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총 6 건 검색)
- [언더그라운드 넷]과자 ‘홈런볼’에 숨겨진 비밀?(2021. 08. 09 14:10)
- 2021. 08. 09 14:10 사회
- “홈런볼인데 왜 포수가 그려져 있을까.” 한 누리꾼이 제기하는 의문이다. “왜 저렇게 상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일까. 방금 홈런을 맞았을 텐데.” aagag 8월 초, 여러 인터넷 게시판에 게재된 ‘과자 홈런볼에 숨겨진 비밀’이라는 사진글이다. 아닌 게 아니라 첨부된 사진 ‘홈런볼 티라미수’ 과자 포장지에 그려진 포수는 싱긋 웃으며 한손을 치켜들며 파이팅하는 모습이다. 홈런을 맞았다면 저렇게 기분 좋은 표정은 아닐 텐데. 과자 홈런볼 포장지들을 찾아보니 포수만 있는 건 아니다. 투구폼을 한 투수도 활짝 웃는 얼굴이다. 홈런을 쳤다면 그럴 필요가 없을 텐데, 베이스에 슬라이딩하며 웃는 선수도 있다. 이런 의문이 충분히 나올 수 있을 텐데, 디자인 검수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은 걸까. 자료를 찾아보면 ‘홈런볼의 숨겨진 비밀’ 주장이 제기된 건 벌써 몇년 됐다. 어딘가의 SNS에 누가 올린 걸 캡처한 이미지다. 기사를 검색해봐도 이에 대해 회사 측의 입장은 아직 나온 적 없다. 저렴한 호기심이지만 의문을 해결하려면 직접 연락할 수밖에. “아, 그게 처음에는 타자만 있었는데, 포지션별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8월 4일 통화한 홈런볼 과자를 생산하는 해태제과 소성수 홍보팀장의 말이다. “제품 이름이 홈런볼이긴 하지만 야구장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고 인기가 있는 ‘야구과자’거든요. 야구를 좋아하는 고객분들에게 다양한 포지션의 선수들을 보여주자는 것이 의도였습니다.” 소 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홈런볼 과자의 포장지는 12종이 있다. 캐릭터 이름은 로(RO)다. “타자 중에서도 배트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캐릭터도 있고, 공과 같이 있거나 쳐내는 캐릭터 등 다양하게 있어요. 투수나 포수 이외에도 외야수 캐릭터도 있습니다.” 앞의 누리꾼이 제시한 사진은 티라미수맛 포장재였는데 캐릭터 인쇄는 랜덤하게 돌아간다. 과거 기사를 검색해보면 구설수가 없진 않았다. 해태 하면 많은 사람이 여전히 떠올릴 이름이 기아로 구단주가 넘어간 프로야구팀 타이거스일 것이다. 홈런볼이 광고모델로 프로야구 선수를 기용한 적이 있는데, 타이거스팀 선수가 아닌 삼성 라이온즈 출신 이승엽 선수가 모델로 나왔다. “당시 일본에 진출한 이승엽 선수가 홈런왕이었거든요. 홈런왕 이미지가 홈런볼과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실 전국 야구장에 가보면 홈런볼 존이라는 것이 있어요. 모든 프로야구팬이 사랑하는 제품입니다.” 1981년에 출시된 홈런볼은 해태제과 입장에서는 효자상품이다. 다른 해태제과 상품을 누르고 매해 압도적으로 매출 1위를 기록하는 제품이다. 정리하자. 홈런볼 포장지에는 홈런 치는 타자 캐릭터만 있는 것이 아니다. 투수도 있고, 타자도 있다. 캐릭터 이름은 로인데, 딱히 홈런 치는 상황만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전국의 야구팬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포지션의 프로선수들을 그려넣은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생각해보면 애초에 의문을 제기한 누리꾼도 정색하고 한 질문이라기보다는 웃자고 한 소리 아닐까. 오늘의 궁금증 해결은 이걸로 마무리.
- 언더그라운드 넷
- 과자 사러 갔다가 담배도 한 번 ‘힐끔’(2020. 10. 16 15:48)
- 2020. 10. 16 15:48 사회
- ㆍ편의점 담배광고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 흡연 호기심 유발 “보려고 한 건 아닌데 눈이 가긴 해요. 색깔도 알록달록해서 눈에 잘 띄니까요.” 하교 후 간식을 사 먹으러 친구들과 편의점에 들른 중학생 이모양(13)의 시선은 자기도 모르게 담배광고에 꽂힌다. 계산대 앞에 서면 계산내역이 나오는 화면은 안 보여도 담배광고판은 눈에 확 들어오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에 있는 이양의 중학교 정문에서 반경 100m 안에 있는 편의점은 모두 두 곳이다. 두 곳 모두 담배를 판매하는 점포이고 담배 진열장 말고도 담배광고가 여럿 붙어 있다. 눈 돌릴 곳 없는 계산대 앞에서 청소년들은 무방비로 담배광고에 노출된다. 이양과 친구들은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면서도 ‘담배 종류 정말 많네’, ‘담배가 뭐가 좋길래 저렇게 잘 팔리나’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 내부 곳곳에 담배 광고가 게시되어 있다. / 권도현 기자 11월부터 담배 광고물 외부노출 단속 오는 11월부터 보건복지부는 2개월간 계도기간을 거친 뒤 내년 1월이 되면 담배소매점의 담배 광고물 외부노출 방지를 위한 지도·점검을 시작한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과 담배사업법은 편의점을 비롯한 담배소매점 내부의 담배광고가 점포 바깥에서 보여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받을 수 있고, 당국의 시정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1년 이내의 영업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 규정은 2011년 도입된 이래 제대로 된 단속이 이뤄지지 않아 유명무실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담배광고 외부노출을 금지하고 위반 점포에 제재를 가하는 방안은 이미 올해 상반기에 예정된 바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사태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당국은 해당 조치를 11월로 미뤘다. 복지부가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금연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담배광고·판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한 시점이 지난해였던 점을 감안하면 담배소매점 입장에서도 1년 이상 대비할 기간은 있었던 셈이다. 편의점에 유독 담배 광고물이 많이 붙어 있다는 점에서 당국의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쪽은 편의점 점주들이다. 게시하는 담배광고의 개수에 따라 달라지지만, 점주들은 광고물을 설치하는 대가로 담배회사로부터 20만~60만원가량의 광고비를 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담배를 팔아 남기는 이문은 적지만 담배 판매로 들어오는 매출액이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고, 담배를 사러 편의점에 들르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사실상 담배광고 축소로 이어질 금연대책 때문에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담배 소매점주들의 입장도 이유는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점포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담배광고 때문에 특히 청소년을 흡연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및 조사결과는 지속적으로 나왔다. 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대학생 1500명 중 담배광고나 판촉을 접하고 ‘흡연 호기심이 생겼다’고 답한 비율이 20%를 차지했고, ‘실제 담배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4.8%에 달했다. 서울만 보더라도 초·중·고교 반경 200m 이내 교육환경보호구역에 평균 7곳의 담배 소매점이 있고, 점포 1곳당 담배광고가 평균 22.3개에 달할 정도여서 청소년들이 담배광고에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구체적으로 편의점 담배광고가 얼마나 눈길을 끄는지를 연구한 결과를 보면 왜 유독 담배광고를 피하기 어려운지를 알 수 있다. 2018년 한국금연학회 학술대회에서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팀이 발표한 ‘아이트래킹을 활용한 편의점 담배광고의 시선 이동 연구’를 보면 계산대 옆 소형 입간판 형태의 담배 신제품 출시 광고는 조사 참여자 100%가 시선을 향할 정도였다. 이 연구는 중·고등학생을 조사 참여자로 선정해 시선이 향하는 곳을 파악할 수 있는 ‘아이트래킹’ 기기를 착용한 뒤 편의점 안에서 어느 지점에 눈길이 머무르는지를 분석했다. 조사시점 당시 새로 출시되거나 광고물의 크기·형태가 눈에 띄는 특정 상표의 담배 2종이 역시 조사 참여자 전원의 시선을 끌었고, 담배 진열장 역시 95%의 참여자가 시선을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에서도 담배·흡연 노출 심각 문제는 담배광고를 그냥 바라보기만 하고 돌아서서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유현재 교수가 조사 참여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면접에서 청소년들은 ‘담배 맛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누가 옆에서 하나 주면 피워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잠재적 흡연 시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유 교수는 “담배광고는 청소년들의 흡연 시도 및 시작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청소년들의 흡연 예방을 위해서는 편의점 담배광고 규제 및 진열 금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배광고가 흡연을 하지 않는 청소년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점포 외부노출만 규제할 것이 아니라 아예 광고 자체를 금지시키는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채택한 담배규제기본협약을 2005년 비준했지만 2018년 기준 협약 이행률은 66.7%에 그쳤다. 특히 담배광고·판촉·후원 활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협약 제13조의 이행비율은 0%로 조치가 전무했고, 담배 공급을 줄이기 위해 담배 판매자나 연초 경작 농가에 대체활동을 지원하는 대책 역시 이행률 0%를 기록했다. 오프라인만이 아니라 인터넷 등 온라인 공간에서도 담배와 흡연행위가 연령을 가리지 않고 노출되는 문제 역시 심각한 실정이다. 정부가 지난해 확인한 인터넷 사이트에서의 법령 위반사례 278건 중 법으로 금지된 인터넷 담배광고가 227건(81.7%)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인터넷을 통한 담배 판매도 31건(11.2%)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 주목도가 높은 드라마와 영화, 웹툰 콘텐츠 131개 작품 중 전체의 54.9%인 72개 작품에서 담배와 흡연 장면이 자주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영상의 경우 전체이용가 영상 537건(97.6%)에서 흡연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유럽에서는 유럽연합 회원국 가운데 마지막으로 거리 담배광고를 허용해 왔던 독일이 지난 9월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국도 각종 미디어를 통한 담배광고를 금지해온 점은 비슷하지만 사실상 담배광고가 거리에선 노출돼 왔기 때문에 예정된 대로 점포 외부 광고 노출을 실질적으로 막고 전자담배 기기를 활용한 대체 판촉행위까지 금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국립암센터 금연지원센터)은 “담배광고가 여러 채널에서 막혀 있다고는 해도 인터넷 등을 통해 신제품 출시 공고를 이용한 사실상의 홍보 통로는 열려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정부가 이 문제도 규제해야 사회 전체가 담배광고의 홍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시사 2판4판]가장 싫어하는 과자와 과일(2016. 07. 05 11:44)
- 2016. 07. 05 11:44 정치
- 청기와식당 종업원 우리 사장님이 가장 싫어하는 과자가 뭔지 알아? 친박 뭔데? 종업원 아직까지 그것도 모르고 있어? 비박 난 관심 없어! 친박 그게 뭔데? 나는 궁금해. 종업원 ‘저성 과자’라고, 그걸 가장 싫어해. 친박 정말? 종업원 그쪽 새무리 집에도 보면 ‘저성 과자’가 많아. 친박 아니야. 우리는 열심히 하고 있어. 비박 에이, 청기와식당에도 ‘저성 과자’가 많는데, 뭘. 이번에 공항 문제를 보니까, 분명히 저성과자야. 종업원 정말 이렇게 배신할 거야. 누구 때문에 이렇게 떵떵거리고 사는데…. 비박 이번에는 내가 문제를 하나 낼게. 청기와 사장님이 가장 싫어하는 과일이 뭔지 알아? 종업원 사과라고 말하려는 거지? 비박 알면 됐어!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6월 18일 성과연봉제가 저성과자 해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저성과자는 현 정부와 대통령’이라고 발언했다. 이후 저성과자라는 표현을 놓고 새누리당과 정의당 사이에 입씨름이 벌어졌다. 누가 저성과자인지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지 않을까.
- 시사 2판4판
- [언더그라운드. 넷]‘상자를 샀더니 과자는 덤’ 논란 아직도 계속되는 까닭(2014. 04. 01 11:19)
- 2014. 04. 01 11:19 사회
- “상자를 샀더니 과자는 덤.” 이른바 제과류의 과대포장 논란을 이 코너에서 다룬 것은 지난 2012년 5월이었다( 975호 언더그라운드.넷 코너 참조). 당시 기사를 쓰면서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에 문의하니 그렇지 않아도 과대포장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제품포장 관련 법령 제정이 추진된다고 했다. 법령은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됐다. 기자는 기사 말미에 “관련 법령이 제정되면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을까”라고 예측했다. 결과적으로 틀렸다. 과자 과대포장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누리꾼들로부터 과대포장 지적을 받은 오리온사의 신제품 ‘닥터유 다이제 토스트’ / 루리웹3월 중순, ‘3000원짜리 다이제 과자 클라스.jpg’라는 제목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오리온이 새로 출시한 ‘닥터유 다이제 토스트’란 제품엔 2개의 봉지가 들어 있는데, 다시 내용물 포장을 벗기고 쌓아봤더니 포장박스의 절반도 안 되는 4개의 과자가 들어 있더라는 사진 글이다. 오리온 측과 통화했다. “지난 1월 16일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시험성적서를 받았습니다. 17%의 포장비율로 통과한 제품입니다.” 관련 법령인 ‘제품의 포장재질ㆍ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제과제품은 포장공간 비율을 20% 이내에 맞춰야 하며, 포장횟수는 2회를 넘을 수 없다. 공기주입포장, 그러니까 질소충전의 경우 비율이 35%다. 다시 말해 박스과자는 80% 이상, 봉지과자는 65% 이상 내용물이 차 있어야 한다. 그런데 17%라니. 그러니까 저게 박스 안 내용물이 83% 차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말인가. 환경부를 통해 오리온 측이 낸 시험성적서를 입수했다. 17%라는 수치는 사실이었다. 단, 이 성적서에는 조건이 명기되어 있었다. ‘단위제품의 2차 포장 대비 1차 포장의 포장공간 비율에 한하여 유효함.’ 다시 말해, 포장재와 박스 사이의 공간비율만 따진 수치라는 것이다. 지난 2월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포트’는 유명 제과사의 제품 과대포장 실태를 짚었다. 이 단체의 최현숙 대표는 “환경부 고시 자체가 과대포장을 판단하는 기준이 내부포장과 겉포장 비율만 따지게 되어 있기 때문에 업체가 마음만 먹으면 장난칠 수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어떤 반응일까. “사실 내용물과 관련해 포장지에 상한선을 정하는 것은 강한 규제다.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안다. 상한선을 넘어가면 과태료를 물게 되어 있기 때문에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업계는 ‘과도한 규제’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의 해명이 궁금했다. “논란이 되는 게시 글을 봤는데, 이런 식으로 제품을 세워놓는 경우는 없잖아요. 내용물 자체가 파손될 수 있으니. 또 하나, 다이제 토스트를 담는 용기에 접히는 부분, 데스플레이스(death place)가 많다는 것도 고려하셨으면….” 글쎄. 납득되는 해명인지. 추가로 오리온 측은 “해당 제품 출시가 한 달밖에 안 되었기 때문에 아직 의견수렴 단계”라며 “만약 과대포장이라는 의견이 많다면 당연히 차후 제품 디자인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혀왔다.
- 언더그라운드. 넷
- [언더그라운드.넷]“상자를 샀더니 과자는 덤?”(2012. 05. 08 19:20)
- 2012. 05. 08 19:20 사회
- 이런 농담 들어보셨는지. “상자를 샀더니 과자가 딸려왔어요.”, “질소를 샀는데 과자를 덤으로 주네요.” 못 들어본 사람은 뭔 소리인가 싶을 것이다. 과자 과대포장 문제를 꼬집은 유머다. 4월말 모 유명 커뮤니티에는 과자 과대포장 문제에 대해 제품별로 순위를 매긴 게시물이 올라왔다. 그 과자들을 만든 업체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1위를 차지한 제품은 O사의 ‘쵸코홀릭 크런치’. 비닐포장을 까서 쵸코볼만 상자에 담으니 뚜껑에 다 담기더라는 것이다. 2위를 차지한 제품은 L사의 ‘오데뜨’. 눈금자까지 동원해서 재보니 상자 용적의 16.7%는 과자가, 나머지 83.3%는 공기로 채워져 있다는 지적. 3위를 차지한 상품은 H사의 ‘계란과자’. 게시물을 올린 이는 이렇게 꼬집었다. “친환경 계란으로 만들었다는 계란과자, 포장은 비친환경적이네요.” 과자 박스의 내용물 포장재를 벗겨봤더니 전체 상자의 80%가 빈공간이었다는 L사의 과자. 현재 이 과자는 생산되지 않고 있다. 총 10개의 ‘과대포장 과자’에는 O사, H사, L사 등 한국의 대표적 제과업체가 모두 망라되어 있었다. 각 회사에 연락해봤다. 먼저 비록 한 개이지만 ‘2위’를 차지하여 강한 임팩트를 남긴 L사. “지난해 1월 초에 단종되었고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계속되는 변. “우리 입장에서는 제품 보호를 위해서 어느 정도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래도 현재 다른 제품들은 포장재상 일부 공간을 줄여서 생산하고 있다.” 제일 적극적인 해명을 해온 곳은 H사다. 사진 속 ‘연양갱’은 이미 지난 3월부터 포장을 작게 줄여 유통하고 있다. ‘빅파이’나 ‘산도’는 정규 사이즈가 아니라 대형할인매장에서 요청한 기획상품이다. H사 관계자는 “사실 개별제품을 포장하고 있는 1차포장을 벗기고 재는 것은 조금 문제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제품 보호와 위생 차원에서도 필요한 부분인데, 그것을 벗기고 재니까 더 없어보인다는 것. 참고로 ‘아띠’나 ‘에이스 샌드’의 경우도 현재는 생산되지 않는 제품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마지막은 1위와 4위, 5위를 차지한 제품을 만든 O사 차례다. “당연히 그런 고객반응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전체 소비자 의견인지는 확인해봐야 한다.” 일부 블로거 의견이 전체 소비자 의견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는 반론이다. 뭔가 패기가 느껴진다. 다른 회사와 달리 단종된 제품도 없다. 이 관계자는 “제품별로 내용물을 최적화하는 것은 계속 연구하고 있고, 또 일상적인 조사를 통해 소비자의 의견청취는 충분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쨌든 과대포장 문제에 대해 환경부가 팔을 걷고 나섰다. 환경부령으로 ‘제품의 포장재질 포장방법에 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만들어 포장공간비율을 명시해놓았다는 것.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국 이준규 주무관은 “업체들은 제품 마케팅상이나 내용물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항변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도 과대포장에 대한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에 법적 기준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중 규칙이 제정되고 1년의 유예기간 후엔 실행된다고 하니, 내년 말 이후엔 “상자를 샀더니 과자가 덤”이라는 농담은 더이상 통하지 않을 듯싶다.
- 언더그라운드. 넷
- [캠페인]한과 천연원료로 만든 ‘안전한 과자’(2008. 10. 09)
- 2008. 10. 09 사회
- 식습관을 바꾸자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고소함과 달콤함 일품 경기 의정부의 한 한과공장 직원들이 선물용 한과를 포장하고 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크고 작은 식품 사고가 또 터졌다. 중국에서 발원한 멜라민 파동은 전 세계인을 유해식품의 피해자로 내몰고 있다. 중국발 식품 안전 사고는 어찌 보면 구조적인 문제다. 국내 수입 식품의 30%는 중국산이다. 더욱이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식품 첨가제 중 80%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철저한 식품 안전 장치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위해식품 사건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같은 위해식품 사고에 어린이들이 노출될 위험성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만두(불량만두 사건), 새우깡(생쥐 새우깡 사건), 분유(멜라민 파동) 등 최근에 사회적 충격을 준 위해식품의 사고는 거의 대부분 아동이 즐겨먹는 음식이다. 귀한 사람 접대하는 품위있는 음식 이런 상황에서 ‘안전한 과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 한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통 한과는 찹쌀을 천연 발효시켜 만드는 한국산 건강식품이다. 한과를 만드는 과정은 자식들을 위한 어머니의 정성이 아니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된 작업이다. 예컨대, 찹쌀을 삭혀서 치고 말리는 과정, 술과 콩물을 배합하는 과정, 말린 찹쌀을 기름에서 불어내는 과정 그리고 엿기름이나 떡으로 버무리는 과정 등을 거친다. 궁중음식의 대가인 한복려씨는 “한과만큼 긴 시간을 준비하여 정교하고 섬세하게 만드는 음식은 없다”고 말했다. 우리 조상의 무수한 노력과 지혜가 어우러져 있다는 얘기다. 그 과정 어디에도 중국에서 제조한 위해인공첨가물이 들어갈 공간과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만큼 식품 안정성이 높다. 한국 최초의 한과문화박물관 ‘한가원’을 건립하는 데 사재를 털어넣은 김규흔 한가원 관장은 “전통 한과의 뛰어난 맛을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좋은 원료가 중요하다”면서 “좋은 원료를 얻기 위해 국내산 곡물을 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통 한과는 수라상, 명절음식, 잔치음식 등 귀한 사람을 접대하거나 특별한 날에 먹는 품위 있는 음식으로 여겨져 왔다. 본래는 생과를 가공해 만든 과일의 대용품이라는 뜻에서, 그리고 과일 모형을 본떠 만들었다는 의미에서 ‘조과(造菓)’ 또는 ‘과즐’이라고도 했다. 한국 음식에서 쌀의 용도는 떡과 술 그리고 한과 등 수백 가지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 용도 중 한과로 사용하는 용도는 1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한과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짐작할 수 있다. 한과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그 종류가 다르다. 특히 화학 색소나 인공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참깨·녹차·인삼·송화가루 등 순수 천연원료로 만든다. 그 첨가물이나 만드는 방법에 따라 유밀과·정과·숙실·강정·다식·과편·유과·약과·연근정과·엿강정 등으로 갈리는데, 이를 통칭해 한과라고 부른다. 한복려씨는 한과의 맛을 한마디로 ‘고소함과 달콤함’이라고 표현했다. 씹으면서도 군침을 돌게 하는 향긋한 약과, 말갛게 비치면서 쫄깃한 게 씹히는 정과, 오색의 가루를 써서 꿀로 반죽하여 찍어낸 다시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한복려씨는 “한마디로 음식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고급스러운 품격과 은은한 멋을 자랑하는 한과는 한국의 역사와 전통이 만들어냈다. 정상회담 만찬 디저트로 호평받아 한과의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유사’의 ‘가락국기’에 수로왕묘의 제수에 ‘과(菓)’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는 본래 과일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과일이 없는 철에는 곡식가루로 과일 모양을 만들어 대용한 유래가 있다는 점에서 전통음식학회에서 이것을 과자의 시초로 보고 있다. 성호 이익 선생의 ‘성호사설’에 “조과를 제수용품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성견 선생의 ‘용제총화(傭齊叢話)’에는 유밀과는 새나 짐승 모양으로도 만든다고 한 것으로 미루어 과실 모양뿐 아니라 새나 짐승의 모양도 만들었던 것 같다. 한과는 농경 문화의 발전에 따른 곡물 산출의 증가에 따라 발전의 양상을 달리했다. 통일신라시대에는 차를 마시는 풍속이 상류층에 퍼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차에 곁들이는 과정류가 등장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시대의 대표적 과정류는 강정과 유밀과였다. 고려시대에 약과의 일종인 ‘유밀과’라는 표현이 기록으로 나타난다. 공교롭게도 ‘사치풍조를 억제하기 위해 유밀과의 사용 금지령을 내린다’는 내용이다. 이때가 1192(영종 22)년이다. 고려 중기 때 기호품으로 귀족층에 과자가 얼마나 유행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한과는 억불정책을 썼고 육식이 유행했던 조선시대는 특별한 음식으로 주로 사용됐다. 궁중의 연회 때 임금이 받는 어상(御床)을 비롯하여 민가에서는 혼례 및 제사 때 상차림에 대표적인 음식으로 등장했다. 근대에 들어와서도 한과는 명절이나 제사 때 상에 오르는 정도로만 인식되는 등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최근 들어 한과산업이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웰빙 바람에 힘입어 건강식품, 전통식품으로 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한때 한과가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전국 140여 개 업체가 2000억 원대의 시장을 형성했다. 최근 일련의 가공식품의 사건이 잇따르자 전통 한과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 한국 전통 음식 사이트가 5000개가 넘고 있다. 또 제과 제빵 카페가 1000여 개가 넘는데 특히 한과와 쌀제과 카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과가 특별한 날이나 선물용 음식이 아니라 일상식품으로 자리 잡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슬로푸드 운동을 펼치고 있는 김종덕 경남대 교수(심리사회학부)는 “어려서부터 나쁜 음식에 길들고 강한 맛에 이끌리다 보면 나중엔 바꿀 수 없다”면서 “한과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간식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한국보다 외국인에게 한과는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통 한과는 2000년 아셈 서울 회의 때 각국 정상 만찬 디저트로 제공돼 ‘곡물로 발효시킨 천상의 식품’이라는 찬사와 함께 “화려함과 달콤함의 명사인 와가시(일본 과자의 통칭)에 못지않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또 한국음식연구소가 최근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한과에 대한 연령별 선호도 조사에서 20~30대의 64.5%가, 10대의 17.4%가 ‘한과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래성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세계적 음식으로 대접받고 있는 일본의 화과자(和果子)를 넘어 고품질의 전통 브랜드로 발전시키고 웰빙 식품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한국 한과업계의 다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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