔다. 이브의 탄생은 애초에 아담 없이는 불가능했다. 그녀의 생명도, 이브(하와)라는 이름도 모두 남편 아담에 의해 비롯됐다. 조물주가 계획한 창조의 진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여성은 창조 신화에서 홀로 설 수 없는 불완전한 존재였다는 점이다. 그런데 남성에 의하지 않고 창조된 릴리트 신화가 있다. 신은 릴리트를 아담처럼 동일하고 평등하게 흙으로 빚었다. 하지만 공평한 창조의 세계는 오래가지 않았다. 아담은 힘으로 릴리트를 굴복시키고 자신 아래 눕혔다. 즉 완강한 가부장의 세계를 구축하려 했다. 하지만 릴리트는 여 보란 듯이 아담의 완력을 벗어나 자신의 길을 개척했다. 가부장으로 상징되는 남성 아담의 세계에 저항해 릴리트는 낙원 에덴을 떠났다. 그리고 거친 홍해에 자신의 거처를 만들었다. 모든 것이 완벽하고 부족함이 없었다는 에덴. 하지만 그녀의 에덴은 가부장의 지배 아래 놓인 반쪽짜리의 가짜 세계였던 것이다. 그림에서 릴리트는 종종 뱀과 함께 등장한다. 실낙원 이후 뱀은 인류에게 악의 상징이었다. 릴리트와 뱀을 함께 등장시키는 데는 여성과 악의 본성을 암묵적으로 결합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남성에게 순종하지 않는 여성은 주체적 자발성을 갖춘 존재가 아니라 가부장의 질서를 용인하지 않는 문제적 존재로 부상한다. 창조 신화가 이토록 남성중심의 차별의 상상력을 보여준다는 점은 더 이상 행복한 상상을 만들지 못한다. 이는 여성을 철저히 종속적 존재로 인식하는 가부장 세계의 한계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가려진 것들이 보이는 순간 ‘당신이 아름답지 않다는 거짓말’의 저자 조이한은 아트 에세이스트다. 미술을 통해 젠더 문제를 다루는 것이 그가 선택한 페미니즘이다. 이 책은 인류 시원을 다룬 성경부터 남성의 동성애를 평범하게 수용했던 고대 그리스와 전위적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미술로 바라본 여성사를 다룬다. 저자는 유독 여성에게만 악녀라는 가혹한 이름이 붙은 이유를 추적하면서 릴리트, 판도라, 이브에 대해 다룬다. 릴리트는 독립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실현했을 뿐인데도 남성을 타락시키고, 아이를 잡아먹는 악녀의 표상이 됐다. 또 이브는 아담과 같은 죄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사를 통틀어 남성에게 봉사해야 하는 덧씌워진 죄인이었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판도라는 불행을 세상에 풀어 인간을 괴롭게 한 악녀로 여겨진다. 사실 세상을 멸망시킬 목적으로 판도라를 만든 건 제우스였음에도 그는 비난의 화살을 맞지 않았다. 이 밖에도 이 책은 메두사, 코르셋, 에로스 등의 이야기를 통해 익숙함의 정체가 벗겨졌을 때 소름끼치는 직면하게 될 혐오의 실체가 무엇인지 확인시킨다. 너무나 익숙해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던 판도라와 이브의 이야기에 숨겨진 여성 혐오의 책략을 짚어내면서 나 또한 익숙한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이었음을 실감했다. 세상은 언제나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스스로를 위장한다. 안전해 보이는 빙하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혐오의 틈새를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하려고, 곳곳에 널린 위험들을 무사히 빠져나가기에 우리의 ‘차별을 감지하는 감각’은 너무도 둔감하다. 그래서 직접 그 틈새에 빠져보기 전까지는 혐오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조차 하기 힘들다. 노동자가 되기 전까지는 노동권의 필요성을 체감하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불안한 세상일수록 페미니즘이 필요하다. 페미니즘의 차별에 대한 날카로운 감각은 보이지 않던 것을 드러내는 효과가 있다. 2017년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드러낸 혐오의 실체는 놀라웠다. 그것은 없었던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게 가려 놓았던 것들의 폭로였다. 페미니즘이 모든 차별을 증명하지도 해결할 수도 없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모순을 걷어내는 확실한 한 걸음임은 분명하다. 비록 느린 한 걸음이라도 성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의 한 걸음을 포기할 수 없다. ▶제원의 한마디 예전에 사물함에서 썩은 우유 냄새를 맡을 적이 있어. 정작 놀라운 것은 지독하게 썩은 냄새가 진동하기 전까지 아무도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점이었어. 우리 안에 내재한 차별과 혐오도 실은 썩은 우유와 비슷해. 너무나 은밀하게 숨겨져 있지. 결국 온통 썩은 냄새로 질식할 것 같아야 원인을 찾아. 아직도 많은 사람은 우리 안의 차별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아. 사물함을 여는 것이 싫고, 진동하는 냄새를 맡기 싫은 거지. 청소보다는 외면이 편하다는 생각하니까. 하지만 이 어리석은 기대는 결코 성공하지 못해. 썩은 우유가 저절로 사라지진 않으니까. 언제나 스멀거리며 결국 모든 세계를 오염시키지. 이번 책을 읽으면서 또 한 번 느꼈어. 은밀한 차별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항상 깬 정신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 박세희·우제원의 독서연애책페미니즘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