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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18 건 검색)

서울시, 반지하·옥탑방 청년에 최대 1000만원 지원
서울시, 반지하·옥탑방 청년에 최대 1000만원 지원
2025. 02. 24 15:58사회
... 제공. 서울시가 24세 이하 청년과 청소년 가구들이 반지하·옥상 등 열악한 집에서 지상에 있는 집으로 이주하거나 거주환경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1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서울시는 주거...
통계청, 전국 ‘옥탑·반지하’ 지도 만든다···저출생 대응 인구지표 신설
통계청, 전국 ‘옥탑·반지하’ 지도 만든다···저출생 대응 인구지표 신설
2025. 01. 21 13:47경제
... 오전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위치한 반지하 주택의 모습. 연합뉴스 통계청이 올해 전국 옥탑·반지하 등 주거취약지역 지도를 내놓고, 저출생에 대응할 신규 인구통계지표를 개발한다. 또 통계 신뢰성...
통계청반지하옥탑저출생인구
사람이 살지 않는 반지하, 유료 창고 공간으로 재탄생
사람이 살지 않는 반지하, 유료 창고 공간으로 재탄생
2024. 11. 12 15:51사회
.... 시범사업 대상은 지상 이주작업을 완료한 7개 자치구의 17개 반지하 공실이다. 매입임대주택 반지하 공간에 사물인터넷(IoT)기술을 접목한 무인 보관시설을 설치해 입주민과 인근 주민 모두 저렴한...
[서울25] 성동구서 시작한 ‘반지하 전수조사’ 올해 전국으로 확대된다
[서울25] 성동구서 시작한 ‘반지하 전수조사’ 올해 전국으로 확대된다
2024. 11. 07 10:04지역
... 표본조사로 진행한 것과 달리 올해는 전수조사로 진행된다. 성동구는 2022년 전국 최초로 실시한 반지하 전수조사가 지난해 서울시에 이어 올해 전국 단위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구주택기초조사도...
서울25

스포츠경향(총 39 건 검색)

성해은, 반지하 살던 과거사 “가난이 콤플렉스…바퀴에 곱등이까지”
성해은, 반지하 살던 과거사 “가난이 콤플렉스…바퀴에 곱등이까지”
2025. 02. 27 18:01 연예
유튜브 채널 ‘해피해은’ 연애 프로그램 ‘환승연애2’ 출신 성해은이 과거사를 고백했다. 25일 성해은의 유튜브 채널 ‘해피해은’에는 ‘쉽지않네.. 하루종일 택배까는 난리법석 브이로그’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성해은은 “사실 나는 집에서 영상을 찍고 사진을 찍는 걸 꿈꿔왔다”며 “내 집이 좋지 않다보니 집 안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못하겠는 거다. 선물 사진을 찍고 싶은데 배경들이 찍지 못하게 만들고, 누가 집에 데려다준다고 하면 괜찮다고 했었다”고 털어놨다. 유튜브 채널 ‘해피해은’ 성해은은 “그만큼 집이 콤플렉스였다. 넓게 말하면 가난이 콤플렉스 였던 것”이라며 “영화 ‘기생충’도 보면서 고통스러웠다. 마음을 비집는 것 같았다. 비오면 물 새고, 곰팡이 자라고, 빨래도 안 말랐다”고 했다. 과거 반지하에 살았다던 성해은은 “바퀴벌레는 기본이고 펄쩍 뛰는 곱등이, 스파이더맨 거미. 그냥 거미면 말도 안 하는데 두껍고 털이 난 거미 본 적 있다. 침대도 없어서 벌레들과 같이 살고 눈 떠보면 옆에 벌레가 있었다 ”고 말했다. 성해은은 “친구가 벌레를 안 무서워하는 것 같다고 했는데 어릴 ??부터 벌레랑 살아서 내가 잡았어야 했다고 답했다. 친구가 머쓱해했는데 그러라고 한 소리가 아니고, 그냥 그게 나를 이렇게 만들어서 그런 거였다”며 “내가 성격이 밝고 명랑하다 보니 가난하게 자랐을 거라고 생각을 못하는 것 같다. 나도 항상 ‘가난한 티 내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고 살았다”고 고백했다. 끝으로 성해은은 “가난이 좋다할 수는 없지만 이 가난이 나를 단단하게 해준 것 같다. 지금 너무 좋은 집에 살게 됐는데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임라라♥손민수, 반지하 살던 시절 추억 “추웠던 방에서 큰 사랑 주던 너”
임라라♥손민수, 반지하 살던 시절 추억 “추웠던 방에서 큰 사랑 주던 너”
2025. 02. 26 14:59 연예
임라라 SNS 캡처. 유튜버 엔조이커플의 임라라가 남편 손민수와의 10년 전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25일 임라라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10년 전 오늘! 2015년 2월 25일 민수 생일에 찍은 사진”이라며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두 사람은 좁은 방 안에서 다정하게 얼굴을 맞대며 웃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임라라는 “아주 추웠던 너의 지하 작은 방에서. 아주 따뜻하고 높고 큰 사랑을 주던 너”라며 “오늘은 10년 뒤 내 남편이 된 너의 생일이다. 민수야 생일 정말 축하해”라며 손민수의 생일을 축하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세월의 흐름이 느껴져서 내가 다 울컥하다” “10년째 한결같은 사랑이라니. 감동적이다” “저 작은 집에서 251만 유튜버까지…성공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엔조이커플은 26일 기준 251만 명 가량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다. 채널 개설 초반부터 몰카, 일상, 먹방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올렸으며, 특히 ‘헤각장(헤어질 각오하고 하는 장난)’이나 몰카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많은 구독자를 얻었다. 이들은 9년의 장기연애 끝에 지난 2023년 결혼했다.
아파트, 아파트가 부른 파국···데프콘 “저도 반지하 출신” (영업비밀)
아파트, 아파트가 부른 파국···데프콘 “저도 반지하 출신” (영업비밀)
2024. 11. 26 08:07 연예
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 채널A 생활밀착형 탐정 실화극 ‘탐정들의 영업비밀’에 새로 합류한 ‘백호 탐정단’이 가정폭력으로 이혼한 의뢰인의 전남편을 찾아 나섰다. 또, ‘사건수첩-아파트 아파트’에선 ‘여름 페스티벌의 제왕’ 뉴이스트 백호가 아파트 청약 당첨을 위한 위장 결혼 때문에 파탄나 버린 한 부부의 실화를 함께했다. 25일 방송된 채널A 생활밀착형 탐정 실화극 ‘탐정들의 영업비밀’의 ‘탐정24시’에서는 새롭게 합류한 탐정 업계 21년 차 ‘백호 탐정단’이 의뢰인의 전남편을 찾기 위해 나섰다. 의뢰인은 세 자매를 보육원에 보내버린 폭력적이고 무책임했던 전남편과 이혼했다. 그러나 2년 전 사망한 막내딸의 유산 절반이 단지 ‘친부’가 있다는 이유로 법원에 공탁금으로 계류됐다. 이에 의뢰인은 전남편으로부터 위임장을 받기 위해 백호 탐정단을 찾은 것이었다. 2022년 당시 20살이었던 막내딸은, 가족들이 지방에 있는 둘째를 보기 위해 집을 비운 틈을 타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 전 남자친구에게 자택에서 무참하게 살해당했다. 의뢰인은 “우리 막내의 ‘살려주세요’라는 소리에 주위 분들이 신고했다. 그때는 의식이 있었는데, 문을 열어주면서 ‘물을 한 잔 달라’고 했다더라...‘목이 너무 마르다’고...”라며 끔찍한 이야기를 전했다. 소식을 전해 들은 가족들은 급하게 올라왔지만, 막내딸은 이미 남자친구에게 찔린 50군데의 자상 때문에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의뢰인은 “저는 시신도 확인할 수 없었다”며 오열했다. 그는 “그날따라 막내가 화분을 깨트렸다. 옆으로 오더니 ‘엄마, 미안해’ 하고 가더라”며 딸의 사무치는 마지막 모습을 회상했다. 남성태 변호사는 “이번에 ‘구하라 법(자녀 부양 의무를 중대 위반 혹은 중대 범죄를 저지른 부모의 피상속인(자녀)에 대한 상속권 박탈법)’이 제정됐다. 26년 1월 1일부터다. 사실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안에 법원에 상실 신청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2022년도의 사건이어서 의뢰인에게는 해당이 안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편, 여름 페스티벌을 핫하게 달군 ‘섹시의 의인화’ 뉴이스트의 백호가 탐정 실화극 ‘사건수첩-아파트 아파트’에 게스트로 함께했다. 이날 실화 사연의 의뢰인은 추첨제 청약 당첨을 위해 혼인 신고를 미루고 아이 없이 남편과 ‘딩크’로 살고 있었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의 불륜을 의심했고, 탐정은 의문의 여성과 서로 다정하게 음식을 먹여주는 남편을 포착했다. 알고 보니 해당 여성은 부동산에서 소개한 ‘청약 당첨용 가짜 부인’이었다. 데프콘은 “저도 반지하 출신이니까...항상 언제 돈 벌어서 내 집 마련하나 생각했었다”며 끄덕였다. 김풍도 “3년 전에 집값이 요동칠 때, 이미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가만히 있어도 몇 억씩 올랐다. 박탈감이 말도 못 했다”며 공감했다. 매일같이 부동산에 드나들어도 예산에 맞는 집을 구할 수 없던 가운데, 청약 당첨 브로커가 해당 여성을 소개했다. 남편은 세 자녀가 있는 여성과 다자녀 가산점 등을 위해 서류상으로 위장 결혼했고, 마침내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 남성태 변호사는 “이전에 위장 청약 브로커와 통장 양도자 105명 정도를 검거했다. 이들은 총 88건의 부정 청약을 받았다”며 실제 사례를 소개했다. ‘내 집 마련’에 성공했지만, 남편은 위장결혼한 여성에게 매번 아이 병원 방문 등 사소한 일로 불려 다녔다. 심지어 여성의 자녀들은 이미 남편을 ‘아빠’라고 부르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청약 취소될까 그런다”며 불륜을 극구 부인했다. 남성태 변호사는 “부정 청약은 몇 년이 지나더라도 발각되면 취소되고, 부당 이득 등을 전부 토해내야 한다”며 공소시효가 없는 부정 청약에 대해 설명했다. 김풍은 “엄밀히 따지자면, 국가를 상대로 한 범죄다”라며 분노했다. 실제로 남편은 기초생활 수급이 끊겨 난처한 상황에 부닥친 여성이 혼인 관계를 취소하려 하자, 여성의 생활비를 카드로 지급하면서 붙잡은 상태였다. 의뢰인이 해당 여성을 찾아가자 그는 “어차피 서류상으로도 부부인데, 잠깐 빌려 쓰는 게 어때서요?”라며 남편과의 잠자리를 암시해 충격을 선사했다. 데프콘은 “저 여성분은 돌면서(?) 선을 넘었다”며 혀를 찼다. 그런데 부정 청약 조사가 있다는 사실에 한층 강화된 부부 행세를 견디다 못한 의뢰인은 돌연 쓰러졌다. 이에 남편은 “정신이 확 들었다. 정말 다 정리할 것”이라며 의뢰인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의뢰인이 밤중에 복통으로 구급차를 불러 실려 갔을 때조차 남편은 ‘가짜 아내’의 아이 생일파티에 가 있었다. 참다 못한 의뢰인은 결국 부정 청약을 제보하고 사실혼 관계를 정리하며 그 동안의 인연을 마무리 지었다. 게스트인 백호는 “끝나고 나니까 멍하다. 너무 허무하기도 하고...”라며 “오늘을 계기로 내가 진짜 원하는 내 집은 무엇일까 생각해 볼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생활밀착형 탐정 실화극 ‘탐정들의 영업비밀’은 매주 월요일 밤 9시 30분 채널A에서 방송된다.
서울 성동구, 반지하․옥탑방 주거환경 개선 이어 연탄 제로(zero) 지원한다
서울 성동구, 반지하․옥탑방 주거환경 개선 이어 연탄 제로(zero) 지원한다
2024. 11. 21 20:35 생활
서울 성동구 제공 서울 성동구는(구청장 정원오)는 주민들의 안전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연탄 사용 가구에 도시가스 설치를 지원하는 ‘연탄 제로(zero)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라고 21일 전했다. 연탄은 1980년대 초중반까지 대중적인 난방용 연료로 널리 사용되었으나 석유, 도시가스 등 대체 연료가 보급되며, 보관 및 관리의 불편함, 일산화탄소 발생, 연탄제 다량 배출 등의 이유로 연탄 사용량이 급감했다. 도시에서는 연탄을 사용하는 세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그 수가 줄었으나 연탄으로 인한 화재 및 안전사고 발생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구는 안전한 주거환경 보장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에 나섰다.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통해 연탄 구입비를 지원받거나, 연탄 쿠폰을 발급받은 이력이 있는 가구 현황을 파악했다. 관내 26세대가 연탄을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상 가구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서울 성동구 제공 조사 결과, 도시가스로 전환하지 않고 연탄을 사용하는 이유는 재개발사업 추진으로 이주가 예정되어 있거나, 무허가 주택으로 공사가 불가한 경우 또는 설치비 부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탄 선호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성동구는 예스코, 한국해비타트와 함께 도시가스 인입이 가능하며, 설치를 희망하는 2세대를 우선하여 도시가스 전환 지원에 나섰다. 도시가스 보일러 설치 공사 이외에도 노후화된 주택의 특성에 맞게 추가적인 맞춤형 환경개선을 지원했다. 친환경 보일러 설치와 더불어 가스관 삽입을 통해 겨울철 주거 문제와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것이다. 지붕이 낡아 천막으로 비를 피하는 생활을 했던 기초생활수급자 강00씨 가구에는 지붕을 새롭게 설치하고, 도시가스 인입을 위한 주방 교체 공사를 실시했으며, 거동이 불편한 장애 어르신 유00씨 부부의 가구에는 주방 교체 공사는 물론, 문턱을 낮춘 대문으로 교체하고, 안전 손잡이를 설치해 낙상의 위험을 줄였다. 성동구는 또, 주거환경개선 사업 이후 임차인의 주거 안정과 권리보호를 위하여 임대인과 5년간 임대료 동결 및 거주권 보장을 내용으로 하는 상생협략을 체결하기도 했다. 서울 성동구 제공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반지하, 옥탑방에 이어 기후변화로 인해 건강과 안전이 특히 취약한 위험거처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모두가 살기 좋은 성동을 만들기 위해 선도적인 주거정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경향(총 6 건 검색)

[만화로 본 세상]반지하셋방-반지하가 그렇게 나쁜가?(2022. 08. 19 11:58)
2022. 08. 19 11:58 문화/과학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던 밤, 서울 관악구에 살던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 지난 8월 11일에는 이들의 죽음을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다. 사람들이 밝힌 촛불 하나하나 모두 무겁고 비통했다. 고인 중 1명은 일터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부루벨코리아지부 간부였다. 추모사를 읽던 동료는 “직장에서 천사라 불렸는데, 정말로 천사가 돼버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평범한 자매의 한 장면 / 카카오웹툰 언론은 고인에게 비슷한 이름표를 붙였다. 도시빈곤층, 취약계층… 동료들의 말은 달랐다. 명랑하고 밝은 사람, 남을 돕는 사람, 가족과 행복했던 사람. 주거지가 반지하 공간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호도된 이미지와 치열하게 분투하는 언어였다. 사고에 대처하는 정부의 태도는 놀라웠다. 119에 여러차례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아 제때 구조되지 못한 이들의 사고현장을 목전에 두고 대통령은 왜 미리 대피하지 못했는지 물었다. 오세훈 시장은 한술 더 떠 앞으로 서울에서 반지하주택을 없애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 시장은 반지하가 “후진적 주거유형”이라며 “사라져야” 하는 공간이라고 언급했다. 반지하가 그렇게 나쁜가? 카카오웹툰에서 연재하는 생활툰 <반지하셋방>은 제목 그대로 ‘반지하 셋방’에서 두 자매가 함께 생활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부모님에게 등 떠밀려 자의 반 타의 반 독립하게 된 자매는 가용 예산에 부합하면서 개와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을 알아보다가(1화) 반지하 셋방에 입주한다. 자매의 시각에서 반지하는 ‘궁전 같은’(3화) 곳이다. 수압이 셀 뿐 아니라 겨울에 추위를 막아주고 여름엔 덜 뜨거워 냉난방비가 절약되기 때문이다. 반지하가 객관적으로 좋은 주거형태인 건 아니다. <반지하셋방>의 자매들도 천장에서 물이 새거나 창문을 제대로 열 수 없는 환경에 때로 곤란해한다. 그러나 이 공간만으로 자매들의 삶을 설명할 순 없다. 자매는 유기견이 될 뻔한 개를 도맡아 돌보고, 부당한 노동환경에 적극적으로 항의하며 가족과 다정한 일상을 나눈다.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이들 자매의 명랑하고 발랄한 에너지가 작품 바깥까지 솔솔 퍼져나온다. 삶이 주거형태 하나로 결정되지 않듯, 죽음도 그렇다. 비상상황에 마비됐던 구조체계, 제때 닿지 못한 재난 대피안내, 탈출할 수 없던 건축 구조… 모든 것이 사인(死因)이었다. 이 사고는 반지하에 들이닥친 자연재해가 아니라 폭우에 대응하지 못한 정부의 인재다. 이런 상황 속에 서울시는 오로지 반지하만을 문제로 지목한다. 반지하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왜 그곳에 입주했는지 한톨의 관심도 두지 않은 채. 반지하만 없어지면 사람들은 더 안전하게 살 수 있을까? <반지하셋방>의 ‘현정’은 작중에서 반지하보다 그 이전에 살던 집들이 더 불편했다고 말한다.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거나 비가 오면 수시로 전기가 나가버렸기 때문이다. 반지하가 아니어도 위험한 집은 많다. 반지하를 섣불리 들어내고 나면, 선택지가 사라진 사람들은 그보다 더한 위험을 감수해야 할지 모른다. 반지하를 삭제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 이 정책은 도리어 이 사건으로부터 정부의 책임을 무화(無化)한다. 실제로 아직 고인들의 죽음 앞에 누구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 어떤 문제든 해결의 첫걸음은 책임자가 책임을 인식하는 것부터다.
만화로 본 세상
[포커스]반지하는 여전히 비가 오면 물이 찬다(2020. 07. 24 16:03)
2020. 07. 24 16:03 사회
ㆍ한국도시연구소 경기 시흥 반지하 500가구 조사… 수해경험 가구가 절반 넘어 어딜 가도 부동산 이야기뿐이다. 이슈는 서울의 아파트다. 꿈틀대는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치솟는 전셋값도 골칫거리다. 정부가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더 늦을 수 없다고 판단한 30대들이 아파트 구매에 뛰어들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전해진다. 경기 시흥의 다세대주택 밀집지역 뒤로 보이는 주상복합 아파트 모습./김원진 기자 2018년 기준으로 전체 재고 주택 1763만4000호 중 아파트는 61.4%(1082만6000호)였다. 2000년 아파트는 전체 주택에서 47.7%를 차지하며 가장 주된 주택 유형이 됐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가 주거 문제의 전부는 아니다. 아파트를 제외한 38.6% 가운데는 단독주택, 연립주택, 다세대주택도 있다. 이들 주택에는 ‘(반)지하’에도 방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바닥에서 지표면까지 높이가 해당 층의 절반에 못 미치면 반지하, 절반 이상이면 지하층으로 분류한다. 2019년 영화 <기생충> 개봉 이후 ‘반지하’에 반짝 관심이 쏠렸다. <기생충>에는 빈곤층 주거의 상징으로 반지하 주택이 등장했다. 고개조차 들기 힘든 비좁은 화장실, 폭우에 물이 들이차는 장면이 나왔다. 반지하 주택을 향한 세간의 관심은 점차 줄어들었지만, 그곳에는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6월 발표한 2019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하·반지하·옥탑방 거주 가구는 지난해 26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1.3%였다. 주간경향은 한국도시연구소가 경기도 시흥의 반지하 주택 거주 가구 실태를 조사한 자료를 입수했다. 이번 조사는 500가구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는 경기 시흥시가 의뢰해 진행됐다. 7번 넘게 ‘수해’ 겪은 가구 경기 시흥 신천역(서해선) 사거리 일대에는 모든 주택의 유형이 뒤섞여 있다. ‘초역세권’은 고층 아파트 몫이었다. 최고층이 각각 33층과 49층인 주상복합 아파트가 왕복 6차선 도로를 두고 마주 서 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유명 브랜드에서 지은 아파트다. 지하에는 주차장만 들어섰다. 원래는 다세대·단독주택이 있었다고 한다. 지난 7월 20일 찾은 신천역 사거리 뒤편에도 아파트가 드문드문 보였다. 행정구역상 신천역을 중심으로 남쪽은 신천동, 북쪽은 대야동으로 분류된다. 대부분 100가구 미만의 ‘나홀로 아파트’였다. 일부 나홀로 아파트에는 반지하 가구도 눈에 띄었다. 나홀로 아파트 사이에는 반지하를 낀 다세대주택, 단독주택이 빼곡히 들어섰다. 신축 빌라가 아닌 다세대주택에는 대부분 반지하가 있었다. 반지하의 형태는 크게 두 가지. 빌라형 주택에 반지하가 여러 호 있거나 2~3층 단독주택에서 집주인은 고층에 살고, 반지하에는 세를 내준 형태로 나뉜다. 시흥의 반지하 주택 거주자들은 여름철이면 물난리를 가장 걱정한다. 한국도시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보면 2011년 이후 침수를 경험한 시흥시 반지하 주택은 105가구다. 이중 77.1%(81가구)가 다세대주택이다. 침수 주택에 아파트는 없었다. 소래산에서 발원하는 신천 주변의 신천동·대야동 인근에 침수 주택이 많았다. 모두 신천역 일대다. 높은 고도 지형에서 물이 빠르게 모이는 지역이다. 애초에 반지하 주택이 들어서면 안 됐을 곳이다. 침수 피해를 입은 다세대주택 중 73가구(70%)는 1994~2003년에 지어졌다. 지어진 지 20년 전후로 사용연한이 다하지 않았다. 침수된 단독주택 22가구는 모두 1993년 이전에 지어졌다. 반지하 주택은 1970년 지하층을 유사시 대피소로 활용하도록 한 건축법 개정 이후 늘어나기 시작했다. 시흥 신천동의 한 반지하 주택은 입구에 모래주머니를 쌓아놨다. 이 집에는 80대 여성 A씨가 손자 두 명과 함께 산다. 10년 넘게 전세 3000만원에 살고 있다. 모래주머니는 장마 때를 대비해 구비해뒀다고 했다. 2017년 폭우로 수해를 입은 뒤로는 대비도 철저해졌다. A씨는 “비가 많이 오면 보통 화장실을 통해 물이 넘친다. 비가 많이 오면 주민센터 공무원들이 각종 도구를 집에 전달해준다”고 말했다. 경기 시흥의 반지하 주택 앞에 쌓은 모래주머니 /김원진기자 한국도시연구소가 대야동·신천동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는 500가구의 주거실태를 심층 조사한 결과를 보면, 수해경험이 있는 가구(53.1%)가 수해경험이 없는 가구(46.9%)보다 많았다. 수해를 한 차례 경험한 가구(28.3%)와 2회 경험 가구(9.2%)가 가장 많았지만 7회 이상 수해를 겪은 가구(3.2%)도 있었다. 수해를 경험한 반지하 주택 거주 가구의 주거환경은 그렇지 않은 반지하 주택에 비해 더 열악했다. 수해 경험 가구는 누수·습기(57.7%), 곰팡이(76.6%), 악취(34%), 쥐·해충(50.9%)으로 인해 고통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수해를 경험하지 않은 반지하 주택 가구에서 누수·습기(42.2%), 곰팡이(61.4%), 악취(23.9%), 쥐·해충(41%)이 반지하 주택의 문제라고 답한 비율보다 높은 수치였다. ‘반지하’는 차악의 선택지 반지하 주택은 이른바 ‘저렴 주택’으로 불린다. 대체로 소득이 적은 이들이 찾는다. 고시원보다는 면적도 넓어 가족이 살기에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반지하 주택은 갈 곳 잃은 주거 빈곤층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크게 확산됐다. 서울대 사회학과 장진범씨의 석사학위 논문 ‘한국 (반)지하 주거의 사회적 표상과 거주자의 정체성 연구’는 1990년대 전후 무허가 정착지 정리가 대규모로 일어났고, 이때 밀려난 주거 빈곤층을 반지하 주택이 흡수했다고 분석한다. 논문에 따르면 1991년까지 급격히 늘어난 반지하 주택만 약 5만6000가구로 추산된다. 2000년대 초반에는 다세대·단독주택 반지하 주택수는 20만가구에 이른다. 경기 시흥의 반지하 주택/한국도시연구소 제공 반지하 주택 거주자들의 소득 수준은 지금도 높지 않다. 한국도시연구소가 대야동·신천동 반지하 주택 거주자 500가구 주거실태를 심층 조사한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97만원이었다. 월평균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는 24.1%나 됐다. 반지하 주택 거주자들의 기초생활수급 비율은 14.4%였다. 이는 시흥시 전체 가구의 기초생활수급 비율(4%)의 3배를 넘는 수치다. 반지하 주택을 선택하는 이유는 주거비 절감 때문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5.1%가 반지하 주택을 선택한 이유로 ‘저렴한 주거비’를 꼽았다. 현재 살고 있는 집에 계속 거주할 의사를 밝힌 가구도 전체 응답자의 87.4%나 됐다. 지속 거주를 하겠다고 밝힌 이유로는 ‘형편상 더 나은 집으로 이사하기 어려워서’(68.9%)가 가장 많았다. 시흥의 반지하 주택 가격은 전체 평균 주택 가격보다 저렴했다. 자가(8만3666가구) 보유 가구의 평균 주택 가격은 2억2532만원이었다. 반지하 자가 보유자(129가구)의 주택 가격은 평균 8074만원으로, 전체 주택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전세 보증금도 전체 가구(2만8672가구)가 평균 1억1186만원인 반면, 반지하 주택 세입자는 평균 3690만원의 보증금만 부담했다. 월세와 월세 보증금도 전체 가구 평균인 32만원·1517만원에 비해 반지하 주택(26만원·798만원)이 더 저렴했다. 반지하 주택에는 고시원·고시텔 등 다른 비주택에 비해 가족이 함께 사는 경향도 짙다. 한국도시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지하 주택에는 1인 가구(37.4%)가 가장 많이 살지만, 동시에 2인 가구(28.2%)나 3인 가구(16.6%)의 거주 비율도 적지 않았다. 고시원·고시텔의 1인 가구 비율(97%)과 큰 차이가 난다. 국토부의 2018년 주거실태조사 통계에서도 반지하 주택 면적 별로는 40~50㎡ 이하 비율(31.4%)이 40㎡ 이하(50.5%) 다음으로 많았다. 상대적으로 넓은 반지하 주택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넓은 공간이 주어진 만큼 여럿이 반지하 주택에 사는 비율도 높았다. 2018년 주거실태조사에서는 반지하 주택에 사는 4인 이상 가구 비율이 28.9%를 차지했다. 어려운 여건에서 반지하 주택을 가족이 지낼 ‘차악’의 거주지로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조사 과정에서는 “아이들이 어려서 층간소음 때문에 절대로 이사 안 나가겠다. 침침하고 환경은 좋지 않더라도, 애들 키울 때 맘이라도 편하고 싶다. 여기서는 아무리 떠들어도 상관없다”는 복수의 의견이 나왔다. 경기 시흥의 비어 있는 반지하 주택 내부 모습/한국도시연구소 제공 ‘자연소멸’ 기다릴 수만은 없어 반지하 주택이 모두 실거주만을 목적으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주요 재개발 예정 지역의 반지하 주택은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서울에는 공실인 반지하 주택이 적지 않다고 한다. 반지하 주택이 상대적으로 매매 비용이 저렴해 초기 투자비용이 적은 이점이 있다. 주택 청약에서 전용 60㎡ 이하 수도권 기준 공시가격 기준 1억3000만원 이하 반지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무주택자로 간주돼 유리하다. 부동산 투자 혹은 투기 수요가 우려스럽더라도 반지하 주택 밀집지역은 재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재개발을 하면 반지하 주택의 자연멸실이 이뤄지는 장점이 있다. 반지하 주택 보유자들의 주거환경 개선도 꾀할 수 있다. 반면 저렴 주택의 소멸로 기존 세입자들이 갈 곳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이외의 반지하 주택은 자산가치가 낮다. 이 때문에 반지하 주택 보유자가 재개발이 끝난 뒤 새 주택에 입주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는 기존 재개발의 대안적 형태인 공공재개발이 반지하 주택 밀집 지역 개선 사업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공공재개발이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정비사업에 참여하는 재개발 방식이다. 낙후지 주거환경을 개선하면서 도심 내 주택공급도 유도한다. 기존 거주자들에게 이주비 등이 지원되고, 재개발 예정지에는 공공임대주택 입주 비율도 높인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현재 반지하 거주 주민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공공이 나서는 수밖에 없다”며 “공공재개발 등 대안적 개발 방식으로 시흥시 상습 침수지역의 반지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도 반지하 주택의 감소 추이를 지켜보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토부는 반지하 주택이 2018년 37만6000가구에서 2019년 26만5000가구로 10만가구가량 줄었다고 본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 재개발로 반지하 주택 물량이 빠른 속도로 자연소멸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달 주거 취약계층 주거지원업무처리지침(주거취약계층 업무처리지침) 개정을 마무리한다. 주거취약계층 업무처리지침이 개정되면 반지하 주택 거주자도 공공임대주택에 이주할 수 있는 자격을 받는다. 침수 우려 주택 거주자나 최저 주거기준 미달자 등이 우선 입주 대상이다. 국토부는 LH가 기존 반지하 주택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매입임대 방식도 확대한다. 국토부는 올해부터 반지하 주택의 매입임대 전환을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반지하 공간을 없앤 뒤 필로티 구조물을 세워 주차공간을 만드는 방식이 대표 사례다.
특집
[표지 이야기]화려한 영광 뒤 영화산업의 ‘반지하(2020. 02. 21 16:01)
2020. 02. 21 16:01 사회
ㆍ대기업 위주의 한국영화 생태계 독과점 해소와 다양성 확보 절실 영화 <기생충>에서 기택·충숙 가족이 사는 반지하 집은 손쓸 틈도 없이 물에 잠기고 만다. 일단은 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로 거처를 옮기지만 반지하 다세대주택은 여전히 그들이 돌아가야 할 집으로 남아 있다. <기생충>의 잇따른 영화제 수상과 함께 한국 영화산업 역시 영화 속 ‘박 사장의 저택’처럼 번듯한 외양을 세계에 자랑할 수 있게 됐지만, 다른 한편에는 여전히 ‘지하 공간’으로 상징되는 음지에서 양극화를 몸소 감내하고 있는 영화인들의 현실도 공존하고 있다. 자본과 흥행의 논리 앞에서 창작의 결실이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고충이 지면 아래서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영화 에서 기택이 반지하 집 창문으로 바깥을 내다보는 장면 /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고전 면치 못하는 저예산 독립영화들 영화감독을 지망하며 대학을 졸업한 이모씨(32)에게는 아직도 빚이 남아 있다. 대학 기간의 학자금 대출금을 비롯해 졸업 후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영화아카데미 등에 지원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과정에서 단편영화를 찍을 때 주변에서 빌린 제작비도 갚아야 한다. 대부분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씨가 혼자 힘으로 연출은 물론 제작비를 충당해야 하는 현실을 알기에 돌려받을 걸 기대하고 빌려준 돈은 아니었지만 이씨는 그저 잊고 넘길 수 없다. 감독을 꿈꾸던 이력을 살려 각종 영상을 촬영·편집하는 부업을 하고 정기적으로 월급을 받는 다른 아르바이트를 해가면서 갚아나가기는 한다. 그래도 생활비가 만만찮으니 돌려주는 돈은 소액일 수밖에 없다. 이씨는 “본격적으로 영화판에 들어가기엔 수입이 들쭉날쭉해서 어렵고, 그렇다고 포기하지는 못해 틈틈이 시나리오를 쓰는 것으로 아직 영화에 대한 꿈을 붙잡아두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을 위한 기본이 갖춰진 이씨 같은 지망생들이 영화판에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촬영이나 조명, 음향 등 좀 더 다른 방향으로 전문성을 키워 영화계에서 일을 구할 수도 있고, 연출만을 꿈꾸면 영화진흥위원회 등에서 시행하는 공모에 선정돼 제작비를 지원받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좁은 문의 문턱을 넘어서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공모전을 통과하려면 특출난 포트폴리오나 수상경력이 있어야 하고, 상업영화의 일거리 역시 한정적인 제작 편수와 제작비 때문에 경쟁을 뚫는 데엔 상당한 연줄이 필요하다.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거나 제작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하더라도 넘어서야 할 벽은 높다. 영화인들이 공통으로 지목하는 한국 영화산업의 양극화 원인은 대기업이 투자와 배급에 나선 영화가 80%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이는 구조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지는 상업·독립영화들은 고전을 면치 못한 채 일부 성공작을 제외하면 시장에서 소외되고 만다. 이러한 영화생태계가 작품의 다양성을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새롭게 영화계로 진출하는 젊은 영화인들의 의욕까지 저해시킨다는 것이다.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배급부터 상영관 운영까지 수직 계열화되어 있는 국내 영화산업의 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나선 ‘영화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반독과점영대위)’는 무엇보다 정책적으로 대기업의 배급·상영 겸업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봉준호 감독 다음에도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더욱 키워나갈 수 있기 위해서라도 가칭 ‘포스트 봉준호법’을 마련해 일부 영화만을 위한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나선 것이다. 반독과점영대위 고문 정지영 감독은 “손님이 많이 든다는 것은 그 영화를 좋아한다는 것이고, 그래서 스크린을 더 많은 열어야 한다고들 생각하지만, 사실은 불공정한 시장 원리가 작동한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자본주의 시장에서 최대 이익을 내기 위해 법망만 피하면 되는 이런 불공정한 시장을 법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의 노동조건 양극화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국내·외 대형 배급사 작품이 상영될 때마다 되풀이해 지적돼온 문제다. 지난해 국내에서 높은 흥행성적을 기록한 디즈니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겨울왕국 2>는 전체 객석 대비 배정 좌석수 비율이 가장 높을 땐 각각 85.0%, 79.4%를 차지했고 전체 대비 상영횟수 비율도 각각 80.9%, 73.9%를 기록했다. 국내의 대표적인 대형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기생충>과 <백두산> 등도 이러한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이에 따라 최초로 ‘1000만 영화’가 5편이나 나왔다는 지난해에도 오히려 ‘중박’으로 평가되는 한국영화는 찾기 드문 형편이 됐다. 전체 관객수는 늘었지만 소수 영화에만 집중적으로 관객이 몰린 탓이다. 관객동원 500만∼800만 명 선의 ‘중박’ 영화가 없는 가운데 <엑시트>가 관객 942만여 명을 동원해 높은 성적을 거뒀을 뿐이고, 그 뒤를 잇는 <봉오동 전투>(약 478만명)와 <나쁜 녀석들: 더 무비>(약 457만 명)는 500만 관객을 돌파하지 못했다. 해를 넘겨 올해까지 개봉이 이어진 <백두산>이 약 821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을 뿐이다. 물론 이러한 양극화엔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는 대작을 만들어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대형 제작·배급사들이 제작비 상승과 막대한 마케팅 비용 부담을 감수하는 흐름도 무시할 수 없다. 더욱 정교해지는 특수효과와 촬영에 필요한 해외 로케이션 등 더 많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양질의 영화로 승부하겠다는 의도를 절하할 수만도 없다. 성상민 문화평론가는 “<기생충>의 성공에 큰 역할을 한 CJ 등 대기업 자본이 오히려 작품성 있는 작품에도 많은 투자를 하는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도 “흥행에 초점을 맞춰 철저하게 기획된 작품만이 흥행하는 상황은 특히 이미 유통될 기회가 많지 않은 독립영화나 예술영화에 있어선 역설적으로 더욱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생충> 제작 과정에서 영화계 노동자들에게 표준근로계약서를 적용해 노동시간 준수와 유급휴가 제공, 4대 보험 가입 등 기본적인 노동조건이 잘 지켜진 모습은 국내 영화계 전반에서도 표준근로계약이 정착된 사례로 꼽혔다. 실제로 <기생충> 이전부터 빠르게 도입된 영화계의 표준근로계약은 저예산 영화를 제외한 2018년 개봉작 기준 77.8%가 표준계약에 따라 제작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영화진흥위원회가 게시한 2020년 표준계약서에는 ‘순제작비 30억원 미만’ 규모의 영화에 대해서는 일부 예외를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 영화노조 측에서는 상영 기회는 물론 제작에 참여하는 영화인들의 노동조건에서도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안병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전체 개봉작의 68%를 차지하는 총제작비 10억원 미만 영화들이 시장에 제대로 소개되지도 못하고, 이에 따라 영화현장의 일자리 역시 빈익빈부익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표지 이야기
[만화로 본 세상]그녀들의 방-반지하에 깃드는 햇살, 삶의 오아시스(2019. 06. 21 15:16)
2019. 06. 21 15:16 문화/과학
누군가에게는 가난으로, 냄새로 정리될 사람들을 작가는 감각과 행동의 주체로,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사람들로 그려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덕에 우리는 계급을 냄새와 연관지어 생각하게 되었다. 영화 속에서 냄새의 근원으로 지목되는 공간은 반지하와 지하철이다. 의미심장한 것은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 ‘지하’라는 말이다. 햇빛이 닿지 않는 땅 아래에서 풍기는 꿉꿉한 그늘의 냄새, 그것이 부자들이 맡는다는 가난의 냄새일 것이다. 마치 가난한 이들에게는 햇살조차 비추지 않는다는 듯, 그렇게 부자들의 입으로 말해지는 냄새는 평범한 우리를 주눅 들게 하고 화나게 한다. 류승희 작가의 만화 의 한 장면 / 보리 2013년 ‘오늘의 우리만화상’ 수상자 류승희 작가가 최근 펴낸 단편집 <그녀들의 방>은 반지하에 사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이혼한 엄마와 진영, 선영, 미영 세 딸이 만드는 <그녀들의 방>의 이야기는 반지하에서 시작하지만, <기생충>처럼 부자들의 세계로 잠입하지는 않는다. 외려 제목 그대로 그녀들의 방을 주의 깊게 지켜본다. 각각 다른 제목을 지닌 8편의 단편 속에서 연필로 그려진 그녀들의 방은 하나의 냄새로 말해지지 않는다. 당연하지만 같은 공간에서의 삶도 때에 따라, 또 많은 다른 것에 의해 달라진다. 예컨대 첫 단편 <엄마의 제사>와 두 번째 단편 <그대 눈에 흐르는 눈물>이 그리는 엄마의 이야기는 무척 다른 느낌이다. 4년 전 이혼을 하고서도 매년 여덟 번의 제사를 꼬박꼬박 치르는 엄마의 삶을 비오는 날을 배경으로 담아낸 첫 단편은 마치 막혀버린 수채구멍을 보는 것만 같다. 하지만 그 다음 단편에서는 엄마 덕에 딸들이 웃는다. 일이 끝나고 돌아오면 매일 TV만 보는 엄마에게 둘째 선영은 독서를 권한다. 조금씩 책을 읽어나가는 엄마를 도서관에 데려간 선영은 엄마가 빌린 책 제목을 보고 혼자 웃는다. 올해 여섯 번째 공무원시험을 치고 돌아온 진영은 집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그림을 그리던 선영을 만난다. 함께 계단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선영은 엄마가 빌린 책 제목을 진영에게 일러준다. 웃음이 또 하나 터진다.(책 제목이 궁금할 테지만, 당신의 웃음을 위해 비밀이다.) 이렇게 조금씩 네 사람의 역사와 정보를 알려주며 가족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단편들이 이어질수록 독자는 이 만화가 그저 가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란 걸 눈치챈다. 사람이 냄새로 환원될 수 없듯 가난한 삶도 결핍으로만 환원되지 않는다. 대학 졸업 후 줄곧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신과 언니만 보는 만화를 그리는 스물아홉 살 선영에게는 스무 살 첫 알바에서 직장 동료 아줌마에게 받았던 초콜릿이 따스한 기억으로 남았다. 삶을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작은 오아시스, 어쩌면 <그녀들의 방>이 담은 이야기들은 누군가에게 바로 그 오아시스이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에게는 가난으로, 냄새로 정리될 사람들을 작가는 감각과 행동의 주체로,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사람들로 그려냈다. 2013년 첫 상을 받고 6년이 지나서야 낸 두 번째 책이다. 그동안 작가는 두 아이를 기르며 또한 자신의 삶을 길렀다. 그렇게 시간을 모으고 쌓아 기른 그녀의 삶이 결국 무르익어서 펴낸 책이라는 것을 몇 장 넘기지 않아 알 수 있다. <그녀들의 방>은 반지하에 깃드는 햇살에 대한, 삶의 작은 반짝임에 대한 이야기다. 꼭 한 번 그 빛나는 냄새를 맡아보길 권한다.
만화로 본 세상

레이디경향(총 1 건 검색)

반지하 공간의 매력
2015. 11. 03 11:09 리빙
어둡고 좁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멋스러운 인테리어로 시선을 사로잡는 반지하 공간을 찾았다. 높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며 즐기는 커피와 식사는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1 넓은 창과 포인트 조명 덕에 반지하 공간이 화사해 보인다. 2 노란 집 모양의 외관이 인상적인 노르딕. 북유럽 느낌의 카페 노르딕 강렬한 노란 집 모양의 외관이 독특한 커피숍 ‘노르딕’. 내부에 들어서면 반지하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밝고 감각적인 공간이 펼쳐진다. 창문을 크게 내고 사방에 화이트 컬러를 사용해 천장이 낮고 좁은 반지하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를 냈다. 독특한 패턴의 타일로 바닥과 한쪽 벽면을 장식해 포인트를 주고, 비비드한 컬러의 철제 의자와 테이블을 배치해 북유럽 스타일의 인테리어 완성. 옥타곤과 헥사곤, 사각형과 원형 등을 심벌로 정해 내부 곳곳에 도형을 활용한 장식을 가미했는데, 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42길 46-14 문의 070-8200-2066 1 반지하라 창밖으로 지나가는 낮선 사람과 눈을 마주칠 일 없이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2 갑갑한 반지하 느낌을 덜기 위해 싱그러운 초록 식물 화분을 곳곳에 놓았다.절제의 미학 백그라운드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 위치한 ‘백그라운드’는 반지하 빌라를 개조한 곳으로, 주메뉴인 간장 불고기 백반을 식판에 담아 선보이는 퓨전 한식당이다. 그레이와 화이트 컬러의 조화로 인테리어를 완성한 이곳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장식이 모던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이 2가지 컬러가 모던한 인테리어의 핵심 키워드. 창문 프레임은 모두 블랙 컬러로 래핑하고 액자 등의 소품을 배제해 심플하게 장식했다. 테이블과 의자, 조명 역시 블랙과 그레이, 화이트톤으로 통일했는데, 벗겨진 듯 빈티지한 느낌이 살아 있는 바닥과 어우러져 세련돼 보인다.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54가길 7 문의 02-794-6833 1 공간 한가운데에 긴 테이블을 세팅해 각종 모임 장소로 활용하기 좋다. 2 천장의 노출 콘크리트와 에폭시 바닥이 인더스트리얼 느낌을 자아내는 롱브레드.인더스트리얼 감각의 롱브레드 신선한 채소로 만든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이곳은 자연스럽고 빈티지한 분위기와 차가운 느낌의 인테리어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곳이다. 차가운 느낌의 에폭시 바닥,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한 천장은 거친 느낌을 주지만 빈티지한 의자와 테이블이 이를 중화시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조명의 선들을 무심하게 걸어둔 점도 눈에 띄는데, 곳곳에 걸린 예술 작품들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가 난다. 주소 서울 서초구 사평대로22길 28 공간빌라 문의 02-3477-1255 <■진행 / 윤미애 기자 ■사진 / 김동연(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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