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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987 건 검색)

머스크에 저항한 공무원 줄줄이 정직···트럼프 “좌파 미치광이들 쫓아내야”
머스크에 저항한 공무원 줄줄이 정직···트럼프 “좌파 미치광이들 쫓아내야”
2025. 02. 03 15:57국제
... 직원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에 기밀 자료를 내주지 않으려고 저항하다가 정직 처분을 당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실세’인 머스크가 자신의 권한을 빠르게...
법원·경찰·법무부, 서부지법 사태 입모아 “폭동” “저항권 아냐”
법원·경찰·법무부, 서부지법 사태 입모아 “폭동” “저항권 아냐”
2025. 01. 23 18:29정치
..., 재판을 부정하고 일시적인 재판 결과에 대해 불만이 있다는 이유로 난입, 난동을 하는 행위는 결코 저항권의 표출이라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천 처장은 “저항권은 국가의 반헌법적, 반법률적인 권력...
법원행정처장 “서부지법 난동, 저항권 아냐”···경찰 “폭동 맞다”
법원행정처장 “서부지법 난동, 저항권 아냐”···경찰 “폭동 맞다”
2025. 01. 23 15:07사회
... 사람들이 저항권을 행사한 것이냐’는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천 처장은 “저항권은 국가의 반헌법적, 반법률적인 권력 행사에 대해서 헌정질서를 회복시키고 법치주의를...
윤석열 탄핵 정국
이게  ‘국민 저항권’?
이게 ‘국민 저항권’?
2025. 01. 23 06:00사회
... 저항권이 시작됐기 때문에 윤 대통령도 구치소에서 우리가 데리고 나올 수 있다”며 “헌법 위에 저항권이 있다”고 발언했다. 국민의힘 지지 커뮤니티에는 “저항권을 발동해 사법부를 죽여야 한다”거나...

스포츠경향(총 64 건 검색)

분당제생병원 소화기센터 “인슐린 저항성과 내시경 소견 연관성 논문” SCI 저널 등재
분당제생병원 소화기센터 “인슐린 저항성과 내시경 소견 연관성 논문” SCI 저널 등재
2025. 02. 07 06:03 생활
(좌) 분당제생병원 소화기내과 서준영 과장 (우) 분당제생병원 소화기내과 홍혜선 전문의) 분당제생병원(병원장 나화엽) 소화기센터 박상종 소장, 서준영 과장(교신저자), 홍혜선, 이현탁 전문의(공동1저자)의 논문이 SCI저널인 Scandinavi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등재되어 출판됐다. 이번 연구는 인슐린 저항성과 내시경 소견의 연관성을 분석하여 대사성 증후군의 진단 및 예측에 내시경 검사가 가지는 잠재적 중요성을 밝히기 위해 진행됐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정상적인 인슐린의 작용에 대해 세포가 반응하지 않는 상태를 말하고,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을 갖게 될 경우 우리 몸에서 인슐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고 고혈당증이 발생하게 된다. 연구결과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환자들은 미란성 식도염의 발생률이 더 높았고, 역류성 식도염의 중증도가 높아질수록 인슐린 저항성의 정도도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대로 위의 점막에서 관찰할 수 있는 정맥망 배열의 규칙성(regular arrangement of collecting venules, RAC)이 있는 경우 인슐린 저항성의 위험이 낮아졌고, 미란성 식도염은 인슐린 저항성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분당제생병원 소화기내과 홍혜선 전문의는 “내시경 검사가 대사성 질환의 합병증 예측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 대장 등 소화기 상태 확인 뿐 아니라 건강을 지키는데 폭넓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을 확인한 뜻 깊은 연구였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RAC 손실이 인슐린 저항성과 연관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는데 RAC는 기존에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없는 위 점막에서 관찰되는 내시경 소견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본 연구를 통해 RAC 손실이 대사성 합병증의 표지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이는 인슐린 저항성이 혈관 및 조직의 구조적 변화와 관련되고 위 점막의 정맥망 배열이 이러한 변화를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분당제생병원 소화기내과 서준영 과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내시경 검사가 단순한 위장 질환 진단을 넘어, 대사성 합병증과 같은 전신적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데에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앞으로 더 큰 규모의 코호트를 포함한 장기적 연구를 통해 연관성을 확인하고 임상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연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분당제생병원 소화기센터는 2012년부터 5주기 연속 우수내시경실 인증을 획득했고, 지난해 국제 소화기내시경학술대회에서 우수포스터상과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하는 등 지속적인 의료 질 관리를 통해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진료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Scandinavi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논문
인종차별 저항했던 흑인 야구 선수들도 메이저리그 연금 받는다
인종차별 저항했던 흑인 야구 선수들도 메이저리그 연금 받는다
2024. 05. 23 11:32 야구
토니 클라크 MLB 선수노조 사무총장. AP연합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메이저리그 야구선수협회(MLBPA)는 지난 22일(현지시간) 과거 미국의 흑인 내셔널 리그인 ‘니그로 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에 대한 재정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MLB는 선수들에 대한 기존 연금 프로그램을 보완해 니그로 리그에서 4시즌 미만을 뛰었던 선수들에 대해서도 연간 재정 지원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MLB와 MLBPA 관계자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자격 기준을 논의할 예정이다. 니그로 리그는 1920년 흑인 투수 루브 포스터가 주도해 결성한 흑인 야구 내셔널 리그다. 미국에서 남북전쟁을 거치며 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았지만 메이저리그의 인종 차별로 인해 흑인 선수들은 경기를 뛸 수 없었다. 포스터는 당시 “우리는 스스로 조직화하지 않으면 야구에서 언제나 약자일 것”이라며 독립 리그를 창설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전 니그로 리그 선수였던 존 조던 오닐이 2006년 마이너리그 올스타전에서 스윙을 하고 있다. 캔자스시티 | AP연합뉴스 전 시카고 화이트삭스 감독인 래리 도비, 42세의 나이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인 투수로 데뷔한 사첼 페이지 등이 니그로 리그 출신이다. 래리 도비와 사첼 페이지는 1948년 월드 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첫 아프리카계 미국인 선수가 됐다. 흑인 선수들의 메이저 리그 진출 장벽이 점차 허물어지면서 니그로리그는 1950년대 해체됐다. MLB는 2020년 니그로리그의 역사를 MLB의 역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니그로 리그 선수들은 그들이 직면한 차별을 경기에 대한 사랑 때문에 인내해 온 우리 스포츠 역사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그들의 공헌을 더 많이 인정할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토니 클라크 MLBPA 전무이사는 “비록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우리 경기에 큰 의미를 주었던 전직 선수들이 마침내 은퇴 혜택을 받게 되어 기쁘다”며 “선수들의 목소리로 리그가 발전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대통령 정말 관련 없나, 수사 막아도 국민 저항 못막아”···윤석열 대통령 ‘채상병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일침
김동연 경기도지사 “대통령 정말 관련 없나, 수사 막아도 국민 저항 못막아”···윤석열 대통령 ‘채상병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일침
2024. 05. 21 22:24 생활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이하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방탄용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SNS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께서는 정말 관련이 없습니까?”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수사는 막을 수는 있어도 국민 저항을 막을 순 없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앞서 4·10 총선이 야당 압승으로 끝난 후인 지난달 11일과 해외 출장 중이던 이달 9일 SNS에 “거부권 행사 등 비상식과 불공정은 대통령 스스로 결자해지해야 한다. 채상병 특검은 야당의 정치공세가 아니고 국민 3분의 2가 지지하는 ‘국민 특검’ 요구”라는 글을 올렸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들이 강행 처리해 7일 정부로 이송된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이날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는 취임 후 6번째, 법안 수로는 10건째에 달한다.
세민의 첫 정규 앨범 ‘여린 잎’, 위로와 저항 그리고 연대를 음악으로 그려내다
세민의 첫 정규 앨범 ‘여린 잎’, 위로와 저항 그리고 연대를 음악으로 그려내다
2024. 01. 11 01:34 연예
가수 세민 음악가 세민의 첫 번째 정규 앨범 ‘여린 잎’이 10일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됐다. 세민은 서울의 언더그라운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다. 서울에서 들을 수 있는 여러 음악과 소리들에서 영향을 받았다. 연대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강제집행 당하는 상인, 해고당한 노동자 등 쫓겨난 사람들의 편에서 활동해왔으며, 앨범 ‘여린 잎’을 통해 관련한 현장들에서 얻은 경험과 젊은 음악가로서 살아가는 불안과 고민을 유려하고 풍성한 색깔의 음악으로 표현했다. 그녀의 활동명 ‘세민’은 영유아의 건강을 소망하며 보잘 것 없는 이름을 붙이던 관습에 따라 붙여진 ‘그저 흔한 세상 사람’이라는 뜻의 아명이었다. 음악가로 활동을 시작하며 ‘특별한 누구’보다 ‘흔한 세상 사람’으로서 세상에 참여하고 함께하고자 했기에 세민이라는 아명을 그대로 음악가 이름으로 쓰게 되었다. 세민은 다양한 시대와 장르의 음악에 영향을 받아 앨범 ‘여린 잎’을 통해 포크, 록, 신국악, 신스팝을 넘나드는 넓은 스펙트럼의 음악을 들려준다. 그녀의 송라이팅은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하며, 기발한 개성과 색채를 가미하여 앨범 전체를 돋보이게 만든다. 창작을 표현하는데 있어서도 명료하면서도 탁월한 음색의 보컬로 표현하여 그녀만의 독보적인 분위기의 아우라를 뿜어낸다. 앨범 ‘여린 잎’에는 장위동 철거민, 쫓겨난 족발집 부부, 해고당한 기타노동자, 이산가족이 등장한다. 현대 사회의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강렬하게 다루는 동시에, 동시대인으로서의 경험과 감정을 음악으로 섬세하게 담아냈다. 세민의 사회적 투쟁과 연대, 개인적 성찰, 음악적 고민들을 통해 만들어진 2018년 무렵부터 지금까지 성장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 앨범을 통해 그녀가 바라보는 세상을 노래로 함께 경험해 보자.

주간경향(총 43 건 검색)

[김우재의 플라이룸](36)AI와 종말, 저항, 희망(2023. 02. 10 11:37)
2023. 02. 10 11:37 경제
대통령도 신년사에 챗GPT를 사용했다고 한다. 인공지능은 우리가 잠든 사이 조용히 세상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 미국 빅테크 회사들은 챗GPT의 공개에 자극받아 오랫동안 준비 중이던 자신만의 인공지능을 공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이에 따라 향후 IT업계의 지형도가 크게 변화할 것임은 분명하다. 단순히 몇몇 직업이 사라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인간이 유일하게 우월하다고 믿었던 지성의 영역, 특히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고 쓰는 능력에 기반을 둔 모든 인간 활동에 거대한 규모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세상은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낡은 과학계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이익집단에 불과하다. 그들이 반대하는 챗GPT는 아마도 그들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파괴적 도구일지 모른다. 과학자들이 그 답을 찾길 바란다. 사진은 챗GPT 로고 / 연합뉴스 글쓰기의 종말과 교육의 저항 가장 먼저 위협을 느낀 직종은 교사들이었다. 적당한 주제와 질문만 주면 완벽하게 영어로 된 에세이를 써주는 인공지능의 탄생에 미국 교사들은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다. 학생들이 마음만 먹으면 더 이상 예전처럼 몇 시간씩 걸려 에세이를 쓸 필요가 없다. 게다가 인공지능이 쓴 글을 인간이 구분해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일까. 미국에서 가장 격렬하게 챗GPT의 등장에 저항하는 이들은 바로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들이다. 얼마 전엔 챗GPT로 쓴 글을 감식할 수 있는 또 다른 인공지능이 등장했다며 교사들이 환호하는 일도 있었다. 직업이 걸린 일에 대한 그들의 반응은 이해되지만, 인공지능의 발전을 영원히 거부할 수는 없다. 학생이 구글 검색과 문법 교정기를 숙제에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처럼 인간이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지식을 모으고 분류하고 조합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앞에서, 이제 현장의 교사는 보다 나은 인간을 교육하는 방식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자신이 내준 숙제를 쉽게 해결하는 행위를 막는 교사와 이 새로운 인공지능을 이용한 새로운 교육법을 고민하는 교사 중 누가 더 나은 선생님일까. 인공지능을 이용한 숙제를 막기 위해 손으로 쓴 에세이를 제출하라는 교사의 지시에 한 영민한 학생은 인공지능으로 쓴 글을 자신의 필체를 학습한 로봇에게 쓰게 해 제출했다고 한다. 답은 이미 주어졌다. 기득권의 저항과 과학의 희망 교사보다 더욱 곤경에 처한 사람들이 바로 읽고 쓰기를 직업으로 하는 교수들이다. 챗GPT는 철학 교수보다 훨씬 심도 있는 철학 에세이를 몇 초 만에 쓸 수 있다. 물론 인공지능이 작성한 에세이는 무미건조하며 심오하지 않다고 반박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학문적 동료 몇 명을 빼면 아무도 읽지 않는 현학적 장광설에 불과해져 버린 논문을 쓰면서 교수직을 유지하는 사람보다, 차라리 인공지능이 생성한 ‘독해 가능한’ 문장들이 인류에게 더욱 필요할지 모를 일이다. 물론 소칼의 ‘지적 사기’ 사건 시절부터 존재했고, 최근 ‘한남충’ 논문으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는, 난해한 텍스트 만들기가 철학의 본업이라 믿는 인문학자들은 인공지능이 결코 쓸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초현실주의 철학을 건설해나갈지도 모를 일이다. 거대 학술지출판사 또한 챗GPT의 등장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최근 사설을 통해 챗GPT와 같은 AI 도구는 “과학의 투명성을 위협하고 연구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다”며 향후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연구논문의 저자로 인정될 수 없고, LLM을 사용할 경우 논문에 명시해야 한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흥미로운 반응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반응 뒤엔 집단의 이익이 놓여 있게 마련이다. 얼마 전 실시된 연구 결과 과학자들조차 챗GPT가 쓴 연구초록의 3분의 1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는 논문의 표절 등을 심사해야 하는 학술지 관계자들에겐 이익이 달린 사건일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을 가지고 교사의 머리 위에서 노는 학생들처럼, 이미 주위의 과학자 대부분은 챗GPT를 연구논문 작성은 물론 연구계획서 작성 등에 사용 중이다. ‘사이언스’는 사설에서 “궁극적으로 결과물은 우리 머릿속에 있는 멋진 컴퓨터에서 나와야 하고, 또 그것에 의해 표현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네이처’는 1869년, ‘사이언스’는 1880년 종이잡지로 시작한 학술지들이다. 특히 이들은 수백개가 넘는 학술지를 거느린 독점기업이다. 얼마 전 ‘네이처’엔 ‘혁신적이고 파괴적인 과학적 발견’이 사라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저자들은 그 이유가 경쟁적인 과학생태계 덕분에 과학자들이 파괴적인 연구보다 일자리 보존을 위한 안정적인 연구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런 환경을 만든 주범 중 하나가 ‘네이처’다. 그러니 이미 답은 나와 있는 셈이다.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낡은 과학계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이익집단에 불과하다. 그들이 반대하는 챗GPT는 아마도 그들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파괴적 도구로 쓰일지도 모른다. 과학자들이 그 답을 찾길 바란다. 글쓰기의 미래와 영어독점의 해체 챗GPT가 확실히 거대하게 바꾸고 있는 또 하나의 분야는 프로그래밍이다. 컴퓨터 언어를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분야는, 이미 격변에 가까운 변화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부동산 업자들은 이미 챗GPT를 이용해 매물을 소개하는 글을 자동으로 작성한다. 미국의 몇몇 신문사는 아예 챗GPT가 쓰는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대부분의 직업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미 내 연구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구글을 사용하는 검색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영어로 된 논문을 작성하는 데는 챗GPT가 훨씬 효과적이다. 물론 지나치게 평면적인 문장만을 생성하지만, 직접 수많은 논문을 읽을 필요가 없어 대강의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걸리던 시간이 확 줄었다. 정확한 참고문헌까지 제공하는 AI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 이제 영어로 된 과학논문 작성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하지 않는 학자는 도태될 것이다. 챗GPT는 영어로 된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준다. 즉 논문을 제출할 때마다 영어교정이라는 굴욕을 겪던 비영어권 학자들은, 챗GPT라는 훌륭한 동반자를 만난 셈이다. 쓰고 싶은 글이 있어도 쓰지 못하고, 영어가 곧 권력이던 기존 학술계의 헤게모니에는 곧 균열이 일어날 것이다. 한국어로 된 텍스트는 영어에 비해 절대적으로 빈곤하다. 각국의 대규모 언어모델 인공지능 구축 경쟁에서, 한국은 뒤처져 있다. 뒤처졌다는 게 꼭 나쁜 건 아니다. 늦은 김에 좀더 새로운 생각을 해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문으로 쓰인 수많은 조선시대의 문헌과 가두리양식장에 갇힌 한국어 논문들을 인공지능과 연결한다면, 절망적인 한국 인문학에도 희망이란 게 조금은 생기지 않을까?
김우재의 플라이룸
[박주연의 메타뷰]‘책방무사’ 2호점 연 요조 “능력자 돼야 한다는 강박에 저항할래요”(2022. 01. 21 15:21)
2022. 01. 21 15:21 문화/과학
차가운 도시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할 무렵, 서울 홍대 앞 길모퉁이의 오두막 같은 그곳에선 따스한 기운의 노란 불빛이 은은하게 내비치고 있었다. 모퉁이를 돌아 민트색 격자무늬 유리문을 열고 마주한 7~8평 정도의 아담한 공간은 서점이라기보다 예쁜 편집숍처럼 보였다. 음반과 LP가 진열된 벽면 아래 턴테이블에선 독일 밴드 콰드로 누에보의 보사노바 재즈곡 ‘MARE(바다)’가 흘러나왔다. 크고 작은 탁상시계들과 구형 TV 등 엔틱한 소품들도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했다. 여느 서점과 달리, 책의 종류와 수량은 많지 않았다. 오로지 책방 주인인 요조(41)가 큐레이션한 서적만 판매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8일 요조가 서울 홍대 앞 ‘책방무사’ 2호점에서 문밖을 내다보고 있다. 요조는 이 공간을 라이브 공연과 독서회, 전시, 북토크도 하는 신개념 서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 김창길 기자 요조는 2015년 서울 종로구에 ‘책방무사’를 처음 열었다. 2016년에는 책방도, 집도 제주 성산읍으로 옮겼다. ‘책방무사’ 2호점을 서울 홍대 부근에 낸 건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이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을 테다. 전자책 시장의 성장과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오프라인 서점들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8일 이른 저녁, ‘책방무사’ 2호점에서 요조를 만났다.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가이기도 한 그는 “책방을 매개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생각”이라며 “새로운 도전이자 모험”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2호점을 낼 생각은 어쩌다가 했나요. “소속사(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사장님(김형수 대표)이 제주도 책방무사를 무척 좋아하세요. 자주 쉬러 오셨는데,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셨던 것 같아요. 책방을 매개로 새로운 많은 일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하셨어요. 그래서 야금야금 시도해봤어요. 작은 콘서트도 열고 전시도 하고…. (반응이) 나쁘지 않았어요. 하지만 물리적 거리가 있어 서울에 2호점을 낸 거예요.” -책방에 다각적 정체성을 부여하는 거군요. “이 공간 자체가 각이 잡혀 있지 않잖아요(웃음). 편안하게 책과 음반을 팔고 독서회도 열고 공연도 하는 것인데 앞으로는 더 활발하게 시도해볼 참이에요. 뮤지션들의 북토크도 생각하고 있어요.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작업에 영향을 끼친 작가나 책이 있는지…. 그 외에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저로서는 새로운 도전이고 모험이에요.” -집도 아예 서울로 옮긴 건가요.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지내요. 지금은 아무래도 서울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대학로의 한 빌라에 전세를 얻어 지내고 있어요. 함께 살던 고양이 ‘또’와 ‘라이’도 데려왔고요. 제주도에서 살던 집은 임대계약이 만료됐는데 마땅한 집을 구하지 못해 캠핑카를 샀어요. 이종수는 일주일에 한 번 서울에 올라올 때 외에는 거기서 생활하고 있어요. 아주 만족해해요(웃음).” 이종수씨(38)는 요조와 8년째 함께 살고 있는 애인이다. 요조는 그동안 총 6권의 책을 출간했는데, 그중 산문집 <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2017), <오늘도, 무사>(2018),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2021) 등에서 종종 종수씨를 언급했다. -책방에 주로 기후위기와 인권, 동물, 페미니즘 관련 책과 고전문학·현대문학이 보이네요. 1호점도 그런 것으로 아는데, 무심코 들어왔다가 찾는 책이 없어 돌아가는 손님도 꽤 있겠는걸요. “책방을 둘러보다가 ‘페미니스트세요?’라고 묻거나 자기들끼리 ‘메갈(극단적 페미니스트)인가 봐’라고 쑥덕대며 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웃음). 세상에는 아주 많은 책이 있어요. 제가 구축한 책방의 색깔이 마음에 안 들 수 있죠. 제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큐레이션이니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스스로도 책방의 변화를 느껴요. 시기별로 특정 작가나 주제를 지닌 책들이 우르르 꽂혀 있거든요.” -책방 이름에 ‘무사’를 넣은 건 ‘망하지 말자, 무사하자’는 희망사항을 담은 것이라고요. 2호점의 탄생은 1호점의 ‘무사’를 방증하는 거겠지요. “처음 몇해는 고전했어요. 수익 면에서는 지속적인 마이너스 상태였죠(웃음). 다른 데서 번 돈으로 서점의 적자를 계속 메꿔야 했어요. 그러다 입소문이 나면서 찾는 분들이 늘었어요. 지금 1호점은 안정적인 상태예요. 또 2호점은 월세를 소속사에서 내주고 있어요. 대신 2호점의 매출을 올려야 할 책임이 제게 있죠.”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겠어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너무나 대단한 일임을 책방을 열고서야 알게 됐어요. 무례하고 폭력적인 사람들이 아주 많거든요. 영업 중인 책방 앞에 버젓이 차를 세워놓고 도리어 화를 내는 사람, 심지어 책방 문조차 열 수 없을 만큼 바짝 주차해놓고 전화번호도 남겨놓지 않아 하루종일 손님을 받지 못한 적도 있어요. 개업 초창기 땐 너무 지쳐 얼른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진/김창길 기자 -그럼에도 계속 하는 이유가 뭔가요. “저를 힘들게 하는 것도 사람이지만, 행복하게 해주는 것도 사람이니까요. 책방이라는 공간에서는 온라인으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요. 서로의 눈을 보고 마음을 나누고 영감을 주고받는 일들…. 그런 게 굉장히 좋더라고요. 책방무사의 일이라면 두 팔 걷고 나서주는 단골들도 꽤 있어요. 손님으로 왔다가 진짜 친구가 된 거죠.” 그는 음악을 사랑해 번갈아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기를 즐기던 부모 밑에서 자랐다. 그 영향으로 대학에서 흑인음악동아리에 가입했고, 우연히 허밍 어반 스테레오 음반의 가이드보컬을 하게 됐다. 그즈음 아르바이트를 하던 던킨도너츠 매장에서 자신이 부른 ‘바나나 쉐이크’, ‘샐러드 기념일’이 흘러나왔다. 손님들의 ‘노래 좋다’는 반응에 처음으로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수년간의 무명 시절을 거쳐 2007년 정식으로 가수로 데뷔했다. 예명인 요조는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 실격>의 주인공 이름에서 따왔다. -요조씨의 음악은 201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크게 달라졌어요. ‘에구구구’(2008), ‘좋아해’(2009) 등 2010년 이전 곡들이 한결같이 귀엽고 샤방샤방한 느낌이었다면, ‘나의 쓸모’(2013) 등 이후 곡들은 깊어지면서 음악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세상을 이야기해요. 전환점의 계기가 있었나요. “저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데뷔 후 초창기 때는 프로듀서가 제 목소리가 귀여운 느낌을 준다며 전면에 내세우고 싶어했어요. 목소리가 그럴 뿐, 저라는 사람은 귀여운 것과 거리가 있기 때문에 스스로 부조화를 느꼈어요.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2010)를 발표할 즈음에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고, 어떻게 가창하고 싶은지 자각이 일었어요. 그러면서 음악이 달라졌어요.” -그런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친 건 뭔가요. “책이에요. 2010년 이후 독서를 열심히 했거든요. 똑똑해지고 싶었나 봐요(웃음).” 왕성한 독서는 음악뿐 아니라 그의 일상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동물권을 지키고 기후위기에 맞서기 위해 채식주의자가 됐다.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해변 쓰레기를 줍는 ‘비치코밍’에 합류하고 플라스틱 대신 천가방을 애용하는가 하면 가급적 중고물품을 구입한다. 자칭 페미니스트이기도 하다. -요조씨의 음악은 확실히 가사 비중이 높아요. 편곡도 단순하고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도 않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음악을 만들 때 무슨 이야기를 할까를 가장 치열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곡을 만들 때 작사부터 마친 후 음표를 그려요.” -예전만큼 음악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최근 몇년간은 작가로, 책방 주인으로, 강연자로, 방송인으로 더 많이 활약했어요.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음악도 하는’ 요조로 살고 싶은 건가요. “그렇게 살면 좋을 것 같아요. 저의 템포라고 생각해요. 가끔 한 번씩 신곡을 내는…. 천성이 욕심이 없기도 하지만 무리하고 싶지는 않아요.” -음악적 영감이 예전만큼 떠오르지 않아서는 아닙니까. “당연히 그래요. 데뷔 초에는 툭 하면 곡 하나를 완성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영감이 그렇게 후드득 떨어지지 않아요. 슬픈 일이에요. 하지만 ‘영감이 잘 안 떠올라, 그래서 속상해’라고 글을 쓸 수 있어 좋아요.” -뮤지션으로서 음악활동이 느슨해지는 데 따른 불안감·자책감은 없나요. “뮤지션으로서의 요조가 잊힌다는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그가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잠시 생각에 잠기는가 싶더니, 이내 스타카토로 또박또박, 그러나 천천히 말을 이었다. ‘책방무사’ 2호점 내부 / 요조 제공 “아직도 좀 헷갈려요. 자본주의적 세뇌 같기도 해요. 대중에게 잊히지 않는 가치 있는 상품이 되려고 꾸준히 뭔가를 생산해내거나 다방면의 능력자가 돼야 한다는 강박…. 그런 것에 저항하고 싶어요. 그렇게 살지 않는 사람이 많고,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고, 꼭 그래야 가치 있는 삶이 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사랑에 대한, 결혼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8년간 같이 살아온 종수씨 이야기를 꺼냈다. 산문집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에서 요조는 이렇게 기술했다. “이종수의 자는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가 소리 죽여 울 때가 가끔 있다. (중략) 지금의 초초분분이 얼마나 지극하게 소중한 것인지, 이런 귀한 시간을 마냥 흐르게 두고서 바보 같은 얼굴로 잠들어 있는 이종수가 얼마나 연약하고 가여운 존재인지가 절절히 느껴졌다.” -이종수씨와는 어떻게 만났나요. “프랑스에서 마임을 공부하고 있던 종수가 어느 날 페이스북으로 제게 메시지를 보냈어요. 특별한 내용은 아니어서 무시할 수 있었는데, 프로필 사진을 보니까 잘생겼더라고요(웃음). 이후 친구가 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강산에 오빠가 우리 둘을 소개해주려고 했더라고요. 종수가 산에 오빠의 프랑스 공연 현지 가이드였거든요. 종수는 당시 산에 오빠가 소개하겠다고 한 후배가 저인 줄 모르고 메시지를 보낸 거였어요. 우리가 사귄 것은 2014년 종수가 귀국한 후부터예요.” -8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을 같이 살았는데, 결혼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요. “결혼제도가 지닌 여러 책임에 저는 불만이 있어요. 사랑은 두 사람이 하는 것인데 다른 가족들까지도 신경을 써야 하니까요. 또 사랑을 왜 혼인신고서라는 양식을 통해 국가로부터 허락받아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앞으로도 이종수와 살 가능성이 크지만, 굳이 결혼으로 묶이고 싶지는 않아요. 종수에게 가끔 이렇게 말해요. ‘나랑 지내다가도 언젠가 사랑하는 누군가가 나타나면 꼭 말해주면 좋겠다’고요. 쉽지는 않겠지만 새롭게 만나는 사랑을 축하해주는 관계가 되고 싶거든요.” -서로 사랑하는 사이 아닌가요. “사랑하죠. 앞날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서로 구속하지 말자는 거예요. 이런 마음이 관계를 매 순간 느슨하지 않게 붙잡아주는 것도 같아요. 관계라는 게 영원하지 않잖아요. 언제 어떤 이유로 이별할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같이 있는 동안 더 충실할 수 있어요.” -종수씨도 같은 생각인가요. “종수는 결혼을 원하던 시기가 살짝 있었지만 지금은 저와 생각이 같아요. 각자의 부모님도 우리가 다 설득했어요. 우리 둘과 부모님 네분, 이렇게 여섯명이 여행도 다닐 만큼 관계도 좋아요.” -올해 만으로 마흔한 살인데, 아이 생각도 없습니까. “없어요. 여러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아이를 낳아 살기에 충분히 안전한 세상이 아닌 것 같아요. 저나 이종수나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어 생계에 걱정이 없다면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으니까요. 지금도 기저에 불안감을 품고 지내는데, 아이를 낳아 세 식구가 되면 그 불안감이 전면으로 드러나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공포가 있어요.” -의외네요. 셀럽인데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 생계의 불안감과 공포를 지니고 있다는 게. “아이를 키우면서 그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어요.” -종수씨의 직업은 뭔가요. “원래는 연기를 했는데, 한국에 돌아와 저를 만난 후 제빵사가 됐어요. 매일 빵을 만들어 제주지역 빵집에 납품하고 있어요.” -책에서 종수씨의 자는 얼굴을 보며 가끔 소리 죽여 운다고 했는데, 사랑이 깊어서일까요. “오래 만나다 보면 연민이 두 사람을 지탱해주는 핵심 감정이 되는 것 같아요. 종수가 자고 있는 모습이나 일할 때 뒷모습을 보면 되게 짠하고 슬픈 기분이 들어요. 아마 종수도 저에게 그런 기분을 느끼지 않을까요?” 수년 전부터 영양제를 챙겨먹고 운동도 꾸준히 한다는 그는 ‘달리기’ 예찬론자다. “시작한 지 2~3년 정도 됐다”고 했다. -서울생활 중에도 달리기는 여전히 하고 있습니까. “그럼요. 2~3일에 한 번씩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면서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주변을 30분씩 뛰어요. 아침에 뛸 때도 있고, 밤이나 낮에 뛸 때도 있어요. 눈만 남기고 얼굴 전체를 다 가리고 뛰니까 사람들은 뛰는 제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를 거예요(웃음).” -왜 그렇게 열심히 달리나요.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즉각적으로 기분 좋게 만들어주니까요. 또 까닭은 모르겠는데, 달리고 있으면 살아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평소에는 하지 않던 생각을 이상하게 하게 돼요.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달리기를 하는 많은 분들이 그러세요. 달리다가 우는 분들도 많아요. 저도 울어요. 너무 감사해서….” -달리기를 안 하는 저로서는 생경한 이야기네요. “달리다 보면 순간적으로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있거든요. 날씨라든가, 음악이라든가, 달리면서 보게 되는 풍경 또는 사람…. 지난봄에는 막 달리고 있는데 저만치 앞에서 걷던 할머니가 날씨도 좋고 꽃나무에 꽃도 피어 기분이 좋으셨는지 갑자기 춤을 추는 거예요. 왈칵 눈물이 쏟아졌어요. 자주 세상이 끔찍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틈에 이런 예쁜 모습들이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 있어요. 덕분에 제 멘털도 건강해졌어요.” 그는 자신을 “민감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는 요조이고 싶은지” 물었다. 돌아온 답은 예상을 비껴갔다. 그는 “주변의 훌륭한 사람들을 열심히 흉내내면서 살고 싶다”고 했다. “재미있을 것 같아요. 대체로 누구나 닮고 싶은 부분이 있으니까요. 작게는 메이크업부터 크게는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직관적으로 되게 좋아보이고 멋있어 보이면 일단 흉내내려 해요.” 인터뷰를 마치고 거리로 나섰다. 코로나19 이전이라면 밝은 조명과 젊은이들의 욕망으로 한창 휘황찬란하게 빛을 뿜어냈을 도시. 정부의 방역조치로 밤 9시가 넘은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숙연하기까지 했다.
박주연의 메타뷰
[정봉석의 북미 환경편지](1)기후변화 시대 ‘변화의 힘’과 ‘저항의 힘’(2022. 01. 03 13:34)
2022. 01. 03 13:34 국제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는 바로 위에 있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와 더불어 미국 내 한인이 많이 사는 곳이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는 오래전에 발달한 도시인 만큼 낡은 도시의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반면 오렌지 카운티는 한때 오렌지족이 오렌지 카운티에서 유래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부유하고 세련된 느낌이 나는 곳이다. 그 오렌지 카운티를 대표하는, 어쩌면 가장 미국다운 헌팅턴비치는 한적한 해안 지대가 서부 연안을 따라 가장 길게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길게 뻗은 야자수와 일년 내내 눈부시게 화창한 태양, 드넓게 펼쳐진 백사장과 쉼없이 넘실거리는 태평양의 파도는 남부 캘리포니아 특유의 여유로운 해변 문화를 탄생시키며, 연중 자전거를 타고 해변을 달리거나 비치발리볼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또한 속칭 ‘서프 시티 유에스에이(Surf City USA)’라 불리며 전 세계 서퍼들이 서핑을 즐기고, 또 그들의 서핑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굴착장치가 원유를 뽑아내고 있다. / AFP연합뉴스 몸살 앓고 있는 헌팅턴비치 그 아름다운 헌팅턴비치가 몸살을 앓고 있다. 2021년 10월 초,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에서 약 3000배럴 이상의 기름이 유출되는 최악의 환경사고가 발생했고, 한때 기름띠는 헌팅턴비치 주변 9㎞에 걸쳤다. 이 기름은 헌팅턴비치에서 약 8㎞ 떨어진 해상에 있는 석유 굴착장치와 연결된 송유관에서 유출된 것으로, 롱비치 항구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 중인 대형 화물선에서 내린 닻이 원인이 됐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킴벌리카 헌팅턴비치 시장이 ‘환경 재앙’이라고 경악한 것처럼 이 사고로 인한 환경적 피해는 막대했다. 헌팅턴 해변에는 기름으로 뒤덮여 떼죽음을 당한 새와 물고기들이 떠밀려 왔고, 주요 야생동물들이 서식하는 주변 습지의 생태계가 파괴됐다. 기름을 뒤집어쓴 새들과 죽어버린 헌팅턴 해변의 모습은 석유 개발·성장에 몰두하던 미국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건으로 각인되고 있다. 최첨단 정보통신(IT) 산업이 즐비한 실리콘밸리와 풍요로운 서부해안 비치로 상징되는 캘리포니아에 왜 석유 굴착장치가 있었을까? 캘리포니아는 한때 텍사스와 더불어 원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주였다. 지금은 비교적 많이 줄어들었지만, 로스앤젤레스 주변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지상에서 석유를 퍼올리는 펌프들을 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 근해에도 해상 유전이 많다. 지난해 발생한 기름유출사고의 원인도 엘리(elly)라는 해상 굴착장치와 연결된 송유관에서 시작했다. 생산량이 최고점이었던 1985년 이후 계속 하락하는 추세지만 캘리포니아는 여전히 미국 전체 주 가운데는 7번째로 많은 원유를 생산한다. 동시에 최근 대규모로 셰일가스가 발견돼 잠재 석유자원도 풍부한 지역이다. 캘리포니아 사람들은 새로운 유전의 발견을 어떻게 바라볼까? 더 많은 석유자원을 가지게 된 정유·가스업계는 환호하지만, 개발에 따른 환경오염과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려는 환경단체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셰일가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지하 셰일층에 고압의 물을 쏴 암석을 파쇄한 뒤 석유와 가스를 얻는 수압파쇄(fracking) 공법을 이용하는데, 이는 많은 수자원이 필요하고 지하수 오염 같은 환경파괴의 우려가 크다. 캘리포니아는 항상 물 부족 문제로 고통받아왔기 때문에 셰일가스 개발에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주장은 이곳 지역뉴스에서 자주 보인다. 환경단체들의 주장에 힘입어 올해 2021년 4월, 캘리포니아주 뉴섬 주지사는 3년 뒤부터 수압파쇄를 새로 허가하지 않겠다는 ‘과감한’ 발표를 했다. 동시에 석유채굴을 2045년 전에 전부 중단시키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이것이 주지사의 힘만으로 가능할까? 아직까지 캘리포니아주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정유·가스업계의 막강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고, 주의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친환경을 지지하는 세력과 기존 석유산업의 세력이 충돌하며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다 팽팽했던 줄다리기의 줄이 한쪽으로 쏠리는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다. 미국은 현존 최대 석유 생산국이자 최대 석유 소비국이다. 동시에 석유는 오랫동안 가장 미국적인 상품이자 산업이었다. 미국에서 석유가 최초로 발견됐고, 석유를 이용한 산업화도 가장 빨리 발전했다. 그랬던 미국이 기후변화 시대로 들어오면서 석유 같은 화석연료 대신 태양광과 풍력 같은 무한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31일부터 2주 동안 영국 글래스고에서 진행된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이곳 북미 언론도 큰 관심을 보였다. 최대 쟁점 사항인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려는 목표를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새로 대두된 ‘그린플레이션’ 최근 북미에는 친환경을 의미하는 ‘그린(Green)’과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해 만든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이라는 단어가 자주 보인다.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에 필요한 구리, 알루미늄 같은 원자재 가격이 뛰어오르고,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서 에너지 가격이 인상돼 경제 전반의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을 뜻한다. 역설적이게도 전 세계가 탄소중립과 친환경의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화석에너지 가격은 오히려 폭등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풍력과 태양광 같은 친환경 발전량이 필요한 에너지 수요를 지속적으로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채굴 감소로 화석연료가 품귀현상을 보이자 화석연료의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20년 11월 캐나다 토론토 지역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갤런당 0.99달러였는데, 계속 상승하면서 지난해 11월에는 1.44달러로 1년 만에 45%가 올랐다. 매번 주유소에 갈 때마다 휘발유 가격이 올랐다는 것을 느끼며, 현재 북미에서 진행되는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이 에너지 때문임을 체감한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려는 기후변화 시대의 ‘변화의 힘’과 화석연료를 마음껏 썼던 익숙한 관성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산업혁명 시대의 ‘저항의 힘’이 부딪히면서 주변에 마찰음이 들린다. 그린플레이션이 악화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면서 역설적으로 친환경 에너지산업은 의문점을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기름유출 사고처럼 기후변화 시대의 힘은 거스를 수 없는 방향이라는 건 분명하다. 어떤 속도로 움직여야 할까? 어려운 숙제다. 정봉석은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환경기업인 하이드라텍의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토론토대학에서 토목환경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봉석의 기후환경 이야기
[거리예술의 세계](3)저항과 예술의 교차로 한국의 거리예술(2021. 12. 10 14:35)
2021. 12. 10 14:35 문화/과학
한국의 거리예술은 해외에서 상업적 성향이 강해진 그라피티와 1990년대 중후반 힙합 문화와 결합하며 시작됐다. 동시에 외환위기라는 암울한 시대적 상황에 직면하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에 부딪힌 젊은이들이 경제위기에 책임이 있는 기성세대에게 불만을 표출하는 도구 역할도 탄생의 배경을 같이하고 있다. 그라피티 본연의 저항적인 메시지는 익명성이 주는 자유로움을 만나 집단적으로 표출됐고, 신자유주의적 삶을 살아가던 젊은이들에게 딱 맞아 떨어지는 도구였다. 제주 서귀포시 제주레몬농장의 레몬올레 창고에 그려진 고한결씨의 그라피티 / 장인선 제공 이후 한국의 그라피티는 두 방향으로 전개됐다. 해외에서 상업적으로 진화를 시작한 그라피티는 한국 1세대 아티스트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면서 상업적으로 자리 잡았다. 또 다른 방향은 한국 특유의 민중미술 바탕 위에서 특히 벽화의 형태로 발달했다. 이들 1세대 그라피티 예술은 지역 재생사업에 목적을 둔 공공기관의 벽화사업이 활발히 이루어지며 한국에서 거부감 없이 하나의 예술 장르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그라피티, 도시재생과 함께하다 한국 그라피티의 시작은 해외와 다르다. 오래전부터 한국의 벽은 대중 혹은 민중을 위한 소통의 장소를 대변했기에 벽화는 불법적 대상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1980년대 학생운동의 가장 활발한 소통이 대자보였던 것을 기억한다면 그라피티는 자신들의 작품이 그려진 벽이 하나의 소통 공간이자 공적인 장소라고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공공재로서의 역할이 부각되던 건물 벽은 분명 소유주가 있음에도 누구나의 것, 혹은 우리의 것이 될 수 있는 장소였다. 오랜 세월 동안 민중예술 속에서 혹은 우리가 겪어온 역사적 사건들 속에서 한국의 벽은 시민에게 소통의 장소였고, 혁명의 메신저이기도 했다. 이렇게 형성된 한국의 벽은 ‘공동소유’라는 무언의 인식이 생겼다. 그 벽에 그려진 불법적인 그라피티도 소통을 위한 하나의 대안적 도구로 대중에게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다. 지방자치단체는 건물을 부수고 다시 세우는 재건축·재개발이라는 복잡하고 무거운 과정 대신 거리예술가들을 지역 재생 프로젝트에 기용했다. 한국 최초의 벽화마을은 통영의 동피랑이다. 이곳은 한적하고 잊혀가던 바닷가 마을이었지만 형형색색의 벽화가 그려지며 남해지역의 대표적 관광지로 성공적으로 탈바꿈했다. 이후 전국 곳곳에 공공기관의 벽화조성사업이 이뤄졌는데, 부산의 감천벽화마을, 전주의 자만마을이 대표적이다. 서울 성수동 벽화 / 장인선 제공 벽의 자유로운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그라피티가 합법의 테두리 안에 서게 된 것은 바람직한 상황이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벽화사업은 공익적인 목적에도 불구하고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경제적 효과가 없거나 공공기관의 관심이 저하되면 그 마을의 벽화는 지역의 쇠락과 운명을 같이해 사라지기도 한다(부산의 문현동 벽화마을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한국의 그라피티 1세대로 꼽히는 제바, 코마, 로얄독, 닌볼트 같은 예술가들은 한국의 허용적인 작업 분위기와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서 형성된 독특한 거리문화의 상업적인 가능성을 감지한 기업, 글로벌 단체들과의 활발한 협업을 통해 글로벌한 명성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급속한 자본과의 결합이 반발을 낳기도 했지만 제도권 예술의 형식적인 제약을 벗어나 자유롭게 표현하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기성세대 문화에 대한 저항정신과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그라피티 1세대와 진화하는 예술가들 그러나 한편으로는 동전의 양면처럼 대기업과의 협력 작업이 많아지고,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둘수록 예술가들 사이에서는 그들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 또한 커진다. 미국이나 유럽의 그라피티 예술은 상업광고뿐만 아니라 인종차별, 난민, 반전, 반핵, 환경오염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자신들의 메시지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도시 전체를 예술 활동무대로 확장하는 데도 주저함이 없다. 여전히 익명성을 지키며 자신의 메시지를 스텐실로 세계 곳곳에 퍼뜨리고 있는 뱅크시의 작품은 영국뿐 아니라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지만 작가의 의도 자체가 상업적이라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오히려 자본이 지배하는 미술시장에 저항적인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재치 있게 벽화에 표현한다. 서울 갈월동 로얄독의 벽화 / 장인선 제공 서울의 압구정 나들목, 신촌, 홍대의 토끼굴은 여전히 그라피티로 뒤덮여 있고, 신진 그라피티스트의 등용무대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 거리예술 1세대의 상업적인 성공은 길모퉁이 어딘가를 새롭게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갑자기 마주친 벽화는 분명 일상에 대한 환기를 일으키기는 하지만 ‘낯섦’ 그 이상의 감동을 주지 못할 때도 있다. 지나친 상업성을 가지게 된 예술들이 가지는 고민은 그라피티, 한국의 거리예술가들에게 또한 피할 수 없는 과제로 남게 됐다. 과연 그들은 자본에 함몰될 것인가? 그 의문에 대한 대답을 우연히 제주도에서 찾게 됐다. 지난 7월, 어깨를 파고드는 배낭을 메고 제주도의 땡볕 아래를 걷다 어느 레몬 창고에서 마주친 벽화는 어떤 기대도 없었던 터라 순순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창고 문에 그려진 레몬과 농부의 옆얼굴은 기교를 부리지 않은 솔직하고 담백한 표현으로 기분 좋게 시선을 잡는 힘이 있었다. 20세의 고한결. 무명의 젊은이가 그려놓은 농장 창고의 그림은 그라피티가 가진 힘을 새로이 되새겨 보게 했다. 젊음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잃어버린 정신이 무엇인지 일깨울 수 있는 힘을 가진 대중의 예술이 바로 거리예술이다. 압구정 나들목에서, 한국 최남단 제주도의 땡볕 아래서 우리는 20세의 젊은 거리예술가 대한민국 어느 고한결이 주는 꺾이지 않는 힘을 마주하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무명의 예술가들인 그들은 여전히 거리에서 외치고 있다.
거리예술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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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전 단계…‘인슐린 저항성’ 5가지 증상은?
당뇨 전 단계…‘인슐린 저항성’ 5가지 증상은?
2024. 04. 02 17:39 건강
인슐린 저항성은 주어진 인슐린 농도 하에서 인슐린에 대한 혈당의 반응이 정상보다 낮은 상태를 말한다. 당뇨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픽셀이미지 2022년 임상 내분비학 및 대사 저널(The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Insulin resistance)에 실린 연구 자료는 18세에서 44세 사이의 성인 10명 중 4명은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인슐린 저항성을 갖고 있음을 알렸다. 인슐린 저항성의 5가지 증상은? 인슐린 저항성이란 주어진 인슐린 농도 하에서 인슐린에 대한 혈당의 반응이 정상보다 낮은 상태를 말한다. 인슐린은 혈당을 세포로 밀어 넣어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호르몬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혈류 속 당을 세포로 밀어 넣지 못해 당 수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 상태가 계속되면 당뇨병 전증 및 제2형 당뇨병 같은 건강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병의 전 단계로 불리는 ‘인슐린 저항성’은 빠른 관리가 필요한 순간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우리 몸은 어떤 증상이 생길까? 1 피부의 미묘한 변화 피부의 변화는 인슐린 저항성의 잘 알려지지 않은 징후 중 하나다. 일부 사람들의 경우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겨드랑이 아래에 어두운 피부 반점이 생길 수 있다. 미국 국립당뇨병과 소화기 및 신장병 연구소(NIDDK)에 따르면 이는 과도한 인슐린 생산으로 인해 생기는 증상이다. 2 체중이 늘 수 있다 2019년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따르면 체중 증가, 특히 내장 지방이라고 하는 복부 지방이 과도한 경우 인슐린 저항성의 징후일 수 있다. 체중 증가만으로도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할 위험이 있지만, 인슐린 저항성 자체도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 반면 꼭 체중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2022년 임상 내분비학 및 신진대사 저널(The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실린 데이터에 따르면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성인의 절반은 비만 체중이 아니었다. 3 브레인 포그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는 것은 포도당이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뇌에도 세포가 있다. 이로 인해 일반적으로 브레인 포그 현상을 느낄 수 있다. 2020년 당뇨병 연구 및 임상 실습(Diabetes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인지 능력이 더 나쁠 수 있다. 인슐린 저항성은 맑은 정신을 위한 뇌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4 항상 배가 고프다 배고픔은 여러 호르몬의 조합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그중 하나가 인슐린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면 배고픔을 자주 느낀다. 인슐린 저항성은 고혈당을 유발하며 그 과정에서 허기짐이 증가하는 것이다. 5 피로감을 느낀다 세포가 포도당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피로를 느낄 수도 있다. 이유 없이 지속적인 피로를 느낀다면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인슐린 저항성 예방을 위해 균형적인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다. 픽셀이미지 인슐린 저항성을 어떻게 예방할까? 균형적인 식사는 혈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온종일 혈당 수치를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신선한 채소, 통곡물, 기름지지 않은 고기 등 단백질, 지방,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을 섭취해야 한다. 가공식품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패스트푸드, 디저트, 스낵, 탄산음료, 치킨 너깃, 핫도그 등 많은 가공식품은 포화 지방이나 설탕이 많고 칼로리가 높아 과식하기 쉬우며 체중 증가와 내장 지방 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외에도 포도당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인 마그네슘이 풍부한 음식 콩, 시금치, 씨앗류, 아보카도 등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혈당을 낮추는 데 운동은 필수다. 인슐린 저항성부터 제2형 당뇨병까지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방식과 비만은 그 위험을 증가시킨다. 예방을 위해 온종일 몸을 움직여야 한다. 신체 활동은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좋아하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자. ‘소년미’ 태민의 노하우 ‘인슐린 저항성 유지’ 식단은?“인슐린 저항. 인슐린 수치가 높아지면 노화가 빨라진다고 해서 그걸 늦추려고 해요.” 지난 30일 샤이니 태민이 네 번째 미니앨범 ‘Guilty’(길티) 발매 기념 기자간담...https://lady.khan.co.kr/health/article/202310311122001
‘소년미’ 태민의 노하우 ‘인슐린 저항성 유지’ 식단은?
‘소년미’ 태민의 노하우 ‘인슐린 저항성 유지’ 식단은?
2023. 10. 31 11:22 건강
가수 태민의 ‘소년미’ 비결은 인슐린 저항성 유지, 식단으로는 혈당 지수가 낮은 식품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인슐린 저항. 인슐린 수치가 높아지면 노화가 빨라진다고 해서 그걸 늦추려고 해요.” 지난 30일 샤이니 태민이 네 번째 미니앨범 ‘Guilty’(길티)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소년미의 비결을 공개했다.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한국 나이로 서른을 맞았지만 여전한 그의 소년미를 지켜주는 ‘인슐리 저항성 유지’란 무엇일까? 인슐린 저항성 식이요법은 1980년대 초 영양학 교수 데이비드 젠킨스가 개발한 혈당 지수(glycemic index)에서 개발된 식단이다. 기본적으로 혈당 지수는 음식, 즉 탄수화물이 체내에 들어왔을 때 단당인 포도당으로 얼마나 빨리 전환되는지를 알려주는 척도다. 신체는 에너지를 제공하는 포도당이 반응하여 인슐린을 생성한다. 혈당 지수(GI·섭취 후 혈당이 올라가는 식품 순위)가 낮은 음식을 먹는 것이 인슐린 저항성을 잘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혈당 지수가 낮은 음식은 지방과 단백질 기반의 섬유질이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정제된 탄수화물은 혈당 지수가 높다. 혈당이 높아지면 신체의 인슐린 반응을 약화하고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최근 발매된 태민의 신곡 ‘길티(Guilty)’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인슐린 저항성 식단은 ‘소년미’와 더불어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당이 갑자기 쏟아지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혈류로 방출되면, 즉 위장이 음식을 소화하는 속도를 늦추면 포만감을 더 오래 느낄 수 있다. 이는 음식을 덜 자주 먹는 것으로 해석되어 잠재적으로 체중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혈당 지수가 낮은 식품은 무엇이 있을까? 검은콩의 GI지수는 30이다. 콩은 섬유질과 단백질이 풍부하며 저항성 전분이라는 섬유질의 일종을 함유하고 있다. 이것은 전분이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대신 대장에서 발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흰 빵의 GI 지수는 75이다. 빵, 베이글, 쌀, 당이 첨가된 음료, 감자, 팝콘은 빠르게 몸에 흡수해 체내에서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혈당 수치를 높인다. 고려해야 할 점은 GI 지수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수치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15년 학술지 셀(Cell)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음식에 대한 개인의 반응은 각기 다를 수 있다. 쿠키를 먹어도 혈당이 약간 상승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바나나를 먹고도 혈당 지수 예측에서 벗어나 급하게 혈당이 증가할 수도 있다. 개인차는 있으나 인슐린 저항성 식단은 소화 시간이 오래 걸리고 포만감을 느끼는 단백질, 섬유질이 풍부한 통곡물, 채소, 저당 과일 등으로 구성하는 것이 주효하다.
[너와나의 소녀시대]‘갸루피스’ 대유행···‘갸루족’은 시대의 저항아?
[너와나의 소녀시대]‘갸루피스’ 대유행···‘갸루족’은 시대의 저항아?
2022. 04. 08 13:39 문화/생활
K팝 아이돌이 ‘갸루피스’ 포즈를 취하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갸루피스’는 1990년대 일본 ‘갸루족’ 문화에서 유행됐던 손동작이다. VLIVE 캡처사진 촬영 시 손가락을 V로 한 후 살짝 내려 포즈를 취하는 일명 ‘갸루피스’가 ‘아이돌 전용 포즈’로 유행하고 있다. 포즈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힙하다’는 이유로 쓰고 있는 듯하다. 굳이 말하자면 1990년대 일본 ‘갸루 문화’에서 온 레트로붐 중 하나로 보면 되겠다. ■다시 유행 ‘갸루피스~’ ‘갸루피스’로 인해 그 당시 일본의 ‘갸루 문화’도 재조명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갸루 문화가 ‘당시 극보수적인 일본 사회에 일종의 반기를 드는 문화’였거나 ‘여성 연대를 바탕으로한 페미니스트 집단’이란 꽤 진지한 평도 있다. 정말 그럴까? 1990년대 초반 고교생으로 일본 생활을 시작한 내가 경험한 바로는 ‘갸루 문화’는 꽤나 양면성이 짙은 유행이었다. ‘갸루 문화’에 뒤따라온 현상이 바로 일본 사회 문제로 골머리를 앓게 했던 ‘원조교제’였기 때문이다. ‘갸루’의 어원은 영어 ‘girl(일본 발음으로 가-루)’이 아닌 젊은 여성을 비하하는 영어 속어인 ‘gal’에서 유래된 말이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을 가리키는 단어로, 활발하고 사교적이며 패션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을 가리키는 단어가 되었다. 당시 갸루는 머리를 갈색으로 물들이고 피부는 까맣게 태우고 긴 속눈썹을 붙이고 화장을 과하게 하고 미니스커트 교복에 루즈 삭스를 신은 모습이 일반적이었다. 당시 갸루들은 자신들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갸루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는 설문조사(스기나미구, 하마마쓰시 설문조사 1999-2000)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이 ‘자유롭고 즐겁고…정보 발신 등을 통해 사회에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였다. 10대와 20대 여성들이 긍정적인 의미로 갸루를 받아들였고, 갸루가 되는 것이 꿈인 소녀들도 등장했다. 반면 ‘20대 중반만 되어도 더이상 갸루 패션을 즐기고 그 문화를 향유할 수 없을 것’이라는 답변도 동시에 나왔다. 즉 갸루 문화는 어린 여성에 한한 긍정적인 외적 이미지였을 뿐 젠더적 측면에서의 저항 의식을 표현하거나 메시지를 시사하는 역할은 하지 못했다. 1990년대 당시의 여고생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일본 영화로 ‘써니’가 있다. 한국 영화 ‘써니’의 리메이크작이다. 그 영화를 보면 여고생들이 모두 미니스커트에 루즈 삭스를 신고 있다. 이 영화의 불편한 점 한 가지는 여고생의 다리 및 가슴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을 다수 넣고 당시 여고생을 성적으로 착취한 일들을 ‘여고생들이 속옷도 팔 수 있던 여권이 강했던 시대’로 표현하고 있는 지점이다. 실제 당시 일본의 미디어는 여고생을 소비문화의 새로운 리더로 포지셔닝하고 ‘강하고 자유로운’ 여고생상을 강조했다. 갸루계 잡지들도 여고생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라며 ‘자유로울 것,’ ‘자기 주장을 할 것,’ ‘개성적일 것,’ ‘주목을 끌 것’을 무수히 강요했다. 문제는 이를 바라보며 여고생을 성적으로 악용하는 성인 남성이었다. 자유롭고 강한 여성상인 갸루의 이미지를 ‘성적 자기결정권이 이미 그녀들에게 있기에 성행위를 해도 된다’는 식으로 곡해하는 남성들이 등장한 것이다. 그리하여 1987년 일본 여고생의 성경험율은 9%였으나 1999년에는 24%까지 증가했다. 10대 소녀들에 대한 욕망을 가지는 남성들이, 그녀들의 소비를 부추기고 지지하면서 원조교제를 제안하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1995년 창간된 일본 갸루계 잡지 ‘EGG’의 표지, ‘EGG’는 2014년에 폐간됐다.■갸루 문화, 시대 저항 정신이었나 프린스턴대학교 사회학과 사토 리카의 논문(‘갸루계가 의미하는 것’ 2020)에 따르면 교복을 입은 소녀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1993년 브루세라숍(여고생이 입는 교복, 체육복, 속옷 등을 파는 곳) 적발 보도가 나온 후부터다. 그렇게 ‘여고생’이란 단어 자체가 대중의 큰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90년대 여고생은 ‘독특한 스타일의 루즈 삭스’, ‘미니스커트 교복’, ‘삐삐와 휴대전화(당시는 PHS)’, 그들 사이의 ‘신조어’로 정의할 수 있다. 또한 여고생이 소비의 주체이자 생산의 주체가 되면서 ‘원조교제’와 같은 단어가 탄생한 것도 사실이다. 사토 리카는 “90년대 일본 고등학교 여학생 성행동의 변용은 70년대 미국과 같은 젊은이의 기득권에 대한 도전의 일환이라 생각하기 어렵다. 거기에는 세대 간 가치관의 부딪힘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애초부터 원조교제 자체가 성인 남성과 사춘기 소녀라는 다른 세대의 공범 관계상 성립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갸루는 정말로 극보수적인 일본 사회에 반기를 드는 문화였을까? 일단 90년대 일본이 극보수적 사회였는가도 한 번 확인해 봐야 한다. 1996년 일본에서는 사회민주당 정권이 탄생했다. 신자유주의 옹호 보수 노선인 자민당과 정반대의 중도 좌파라 불리는 당이었다. 거품경제가 붕괴한 직후였지만 2000년대처럼 엄청난 취직 빙하기도 아니었다. 아직은 불경기가 막 시작된 시점이었다. 일본에서 국기국가법이 정비된 것은 1999년이다. 그전까지는 아직 일장기와 기미가요가 일본의 국기와 국가로 명확히 설명되지 않은 시기였다. 그런 시기를 극보수적인 사회라고 볼 수 있을까? 나는 그 시대가 너무나 자유로웠기에 일본에서 사는 길을 택했다. 그후 일본은 점점 보수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1988년에 발표되고 1991년에 제작·방송된 국민 드라마 <도쿄 러브 스토리>에는 집도 아닌 밖에서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에게 큰 목소리로 “섹스하자”고 소리치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도 파격적이라는 반응이 우세했지만 이런 대사를 받아들일 수 있는 시절이었다. 갸루 문화가 기성세대와 대립되는 구도를 만들어내고, 자신들만의 패션과 문화와 정체성 그리고 연대를 드러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대두한 10대 여성들을 성적인 면만을 부각해 성인으로 간주하고 원조교제를 제안하는 남성들이 생겼고, 실제로 원조교제에 뛰어든 여성들도 있었다는 점에서 갸루 문화는 한쪽으로 정의할 수 없는 복합적인 면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김민정 작가·김민정 작가는… 재일작가. 게이오대학 종합정책학부 졸업, 도쿄외대 종합국제학 석박사 수료. 도쿄에 거주하며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에세이를 발표하고 있다. 관심사는 ‘한일 여성사’와 ‘80, 90년대 한일 사회.’ 저서로는 <엄마의 도쿄> <떡볶이가 뭐라고>, 공저 <소설도쿄> <SF김승옥>, 한국어 번역서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시부야 구석의 채식식당> <애매한 사이> <가나에 아줌마> <바다를 안고 달에 잠들다>, 일본어 번역서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가 있다. 육아하는 여성이 글을 쓸 곳이 마땅하지 않아 메일 매거진 발행을 시작했다. 더 많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일상을 편하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격일 메일 매거진 <김민정은 김민정이다>(월 구독료 8800원)에서는 소설 <남편을 버렸습니다>, 만화 <달링은 넷우익>, 80-90년대 한일현대사, 일상다반사 등을 선보이고 있다. <김민정은 김민정이다> 구독 문의 writeforhappy@hanmail.net
‘헤어롤 외출’···미국 매체 “한국 여성 외적 압박에 대한 저항”
‘헤어롤 외출’···미국 매체 “한국 여성 외적 압박에 대한 저항
2022. 02. 22 15:49 문화/생활
배우 신혜선이 <SNL 코리아 시즌2>에 출연해 헤어롤을 한 요즘 여고생을 연기하고 있다. 쿠팡플레이 제공 “앞머리 헤어롤 감고 외출하는 한국 젊은 여성, ‘성형 대국’이 외적 규범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 매체 인사이더는 22일(한국 시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일반화되고 있는 ‘앞머리 헤어롤 외출’로 “한국이 완벽한 외모를 중시했던 시대에서 벗어나 인식 변화가 일고 있다”는 분석 기사를 전했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길에서, 버스에서, 학교에서 앞머리에 헤어롤을 감고 있는 여성의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자연스레 현실을 반영한 한국 드라마나 쇼에도 이런 장면이 녹아있기 마련.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글로벌 히트작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에도 공공장소에서 헤어롤을 한 여학생이 등장했다. 해외 언론이 이를 주목하는 이유는 ‘성형 대국’ ‘외모 중시 사회’로 비춰졌던 한국에서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기 때문이다. 미국 매체 인사이더는 ‘헤어롤 외출’ 유행을 두고 “외적으로 완벽을 요구했던 기준에 대한 한국 여성들의 저항”이라 분석했다. 인사이더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19년 통계조사기관 ‘Ipsos’의 ‘글로벌 뷰티 표준’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한국인들에게는 친절이나 지성 같은 내적 특성에 비해 외모와 젊음과 같은 외적인 요소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를 인용한 인사이더는 “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을 넘어 일반화되고 있는 헤어롤 외출은 공공장소에서 항상 완벽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에 대한 저항”이라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8년부터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자리잡은 ‘탈코르셋’과 ‘쇼트커트’ 트렌드도 주목했다. 매체는 “한국 양궁 올림픽 메달리스트 안산 선수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뒤, 일부 남성들이 안 선수의 쇼트커트 헤어 스타일을 두고 ‘극단 페미니스트 아니냐’는 논란을 제기했고 이에 여성들이 메이크업 없이 쇼트커트 헤어 스타일을 한 자신의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며 맞섰던 갈등도 덧붙였다. 인사이더는 사회행동학 전문가의 말을 빌어 “한국 사회는 이제 아름다움에 대한 집단 규범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개성과 다양한 스타일이 자리잡는 기반이 될 수 있는 좋은 소식”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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