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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태르포]성매매까지 이어지는 ‘역할 대행 도우미’를 아세요?
2006. 06. 01 재테크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신종 알바 ‘역할 대행 도우미’를 중계해주는 사이트들이 최근 ‘불법 성매매’라는 지독한 오염물질로 인해 골치를 썩고 있다. 애인 역할을 대행해주는 도우미들 가운데 몇몇이 회원들과의 성매매에 나서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이와 관련된 정보를 주고받는 인터넷 카페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일일 역할 대행으로 시작해 잠자리까지 이어지기도 이제 곧 바캉스의 계절이다. ‘역할 대행 도우미’들에게 바캉스는 말 그대로 ‘대박’을 칠 수 있는 좋은 시기. 뜨거운 밤이 예약된 ‘묻지마 바캉스’의 파트너를 찾기 위해 역할 대행 사이트를 찾는 이들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부분 도우미와 회원들 사이의 직거래를 통해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탓에 단속이 쉽지 않다는 것이 이들이 성업을 이루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누구나 특정 순간,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모임에 함께 나갈 애인이 필요하거나, 썰렁한 결혼식장을 채워줄 하객이 필요하고, 때론 헤어진 옛 연인을 확실히 정리하기 위해 새로운 연인이 필요할 때도 있다. 이런 특정 상황에서 필요한 역할을 대행해주는 이들이 바로 역할 대행 도우미들이다. 역할 대행 도우미들은 역할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시간당 2만~4만원가량의 금액을 받는다. 물론 고난도 역할의 경우 금액이 더 높게 책정된다. 예를 들어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신붓감(내지는 신랑감)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일일 신랑(신부)감 역할을 대행해주는 도우미의 경우 어려운 상황을 즉흥적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더 비싼 금액을 받게 된다. 이런 특정 상황이 아닐지라도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일일 데이트’ 대상이 되어주는 경우도 있다. 물론 여기서 의미하는 데이트란 함께 영화를 보고 술자리를 갖는 등 일반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간혹 오래 만난 연인처럼 데이트 후 잠자리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등장한다. 이런 경우를 무조건 성매매라 단정 짓기는 힘들지만, 함께 밤을 지내는 데 대한 금액을 별도로 제공한다면 이는 분명 불법 성매매의 범주에 해당한다. 역할 대행 도우미와 회원들은 주로 역할 대행 사이트를 통해 만난다. 역할 대행 도우미가 인기 아르바이트로 급부상하면서 다양한 중계 사이트도 오픈돼 운영 중이다. 이런 역할 대행 사이트가 회원과 도우미를 연결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회원의 의뢰를 받은 사이트 운영자가 직접 적합한 도우미를 골라 연결하는 방식이 있다. 이런 경우 사이트 운영자가 철저히 불법적인 만남을 방지하고 있어 성매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 문제는 회원들끼리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하는 직거래 방식이다. 직거래 방식의 경우 사이트에 마련된 별도의 게시판을 통해 도우미와 회원의 만남이 이뤄진다. 이 경우 사이트는 게시판만 빌려줄 뿐 만남은 회원과 도우미의 직거래를 통해 이뤄진다. 따라서 직거래 방식에서는 은밀한 성매매가 이뤄질 수 있다. 물론 사이트 측에서도 불법 성매매를 방지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우미들의 소개 글 가운데 성매매와 관련된 글은 물론이고 뉘앙스를 풍기는 글까지 삭제 조치한다. 또한 성매매와 관련된 행위를 취한 것으로 알려진 회원에게는 강퇴 조치를 한다. 하지만 직거래 방식은 이메일이나 휴대폰 등을 통해 거래가 직접 이뤄져 사이트 측이 관리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따른다. 인터넷 카페 통해 정보 공유하며 ‘물 관리’도 철저히 과연 역할 대행 사이트의 직거래 게시판을 통해 이뤄지는 성매매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 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기자는 직접 도우미들과의 접촉을 시도했다. 몇몇 도우미들에게 성매매 가능 여부를 묻는 이메일을 발송한 것. 이메일에서 기자는 우선 애인 역할 대행을 요구했다. 다만 단순한 데이트 이상의 깊은 만남도 가능한지 여부와 함께 그럴 경우 ‘페이’(역할 대행 도우미에게 지불하는 금액을 지칭하는 표현)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물었다. 이메일을 발송한 뒤 이틀 사이에 세 통의 답 메일이 도착했다. 셋 모두 성매매가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우선 두 명의 도우미는 거리낌 없이 “깊은 만남도 가능하다”고 화답하며 그에 상응하는 페이를 요구해왔다. 저녁 무렵 만나서 자정 무렵까지 함께 지내며 데이트 및 깊은 만남을 갖는 데 대해 이들이 요구한 페이는 각각 30만원과 50만원이었다. 저녁 7시부터 자정까지는 5시간으로 시간당 4만원씩 계산할 때 단순 애인 대행 도우미의 적정 페이는 20만원가량이다. 여기에 10만원에서 30만원가량을 더한 페이를 지불하면 성매매가 가능하다는 의미인 것이다. 세 번째 답변 이메일을 보낸 도우미는 의외로 적은 페이인 15만원을 요구했다. 이는 애인 대행 도우미에게 지불하는 일반적인 데이트 관련 페이에 불과했다. 다만 그는 이메일에서 “깊은 만남을 전제로 페이를 따로 받는 것은 어색하다”면서 “깊은 만남은 님의 능력에 따른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였다. 역할 대행 사이트를 통해 여러 도우미들과 깊은 만남을 가져왔다며 기자에게 역할 대행 도우미의 성매매 실태를 제보한 김 모씨는 “세 번째 이메일의 주인공 역시 데이트가 깊은 만남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10만~15만원가량의 별도 페이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얘기한다. 김 씨에게 역할 대행 도우미의 성매매 실태에 대해 물었다. “역할 대행 도우미들과 만나 성매매가 이뤄지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가장 흔한 경우는 일반 데이트를 핑계로 만나 깊은 만남까지 이어지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남성 회원의 능력으로 작업을 걸어서 유혹하는 재미가 남다릅니다. 간혹 별도의 페이 없이 순순히 모텔에 따라오는 도우미들도 있지만 대부분 별도의 페이를 요구합니다. 두 번째는 사전에 성매매를 약속하고 만나는 경우인데, 이 경우 페이가 다소 비싼 편이고 사이트 운영자에게 신고가 들어갈 위험성도 높습니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역할 대행 도우미 관련 인터넷 카페도 등장했다. 확실한 작업 능력의 소유자라면 데이트 비용만 지불해도 깊은 만남이 가능하고 이는 성매매가 아니다. 하지만 능력이 확실치 않은 이들에게는 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카페에서는 도우미와 관련된 정보가 공유된다. 예를 들어 어떤 도우미는 별도 페이 없이 깊은 만남이 가능한데 그 경우 어떤 방식으로 작업에 들어갔다거나, 또 어떤 도우미는 얼마 정도의 추가 페이로 깊은 만남이 가능했다 등등의 글들이다. 또한 누구는 진상이니 절대 만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정보도 공유되고 있었다. 또 한 가지 눈길을 끈 대목은 남성 역할 대행 도우미와 여성 회원들의 깊은 만남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는 부분이다. 실제 남성 도우미의 소개 글을 살펴보면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분들 대환영’ ‘밤낮 가리지 마시고 콜콜’ ‘뭐든지 가능’ 등등의 제목을 볼 수 있다. 역시 이메일을 통해 실태를 조사했다. 여성이 보낸 글로 위장해 1박 2일의 여행을 제안한 것. 물론 깊은 만남에 대한 부분도 별도로 언급했다. 역시 답변 이메일이 도착했다. 남성 도우미는 페이가 무척 저렴한 편이었다. 1박 2일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요구한 페이는 10만원. 깊은 만남에 대해서는 별도의 페이를 받지 않는다는 얘기를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은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아 역할 대행 사이트에서 남성 도우미의 성매매는 흔치 않은 편이라고 한다. 다만 앞으로는 그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강남에서 호래방(호빠 노래방. 남성 호스트를 고용해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노래방을 지칭하는 표현)을 운영하는 김 모 사장은 “젊은 남성들과 어울려 놀기를 즐기는 30~40대 여성들이 나날이 늘고 있다”면서 “아직은 역할 대행 도우미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아서일 뿐 앞으로는 차츰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같은 예상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호스트바나 호래방보다 역할 대행 사이트를 통한 페이가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역할 대행 도우미가 성매매로 오염되고 있는데 대해 역할 대행 사이트에서도 부단한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명한 역할 대행 사이트로 최대 회원수를 자랑하는 ‘나파라’(www.napara.co.kr)의 안성환 대표는 “역할 대행 사이트로서 나파라가 장점도 많이 갖고 있지만 불가피하게 단점도 나타나는 게 사실이다. 직거래 시스템의 경우 사이트 운영자가 제어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어 다양한 방법으로 성매매를 방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성매매 특별법, 성매매 적생지역 선포 등 정부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매매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역할 대행 도우미와 같은 이색적인 방식으로 성매매가 변질되어 가는 게 사실이다. 아직은 정부의 단속보다 성매매의 변종 성장이 더 신속히 이뤄지고 있어 단속 당국의 분발이 절실한 시점이다. 글 / 신민섭(일요신문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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