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경향(총 15 건 검색)
- 원조 그래미 여왕의 귀환…노라 존스, 새 앨범 ‘비전스’ 발매
- 2024. 03. 08 11:38 문화/생활
- 노라 존스 9집 ‘비전스’(Visions). 유니버설뮤직 제공 자유와 삶의 활기 노래한 12곡 수록 한밤중이나 잠들기 직전 영감 얻어 세계적인 싱어송라이터이자 피아니스트 노라 존스가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유니버설뮤직은 8일 “그래미 9관왕 노라 존스가 아홉 번째 정규 앨범 ‘비전스’(Visions)를 발매했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에는 팬데믹 시기의 어두운 감정을 담은 전작 ‘픽 미 업 오프 더 플로어’(Pick Me Up Off The Floor·2020)과 달리 활기 넘치고 자유로운 느낌의 12곡이 담겼다. 노라 존스는 이번 앨범 이름을 ‘Visions(환상)’이라고 지은 이유에 대해 “한밤중이나 잠들기 직전에 많은 영감을 얻었다”며 “지난 1월 18일에 리드 싱글로 발매했던 ‘러닝’(Running)도 반쯤 잠들었다가 갑자기 깨어났을 때 떠올랐던 곡”이라고 설명했다. 존스는 2002년 데뷔 앨범 ‘컴 어웨이 위드 미’(Come Away With Me)로 제45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5개 부문을 휩쓸며 당시 최다 수상자에 올랐다. 주요 부문인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최우수 신인’ 뿐만 아니라 ‘최우수 팝 보컬 앨범’, ‘최우수 여성 팝 보컬 퍼포먼스’를 수상했다. 이번 앨범엔 싱어송라이터이자 다중 악기 연주자 레온 미셀이 프로듀싱 및 일부 악기 연주를 맡았다. 미셀은 2021년 발매된 존스의 크리스마스 앨범의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존스는 “곡 대부분을 레온 미셀과 잼(jam, 즉흥 연주)을 하면서 만들었다”며 “나는 피아노나 기타를 연주하고 그는 드럼을 쳤다. 날것처럼 자연스러운 감정이 좋았다”고 전했다.
- 노라존스
- [공독쌤의 공부머리 독서법] 반가운 '호기심 학생'의 귀환
- 2020. 11. 01 11:45 육아/교육
- 저는 종종 ‘우리 교육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말살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만큼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를 찾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쩌다 호기심이 강한 아이를 만나게 되면 흥분을 감추기가 힘들어집니다. 오늘은 그런 아이 중에 한 명, 초보 강사 시절에 만났던 초등 3학년 창민이에 대해 말해 보려고 합니다. 지금이야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를 만나고 싶다’고 말하지만 솔직히 호기심 넘치는 아이와 함께 수업을 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일단 눈치 없이(?) 이것저것 자꾸 ‘왜?’냐고 물어보는 통에 수업 진행이 엉망이 되기 일쑤인 데다 일단 궁금증에 사로잡히면 좀처럼 헤어나질 못합니다. 궁금증이 해소될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통에 쉬는 시간을 빼앗기기 일쑤니 저도 모르게 슬금슬금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에디슨을 퇴학시킨 선생님의 마음을 백 번도 넘게 이해할 수 있다’는 농담을 입에 달고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은 창민이가 엄마와 마트에 갔다가 수업시간보다 일찍 온 날이었습니다. ‘아, 궁금해’ 하고 물음표가 떠 있는 표정이었습니다. 쉬는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지만 도리가 없었습니다. “선생님, ‘외’가 뭐예요?” 창민이가 도무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엄마와 마트에 갔다가 과일 코너를 지나갔던 모양입니다. 사과·배·포도 같은 과일을 쭉 보다가 참외가 눈에 들어왔는데, 불현듯 참외라는 이름이 이상하게 느껴지더랍니다. 뭔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던 겁니다. ‘참나무는 진짜 나무, 참나물은 진짜 나물, 참외는 진짜 외. 외? 외가 뭐지?’ 이렇게 생각이 흐른 겁니다. 물론 저는 참외의 ‘외’가 뭔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알려주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 어린 아이의 머릿속이 호기심으로 맹렬히 돌아가는 모습을 좀 더 지켜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모른다고 딱 잡아뗐더니, 표정이 거의 울상이 되더군요. 어지간히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도깨비 같은 질문을 쏟아내 늘 수업을 방해(?)하던 녀석이 그날은 수업시간 내내 참외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야 저는 창민이에게 넌지시 힌트 하나를 주었습니다. “그 ‘외’ 말이야. 그거 두 개로 나눌 수 있어.” “네?” “‘외’가 두 개로 나눠진다고.” 한 5초 정도 골똘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던 창민이가 불현듯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오이? 오이! 참오이!” 그때 보여준 창민이의 눈빛과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참외의 단면과 오이의 단면, 식감 따위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 그 눈빛과 표정으로 실시간 중계되는 것만 같았습니다. 저는 창민이 같은 아이를 ‘세상을 읽는다’라고 표현합니다. 독서량에 비해 턱없이 높은 언어능력을 갖춘, 같이 한 권을 읽어도 독서효과가 어마어마한 아이들.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세상이라는 기계의 작동원리를 들여다보는 이 꼬마 박사들이 넘쳐날 수 있는 교육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공독쌤’ 최승필은? 독서교육전문가이자 어린이·청소년 지식 도서 작가다. 전국 도서관과 학교 등지를 돌며 독서법 강연을 하고 있다.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쓴 책으로는 ‘공부머리 독서법’(책구루)과 ‘아빠가 들려주는 진화 이야기, 사람이 뭐야?’(창비) 등이 있다. 교육 잡지 ‘우리 교육’에 독서문화 칼럼을 연재 중이다.
- 공독쌤의 공부머리 독서법
- 당당한 귀환, 김주하 앵커
- 2015. 07. 24 19:43 연예
- 다사다난이라는 말로 그동안의 시간을 다 설명할 수 있을까. 김주하의 연관 검색어가 ‘첫 출근’, ‘손석희 뉴스룸’, ‘다이어트’로 바뀐 것만으로도 그저 다행이다 싶다. 7월 1일 새 직장으로 첫 출근을 하고 대선배 손석희와 흥미진진한 라이벌전을 앞두고 있는, 다이어트에도 제법 성공한 그녀를 만났다. 다시 신발 끈을 묶고 “사실 저는, 마음속에는 꿈이 있었지만 앞으로 뉴스 못 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다시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자체가 무척 감사해요.” 그동안 김주하라는 이름 석 자에 붙었던 믿음직하고 긍정적인 수식어의 숫자만큼이나 대중이 받은 충격도 컸다. 결혼 생활만큼이나 순탄치 않았던 일련의 이혼 수순을 밟으며 그 무게를 고스란히 짊어졌을 당사자는 얼마나 힘들었을지 연락하기조차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모바일 메신저로 인사를 나눈 김주하는 살랑살랑 유쾌한 이모티콘으로 가벼워진 기분을 전했다. MBC에 사표를 낸 지는 불과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뉴스 하는’ 김주하를 못 본 지 2년. 이제 ‘뉴스8’ 앵커이자 특임이사로 종합편성채널 MBN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그녀의 복귀 소식은 반가운 만큼 뜨거운 관심을 불러왔다. 일일이 인터뷰를 하기 힘들어 마련했다는 기자회견장은 일찌감치 수십 대의 카메라가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동안 힘들고 지쳤기 때문에 아이들과 같이 지내면서 정말 몇 달간은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었어요. 사실 여러 군데에서 제안을 하셨는데 쉬겠다는 말씀을 드리면 ‘다른 데랑 이미 약속했죠?’ 이런 식으로 물어보셨어요. 그런데 MBN은 제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기다려주셨어요. 저를 믿어주는 게 고마웠고 농담이지만 저희 집에서 가장 가깝기도 했고요(웃음).” 방송을 앞두고 급작스럽게 다이어트를 했는데, 뱃살이 아니라 얼굴살이 먼저 빠지더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뉴스의 꽃이기를 거부하고 기자를 자청해 열흘에 한 번 구두 뒷굽을 갈아가며 현장을 누볐던 씩씩한 모습은 여전했다. 상처받을까 봐 인터넷 댓글은 거의 읽지 않는다지만, 한 번은 털어놓고 가야 할 ‘현재 심경 고백’도 에둘러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야기가 조금 긴데, 들어주실래요?”라며 먼저 손을 내미는 여유도 부린다. “한창 힘든 시간을 겪고, 또 본의 아니게 그것이 세간에 알려졌을 때 늦은 저녁 언니, 동생, 지인들로부터 문자메시지들이 들어오는 거예요. ‘사실은 나도 혼자 된 지 5년 됐어’, ‘선배, 저 3년 전에 헤어지고 애하고만 살아요’.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정말 힘들었을 텐데 왜 친하다고 생각한 나한테조차 말하지 못했을까. 그럼 다른 사람들에게는 더 얘기를 못했을 거 아니에요?” 나는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남들보다 앞서가는 신여성이어서가 아니라, 여성들이 홀로 됐다는 사실을 숨겨야만 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동안 결혼하고도, 아이를 낳고도 변함없는 앵커라는 수식어를 붙여줬던 성원에 힘입어 홀로 되고 아팠다는 걸 드러내고도 당당하게 잘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이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전 오히려 뉴스에서 하차하고 제가 바라던 것과는 반대로 갔어요. 개인사와 일은 별개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죠. 제가 방송을 통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제가 가졌던 생각들을 이루지 못하고 있던 차에 저에게 귀한 기회를 주신 거예요.” 시청자와 함께 늙어가는 앵커로 주말 ‘MBC 뉴스데스크’ 단독 진행에 이어 마감뉴스인 ‘뉴스 24’를 맡으며 앵커 인터뷰 코너를 따로 진행했던 그 시절 김주하의 의욕도 함께 부활했다. 가장 고심하는 대목은 앵커의 뉴스 클로징 멘트다.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손석희 앵커, 꿋꿋한 소신을 전했던 김성준 앵커를 넘어서는 그 무엇이 절실했을 것이다. 김주하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시청자가 듣고 싶은 말’로 가닥을 잡았다. 한동안 침묵했던 SNS도 깨워 ‘트친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생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시청자들이 앵커에게 궁금해하는 질문을 받은 뒤 클로징 멘트에서 그 답을 전하기로 했다. 앵커 겸 특임이사라는 중책을 맡은 김주하는 다소 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던 MBN의 뉴스에 동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첫 방송을 목전에 두고 파트너인 이동원 보도본부장과 한창 의견을 조율해가고 있다고 했다. “사실 경험해보지 못한 일에 대해 뉴스를 전한다는 게 쉽진 않잖아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아이를 낳아본 사람과 아이를 낳아보지 않은 사람은 세상 보는 눈이 다르단 말이에요. 저는 그래도 다른 분들이 할 수 있는 경험도 했고, 할 수 없는 경험도 했고요. 많은 일들을 조금은 더 거치면서 자랐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성장한 모습이 방송에 어떻게 투영될 수 있을지, 월요일이 굉장히 기대됩니다.” 7월 20일 월요일 첫 방송을 앞두고 받은 질문 중 그녀가 가장 곤란해한 것은 MBC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와의 동시간대 뉴스 경쟁에 대한 것이었다. 인지도나 영향력 면에서는 ‘뉴스룸’이 앞서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MBN의 ‘뉴스8’이 우위에 있다고 하니 앞으로의 판도가 흥미진진할 수밖에. “손석희 앵커는 저보다 훨씬 선배이자 또 보도국의 사장이세요. 저는 여기서 이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고 아직까지는 저를 믿어주셔서 굉장히 기쁘지만, 제 역량이 어디까지 될지는 지금은 미지수이고요. 그런 상황에서 손 선배와 제가 같은 시간대에 뉴스를 한다고 경쟁을 시킨다는 것 자체가 진짜 부담이에요. 손 선배님이 언짢아 하실 거 같아요(웃음). 제가 따라가기에도 급급한 분입니다.” 김주하는 질문을 하는 기자와 꼬박꼬박 눈을 맞추고, 질문의 핵심을 놓칠세라 꼼꼼히 받아 적었다. 파업 참여 이후 MBC를 떠난 후배 아나운서들 이야기를 할 때는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했다. 순간 수백 번의 플래시가 터졌다. 온라인 뉴스에 나온 눈시울 붉힌 김주하의 사진은 이때를 포착한 것이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온 것만큼이나 누군가를 돌아볼 여유가 생긴 그녀의 모습에서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 “요즘은 HD시대라 주름이 화면에 다 보인다고 해서 화면 샷을 멀리서 잡아야 하나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웃음). 그래도 자연스러운 모습이…. 특히 뉴스를 하는 사람이, 진실을 전하는 사람이 뭔가 인위적이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그냥 그대로를 고집하고 있어요.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고요. 좀 더 큰 바람은 시청자와 함께 늙어가는 거예요.” <■글 / 장회정 기자 ■사진 / 안지영>
- “11년 만입니다” 장필순, 여왕의 귀환
- 2013. 09. 26 17:25 연예
- ㆍ“들리나요? 새벽을 깨우는 제주의 그 바람 소리가…” 거장이 돌아왔다. 가수 장필순이 11년 만에 7집 앨범을 냈다. 더욱이 조동익, 박용준, 이규호, 이종학 등 장필순이라는 전설을 만들어낸 드림팀이 다시 뭉쳤기에 그 의미가 크다. 오랜만의 만남. 지난 11년간 켜켜이 쌓아둔 궁금증을 실타래처럼 풀어놓았는데, 그녀는 헝클어뜨리거나 잘라냄 없이 한 올 한 올 진심이 담긴 답을 주었다. 가녀린 몸매 탓인지, 약간은 무표정한 인상 탓인지 장필순(50)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첫 인사를 건네며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어딘지 불편해 보인다는 인상을 지울 순 없었다. 차 한 잔 권하기 전에 어디가 아픈 건지 물을 참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심한 감기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 일찌감치 귀촌해 좋은 공기 마시고 사는 지인은 서울에 올 때마다 독가스실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며 채 하루를 버티지 못하고 늘 부랴부랴 시골로 내려가버리곤 했다. 혹 그녀도 서울이어서 아픈 걸까? “제주로 내려간 지 10년 됐는데 요즘처럼 이렇게 서울에 오래 머물렀던 적이 없어요. 서울에 오더라도 당일로 볼일만 보고 내려가는 식이었죠(웃음). 그런데 이번에 새 앨범 때문에 며칠씩 머무르다가 결국 이렇게 감기 몸살이 나고 말았네요.” 준비해온 따뜻한 차로 목을 축이며 미안하다는 말을 잊지 않는 장필순은 엷게 웃어 보였다. 아픈 사람 앞에 두고 할 말은 아니었지만, 어쩐지 조금 아프다는 그 기색마저 그녀와 참 잘 어울리게 느껴졌다. 장필순의 열혈 팬들 중 몇몇으로부터 음악도 음악이지만 그녀가 예쁘기까지 하니 더 좋다고 하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그 몇몇이 남자였다는 것을 감안하지 않을 순 없지만, 그래도 웬일인지 ‘예쁜 장필순’의 느낌을 알 것 같았다. 그녀를 감싸고 있는 아우라는 참 부드럽고도 아름답고, 진실하면서 따뜻한 그 무엇(?)이었다. 가만히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는 장필순은 충분히 예뻤다. 그야말로 ‘느낌 아니까!’ “7집 반응이요? 저한텐 기대 이상이에요. 전혀 기대하지 않았거든요. 많이 팔리고, 안 팔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절 이렇게 기억해주시고 계시리라 생각도 못했어요. 음반 작업하면서… 욕심이지만, 그냥 오랜 세월이 지나서 나는 지워져도 음악은 남을 수 있는 그런 훌륭한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뿐이었거든요.” 11년 만에 새 앨범을 내고 다시 만나게 된 팬들의 반응을 묻자, 그녀의 표정은 금세 환해졌다. 세상은 목이 빠져라 장필순의 음악을 기다렸는데, 정작 그녀는 세상을 잊고 지냈나 보다. 자신의 7집 발매 기사에 달렸던 ‘목이 빠져라 기다리다 목이 빠져버렸다’라는 어떤 팬의 댓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자리에 앉은 후 처음으로 소리 내 웃어 보였다. 탁한 서울 공기도 이기지 못하는 것이 팬의 사랑인가 보다. 다시는 안 할 줄 알았던 음악 그래도 11년은 너무 심했다. 기왕 이리 낼 것이었다면 말이다. 더욱이 ‘역시 장필순!’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이번 7집 음반의 장필순 클래스는 여전했다. 반갑다 못해 화가 난다는 팬들의 반응도 십분 이해가 간다. 원래 미치게 좋아하면 그렇다. 그런데 왜 이리 늦은 것이었냐 묻는 질문에 돌아온 그녀의 답은 의외의 것이었다. “애초 제주도에 내려갈 때는, 어쩌면 다시는 음악을 하지 않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뭐… 은퇴다 뭐다, 단어로 정의 내릴 건 아니고요. 그냥 안 하면 되니까. 11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웃음). 정말 제주도 가서 6, 7년은 음악 생각 전혀 안 했어요. 조금은 한 발짝 떨어져 서 있는 것처럼 살았어요.” 장필순과 음악은 등호를 성립하는 하나의 완전한 등식이다. 그런데 그녀의 입에서 “음악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라는 말이 나오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제주도로 떠났던 2005년에 그녀는 무척 지쳐 있었노라고 고백했다. 세상 사람들은 거창한 계획이 있어 제주도로 떠나는 것처럼 바라봤지만 정작 그녀는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고 했다. 다 접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장필순 6집 「Soony 6」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이 그녀를 크게 좌절하게 만든 것이다.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장필순의 6집 음반은 대한민국 대중음악평론가가 뽑은 최고의 음반 순위에서 1990년대와 2000년대 동시 1위를 차지한 전무후무한 기록을 가진 명반이다. 그런데 그런 6집 작업 후 정작 창작자는 실패로 인한 좌절을 맛보았다니. 이래서 예술은 잔인하다 하는가. “서운하다기보다는 좌절감이 컸어요. 그래서 조금 덜 먹고, 조금 덜 입어도 사람 없는 곳으로 가서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강아지 여섯 마리랑 고양이 한 마리 그리고 텃밭 가꾸며 사는 일도 녹록지 않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냈어요. 시간은 느리지만, 일과는 바쁜 그런 생활이요.” 아예 안 할 생각으로 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갔으면서, 7집 앨범 작업 이전에는 기타도 안 잡고 TV는커녕 라디오조차 없는 외딴 집에서 오롯이 세상과 분리돼 살았으면서 어떻게 또 새 앨범 작업을 하게 됐을까. 음악을 하지 않겠다는 살벌한 속내의 연유보다 더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간이 약이라고 해야 할까요(웃음). 시간이 지나고… 음악 하는 친구들과 연을 끊지 않다 보니 이렇게 음악을 다시 하게 되더라고요. 주위에서 많이 부추기기도 했고요. 못 이기는 척 그렇게요. 결정적인 계기는 함춘호 오빠랑 CCM 작업을 한 거였어요. 그 작업 하면서 다시 음악 하는 기쁨을 만끽했거든요.” 잊었던 음악 기억하게 한 함춘호 장필순은 가수이자 한국 최고의 기타리스트 함춘호와 2009년에 「그는 항상 내 안에 있네」라는 CCM 앨범을 냈다. “예전부터 그런 말을 자주 했어요. 음악 그만두게 되면, 손 놓게 되면… 언젠가 한 번은 CCM을 할 거라고요. 오빠가 원래 그쪽 활동도 활발히 해오고 계시잖아요. 오빠가 그러대요. 나랑 하자, 지금 하자라고요. 음악 안 할 생각이었으니 해야 하는 거잖아요(웃음).” 또 막상 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더란다. 그런데 이전부터 해오던 말이 있어 쉽게 “안 한다”라는 말도 할 수는 없었다고. 제주도에 꼭꼭 숨어 있던 그녀를 세상 밖으로 끌고 나오는 데 일조한 함춘호의 공을 일정 부분 인정해주어야 할 것 같다. 머뭇거리던 그녀를 설득하기 위해 공연이 있어 제주도에 올 때면, 꼭 시간을 내 그녀의 집을 찾았다. 할 거면 같이하자고, 지금 하자고, 나랑 하자고 설득하기 위해서 말이다. 함춘호와의 작업을 수락하면서 그녀는 제주도에 내려간 후 처음으로 기타를 잡았다. 근 5년 만의 일이다. “기타도 다시 잡고, 앨범 작업 생각해 마당 일도 좀 살살하면서 몸과 마음을 준비했죠. 작곡도 하고, 앨범 안에 들어갈 것도 정리하면서요. 그거 할 때는 지금처럼 며칠씩 있을 여건이 못 돼서 하루 녹음하고 다시 제주도 갔다가, 다시 와서 하루 녹음하고 내려가고 했어요. 그렇게 이틀 만에 녹음을 다 했죠.” 종교 음악이라고는 하나 장필순과 함춘호가 만든 CCM 음반은 나름 조용한 성공을 거두었다. 더욱이 장필순이 오랜 침묵을 깨고 다시 마이크 앞에 섰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대부분의 곡을 장필순이 직접 썼으며, 함춘호 역시 작곡에 참여하며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연주를 더했다. 특히 장필순 4집에 실렸던 전원적인 느낌의 ‘길’이 지극히 건조하고 도시적인 회한을 담은 곡으로 리메이크돼 팬들은 종교를 떠나 장필순 음악의 목마름을 어느 정도 달래기도 했다. “그저 사람들에게 안식을 주고 싶었어요. 그게 불교든 기독교든 종교와 상관없어요. 그 음반 작업을 하기로 결정한 것도 사실 그게 목표였고요. 믿지 않는 사람들이 들어도 편하게 쉴 수 있는 음악이요. 녹음실에서 모두 모여 합주하며 녹음하는데 예전 공연하던 기억도 나고 무척 재미있게 작업을 한 것이 저에겐 다시 음악을 하게 한 결정적인 어떤 것이 됐죠(웃음).” 당시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장필순은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보였다. 마음 맞는 사람끼리 모여 마음껏 연주하고, 노래를 한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것인가 보다. 공연하는 느낌마저 들어 행복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CCM 앨범 작업을 무사히 마친 데서 끝나지 않은 데 있다. 그 여세를 몰아 7집 작업을 하자며 동료, 선후배들이 하나같이 성화를 부리며 일어선 것이다. 자의 반 타의 반 장필순은 그렇게 다시 음악 작업의 기지개를 켜게 됐다. 이미 전설이라 불리는 7집 ‘11년 만에 컴백한 장필순의 7집 앨범’이라는 타이틀 하나만으로 사실 족하다. 성과에 대한 평가를 잠시 뒤로 미뤄놓아도 말이다. ‘기대 이상’이라는 말은 예의 차원에서라도 잠시 넣어두자. ‘여전하다’라는 말로도 충분히 그 감동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작업의 90% 이상이 제주에서 이루어졌어요. 요즘은 예전처럼 녹음실에 모여 합주 안 하잖아요. 각자 편한 시간에 드럼은 드럼대로, 기타는 기타대로 따로 해서 합치지. 바뀐 시스템 덕을 많이 봤죠. 잘 이용했어요. 예전 같은 방식이었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거예요.” 일명 홈 레코딩(Home Recording) 방식이다. 요즘은 대개 이런 방식을 통해 음반 작업을 한다. 물론 전문적으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홈 레코딩이라 해도 스튜디오 녹음실을 방불케 하는 장비를 갖추어놓으니 일반인들처럼 컴퓨터 한 대와 마이크만 있을 것이라 연상하면 오산이다. 장필순은 7집을 작업하면서 “신기한 것 다 경험해보았다”라고 했다. 이런 작업 방식이 아니었다면 아무리 주변에서 부추겼다 했을지라도 서울을 오가며 녹음을 하지는 못했을 거라면서. “TV도 라디오도 없는 생활을 했거든요. 컴퓨터도 겨우 인터넷으로 강아지와 고양이 사료나 주문하는 정도의 실력이고요. 사실상 컴맹인 거죠(웃음). 그런 제가 서울 스튜디오와 제주 집을 인터넷 화상통화로 연결해서 작업했다니까요. 이야, 이렇게도 녹음이 가능하구나 감탄하면서요.” 제주에서 만들어진 음악이어서 그럴까. 사람들은 이번 7집 곡들을 들으며 제주의 바람을 느낀다고 한다. 제주라는 제목 하나 붙은 곡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변함없는 장필순의 음악 안에서 또 조금은 완전히 변한 것 같은 새로움이 앨범 안에 가득하다. 장필순은 말한다. 제주의 삶이 어떻게 음악 안에 녹아들지 않을 수 있었겠느냐고. 의도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스며들어가지 않았겠냐고 말이다. 유희열은 이번 장필순의 음반을 ‘약국에서 판매해야 하는 것’이라고 농을 섞은 감상평을 내놓았다. 너무 진부해 사용하고 싶지 않은 힐링이라는 단어를 쓸 수밖에 없다면서 말이다. 그만큼 편안하다는 뜻이리라. 일반 팬들의 평도 유희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전의 음악이 해 질 무렵 같다면, 이번 음반은 해가 뜨는 것 같은 새벽과 아침을 연상하게 한다. 선명한 멜로디에 록의 감성을 이어가 7집에서 만나는 장필순의 음악은 그야말로 신선하다. 1번 트랙부터 9번 트랙 마지막 곡까지 ‘드림팀’이 뭉쳐 만든 곡의 웅장함이 대단하다. 낮잠과 자연의 소리를 소박하게 그린 곡 ‘맴맴’은 허스키한 장필순의 음색을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곡이다. 조동진이나 장필순 음악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빛바랜 시간 거슬러’가 반가울 것이다. 특히 6번 트랙의 ‘1동 303호’라는 곡이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끌고 있는 모양이다. 이 음반의 백미라고 회자되고 있는 것을 보니 말이다. 마지막 앨범이 가장 좋은 법 장필순의 이번 7집을 위해 내로라하는 음악인들이 모두 모였다. 전체적인 사운드와 흐름은 역시 장필순의 음악 동반자인 조동익이 맡았다. 장필순과 함께 ‘하나음악’에 몸담았던 이규호, 고찬용, 박용준 등 소위 레전드급 뮤지션들이 직접 제주를 오가며 제작에 참여했다. 함춘호는 레코딩뿐 아니라 공연장 어디서나 그녀와 함께하며 빈틈없고 다양한 톤의 연주를 선보였다. 이번 7집은 장필순뿐 아니라 그들 모두의 음악적 족적이 고스란히 새겨졌다. 기념비적 음반인 셈이다. 우문인 줄 알고 물었다. 7장의 솔로 앨범 중 어떤 앨범이 가장 애정이 가느냐고. 그러자 줄줄이 쉴 줄 모르고 답을 한다. 1집은 첫 앨범이고, 운 좋게도 1집 곡들이 많이 알려져 가수로서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이 됐고, 음악을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가장 기억에 남고, 애정이 간다고 했다. 또 2집은 소속사는 있었지만 철저히 혼자 작업한 곡들이라 고생을 많이 해 기억에 남고, 애정이 간다고 했다. 3집은 조동익과 처음 작업을 해서, 4집은 직접 제작을 해본 거라, 5집과 6집은 하나음악이 문 열고 만든 첫 번째 음반이고, 문 닫기 전 마지막으로 만든 음반이라 기억에 남고 애정이 간다고 했다. 우문인 줄 알았다. “음악 하는 어떤 친구가 어느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하더군요. 음악 하는 사람은 순간의 열정이 있기 때문에 마지막 앨범에 애정을 가진다고. 가장 최선을 다한 것이라 생각도 하고요. 그 말을 빌려 답을 대신할게요. 저 역시 이번 7집이 마지막 앨범이라 가장 애정이 가요. 마지막이 제일 좋아요(웃음).” 가장 애정이 가는 음반 이야기를 하던 장필순은 이번 작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제대로 답을 해줄 수 있다며 웃었다. 그것은 바로 과거를 함께했고, 현재를 함께하고 있으며, 미래를 함께할 동료 선후배들의 도움이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결코 만들어질 수 없었던 앨범이었기 때문이다. 음악 작업뿐 아니라 앨범 발매 후 모든 스케줄 관리부터 홍보에 마케팅까지 너도나도 자발적으로 그러면서도 아주 흔쾌히 나선 장필순의 오랜 지인들이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가요, 쉬운 길 같아도 나서면 먼 길이에요. 그런데 다들 서울 일 접고 내려와줬어요. 모두 스케줄이 있는데 말이죠. 녹음할 때 모두 평균 20일에서 한 달은 내려와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고마움이에요. 7집을 떠올리면 그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잊지 못할 일이죠.” 완전히 바뀐 음악 환경. 그러나 그녀는 그 속에 완전히 녹아들어 그 장점만을 최대한 활용했다. 혹자는 홈 레코딩의 소리가 다소 거칠다고 우려하지만 그녀는 개인적으로 음악 욕심 부리기엔 적당하다며 일축했다.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끝까지 찾을 수 있다면서 말이다. 설명 끝에는 “물론 대충하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하면서 웃는다. 이웃집 효리가 궁금해요? 사실 장필순과의 인터뷰 전 소속사 관계자와 스케줄을 조정하면서 당부에 가까운 부탁의 말을 들었다. 되도록 가수 이효리에 대한 질문이나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장필순과 이효리. 공통점 하나 찾아보려 해도 찾아지지 않는 뜬금없는 조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효리 이야기 속에는 꼭 장필순이 등장했고, 장필순 소식 안에는 이효리가 들어 있었다. 세간의 떠도는 말들을 들어보면 이효리가 장필순의 팬이라는 것부터 시작해 음악적 뮤즈라고 하고, 지금은 부부가 된 이효리·이상순의 만남과 결혼에 이르기까지 장필순이 꽤 큰 역할을 했다고도 한다. 혹자는 장필순이 중매를 한 셈이라는 말까지 한다. 말들이야 많지만 그중에서 하나는 확실하다. 이효리가 제주도에 집을 짓고 살 계획을 가진 데는 장필순의 영향이 크다는 것! “아니에요. 괜찮아요. 효리씨 얘기해도 돼요. 효리씨가 원해서 먼저 오픈한 거니까. 내가 싫다고 할 필요는 없잖아요. 하지만 저도 별로 아는 건 없어서… 답해줄 만한 게 있을까 모르겠어요(웃음).” 자연스럽게 이제는 이웃이 된 이효리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우선 정말 최측근만 참석했다는 그 비공개 결혼식에는 갔느냐 물으니 “당연히 갔다”라고 했다. 초대도 초대지만 10분 거리의 이웃집이라 가지 않을 수야 없는 것 아니냐며 되레 웃는다. 결혼식에 가보니 정말 가까운 사람만 몇몇 모였더란다. 장필순도 꽤 놀란 눈치였다. 잠깐 들러 10분 정도 있다 바로 와서 더는 해줄 얘기가 없다고 했다. 사실 이효리 얘기는 기자들에게 받는 질문 중 가장 싫은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말끝에 나왔다. 오랜만에 인터뷰하는 거라 싫은 질문은 없는데, 많이 묻는 질문은 있다면서 말이다. “앨범 질문이 가장 많고, 제주도 생활도 많이 묻고 그 다음이 효리씨예요(웃음). 이렇게 인터뷰 자리에서 묻는 거야 괜찮아요. 그런데 동네로 찾아오시는 건 좀 힘들더라고요. 정말 어떤 때는 진을 치고 계세요. 그 기자분들도 위에서 보내서 온 거겠죠?” 한번은 장필순이 사는 동네에 취재를 나온 기자들이 힘들어 보여 “식사는 하셨어요?” 하고 물으니, 어떤 여기자 한 명이 그때서야 “요즘 선생님 근황은 어떠세요?” 하고 묻더란다. 미안해서 그랬던가 보다, 라면서 장필순은 웃었다. 어쨌든 동네 이웃이 됐으니 자의 반 타의 반 장필순은 이효리와 계속 엮일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공통점 하나 없어 보이는 그녀들이지만 제법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닮은 것 같다는 것이다. 지켜만 보아도 즐거운 인연이 또 시작됐다. 좋은 일이다. 제주에 산다는 것 인터뷰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종종 기침을 하는 장필순이 걱정됐다. 그러나 정작 아픈 그녀는 천천히 하란다. 그래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겠지만 그럼에도 묻지 않을 수 없는 제주도 생활에 대해 물었다. 보통날의 하루 일과부터. “눈 뜨면 7시쯤 돼요. 5시쯤 깰 때도 있지만 무엇을 하진 않아요. 여름엔 5시만 돼도 환하고, 겨울은 7시는 돼야 동이 터요. 저는 서쪽에 살아서 동쪽에서 해가 떠 한라산을 넘으면 우리 집에 뜨죠. 커피 한 잔 마시고, 마당에 나가 꽃밭이랑 텃밭 한 번 둘러보고요. 텃밭이요, 한 번 맛을 들이면 그 재미가 대단해요.” 텃밭 이야기가 나오자 장필순의 눈이 반짝인다. 해마다 다르긴 한데 지금은 가지, 고추, 깻잎, 파프리카, 토마토 등등을 키운다며 끝없이 온갖 채소의 이름들을 나열한다. 그중에서도 그녀가 특별히 애정을 가지고 많이 심어놓는 것이 있다. 바로 허브다. 바질부터 로즈메리, 레몬밤까지 키운다. 그녀의 집을 찾은 지인들은 허브 가져가기 바쁘단다. 그래서 더 많이 키워놓는다. 아름답긴 하지만, 그래도 제주도는 섬이다. 게다가 그녀는 그 안에서도 외따로 떨어져 산다. 어떤 때 가장 섬에 살고 있음을 실감하는지 궁금했다. “글쎄요. 제가 사는 곳은 바닷가도 아니고 산속이라 그리 섬을 체감하지 못해요. 다만 가끔 걱정되는 건 부모님이요. 서울에 사시는데 갑자기 아프시거나,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제주도는 날씨 때문에 발이 묶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요. 가야 하는데 못 갈 수 있잖아요. 문득 그런 생각할 때 내가 섬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죠.” 소금기 머금은 바람 이야기를 할 줄 알았다. 겨울이면 손이 노래지도록 먹게 되는 감귤을 말할 줄 알았다. 그래서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건만 부모님에 대한 걱정의 마음을 보여줄 줄이야.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자 장필순이 먼저 분위기를 바꿔준다. 아침에 텃밭에 나가 상추며 고추며 푸성귀 뜯어다 아침 먹을 때, 이웃이 대문 앞에 몰래 놓고 간 감귤 한 박스를 발견했을 때, 태풍이 불어 마당 나무가 뽑혀나가도 바람이 잠잠해질 때까지 집 안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때 제주에 있음을 느낀다면서. 여섯 마리의 개들과 한 마리의 고양이와 한라산 서쪽 자락에 살고 있는 장필순은 제주도 사람이 다 돼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새 앨범에서도 제주의 바람이 느껴졌나 보다. 그곳에 가고 싶게 만들어버리는 설레고 또 설레게 하는 그 바람 말이다. 다시 음악을 듣기 위해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김영길>
- ‘원조’ 디자인 편집매장의 귀환
- 2013. 01. 31 16:59 리빙
-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편집매장의 시작이었던 디자이너 이미지와 코발트 숍이 다시 문을 열었다. 멋스럽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제품이 가득한 두 매장에 다녀왔다. 디자이너 이미지 셀렉트 숍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2002년, 각종 리빙 아이템을 한데 모아 청담동에 문을 열었던 디자이너 이미지. 에디터,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다가 자취를 감추더니 지난 10월 한남동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외관은 갤러리를 연상시킬 정도로 우아해졌고 청담동 시절에 비해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무장한 유럽발 제품의 종류는 더 다양해졌다. 1층에는 영국 왕실의 소장품을 현대 스타일로 재해석한 할시온 데이즈(Halcyon Days)의 오르골과 주얼리 박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디자인 벽시계를 선보이는 이탈리아의 인칸테시모 디자인(Incantesimo Design) 제품, 프랑스에서 온 레시페(Recife) 만년필 등으로 가득하다. 키친웨어가 있는 2층에서는 스웨덴과 덴마크 등 북유럽 제품을 만날 수 있으며 종류도 다양한 편. 지역적 특성 때문에 연예인들도 자주 찾는 편인데, 특히 지인들과 수시로 찾는다는 배우 서우는 단골손님으로 꼽힐 정도다. 3월에는 청담동 매장도 재오픈할 예정. ●위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독서당로 113 ●문의 02-380-0011, www.designerimage.co.kr 1 달걀프라이를 모티브로 한 냄비받침 6만5천원, 하트갤러리. 2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 가능한 라디오 46만원, 로버츠라디오. 3 미니 쿠퍼 모양의 4GB USB 5만5천원, BMW 미니. 4 북유럽풍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트레이 4만5천원, 아리트레이즈. 5 클래식한 레코드를 이용한 벽시계 9만4천원, 비뉼러스. 코발트 숍 코발트 숍이 세로수길 골목 안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오래된 다세대 빌라를 통째로 개조해 매장뿐 아니라 카페와 갤러리 공간까지 갖춰 다시 문을 열었다. 가로수길의 1세대 디자인 숍의 명성을 이어 세로수길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 디자인 편집매장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1층에는 각종 인테리어 소품과 테이블웨어, 디자인 북, 스킨케어 등의 제품을 갖추고 있다. 꽁파니 드 프로방스, 스톱 더 워터 와일 유징 미!(Stop the Water While Using Me!)와 같은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보디 케어 브랜드 제품 역시 구입 가능하다. 스툴이나 페이퍼 플레이 하우스, 미니 체어 등의 키즈 제품은 물론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엄마들이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다. 지하에는 카페가 자리 잡고 있는데, 달콤 쌉싸래한 맛이 특징인 진저에이드가 인기 메뉴. 음료뿐 아니라 파스타, 샐러드가 함께 나오는 런치 메뉴는 가볍게 먹기 좋다. 1 독특하고 기발한 드레스 컬렉션을 보여주는 컬러링 북 1만6천8백원, 로지플로. 2 오일 코팅된 소재로 오염에 강하고 가벼운 점이 특징인 도트 패턴 가방 18만5천원, 티오그루펜. 3 펠트 소재로 만든 베레모 디자인의 스툴 겸 쿠션 7만8천원, 레드튤립. <■진행 / 박솔잎 기자 ■사진 / 조민정>
- 현빈, 강동원, 조인성, 유승호, 김남길 ‘그들의 귀환’
- 2013. 01. 03 18:05 연예
- 기다렸던 남자 톱스타들의 컴백 소식이 이어지며 연예계는 물론 여성 팬들의 마음이 달아오르고 있다. 장담컨대 2013년은 그들로 인해 훈훈한 한 해가 될 것이다.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고무신’ 팬들 곁으로 돌아온 전역 스타들과 올 한 해 눈부신 활동이 기대되는 얼굴들까지, 2013년이 더욱 기다려지게 만드는 5인의 미남 스타들을 만나본다. 현빈 지난 12월 6일 오전 10시,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해병대 사령부 앞. 정해진 시간에 맞춰 취재진과 팬들 앞에 선 그의 표정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서려 있었다. 2011년 3월 불현듯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뒤 21개월 만이다. 김태평이 배우 현빈으로 돌아온 순간이자 팬들의 오랜 기다림이 끝을 맺은 순간이었다. “2년 동안 더 단단해져서 돌아오겠다”라던 그의 약속은 지켜진 듯했다. 오랜만에 본 그는 살이 좀 올랐고 몸도 더 탄탄해져 보였다. 하지만 여린 마음은 그대로였다. 전역 인사를 전하다 “연기가 무척 하고 싶었다”라며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그의 눈물에 현장에 모인 3백여 명의 국내외 팬들도 애달픈 심정이 돼버린 건 말할 것도 없다. 10여 분간의 전역 인사가 끝나고 현장에서 짧은 팬 미팅을 마친 그는 돌아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팬들이 탄 전세 버스에 올라 일일이 인사를 나누는 자상함을 보이기도 했다. 전역과 함께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연기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 현빈. 언제쯤 작품에서 그를 만날 수 있을까? 그의 전역 소식에 연예계도 들썩거리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시나리오는 이미 물밀듯이 쏟아지고 있고, CF 계약도 줄줄이 예정돼 있는 상태. 우선 당분간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군인의 티를 벗은 뒤 드라마 ‘시크릿 가든’ 일본 방영에 맞춰 아시아 팬 미팅으로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국내에는 올 초 CF를 통해 모습을 드러낼 예정. 연기에 대한 갈망이 큰 만큼 가급적이면 이른 시일 내에 영화보다는 드라마를 통해 현장에 복귀하겠다는 계획이다. 적어도 올 하반기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점쳐지고 있다. 강동원 지난 11월 공익근무를 마친 강동원은 입소할 때와 마찬가지로 팬과 언론에 별다른 인사를 하지 않았다. 소집해제일에 맞춰 마지막 휴가를 나오는 방법으로 ‘조용한’ 전역을 치렀지만 그의 복귀가 현재 연예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의 컴백을 가장 먼저 반기는 곳은 역시 영화계. 입대 전 ‘전우치’와 ‘의형제’, ‘초능력자’ 등을 통해 흥행 파워를 입증했던 만큼 충무로에서는 그를 모셔가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는 복귀작으로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와 ‘범죄와의 전쟁’을 만든 윤종빈 감독의 신작 ‘군도’를 택했다. 19세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탐관오리들의 재물을 훔쳐 백성들에게 나눠주는 의적단과 권력가의 대결을 풀어낸 액션 영화다. 그는 이 작품에서 최고의 무술 실력을 가졌지만 서자라는 신분 때문에 인정받지 못하는 조윤 역을 맡아 하정우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올 상반기 크랭크인 예정. 현재 두 편의 영화 출연을 확정하고 향후 2년 동안의 스케줄이 잡혀 있는 상태임에도 다른 작품 출연 제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집해제 한달 만에 이렇듯 숨 가쁘게 차기작들이 결정된 것을 보면 연예계를 떠나 있는 동안 현장에 대한 그리움이 어느 정도였을지 가늠해볼 만하다. 그의 연기에 대한 그리움만큼 팬들도 그에 대한 그리움이 컸다. “닥치는 대로 열심히 연기하겠다”라는 그의 각오가 반갑기만 하다. 조인성 조인성이 올 2월, SBS-TV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2005년 드라마 ‘봄날’ 이후 8년 만이다. 지난해 5월, 공군에서 25개월간의 군 생활을 마친 뒤 활발한 연기활동을 예고했던 그는 예정과는 다르게 2년 가까운 연기 공백을 가져야 했다. 제대 전 일찌감치 출연을 확정지은 영화 ‘권법’의 제작이 지연되면서 연기활동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 것이다. 영화 촬영 때문에 MBC-TV ‘무한도전-조정 특집’에 참가하지 못했던 그는 “이럴 줄 알았으면 조정 특집에 참여할 걸 그랬다”라며 팬들을 만나지 못한 아쉬운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제대와 동시에 각종 CF를 섭렵하고 한국과 일본에서의 팬 미팅을 통해 팬들을 만나왔지만 팬들 역시 하루빨리 그의 연기를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팬들에게 그의 드라마 출연 소식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그동안 드라마보다 영화에 집중했던 그가 오랜만에 선택한 작품으로, 노희경 작가 집필에 송혜교와 멜로 연기를 그려나갈 예정이라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벌써 ‘안방극장 최고 비주얼 커플’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 그는 연기에 대한 오랜 갈증과 팬들의 기다림을 해소하기 위해 작품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뼛속 깊은 한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촬영에 매진하고 있는 중이라고. 오랜만에 만나는 조인성의 멜로 연기,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유승호 MBC-TV 수목드라마 ‘보고 싶다’를 통해 첫 정통 멜로극에 도전 중인 유승호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남자배우 중 하나다. 날카롭고도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절절한 눈빛으로 이른바 ‘포텐’을 터뜨리며 여심을 사로잡고 있는 중. 이제 꽉 찬 스무 살이 된 유승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안아주고 싶은 남자에서 안기고 싶은 남자로 경계를 넘었다. 오랜 시간 동안 ‘유승호’ 하면 영화 ‘집으로’의 꼬마 주인공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는데, 이 작품을 통해 성인 연기자로서 제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그에게도 의미가 크다. 사실 ‘보고 싶다’는 유승호가 “성인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라며 출사표를 던진 작품이다. 전작 ‘아랑사또전’을 끝내기가 무섭게 출연을 결정하게 된 데는 아역 이미지를 벗고 성인 연기에 성공하고 싶은 그의 열망과 고민이 담겨 있다. 스스로도 “무리수를 뒀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그에게 아역배우의 이미지를 벗는 것은 그만큼 절박한 일이었던 듯하다. 어쨌거나 시청자들은 그가 무리수를 둔 데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다. 6년 전, 그러니까 유승호가 밤톨머리 소년이었을 시절 윤은혜와 시상식에서 함께한 사진이 충격으로 느껴질 정도로 이제 그에게서 어린 시절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잘 자라주어 고마운’ 유승호. 올 한 해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김남길 지난 7월 제대 후 다양한 통로로 팬들을 만나오던 김남길이 올해 한류 스타로서의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2월 16일 가진 국내 팬 미팅을 시작으로 새해부터는 일본에서 팬 투어에 나설 예정. 1월 4일부터 10일까지 일본 나고야와 도쿄, 오사카 3개 도시에서 진행되는 드라마 ‘나쁜 남자’ 프로모션을 통해 일본 한류 팬들과 만남을 갖는다. 특히 입대 전 출연작인 드라마 ‘나쁜 남자’가 일본 NHK 정규 드라마로 현지 방송되고 있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집해제 뒤 화보집 발간과 다큐멘터리 영화 ‘앙상블’의 영화 제작자로도 활약하는 등 이따금 팬들에게 소식을 알리긴 했지만 오랜 시간 그를 기다린 팬들은 하루빨리 그의 연기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드라마 ‘선덕여왕’과 ‘나쁜 남자’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차기작 결정을 두고 고민을 거듭해온 그는 액션 스릴러 ‘거꾸로 달리는 사나이’로 올 3월 연기 현장에 복귀한다. 아내를 죽인 남자에 대한 이야기로 또 한 번 아픔을 가진 남자가 돼 팬들 곁으로 돌아올 김남길이 더욱 기다려진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김기남(경향신문 사진부), 경향신문 포토뱅크 ■사진 제공 / 파크랜드, MBC, SBS>
- 예능 최강자의 귀환 Welcome, 강호동!
- 2012. 11. 06 16:57 연예
- 11월 강호동의 복귀가 확정됐다. 올 상반기부터 들려오던 컴백설이 현실로 구체화되자 그의 방송 복귀를 기다렸던 팬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방송가에서 강호동과 남다른 친분을 과시했던 지인들 역시 마찬가지. ‘1박 2일’시즌 1 연출을 맡았던 나영석 PD, ‘무릎팍도사’에서 활동했던 문은애 작가에게 전해들은 강호동의 성공 복귀 후일담. 방송3사, 강호동 복귀에 기대감 Up! 강호동(43)이 돌아온다. 지난해 탈세 논란으로 잠정 은퇴를 선언했던 그가 1년 2개월 만에 방송에 복귀하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강호동의 방송 복귀설은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팬들은 강호동이 ‘방송의 아버지’라고 밝혔던 이경규와 미팅을 가졌다는 사실과 ‘1박 2일’에서 함께 일했던 최측근 나영석 PD와 모임을 가졌다는 소식만으로도 들썩거렸다. 이들의 만남을 계기로 그의 복귀를 바라던 이들은 강호동이 ‘드디어 컴백하는 것 아니냐’라고 기대감을 높였지만, 단순한 만남으로 결론나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강호동의 복귀는 머지않아 이루어질 것 같았다. 방송 3사의 관계자들이 강호동에게 끊임없이 러브콜을 하고,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이미 몇 달 전부터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처럼 그의 복귀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 10월 중순, 드디어 팬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강호동의 복귀가 확정됐다. 역시나 방송 3사 모두 강호동에게 손을 내밀었다. 일단 강호동이 메인 MC를 맡아 인기를 끌었던 SBS-TV ‘스타킹’에서 가장 먼저 모습을 공개한다. 평범한 소시민들이 출연해 자신의 장기를 자랑하는 ‘스타킹’은 강호동의 구수하고 넉살 좋은 진행으로 ‘일반인을 방송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만들며 많은 인기를 누려왔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강호동의 하차 이후 시청률이 반 토막 나면서 폐지될 위기를 겪다가 최근 강호동을 다시 영입하면서 부활을 노리고 있다. SBS는 ‘X맨-일요일이 좋다’ 시절부터 강호동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장혁재 PD를 ‘스타킹’에 투입하면서 최대한 시너지 효과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장 PD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스타킹’의 정체성은 강호동의 강점과 잘 맞는데, 그 이유는 강호동이 일반인 출연자들의 기를 북돋워주고 공감해주는 재능을 가진 MC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10월 29일 첫 녹화분을 시작으로 11월부터 ‘스타킹’에서 강호동을 만날 수 있게 됐다. 내년 초, 강호동의 인간적인 면모 드러나는 프로그램 계획 중 두 번째로 강호동과 손을 잡은 방송사는 MBC다. MBC는 대표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 코너가 폐지되면서 사실상 간판 토크 프로그램이 사라진 셈이 됐다. 그 빈자리가 이어진 동안 SBS-TV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가 토크 프로그램의 대표주자로 등극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MBC는 과거 ‘무릎팍도사’의 명성을 되찾아오기 위해 당초 수요일 ‘황금어장’의 한 코너였던 ‘무릎팍도사’를 목요일에 단독 편성했다. ‘무릎팍도사’는 연예인 뿐만 아니라 각계 유명인사들이 출연, 솔직한 모습을 대중에게 어필해 토크 프로그램 중 독보적인 인기를 얻었던 코너다. 이러한 ‘무릎팍도사’가 단독 프로그램으로 목요일에 전격 편성되면서 KBS-2TV의 ‘해피투게더’와 전면 대결을 펼치게 됐다. 최근 10년간 예능계의 양대 강자로 군림했던 강호동과 유재석이 정면으로 맞붙게 됐다는 점 또한 관전 포인트다. ‘스타킹’ 역시 MBC-TV ‘무한도전’과 시간대가 겹쳐 유재석과의 대결 양상이 또 한 번 펼쳐지게 되면서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을 봐야 할지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됐다. KBS도 이에 질세라 강호동과 함께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당초 ‘1박 2일’로의 복귀가 점쳐지기도 했으나, 최근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KBS의 신예 스타 PD로 떠오르고 있는 ‘안녕하세요’의 이예지 PD와 ‘무릎팍도사’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던 문은애 작가가 한 팀을 이뤄 새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 아직 구체적인 프로그램의 컨셉트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관계자들로부터 “강호동의 인간적인 면이 부각될 수 있는 훈훈하고 따뜻한 프로그램일 것이다”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강호동씨의 능력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무릎팍도사’에서 강호동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췄던 문은애 작가에게 강호동의 복귀에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실 문 작가는 복귀 전부터 강호동과 자주 만남을 가져왔고, 복귀에 대해서도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최측근 중 한 명이다. 문 작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강호동씨와 새로운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게 됐다. 내년 초 새로 하게 될 프로그램의 내용을 자세하게 말할 수 없지만, 따뜻한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강호동씨와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이유는 사람에 대한 신뢰였다”라고 애정을 드러냈으며, 강호동씨의 장점을 한 가지만 꼽아달라고 했더니 “무척 많다”라고 말했다. “강호동씨의 장점은 굉장히 많아요. 천하장사를 했던 사람이라 최고의 승부사 기질이 있고요. 사람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보기와는 다르게 마음이 약하고 여리면서 인간적인 면도 있어요. 이 정도 장점을 갖고 있는 MC를 찾긴 무척 힘들거든요. 최고의 MC라고 생각해요.” 일부에서는 강호동이 ‘1박 2일’에서 호흡을 맞췄던 나영석 PD, 이우정 작가와 손잡고 방송에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아니었다. 이에 대해 나 PD에게 직접 물어봤다. 그는 “강호동씨와 가까운 사이로 만남을 갖고 있지만 서로 일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일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서로 민감한 부분들을 건드릴 수밖에 없다는 게 그 이유다. 때문에 서로 아이 키우는 이야기를 하면서 편안하고 부드러운 주제로 만남을 갖는다고. 나 PD에게 호흡이 잘 맞았던 강호동과 프로그램을 함께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더니 “서로 좋아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같이 일할 수는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둘 다 회사에 소속돼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원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든 인연이 되면 좋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나 PD는 강호동의 복귀에 대해 “당연히 잘되길 바라고,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라며 “1년을 쉬었다고 해도 잘할 것으로 믿고, 강호동씨는 충분히 그런 능력을 지녔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밝혔다. 1년을 넘게 강호동의 복귀를 학수고대하면서 기다려줬던 팬들, 또 옆에서 진정성을 담아 조언과 충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지인들이 있었기에 그의 복귀가 더 빨리 이뤄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한층 더 건강한 웃음으로 기다렸던 이들의 믿음에 보답해주길 기대해본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KBS>
- 10년 만의 귀환 정준호 “좀 더 영근 배우가 된 것 같아요”
- 2012. 10. 29 18:24 연예
- 정준호는 변한 듯 여전했다. 주위를 챙기는 배려심, 먼저 손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 친근함, 서글서글한 미소까지. 신사적이고 사려 깊은 동시에 유쾌한 유머조차 잃지 않았다. 10년 만에 원년 멤버로 돌아온 영화 ‘가문의 귀환’의 경기도 포천 촬영 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결혼 후 1년 6개월, 스스로 말하는 ‘정준호 인생 최고의 사건’ 이후 그에겐 어떤 변화가 찾아왔을까. 결혼과 사업, 연기, 그리고 최근에 겪었던 크고 작은 사건들까지. 정준호의 요즘 사는 이야기. 그러고 보니 결혼 후 첫 작품이다. 2010년 말 드라마 ‘역전의 여왕’으로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후 배우 정준호의 커리어는 잠시 쉼표를 찍었다. 2011년 봄, 아나운서 이하정과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며 결혼식을 치렀고 한동안 남편 정준호, 그리고 사업가 정준호로 인생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은 그에게서 연기자의 체취가 서서히 사라지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였을까, 오랜만에 만난 그의 연기는 한동안 잊고 있던 배우 정준호의 존재를 강렬하게 되살려냈다. 그는 요즘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인 ‘가문의 귀환’을 촬영 중이다. 2002년 ‘가문 시리즈’의 주역으로 대한민국 대표 흥행 시리즈의 스타트를 끊은 지 정확히 10년 만이다. 10년 전 자신을 흥행 배우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으로 오랜만에 연기에 복귀하는 그에게서 초심을 읽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먼지 가득한 촬영장을 구르고 달리면서도 그는 누구보다 뜨겁고 또 즐거워 보였다. 1년 반 만에 다시 찾은 촬영장 10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레이디경향(이하 LADY) 2002년 ‘가문의 영광’ 이후 원년 멤버들이 다시 뭉친 것이 정확히 10년 만입니다. 당시 5백만 관객을 동원하며 사람들에게 정준호를 흥행 배우로 각인시킨 의미가 깊은 작품이기도 한데, 출연하게 된 소감은 어떤가요? 정준호 당시 영화 촬영하던 때가 많이 생각나요. 개인적으로도 참 열심히, 재밌게 찍은 작품이었거든요. 10년이라는 세월이 길다면 긴 시간인데 촬영장 가며 설레던 기분이 자꾸 되살아나네요. ‘가문의 귀환’은 ‘가문의 영광’ 사람들의 10년 후 이야기예요. 조폭 가문으로 장가간 서울법대 출신의 엘리트 사위 박대서가 10년 후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영화죠. 영화 속에서도 10년, 실제로도 10년이 흘렀어요. 당시 원년 멤버들이 다시 뭉쳤는데 박근형 선생님도 그렇고 모두 변함이 없으시더라고요. 그때보다 더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저도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어요. LADY 1년 반 만에 연기자로 돌아온 소감도 남다를 것 같아요. 정준호 요즘 포천에서 촬영 중인데 가까운 모텔에 숙소를 꾸리고 막바지 촬영에 열을 올리고 있어요. 따뜻한 집보다는 고생스러운 면이 없지 않지만 오랜만에 현장에 오니 좋아요. 1995년 데뷔 이후 연기자로서 이렇게 오랫동안 쉬어본 적이 없었는데, 한동안 현장을 떠나 있으면서 저도 모르게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나 봐요. ‘아, 내가 연기가 하고 싶었구나’ 느끼고 있어요. LADY 2002년 당시 영화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정은씨와 ‘연예계 공식 앙숙’인 신현준씨가 요즘 드라마 ‘울랄라 부부’에서 코믹 커플로 활약하고 있는데, 자극이 되나요? 정준호 ‘가문의 영광’ 2편의 주인공이 신현준씨라는 얘기를 듣고 아예 보지를 않았어요. ‘울랄라 부부’에서는 신현준씨 연기를 잘 보고 있는데, 그 정도 코믹 연기는 연기자라면 누구나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웃음). 농담이고요, 신현준씨의 코믹 연기가 무르익었구나 하고 느꼈어요. 두 사람이 마지막까지 성공한 드라마를 만들어낼 거라 생각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가문의 영광’ 시리즈 중 첫 작품의 관객 수가 5백50만 명이었는데, 만약 이번 작품이 첫 편의 기록을 깨게 된다면, 5백50만 번째를 넘어서는 관객 가족을 모시고 신현준씨와 함께 저녁 식사를 대접하려고요. 신현준씨는 아직 이 사실을 모르지만 어떻게든 섭외를 해서 같이 식사 대접을 하도록 하겠습니다(웃음). LADY 10년 만에 다시 만난 원년 멤버들이 변함없이 그대로라고 했는데, 10년 전 자신과 지금 자신을 비교하게 되진 않나요? 정준호 촬영하면서 모니터링을 해보면 박근형 선생님도 그렇고 유동근 선배님도 그렇고, 정말 더 젊어지신 것 같아요. 안 그래도 얼마 전에 ‘가문의 영광’을 다시 봤거든요. 그때 모습과 비교하니 전 확실히 나이가 들었더군요. 그렇다고 서글프거나 한 건 아니에요. 과일도 익어야 제맛이 나듯 남자도 세월이 흘러야 가질 수 있는 무게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주름은 늘었지만 좀 더 남자답고 영근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결혼은 내 인생 최대의 사건 ‘모범생 콤플렉스’ 극복하고 얻은 결혼생활의 비결 LADY 인생의 연륜을 더하는 세월 속엔 많은 경험이 있죠. 결혼도 그중 하나일 듯해요. 정준호 맞아요.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린다는 것이 한 사람의 인생에 참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더군요. 결혼은 근 10년간 제 인생에서 일어난 최대의 사건이에요. 다들 그렇듯 저희도 다른 부부들처럼 처음엔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지금은 편안해요. 제가 다방면에서 바쁘게 일을 하고 또 이렇게 맘 편히 복귀할 수 있었던 것도 결혼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LADY 시행착오라면 어떤 부분에서였는지요? 정준호 제가 마흔이 넘어 결혼을 했잖아요. 결혼을 늦게 하면 결혼에 대한 환상과 기대도 그만큼 커지게 마련이에요. 이제껏 혼자 살면서 힘들었던 부분, 본인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줄 반쪽을 만나게 됐으니 어쩌면 당연한 거죠. 하지만 혼자 산 시간이 많은 만큼 서로에게 적응하고 익숙해지는 것도 큰 숙제예요. 개인적인 습관을 바꿔야 하기도 하고 상대에게 맞춰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하고요. 늦게 결혼한 커플 중에는 결혼 전의 자신을 끝까지 버리지 못해 헤어지는 경우도 많아요. 저는 스스로를 ‘결혼한 남자’라는 틀에 가두고 너무 잘하려고 했던 게 탈이 되더라고요. LADY 정준호씨 특유의 ‘모범생 콤플렉스’가 결혼생활에서도 발휘됐군요. 정준호 제가 참, 저 스스로에게도 보수적이에요. 저녁 7시만 되어도 ‘빨리 집에 들어가야지’라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져요. 하정씨가 바가지 긁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제 스스로 바가지를 긁는 거예요. 결혼한 사람으로서 조금이라도 흐트러지거나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하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고요. 제가 늦게까지 밖에 있는데 집에서 연락이 없으면, “어? 왜 연락이 없지?” 하고 또 고민을 해요. 모범적인 부부의 모습을 스스로에게, 또 아내에게 강요하고 있더라고요. LADY 결혼한 지 1년 6개월이 됐는데, 그간 터득한 결혼생활의 비결이 있다면 뭔가요? 정준호 많은 부부들이 신혼 초에 제일 많이 싸운다고 하던데, 저희는 결혼 8개월까지 한 번도 안 싸웠어요. 그래서 “우리는 참 천생연분이야”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웬걸요. 그 말을 하자마자 싸우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동안 서로에게 너무 예의를 지켰던 거예요. 사소한 건 그냥 넘어가고 불만이 생겨도 참고. 그러다 보니 나중엔 더 큰 문제가 되더라고요. 너무 안 싸우는 부부가 더 위험할 수 있어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사소한 일도 서로 얘기하고 풀고 넘어가요. 그때쯤 되니까 진짜 부부가 된 것 같더군요. 서로에게 솔직하게, 참지 말고 그때그때 푸는 게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결이라고 생각해요. LADY 연예인 부부가 겪어야 할 통과의례라고 해야 할까요. 많은 연예인 부부들이 결혼 후 각종 루머에 시달리는데, 역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텐데요. 정준호 결혼 전에 다른 선후배 연예인 커플들을 보며 안타까울 때가 많았어요. 양쪽 다 알려진 사람들이다 보니 그만큼 대중의 관심도 높고 안 좋은 소문들을 들을 때마다 힘들겠다 싶었는데, 막상 저희가 그런 입장이 되고 보니 참 힘들더군요. 저희도 결혼 초 안 좋은 소문들이 많았어요. 연예인 부부로서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상처가 될 수밖에 없었죠. 사실 그러한 소문에는 뾰족한 수가 없어요. 서로를 믿는 것밖에요. 그러한 상황에서 어느 한쪽이 믿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휩쓸리면 그 부부는 깨질 수밖에 없어요.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이겨낼 수 있었죠. 이날 촬영 장면은 위기에 빠진 장삼건설을 구하기 위해 가문의 식구들이 총출동하는 엔딩 장면이었다. 와이어에 매달려 촬영해야 하는 힘든 상황임에도 정준호는 즐거워 보였다. LADY 얼마 전 이하정씨의 임신 소식에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는데, 얼마 안 돼 유산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어요. 결혼 1년 만에 얻은 첫아이라 부부의 기대가 컸을 텐데 어떻게 이겨내고 계신가요? 정준호 저보다는 아내가 더 상심한 것 같아 걱정을 많이 했어요. 저는 남자이다 보니 그 심정을 아무래도 잘 모르잖아요. 가슴 아프지만 우선 아내가 몸을 추스르고 다시 기운을 내는 게 중요했고, 한동안 제가 바빠서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했던 게 무척 미안하더라고요. 요즘엔 가까운 곳으로 같이 여행도 가고 집 근처 남산 산책도 다니며 운동도 자주 해요. 아내가 움직이는 걸 정말 싫어하는 편인데, 건강관리도 하고 바람도 쐴 겸 제가 자주 데리고 나가는 편이에요.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셨는데 다행히 9월부터 다시 방송에 복귀해 활력을 되찾고 있는 중이고요. 저도 열심히 모니터링해주고 있어요. ‘정준호’라는 이름 앞에 붙는 다양한 수식어 친근한 옆집 오빠의 모습으로 남고 싶어 LADY 더 이상 ‘사업가 정준호’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아요. 웨딩 사업과 호텔 사업, 최근엔 여행업과 영화사도 새로 시작한 걸로 아는데, 어떤 점에서 매력을 느끼나요? 정준호 제가 보기보다 꼼꼼해요. 각 분야별로 전문가들이 맡아주고 있지만, 부지런히 돌아보며 세심하게 체크를 하는 편이에요. 정신없이 출장을 다니다 보면 한 달에 열흘 정도는 외국에서 보내요. 하와이 호텔 사업은 얼마 전 가천대에 매각해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어요. 그때 이길녀 총장님을 만나뵀는데, 인재를 발굴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많은 것을 배웠죠. 하나하나 일구고 개척해간다는 것,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인생을 배우고 경험을 쌓는다는 것이 사업의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 LADY 이제 ‘정준호’ 하면 연기자보다 사업가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배우로서 위기감을 느끼진 않나요? 사람들에게 정준호라는 이름이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세요? 정준호 많은 분들이 저를 떠올리실 때 ‘마당발’, ‘사업가’ 혹은 ‘언젠가 정치할 사람’ 등등 다양하게 생각하고 계신 듯해요(웃음). 맞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는데, 그냥 현재 모습 그대로의 정준호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연기를 비롯해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는 배우, 누구나 와서 말 걸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친근한 옆집 오빠 정준호로 남고 싶어요.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박동민>
- MC제왕, 12년 만의 귀환 “주병진입니다”
- 2011. 12. 30 16:11 연예
- 자신의 유행어처럼 대중의 시선을 ‘모아, 모아, 모아서’ 그가 돌아왔다. 1999년 SBS-TV ‘주병진의 데이트라인’ 이후 12년 만이다. 시청자는 그가 보여줬던 왕년의 저력을 기대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1일, MBC-TV ‘주병진 토크 콘서트’의 뚜껑이 열렸다. 그 현장에서 주병진을 만났다. 지난해 여름, 주병진(53)은 MBC-TV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다. 관련 기사를 들춰보면 그가 자신의 이름으로 돼 있던 ‘좋은사람들’ 지분을 매각하던 2008년부터 방송사 측의 섭외가 시작됐다고 하니 만 3년 만에 성사된 것이었다. 1999년 이후 12년 만의 방송 출현에서 그는 예전의 활약을 소개하고 방송활동을 하지 않은 시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방송 말미에 그는 연예계 복귀 의사를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방송 후 그의 컴백 시점과 어떤 작품으로 컴백할지에 대한 관심이 쏟아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1990년대 예능오락 프로그램을 주름잡던 당대의 최고 MC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6개월 동안 고민한 끝에 선택한 것은 ‘주병진 토크 콘서트’. 조금은 의외였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은 다양한 변화를 맞았고 1:1 토크쇼는 그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하지만 ‘주병진 쇼’, ‘주병진의 나이트라인’, ‘주병진의 데이트라인’으로 한국형 1인 토크쇼의 장을 열었던 당사자이다 보니, 그가 토크쇼 프로그램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거라는 기대도 적지 않았다. 12년간 움츠려 있던 그가 어떤 모습으로 포효할지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멈춰있던 12년간의 시간 첫 방송을 며칠 앞둔 11월 28일, 주병진은 MBC 일산 드림센터에서 기자들과 마주 앉았다. 그는 나이가 든 탓에 인사할 때 소갈머리가 보일까 걱정된다거나, 노안이 와서 메모가 안 보일까 걱정된다며 농을 던졌다. 지나온 세월만큼 유연해졌는지, 긴장한 기색도 노련하게 감추었다. TV를 통해 그를 만나는 시청자를 위해 한마디 설명을 붙이자면, 화면에 보이는 것보다 얼굴이 작다는 점과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인다는 점이다. 그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몸을 관리했다”라며 “덕분에 얼굴과 몸매를 젊은 시절 못지않게 유지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그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원천적 힘이었다. 사실 지난 12년간의 시간은 그에게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시간이었다. 그 고통의 순간을 탈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스스로 생을 끊는 방법’까지 생각했다는 주병진. 12년 만의 컴백 소감을 ‘첫사랑을 만난 느낌’이라든지, ‘냉동됐다 해동된 느낌’이라든지 하는 말로 에둘러 표현했지만 그간의 시간이 그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Q 12년 만의 방송 복귀에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기분이 어떠신가요? A 몇 번의 10년을 살았지만 제 삶에서 지난 10년은 가장 긴 10년이었어요. 그 시간은 제게 멈춰진 세월이었죠. 이제 와 무대에 다시 서니, 마치 12년 전에 헤어졌던 첫사랑을 만나는 느낌이 들어요. 그동안 미래가 없어 정말 막막했는데 무엇보다 제 삶에 희망과 목표가 생겼다는 데 스스로 큰 감동을 느낍니다. 요즘 의술이나 과학의 발달로 냉동인간 소생술이 실현될 거라고 하던데, 저도 그런 것 같아요. 12년 동안 냉동인간이 되어 있다가 이제 해동이 되어 세상에 나왔는데, 세상이 다 바뀌어버린 듯한 기분이 들어요. 1 지난해 11월 28일. MBC 일산 드림센터에서 ‘주병진 토크 콘서트’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오랜만에 기자들 앞에 선 그가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고 있다. 2 주병진의 이름으로 사업자 등록이 돼 있는 서울 홍대 부근에 위치한 아이스크림 가게. 점원은 “방송 시작 전까지만 해도 불규칙적이지만 하루에 한두 번씩 꼭 매장에 들르던 그가 방송 이후 발길이 뜸해질 만큼 바빠 보인다”고 전했다. Q 방송활동을 재기하기 전에는 어떻게 지내셨는지, 그간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A 세월이 이렇게 흐른 줄 몰았어요. 과거의 사건을 검색하고 어두웠던 기억을 다시 돌아보는 시점이 있었는데, 어느 날 제가 방송을 하지 않은 지 몇 년 됐다는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세월이 이렇게 지나가버렸구나’ 싶었죠. TV도 보지 않으려고 했고, 또 되도록 많은 사람과 만나지 않으려고 했어요. 될 수 있는 대로 혼자서 여행을 많이 다녔죠. 그러다 보니 세월이 얼마큼 흐르는지조차 감지하지 못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이 없었다는 거예요. 마치 태풍의 핵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정적과 적막, 정지뿐이었죠. 그것이 얼굴에 그대로 표현됐어요. 그래도 죽지 않으려고 매일같이 운동하면서 한 가닥 희망의 끈은 놓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러다 방송 출연 이야기가 나오면서 주변에서 “요즘 몸도 좋아지고 얼굴도 밝아졌다. 무슨 일 있느냐”라고 물어보더라고요. ‘어쩌면 (방송을 하면) 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직 얼굴에 얼음이 녹지 않았지만 그래도 온기가 느껴지는 게 지금의 가장 큰 변화예요. Q 오랜 공백기만큼 복귀를 결정하는 것도 쉽지는 않았을 듯합니다. 컴백을 결정하시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냉동 상태에 있으면서 ‘빨리 얼음에서 벗어나고 싶다’라는 생각만 했어요. ‘이렇게 사는 것은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산송장 같다’라는 느낌도 받았죠. 그 상태에서 ‘어떻게 내 삶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간 가는 줄을 몰랐어요. 처음에는 사업을 통해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면 여기서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았죠. 하지만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또 모든 것을 다 부정하고 아무도 저를 알아보지 못하는 해외로 도피할 생각도 했었죠. 실제 미국 이민 수속을 밟다가 집에 어머니가 계시다는 것을 가슴으로 깨닫고 이런 게 더 불효라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었어요. 생을 스스로 끊는 것도 생각했었죠. 결국 남은 것은 제가 이렇게 된 여러 이유 중 하나인 매스미디어를 통해 냉동 상태에서 빠져나가는 것이었어요. ‘주병진 토크 콘서트’, 지금 해동 중 12월 1일 11시 5분,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야심차게 시작됐다. 시청률도 8%를 넘어서며 그간의 관심을 입증했다. 방송분에서 주병진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재치 있는 입담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주병진은 변함이 없었다. 차분한 말투와 허를 찌르는 개그로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그의 진행 솜씨는 여전했다. 하지만 세상은 많이 변화했다. 시청자들은 서바이벌의 긴장감을 즐기고 예능감 충만한 개그가 ‘빵’ 터져야 웃는다. 2회가 방송되면서 시청률은 반 토막이 났다. 이러한 현상은 3회까지 이어졌다. 12월 22일 방송될, ‘김창완 편’에서도 시청률의 반전을 기대해보기는 어렵다. 처음부터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굳은 심지를 보였던 그지만 추락하는 시청률 앞에서 마냥 의연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 또한 이러한 고전을 전혀 예상 못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겨우 3회 방송분의 시청률만으로 실패와 성공을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러기엔 12년간의 공백기를 가졌던 그에게도, 그 긴 시간 동안 그를 기다린 팬들에게도 너무 억울한 일이기 때문이다. “몸의 각 부위에 아직 얼음이 남아 있어 서걱거린다”라던 그의 말처럼 ‘주병진 토크 콘서트’가 제대로 몸을 풀려면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한국형 1인 토크쇼에 애착을 갖는 이유를 들어보았다. Q 이미 다양한 형태의 토크쇼가 방송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기존의 포맷을 그대로 응용한 듯한 느낌이 드는데요. 다른 프로그램과 어떤 차별성을 둘 생각이신지 궁금합니다. A 그런 프로그램을 저도 시청자 입장에서 재미있게 봤지만 의외로 정통 토크쇼의 형태는 사라진 것 같아요. 이 프로그램으로 단순히 옛날 것을 보여드리는 게 아니라 ‘이런 장르는 불변한다’, ‘이것이 정통 토크쇼다’ 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 자체로도 지금 이 시대에는 새로운 시도가 아닐까요? 좀 더 예의를 갖춘 콘서트를 만들고 좀 더 자극적이지 않은 토크쇼를 만들고 싶었어요. 특히 시청률과 싸움만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Q 그래도 시청률이 부담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A 당연하죠. 그동안 KBS-2TV ‘해피투게더3’와 대결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당대 최고의 MC와 대등하게 비교된다는 것은 10년 넘게 쉬었던 사람에게는 영광이 아닐 수 없죠. 그렇지만 서로 컨셉트가 다르기 때문에, 축구와 야구 중 어떤 것이 이길까 하는 단순한 비교는 무리인 것 같아요. 결국 시청률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는 분들이 많지만 그 시청률 때문에 방송의 본질이 퇴색되면 안 되겠죠. 자극적인 것으로 시청률만 올리려다 보면 방송 본연의 자세에서 벗어나는 일이 일어나고 말아요. 만약 당대 최고의 MC와 내가 맞대결을 한다면 그 맞대결은 다른 잣대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주병진 토크 콘서트’의 기본 구성과 기획 의도가 시청률 하락으로 조기 종영된 KBS-2TV의 ‘박중훈 쇼, 대한민국 일요일 밤’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A 시청률 때문에 좋은 프로그램이 빨리 사라진다는 것은 안타깝고 화가 나는 일이에요. 그렇게 되다가는 자극적이고, 국민 정서에 악영향을 미치는 프로그램만 남을 수도 있어요. 시청자는 왜곡된 가치만을 받아들이게 되겠죠. Q 그렇다면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가요? A 물론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에 관해 많은 시청자가 호기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요. 또 그런 것을 전해주는 프로그램도 분명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초대 손님의 내면으로 들어가서 교훈이 되거나, 함께 가슴 아파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이야기를 끄집어내려고 해요. 외부 노출을 꺼리는 정계나 재계 인사들, 일반인 중에서도 우리에게 뜨거운 이야기를 전해주실 분들을 많이 초대하고 싶어요. 1993년 방송된 ‘주병진 쇼’의 출연자를 살펴봤다. 최배달, 김춘삼, 정주영 회장 등 아련한 이름들이 보이고 오세응과 이부영 의원 같은 정치인의 이름도 눈에 들어온다. 연예인으로는 아직까지도 핫이슈를 장식하고 있는 최민수와 심수봉이 출현했다. 김응룡 감독과 이종범 선수의 이름을 보니 그날의 방송이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대중이 지금의 그에게 왕년의 ‘주병진 쇼’를 기대하는 것인지, 아니면 제2의 유재석과 강호동을 기대하는 것인지 알 수는 없다. 다만 그의 재치 있는 입담과 순발력 있는 진행 솜씨가 제대로 물을 만나 활개 칠 수 있기를 바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최근 ‘주병진 토크 콘서트’의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구성을 대대적으로 손볼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가 뜻하는 ‘예의를 갖춘 프로그램’의 울타리 안에서 좀 더 시청자의 입맛과도 부합되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본다. ‘주병진 토크 콘서트’ 직접 가보니… 친절한 병진씨의 콘서트 분위기는 후끈 12월 10일, ‘주병진 토크 콘서트’의 그 세 번째 녹화 현장을 찾았다. 이날의 게스트는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 객석은 그의 팬들로 꽉 들어찼다. 녹화를 앞두고 주병진이 무대에 올랐다. 양손을 맞잡고 객석으로 다가오며 간단한 인사를 건넸다. “추운데, 먼 길 오시느라 고생했다”라며 “뭐 좀 드셨느냐”라고 물었다. 녹화에 앞서 우유와 빵을 제공받은 관객들은 천연덕스럽게 “아니요”라고 답했다. 그냥 넘어갈 주병진이 아니다. 1, 2초간 객석을 바라보더니, “뭘 좀 나눠준 걸로 아는데…” 하자 곧이어 그와 객석이 다 함께 웃었다. 주병진은 300명의 관객을 능숙하게 다루며 쥐락펴락했다. 관객 대부분이 신승훈의 팬이다 보니 반응을 유도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겠지만 객석의 분위기를 정확히 간파할 줄 알았다. 본격적인 녹화가 시작되자 그가 다시 무대에 올라 ‘뻐까충(버스카드충전)’, ‘마뻐(마을버스)’, ‘뻐정(버스정류장)’에 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40대라면 신기한 이야기, 30대라면 흥미로운 이야기, 20대라면 반쯤은 아는 이야기, 10대라면 케케묵은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 빵 터지는 개그는 아니지만 그가 이야기하니 듣는 맛이 제법 났다. 뒤이어 최현정 아나운서가 등장하고 이날의 주인공인 신승훈이 무대에 올랐다. 주병진과 신승훈, 두 재담꾼이 몇 마디 주고받으니 객석의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주병진이 먼저 “징크스가 뭐냐”라고 묻고는 “내 경우는 여자분들이 가까이에 있으면 불안하다”라고 말해 객석을 폭소케 했다. 첫사랑 이야기가 나오자 “우리 벌거벗고 이야기합시다” 하면서도 정작 첫사랑 외의 여자친구에 대한 질문은 더 강하게 추궁하지 못했다. 오히려 “형님은 없느냐”라는 신승훈의 응수를 받고 정중히 물러났다. 주병진은 친절했다. “우리 곁에 훌륭한 가수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칭찬에 신승훈은 “저도 (형님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답하자, 그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짓고는 “진심이라고 믿겠습니다”라고 했다. MC와 게스트는 오붓했고, 관객들의 표정은 따뜻했다. 더욱이 신승훈의 일본 팬 세 명이 무대에 올라 한국어 가사를 정확하게 불러야 하는 미션이 진행될 때는 모두 한마음이 된 듯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여기에 신승훈의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고, 첫사랑과 애틋했던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며 ‘토크 콘서트’의 분위기는 무르익어갔다. 주병진의 유머는 이런 식이다. “예전부터 저는 ‘사랑에 성공하지 못한 삶은 실패한 삶이다’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자신을 가리키며) 이 지경입니다. 자꾸 미루다 보면 포기하게 되죠. 그러다 나이만 먹게 되고… (또 자신을 가리키며) 이 지경이 됩니다.” 주병진의 자신을 내려놓는 유머는 늘 적중한다. 주병진은 대본에도 없는 재치로 헐거워진 분위기를 꽉 잡아 조일 줄 아는 타고난 진행자였다. 저녁 7시부터 10시 30분까지 진행된 토크 콘서트가 재미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아쉬움을 남겼다. 아마도 출연자의 내면의 고민과 인간다운 면모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 새로운 스토리를 이끌어 냈다면 이런 아쉬움은 없었을 것이다. 이미 스타들의 소소한 일상과 에피소드를 공개하는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무척이나 편안하고 친절한 주병진의 토크 쇼가 참 밋밋하게만 느껴졌다. 애초 “내면으로 들어가서 교훈이 되거나, 함께 가슴 아파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이야기를 끄집어내겠다”라던 그의 바람대로 토크쇼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글 / 진혜린(객원기자) ■사진&제공 / 박동민, MBC>
- 강인함에 여성스러움을 더해 귀환했다 Military charisma
- 2010. 09. 16 16:58 패션
- 가을·겨울 시즌이면 유행하는 밀리터리 룩의 파워는 올해도 강력하다. 타이트한 실루엣과 화려한 장식, 부드러운 소재의 믹스매치로 강인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룩을 완성할 것. △ 슬림하고 심플한 롱 베스트에 롱 시폰 스커트를 매치해 여성스러운 밀리터리 룩을 완성. 터프한 디자인의 부츠를 매치하면 더욱 멋스럽다. 블랙 터들넥 티셔츠 9만8천원, 쉬즈미스. 그레이 더블브레스트 베스트 7만8천원, LIST. 시폰 롱 블랙 스커트 19만8천원, 매긴나잇브릿지. 견장 장식 가격미정, Doii paris. 왼손의 블랙 그러데이션 큐빅 뱅글 9만9천2백원·화이트 큐빅 뱅글 10만원대·오른손의 가죽 뱅글 2개 각 3만2천4백원, s&b주얼리. 카키 롱부츠 가격미정, 왓아이원트. △ 밝은 톤의 밀리터리 재킷은 필수 쇼핑 아이템이다. 올 시즌 키워드 아이템인 러플 원피스에 밀리터리 재킷을 걸쳐 입으면 손쉽게 페미닌한 밀리터리 룩이 완성된다. 러플 장식 카키 원피스 10만원대, 미센스. 아이보리 컬러 밀리터리 재킷 29만8천원, 매긴나잇브릿지. 스커트 속에 레이어드한 망사 시폰 스커트 3만9천원, 파파야. 모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진주 목걸이 6만9천원·펜던트 목걸이 4만3천원, 올리비아로렌. 스터드 장식 샌들 37만7천원, 도니체티 by 소다. △ 프린트 티셔츠와 배기팬츠를 매치한 펑키 밀리터리 룩. 카키 베스트로 러프한 분위기를 배가시켰다. 블랙 레오퍼드 프린트 티셔츠 12만9천원, XIX. 카키 베스트 14만9천원, AK앤클라인. 루스한 느낌의 블랙 니트 카디건 25만8천원, 데코. 니트 배기팬츠 13만9천원, 발렌시아. 헤어 퍼 장식 가격미정, 에고이스트. 이국적인 느낌의 목걸이 가격미정, s&b주얼리. 견장 장식 가격미정, Doii paris. 큐빅 디테일 클러치백 12만9천원, 올리비아로렌. 체인 장식 샌들 3만4천9백원, 소보제화. △ 올 시즌 밀리터리 룩을 연출할 땐 누드톤의 부드러운 컬러로 스타일링해 여성스러움을 강조할 것. 또 시폰 소재나 큐빅 장식 등을 활용하면 페미닌함이 극대화된다. 베이지 브라 톱 5만원대, 리바이스 언더웨어. 누드 컬러 시폰 셔츠 가격미정, 다치스 by 이윤. 트위드 니트 카디건 23만9천원·스터드 장식 스커트 13만9천원, ’S 쏠레지아. 그레이 체인 목걸이 6만7천원·화이트 체인 목걸이 9만7천원·화이트 체인 뱅글 3만5천7백원·블랙 큐빅 뱅글 3만7천7백원·진주 큐빅 팔찌 13만7천원, O.J.Lina. 큐빅 오픈토 부츠 가격미정, 더슈. △ 지난 시즌 강세였던 어깨가 한껏 강조된 파워 숄더 밀리터리 재킷의 인기는 올 시즌에도 계속된다. 대신 퍼프 디자인으로 여성스러움을 가미한 것이 특징. 재킷 밑으로 둥글게 드레이핑된 스커트 자락이 마치 낙하산을 연상시킨다. 메탈릭한 원피스 44만9천원, 발렌시아. 아이보리 컬러 밀리터리 재킷 24만9천원, XIX. 레오퍼드 레깅스 10만원대, CC col lect. 컬러풀한 목걸이 12만원, 햄쿤. 스터드 장식 클러치백 10만원대, 제시뉴욕. △ 드레이핑으로 적당한 볼륨감이 더해진 밀리터리 스커트에 페미닌한 디테일이 가미된 블라우스를 매치하면 로맨틱 밀리터리 룩이 완성된다. 통이 넓은 부츠를 믹스매치해 언밸런스한 매력을 살릴 것. 그레이 블라우스 30만원대, 모조 에스핀. 볼륨감이 더해진 카키 시폰 스커트 20만원대, 아니베f. 헤어밴드로 활용한 머플러 4만8천원, 쉬즈미스. 블랙 빅 벨트 5만원대, 꼼빠니아. 컬러풀한 뱅글 각 2만원대, 금은보화. 블랙 롱부츠 가격미정, 제시뉴욕. △ 빅 사이즈 트렌치코트가 비즈 장식을 만나 로맨틱하게 변신했다. 레이스 원피스에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를 믹스매치해 겉과 속이 다른 달콤한 변신을 꾀해본다. 거친 느낌의 가죽 소재 빅 백과 주름 잡힌 빅 부츠를 더해 시크한 스트리트 스타일을 완성할 것. 아이보리 컬러 레이스 원피스 가격미정, 사틴. 비즈 장식 모직 트렌치코트 가격미정, Doii paris. 모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브라운 빅 백 29만8천원, 라비엔코. 와인 컬러 벨티드 장식 롱부츠 47만8천원, 왓아이원트. △ 올 시즌 밀리터리 아우터는 가볍고 부드러운 소재와 만나 세련되고 미니멀한 느낌을 더한다. 발랄한 느낌을 더하고 싶다면 펑키한 데님을 매치할 것. 블랙 더블브레스트 원피스 49만8천원, 데코. 골드 컬러 체인 장식 블랙 롱 베스트 가격미정, 제시뉴욕. 화이트 데님 팬츠 15만원대, GGPX. 견장 장식 가격미정, Doii paris. 오른손 팔찌 스타일 시계 17만8천원·블랙 메탈 시계 28만8천원, 게스워치. 왼손 아래부터 화이트 큐빅 뱅글 가격미정·블랙 뱅글 5만원대·얇은 화이트 뱅글 2개 5만원대, s&b 주얼리. 블랙 체인 샌들 3만4천9백원, 소보제화. <■제품 협찬 / 금은보화(070-8118-1562, www.gebh.co.kr), 게스워치·꼼빠니아·라비엔코·모조 에스핀(02-3444-7712), 다치스 by 이윤·더슈(02-547-9790), ’S 쏠레지아(02-3442-0151), 도니체티 by 소다·파파야·XIX(02-546-7764), 데코·발렌시아·아니베f·GGPX(02-514-9006), 리바이스 언더웨어·매긴나잇브릿지·쉬즈미스·에고이스트·제시뉴욕·CC collect·LIST(02-3442-0151), 미센스·올리비아로렌·AK앤클라인(02-548-5751), 사틴·왓아이원트(02-514-0071), 소보제화(062-710-8806, www.sovomall. co.kr), 햄쿤(02-3398-5053, www.hamkoon.com), Doii paris(02-555-1012), O.J.Lina (02-548-2036), s&b 주얼리(02-508-6033) ■헤어&메이크업 / 니케 인 뷰티&쉬작(02-546-7729) ■모델 / 하영진 ■패션 스타일리스트 / MIO ■세트 스타일리스트 / 권순복(마젠타 스튜디오, 031-715-1157) ■진행 / 강주일 기자 ■사진 / 이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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