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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겸의 풍경](70) 경북 울릉도 현포-들판의 보랏빛 파도 ‘그림 같은 꽃밭’(2024. 07. 31 06:00)
- 2024. 07. 31 06:00 문화/과학
- 차를 몰아 경북 울릉도를 일주할 때였다. 바다를 끼고 달리다 산길로 올라 오르락내리락. 코너를 돌아서 나가던 중 눈이 휘둥그레졌다. 드넓은 들판에 보랏빛 파도가 일렁였다. 평평한 땅이 드문 울릉도에서 보기 힘든 규모의 꽃밭이었다. 귀한 풍경에 차를 멈추었다. 울릉도는 화산섬이다. 지형이 가파르고 평지가 드문 건 그래서다. 바위가 많고 척박하다. 야생화가 많고, 여름이면 나리꽃이 여기저기 만발하다. 이렇게 한 종류의 꽃을 무더기로 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심지어 보랏빛이라니. 한쪽에 누군가 꽃의 이름을 적어 두었다. 버들마편초. 본 이름은 숙근버베나라고 부르는 남미 원산의 식물이다. 사진을 찍고 관련 자료를 찾아봤다. 다른 버베나에 비해 이 종은 키가 크고 줄기가 꼿꼿해 비바람에도 쉬이 꺾이지 않는다고 했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바람 많은 울릉도에는 안성맞춤이다. 울릉어선안전국 현포중계소가 있던 자리라고 했다. 면적은 3967㎡(약 1200평). 울릉군은 2022년 텅 빈 이 땅에 버들마편초를 심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꽃으로 가득 채워졌다. 저쪽으로는 진청색 바다가 일렁이고, 육지의 이쪽은 자줏빛으로 물든 절경이라니. 울릉도여서 볼 수 있는, 섬이 주는 즐거움이 하나 더 늘었다.
- 정태겸의 풍경
- [특집| 기차여행]하늘 세 평 꽃밭 세 평 추억은 삼천 평(2013. 09. 17 16:10)
- 2013. 09. 17 16:10 문화/과학
- ㆍ추석연휴 백두대간협곡열차 타고 힐링 여행 떠나요 S-train, V-train, O-train…. 요즘 철도 여행이 힐링 여행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차로는가보기 힘든 추억 속의 시골 간이역, 고향의 느낌을 주는 한적한 시골마을 등을 둘러볼 수 있는 다양한 철도여행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의 저자이자 코레일 명예기자인 박준규씨가 인기를 끌고 있는 백두대간협곡열차 (V-train) 체험기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철도여행 상품을 소개한다. 박준규씨와 함께 철도 여행의 묘미가 무엇인지를 함께 느껴보아도 좋을 것이다. V-train에서 바라본 풍경 올해 4월 나오자마자 지금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자랑한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는 창밖으로 첩첩산중 물길을 따라 졸졸졸 노래하듯 산과 협곡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맑은 공기와 상쾌한 냄새, 시골 오지 간이역까지 오감만족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힐링(Healing)열차로 각광받고 있다. 지금부터 V-train으로 행복여행을 떠나보자. V-train은 분천역·철암역에서 탈 수 있으며, 여기까지 버스로 가려면 복잡하지만 중부내륙순환열차(O-train)를 이용하면 손쉽게 갈 수 있다. 서울역이나 청량리역에서 O-train을 이용하면 제천역에서 내려 다른 O-train으로 환승하면 되고, 수원역이나 천안역에서 O-train을 타면 분천역까지 한 번에 이동이 가능하다.(단, 수원/천안 O-train은 월·화요일은 운행하지 않음) 분천역까지 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을 읽으며 기차여행 정보를 얻고, 카페실에서 군것질을 하는 재미에 푹 빠지고, 좌석마다 콘센트가 설치되어 있어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도 마음껏 이용하다 보면 생각보다 심심하지는 않다. 분천역 탐구생활(11:51~14:00) 분천역은 단군 이래 엄청난 변화를 겪은 기차역이다. 예전에는 열차가 정차해도 타고내리는 사람을 손가락으로 셀 정도였지만, 지금은 V-train의 출발역이 되면서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요충지가 됐다. 여행 편의를 위해 마을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먹거리 장터, 특산품 판매소가 생기면서 떠났던 마을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여기에 휴식개념의 편안한 트레킹 코스가 개발됐다. 매년 5월에는 한국-스위스 수교 50주년 기념 자매결연으로 분천역 옆에 스위스 빙하특급의 출발역인 체르마트역이 설치된다. 한국과 스위스의 문화가 접목된 이색적인 포토존은 생기 넘치는 마을로 변신한 분천역의 오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V-train을 타기까지 먹거리 장터에서 산채비빔밥, 도토리묵, 파전, 동동주 등 간단한 식사를 하고, 체르마트역, 호랑이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면 2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V-train 분천역 출발(14:00) 오늘의 하이라이트, V-train으로 추억여행을 떠날 시간이다. 하얀색에 검은색 얼룩무늬 기관차와 진한 붉은색의 객차는 유럽에서나 보았던 고급열차를 연상시킨다. 열차를 타면 비둘기호에서 보았던 딱딱한 의자, 선풍기, 목탄난로가 반갑게 맞이한다. 어른들은 옛 완행열차의 추억을 떠올리고, 아이들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여기저기를 관찰하며 “아빠 이건 뭐야?” “왜 이렇게 생겼어?” “우리 어디까지 가는 거야?” 물어보기 바쁘다. ‘빵’ 하는 경쾌한 경적소리를 내며 분천역을 출발한다. 일반열차 같으면 휙 달릴 텐데 V-train은 시속 30㎞로 천천히 미끄러진다. KTX의 10 분의 1 속도다. 단언컨대 대한민국에서 가장 느린 열차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도시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두메산골 아름다운 경치를 조금이라도 더 여유롭게 즐기고 느낄 수 있도록 충분히 배려한 점이 눈에 띈다. V-train 즐기기① 분천(14:00)→비동임시승강장→양원(14:12) 분천역에서 시골풍경을 보여주는 것도 잠시, 곧바로 사람 하나 없는 산 사이로 지나간다. 열차가 긴 철교를 따라 꺾어질 때 아래를 내려다보면, 행여나 개천에 떨어질까 아찔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잠시 비동 임시승강장에 멈춘다. 여기에서 내리면 체르마트길이라 하여 비동~양원역간 2.2㎞ 트레킹을 할 수 있다. 철교를 건너 언덕을 넘고 냇가를 따라 양원역까지 1시간이면 충분하니, 조용히 자연과 친구가 되어 걷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안내판 및 나무에 예쁜 길 표시 리본이 있어 길을 잃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역사에 선 V-train. V-train이 비동역에서 출발하자마자 잠깐 터널을 통과하는데, 고개를 들면 천장에 설치된 야광스티커가 반짝반짝 빛나며 소우주가 펼쳐친다. 찰나의 시간까지 배려를 해준 센스가 돋보인다. 비동~양원구간은 3분여 짧은 운행시간이지만 앉아 있기보다는 오른쪽에 서서 경치를 바라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V-train 최고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한국 유일의 오픈형 객차, 다시 말해 창문을 열 수 있는 열차다. 창문을 열어 상쾌한 공기를 들이키며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양원역에 도착하기 전 철교를 건널 때 맨 뒤칸에서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면, 열차가 크게 휘어지며 냇가를 건너는 협곡열차의 아름다운 곡선미를 즐길 수 있다. V-train 즐기기② 시골간이역 양원역(14:12-22) 열차가 양원역에서 10분간 머무르니, 잠시 내려서 시골간이역의 정취를 느껴본다. 승강장 앞에 개집같이 생긴 조그마한 건물이 역이며, 흥미로운 사연이 전해 내려온다. 양원역은 봉화군 소천면 원곡마을에 위치하고 있는데, 강을 사이로 동쪽은 울진군, 서쪽은 봉화군이 서로 경계하고 있다. 울진 원곡과 봉화 원곡의 양쪽 ‘원곡’이라는 뜻으로 양원이라 이름이 붙여졌다. 마을 앞에 기차가 지나갔지만 열차가 서지 않아 마을 주민들은 기차를 타려면 승부역까지 5㎞를 넘게 걸어야 했다. 철도청에 양원에도 정차를 시켜달라고 꾸준히 민원을 냈다. 1988년 4월 마침내 기차가 정차를 하게 되자 주민들이 기쁜 마음으로 승강장과 안내판, 대합실, 역사까지 직접 만들었다. 그야말로 스토리가 있는 대한민국 최초의 민자역사라고 할 수 있다. 작지만 V-train 말고도 일반열차가 왕복 1회 정차하기에 원곡마을과 세상이 서로 통하는 소중한 기차역이다. 시간상 멀리 돌아다닐 수는 없지만 승강장, 벤치, 나무안내판, 철길, 간이화장실(실제 화장실이 아닌 포토존으로 이용함)을 배경으로 아니면, 친절한 승무원에게 “사진 좀 같이 찍으면 안될까요?”라고 용기 내어 말하면 포즈를 요구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V자를 그리며 인증샷을 찍는 즐거움이 있다. 역 옆에 마을사람들이 직접 준비한 막걸리와 파전으로 요기를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V-train 즐기기③ 양원(14:22)→승부(14:30) 양원역을 출발할 때에는 맨 뒤 전망칸을 이용해보자. 오른쪽으로 강을 따라 달리다가 철교를 건너면 강이 왼쪽에 위치하는 등 계속 풍경이 바뀌는데, 철길 역시 직선으로 때로는 곡선으로 형태가 바뀌지만 분명한 것은 끊임없이 이어져 있으니, 마치 인생의 굴곡을 경험하는 듯하다. 승부역 도착 직전 어둠 속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빛이 보일 때에는 삶의 어려움을 겪어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만들어낸 인간승리 정신이 문득 뇌리를 스친다. V-train 즐기기④ 첩첩산중 오지역 승부역(14:30-35) 승부역은 ‘하늘도 세 평이요 꽃밭도 세 평이니,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라는 기념석의 문구처럼 시골간이역이지만, 1955년 12월 31일 개통된 영암선(영주~철암 87㎞)의 중심역이기도 하다. 버스를 타려면 10㎞ 넘게 석포까지 이동해야 하기에 승부역도 양원역처럼 마을사람들에게 있어 소중한 보물이나 다름없다. 승부역에도 소소한 볼거리가 있는데, 승강장에 외로이 서 있는 나무는 오늘도 변함없이 승부역을 지키고 있다. 따가운 햇볕에 그늘을 제공하고, 가을에는 멋진 단풍나무로 변신하고, 겨울에는 멋진 눈꽃이 피는 자연 포토존으로 변신하는 카멜레온 같은 친구이다. 그 외에 인력, 궤도재료, 보선작업용 공구를 운반하기 위해 사용된 장비인 핸드카(Hand Car), 승부역 기념석, 연인이 함께 하는 사랑의 자물쇠, 소원을 말하면 들어준다는 용관바위를 조망할 수 있다. 그러나 평범한 것을 거부한다면, 기관차 앞에서 사진을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기백호 앞에서 인증샷을 촬영하면 잘 나오는 것은 물론, 얼마든지 재미있는 연출도 가능하다. V-train 즐기기⑤ 승부(14:35)→철암(15:01) 승부역을 출발하면 다시 경치를 감상하다가 석포역을 지나자마자 60㎞/h의 정상속도로 달린다. 색다른 이벤트도 진행된다. 이른바 ‘협곡열차 승무원과 함께 하는 기념사진 촬영하기’인데, 승무원 모자와 제복을 입고 V-train 이름, 사진, 오늘 날짜가 적힌 기념판을 들고 사진을 찍는 행사다. 마음에 드는 승무원하고 같이 하면 즐거움이 배가된다. 또한 조그마한 관광열차라고 우습게 말할 게 아니다. 입이 심심할 때 손이 가는 먹거리가 없으면 기차가 아니라는 말 그대로 미니매점도 마련되어 있으니, 군것질의 매력에 푹 빠지다보면 금방 철암역에 도착한다. 철암역 탐구생활(15:01-17:35)-삼방동 벽화마을, 구문소,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2시간이 넘게 남는데 그냥 대합실에 앉아있는 것보다 이왕 여행하는 거 남는 시간을 잘 활용하려면, 근대문화유산 탐방을 하거나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면 효율적이다. 근대문화유산 탐방은 주위를 천천히 걸어다니는데, 철암역 미술갤러리, 문화재청 근대문화유산 제21호로 지정된 역두선탄장, 삼방동 폐탄광촌 등을 볼 만하다. 석탄산업의 발전으로 1970~80년대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가 사람들이 떠나고 낙후되었던 암흑기, 그리고 V-train으로 새롭게 태어난 마을에서 탄광촌의 애환과 추억, 동심을 스토리텔링 벽화로 재현해 시대의 변화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카셰어링 서비스는 역 앞 광장에서 신청할 수 있다. 2시간에 1만2000원(유류비 별도)으로 렌터카와 달리 짧은 시간 단위로 이용할 수 있어 비용부담이 덜하다. 가까운 여행지로는 고생대에 석회암이 용해되어 생긴 높이 20~30m, 넓이 30m의 구문소(강물이 산을 뚫고 지나가는 기이한 형상 관찰지)와 38억년 전 지구가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선캄브리아,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나누어 사라지고 진화한 생물을 체계적으로 전시해 놓은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이 대표적이다. O-train 철암 17:35→청량리 21:45/서울 22:05 O-train 철암 17:11→천안 21:42/수원 22:14 열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휴식을 취하거나 까먹기 전에 V-train과의 추억을 수첩에 차근차근 메모하면 서울 도착은 금방이다. V-train은 그림 같은 경치, 친절한 승무원, 시골간이역 정차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어 한국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듯하다. 한 번쯤은 경험해봐야 할 대한민국 대표 기차여행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글·사진|박준규 pcfixman@hanmail.net
- 특집
- [길에서 만난 사람]꽃밭으로 변한 수도권 매립지 드림파크(2012. 06. 05 18:25)
- 2012. 06. 05 18:25 문화/과학
- 버려진 더미 위로 다시 꽃들이 피어나고, 꽃무지 사잇길로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웃음이 퍼져나가길 소망한다. 꿈의 공원은 스스로 치유되길 바라는 자연 스스로의 치유와 회복성을 기대하는 미래지향의 꿈이다. 수도권 매립지의 야생화 꽃밭에서 한 가족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수도권 매립지 동쪽 끝, 축구장 면적의 120배에 달하는 터가 커다란 꽃밭으로 변했다. 활짝 핀 봄꽃 66만 송이는 저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작약꽃이 만발하고, 마음까지도 노랗게 물들일 만큼 넓은 유채꽃밭에서는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들이 활짝 꽃처럼 미소 짓는다. 꽃밭 사잇길로 유모차를 앞세운 젊은 부모와 양산을 든 탐방객들이 풍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발길이 한층 한가하고 여유롭다. 지난 가을에는 멋진 억새들이 바람에 머릿결을 풀어헤치던 그 언덕에도 꽃들이 반짝인다. 세쌍둥이 아빠 이중효씨(인천 서구)가 그의 아내와 함께 나들이를 나왔다. “아내가 꽃구경을 가자고 해서 나왔습니다. 유모차 2대에 아이 셋을 태우고 다니니 여간 힘이 부치는 게 아닙니다. 땀이 나긴 하지만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나오니 행복하기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이곳을 ‘드림파크’라 부른다. 드림파크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로서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자연환경의 생태적 복원을 지향한다. 버려진 대지에 다시 피어나는 생명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겸 체험학습을 나온 심흥씨(인천 서구 당하동) 역시 1년에 한두 차례 열리는 공원이어서 일부러 짬을 내 가족과 함께 찾았다. “아들 재엽이랑 가끔 수도권 매립지에서 운영하는 부대시설인 체육공원에서 운동을 하곤 합니다. 비교적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여서 해마다 개방시기에 맞추어 찾아오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이미 익숙하게 이곳을 꿈의 공원, 드림파크라 부른다. 이미 이곳 생태공원에서 동식물들이 자라나고 있는 모습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의 터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동물과 숲을 이룬 나무들, 꽃들의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이곳이 고향입니다. 매립지가 들어서기 전후로 걱정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 역시 스스로 치유되는 자연성의 회복이 놀랍기만 합니다. 아이들은 예전에 이곳이 쓰레기가 쌓여 있던 곳이라고 믿지 않습니다. 쓰레기 매립지였던 곳에 나무와 꽃들이 자라고, 야생동물이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발밑에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고 상상하지 못합니다.” 드림파크의 꿈은 생태환경의 미래지향적 회복성을 지향하는 것이다. 매립지 자체의 활용성을 확대해 공공의 시민 여가 및 스포츠 등 문화 활용공간으로의 점진적인 변화를 예정하고 있다. 그러한 시도 중 하나가 바로 환경생태공원의 조성이다. 환경생태공원은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는 쓰레기 매립지를 생활 속의 일상적인 공간으로서 재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 의미에서 출발했다. ① 세쌍둥이 아빠 이중효씨(인천 서구)가 그의 아내와 함께 수도권 매립지 나들이를 나왔다.② 수도권 매립지에 생태체험을 나온 아이들.③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겸 체험학습을 나온 심흥씨(인천 서구 당하동)는 매립지 개방시기에 맞춰 이곳을 자주 찾는다. 쓰레기 매립지는 테마가 있는 장소로 변화하고 있다. 연탄재 야적장이었던 곳은 승마장, 수영장, 야생초 화원 등이 있는 ‘녹색바이오단지’로 탈바꿈 중이다. 대중골프장, 주민체육시설 등이 들어서는 체육공원은 제1매립장이었다. 수목원, 화훼원 등이 들어서 있는 환경이벤트 단지는 원래 제2매립장이었고, 바이오에너지타운과 폐자원에너지타운 등 환경에너지단지는 제3매립장이 탈바꿈한 곳이다. 제4매립장을 수변레저단지로 만들어 안암호와 자연관찰지역이 들어섰다. 수도권 매립지는 생명이 살아 숨쉬는 녹색의 땅으로 변화되면서 환경관광명소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매립지는 426만 그루의 나무가 있는 휴식처다. 소나무, 자작나무, 느티나무 등 교목 19만 그루가 이용객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고 있다. 산수유, 왕벚나무 등 묘목이 161만 그루 심어져 있고,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개나리·자산홍·해당화·눈향 등의 관목이 264만 그루나 자리잡고 있다. 악취로 진동했던 쓰레기 매립지는 환경 복원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환경생태공원이자, 주민이 언제나 찾고 이용할 수 있는 생활체육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고라니, 꿩, 뱀 등 야생동물에 주의하세요 몇 년 사이 생태공원에는 동식물 개체수가 늘어가고 있다. 몇 년 사이 생태공원에는 동식물 개체수가 늘어가고 있다. 인적이 뜸한 숲길에서는 고라니, 꿩, 뱀 등이 간혹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제 드림파크는 연중 봄(5월 말~6월 초)과 가을(10월 초) 시민에게 숲을 개방하고 있다. 개방된 곳은 공원을 중심으로 계절꽃이 무리를 이루어 활짝 피어 있고 또 호수 주변으로 수생식물원 등 테마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60만 송이의 봄꽃이 피어난 곳에 나들이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한참을 기다려 이곳을 찾아온 탐방객들은 꽃구경을 하거나, 생태를 유심히 관찰하며 휴식을 취한다. 조용한 가운데 여유롭게 꽃을 감상하는 모습이다. 드림파크 야생화단지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간 조성했다. 수도권 매립지는 2014년 전면 개방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는 6월 10일까지 개방된다. 도시락을 싸올 경우 꽃밭과 정원 등 어디든 자리를 잡고 앉아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야생초화원, 자연학습관찰지구, 습지관찰지구, 억새원, 자연생태연못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36개 테마에 약 300종의 식물 66만본이 심어져 있다. 10년 가까이 연탄재가 매립됐던 곳에 이제 향긋한 꽃내음이 가득하다. 꽃밭으로 변신한 매립지는 나들이 명소뿐만 아니라 환경교육장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과 함께라면 가벼운 걸음으로 나서도 좋을 듯하다. 글·사진|이강 leeghang@tistory.com
- 길에서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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