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004 건 검색)
- 민주·혁신, ‘탄핵 정국’ 새해 인사···국정 혼란 수습 다짐
- 2025. 01. 24 15:37정치
- ...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새해 인사와 함께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국정 혼란을 수습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들께서는 어느...
- 윤석열 탄핵 정국
- 우려·혼란 큰데…‘AI교과서’ 못 놓는 정부
- 2025. 01. 21 20:53사회
- ... 효과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법적 지위도 불확실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새 학기 교육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AI 교과서는 올해 1학기 초등 3~4학년, 중고교 1학년 영어·수학·정보...
- 방통위 “KBS 수신료 통합징수, 혼란 키울 것”···KBS “간절히 필요”
- 2025. 01. 20 15:28사회
- ... KBS TV수신료 통합징수법(방송법 개정안)을 두고 “이미 분리고지 중인 1480여만 가구에 일대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분리고지로 재정이 악화된 KBS는 “법이 국무회의에서...
- 생중계 지켜본 국민들 “정치권, 혼란 조장 안 돼”
- 2025. 01. 15 21:18사회
- ... 국민 삶이 하루라도 빨리 제자리를 찾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모씨(39)는 “정치권이 혼란을 부추기지 말고 민생을 나아지게 하는 데 뜻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 윤석열 구속
스포츠경향(총 263 건 검색)
- “내 앞에 두 명이나 달렸다, 혼란스럽고 충격이었다”
- 2025. 01. 22 06:05 스포츠종합
- 한국 육상 100m 간판 김국영 제주에서 훈련 중인 김국영. 광주광역시육상부 제공 예선보다 뒤진 기록 전국체전 3위 이 나이에 메달도 대단? 전혀 위로 안돼 두번은 못할정도로 운동 죽어라 하는 중 모든 것 다 쏟아내야 은퇴도 할수있어 2024년 10월 전국체전 남자 육상 100m 결승. 한국 최고 기록 보유자 김국영(34·광주광역시청)은 어안이 벙벙했다. “3위, 그것도 예선보다 뒤진 기록으로…. 받아들이려고 했는데 정말 못 받아들이겠더라.” 지난 주말 제주에서 만난 김국영은 허공만 바라보며 한마디 한마디 말을 신중하게 이어갔다. 3개월이 지났지만 믿을 수도 없고 믿고 싶지도 않은 순간을 힘겹게 회고하는 표정이었다. 김국영은 “20년 이상 활동한 베테랑이 컨디션 조절도, 체력관리도 못해 겪은 수모”라며 “올해 1년 초심으로 돌아가 오직 기록만을 위한 마지막 승부를 벌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국영은 100m, 400m계주에서 한국 신기록을 11번이나 갱신했다. 100m에서는 1979년 서말구가 세운 10초34를 36년 만에 갈아치운 데 이어 그걸 다시 두 번이나 새로 썼다. 400m 계주에서는 8번 한국 기록을 세웠고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김국영은 “아시안게임 동메달 이후 안일했고 TV해설, 유튜브 등 때문에 운동에 집중하지도 못했다”며 “‘그 나이에도 전국체전 메달을 딴 게 대단하다’는 말도 전혀 위로가 안됐다”고 회고했다. 김국영은 15년 이상 한국 단거리 간판으로 활동했다. 본격적으로 정상 위치에 오른 뒤에는 국내에서 정상 자리를 거의 내주지 않았다. 김국영은 “4,5년에 한 번 정도는 2위에 머문 적이 있었다”면서도 “내 앞에 한 명도 아니라 두 명이 달렸고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거리가 좁혀지지 않은 경험은 너무 혼란스럽고도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지금도 당시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인터뷰 도중 멍한 표정으로 허공으로 자주 눈을 돌렸다. 지금 은퇴해도 적지 않은 나이. 육상선수 출신 아내 김규나씨와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은퇴가 아닌 도전이었다. 김국영은 “두 번 다시 못할 정도로 최근에 정말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며 “은퇴라는 것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보고 해야 후회 없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국영은 지금 제주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스스로 “띠동갑 이상 차이 나는 후배들보다 더 강하게 운동하고 있다”며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 모든 걸 미리미리 준비하고 운동에 저해되는 행동은 아예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국영은 “집에 돌아가서도 너무 힘들어서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지낸다”며 “아내가 ‘공주님이 됐다’고 놀린다”고 전했다. 전성기 김국영은 기록을 목표로 놓고 자신을 벼랑 끝까지 밀어붙였다. 지금은 하루하루 일정을 충실하게 소화하는 쪽으로 훈련방식을 바꿨다. 김국영은 “훈련을 매일매일 열심히, 충실히 하면서 좋은 과정을 계속 쌓으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며 “지금 내 머릿 속에 나는 기록에 도전하는 스프린터라는 생각이 거의 100%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국영은 키가 176㎝밖에 안 된다. 외국 스프린터들에 비하면 20㎝ 가까이 작다. 나이도 어느새 30대 중반이다. 김국영은 “나이, 키, 체구를 핑계로 삼으면 내 능력에 스스로 한계를 정하는 것과 같다”며 “내가 한국 기록을 10번 이상 깬 비결도 나이, 체격 등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기록 단축만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김국영은 올해 가능한 한 많은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뜨는 해”인 후배들과 “지는 해”로서 승부를 벌이겠다는 각오다. 김국영은 “정상을 다시 탈환한 뒤 당당하게 은퇴하면 나도 좋겠지만 후배들에게도 큰 울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영은 “기대감 반, 불안감 반으로 후배들과 대결을 기다리고 있다”며 “좋은 기록으로 1위에 오른 뒤 은퇴하면서 ‘기록에 진심인 진정한 스프린터였다’는 평가와 진심어린 박수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 선거운영위 강제 해촉? 선거 강행? 배드민턴협회 혼란
- 2025. 01. 21 16:33 스포츠종합
- 대한배드민턴협회 홈페이지에는 20일 대의원총회 결과에 대한 공지는 전혀 없이 선거날짜만 공지돼 있다. 선거운영위원회 없이 선거를 치른다? 법원 제동으로 한차례 회장 선거를 미룰 수밖에 없었던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또다시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 협회는 지난 20일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제32대 협회장 선거를 치르기 위해 협회가 자체로 구성한 선거운영위원회 전원 해촉을 의결했다. 협회장 선거는 당초 16일로 예정됐지만, 김택규 현 회장이 제기한 ‘후보 등록 무효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연기됐다. 선거운영위원회는 무자격으로 드러난 선거위원 3명 등을 교체한 뒤 23일 선거를 다시 열기로 하고 선거를 준비해왔다. 선거운영위원회를 구성하는 권한은 이사회가 가진다. 반면 운영위원회 해촉, 해산 등에 대한 정확한 규정은 없다. 운영위원회는 선거를 통해 당선인이 결정되면 자동으로 임무를 끝내고 해산된다. 지금처럼 운영위원 무자격 논란, 후보자 등록상 결정적 하자 등 문제가 생기면서 선거가 연기되는 등 파행적으로 진행된 적은 드물다. 결국 대의원총회 또는 이사회가 선거운영위원회를 해촉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유권 해석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선거운영위원회는 독립적인 기능을 하는 곳이다. 누구의 압력과 회유 등에 흔들리지 않고 중립적으로, 독립적으로 선거를 운영해야 한다. 결국, 운영위원회 해촉은 운영위원회가 자체적으로 결정하거나 법원 등 사법 기관이 제동을 걸 때만 가능하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참고로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도 선거를 1차로 연기했다가 다음날 여러가지 논란이 이어지자 운영위원회 기능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해 스스로 위원직을 내놓았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오는 23일 선거를 치를 수 있을까, 치르는 게 맞는 것일까. 선거를 독립적으로 진행하고 결과를 판단할 곳이 없는 상태로 자체적으로 치러진 선거는 결과 불복 등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중 하나다. 첫 번째는 선거운영위원회가 운영위원 전원 해촉을 의결한 대의원 총회의 행정을 월권 또는 자격없음을 이유로 무시하고 선거를 강행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선거는 진행될 공산이 크지만 많은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다. 동시에 엉뚱하고 어리석은 결정을 내린 대의원총회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선거운영위원회가 대의원 총회 결정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인정하고 스스로 물러나는 방법이다. 이렇게 된다면 선거운영위원회가 자발적으로 없어지기 때문에 선거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 결국, 선거운영위원회 구성 등 선거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한다. 배드민턴계 한 관계자는 “후보자 간, 후보자와 대의원들 간, 후보자와 이사들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면서 규정에 맞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대로는 선거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선거가 설사 강행돼도 선거 후 후유증으로 큰 혼란을 겪을 게 뻔하다”고 말했다.
- [스경X초점] 혼란한 시국, ‘서울의 봄’ ‘택시운전사’까지 ‘끌올’
- 2024. 12. 09 16:39 연예
- 넷플릭스 영화부문 톱10 중 1위에 오른 영화 ‘서울의 봄’. 영화는 현실을 이길 수 없다. 그러나 재소환되어서 위안을 안길 순 있다.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기습선포 및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부결 이후 혼란한 시국 속에서 찬란한 민주주의 현대사를 담은 영화 ‘택시운전사’와 12.12 사태를 다룬 ‘서울의 봄’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9일 넷플릭스 국내 영화부문 톱10 중 ‘서울의 봄’은 1위를 차지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로, 지난해 12월 개봉 이후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크게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다. 왓챠 영화부문 1위를 한 ‘택시운전사’, 2위에 오른 ‘1987’. 개봉 당시 12.12 사태를 다루는 심도 있는 시선과 잘 짜인 이야기 구조로 호평을 받았던 이 작품은 ‘심박수 챌린지’ 등을 통해 1020 세대까지도 아우를 수 있었다. 그때만 해도 ‘이런 역사적 사실이 있었다는 게 화가 난다’라는 반응이 다수였지만, 그 역사적 사실이 다시금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비상 계엄 기습 선포 사태로 여실하게 체감했다는 의견들이 쏟아지며 역주행에 성공했다. ‘택시운전사’ 역시 OTT플랫폼 왓챠, 웨이브에서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기반으로 당시 사건을 취재하러 현장을 찾는 독일 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돕는 택시운전사 김만섭(송강호)의 이야기를 그린다. 개봉 당시 1218만 9800명의 관객을 모았던 작품으로, 현재 왓챠에서 영화부문 1위에 오르면서 주목받고 있다. 웨이브서 11위에 오른 ‘택시운전사’. 또한 웨이브에서도 11위에 이름을 올리며 민주항쟁에 관한 메시지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웨이브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 전후 양일(12월 1~2일, 12월 4~5일)을 비교했을 때, ‘서울의 봄’은 874.3%, ‘택시운전사’는 1108.7%나 시청 시간이 상승했다. 이뿐만 아니라 왓챠에서는 ‘1987’이 영화부문 2위에 올랐다. 지난 2017년 개봉한 이 작품은 1987년 6월 민주 항쟁을 다뤘으며, 강동원, 김태리,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등이 출연해 723만명이 관람한 바 있다. 또한 티빙에서도 영화 ‘1987’을 비롯해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암살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인기 영화 순위에 올랐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불거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기습선포 및 해제를 둘러싼 석연치않은 뒷얘기, 그리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 부결 및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부결에 관한 민심의 강한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B팀 추락부터 대표팀 발탁, 승강 PO 영웅까지…문선민의 혼란했던 2024년
- 2024. 12. 09 16:18 축구
- 문선민 | 프로축구연맹 제공 믹스트존을 걸어오는 이의 손짓은 요란했다. 마스크 너머로 들려오는 기침 소리와 피로가 눈에 띄었다. 그래도 눈빛 하나는 빛났다. 간절했던 1부 잔류를 자신이 이끌어냈다는 자신감이었다. 전북 현대의 골잡이 문선민(32)은 지난 8일 기자와 만나 “팬들이 꾸준히 응원했기에 이 고비를 넘겼다. 내년에는 다시 위로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은 경기”라고 말했다.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결코 웃을 수는 없는 시즌이었다. K리그 최다 우승(9회)을 자랑하는 전북이 10위로 추락해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선 서울 이랜드FC를 상대로 두 차례 모두 2-1로 승리했지만 2부 추락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문선민은 “내가 모든 걸 아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선도 전북이 현대 축구의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짚었다. 선굵은 축구를 고집하는 전북과 달리 “라이벌들은 세밀한 포지셔닝과 전술로 무장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북을 떠나 문선민 개인에게도 힘겨운 한 해였다. 문선민의 올해 기록은 29경기에서 6골 3도움. 예년과 크게 다를 게 없는 활약이었지만 롤러코스터 같은 변화가 있었다. 문선민은 난생 처음 B팀(2군)으로 추락했던 9월을 떠올렸다. 나이가 들면서 기복이 심해진 그는 갈비뼈 부상까지 겹치면서 동료들과 경쟁에서 한 걸음 밀렸다. 다행히 문선민은 B팀 위주로 참가한 아시아챔피언스리그2(ACL2) 2경기에서 3골 1도움을 올리면서 다시 1군에 복귀해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문선민은 “B팀에서 뛰다가 축구대표팀에 복귀하는 극과 극의 일이 한 달 안에 일어났다. 선수는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하고, 항상 보여줄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걸 느낀 2024년”이라고 말했다. 문선민의 깨달음은 시즌 말미에도 있었다. 전북이 파이널라운드B(7~12위)로 밀려나 치른 5경기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했던 그가 승강 플레이오프에선 영웅이 됐다.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독감이 걸리면서 출전 명단에서 빠질 뻔 하기도 했다. 다행히 컨디션이 올라오면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1부 잔류를 결정짓는 역전 결승골까지 넣었다. 문선민은 “회복하지 못했다면 안드리고가 뛰었을 것”이라며 “미안한 마음에 더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이날 문선민은 이랜드를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린 뒤 특유의 관제탑 세리머니를 두 차례 반복한 것도 화제였다. 문선민은 “올해 (골을 많이 넣지 못해서) 팬들에게 세리머니를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다. 2024년 마지막 골을 내가 넣었기에 (앵콜을 요청하는) 팬들에게 다시 한 번 보여드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문선민의 반복된 세리머니가 전북 팬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일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문선민은 31일 전북과 계약이 만료돼 2025년 전북 선수로 뛸지 미지수다. 문선민은 “시즌이 끝났으니 이제 구단과 의논을 해봐야 한다. 독감 조심하세요”라는 마지막 인사와 함께 떠났다.
주간경향(총 21 건 검색)
- [가깝고도 먼 아세안] (45) 트럼프 2.0, 혼란스러운 아세안(2025. 01. 24 15:00)
- 2025. 01. 24 15:00 국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새롭게 단장된 미국 백악관 인터넷 홈페이지 메인 화면/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지난 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는 ‘아세안이 몇 개 회원국으로 이루어졌는지’ 답하지 못해 전 세계 조롱거리가 됐다. 아세안 회원국은 단순하게 웃고 넘어갈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심경이었을 것이다. 조만간 미국에 패싱(무시) 당할 아세안의 미래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체제(2017~2021) 동안 아세안을 철저하게 외면했다. 2017년 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처음이자 마지막 아세안회의였다.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하면 부통령이나 국무장관이 대신 참석하는 것이 관례지만, 2019년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회의에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안보 보좌관을 보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7개국 정상은 미국과 회담에 불참하며 강하게 불만 표시를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아세안 본부에 주재해야 하는 미국 대사도 임기 내내 임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양자 협상으로 미국 이익 극대화 꾀해 트럼프는 왜 이렇게 아세안을 무시했을까? 싱가포르의 싱크탱크인 유소프 이삭 동남아시아연구소는 트럼프 2.0 체제를 앞두고 아세안 전문가 6명과 함께한 ‘트럼프 복귀와 아세안-미국 관계에 대한 대담’ 내용을 지난 1월 2일 공개했다. 이 자리에 모인 전문가들은 공통으로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하기 때문에 다자주의 협정보다는 양자 협정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여러 나라 연합체와 공동으로 협상하기보다는 개별로 협상해서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말처럼 트럼프는 아세안 집단공동체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개별 국가’ 베트남과는 경제적·군사적으로 매우 밀접한 교류를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역사적으로 아세안에서 중국과 가장 대척점에 있고, 베트남 동해(남중국해)에서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베트남을 적극 옹호했다. 미국은 베트남의 동해 영유권과 자주권을 지지하며 미 해군 구축함이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인공섬 주변 12해리 이내를 항해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감행하기도 했다. 국제 해양법에 따라 이 지역이 중국의 영토가 아닌 국제 수역이라고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2024년 10월 10일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과 중국의 정상회담/ASEAN 페이스북 페이지 미국은 해상 안보 역량 강화를 위해 베트남에 길이 115m의 3250t급 고속경비함과 고속정 수십척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또한 통신장비, 해양 탐색 레이더와 감시시스템, 정찰 드론 등을 베트남 해군과 해경에 제공하고 각종 훈련도 지원했다. 미국과 베트남의 군사 교류 절정은 2018년 3월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다낭 정박이었다. 1975년 미국과 전쟁이 끝난 이후 처음으로 미 항공모함이 베트남 영토에 입항한 것은 미국과 베트남의 군사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사건이었다. 베트남과 중국이 동해(남중국해)에서 영토 분쟁을 겪으면 미 항공모함전대가 개입할 수 있다는 무력시위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도 2020년, 2023년 미 항공모함은 정기적으로 다낭에 입항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적으로도 베트남과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트럼프는 베트남을 미·중 무역 전쟁의 대안 시장으로 낙점했다. 베트남은 트럼프 집권기 미·중 갈등으로 가장 큰 경제적 수혜를 입었다.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의 대중국 보복 관세를 피해 베트남으로 이전하기 시작한 것이 이때다. 베트남과 미국의 무역 규모는 꾸준히 늘어 트럼프 집권기인 2020년 처음으로 미국의 10대 교역국으로 등극했다. 트럼프는 대미 무역 흑자국들에 보복 관세 폭탄을 부과했지만, 베트남은 언제나 대상에서 제외되는 특혜를 받아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세안 전체와 적극적으로 손잡았다. 바이든 행정부 임기 첫해인 2021년 아세안은 뒤늦은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감염병 위협에 관한 우려가 극심했지만, 미국은 적극적으로 아세안 끌어안기에 나섰다. 2021년 7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을 연달아 방문해 군사 협력을 강화했다. 이어 같은 해 8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싱가포르와 베트남을 방문해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각종 방위 협력을 체결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연이어 방문하며 트럼프 대통령 때 불편해진 아세안 주요 국가들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러한 외교 활동을 바탕으로 2022년 2월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며 ‘아세안이 지역 내 정치·경제·안보 협력의 중심축임을 존중하겠다’고 명시했다. 경제적으로는 아세안이 중국에 집중된 공급망 일부를 대체할 것이라 인정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미·중 화해 분위기는 아세안에 동전의 양면 이와 함께 아세안이 지역의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청정에너지 전환 지원책을 제시했다. 2021년 ‘미국-아세안 기후 미래 이니셔티브’(1억200만달러)를 시작으로 ‘클린 파워 아시아 프로그램’(7억5000만달러), ‘아세안 인도-태평양 포럼’(30억달러) 등 다양하고 큼지막한 선물 보따리를 연달아 내놓았다. 하지만 트럼프 2.0 체제가 시작되며 아세안 대한 기후변화 대응 지원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화석연료 인프라 개발을 가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서 첫 행정명령으로 파리기후변화 협정에서 다시 탈퇴한다는 문서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2017년에도 파리기후변화 협정에 탈퇴하며 청정에너지를 노골적으로 부정했다. 이제 미국의 지원으로 아세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태양광·풍력과 같은 청정에너지 사업이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0 체제에서 예상 밖의 미·중 화해 분위기는 아세안에 안도감과 위기감을 동시에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취임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하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틱톡 금지 유예’와 같은 상징적인 조치를 했다. 지난 1월 18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취임 100일 이내 중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하는 등 적극적인 화해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아세안의 앞마당인 남중국해에서 안정감을 줄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아세안이 미국과 중국의 주요 정책에서 후순위로 밀려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간 미·중 갈등 속에서 부각된 아세안의 전략적 가치는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 또한 그간 미·중 양국에서 받아왔던 경제적·외교적 지원은 대폭 축소될 가능성도 크다. 트럼프 2.0 체제에서 아세안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 가깝고도 먼 아세안
- [주간 舌전]“본의 아니게 자금 시장에 혼란…매우 유감”(2022. 10. 28 11:00)
- 2022. 10. 28 11:00 정치
- 김진태 강원도지사 / 국회사진기자단 “본의 아니게,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자금 시장에 불필요한 혼란과 오해가 초래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지난 10월 24일 채무보증 불이행 선언으로 발생한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강원도가 레고랜드 조성을 위해 발행한 205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에 대한 지급보증을 철회하면서 회사채·국채 등을 포함한 채권시장 전반에 불신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정부는 시장에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김 지사는 “(전임 도정이) 많은 빚을 남겼는데 가만히 있으면 전임 도정이 빚을 갚아주냐”며 사태의 원인을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의 잘못으로 돌렸다. 최 전 지사는 “(김 지사가) 정확한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지 않고 그냥 정치적 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그 회사(강원중도개발공사)를 그냥 뒀으면 연장해가면서 차차 빚을 갚아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 지사도 문제지만 조정해야 할 정부가 방치해놓고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비판했다. 여당에서조차 비판이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강원도가 불신을 키운 점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주간 舌전
- [취재 후]혼란은 이제 시작일지도(2022. 04. 08 14:53)
- 2022. 04. 08 14:53 정치
- 지난해 3월 3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려는 ‘검찰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을 두고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윤 총장은 이튿날 자진 사퇴했습니다. 그리고 1년 뒤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대선에서 졌지만 민주당은 국회 다수당입니다. 민주당은 대선이 끝나자 다시 검수완박 관련 법안 처리를 꺼내들었습니다. 추진 여부와 시기를 두고 당내 의견이 갈리는 상황입니다. 강성 지지자들은 검수완박을 통한 검찰개혁 완수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이 검찰을 통해, 혹은 검찰이 알아서 ‘정치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감도 기저에 깔려 있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공개적으로 윤 당선인의 검찰개혁 공약을 직격했습니다. 공약은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에 독립적 예산 편성권 부여, 검찰수사권 확대 등입니다. 대통령직인수위는 이들 공약이 “검찰권 강화가 아니다”고 밝혔지만, 법조계와 시민사회에서는 검찰의 힘이 강해질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새 정부가 출범도 안 했는데 검찰개혁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벌써부터 혼전 양상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개혁을 둘러싼 논란과 그 연장선에서 나타난 ‘추(미애)·윤(석열)’ 갈등이 모든 이슈를 집어삼킨 ‘블랙홀’로 작용한 적이 있습니다. 피로감을 감당해야 하는 건 시민들의 몫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청와대 집무실의 용산 이전, 공기업 인사 등을 두고 신구 권력의 날선 신경전이 계속됐습니다. 오는 6·1 지방선거에서 민심이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됩니다. 국제정세도 심상찮습니다. 북한이 지난 3월 4년여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졌습니다.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한미는 조만간 정례 연합훈련을 시행합니다. 게다가 오는 4월 15일은 북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 110주년입니다. 북한이 조만간 7차 핵실험을 감행하리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2018년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훈풍이 불던 한반도의 시계가 다시 4년 전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한미도 대응책으로 실기동 연합훈련을 재개하고, 전략폭격기와 핵추진 항공모함 등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긴장 고조의 악순환 재연입니다. 혼란은 어쩌면 이제 시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취재 후
- [이 한권의 책] 퇴색된 젊은 날의 열정, 중년의 혼란과 회의(2019. 12. 27 16:04)
- 2019. 12. 27 16:04 문화/과학
- 제목으로 한 시절을 풍미한 책이 있다. 1989년에 번역된 <상실의 시대>다. 당시 베를린 장벽의 붕괴로 냉전은 종말을 고하고 6월 항쟁이 빚어낸 ‘여소야대’는 공안정국의 펀치를 맞으며 3당 합당으로 와해됐다. 물질적 급성장에 반비례해서 정신적 상실감이 커지던 시대적 분위기는 일종의 ‘묻지마 베스트셀러’를 만들었다. 애초 원제인 <노르웨이의 숲>이었다면? 블록버스터급 소설이 되기는 힘들었을 듯하다. 저자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려낸 1960년대는 ‘상실’이다. 이념 투쟁으로 과열됐던 일본의 대학생들에게 학생운동이 퇴색하고 혁명의 불꽃은 사그라졌다. 갑자기 넥타이를 매고 회사원이 되어야 했던 ‘투사’들은 삶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기 위해 젊은 날의 가치와 이상을 버려야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유유정 옮김·문학사상사 실제로 1960년대 지구는 뜨거웠다. 68 학생운동, 여성해방, 흑인 민권운동의 열기는 화산처럼 분출했다. 그러나 확 달아오르는 다혈질은 팍 식어버리는 무기질로 바뀌는 법이다. ‘잘 가라, 청춘이여’. 가장 뜨거웠던 시간과 사랑을 그리워하는 것은 만국 공통의 심리이기에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만화만큼이나 하루키의 작품이 세계인의 정서에 호소력을 가지는 것일까. 줄거리는 딱 네 줄이다. 고교 시절 ‘절친’이 자살을 한다. 죽은 친구의 ‘여친’과 대학에서 재회해 연인이 된다. 이런저런 사정 끝에 연인도 목숨을 끊는다. 새로운 사람과 삶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민담의 구조와 흡사하다. 누군가가 사라지고 주인공은 잃어버린 사람을 찾기 위한 모험을 떠났다가 복귀한다는 도식이다. 도입부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다. 독일에 도착한 비행기 안에서 흘러나온 비틀즈의 노래 <노르웨이의 숲>을 들으면서 잊혔던 과거로 시간이 역진한다. 어른으로 가는 입사식(initiation)은 재일학자 강상중의 비유처럼 절벽을 가로지르는 외나무다리 건너기다. 범상한 삶 한가운데 죽음의 덫이 놓여 있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는 것이다. 두렵다고 마냥 미성년으로 머무를 수만은 없다. 만만하게 보다가는 막막한 인생으로 전락한다. 두려움과 어지러움이 뒤따라오는 청춘의 인간관계는 그래서 삼각형이다. ‘외로움, 괴로움, 그리움’은 세 개의 꼭짓점이다. 지금 여기에 없는 것들이다. 상실의 키워드로 시대를 집약했다는 상찬에 맞서 비판도 거세다. 문학평론가 유종호는 <상실의 시대>야말로 감상적 허무주의를 바탕으로 한 특이한 음담패설집이며 예술이 아닌 언어 상품이라고 단정했다. 소설이 시작되는 무대인 함부르크야말로 유럽 최대의 환락가라는 지적도 ‘도색소설’의 혐의를 강화한다. 성적 일탈을 다룬 이 같은 작품이 자칫 고전과 문학의 본령을 오도하는 사태는 막아야겠다는 교육자로서의 고언이 와닿는다. 그럼에도 <상실의 시대>는 시장에서의 교환가치 이상으로 통과의례로서의 사용가치 또한 상당하다. 감상과 열정의 도가니에서 들끓던 20대의 나날이 순식간에 끝나고 사회의 일원으로 어느새 냉각될 때 혼란과 회의는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나는 지금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가’라는 중년의 주인공 와타나베의 자문(自問)이 마음에 묻은 상실감을 닦아주는 미덕을 부인할 수는 없다.
- 이 한권의 책
레이디경향(총 2 건 검색)
- 엄마를 혼란스럽게 하는 내 아들의 포경수술
- 2014. 08. 29 16:08 건강
- 간단한 수술이지만 포경수술만큼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외과수술도 드물다. 과거에는 포경수술이 남자의 통과의례처럼 행해지곤 했다.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남자들은 공중목욕탕 출입을 꺼릴 정도였다. 이후에는 불필요한 수술이라며 자연 그대로가 좋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처럼 엇갈리는 정보로 엄마들은 갈피 잡기가 힘들어졌다. 우리 아이 포경수술, 어떻게 하면 좋을까? 포경수술은 한때 필수적인 수술로 인식됐다. 무척이나 당연한 수술이어서 재론의 여지가 없었다. 남자들은 성장하면서 자연포경의 형태를 띠게 되는데 이 때문에 불필요한 수술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지난 10년간 포경수술 반대론의 영향으로 2000년대에 92%였던 포경수술 비율은 2010년대 들어 75%까지 떨어졌다. 청소년기의 수술은 25%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포경수술의 감염 예방 효과가 속속 밝혀지고, 중립적인 입장을 띠던 미소아과학회 역시 포경수술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전에 진행된 1천 건 이상의 연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포경수술이 음경 성기능과 감수성, 성적 만족도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에이즈(HIV)나 인체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을 줄일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엇갈리는 정보로 고민에 빠진 부모들이 많다. 최근 애독자 엽서에도 아들의 포경수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PSI어비뇨기과의 어홍선 원장은 “반대의 목소리에 포경수술의 긍정적인 부분까지 묻혀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포경수술은 반대 일로에서 매도돼 필요한 경우에도 수술을 꺼려 병을 키우는 부작용도 따랐다고. 필수로 여기던 과거와 달리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와 개인의 선택에 따라 수술하는 게 요즘 추세다. 따라서 언제, 어떤 경우에 필요한지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남자의 성기는 포피라는 피부가 덮고 있는데 이 상태를 포경이라 하고, 이 포피를 제거하는 수술을 포경수술이라 부른다. 성장하면서 포피가 뒤로 젖혀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이를 수술로 제거한다. 국소마취 후 10~20분 정도 소요되는 수술로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포경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위생이다. 포경이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소변이 포피와 귀두 사이 공간에 고여 있다 나오기 때문에 내부에 소변과 피부 찌꺼기들이 모여 백태를 만들게 된다. 이런 백태가 쌓여 치구라는 덩어리를 만들게 되는데 이는 악취와 염증의 원인이 된다. 재발이 잦은 귀두염, 포피염, 귀두포피염 등이 이로 인한 질환들이며, 반복되는 요로감염이나 방광요관 역류가 있는 소아 환자의 경우에도 치료를 위해 포경수술을 시행한다. 성인의 경우에도 이런 상태가 반복돼 피부 손상과 습진이 발생하게 되면 성관계가 곤란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의 덥고 습한 기후 때문에 피부가 쉽게 짓물러 포경이 돼 있지 않으면 위생상 여러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최근에는 포경수술이 에이즈 등의 성병, 요로감염, 음경암 등의 발병률을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와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조사한 결과, 포경수술을 한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에이즈 감염 확률이 65% 더 낮았다는 것. 포경수술을 받은 성기가 공기와 접하는 면적이 넓기 때문에 공기에 노출된 환경에서 오래 살지 못하는 에이즈 바이러스의 전염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포경수술의 큰 문제점은 의학적 판단보다 사회적 현상으로 하나의 문화처럼 실시됐다는 것이다. 친구가 하니까, 남의 시선 때문에, 좋다고 하니까 비뇨기과를 찾고 타의에 의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어린아이들의 경우 부모의 주도하에 수술을 받는다. 포경수술이 뭔지도 모르는 채 엄마 손에 이끌린 아이들은 원망 섞인 울음을 터트렸다. 한때 신생아 포경수술이 유행하기도 했지만, 정서적으로 좋지 않을뿐더러 인권 침해라 여겨 최근에는 거의 사라졌다. 포경수술이 필요한 시기는 개인마다 다르다. 소아부터 청소년, 성인 및 노인에 이르기까지 어느 연령층에서도 실시할 수 있다. 어린아이들은 반복되는 귀두포피염, 해부학적 기형 등에 의해, 성인들은 콘딜로마와 같은 성병, 피부 질환 치료에 의해, 노인들은 위생 및 성기 피부의 노화, 위축, 섬유화에 의해 포경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회복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어 서두를 필요가 없다. 따라서 비뇨기과 전문의의 소견을 토대로 시기와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최근에는 비수술적 방법인 포피박리술 등으로 꼭 필요한 경우에만 포경수술을 하는 신중한 입장이다. 포경수술은 이제 개인 선택의 문제다. 수술 후 통증과 수술비 그리고 수술로 영구 제거되는 포피와 각종 질병의 예방 효과를 찬찬히 비교해봐야 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수술의 득실을 제대로 설명하고 스스로 자신의 신체를 책임지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Mini Interview “수술 선택의 주체는 본인이어야 합니다” 어홍선(PSI어비뇨기과 원장) 포경수술이 필수적인 경우가 있을까요? 개인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아이들의 경우 포경이 심해 염증이 자주 생기고, 요로감염이 잦아 일상생활하는 데 불편할 때 필요합니다. 또 소변을 볼 때 귀두와 포피 사이에 소변이 고여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가 배뇨되거나 귀두를 젖혔을 때 요도구가 보이지 않는 경우도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포경수술은 언제가 적기인가요? 적어도 본인이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나이는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체적으로는 포피를 스스로 젖힐 수 있는 정도가 돼야 귀두와 포피의 분리 여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수술로 여기지만 포경수술 역시 고통과 부작용이 따릅니다. 본인이 수술의 장점과 아픔을 이해하고 감내할 수 있을 때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수술로 인한 트라우마가 적고 치료와 회복에도 협조적입니다. 종종 70, 80대 노인 환자분들이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닦기가 귀찮다”라는 이유로 수술을 받기도 합니다. 어떤 부작용이 있나요? 일반 수술과 같이 출혈, 염증, 통증과 같은 기본적인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포피를 많이 잘라낸 경우 발기시 피부가 땅기는 현상이 발생해 불편을 겪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포피를 충분히 잘라내지 못하면 수술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요. 포경수술이 성관계에 도움이 되기도 하나요? 포경수술은 성관계와 무관합니다. 포경수술을 하면 조루 혹은 지루가 발생한다든지, 발기부전 혹은 발기강화와 연관 있다든지 하는 속설은 모두 근거 없는 이야기입니다. 포경수술은 사정 시간, 발기부전, 성교 중 만족 및 통증 등 성관계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Tip 올바른 ‘선택’을 돕는 포경수술 용어 1 슬리브 포경 발기시 포피를 측정해 여분의 피부를 절제하고 봉합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술법. 혈관 손상이 적어 출혈이 별로 없고 상처 회복이 빠르다. 2 레이저 포경 포피를 제거할 때 메스 대신 레이저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절개와 동시에 지혈 효과가 나타나 출혈이 적고 회복도 빠르다. 3 무통 포경 마취 단계에서 통증을 경감하는 시술. 수술 자체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보라(프리랜서) ■사진 / 김성구 ■도움말 / 어홍선(PSI어비뇨기과 원장)>
- 혼란기 딛고 군 제대 후 ‘고맙습니다’로 컴백 배우 장혁
- 2007. 04. 09 연예
- 배우 장혁이 돌아온다. ‘군대’라는 한국 사회의 가장 힘든 통과의례를 마치고서 말이다. 2년이란 시간은 배우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그를 성숙하게 했다. 그의 컴백작 ‘고맙습니다’의 제작발표회가 있던 날. 장혁은 잔뜩 긴장된 표정으로 지난날을 고해성사하듯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더 이상 아이돌 스타가 아니었다. 30대에 접어든 한 배우로 그는 또다시 출발 선상에 서 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기적과 따뜻함 담아내고파 배우 장혁(31)은 연예인으로서 나무랄 데 없는 탄탄대로를 걷고 있었다. 적어도 2004년에 연예인 병역비리 사건으로 쫓기듯 입대하기 전까지는. 그는 1997년 드라마 ‘모델’로 데뷔해 ‘명랑소녀 성공기’로 스타덤에 올랐고 ‘화산고’ ‘정글주스’ ‘영어완전정복’ 등 스크린에서도 꾸준히 활동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남자 연예인이라면 누구에게나 가장 무거운 짐인 병역 문제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결국 그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지난 2004년 강원도 102보충대로 송승헌과 함께 입대했고 지난해 말 무사히 제대했다. 장혁과 송승헌은 군 생활 중에도 계속 비교됐는데, 2년간의 군 복무를 마친 이후 복귀의 신호탄을 먼저 쏘아 올린 것은 그간 잠잠하던 장혁이었다. 3월 14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진행된 MBC-TV 새 수목드라마 ‘고맙습니다’의 제작발표회 현장은 장혁의 제대 후 첫 공식 활동이자 5년 만의 드라마 복귀를 알리는 자리여서 시선이 집중됐다. 그를 브라운관으로 돌아오게 만든 작품 ‘고맙습니다’는 KBS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와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유명세를 치른 이경희 작가와 일요로맨스극장 ‘단팥빵’의 이재동 감독의 만남으로도 기대를 모으는 작품. 내용과 기획 의도 면에서도 충분히 기대를 모을 만하다. 최고의 의사로 각광받던 민기서(장혁 분)는 환자를 먼저 생각했기 때문에 실패한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오만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다 의사를 그만두고 찾은 외딴 섬에서 에이즈에 걸린 딸과 함께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미혼모 영신(공효진 분)을 만나게 되면서 차츰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사랑하던 지민(최강희 분)의 죽음과 에이즈, 미혼모 등의 극단적인 설정임에도 자극적이지 않은 담담한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이재동 감독의 말처럼, 장혁의 현재 주된 관심사 또한 ‘사람’이라고 한다. “군대에서 식사를 끝내고 막사 뒤에서 담배를 피워 물며 늘 하늘을 바라봤어요. 연기하면서 정신없이 살 때는 하늘 한 번 쳐다보기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이 드라마는 하늘을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어른들의 동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혁은 이번 작품이 메디컬 드라마는 아니지만 의사로 출연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 인간적인 따뜻함을 잘 담아내고 싶다며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언급했다.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건 희망과 기적에 대한 바람이라고 생각해요. 이 드라마도 희망과 기적에 대한 이야기예요. 에이즈라는 혹독한 병으로 고통받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런 따뜻한 드라마를 만들겠습니다.” 혹한기 훈련 마치고 다시 연기하게 돼 감사해 그러나 병역 문제에 대한 질문과 함께 현장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장혁은 그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는 하지 않았지만, 군대에서 보낸 시간들이 성숙의 계기가 됐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제는 연기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포즈를 취하는 세 주연배우의 모습. 공효진과 서신애 모녀는 장혁을 놓고 묘한 삼각관계(?)를 이룬다고 한다.“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TV토론에서 ‘당신은 정치를 하기에 노쇄하지 않았느냐’는 상대 후보의 지적에 ‘나는 늙은 것이 아니라 그만큼 경험이 풍부하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저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어찌 됐든 군 복무로 대가를 치렀으니 이제는 배우로서 시청자 앞에 서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내비친다. 그런 만큼 복귀 무대를 마주한 지금은 데뷔 시절의 초조함과 목마름의 설레는 긴장감을 안고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군대는 제게 앞만 보고 살아온 삶을 돌아보게 해준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군 생활할 때 거의 1년은 텔레비전을 못 봤어요. 옛날 생각이 많이 나서…. 며칠 전 의정부 촬영을 마치고 나오는데 혹한기 훈련을 하는 군인들을 봤습니다.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또한 혹한기 훈련을 했고 그런 과정을 다 거치고 이제는 연기를 하고 있다는 소중함 때문에 이 자리가 더 기쁩니다.” 잘나가던 청춘 스타로서 나이를 강조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이 드라마를 통해서 30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그의 말에서 변화를 찾을 수 있다. 복귀에 대한 부담 때문에 아직은 긴장되고 떨리는 나날이지만, 그래서 장혁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진지한 자세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전역하기 전부터 연기에 대한 부담으로 절권도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해왔다고. 5년 만의 드라마인 데다 이중적인 인물을 그려내야 하는 만큼 캐릭터 분석에도 열심이다. “다큐멘터리인 ‘닥터스’와 최근 종영한 ‘하얀 거탑’을 보면서 제가 그려야 할 인물상을 떠올려보곤 했어요. ‘허준’처럼 냉철하지만 본연의 따뜻함을 간직한 인물을 그려내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이번 드라마에서 모성애는 핵심 축의 하나지요. 대본을 읽으면서 공효진이 느낄 마음에 공감했습니다. 나이 서른에 휴가를 나와 들은 어머니의 말씀은 제게 큰 울림을 주곤 했거든요. 저도 이제부터는 공감을 이끌어낼 줄 아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전남 신안의 증도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이제는 섬사람이 다 됐다”며 육지에 오면 육류만 먹게 된다는 장혁. 제작발표회가 있던 날도 그는 고기 먹고 힘내 다시 증도로 돌아가 촬영에 임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자리를 떴다. 이제는 신선한 해산물처럼 담백한 맛을 풍기는 배우가 되는 일이 남아 있다. 지난 일 훌훌 털고 새 드라마에서 진정한 연기자로, 멋진 모습으로 시청자 앞에 다시 서길 기대한다. ■글 / 위성은(자유기고가) ■사진 / 박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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