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389 건 검색)
- DN솔루션즈, 부천에 수도권 첨단 R&D센터 짓는다
- 2025. 01. 10 16:29경제
- ... 규모 부지에 R&D센터를 신축할 계획이다. 입주 목표는 오는 2028년 초다. DN솔루션즈는 이날 부천시청에서 부천시 등과 대장산단 입주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김원종 DN솔루션즈...
- 조용익 부천시장,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1인시위
- 2024. 12. 13 14:22정치
- ...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조용익 부천시장 SNS 캡쳐. 시장실 ‘국정목표’ 액자도 떼버려 조용익 경기 부천시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조 시장은 특히 시장실에 벽면에 붙어있던
- 윤석열탄핵조용익부천시장대통령1인시위탄핵, 국내외 영향
- ‘부천·성남·시흥·이천’ 경기형 과학고 1단계 예비지정
- 2024. 12. 11 20:31지역
- ... 학령인구, 특화 교육과정, 과학고 현황 등을 고려해 4개 과학고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부천고의 과학고 전환을 신청한 부천은 과학고중점학교 역량, 로봇 분야 특화 교육과정 등에서 우수한...
- 부천고 2027년 과학고 된다…경기형 과학고 예비지정 선정
- 2024. 12. 11 14:04경제
- ... 면접 과정에 직접 참여해 부천시의 과학고 설립 필요성과 당위성, 강점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부천시는 과학고 유치를 위해 지역사회는 물론, 시민사회와도 역량을 모으는 데 힘썼다. 지난해 12월부터...
- 경기도교육청부천과학고부천고등학교조용익부천시장
스포츠경향(총 645 건 검색)
- 순천향대 부천병원, ‘제2차 우울증 외래 적정성 평가’ 1등급 획득
- 2024. 11. 24 09:42 생활
- 순천향대 부천병원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제2차 우울증 외래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국내 우울증 평생 유병률은 7.7%이며, 우울증 환자의 70~90%가 치료에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우울증 환자의 의료 접근성 향상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우울증 외래 진료 적정성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평가는 2023년 1월에서 6월까지 만 18세 이상 우울증 외래 신규환자를 진료한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평가 지표는 ▲첫 방문 후 3주 이내 재방문율, ▲첫 방문 후 8주 이내 3회 이상 방문율, ▲우울증상 초기평가 시행률, ▲우울증상 재평가 시행률 등 4가지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동일 종별 평균인 72.6점을 상회하는 종합점수 86점을 받아 ‘우울증 치료 잘하는 병원’임을 입증했다. 문종호 순천향대 부천병원장은 “우울증은 초기에 적절한 진단과 급성기 치료 후 꾸준한 유지 치료가 중요하다. 이번 평가 결과는 우리 병원의 우수한 진료 시스템과 환자에게 최적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의료진의 노력이 인정받은 성과다. 앞으로도 우울증 환자들의 빠른 회복을 위해 의료서비스 질 향상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부천, 핵심 외인 바사니와 2년 계약 연장···“팀에 계속 도움주고파”
- 2024. 11. 14 10:11 축구
- 부천 바사니. 프로축구연맹 제공 부천FC1995가 2024시즌 핵심 공격수로 활약한 바사니(27)와 2년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부천은 14일 “바사니가 2026시즌까지 부천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됐다”고 밝혔다. 2023년 수원 삼성에서 뛴 바사니는 2024시즌을 앞두고 K리그2 부천에 입단했다. 부천에서 보내는 첫 시즌 바사니는 리그 35경기에 출전해 11득점 7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공격포인트 4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특히 M.O.M.부문 1위(10회)를 기록하는 등 리그를 호령하며 독보적인 활약을 이어갔다. 바사니는 부천 구단 역사에 한 페이지를 써내려 가고 있다. 바사니는 한 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단숨에 구단 통산 단일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2위(12득점·7도움))까지 올랐다. 또한 지난 27라운드 구단의 통산 홈 400호골에 이어 35라운드 K리그 통산 500호 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부천 바사니. 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영민 감독은 “바사니는 우리 팀 공격의 핵심이다. 한 시즌을 같이 보내며 팀 전술과 분위기 등 여러 가지 시너지를 주고 있다고 생각해 계속해서 함께하는 게 좋겠다고 느꼈다”며 재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계약 연장에 합의한 바사니는 “재계약을 하게 돼 매우 기쁘다. 부천이라는 구단과 도시, 경기장 안팎에서 느낄 수 있는 친절과 애정이 내가 계속 부천에 남고 싶게 만들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늘 내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료들, 감독님, 코칭스태프, 그리고 사무국 직원들에게 감사하다. 특히 늘 경기장을 찾아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계속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 앞으로도 응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 김규리 ‘몹시아트봉사단’ 부천 고강초서 특별한 3일
- 2024. 11. 09 20:40 연예
- 벽화 프로젝트에 참여한 배우 김규리. 주최 측 제공 배우 김규리가 이끄는 ‘몹시아트봉사단’과 ‘부천시고리울동행단’이 함께한 ‘벽화 프로젝트 No.3’이 지난 1월과 2일, 8일 총 3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주최 측은 부천시 고강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가 멈춰있던 담벼락을 지역 주민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 시켰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고강초등학교를 비롯한 인근 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 지역 주민들이 대거 참여했다. 김규리를 중심으로 정영주, 백성현, 심지호, 윤형빈, 양세형, 최기섭, 양배차, 김승진 등 많은 연예인들이 재능기부로 함께했다. 900만 팔로워를 보유한 ‘진우와 해티’, 148만 팔로워를 가진 ‘Koream Dost’과 ‘홍대이작가’ 이규원 작가 등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과 미술인 등이 동참해 프로젝트의 의미를 더했다. 벽화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예인과 인플루언서, 미술인들. 주최 측 제공 ‘자신이 그린 그림을 매일 친구들과 볼 수 있다면 볼 때마다 성취감과 자존감이 높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손바닥 도장 기법은 이번 프로젝트의 중심으로 미술 실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차명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프로젝트는 1일 전문 작가들의 밑그림 스케치를 시작으로 2일 본격적인 벽화 작업, 8일 마무리 작업으로 진행됐다. 벽화가 보이는 집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집 앞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져서 행복하다”고 했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몹시아트봉사단’의 벽화 프로젝트는 예술을 매개로 한 공동체 회복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계속될 이들의 따뜻한 행보가 더 많은 예술의 온기를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 더핑크퐁컴퍼니,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애니메이션 최다 초청
- 2024. 10. 09 01:46 연예
- 더핑크퐁컴퍼니 ‘핑크퐁’이 최다 초청작 편수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2024) 관객들을 찾는다. 글로벌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기업 더핑크퐁컴퍼니(대표 김민석)는 ‘핑크퐁’ IP(지식재산권) 4편이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되는 제26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2024)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올해 BIAF 상영작 중 최다 기록이다.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은 1999년 출범 이후 2017년 대한민국 최초의 아카데미 공식 인증 국제영화제로 지정되며, 아시아 최고 애니메이션 영화제이자 애니메이션 예술과 산업의 중심으로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올해 26회차를 맞는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총 122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더핑크퐁컴퍼니 대표 IP ‘핑크퐁’은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애니투게더’ 부문에 초청돼 관객들을 만난다. 상영작으로는 최신작 ‘핑크퐁과 호기: 새 친구 니니모’뿐 아니라, ‘핑크퐁 시네마 콘서트 3: 진저브레드맨을 잡아라’, ‘핑크퐁 원더스타 특별편: 호기와 도둑자동차’, ‘핑크퐁 오싹오싹 명작동화’ 등 총 4편의 작품이 스크린에 오른다. 작년 영화제에 초청돼 상영 횟수 7회를 기록한 더핑크퐁컴퍼니의 차세대 IP ‘베베핀’에 이어, ‘핑크퐁’은 단일 IP 기준 올해 영화제에서 최다 초청 편수를 기록하며 높은 화제성과 작품성을 입증하게 됐다. 더핑크퐁컴퍼니 28일에는 ‘핑크퐁과 호기: 새 친구 니니모’와 ‘핑크퐁 시네마 콘서트 3: 진저브레드맨을 잡아라’가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29일에는 ‘핑크퐁 원더스타 특별편: 호기와 도둑자동차’, ‘핑크퐁 오싹오싹 명작동화’가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각각 상영된다. 단체 관람 사전 예약은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한국만화박물관, CGV부천, 부천시청 어울마당 내에 별도 설치된 BIAF 티켓 부스에서 현장 예매도 가능하다. 더핑크퐁컴퍼니는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개최 기간 한국만화박물관에서 ‘핑크퐁과 호기: 새 친구 니니모’를 테마로 한 체험존 또한 운영한다. ‘핑크퐁과 호기: 새 친구 니니모’는 지난 9월 21일부터 KBS1를 통해 방영된 신규 애니메이션으로, 2019년 KBS2, 2020년 국내 애니메이션 최초 유튜브 오리지널을 통해 방영돼 글로벌 인기를 끈 ‘핑크퐁 원더스타’에 이어 흥행몰이 중이다. 이번 체험존에서는 메인 캐릭터 ‘핑크퐁’, ‘호기’, ‘니니모’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컬러링지 꾸미기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브라운관 활약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한층 더 확장된 핑크퐁 세계관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더핑크퐁컴퍼니 관계자는 “세계적 영화 축제인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2년 연속 애니메이션 팬들을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더핑크퐁컴퍼니만의 콘텐츠 제작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오프라인 현장에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주간경향(총 6 건 검색)
- [골목 내시경]부천시 원미동-소설 속 풍경 사라지고 깔끔한 신도시로(2021. 03. 19 14:04)
- 2021. 03. 19 14:04 사회
-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원미동은 양귀자의 소설 <원미동 사람들>로 유명한 곳이다. 부천의 옛 이름을 딴 전철 1호선 소사역에서 원미산을 따라 걸어 올라가면 원미동이 있다. 길 한 편엔 ‘원미동 사람들 거리’라는 푯말도 걸려 있다. 하지만 소설 속 골목의 풍경은 어디에도 없다. 그 시절은 오로지 지금도 꾸준히 팔린다는 소설 속에만 박제돼 있다. 의 거리는 소설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서울에서 넘쳐나는 사람들을 위해 막 신도시가 생겨나던 때 원미동이 만들어졌다. 지금도 그 시절의 이층집과 연립주택이 골목에 간간이 보이지만, 대부분 새로 지은 높은 공동주택과 상가주택들이 지금의 원미동 골목을 이루고 있다. 구석구석 소규모 아파트단지도 보이고 골목길은 신도시답게 반듯반듯 깔끔하다. 원미동 골목을 걷다 보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양귀자는 소설에서 “원미동 아이들은 집 안에서 틀어박혀 지내는 법은 애시당초 배운 적이 없다. 아침 눈뜨면서부터 집 앞으로 뛰쳐나와 어두워질 때까지 거리에서 놀았다”고 썼다. 그 당시만큼은 아니겠지만 어느 골목에서도 옹기종기 모여 수군거리고 뛰어다니는 어린이들을 볼 수 있다. 봄을 맞아 아이들은 골목에서 활개 치고 있다. 붉은 띠를 맨 태권도복을 입고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 소녀도 있고, 자전거를 쏜살같이 달리는 짓궂은 소년들도 보인다. 과자가게 앞에서 작당 모의를 하는 10대 초반의 소녀들과 아니꼬운 표정으로 도도하게 걷는 소년들도 있다. 공원 놀이터의 아이들 활력 원미동엔 아이들만 많은 건 아니다. 골목에 박힌 공원에는 펄펄한 노인들이 그다지 길지 않은 둘레길을 쌩하니 걷는다. 마치 사슬을 만들 듯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바쁜 걸음으로 걷고 있다. 좀 더 풀기가 빠진 노인들은 장의자에 앉아 뱅글뱅글 돌아가는 행렬을 지켜본다. 바로 곁에 원미산이 있고 잘 정비된 산책로와 운동시설이 있음에도 노인들은 귀찮은 듯 동네 공원에서 봄날 오후를 즐기고 있다. 그 곁으로 어린아이들이 미끄럼틀을 오르내리고 그네를 탄다. 젊은 부모들이 곁에서 참견하거나 아이들을 이끌고 있다. 근래에 이렇게 붐비는 공원 놀이터는 보지 못했다. 서울 강남의 잘 꾸며진, 그러나 아이 하나 볼 수 없는 곳과 달리 놀이터는 본연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 양귀자의 소설이 그린 원미동의 풍경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것이 있다면 이와 같은 아이들의 소란과 활력이다. 운동하는 어르신들과 놀이터를 가득 채운 어린이들이 있다. 동네 안팎으로 초등학교 3개, 중학교와 여고까지 있으니 골목과 거리가 아이들로 넘치는 건 당연하다. 다만 학원을 오가는 지친 표정보다 숨이 찰 때까지 골목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다. 아이를 상대로 하는 주산학원도 있고 피아노 학원에는 이런저런 공부 도우미까지 한다는 선전도 붙어 있다. 어디에나 아이를 책상 앞에 붙잡아두려는 부모의 심사야 뻔하지만, 원미동 아이들은 빨치산처럼 골목을 뛰어다닌다. 시로 승격되기 전 부천의 옛 이름은 소사읍이었다. 복숭아가 많이 나던 곳이라 복사골로도 불렸다. 한국전쟁 직후 이곳이 신종교의 성지 노릇을 하던 때도 있었다. 특정 종교 신자들이 모여 신앙촌을 이루어 살았고, 소사에서 정도령이 나오고 새 구세주가 세상을 구하는 역사를 이룰 거라는 믿음도 퍼졌다. 자신을 믿으면 영원히 살 수 있다고 외치던 교주도 나왔는데, 그 역시 죽은 후 부활했다는 소식은 없다. 그런 종교들의 극성과는 달리 원미동 골목 안의 종교 사정은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개척교회와 작은 교회들이 골목 안 상가 건물에 깃들어 있고, 아주 큰 원미동 성당과 석왕사 절이 원미동의 신앙을 이끌어간다. 다만 곳곳에 병도 고쳐주고 신점도 본다는 신당도 보인다. 원미동을 남과 북으로 가로지르는 큰 골목에는 구역을 따라 3곳의 시장이 줄지어 있다. 원미종합시장, 원미부흥시장과 금강시장이 있다. 모두 한 길을 따라 있어 굳이 따로 나눌 일이 있나 싶다. 앞의 두 시장은 파는 물건이나 가격도 비슷하다. 현대화된 전통시장답게 비를 맞지 않고 장을 볼 수 있도록 천장이 있고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 금강시장은 골목을 따라 상점들이 이어져 있는데 시장보다 상점 거리라 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거리 곳곳을 이야기가 담긴 벽화로 치장했다. 큰 골목에 줄지어 있는 3곳의 시장 종합시장에는 터키 아저씨가 견과류 가게를 열고 있다. 열심히 먹어보라고 권하며 외치는 호객 솜씨가 남대문 상인보다 낫다. 반찬가게들도 나름 메뉴가 다르고 가격도 차이가 있어 장 보는 눈썰미가 필요하다. 떡볶이 가게에는 나이 든 모자가 세트 메뉴를 시켜놓고 그날 일과를 되짚고 있다. 금강시장 두부 가게 주인은 옌볜 출신이라고 했다.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며 바짝 포를 뜬 건두부를 권한다. 두부 한봉지를 집어 들고 “한봉지에 2000원이다. 볶아먹고 무쳐먹어도 좋다.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게 보통 두부와는 다르다. 새벽부터 콩을 갈아 직접 만든 거니까 한번 먹어보시라”고 열을 올린다. 주인장의 권유대로 오이를 썰어 함께 무친 건두부는 일품이다. 도시를 일러 ‘가족을 잃어버린 곳’이라 부른다. 진즉 이웃은 사라졌고, 가족마저 낱낱이 자기 안에 매몰돼 모두가 외로운 곳을 도시라고 했다. 다른 곳은 그럴진대 적어도 원미동 골목에서는 가족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어머니의 손을 잡은 자식, 노모를 부축하는 딸의 느린 걸음, 3대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골목을 호령하는 모양새를 골목을 걷는 내내 볼 수 있다. 1980년대부터 서울에서는 눈을 크게 뜨고도 찾을 수 없던 정경이 지금 원미동 골목에는 남아 있다. 원미동 골목 끝은 원미산으로 이어진다. 장을 보고 돌아가던 이가 시장을 향하는 이웃에게 말한다. “파가 금값이더니 조금 내렸더라. 총각네 채소가게에 들어온 무가 싱싱하고 싸더라. 오징어는 비싸고 별로다.” 이웃으로 산 지가 오래된 듯 서로가 말을 놓고 수다를 떤다. 더불어 어제도 술 먹고 들어 온 서방 욕은 덤으로 퍼댄다. 장 보러 가는 길에 취직 못 한 자식 걱정이며 눈치 없는 가족 이야기까지 장마당의 약장사처럼 큰소리로 풀어놓고 있다. 도시에 아직도 이웃이란 것이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더 깊이 속살을 파고들어 이곳에 살아 보면 미움과 악다구니가 없겠나 싶지만, 사람들의 표정과 말투엔 날 세운 살벌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양귀자의 소설 속엔 깊은 상처와 쓰라림이 있다. 요즘 원미동 사람들은 살 만해졌고, 밀려난 이들이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 정착한 이들이 살고 있다. 골목 안 집들은 대부분 요즘 유행을 따라 정비돼 있지만, 간간이 옛날 형태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부동산은 “수도권에서 그래도 이 동네가 집값 적당하고 살 만하다. 환경도 좋고 지하철 7호선에 1호선이 지나가니 교통도 좋은 편이다. 신혼살림 하거나 초등학교 아이들 키우기에는 여러모로 좋은 곳”이라고 했다. 한참 신축 붐이 지나 시설 좋은 물건도 많고, 눈을 낮추면 싼 가격에 구축 매물을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미동에는 종합시장, 부흥시장, 금강시장 모두 3곳의 시장이 있다. 상가주택 곳곳에는 불황과 팬데믹 사태 탓에 ‘임대’ 표지를 붙인 곳이 많다. 반면 깔끔하게 새로 문을 연 간식 가게와 커피집들도 골목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들고 있다. 한 골목 안에도 흥망과 성쇠가 같은 줄에 놓여 있다. 옛 가게들은 아주 오래돼 1980년대의 간판과 분위기를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고, 이제 막 새로움과 세련됨을 자랑하는 곳들도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곳곳에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벽화로 그린 길목도 이채롭다. 전봇대에 붙은 부동산 매물 광고 눈길 원미동은 곁에 원미산을 두고 있는데, 봄이면 피어나는 진달래며 복사꽃으로 유명하다. 이름대로 멀리서도 보이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소설 <원미동 사람들>은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렸고, 간혹 대입 수능시험의 지문으로도 나오고 있으니 국민 대다수가 이곳의 이름은 들어봤을 터이다. 소설의 무대는 1980년대라서 그 안에 담긴 묵직하고 절박한 풍경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곧 진달래가 붉어질 계절이니 원미산과 원미동 주변도 봄의 기운이 절정을 맞을 것이다. 근자에 생각 없는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 원미동이 있는 부천이 입길에 올랐다. “이부망천(離富亡川), 이혼하면 부천으로 떠나고 망하면 인천으로 주저앉는다”는데, 그는 사과했다 하나 다시 슬그머니 제자리로 돌아갔다. 말 한마디에서 그의 천박한 욕망과 이웃에 대한 모독과 인간에 대한 몰이해를 읽을 수 있다. 원미동에는 아직도 가족의 따뜻함과 이웃의 정겨움이 남아 있다. 골목을 가득 채우는 아이들의 소란에서 이 어려운 시절의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고맙게도 원미동 사람들은 도시가 잃어버린 대부분의 미덕을 아직도 품고 있다. 활기와 희망을 보고 싶으면 원미동 골목을 걸어 보길 권한다. 다른 곳에 없는 즐거움이 곳곳에 묻어 있기 때문이다.
- 골목 내시경
- [주목! 이 사람]부천국제만화축제 대상작 심흥아·우영민 부부 작가(2020. 09. 11 14:31)
- 2020. 09. 11 14:31 사회
- ㆍ“치매 돌봄, 관계회복이 중요” 치매를 앓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서랍 안에는 막내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던 날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종이 한 장엔 마지막까지 딸들의 이름을 잊지 않으려는 듯 두 딸의 이름이 여러 번 되풀이해 적혀 있었다. 올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한 해 동안 가장 주목받은 만화를 선정, 시상하는 ‘2020 부천만화대상’ 대상작으로 선정된 웹툰 <우두커니> 마지막화의 한 장면이다. 그리고 작품을 만든 작가 본인의 기억이기도 하다. 심흥아·우영민 작가는 부부이자 ‘심우도’라는 팀명으로 활동하는 동료 작가다. 딸인 심 작가와 사위인 우 작가는 치매로 고통받는 늙은 아버지와 그를 돌보는 가족의 현실적인 애환, 그리고 지난 시간 행복했던 순간들을 반추하는 모습도 함께 담아 <우두커니>를 그렸다. 연재 중에는 특히 가족이 투병하고 있다는 독자들의 댓글이 많이 달려 아픔을 공유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던 작품이다. “저희는 그렇게 잘하지 못했는데, 미리 가족 간의 관계를 회복하고 응어리가 있으면 풀어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작품을 쓴 심 작가는 가족이 치매를 앓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무엇부터 준비하면 좋을지를 묻자 ‘관계회복’이란 답을 먼저 꺼냈다. 치매 돌봄에서 가족이 느끼는 가장 큰 고통 중 하나가 다정했던 가족이 한순간에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변해 떼를 쓰거나 폭언을 하는 등 알아볼 수 없게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 작가 역시 “미리 많은 대화를 나눠야 치매의 징후가 되는 변화를 포착하기도 쉽고, 초기에 알아차리면 대처할 수 있는 방법도 더 많아진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딸의 임신 소식을 듣자 환한 웃음을 보인다. 안타깝게도 손주가 태어나고 이 만화로 대상까지 받는 모습은 보지 못한 채 아버지는 가족과 작별한다. 아픈 아버지를 돌보다 상을 치르고 아이가 태어나는 과정 모두 연재 중에 있었던 일이다. 게다가 따로 작업실을 차리지도 않은 상황이라 부부에 아기까지 세 가족이 한 집에서 작업과 육아, 일상생활 전부를 이어가기가 쉽지만은 않았지만 부부 작가는 서로에 대한 신뢰로 어려움을 이겨냈다. 심 작가는 “24시간을 붙어 있었지만 남편이 배우는 입장으로 맞춰줬고, 서로 감정도 쌓아두지 않고 바로바로 풀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의 장면을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그렸어도 만화로 그리지 못할 정도로 힘겹고 민감한 현실도 없지 않았다. 심 작가는 “나 자신에게 실망할 정도로 힘들었던 장면들은 최대한 절제해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 작가의 간결한 그림이 이렇듯 담담하게 진행하는 이야기와 잘 어울려 더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두 작가의 이런 차분한 성격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시상식이 열리는 제23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비대면 행사로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드러난다. 심 작가는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떠들썩하게 축하받는 것도 좋지만 역시 우리 성격에는 이렇게 조용한 시상식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상금은 전셋집 이사하는 데도 보태고, 조금이나마 아기 이름으로 좋은 일하는 데도 쓸까 합니다.”
- 주목! 이 사람
- [문화캘린더]제16회 부천국제만화축제(2013. 08. 06 10:21)
- 2013. 08. 06 10:21 문화/과학
- 제15회 부천국제만화축제 부천필하모닉 OST 콘서트 현장 축제 제16회 부천국제만화축제 일시 8월 14~18일|장소 한국만화박물관, 영상문화단지, 부천시 일대|관람료 한국만화박물관 입장료 5000원 “책은 안읽고 도움도 안되는 것만 읽는다”는 어머니의 성화에 아이들은 숨어서 읽어야만 했던 것이 만화다. 만화의 도시 부천은 부천국제만화축제를 통해 불명예를 이고 살았던 출판 만화를 양지로 끌어올렸다. 올해도 부천은 만화의 도시가 된다. 16년을 이어오면서 ‘부천=만화의 도시’라는 공식을 확고하게 했다. 부천시 승격 40주년까지 더해져 올해 만화 축제는 시민참여형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이야기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선 등 만화 원작이 영화로 탄생하는 과정과 작가들의 스토리작법이 전시된다. 이외에도 만화전시 및 콘퍼런스, 캐릭터 퍼레이드, 코스프레 최강자 대회, 인기 만화작가 사인회 등도 마련됐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만화 OST 콘서트’에서는 ‘로봇 태권 V’ ‘날아라 슈퍼보드’ 등 만화영화 주제가가 오케스트라의 선율로 다시 태어난다. 부천만화축제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bicof.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032-310-3075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일시 9월 10일~10월 6일|장소 흰물결아트센터 화이트홀|관람료 R석 5만원/ S석 4만원/ A석 3만원 작가 김광탁의 자전적 이야기다. 간암 말기의 아버지가 고통으로 인한 간성혼수 상태에서 ‘굿을 해달라’고 이야기한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아 글이 시작됐다. 아버지의 죽음을 앞둔 가족들의 일상이 덤덤하게 묘사되지만, 그 안에서 부모와 자식간의 사건과 기억을 섬세하게 풀어나간다. 삶과 죽음의 경계, 기억과 망각의 경계가 무엇인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제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이다. 070-4619-2811 오페라 음악으로 읽는 세계문학-여름특선 일시 8월 14일|장소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관람료 R석 3만원/ S석 2만원 지난해 오페라 하이라이트 ‘음악으로 읽는 세계문학 - 시즌 1’에 이어 올해는 김유정의 소설 을 원작으로 하는 오페라 이 무대에 오른다. 원작 소설은 1930년대 한국의 사회적 풍속을 농사일, 혼례, 키 재기 등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향토색 짙은 언어로 묘사했다. 오페라 은 작곡가 이건용의 작품으로 2001년 국립오페라단 초연 후 널리 사랑받고 있는 한국 오페라다. 070-7760-3435 콘서트 서울시합창단의 ‘신나는 콘서트’ 일시 8월 24일|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관람료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1만원 합창음악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는 서울시합창단이 마련한 독특한 콘서트다. 가장 아름다운 악기로 알려진 사람 목소리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특히 합창과 비트박스의 만남이 눈길을 끈다. 목소리 대 목소리의 대결 구도가 아닌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시도다. 광고음악부터 한국민요까지 다양한 음악장르를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02-399-1777 클래식 피아니스트 이민영 리사이틀 일시 9월 9일|장소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관람료 2만원 독주와 실내악으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이민영의 독주회다. 이번 무대에서 이민영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2번’과 빌라 로보스의 ‘아기의 가족’, 그리고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3번’을 연주한다. 고전적이고 학구적인 연주스타일을 맛볼 수 있고, 곡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민영은 서울대 음대 피아노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와 라이스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02-737-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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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배기선 vs 이사철 ‘부천 원미 을 4차전’(2008. 02. 28)
- 2008. 02. 28 정치
- 총선격전지 서울 송파 병, 한나라당 예선 열기 후끈… 동작 갑, 유명인사 등장에 기성 정치인 긴장 서울 송파 병 서울 송파 병은 전·현직 의원 5명이 맞붙어 예선부터 벌써 관심 지역구로 떠올랐다. 한나라당에서는 17대 총선에 출마했다 낙선한 이원창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으로 텃밭을 닦아왔다. 이 지역은 강남에 속하기는 하지만 한나라당이 한 번도 깃발을 꽂은 적이 없다. 다른 지역과 달리 생활수준이 낮은데다 호남·충청 출신 주민이 많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17대 총선 때 한나라당에서 출마했다고 하면 고개도 들지 않았다”면서 “내가 호남 출신이고 지난 4년 동안 발벗고 다녔기 때문에 이곳에서도 한나라당이 승리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이계경·나경원 의원을 겨냥해 “이 지역은 낙후한 만큼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면서 “낙하산 공천으로 내려와서 이 지역을 책임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위쪽부터시계방향순)이근식·김성순·이원창·나경원·이계경 대선에서 대변인으로 이름과 얼굴을 널리 알린 나경원 의원은 ‘힘 있는 후보론’을 내세웠다. 나 의원은 “이곳은 거여·마천 지역의 개발이 관심사항”이라면서 “지역 주민의 바람 역시 능력 있는 후보가 와서 정부·서울시와 긴밀한 협조 아래 개발이 잘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평일 오전에는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나 의원은 평일 오후나 주말이 돼야 지역구를 누비며 지역 주민과 접촉하고 있다. 이곳에서 23년 동안 산 이계경 의원은 “누구보다 송파를 잘 안다”면서 “지역 주민들에게는 재개발도 중요하겠지만 일자리 창출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특성에 맞게 여성·고령 유권자들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여성신문사 사장이었던 이 의원은 “송파 갑·을·병 중 한 곳에는 여성 의원을 배려해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경선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합의에 따라 묘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여론조사를 통한 공천을 주장했다. 한나라당 후보와 본선에서 맞설 상대는 현역인 통합민주당의 이근식 의원이다. 이 의원은 4년 동안 법조타운 유치, 성동구치소 이전 등 자신의 공약이 실현된 만큼 앞으로 거여·마천 뉴타운을 빠른 시일 내에 만들고 교통망을 확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의원은 “민주당과 통합됐기 때문에 이곳의 여론이 대선 이후 많이 달라졌다”면서 “영남 출신인데다 김대중 대통령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을 한 것이 영·호남 가리지 않고 이 지역 주민들에게 호감을 얻은 바탕”이라고 강조했다. 전 민주당 사무총장이자 전 최고위원인 김성순 의원은 합당으로 이근식 의원과 공천 대결을 앞두고 있지만 예비후보도 등록하지 않은 채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상태다. 2월 20일 김 전 의원은 “낙선한 후에도 4년 동안 지역에서 계속 활동했다”며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 원미 을 부천 원미 을은 배기선 의원(통합민주당)과 이사철 전 의원(한나라당)의 네 번째 승부로 눈길을 끈다. 배 의원이 16·17대 총선에서 승리해 2승 1패, 이 전 의원이 15대 총선에서 승리해 1승 2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네 번째 승부인 만큼 상대를 너무 잘 알고 있는데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기에 극명하게 대비된다. 공안검사 대 민주화 투사의 대결로 세 차례나 진검승부를 벌인 두 사람의 총선 싸움은 말 그대로 보수와 진보의 대결로 상징된다. 이번 총선에서는 민주노동당의 최순영 의원까지 가세했다. (왼쪽부터)배기선·이사철·최순영 방어에 나선 배 의원은 현재 뇌물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최종판결 시기가 이 지역 총선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 의원 측은 “지역 현안이었던 지하철 7호선 연장을 16대 때 이끌어낸 만큼 지역 내부에서 배 의원의 공적을 다 알고 있다”며 “배 의원이 앞으로도 이 사업을 잘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의원 간의 신경전이 날카로운 것에 대해 배 의원 측은 “이번 싸움이 양측간에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이며, 지는 쪽은 정치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사철 전 의원은 배 의원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다. 이 전 의원은 “16대 때는 불법적인 낙선운동으로, 17대 때는 탄핵바람으로 낙선했다”고 아쉬워했다. 이 전 의원은 또 “중동·상동 신도시, 이 지역은 새로 이주해온 주민이 많은데 생활하는 데 불편이 많다”며 “여당의 힘 있는 의원이 나서서 이를 해소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17대에서는 야당이어서 불리했던 것이 지금은 여당이 돼 유리해졌다는 것이 이 전 의원의 설명이다.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이곳에서 시의원을 역임했다. 1984년부터 부천에서 살아오며 YWCA에서 활동한 최 의원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정치를 내세우고 있다. 최 의원은 “이곳 지역은 정치적 수준이 높은 중간층 주민이 많다”며 “선거 과정에서 정치적 싸움에 치중하기보다 지역 주민들, 특히 여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책을 만들고 펼치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 동작 갑 서울 동작 갑은 한나라당 후보가 4배수로 압축되면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무엇보다 영화배우 남궁원씨의 아들인 홍정욱 전 헤럴드미디어 대표와 유정현 아나운서의 출사표로 후끈 달아올랐다. 유명인사들이 등장한데다, 4명의 후보 이름 뒤에 강재섭·서청원·이재오·정몽준 등 한나라당 중진 실세들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당내 헤게모니 싸움의 격전장이 돼버렸다. (위쪽부터시계방향순)전병헌·서장은·권기균·홍정욱·유정현 크게 일전을 벼르고 있는 쪽은 현 당협위원장인 서장은 후보와 동작 토박이 권기균 후보다. 서장은 후보는 이 지역의 ‘터줏대감’이었던 서청원 전 한나라당의 보좌역으로 일하다가 이 지역을 물려받아 조직면에서는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4년 동안 이 지역을 누비고 다녔다. 서 후보는 “야당이었지만 오히려 서울시에서 여당이었기 때문에 발품을 팔아가며 지역 민원을 해결해왔다”면서 “유명인들이 인지도는 높을지 모르지만 당선 가능성은 낮다”고 두 후보 측을 겨냥했다. 권기균 후보 역시 두 후보 쪽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권 후보는 “오랫동안 당에 기여했으며 당에서 드문 공학박사기 때문에 공천 경쟁에서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또 “이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며 “동작구를 과학교육특구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정욱·유정현 후보 측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홍보에는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유정현 후보 측은 “공천 발표 때까지 입장을 밝히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홍정욱 후보 측 역시 세간의 유명세 때문인지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현역 의원인 통합민주당 전병헌 의원 측은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 신 안산선 부활, 대방동 미군 기지 이전, 노량진 민자 역사 착공 등 지역 현안을 많이 해결했다는 점을 우선 내세웠다. 전 의원 측은 한나라당의 경선이 치열한 것에 대해 “옛날 서청원 전 대표의 지역구라서 출마만 하면 당선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면서 “모두 정치 현실을 잘 모르는 신인들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유명인사 후보를 의식해서인지 전 의원 측은 “전 의원은 물론 부인 역시 동작에서 자라고 컸다”며 지역 연고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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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몬다비, 부천 판타스틱영화제 공식 와인 선정
- 2023. 06. 29 15:17 문화/생활
- 미국 나파밸리의 대표적인 와인 ‘로버트 몬다비’가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공식 와인으로 선정됐다. 로버트 몬다비가 영화제에 협찬하는 와인은 레드, 화이트 2종으로 로버트 몬다비 프라이빗 셀렉션 카베르네 소비뇽과 로버트 몬다비 프라이빗 셀렉션 샤도네이다. 해당 와인은 영화제 개막식 리셉션에서 건배주로 사용되며 영화인의 밤 등 영화제 기간(6월 29일~7월 9일) 동안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에 활용된다. 또 영화제 기간 중 3일간(6월 30일~7월 2일)은 부천시청 앞 잔디광장에 홍보부스가 마련되어 누구나 시음할 수 있다. 로버트 몬다비는 프랑스 보르도의 대표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을 캘리포니아 스타일로 재해석해 미국 와인의 품질을 끌어올린 와이너리로 평가받고 있다. 로버트 몬다비 측은 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와 한국 영화산업 발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협찬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몬다비 와인
- 하모·부천핸썹…'최애' 지역 캐릭터에 투표하세요
- 2022. 08. 29 13:49 문화/생활
- 지역 공공 캐릭터 활성화 지원 사업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이 국민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다. “당신의 캐릭터에 투표하세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지역·공공 캐릭터 활성화 지원 사업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의 대국민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다. 올해로 5회째 개최되는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은 정책, 지역, 축제 등 홍보를 위한 지역·공공 분야의 적극적인 캐릭터 활용을 독려하는 전국 최우수 캐릭터 선발대회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국민 온라인 투표를 통해 대중과 접점을 마련하는 등 지역·공공 캐릭터의 대국민 인지도 제고를 목적으로 한다. ■역대 최다 110개 캐릭터 접수, 본선작 30개 대상 대국민 투표 개시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에 대한 지역과 공공 분야 기관의 참여 열기는 매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2018년 75개 참가작으로 시작하여 올해는 역대 최다인 총 110개의 캐릭터가 접수됐다. 이러한 참가 열기는 지역·공공 캐릭터 활성화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이 지닌 파급력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지난해 지역 부문 대상 수상작 ‘조아용(용인시)’과 공공 부문 대상 수상작 ‘나눔이(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보다 친숙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알려지며 지역 및 기관의 정책 홍보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올해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은 전문가 심사를 거쳐 30개 캐릭터가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부터는 대국민 평가까지 더해지며 10개 안팎의 캐릭터가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된다. 대국민 평가는 온라인 투표 및 콘진원 시민참여혁신단의 서면 평가로 이루어지며, 온라인 투표는 공식 투표 페이지(ourcharacter.kr)에서 9월 14일(수) 오후 2시까지 1인당 최대 3표씩 참여할 수 있다. ‘우리동네 캐릭터 축제’ 본선 진출작 ■대상 캐릭터에 상금 1천만 원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은 대상 1개, 최우수상 1개, 우수상 2개, 장려상 3개 등 본상 부문에서 7개 캐릭터를 선정한다. 굿디자인상(전문가 심사 디자인 완성도 1위) 1개, 핫스타상(대국민 투표 1위) 1개, 라이징상(2020년 이후 제작된 캐릭터 중 총점 1위) 1개 등 특별상 부문에서 3개 캐릭터를 선정한다. 특히 2020년부터는 라이징상 부문을 신설하여 인지도가 낮은 신생 캐릭터들도 수상할 수 있도록 기회의 폭을 넓혔다. 수상 특전으로 대상에는 1천만 원의 상금을 수여하며, 그 외 수상작들은 수상기관 희망에 따른 홍보·마케팅이 지원된다. 수상하지 못한 본선 진출작에게도 올 10월 개최될 ‘우리동네 캐릭터 축제’에 참가 기회가 주어진다. 우리동네 캐릭터 축제는 지역·공공 캐릭터가 시민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교류의 장으로, 풍성한 부대 프로그램이 마련될 예정이다. 콘진원 지역콘텐츠진흥단 이혜은 단장은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을 통해 우수한 지역·공공 캐릭터 발굴과 더불어 지역 축제, 관광 및 기관 정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이 지역·공공 캐릭터의 대표 등용문이 될 수 있도록 꾸준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
-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다룬 故 진영태 검사의 아내 시인 김혜정
- 2006. 03. 01 화제
- “16년 전, 하늘나라로 떠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이 시를 쓰게 했습니다” 지난 1989년 5월 어느 날 한 검사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에는 여러 몇 가지 의문점이 발견됐지만, 사건은 단순한 교통사고로 마무리됐다. 그렇게 허무하게 남편을 떠나보낸 아내 김혜정씨는 얼마 전 시집을 펴내 남편의 죽음에 대한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남편은 부천서 성고문 사건 파헤친 검사 남편의 귀가를 기다리던 아내에게 걸려온 전화는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아내는 딸아이를 등에 업고, 아들의 손을 잡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7년 11개월을 함께 살았던 남편은 이미 싸늘한 시신이 되어 누워 있었다. 일본 연수 시험에서 일등을 한 기념으로 동료 검사들과 회식을 하고 돌아온다던 남편이었다. 그의 시신은 온몸에 타박상을 입어 보기에도 처참할 정도였다. 1989년 5월 4일 고 진영태 검사는 그렇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아내와 여덟 살짜리 아들 현식이, 그리고 다섯 살 된 딸 유례를 남겨두고…. 시인 김혜정씨(49)는 그렇게 남편을 저 세상으로 보냈다. 일본으로 연수를 떠난다고 그렇게 좋아했던 남편이었는데, 그가 당했다는 교통사고는 의문투성이였다. 남편을 친 차의 주인은 전과 13범이었고, 차 역시 대포차(무적 차량)였다. 술을 먹고 대리운전을 불러 집으로 향했던 남편이 왜 갑자기 남부순환도로에서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했는지도 의심스러웠다. 술집에서 집까지는 자동차로 채 5분도 안 되는 거리였다. 사고 다음 날 남편의 차 키를 누군가 아파트 경비실에 놓고 갔다는 것도 수상쩍었다. 열쇠를 전해 받은 경비에게 누가 준 것인지 알아보려고 했지만, 그는 갑자기 일을 그만뒀다. 교통사고라고 하기에는 남편의 온몸에 남겨진 타박상도 설명하기 힘들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겨나는 의문은 교통사고가 계획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건을 담당한 검사들의 태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성의가 없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친척들과 남편의 친구들은 남은 가족들도 위험할 수 있다며 그냥 덮어두자고 했다. 남편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그렇게 잊혀졌다. “제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실 겁니다. 지난 1985년 처음으로 인천지검 공안검사팀에서 일했어요. 당시 사회 분위기가 어두웠잖아요. 그런데 부천 성고문 사건을 파헤쳤으니 상부에서 좋아할 리가 없었죠. 집 전화가 도청을 당해서 공중전화로 전화를 할 때도 있었죠. 홍성을 거쳐 서울지검에서 일할 때 검사들이 해외로 연수를 나가는 시험이 있었어요. 남편은 일본 연수 신청을 했고 시험에서 일등까지 했어요. 함께 일하던 상사, 동료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돌아오다가 그런 일을 당한 거죠.” 남편은 김혜정씨의 친오빠와 고등학교 동기였다. 남편이 사법연수원에 다닐 때 소개를 받았고, “풍족하게 살게 해주지는 못한다” “나랑 결혼하려면 고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오히려 믿음이 생겨 결혼했다. 그와 함께 산 7년 11개월은 ‘청상과부’처럼 지냈던 시간이었다. 남편은 일 때문에 야근을 밥 먹듯이 했고, 큰 사건이 터지면 사무실에서 먹고 자는 게 일상이었다. 그런 남편이 불의의 사고를 당해 저 세상으로 떠났을 때의 막막함이란…. 그리고 풀리지 않는 의문들. 김혜정씨는 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다. 남편의 석연치 않은 죽음에 대해서 언젠가는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남편의 장례식을 치른 후 그녀는 아이 둘과 함께 친정으로 들어갔다. 지검장까지 지냈던 친정 아버지 덕분에 큰 고생 않고 자란 그녀지만 온실의 꽃처럼 지내왔던 생활을 바꿔야만 했다. 남편 대신 아이들에게 버팀목이 되어줘야 했기 때문이다. 외국계 은행에 근무하기도 하고, 드라마 작가로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를 놓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 남편의 10주기에 맞춰 책을 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5년 10월 나온 시집 「내게는 멀고 흐리다」(북@북스)는 김혜정씨가 눈물로 한 줄 한 줄 써내려간 지난 16년 동안의 추억이다. 극작 전공 딸과 함께 영화 시나리오 쓰고 싶어 남편이 세상을 떠난 당시 8살이던 아들은 현재 군복무를 앞두고 있는 25세의 청년으로 컸다. 당시 다섯 살이던 딸은 문예창작을 전공한 후 극작을 전공하기 위해 올봄 다시 서울예대 극작과에 입학하는 예비 대학생이 됐다. 성장기에 아버지의 부재로 많이 힘들었을 테지만, 혼자 된 엄마 앞에서는 절대로 티를 안 내는 착한 아이들이다. “애들과는 친구처럼 지내요. 특히 딸아이가 문학공부를 하고 있어서 마음이 너무 잘 맞아요. 남들이 제 작품에 대해서 비평을 하면 참기 힘든데, 딸의 말에는 귀가 기울여져요.(웃음) 딸하고는 잘 지냈는데, 아들한테는 미안한 생각이 들어요. 남편에 대한 원망을 아들한테 푼 것은 아닌가 싶어서요. 그래도 지금까지 제 말을 잘 들어준 게 너무나 고맙죠.” 김혜정씨는 아버지의 부재로 마음 아파하는 아이들에게 항상 친구가 되고 싶었다. “공부해라” “이건 하지마라”는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 자신 있는 것을 하도록 배려했다. 문학이 얼마나 배가 고픈 직업인지를 알고 있지만, 딸이 문학에 재능을 보여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아들도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도록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친구들이 저와 엄마 관계를 무척 부러워해요. 마치 자매처럼 장난치고 이야기하고 그러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해요. 자라면서 아버지가 안 계시는 게 힘들 때도 많았어요. 학원에서 밤늦게 끝나면 다른 애들은 아버지가 데리러 오는 걸 볼 때 많이 부러웠죠. 학교에서 가족 사진 내라고 할 때도 그렇고. 그냥 친구들한테는 아버지가 외국에 공부하러 나가셨다고 했어요.”(딸 진유례) 김혜정씨는 극작과 입학을 기다리고 있는 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아니 꿈에 부풀어 있다. 그녀 자신이 아직 이루지 못한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꿈 때문이다. 딸과 함께라면 그동안 가슴에 꽁꽁 묻어두었던 남편의 죽음고 관련된 사건을 시나리오로 만들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딸 역시 엄마와 함께 팀을 이뤄서 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영화 ‘살인의 추억’ 같은 작품을 써보고 싶어요. 예전에 한 번 영화 시나리오를 써서 입봉하는 감독에게 줬는데, 부담이 됐는지 영화로 만들지 못했거든요. 딸이 졸업할 때 함께 좋은 작품을 써보고 싶어요. 딸이 제 작품의 부족한 점을 잘 채워주거든요.” 김혜정씨의 요즘 고민은 경제적인 자립에 관한 것. 2년 전 친정살이를 청산하고 세 식구가 함께 살면서 경제적인 문제를 혼자 해결해야 했다. 친정에서 살 때는 자신이 일을 하면서 번 돈으로도 별 어려움 없이 살 수 있었다. 먹는 것, 자는 것이 해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진짜 가장 노릇을 해야 한다. 그녀는 ‘시인으로 사는 한 가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 평생 시는 놓지 못하겠지만, 자식들을 위해서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영화 시나리오였다. 얼마 전까지 아무런 경제적 어려움 없이 살았지만, 이제부터는 먹고 사는 문제가 ‘발등의 불’처럼 느껴진다. “평생 어려움 없이 살아왔어요. 그러다가 남편이 죽고, 아이들을 혼자 키워야 했죠. 다행히 얼마 전까지 부모님이 도와주셨지만, 이제부터는 아이들과 함께 헤쳐나가려구요. 시가 없었으면 버텨내기 힘들었을 겁니다. 인생은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견딜 만한 것 같아요. 이왕 주어진 삶이니까 무엇인가 밝고 환한 것을 찾으려고 노력해야겠죠. 그것이 인생의 의미 아닐까요?” 인생의 어두운 면을 모르고 살았던 김혜정씨. 남들처럼 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 그러다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으로 그녀는 인생의 어두움을 알게 됐다. 아이들과 함께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도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웃음을 멈추지 않는다. 아버지의 부재를 잘 이겨내준 아이들이 있고, 삶의 버팀목이 되어준 시가 있기 때문이다. 2년 후 딸과 함께 만들 영화 시나리오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혜정씨가 남편을 기억하며 써내려간 시 원통을 찾아가 여긴, 여전하군요. 십사 년이 흘러도 저 먼지 쌓인 새우깡이랑 매달아놓은 비닐 봉다리 속 오징어랑 뿌연 유리창 너머로 군인 신랑 기다리며 새댁이 바라보던 눈 덮인 저 산의 능선도…… 어쩜, 그대로예요. 그이 땅에 묻고 어느새 칠 년 함박눈 쌓이는 겨울이면 신랑각시 시절 고스란히 묻어 있는 이곳을 한번 찾아오자고 했는데 낡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랑보다 더 슬픈 건 정이라고 세월에 닳고 깎인 저 여자, 애절하게 흐느끼는 노랫소리가 날 기댈 데 없이 만드네요. 그때 그 새댁 시절엔 한밤에 신랑 손 잡고 저 언덕길 내려와 서울 친정에 전화하고 눈물 핑 돌아 돌아섰는데 이미, 한 세월을 받아냈는지 홀로 남겨져 무심해졌는지 저 여자의 쉰 목소리가 왜 이렇게 편안해 어둠의 그늘에 들어가 주저앉아 그만 쉬고 싶어지네요. 경계를 다 허물어버린 허공뿐인 마음인데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자꾸 와르르 무너져 내려 그때 그 기다리던 언덕길 어렵게 어렵게 찾아왔더니 끝내, 그 환한 자리 쓰리고 아파…… 또…… 눈발이…… 흩날리네요. 글 / 최영진 기자 사진 / 이상민
- [Cine File]아주 낯선 세계로의 모험…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2003. 07. 01 문화/생활
- 기발한 영화가 몰려온다. 판타지의 도시 부천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오는 7월엔 가슴마다 ‘사랑’을 담고 ‘환상’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자. 7월 10일부터 19일까지 총 9일간 부천 복사골에서 열리게 될 ‘제 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2003)’는 고감도의 빛깔을 보다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통해 화려하게 펼쳐낼 것으로 예상된다. 출범할 때부터 ‘판타지’를 주제로 삼아 그 성격을 확실히 했던 ‘Pifan 2003’은 지난해보다 17편을 늘린 35개국 190편(장편 100, 단편 90)의 영화를 준비했다. 개막작은 한국 애니메이션인 ‘원더풀 데이즈’로 결정됐다. ‘원더풀 데이즈’는 7년에 걸친 제작기간, 기술적 실험 등으로 숱한 화제를 낳아 왔던 애니메이션 대작으로 이번 영화제를 통해 처음으로 관객 앞에 선보여진다. 폐막작에는 ‘큐브’를 만들었던 빈센조 나탈리 감독의 ‘싸이퍼’, ‘여고괴담‘ 시리즈의 세 번째 편인 윤재연 감독의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 여우계단’이 함께 선정됐다. 경쟁부문인 ‘부천초이스’ 부문에서는 미국 출생의 타이 감독 피터 매너스의 ‘999-9999’,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 대만 리퐁노 감독의 ‘애정영락’ 등 모두 10편이 상영된다. 또 ‘월드 판타스틱시네마’ 부문에서 상영될 37편의 장편영화들 중에서는 대니 보일 감독의 좀비 호러 영화 ‘28일 후’, ‘빌리 엘리어트’의 제이미 벨이 주연한 ‘데스 워치’, 일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극도공포대극장 우두’, 사부 감독의 신작 ‘드라이브’ 등이 눈에 띈다. ‘판타스틱’ 영화제의 특성에 맞춰 ‘한국영화 걸작 회고전’에서는 80년대 ‘공포영화의 대가’로 불렸던 박윤교 감독의 영화 4편을 상영한다. ‘월하의 사미인곡’ 등 주로 산발한 여자귀신이 등장하는 괴담류 공포영화들로, 지금 보면 ‘공포’는 느껴지지 않겠지만 애정을 갖고 한 장르를 꾸준히 개척해나간 장인의 정성을 다시 본다는 것이 상영의 취지다. 공식 부문 이외에 특별전으로는 인도영화 8편을 소개하는 ‘발리우드 스페셜’,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쇼브라더스의 무협 영화들을 복원된 필름으로 상영하는 ‘쇼 브라더스 회고전’ 등이 마련됐다. 특히 올해 열릴 ‘Pifan 2003’의 가장 큰 특징은 판타지 영화를 좋아하는 마니아를 뛰어 넘어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판타지 영화들을 배치한 ‘패밀리 섹션’을 강화했다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관객을 생각하는 영화제, 재미있는 영화제, 가까이 있는 영화제를 지향하는 ‘Pifan 2003’은 여름 운동회, 피판 데이트, 야외상영, 그린 콘서트 등 다양하고 독특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객들에게 보다 친숙한 영화제로 다가설 것을 재차 강조했다. new DVD 인생은 아름다워 ‘인생은 아름다워’는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독일 나치들이 유태인 말살 정책을 펴는 사회 분위기를 배경으로 평범한 유태인 귀도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는 이 영화는 가슴 찡한 부성애로 전 세계를 울린 작품이다. ‘인생은 아름다워’의 각본, 감독, 제작 그리고 주연까지 맡았던 로베르토 베니니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 칸 영화제 등 각종 유럽 영화제에서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스페셜 피쳐에서는 2년여의 제작과정을 거치고, 수용소 장면을 위해 12주 동안이나 스튜디오 촬영을 한 제작 과정을 볼 수 있다. 포카혼타스 2 ‘포카 혼타스2’는 전세계적으로 3억 4천 7백만 달러의 수입을 올린 ‘포카 혼타스’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로 포카 혼타스가 영국 런던에서 겪게 되는 사건을 배경으로 전편보다 더욱 넓은 세상을 만나는 포카 혼타스의 새로운 모험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스페셜 피처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코너가 특별히 더 눈에 띈다. 디즈니 영어 동화책을 만들어 읽고 듣는 것이 모두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재미있는 트리비아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정글 속의 고릴라 젊은 여류 인류학자 다이안 포시는 희귀종의 고릴라를 연구할 목적으로 아프리카의 산악지대로 떠난다. 도저히 이 세상의 것으로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낙원의 숲 속에서 고릴라들을 연구하던 그녀의 고릴라에 대한 관심은 서서히 열정으로 바뀌고 마침내 그것은 병적인 집착으로까지 변해버린다. 심지어 그녀의 연인인 사진가 캠벨조차 짐승 밀렵꾼으로부터 고릴라를 보호하려고 생명의 위협마저 무릅쓰는 그녀를 말릴 수 없을 정도가 된다. new Video 발 킬머의 집행자 트럼펫 주자 톰 반 앨런은 1년쯤 전, 솔튼 시라는 곳의 주유소를 지나던 중 갑작스런 괴한 두 명의 침입에 의해 사랑하는 아내가 처참하게 살해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이들 두 괴한이 사실은 마약 거래 현장을 덮쳐 판돈을 챙기는 부패한 경할 모건과 가체티라는 사실을 알아낸 톰은 대니 파커라는 이름의 마약 중독자 행세를 하기 시작한다. 이내 두 경찰에게 정보원을 자처하며 접근한 그는 하루하루 아내의 복수를 꿈꾼다. 8마일 ‘8마일’은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최고의 래퍼 에미넴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에미넴이 음악에 투신, 스타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지는데, 인기 절정의 백인 랩퍼 에미넴이 스스로 주연을 맡아 스크린에 데뷔한다. 에미넴은 99년 ‘슬림 세이디’로부터 2002년 앨범 ‘에미넴 쇼’까지 약 3천만장에 달하는 앨범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슈퍼스타로 닥터 드레와 함께 내놓은 ‘8마일’의 사운드트랙 앨범 역시 등장하자마자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샹하이 나이츠 아시아 최고의 액션 스타 성룡과 헐리웃 최고의 흥행 제작자 로저 번바움이 만났다. ‘샹하이 나이츠’는 전편 격인 ‘상하이 눈’에서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액션과 코미디를 선보인다. 더욱이 더욱 커진 스케일로 고도의 촬영 기법과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들어간 라스트 액션신은 실로 역동적이다. DVD에는 성룡 영화의 백미로 꼽히는 다양한 NG 컷과 성룡 특유의 재치 있는 촬영 장면 등이 특별 수록되어 있다. /최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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