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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 A매치 51호골 쐈지만…홍명보호, 팔레스타인과 1-1 무승부
- 2024. 11. 20 01:07국제
- ... 첫 패배의 위기에서 통산 A매치 51호골을 쏘아 올리면서 한국인 A매치 단독 득점 2위로 올라섰다. 홍명보 감독(55)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9일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 홍명보호, 팔레스타인전의 ‘조커’는 누구?
- 2024. 11. 18 21:30스포츠
- ... 카드’가 신의 한 수 오현규·배준호·이현주 등 ‘기대’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순항 비결에는 홍명보 감독의 ‘교체 카드’ 적중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
- 홍명보호 슈퍼서브 된 ‘스토크의 왕’ 배준호…외신도 “손흥민급 잠재력”
- 2024. 11. 17 21:21스포츠
- ... 수 있으며 “특히 왼쪽 측면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손흥민을 아껴 쓰겠다는 홍명보 감독의 발표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배준호의 성장이 있었다. 홍 감독은 14일 쿠웨이트와의...
- 상승세 탄 홍명보호 ‘5연승’ 쏜다
- 2024. 11. 17 21:21스포츠
- ...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의 반환점을 돌아 다시 첫 상대 팔레스타인과 마주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9일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6차전을 치른다. 지난 9월 서울에서의 첫...
스포츠경향(총 1,236 건 검색)
- ‘홍명보호의 미래’ 이현주, 얀레겐센부르크전에서 새해 첫 어시스트
- 2025. 01. 18 09:55 축구
- 하노버 이현주. 게티이미지코리아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현주(22)가 달콤한 휴식기를 마치고 돌아온 새해 첫 경기에서 하노버의 첫 승리를 도왔다. 하노버는 18일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열린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 2부 18라운드에서 얀레겐센부르크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30점(9승3무6패)에 오른 하노버는 2위로 1부리그 승격의 가능성이 높였다. 분데스리가 2부는 1~2위가 1부로 자동 승격하고, 3위는 1부 16위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이날 이현주는 선발 출전해 전반 35분 예시크 은칸캄의 선제 결승골을 도왔다. 프리킥 찬스에서 자신에게 날아온 크로스를 머리로 은칸캄에게 연결했다. 이현주의 시즌 첫 어시스트이자 4번째 공격 포인트(3골 1도움)로 반 년 만에 지난 시즌 기록한 공격 포인트를 채웠다. 이현주의 가파른 상승세는 축구대표팀 발탁이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현주는 지난해 11월 대표팀의 미래이자 공격을 풀어가는 열쇠로 태극마크를 달았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쿠웨이트전에서 데뷔전까지 치렀다. 당시 그를 선택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우리 팀에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미드필더”라고 호평했다.
- 홍명보-손흥민 ‘FIFA 올해의 선수’ 투표서 로드리 선택, 2순위로 비니시우스 찍어···메시는 1순위로 야말 뽑아 눈길
- 2024. 12. 18 15:15 축구
- 손흥민-로드리. 게티이미지코리아 ‘더 베스트 국제축구연맹(FIFA) 풋볼 어워즈 2024’ 올해의 남자 선수상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에게 돌아갔다. 홍명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과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2순위로 비니시우스를 선택했다. FIFA가 18일 시상식 직후 공개한 세부 투표 내용에서 대표팀 감독과 주장으로 투표권을 가진 홍명보 감독과 손흥민은 비니시우스가 아닌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에게 1순위 투표권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발롱도르 수상자인 로드리는 현재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평가받는 선수다. 2순위로는 나란히 비니시우스를 찍었다. 손흥민은 3순위에 다니 카르바할(레알 마드리드), 홍 감독은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의 이름을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이는 한국인 사령탑들도 1순위로 비니시우스를 선택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를 이끄는 신태용 감독은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엘링 홀란(맨시티)-비니시우스 순으로 꼽았고, 베트남 김상식 감독은 리오넬 메시(마이애미)-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로드리 순으로 높은 점수를 줬다. 라오스 하혁준 감독은 음바페-비니시우스-플로리안 비르츠(레버쿠젠) 순으로 투표했다. 한편 아르헨티나 주장 자격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메시는 1순위로 자신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야말을 뽑아 눈길을 끌었다. 야말은 16세의 나이에 바르셀로나 유스팀을 거쳐 일찌감치 팀의 주전으로 자리잡으며 ‘제 2의 메시’로 평가받는 선수다. 스페인 대표팀의 주축으로 유로 2024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메시는 남은 두 자리에 음바페-비니시우스의 이름을 채웠다.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24’는 해당 기간 활약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심사위원단이 최종 후보 11명을 선정한 뒤 FIFA 홈페이지를 통해 각국 대표팀 감독, 주장, 미디어, 팬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투표자는 각자 1~3위 선수를 뽑는데, 각각 5-3-1점씩이 주어진다. 감독, 주장, 기자, 팬 투표 결과는 전체 득표율 환산해 각 25% 비중으로 반영됐다.
- ‘발롱도르 눈물’ 비니시우스, FIFA 올해의 선수···손흥민·홍명보 감독은 1순위로 로드리 선택
- 2024. 12. 18 10:52 축구
-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가 18일 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4)가 2024 국제축구연맹(FIFA) 선정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발롱도르 수상에 실패하며 크게 낙담햇던 비니시우스는 마침내 세계 정상에 오른 뒤 활짝 웃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홍명보 감독은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에게 1순위로 투표했다. FIFA는 1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24’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인 비니시우스를 ‘올해의 남자 선수’로 선정했다. 1991년 ‘올해의 선수상’을 제정한 FIFA는 2010년부터 프랑스 축구 전문지 ‘프랑스풋볼’이 선정하는 발롱도르와 통합해 ‘FIFA 발롱도르’라는 이름으로 시상하다가 2016년부터 발롱도르와 분리해 지금의 이름으로 따로 시상식을 열고 있다. 올해의 남자 선수는 2023년 8월 21일부터 올해 8월 10일까지 펼친 활약을 평가 기간으로 따졌다. 각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과 미디어의 투표 결과를 통해 결정하는 ‘올해의 남자 선수’ 부문에서 비니시우스는 48점을 따내 로드리(43점)와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37점)을 따돌리고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비니시우스는 2023-24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공식전 39경기를 뛰며 24골(정규리그 26경기 15골 포함)을 터트리는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지난 6월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도르트문트(독일)를 상대로 추가골을 터트리며 레알 마드리드의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브라질 공격수 비니시우스가 18일 인판티노 FIFA 회장으로부터 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번 수상으로 비니시우스는 2007년 카카에 이어 17년 만에 ‘FIFA 올해의 선수’로 뽑힌 브라질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비니시우스는 ‘더 베스트 FIFA 베스트 11’에도 이름을 올렸다. ‘베스트 11’ 골키퍼에는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애스턴 빌라), 수비수에는 후벵 디아스(맨시티), 다니 카르바할, 안토니오 뤼디거(이상 레알 마드리드), 윌리엄 살리바(아스널)가 뽑혔다. 미드필더로는 주드 벨링엄, 토니 크로스(이상 레알 마드리드), 로드리, 공격수에는 엘링 홀란(맨시티), 야민 라말(바르셀로나), 비니시우스가 선정됐다. 한편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홍명보 감독은 이번 투표에서 나란히 1순위로 로드리, 2순위로 비니시우스를 찍었다. 3순위로는 손흥민이 카르바할, 홍 감독은 라민 야말을 선택했다. 아르헨티나 주장인 리오넬 메시는 바르셀로나 후배 야말에 1순위 투표를 해 눈길을 끌었다. 아르헨티나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메시를 1순위로 찍었다.
- 홍명보 장학재단, 23년간 520명 꿈나무 후원…홍명보 이사장 “남을 돕는 사람이 되길”
- 2024. 12. 09 13:01 축구
- 홍명보 장학재단 홍명보 이사장 등 장학사업을 위해 기여한 관계자들이 9일 경기도 성남 더블트리 바이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24년 축구 장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홍명보 장학재단 홍명보 장학재단이 23년 동안 500명이 넘는 축구 꿈나무를 후원했다. 홍명보장학재단은 9일 경기도 성남 더블트리 바이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이사장인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재단 관계자, 장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3회 홍명보장학재단 장학금 수여식을 열었다. 재단은 선수 21명(초등학생 10명, 중학생 7명, 고등학생 4명)에게 장학금 150만원씩을 수여했다. 재단은 또 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축구용품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재단은 2002년 처음으로 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한 이래 한 해도 빠지지 않고 23년째 축구 꿈나무들을 돕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499명에게 장학금을 수여했고 올해 21명이 더해져 장학생 총수는 520명이 됐다. 강윤구(울산), 김동준(제주), 김민우(울산), 김진수(전북), 이창근(대전), 조영욱(서울), 지소연(시애틀) 등이 장학재단 출신 선수들이다. 재단은 홍 이사장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달성에 따른 포상금과 각종 후원금, 광고 출연료에 사재를 더해 설립했다. 홍 이사장은 2017년 적잖은 재산을 공익적으로 기부한 사람에게 주는 국민포장을 받았고 최근에는 대한적십자사 회원유공장 명예장도 받았다. 재단에 따르면 지금까지 지급된 장학금은 약 8억원이다. 코리아 쉴드 프로젝트, 일일축구교실, 학부모 가정 돕기, 지역 복지단체 지원 등 재단이 그동안 해온 각종 사업까지 모두 더하면 40억원을 넘는 돈이 축구 꿈나무들과 주변 이웃을 돕기 위해 쓰였다. 홍명보 장학재단 홍명보 이사장이 9일 2024년 장학금 수여식에서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홍명보 장학재단 홍 이사장은 “2002년 첫 장학생을 선발하고 장학금을 준 기억이 생생하다”며 “23년 동안 500명이 넘는 장학생을 선발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대표 선수, 프로 선수가 되는 것도 기쁘지만, 학생들이 나중에 어려운 사람을 돌보고 남을 보살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 이사장은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힘든 시간이 많았는데 여러분 도움으로 장학사업을 이어올 수 있었다”며 “나도 언젠가 감독 일은 그만하겠지만 장학사업만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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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 있지만 ‘불공정’ 아니다?…축협·홍명보의 원영적 사고(2024. 09. 30 06:00)
- 2024. 09. 30 06:00 스포츠
- 국회 문체위 현안질의 출석…홍 감독 선임 문제 공회전 거듭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앞)과 홍명보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9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연합뉴스 “불공정하다거나 특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력강화위원장을 교체하면서 임명장이라든지 행정적 절차가 없었다는 걸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홍명보 한국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9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한 말들이다. 해당 발언들을 연결하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는 있지만 ‘불공정’이나 ‘특혜’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엄연히 존재하는 절차적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지에 관해서도 설명이 필요하다. 이날 국회에는 홍 감독뿐만 아니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이임생 KFA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KFA 전력강화위원장 등도 출석했다. 모두 홍 감독 선임 과정에 크든 작든 개입한 인물들이다. 홍 감독을 포함해 이들 중 이를 명확하게 설명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대신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홍 감독), ‘역사가 평가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정 회장), ‘좋은 잔디에서 경기를 보여줄 수 있게 도와달라’(이 기술총괄이사)는 식의 동문서답만 이어졌다. 국회에서 확인된 한국 축구 현실 이날 현안 질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25분까지 진행됐다. 점심시간을 포함해 장장 10시간 넘게 질의가 이어졌지만 홍 감독 선임을 둘러싼 문제는 공회전만 거듭했다.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면 ‘문제없다고 생각한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식이었다. 결론은 낼 수 없었지만 이 과정에서 두 가지가 분명해졌다. 하나는 ‘KFA 조직의 허술함’이다. 이날 현안질의에서 때아닌 ‘빵집’이 주목을 받았다. 이 기술총괄이사가 지난 7월 5일 밤 11시, 홍 감독을 그의 집 근처 빵집 같은 데서 만나 감독직을 제안했다고 밝히면서다. 그는 밤늦은 시각 홍 감독과 단둘이 빵집에서 만나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이끌 한국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을 확정했다는 설명을 거리낌 없이 했다. “홍명보 감독님이 알고 지내시는 지인이라 문을 열 수 있었다”라는 부연설명까지 덧붙였다. 언제, 어디서, 누가 한국 축구를 이끌 감독을 선임하든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KFA의 아마추어식 운영 행태를 잘 보여준다. 또 다른 하나는 축구인들의 ‘위기감 부재’다. 모든 스포츠의 기본은 ‘공정한 경쟁’이다. 승부조작이나 선수 선발 관련 비리가 종목의 흥망과 직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홍 감독은 지난 7월 13일 대표팀 감독으로 공식 부임했다. 이후 2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그를 둘러싼 ‘공정성’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그때마다 홍 감독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답했다. 공정성에 대한 여론의 우려를 결과로 덮을 수 있다는 인식이다. 그런데 한국 인기 스포츠들의 부침을 보면, 국제대회 성적과는 관계가 없는 경우가 더 많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는 국제대회 부진을 딛고 올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야구팬들을 떠나게 한 판정의 공정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등을 발 빠르게 도입하며 몰입도를 키운 결과다. 한국 축구는 프로야구와 정확히 반대로 가는 중이다.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이 시작된 지 2개월이 넘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해임 시점부터 계산하면 장장 7개월째다. 이제 선수들의 경기력보다 홍 감독의 전술, 경기 종료 후 결과에 대한 변명이 더 관심을 받는 상황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누리꾼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조차 “감독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 지겹다”, “대표팀 경기 직관부터 보이콧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온다. 홍 감독이나 정 회장이 한국 축구를 위한다면 미래의 불확실한 결과나 말할 때가 아니라는 의미다. 공정성 문제와 봉사하는 마음 홍 감독이 인정한 절차 문제는 지난 6월 21일 개최된 ‘제10차 전력강화위원회’와 6월 30일 열린 ‘온라인 회의’ 사이에서 발생했다. 온라인 회의는 국회 현안질의 과정에서 ‘제11차 전력강화위원회’로 불렸지만 사실 해당 회의에 차수를 붙일 수 있는지부터 애매하다. 실제로 KFA가 지난 7월 22일 홈페이지에 밝힌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설명 드립니다’에서는 ‘제10차 전력강화위원회’ 이후 열린 회의에 따로 11차라는 차수를 붙이지 않았다. 두 시기 사이에는 정해성 위원장의 돌발 사퇴(6월 28일)가 있었다. 위원장 부재 상황에서 열린 온라인 회의에는 기존 10명의 위원 중 단 5명만이 참여했다. 이를 정상적 전력강회위원회로 인정하면 정당성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럼에도 해당 온라인 회의가 어떤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보다 중대한 결정을 했다는 점이다. KFA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이 기술총괄이사에게 감독 추천과 관련한 절차 진행 ‘위임’이 참여 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이 기술총괄이사가 지난 7월 5일 ‘빵집 면담’으로 홍 감독을 최종 감독 후보로 결정했다. 결국 홍 감독 선임 과정이 정당했느냐는 해당 온라인 회의의 성격과 이날 결정한 사안이 절차를 지킨 것이냐를 따져봐야 한다. KFA는 의원들에게 해당 온라인 회의를 제1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라고 알렸다. 뒤에 해당 회의가 정상적이었는지 쟁점이 되자 ‘실수’라고 말이 바뀌었다. 사유가 어떻든 온라인 회의는 정상적인 전력강회위원회 회의가 아니란 것이 확인된다.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12조의 1항에 따르면 “각급 대표팀 감독 및 코치진은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또는 기술발전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한다”고 나온다. 이에 따라 일개 온라인 회의는 홍 감독 추천을 결정할 수 없다. 이로 인해 권한 ‘위임’ 이야기가 나온다. 제10차 회의에서 최종 후보 3명이 추려졌고, 정해성 위원장에게 최종 후보를 추천할 전권이 ‘위임’됐다. 하지만 정 위원장이 돌연 사퇴한다. 온라인 회의는 해당 전권을 이 총괄이사에게 ‘재위임’했다. KFA의 감독 선임 과정 설명 자료는 당시 상황을 “참석 위원 전원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에게 감독 추천과 관련한 절차의 진행을 ‘위임’하는 데 동의”라고 적었다. 대한축구협회(KFA)가 지난 7월 22일 공개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설명 드립니다’는 제목의 설명문. 해당 설명문에는 제11차 전력강회위원회라는 단어가 없다. 대신 온라인 회의에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에게 위임’이라는 내용이 나온다./KFA 홈페이지 갈무리 이를 두고 강유정·양문석 의원 등은 “기술총괄이사가 전력강화위원회 업무를 겸임하는 것은 정관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KFA는 언론을 통해 “이 이사는 전력강화위원장 자리를 이어받는 게 아니라 감독 선임 최종 업무를 ‘대신’한 것”이라고 설명을 바꾼다. 지난 7월, KFA가 밝힌 자료에 명시된 ‘위임’이 ‘대신’으로 용어가 바뀐 것이다. 이 기술총괄이사가 위원장 업무를 위임했든 대신했든 그가 업무를 겸임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게다가 이 기술총괄이사는 정 위원장이 위임받은 권한을 그대로 이어받아 사용했다. 이는 권한의 ‘재위임’이다. “문제가 지적될 때마다 사후 정당화하려다 보니 사용하는 단어만 자꾸 바뀐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KFA는 바뀔 수 있을까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10월 2일 해당 문제 등을 포함해 KFA의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중간감사 결과를 발표한다. 감사 결과가 정 회장이나 홍 감독 사퇴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감독 거취 문제는 축구협회가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며 선을 그었다. 홍 감독은 사퇴할 의사가 없다. 그의 발언을 살펴보면 선임 과정의 문제와 자신의 감독직 수행은 별개라는 인식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실제로 그는 국회에 출석해 “나는 전력강화위원회에서 1순위로 올려놨기 때문에 감독직을 받았다. (온라인 회의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즉 자신은 감독 후보 1순위라는 KFA 제안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응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KFA 관계자들의 독단과 프로축구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소속팀 울산 HD를 떠날 만큼 투철한 홍 감독의 일방적 ‘봉사정신’에 축구팬들은 지쳐간다.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울려 퍼지는 “홍명보 나가, 정몽규 나가”라는 구호는 이들의 심정을 보여준다. 분노의 단계적 과정은 그 끝을 ‘무관심’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객 없는 스포츠는 존재할 수 없다. 정 회장, 홍 감독 등이 정말 한국 축구를 위한다면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홍명보와 축구협회…‘우리들의 일그러진 축구영웅’(2024. 08. 05 06:00)
- 2024. 08. 05 06:00 스포츠
- 축협, 5개월간 ‘제자리 뛰기’식 감독 찾기에 신뢰 잃고 추락 문체부, 감독 선임 과정· 운영 전반 감사…기로에 선 두 사람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7월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에 나선 한국 국가대표팀의 선전이 눈부시다. 10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여자 양궁 단체전(전훈영·임시현·남수현)부터 16세 10개월 18일로 한국 최연소 하계올림픽 금메달 주인공(반효진)을 배출한 사격까지 각종 신기록이 쏟아졌다. 한국은 애초 목표였던 금메달 5개를 대회 시작 사흘 만에 달성하고 순항 중이다. 메달과 인연은 없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도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이들을 향해 ‘4년 뒤에는 더 잘할 수 있다’는 격려가 가득했다. 파리올림픽은 한국 스포츠 관람 문화가 결과만 보는 수준을 한참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축제가 한창인 상황에서 웃지 못하는 종목도 있다.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이 깨진 한국 남자 축구다. 축구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다. 국가대표팀 간 경기(A매치)는 열리기만 하면 매진이다. 올해에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2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도 축구팬들이 구름떼처럼 몰렸다.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 2 대 0으로 패한 지 고작 한 달여가 지난 때였다. 파리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축구팬들도 결과만 보고 대표팀을 응원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이 사실을 대한축구협회(축협)와 그들이 선임한 홍명보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만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7월 2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취임 명분으로 시종일관 대표팀의 ‘성적’과 ‘성장’을 강조했다. 그의 발언대로면 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마치 ‘성적 문제’인 것처럼 보인다. 정작 한국 축구는 ‘성적을 못 내서’가 아닌 ‘신뢰를 잃어서’ 추락하고 있다. 시작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두 참여한 카타르 아시안컵은 64년 만에 찾아온 최적의 우승 기회로 여겨졌다. ‘무전략’이라 비판받던 위르겐 클린스만 당시 감독은 역대 최고 전력으로 평가받던 대표팀을 이끌고도 조별리그에서 요르단, 말레이시아 등과 비겼다. 우여곡절 끝에 준결승까지 올라갔지만, 다시 만난 요르단에 완패했다. 탈락 후 그는 “4강에 진출한 성공적인 대회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비판받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말을 남겼다. 아시안컵 실패를 두고 두 가지 근본 요인이 지적됐다. 하나는 지난 2~3월을 뜨겁게 달군 이른바 ‘탁구 게이트’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이 팀의 조화를 깨뜨렸다는 것이다. 영국 매체 ‘더선’의 보도로 알려진 의혹은 축협의 확인으로 사실이 됐다.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은 지난 7월 26일 출간한 <축구의 시대-정몽규 축구 30년>에서 “요르단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것에 의아해하며 숙소로 돌아와서야 경기 전날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을 알게 됐다”고 회고했다. 해당 발언은 선수 간 갈등이라는 불확실한 상관관계를 마치 요르단전 패배의 인과관계처럼 보이게 한다. 불화가 알려지기 전까지 탈락의 원흉으로 비판받았던 것은 분명 클린스만 감독이었다. 아시안컵이 시작하기 전부터 끝날 때까지 그의 행보, 전술, 결과에 대해서는 비판이 이어졌다. ‘탁구 게이트’로 희석됐지만 애초에 아시안컵 참사의 근본 요인은 감독의 능력 부재였다는 의미다. 문제는 클린스만 감독을 비판할수록 그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한 한국 축구 시스템(체계), 그를 최종 낙점한 것으로 알려진 정 회장 책임론이 거론된다는 점이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클린스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경질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축협은 지난 2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를 열고, 감독 문제를 논의했다. 하루 뒤 클린스만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정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가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에게 기대하는 지도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경질 이유를 설명했다. 정작 본인 책임에 대해서는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말로 정리했다. 64년 만에 찾아온 최적의 우승 기회를 날린 결과를 두고 축협 고위 관계자들이 어떤 책임을 진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런데도 이들은 대표팀 감독을 찾을 권한을 다시 자신들에게 부여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장장 5개월에 걸친 ‘제자리 뛰기’의 시작이었다. 원점 축협은 지난 2월 20일 정해성 전강위원장을 선임하고 그의 추천으로 총 10명의 전강위원을 뽑았다. 축구팬들은 이른바 ‘손흥민 해줘’, ‘이강인 해줘’ 축구를 구사하는 감독에 질려 있었다. 이번에는 선수들의 역량을 살릴 수 있는 전술적 능력을 갖춘 ‘외국인 감독’이 선임될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실제로 전강위에는 박주호 전 위원과 같은 유럽 축구를 경험하고 인맥까지 갖춘 인사가 포함돼 있었다. 기대는 시작부터 어그러졌다. 지난 2월 21일 제1차 전강위가 개최됐다. 축협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강위는 파울루 벤투, 클린스만 두 전임 감독의 가장 큰 문제는 대표팀 내부 ‘화합’, ‘기강 확립’을 못한 점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한국식 유교 축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이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인물은 당연히 한국 감독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전강위원 다수가 시작부터 국내 감독 선호의견을 밝히며 논의에 착수했다. 외국인 감독 선임을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는 크게 정 위원장이 사퇴하기 전·후로 나눠볼 수 있다. 전기의 경우 국내 언론 등을 통해 에르베 르나르 프랑스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 제시 마치 현 캐나다 남자 대표팀 감독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실제로 두 사람 모두 검토됐지만 태도, 국내 거주 요건, 세금 문제 등의 이유로 결렬됐다. 축협은 다시 감독 후보군을 추렸다. 지난 6월 21일 열린 제10차 전강위에서 최종 3명의 후보군이 추려졌다. 이중 2명이 외국인 감독이었고, 1명이 국내 감독이었다. 그런데 지난 6월 28일 정 위원장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사퇴했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선임 작업을 이어받아 거스 포옛 전 그리스 남자대표팀 감독,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 시티 감독을 만났다. 이 이사는 지난 7월 2일 유럽으로 떠나 두 감독을 면담하고, 7월 5일 귀국했다. 축협식 표현을 빌리면 이들은 ‘표지 포함 22페이지의 자료와 대표팀 경기 영상 16개’를 제시하거나 ‘표지 포함 16페이지의 PPT 자료’를 제시하며 성의를 보였다. 그런데도 귀국 직후 이 이사는 곧바로 한 명의 국내 감독을 찾아갔다. 그리고 지난 7월 7일 국가대표팀 신임 감독으로 홍 감독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신뢰 5개월여간 이어진 축협의 감독 찾기는 돌고 돌아 국내 감독으로 결정됐다. 홍 감독은 10년 전인 2013년 6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대표팀을 이끌며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했다. 당시 성적은 1무 2패로 조별 예선 탈락이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한국 대표팀이 본선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것은 이때가 유일하다. 과거 성적보다 더 큰 문제는 홍 감독이 현직 K리그1 감독이었다는 점이다. 홍 감독은 이 이사를 만난 7월 5일 리그 경기를 앞두고 “(이임생 기술이사와) 만남에 대해 특별히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보다 앞선 6월 30일에는 “(울산)팬들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거짓말이었다.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지난 7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홍 감독 스스로 대표팀에 가지 않을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만큼 왜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는지는 밝혀야 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지난 7월 10일 열린 K리그1 울산 현대의 홈 경기에서 “내 안의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는 강한 승리욕이 생겼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5일에는 외국인 코치진 선임을 위해 유럽 출장에 나서며 “내 인생 마지막 도전을 많은 분이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대답은 매번 ‘나’의 입장이 중심이 됐다. 비판이 쏟아지자 지난 7월 29일 공식 기자회견에선 “개인적인 욕심이 아닌, 한국 축구를 위해 도전하겠다는 결심이 섰다”로 변화했다. 그러면서도 “실망하신 팬들에게 용서받는 방법은 제 자리에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길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좋든, 싫든 한국 축구는 홍명보 체제로 다음 월드컵을 준비하게 됐다. 분노한 축구팬들은 그의 선임과정을 검증하길 원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대한축구협회 감사 및 해체 요청에 관한 청원’은 이미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소관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회부됐다. 정부 역시 축협의 감독선임 과정 및 운영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엄정하고 투명한 조사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비단 홍 감독뿐만 아니라 정 회장 체제도 중대 기로에 섰다. 쟁점 축협 감사에는 두 가지 큰 쟁점이 있다. 첫째는 감독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이다. 핵심은 단순하다. ‘절차에 따라 외국인 감독 후보들과 홍 감독이 동일 선상에서 평가를 받았느냐’다. 해당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이 이사의 발언이다. 그는 “3명 후보자들에 대한 결정은 내 판단에서 했다.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과 경험, 성과 등이 외국인 후보들보다 앞섰다고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7월 5일) 밤 11시 설득 작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홍 감독이 지원한 것도, 별도의 공식 면접이 있었던 것도 아닌 상태에서 둘 사이의 대화를 통해 결정됐다는 의미다. 논란이 일자 축협은 지난 7월 22일 ‘대표팀 감독 선임과정 관련 Q&A’를 통해 “자료 준비를 잘하는 것이 감독으로서의 능력과 경쟁력이 있다는 근거는 아니다. 모든 후보에게 일률적으로 똑같은 걸 묻고 요구하는 면담 방식을 적용하는 것도 최선은 아니다”고 밝혔다. 문제는 검증 과정에서 후보에 따라 유연성을 발휘한다는 것은 ‘일관된 절차가 없거나 자의적 판단을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축협 관계자는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오해가 있다”며 “100여명이 넘는 외국인 감독을 후보에 올리고 추리다 보니 그들 중에 자기소개 등을 보내오는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며 준비자료 등을 보내는 것이 마치 정해진 절차처럼 인식됐는데 과거에나 지금이나 감독 선임에는 이런 절차나 과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은 전강위 위원들도 대체로 알고 있는 분인 만큼 별도의 확인 작업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애초에 대표팀 감독 선임은 공채 형식도 아닌데 이런 부분이 빠졌다고 절차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이 축협 전무이사로 재직하며 구축했다고 알려진 절차가 있지 않느냐고 다시 물었다. 이에 대해 “그 절차라는 것은 면접이나 협상을 통해 우리가 요구하는 것과 후보가 요구하는 조건을 조율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한국 대표팀 감독 선임은 지원-후보자의 역량 및 비전 소개-평가-협상 등의 ‘절차’를 거쳐 최적의 사람을 뽑는 과정이 아니다. 전강위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감독 후보를 추천하고 우선순위를 정한 뒤, 상호 요구사항을 전달해 조건이 맞으면 선임하는 식이다. 이 구조에선 축협 관계자가 아닌 이상 해당 후보가 최적의 후보인지, 아닌지 따질 자격 자체가 없다. 성공적인 선임으로 평가받은 벤투 감독도 실상 절차의 힘이 아닌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토대로 자연스레 두 번째 쟁점이 나온다. 축협이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느냐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혜택에 따른 의무가 발생한다. 감독 선임과정에 문제 제기도 할 수 있다. 축협의 손익계산서 항목 중에는 ‘보조금 수익’과 ‘복표수익’이 있다. 정부 지원과 관련된 것은 이 두 항목이다. 우선 보조금 수익은 전부 정부 지원금은 아니다. 보조금은 총 세 가지로 구분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와 아시아축구연맹(AFC) 등 국제축구기구로부터 받는 수입이 있다. 남녀 대표팀이 월드컵이나 아시안컵과 같은 대회에 참가하고 받는 지원금 등이다. 또 축구대회를 개최하는 지자체로부터 받는 유치금이 있다. 이 둘을 제외하고 남는 것이 순수 정부 지원이 된다. 2023년 손익계산서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277억원의 보조금 중 156억원이 FIFA 및 AFC의 보조금이었고, 11억원이 지자체로부터 받은 보조금이었다. 이를 제외하면 총 110억원이 정부 보조금이 된다. 복표수익은 쉽게 말해, 스포츠 토토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이다. 2023년 기준 약 215억원이다. 이에 따라 2023년 기준 정부에서 축협으로 전해진 돈은 약 325억원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올해도 보조금과 복표수익을 합쳐 약 356억원이 전달될 예정이다. 문제는 해당 돈을 주는 쪽과 받는 쪽 사이에 미묘한 해석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축협은 보조금이나 복표수익 모두 정부가 위탁한 사업에 쓰는 돈으로 본다. 축협 관계자는 “보조금은 생활체육과 같은 저변 확대를 위한 사업에 쓰이고, 복표수익도 주로 유·청소년, 아마추어 활성화에 쓰이도록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축협은 지난 7월 19일 ‘KFA 예산 관련 보도에 대해’라는 설명문을 통해서도 “정부 보조금은 문체부 및 대한체육회가 각 종목단체에 위탁한 사업에 쓰인다”며 “정부 재원이 줄어든다고 대한축구협회 운영이 어려운 것은 없다”고 밝혔다. 명목이 무엇이든 정부가 축협을 재정 지원하는 것은 맞지 않느냐고 다시 물었다. 축협 관계자는 “보기에 따라 조금 다르다. 돈의 성격을 우리가 규정할 순 없으니 주는 분들에게 물어봐 달라”고 답했다. 축협에 돈을 지급하는 최상위 기관, 문체부에 확인해 봤다. 문체부 관계자는 “당연하다. 보조금이든 스포츠 토토를 통한 수익금이든 전부 정부 재원에서 나간다. 정확히는 공적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표수익의 경우 스포츠 토토를 통해 발생한 수익인 만큼 축협도 권리 있는 돈을 분배받는 것이냐고 물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없다. 스포츠 토토를 발행해서 주는 ‘주최단체지원금’은 정부가 프로스포츠 육성을 위해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이지, 해당 단체의 권리가 있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며 “스포츠 토토 발행 기여분을 따져도 축구 국가대표 A매치는 국내 스포츠 토토 발매액의 2%에 불과하다. 대한축구협회가 A매치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주최단체지원금은 원래대로면 3억3800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축협은 한국 정부가 마련한 ‘공적자금’ 지원을 받는다. 특히 복표수익의 경우 축협은 기여분의 수십 배를 더 받고 있다. 그럼에도 비판도 싫고, 감사도 싫다면 축협 운영지원, 천안축구센터 건립지원, 남녀연령별 대표팀 지원, 지도자/심판 육성 지원 등에 쓰이는 공적자금 약 300억원을 포기하면 된다. 해당 업무를 반드시 축협만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문체부 관계자는 “대한축구협회 지원예산은 보조금이다”며 “보조금법 위반사항이 있는 경우 보조금 환수, 제재부가금 부과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협회 지원 예산 규모 역시 예산편성 과정 및 평가를 통해 지원액을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3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손흥민 선수 소속팀 토트넘 간의 경기가 열렸다. 해당 경기에 모인 축구팬들은 ‘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를 외쳤다. 축협은 상징성으로 보나 운영 방식으로 보나 소수의 관계자, 축구인들만의 전유물일 수 없다. 더 늦기 전에 축협이 성난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특집
- 홍명보 감독 “용서 받는 길은 한국축구 발전뿐…내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2024. 07. 29 14:53)
- 2024. 07. 29 14:53 스포츠
- 홍명보 한국 남자축구대표팀 감독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독으로 선임된 뒤 논란의 중심에 선 홍명보 한국 남자축구대표팀 감독이 29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 감독은 “저의 선택이 실망감을 드린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팬들로부터 용서받는 방법은 축구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울산 HD 팬들과 K리그 팬들에게 먼저 사과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월 7일 남자축구대표팀의 차기 사령탑으로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뒤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난 7월 13일 공식 선임했다. 그러나 홍 감독 선정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축구계 내외부에서 모두 나오면서 축구협회와 홍 감독은 도마 위에 올랐다. 홍 감독은 자신이 대표팀 감독 적임자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나는 연령별 대표팀 감독 경험도 있고,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행정적 경험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 및 유소년 발굴이 한국 축구 발전에 얼마나 기여할지 배워왔다”고 말했다. 이어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 축구의 풀뿌리인 K리그와 동반성장하는 대표팀을 꾸려나가고, 젊은 유망주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A대표팀이 선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K리그와 유소년 시스템이 긍정적 상호작용을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대표팀 운영 방안으로 ‘존중·대화·책임·헌신’을 제시했다. 홍 감독은 “선수와 스태프, 선수 간, 스태프 간 수평적 관계를 만들 것”이라며 “오해는 소통 부재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스스럼없이 대화할 것이다. 권한에 대한 책임과 헌신을 운동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대표팀에 대한 목소리는 항상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에 대한 질문에는 “공을 소유하면서 주도하는 축구가 중요하다”며 “상대 팀에 따라 변화를 줄 수는 있겠지만, 전진성과 과감성으로 공격과 수비를 연결해 상대를 무너뜨리겠다. 수비에서는 지공과 카운터에 대해 확고히 대비하겠다”고 답했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프레젠테이션’이 없었다는 지적에는 “이임생 기술총괄 이사는 한국 축구 기술 철학, 한국형 축구 모델인 ‘MIK’(Made In Korea), 대표팀 간 연계성을 얘기했고, 나 역시 그동안의 대표팀 생활이나 대표팀 운영 방안에 대해 말했다”고 밝혔다.
- [편집실에서]홍명보 감독의 깨진 유리(2014. 07. 14 17:04)
- 2014. 07. 14 17:04 오피니언
- 홍명보 감독은 “실패했지만 비겁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홍 감독은 실패했고, 비겁하기도 했습니다. 홍 감독은 벨기에에 패한 뒤 정몽규 회장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언론에는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벨기에전이 끝난 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알아서 잘 판단하겠다. 나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지배당하지 않고 내가 판단을 한다.” 6월 30일 인천공항에서도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얼버무립니다. 진짜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생각이었다면 언론에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홍 감독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7월 3일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홍 감독의 유임을 발표합니다. 홍 감독이 언론에 밝히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9일 유임에서 사퇴로 재반전이 일어납니다. 모 방송국에서 대표팀이 브라질 여자까지 불러 회식을 한 동영상이 입수됐다는 소식이 축구협회에 전해지면서 협회가 뒤집어집니다. 그제서야 비로소 홍 감독의 사퇴가 결정됩니다. 약점을 잡힌 뒤에야 사퇴하는 것, 이게 비겁한 겁니다. 홍 감독이 호랑이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홍 감독만큼 축구협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지도자는 없었습니다. 청소년대표팀을 시작으로 올림픽대표팀, 국가대표팀까지 단계별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2005년 월드컵 대표팀 코치까지 합치면 약 9년 동안 국가대표팀 지도자로 일해왔습니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이런 호사를 누리지 못했습니다. 그는 정몽준 명예회장의 총애를 한 몸에 받은 축구계의 진정한 ‘황태자’였습니다. 홍 감독은 월드컵 개막을 1년 앞두고 독배를 마실 만큼 야망이 있었지만 그 야망에 걸맞은 콘텐츠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3백이나 폴스9 등 새로운 흐름을 좇아서 저마다 변화하고 있을 때 홍 감독은 올림픽 동메달 공식에만 매달리고 있었습니다. 선수도, 전술도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세계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 공식이 맞지 않았을 때 헤쳐나갈 수 있는 임기응변도, 용기도, 모험심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라고 정곡을 찔렀습니다. 월드컵 경험을 했는지는 몰라도 증명을 하지는 못했다는 게 홍 감독의 비극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뼈아픈 건 원칙 없는 지도자라는 이미지입니다. 홍 감독은 “소속팀의 활약을 근거로 국가대표를 선발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는 소속팀에서 거의 뛰지 못했던 박주영을 선발했습니다. 홍 감독은 “결과가 나쁘면 책임지겠다”는 말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는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한 번도 공개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유임까지 결정됐다가 회식 비디오가 공개된 뒤에야 사퇴했습니다. 처음부터 ‘이번에는 실패했다. 더 실력을 기른 뒤에 반드시 돌아오겠다’며 반성하고, 책임지고, 와신상담하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랬다면 잠시 죽더라도 영원히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홍 감독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는 축구감독이 아니라 정치인처럼 행동했습니다. 신뢰는 유리와 같습니다. 한 번 금이 가거나 깨지면 원래대로 회복할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홍 감독은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머릿속에 새기면서 지도자 생활을 해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즉생 생즉사(死卽生 生卽死·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요,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다)의 이순신 장군 정신이 진짜 필요한 건 지금부터가 아닐까요. 홍 감독이 온전히 자신을 죽여서, 그런 다음에 비로소 다시 살아나기를 많은 팬들이 기대하고 있을 겁니다. 비록 실패했지만 홍 감독은 여전히 소중한 한국축구의 자산이니까요.
- 편집실에서
레이디경향(총 1 건 검색)
- 25년 축구선수 생활 마무리한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 2004. 12. 01 화제
- “내년 1월 미국으로 돌아가 어린이 축구교실도 열고 영어, 스포츠 마케팅 등을 배우려 합니다” 지난 11월, 국가대표 축구선수 홍명보가 광장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가 마냥 좋아’ 공을 차기 시작한 지 무려 25년 만에 은퇴했다. 처음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것은 1990년 2월 노르웨이전. 이후 13년간 태극 마크를 달고 활약했던 그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4회 연속 출전했다. 한국 선수로는 최다이자 전세계 선수 중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A매치 135회(9골) 출전’의 금자탑도 세웠다.그의 귀국 첫 인터뷰. ‘영원’이란 말이 어울리는 우리의 리베로 홍명보(35)를 빼고는 90년대 한국 축구를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그가 한국 축구에 남긴 족적은 뚜렷하다. 은퇴 직전 미국 프로축구(MLS)에서 두 시즌을 뛰며 한국인 최초로 올스타전에 참가했다. 익히 아는 대로 K리그에서도 총 7년간 156경기에 출전해 14골 8도움을 기록했다. 여기에 일본 프로축구 벨마레 히라쓰카와 가시와 레이솔에서는 모두 114경기(7골)에 출장하는 등 3개 리그에 그의 발자취를 남겼다. 특히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한국의 4강행을 견인, 아시아 선수 최초로 월드컵 ‘브론즈 볼’에 선정됐으며, 지난 3월에는 FIFA(국제축구연맹)가 선정한 세계 100대 스타에 뽑혀 세계 수준의 선수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 바 있다. 홍명보의 진가는 숫자로만 기록할 수 없다. 수비수면서도 뛰어난 공격력을 갖춘 선수에게 주어지는 ‘리베로’를 맡아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날카로운 시야와 패스, 대포알 같은 중거리슛을 터뜨려 타고난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그런 그가 지난 11월 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카슨 홈 디포센터에서 은퇴 기자 회견을 갖고 이틀 후인 10일에는 올 시즌 홈 마지막 경기에 나서 선수 생활을 정리하는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아쉬움이 많은 그이기에 궁금한 것이 없을 수 없다. 지난 11월 16일 오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그를 만나 자선 경기 등 국내 일정과 향후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17일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최종전인 몰디브전을 관전하고 김태영(전남 드래곤즈), 김병지(포항 스틸러스) 등과 함께 축구클리닉(11월 28일)에 참가한다. 또 소아암 어린이와 소년소녀 가장 돕기 축구 자선 경기(12월 26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도 개최한다고. 내년 1월쯤에는 미국으로 돌아가 2~3년간 축구 행정가 수업을 받으며 ‘한국의 베켄바우어’의 꿈을 키워갈 계획이다. 아래는 홍명보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귀국 소감은? 오랜만에 귀국했는데 새벽 공기가 참 맑고 좋다. 미국에서 지난달 은퇴 기자 회견을 가졌지만, 고국 팬들에게 인사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귀국 즉시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 지난 2년간 미국 생활을 하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게 있다면…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수확이다. 축구뿐만 아니라 영어를 공부하고 미국의 선진 마케팅 기법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이제 감독, 동료들과 영어로 축구에 관해서 이야기할 수 있고, 일상생활을 하는 데도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잃은 것이라면 친구, 친지들과 만난 시간이 적어 관계가 다소 소원해졌다는 점이다. 국내 머무는 동안의 일정은? 우선 자선 경기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노력하겠다. 지난해에는 첫번째 대회여서 부족한 게 많았다. 하지만 올 대회는 홍보할 시간이 충분하고 많은 분들이 도와주어서 대회 준비가 순조롭게 돼가고 있다. 앞으로 자선 경기를 아시아권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아시아 국가 선수들을 초빙하고 경기 장소도 외국으로 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다. 현역 지도자를 할 생각은 없나? 물론 생각하고 있다. 단지 지금은 지도자보다는 구단 행정, 마케팅 공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아마 운동보다 몇 배 더 힘들지도 모른다. 지도자 자격증은 틈나는 대로 따겠다. 몰디브전을 앞둔 후배들에게 한마디한다면… 그동안 대표팀 경기를 한 경기도 보지 않아 내가 해줄 말이 없다. 지금 대표선수들은 내가 있을 때보다 많은 경험과 실력이 있어 충분히 이길 것이다. 팬들의 믿음이 가장 큰 힘이다. (편집자 주 : 인터뷰 다음날인 17일에 있은 몰디브전 전날 잠을 설쳤다고 한다. 대표팀 은퇴 후 2년 만에 관전하는 감격스런 A매치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경기 당일 중앙 관중석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본 그는 여러 차례 좋은 찬스를 잡고도 마무리 미숙으로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자 몸을 들썩이기도 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대승이 아니라도 좋다. 제발 이겨만 다오’란 바람도 잊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후반 내내 더욱 마음을 졸였다. 몰디브를 이기지 못하면 독일 월드컵 본선에 나갈 수 없을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 후반 20분, 김두현의 발끝에서 고대하던 첫 골이 터졌다. 홍명보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어린아이처럼 박수를 치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대표팀 수비진의 노쇠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 대표팀 수비진의 나이가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수비는 경험이 많은 게 장점이 될 수 있다. 유상철, 최진철 등 노장 선수들을 좀더 아낄 필요가 있다. 나도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뛰지 못할 뻔했는데, 이유는 2000년에 무려 50경기를 뛰면서 힘을 소진했기 때문이다. 노장이 힘을 비축하도록 뒤를 받쳐줄 선수를 키워야 한다. 올해 자선 경기가 지난 대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올해는 전원 국내 선수만 참가한다. 히딩크 감독에게 자선경기 감독을 부탁했는데, 사전 스케줄 때문에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 대회 전까지 양팀 감독과 초청인사 등을 결정하는 한편 대회 홍보에 주력하겠다. 지난 대회는 소아암 어린이를 돕는 차원에서 진행됐으나 올해는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는 물론 소년소녀 가장까지 도울 생각이다. 앞으로도 계속 본인이 자선 경기를 주도적으로 열 생각인가? 이번 자선 경기는 내 이름이 아닌 장학회 이름으로 연다. 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보다는 축구선수들이 받는 사랑을 사회 환원 차원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대회 의미가 제대로 전해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앞으로 뜻이 맞는 선후배들과 함께 자선 경기를 이어갈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계속 대물려지는 대회가 됐으면 한다. 자선경기를 치른 뒤 계획은 내년 1월 미국으로 돌아가서 현지 어린이 축구교실을 2~3곳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그리고 LA 근처 학교에서 영어, 스포츠 마케팅과 행정, 비즈니스 등 세 개 분야를 2~3년간 공부할 계획이다. 글 / 김세훈 기자(경향신문 체육부)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세계가 보는 홍명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통해 메이저대회 첫 경험을 한 그는 94년 미국 월드컵을 기점으로 세계 축구팬들의 뇌리에 ‘홍명보’ 세 글자를 각인시켰다. 이는 미국 월드컵에서 안정적인 수비 리딩 실력을 뽐냈으며, 2골 1도움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남다른 공수 능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홍명보는 미국 월드컵 직후 세계 이적 시장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뒤늦게 진출한 J리그에서 홍명보는 일생일대의 변화를 맞이했다. 바로 한국보다 앞선 선진 축구의 시스템과 선수로서의 프로 근성을 접한 것. 일본 진출 초기 일본 문화 적응 실패와 어학 공부의 부담 속에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홍명보는 이내 특유의 성실성으로 일본 무대를 휘어잡았다. 지난 2003년 또다른 도전을 위해 MLS(미국 프로축구 리그) LA갤럭시를 선택했다. 미국 무대에서 은퇴할 때까지 소속팀 LA갤럭시는 지난 시즌 우승을 비롯해 MLS 리그 우승 1회, MLS리그 준우승 3회, TFC컵 우승 1회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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