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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1년 연장···노동계 “이주 돌봄 정책 전면 재검토”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1년 연장···노동계 “이주 돌봄 정책 전면 재검토”
2025. 02. 14 16:18사회
... 업체 운영비 등을 반영해 기존보다 시간당 20.5%(2860원) 오른 1만6800원으로 결정됐다. 노동계는 “이주 돌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했다. 정부는 14일 제46차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열고 ‘외국인...
필리핀가사관리사시범사업돌봄노동
“의대 신입생 수업 불참 땐 엄격 조치를”…이주호, 각 대학 총장들에 ‘경고성’ 당부
2025. 02. 13 20:43사회
... “더 이상 휴학 어렵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올해 의대 신입생이 수업에 불참하면 학칙에 따라 엄격히 조치해달라”고 의대 총장들에게 요청했다. 의대 총장들도 “더 이상 휴학 승인은...
의대증원 갈등
이주호 “의대 신입생 수업 불참 시 엄격 조치해달라”
이주호 “의대 신입생 수업 불참 시 엄격 조치해달라”
2025. 02. 13 14:53사회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의대 총장들과 영상 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올해 의대 신입생이 수업에 불참하면 학칙에 따라 엄격히...
의대증원 갈등
[사설]미등록 이주아동 체류 보장, 상시적 제도화해야
[사설]미등록 이주아동 체류 보장, 상시적 제도화해야
2025. 02. 12 18:15오피니언
.... 2025년 초 기준으로 체류 자격을 얻은 아동은 1080명이다. 이 수치는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미등록 이주아동 3000여명의 일부에 불과하다. 당장 3월 말이면 구제대책이 종료되는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스포츠경향(총 1,048 건 검색)

‘대만 야구선수 평균 연봉 5배’ 이주은, 진짜야?···일본도 뜨거운 관심
‘대만 야구선수 평균 연봉 5배’ 이주은, 진짜야?···일본도 뜨거운 관심
2025. 02. 04 14:26 야구
이주은 SNS ‘삐끼삐끼’ 춤으로 명성을 얻은 이주은 치어리더가 대만으로 이적하며 거액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현지에서 이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제3자’ 일본에서도 이에 큰 관심을 보낼 만큼 아시아 야구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매체 ‘토스포츠웹’은 4일 “대만 구단이 한국 인기 치어리더와 이례적인 초고액 계약을 맺어 현지 팬들로부터 찬반의 목소리가 뜨겁다”고 보도했다. 대만 TVBS 방송 등 현지 매체는 최근 대만 치어리더팀 ‘푸본 엔젤스’가 이주은을 영입하면서 계약금 1000만 대만달러(약 4억 4200만원)를 지급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푸본 엔젤스는 “이주은에 대한 관심은 고맙지만 계약 액수는 상호 합의 하에 비공개”라고 밝혔다.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주은의 계약금은 대만 프로야구 선수 평균 연봉(약 9000만원)의 5배가량이 된다. 대만은 스포츠 치어리더들이 연예인급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국내의 많은 치어리더들이 대만에 진출해 현지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럼에도 계약액이 프로야구 선수 평균 연봉을 훌쩍 뛰어넘고 최고 스타급 선수와 맞먹으면서 현지에선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면서 야구가 큰 인기를 모으는 일본에서도 이주은의 초고액 계약에 관심을 나타내며 현지 반응까지 소개하고 있다. 이주은 SNS 캡처 지난 시즌 KIA 치어리더로 활동한 이주은은 삐끼삐끼 춤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에 이주은이 경기 중 화장을 고치다 해당 춤을 추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는데, 이 영상이 빠르게 퍼지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소개되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2022년부터 KIA 치어리더들이 선보인 삐끼삐끼 춤은 ‘삼진아웃송’으로 불리며, KIA 투수가 상대 타자를 삼진 아웃시켰을 경우 치어리더들이 일어나서 추는 춤이다. 엄지손가락을 들고 몸을 흔드는 이 단순한 동작은 삼진 아웃을 당한 상대 팀과 팬들을 약 올리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이주은이 삐끼삐끼춤으로 인기가 크게 높아지자 대만 푸본현대생명은 그를 산하 푸본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전속 치어리더로 지난달 영입했다. 이주은은 푸본 엔터테인먼트 전속 치어리더로 2025시즌 대만 프로야구 푸본 가디언스 응원단에서 활약한다.
[공식] ‘오징어게임2’ 이주실, 오늘(2일) 위암으로 별세…향년 81세
[공식] ‘오징어게임2’ 이주실, 오늘(2일) 위암으로 별세…향년 81세
2025. 02. 02 17:03 연예
일이삼공 컬쳐 제공 배우 이주실이 암 투병 중 별세했다. 향년 81세. 2일 이주실 소속사 일이삼공 컬쳐 관계자는 스포츠경향에 “배우 이주실이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게 맞다”고 밝혔다. 지난 1964년 데뷔한 이주실은 영화 ‘약장수’ ‘엄마의 공책’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바퀴달린 산부인과에 출연했으며 드라마 ‘트레드 스톤’ ‘너의 노래를 들려줘’ ‘경이로운 소문’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최근에는 ‘오징어게임2’에 출연해 위하준의 어머니 역을 연기했다. 고인의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에 마련되며 조문은 오는 3일부터 가능하다. 관계자는 “발인은 수요일 오후 예정이다. 장지는 고양시 쪽으로 알아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대만 진출한 이주은, 계약금 4.4억?···현지반응 갑론을박
대만 진출한 이주은, 계약금 4.4억?···현지반응 갑론을박
2025. 01. 31 08:42 야구
치어리더 이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삐끼삐끼’ 댄스로 유명세를 얻은 기아 치어리더 출신 이주은의 계약금을 두고 대만 현지에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대만 매체 타이사운즈에 따르면 최근 대만 푸본 엔젤스가 이주은을 영입하는 계약금이 1000만 대만달러(약 4억 4000만원)에 달한다는 루머가 확산되며 대만 팬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이는 대만의 ‘일급개그기술자’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불거졌는데, 이주은이 대만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 계약금을 따냈다며 치어리더들의 역대 계약금 순위도 공개됐다. 이주은이 받은 계약금은 대만 프로야구 선수들의 평균 연봉(한화 약 9000만원)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압도적인 계약금을 따냈다는 해당 페이지의 주장에 대만 야구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치어리더가 프로 야구 선수보다 높은 계약금을 받는 것에 불편함을 내비친 것이다. ‘이건 본말전도 아니냐’ ‘다년 계약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1년에 1000만 대만 달러면 과한 것 아니냐’ 등의 의견이 나왔다. 반면 이주은의 현지 높은 인기와 더불어 해당 계약금이 타당하다는 반론도 이어졌다. ‘이 정도 가치는 충분하다. 앞으로 보면 알 것’ ‘성적은 져도 치어리더 경쟁에서는 질 수 없다’ ‘오히려 싸게 영입한 것’ 등의 옹호론도 펼쳐졌다. 이주은을 영입한 푸방 엔터테인먼트(富邦育樂)는 이 매체에 “이주은에 대한 관심과 응원에 감사드린다”면서도 “계약 내용은 양측 합의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추측성 논란에 휩쓸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같은 기아 치어리더 출신인 이다혜가 지난해 4월 한국 치어리더 최초로 대만으로 진출해 한국과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이후 대만 진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다혜는 코카콜라 등 10개가 넘는 광고를 따냈고 뒤를 이어 대만에 진출한 안지현과 이아영 또한 대만 예능 프로그램과 여러 광고에 출연하며 안착했다. 대만의 경우 K팝의 인기가 지배적이고 한국 출신 치어리더들이 월등한 댄스 실력을 바탕으로 K팝에 맞춰 안무를 추는 것에 대한 수요가 높다. 특히 한국과 달리 전문 소속사가 치어리더를 관리하는 등 인기와 대우가 한국보다 높아 국내 치어리더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다. 대만 기획사 푸본 엔터테인먼트가 이주은의 영입을 공식화한 것은 지난 22일이다. 조이스 첸 사장은 이날 서울을 직접 방문해 이주은과 대만 연예 활동에 대한 전속계약을 알렸다. 조이스 첸 사장은 “야구팬들의 사랑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이는 이주은을 푸본 엔젤스에 영입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계약 체결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고 했다. 이주은은 2023년 치어리더 생활을 시작해 지난해 기아 응원단에 치어리더로 합류해 활동했다. 특히 ‘삐끼삐끼’ 춤의 신드룸으로 국내외에서 큰 화제가 됐고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1억뷰를 돌파했다. 그는 지난 29일 방송된 ‘2024 SBS 연예대상’에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삐끼삐끼’ 댄스를 선보여 또다시 눈길을 끌었다.
멀티골 ‘쾅쾅’ 활약으로 토트넘 구해낸 손흥민, 축구 통계매체들도 ‘유로파리그 이주의 팀’에 앞다투어 선정
멀티골 ‘쾅쾅’ 활약으로 토트넘 구해낸 손흥민, 축구 통계매체들도 ‘유로파리그 이주의 팀’에 앞다투어 선정
2025. 01. 25 14:26 축구
토트넘 손흥민이 24일 독일 진스하임의 프리제로 아레나에서 열린 호펜하임과의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7차전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진스하임 | EPA연합뉴스 멀티골로 팀을 구해낸 손흥민(토트넘)이 축구 통계전문매체들이 뽑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이주의 팀에 선정됐다. 토트넘은 24일 독일 진스하임의 프리제로 아레나에서 열린 호펜하임과의 2024~2025 UEL 리그 페이즈 7차전에서 3-2 진땀승을 거뒀다. 멀티골을 터뜨린 손흥민의 활약 덕분이었다. 전반 22분 매디슨이 중앙선 부근에서 투입한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파고든 손흥민이 왼발 슈팅을 때렸고, 볼은 몸을 던진 수비수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왼쪽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어 2-1로 쫓기던 후반 32분 역습 상황에서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수비수를 앞에 두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자신의 멀티골을 완성했다. 이후 손흥민은 후반 34분 자신의 임무를 완성하고 윌 랭크셔와 교체돼 벤치로 돌아갔다. 토트넘 손흥민이 24일 독일 진스하임의 프리제로 아레나에서 열린 호펜하임과의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7차전에서 승리한 뒤 팬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이보이고 있다. 진스하임 |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멀티골 활약으로 손흥민은 시즌 9~10호골을 기록하게 돼 토트넘 입단 후 9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런 손흥민의 활약에 축구 통계 매체들도 앞다투어 손흥민을 ‘이주의 유로파리그 팀’에 뽑았다. 손흥민에게 평점 8.7점을 부여했던 소파스코어는 3-2-4-1 포메이션에서 손흥민을 왼쪽 측면에 배치했다. 손흥민과 함께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하파 실바, 밀로트 라시차(베식타스)가 2선에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축구 통계매체인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이주의 유로파리그 팀’에 손흥민을 올렸다. 8.53점의 평점을 받은 손흥민은 4-3-3 포메이션에서 역시 왼쪽 측면에 이름을 올렸다. 라시차가 오른쪽 측면에 배치됐고, 최전방은 프라뇨 이바노비치(위니옹 생질루아즈)가 자리했다. 소파스코어 인스타그램 캡처 후스코어드닷컴 인스타그램 캡처

주간경향(총 293 건 검색)

[이주영의 연뮤덕질기] (41) 첫사랑이 끝사랑, 기다림의 미학
[이주영의 연뮤덕질기] (41) 첫사랑이 끝사랑, 기다림의 미학(2025. 02. 07 14:50)
2025. 02. 07 14:50 문화/과학
뮤지컬 <시라노>·<베르테르>·<웃는 남자> 등 뮤지컬 <시라노> 공연 장면 / RG컴퍼니·CJ ENM 불신과 분노, 분열이 이 시대의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범람하는 가짜뉴스와 혐오 발언들은 더 큰 폭풍을 예고하는 전조 같다. 진실과 정의는 이제 도서관 책 속에나 존재하는 것일까? 불안이 높아지던 차에 뮤지컬 <시라노>, <베르테르>, <웃는 남자>를 만났다. 사랑의 숭고함에 대해 돌아보고 평정심을 되찾게 만드는 이 작품들이 연일 객석을 가득 메우며 몇 달간 상연 중인 것은 시국의 작용에 대한 반작용일지도 모른다. 뮤지컬 <시라노>(레슬리 브리커스 대본, 김수빈 각색·한국어 가사, 김동연 연출·각색,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 제이슨 하울랜드 편곡)는 호방하고 기개 넘치는 시라노(조형균·최재림·고은성 분)의 삶을 유쾌하고 뭉클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검객이자 문필가이며 구휼에도 앞장서는 시라노는 모든 것을 갖췄으나 외모가 좀 아쉽다. 코가 너무 커서 놀림당할 때도 많으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다. 첫사랑이자 짝사랑인 록산(나하나·김수연·이지수 분)은 그의 외모보다 정의로움과 문학적 소양에 더 관심이 많다. 물론 록산의 첫사랑이 잘생긴 크리스티앙(임준혁·차윤해 분)이라는 것을 알고는 가슴 한쪽이 아리지만, 록산이 행복하면 시라노도 행복하다. 재치·품위·정의 갖춘 짝사랑남 17세기 프랑스의 검객이자 문인이었던 실존 인물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의 삶을 모티브로 에드몽 로스탕이 19세기 말에 발표한 희곡이 원작이다. 말주변도 문해력도 떨어지는 크리스티앙을 위해 자신의 진심을 담아 연애편지를 쓰고 대신 고백도 해준 시라노 덕분에 록산과 크리스티앙은 결혼에 이른다. 사리사욕에 굴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 소의를 희생하는 시라노는 비현실적이어서 선인(仙人) 같기도 하다. 전쟁에서 남편 크리스티앙을 잃은 록산이 상처받지 않도록 평생 친구로서 보살피는 낭만적인 인물이다. 뮤지컬 <베르테르>(고선웅 극작, 조광화 연출, 정민선 작곡, 구소영 음악·협력 연출, 고(故) 심상태 예술감독, 노지현 안무, 정승호 무대)에도 첫사랑이 끝사랑인 로맨티시스트가 등장한다. 첫눈에 반한 여성에게 모든 것을 바친 베르테르(엄기준·양요섭·김민석 분)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1774년 발표한 서간체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비롯됐다. 롯데(전미도·이지혜·류인아 분)가 결국 알베르트(박재윤·임정모 분)와 결혼하자 사랑을 이루는 것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자살을 선택한 베르테르는 영원불멸한 짝사랑을 상징한다. 창작진들은 첫사랑의 열망에 대한 소중함과 숭고함을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열두 번의 시즌을 거치며 시대 흐름에 맞게 작품을 보완했다. 관객 몰입은 극 도입부 베르테르와 롯데가 함께 낭독한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클롭슈톡의 시구에서 촉발된다. “오 황홀경이여/ 가령 내가 죽을지라도/ 죽어 사라질지라도/ 오로지 그대와 단둘이 함께 전율하리다”는 롯데를 향한 베르테르의 사랑이 정서적이고 문학적인 명분을 획득했으니 불륜으로만 볼 것은 아니라는 선언으로 읽힌다. 중소극장에서 시작된 <베르테르>는 시즌을 거듭하며 수채화 같은 회화적 이미지로 치환됐다. 아이보리 톤의 의상과 맑고 섬세한 안무, 영원한 기다림을 상징하는 해바라기 꽃밭 등은 화사하고 애달픈 첫사랑의 다양성이다. 출연진들의 커튼콜 이후 베르테르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 등장하는 앙상한 나무에 싹이 튼 배경을 중심으로 하늘로 올라가는 마무리는 그가 내세에서도 롯데를 기다리겠다는 메시지 같다. 롯데의 현생에 폐를 끼치지 않으면서 자신의 마음에 충실한, 더할 나위 없는 마침표다. 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빅토르 위고가 1869년 발표한 동명 소설 원작 한국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로버트 요한슨 대본·연출, 기진주 협력 연출,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 권은아 한국어 가사, 제이슨 하울랜드 편곡, 오필영 무대) 또한 약자를 대변하는 순수한 사랑과 정의감을 돌아보게 한다. 종교전쟁과 귀족들의 부패로 혼돈인 17세기 영국. 입이 찢어져 언뜻 보면 영원히 웃는 것처럼 보이는 기괴한 그윈플렌(박은태·이석훈·규현·도영 분)은 시각 장애가 있는 갓난아기 데아(이수빈·장혜린 분)와 떠돌다가 우르수스(서범석·민영기 분)에게 구조된다. 십수 년 후 의남매로 연을 맺고 자신의 사연을 연극으로 공연하며 살아가던 그윈플렌은 정체 모를 이들에게 잡혀간다. 콤프라치코스(Comprachicos·아이들을 장애아로 만들어 귀족들의 놀잇감으로 삼는 소설 속 인신매매단)에게 납치됐던 과거가 밝혀지고, 영국 최고 귀족의 적자임이 확인되면서 그는 영국 의회 의결권을 갖는다. 인생 역전의 기쁨도 잠시, 다시 무미건조해진 그는 데아에 대한 깊은 사랑과 그를 키워준 유랑극단 사람들에 대한 의리를 깨닫고 약자들을 돕는 법안을 발의한다. 동시대 관통하는 인내의 미학 영원불멸의 사랑과 정의로움, 인간에 대한 예의를 여러 색채로 담아낸 이 작품들은 캐릭터와 혼연일체된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관현악 연주를 위한 편곡, 혹은 악기 편성)으로 더 유명하다. <베르테르>는 드라마틱하게 서사와 연동된 다양한 현악기의 독주와 합주, 그 안을 가로지르는 피아노 연주로 캐릭터와 관객의 감성을 일체화한다. 구소영 음악감독은 마지막 장면의 오케스트라 연주와 장면의 상호작용성에 관한 질문에 “연주 전 무대를 보고 저 장면을 음악에 담아야 한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과 은은한 달빛과 서늘한 바람이 음악에 담겼으면 좋겠다고 염원하며 첫 음을 친다. 그래야 베르테르가 더 슬프고 아프게 떠날 것 같아서이다”라고 말했다. <시라노>는 대표적인 넘버 ‘거인을 데려와’에서 웅장한 관악기 합주를 통해 “빛나는 용기를 품고 혼자라도 한 걸음 한 걸음 가야만 해 세상 모든 거인과 맞서리라”라며 위풍당당한 기개를 강조한다. <웃는 남자>는 그윈플렌의 대표 넘버 ‘그 눈을 떠’를 통해 웅장한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저 벽을 무너뜨려 참된 자유만 오직 정의만 살아 숨 쉬게 거짓을 꿰뚫어 봐. 이제는 그 눈을 떠봐”라며 동시대의 불안과 불신에 잠식되지 않으려면 직시하고 꿰뚫어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세 작품은 모두 각자 마음에 충실하게 반응하며 기다림을 거듭하다 보면 언젠가 꿈꾸는 세상이, 사랑하는 이와의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는 염원으로 마무리된다. 동시대를 관통하는 인내와 기다림의 미학이다. 이 넘버들은 모두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라노>는 2월 23일, <웃는 남자>는 3월 9일, <베르테르>는 3월 16일까지 상연한다.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
[이주영의 연뮤덕질기](40) 시국 풍자 봇물 “숨 좀 쉬며 살자”
[이주영의 연뮤덕질기](40) 시국 풍자 봇물 “숨 좀 쉬며 살자”(2025. 01. 17 16:00)
2025. 01. 17 16:00 문화/과학
뮤지컬 <틱틱붐>·연극 <보도지침> 등 뮤지컬 <틱틱붐>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순간의 예술인 연극과 뮤지컬은 시대의 리트머스 시험지다. 대중의 문제의식과 불안감이 실시간으로 작품에 반영된다. 관객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마당극 형식의 시국 풍자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정치적 혼란이 점입가경에 이르러서인지 부조리(不條理·의미를 찾을 수 없는 것, 이해되지 않는 것) 철학도 고개를 든다. 방백(무대 위 다른 인물에게는 들리지 않고 관객만 듣는 것으로 약속된 대사)으로 무대를 여는 뮤지컬 <틱틱붐>과 연극 <클뤼타임네스트라>, 촌철살인의 대사로 시국을 은유하는 연극 <보도지침>·<내 무덤에 너를 묻고> 등 요즘 상연되는 대다수 공연이 그러하다. <틱틱붐>(조너슨 라슨 작·작곡, 황석희 번역·한국말 가사, 이지영 연출, 최영은 무대, 임재덕 조명, 이수경 영상)의 프리쇼(작품의 세계관에 몰입하게 이끄는 사전 공연 혹은 장치들)는 색다르다. 공연 시작 전부터 ‘틱틱’ 반복되는 음향과 암전 속 3층짜리 노란 정글짐 세트가 호기심과 두통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주인공의 불안과 청춘의 욕망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만드는 장치이다. 시국 답답함 반영한 사이다 슬쩍 나타난 존(배두훈·장지후·이해준 분)은 불안을 청각화한 ‘틱틱(tick tick)’ 음향, 무대예술로 형상화한 ‘붐(boom)’에 대한 소회와 시대의 답답함을 전한다. “지금은 1990년 거지 같은 시대라고. 이렇게 설명하면 이해가 더 쉽겠네.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 뭐 더 어떻게 할래. 왜 이렇게 겁이 많아. 깡 없어? 내가 할게. 역대급 꼰대 중에 손꼽히는 왕꼰대. 법 위에 군림하고 고집불통에 나라를 개판 오 분 전으로 만들고 있는 ‘조지 부시’. 이렇게 하면 돼”라는 존의 방백에 객석은 초반부터 폭발한다. 열화와 같은 박수와 환호다. 말 그대로 붐(boom)이다. 극 중 상황과 동시대 상황을 교묘하게 엮어 무대와 객석을 하나로 연결하는 마당극 방식의 재치 있는 시작이다. 뮤지컬 <렌트>로 유명한 작곡가 조너선 라슨의 자전적인 작품 <틱틱붐>은 1인극으로 출발해 3인극으로 확장돼 2001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한국서 7번째 시즌인 이지영 연출의 <틱틱붐>은 존의 여자친구 수잔(방민아·김수하 분) 및 절친 마이클(김대웅·양희준 분)과 더불어 5명의 앙상블이 추가되면서 중대극장 규모로 커졌다. 회전하는 놀이터와 총천연색 조명, 클로즈업되는 존의 표정은 청춘의 불안과 열정, 성공과 방황을 관객들이 온전히 전유하도록 돕는다. 고대 그리스 극작가인 아이스킬로스의 비극 <아가멤논>을 모티브로 한 연극 <클뤼타임네스트라>(강훈구 작·연출, 김현 조명, 함승완 음향, 극단 공놀이클럽)는 더 직접적이다. 신탁으로 딸을 죽이고 트로이 전쟁에 출전한 아가멤논이 10년 만에 귀환해 아내 클뤼타임네스트라에게 살해당하는 서사를 동시대 한국의 예술계에 대입했다. 이야기를 진행하는 화자는 예술고등학교 3학년으로 극작을 전공하는 태주(김기주 분)다. 여배우 승완(김설 분)은 정치 풍자 연출로 유명한 남편 기문(김중우 분)과 연극 <나의 아가 아가멤논>을 올리기 전날 남편의 실수로 아이를 잃는다. 기문이 유학을 떠나고 남겨진 승완은 시누이 기영(신현실 분)이 학과장으로 있는 예고에서 기간제 교사로 지내며 고통을 삭인다. 태주의 여자친구이자 기영의 딸인 무용 전공 고등학교 2학년 다현(오예현 분)의 발랄함과 대조적이다. 태주가 방백으로 하는 등장인물 소개에서 기영을 ‘사주를 맹신하는 현 영부인과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하거나 기문이 수시로 대통령 탄핵 관련 시사프로그램을 보며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모습은 폭소를 자아낸다. 연극 <클뤼타임네스트라> 공연 장면 / 공놀이클럽 제공 3년 후 돌아온 남편에게 배반감을 느끼며 예고 연극제 출품작을 지도하는 승완은 태주를 통해 <아가멤논>의 진정한 주인공은 ‘클뤼타임네스트라’임을 상기하고 연기자로 새로운 삶을 꿈꾼다. 이 작품은 극중극으로 여러 겹의 구성을 하고 있다. 그리스 비극과 현재 한국 예술계, 태주의 극작 <클뤼타임네스트라>와 기문의 극작 <나의 아가 아가멤논>, 승완의 여배우로서의 삶과 기문을 통해 복기 되는 한국 정치사회의 혼돈을 여러 시공간에 위치시킨다. 무대는 과거와 속마음을 상징하는 위층과 현재 혹은 극중극을 상징하는 아래층으로 나뉘어 복잡한 알레고리(allegory·이야기 전체가 하나의 총체적인 은유로 전달되는 기법)를 형성한다. 시대와 예술계를 풍자하는 부조리함을 연극계의 부조리와 연결한 메타연극이다. 부조리에 대한 촌철살인 연극 <내 무덤에 너를 묻고>(윤성민 작, 유영봉 연출, 장지영 드라마트루그, 이민영 미술, 김성구 조명, 극단 서울괴담)는 ‘조선시대가 배경인 현대극’이다. 무대 한가운데에 놓여 있는 거대한 관 안에서 인물이 관 뚜껑을 열고 한 명씩 등장한다. 경종(길덕호 분)과 왕세제(김민지 분) 연잉군(훗날 영조)의 권력 교체기를 현재 한국의 탄핵정국과 부동산 사기에 연동했다. 경종은 반대파 김춘택(전종용 분) 일가를 순장하겠다고 공표하며 능묘 조성을 명한다. 이들 가족인 김현주(김성환 분)와 김덕재(공하성 분)는 묘 안에 탈출구를 만들고 집이 있다고 속여 분양사기를 저지르며 생존 자금을 축적한다. 무덤 배경에 록 음악과 사이키 조명, 천장에서 쏟아지는 흙더미 등 표현주의적이면서도 부조리한 총체적 난국 속에 ‘욕심이 과했다. 우리가 도망가면 스스로 죄를 인정하는 꼴이다’, ‘일가친척 모두 끌려가고 있다. 체통이라도 지켜야 한다’ 등 정치 상황을 풍자하는 대사들이 그로테스크한 미장센과 함께 와닿는다. 시국을 풍자하는 촌철살인의 대사로 가득한 작품도 있다. 2024년 하반기 서울 주요 대학 및 전국의 대학가 축제 기간에 약속이라도 하듯 차례대로 상연됐던 연극 <보도지침>(오세혁 작, 정철 연출)은 표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됐다. 이 작품은 1986년 전두환 정권하에서 김주언 한국일보 기자가 월간 ‘말’에 폭로한 정부의 보도지침에 관한 재판을 다룬다. 탄핵정국 응원봉 시위에 앞장섰던 청년들이 가장 많이 인용한 구호는 “이건 미룰 일이 아니다. 한 달을 미루면 한 달만큼 더 깜깜해지는 거야. 더는 미룰 수 없는 일이니까”와 “숨 좀 제대로 쉬면서 살고 싶어 그렇습니다. 숨 좀 제대로 쉬며 살게 해주십시오”이다. 모두 <보도지침>의 대사들이다. <틱틱붐>은 수백 개의 노란 공이 천장에서 쏟아지며 숨이 탁 트이는 해방감을 선사한다. 이 글을 마감하는 내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을 생중계로 보았다. 양극단으로 나뉜 목소리들의 처절함에 답답함이 가중된다. 더불어 ‘적반하장’과 ‘후안무치’가 입가를 맴돈다. 현 시국에도 이런 ‘틱틱’을 ‘붐’할 만한 수천 개의 ‘노란 공’이 절실하다. <클뤼타임네스트라>·<내 무덤에 너를 묻고>·<보도지침>은 상연이 끝났다. <틱틱붐>은 2월 2일까지 상연한다 .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
[이주영의 연뮤덕질기](39) 사람답게 산다는 것
[이주영의 연뮤덕질기](39) 사람답게 산다는 것(2025. 01. 03 15:00)
2025. 01. 03 15:00 문화/과학
뮤지컬 <글루미 선데이>·연극 <타인의 삶> 등 연극 <타인의 삶> 공연 장면. 프로젝트그룹 일다 미로 같은 길을 지나 객석과 무대가 연결된 넓은 공간에 이르렀다. 중앙에는 크리스마스트리와 커다란 스크린이, 한쪽 테이블 위에는 먹거리가, 원형으로 둘려 있는 의자에는 방석과 봉제 인형이 놓여 있다. 경쾌한 음악이 흐르는 파티룸이다.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천장에 매달린 줄에 외투를 걸고 자리에 앉아 둘러보니 기묘하다. 안쪽에 모여 앉은 관객들과 뒤에 걸려 있는 외투들의 조합이 마치 ‘산 자와 죽은 자의 회합’ 같다. 파티극 <2024 망각댄스_4.16편> 10년(김수정·전웅 구성·연출, 극단 신세계 공동창작)은 티켓 판매와 동시에 전 회차가 매진됐다. 소규모 ‘파티극’과 ‘망각댄스_ 4.16 10년’이 어떻게 공존하는지 궁금해서다. 중3 아이 손을 잡고 들어선 공연장에는 관객 수만큼이나 많은 창작 출연진이 대기하고 있었다. 관객 한명 한명 감정 상태를 돌보기 위한 배려다. 사전에 문자로 공지돼 관객 대부분은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 창작진들이 준비한 대본을 순서대로 낭독하며 ‘파티극’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 상식에 관해 묻는 파티극과 감청극 대본은 이미 알려진 팩트 중심의 나열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부터 2024년 12월 말 공연 당일까지의 대규모 재난과 참사, 정치·사회적인 변화와 위정자들의 대처를 짧게 기록했다. 연극적인 요소는 연도가 바뀔 때마다 당시 유행 가요가 나오며 화려한 조명이 등장하는 정도다. 관객과 출연진은 스트레칭도 하고 물도 마시면서 쉬엄쉬엄 낭독에 임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연도가 진행될수록 평온했던 단체 낭독은 거대한 드라마 극으로 바뀐다. 관객 각자의 경험과 배경, 문제의식 등이 울먹이거나 분노하는 발성과 표정,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는 태도를 통해 공유되면서 예상치 못한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창작 초연 연극 <타인의 삶>(손상규 각색·연출, 이단비 드라마터그, 카입 사운드, 김종석 무대, 김형연 조명) 역시 현 시국에 대한 풍자와 상식적인 대처 방안을 제시하는 작품으로 입소문을 타 연일 매진이다. 2007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동명의 영화 감독이자 각본가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의 원작을 배우이자 연출가 손상규가 직접 각색해 초연을 올렸다. 비밀경찰과 감청 전문가가 수십만 명에 이르렀던 1984년 동독, 비즐러(윤나무·이동휘 분)는 자타가 공인하는 완벽한 사회주의자다. 연인관계인 작가 드라이만(정승길·김준한 분)과 여배우 마리아 질란트(최희서 분)를 감청하던 중 동독 장관 브루노 햄프(김정호 분)의 비행(非行)을 알게 된다. 생존을 위해 브루노에 성적으로 부역하는 마리아의 고통과 예술가로 살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드라이만의 현실에 고뇌하던 비즐러는 어느새 이들을 비호하는 역(逆)감청 시스템을 만들어 간다. 무대는 6개의 의자와 몇 개의 간단한 소품이 전부다. 명확한 무대예술과 조명디자인, 강력한 캐릭터성과 전달력은 관객을 사로잡는다. 감청 행위를 여러 각도의 조명을 활용해 거대한 그림자극으로 연출한 부분은 비밀경찰에 대한 공포감을 극대화한 명장면이다. 독일 통일 이후 생존한 드라이만이 자신도 감청을 당했고, 동시에 보호받았음을 깨닫는 순간 역시 압권이다. 그의 집 천장과 벽에서 쏟아지는 폐쇄회로 라인들이 똬리를 튼 뱀처럼 바닥에 꿈틀거리고 비즐러가 각색한 감청 기록 문서가 산더미처럼 쏟아진다. 연극이기에 가능한 감정적 스펙터클이다. 뮤지컬 <글루미 선데이> 공연 장면. 네오 프로덕션 창작 초연 뮤지컬 <글루미 선데이>(성종완 작·작사, 김달중 연출, 김은영 작곡, 남경식 무대, 조철민 조명)는 인간의 존엄에 대한 각자의 질문과 답을 제시한다. 헝가리 피아노 연주자 셰레시 레죄가 1933년 발표한 노래 ‘글루미 선데이’에 얽힌 실화가 바탕이다. 동명의 1999년 영화(롤프 슈벨 감독·닉 바르코프 원작)와 닮았으나 한국적인 창작 뮤지컬로 재해석돼 상징과 은유가 가득하다. 19세기 중반 헝가리 부다페스트 14구역. 요리 솜씨가 뛰어난 자보(최재웅·김종구·정문성 분)는 아름다운 집시 연인 일루나(이정화·허혜진·이지연 분)와 레스토랑을 연다. 피아노 연주자 안드라스(정민·유승현·홍승안 분)는 일루나에게 반해 즉석에서 곡을 만들어내고 ‘글루미 선데이’라고 이름 짓는다. 자보와 일루나는 그를 환영하고 세 남녀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한스(이진혁·반정모·홍기범 분) 역시 일루나에 반해 청혼하지만 거절당하고 자살을 시도했으나 자보가 살려낸다. 자보의 레스토랑에 유명인들이 드나들면서 안드라스의 곡은 음반으로 발매돼 인기를 끌지만 청춘의 자살을 유도한다는 오명을 쓴다. 존엄을 지키기 위한 선택의 기로 제2차 세계대전이 극으로 치닫고 독일 장교 한스는 레스토랑을 점거하며 압박한다. 안드라스는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자살을 선택하고 일루나는 자보를 살리기 위해 한스에게 모든 것을 내준다. ‘글루미 선데이’의 음률에 맞춰 작품은 시종일관 우울하고 느리게 진행된다. 어두운 조명과 안드라스의 피아노 연주는 당시 부다페스트 자보 레스토랑으로 시공간을 옮겨 놓는다. 회색조 미장센의 유일한 빛은 일루나와 대여섯 개 테이블 위에 놓인 꽃장식이다. 순수하고 평온했던 일상에는 붉은 꽃이, 위기와 죽음이 이어지는 과정에는 점차 흰 꽃이 놓인다. 파티극 <2024 망각댄스_4.16편> 10년을 통해 관객들은 두 번의 탄핵 정국과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떠올리며 깨닫는다. 연이은 사회적 재난은 정치권의 무능한 원인 규명과 대처에서 싹트는 악순환임을. 출연진들은 공연 말미, 이 위험하고 답 없는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생존 중인 관객을 위한 축하 파티를 연다. 희생자들을 향한 역설적인 애도의 퍼포먼스다. 출연진들이 환호하며 ‘생존 축하 파티’를 진행할수록 관객들은 오열한다. 분노와 고통의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위로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한다. 말 그대로 ‘죽은 자와 산 자가 서로를 위무’하는 ‘파티극’이다. 더불어 옮고 그름, 상식과 비상식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행동에 옮긴 한 비밀경찰의 작은 항거이자 연대를 다룬 <타인의 삶>과 각자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여러 결단을 담아낸 <글루미 선데이>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를 맞는 우리들의 심연 어딘가와 맞닿아 있다. 새 을(乙)과 뱀 사(巳)는 서로 만나 상충하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변혁과 조화를 끌어낸다는 초심의 글자들이다. 파티극 <2024 망각댄스_4.16편> 10년은 상연이 끝났다. <타인의 삶>은 1월 19일, <글루미 선데이>는 1월 26일까지 상연한다.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
“산재 인정은 기적”…이주노동자 유족의 지난한 2년
“산재 인정은 기적”…이주노동자 유족의 지난한 2년(2024. 12. 30 06:00)
2024. 12. 30 06:00 사회
유족과 베트남 공동체의 노력으로 힘겨운 법정 싸움 끝 승소 판결 건설현장의 불법·정부기관 부실 조사로 잊힌 죽음 다시 밝혀내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이 2021년 4월 서울 중구 덕수궁길에 ‘산재 사망 건설노동자 시민 분향소’를 설치했다. / 권도현 기자 “좀더 버텨볼게. 혈압이 떨어지는지 눈앞이 빙빙 돌고 힘이 하나도 없네.”(즈엉 반 응웬) “이번 일 끝나면 힘들지 않은 일당 자리를 찾자.”(김윤정씨) 김윤정씨(35)가 남편 즈엉 반 응웬과 나눈 대화는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2022년 11월 18일, 두 사람이 문자메시지를 나눈 지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응웬은 일터에서 쓰러졌고, 이내 사망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심장사. 당시 응웬은 32세였고, 아이는 첫돌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아이 때문에, 아이를 위해서, 아이가 있어서 힘을 냈어요.” 지난 2년간 윤정씨는 응웬의 죽음이 산업재해였음을 인정받기 위해 싸웠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싸움이었다. 애초에 돌연사는 한 해에 산재로 인정되는 사례가 17건(2022년 기준)에 불과할 정도로 산재 인정이 드물게 이뤄진다. 더구나 응웬은 불법 하도급이 만연한 건설업에서 일했다. 그가 일한 시간을 증명할 서류는 형식적으로만 작성돼 있었고, 응웬이 ‘진짜 일한 시간’을 증언해 줄 동료들은 일감을 찾아 이 현장 저 현장을 떠돌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베트남 출신의 응웬은 흔히들 ‘불법’이라고 말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였다. 때문에 윤정씨와 사이에 아이를 얻고도 혼인신고를 하지 못했다. 역시 베트남 출신으로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윤정씨는 자신이 응웬의 ‘유족’이 맞다는 걸 입증한 이후에야 본격적인 산재 인정 여부를 다툴 수 있었다. “기적이에요.” 윤정씨의 지난한 싸움을 도왔던 원옥금 이주민센터 동행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서울행정법원은 2024년 12월 19일 응웬의 죽음이 산재임을 인정해 달라며 윤정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윤정씨의 손을 들어줬다. 원 대표의 말에 담긴 것은 가까스로 산재가 인정됐다는 안도감만이 아니다. 이주노동자들이 더 비공식적이고, 더 힘들고, 더 위험한 일을 도맡고 있지만, 사고가 일어났을 때 구제 가능성은 기적에 가까울 만큼 비현실적으로 적다는 한탄이 담겼다. 응웬의 죽음과 윤정씨의 싸움은 한국사회의 일면을 보여준다. 일을 시키면서도 일하는 사람을 책임지지 않는 회사, 다단계 하도급과 불법이 일상이 된 업계, 이 구조의 제일 밑바닥에서 과중한 업무를 떠안는 이주노동자들, 이런 모든 구조적인 모순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제출한 형식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산재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정부기관. 한국사회의 이 고착된 구조를 뚫고 응웬의 죽음의 원인을 밝혀낸 건 베트남 이주민 공동체였다. 더 위험하고 더 힘든 일로 딸과 함께 차에 타고 있는 생전의 즈엉 반 응웬. 응웬은 2022년 11월 32세의 나이로 건설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유족 제공 2019년 한국에 입국한 응웬은 건설현장 철근공으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체류 자격 없이 일한 미등록 노동자였다. 철근공은 철근을 운반해 자르고 구부리고 묶어 벽이나 바닥이 될 곳에 넣고 고정한다. 무거운 철근을 다루는 일이라 팔꿈치나 무릎에 무리가 가기 십상이다. 응웬이 마지막으로 일했던 곳은 인천 검단의 아파트 건설 현장이었다. 응웬은 2022년 11월 5일부터 숨을 거둔 11월 18일까지 열흘 정도 이곳에서 일했다. 이전처럼 철근공으로 일했지만 일하는 방식이 달랐다. 철근공들이 모인 팀인 ‘석방팀’의 일원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석방팀은 건설업체로부터 일감을 따낸 팀장이 팀원을 모집해 꾸린다. 일한 시간이 아니라 작업한 면적에 따라 보수를 받는다. 일종의 도급이다. 철근공들이 철근을 채우면 콘크리트를 타설해 벽과 바닥을 만드는 공정이 이어지는데, 이 공기를 맞추기 위해 석방팀이 활용된다. 석방팀에 일을 맡기는 건설업체는 석방팀이 몇 명이고, 어떻게 일하는 지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오로지 요구하는 건 정해진 시간 내에 일감을 끝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석방팀은 일감이 많은 날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늦게 퇴근하고, 쉬는 시간이나 식사 시간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일에 매진한다. 건설업체가 정한 마감 시한을 지키기 위해 일하는 속도에 대한 압박이 심할 수밖에 없다. 일감이 너무 많으면 석방팀장이 사람을 더 구하기도 하는데, 사람이 늘수록 개개인이 가져가는 몫은 줄어든다. 일이 고된 석방팀의 유일한 장점은 후한 보수였다. 일당직 철근공으로는 하루에 17만~19만원을 벌었지만, 석방팀으로 일한 열흘간 응웬은 하루평균 27만원을 벌었다. 응웬도 석방팀 일이 힘든 걸 알았지만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했기에 이 일을 시작했다. 2022년 1월 응웬과 윤정씨 사이에 딸이 태어났다. 응웬은 미등록 이주노동자였기에 윤정씨와 혼인신고도 할 수 없었고, 딸을 호적에 올릴 수도 없었다. 한국 국적이 있는 윤정씨와 혼인신고를 하면 결혼비자를 받을 수 있지만, 그전에 미등록으로 지냈던 기간만큼 범칙금을 내야 했다. 제반 비용까지 합치면 3000만원가량이 필요했다고 한다. 합법적인 가족으로 살기 위해 시작한 일은 끝내 응웬의 목숨을 앗아갔다. 응웬은 처음 경험하는 석방팀의 업무 속도를 버거워했다. 다음날 콘크리트를 타설한다는 공사 일정이 나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안에 일을 끝내야 했다. 응웬은 석방팀에서 일을 시작하고 주변에 “팀장의 눈치가 보이고 팀원들에게 미안하다”,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응웬의 베트남 출신 동료 A씨는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응웬은 석방팀의 일원으로 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이런 방식에 적응을 못 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망 당일 아내 윤정씨에게 “아침부터 힘이 없다”고 말했던 응웬은 팀장에게 조퇴 의사를 밝혔다. 전날 팀원 한 명이 그만둬 안 그래도 인력이 부족한 터라 팀장은 처음엔 난색을 표하다 응웬의 상태를 보고 조퇴를 허락했다. 그러나 응웬은 택시를 잡는 방법을 몰랐고, 결국 다시 현장으로 복귀해야 했다. 몸이 보내는 위험신호를 참고 일하던 응웬은 이날 오후 3시쯤 쓰러진 뒤 이내 사망했다.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죽음 윤정씨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베트남어로 “한국말에 혼백이 날아간다는 말이 있나요. 너무 황당하고 기가 막혀서 심장이 벌렁거렸어요”라고 했다. 윤정씨는 황망하게 응웬의 장례를 치렀다. 응웬과 근로계약서를 쓴 전문 건설업체에서는 단 한 사람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윤정씨는 “딱 한 명 찾아왔어요. 사장은 아니고 팀장 위에 있는 사람이래요. 힘내라는 격려 한 마디 없었어요. 일 때문에 사망한 것 같은데 장례비만 주고 그 후에는 모른 척했어요. 그 회사 이름을 아직도 제대로 몰라요”라고 했다. 응웬조차 자신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회사의 이름은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 불법 하도급을 숨기기 위한 형식상 계약이었기 때문이다. 건설산업기본법은 일감을 따낸 수급인이 다시 일감을 떼주는 재하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법이 허용하는 것은 ‘발주처-종합건설업체(원청·시공사)-전문건설업체(하도급)-건설노동자’로 이어지는 계약구조다. 때문에 응웬은 표면적으로는 전문건설업체 B사와 근로계약을 썼다. 그러나 실제로는 ‘철근사장’이라는 인물로부터 재하도급을 받은 석방팀의 일원으로 일했다. 실제로 석방팀이 몇 단계의 재하도급을 거쳤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기형적인 고용구조는 회사가 사망한 노동자에 대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감마저 희석한다. 응웬의 죽음은 한동안 산재가 아닌, 경찰이 조사하는 변사사건으로 다뤄졌다. 윤정씨도 “응웬이 미등록이니까” 산재보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산재를 신청하지 않았다. 그러나 산재보험 가입자는 개별 노동자가 아니라 사업장이다. 사업장에서 일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급권이 있다. 윤정씨는 지인의 귀띔에 뒤늦게 산재 신청을 했지만,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은 그에게는 무엇 하나 쉽지 않았다. 혼인신고가 안 된 상황에서 응웬의 유족임을 밝히기 위해 돈을 빌려 딸의 유전자 검사까지 해야 했다. 윤정씨는 “결혼을 안 해서 사실혼이잖아요. 각종 서류를 준비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갔어요. 엄청 복잡하고 힘들었어요”라고 했다. 급성 심장사 등 돌연사가 산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단기간 업무 부담이 늘었거나, 사망 전 12주 동안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60시간을 초과했다면 산재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를 입증하는 게 첫 관문인 셈이다. 그러나 불법하도급이 만연한 건설업의 제일 밑바닥에서 일했던 응웬의 경우에는 노동시간을 정확히 산출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다. 베트남 결혼 이주여성이기도 한 원옥금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제조업처럼 한 곳에서 일하면 알기 쉬운데, 건설업은 어느 현장에서 일했는지를 찾아내는 것도 힘들었어요. 기껏 일한 현장을 찾아내도 며칠 나오다가 며칠 안 나온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그때는 다른 현장에서 일했을 수 있는데 찾을 수가 없어요. 고인 휴대전화를 다 뒤져보고, 현장 찾아서 동료들 이야기를 듣는 걸 반복했어요.” 근로복지공단은 2023년 11월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은 37시간 7분”이라며 응웬의 죽음이 산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응웬이 사망 전 열흘 동안 석방팀에 근무하면서 단기간 업무량이 급증했다는 점은 고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단은 회사 측이 제출한 자료를 거의 그대로 받아들였다. 예컨대 회사 측은 해당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이 점심시간을 포함해 하루 2시간을 쉬었다며 응웬이 일한 석방팀도 2시간을 쉬었다고 주장했다. 공단은 이 주장을 바탕으로 응웬의 근무시간에서 하루 2시간씩을 일률적으로 뺐다. 그러나 석방팀은 높은 노동강도로 인해 하루 두 차례 10분가량 쉬는 것이 전부였고, 점심시간도 30~40분만 주어졌다. 공단 측의 조사는 충실했다고 보기 어렵다. 공단의 요양업무처리규정은 심장질환 등을 조사할 때 동료근로자 등의 진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응웬이 일한 석방팀의 팀장이었던 베트남 출신 노동자 C씨는 법정에서 “제가 알기로는 (근로복지공단에서) 팀원 가운데 누구도 부르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조사 과정에서 회사는 거짓도 섞었다. 회사 측은 응웬의 가슴에 수술 자국이 있다며 기존 병력이 있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러나 부검 결과 응웬의 가슴에서는 아무런 수술 자국도 발견되지 않았다. 윤정씨는 “남편이 사망하고 아무 도움은 못 줄망정 거짓말하고 책임 회피하는 것이 너무 분했다”고 말했다. 2년 만의 산재 인정 대부분의 이주노동자 유족과 달리 윤정씨는 공단의 산재 불인정 판단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택했다. 원옥금 대표, 사건을 맡은 박다혜 변호사와 함께 응웬의 죽음을 증언해 줄 동료들을 찾아 나섰다. 마지막 현장에서 함께 일했던 이들과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그들이 새로 일하고 있는 현장에서 일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밤늦게 만나 증언을 수집했다. 다행히도 석방팀원들 대부분이 윤정씨와 말이 통하는 베트남 노동자였다. 이는 일이 고단한 철근공, 그중에서도 힘든 석방팀 일을 사실상 이주노동자들이 도맡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응웬과 열흘간 함께 일한 것이 인연의 전부인 A씨는 흔쾌히 진술서를 써줬다. A씨는 진술서에서 “응웬은 철근공으로 일해왔지만 일당으로만 일을 했습니다. 석방팀은 도급이라 아침 체조도 생략하고 정해진 근무시간도 없습니다. 늘 빨리하라고 재촉받고 진도가 늦으면 안 되니까 최대한 빨리 일을 해야 합니다. 일당으로 일하는 것보다 훨씬 힘듭니다”라고 했다. 석방팀장이었던 C씨는 바쁘게 일터를 오가는 와중에도 진술서를 쓰고,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진술도 했다. 그가 인천 검단 현장에서 일한 내역을 기록한 노트는 응웬의 업무강도를 입증하는 주요 증거가 되기도 했다. C씨는 진술서에서 “응웬씨가 죽은 날은 일이 많고 한 사람이 일을 나오지 않아서 작업량이 더 많았습니다. 응웬씨가 몸이 피곤하고 힘들다고 일찍 퇴근하고 싶다고 했는데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응웬씨가 쓰러진 후에 팀원 4명을 더 충원해서 불렀습니다”라고 했다. 동료 A씨가 베트남으로 귀국하면서 한때 연락이 끊기기도 했다. 원옥금 대표는 페이스북에 응웬의 동료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고, 이 편지가 베트남 공동체를 통해 알음알음 전파되면서 다시 A씨와 연락이 닿게 됐다. 원 대표는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일이 힘들어서 사망했는데 아무 보상도 없다는 걸 직접 눈으로 본 사람들이었다. (동료들이) 자신들도 그런 일을 겪지 않을까 걱정되고 무서운 마음도 있고, 미등록(노동자)이라 하더라도 사람의 권리라는 게 있으니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적극 도와줬다. 산재 인정이 되고 동료들에게도 바로 알려줬다. ‘너무 기쁘고 다행스럽다’고 하더라”고 했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석방팀의 특성으로 인해 업무강도가 급증했다는 유족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망 직전 고인에게 급격하고 과도한 육체적 부담과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보이고, 이로 인해 급성 심정지가 발병, 사망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현장의 불법, 정부 조사 기관의 실패로 잊힌 죽음을 유족과 베트남 공동체의 노력으로 다시 밝혀냈다. 박다혜 법률사무소 ‘고른’ 변호사는 “원옥금 대표님이 통·번역 지원을 해주셨다. 그런 지원이 없이 이 사건을 맡았다면 동료 노동자들을 수소문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고, 어디서 일하는지를 알아도 소통이 어려웠을 것이다. 더구나 불법 하도급이라 형식적인 근로시간만 기록돼 있고, 실질적으로 어떤 노동을 했는지는 가려져 있었다. 그런 점에서 근로복지공단의 역할이 필요한데 충실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런 사건을 다룰 때 공단의 역할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집

레이디경향(총 23 건 검색)

‘판빙빙의 그녀’ 이주영
‘판빙빙의 그녀’ 이주
2023. 03. 27 09:51 연예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최근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돼 프리미어 상영을 한 판빙빙과의 퀴어 영화 <그린나이트>의 배우 이주영이 티 없이 맑은 미모를 공개했다. 이주영은 바람에 머리칼을 날리며 투명한 얼굴을 드러내기도, 금붕어들 사이에서 몽상적인 표정을 짓기도 하며 싱그러우면서도 깊이 있는 매력을 보여줬다.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이주영은 <그린나이트>에서 배우 판빙빙의 자필 편지를 받고 섭외에 응했다. “사실 시나리오를 받고서는 결심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판빙빙 언니가 제가 지금까지 한국 영화계에서 어떤 배우인지, 어떤 캐릭터를 연기했는지부터 예능 <런닝맨>에 나온 모습까지 사전 조사를 정말 많이 하시고 꼭 제가 나와줬으면 한다고 쓰신 편지를 받은 거죠. 감독님이 왜 이 시나리오를 썼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요. 이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뜨거운 러브콜로 영화에 합류했지만 해외 스태프들과의 촬영은 쉽지는 않았다. “낯선 현장이었어요. 중국 스태프들이 많았고, 항상 통역가와 함께 소통을 해야 해서 제약이 많았는데, 나중엔 언어를 통하지 않더라도 판빙빙 언니 눈을 보면서 느껴지는 감정이 있더라고요. 영화 <화양연화> 같은 공간의 분위기도 그 순간에 온전히 몰입하는 데 도움을 줬어요.” 이주영이 맡은 배역 ‘초록머리 여자’는 자유로운 여성이다. “감독님은 스스로 소동물인 것처럼 생각하고 연기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본능적이고 직관적으로요.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기란 쉽지 않지만 내가 어떤 돌발적인 행동을 해도 카메라가 따라와 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임했어요. 실제로 모든 촬영이 핸드헬드로 이루어졌죠. 촬영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감독님도 판빙빙 언니도 저도 모두 영화적 순간을 믿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아요.”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판빙빙은 이주영과 연기한 후 “개인적으로 만났어도 사랑에 빠졌을 사람”이라고 극찬한 바 있는데, 이주영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영화를 찍었던 순간만큼은 판빙빙의 캐릭터를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번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오랜만에 만났는데, 만나자마자 포옹했어요. 서로 ‘걸프렌드’라고 하면서.(웃음)” 강단 있는 기자 서정인, 유일한 여성 야구선수 주수인, 트랜스젠더 마현이 등 단단하고 주체적인 역할을 자주 맡아온 이주영은 “가장 내세우고 싶은 손가락은 ‘주수인’, 가장 아픈 손가락은 ‘마현이’”라고 밝히며 “이젠 이주영인 줄 몰랐어, 이주영 배우가 저런 연기를 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아”라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캐릭터를 맡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한편 이주영은 과거 맥도날드 라이더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연출한 단편영화 <문 앞에 두고 벨 X>로 부산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에 초청된 신인 감독이기도 하다. “첫 연출작이 자신의 이야기라는 속설을 ‘왜 그렇지?’라고 생각했는데 저 역시 그렇게 되더라고요.(웃음)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싶었고 우리 주변에 있을 수 있는 일을 그려냈어요. 켄 로치, 다르덴 형제 감독을 좋아하거든요. 나중엔 장편 영화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이주영의 화보와 진솔한 인터뷰가 실린 <코스모폴리탄> 4월호는 2023년 3월 22일부터 전국 서점에서 구매 가능하며, 전문은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다.
[퇴근뉴스] 미국인은 왜 ‘캐나다 이주’를 검색할까
[퇴근뉴스] 미국인은 왜 ‘캐나다 이주’를 검색할까
2022. 12. 29 17:46 화제
하지만 실제 캐나다로 이주를 실행한 미국인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한다. ■미국인은 언제 조국 탈출을 꿈꿀까 한때 ‘헬조선 탈출’을 외치며 해외 이민을 검색하는 이들이 있었다. 미국인의 경우 ‘캐나다 이주’를 검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언제 가장 많이 ‘캐나다 이주’를 검색했을까.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2004년 이후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캐나다 이주’를 검색했을 때는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당시였다. 같은 해 3월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경선 승리, 2004년 1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선, 2020년 11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지난 6월 미국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했을 때 다시 ‘캐나다 이주’ 검색이 급상승했다. 하지만 29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실제 캐나다로 이주를 실행한 미국인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한다.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이 300원씩 인상될 경우 지하철은 1천550원, 시내버스는 1천500원이 된다. ■서울 지하철·버스 요금 300원 인상 추진 서울 지하철과 버스 요금이 이르면 내년 4월부터 300원 오른다. 서울시는 내년 4월 말 지하철, 시내버스,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을 각 3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서울 대중교통 일반요금은 카드 기준 지하철이 1천250원, 시내버스는 1천200원으로 300원씩 인상될 경우 지하철은 1천550원, 시내버스는 1천500원이 된다. 현금의 경우 지하철은 1천650원, 시내버스는 1천600원을 내야 한다. 서울시는 지하철과 버스의 누적 적자가 심하며 정부가 내년에도 노약자 무임수송 손실 예산을 지원하지 않기로 하면서 요금을 올리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이전 서울시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2015년 6월에 이뤄졌다. 전국 아파트 매매·전셋값이 또다시 역대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 8주 연속 역대 최대 낙폭 서울 아파트값이 이번주 0.74% 떨어졌다. 올해 5월 마지막주 이후 31주 연속 하락이자 8주 연속 역대 최대 낙폭이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은 0.76% 떨어져 지난주(-0.73%)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이는 올해 5월 둘째주 이후 34주 연속 하락이자 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15주 연속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노원·도봉·성북구 지역이 주간 1% 넘게 하락하며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은평구가 금주 1.01% 떨어지며 1%대 하락에 진입했다. 전셋값도 역대 최대 하락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92% 떨어져 15주 연속, 서울이 1.22% 떨어져 11주 연속 역대 최대 하락했다.
퇴근뉴스
'안나' 이주영 감독 “쿠팡플레이 8부작→6부작 일방적 편집…‘안나’ 내 작품 아니다”
'안나' 이주영 감독 “쿠팡플레이 8부작→6부작 일방적 편집…‘안나’ 내 작품 아니다”
2022. 08. 02 15:58 화제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의 이주영 감독은 자신을 배제한 채 8부작 작품을 6부작으로 재편집한 쿠팡플레이에 강력히 항의하고 공식 사과와 시정을 요구했다. 쿠팡플레이 제공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의 극본·연출을 맡은 이주영 감독은 “쿠팡플레이 측이 감독을 배제한 채 8부작을 6부작으로 일방적으로 편집했다”며 날을 세웠다. 2일 이주영 감독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감독을 배제한 쿠팡플레이의 편집으로 주인공, 인물 간 구도, 개연성, 서사 구조 등이 훼손됐다”며 “쿠팡플레이의 사과 및 시정조치가 없을 시 작품 훼손, 저작인격권 침해 재발을 방지하는 모든 법적 수단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영 감독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 측의 주장은 이렇다. 지난 6월 24일 쿠팡플레이를 통해 최초 공개된 ‘안나’는 6부작(회당 45~63분)으로 되어 있으나, 극본을 쓰고 연출을 한 이주영 감독이 최종 제출한 마스터 파일은 본래 8부작(회당 45~61분)이고, 쿠팡플레이가 승인한 극본도 8부작으로 되어 있다. 현재 공개되어 있는 6부작 형태의 ‘안나’는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이주영 감독을 배제한 채 쿠팡플레이가 일방적으로 편집한 것으로, 단순히 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서사, 촬영, 편집, 내러티브의 의도 등이 모두 크게 훼손되었다는 것이 이 감독의 입장이다. 특히 이주영 감독은 자신이 보지도 못한 편집본에 본인의 이름을 달고 나가는 것에 동의할 수 없어 크레디트에 ‘감독’과 ‘각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으나, 쿠팡플레이는 그 조차 거절했다는 것. 이 감독은 “대리인을 통해 쿠팡플레이에 문제의 시정을 요구하였으나, 쿠팡플레이는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작품은 창작자로서 감독의 분신과도 같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 공개되어 있는 ‘안나’는, 도저히 제 분신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은, ‘누구의 분신도 아닌 안나’가 되어 있다. 제작사도 아닌 쿠팡플레이가 일방적으로 편집하여, 제가 극본을 쓰고 연출한 ‘안나’와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다시피 하였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그동안 일방적 편집으로 작품 훼손을 시정하고자 노력하였으나, 쿠팡플레이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시청자들은 창작자인 저의 의도와 완전히 달라진 ‘안나’를 제 작품으로 인식하고 있고, (중략) 저와 현장 스태프, 후반 스태프, 조연 및 단역 배우, 특별 출연 배우 등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감독과 법률대리인 측은 “쿠팡플레이가 공개 사과 및 시정조치(6부작 ‘안나’에서 감독의 이름을 삭제하고 빠른 시일 내에 8부작 마스터 파일로 ‘안나’ 감독판을 릴리즈 할 것)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다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주말&]결정적 순간을 잡아라…이주의 추천 전시
[주말&]결정적 순간을 잡아라…이주의 추천 전시
2022. 07. 02 08:07 문화/생활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프랑스 출신 작가 장-미셸 오토니엘의 개인전 ‘정원과 정원’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8월 7일까지 펼쳐진다. 야외조각 공원과 덕수궁 정원 등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유리, 스테인리스 스틸, 금박 등으로 아름다운 작품을 선보여온 작가가 최근 발전시킨 작품 세계를 반영한 주요 작품 74점이 공개된다. 평소 정원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작가인 만큼 전시장 곳곳에 만든 정원이 인상적이다. 내부에 설치된 ‘푸른강’, 유리벽돌을 육면체로 만든 ‘프레셔스 스톤월’, 천장에 매달려 있는 ‘와일드 노트’ 등은 코로나19 극복 의지와 미래를 기원하는 신작들이다. 빛에 반사돼 일렁이는 모습이 찬란한 미래를 떠올리게 한다. 참고로 전시 도슨팅 앱을 통해 작품 해설을 들으며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전 ‘결정적 순간’이 동명의 사진첩 발행 70주년을 기념하며 10월 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1952년 프랑스어와 영어 초판, 출판 당시 편집자 및 예술가들과 주고받은 서신, 책에 수록된 사진에 대해 작가가 직접 소개하는 인터뷰 영상 등을 소개한다. 특히 작가가 처음으로 구입하고 평생 소장한 첫 라이카 카메라를 포함한 컬렉션도 만나볼 수 있다. 책에는 1932년부터 1952년까지 미국, 인도, 프랑스, 스페인 등을 종횡무진으로 활동하며 생생한 현장에서 발굴해 낸 경이로운 삶의 순간들을 비롯해 간디의 장례식, 영국 조지 6세의 대관식, 독일 데사우 나치 강제 수용소의 모습 등 역사의 변곡점이라 불릴만한 순간들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로버트 카파가 “사진작가들의 바이블”이라 일컬었을 만큼 후대 사진작가에게 큰 파급력을 불러왔던 책과 그의 철학을 감상해보길 바란다. 국제갤러리 제공 이희준 작가의 개인전 ‘Heejoon Lee’가 부산 국제갤러리에서 8월 14일까지 진행된다. 이 작가는 삶의 풍경에서 얻은 다채로운 이미지를 추상회화로 옮겨 담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가까운 주변부터 타국의 여행지까지 일상에서 축적된 이미지를 편집해 기하학적 추상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번 전시는 그의 기존 작업 중 대표 연작인 ‘A Shape of Taste’와 포토콜라주 작업 ‘Image Architect’의 연장선에 있는 신작 회화 20여 점과 조각 작품으로 구성됐다. 두텁게 올린 물감, 오밀조밀 붙어있는 색 띠, 섬세한 수평선과 원 등 그만의 독특한 표현들이 인상적이다. 작은 호기심과 관찰력에서 비롯된 예술의 결과물을 즐겨보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주말&전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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