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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24 건 검색)

눈썹 등 문신용 염료 21종 ‘중금속·유해물질’ 검출
눈썹 등 문신용 염료 21종 ‘중금속·유해물질’ 검출
2024. 11. 28 14:38경제
... 25㎎/㎏을 넘지 말아야 하는데 최대 295㎎/㎏이 검출됐다. 한국산 헤어라인 문신용 염료 ‘신뉴궁수’ 다크블랙브라운 제품에서는 니켈(60.2㎎/㎏)·납(5.9㎎/...
“문신은 죄가 없다…다만 ‘후회’를 지워줄 뿐”
문신은 죄가 없다…다만 ‘후회’를 지워줄 뿐”
2024. 11. 25 06:00인물
... 될 수 있겠단 생각을 했어요.” 곧바로 홍대 주변에 문신 제거 전문병원을 차렸다. 그 주변에 문신업자들이 많다는 풍문을 들었다. 정작 개업 후 병원은 파리만 날렸다. 6개월간 개점휴업 상태였다....
“편견을 당장 없앨 수는 없잖아요”···청소년들 문신을 지워주는 이유
“편견을 당장 없앨 수는 없잖아요”···청소년들 문신을 지워주는 이유
2024. 11. 24 14:41인물
... ‘가출팸’에서 만난 친구들의 권유나 강요로 또는 거리에서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즉흥적으로 문신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렇게 새긴 문신은 아이들이 학교나 사회로 돌아오려 할 때 발목을 잡곤...
가정 밖 청소년에 ‘문신 제거 시술’ 박재웅 원장 여가부 장관 표창
가정 밖 청소년에 ‘문신 제거 시술’ 박재웅 원장 여가부 장관 표창
2024. 11. 07 20:18인물
가정 밖 청소년 60명에게 문신 제거 시술을 지원한 박재웅 클린타투의원 원장(사진)이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여가부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8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2024년...
ㅇㅇ

스포츠경향(총 177 건 검색)

제시 일행=한인 갱단? 문신·제스처 등 의혹 증폭 (사건반장)
제시 일행=한인 갱단? 문신·제스처 등 의혹 증폭 (사건반장)
2024. 10. 15 13:19 연예
JTBC ‘사건 반장’. 가수 제시의 일행이 제시의 팬을 폭행한 사건에 관해 일행이던 프로듀서가 ‘한인 갱단’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3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는 해당 사건의 일행인 래퍼 겸 프로듀서 코알라가 ‘한인 갱단’일 수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코알라는 제시의 ‘어떤X’부터 ‘콜드블러드’, ‘눈누난나’ 등 앨범 제작에 다수 참여했다. 코알라의 오른팔에는 ‘K’가, 왼팔에는 ‘OS’가 크게 새겨져 있다. 제보자에 따르면 코알라는 LA 한인 갱단 중 하나인 ‘Korean Outlaws’의 구성원이고, 두 팔에 있는 문신 ‘KOS’는 Korean Outlaws의 약자라고. JTBC ‘사건 반장’. 폭행 피해자 역시 “사건 당시 코알라의 행동이 갱단 같았다”며 “마치 갱단의 제스처와 비슷했고, 주변에 있던 친구들이 폭행 당시 ‘갱’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시 소속사 측은 “코알라는 제시와 몇 번 음악 작업을 같이했다. 제시는 갱단과 연관이 없고 코알라가 갱단이라는 것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사건반장’은 한인 갱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코알라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제시의 폭행 관련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제시는 2013년 6월 이태원 클럽 여자 화장실에서의 재미교포 최 씨 집단 폭행 사건으로 입건됐다. 당시 피해자는 제시와 제시 친구 2명이 자신을 집단 폭행한 혐의로 고소했다.
야구 선수가 야구 장갑에 알레르기면 어떡하나··· 문제는 문신?
야구 선수가 야구 장갑에 알레르기면 어떡하나··· 문제는 문신?
2024. 08. 22 11:40 야구
뉴욕 양키스 알렉스 버두고. 게티이미지 누군가는 꽃가루에, 누군가는 고양이 털에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음식 알레르기는 워낙 다양해 열거하기도 어렵다. 조사에 따르면 선진국 국민 4~8%가 최소 1가지 이상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야구 선수가, 야구 장갑에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면 어떻게 될까.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외야수 버두고(28)는 최근 자신이 타격 장갑에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알았다. 버두고는 지역 매체 ‘뉴저지 어드밴스 미디어’에 이런 사실을 털어놨다. 버두고는 “손이 아팠다. 물집이 생기고, 딱지가 붙었다. 피부가 너무 건조해졌다. 2021년부터 계속 그랬다”고 했다. 양키스 의료팀은 그를 알레르기 전문의에게 보냈다. 그제서야 타격 장갑이 문제라는 걸 알았다. 타격 장갑에 들어가는 크로메이트와 코발트라는 2가지 화학물질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체질이라는 것이다. 버두고는 스포츠용품 브랜드 프랭클린사 장갑을 쓴다. 회사 야구 부문 수석 디렉터 존 발라스는 USA투데이에 “한 번도 나온 적 없는 문제다. 곧 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어떤 물질 때문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지 알아낸 건 그래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프랭클린사는 두 가지 화학물질 없이 장갑을 만드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크로메이트는 가죽 가공에, 코발트는 색을 입히는데 쓴다. 이제까지 없던 문제가 왜 유독 버두고에게 생긴 걸까. 오랜 양키스 팬이라는 알레르기 전문의 아서 루비츠 박사는 뉴저지 어드밴스 미디어에 “버두고의 문신이 문제일 것”이라고 했다. 문신 잉크의 금속 입자가 화학물질과 반응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이런 알레르기가 아주 드물지만은 않다고 했다. 조사에 따르면 인구의 2%가 코발트에, 6%가 크로메이트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고 한다. 양키스 최대 유망주인 외야수 제이슨 도밍게스도 버두고와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 그 역시 타격 장갑이 문제일 거라고 추측 중이다. 도밍게스는 나이키 용품을 쓴다. 올 시즌 양키스 이적 전까지 버두고는 LA다저스와 보스턴 두 팀에서 7시즌 통산 타율 0.281을 기록했다. 이적 첫해인 이번 시즌은 0.230에 그치고 있다. 알레르기 증세가 시작된 2021시즌 0.289, 그다음 해인 2022시즌 0.280과 비교해도 많이 부진하다. 버두고는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지금 상태로 타격을 했다. 전적으로 손 때문에 부진했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고통이 가볍지는 않다고 했다. 버두고는 알레르기 없는 새 장갑을 기대하고 있다. 그때까지는 주사 치료를 받을 생각이다.
한예슬, 아이라인 문신 제거→눈물이 그렁그렁 “고통 레벨 10”
한예슬, 아이라인 문신 제거→눈물이 그렁그렁 “고통 레벨 10”
2024. 07. 22 16:20 연예
한예슬 인스타그램 배우 한예슬이 아이라인 문신을 제거한 근황을 공개했다. 한예슬은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 오늘 아이라인 문신 지웠어요. 눈이 좀 더 청순해지겠죠?”라는 멘트와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아이라인 문신 제거술을 받은 한예슬의 눈이 담겨 있다. 그의 눈은 문신 제거로 인해 점막이 빨개진 모습이다. 한예슬은 “너무 아파서 엉엉 울었어요. 고통 레벨 10(Pain leverl 10)”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예슬은 10살 연하의 연극 배우 출신 류성재와 3년 열애 끝에 지난달 7일 혼인신고를 마쳤다.
박유천, 해바라기→큐피드 문신 한가득
박유천, 해바라기→큐피드 문신 한가득
2024. 04. 17 18:10 연예
박유천 SNS 캡처. 가수 박유천이 팔 문신을 공개했다. 박유천은 17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진과 “-happy +happy”라는 멘트를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서 박유천은 오른쪽 팔에 문신을 하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팔에는 해바라기, 큐피드 등이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문신 좀 그만했으면”, “뭘 하든 행복하면 됐다”, “오랜만에 사진 올려줬네” 등의 반응을 댓글로 남겼다. 한편, 박유천은 지난 2003년 동방신기로 데뷔했다. 이후 2009년 SM엔터테인먼트에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해 탈퇴, 다음 해부터 김재중, 김준수와 함께 그룹 JYJ로 활동했다. 박유천은 2019년 필로폰 투약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연예계 은퇴를 시사했지만, 번복 후 주로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16년 양도소득세 등 총 다섯 건의 세금 4억여 원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지난 12월 국세청이 공개한 고액 상습 체납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주간경향(총 9 건 검색)

[뽕의 계보](4) “제대로 팔아보자” 문신기술자서 텔레그램 판매 개척자로
[뽕의 계보](4) “제대로 팔아보자” 문신기술자서 텔레그램 판매 개척자로(2024. 04. 29 06:00)
2024. 04. 29 06:00 사회
문신 작업 ‘휠’ 꽂혀 뽕 빠져…‘로뽕이’ 브랜드로 판매 혁신 거액 벌어 호화생활하다 이젠 개털…“모든 게 일장춘몽” 회한 피해자 없는 범죄(Victimless crime). 마약이 대표적이다. 신고할 피해자가 없는 범죄 마약은 조용히 사회 곳곳에 퍼져갔다. 남녀노소·사농공상 가리지 않고 마약 투약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저연령화’가 두드러진다. 가장 보편적인 마약류가 메스암페타민, 즉 히로뽕이다. 온갖 종류의 마약이 우후죽순 퍼져나간 데는 히로뽕이 60여 년 전부터 한국 땅에 중독의 토양을 만들어 놓은 영향이 컸다. 히로뽕 유통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만연한 마약 유통의 문제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는 이유다. 주간경향에서 히로뽕의 역사와 현재 즉 대한민국 ‘뽕의 계보’를 5회에 걸쳐 되짚는다. 직업물 웹소설 및 실화 기획사 팩트스토리와 공동기획했다. <편집자 주> 일러스트 / 김상민기자 L은 히로뽕 업계의 혁신가였다. 그는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로뽕이’나 ‘Mr. 메스’ 같은 이름으로 불렸다. 히로뽕을 제대로 팔아보자며 그가 만든 브랜드다. 이제는 보편화한 텔레그램 마약 거래의 근원을 추적하다 보면 L, 즉 ‘로뽕이’를 만날 수밖에 없다. 그는 2018년 무렵 텔레그램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때 히로뽕 업계는 다시 한번 변하고 있었다. 익명성이 강화된 메신저 텔레그램이 보편화하고, 가상화폐와 인터넷 세계의 암시장으로 불리는 다크웹이 퍼져나갔다. L은 이 변화에 올라타 이름을 알렸다. 문신기술자가 만난 히로뽕 2023년 8월 L을 처음 만났다. 출소한 지 한 달쯤 지나 그런지 눈빛이 강렬했다. 키가 그리 크지 않지만 체격은 단단해 보였다. 1980년생이라고 소개했는데 동안이라 더 어려 보였다. L과 인터뷰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텔레그램 세계의 마약왕이라 불리는 그도 평범한 투약자 시절이 있었다. 교도소를 오가며 전통의 히로뽕 거물들과 안면을 쌓아가기 전이었다. 그의 원래 직업은 타투이스트였다. 과거 판결문에 적힌 L의 직업명은 문신업자, 문신기술자, 스킨아티스트 등이었다. L은 ‘문신’이 ‘타투’가 되는 것만큼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가 히로뽕의 세계에 처음 발 들인 건 고교 졸업반 시절이다. 지역의 농업고 원예과 학생이었던 그는 학업에 별 흥미가 없었다. 취업 준비를 할 때 길에서 우연히 접한 ‘문신 광고’ 전단이 삶의 행로를 바꿨다. 미군기지가 있는 경기도 송탄이나 동두천에서 활동하던 기술자가 L이 사는 지역에 가게를 열었다. 지울 수 없는 그림을 몸에 새기는 일에 그는 빠르게 매료됐다. 그때는 ‘문신장이’라 불렸다. 타투라는 용어는 생소했다. “그때 문신하러 오는 주 고객이 건달이나 화류계 여성들이었죠. 히로뽕도 그들에게서 접했고요.” L은 호기심에 접한 히로뽕에 빠르게 매료됐다. 각성제인 히로뽕은 투약자들의 표현대로 “휠(feel)”을 잡는 게 중요하다. 투약 후에 각성 상태가 되면 한 가지 일이나 감정, 느낌에 사로잡혀 말 그대로 ‘꽂혀’ 버리는데, 이때 어떤 방향으로 갈지 잡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히로뽕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투약하면 한 방향으로만 꽂혀 버린다고 해서 ‘방향 향(向)’ 자를 쓰는 것 아니겠냐고 말하는 이도 있다. L은 문신기술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문신하러 온 고객들을 통해 히로뽕을 배웠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 연합뉴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마약을 투약한 이들이 몽롱한 표정을 짓는 것으로 자주 묘사된다. 하지만 실제 히로뽕 투약자들은 오히려 정신이 매우 또렷하고 흥분된 각성 상태에 빠진다고 말한다. 잠도 자지 않고 먹지도 않고 ‘휠’이 꽂힌 일에만 집중한다. 보통 투약자들은 성적인 방향으로 ‘휠’을 잡는다. 하지만 L은 먼저 문신에 꽂혔다. 히로뽕을 투약하고 ‘휠’이 잡히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문신 작업을 했다. 그렇게 히로뽕에 점점 깊이 빠져들었다. 히로뽕 자체는 담배나 아편 같은 신체적 중독성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투약 후 쾌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대량 분비된다. 투약 횟수가 늘어날수록 내성이 생겨 투약 용량을 늘리지 않으면 이전과 같은 감각을 느낄 수 없다. 결국 정신적 의존 상태에 빠져 중독과 마찬가지의 상태가 된다. L은 타투 고객들에게 산 히로뽕을 친구들에게 전해주면서 자연스럽게 판매와 알선의 세계로 발을 들였다. 알선 등의 혐의로 몇 차례 징역을 살았고, 교도소에서 만난 히로뽕 인맥은 계속 넓어졌다. 그는 내심 억울했다. 자신이 판매업자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필요한 지인에게 히로뽕을 구해다 줬을 뿐이라는 것이다. 히로뽕을 판매하는 일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은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알선만 해도 판매업자나 마찬가지로 처벌받고 징역을 살았다. L은 이왕 넘은 선을 훌쩍 뛰어 더 넘어보기로 했다. “어차피 처벌받는 거, 제대로 판매해보자.” 망설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본격적으로 히로뽕 업계에 뛰어들기 전 L은 마지막 도전을 했다. 사회와 교도소를 오가는 히로뽕 비즈니스의 굴레를 벗어나 합법적으로 살아보려는 시도였다. 2017년 1월 출소한 후 거제 조선소로 향했다. 대형 시추선 건조 현장이었다. 24시간 동안 제대로 쉬지 않고 일하는 ‘4공수’짜리 일이 생기면 좋았다. L은 조근과 야근을 이어갔다. 한 달에 450만원을 벌어 나름 풍족하게 살았다. 그해 5월 조선소에서 대형 크레인이 붕괴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흡연실 옆에서 벌어진 사고였다. 사고 시간 전 그 역시 그곳에 있었고, 다른 현장에 투입되는 바람에 살아남았다. 이런 경험에도 그는 조선소를 떠나지 않았다. 합법적인 삶을 향한 몸부림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일이 끊겼다. 불황이 시작된 탓인지 선박 수주가 줄면서 조선소에 일거리가 사라졌다. 한 달 근무일이 3~4일에 그쳤다. 생활비도 구하지 못했다. ‘하늘의 계시인가?’ 그는 고민 끝에 히로뽕 판매를 하기로 했다. 텔레그램 접수하다 마약류를 지칭하는 은어로 찾아본 구글 검색 결과. 최상단 노출 결과부터 마약 거래를 유도하는 게시글이다. 실제 게시물이 삭제됐더라도 캐시 기능을 악용, 제목에 거래가 가능한 텔레그램 아이디를 노출하는 식으로 구글 검색이 이용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 L은 장사를 제대로 하기 위해 히로뽕도 끊었다. 히로뽕 투약자 중 단약에 성공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이라고 한다. 그 1명은 대부분 판매업자라는 게 이 업계의 통설이다. 판매 중에 붙잡혀 투약 사실이 나오면 변명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히로뽕보다 돈을 향한 갈망이 더 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가 히로뽕 비즈니스의 혁신가라고 불린 건 이 시기에 그가 시도한 방식 때문이다. 그는 당시 시작된 텔레그램을 통한 히로뽕 판매를 체계화한 인물이었다. L은 교도소 수감 중 인터넷을 통한 히로뽕 거래를 배웠다. 그러다 텔레그램의 존재를 알게 됐다. 텔레그램은 익명성이 보장된 메신저 프로그램이다. 텔레그램을 통해 히로뽕 구매 희망자와 대화하고, 비대면으로 돈과 물건을 주고받는다면 수사기관의 눈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지금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히로뽕 판매 방식인데 당시에는 막 시작된 신종 수법이었다. L은 히로뽕 세계의 거물들과도 잘 알고 지냈기에 저렴한 가격에 히로뽕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었다. 텔레그램을 통해 히로뽕을 판매하는 이중 상당수는 안정적인 공급선이 없어 돈만 받고 사라지는 사기꾼으로 전락하거나 판매기간이 짧았다. L에겐 그런 문제가 없었다. 수요는 걱정할 것 없었다. 2018년에만 한국에서 향정신성 의약품 투약자로 적발된 이가 5108명이었다. 검찰은 마약 사건의 드러나지 않은 암수 범죄 비율을 적발자의 29배, 약 15만 명으로 봤다. L이 보기에도 수요는 넘쳤다. 문제는 홍보였다. 텔레그램으로 마약을 판다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우선 자신이 히로뽕을 팔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부터 어렵다. L은 타투이스트로 일할 때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운영해 홍보하던 것을 떠올렸다. 그래서 여러 홈페이지에 히로뽕을 팔고 있다며 광고글을 써 올렸지만 제대로 노출되지 않았다. 검색 사이트에서는 몇 페이지나 넘어간 뒤에야 자신이 쓴 글이 발견됐다. 연구 끝에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각종 인기 키워드를 조합하고, 각종 조작 프로그램(매크로)으로 방문자를 유인했다. 구매자들이 히로뽕을 뜻하는 은어 ‘아이스’, ‘빙두’ 같은 단어를 구글 등 검색 사이트에 치면 첫 페이지 상단에 노출되게 하는 것이다. 또 사이트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히로뽕 소비자들이 어떤 검색어를 써서 자신의 사이트에 방문하는지 분석했다. 이렇게 사이트를 알린 뒤에는 단골을 만들어야 한다. 히로뽕 판매도 다른 장사처럼 신뢰가 중요하다. 텔레그램으로 히로뽕을 사는 것은, 불법적인 일을 하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대화 몇 번 만에 거액을 건네는 일이다. 히로뽕을 안전하게 손에 쥘 수 있다고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돈만 받고 히로뽕을 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할 곳도 없다. 그래서 L은 우선 첫 구매에 만족감을 주기로 했다. 구매 문의가 오면 빠르게 대응하고, 입금이 확인되면 재빨리 히로뽕을 찾을 위치를 알려주고, ‘정량·정가 판매’, ‘정오부터 오전 7시까지 정시 영업’ 등 나름의 장사 기준을 지키며 단골을 모았다. 단골은 물론 히로뽕을 구걸하는 악성 고객에게도 좋은 리뷰를 써달라 부탁한 뒤 서비스를 줬다. 입소문을 노렸다. 단골을 비대면 거래에 필수적인 ‘드롭퍼’로 고용하기도 했다. 히로뽕을 특정 장소에 숨겨두는 역할이다. 돈을 입금하면 이 장소를 나타내는 ‘좌표’를 고객에게 전달한다. 이른바 ‘던지기 수법’이다. 이런 드롭퍼 중 상당수는 20대 청년이었다. 그들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렴풋이 짐작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욕망으로 히로뽕 비즈니스에 뛰어든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은 큰돈은 벌지 못하고 부속품처럼 쓰이다 버려지는 게 일반적이다. L은 결제 방식도 고민했다. 차명 계좌를 통한 무통장 입금뿐 아니라 상품권 대리구매, 가상화폐 거래 등 다양한 방식을 연구했다. 밖으로 나가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뽑고 차명 계좌에 돈을 입금하는 것은 번거롭고 귀찮으면서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간단하게 하면 자연스럽게 단골이 늘어날 것이라고 계산했다. L도 과거의 인물이 됐다. 최근 히로뽕 판매업자들은 가상화폐 거래가 완전히 정착했다고 한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일장춘몽 쉽고 빠르고 안전한 거래에 만족한 히로뽕 투약자들은 L의 브랜드인 로뽕이를 계속 찾았다. 2018년 인터넷에서 히로뽕을 사기 위해 검색하면 늘 그의 브랜드인 ‘로뽕이’와 ‘Mr. 메스’가 나왔다. 그보다 전에 시작한 히로뽕 판매업자들도 있었지만, 그의 빠른 성장에 밀려 사라졌다. 그보다 전에 활동했던 ‘굿필777’이란 아이디를 썼던 판매업자는 L과 텔레그램 채팅창으로 욕설을 하며 다툰 일도 있다. 경쟁업자와의 기싸움이다. 시장을 빠르게 장악한 L은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수사기관을 피하려고 거처를 수시로 옮기고 여러 대의 차명 통신장비를 갖췄다. 히로뽕 판매는 단 한 번의 체포로 모든 걸 잃을 수 있다. 위험 관리가 히로뽕 판매업자들에겐 중요했다. L의 모습을 보고 많은 이들이 텔레그램으로 뛰어들었다. 히로뽕 거래는 이전까진 소수의 총판을 거쳐 도매업자와 소매업자에게 차례로 전달되는 형태였는데, 텔레그램이 히로뽕 거래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다수의 판매업자가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고객과 바로 만나는 ‘오픈 마켓’의 형태를 띠게 됐다. 절대로 잡히지 않을 것만 같았던 L은 약 1년 만에 검거됐다. 사소한 실수로 자신을 주시하던 수사기관에 위치가 노출됐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완벽하게 피한다고 생각했지만, 불가능한 일이었다. L의 텔레그램 거래는 일반 투약자를 상대로 한 소매거래였고, 비대면이라 거래 횟수가 많았다. 이런 내역이 압수된 휴대전화에 고스란히 남았다. L은 체포된 뒤 자신의 판매 기법을 밝히고 수사에 협조했다. 2019년 징역 5년에 벌금 2000만원, 추징 2억2262만원을 선고받았다. 선처받은 형량이었다. 과거의 혁신가였던 L이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 텔레그램을 통한 히로뽕 거래는 보편화했다. L은 뽕의 계보에서 독특한 인물이다. 히로뽕 유통업자들을 일본 시장을 상대로 제조·밀수한 1세대, 국내파 투약자로 한국 시장에 유통한 2세대, 텔레그램 비대면 거래에 나선 3세대로 나눌 수 있다. L은 2세대와 3세대 사이에 걸친 2.5세대인 셈이다. “요즘 애들은 또 달라요. 이제 무통장 입금은 거의 안 쓰고 가상화폐 거래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해요. 과거의 홍보 방식도 잘 안 쓰죠. 고객 응대하는 텔레그램 채널도 휘황찬란하게 꾸며놓고요. 투약자도 아니면서 돈 벌어보겠다고 뛰어든 애들도 있어요. 이전과는 전혀 달라요.” 텔레그램을 통해 탄생한 신흥 히로뽕 거물이었던 L. 매일 거액의 현금을 손에 쥐면서 짧지만 호화롭게 생활했다고 말했다. 언제 붙잡힐지 몰라 모두 써버리자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결국 철창신세를 지고 나와 이제는 다시 불법의 굴레를 벗어나 살기 위해 애쓰는 중이라고 했다. L은 ‘과거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고 했다. 히로뽕을 팔아 번 돈은 결국 하나도 남지 않고 사라져버렸다. 히로뽕이 쾌락과 돈을 쥐게 해줄 것이란 것은 환상 같은 것이었다. “이제는 개털이 됐어요. 일장춘몽이었죠.” L은 말했다. 인생과 직업은 스토리로 가득하다. 팩트스토리는 직업 소재 및 범죄스릴러 웹소설웹툰, 실화 논픽션 기획사입니다. 드라마 원작 논픽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원작사이며 웹소설과 논픽션 등 16개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뽕의 계보
[내 인생의 노래]비틀스의 -내 마음의 문신으로 남다
[내 인생의 노래]비틀스의 -내 마음의 문신으로 남다(2017. 11. 21 10:59)
2017. 11. 21 10:59 문화/과학
어릴 적 자주 가던 음반가게가 있었다.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가게 안 풍경이 어렴풋이 떠오를 정도로 이제는 멀리 떠나 온 음반가게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으로 대중음악계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때,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그 흐름을 오롯이 새기며 따라갔다. 용돈이 남아 여유가 생기면 난 바로 그 음반가게로 달려갔다. 당시엔 최신 곡들을 테이프에 따로 녹음해 놓은 믹스 테이프를 음반가게들에서 판매하던 시절이었다. 적어도 한 달에 두세 번은 그 믹스 테이프를 사러 음반가게를 찾았다. 그렇게 몇 년이 흘러 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를 하고 H.O.T와 핑클이 데뷔를 하며 또 하나의 새로운 흐름이 다가왔을 때, 나는 대중가요에 재미를 잃고 있었다.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했다. 음반가게에 가서 이리 저리 둘러보다가 문득 그 전에는 눈길도 안 주었던 팝 앨범 코너에 시선이 갔다. 초등학교를 막 졸업하려던 나는 영어로만 가득한 이 테이프들 사이에서 새로운 것을 찾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정보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유명한 외국 뮤지션의 이름을 떠올려봤다. The Beatles. 그렇다. 그 나이에도 이름을 기억할 만큼 그들은 정말 유명했었다. 팝 앨범 코너에서 비틀스를 찾았지만, 앨범이 너무 많았다. 다시 난관이다. 어떤 앨범을 사야 할까. 당시로서 나는 앨범 단위로 음악을 듣는다는 개념을 잘 모를 나이였다. 내가 기억하는 비틀스의 노래, (Yesterday). 이 잡듯 오로지 예스터데이라는 단어만 찾은 지 10분쯤 되었을까. 네 사람이 하얀 배경에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있는 커버가 있는 비틀스의 5번째 정규 앨범, (Help!). 부푼 마음을 진정하고 워크맨에 테이프를 꽂아 넣고 이어폰을 끼었다.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이었다. 아니, 새로운 우주와의 만남이었다. 는 트랙 리스트에서 꽤 아래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서 첫 곡부터 들어보기로 한다. 재생 버튼을 누르고, 불현듯 외치는 소리 헬프에 나의 우주가 멈췄다. 2분10여초밖에 안 되는 노래였지만, 노래를 듣던 2분은 순간이었다. 한국의 대중가요에서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멜로디, 단순하지만 꽉 찬 사운드와 코러스, 그리고 낯선 영어 발음이었다. 그게 너무 좋았다. 그 익숙하지 않은 멜로디가 너무나 아름다웠고, 단순해도 충분히 신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낯선 영어 발음이 뭔가를 상상하게 했다. 그렇게 나는 앉은 자리에서 이 앨범을 끝까지 들었다. 사실 그 당시에는 비틀스가 그렇게 유명한 밴드인지 몰랐다. 중학생이 되고, 학교에는 미국에서 1년을 지내고 온 한 살 많은 동급생이 있었다.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의 열성팬이었던 그는 음악 마니아였다. 앨범을 통해 팝음악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던 나는 이 친구를 통해서 90년대 영국과 미국의 수많은 밴드들의 음악을 접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차츰 저렇게 나도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영국의 밴드들이 나에게는 롤 모델이 되어갔다. 나에게는 그들이 영웅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뿌리, 현대 대중음악의 기준이 되는 밴드가 비틀스, 그들이라는 걸 알게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60년대 활동한 그들의 음악은 지금 들어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음악작업을 하다 막히면 언제나 다시 찾아 듣는다. 가끔은 이들의 음악에 모든 답이 숨어 있다 싶을 때도 있다. 아직까지도 나의 마음속에서 가장 아름답고 아련하게 남아있는 곡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도, 도 아니다. 언제나 다. Help I need somebody Help not just anybody Help you know I need someone help When I was younger so much younger than today I never needed I never needed anybody’s help in any way Now But now these days are gone I’m not so self assured I know I’ve found Now I find I’ve changed my mind and opened up the doors
내 인생의 노래
[신간]무신과 문신外
[신간]무신과 문신(2014. 11. 24 15:32)
2014. 11. 24 15:32 문화/과학
무신과 문신 에드워드 슐츠 지음·김범 옮김·글항아리·1만8000원 고려 중기 무신정권을 연구한 책이다. 1170년부터 한 세기에 걸친 무신정권의 수립과정에 대한 해석이다. 고려왕조의 관습과 제도는 문신이 통치하며 왕권이 강화되고 유교 규범이 지배한 조선과 어떻게 달랐는지를 보여준다. 박물관의 탄생 도미니크 풀로 지음·김한결 옮김·1만5000원·돌베개 지은이는 박물관과 문화유산 관련 연구자다. 박물관이 어디에서 출발하여 지금 어디에 와 있고 그 변화를 이끄는 힘은 무엇으로 시작되었는지, 나아가 오늘날 박물관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우리가 집을 짓는 10가지 이유 로완 무어 지음·이재영 옮김·계단·2만원 욕망과 감정은 집을 짓게 만들고 집은 반대로 그런 감정을 경험하게 한다. 이 책은 섹스와 돈, 희망과 권력, 진실과 상징, 가정과 생활이라는 사람들의 감정과 욕망이 집을 비롯한 건축물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반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들은 왜 일본군 ‘위안부’를 공격하는가 전쟁과 여성대상 폭력에 반대하는 연구행동센터 엮음·김경원 외 옮김·휴머니스트·2만원 고노담화를 비롯해 강제연행, 국민기금 등 23년간 국제사회의 화두가 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본질적인 논쟁의 핵심을 다룬 책이다.
신간
[정윤수의 도시 이미지 읽기]조폭 문신이 떠오르는 ‘바르게 살자’(2013. 07. 29 17:11)
2013. 07. 29 17:11 문화/과학
전국의 거리를 뒤덮을 기세로 세워지고 있는 저 거대한 표지석들, 우리 사회의 퇴행성에 전율을 느낀다. ‘정윤수의 도시 이미지 읽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문화평론가 정윤수씨가 맡는 현대 도시의 이미지 읽기는 여행 중 눈에 들어오는 강한 이미지를 채집하고 독해해서 도시와 문화, 일상, 삶의 단면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전해드릴 것입니다. 자유로로 진입하는 장항IC 길목에 서 있는 ‘바르게 살자’ 그것은 관악산 입구에도 있고, 수락산 입구에도 있다. 저 남쪽 바다 서귀포 쇠소깍해변 소공원에도 있고, 북쪽의 고성군 송지호 철새관망타워 대로변에도 있다. 없는 곳이 없다. 산자수명하여 사람들 많이 모이는 곳이면 어김없이 서 있고, 교통의 중심이라 차륜들이 쉴 새 없이 오가는 길목마다 기립해 있다. 낙향처사의 안빈낙도가 기품 있게 펼쳐져 있다는 담양군 제월리의 그 유명한 면앙정 앞에도 있고, 산세 그윽하여 선풍이 드높다는 해남군 두륜산 입구에도 있으며, 콩밭 매는 아낙네가 고개 한 번 돌리면 볼 수 있는 청양군 칠갑산의 휴게소 꼭대기에도 있다. 도심은 말할 것도 없다. 서대문구 신촌로터리에도 있고, 종로구 종로타워 앞에도 있고, 부산역 지하철 10번 출구에도 있고, 부산진역 앞에도 있다. 저 경북 울릉군의 도동리·서면·북면마다 서 있고, 반대편 전남 신안군으로 넘어가서 도초도·자은도·신의도·임자도·안좌도에도 하나씩 기립하고 있으니 이러한 기호지세라면 장차 통일이 되어 개성 너머 평양이요, 금강산 너머 원산 지나 그 멀고먼 함경북도 산골마을 삼수 갑산까지 이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온 산하를 뒤덮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름 아닌, ‘바르게 살자’. 울릉·제주도까지… 전국 600개 넘어 인터넷 사진 전문 사이트 ‘레이소다’가 있다. 거기서 활동하는 사람 중에 아이디 ‘DLKN’을 쓰는 분이 있는데, 이 분이 직접 확인하여 지난 7월 25일자로 게시한 바에 따르면 이 ‘바르게 살자’ 조형물은 전국적으로 605개 정도 있다고 한다. 내가 사는 일산에서 자유로로 나가는 길목 한복판에도 그것은 서 있다. 나는 아침 저녁으로 그것을 본다. 시대착오적인 조형물이지만 사회의 퇴행현상이 뚜렷해질수록 그 조형물의 당대성에 전율을 느낀다. ‘바르게 살자’는 조형물은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가 세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관할 지자체로부터 도로점용 허가를 얻어야 한다. 이 단체가 구청이나 읍·면·동보다는 훨씬 상급기관인 안전행정부의 협의기관인 데다가 회원들 대부분이 지역 여론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관계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초 지자체는 점용 허가를 내준다. 물론 명분이 없지는 않다. 그 조형물이 ‘공공성’과 ‘계도성’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공공성과 계도성이란 무엇인가. 거리는 공유물이며 공공재다. 특정 기관이나 단체나 기업이나 개인에 앞세우는 이미지나 메시지가 압도하는 것은 공공성이 아니다. 지난 7월 10일, 아마도 가장 최근에 세워진 조형물인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의 ‘바르게 살자’는 높이 2.4m, 가로 2.2m, 세로 68cm 크기다. 우람하고 장대하고 튼튼한, 묵시록적인 자연 재앙이 아니고서는 무너지거나 부서지지 않는 화강암이다. 전국 대부분의 조형물이 이런 규모다. 서기 3000년쯤에도 끄떡없을지 모른다. 그때가 되면 문화유산이라도 될까. 하지만 지금은 공공재인 거리와 공원을 압도하는 위압적인 조형물이요, 그 형상 자체가 조잡하기 이를 데 없는 돌덩어리다. 이런 것을 공공성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공공성은 상대적인 개념이며 그것은 일시적으로 한 시대를 살게 된 사람들끼리 쟁론하고 토론하면서 형성해가는 유동적인 개념이다. 계도성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발달한 현대 시민사회에서 누가 누구를 계도하는가. 국가가? 지자체가? 특정 단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도시 공간에 대해 주목할 만한 글을 써온 상지대 홍성태 교수는 이미 수 년 전에 “경관을 망치는 흉물이며 시민을 계도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유치하고 시대착오적인 조형물”이라고 말했다. 흡사 ‘차카게 살자’라고 새긴 조폭의 문신 같다. 설악산 일대의 풍경을 가로막고 있는 속초시 영랑호의 ‘바르게 살자’ 소시민들 위압하는 시대착오적 조형물 예리한 시선으로 우리 삶의 불안한 이면을 파헤쳐온 소설가 천운영의 단편 중에 ‘입김’이 있다. 소설에는 한 사내가 나온다. 성실하게 살았다. 그 조형물이 지시한 것처럼 바르게 살았다. 별명이 ‘바른생활맨’이라나. 그러나 세상은 바르게 사는 사람을 짓눌러버린다. 세상의 모든 허위의 약속어음을 믿었다가 인생 전체를 부도 맞은 이 사내는 낫을 들고 문제의 조형물을 깨부수려고 한다. 그게 될 일인가? 세상은 만만치 않고, 더욱이 그런 걸 세운 사람들이 건재하는 세상에서 낫 하나로 어떻게 해볼 수는 없다. 그리하여 파국으로 몰려간다. 소설의 한 대목을 보자. “근데 거기다 왜 그런 걸 세워놨는지 모르겠어요. 다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인데. 그렇게 위압적으로 세워놓지 않아도, 바르게 살고 있잖아요. 하긴 바르게 살아봤자, 손해보는 세상인데, 손해보고 살자, 뭐 이런 뜻일까요?”(천운영, ‘입깁’에서) 이를테면 이런 뉴스 말이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여미숙)는 자신을 머슴처럼 부리는 상관의 횡포에 못견뎌 군복무 중 목숨을 끊은 이아무개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는 7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001년 입대한 이씨는 부대 참모장의 운전병으로 배치됐는데 이 참모장은 일과 외 시간에도 운전을 시키고 관사 청소, 빨래, 애견 돌보기, 잔심부름 등을 시켰다. 결국 운전병은 자살했다. 문제는 헌병대의 수사다. 헌병대는 “인터넷 게임을 하다 게임 아이템을 훔쳤고 이 때문에 처벌받을까 우려해 자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대원과 지인들의 진술이 모두 조작된 수사였다. 이런 판국에 산하 도처에 ‘바르게 살자’는 표지석은 1000개를 목표로 착착 세워지고 있는 중이다. 이성과 감각의 시계는 자연의 흐름마저 거슬러 20세기 중엽으로 거꾸로 돈다. 21세기 중엽을 살아가야 할 어린 학생들이 20세기 중엽의 군사훈련의 잔재에 휩쓸려 제 꿈의 한 자락도 만져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갔다. 무엇이 문제인가? 누군가는 안전시설이 부족했다고 한다. 그 점, 중요하다. 그러나 안전시설만 있으면 20세기 중엽의 군사 집체교육 같은 것을 열대여섯 살 아이들에게 시켜도 좋은가? 사고가 난 충남 태안군 안면도 일대에도 ‘바르게 살자’는 조형물이 네 군데나 기립해 있다. 우리는 아직 근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윤수
정윤수의 도시 이미지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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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뉴스] 내 눈썹 문신, 이제 집에서 내 맘대로?
[퇴근뉴스] 내 눈썹 문신, 이제 집에서 내 맘대로?
2023. 01. 04 17:48 화제
이제 매일 아침 눈썹을 새로 그리느라 씨름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로레알그룹 제공 ■ 메이크업 곰손들에게 희망을 365일 중 내 맘에 쏙 드는 눈썹을 그리는 날이 며칠이던가. 집에서 눈썹문신을 할 수 있는 기기가 탄생했다. 로레알그룹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가정용 눈썹문신 디바이스 ‘로레알 브로우 매직’를 공개했다. 전문가 수준으로 눈썹 문신이 가능하다고 소개한 이 기기는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가장 알맞은 눈썹 모양을 추천하고 단 몇 초 만에 자연스러운 문신을 완성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로레알그룹은 휴대용 로봇 메이크업 애플리케이터 ‘합타’(HAPTA)를 공개했다. 손과 팔의 움직임이 제한된 사람들도 안정적으로 화장할 수 있도록 한 기기다. 혼자가 아닌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을 소개하는 비짓제주의 혼저옵서개 ■ 반려견과 제주 가신다고요? 반려견과 함께 제주여행을 앞둔 여행객이라면 미리 살펴볼 만한 사이트가 열렸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반려동물과 함께 출입할 수 있는 제주도 관광지와 시설 200곳의 정보를 공개했다. 이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 ‘혼저옵서개’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해 9∼12월 도내 반려동물 동반 가능 시설을 조사한 결과다. 제주도 공식 관광정보 포털인 비짓제주 홈페이지의 ‘혼저옵서개’ 페이지에는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200곳(관광지 33, 식당·카페 99, 숙박 13, 동물전용 26, 오름·자연경관 29)의 영업시간·위치·연락처, 대·중·소형견 출입 여부, 시설 내 반려동물 출입 제한 정보, 구비시설, 반려동물 동반 시 펫티켓 제공 등 다양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반려동물동반_식당카페, #반려동물동반_숙소 및 지역별 태그를 통해 검색 가능하며 PDF로도 다운받을 수 있어 여행지에서 활용하기 좋다. 비욘드클로젯이 더현대 서울 지하 2층 아이코닉존에서 팝업스토어를 연다. ■ 최대 90% 할인, 득템 기회 디자이너 고태용의 ‘비욘드클로젯(Beyond Closet)’ 팬이라면 반가운 소식. 비욘드 클로젯이 오는 8일과 9일 양일간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연다. 비욘드클로젯 2021, 2022 시즌 컬렉션 쇼에 올랐던 의상을 최대 90% 할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샘플 세일 외에 3·5·7·10만원 균일가 판매도 실시한다. 스웨트셔츠부터 가디건까지 아이템도 다양하다. 팝업스토어 구매 고객에게는 비욘드클로젯 2023 아트워크 달력도 증정한다. 팝업스토어 현장 방문 SNS 인증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과 비욘드클로젯 의류 또는 액세서리를 착용한 고객에게는 10% 현장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퇴근뉴스
문신을 예술로 끌어올린 국내최고 타투이스트 김건원의 항변
2003. 10. 01 화제
“신은경씨 용 문신보고 예쁘다는 아줌마 때문에 너무 행복했죠”. ‘조폭마누라’의 신은경 등에 새겨있는 ‘용 문신’은 문신에 대한 선입견을 확실하게 깨준 작품이었다. 장장 40여 시간의 작업을 통해 태어난 용 문신을  그렸던 타투이스트 김건원. 그 후 국내 최고의 타투이스트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건원씨는 지난 6월 13일 긴급 체포됐다 ‘문신=조폭’이라는 선입견 깬 타투이스트 “문신도 이렇게 멋있는 것이 생기는구먼.” 야간작업을 하고 해장국을 먹으러 갔던 타투이스트 김건원씨(28, 본명 김유미)는, 식당 아주머니가 신문에 나온 신은경의 문신을 보며 했던 이야기에 기분이 좋아졌다. 2001년 최고의 히트작인 영화 ‘조폭마누라’의 신은경 등에는 지금까지 보기 힘든 예술적인 용 문신이 새겨졌다. 용 문신이 어깨에서 엉덩이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는 데만 8시간이 걸렸다. 김건원씨 역시 문신분장 작업이 처음이어서 많은 문제가 생겼다. 그림을 작게 그렸을 때에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할 때는 먼저 칠한 부분이 말라버려 살에서 떠버렸다. 문신의 최대 효과를 내야 했기에, 신은경은 먹지도, 자지도, 화장실까지도 마음대로 이용하지 못했다. 장장 40여 시간의 작업 끝에 신은경의 용 문신은 세상에 나왔다. 영화 ‘조폭마누라’의 문신 작업은 만족스러웠어요. 처음에는 좀더 실력을 길러야 한다는 생각에 거절했는데, 영화라는 매체를 이용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문신의 매력을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죠. ‘조폭마누라’ 이후 ‘달마야 놀자’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보스상륙작전’ ‘강타 뮤직비디오’ ‘정우성 뮤직비디오’ 등 여러 작품에서 작업을 하게 됐다. 이때부터 타투이스트 김건원의 이름 앞에는 ‘국내 최고’라는 단어가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김건원씨는 ‘문신=조폭’이라는 공식을 깨고, 문신을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녀가 문신을 처음 본 것은 음악에 빠져있던 고교 시절. 외국가수들의 음반 재킷과 뮤직비디오를 통해 문신을 접했다. 이때는 타투가 그녀의 평생 업이 될 줄은 몰랐다. 그 후 성신여대 서양화과 97학번으로 입학했지만, 유학 준비로 1년만에 휴학을 했다. 유학을 가서 어떻게 생활비를 마련할 것인가를 궁리하던 중, 외국에 다녀온 친구들이 ‘타투(문신이라는 의미의 세계 공용어)’를 알려줬다. 타투가 외국에서는 대중화됐고, 생활비를 벌 수 있다는 말에 시작하게 됐어요. 기지촌 주변에 문신을 하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가보니까, 너무 비위생적이고 제 눈에 차지 않는 거예요. 1997년 말, 아는 사람의 소개로 타투이스트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미국 사람을 만나서 배우게 됐죠.” 이때부터 기계의 조립과 분리, 타투의 원리, 바늘은 어떻게 만드는지, 기본적인 테크닉, 위생 등 타투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을 교육받았다. 하지만 선생이 예술적인 것보다 상업적인 것에 치우치는 모습을 보고 그만두게 됐다. 타투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느냐가 김건원씨의 큰 고민이었다. “저에게 ‘타투가 예술이냐?’라는 질문을 많이 해요. 저는 어떤 생각으로 시작하느냐에 따라서 예술이 될 수 있고, 상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타투는 평생 몸에 따라다니잖아요. 단지 학비를 벌기 위해서 타투를 할 수 없었죠. 제 인생을 걸 정도로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그녀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타투에만 빠져들기 시작했다. 준비하고 있던 유학도 접고, 다니던 대학도 그만두면서 타투이스트 김건원의 이름으로 살기 시작한 것이다. 선진적인 타투 기법을 배우기 위해 외국에도 나갔고, 타투의 대중화를 위해 ‘문신 설명회’나 전시회도 가졌다.  그녀를 찾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났고, 그녀가 작업해준 타투는 호평을 받았다. 모든 것이 다 잘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지난 6월 13일, 작업실에 들이닥친 경찰은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그녀를 긴급체포했다. 위생적이고 질 높은 타투 위해 법제정 필요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문신은 불법이다. 1992년 내려진 판례는 문신 역시 의료행위이기 때문에 의사 외의 사람이 문신을 하는 것은 불법 의료행위에 속하므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했다. 당연히 문신은 음지에서 은밀히 이뤄질 수 밖에 없다. 김건원씨가 체포된 이유는, 병역기피 혐의로 구속된 이 모씨의 진술에 그녀가 2년 전 문신을 해줬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김건원씨는 검찰과 법원 구치소를 왔다갔다하며 열흘간 구속됐다. 병역기피를 도왔다는 혐의는 풀렸지만, 지난 8월 22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벌금 3백만원을 선고받았다. 현재 그녀는 타투 법제화를 위해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구치소에 있을 때 가장 빠른 시간과 가장 느린 시간을 함께 경험했어요. 새벽 6시부터 저녁 9시까지 눕지도 못하고 책만 읽는데 너무 지루했어요. 타투를 시작한 후에는 계속 타투 작업만 하고 지냈는데, 아무것도 못하니까 시간이 너무 아까운 거예요. 지금도 작업을 못하고 있는데, 실력이 줄어만 가는 것 같아서 너무 가슴이 아파요. 지금은 계속 실력을 늘려가야 할 시기인데….” 현재 김건원씨의 안타까운 상황을 아는 예술인들이 예술인 김건원 구명 대책 위원회(cafe.daum. net/artistgun)를 꾸려 ‘타투 법제화 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건원씨는 문신 법제화는 ‘문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위생적으로 문신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운동’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9월 19일 홍대 Z클럽에서 신해철, 박재동, 최소리 등의 여러 예술인들이 김건원씨 후원행사를 열기도 했다. “1992년 판례에 의해 문신을 의료법으로 처리하고 있어요. 하지만 문신을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 늘어나고만 있는데, 불법으로만 간주하니까 음지에서만 이뤄지게 되죠. 법제화가 되면 사람들도 위생적인 환경에서 질높은 문신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국가와 법정 소송을 하는 것은 개인으로서는 매우 힘든 일이다.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동료들의 외면도 힘들지만, 타투가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을 길이라며 위안한다. “저는 평생 타투를 할 거예요. 나이가 들어, 손이 떨려서 타투를 하지 못할 때까지 평생 할 거예요.” 글 / 최영진 기자  사진 / 정준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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