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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3,478 건 검색)

600억원 넷플릭스 제작비, 투자로 탕진···미 영화감독 사기 혐의 재판행
600억원 넷플릭스 제작비, 투자로 탕진···미 영화감독 사기 혐의 재판행
2025. 03. 21 09:03국제
... 에릭 린시 영화감독. AP연합뉴스 영화 <47 로닌>으로 명성을 얻은 할리우드 감독이 넷플릭스로부터 받은 제작비를 투자 등으로 탕진해 재판에 넘겨졌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
부산국제영화제, 정한석 신임 집행위원장 위촉···인사 공백 2년만
부산국제영화제, 정한석 신임 집행위원장 위촉···인사 공백 2년만
2025. 03. 20 17:41문화
... 개최됐다. 지난해에도 집행위원장 없이 직무대행 체제로 진행됐다. 정 신임 집행위원장은 씨네21 영화평론상 수상을 계기로 영화계에 입문해 씨네21 기자 및 영화평론가로 활동했다. 2019년부터...
“청주에서 영화찍으세요. 지원금을 드립니다”
“청주에서 영화찍으세요. 지원금을 드립니다”
2025. 03. 19 14:57문화
... 지원 사업과 로케이션 지원 사업을 진행하며 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로케이션 지원 사업은 영화·드라마 등을 촬영할 때 장소 섭외와 촬영 관련 인허가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들 사업으로 영화 ...
드라마지원청주인센티브영화
영화 ‘계시록,’ 좀비·지옥 없이도 ‘연상호 응축판’···“믿고픈 것만 믿는 이들의 이야기”
영화 ‘계시록,’ 좀비·지옥 없이도 ‘연상호 응축판’···“믿고픈 것만 믿는 이들의 이야기”
2025. 03. 18 14:52문화
... 극은 시작된다. 지난 2022년 최규석 작가(작화)와 연상호 감독(스토리)이 연재한 동명의 만화를 영화화했다. 오는 21일 넷플릭스에 공개되는 영화 <계시록> 한 장면. 목사 성민찬(류준열)의 교회에...
류준열연상호신현빈

스포츠경향(총 13,562 건 검색)

뉴비트 D-1, SF 영화 방불 MV티저 공개
뉴비트 D-1, SF 영화 방불 MV티저 공개
2025. 03. 23 10:37 연예
비트인터렉티브 제공 뉴비트가 차원이 다른 아이덴티티를 예고했다. 그룹 뉴비트(NEWBEAT, 박민석·홍민성·전여여정·최서현·김태양·조윤후·김리우)는 23일 0시 공식 SNS를 통해 정규 1집 ‘RAW AND RAD’의 타이틀곡 ‘Flip the Coin’ 뮤직비디오 티저를 공개했다. 공개된 뮤직비디오 티저는 심장을 울리는 비트 속에서 혁명의 중심에 선 뉴비트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뉴비트는 폐허처럼 변한 세상의 경계에서 데빌로 변신,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호기심을 자아냈다. 또한 뉴비트의 올드 스쿨 바이브와 에너제틱한 퍼포먼스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무엇보다 SF 영화를 방불케 하는 스토리와 영상미는 ‘Flip the Coin’ 뮤직비디오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이번 뮤직비디오는 현재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비와 에스파, 아이브 등과 작업한 리전드 필름 윤승림 감독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팅을 맡았다. 또한 이예지 감독은 연출에 참여하며 뉴비트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했다. 타이틀곡 ‘Flip the Coin’은 90년대 정통 올드 스쿨 장르로 다양한 샘플링 사운드와 그루비하면서 파워풀한 드럼, 중독성 강한 훅이 돋보이는 곡이다. 뉴비트는 세상의 양면성, 즉 선과 악이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한다는 이야기를 소년들의 시점에서 풀어낼 예정이다. 비트인터렉티브에서 8년 만에 선보이는 그룹 뉴비트는 Mnet ‘보이즈 플래닛’ 출신 박민석과 그룹 TO1 출신 전여여정 등 전원 한국인으로 구성된 7인조 보이그룹이다. 이들은 데뷔 전부터 국내외 버스킹 투어로 실력을 쌓으며 글로벌 팬덤을 형성했다. 아울러 Mnet 글로벌 데뷔쇼와 SBS 데뷔 팬 쇼케이스까지 예고하며 K팝신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뉴비트는 24일 오후 6시 첫 번째 정규 앨범 ‘RAW AND RAD’를 발매하며, 같은 날 오후 8시 Mnet 글로벌 데뷔쇼로 정식 데뷔한다. 이어 26일 SBS 데뷔 팬 쇼케이스를 개최하며, 이날 공연은 28일 오후 SBS 공식 유튜브 채널 ‘SBSKPOP X INKIGAYO’에서 방송된다.
최명빈 주연 ‘캐리어를 끄는 소녀’,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본선 진출
최명빈 주연 ‘캐리어를 끄는 소녀’,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본선 진출
2025. 03. 22 20:26 연예
㈜어바웃필름, 디즈니+, U+ 모바일TV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 SBS ‘트롤리’ 화면 캡쳐 배우 최명빈이 ‘캐리어를 끄는 소녀’의 주인공이 되었다.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는 양부모에게 버려져 가족을 원했던 영선이가 테니스 훈련 파트너인 수아의 집에서 잠시 머물며, 그들과 진짜 가족이 되기를 바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해당 작품은 윤심경 감독의 첫 장편 영화로, 지난 20일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본선 진출작에 선정되며 주목받고 있다. 최명빈은 극 중 주인공 영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그는 수아네 가족과 살고 싶어 수아뿐만 아니라 수아 부모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예상치 못한 갈등을 겪으며 성장해 나가는 15살 소녀 영선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최명빈은 캐릭터의 세밀한 감정선을 표현하며 새로운 연기 변신을 예고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쌓아가고 있는 최명빈은 지난해 U+모바일tv와 디즈니+에서 동시 공개된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한데 이어, 영화 ‘시스터 후드’까지 연이어 캐스팅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데뷔 후 SBS ‘트롤리’,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KBS 2TV ‘연모’, ‘신사와 아가씨’ 등 다채로운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온 그는, 2021년 개봉한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이후 또 한 번 스크린에서 한층 깊어진 연기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명빈은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와 ‘시스터 후드’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선정작 발표···‘여름의 카메라’, ‘무색무취’ 등 10편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선정작 발표···‘여름의 카메라’, ‘무색무취’ 등 10편
2025. 03. 22 02:33 연예
‘97 혜자, 표류기’(정기혁)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한국경쟁 선정작 10편을 공개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다음달 30일에 개막을 하는 ‘제26회 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선보일 영화 10편을 선정, 21일 공식 발표했다. 선정작은 ‘3670’(박준호),‘97 혜자, 표류기’(정기혁) , ‘겨울의 빛’(조현서), ‘그래도, 사랑해.’(김준석), ‘무색무취’(이은희), ‘생명의 은인’(방미리), ‘숨비소리’(이은정), ‘아방’(김태윤), ‘여름의 카메라’(성스러운), ‘캐리어를 끄는 소녀’(윤심경) 등이다. 영화제 측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1월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된 한국경쟁 공모에 165편의 영화가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문석·문성경·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올해 출품 특징을 ‘LGBTQ(성소수자)’와 ‘여성 연대극을 내포한 유사 가족’을 꼽았다. 탈북 게이 청년 철준의 사랑을 다룬 멜로영화 ‘3670’과 여고생 여름의 성장영화인 ‘여름의 카메라’가 대표적이다. 심사위원들은 “우울한 느낌이 강했던 그동안의 성소수자 영화와 달리 ‘3670’과 ‘여름의 카메라’는 밝고 희망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인 영화”라고 설명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생명의 은인’과 ‘숨비소리’, ‘캐리어를 끄는 소녀’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들이다. 숨비소리는 고향 제주로 돌아온 20대 여성과 그의 어머니, 할머니까지 3대 여성이 엮어가는 질박한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조명한 ‘무색무취’는 노동자들의 업무 기록을 바탕으로 빈번히 발생하는 산업재해의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은 “영화산업이 침체하고 각종 지원마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올해는 출품작이 증가한 데다가 영화의 질적 수준도 전반적으로 올라갔다”고 평했다. 선정이 된 작품들은 내달 30일부터 열흘간 진행되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세계·아시아 최초로 상영될 예정이다. 선정된 10편의 한국경쟁 작품은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우 윤시윤, 영화 스틸 컷 같은 일상 공개
배우 윤시윤, 영화 스틸 컷 같은 일상 공개
2025. 03. 21 20:37 연예
윤시윤 SNS 배우 윤시윤이 감성 일상을 공유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지난 19일과 20일 배우 윤시윤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하며 작품 준비 중 근황을 전했다. 19일 공개가 된 게시물 속 윤시윤은 브라운 컬러의 스웨이드 재킷과 화이트 팬츠를 매치해 새로운 헤어스타일로 훈훈한 비주얼을 선보였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모습부터, 직접 카메라를 들고 예술품을 촬영하고 모니터링하는 모습까지 여러 장의 사진을 통해 윤시윤의 다채로운 일상 순간이 담겼다. 앞선 사진과 대비되는 블랙 톤의 사진에서는 책장 앞에서 책을 들고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으로 지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어두운 색감의 조명 아래 깊은 눈빛을 담아낸 모습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고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사진뿐만 아니라, 릴스 속 윤시윤의 모습도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일 오전과 오후 각각 공개된 영상에는 능숙하게 촬영 기기를 조작하며 몰입하던 중, 자신을 찍는 카메라를 발견하고 따뜻한 미소를 짓는 윤시윤의 모습이 담겨 팬들의 마음을 녹였다. 윤시윤은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데뷔한 후, KBS2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를 통해 큰 사랑을 받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온 그는 최근 신생 기획사 R&C 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고 차기작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주간경향(총 761 건 검색)

영화 한 편에 146억 받는 배우 밀리 브라운 “여전히 마트서 쇼핑”
영화 한 편에 146억 받는 배우 밀리 브라운 “여전히 마트서 쇼핑”(2025. 03. 20 10:17)
2025. 03. 20 10:17 국제
미국 배우 밀리 보비 브라운. UPI=연합뉴스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 등으로 인기를 끈 배우 밀리 보비 브라운(21)이 여전히 검소한 자신의 소비 습관에 대해 밝혔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브라운은 최근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기묘한 이야기’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되기 전까지 “돈 없이 자랐다”며 이런 성장기가 돈에 대한 자신의 인식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12세부터 ‘기묘한 이야기’에 출연하기 시작해 일찍이 부와 성공을 거머쥔 그는 2019년에 영화 1편당 출연료로 1000만달러(약 146억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돈에 대해 매우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라며 “무언가에 돈을 쓰려고 할 때 부모님께 전화해야 하고 한참 생각해야 한다. 그것을 그냥 바로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록스타 존 본 조비의 아들 제이크 본지오비와 결혼한 브라운은 남편과 소비 성향이 완전히 반대라고 전했다. 브라운은 “내가 ‘양말이 필요해’라고 말하면 그(남편)는 ‘프라다에 가자’고 말할 것이고, 나는 ‘타깃(마트)에 가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남편은 쇼핑을 정말 좋아해서 여행 갈 때 우리가 가는 곳에서 쇼핑하려고 짐을 싸지 않으려고 한다”며 “반면에 나는 아마존(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기묘한 이야기’에 더해 영화 ‘에놀라 홈즈’ 시리즈까지 성공시키며 ‘넷플릭스 스타’로 불리지만, 정작 브라운은 넷플릭스 구독 계정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아직도 부모님의 계정을 사용하고 있다”며 “나는 아직 내가 봐도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구독료를 내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네프리뷰]악령: 깨어난 시체 - 베트남판 1960년대 한국 공포영화
[시네프리뷰]악령: 깨어난 시체 - 베트남판 1960년대 한국 공포영화(2025. 03. 12 06:00)
2025. 03. 12 06:00 연예
영화의 스토리 라인은 허술하다. 공포 장면은 주인공 뒤로 검은 그림자가 쓱 지나가거나, 과장된 음향효과와 함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시신을 비춘다. 1960년대 초창기 한국 공포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엔케이컨텐츠 제목: 악령: 깨어난 시체(The Corpse) 제작연도: 2025 제작국: 베트남 상영시간: 122분 장르: 공포, 스릴러, 미스터리 감독: 도안 낫 트룽 출연: 광 투안, 카 누 개봉: 2025년 3월 19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수입: ㈜엔케이컨텐츠 배급: ㈜디스테이션 내가 베트남산 공포영화를 접한 적 있던가. 영화관에 들어가며 한 생각이다. 있긴 있다. 조안, 차예련 주연의 <므이>(2007)다. 베트남을 배경으로 한 한국 영화라고만 생각했는데, 몇몇 장면만 삽화처럼 기억에 남아 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한·베 합작영화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베트남 단독으로 2편 <므이: 저주 돌아오다>(2022)가 제작됐고, 국내 개봉까지 한 모양인데 후속편 제작 소식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많은 편수는 아니지만, 베트남에서도 공포영화가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시즌에는 메콩강에 있다는 물귀신을 소재로 한 영화 <마야>도 수입돼 개봉한 모양인데, 역시 깜깜무소식이었다. 영화를 보며 끊임없이 스스로 돌아봤다. 필자가 이 영화를 대하는 태도는 일종의 오리엔탈리즘 같은 건 아닐까. 영화를 보며 계속 떠올랐던 것은 <월하의 공동묘지>(1967) 같은 영화들이다. 엔딩크레딧에 붙어 있는 영화가 근거하고 있다는 ‘실제 사건’ 다큐 영상에서 떠오른 건 다시 <월하의 공동묘지>를 만든 권철휘 감독이 그럴듯한 공포 장면을 만들기 위해 당시 미아리 공동묘지에서 1주일간 밤을 새웠다는 일화 같은 것이었다. 관 속에서 발견된 목걸이의 저주 영화의 중심 이야기는 도시에서 살다가 낙향한 가족 이야기다. 남편 쿠앙은 아내 누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아들 산과 살고 있다. 이 남자, 마음씨는 좋지만 능력 없는 백수다. 돈이 떨어지자 상속받은 선산을 팔아치우려 한다. 지관과 함께 나타난 매수자는 선산에 무연고 묘가 있는 걸 발견한다. 산을 팔기 전에 무연고 묘를 처리하라고 하자 쿠앙은 동네 파묘꾼을 데리고 가서 파기 시작한다. 마침내 드러나는 관. 관 속에는 낡은 목각인형이 있는데 꽤 값나가 보이는 보석 목걸이를 하고 있다. 임시로 쿠앙의 집에 가져다 둔 관에 파묘꾼이 몰래 접근해 보석 목걸이를 훔쳐 간다. 목걸이엔 저주가 걸려 있었고, 목걸이를 손에 넣은 사람들은 차례로 죽어 간다. 남편이 그 지경인지라 아내 누는 억척스럽게 살아간다. 영화에서 뚜렷하게 설명은 안 나오지만, 하필이면 직업이 염습(殮襲)하는 염장이다. 영화는 이탈리아 B급 호러들이 신체 훼손과 시신을 집요하게 비추는 것처럼 시신 묘사에 집착한다(왜 저런 직설적인 제목을 붙였지? 라는 의문이 해소된다). 아마도 공포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순박한 사람들은 그 대목에서 비명을 지르며 두 손으로 눈을 가리지 않을까. 영화는 아마도 베트남에서 민간 전승됐을 다양한 괴담을 에피소드로 사용한다. 가장 인상적인 연출은 술에 취한 파묘꾼 카가 도박장에서 나와 집에 돌아갈 때다. 술이 떨어진 카의 눈에 들어온 것은 공동묘지에 누군가 제사를 지내기 위해 놓아두었던 반쯤 찬 술병이다. 감사를 표하고 술병을 잡고 마시려 할 때마다 공중 어딘가에서 손이 나와 그가 손에 쥐고 있던 술병을 빼앗아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놓는다. 있음 직한, 그럴듯한 괴담이다. 연출도 훌륭하다. 카메라는 잘생기고 마음씨만 좋을 뿐, 능력은 없는 쿠앙의 시점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시신이 차고 있는 시계가 탐난 누는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 틈을 타 몰래 훔치려고 하지만 시신의 ‘보복’을 당한다. ‘만들어진 전근대’의 근대에 대한 복수 가족을 건사하지 못하는 가부장의 ‘위기’는 자식을 돌봐주는 남편의 고모에게 밥도 안 주는 못된 조카며느리 탓으로 몰아간다. 물론 이대로 끝난다면 결국 희대의 악녀가 저주를 받는 건 당연한 것이 되겠지만, 영화의 중반부쯤엔 감독이 감춰놓은 반전을 눈치채게 된다. 아마도 눈썰미가 있는 관객이라면 영화의 초반부에도 복선을 숨겨놨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의 스토리 라인은 전반적으로 허술하다. 대부분의 공포 장면은 주인공 뒤로 검은 그림자가 쓱 지나가거나, 과장된 음향효과와 함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시신을 비추는 진부한 연출의 결과다. 1960년대 초창기 한국 공포영화 연출을 떠올린 까닭이다. 영화는 ‘근대에 대한 전근대의 복수’라는 한국을 비롯한 동양권 공포영화의 공식을 따르고 있지만, 영화의 인트로에 사용된 마녀의 의식 장면이라던가, 동굴을 나와 밤하늘을 나르는 박쥐 따위는 그 전근대의 고유성조차 이미 근대가 발명한 전통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한다. 베트남 영화에 흐르는 유교 문화 /정용인 기자 영화는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프리미어 개봉한다. 왜 하필 한국일까. 의문이 들어 시사회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사진)에 참석했지만, 뚜렷한 답은 못 들었다. 베트남 영화시장에서 CGV의 멀티플렉스가 꽤 선전하고 있고, 찾아보면 CJ ENM이 히트작 다수 제작에 관여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도 한국투자사가 관여하지 않았을까 싶긴 한데 자세히 찾아보진 못했다. 시사회장엔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 학생들과 커뮤니티 사람들이 많이 와 있었다. 사실, 기자나 배급 시사 없이 일반시사로 최초 공개하는 것도 이례적이다(기사를 쓰면서 살펴보니 개봉을 앞두고 기자·배급 시사 일정은 따로 다시 잡혀 공지돼 있다). 주연을 맡은 남녀 배우들은 베트남 쪽에서는 꽤 유명한 청춘스타인 모양이다. 베트남 전통의상을 입고 간담회에 참석한 누 역을 맡은 카 누는 쩐 탄 감독의 가족 코미디 영화 <더 하우스 오브 노 맨>(2023), <마이>(2024)의 주연을 맡은 국민배우라고 한다(“공포 장르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밝혔다). 앞서 영화를 보며 <월하의 공동묘지>의 권철휘 감독 일화를 떠올렸다고 했는데, 상영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도안 낫 트룽 감독은 “이 이야기는 실제로 있던 이야기를 각색한 것”이며 “실제로 산꼭대기에 올라가 연구했다”라고 밝혔다. 영화에서 강조한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라는 건 영화의 엔딩크레딧에 덧붙여 있는 “아내를 잊지 못해 무덤에 묻은 시체를 파내 집에서 수십 년간 동거했던 남자의 이야기”(자료화면으로 실제 그 남자의 일화가 짧게 덧붙여져 있다)인 듯싶다. 아마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같은 곳에서 다룰 만한 에피소드다. 사실 그렇다고 주장한다면 일종의 견강부회다. 영화의 절정부에 이르기까지 영화의 발화점이 됐을 그 이야기는 암시되지 않는다. 찾아보니 ‘베트남 공포영화의 제작현황과 법 제도’를 다룬 영화진흥위원회(KOFIC)의 통신원 리포트가 있어 읽어봤다. 어쨌든 사회주의 나라인 베트남 영화법엔 ‘센서십’, 다시 말해 검열에 관한 규정이 있어 이게 영화제작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창작 의욕을 크게 떨어뜨리는 자기검열을 가져온다고 한다. 법 제11조를 보면 “사회주의 공화국에 대항하고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행위” 등과 함께 “외설적이고 타락한 생활방식, 범죄행위, 사회악, 미신 및 반동적 사상을 전파하거나 국가와 민족 간의 증오를 조장하고, 건전한 미풍양속을 해치는 선전행위”가 금지돼 있다. 괴력난신(怪力亂神)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유교 사상이 사회주의 나라인 베트남 대중문화에도 뿌리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시네프리뷰
[시네프리뷰]미키 17-근미래 SF영화에서 왜 ‘그분들’이 떠올랐을까
[시네프리뷰]미키 17-근미래 SF영화에서 왜 ‘그분들’이 떠올랐을까(2025. 02. 26 06:00)
2025. 02. 26 06:00 연예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의 이전 영화와 분명 변화가 있다. 여전히 그는 카메라 뒤에서 한 발짝 떨어져 세상을 바라보며 우화의 형식으로 재구성한 ‘봉준호 월드’의 전형을 그리고 있지만, 세상의 앞날을 보는 그의 시각이 조금 관대해졌다고나 할까.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목: 미키 17(Mickey 17) 제작연도: 2025 제작국: 한국, 미국 상영시간: 137분 장르: SF, 판타지 감독: 봉준호 출연: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아나마리아 바르톨로메이 개봉: 2025년 2월 28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시사회가 끝난 후 한 평론가와 영화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평론가가 말했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촉’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필자가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봉준호 감독을 여러 차례 인터뷰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완벽주의’적 성향으로 봐서 영화를 찍은 건 2024년 이전이었을 것이고, 시나리오를 최종 탈고한 건 수년 전이었을 것이다. 신통하게도 영화는 ‘12·3 비상계엄 사태’ 후 모든 국민이 적나라하게 목격했던 대한민국 최상부 권력에서 비밀스레 벌어진 일들을 우화 형식으로 야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 미국 관객들에게는 또 다른 권력자, 내놓고 이야기한다면 도널드 트럼프가 연상될 것이다. 영화를 찍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에드워드 애슈턴의 원작 소설을 구해 읽었다. 벌써 1~2년 전이다. 거기엔 마셜의 배우자가 주요 등장인물로 나왔던 기억은 없는데? 영화를 보고 난 다음 심야 좌담프로그램에 출연한 봉 감독의 말에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셜(마크 러팔로 분)의 부인 일파(토니 콜렛 분)는 음식 소스에 광적으로 집착하는데, 원작 소설에는 없는 창작 캐릭터다. 원작 소설 형식에 담은 ‘봉준호 월드’ SF 장르의 형식을 걸쳤지만, 누차 이야기하는 것처럼 봉준호 영화는 특유의 색깔이 있다. 우화와 같은 블랙코미디. 감독 본인은 반기지 않는 별명인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은 웨스 앤더슨 영화처럼 형식미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의 큰 이야기 뼈대는 에드워드 애슈턴의 원작 <미키 7>에 비교적 충실하되, 그 내용은 봉준호식 각색으로 채워 넣었다. 예컨대 소설에서 ‘익스펜더블’에 지원한 주인공 미키는 역사학자였다. 영화 속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는 친구 따라 강남 가듯 한때 유행 타던 마카롱 사업을 하다 쫄딱 망한 실직 청년이다(<기생충>(2019)에서 기택 가족과 문광 가족의 가세가 몰락한 것은 역시 유행처럼 대한민국에 나타났다 사라진 대만 카스텔라 가게를 했기 때문이었다). 빚쟁이에 시달리던 미키의 해결책은 우주 식민지 개척단에 지원해 지구를 떠나는 것이다. 당장 떠나는 것에 급급하다 보니 택한 게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익스펜더블’(과거 잘나가던 1980년대 액션 스타들을 총집합해 놓은 영화 시리즈의 제목이 이 익스펜더블이었다. 익스펜더블을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를 두고 당시 선택한 단어는 ‘총알받이’였던 것이 기억난다)이었다. 익스펜더블은 그러니까 어느 순간에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우주 공간에서 주로 ‘몸빵’을 하는 존재다. 예컨대 그들이 도착한 얼음행성 니플하임의 대기엔 인체에 치명적인 어떤 바이러스 같은 것이 있을지 모르는데, 사람들이 내려 정착하기 전에 미키만 홀로 내보내 행성 대기 상태를 테스트하는 것이다. 실제 그 임무를 수행한 미키는 죽었고, 백신을 개발해 적용 완료될 때까지 다른 사람들이 우주선 밖으로 나가는 건 유예된다. 영화는 탐사 수행을 나간 미키 17, 그러니까 17번째 미키가 천신만고 끝에 살아 기지로 돌아와 보니 이미 그가 죽었다고 판단해 프로토콜에 따라 18번째 미키가 만들어지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로 시작한다. 감독의 여덟 번째 영화가 담은 주제 의식은 장편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2000)부터 일곱 편에 걸친 그의 작품을 리뷰하면서 필자는 그의 작품에 일관되게 흐르는 어떤 주제 의식이 있다면 ‘진정성에 대한 냉소’와 계급 혹은 사람들 간의 분리와 단절이라고 봤다. 끝은 항상 그런데도 희망을 잃지 않을 것에 대한 다짐, 내지는 바람으로 끝나지만 심연에 흐르는 건 그게 과연 이뤄질 수 있겠냐는 회의 같은 것 말이다. 예컨대 영화 <기생충>의 결말에서 기우는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짐한다. “계획을 세웠어요. 돈을 많이 벌어 그 집을 사는 일. 이사하는 날, 아버지는 계단만 올라오시면 됩니다.” 그 편지는 지하실에 고립된 아버지에게 부칠 수도 없고, 아버지가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라고 감탄했던 기우의 마지막 계획은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영화는 은연중에 암시하며 끝난다. <미키 17>에서 미키는 이 지구로부터 이주민 중에서도 ‘밑바닥 인생’(그람시가 만들어내고 스피박이 널리 퍼뜨리는 개념으로 말하자면 서발턴(subaltern))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봉 감독의 이전 영화들과 비교해보면 분명 변화가 있다. 여전히 그는 카메라 뒤에서 한 발짝 떨어져 세상을 바라보며 우화의 형식으로 재구성한 ‘봉준호 월드’의 전형을 그리고 있지만, 세상의 앞날을 보는 그의 시각이 조금 관대해졌다고나 할까. 감독과 다시 인터뷰할 기회가 있다면 아카데미상 수상 후 요 몇 년간의 사정을 묻고 싶다.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교정된 식민주의 대안 판타지 /브에나 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미키 17>은 한국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의 제작사는 워너브러더스다. 굳이 분류하자면 할리우드가 이제는 세계적 거장이 된 봉준호 감독에게 투자해 만든 할리우드 영화다. 2019년 <기생충>의 미국 개봉을 앞두고 봉 감독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영화는 지난 20년간 큰 영향을 가졌음에도 왜 단 한 작품도 오스카 후보에 오르지 못했냐”는 질문을 받고 “오스카는 로컬이잖냐”, 그러니까 지역문화제라고 쿨하게 답을 했다. 이 답은 꽤 큰 반향을 끌어냈다. 필자는 <기생충>이 2020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에 머무르지 않고 작품상, 감독상 등 4개 부문 상을 휩쓸게 된 데는 봉 감독이 미국 주류사회에 일깨워준 그 무엇도 큰 작용을 했다고 본다. 아카데미 작품상 중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된 작품이 작품상을 받은 것은 2020년까지 92년의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사실 <미키 17>의 서브플롯은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교정된’ 서구 정체성의 과거와 대안적 미래에 대한 상상이다. 지구이주민들이 도착한 얼음행성 니플하임엔 선 거주자들이 있었다. 마셜은 그들에게 멋대로 ‘크리퍼’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폭살 계획을 세운다. 서구 정체성의 과거라는 것은 콜럼버스 이래로 원주민을 말살·학살한 식민개척사가 감춰진 진실이기 때문이다. 지구이주민의 가장 밑바닥의 하찮은 ‘서발턴’인 미키 17이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법을 처음 알아내고, 결국 그들과 공생하는 삶이 독재자의 폭주를 이긴다는 것은 대안 판타지다. 이 점에서 <미키 17>의 세계관은 하인 라인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 시리즈(사진)와 대척점에 서 있다. 차후에 기회가 되면 여기에 대해서도 꼼꼼히 다뤄보고 싶다.
시네프리뷰
[시네프리뷰] 검은 수녀들-한국형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진일보
[시네프리뷰] 검은 수녀들-한국형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진일보(2025. 01. 29 06:00)
2025. 01. 29 06:00 연예
판타지 세계를 그린 작품이지만, 역설적으로 <검은 신부들>이 그랬던 것처럼 일상적 풍경을 강조한다. 익숙한 프랜차이즈 매장이나 다채로운 도시 풍경은 확실히 의도적으로 공들인 티가 역력하다. /㈜영화사 집 제목: 검은 수녀들(The Priests 2: Dark Nuns) 제작연도: 2025 제작국: 한국 상영시간: 114분 장르: 공포, 드라마 감독: 권혁재 출연: 송혜교, 전여빈, 이진욱, 문우진 개봉: 2025년 1월 24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검은 수녀들>은 ‘검은 사제들: 두 번째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관객들의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홍보 요소다. 2015년 공개된 <검은 사제들>은 서양에서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에선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엑소시즘(Exorcism·퇴마(退魔), 구마(驅魔), 축사(逐邪))을 전면에 등장시킨 모험적 영화로 평가받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작품인 단편 <12번째 보조사제>(2014)를 확장해 장편 데뷔식을 치른 장재현 감독은 이후 <사바하>(2019), <파묘>(2024) 등 꾸준히 오컬트 장르를 선보여 흥행시키며 한국 장르 영화의 새로운 한 축을 개척한 연출가로 우뚝 섰다. <검은 수녀들>은 앞선 <검은 사제들>과 등장인물이나 감독이 다르지만, 판권을 가지고 있는 ㈜영화사 집이 기획·제작한 정식 속편이다. 엄밀히는 직접적 속편과 구분하는 스핀오프(Spin-Off·파생작, 번외작)로 보는 것이 옳겠다. 단순히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검은 사제들>의 인물들이 수시로 언급될 뿐 아니라 이야기 전개 면에서도 상당한 유사점을 보여주고 있다. 전편에 경의를 보냄과 동시에 전편을 기억하는 관객들을 향한 일종의 선물로 읽힌다. 현재까지 공식적인 참여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장재현 감독은 <검은 수녀들>에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이후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제 절정의 배우들을 만나는 반가움 고대로부터 언급돼 오던 최강의 악마인 12형상 중 하나가 소년 희준(문우진 분)의 몸을 빌려 다시 출현한다. 이를 막을 수 있는 신부들의 부재로 세상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다. 보다 못한 유니아 수녀(송혜교 분)가 악령 퇴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서지만, 윗선에서는 도움은커녕 절차와 전통을 이유로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 미카엘라 수녀(전여빈 분)에게 간신히 도움을 청한 유니아 수녀가 세운 원칙은 하나다. ‘이번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장르적으로는 보통 신부가 행하는 것이 당연한 구마 의식을 수녀들이 집행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자 흥미를 유발하는 포인트다. 그리고 이를 연기하는 배우 송혜교와 전여빈에 대한 관객들의 호감이 고조된 시점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보인다. 한동안 활동이 주춤했다가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혁신하고 연기파로 거듭난 송혜교가 모처럼 출연한 영화라는 점을 주목하는 사람이 많다. 골초에 험한 말도 서슴지 않는 유니아 수녀의 모습을 그만의 차갑고 저돌적인 이미지를 통해 매력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으로 활동하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전여빈의 지분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의 경력 중 최고의 연기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인물의 설득력을 끌어내기는 충분해 보인다. 독특한 화면비와 다양한 특별관 상영 비현실적인 판타지 세계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지만, 역설적으로 <검은 신부들>이 그랬던 것처럼 일상적 풍경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재미있다. 익숙한 프랜차이즈 매장이나 다채로운 도시 풍경은 확실히 의도적으로 공들인 티가 역력하다. 근래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화면비인 16 대 9(1.77 대 1) 비율이 아닌 초기 와이드 스크린 비율인 1.66 대 1로 제작된 것도 화제가 되고 있다. 보통 극장에서 보는 화면보다 좌우가 짧아서 답답하게 느끼는 관객이 있을 수도 있는데 촬영감독은 시야를 좁게 만들어 관객들의 시선이 인물에 더욱 집중하기를 바랐다고 한다. 이런 의도는 화면비뿐 아니라 빈번한 클로즈업과 극단적인 ‘오버 더 숄더 숏’(앞의 인물이나 사물에 일부가 가려진 피사체를 포착하는 법)을 통해서도 구현되는데, 대상만을 강조하는 만큼 답답한 느낌을 동반할 수밖에 없고 민감한 관객들에게는 불만을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한국 영화로는 모처럼 돌비 애트모스, 4DX, SCREENX, IMAX 등 다양한 특별관에서 상영한다. 특히 1.66 대 1의 좁은 화면 비율은 IMAX 스크린에서 최적의 효과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성모독까지 감내하는 ‘넌스플로이테이션’ /amazon.co.uk 1960~1970년대에 크게 유행했던 ‘익스플로이테이션(Exploitation·착취)’ 장르로 구분되는 영화들이 있다. B급 영화 안에서도 특정 소재나 관객의 취향을 집중해 겨냥한 노골적 상업 영화를 일컫는다. 대부분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들은 기본적으로 취해야 할 완성도보다 오로지 관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지갑을 열게 하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 폭력과 섹스에 집착하는 작품이 많았다. 이 안에서도 관객의 취향만큼 다양한 전문 분야(?)가 갈라졌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일명 ‘블랙스플로이테이션(Blaxploitation)’으로 분류되는 작품들이다. 흑인의, 흑인에 의한, 흑인을 위한 상업영화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를 무대로 나치의 잔악상과 고문, 학대를 다룬 작품들인 ‘나치스플로이테이션’, 이소룡 아류 영화들을 일컫는 ‘브루스플로이테이션’, 성적 묘사에 집착하는 ‘섹스플로이테이션’과 표현 수위의 극한까지 밀어붙인 ‘쇼크플로이테이션’, 저예산 호주 영화만을 묶어 명명하는 ‘오즈플로이테이션(Ozploitation)’ 등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대표적인 갈래가 수녀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넌스플로이테이션’이다. 1990년대 말 국내에 무삭제 비디오로 출시됐다 회수됐던 사건이 전설처럼 회자하는 이탈리아 영화 <악령 속의 사춘기>(Malabimba·1979·사진)가 대표적 작품이다. 단순히 성스러운 처녀의 존재를 초월해 종교적 의미를 지닌 수녀란 이미지를 세속화해 신성모독의 위험까지 감내한 이런 작품들은 현대에 이르러서는 점잖은 방향으로 선회하며 대중 속으로 스며들었지만, 근저에 내재한 발칙한 호기심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시네프리뷰

레이디경향(총 398 건 검색)

영화도 보고 뜨개질도 하고…
영화도 보고 뜨개질도 하고…
2025. 02. 26 15:04 문화/생활
영화를 보며 뜨개질을 하는 이색적인 영화상영회가 열린다. CGV는 27일을 시작으로 전국 10여개 극장에서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 저녁 ‘뜨개상영회’를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서울에서는 CGV강변, 구로, 대학로 등 3곳이고 지방에서는 일산, 동수원, 배곧, 동탄역, 신세계경기, 평촌, 청주지웰시티, 광주상무, 여수웅천, 대구한일, 동래 등 모두 10개점에서 실시된다. 이달에는 한국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관람하며 뜨개질을 하게 된다. 뜨개상영회를 하는 동안은 다른 관람관과 달리 상영관 내 조도를 높인다. 또 뜨개질에 집중할 수 있는 잔잔한 내용의 영화가 선택됐다. CGV는 지난달 23일 서울 CGV강변에서 <리틀 포레스트>와 함께 실시했던 첫 뜨개상영회가 전석 매진되는 등 관람객의 호응이 높아 이같은 이벤트를 지속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실시됐던 뜨개상영회. CGV 제공
올해의 콘텐츠는?…영화는 <파묘>, 책은 <구의 증명>
올해의 콘텐츠는?…영화는 <파묘>, 책은 <구의 증명>
2024. 12. 18 10:31 문화/생활
국내 콘텐츠 평가 플랫폼 왓챠피디아의 데이터 분석 결과 올 한 해 1인당 평균 감상한 콘텐츠 수는 3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시청하고 평가한 영화는 장재현 감독의 <파묘>다. 왓챠피디아 제공 국내 콘텐츠 평가 플랫폼 왓챠피디아의 데이터 분석 결과 올 한 해 1인당 평균 감상한 콘텐츠 수는 3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시청하고 평가한 영화는 장재현 감독의 <파묘>, 시리즈(드라마)는 <살인자ㅇ난감>, 도서는 <구의 증명>이었다. 왓챠는 연말을 맞아 한 해의 콘텐츠 감상 기록을 정리하는 ‘왓챠피디아 연말결산 2024’을 발표하고, 이용자 개개인의 콘텐츠 취향을 분석하는 연말 결산 페이지를 오픈했다고 17일 밝혔다. 올 한 해 1인당 평균 감상하고 평가한 콘텐츠 수는 약 39개로 집계됐다. 영화, 시리즈, 도서, 웹툰 등을 모두 포함해 왓챠피디아 내에서 감상한 콘텐츠에 평점을 매긴 1인당 평균 개수다. 가장 많이 평가된 영화 1위는 <파묘>였으며, <인사이드 아웃 2>, <듄 파트 2>,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데드풀과 울버린>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가장 많이 평가된 시리즈는 <살인자ㅇ난감>,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The 8 Show>가 차지했다. 도서 부문에서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 효과’에 힘입어 한국 문학, 그중에서도 한국 소설이 인기를 끌었다. SNS에서 화제가 되어 누적 평가 수 2만 개 이상을 기록한 최진영의 <구의 증명>이 1위를, 2030 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출간된 지 25년 만에 다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양귀자의 <모순>이 3위를 차지했으며,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쓰인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한강 신드롬에 힘입어 5위에 올랐다. 한강의 경우 올해 가장 많이 검색된 작가 순위 1위를 차지하며 노벨상 분위기를 반영했다. 올해 연말 결산은 ‘디깅’을 키워드로 ‘2024 왓챠피디아 연말 결산-험한 것이 나올까’라는 주제로 구성했다. 영화와 시리즈의 평가 개수가 10개 이상인 이용자는 누구나 연말 결산 기능을 활용해 자신의 올 한 해 콘텐츠 취향을 확인하고 SNS에 공개할 수 있다. 자신이 평가한 ‘콘텐츠의 수’, ‘평균 별점’, 영화, 시리즈, 책, 웹툰을 통틀어 ‘별점을 가장 높게 매긴 작품’ 5개 등 나의 이력을 타인과 공유하여 콘텐츠 취향으로 소통할 수 있다. ‘왓챠피디아 연말 결산’은 지난 1년간 영화, TV 드라마 등 내가 평가한 콘텐츠를 분석해 나의 콘텐츠 감상 취향과 특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기능이다. 지난 2016년부터 왓챠피디아와 왓챠 앱 및 웹페이지에서 진행해 왔으며, 왓챠피디아만의 차별화된 분석 노하우와 고유 데이터를 기반으로 1년 동안 관람한 개인의 취향이 담긴 정산 결과를 공유, 소통하는 이벤트다. 올해는 좀 더 세분화된 취향 분석이 추가됐다. 개인별 선호 인물 부분에선 ‘올해 내가 가장 많이 만난 배우 TOP 1’, ‘올해 내가 가장 많이 만난 제작자 TOP 1’을, 별점 부분에선 ‘남들보다 별점 높게 준 작품(영화, 시리즈)’, ‘남들보다 별점 낮게 준 작품(영화, 시리즈), 평가를 매긴 작품 중 가장 오래된 작품, 사람들은 무관심하지만, 나는 관람한 작품, 선호 태그 등 다양한 테마로 개인의 취향을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왓챠 관계자는 “연말 결산은 지속적으로 사용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왓챠피디아의 대표적인 연간 이벤트”라며 “왓챠피디아의 신규 이용자들까지 모두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인 연말 결산을 통해 올 한 해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 ‘시네마 천국’ 감동 그대로…오감 만족 이머시브 전시 오픈
영화 ‘시네마 천국’ 감동 그대로…오감 만족 이머시브 전시 오픈
2024. 12. 11 13:40 문화/생활
영화 <시네마 천국> 스틸컷. 왓챠 제공 오는 20일 전 세계 최초로 ‘시네마천국 이머시브 특별전 - TO.TOTO’가 서울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G층에서 공개된다. 1990년 국내 개봉한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영화 <시네마 천국>은 제42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제62회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명작이다. 주인공 토토의 추억과 성장, 사랑을 담은 줄거리와 엔니오 모리코네의 OST는 지금까지도 대중에게 울림을 전한다. 개봉 이후 30년 넘게 세계 곳곳에서 재상영되고 있는 이 영화는 OTT, 유튜브에서 새로운 세대와도 연결되고 있다. 또한 클래식 연주회, 필름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도 재해석되며 영화의 문화적 영향력은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다. 전시 전문 기획사 ‘숲인터내셔날(SOOP International)’는 영화 <시네마 천국>의 막강한 콘텐츠 파워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이머시브 콘텐츠로 재탄생시켰다. 전시 전문 기획사 숲인터내셔날는 영화 <시네마 천국>의 막강한 콘텐츠 힘을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이머시브 콘텐츠로 재탄생시켰다. 전시는 영화 원작의 감동을 기반으로 3가지 주요 포인트를 포함, 총 18개의 공간으로 구성돼 관람객에게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선사한다. ‘Originality’s Zone’에서는 영화 속 시칠리아 자전거, 의상 등의 원작을 배치하고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 감독 등의 다큐멘터리와 인터뷰 영상을 준비했다. 전시장 입구부터 <시네마 천국> 속 영화관의 입구를 재현했으며 영화의 주요 배경인 영화관, 광장 등을 구현해 관람객이 콘텐츠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Overwhelming Zone’은 국내 최대 규모 전시장과 첨단 디지털 기술로 시공간을 초월하는 압도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영화 속 러브스토리의 배경인 밀밭을 실제 밀밭과 디지털 하늘로 구현해 광활한 공간을 연출했다. 이 밖에도 청년 토토 시절의 하이라이트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 등을 이머시브룸으로 마련해 관람객이 마치 영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생생한 경험을 선사한다. 화려한 시각적 즐거움에 청각적 감동을 더한 ‘Ennio’s Music Room’에서는 <시네마 천국> 음악감독 엔니오 모리코네의 OST를 입체 음향으로 감상할 수 있다. 그는 <시네마 천국> 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언터처블>, <미션>, <러브 어페어> 등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 음악계의 거장이다. 한편 양준보 숲인터내셔날 대표는 “성수동을 시작으로 동남아와 이탈리아를 거치는 글로벌 투어가 예정돼 있다”며 “오랜 세월 사랑받아 온 클래식 영화 <시네마 천국>이 이머시브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콘텐츠로 재탄생,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형사 전문 배우 정홍재가 ‘29초 영화제’ 달인이 된 이유
형사 전문 배우 정홍재가 ‘29초 영화제’ 달인이 된 이유
2024. 11. 14 17:05 문화/생활
배우에서 감독으로 전향…‘숏폼 영화제’ 제패하다 장편 영화 <할루시네이션> 후반 작업 중 ‘29초의 장인’으로 불리는 정홍재 감독, 그는 숏폼 영화제의 최다수상자다. 어딘지 낯이 익은 정홍재 감독은 드라마 <괴물> <검법 남녀 시즌2> 주로 ‘형사’같이 선 굵은 역을 맡는 배우다. 그리고 이제는 숏폼 연출로 시작해 감독으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그는 연출 업계에서는 ‘29초의 장인’으로 불린다. 그는 29초 영화제를 비롯해 각종 쇼츠 영상 공모전에서 총 22회(2024년 11월 기준) 수상했다. 그가 배우에서 연출가로 넘어간 계기는 2015년 부산으로 장기 연극 공연을 떠났던 때다. 저녁 공연을 앞두고 낮 시간이 비었던 배우들이 추억 삼아 부산의 주요 지역을 돌아다니며 뮤직비디오를 찍자고 나선 사소한 놀이에서 그의 연출은 시작됐다. “그때는 촬영 개념도 없이 그저 뭔가를 남기자고 휴대전화로 찍기 시작했어요. 영상을 찍고 있는데 제가 본능적으로 배우들에게 디렉팅을 하고 있더라고요. 편집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뭔가 ‘버튼이 눌러진’ 기분이었어요. 연출이 너무 재밌어서 휴대전화로 이것저것 찍으며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죠.” 카메라 앞 보다 뒤에서 천직을 찾은 느낌이었다. 자신의 의도에 따라 영상을 잘라내고 편집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 당시 숏폼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29초 영화제를 향한 그의 도전도 시작됐다. 이렇다 할 장비 하나 없이 스마트폰 공기계 하나로 찍는 무모한 도전이었다. 34세 배우에서 감독으로도 도전을 꽤한 그는 ‘늦은 것’이 아니라 ‘쌓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말한다. 정 감독의 첫 도전은 ‘2017 KORAIL 초단편 철도 영화제’였다. 그는 우수상을 받았고 시상식에서 다른 프로 감독들과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 “제 작품이 상영되는 동안 다른 감독님들 옆에 앉아있는데 그들이 하는 대화를 저는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어요. 무슨 장비 이야기를 하면서 저에게 ‘뭘로 찍었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스마트폰을 꺼내서 ‘그냥 이걸로 찍었는데요’ 했더니 그들의 눈빛이 싹 바뀌는 걸 느꼈어요. 다시 폰을 주머니에 넣는데 되게 뿌듯하더라고요. 그때 좀 깨달았어요. ‘내가 만든 결과물이 사람들한테 닿는 것 같다’는 자신감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34세, 늦다면 늦은 나이에 시작한 연출이었다. 이어지는 수상 사례에 어느새 ‘29초의 장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배우로 캐스팅에 목말라하던 시절도 있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영상 제작을 했다면 어땠을까. “늦었다는 생각이나 일찍 시작할 걸 그랬다는 후회는 없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제가 경험했던 재료들이 있었기에 또 다른 길을 갈 수 있고 지금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제 안에 뭔가가 계속 쌓이면서 연출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는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어느새 국내 대부분의 숏폼 영화제를 제패하고 ‘장인’으로 불리게 됐다. 하지만 무명에 가까운 배우로 지내며 평탄하게 살았을 리가 없다. 그는 초연한 듯 ‘다 이유가 있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그 어떤 삶의 결과도 알 수 없죠. 고난과 실패가 찾아오더라도 ‘내가 어떤 태도로 이것을 받아들일 것인가’ 거기에서 갈리는 것이 삶인 것 같아요. ‘그래 오케이. 알겠어’하고 받아들이고 소화하면 결과가 어찌 됐든 나는 성장할 수 있어요. 그걸 쳐내기 시작하면 이 세상이 원망스러운 거예요.” 정홍재 감독은 새로운 도전에 한창이다. 바로 장편 영화 연출이다.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은 AI 소재 치정 로맨스 영화 <할루시네이션>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참신하면서 충격적인 AI 소재극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손끝에서 어떤 만듦새로 완성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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