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262 건 검색)
- [서의동 칼럼]한·미 동맹 ‘중독’에서 벗어날 시기
- 2025. 03. 19 21:24오피니언
- ...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임 정부에서 불거진 이번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동맹 관계를 자원 낭비로 여기는 데다 한국에 대한 감정도 좋은 편이 아닌 트럼프가 ‘민감국가’ 지정을...
- 서의동 칼럼
- ‘보안 문제’만으로 동맹국을 민감국가에?…석연찮은 배경
- 2025. 03. 19 06:00정치
- .... 비확산 분야의 한 전문가는 “미국 내 연구자가 사고를 냈으면 개인과 기관을 처벌·제재하면 되지, 동맹국인 한국을 민감국가에 올리는 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며 “목록에 오른 다른 국가들을 보면...
- [단독] 한국 핵무장 불이익 ‘치명적’···“한·미 동맹 가치가 더 크다”
- 2025. 03. 18 06:00정치
- ... 직면할 우려도 제기된다”고 밝혔다. “핵무장·우산 함께 못해..주한미군 철수할 것” 한·미 동맹 훼손은 불가피하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미국 ‘핵우산’ 제공에 대한 불신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 야 “친위쿠데타 위해 동맹 버린 결과”…여 “탄핵 남발로 외교·교섭력 무력화”
- 2025. 03. 16 21:08정치
- ... 배신한 결과”라고 밝혔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미 동맹이 최초로 다운그레이드된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스포츠경향(총 67 건 검색)
- ‘The GeoVista’ 美 도널드 트럼프 당선, 한국에 미칠 영향?···김현욱 세종연구소장 “동맹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어”
- 2024. 11. 12 18:10 연예
- 아리랑TV 12일 오후 7시 아리랑TV ‘The GeoVista’는 김진아 한국외국어대학교 LD 학부 교수 진행으로 김현욱 세종연구소장을 초대해 미국에서 대통령 재임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의 정책이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 2024년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권력을 향한 강한 집념을 보여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부동산 사업가로서의 성공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으로 인지도를 높였고, 이후 정치 무대에 발을 들였다. 그의 정치 행보는 기존의 정치적 틀을 벗어난 파격적인 행보로 행동 하나하나가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The GeoVista’에서는 미국 47대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를 집중 분석 해 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싱크탱크의 수장인 세종연구소의 김현욱 소장을 초청해 트럼프 재선이 한반도에 가져올 변화와 한국에 미칠 영향을 심도 있게 분석한다. 또 한국의 외교적 선택과 대응 방안에 대한 통찰도 함께 나눠본다. 김현욱 세종연구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은 군사 분쟁을 원하지 않으며, 김 위원장의 도발을 진정시키고자 한다”며 “대화 가능성이 높고, 중요한 것은 대화를 통해 어떤 결과가 나올지이다”라고 전망했다. 아리랑TV 또 “북한은 심각한 경제 상황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의 연장선으로 우크라이나에 군인을 파견하고 있고, 120만명의 북한 군인 중 30%만이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라 군사적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라고 평가했다. 비핵화와 군비 통제에 대해 김현욱 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정상 회담 이후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며 “이러한 결정이 동맹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으며, 미국은 동맹국을 활용해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다른 분야보다 중국에 더 집중할 것이며, 한국이 더 큰 비용을 부담하기를 원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은 미국 전투함에 유지보수를 제공하며, 이는 인도 태평양 전략과 미국 동맹에 대한 중요한 기여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수, 수리, 정비 분야(MRO)는 한국이 미국에 기여할 수 있는 주요 분야이며, 한국은 중국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한미 동맹에 자유롭게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아리랑TV 자세한 내용은 11월 12일 오후 7시 ‘The GeoVista’ 6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The GeoVista’는 아리랑TV를 통해 매주 화요일 저녁 7시에 방송되며, 전문가와의 대담 콘텐츠는 아리랑TV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 전날인 월요일 오전에 미리 만나볼 수 있다.
- SKT, 글로벌 통신·기술 연합체 ‘TM 포럼’서 ‘AI 동맹’ 확장 나선다
- 2024. 06. 16 12:15 생활
- SKT는 18~20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글로벌 통신·기술 연합체 ‘TM포럼’에 참여해 인공지능(AI) 동맹 확장에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SKT 사옥. TM포럼은 전 세계 통신사, 빅테크 기업 등 800여 곳이 참여해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검증하고 사업 사례를 발굴하는 산업 협력체다. SK는 TM포럼 주관 행사인 ‘DTW24 이그나이트’에 유영상 대표와 정석근 글로벌·AI테크 사업부장 등 임원진이 참석할 예정이다. 정석근 부장은 19일 기조연설에서 ‘통신업의 혁신과 AI 비전’을 주제로 텔코LLM(통신사 특화 거대언어모델), AI 개인화 서비스 등 SKT의 AI 설루션 및 AI 비전을 소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SKT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 이어 두번째로 ‘글로벌 텔코 AI 라운드테이블’을 동시 개최할 예정이다. 정석근 부장은 “이번 TM포럼에서 통신사가 만들어가는 AI 비전을 제시하고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의 비전을 글로벌 무대에서 선보일 수 있게 돼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빅테크들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AI 생태계를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The Roundtable’ 역대급 미일 군사동맹 격상, 의도와 파장은?
- 2024. 04. 16 16:50 연예
- 아리랑TV 16일 오후 5시 글로벌채널 아리랑TV 시사 프로그램 ‘The Roundtable’ 28회는 미일 군사동맹의 의미를 조명한다. 봉영식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진행으로 이경석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최수진 경희대학교 미디어학과 정치 커뮤니케이션 교수가 역대급 미일 군사동맹 강화가 한반도에 미칠 파장은 무엇일지 설명한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고위당국자들은 미일 동맹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일본 총리의 국빈 대우 방미는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양국은 국방·안보 분야 중심으로 동맹 관계를 대폭 강화하기로 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격자형 안보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양국은 국방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대한 조치를 하고 있다. 이것은 동맹이 처음 구축된 이래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라고 밝혔다. 이경석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회담은 일본이 진정한 미국의 글로벌 파트너임을 보여주는 정상회담으로 국제무대에서 미일 협력을 확대하고, 미일 동맹을 제도화하는 회담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일본이 미사일 등 무기의 공동 개발·생산을 논의하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데 합의했다. 또 중국, 북한 등에 의한 역내 위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주일미군과 자위대의 상호 운용성을 향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정보와 감시, 정찰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기로 하는 한편, 제트 훈련기 공동 개발 및 공동 생산, 조종사 훈련 등을 위한 실무그룹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 교수는 “미일동맹 강화는 새로운 흐름은 아니며 미국은 더 이상 모든 글로벌 이슈를 혼자 감당할 수 없어 생산적인 파트너로 일본이 필요한 존재”라며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군사적 부상을 해결할 목표를 공유할 목적으로 안보 문제에 손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협의체) 국가들과 군사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미국-일본-영국 간 정례 군사훈련, 미-일-호주 미사일 방어 협력 등을 새롭게 추진하기로 발표한 것이다. 오커스 회원국 간 협력은 호주에 재래식 무기로 무장한 핵 추진 잠수함을 제공하는 ‘필러 1’과 인공지능(AI)과 양자 기술·자율무기 등 첨단 군사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필러 2’로 구성돼 있다. 일본은 필러 2에만 참여하고 필러 1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진 경희대학교 미디어학과 정치 커뮤니케이션 교수는 “오커스와 일본이 협력하려는 배경엔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영유권 주장에 있다”며 “이번 회담으로 일본이 군사 대국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과 같다”고 분석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을 성사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도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과 북한의 성과를 내는 관계 실현은 쌍방 이익에 합치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크게 기여한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일 정상회담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확인했다. 이 교수는 “기시다 총리가 일본 내 인기를 높이기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원하고 있다”며 “북한은 아직 일본이 제기한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북한과 일본과의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 안정환X박항서, 동맹 결렬(뭉쳐야 찬다 3)
- 2023. 10. 15 10:36 연예
- 뭉쳐야 찬다 3. JTBC 안정환 감독과 박항서 감독의 동맹이 깨진다. 오늘(15일) 방송될 JTBC ‘뭉쳐야 찬다 3’에서는 ‘어쩌다벤져스’ 2기 선수를 충원하는 1차 오디션에서 일심동체 합격 버튼 행보를 보였던 안정환 감독과 박항서 감독의 동맹이 깨진다. 한 참가자를 두고 두 감독의 평가가 처음으로 엇갈린다. 특히 박항서 감독은 참가자의 축구 테스트를 진지하게 바라본 후 포지션 적합도, 실력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를 내린다. 심사평으로 촌철살인을 날린 박항서 감독은 참가자가 퇴장하자마자 “저 친구가 날 얼마나 욕하겠냐”며 혹시 모를 악성 댓글을 걱정했다고 해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또한 안정환 감독의 흡족한 미소를 자아내는 참가자가 나타나 기대감을 상승시킨다. 러닝 점프 헤더까지 완벽하게 해내고 먼 거리까지 스로인이 가능한 참가자의 활약에 심사하던 안정환 감독은 필기하느라 손이 바빠진다고. 발탁 즉시 전술 하나가 생길 정도로 뛰어난 축구 실력을 자랑한 참가자는 누구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구 선수 박정민이 박항서 감독을 사로잡는다. 골키퍼에 최적화된 몸을 가지고 있어 골키퍼 인재로 눈여겨보는 것. 그러나 안정환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2명의 골키퍼만 필요하다고 말해왔던 만큼 박정민에게 어떤 평가를 내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 안정환 감독과 박항서 감독의 훈훈한 케미스트리도 계속된다. ‘예능 초보’ 박항서 감독은 ‘예능 고수’ 안정환 감독에게 순박한 질문을 던지기도 해 깨알 재미를 자아낼 예정이다. JTBC ‘뭉쳐야 찬다 3’는 오늘(15일) 저녁 7시 50분에 방송된다.
주간경향(총 29 건 검색)
- 동맹 흔들며 팽창하는 트럼프…한·미동맹은 괜찮나(2025. 02. 24 06:00)
- 2025. 02. 24 06:00 정치
- 경제적 개입과 군사적 관여 방향 적대세력서 동맹과 우방으로 옮겨져 한국, 동맹유지비 추가 지불하거나 ‘중국 견제’ 더 노골적 참여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9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이애미 비치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연구소 정상회담에서 연설하기 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AP=연합뉴스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좇는 ‘규칙기반 질서(rules-based order)’는 자유주의 국제질서라고 불린다. 미국은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규칙제정자(rule-maker) 역할을 하며 사회주의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군사적 ‘개입’과 경제적 ‘관여’는 미국이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확장하고 단극체제를 유지하는 수단이 됐다. ‘영토’가 아닌 ‘영역’을 확장하는 미국식 ‘팽창주의’는 19세기 제국주의와 차별화하며 도덕적 정당성도 얻었다. 이른바 ‘세계주의’라고 불리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이렇게 만들어졌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 반세기 동안 꾸준히 교체됐지만 대외정책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빌 클린턴(민주당)-조지 W. 부시(공화당)-버락 오바마(민주당)-도널드 트럼프 1기(공화당)-조 바이든(민주당)으로 이어진 미국 행정부는 표현과 정도가 달랐을 뿐, 미국식 ‘팽창주의’를 포기한 적이 없었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2003년 이라크 전쟁, 2009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11년 리비아 내전, 2001~202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시작과 종료 등은 미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영향력 유지 및 확대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됐다. 때로는 독자적으로, 때로는 유엔 또는 지역기구를 통한 다자주의적 개입과 관여로 수단만 달라졌다.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러한 미국 외교의 관성을 변화시킬 것처럼 보였다. 미국이 국제사회에 대한 개입과 관여를 줄이고 ‘고립주의’로 회귀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졌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났다. 국제사회가 직면한 것은 미국의 고립주의가 아닌 지난 반세기 동안 겪어 보지 못했던 강한 ‘개입과 관여’다. 기존 미국 대외정책에서 달라진 것은 한 가지밖에 없었다. 개입과 관여의 방향이 미국에 맞선 ‘적대세력’에서 ‘동맹과 우방국’으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경제적 관여가 시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미국과 국경을 맞댄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약간의 고통이 있을 수 있으나 국민은 이해할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지난 2월 3일 관세 시행을 하루 앞두고 한 달 유예가 결정됐지만, 국제사회가 충격을 받기에는 충분했다. 미국이 우방을 상대로 ‘희생’을 감수한 총력전을 펼친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정책 기조는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0일 모든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오는 3월 12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2월 13일에는 상호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2월 18일에는 “외국산 자동차는 관세율 25%, 반도체·의약품은 25%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4월 2일 국가별 상호관세 조치와 함께 자동차·반도체·의약품의 구체적 세율 발표가 예고됐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상호관세는 부가가치세, 디지털서비스세 등의 비관세 장벽, 환율, 보조금 등을 고려해서 결정할 수 있다. 개별국가가 미국이 원하는 것을 얼마나 내놓을 수 있느냐가 최종 관세도 결정할 것이란 의미다. 군사적 개입도 본격화했다. 지난 2월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데 합의했다. 곧바로 2월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미국의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참석한 고위급 회담이 열렸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가입한 유럽국가나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배제됐다. 회담 직후 미·러 정상은 각각 “매우 잘 진행됐다”, “높게 평가한다. 결과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은 전쟁 당사국 일방을 제외한 채 종전 협상의 물꼬를 텄다. 지난 2월 18일(현지시간)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왼쪽에서 두 번째)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논의했다./AP=연합뉴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시행된 경제적 관여, 군사적 개입은 미국이 동맹을 압박한다는 공통의 방향성을 갖는다. 실제로 고관세 정책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 대부분 국가는 미국과 무역이 활발한 우방국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을 제외하면 멕시코, 베트남, 아일랜드, 독일, 대만, 일본, 한국, 캐나다, 인도 순으로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모두 미국의 동맹 혹은 역대 미국 정부가 전략적 관계를 구축해온 국가다. 트럼프 행정부하에서는 이 순서대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반면 러시아, 이란, 북한 등 미국과 전통적으로 적대 관계였던 국가가 받을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해결 역시 미국은 우방국인 우크라이나와 군사동맹인 나토를 무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거 없이 집권 중인 독재자 젤렌스키가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국가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지난해 3월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치르지 못했다. 임기가 자동 연장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는 대표적인 국가가 러시아다. 나토의 동맹국인 미국이 나토와 대립하는 러시아와 의견이 일치했다. 전통적인 동맹 질서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다. 동맹은 무엇인가 국제정치에서 동맹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는 없다. 학자마다 조금씩 차별화된 해석을 내놓는데 이중 다수가 지지하는 정의만 있다. 좁은 의미의 동맹을 설명하는 대표적 이론은 글렌 스나이더(Glenn Snyder)의 ‘특정한 상황에서 회원국이 아닌 국가에 군사력을 사용할 것에 대한 회원국 간 합의’라는 것이다. 동맹이 공식적 합의로 성립한다고 보기 때문에 그 목적과 역할이 분명하다. 과거 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맞설 안보협의체로 출발한 나토나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전통적인 한·미동맹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냉전 해체 이후 좁은 의미의 동맹이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공식적 동맹이 아니지만 그 이상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 공동의 적이 사라진 나토는 해적 소탕에 나서는 중이다. 이로 인해 넓은 의미의 정의가 등장한다. 공식적·비공식적 협력을 모두 동맹의 틀 안에 넣고, 목적도 외부위협에 대한 군사력 사용에서 안보 문제 전반으로 확장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가치동맹’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정부가 성과로 강조한 “한·미동맹이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했다”는 주장 역시 넓은 의미의 동맹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런데 동맹의 목적, 특성이 광범위해지자 되레 특별함을 찾기가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즉 현대사회의 동맹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무력화하거나 와해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 한 달간 추진한 정책은 이러한 동맹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여주고 있는 행보를 스티븐 M. 월트 하버드대 교수가 제시한 동맹의 세 가지 쇠퇴 요인으로 분석해볼 수 있다. 우선, ‘위협인식의 변화’다. 러시아가 미국에도 위협이냐는 물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둘째로 ‘신뢰성 감소’다. 미국은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 동맹인 나토를 배제하고 러시아와 직접 협상에 나섰다. 셋째로 ‘국내 정치 요인’이다.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붓는 것이 미국 국내 정치에 도움이 되느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19일 SNS에 올린 글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겨냥해 “적당히 성공한 코미디언이 미국이 3500억달러를 쓰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상의 요건만 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가 특별하다기보다 나토와 우크라이나가 동맹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가깝다. 그 결과, 전쟁은 이들을 배제한 채 미국과 러시아의 협상만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제전략연구실장은 “미·러 사이 협상만으로 전쟁이 끝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이들 국가는 그럴 능력이 있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며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무기의 65% 이상이 미국이 지원한 것인데, 미국이 전쟁에서 빠지면 우크라이나는 나머지 35% 전력만으로 전쟁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영토를 뺏길 수 있다. 미국은 이러한 부분에서 우크라이나가 종전에 참여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익이 동맹에 우선하는 상황에서 예측되는 변화는 분명하다.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붕괴, 강대국 정치의 귀환이다. 이를 두고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두고 신제국주의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과거 제국주의 시절처럼 영향력 있는 몇몇 강대국끼리 모여 국제 문제를 협의하고 결정해 버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국제질서의 변화가 한·미동맹만 비껴갈 리는 없다. 한·미동맹은 어떻게 변하나 우크라이나와 한국은 다르다. 미국에 한국이 특별해서가 아니다. 러시아와 중국이 갖는 위상 차이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중국은 미국의 최대 위협이다. 대중국 견제 측면에서 한국은 단단한 린치핀(마차나 수레, 자동차의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축에 꽂는 핀. 외교가에선 공동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데 꼭 필요한 동반자 등을 의미)이 된다. 문제는 한·미동맹이 표면적으로 밝히고 있는 공동의 위협이 중국이 아닌 북한이라는 점이다. 지난 2월 8일 울산 태화강역 광장에서 세이브코리아 울산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연합뉴스 월트 교수가 밝힌 동맹의 세 가지 쇠퇴 요인에 한·미동맹도 넣어볼 수 있다. 첫째로 북한이 미국에도 위협이냐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언급한 사례가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한 경우보다 많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통제한다면 북한은 미국의 위협이 될 수 없다. 둘째로 ‘신뢰성 감소’다. 한·미동맹에 대한 한국의 믿음은 확고하다. 반면 미국의 속내는 알 수 없다. 마지막 ‘국내 정치 요인’이다. 주한미군 유지 및 전략 자산 전개에 필요한 비용이 트럼프 대통령이 감내할 수준이냐는 문제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16일 “만약 내가 지금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우리에게 연간 100억달러를 지불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미 양국이 타결한 방위비 분담금의 9배 수준이다. 이상의 요건을 종합하면 한·미동맹 강화의 필요조건이 나온다. 한국이 동맹 유지를 위한 비용을 추가 지불하거나 동맹이 공동의 위협으로 삼는 목표를 변경해야 한다. 더욱 노골적인 대중국 견제망 참여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이제 누가 미국의 동맹이냐가 아닌, 누가 미국의 이익에 도움을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해진 시대”라며 “트럼프가 김정은과 만나 우리가 원하지 않는 협상을 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사례가 주는 교훈은 이제 미국과의 관계는 거시적·추상적 가치보다 당장 이익과 손해를 따지는 미시적 가치가 중요해졌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위원은 “트럼프 행정부하의 한·미동맹이 한국의 안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려면 동맹에 명확한 위상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한·미동맹의 구조가 중국을 견제하는 용도로 변했는데 우리는 이를 수용만 할 뿐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지 고민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이 북한과 대중국 포위를 모두 담당하는 이중용도가 될 경우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받는 불이익을 미국에 보상받을 수 있게 동맹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특집
- 오픈AI·카카오 전격 ‘동맹’···“공동제품 개발”(2025. 02. 04 14:23)
- 2025. 02. 04 14:23 경제
- 정신아 카카오 대표(왼쪽)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2월 4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카카오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제휴를 선언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2월 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 서비스에 오픈AI 기술 적용과 공동 제품 개발 등을 포함한 전략적 제휴 방침을 밝혔다.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는 국내 기업 중 카카오가 처음이다. 정 대표는 “카카오는 최고 AI(인공지능) 기술을 확보하며 AI 시대에 상상할 수 있는 서비스 모두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최고의 파트너와 협력하고자 한다”며 “전략적 제휴를 기쁜 마음으로 공유한다”고 말했다. 이어 “챗GPT 기술들을 카나나 서비스(대화형 AI 서비스)를 포함해 다양한 프로젝트에 론칭하게 된다”며 “이번 파트너십이 최신 기술 활용을 넘어 카카오의 5000만 사용자를 위한 공동 제품을 개발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카나나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에 오픈AI의 최신 AI 기술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스페이스)를 활용할 방침이다. 또 ‘AI 네이티브 컴퍼니’(AI native company)로의 전환을 가속하고자 챗GPT 엔터프라이즈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그간 독자적인 초거대 언어모델을 개발하는 대신 이미 개발된 다양한 AI 모델을 필요에 맞게 선택해 구현하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 노선을 추구해 왔다. 카카오는 이번 협력을 통해 AI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트먼 CEO는 “한국의 AI 채택률은 놀라운 수준이고, 에너지·반도체 등에서 정말 강력한 AI 채택이 가능한 국가라고 본다”며 “우리에게도 좋은 시장이고, 파트너십을 맺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협업에 대해선 “AI 기술 개선의 속도는 정말 빠르고, 카카오와 모든 측면에서 협력할 수 있다”며 “앞으로 공동 제품을 많이 만들 수 있으면 좋겠고, 함께 과학적 발견도 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픈AI 한국 지사 설립에 대해선 “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발표될 것은 없지만 좋은 시장이라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오라클, 소프트뱅크와 합작사인 스타게이트에 한국 기업 참여와 관련해선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오늘 발표될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양사 공동 제품 개발과 관련해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고 다양한 서비스 라인업을 론칭할 예정이다. 공동 개발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카카오 서비스에서 사용자 니즈(요구)가 가장 맞는 접점으로 찾아가고 있다. 카카오가 오픈AI에 거꾸로 아이디어를 많이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 [주간 舌전]“한·미는 대등한 동맹국가…속국이 아니다”(2023. 04. 28 10:55)
- 2023. 04. 28 10:55 정치
- “대한민국과 미국은 대등한 동맹국가다. 속국이 아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한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월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한·미 정상회담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과 언행이 문제이기도 하지만, 거기에 더해서 미국 측도 많은 문제를 노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떤 동맹도 우리의 국익보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민생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며 “우리 경제의 생명인 반도체를 불공정한 차별로부터 지켜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국 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부족분을 메우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미국 측 요청이 있었다는 보도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방미 성과를 부각하며 적극 방어에 나섰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기간을 ‘공포의 한주’라고 비난하는 더불어민주당 행태는 매국 행위나 다름없다”며 “국가대표팀 월드컵 경기에서 ‘져라’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 대변인은 “(민주당) 전·현직 당대표들의 부패 스캔들을 덮어보고자 정상외교마저 정쟁화하는 얄팍한 꼼수에 속을 국민은 없다”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 대통령의 경제 성과에 이어 안보 성과 역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주간 舌전
- “한·미·일 동맹 추진, 무지가 빚어낸 역사인식”(2022. 07. 08 14:24)
- 2022. 07. 08 14:24 정치
- ㆍ 펴낸 송철원 현대사기록연구원 이사장 두껍다. 등산하는 느낌이다. 다 읽는데 꼬박 2주 걸렸다. 676쪽 분량이다. 그것도 ‘Ⅰ권’이다. 앞으로 나올 ‘Ⅱ권’도 비슷한 분량일까.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다. 7월 5일 저자 송철원 현대사기록연구원 이사장(81)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박정희와 일본 Ⅱ>는 현재 절반 정도 집필을 끝냈다. Ⅲ권까지 계획 중이라고 했다. 검토할 부분이 많아져 원래 Ⅱ권에 담으려 했던 ‘박정희가 어떻게 대한민국을 일본화하려 했는가’ 부분을 별도로 다룰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송철원 현대사기록연구원 이사장이 7월 5일 서울 종로구 교남동에 자리 잡은 연구원 사무실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박민규 선임기자 최근 그가 펴낸 새 책 <박정희와 일본 Ⅰ>은 이런 부제를 달고 있다. 무솔리니와 박정희 그리고 한일협정. “두 사람을 왜 결부시켰나 하면, 이 두 사람이 오늘날 부활하고 있어요. 이탈리아와 한국에서. 일부에선 ‘공칠과삼(功七過三)’이라고 공이 일곱이고, 과가 셋이면 잘한 것이니 하는데 정말 그러냐를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다음으로 두 사람이 살아온 길도 비슷해요.” 송 이사장의 정리에 따르면 두 사람은 ①사범대를 나와 ②군대에 갔다가 ③한때는 공산주의자였다가 전향했고 ④쿠데타를 일으켜 사람을 많이 죽인 데다가 ⑤여색을 좋아하며 죽을 때 여자와 같이 있었고 ⑥총을 맞아 죽은 것까지 비슷한 삶의 궤적을 보였다. 그렇긴 해도 박정희는 무솔리니처럼 사살된 뒤 거꾸로 매달려 시신이 전시되진 않았다. “그렇죠. 히틀러는 자신이 죽으면 그런 취급을 받을까 봐 자살했다고 합니다. 여하튼 이 두 사람의 삶이 비슷하니까 나는 무솔리니와 박정희의 삶을 멀리서 관조해보려 합니다. 그냥 평지에서 보면 평행선도 원근법에 따라 저 끝으로 가면 작게 만나는 것으로 보이게 되죠. 위에서 내려다보면 그냥 평행선이 그대로 보입니다. 박정희나 무솔리니가 좋다, 나쁘다기보다 두 사람의 삶을 그렇게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다음으로 박정희가 일본과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던 동기, 다시 말해 한일협정을 체결하지 않을 수 없었던 동기는 바로 미국입니다. 미국이 5·16쿠데타에서 박정희를 승인한 것 자체가 박정희가 필요하니까 승인한 겁니다. 장면 정권 아래에서는 자칫 잘못하면 민족주의 내지 진보세력이 득세해 통제 불능이 될 것 같으니까.” 당시 국제정세 아래에서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공산세력을 막을 ‘교두보’로 한국과 일본이 필요했고, 한국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하기 위해 쿠데타를 승인하는 한편, 한일회담을 성사시켜 이른바 청구권 자금으로 한국경제를 일으켜 소위 반공의 최전선으로 지킨다는 속셈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이겁니다. 공개된 CIA 문서에 따르면 소위 한일협정을 타결했는데 일본으로부터 6500만달러를 뒷돈으로 받았어요. 대충 환산해봐도 37조원이라는 엄청난 돈인데, 협상하는 대가로 그런 엄청난 도움을 받고 무슨 협상이 됩니까.” 60여년 전 한일협정을 비판하는 이유 책엔 당시 상황이 생생한 필치로 그려져 있다. 특히 주로 학생세력으로부터 터져나온 협상 반대 목소리를 담은 여러 성명서, 문건들과 함께. 송 이사장은 당시 ‘항쟁’에 앞장선 주역이었다. 최근 기자는 지인을 통해 당시 상황을 기록한 ‘난동데모’라는 정부 제작 공보영화를 입수해 봤다. 거기서 젊은 시절의 송 이사장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964년 5월 20일 열린 ‘민족적 민주주의 장례식’ 행사에서 “시체여! 너는 오래전에 이미 죽었다”로 시작하는 조사(弔辭)를 낭독하는 모습이다. 민족적 민주주의란 당시 박정희 정권이 지향하고 표방하던 이념이다. ‘장례식’은 박정희 정권이 내세웠던 구호의 허구성을 가장 날카롭게 폭로하는 퍼포먼스였다. 송 이사장이 술회하는 당시 일화. “그 뒤 수배로 도망 다닐 때 내가 신분을 감추고 가정교사로 들어가 있었거든. 그런데 나한테 배운 애들이 대한극장에 가서 그 영화를 봤는데 선생님 얼굴이 나온다는 거야. 이거야 그 얼굴이 그 큰 화면에 나오니 얼마나 커. 그래서 거기 못 있고, 또 다른 데로 옮기고 그런 적이 있어요.” / 도서출판 현기연 책에서 인용한 자료들은 당시 보도기사와 각종 회고록 등도 있지만 이제는 거의 구하기 힘든 당시 원자료들을 입체적으로 인용하고 있다. 성명서 원문이나 공판기록 등 당시 기록들은 아들이 수배된 뒤 관련 자료를 수집·스크랩한 선친(2010년 작고)의 노력 덕분이다. 일제강점기 세브란스 의전을 졸업한 선친은 서울 시내 여러 병원 원장을 맡았고, 아들이 학생운동에 연루됐을 때는 철도병원 원장이었다. “그러니까 이 양반이 무슨 야당 성향 정치색이 있던 분이 아니었어요. 그냥 평범한 고급 공무원 의사였는데 정권이 아들을 건드리니까 이제 화가 난 거예요. 그래서 정신이 바짝 들어가니 이게 뭔가 하고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기록을 남긴 겁니다.” 선친 송상근 선생이 남긴 스크랩북은 45권 6750쪽 분량이다. 1971년 선친이 미국에 이민하면서 자료를 넘겨받은 송 이사장은 군부정권에 자료를 빼앗길까봐 항아리에 넣어 땅속에 묻었다. 이 자료가 다시 햇빛을 본 것은 군사독재 시절이 끝나고 YS가 대통령이 된 이후였다. 송 위원장으로부터 야사에 가까운 무용담을 듣다 보니 시간이 훌쩍 흘러갔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의문. 최근사의 일, 예컨대 2015년 위안부 합의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는 한일 갈등의 뿌리가 결국 박정희 정권 당시 한일협정 때 돈을 받아온 명목이 뭐였냐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 아닐까. “그럼요. 2015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근혜씨가 한일협정이 뭔지, 위안부가 뭔지를 몰랐던 겁니다. 그리고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선언하려면 당사자들에게 물어야지 피해당사자한테 묻지도 않고 자기들끼리 불가역적이니 하며 합의하는 것이 어디 있습니까. 사실 한일협정이 애당초 잘못된 것이었어요. 애당초 1905년 을사늑약이 합법이었냐 불법이었냐 그걸 제대로 따지고 넘어가야 하는데 그냥 ‘이미 무효’라는 이상한 말로 넘어가 버렸기 때문에 저쪽은 왕이 도장을 찍었으니 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왕이 도장도 찍은 적이 없고 일부 찍은 것은 가짜로 해서 찍었고, 또 협박에 의한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해야 했는데….” 피해당사자 의사 묻지 않은 ‘최종해결’은 억지 의문은 전 정권의 동북아 외교정책이 친북·친중 편향이라고 비판하며 한·미·일의 공조를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 정책에까지 이어진다. 군사정보 공유로부터 시작해 한·미·일 동맹의 ‘실상’은 일본을 중심으로 동북아시아 질서를 재편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따라 한국이 미·일 동맹의 수직적 하위파트너로 전락할 위험이 있지 않을까. 벌써 60여년 전이지만 경험해본 선배로서 현 정부에 조언 내지는 경고할 것이 있지 않을까. “조언할 입장은 아니에요. 평소에 이런 생각을 해왔습니다. 나이가 70이 넘고부터는 후배들의 세상이니까 후배들이 하는 일에 간섭하지 말자는 거였어요. 그런데 어차피 나도 국민으로 살고 있으니깐 할 말은 해야지요. 한마디로 이 사람들은 역사에 무지하고 무식한 겁니다. 이게 뭐와 합쳐졌냐면 자기 이익의 보호, 또는 자기 주변 사람들, 자기 세력권이라고나 할까. 거기에 빠져 더 이상 타인의 고통이나 이런 것을 모르는 거죠. 내 나이가 올해 4월 3일로 만 80을 넘어선 마당에 좌고우면할 것 없이 여태껏 공부했던 것을 완결시키고 싶어요. 다만 이제 건강이 허락한다면 말이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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