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2,858 건 검색)
- 이재준 수원시장,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개헌 이뤄져야”
- 2025. 03. 19 10:37지역
- ... 열린 ‘수원시 자치분권협의회 1차 정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이재준 수원시장이 수원시 자치분권협의회에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개헌이 이뤄지도록 힘을 모으자”고...
- 수원, 루안 선제골에도 ‘첫 승’ 또 무산
- 2025. 03. 16 20:45스포츠
- ... 득점이자 루안의 K리그 데뷔골이었다. 최근 2경기 연속 무득점(대전전 0-1패, 서울전 0-0무)이던 수원에 귀중한 득점이었다. 선제골의 기세를 몰아 수원은 계속 득점 기회를 노렸다. 전반 17분 지동원이...
- 수원 일가족 살해 40대 가장, 범행 전 “투자금 수억원 못 받았다” 지인에 신변비관 문자
- 2025. 03. 11 13:34사회
- .... 수원중부경찰서 제공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40대 가장이 수억원의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정황이 확인됐다. 수원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 경찰 ‘수원 일가족 사망사건’ 초동수사 미흡 숨기려 했나···시신 발견 시점 허위 발표
- 2025. 03. 10 23:35사회
- ... 차이 발견 언론에 사건 최초 공개 땐 같은 날로 전해 수원중부경찰서. 수원중부경찰서 제공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관련 경찰이 초동수사 미흡사실을 숨기려했던...
스포츠경향(총 2,198 건 검색)
- [스경x현장] 눈 덮인 대전 구장 경기 취소…잠실, 수원, 광주 경기도 ‘강설 취소’
- 2025. 03. 18 10:29 야구
- 18일 눈 덮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전경. 대전|배재흥 기자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오후 1시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삼성과 한화의 시범경기가 눈이 내려 취소됐다. 현재 대전 구장 그라운드는 눈이 덮이고, 방수포가 깔린 상태다. 이와 함께 잠실(NC-LG), 수원(두산-KT), 광주(SSG-KIA)에서 예정된 시범경기도 강설로 취소됐다. 최근 시범경기가 눈이 내려 취소된 사례는 2018년 3월21일 문학 KT-SK(현 SSG)전이다. 2001년 이후 시범경기가 강설로 취소된 경우는 이날 4경기 포함 총 15차례다.
- 스경X현장
- 수원FC 창단 후 첫 승격 주역 정민우, 친정팀서 뒤늦은 선수 은퇴식
- 2025. 03. 16 20:52 축구
- 1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5라운드 수원FC 홈경기 하프타임 중 구단 창단 첫 1부리그 승격을 이뤄낸 2015시즌 주역들의 합동 은퇴식이 열렸다. 당시 승강PO 1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정민우 선수(왼쪽)가 팬과 함께 은퇴기념 액자를 들고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수원FC 제공 수원FC 창단 첫 1부리그 승격의 주역인 정민우 선수가 지난 1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5라운드 수원FC와 울산 HD의 경기 하프타임에 은퇴식을 치렀다. 이번 은퇴식은 구단의 특별한 배려로 2015년 승격을 이끈 13명 선수들이 함께하는 합동 은퇴식으로 진행됐다. 정민우는 2014년 드래프트 2순위로 수원FC에 입단해 데뷔 첫해 31경기 8골 5도움으로 팀 내 공격포인트 1위를 차지하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특히 2015년 12월 2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승강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취골을 기록하며 수원FC의 K리그 1부 승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그는 대전 하나시티즌, 경주 한수원, 대전 한국철도 축구단 등을 거쳐 2023년 FC 목포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2002년부터 2023년까지 약 21년간의 축구 선수 생활을 마친 정민우는 친정팀의 배려로 이번 은퇴식을 통해 팬들 앞에 다시 서게 됐다. 은퇴식에서 정민우 선수는 “뜻깊은 시간을 만들어주신 수원FC 관계자 및 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며 “축구선수들이 은퇴식을 잘 갖추어서 하는 선수들이 많이 없는데 이렇게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여긴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앞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처음에 마냥 축구가 좋아서 시작했던 축구가 어느 순간 저의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하여 시간이 어느 덧 2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막을 내리게 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지금도 축구를 보면 심장이 뛰고 다시 그라운드에 있는 상상을 해보고 있지만 하고 싶은 걸 모두 할 수 없기에 발이 멈추고 은퇴를 결정하였습니다”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소회를 전했다. 은퇴 후 정민우는 현재 수원 지역 아마추어 풋살팀 제인앤 수원그린을 지도하고 있으며, 은퇴식 후에는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의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어려움도 있고 많은 장벽이 있겠지만 잘 헤쳐나가서 더 멋지고 훌륭한 사람으로 살아가겠습니다”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 ‘5경기 무승’ 수원FC, 에릭 데뷔골에 또 무산된 첫 승…울산과 1-1 무승부
- 2025. 03. 16 16:31 축구
- 울산 HD 에릭이 16일 수원FC와의 2025시즌 K리그1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FC가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와 치열한 접전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또다시 시즌 첫 승 사냥에 실패했다. 1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5라운드에서 수원FC는 선제골을 기록했지만, 울산의 신입생 에릭의 데뷔전 데뷔골에 승점 3점을 놓쳤다. 개막 이후 2무 2패로 하위권에 머물며 첫 승이 간절했던 수원FC는 홈 팬들 앞에서 울산을 상대로 승리를 노렸다. 탄탄한 수비는 그대로지만, 이승우(전북)와 정승우(서울) 등 주축 선수 이탈로 무뎌진 창끝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맞선 울산은 개막전 안양FC와의 경기 패배 이후 대전 하나시티즌, 전북 현대, 제주 SK를 상대로 3연승을 달리며 승점 10점으로 상승세를 탔다. 특히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장신 공격수 허율이 직전 제주전에서 멀티 골을 넣으며 기대를 모았다. 양 팀 모두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최상 전력을 꾸리지는 못했다. 울산은 ‘문수 지단’으로 불리는 중원의 핵 보야니치가 부상으로 빠졌고, 수원FC도 중원의 핵 윤빛가람이 부상으로 결장했다. 경기 초반 울산이 점유율에서 앞서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수원FC가 역습으로 첫 기회를 잡아냈다. 전반 12분, 지난 시즌 리그 도움왕 안데르손이 수비수와 어깨싸움을 이겨내고 중원으로 단독 돌파한 뒤 박스 중앙으로 침투하던 루안에게 정확한 스루패스를 연결했다. 루안은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 시도를 뚫고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FC의 이번 시즌 두 번째 득점이자, 루안의 K리그 데뷔골이었다. 최근 2경기 연속 무득점(대전전 0-1패, 서울전 0-0무)에 허덕이던 수원FC에 귀중한 득점이었다. 선제골의 기세를 몰아 수원FC는 연이어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17분 지동원이 왼쪽 박스 하단에서 감아 차기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살짝 비껴갔다. 전반 19분에는 안데르손이 직접 골문을 노렸지만 이 역시 골문을 벗어났다. 수원FC 루안이 16일 울산 HD와의 홈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21분 박민서의 크로스를 김영권이 헤더로 돌려놨으나 위력이 부족했고, 전반 25분에는 엄원상이 수비를 제치고 시도한 슈팅이 골대를 넘어갔다. 울산은 후반 시작과 함께 윤재석과 정우영을 빼고 이희균과 루빅손을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교체 카드는 적중하는 듯했다. 후반 5분, 엄원상의 크로스를 루빅손이 헤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수원FC 골키퍼 안준수의 펀칭에 막혀 흐른 볼을 이희균이 골망에 밀어 넣어 동점 골을 기록하는 듯했다. 그러나 주심은 VAR 판독 후 루빅손이 골키퍼를 방해했다는 판정으로 득점을 취소했다. 울산은 후반 10분, 수원FC 이현용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라카바가 키커로 나섰지만, 방향을 읽은 골키퍼 안준수가 오른발 끝으로 슈팅을 막아냈다. 울산 김판곤 감독은 후반 19분 라카바를 빼고, 이틀 전 영입을 발표한 브라질 출신 공격수 에릭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프로 커리어 대부분을 브라질 리그에서 보낸 테크니션 에릭은 투입 8분 만인 후반 27분, 루빅손의 스루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재빠르게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 골을 뽑아냈다. 그라운드에 나선 지 불과 7분 만에 터진 데뷔전 데뷔골로 울산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수원FC도 장윤호, 박철우, 오프키르 등을 차례로 투입하며 승부를 걸었다. 경기 막판까지 두 팀은 결승 골을 위해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결국 1-1 무승부로 끝났다. 수원FC는 3무 2패(승점 3)로 여전히 시즌 첫 승을 거두지 못한 채 리그 11위에 머물렀다. 울산은 3승 1무 1패(승점 10)로 대전 하나시티즌(승점 12)에 2점 뒤진 2위를 유지했다. 수원FC는 외국인 선수들이 점차 리그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지만, 승리와는 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5경기 연속 무승의 고리를 끊기 위해 다음 라운드에서 다시 첫 승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 이랜드 선두 도약, K리그2 우승후보 맞대결에서 수원 삼성 4-2 완파···수원은 10위 추락
- 2025. 03. 09 19:29 축구
- 서울이랜드 이탈로와 페드링요가 9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라운드 홈 경기 수원 삼성전에서 4-2로 승리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 삼성 일류첸코(오른쪽)이 9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라운드 서울이랜드전에서 상대 수비와 볼을 다투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이랜드가 2025시즌 프로축구 K리그2(2부)의 강력한 우승 경쟁자로 꼽힌 수원 삼성과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이랜드는 9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라운드 홈 경기 수원전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랜드와 수원은 인천 유나이티드와 함께 이번 시즌 K리그1 다이렉트 승격 티켓이 걸린 리그 1위를 다툴 ‘3강’으로 평가된다. 일단 이랜드의 출발이 좋다. 이랜드는 이날 승리로 개막 3경기 무패(승점 7점·2승1무)를 달리며 리그 1위가 됐다. 인천과 전남 드래곤즈도 2승1무를 기록 중이지만, 다득점에서 이랜드가 앞섰다. 이랜드는 구단 역사상 최다 2위인 9644명의 관중 앞에서 릴레이 골 사냥으로 수원을 제압했다. 경기 초반은 팽팽했다. 이랜드가 전반 11분 박창환의 선제 골로 리드를 잡자, 수원은 8분 뒤 강현묵의 골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이랜드의 집중력이 전반 막판 수원의 수비를 흔드는데 성공했다. 이랜드는 전반 36분 이탈로, 전반 47분 페드링요의 연속 골이 터지며 승기를 잡았다. 이랜드는 후반 30분 아이데일의 추가골을 더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랜드는 지난달 1라운드 충남아산전 에울레르를 시작으로 이날 이탈로, 페드링요, 아이데일(2골)까지 매 경기 외국인 선수들이 득점 릴레이를 이었다. 이랜드가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넷은 3라운드 이전에 나란히 골맛을 봤다. 수원 삼성 브루노 실바가 9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라운드 서울이랜드전에서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아쉬워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은 후반 추가시간 FC서울에서 영입한 일류첸코의 시즌 마수걸이 골이 터졌지만 승부를 바꾸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수원은 인천에 이어 이랜드까지 우승 경쟁자들과 연속 맞대결에서 패해 2연패(승점 3점)에 빠졌다. 순위는 리그 10위까지 내려갔다. K리그1에서 FC서울과 ‘슈퍼매치’라는 오랜 흥행 라이벌 구도를 이어오다 지난 시즌 강등된 수원은 K리그2에서 성사된 서울 연고팀과의 맞대결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원은 지난해에도 이랜드와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졌고, 이날까지 이랜드와 맞대결에서 4연패를 당했다. 한편 아직 승리가 없던 천안종합운동장 경기에서는 천안시티가 후반 32분 터진 툰가라의 골로 충남아산에 1-0으로 승리했다. 천안은 2연패에서 탈출했고, 충남아산은 1무2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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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 내시경]수원 행궁동 골목길(2022. 03. 28 11:38)
- 2022. 03. 28 11:38 사회
- ㆍ18세기와 21세기가 따로 또 같이 경기도 수원의 중심은 어디일까? 수원역을 비롯해 저마다 중심으로 삼는 이유가 있겠으나 대부분은 수원화성(水原華城)을 꼽는다. 그곳에 또 화성행궁(華城行宮)이 있다. 팔달문을 중심으로 동쪽에는 시장의 골목이 줄지어 북적이고, 서쪽 행궁산 기슭으로 공방거리와 행궁동 카페골목이 있다. 젊은이들은 어떻게 그리도 좋은 곳들을 잘 찾아다니는 건지 어디건 그들의 발길이 닿는 곳엔 눈 호강을 하며 느린 산책을 할 수 있는 골목길이 숨어 있다. 수원 화성행궁 일대는 행리단길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수원화성을 높이 꼽는 이유는 여러 실용적인 이유와 역사적 사실이 있겠지만, 왕과 실학자들이 꿈꾼 이상을 구현하려 했기 때문이다. 정조대왕은 “여기에는 나의 깊은 뜻이 있다. 장차 내 뜻이 성취되는 날이 올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의 뜻이 성취된 날이 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성이 세워지고 허물어지며 흩어지기를 여러 번 반복한 후 오늘날 오롯이 다시 제모습을 찾았다. 성을 굳이 아름답게 만들 필요가 있겠냐는 질문과 저항에도 정조는 “아름다움이 적을 이기느니라”라는 말을 남겼으니 그 아름다움이 시간의 파괴적인 힘을 이겨낸 것도 사실이다. 무차별의 문화가 매력 수원화성은 효율을 우선으로 꼽는 이 시대에도 아름다웠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니 장안문이나 팔달문, 화성행궁 등 여러 건물의 아름다움에 대한 의심은 접어도 좋다. 눈을 돌려 가득 들어오는 조선 건축물의 우아함과 효율이 어느 곳보다 무겁게 남아 있다. 비록 근자에 복원했더라도 기록의 민족답게 문고리 모양 하나까지 적어놓은 덕에 옛 모습과 지금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 느긋이 행궁터를 걸어도 좋고, 팔달산 비탈 기슭을 걸어 올라가 산자락의 봄바람을 만끽해도 좋을 만큼 일대는 행락의 여유와 운치를 준다. 팔달문 일대는 여러 시장이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다. 젊은 순례객들이 다녀간 다음에는 길이름이 남는다. 화성행궁 주변 행궁동 일대에도 행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남았다. 전국의 많고 다른 ‘~리단길’에 비해 행리단길은 조금 고풍스럽고 한가롭다. 간간이 골동 가게도 보이고, 손으로 만든 장신구를 만드는 공방도 숨어 있다. 그런 가게에서도 비단에 쪽으로 물을 들인 하늘하늘한 스카프를 판다. 일품이다. 적도 인근에서 건너온 커피 향기를 맡을 수 있고, 보성 비탈에서 이슬 먹고 자란 작설차도 즐길 수 있다. 물론 달곰한 자판기 커피도 만날 수 있다. 베트남 쌀국수집도 눈에 띄고 태국 음식점도 보인다. 젊은 취향의 가게들이 주를 이루나 노숙한 분위기의 가게들도 곳곳에 숨어 있다. 자기가 속한 문화의 테두리 안에서 차별 없이 즐길 게 많다는 이야기다. “이리 오너라!”를 외쳐야 할 듯한 옛 문화의 흔적이 있고, 길거리 춤판이 벌어져야 할 듯한 자유분방함도 함께 느낄 수 있다. 행리단길의 매력은 그 턱 없는 무차별의 문화에 있다. 화성행궁 바로 옆 행리단길의 주된 좌표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 있다. 현대미술 작품을 엄선해 전시하는 공간이라 그 자체가 행궁의 조선 건물과 대비돼 시간과 공간과 문화가 섞인 묘한 경계를 보여준다. 행리단길을 목적 삼아 걸어도 좋고, 미술관을 목표 삼아 찾아가도 좋다. 무심히 스쳐 행궁의 반듯한 가로를 걸어도 나쁠 게 없는 길목이다. 길을 따라 18세기와 21세기가 따로 또 함께 있으니 이야깃거리도 많은 골목이다. 팔달문시장은 현대화로 잘 정비된 시장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평지길 아래 골목은 젊은이들에게 넘겨주고 노장들은 팔달산 비탈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삶의 우여곡절을 다 겪은 후라 굴곡 없는 곧은길은 그다지 재미가 없다는 듯 비탈을 걷는다. 이제 봄물이 한창 오른 숲은 새순이 하늘을 향해 치오르고 산수유는 진작 꽃망울을 터뜨렸다. 생강나무며 조팝나무가 꽃을 보여준다. 산길의 보석이라 눈으로 줍고 부지런히 또 산을 오르는 이들의 모습이 온산 가득하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통닭골목 정조대왕의 효심 이야기도 좋고, 화성행궁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일도 갸륵하지만, 인간사는 먹고사는 일로 시작해 끝을 맺는다. 장안문과 팔달문을 가로지르는 정조로를 사이에 두고 수원천을 따라 동쪽 편은 온통 시장통이다. 그중 몇몇 시장 골목은 명성이 전국에 뻗쳐 있다. 통닭골목은 이미 방송에도 수차례 소개됐을 만큼 통닭 메뉴가 골목을 지배하고 있다. 통닭골목에서 내세우는 닭은 가마솥에 튀겨낸 옛날통닭. 별다른 튀김옷을 입지 않아도 식용유에 튀겨낸 닭은 고소하고 쫄깃하다. 골목 안 통닭집은 대충 잡아 10여곳. 저녁장사 준비를 위해 이것저것 살피던 통닭집 주인은 “아무리 유명해도 장사가 예전만 못하다. 우선 저녁일 끝나고 모여 맥주에 닭 한마리 뜯고 가는 재미를 누리지 못하니 어쩔 도리가 없는 일 아니겠냐”며 말을 흐렸다. 시장을 따라 한두집 있던 통닭가게가 골목을 이룰 정도로 번성했으나 이젠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된 듯하다. 닭의 잘못도 사람의 잘못도 아닌 애꿎은 세월의 탓으로 삼을 밖에 도리가 없는 일 아닌가 싶다. 행리단길 일대는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다양하다. 통닭골목을 빠져나오면 농기계 수리상과 종묘상들이 눈에 띈다. 때를 놓치면 한 철을 접어야 하는 것이 농사일이라 이것저것 농기구를 챙기고 씨앗을 살피는 농부들의 모습이 분주하다. 곁들여 봄을 뽐낼 화분을 구하려는 주부들의 모습도 다양했다. 누군가는 지금 당장 일이 급하고, 어떤 이에게는 한 철 농사일이 긴요하다. 시간이 흘러가는 폭은 저마다 닥친 일에 따라 달라지는 모양이다. 한 철은커녕 하루하루를 때워야 살 수 있는 이들에겐 그마저 남의 밭에 고랑 파는 일일 뿐이다.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원 일대에도 가내공업 수준의 의류 공장들이 꽤 있는 듯, 재봉틀 가게들이 눈에 보인다. 의류 관련 기계를 팔고 원자재와 부자재 가게도 있다. 지동교 다리 건너 수원천을 건너면 지동시장이 있는데 이곳은 순대국밥으로 유명한 골목이다. 갖가지 순대를 곁들여주는 순대정식과 국밥은 예전 장이 열릴 때면 이곳에 들러 국밥 한술 뜨고 탁주 한잔 마셔야 장보기를 마쳤다고 한다. 지동시장에 육류 도매시장이 있는지라 그 사이사이 국밥집과 순대 전문식당이 있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수원천을 따라 양곡 상가가 보이고 미나리광시장이 있다. 아마 예전 이곳 천변 습지에 미나리꽝이 있었겠거니 짐작할 뿐이다. 젊은 취향의 가게와 문화 중심지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못골 종합시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수원천을 건너면 팔달문시장이 나온다. 팔달문시장은 현대화를 마쳐 잘 정비된 모습이다. 가로세로 골목마다 가게 호수가 잘 정리돼 있고 파는 물건들도 꽤 품질이 높아보였다. 30년차 옷가게 주인은 “주말에는 매우 바쁘고 평일에는 사람 구경이 힘들 때도 있다. 다들 어려워도 힘내면서 살아가고 있지 않냐. 그렇게밖에 살아갈 줄 모르는 팔자니까 없는 힘도 만들어서 산다”고 했다. 철이 어중간해 겨울옷은 이미 끝났고 봄옷도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며 “세월 가는 것이 아무리 지겨워도 겨울 가기 무섭게 여름은 또 금방 온다”고 웃었다. 깔끔하게 정비된 팔달문시장 시장 공터에 햇보리순을 끓여 나눠주며 권하는 장사꾼이 보인다. 종이컵에 넉넉히 따라주며 “팔다리 저리고 힘없고 허리 아프며 무릎 쑤시고 아침에 잘 못 일어나면 이것이 직방이다”는 그의 말에 솔깃했으나 생각보다 맛이 없어서 빈 컵을 들고 조용히 물러섰다. 그래도 장 구경 끝난 노인들과 호기심이 발동한 젊은이들이 꾸준하게 종이컵을 받아 마시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언론의 자유를 외치기 시작한 곳이 아마도 장마당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통닭골목은 아직도 10여곳의 통닭집이 명성을 보이고 있다. 시장통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역시 과일과 채소를 파는 가게다. 1000원짜리 한장에 푸성귀 한다발을 살 수 있고, 고르는 실력에 따라 실한 과일도 헐값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 장사꾼은 느긋하고 오히려 나이 든 장사꾼들이 급하게 손님을 잡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젊은 가게 주인은 “물건이야 사는 사람 마음이지 파는 사람 마음대로 팔 수 있나? 그냥 전 벌려 좋은 물건 놓아두고 사주기를 바라니 느긋하게 장사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손님과 싸우듯 악을 쓰며 전쟁을 벌여도 결국 남는 건 큰 차이가 없다는 게 달관한 그의 장사 경험이다. 그럼에도 시장에는 늘 다툼이 그치지 않는다. 길을 걷다 부딪혀도 악을 쓰고, 물건값을 놓고 치열하게 싸운다. 그렇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믿는 이들도 있고, 어차피 복은 정해져 있다고 믿는 느긋한 사람들도 있다. 그 물음에 대한 결정된 답이 없기에 인생은 늘 복잡하고 어렵게 마련이다. 어느 편에 서서 세상을 봐야 갈피를 잡을 수 있을는지 오늘도 헤매야 한다. 팔달문시장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니 여느 중소형 백화점과 다를 바 없었다. 군데군데 아주 값싼 카페가 보이고 특대형 사이즈의 옷을 파는 독특한 가게라든가,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운 장식품 가게 등이 눈에 띄었다. 팔달문에서 지동 일대가 시장통인데도 이 도시는 시장이 부족해보였다. 한낮에도 사람들은 시장으로 몰려오고 무엇인가를 사들고 또 자기 사는 곳으로 돌아가고 있다. 시장에서 사과 한알이라도 골라 살 수 있는 시절은 그래도 최악은 아닌 셈이다. 시간의 호리병이 있고, 그 안에 구분 없이 모든 걸 넣어뒀다가, 문득 필요한 게 있으면 병 안을 뒤져 찾아내면 되는 곳, 팔달문 일대 화성행궁과 시장 골목이 보여주는 모습이다. 정조대왕이 꿈꿨던 이상이 무엇인지 역사의 혜안이 부족해 알 수 없으나, 그가 만든 아름다운 건축물은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거친 파괴에도 다시 살아남았다. 그 안에 “아름다운 것이 적을 이긴다”는 왕의 주장이 살아 있다. 민주주의 시대를 겪으면서 모든 국민이 아름다운 시절을 꿈꾼다. 모두가 아름다워져 세상의 부조리와 불합리를 이길 수 있고, 꿈의 좌절을 극복할 힘을 얻게 되기를 바란다. 정조대왕이 꾸었던 꿈의 조각들을 행궁동 골목길을 걸으면 만날 수 있다. 골목길을 빠져나올 때 우리가 꿈꿀 내일의 가치가 모두에게 뼈저리게 다가갈 수 있다면 좋겠다.
- 골목 내시경
- [언더그라운드 넷]수원역 ‘꿈의궁전’ 모텔 괴담, 진실은(2021. 08. 30 11:05)
- 2021. 08. 30 11:05 사회
- “팔 없는 게 수원역 괴담이 떠오르네.” 8월 24일, 한 커뮤니티에 달린 댓글이다. 리얼돌인데 리모컨을 누르면 동작하는 영상을 두고 한 말이다. 수원역 괴담? 유명한 이야기다. 아무래도 여름이 되다 보니 이 도시 전설급 고전 이야기가 리바이벌되는 모양이다. postshare 발단은 2010년 9월. 이종격투기 커뮤니티에 한 회원이 자신이 1990년생 대학교 2학년생이라며 동대구역 인근에서 “3만원에 놀다 가라”는 매춘호객 권유를 받았다는 글에 달린 댓글이었다. 여기에 ‘드리프트’라는 닉네임의 회원이 “팔다리 없고 얼굴은 전지현보다 예쁜 여자가 가방에 실린 채로 들어올 수도 있다”라며 2001년 자신이 군대 상병휴가 때 겪은 경험담이라고 밝힌 글을 올리면서다. 어떤 아저씨가 “2만원에 해주겠다”는 말에 혹해 들어가 보니, 잠시 후 그 아저씨가 여행용 가방을 들고 방에 들어왔는데, 그 안에서 얼굴도 예쁘고 머리도 긴 여자가 생글거리며 웃고 있었다는 것. ‘어떻게 가방 안에 들어갔지?’라고 생각하는 찰나 여성의 팔다리가 없다는 걸 알고 깜짝 놀라 도망쳐 나왔다는 이야기다. 10년 넘게 사실처럼 유통되고 있는 이 수원역 괴담에서 특이한 점은 위 ‘팔다리 없는 여성’이 목격된 구체적인 장소가 거명된다는 점이다. ‘꿈의궁전’이라는 모텔이다. 실제 포털지도 등에서 검색해보면 수원에서 같은 이름의 모텔이 두곳 나온다. 정말 그곳에선 저런 매춘이 이뤄지고 있을까. 두곳 중 그나마 수원역과 가까운 곳이 인계동에 있던 꿈의궁전이다. ‘있던’이라고 쓴 것은 지금은 리모델링을 해 다른 모텔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나 여러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는 대부분의 이 괴담 관련 사진은 리모델링하기 전 모텔 사진이다. “괴담이라고요?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습니다.” 과거 꿈의궁전이 있던 자리에서 현 모텔을 운영하는 관계자의 말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자신들은 현재 이름의 모텔로 리모델링한 상태에서 매입했기 때문에 “이전에 있던 모텔이 어떻게 운영됐는지는 일절 들은 바 없다”는 것이다. “글쎄요. 진짜 그런 일이 있었다면 이슈가 됐을 텐데 전혀 그런 일 없었습니다.” 성매매 집결지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수원시청 여성정책과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이 괴담장소로 지목하고 있는 인계동의 경우도 실제 수원역에서 차로 10~15분 떨어진 거리에 있는 만큼 애초 2010년 버전의 괴담도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경우”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 역시 “꿈의궁전 괴담은 처음 들어봤다”며 과거 20년 넘게 현장 업무를 담당한 소장에게 문의해보고 다시 연락을 주기로 했다. 그리고 마침내 돌아온 답. “그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본인이 관심을 가질 정도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하네요.” 본인이 관심을 가질 이야기가 아니라는 말은? “이게 사실일까, 하고 찾아볼 정도의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말 그대로 괴담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장애가 있는 분이 사회생활로 돈 버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그런 직업을 갖는 경우는 더러 있었고, 과거 지적 장애가 있는 여성피해자 케이스가 없진 않았다”라며 “그런 종류의 이야기가 과장·와전돼 퍼지면서 이른바 수원역 모텔 괴담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 언더그라운드 넷
- [언더그라운드 넷]수원 벤틀리 사건 차주 “‘합의 없다’ 말한 적 없다”(2020. 04. 24 15:41)
- 2020. 04. 24 15:41 사회
- “아침 6시가 되니 잠잠해지더라고요. ‘술 깼느냐’고 물어보니 ‘깼다’길래 조사해도 되겠냐고 하니 ‘해도 된다’고 답하더군요. 조사하고 7시 20분에 귀가조치했습니다. 아, 물론 아직 피의자 신분입니다.” 경찰 관계자의 말이다. 페이스북 영상 캡처 경기 수원 인계동의 유흥가 밀집지역, 속칭 ‘인계박스’ 지역에서 대학생 ㄱ씨가 주취난동을 벌였다. 누군가가 휴대폰으로 찍은 그의 행각은 주말 인터넷을 달궜다. 영상을 보면 심야시각 거리인파에 옴짝달싹 못 하고 서 있는 한 외제차를 한 남성이 발길질하며 시비를 걸고 있다. 한눈에 봐도 만취 상태다. 그 사람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난동을 독려(?)하는 구경꾼들의 응원구호에 묻힌다. 한 누리꾼은 이렇게 품평했다. “이 사람 평생 노예계약 각.” ‘노예계약’이라고 이야기한 건 차량보험으로 감당 안 되는 수입 외제차의 천문학적 수리비 때문에 나온 말이다. 그가 발로 찬 차(벤틀리)는 그중에서도 최상급이다. ‘가오가 육체를 지배했다’는 말도 나온다. 술김에 주변 사람들의 충동질에 용기를 과시했다 ‘폭망’했다는 정도의 뜻일 것이다. 자신도 돈이 없는데 자기 또래의 젊은이가 벤틀리를 모는 것을 본 흙수저의 ‘열폭’? “그걸 자기도 모르겠다는 겁니다. 친구 2명과 같이 술 먹고 있었는데 친구들은 어디 가고 왜 자기 혼자 차를 차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경찰 관계자 말이다. “댓글 단 사람들의 추측처럼 제가 그렇게 돈이 넘친다면 수리비도 안 받겠죠. 그냥 열심히 일하는 사람입니다. 금수저나 스포츠토토 같은 거 하는 사람 아닙니다.” 4월 20일 기자와 통화한 벤틀리 차주 ㄴ씨(25)의 말이다. 그는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사실 확인이 안 된 엉뚱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고 했다. ‘차주가 선처 없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대표적인 예라고. “수원의 익명 제보 사이트에 누군가 나를 사칭하면서 그런 글을 올렸습니다. 항의했어요. 내가 쓴 글도 아닌데, 저라고 주장한다고 그렇게 실어주면 됩니까.” ㄴ씨는 “차를 좋아해 열심히 돈을 모아 샀다”고 덧붙였다. 그는 “ㄱ씨와는 전화통화만 했을 뿐 아직 만나지 않았다”며 “가급적 최소한의 수리비만 받고 합의하는 방향으로 끝내고 싶다”고 밝혔다.
- 언더그라운드 넷
- [골목내시경]수원역전 골목-아시아 음식 맛보고 싶은 사람 어서 오세요(2020. 02. 03 16:32)
- 2020. 02. 03 16:32 문화/과학
- 수원역은 경기 남부지역의 교통 요충지다. 경부선과 분당선이 지나고 역전에는 80개 이상의 버스노선이 통과한다. 북적이고 번잡하고 소란하다. 사람과 물자가 모이고 흩어진다. 그러니 수원역전의 골목도 그만큼 복잡하고 다채롭다. 5일장이 서던 수원역전 매산시장은 다문화 시장 골목이 됐다. 수원역 앞을 직선으로 그은 매산로를 두고 남쪽과 북쪽의 골목길은 극단적으로 다르다. 남쪽의 매산시장 일대 골목길은 다국적과 다문화의 정점에 이르렀다. 경기 남부지역 일대의 공장지대는 이주노동자가 없다면 하루도 돌아갈 수 없다. 멀리서 일하러 온 이들을 위한 다양한 공간이 골목을 채우고 있다. 대충 봐도 러시아·중국·몽골·방글라데시·베트남·태국·네팔·인도·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식당이 문을 열었고, 그들을 위한 술집과 노래방까지 성업 중이다. 가히 아시아 대륙의 모든 문화를 이 골목 안에서 엿볼 수 있다. 나라별 노동자를 위한 휴대폰 가게며 환전소와 송금 영업소까지 번창하고 있다. 휴일이면 가게마다 삼삼오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이주노동자들로 성시를 이룬다. 5일장이 다문화 시장으로 변신 고향에 물건을 보내기 위해 무역사무실을 찾은 네팔 출신의 마헨드라는 한국생활 3년차다. 경기 화성의 접착공장에서 일하고 있고 벌이도, 근무여건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네팔에서 배워왔다는 그의 한국말 실력은 능숙했다. 그는 “지금 일하는 곳에서 5년 더 일할 수 있다. 그 후에도 한국에서 계속 일할 계획이다. 이제까지 일하는 공장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일터를 바꾸면 또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고 한다. 가끔 외롭고 처자식과 부모형제가 보고 싶을 때는 화상통화를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 버는 돈이 고향을 떠나온 모든 어려움과 아쉬움을 덮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휴일이면 이곳에 와서 친구도 만나고, 고향 소식도 전하고, 입맛에 맞는 음식도 먹을 수 있어 좋단다. 무엇보다 일자리 정보를 가장 빠르게 듣고 불이익이 생기면 대처방법도 배울 수 있어서 그들에게 이 골목은 소중한 요람이다. 아시아권의 각종 식자재를 파는 식품점들이 다양하게 있다. 매산시장 골목에 다문화 식당들이 자리를 잡은 것은 대략 10년 정도 됐다. 이주노동자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으면서 오일장인 매산시장은 어느새 다문화 시장으로 변했다. 수원시에서도 이 골목을 다문화 거리로 지정했다. 처음에는 조선족과 중국인들이 들어오고, 결혼으로 이주한 베트남 주부들이 모이는 식당이 들어섰다. 강산이 변한 10년 동안 다양해진 이주노동자들의 판도를 따라 이제는 아시아 대륙의 거의 모든 식재료와 음식 그리고 교역품들을 찾아볼 수 있다. 국경을 넘지 않고서도 쑹화강반점에서 만주식 옥수수랭면을 먹거나 얼큰한 옌볜식 개장국을 땀 나게 먹을 수 있다. 미얀마 식당에서 샨족의 쌀국수를 먹을 수도 있고, 러시아 식당에서 튀긴 고기만두인 사모사로 배를 채우고 깔바사 소시지를 안주로 보드카를 즐길 수 있다. 이 골목에서 베트남 쌀국수는 난이도가 낮은 순한 맛이다. 시장거리에서 파는 식자재들도 흔히 보기 힘든 것이 많다. 큰 함지박 안에는 겨울인데도 동면에 들 수 없는 개구리들이 살아서 버둥거린다. 뭐에 쓰느냐고 묻자 “훠궈로 먹으면 별미”라고 답한다. 그 옆 고기요릿집에서 파는 음식은 삶은 돼지 혀를 비롯해서 흔히 보기 힘든 재료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술 한잔에 얼굴이 불콰해진 중년의 남성은 “이게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며 돼지 혀를 사갔다. 중국식 빵집에서는 끼니로 먹는 큰 꽈배기와 꽃빵을 팔고 있다. 꽈배기도 ‘우유꽈배기·고구마꽈배기·꿀꽈배기·부드러운 꽈배기’ 등 종류가 많다. 부부가 꽈배기를 사가면서 “두유나 우유와 함께 먹으면 맛있다”고 설명한다. 빵가게 주인은 중국 헤이룽장성 출신으로 한국에 온 지 20년이 됐다고 했다. 처음에는 식당 주방보조로 그릇 닦는 일부터 시작했다가 파출부며 건설현장 잡부를 거쳐서 빵집을 냈단다. 장사도 잘되고 한국에 집도 샀다고 자랑한다. 이주노동자를 위해 송금서비스와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 업체들이 있다. 중국인과 조선족들은 매산시장 골목에서 활착에 성공했다. 거리의 반은 옌볜 요리집이고 중국 식재료상들이다. 골목을 오가는 이들과 흥정하는 소리도 중국말이거나 옌볜식 억양이 거셌다. 초창기에 자리 잡은 이들은 벌써 집도 두어 채 샀고, 가게도 번창하거나 다른 사업에도 손을 댔다고 한다. 자신이 자리를 잡으면 가족을 데려오고 친척과 이웃까지 불러들여 세력을 넓히길 반복하고 있다. 아마도 그들의 선대는 희망을 찾아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메마른 광야에서 삭풍을 견뎌내며 뿌리를 내렸을 테고, 그들은 다시 대를 건너 이곳까지 흘러와 자리를 잡고 제 살 곳을 만들었으리라. 흥안령 아래 황무지거나 수원역전 매산시장 골목길이거나 비 피할 지붕 아래서 두 다리를 뻗고 한 끼 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면 그곳이 고향이 되고 살 만한 땅일 것이다.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이 있다. 옌볜요리집과 중국 식재료상이 절반 대부분 공장에서 일하거나 간혹 농장에서 일하는 다른 지역의 이주노동자들과 달리 중국 출신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그 폭이 넓고 깊다고 한다. 그들은 우리 사회에서 노동이 필요한 대부분의 일터에 스며들었다. 예전에는 식당에서 일하는 이들이 많았다면 요즘엔 일용직 건설노동자로 일하는 이들이 늘었다고 했다. 골목 안에는 중국인 건설노동자들을 위해 작업복이며 안전용품을 파는 가게까지 생겼다. 나이든 여성들은 간병인으로 일하는 것이 인기라고 한다. 일정한 교육을 받고 자격을 얻으면 일거리는 널려 있다고 했다. 60대의 조선족 여성은 “몸이 못 따라서 그렇지 일은 많다.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니까 일도 그다지 고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그도 아이 돌보는 일을 하다가 간병인으로 일한단다. 병든 이를 돌볼 일손마저 이제는 이주노동자들에게 맡겨야 하는 시대가 됐다. 어쨌든 고마운 일이다. 이 골목의 노래방 또한 다문화를 실감할 수 있다. 베트남 사람이 하는 노래방엔 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러시아·태국·일본·몽골·방글라데시·중국·포르투갈·스페인 노래까지 망라돼 있다. 요즘 이 골목에서 약진하는 세력은 미얀마 사람들이라고 한다. 주류를 차지한 중국계 상점과 굳게 뿌리내린 베트남 가게, 은근히 세력이 확장되는 네팔인들을 뒤쫓아 미얀마인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단다. 둘러보니 미얀마 식당이 벌써 서너 곳 생겼고, 그들을 위한 주점과 노래방도 생겼다. 골목 안에서 알게 모르게 세력의 영향력이 늘고 줄고 하며 보이지 않는 긴장이 있다고 했다. 요즘 미얀마 쪽 이주노동자들이 많아졌고 그에 따라 상권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골목 안 부동산엔 3개월짜리 단기 월세방 매물이 많았다. 1년 이상의 장기계약은 드물고 이주노동자들은 단기 임대를 선호한다고 한다. 역전이라 임대료는 그다지 싸지 않았지만 그럭저럭 이해할 만한 가격의 매물들이 많았다. 건물주들도 몸만 들어왔다가 그대로 나갈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어 임대하는 것이 유행이란다. 일자리를 찾아 멀리까지 떠나야 하는 노동자들에게 한 곳에 깊은 뿌리를 박고 살아간다는 것은 사치일 수도 있겠다. 매물은 많고 금세 왔다가 금세 떠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로데오 거리는 유행을 좇는 젊은이들로 활기에 찼다. 역전의 특성대로 아주 깊은 골목 안엔 붉은 등의 야릇한 여인숙과 검은 가리개 안에 정체를 짐작할 만한 주점들도 점점이 자리 잡고 있다. 행인을 향해 노골적으로 수작을 거는 늙은 포주의 모습은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요상한 분위기는 좁고 깊은 골목 안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 붉고 흰 신장대들. 천상의 선녀와 구름 위의 도사들이 속세를 위해 문을 열고 운세를 점쳐주는 점방들이 줄을 잇고 있다.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의 주변엔 신을 파는 이들도 옹기종기 살아간다. 다문화 거리가 된 매산시장 일대의 골목길과 달리 매산로 건너 북쪽 골목은 화려하고 활기차다. 소위 로데오 거리라는 수원역전 우체국 주변 골목길은 유흥을 찾는 젊은이들이 몰려든다. 옷과 화장품과 술과 음식과 놀이가 골목 가득하다. 때때로 버스킹 공연도 벌어지고 난장도 열린다. 이주노동자 중 젊은층은 매산시장 쪽이 아니라 길 건너 이쪽 골목에서 논다고 한다. 가로정비사업으로 예산을 쏟고 있다더니 보이는 정경은 확실히 건너편과는 달랐다. 젊은이들이 몰리는 만큼 북적이고 살아 있는 모습이다. 매산로 북쪽 골목은 로데오 거리 로데오 거리가 새로운 유행의 중심이 됐지만 그 어귀에는 예전 수원역전의 풍광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역전의 길손을 맞는 국밥집들이 길게는 오륙십 년의 이력으로 아직도 문을 열고 있다. 지금은 없어진 수인선 협궤열차를 타고 소래포구로 소금이며 생선을 떼다 팔던 장사꾼들도 그 국밥집에서 뜨듯한 국물로 배를 채우고 하루를 살러 길을 나섰을 것이다. 기찻길이 사라져도 국밥집은 아직도 문을 열고 있다. 수원역전의 국밥집들은 푸짐하고 깊은 맛이 있다. 로데오 거리를 지나 골목을 더 깊이 들어가면 위태로운 장면을 만나게 된다. 긴 유리문과 대낮에도 붉은 등. 수원역이 개발되고 주변에 백화점이 들어서면서, 아파트가 들어서고 땅값이 오르면서 이곳 붉은 등의 집창촌 골목은 애물단지가 됐다. 보기 싫은 상처거나 감추고 싶은 아픈 생채기로 남았다. 이 일대의 정비사업을 열심히 추진한다는 데 지주와 업소와 그곳에서 일하는 이들의 저항도 거세고 시비와 진통도 크다. 골목 안 사정은 복잡하고 심란하다. 금융위기 이후 세상은 많이 달라졌다. 직업도 일터도 일하는 이들도 그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환경 속에서 살아야 한다. 가장 많이 듣던 이야기가 세계화이고 노동시장의 국경은 허물어졌다. 평소에는 그다지 실감하지 못하나 공장지대나 이주노동자들의 거점지역을 둘러보면 이전과 달라진 시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곁에 저 멀리 히말라야의 산자락에서부터 안다만해역의 낯선 이웃까지 일자리를 찾아와 함께 일하며 살아간다. 그들은 노동을 팔 뿐더러 자신의 음식과 문화도 함께 들여와 선보인다. 역전 골목에서 국밥뿐 아니라 방글라데시의 무글라이 파라사라는 낯선 이름의 요리도 먹을 수 있고 파키스탄식 꼬치구이도 맛볼 수 있다. 문화는 풍요로워지고 나의 부족함은 누군가가 채워주고 있다. 수원역전 골목길에서 그런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담장은 낮아지고 이웃이 넓어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인도네시아의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수원역전 골목길로 가자.
- 골목 내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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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시립미술관 “어린이날 모든 전시&체험 무료로 즐겨요”
- 2022. 05. 01 14:18 문화/생활
-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어린이날을 맞아 음연 동화 ‘꽃들에게 희망을’을 공연한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제공 경기도 수원시립미술관이 올해 100주년을 맞은 어린이날을 축하하며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수원시립어린이미술체험관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전시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수원화성행궁 옆에 위치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5월 5일(목) 어린이날 당일 입장객 전원 무료 개방한다.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는 5월 한 달간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현재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미술관이 자리한 행궁동 일대의 자생적 문화예술 활동을 조명하는 전시 ‘행궁유람 행행행’을 열고 있다. 오는 5월 5일 오후 2시에는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으로 구성된 클래식 트리오 ‘라온’과 뮤직큐레이터가 준비한 음연동화 ‘꽃들에게 희망을’이 공연된다. 또한 등나무를 활용해 일상 소품을 제작하는 라탄 공방과 도자, 동판 등에 칠보를 이용한 액세서리를 제작하는 칠보 공방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광교 호수공원 옆에 위치한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는 ‘아워세트: 아워레이보×권오상’ 전시를 개최 중이다. 입장료는 무료다. 어린이날에는 전시 만족도 조사를 완료한 어린이 관람객에게 전시 연계 체험키트인 ‘모두의 키트’를 제공한다. 파장동에 위치한 수원시립어린이미술체험관은 ‘예술가의 놀이법’ 전시를 열고 있다. 입장료는 무료다. 5월 5일 오후 2시에는 전시 참여작가 신혜정과 무용가 장원정이 진행하는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주제로 한 몸 놀이법에 관한 워크숍 ‘몸으로 역할하기’가 예정돼 있다. 수원시립미술관 김진엽 관장은 “어린이날 특별프로그램을 통해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체험과 추억을 만드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자세한 정보는 수원시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지자체장에게 듣는다] 염태영 시장 "시민과 함께 ‘안전한 수원시' 만들어 가겠다"
- 2021. 01. 31 20:52 화제
- 염태영 수원시장.다사다난하던 2020년이 지나고 새해를 맞았다. 지구촌 전체가 코로나19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가운데 대한민국도 극심한 몸살을 앓았다. 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심각한 경영난에 휘청거렸고, 적잖은 노동자가 일터를 잃었다. 바늘구멍 같던 일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희망의 빛은 보인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지금도 밤을 낮 삼아 일하는 사람들 덕분이다. 공무원도 그들 중 일부다. 특히 지역방역체제를 빈틈없이 유지하면서 소외되고 힘겨운 이들을 살뜰히 돌보는 시·군 공무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대한민국은 여전히 ‘사회적 건강함’을 지키고 있다. 이에 지방자치단체 행정을 이끄는 시장·군수들에게서 2021년의 희망을 들어본다. 그 다섯 번째 순서는 염태영 수원시장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최근 신년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시정 운영방향을 밝혔다. 그 중심은 ‘시민과 함께하는 안전한 도시 만들기’다. 코로나19 방역과 함께 시민 안전을 위한 정책들을 꼼꼼히 추진해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삶의 터를 조성하겠다는 것. 하지만 ‘시민 안전’은 치안과 보건·복지만의 문제가 아니며, 경제적 안정 등 많은 것이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가능하다. 그러기에 염 시장은 “정인이 사건과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지역사회의 모든 기관이 협력해 튼튼한 보호체계를 만들고, 위기아동 찾기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겠다”며 “△소상공인 특례보증 수수료 지원 △소상공인 맞춤형 컨설팅, 경영환경 개선사업, 업종전환 지원 등 경영안정 지원 △착한 임대인 운동에 참여하는 임대인에게 지방세 감면 △‘수원페이’ 인센티브 10% 제공 △질 높은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소상공인을 보호할 수 있는 여러 지원사업도 벌이겠다”고 전했다. 최근 문을 연 ‘수원시스마트소상공인관’을 염태영 시장이 둘러보고 있다.염 시장이 던진 올해의 시정화두 안민제생(安民濟生), 즉 ‘시민을 안전하게 지키고, 활기찬 경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코로나19 방역이 급선무다. ‘올해 경제정책은 기본적으로 코로나19 위기의 극복 여부에 달려 있다. 확산세를 조기에 잡지 못하면 어떤 경제정책도 펼치기 어렵다’는 것이 염 시장의 확신이다. 이에 수원시는 4개 보건소에 ‘감염병 대응팀’을, 동 행정복지센터에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을 각각 신설해 현장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수원 소셜 밸리’를 조성해 창업 보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공동판매장을 설치하며, 무주택 다자녀 가구에 무상으로 지원하는 임대주택인 ‘다자녀가구 수원휴먼주택’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매년 30~35가구 공급한다. 또 △방과 후 돌봄을 위한 ‘다함께 돌봄센터’ 6곳과 국공립 어린이집 9곳 확충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보행 로드맵 제작 △수원시 사회복지타운 건립 등 모두가 안전한 수원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책들을 펼친다. 염 시장은 특히 올해를 ‘특례시’의 기틀을 다지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수원시는 인구 123만 명에 달하는 대도시다. 그러나 여전히 ‘기초단체’라는 한계에 부닥쳐 행정·재정·사무 등에 관한 권한이 부족하다. 당연히 시민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단적인 예로 민원만 해도 공무원 1인당 8000여 명의 시민을 감당해야 한다. 업무가 포화 상태다. 천만다행으로 지난해 말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수원시는 이제 ‘특례시’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물론 특례시가 됐다고 뭔가 당장 바뀌는 것은 아니다. 아직 광역단제와 기초단체 중간의 공식 자치단체로 인정된 것도 아니고, 특례시가 갖는 행·재정적 권한도 명확하지 않다. 이에 염 시장이 올해 세운 목표 중 하나가 ‘특례시 갖추기’다. 염태영 수원시장염 시장은 “특례시가 됐다고 권한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권한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이를 시민들과 함께 이뤄 가겠다. 그래야 더욱 가치가 있다”며 “무엇보다도 서비스 관련 차별적 요소들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겠다. 자치행정권과 복지서비스 향상, 권한 이양 등 특례 권한 확보에 중점을 두고 도시경쟁력을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시민이 만드는 특례시’를 위해 염 시장은 민간 또는 학계와 머리를 맞댈 수 있는 학술대회와 세미나 등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발굴해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수원시를 포함한 100만 이상 특례시(창원·고양·용인)와 ‘공동기획단’을 꾸려 권한 및 책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특례시의 궁극적 지향점은 ‘수원 시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사회복지·교육·교통안전·도시계획·환경·보건 등 모든 영역에서 지금껏 감수해 왔던 행정적 불이익을 걷어내겠다. 수원시가 만들어 갈 특례시의 모습은 대한민국 행정의 혁신이자 자치분권 역사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123만 시민과 함께 수원시의 100년 미래를 설계하는 2021년을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 염 시장의 각오다. 한편 염 시장은 수원시 최초의 3선 시장이다. 1년 반 정도 남은 임기가 시장으로 지내는 마지막 시간이다. 이런 가운데 염 시장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됐다. ‘풀뿌리’ 출신으로는 최초다. 이 때문에 염 시장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하지만 염 시장은 “‘시민만 바라보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주어진 과제를 풀어내는 데에만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러고 나서 시민들에게 평가받겠다. 어떤 성과를 내는지에 따라 다음 행보가 정해지지 않겠느냐”고 어떤 행보도 예고하지 않았다. 2022년 8월까지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일하지만, 당장은 지금 수원에서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 염태영 수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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